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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삶이 없다면 일이 무슨 소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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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삶이 없다면 일이 무슨 소용일까?

익명 (미확인) | 월, 2016/01/11- 15:10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⑥ 삶이 없다면 일이 무슨 소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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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회사 제품은 하나도 사지 않을 거예요. 우리 아빠를 빼앗아갔으니까요.”
LG전자 프랑스 법인에서 일한 경험을 ‘한국인은 미쳤다!’는 제목의 책으로 펴낸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 씨가 재직 당시 아들에게 들었다는 말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서야 법인장을 지낸 2년 동안 휴가는 5일뿐이었고 토요일마다 출근했으며 일요일에도 격주로 일했다는 점을 돌아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깨달음은 그가 엘지전자를 그만두고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기로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자녀가 이런 말을 해봐야 “커서 아빠하고 결혼할래요” 수준의 철없는 소리 취급만 당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직장은 ‘균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균형이 없으면 지속성도 없다. 중심 잃은 자전거는 넘어지고 만다. 대표적인 경우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임신 및 출산, 육아, 자녀 교육(초등학생)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은 2014년 기준 197만7,000 명으로 54세 이하 기혼여성 중 20.7%를 차지한다.

이 두드러진 현상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은 여성들의 문제로 여겨지곤 한다. 심하게는 임금이 충분치 않거나 복지가 덜 갖춰진 직장에 다니는, 그러니까 ‘덜 노력했던’ 여성들의 문제로 치부되기도 한다. ‘가부장적인 한국 남자들’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이런 인식들은 모두 ‘균형’이 상실된 원인을 사회구조에서 찾지 않고, 개인 책임으로 돌릴 뿐이다.

‘일과 삶의 균형’, 일부 여성의 문제일까?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셋은 30대 후반의 비슷한 나이로, 1996~1997년 대학에 입학해 IMF 경제위기 여파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수차례 이직을 했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찾아가고 있다. 자녀 한 명씩을 두고 있으며 주양육자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이 중 한 명은 남성이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보다 정규직이 많을 때 취업했고,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 아르바이트나 학자금 대출에 극도로 시달리지는 않을 만큼 부모의 지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로써 돌아보고 싶은 것은, ‘일과 삶의 균형’ 문제로 위기를 맞고, 좌절을 겪는 것은 정말 ‘덜 노력한, 여건이 안 좋은 일부 여성’만의 일인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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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인터뷰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뉴스킨 코리아’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이 기업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 이명은(39)씨가 첫 번째 주인공이다.
뉴스킨 코리아는 화장품‧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네트워크마케팅 기업 뉴스킨의 한국법인다. 이곳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언론사 등에서 이 부문 1위로 선정된 일도 여러 차례다. 기업의 기본 가치부터가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할 정도다. 과연 어떤 곳인지 궁금하지만 먼저 이명은씨가 여기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IMF 위기 직후라 ‘어디라도 불러주는 데 취업하자’는 생각으로 입사지원을 했었어요. 의류회사였던 첫 직장을 1년여 다닌 뒤에야 비로소 ‘뭘 하면 재미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 때 찾아낸 곳이 이벤트 회사였다. 전시, 컨벤션, 제품 홍보 행사, 모터쇼 등을 대행하는 곳이었는데 4년간 다니며 확실히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더 일할 수는 없었다. ‘골병 들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바쁠 때는 2박3일 연속 일하며 사우나에만 잠깐 다녀오는 게 일상이었다. 친구 결혼식도 갈 수 없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쥐어짜듯 일한 끝에 행사를 치러내면 짜릿함도 있었지만 “이렇게 10~20년은 다닐 수 없는 직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 직장은 식품 분야 대기업이었는데, 이곳에서 4년 일하면서도 분명 “재미있었다”고 했다. 고객관계마케팅(CRM) 분야 경력을 쌓을 수 있었고, 업무에 따른 성과가 선명한 점도 동기부여가 됐다. 근무강도는 역시 심각했다.
“임원들이 9시30분에 회의를 하면 전날 매출 반영한 자료를 8시30분까지 만들어 당당 임원한테 브리핑 해야 하기 때문에 7시40분까지 출근했어요. 그런 날도 저녁 7시에 일어나면 ‘벌써 가?’ 하는 소리를 들었고요. 하루 12시간 근무가 당연한 환경이었어요.”

