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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북한이 아니라 우리가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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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북한이 아니라 우리가 뼈아프다”

익명 (미확인) | 목, 2016/02/18- 19:37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지 1주일이 넘었지만 이 조치가 정말 불가피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정부가 내세운 개성공단 폐쇄 조치의 핵심 이유들이 모두 부정되고 있는데다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는 없고 우리의 경제, 안보 손실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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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임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근거는 없이 주장만 되풀이

지난 2월 10일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내세운 핵심 이유는 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추정’이었다. 무기 개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2월 11일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임금이 전용되고 있다는 근거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2월 12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여러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분명히 근거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이어 2월 14일에는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들어간다”며 아예 구체적인 수치와 유입 경로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홍 장관은 바로 다음날인 2월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근거를 대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다가 결국 “개성공단 임금이 당으로 들어간 증거 자료,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와전된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상 앞선 발언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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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 뒤인 2월 16일 국회 연설에서 또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지급한 달러의 대부분이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주무부처 장관이 사실상 부인한 ‘개성공단 임금의 무기 개발비 전용설’을 단숨에 부활시켰다. 그러나 역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는 금융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를 우리 정부가 위반해 왔다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이미 개성공단의 임금과 과거 금강산 관광 사업의 현금 거래는 유엔과 미 의회 조사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정상적인 계약관계에 따른 것으로 인정받아 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임금 전용의 근거’란 탈북자나 외국 학계,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수집된 ‘첩보성 자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밝히기를 꺼리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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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멈춰야 국제사회 대북제재 유도 가능?… “중·러는 꿈쩍 않을 것”

정부가 밝힌 개성공단 폐쇄 결정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주도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 닷새 뒤 나온 중국의 반응은 기존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는 것이 목적일 뿐 제재는 목적이 아니며,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결 방법은 한반도 문제를 대화의 궤도로 다시 올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의 입장은 앞으로도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더구나 최근 우리 정부가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상태여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우리가 먼저 몸을 불사르는 식으로 뛰어들어가면 주변국들도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외교의 세계에서는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면서, “개성공단의 폐쇄 조치는 사드 배치와 맞물려 미국과 일본의 대북제재 강도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데에는 일정한 작용을 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제재는 어떤 효과도 거둘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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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쪽은 북한 아닌 우리”… 사실상 ‘셀프 제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어렵다면 개성공단 폐쇄 조치만으로 북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는 있는 것일까.이럴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의 일시 중단 사태를 주도했던 쪽이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었다는 사실만 상기해봐도 상식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문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북한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 쪽에서 지불해야할 대가는 막대하다. 당장 124개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들고 오지 못한 물품 피해액만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액도 비례해서 늘어나게 된다. 이들의 협력 업체 5천여 곳도 일정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안보 비용이 증대하게 되는 것도 손실이다. 개성공단은 본래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북한 6사단과 64사단, 62포병 여단을 북쪽으로 15km 이상 후방 배치시키는 효과를 발휘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성공단 중단에 따라 북한은 이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다. 향후 가동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과거처럼 다시 군이 주둔하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역시 병력을 증강 배치할 수밖에 없게된다. 안보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 합의서(2013. 8.14)

▲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 합의서(2013. 8.14)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북측에 빼앗길 공산도 커졌다. 남북이 지난 2013년 일시 중단 됐던 개성공단 가동을 정상화하면서 합의한 내용을 우리 정부가 먼저 깨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문은 “남북은 어떠한 정세에도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


취재 : 김성수
촬영 : 김기철, 신승진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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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달 29일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의 자살?’ 사건을 보도하면서 그 이면에 깔린 검은 커넥션을 파헤쳤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서부발전은 직원 비리의혹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감사팀은 청렴의무 및 품위 유지 위반 혐의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곽명문 사회공헌팀장은 보도 하루 만에 무보직 발령이 나 업무에서 배제됐다.

뉴스전문채널 YTN도 크게 술렁였다. YTN 기자들은 이홍렬 상무의 비리 의혹 때문에 회사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피켓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서부발전의 발 빠른 대처와는 달리 YTN의 대처는 판이하게 달랐다.

