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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37] 다시 본 12.28 합의, 주권 포기 선언인가 : '지나간 과거'의 시선과 전략 부재로 시대의 획을 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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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37] 다시 본 12.28 합의, 주권 포기 선언인가 : '지나간 과거'의 시선과 전략 부재로 시대의 획을 긋다

익명 (미확인) | 목, 2016/01/14- 16:41

다시 본 12.28 합의, 주권 포기 선언인가

지나간 과거'의 시선과 전략 부재로 시대의 획을 긋다

 

신주백 연세대학교 교수

 

'12.28 합의'로부터 2주가 지나고 있다. 어제도 한일 관계와 동아시아 문제로 강의할 일이 있어 합의문을 읽어보았다. 여전히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을 바꿀 수 없었다. 일본 정부가 지출하는 10억 엔의 예산으로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간주하기로 합의한 내용 말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46명밖에 남지 않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지켜드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비판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시간의 절박성을 들이밀며 합의의 불가피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가운데 생존해 계시는 피해자 할머니들만이라도 명예와 존엄을 지켜드려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 방식이 꼭 10억 엔의 재단 설립이어야 했는가, 굳이 꼭 지금이어야 하는가를 쉽게 납득할 수 없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도 합의문을 이행하려면 한국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어 낸 이후에 재단을 법적으로 설립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먼저 줄 세우기를 시켜야 10억 엔이 들어올 수 있는 과정인 것이다. 

 

더구나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자신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국제 사회에서 일본을 비판하고 행동하더라도 함께 하지 않고 "자제"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약속하였다. 삐뚤어진 시선을 드러낸 일본의 역사 교과서 서술이나 정치인의 발언이 있어도 "자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한국 정부가 배타적이어야 할 국민의 주권을 보호해 주지 않겠다고, 그리고 방관하겠다고 국제 사회를 향해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조약이 아니라며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하지만, 합의문 내용은 사실상 조약이다.

 

이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는데, 같은 전쟁 때 발생한 다른 역사 문제들을 계속 제기하는 일도, 국제 사회와의 협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축으로 전개되어 오던 역사 문제는 한일 간의 현안에서 우리 안의 문제로 바뀌었다. 한마디로 12.28 합의는 밖으로 향하는 시선을 묶겠다는 완패 문서이고, 안에서 지지고 볶겠다는 억압 문서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비판하지 말고 "한일 관계의 개선과 대승적 견지"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아니, 개개인의 사사로운 이해보다 전체를 위해 승복하라 명령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12.28 합의에는 어떤 한일 관계를 만들려는지, 전체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한국의 어떤 미래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합의문에 넣기 어려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와 청와대의 입장 발표 때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니 더 답답하다. 동아시아 역사 문제가 한국 외교에서 어떤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하는지 청와대와 외교 당국자의 확고한 신념도, 종합적인 전략도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청산해야 할 '지나간 과거'로 치부하는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정치 외교적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12.28 합의를 계기로 공공 외교에 큰 지장을 초래해 왔던 부정 요소를 하나 없앴다. 이보다 더 큰 이득은 일본 외교의 핵심 축인 미-일 동맹을 더욱 견고히 함으로써 아베 정권이 지향하는 대외 전략에 더욱 강한 날개를 달게 되었다는 데 있다. 군사 안보 분야에서 미국을 등에 업고 동아시아를 넘는 행보를 가속화할 수 있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도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은 "아름다운 일본"의 "자주"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12.28 합의가 아베 정권의 미래를 개척하는 과정의 일부라면, 한국 정부에는 '균형 외교'를 흔드는 패착으로 작용할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G2인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를 완화시키는데 외교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심각한 외교 현안으로 다루고 있는 중국 정부를 더욱 경직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이라는 동아시아의 역사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지역으로서 동아시아'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 화살은 G2 간의 경쟁 구도를 완화시키고 다자 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장벽을 높이 쌓는 데 이용할 벽돌로. 

 

한국인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진정한 "대승적 견지"란 이들 벽돌을 하나하나 확실히 제거한 것을 의미한다. 미래 없는 대승적 견지란 맹목적인 충성의 강요이다. 종합적인 전략이 부재한 대승적 견지란 국민을 어둠의 낭떠러지로 몰아넣는 행위이다.