이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반년 남짓 쉬었다. 사회생활 시작한지 10여 년 만의 첫 휴식이었다. 근무강도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이씨는 “어느 정도까지는 연차에 따라, 노력하는 만큼 올라갈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사내정치가 작용했고 묘하게 여성은 배제됐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돌파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퇴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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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1위’ 꼽히는 이유

사표를 냈을 때는 막연했지만 쉬는 동안 결혼을 하게 되면서 다음 직장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직장을 계속 다니려면 어떤 기업이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했어요. 가구 하나 사면서도 100개를 넘게 보는데, 아이 낳아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 그보다는 더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했죠.”
짧게나마 경력단절이 됐던 셈이지만 다행히 CRM 경력을 인정받아 재취업에 성공했다. CEO부터가 여성인, 여성친화적 기업문화가 있는 패션기업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뒤 개인적 사정으로 한 번 더 옮긴 곳이 현재의 뉴스킨 코리아다.

어떤 근무환경이기에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꼽히는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제도적인 측면이 별다르지는 않았다. 정당한 이유 없이는 야근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특히 매주 수요일은 ‘패밀리 데이’로 회식도 하지 않도록 정해놓은 정도다.

이씨는 “그보다는 기업문화에서 차이가 크다”고 했다. 무엇보다 “여기서는 화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이전 직장에서는 상사가 욕하며 보고서를 던지고, 수화기를 집어던지는 일이 흔했지만 이 기업만 경험한 후배들은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 아니냐”며 믿지 않는다고 한다.
제품을 파는 기업이니 매출이 안 중요할 리 없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추궁하며 압박하지는 않는다. “서두르지 말고 함께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식으로 대응하는 편이다. 위계보다는 자율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내부경쟁이 심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승진에서 밀리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 반해, 이곳 문화에서는 ‘자리’가 중요하지 않은 편이라고. “팀장보다 나이 많은 매니저도 있고, 그보다 어린 임원도 있지만, 각자 자기 전문성 가지고 일하면 된다는 문화예요.”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직원들,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 ‘여기서라면 계속 일할 수 있겠다’는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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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거쳐 초원에 도착한 것 같은 이명은씨 상황에 비해, 이송아(39)씨의 고민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생활 초기 몇 차례 이직을 한 뒤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10년간 근무했던 그는 현재는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면서 중소 규모 자산운용사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직장 선배들 어떻게 사는지 보고 취업해야”

“저도 처음 취업할 때는 뭘 하고 싶은지 몰랐어요. 운 좋게 자산운용분야에 들어가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여성이 적은 분야다보니 어떻게든 살아남고 인정받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경제‧경영을 전공하지 않은 약점을 보완하려고 주말에는 대학원도 다녔고요. 야근, 회식, 대학원 수업으로 주 7일이 꽉 찼었죠.”

그렇게 ‘일과 삶이 일치된’ 삶을 살다가 결혼을 하고나서야 “일과 삶이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을 하고, 태어날 아이의 육아 문제를 고민하면서부터는 더욱 그랬다.
“저는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지금도 ‘전문성을 갖기까지 적어도 10년은 남들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헌신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겠어요. 저 스스로가 ‘다른 데는 몰라도 이 업계는 이렇게 일해야 살아남는다’고 동의하고 살아왔으니까요.”
그렇게 ‘올인’ 했지만 출산과 육아만큼은 남의 몫으로 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내 인생에서 일 못지않게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라는 깨달음과 동시에 “출산이 나쁜 일도 아닌데, 우리나라 같은 저출산 국가에서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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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 빠지면 다른 팀원들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 탓에 언감생심 육아휴직은 못 쓰고, 출산휴가 3개월만 채운 뒤 업무에 복귀했다. 친정 부모님이 도와주셨지만 아무래도 이전처럼 일할 수는 없었다. 조부모의 손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했고, 부모님도 점점 건강이 약해지셨기 때문이다. 아이를 데리고, 혹은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할 때도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데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 ‘딱 1년만, 약간의 여유만 줘도 이 고비를 넘기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으나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결국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나 “여유를 좀 줄 테니 다시 생각하라”고 붙잡는 이는 없었다.

