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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은 저작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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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은 저작물이 아니다

익명 (미확인) | 일, 2016/01/31- 23:00

법원 따라 엇갈린 판결?

작년 6월 음란 동영상을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된 40대 회사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2011도10872 판결)이 있었다. 당시 메르스가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하였지만 음란 동영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이 판결을 소개하는 기사들이 잇따랐다(로이슈 기사, 법률신문 뉴스, 연합뉴스 기사). 대법원 판결로 이제 음란물의 저작권 보호 논쟁은 종지부를 찍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후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성남지원)은 음란물에 대한 저작권 주장을 기각했다(MBC 뉴스, 연합뉴스 기사). 이와 달리 부산지방법원은 동일한 음란물 제작사(일본 성인물 제작사 15개와 국내 업체인 ‘티씨알씨앤엠’)의 저작권 주장을 인정했다(JTBC 뉴스, 뉴스타운 기사). 어떻게 된 일일까?

그 동안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형사사건에서 주로 다루어졌다. 민사소송은 작년에 시작되었다. 일본 성인물 제작사들의 일종의 기획소송으로 시작된 민사소송은 현재 3건이 계류 중이다(서울, 성남, 부산). 과거에는 음란 동영상을 파일 공유사이트에 무단으로 올린 개인들을 형사고소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각하 하자, 이번에는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음란 동영상 유통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음란물 제작사가 저작권을 근거로 제기한 첫 민사소송이다. 이들은 대만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적극적 소송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IIPA(일본 동영상 제작사들이 만든 협회)는 이를 “시장정상화”라고 부른다. 음란물의 무단 공유를 막아 제대로 수익을 내보자는 것이다.

지방법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이유는 음란물이 저작물인지 아닌지를 다르게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의 대응이 달랐기 때문이다. 부산지방법원이 일본 음란물 제작사의 손을 들어준 것은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가 음란물의 저작권 여부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겠다고 하였기 때문이다(이의신청 후에는 다투기 시작했지만 재판부는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반면, 음란물의 저작권 보호를 적극적으로 다투었던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음란물도 저작물에 해당할 여지는 있으나 형법상 유통이 금지되는 음란 동영상을 제작한 자에게 적극적인 유통 권한까지 인정할 수 없고 음란물 유통을 통한 경제적 이익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가처분신청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3건 모두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하등의 문학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없으면 저작물이 아니다

그럼 음란물의 저작물성은 일단 인정하고 음란물 저작권자의 권리행사만 제한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먼저 “음란”이 도대체 무엇인지 따져보자. 음란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포르노, 야동, 성인물, 성적표현물, 도색 잡지 등으로 표현되는 음란의 개념이 이처럼 불명확하다면 음란물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자를 형사처벌하기 어렵다.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음란”의 개념은 명확하다고 수도 없이 확인해주었다. 법원이 제시한 것은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개념이다.

헌법재판소: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 …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음란표현”

대법원: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뜻한다고 볼 것”