 

2015년 12월 28일 자의 합의는 안과 밖에서 한국의 미래와 관련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1965년의 한일 기본 조약을 경계로 현대 한일 관계를 구분해 왔듯이, 이제부터 한일 관계는 2015년 12월 28일을 전후로 나누어질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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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는 5월 12일, 유엔고문방지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배상과 명예회복, 진실과 재발방지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5월 12일, 유엔고문방지위원회(Committee against Torture)는 2017 년 5 월 2-3일에 개최된 1524차, 1527차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정기보고서를 검토하고, 한국정부에게 2015한일합의를 수정해야 한다는 권고 등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고문방지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일본군성노예제로 희생된 피해자가 여전히 38명이 생존해 있음을 주목하면서, 2015년 12월 28일, 한일외교장관의 합의는 ‘고문방지협약 제14조 실행에 대한 일반논평 3’의 범위와 내용을 충분히 준수하지 않아 피해자의 보상과 배상, 명예회복과 완전한 재활을 위한 수단을 포함하여 진실과 재발방지 보장의 권리를 제공하는 것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정부에게 고문방지협약 제14조에 따라 일본군성노예제 생존 피해자들에게 보상의 권리와 명예회복, 진실규명, 배상과 재발방지 약속을 포함한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2015년 12월 28일, 한일간의 합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고문방지협약 당사국으로서 고문방지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한일합의 무효화를 정책 공략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요구에 이어 유엔의 요구를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수용,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되었다.

 

동보고서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5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아베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일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아베총리에게 한국 국민의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한 어조로 합의이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어서 발표된 유엔고문방지위원회의 한국정부에 대한 권고는 한일합의를 수정하기 위한 재협상을 한국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피해자를 포함한 국민의 요구에 이어 유엔의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2015 한일합의를 폐기하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보상의 권리와 명예회복, 진실규명, 배상과 재발방지 약속을 포함한 완전한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

 

아베 일 총리는 더 이상 2015한일합의 이행을 강요하지 말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완전한 책임을 인정한 명확한 공식 사죄, 충분한 배상, 진실규명, 재발방지 약속을 위한 역사교육과 추모사업 등을 통해 가해국으로서의 책임과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라.

 

아베 일본 총리는 “한일합의는 한일 양국간의 약속이며, 국제 사회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는 합의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실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합의이행을 한국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수차례의 유엔의 권고에 이어 이번 유엔고문방지위원회의 권고에서도 일본정부의 이러한 견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미 지난 2016년 2월 7일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12월 28일 한일정부간 일본군'위안부'문제 합의가 피해자 중심의 접근을 충분히 택하지 않았음을 우려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 일본 지도자와 공직자들이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문제를 깎아 내리는 성명이나 언행으로 피해자들이 고통을 되살리지 않도록 이런 언행의 중단을 보장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2016년 2월 10일,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의 우려에 이어 한달 후 3월 11일에는 유엔특별절차 3개 기구(유엔여성차별 워킹그룹, 진실 정의 배상과 재발방지에 관한 특별보고관, 고문 및 잔인하고 비인간적 또는 굴욕적 처우 또는 처벌에 관한 특별보고관)가 성명을 발표하여 1) 12.28 합의가 생존자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며, 2)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가책임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3) 합의과정에서 피해자와 지원단체와의 협의과정이 없었으며, 4) 완전한 책임을 인정한 명확한 공식 사죄와 충분한 배상만이 진실, 정의, 배상에 대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할 것, 4) 소녀상은 '위안부'라는 역사적인 이슈와 유산을 기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이 오랫동안 정의실현을 추구한 것을 상징하므로 소녀상 철거 요구 부당하다는 것, 5) 이번 합의과정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무시당하고 있는 아시아 모든 피해자들의 기대가 충족되어야 하고, 상처가 아물어야 한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아베 일 총리는 더 이상 한국정부에게 2015한일합의 이행 강요하지 말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완전한 책임을 인정한 명확한 공식 사죄와 충분한 배상, 진실규명, 재발방지 약속을 위한 역사교육과 추모사업 등을 이행하라.