이후,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기회가 닿아 단축근무를 경험했다. 바라마지않던 것이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이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거죠. 여성만이 아니라 그 남편이 다니는 기업까지, 사회 전반적으로요. 직장생활은 이 직원의 삶에서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 거예요. 더 넓게는 다양성과 선택권, 자율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는 거죠.”

단기간에 사회가 바뀔 수 없다면, 사회생활을 앞둔 사람들에게라도 꼭 말해주고 싶다고.
“은퇴할 때까지 삶의 100%를 일로 채울 게 아니라면, 업계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해요. 10년 이상 일하다가 다른 업계로 간다는 건 우리 환경에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니까요. 업계 선배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는지를 살펴본다면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또 “직업을 탐색하는 시기부터 노동시간은 얼마나 긴지, 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 개인에 대한 배려는 어느 정도인지 따지는 게 자연스러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래야 기업들도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 문화를 바꿔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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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아빠들, 뭘 잃고 사는지도 몰라”

서울 중구 스페이스노아에서 만난 이현종(39) 노무사는 육아를 위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남성이다. 전문적인 일을 하기 때문에 ‘직장단절’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긴 하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놓고 “왜 여성만 경력이 단절돼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은 해당 가정 내에서 내린 합리적 판단의 결과다. 부부 중에서 대체로 남성이 더 안정적이고 급여가 높은 직장에 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 연결된 많은 사회구조적 불합리성을 논외로 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택한 합리성이라는 뜻이다.

이씨의 가정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둘 다 대기업 직원이었지만 아내보다 이씨의 급여가 높았다. 그렇지만 아내가 육아휴직을 끝낸 시점에서 다른 양육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물론 굳이 찾으려면 다른 방법도 있기는 했을 것이다. 보통은 아내가 직장을 그만둔다. 그렇지만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이전 경력을 살리는 재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물론 남성이라고 재취업이 쉬운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그가 그만두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좀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아이를 안정되게 키우면서 여유 시간에 공부도 할 수 있으니까 1석 2조 아니냐고요. 그렇지만 역시 육아는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제 어머니가 도움을 주셨는데도 적응하기까지 많은 고비가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아이를 키우며 양육자가 얻는 대가도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아빠를 믿고 푹 잠드는 아이를 볼 때, 같이 산책하고 놀면서,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얻는 행복감과 안도감 말이다.
“돈 잘 벌고 잘 나가는 친구들은 아이가 다 크도록 제대로 함께 놀아보지도 못 하거든요. 삶에서 뭘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살아가는 거죠. 저는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드물게 아이와 교감해 본 아빠잖아요. 당장 돈 못 벌어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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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만일 남성의 육아 전담 기회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정책적으로 장려하면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본 남자들이 늘어나면 사회적으로 천천히 학습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남녀 차별, 성역할 갈등, 권위적이고 경쟁이 과도한 직장 문화 등도 달라져 갈 것이라는 의견이다.

노무사로서 이씨는 최근 정부여당의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노동시간을 주당 6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명기했다는 점에서 기업주들이 합법적으로 노동시간을 늘리도록 물꼬를 터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보육지원정책은 표류하고 있는 실태를 놓고 “시간도 안 주고 돈도 안 주면서 어떻게 아이를 키우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부 중에 한 명은 경력이 단절됐고, 나머지 한 명은 회사에서 쥐어 짜이는데도 그 원인을 사회에서 찾지 않고 서로 애를 더 봐주네, 안 봐주네 싸우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보다는 지금 노동법이 어떻게 개정되는 건지 보육 정책, 출산장려 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남녀의 동등한 문제

국제노동기구(ILO)는 1981년에 이미 ‘가족부양 책임 있는 남녀 근로자 기회 균등 협약’(156조)을 통해서 ‘일과 삶의 균형’은 남녀의 동등한 문제라고 천명했다. 폐기된 기존의 123호가 ‘가족책임이 있는 여성의 고용에 관한 권고’라는 이름이었던 것과 분명히 구분된다.