정말 엄격한 기준이다(하지만 실제로 법원이 음란하다고 판단한 것들을 보면 이 잣대가 현실에서는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문제는 “음란” 개념을 이렇게 정의하면 음란물은 저작물이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저작권법은 문화 예술 분야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등의”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없는 것이 음란물이라고 정의한 다음, 음란물도 저작물이라고 본다면 논리모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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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의 저작물성을 맨 처음 인정했다고 하는 대법원 판결도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 다카 8845 판결: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심지어 한번 표현되면 그 해악을 해소할 수 없는 표현물까지 보호한다면 저작권법은 저작권법이 아니라 그냥 표현물 보호법으로 전락할 것이다. 음란물 저작권 논쟁을 보면서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저작권 최대주의의 그림자다. 미국에서 특허 대상을 무한정 확대할 당시(생명체와 소프트웨어 대한 특허 확대) 내세운 논리가 바로 “태양 아래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이 특허될 수 있다“는 것인데, 저작권도 사람이 표현한 모든 것을 보호한다(또는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음란물의 저작권 논쟁에 깔려 있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저작물의 윤리성 문제 즉, 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이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그냥 넘어 간다. 그리고 음란한 표현물의 저작권 보호를 부정하는 것이 곧 음란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내용을 따지기 시작하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며칠 전 검찰이 이적표현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거부한 적이 있는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무단 도용한 표현, 국가의 전복을 꾀하는 선동적인 표현물은 저작권 보호에서 제외해야 하는가? 컴퓨터 프로그램도 저작물인데 그럼 컴퓨터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어야 하나? 하지만 이런 예시와는 달리 “음란”은 이미 우리 법원에서 엄격한 기준을 만들면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해 버렸기 때문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법원의 “엄격한 의미의 음란”은 가령 미국의 “음란” 기준(이른바 Miller 기준)과 다르다(미국법원은 1979년 Mitchell 판결부터 음란물도 저작물로 인정하고 있다). Miller 기준은 작품이 전체적으로 “진지한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또는 과학적 가치(serious literary, artistic, political, or scientific value)”가 없는 것을 음란으로 본다. 우리 법원의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과 미국 법원의 “진지한 가치가 없는 것“만 비교해 봐도,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최소한 미국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법의 목적과 취지를 통찰한 해석론이 필요하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 보호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사회적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음란물은 이 취지에 맞지 않다. 저작권 제도는 저작물의 사회적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보호기간이 끝나면 저작물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보호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도 권리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사적이용을 위해서는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고, 시사보도를 위해서는 저작물을 인터넷으로 전송까지 할 수 있으며, 비영리 공연이나 방송에서도 타인의 저작물을 그냥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권리제한은 음란 저작물과는 맞지 않다.

음란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면 음란물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음란물 저작권자가 무단 유통을 발벗고 나서서 막으면 오히려 음란물을 근절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저작권 보호의 논거와 맞지 않다. 저작권 제도는 과소생산(under-production)과 과다소비(over-consumption)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과소생산과 과다소비가 문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작권 제도는 과소생산을 무임승차(free riding) 때문으로 본다. 창작물에 대한 보호가 없으면 적은 비용으로 경쟁자가 무임승차하기 때문에 창작물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 이하로 창작물이 생산되는 과소생산의 문제가 생긴다. 과다소비는 창작물의 공유재적 성격 때문이다. 창작물은 정보재이기 때문에 소비의 비경합성(non-rivality)이란 특징을 갖는다. 소비의 비경합성이란 가령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와 경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다른 사람은 먹을 수 없다.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와 경합한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송(LG전자가 만든 ‘아이스크림 폰’을 광고하면서 김태희가 불렀던 노래)은 내가 부른다고 다른 사람이 못부를 이유가 없다. 서로 경합하지 않는다. 창작물이 이런 식이다. 그래서 창작물은 일단 알려지고 나면 누구나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과다소비가 발생한다. 저작권 제도는 창작자에게 독점배타권을 부여하여 과소생산의 문제와 과다소비 문제를 모두 해소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논거는 음란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음란물은 생산 그 자체를 억제해야하는 것이지 과소생산 문제를 해결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저작권 제도를 왜 유지하고 있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학적, 예술적, 학문적 가치가 하나도 없다는 “음란”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음란물을 저작권으로 보호하겠다는 법원의 논리모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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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촉구 기자회견

 

예술인단체, 대표적인 방송음악 불공정 기업 ‘로이엔터테인먼트’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일시장소 :  9월 23일(금) 오전 9시 50분 국회본청 정론관

 

9월 23일(금) 오전 9시 50분 국회본청 정론관에서 오영훈 의원실, 유은혜 의원실, 조승래 의원실과 함께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에 관한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예술인소셜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민생운동본부 등 문화예술단체와 법률단체, 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 16일 광화문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방송음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 기업인 로이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선포하였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응답하라 1994, 1997’, ‘삼시세끼’, ‘프로듀사’ 등의 예능, 드라마 방송음악을 제작한 대표적인 방송음악 제작사입니다. 하지만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진짜 얼굴은 불공정한 계약서 체결을 강요하고, 작곡가들의 저작권리를 빼앗고, 엔지니어의 임금을 상습 체불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의 백화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방송음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 기업인 로이엔터테인먼트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적극적인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2016년 주요 사업을 ①로이 사태 공동 대응 ②방송문화계 불공정관행 개선 ③<문화예술용역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입법 ④해외저작권 유통 체계 공정화로 선정하여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운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별첨. 공정위신고서(공정위신고 내용 요약(사업요약 1) 및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사업


 

금, 2016/09/2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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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를 공격하면 된다?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몇 해 전 인터넷에서 ‘​일본을 공격한다’​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거나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뜬금없이 내세우는 세 번째 선택지였으며, 그런 선택지가 원래의 맥락과 아무 상관이 없이 일방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유머가 됐다.

