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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44] 샌더스 열풍? 제국의 장벽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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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44] 샌더스 열풍? 제국의 장벽은 높다!

익명 (미확인) | 목, 2016/02/25- 11:41

샌더스 열풍? 제국의 장벽은 높다!

제국의 정치를 바라보는 모순된 시선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 참여사회연구소 기획위원

 

버니 샌더스 열풍이 뜨겁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미국 정치의 별종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 경선에 뛰어든 뒤에 세계인의 눈이 온통 그에게 쏠려 있다(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와 도널드 트럼프에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나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평소 진보 정당들을 무시하기 일쑤이던 언론이 돌연 "이 땅의 샌더스는 어디 있느냐"며 절규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라고 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한 '사회주의자' 정치인에 열광하는 걸 타박할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을 성싶은 불길함을 미국 대선 정국의 열기로 떨쳐버리려는 안타까운 마음들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샌더스 열풍을 바라보는 이런 시선에는 중대한 모순이 있다. 많은 이들이 샌더스의 약진에 환호하는 것은 이게 미국 정치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반응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세계 제국이기 때문이다. 제국의 정치 혁명은 결코 남의 일일 수 없다. 그것은 곧바로 제국의 우산 아래 있는 모든 국가들을 요동시킬 것이다. 다들 이를 감지하고 있기에 샌더스 현상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런데 제국의 일이기에 주시하면서도 이것이 제국의 일임을 쉽게 잊는다. 미국 양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은 제국의 후사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그 어떤 국민 국가의 정치 과정과도 같을 수 없다. 이것은 샌더스가 뚫고 나가야 할 도전이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성향의 정치 세력이 각오해야 할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중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 경선이 여느 국민 국가의 정치 과정과 다를 바 없는 듯 바라보며 샌더스의 승리를 기대한다. 제국의 선거여서 관심을 보내면서도 제국의 선거임을 망각하는 모순된 시선이다. 

 

제국의 정치는 다르다 

 

제국은 그에 맞는 정치 체제를 갖춰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 독점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가 개방형 예비 경선 제도(오픈 프라이머리)다. 미국식 예비 경선 제도는 대중의 참여 문턱이 유럽식 대중 정당보다 낮아서 얼핏 더 민주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후보 입장에서는 대중 정당의 내부 경선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정치 헌금을 받아낸 정치인만이 이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 또한 당 내 경선에 비해 대중 매체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언론이 유력 후보를 낙점하고 훈육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광범한 대중의 참여라는 외양에도 불구하고 늘 제국의 세계 통치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양당 후보로 선택받게 된다.

 

샌더스가 놀라운 것은 바로 이러한 장벽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샌더스는 대기업 후원 없이도 대중 모금만으로 클린턴 후보에 대적할 재정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친민주당으로 분류되는, 이를테면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청년층의 지지에 힘입어 여론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런 성과만으로도 샌더스 선거 운동은 미국 정치사에서 '혁명'이라 할 만한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민주당 엘리트들로서는 분명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해설 기사들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들에게는 마지막 안전판이 있다. 총 4760여 명의 대의원 중 15% 가까이 차지하는 710여 명의 슈퍼 대의원이 그들이다. 슈퍼 대의원은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로 옮기면 '당연직' 대의원이라 할 수 있다. 대개 민주당 소속 주지사나 상‧하원 의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위원들이다. 

 

이들 중 현재 샌더스 지지를 표명한 이는 15명밖에 안 된다. 반면 클린턴 지지자는 400명이 훨씬 넘는다. 지지자를 공표하지 않은 나머지 슈퍼 대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은 샌더스가 클린턴을 간발의 차로 앞서는 상황에서 샌더스에게 표를 몰아줄 사람들은 절대 아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오히려 십중팔구 클린턴에게 투표해서 샌더스의 당선을 막으려 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샌더스는 선출직 대의원의 60% 선을 장악하는 압승을 거둬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 클린턴도 종이호랑이가 아니기에 샌더스가 이 정도 승리를 거두기는 참으로 어렵다. 