 

 

2017년 5월 13일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참조] 고문방지협약 제14조 1항에는 당사국은 자국의 법체계 안에서 고문행위의 피해자가 구제를 받고, 또한 가능한 완전한 재활수단을 포함하여 공정하고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2012년 11월 19일에 고문방지위원회가 유엔고문방지협약 14조에 따른 비준국 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비준국에게 설명하고 명확하게 하기 위해 채택한 ‘고문방지협약 제14조 실행에 대한 일반논평’은 “모든 비준국은 그 법체계에서 고문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능하면 완전한 재활을 위한 수단을 포함하여, 구제와 공정하고 적절한 보상에 대한 집행 가능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고문희생자를 위한 구제과정에서 피해자 참여가 중요하며 피해자의 존엄성 회복이 구제가 이루어지는 데 있어 궁극적인 목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토, 2017/05/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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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하여

세계 1억인 서명 운동에 동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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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합의에 대해 국민들이 이를 바로잡고 정의롭고 올바른 해결을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 당사자 및 각계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1) 굴욕합의 전면 무효, 2)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 촉구, 3) 일본 역사왜곡과 재무장 반대 등의 전 사회적인 공동 대응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고자 합니다.
  2016년 1월 14일 한살림 등 전국 38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위안부’ 합의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을 발족하고 정부가 발표한 합의 무효와 재협상 촉구 등 대응 행동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한살림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단서를 달고 발표한 이번 합의는 피해당사자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졸속 협상이며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형식적 발표한 사과 역시 합의 발표 후 자행하고 있는 일본정부와 책임자들의 언행을 볼 때 위선과 기만에 지나지 않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만적인 합의를 무효화하고 재협상을 통해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위한 제대로 된 사과 등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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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_연대_한살림연합_한일일본군'위안부'합의무효와정의로운해결을위한전국행동_배너

한살림고양파주 홈페이지
월, 2016/02/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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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가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지급받던 생활지원금, 알량한 60만∼70만원이 없어진다 한다. 보건복지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복 지원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라 통보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무능으로 야만의 시간을 통과한 이들 앞에서 정부는 주판알만 열심히 튕기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우만


살아남는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다. 피해자 지원과 추모를 위한 활동을 돕기 위해서다. 정부는 피해자를 지원하고 추모하는 데 기본이 없어, 접할수록 놀랍다.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 완전 황무지다. 전문가도 별로 없다. 그야말로 세월호 피해자들이 호구 조사하듯이 관공서와 관련 기관, 전문가들을 이 잡듯이 찾는다.


지난 세월호 인권 실태조사 과정에서 만난 나이 지긋한 생존자는 이런 말을 공무원에게서 들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살지 않았습니까?” 이후 그는 세월호와 관련된 말을 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것이 ‘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계 수단이 모두 바다에 빠져버린 화물기사들에게 돌아온 대답도 차가웠다.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만 지원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희생자 주검을 직접 수습했던 민간 잠수사와 피해자들 곁에서 고통을 함께 나눈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자 지원 특별법 대상도 되지 못했다. 실태조사 당시 25명의 민간 잠수사 중 7명은 각종 어려움으로 생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한 잠수사는 “만약 이런 일이 또 발생하게 되면 누가 나서서 돕겠느냐”고 물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곳곳에서 일하던 자원봉사자들도 범정부사고대책본부 해체 뒤 지원체계 없이 흩어졌다. 그들 중에 어떤 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떤 이는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구조와 주검 수습에 참여한 전남 진도 어민들의 생계도 참혹했다. 그러나 정부는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 모두가 입은 정서적·신체적 상처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참사 이전, 당시, 그리고 이후에도 국가는 없었다.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 순간 온갖 종류의 모욕에 2차, 3차 피해를 입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은 정부와 여당 주도의 혐오와 모욕을 줄기차게 당하고 있다. 기억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재난이고 참사다.


위안부 할머니, 징용 피해자, 고문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과거의 상처를 현재까지 오롯이 안고 산다.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게 없거나, 나쁜 쪽으로만 일하고 있어서다. 인권 피해는 어느 시대,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사후 대책을 통해 피해자를 위로하고 제대로 지원하고 기억할 때, 유사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피해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다. 운 나쁘게 피해자가 된다면, 뼈저리게 느낀다. 이건 국가가 아니다.


다른 사회를 준비하는 4·16 선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도, 세월호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희망이 있었다면 이름 없는 시민들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나눌 줄 아는 선하고 정의로운 이웃들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딛고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4·16 인권선언이 준비되고 있다. 풀뿌리 토론을 통해 집단적 지혜를 모으고 있다.