표창원 의원의 트윗을 둘러싸고 벌어진 ‘가짜뉴스 책임론’은 그 구닥다리 우스개를 떠올리게 만든다.

시작은 지난 7월 말,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및 국회 위증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문화부장관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이 내려졌을 때다. SNS에서는 해당 판결을 낸 판사가 배가 고파 라면을 훔친 사람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는 글이 돌았다. 매체들은 이러한 자극적인 맞비교를 앞다투어 기사로 옮겨 실었고, 그런 기사를 본 표창원 의원은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날렸다.

“동문, 법조인끼리 감싸기, 그들만의 세상, 하늘도 분노하여 비를 내리는 듯합니다. 헌법, 법률, 국가를 사유물로 여기는 자들. 조윤선 집행유예 황병헌 판사… 라면 훔친 사람엔 징역 3년 6개월 선고” (링크)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문제의 판사는 그런 판결을 내린 적이 없다. 표 의원의 트윗 중 ‘라면 훔친 사람엔…’ 부분은 표 의원 자신이 쓴 게 아니라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들어간 제목이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표 의원의 트윗은 해당 판사가 그런 판결을 내린 적이 있는 것처럼 서술하는 모양이 되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가 기사를 통해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정치인임에도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옮겨 확산시킨다’고 비판하자, 표 의원은 문제는 옮기는 사람이 아니라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 언론이라고 반박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표 의원이 반박과 함께 내놓은 아이디어가 놀랍다. ‘가짜뉴스 처벌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허위사실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등 조선일보에서 규정한 ‘가짜뉴스’에 대해 그 책임의 소재와 그에 대한 충분하고도 확실한 배상을 하도록 하는 법안을 연구해 보겠습니다.” (링크)

이것이 진심인지 농담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 내용이 매우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 ** — ** —

이 해프닝의 구조는 간명하다. 문제의 핵심은 표 의원 말처럼, 언론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뜬소문을 기사로 내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표 의원은 다른 사람들처럼 언론에 실린 기사를 믿었을 뿐이다. 독자의 신뢰를 일상적으로 배반하는 언론이 잘못이다.

그러나 이것을 처벌하기 위해 법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우선 문제의 보도는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가짜뉴스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가짜뉴스는 허위임을 알고도 대중을 속일 의도로 사실 보도인 것처럼 만들어 유포시키는 정보다. 판사가 라면 절도 관련 판결을 했다는 기사는 허위로 판명나긴 했지만, 언론사가 허위임을 알고도 대중을 속이고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뿌린 기사는 아니다. 언론의 잘못은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여 오보를 냈다는 것이다.

설령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 당위성이 인정되더라도, 이 같은 언론 보도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경계하는 대표적인 사항 중 하나는 언론의 오보를 가짜뉴스의 범주에 우겨넣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언론의 보도 기능은 크게 위축되고, 권력 입장에서는 언론을 효과적으로 탄압하고 길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표 의원이 이렇게 무리한 이야기를 한 것은, 조선일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큰 문제로 대두된 가짜뉴스. 사실 언론도 아닌 것이 언론 흉내를 내며 악의적으로 편향적 허위 보도만을 위해 조악하게 만든 인쇄물들을 일컫는 용어였는데요. 조선일보가 헤럴드경제를 가짜뉴스로 공식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했으니 가짜뉴스 처벌법의 대상을 모든 언론사의 허위 보도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조선일보가 촉구해 주신 것입니다. 이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링크)

문맥으로 보면 심각한 인식 변화를 의미한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 비아냥의 의미로 쓴 것으로 읽힌다. 그렇더라도 실제로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잘못된 인식을 포용하여 입법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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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발언이 조선일보와의 논쟁에서 불거진 말이었을 뿐인지, 아니면 아직 연구가 끝나지 않아서인지 표 의원은 아직 별다른 가짜뉴스 처벌법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유야 어쨌든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표 의원은 지난 5월에도 가짜뉴스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역시 실제 법안 발의는 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의원들이 그가 주장한 것과 비슷한 법안을 연이어 쏟아냈다.