뉴스타파에 우편물이 배달됐다. 보낸 사람은 이홍렬. 이홍렬 상무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에서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왔다. 그러나 무엇이 사실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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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이 상무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도 답변이 오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잘못 보도했다는 걸까. 뉴스타파는 이 상무에게 2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불법 환치기상을 통해 이상엽 씨로부터 2014년 12월 3천만 원, 2015년 9월 1천만 원 등 모두 4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송금 받은 의혹.

뉴스타파는 환전상 진광순 씨가 돈을 입금한 이 상무의 기업은행 계좌까지 언급하면서 이상엽 씨로부터 돈을 받은 이유를 물었다. 당초 이 상무는 뉴스타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돈을 받은 기억이 전혀 없고, 돈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관련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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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뉴스타파 보도가 나간 뒤 이 상무는 갑자기 말을 바꿨다. 이 상무는 YTN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이상엽 씨한테서 돈을 빌려 쓴 뒤 다 갚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얼마를 받았는지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한 셈이다.

두 번째 의혹은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관련된 위법성이다. 뉴스타파는 이 상무가 3자 배정 유상 증자에 남의 이름으로 참여한 것이 차명 투자에 따른 금융실명법 위반이며, 고려포리머 주식을 놓고 조직적인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이에 대해 이홍렬 상무가 YTN 구성원들에게 한 해명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실은 쏙 빼고 자신은 CB(Convertible Bond), 즉 전환사채에 투자했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이 상무는 이전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는 시종일관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것도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차명으로 투자한 사실을 명확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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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무가 빚을 내면서까지 고려포리머 주식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은밀한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홍렬 상무가 고려포리머에 투자한 지난 2015년 1월, 증권가에는 고려포리머의 주가 급등에 YTN 관계자의 지원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YTN 내부에서도 이 같은 소문에 대한 정보 보고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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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 측은 이홍렬 상무의 비리 의혹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조준희 사장은 물론 김광석 감사까지 이 상무의 의혹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이 같은 회사 분위기에 힘을 얻기라도 한 듯 이 상무의 발걸음은 여전히 당당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홍렬 상무의 비리 의혹에 대해 조만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최형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월, 2017/04/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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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박근혜에 대한 불만 증가 과반 확보 실패 -출구조사 결과 신속 보도, 북풍 영향 없어 -경제 실패와 반체제 강압적 탄압으로 국민들 등 돌려 영국의 BBC는 4월 13일 시행된 대한민국의 총선 결과에 대해 출구조사를 토대로 집권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총선이 끝난 직후 발표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를 인용하며 BBC는 ‘South Korea elections: President Park’s ...
목, 2016/04/1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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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공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이슈손님 : 김언경 사무처장 (민주언론시민연합), 김도연 기자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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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팟 호외 16 / '최순실 특종'에 얽힌 종편의 상술과 속셈

 

지난 10월 24일 JTBC 뉴스룸이 "최순실 연설문 개입 의혹" 보도를 한 이후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서 일제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뉴스를 쏟아내면서 강도높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참팟 호외 16회는 최근 '종편 때찌' 프로젝트를 시작한 민언련의 김언경 사무처장,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의 김도연 기자를 초대해 게이트 관련 기사에 대한 비평과 '최순실 특종'에 얽힌 종편의 속셈에 대해 얘기나눴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V1IOlx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wlmPPL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5-vk_Ba25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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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11/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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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RCS(Remote Control System)로 천안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온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실험용 혹은 북한 공작원 대상으로만 해킹 프로그램을 운용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창 명부’와 ‘천안함 문의’의 연결고리…“티켓 아이디”