 

즉, 지금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샌더스가 계속 바람을 일으키지만 결국은 클린턴이 전당 대회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경우다. 아마도 샌더스를 통해 시대의 풍향을 바꿔보려 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힘겨운 상황이 될 것이다. 샌더스 선거 운동 초기에는 그를 지지하는 논리 중에 그가 표를 받은 만큼 클린턴 후보의 정책이 왼쪽으로 기운다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샌더스를 둘러싼 대중의 비전과 열망은 클린턴이 받아 안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클린턴이 후보로 지명되는 결과가 나오면 샌더스 운동은 어떻게 될 것인가? 198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도 제시 잭슨 목사가 샌더스와 비슷한 진보 정책을 내걸고 샌더스 열풍 못지않은 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일단 잭슨이 낙마하자 잭슨 바람은 그것으로 끝나버렸다. 미국 민주당은 유럽 대중 정당처럼 당 내 분파를 만들어서 일상 활동을 펼칠 구조 자체가 없다. 예비 경선의 바람은 그냥 바람으로 끝이다. 샌더스가 사실상 50% 넘는 지지를 받고도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다면, 이 50% 넘는 지지 열기 역시 그렇게 형해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 패배 이후에도 샌더스 운동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 진영이다. 2015년 영국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급진 좌파인 제러미 코빈 하원의원이 후보로 나서서 돌풍을 일으키고 마침내 당선될 수 있었던 데는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었다. 코빈은 후보 등록 요건인 35인 이상의 의원 추천(복수 추천 불가능)도 받기 힘든 형편이었는데, 영국 최대 노동조합인 유나이트(Unite)가 나서서 서명을 받아준 덕분에 등록할 수 있었다. 이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주요 노동조합들이 코빈 지지 선언을 하며 당 내 반란의 든든한 기반이 돼주었다.

 

반면 샌더스에게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지원이 없다. 미국 노총(AFL-CIO)의 주요 조직 중 하나인 통신노동조합(CWA, 조합원 70만 명)이 샌더스 지지를 선언하기는 했다. 노총도 샌더스 바람을 염두에 두며 지지 후보 지명을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누구보다 샌더스 반란의 선두에 서야 할 노동조합 진영이 대체로 뒷짐을 진 채 관전만 하고 있다.

 

미국에서 진보 정당이 성장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었던 노동조합의 실리주의적 정치 관행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만약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지명되는 이변이 일어난다면 이 경우에는 노동조합이 샌더스의 가장 강력한 방파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샌더스가 전당 대회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샌더스 운동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에 미국 노동조합이 함께 하길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렇게 되면 샌더스 운동이 경선 패배 이후 새로운 모색을 계속한다 하더라도 과거 미국의 실패한 진보 정당 건설 운동들보다 더 나은 상태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상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게 제국의 정치의 진실이다. 샌더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받기 힘들다는 것 이전에 이토록 뜨겁게 타오른 샌더스 운동이 아무런 정치적 거점도 확보하지 못한 채 무(無)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가령 스페인의 포데모스가 정당 명부 비례 대표제를 발판으로 '분노한 자들' 운동의 민심을 현실 정치의 힘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만약 이토록 엄청난 함정과 장벽들을 뚫고 샌더스가 기어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면 이는 그야말로 우리 세대 최대의 정치적 격변의 시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제국의 정치 체제는 샌더스의 본선 당선을 막을 풍부한 수단들, 가령 노골적으로 자본 진영이 합의 추대하는 무소속 제3 후보의 등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수단들이 동원되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70억 인류의 삶은 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실은 나 자신 제국의 정치를 바라보는 모순된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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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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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틸러슨 대북 유화 정책에 주목 -미국 틸러슨 유화책, 트럼프 강경 발언 이중전략 -북, 핵실험, 미사일 발사 진행하지 않아, 북미 회담 전제조건 충분 뉴욕타임스가 틸러슨 국무장관의 유화적인 발언에 주목하며 곧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22일 ‘Tillerson Suggests North Korea May Soon Be Ready for Talks- 틸러슨, 북한이 곧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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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8/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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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파트너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미국 정치 덕후 박상현 ‘디퍼’ 편집장과 함께 트럼프와 미국 정치, 그리고 한미관계의 전망을 샅샅이 파헤쳤다.

트럼프-러시아 스캔들 최신판 완벽 업데이트. 트럼프는 과연 탄핵될까?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한국을 보며 탄핵의 꿈을 키우는(?) 미국민들에게 박상현 편집장이 해주고 싶은 말은?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럭비공 외교’,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북미관계, 중미관계, 그리고 한미관계까지,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의 수를 예측해보자.