지금까지 가짜뉴스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비슷비슷한 입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의 해악을 터무니없이 과장하며 극단의 조치인 법률적 단죄를 통해 가짜뉴스를 막으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가짜뉴스의 판단과 처리 책임을 사기업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한다고 형사 처벌하는 것은 미국 같은 곳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 왜 한국에서는 정치인들이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들지 못해 안달인 것인가? 유독 한국에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려 세계에 유례없이 여론 시장이 왜곡되고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가?

전통적으로 차별과 혐오 발언을 강력히 처벌해 온 독일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외국에서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러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가짜뉴스를 포함한 디지털 허위 정보들에 대한 대응은 주로 언론이나 사회에서 팩트 체크 활성화, 올바른 정보의 확산 촉진,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의 자율적인 조치 도입, 언론의 자정 강화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잡아다 가두고 벌금을 물리는 방식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의사 표시라는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꾸준한 가짜뉴스 처벌법 시도는 우리 정치인들이 가진 특징, 즉 국민 기본권의 제약을 만능으로 생각하는 구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몰이해, 가짜뉴스로 인해 자신이나 자파 정치세력이 해를 당한다는 피해의식, 늘 국가가 나서서 뭔가를 해줘야 한다는 가부장주의 같은 것이 어울려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설명도 있다. 유독 한국에서 가짜뉴스의 해악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의 가짜뉴스 입법 시도는 그 저의를 의심케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과 SNS에서 정치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그런 상황이 불편한 정치인들이 가짜뉴스에 대한 염려를 빌미로 하여 국민의 말문을 막고 정치적 비판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이것은 그동안 발의된 가짜뉴스의 엉성함을 고려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법안 대부분은 무엇을 삭제하고 처벌해야 할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았다. 국민의 정당한 의사 표현에 가짜뉴스 낙인을 찍어 처벌까지 할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의 본산이라 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같은 유력 정치인이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뉴스나 논평을 가짜뉴스라고 공공연히 몰아붙이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트럼프가 한국 정치인이라면, 몰아붙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처벌을 하러 나섰을 것이다.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통합보다는 분열, 공개보다는 은폐, 소통보다는 일방적 홍보를 지향해 왔으며, 극단적인 당파 대립에 빨대를 꽂고 꿀을 빨아온 정치인들도 그 한 이유다. 정치인들은 가짜뉴스의 영향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위기 의식을 부채질하며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세상을 볼 줄 알고 사물을 읽을 줄 아는 눈 밝은 국민을 믿고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정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힘쓰는 것이 정치 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 위 글은 허프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7.08.24.)

목, 2017/08/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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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NGO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손배소 방어 성공 

- 저작물의 공정이용 및 손해배상 산정의 선행 판례로 확립되길 기대

 

비평 목적 광어회 사진 인용에 대한 손배소, 법원 공정이용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책임 없다는 판결

사단법인 오픈넷은 NGO 단체(전쟁없는 세상) 상근자를 상대로한 저작권 침해 손배소 사건을 공익소송으로 지원(담당 변호사 : 박지환 변호사)하였고, 법원에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가 모두 기각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5. 12. 선고 2015가소308746 판결) 현재 사진 저작권자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상태이다.

본 사건에서는 음식 사진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법인에서 촬영한 “광어회” 사진이 문제되었다. 피고 단체는 채식을 장려하기 위한 시사 보도 목적의 블로그 글을 작성하면서 구글 검색을 통해 광어회 섬네일(thumbnail) 사진을 인용하였다.  이에 사진 저작권을 주장하는  법인은 2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내용증명을 보냈고,  합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급명령신청을 거쳐 민사 손배소를 제기하였다.