남성에게 유급 부모휴가를 준 최초의 국가인 스웨덴은 한 자녀 당 최장 480일의 부모휴가를 주는데, 주목할 부분은 이 중 60일은 한쪽 배우자가 다른 쪽에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한쪽이 최소 60일을 써야 480일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제도 덕분에 2012년 기준으로 스웨덴은 자녀를 둔 남성의 90%가 부모휴가를 사용하고, 부모휴가 일수의 전체의 24%를 남성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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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아씨의 말대로 우리는 저출산 국가에 살면서 왜 아이를 낳는 문제로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이명은씨의 말대로 우리는 가구 하나를 살 때는 100개를 살펴보면서 직업을, 직장을 택할 때는 왜 ‘삶을 영위하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곳인지’ 따져보지 않는 걸까? 왜 삶의 여러 가지 행복을 포기해야 했던 직장인들이 그런 구조와 문화가 유지되는 데 계속 기여하는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 장시간 노동, 오르지 않는 임금, 개인의 여건을 존중해 주지 않는 기업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 더는 감내하기 힘든 정도로 삶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아니, 잘 살기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바로잡으면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도 없다’, ‘놀 거 다 놀고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겠느냐’는 비판은 나온다. 이에 대해 이현종씨가 인터뷰 중에 냈던 의견을 전하면 이렇다.
“기업가들이 존경하는 고(故) 정주영 회장님의 말를 인용하고 싶네요. ‘해봤어?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라고 말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기 위해 연재 시리즈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용안정, 노동시간, 임금, 노동조합,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 등의 주제를 다뤘고 앞으로도 존중 등 측면을 더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기준을 세우면, 위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청소년‧청년들이 직업을 탐색하는 시기부터 “그 업계는, 그 기업은 좋은 일의 기준에 맞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고, 기업들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도저히 달라질 것 같지 않던 사회가, 그런 식으로 바뀌어 가면 전혀 다른 사회가 될지도. 해보지 않았으니까, 이제 한 번 해볼 만한 일이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_이우기(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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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쉬운 해고'를 '공정 인사'로 둔갑시켰다!

정부의 아전인수식 법제도 해석

 

이상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판도라의 상자가 드디어 열렸다. 지난 1월 19일 한국노총의 노사정 합의 파기 선언을 직접적으로 촉발시킨 원인으로 작용했던 일반해고 도입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내용을 담고 있는 정부의 '노동개혁을 위한 공정인사·취업규칙 지침'이 22일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 작년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선보인 '가이드북'이 이번에는 갑자기 '가이드라인(지침)'으로 바뀌더니, 보도자료의 발표 제목에서 '일반해고'가 어느새 '공정인사'로 둔갑했다. 애써 일반해고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피하고자 하는 꼼수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예상했던 바대로 정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가 추상적이고 모호해서 노사 모두 불확실성에 직면하기 때문에 법과 판례에 따라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기준과 절차를 명확화하고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지침의 취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결론은 "업무 능력의 결여와 근무 성적의 부진 등을 이유로 일반해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지만, 일반해고 지침의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를 둘러싼 노사, 노사정간 대립과 갈등이 향후에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사례를 언급하면서 일본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노동법 체계의 준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법제도 및 판례의 최근 변화 양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고용 보호가 가장 강한 나라에 속하는 독일조차 저성과 및 나쁜 성과(Minder- und Schlechtleistung)를 노동자의 개인적 사유에 근거한 해고 사유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몇몇 판결에서 상당히 엄격한 전제 조건들을 부여한 상태에서 예외적으로 해고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또한 독일은 우리와 달리, 해고 조치의 전후 단계별로 촘촘한 고용 안정 조치들을 법제도적으로 잘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할 때 저성과자의 해고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독일 사례를 언급하는 것은 맥락이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독일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전혀 다른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고용보호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인 독일조차 민법, 해고 보호법, 기업 조직법 등 다층적인 법제도를 통해 해고에 대한 사용자의 오남용 행위를 막고 있으며, 고용 조정에 대한 노동자의 개입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개별적, 집단적 해고에 대한 보호 지수가 OECD 평균보다 못할 정도로 고용 안정성이 낮고, 평균 근속 연수가 5~6년에 불과할 정도로 직업 안정성도 낮은 우리나라에서 업무 능력과 실적 미비 등을 사유로 한 저성과자 해고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해고 '자유화'를 의미한다.