첫 번째 안주! 트럼프-러시아 스캔들 완벽 정리
두 번째 안주! It’s 트럼프 스타일
세 번째 안주! 트럼프, 지금 만나러 갑니다
네 번째 안주! 트럼프에게 사드란?
다섯 번째 안주! 트럼프의 악수에 대처하는 법
여섯 번째 안주! 예측불가능 트럼프를 예측해보자
일곱 번째 안주! 트럼프와 북핵
여덟 번째 안주! 웜비어 사망, 변수 될까?


20170628_01

수, 2017/06/2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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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참여사회포럼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고 6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완성에 가까운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엔 제재가 결정된 이후에는 “끝을 볼 때까지 이 길을 변함없이 더 빨리 가야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여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주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대화제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공언하며 대북제재와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습니다. 핵무장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전술핵 재배치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송영무 국방장관의 발언 등으로 혼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고,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며, 시민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색하고자 합니다.

 


일시 : 2017년 9월 28일(목) 오후 1시 30분 ~ 3시 30분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프로그램

 

사회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발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의 대내외 전략과 전망, 핵협상의 새로운 조건(가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한반도 핵위기 타개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가제)

 

토론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문의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02 6712 5246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 723 4250

 

월, 2017/09/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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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 개월간 파키스탄과 인도, 중국, 미국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사일 발사를 평가한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도발 행위로 해석된 경우도 있지만, 시험 발사의 의도를 신중히 점검하는 와중에도 대부분은 연구개발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북한이 한국과 일본, 태평양 주둔 미군을 향해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공격을 자행할 가능성 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를 향해 핵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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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같은 트럼프의 대북정책

북한을 둘러싼 현재 ‘위기’는 고립되어 피해망상증에 빠진 북한을 향해 미국이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공격무기를 과시하면서도 대화는 계속 거부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책임을 다하겠다’는 증거를 한국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도 미국과 한국 국회가 외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중요성을 간과하며, 최근의 외교 역사와 압박 효과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수용 가능한 합의안을 협상하는 정부 능력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미군의 잘못은 아니다. 이들은 사령관의 지시를 따라 전문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잔혹한 독재 정권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무모함은 빠르게 불한당의 수준으로 나아갔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에게 한국 및 동북아시아 관련 미국의 국익과 전략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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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체제는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4년 단위로 이어지는 대통령 임기가 5번 이어질 때까지 미국 대통령들은 동북아시아 위협을 해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미국과 동맹국, 기타 국가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있어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는 지난 일주일 간 이어진 대통령과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통해 이들 중 누구도 임무를 해낼 만한 경험을 갖추지 못했음을 고통스럽게 느꼈다. 이건 결코 좋지 않다.

새로운 미국발 ‘북풍’…대선후보들의 선택은?

그렇다면 한국의 대선후보들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최근 한국 신문은 “제 2차 한국전쟁 발발?”, “한반도 긴장 고조” 등의 헤드라인을 달고 있었다.

그러나 고(故)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은 “흔들거릴 때가 아니다.” 여기서 ‘흔들거린다’는 건 반민주적 보수세력이 지난 수 십 년간 아주 효과적으로 이용한 악명 높은 ‘북풍(North Wind)’의 최신 버전에 피상적 반응을 보이는 걸 의미한다.

이번 상황은 ‘북풍’ 대신 ‘위기풍(Crisis Wind)’, ‘사드풍(THAAD Wind)’, ‘트럼프풍(Trump Wind)’으로 부를 수 있겠다. 혹은 그냥 ‘북풍 2.0’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 북풍이 노태우 정부나 김영삼 정부 때 북풍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바람을 일으킨 쪽이 미국이라는 사실이다.   

대선 후보를 점검할 때에는 이들의 실제 성향과 2주 뒤 취임해서 보여줄 진지한 정책 방향을 대선 공약과 구분해서 생각하는 관대함이 필요할 지 모른다.

우리보다 유권자 마음을 잘 아는 후보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 가능성을 사드 배치와 서둘러 연결하는 전략을 택한 걸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트럼프의 트윗과 혼란스러운 공식 발언, 항공모함 항로를 근거로 미국의 전략을 성급히 해석한 것 또한 전술적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기를 바래야 한다. 사실 이들 요소들은 실제로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은 미국과 한국이 대화를 거부하며 대북 압박정책을 쓰는 와중에 김일성 생일을 맞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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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열병식에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선보였다. 그리고 다음날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대표들의 신뢰가 가지 않는 모순적 발언에는 일관된 전략이 없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보는 이런 상황을 재빨리 이해해야 한다.