 

ss

- 사진 : 피고의 블로그 글 캡처

 

이 사건의 쟁점

첫째. 광고 목적으로 피사체를 그대로 촬영한 사진의 저작권법 상 저작물 해당 여부

둘째. 섬네일 사진의 비영리적 인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심 법원은 아래와 같이 해당 사진을 저작권이 보호하는 저작물로 인정하면서도 피고 단체의 비영리적인 인용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피고가 이 사건 사진을 이용한 목적 및 성격이 영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사진이 피고의 게시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중요성이 크지 아니한 점, 피고가 이 사건 사진을 이용한 것이 이 사건 사진의 관련 시장 및 가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그밖에 이 사건 사진의 크기 및 형식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사진 이용은 피고가 비평 활동을 함에 있어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 하는 경우로서 저작권법 제35조의3이 정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요컨대 원본 파일이 아닌 섬네일 크기의 저화질 사진을 비평 목적에 인용한 경우라면 해당 사진이 판매되는 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어 저작권법 제35조의3이 정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픈넷이 2014년 진행한 형사 고소 사건에서 이끌어낸 비영리적인 사진 인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처분과 맥이 닿아 있다.

관련링크 http://opennet.or.kr/8745

 

저작권 침해 사건은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편, 오픈넷은 저작권 침해가 문제되는 경우 이번 사건과 같이  민사 소송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사 소송을 통해 공정이용이나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대한 엄격한 판단을 받게 되면 형사 고소를 통한 이른바 고액 합의금 장사도 근절될 수 있다.

오픈넷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며, 항소심에서도 법원의 판단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당 사건을 공익소송으로 계속 지원하고 있다.

 

 

목, 2015/08/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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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세미나 후기]

인공지능(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글 | 김복희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_인공지능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는 “위험과 보상, 머신러닝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시나리오(Risks and Rewards – Scenarios around the economic impact of machine learning)”를 구글의 후원을 받아 연구하고,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오픈넷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다. (EIU 국문보고서 / EIU 영문보고서)

발표에 앞서 유승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활발한 지금, 인공지능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 양면 중 어느 일면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발제] “인공지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Christopher Clague)

이날 발표된 연구의 기조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염세주의와 낙관주의 사이의 중간을 찾아보자는 데 있으며 실제로 AI와 관련된 논란에 있어서 타당한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이 연구는 미국, 영국, 일본, 한국, 호주 5개국과 집단으로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세 가지 계량경제 시나리오를 제출한다. 시나리오1과 2는 각각 긍정적 성장률을, 시나리오3은 부정적인 성장률을 예측한다. 경제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지표로 따른다.

먼저, 시나리오1은 “숙련도 향상을 통한 보다 큰 인간 생산성”이 가능해졌을 때를 예측한다. 현재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기술은 진보하는데 생산성은 정체되고 있다. 20세기에는 생산성 향상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은 다 이루어졌고, 이제 더 이상 쉽게 달성할 분야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짐작해 보건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의 판단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사람의 판단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이 시나리오에서의 중요한 화두다.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결합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므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시나리오2는 “기술과 오픈소스 데이터 엑세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를 예측한다. 데이터의 개방 및 국경을 넘어서는 데이터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AI기술에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AI 기술은 데이터 확보에서 뒤처질 경우 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나 숙련도 향상만큼이나 AI에 큰 영향 줄 수 있는 부분이 컴퓨터 자본에 대한 투자 부분이다. 컴퓨터 자본에 투자 시, 단순히 시나리오1의 교육 투자에만 집중한 것보다 효율이 높아질 것을 전망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3은 “경제적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정책 지원 부족”시 생겨날 AI의 노동대체효과를 가정한다. 시나리오1이나 시나리오2와 달리, 모든 정책 지원이 부족하여 발생할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노동력의 대체효과가 가속화되어 기계가 수용할 업무량과 베이스라인이 증가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비자발적인 실업상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AI의 사례와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교통, 에너지, 제조, 보건의료 면의 긍정적 효과도 예측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시나리오3을 피하고, 한국 경제에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1혹은 2의 시나리오를 취하기 위해서 AI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AI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안은 다음과 같다. AI에 대한, “기대수준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개선”, “위험의 인정”, “신뢰와 투명성 개선”, “대중 교육”이 그것이다. 정책 부분에 있어서는 “인적 역량과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데이터 취급”의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 “공공부분 R&D 투자” 강화를 강조한다.