정부와 사용자는 일반해고 도입의 명분을 노동위원회와 법원 등을 거치면서 장기화되는 부당해고 소송의 증가 추세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엉뚱한 변명이다. 오히려 정부가 일반해고 도입을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이유가 일상적 구조조정의 차원에서 합법적인 고용 조정이 필요하고 희망퇴직과 명예퇴직 등과 같은 조치도 추가 비용 부담이 유발된다는 재벌 대기업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둘째, 정부는 저성과자로 인한 해고가 법률적으로나 판례를 볼 때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법제도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 노동부가 자주 인용하는 국내 판례는 주로 해고 처분이 아니라, 인사권 행사(승진누락, 성과급 미지급, 대기발령 등)에 국한된 경우이며, 징계해고와 같이 행위적 이유에 의해 발생한 해고라고 하더라도 실적 부진만으로 근로계약 해지(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 사실상 능력 부족이나 적격성 문제 등 개인적 사유로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독일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법률적 근거에 의하면, 행위적 이유로 인한 해고가 아니라, 저성과를 초래하는 개인적 사유에 의한 해고는 상당히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우선 해고 예고 시 노동자 본인과 노동자 대표(사업장 평의회)의 설명 보고 및 이의 제기권이 보장되고, 성과 판단의 기준과 내용, 절차와 영향 등 성과 체계 전체에 대한 노동자 대표의 참여권, 특히 공동 결정권이 부여되고 있다. 또한 해고 정당성을 다투는 소송 절차에서 사용자의 증빙 의무는 상당히 엄격하다.

독일연방노동법원 판례에 따르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성과가 '현저하게'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노동자의 책임 소재라고 판단할 수 있는 계약 위반 사실이 '분명하게' 증거로 제출되고, 이러한 저성과 문제로 인해 기업에 '명확한' 피해가 발생하고 이러한 손실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용자가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들이 모두 논증되어야만 해고 정당성이 유효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셋째, 정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해고 사유가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해서 노사 모두 불확실성에 직면함으로써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일반해고의 도입은 굳이 입법조치가 아니라, 행정지침 방식으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조차 해고의 '정당한 이유'(근기법 23조 1항)를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자의 귀책 사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근로 계약상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면, 굳이 저성과의 개념 규정을 고집하는 정부의 의도가 오히려 의심스럽다. 그래서 독일 또한 저성과의 기준으로 '성과 중간치', 혹은 '평균치'에 대한 애매한 규정을 열거하기보다는 민법상의 "중간 수준의 형태와 수준을 나타내는 성과"라는 개념을 준용하고 구체적인 적용은 기존 판례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또한 행정지침을 통해 새로운 해고 제도를 도입하고 현실에 적용하려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이며, 행정부의 월권 행위에 해당한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반해고 지침을 밀어붙인다면, 정부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렇게 행정지침을 남발하는 것은 정부가 그렇게 비판하던 해고 소송의 장기화와 중복을 오히려 더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정부는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도입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오남용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에서 일반해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를 수차례 강조하였다. 평가 제도의 설계에 노동자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평가 방법의 객관성과 평가 실행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갖추고 있다고 강변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인사고과제도는 노동자의 공정한 참가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사실상 인사고과제도와 유사하게 운영될 것으로 보이는 성과평가제도는 경영 특권으로 사용자의 권한으로 귀속될 것이며, 성과 평가의 기준과 절차에 있어서 노동자의 개입력과 영향력은 사실상 미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마 독일 사례를 참고로 하여 저성과자에게 재기의 기회로 부여되는 재교육과 배치 전환의 가능성은 굳이 일반해고의 도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용 안정 수단으로서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조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전권 하에서 만들어지고 실행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을 고려하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 