2013년 10월 2일 국정원의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에는 목표물에게 보낼 파일을 즉각적인 취약점 공격(0-day exploit)이 가능한 형태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첨부된 파일은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라는 제목의 MS 워드 문서였다. 취재진이 문서를 열어보니 미국 남가주 지역에 거주하는 서울 공대 동문들의 명부였다. 291명의 신상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파일의 공격 대상은 이들 중 한 명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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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인 10월 4일 국정원 관리자는 또 하나의 메일을 보냈다. 요청 사항은 똑같이 공격 파일로의 변환이었다. 제목이 ‘Cheonan-ham Inquiry’인 MS 워드 문서 파일이 첨부됐다. 직접 열어 봤더니 한 언론사 기자가 전문가에게 천안함 침몰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의 문서였다. 그런데 이 언론사에 다니지 않는 기자 이름이 써 있었다. 기자를 사칭한 미끼 파일이었던 것이다. 문서 내용을 볼 때 파일의 공격 대상은 천안함 침몰 의혹을 제기해온 전문가들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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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뉴스타파는 이 두 이메일의 형식과 내용을 분석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양쪽에 표기돼 있는 티켓 아이디(Ticket ID)가 똑같았던 것이다.

메일에 표시된 티켓 아이디는 해킹팀과 국정원 사이의 업무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각 업무 단위를 서로 구별할 수 있도록 부여한 하나의 ‘일감’ 또는 ‘과제’와 같은 개념이다. 그러니까 같은 날 이뤄진 작업들도 성격이 다르면 티켓 ID가 다를 수 있고, 기간 차이를 두고 이뤄진 작업들도 같은 성격으로 이어져 있다면 ID가 동일할 수 있다.

실제로 국정원이 지난 6월 17일에 해킹팀으로 보낸 두 통의 이메일을 비교하면, www.baidu.com 이라는 똑같은 URL에 똑같은 악성코드 2개씩을 심는 동일한 작업을 요청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양쪽의 티켓 아이디는 서로 다르다. 한 쪽은 목표 대상이 3개, 다른 쪽은 4개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2013년 10월 2일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와 10월 4일 ‘천안함 문의’ 메일을 비교하면, 양쪽 모두 MS 워드 파일을 공격용으로 변환하는 동일한 작업이면서 티켓 아이디도 똑같다. ‘천안함 문의’ 첨부파일에 대한 변환 작업은 10월 17일과 23일에도 똑같이 메일로 요청됐는데 이 2건 역시 티켓 아이디가 똑같다. 결국 이 4개의 이메일은 공격 대상까지 동일했기 때문에 동일한 티켓 아이디가 부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서울 공대 동문회’와 ‘천안함 문의’ 사이의 고리가 완성되게 된다. 즉, 해킹 목표 대상은 서울공대를 나와 미국 남가주에 거주하며 천안함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전문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한 명,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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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안 박사 해킹했나” 질문에 국정원 얼렁뚱땅 넘긴 까닭은?

국정원의 해킹팀 프로그램 구매 파문 이후 처음 열린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서 야당 위원들은 안수명 박사에 대한 해킹 의혹을 국정원장 등에게 집중 질의했다. 그러나 국정원 측은 모호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천안함 문서’ 파일을 누구에게 보냈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에 있던 북한 잠수함 관련 인물이고 우리 국민은 아니다”라고 답하는가 하면, 공격 대상이 재미 과학자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진 않고, 미국 아이피를 추적하고 있는 게 있긴 하다”는 식이었다. 중국에 있는 사람인지 미국에 있는 사람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대충 얼버무린 채, ‘북한 잠수함 관련 인물이다’라고만 설명하고 넘어갔다.

▲ 국회 정보위원회 (7월 14)

▲ 국회 정보위원회 (7월 14)