[종합토론]

사회: 김진형 원장 (지능정보기술연구원)

패널: 조준모 교수(성균관대), 이경전 교수(경희대), 이상욱 교수(한양대), 주동원 대표(파운트 AI),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토론은 김진형 원장(지능정보기술연구원) 좌장의 사회로 각 토론자들이 준비해온 토론 내용을 먼저 발표하고 질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조준모 교수(성균관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과 로봇화 보면, 특히 자동차 제조업에서 강하게 발생하는 것 볼 수 있”으므로 “일자리 창출하는 것은, CSI라든가 경영전략이라든가 소분류적인 이야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경전 교수(경희대학교)는 “AI 기술은 아직 그 위험성을 지적할 만큼 성장하지 않았”으며, 현재 시급한 부분은 “AI 기술이 잘못 적용되어 실수했을 때의 논의”라고 지적했다.

이상욱 교수(한양대학교)는 “AI 기술의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며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문화적 요인과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현황, 의료계의 특성이 AI 교육에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주동원 대표(파운트 AI)는 한국에서 AI 산업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고충을 발표했다. 한국의 AI산업은 현재 “인공지능 인력 찾기가 어려워 직원 대다수를 재교육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과거의 산업과 달리 오픈소스 기반으로 발전하는 산업이므로 인재 육성하고 인프라 조성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은 “한국은 기존 종사자들의 저항이 심하므로 신규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곳”임을 말하며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신규 사업자 모두 상생할 중간을 찾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분배이슈”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은 이대로 가면 시나리오3으로 갈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은 인공지능은 기존 GDP성장 논의로는 불충분함을 지적하며 “양적 지표 중심에서 질적 지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업을 직무(TASK)로 인지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며 “AI가 직무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다들 AI기술의 필요성과 유의미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는 바였지만, 입점에 따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크리스토퍼 수석연구원은 앞선 발제자들의 의견에 대해 “이 보고서의 경우, 규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노동시장의 탈규제화가 문제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며 한국과 관련된 예측에 따르면, 실제로 “인구감소가 중요한 요인”임을 지적했다. 토론의 끝에 그는 부가 자본에 집중되고 노동에 집중되지 않으면서 소득분배가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트렌드가 이것을 역전시킬 가능성은 없어보이므로 정책적 보완이 무척 중요”하다며 “AI의 민주화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정책적 보완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무리 제언에서 조준모 교수는 기술과 사회 문제가 결합되어 있기에 노동경제학자들의 정책지원과, 노동시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며 고용, 임금, 젠더, 분배 등의 모든 문제를 학계에서 미시적인 영역에서부터 시작해 나가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경전 교수는 AI는 상상하지도 못할 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만들 것이기에 앞으로 이어나가야 할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이 정부의 정책과 관련 입안자들의 문제의식을 재고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이상욱 교수는 청중의 의문에 대한 답으로,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AI는 감정 표현을 흉내 내는 것일 뿐,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며 감정을 가진 AI를 개발하고 싶다면 나타날 사회적 문제를 먼저 우려하고 만들어야 함을 지적했다.

주동원 대표 역시 이상욱 교수와 마찬가지로 AI가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렇게 보이게끔 만들어진 것이지, 감정을 가지는 지능은 아님을 언급했다. 다만, 현재의 알고리즘으로는 반년 정도 데이터를 쌓으면 원하는 반응을 보이는 지능을 만들 수는 있다고 현재의 기술 수준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언급했다.

고상원 실장은 AI기술로 긍정적 미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며, 우리 경제, 정부, 국민, 기업 모두 변화에 적응하는 면이 세계 최고이기에 이 연구를 기반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실 논설위원은 AI기술이 가야 할 방안에 대해 현 정부를 언급하며 인적자본이 주도하는 경제로 가야 통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종일 과장은 AI 전략에 대해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서 아이템을 묶어서 R&D를 주도할 계획임을 소략했다. 혁신을 방해하는 부분들을 정부가 해결하려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이를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노력의 의지를 보이며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토론을 이끈 좌장 김진형 원장 역시 “Managing expectation, Better communication, Acknowledging the risks, Improving trust and transparency, Educating the public.”라는 크리스토퍼의 결론을 재차 강조하며 AI기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각도로 접근할 것을 주장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세미나를 끝맺었다.