이상과 같이 2016년 벽두부터 정부는 한국사회에서 고용 '유연화' 수준을 넘어서는 가히 해고 '자유화'라고 할 수 있는 '일반해고'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노동자의 개인적 귀책 사유에 근거한 해고를 합법화하는 이번 지침이 만일 시행된다면, 근로계약의 해지 상황에서 노동자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을 것이다. 경영상의 사유로 정리해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할 권리, 즉 고용안정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노동자의 개인적 사유에 따른 해고에 대해 사회적 보호와 배려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으로 인해 민주노총, 한국노총, 청년유니온 등 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대응하고 있지만, 사회적 저항으로 승화되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일반해고 도입에 대한 노동자의 대응이 촉발되고 이러한 대응이 물꼬를 열어 국민적 저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양대 노총이 제 시민사회 세력과 얼마나 제대로 사회연대 전선을 구축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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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2/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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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조건과 고용불안의 현장, 바로 우리 아파트일지 모릅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웃음 짓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도 웃음이 번지는 아파트가 될 수는 없을까요? 희망제작소가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문제 해법을 찾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월, 2016/02/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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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아래쪽 끝자락 경기도 안산까지 내려가면 2개의 거대한 제조업 공단이 나온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그것이다. 두 공단은 행정구역으론 안산시와 시흥시로 나뉜다.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상록수역에서 불과 다섯 정거장 떨어진 안산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으면 10분 만에 반월공단이 나온다. 안산시 반월공단엔 15만 명, 시흥시 시화공단엔 10만 명이 고용돼 일한다. 두 공단은 편법, 불법 파견 천국이 된 지 오래다.

전국의 2천여 파견회사 중 312개(안산 229개, 시흥 83개)가 이곳에서 성업 중이다. 전국의 파견노동자 12만 명 중 2만 명이 두 공단에서 생계를 이어간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두 공단 안에서 벌어지는 감시와 통제, 노동기본권 제약은 60~70년대에나 있을 법한 무법천지다. 작업 중 화장실이나 물 마시러 가는 걸 통제하는 건 기본이고, 휴대폰은 출근과 동시에 압수하고, 팀장이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제품 도난을 핑계로 가방과 사물함을 검사하고, 하루 종일 차에 태워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 시키기 일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엔 통근버스도 작업복 색깔도, 사물함 이름표 색깔조차 다르다. 구내식당에서도 작업복 색깔에 따라 따로 먹는다.

반월공단 휴대폰 조립회사에 다니는 40대 후반의 A씨는 좁아터진 탈의실을 출퇴근 시간 지옥철에 비유했다. A씨는 “출근하자마자 3층으로 된 사물함 100여 개가 놓인 4평 남짓 좁아터진 탈의실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지옥철보다 더 힘들다. 파견 사용업체는 파견노동자를 위한 공간 확보엔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하루 공장 셋 돌며 ‘뺑뺑이 노동’

40대 중반의 여성 파견노동자 B씨가 겪는 사연은 더 기막히다.

200여 명이 일하는 반월공단의 한 공장에 들어간 지 며칠 만에 일하는데 관리자가 와서 나오래요. 차를 타래요. 탔는데 설명도 없이 ‘용인’엘 가요. 불량 났다고 거기서 출장 선별하래요. 가방도, 물통도 없이 슬리퍼 신은 채 끌려갔어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독일 유명회사 제품이었어요. 종일 양치도 못 하고 짜장면 시켜 먹었어요. 며칠 있다 또 차타래요. 이번엔 얼른 가방부터 챙겼더니, 반장이 ‘가방 왜 챙기냐’며 빨리 가라고 해 가방도 놓고 왔어요. 차 타고 가서 5시 반 정규시간까지 일했어요. 거기 과장이 퇴근 시간에 데리러 왔는데, 원래 공장으로 안 가고 ‘수원’의 또 다른 공장으로 갔어요. 이 공장에서 잔업 하래요. 저녁도 못 먹고 물만 먹고 잔업까지 마친 뒤 원래 공장으로 가서 카드 찍고 퇴근했어요. 그 회사는 한 달 만근수당이 있어서 딱 한 달 채우고 관뒀어요. 그런데 10일 뒤 나온 월급명세서엔 만근수당이 없었어요. 화가 나 전화로 따졌더니 ‘두 분이 같이 관두셔서 제가 얼마나 혼났는 줄 아냐. 그러고도 수당까지 받으려고 하냐’고 했어요.