뉴스타파 취재 결과 국정원이 이렇게 대응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안수명 박사는 국정원이 문제의 해킹용 파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 1달 쯤 전인 2013년 9월 1일부터 열흘 간 중국 베이징에 머물렀다. 지인의 소개로 한 북한 여성을 만나 북한 입국 비자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12살 위인 큰누나와 함께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 박사는 결국 비자를 받지 못하고 9월 1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LA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 해군의 조사를 받고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과 책 등을 압수당한다. 당시 안 박사는 미군과 거래하는 방위사업체 안테크의 대표여서 미군의 비밀취급 인가를 갖고 있던 상태였는데, 중국에서 북한 여성과 접촉하고 북한 입국까지 시도했던 탓에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했다. 이 문제로 안 박사는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결국 국정원이 야당 의원들에게 ‘천안함 문의’ 첨부파일을 ‘중국에 있던 사람’에게 보냈다고 말한 것은 안 박사가 2013년 9월 베이징에 체류했던 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정원이 안 박사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음은 분명해 졌지만, 실제로 해킹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안 박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미디어오늘 기자를 사칭한 이메일은 받은 기억이 나지 않고, 아마도 열어보지 않고 지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울공대 남가주 동창 명부에 대해서는 “매년 한두 차례씩 이메일로 오는 문서이고 실제로 출력해서 사용한 적도 있지만 그 시점이 2013년 10월 무렵이었는지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방어 목적 실험용? 북한 공작원 상대로만 사용?

국정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서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대부분 방어 목적의 실험용으로 활용했으며 공격 대상은 북한 공작원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비록 미국 시민권자이긴 하지만 민간인에 대한 해킹 시도가 확인됐다. 문제는 이런 일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뉴스타파가 이번 유출 자료들 가운데 국정원과 해킹팀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스파이웨어를 심어달라는 요청이 담긴 이메일은 모두 86건이다. 매 건당 최소 1개에서 최대 12개까지 URL이나 첨부파일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 국정원이 확보한 감염 URL과 첨부파일은 모두 309개였다.

그런데, ‘실험용’이라고 밝힌 것은 불과 80개 뿐이었던 데 반해 실제 목표물 해킹에 사용하겠다고 한 것은 229개다. 국정원 해명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그렇다면 공격 대상은 누구였을까. URL의 대부분은 구글과 야후, 삼성, 안드로이드 등 누구라도 의심 없이 접근할 만한 성격이었다. 중국의 포탈과 택배서비스, 중동지역 정보 등 외국 사이트들은 국정원 설명대로 대북 방첩 활동을 위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떡볶이 맛집과 벚꽃놀이를 소개한 개인 블로그, 구글 한국어 입력기, 메르스 정보 페이지 등은 누가 봐도 내국인을 겨냥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런 URL과 첨부파일은 전체 309개 중 43개에 해당했다.

목, 2015/07/1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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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9명의 미수습자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양한다던 세월호는 바다속에서 점점 훼손되고 있습니다. 7시간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있습니다.

▲ 경기도 안산교육청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의 故 한고운 양 책상, 고운 양이 사용하던 노트와 교과서가 놓여 있다.

▲ 경기도 안산교육청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의 故 한고운 양 책상, 고운 양이 사용하던 노트와 교과서가 놓여 있다.

▲ 故 박수현 군 아버지 박종대 씨는 지난해 이사했지만, 예전처럼 아들방을 그대로 꾸며놓았다. 박 씨는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스무 살이 되었을 아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지금도 사들고 온다고 한다.

▲ 故 박수현 군 아버지 박종대 씨는 지난해 이사했지만, 예전처럼 아들방을 그대로 꾸며놓았다. 박 씨는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스무 살이 되었을 아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지금도 사들고 온다고 한다.

무엇보다 1,000일 동안 유가족들의 시간을 멈추게 한 데는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 큽니다. 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보면,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방해해왔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지난 1월 7일, 새해 첫 주말집회에는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 규명 요구였다.  

▲ 지난 1월 7일, 새해 첫 주말집회에는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 규명 요구였다.

지난 2015년 1월 1일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특조위 활동은 7개월이 지나서야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수사권과 기소권도 없었습니다. 정부의 비협조로 자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의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조사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특조위는 지난해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강제로 끝내야 했습니다. 특조위는 세월호 조사를 30%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현재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실에는 특조위 민간 조사관들이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며 상근하고 있다. 개인 책상도 월급도 없다.

▲ 현재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실에는 특조위 민간 조사관들이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며 상근하고 있다. 개인 책상도 월급도 없다.

지난 7일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2기가 꾸려질 때까지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이어가자는 취지입니다. 새로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안이 현재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여러 누리꾼들도 세월호 진실 추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진실규명 작업은 2017년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취재작가 김진주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한구

토, 2017/01/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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