여기 우리가 버릴 나라가 있다면, 또한 우리를 버티게 하는 이웃들이 있다. 토론하고 모이고 꿈꾸고 연대할 자유를 버리지 않은 시민들이다. 당신 입장에서 ‘혼조차 비정상’이라 폄하됐지만 당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그들 말이다. 죽어도 이해할 수 없는 ‘혼’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2015년 11월 18일 한겨레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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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11/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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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악 위안부합의 입학금 아니되오!!

청년들이 대통령께 바치는

상소문 백일장 대회

 

언제 : 이천십육년 시월 스물둘째날 미시(14시)요

어디 :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1 연풍문 앞이오

시제 : 노동개악 위안부합의 입학금 3대 불가론을 펴시오

         상소문, 시 자유롭게 쓰시오

준비물 : (경복궁역 주변에 빌려주는 곳 많소 필수요)

대회진행

- 14시00분 : 상소문 백일장 대회 개회

- 14시30분 : 현장심사 및 장원발표

- 14시50분 : 시상식 및 우수작품 낭독

- 15시00분 : 단체사진 및 바이짜이찌엔

 

문의 : 청년참여연대 사무국 02-723-4251

목, 2016/10/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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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란다

대통령선거 정책 공약으로 표명했던 ‘2015한일합의 무효화’ 약속 이행 촉구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진정한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대통령선거 정책 공약으로 표명했던 ‘2015한일합의 무효화’의 약속을 이행하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한일합의 무효화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근혜 정부 임기동안 발생했던 수많은 적폐청사의 염원을 담아 수백만의 시민들이 광장에서 들었던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5월 9일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을 모아 치러졌던 선거를 통해 우리는 국민주권시대를 열어갈 새 대통령을 맞이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낸 많은 정책적 과오와 적폐 중 촛불광장 시민들의 분노가 가장 집중되었던 사안은 단연 일본정부와 비공개로 진행했던 2015한일합의 발표였습니다. 발표당시 양국정부는 2015한일합의는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이루었다며 일본정부의 공식사죄나 법적배상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한 채 피해자들은 배제시킨 채 그들의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 이후 오히려 일본정부는 한일합의 재협상 불가, 소녀상 철거의 입장만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개시하자마다 북핵 위협으로부터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일양국의 안보동맹과 양국의 국익발전을 중심에 놓고 한일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본의 각종 언론들도 2015한일합의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로 등록된 239명 중 현재 생존해있는 피해자는 38명에 불과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정의기억재단이 대선기간 확인한 바로는 2015한일합의무효화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은 문재인 대통령 뿐 아니라 대선에 출마했던 주요 후보들의 정책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국민통합대통령이 되는 그 첫 시작이 2015한일합의 무효화를 통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이 되길 기대하며 2014년 개최된 제12차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아시아 피해자들과 지원단체들이 공식채택한 요구사항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일본정부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책임을 인정하라.
1. 일본정부 및 일본군이 군 시설로 위안소를 입안, 설치하고, 관리.통제했다는 것, 
2.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위안부’/ 성 노예가 되었고, 위안소 등에서 강제적인 상황에 놓였다는 것
3. 일본군에게 성폭력을 당한 식민지 점령지,  일본여성들의 피해는 각각 다른 양태였다는 것. 또한 그 피해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
4. 일본군’위안부’/ 성 노예 제도는 당시의 여러 국내법, 국제법에 위반되는 중대한 인권침해였다는 것

 

일본정부는 이와 같은 사실과 책임 인정 위에 기반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라.
1. 사죄: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사죄할 것.
2. 배상: 사죄의 증거로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

3. 진상규명: 일본정부가 보유한 자료 전면공개, 일본 국내외에서의 새로운 자료 조사, 국내외의 피해자와 관계자의 증언을 조사할 것.
4. 재발방지조치: 재발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 
  - 의무교육 과정 교과서기술을 포함한 학교, 사회교육 실시 
  - 추모사업 실시
  - 잘못된 역사인식에 근거한 공인의 발언금지. 공인 외 발언에 대해서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반박할 것.

 

2015한일합의 무효화와 더불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2015한일합의를 추진했던 외교부와 여성가족부에 대한 정책방향을 새롭게 수립·이행하고 문제해결 과정에 26년이라는 시간동안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민간단체의 참여보장을 통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진상규명 및 역사교육, △피해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 및 기림사업을 통한 재발방지사업 추진,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개인에 대한 복지 등 지원사업을 통한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이루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2017년 5월 10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수, 2017/05/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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