이 날의 세미나는 AI기술에 대한 경제적 관점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갈 실제 방향에 대한 논의의 초석이 될 만한 유의미한 자리였다. 이 세미나의 기조대로 대한민국이 AI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긍정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끝.

수, 2018/02/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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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의 정책 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정부 발표 자료와 다른 연구기관의 자료 등을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확인된 전직 의원은 모두 17명으로 이들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은 모두 29건이었다. 이 전직 의원 명단에는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김종태 전 의원도 포함됐다. 뉴스타파가 앞서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해 발표한 20대 현직의원 25명을 합산할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은 모두 42명으로 확인됐다.

※ 현역의원 25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 전직의원 17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뉴스타파의 이번 조사와 분석은 국회도서관에서 확인 가능한 정책자료집 2천 6백여 건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19대 전직 국회의원 (20대 재선 의원 제외)의 경우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는 157명에 그쳤다. 나머지 전직 의원은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자료집을 찾을 수 없었다. 상당수 의원들이 의원 시절 발간한 자신들의 정책자료집을 국회도서관에 제대로 등록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는 20대 현직 국회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 확인을 할 수 있었던 20대 현직 의원도 191명에 그쳤다.

뉴스타파는 전직 의원 17명 가운데 표절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뒤 비용 명목으로 많게는 천만 원 가까운 돈을 받아 간 경우도 일부 확인했다. 강동원, 김을동, 박대동, 정미경, 주영순 전 의원 등 5명이다. 이들 전직 의원들은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표절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1권 당 340만 원 에서 9백만 원 까지 청구해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세금이 표절 정책자료집에 쓰여 진 것이다.

정미경 전 의원의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 두 건의 발간 비용으로 각각 340만 원과 400만 원을 청구했다. 나머지 12명의 전 의원들도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회 사무처는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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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전직 의원들은 정부 발표 자료,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관, 은행 등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면서도 인용이나 출처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인용을 할 경우 ‘출처 표기’를 하라는 문구가 원 자료에 명시돼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경우도 있어 표절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건수별로 보면 조현룡 전 의원과 윤명희 전 의원은 각각 5건의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룡 전 의원 의 경우,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정부 발표자료와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 발표자료 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자료의 일부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람이 가능한 자료였다. 조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확인해보니, 그해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4 중소기업계 세법개정 건의서> 요약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낸 세법개정 건의서를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정책자료집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윤명희 전 의원 역시 2013년에 1권, 2014년에는 4권 등 표절 정책자료집이 5권으로 조사됐다. 2014년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방안>은 1년전 국립산림과학원이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 방안>을 제목은 물론 내용 전체를 통째로 옮겨왔다. 산림과학원은 책자에 “이 책의 저작권은 국립산람과학원에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라고 명시해놨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내용을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냈다. 내용은 100% 베끼고 표지에 발간 주체만 의원 이름으로 바꿔놓는 이른바 ‘표지갈이’를 한 것이다.

검사 출신의 정미경 전 의원은 정책자료집 3권을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한국에너지 정책자료집>을 발간 했는데 확인 결과 2008년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2013년 발표한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또 이미 8년 전인 2008년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자료를 베껴 7년 뒤인 2015년 정책자료집으로 만들었고, 발간 비용 명목으로 국회로부터 4백여만 원을 받아 갔다.

박대동 전 의원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3개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으며, 박기춘 전 의원은 주택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모두 ‘표지갈이’로 100% 이전 연구 자료를 베꼈다.

강동원 전 의원은 자신이 5년전에 냈던 연구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이전 연구물을 출처 표기 없이 다시 활용한 것으로 이른바 ‘자기표절’ 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전 의원은 2016년 정책자료집 <연해주에서의 남북러 협력 방안>이라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조사 결과 이 정책자료집은 자신이 2011년 통일부로부터 발주받아 제출한 용역보고서 <통일한국의 식량문제 해결방안>의 내용을 상당부분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강 전 의원은 2011년 통일부로부터 용역비 5천 만원을 받았고, 4년 뒤 그 자료를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발간 비용으로 9백여 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19대 전직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실태의 구체적 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국회 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사용한 예산 내역의 규모를 추적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취재 최윤원, 박중석
그래픽 하난희, 정동우
자료조사 정혜원, 김도희

수, 2017/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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