그보다는 대선후보들이 미-북-중의 얽히고 설킨 요구를 전반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들어보는 게 더 중요하다.

한국은 어떤 역할을 전개해야 하는가? 모두의 상황을 개선해줄 선택안이 한국에게 있는가, 아님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가?

지금 가장 확실한 건 중국과 미국이 한국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건 맞는 전략일까? 한국은 둘 중에 선택을 해야만 할까?

북핵문제 해결, 정파와 이념을 넘어 협력해야 

차기 대통령은 초인에 가까운 자신감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최대 난제에 직면해서도 강인함과 현명함을 잃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고 충분한 지식을 갖춘 사람은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된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성공한 대통령은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 자신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큰 업적을 이루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역사를 바꾼 대통령들은 그릇이 크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기용해 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반면, 경험보다 자신에 대한 충성을 중요시 하고 자신이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며, 큰 인물과 함께 일하는 걸 두려워한 대통령은 별다른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대통령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다음 달 청와대에 들어가고 싶다면, 동맹국∙조력국∙적국의 강점과 약점, 이해관계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은 흔히들 말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국의 리더십과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부시와 오바마 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와 관련된 미국의 이해관계를 잘못 파악했다.

중국의 현 지도층 또한 한국에 대한 자국의 강점을 잘못 진단했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할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싶다면, 우선 정부 내부 고문과 대학 및 NGO 등의 외부기관, 곳곳에 있는 연락책과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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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은 누가 당선되든, 북핵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 이념과 정파를 떠나 넓게 의견을 구하고, 국내외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새 정부 앞에 펼쳐진 전략 및 안보 상황은 아주 험난하다는 게 다수 학자 및 관측자의 예상이다.

하지만,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사용하지 못한 방안을 택하거나 지금까지 행사하지 못했거나 안 했던 유연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유엔을 좀더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그 중 하나다.

중간국인 일본과 호주, 한국의 힘을 합해 큰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한미 동맹의 추락을 멈추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할 수도 있다.

핵심 원칙만 수용한다면, 모든 국민이 각자의 ‘색깔’에 상관 없이 새로운 정부에 기여를 하도록 과정에 참여시키는 건 물론이다. 차기 정부가 할 일을 설명할 때 ‘나’ 대신 ‘우리’라고 말한다면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다.

화, 2017/04/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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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리버럴 천지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나올 때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앞다퉈 지지 선언을 한다. 민주당 후보에 호감을 표하는 정도를 넘어, 공화당 후보를 거세게 비판하기도 한다.

유세 기간중 성차별적, 인종차별적 언행을 서슴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얼굴에 주먹 한 대 날리고 싶다”고 말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한 사례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의 미덕

클린트 이스트우드(86)는 그 중 보기 드문 공화당 지지자다. 2008년 대선에선 존 맥케인, 2012년 대선에선 밋 롬니를 지지하며 버락 오바마의 반대편에 섰다.

많은 공화당 유력 인사들조차 트럼프 지지 의사를 철회한 이번 대선에서도 꿋꿋이 트럼프에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그의 정치성향은 이처럼 한결같다.

이스트우드가 생각하는 ‘보수’란 어떤 모습일까. 최근 개봉한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이스트우드가 그리는 ‘참 보수’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영화다.

설리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의 한 장면. 여기서 주인공 설리는 세상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기준에 의거해 정말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는지 끝없이 자문한다.

영화는 2009년 1월 15일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에 기반한다. 이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US항공 소속 1549편 여객기는 이륙 직후 버드 스트라이크를 겪으며 두 엔진을 모두 잃었다.

공항으로 회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는 여객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수시켰다. 결과는 기적에 가까웠다.

기장의 정확한 판단과 구조대의 신속한 대응으로 승객 150명, 승무원 5명이 모두 살아남았다. 심한 부상자조차 없었다.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빠져나간 이후, 여객기는 한겨울의 차가운 허드슨강 속으로 빠르게 가라앉았다.

이스트우드는 승객이 안전하게 구조돼 가족의 품에 안기는 장면으로 영화를 끝맺지 않았다. 영화의 초반부, 미국의 영웅이 된 설리는 국가운수안전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고 끔직한 악몽을 꾼다. 비행기가 동력을 잃고 맨해튼의 마천루에 부딪혀 재앙을 일으키는 장면이 제시된다. 미디어와 시민들이 설리를 영웅으로 받들지만, 설리는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설리는 2만 시간의 비행 경험과 빠른 판단력에 의지해 비행기를 허드슨강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국가운수안전위원회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는 다른 방향을 지시한다. 버드 스트라이크 직후 인근 공항으로 회항했다면 무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허드슨강 착수가 더욱 위험했다고 시뮬레이션 결과는 밝힌다.

이스트우드는 이후 시간을 거슬러 설리의 비상착수 상황을 길지 않게 제시한 뒤, 다시 설리의 선택과 자아비판 과정을 복기한다.

은퇴를 앞둔 베테랑 기장 설리에게 그날의 비행은 여느날과 똑같은 ‘일’에 불과했다. 부기장과 함께 이륙을 준비하던 순간에도 설리는 안전한 비행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설리의 손 끝에는 언제나 백 수십명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있었다. 단지 설리는 평소에 그러한 ‘일’의 무게를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영웅으로 떠오르는 사회다. 미디어는 물론 소셜 미디어의 발전 덕분이다. “뉴욕에 이런 좋은 소식은 오랜만이야. 특히 비행기 관련해서는”이라는 비행사 동료의 말에서 엿보이듯, 테러와 금융 위기의 위협을 겪은 미국 사회는 설리 같은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설리는 무심코 들어간 술집에서 돈을 받지 않으려하자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설리는 스스로를 영웅으로 생각하지도, 영웅이 되길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행 시뮬레이션 결과에 자책하고 반성한다. 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나의 손에 그많은 이들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기계처럼 일해온 것은 아닐까. 일의 막중함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죄악 아닐까.

이스트우드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미국적 보수의 버팀목이라고 바라보는 것 같다.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과묵한 사람, 자신의 일에 능숙하고 그것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내려는 사람, 그 일이 사회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식하고 믿는 사람, 혹시 저질렀을지 모르는 잘못을 끝까지 반성하는 사람.

영화 속 설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자기 역할을 다할 때, 그 사회는 제대로 작동한다. 그것이 이스트우드식 보수주의다.

진짜 미국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보수주의자 행세를 할 수 있는가. 트럼프식으로 이슬람 교도의 입국을 거부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쳐서 불법 이민자를 막고, 미국내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면 되는가. 이스트우드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그랜 토리노
<그랜 토리노>의 한 장면. 여기서 클린턴 이스트우드는 미국인의 자격은 인종이나 피부색이 아니라, 미국사회를 지탱하는 시민적 도덕임을 역설한다.

<그랜 토리노>(2008)는 이스트우드가 21세기에 내놓은 영화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이스트우드가 직접 연기한 월트는 한국전 참전 경력이 있다. 50년간 포드사에서 일한 뒤 은퇴했고, 아내와는 사별했다.

월트가 사는 디트로이트는 한때 번성한 자동차 공업 도시였으나, 이제는 퇴락했다. 불량배들이 곳곳에 진을 친 이 도시가 월트는 영 못마땅하다. 영화 속 월트는 이번 미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몰표를 준 것으로 추정되는 러스트 벨트의 가난하고 보수적인 백인 노동자의 전형이다.

월트의 눈에 낯선 이들이 들어온다. 베트남에 살던 소수민족인 흐멍족 일가가 동네에 이사온 것이다. 작은 동네에 몰려온 동양인들을 반길 리 없는 월트는 그러나 곧 이들 낯선 소수민족의 소년이야말로 그동안 자신이 아껴온 ‘진짜 미국’의 가치를 지키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월트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소박하다. ‘자기 집은 스스로 관리한다’ ‘약한 사람을 도와준다’ 정도다.

그러나 이 소박한 가치마저 내팽개쳐진 미국 사회 속에서, 작은 실천을 준비하는 흐멍족 소년의 존재는 너무나 소중하다. 월트는 위협받는 소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기로 한다.

그리고 포드사의 72년산 자동차이자 월트가 소중히 여겨온 ‘그랜 토리노’의 전수자는 바로 그 이방인 소년으로 낙점된다.

인종, 출생지, 종교에 상관 없이, 미국 남자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를 지키는 이라면 누구라도 미국인이라는 것이 이스트우드의 생각이다.

이런 보수주의자가 어떤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될 예정인 트럼프보다는 확실히 나은 보수주의자 같다.

월, 2016/11/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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