작업 장소도 알려주지 않고 하루에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작업시키는 건 파견노동자의 몸과 정신이 모두 회사 소유하라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은 지난해 9~12월 두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월담은 설문에 응한 150명 가운데 12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두 공단엔 감시와 통제, 폭언과 폭행, 노동기본권 제한, 불합리한 작업지시, 괴롭힘과 차별 등 다양한 형태의 가부장적 작업장 문화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월담은 무리한 생산량 설정과 이를 위한 무리한 작업지시의 배후엔 두 공단을 하청기지로 활용해온 대기업의 횡포가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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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문자로 다음 날 아침 8시 출근 지시

파견회사는 언제든 노동력을 공급받도록 대규모 파견시장을 키워놓고 저녁 6시나 밤 9시 반에도 휴대폰 문자로 다음날 아침 8시 출근을 지시했다. 위 사진 왼쪽엔 저녁 6시에 다음날 아침 출근을 지시하면서 ‘대기자가 200명이니 개인사정으로 출근 못하면 파견회사로 알려달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은 밤 9시 반에 출근지시하면서 문자로 작업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법 위반 사례도 부기지수다. 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엔 파견노동을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반월시화공단엔 ‘임시/간헐적’이란 단서를 악용해 불법파견이 성행 중이다. 너무나 상시적인 일에 너무도 많은 파견노동자가 일한다. 회사는 노동자에게 불법파견 은폐도 종용한다.

파견법 5조 (근로자파견대상업무 등) ①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②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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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공단으로 들어가는 안산역 앞엔 파견업체 간판이 즐비하다. 5층짜리 한 건물에 10개의 파견회사가 입주한 곳도 있다. ‘근로자 파견전문’이란 커다란 입간판을 단 한 파견회사는 입구에 ‘생산직’ 파견이라고 아예 써 놨다(위 사진 오른쪽). 이들에게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을 금한다는 파견법 조항 따윈 소용없다.

세금과 노동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업체 이름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에 있는 파견업체 ‘잡플러스’는 1년 뒤 ‘포맨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 색깔을 붉은색에서 남색으로 바꿨다.(아래 사진) 같은 건물에 있는 ‘우리 솔루션’은 1년 뒤 ‘우정 솔루션’으로 바꾸면서 ‘리’를 ‘정’으로 바꿔 달았다. 하얀 간판에 붙은 전화번호도 그대로다.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 ‘우리’라는 글자는 채 바꾸지 못해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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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 수시교체, 간판 비용 아까워 A4용지 붙여

또 다른 파견업체는 제조업 파견이 원칙적 불법인 걸 알고 ‘도급’ 노동자를 모집한다고 유리창에 흰 글씨로 새겼다. 이 업체는 수시로 바꾸는 회사 이름에 따라 간판 교체할 비용을 아끼려고 A4 복사용지로 바뀐 회사 이름 ‘㈜00잡스’를 출력해 유리창에 붙였다. 물론 이 회사도 진성 도급보다는 불법 파견도 개의치 않고 수행했다.

안산 일대에서 파견노동자로 수년 동안 일해온 이숙영 씨(30)는 “하도 회사 이름이 자주 바꿔 내가 소속된 회사 이름도 모른 채 일하기도 했다”고 했다. 4대 보험을 신청하려는 이 씨에게 회사는 아래 사진처럼 ‘연기 신청서’ 작성을 유도했다. 4대 보험은 5인 이상 사업장 모든 노동자가 의무가입해야 하지만, 본인이 희망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악용해 파견회사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등 공적 보험 가입을 미루는 편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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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열 가족, 파견노동시장

한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 100여 명이 십여 개 파견회사 소속으로 나뉘기도 했다. 50대 파견노동자가 찍은 공장 안 출근카드함 사진을 보면 이름표마다 노란, 빨간, 분홍, 초록, 회색 스티커가 붙여 소속회사와 정규직/비정규직 신분을 구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공장에 5개월째 다니던 김은선 씨(51)는 “직원 150여 명이 일하는 한 공장에 ‘한 지붕, 열 가족’으로 다른 파견회사 소속 노동자가 뒤엉켜 일한다”고 했다.

파견회사가 불법과 편법을 조장하는 또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김 씨는 “파견회사가 지난해 4월 내게 전화해 ‘3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했어요. ‘혹시 (노동부에서) 전화 와서 거기 다니느냐고 물으면 4월 12일 자로 그만뒀다’고 말하래요.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그 공장에 불법파견 조사 나왔던 거죠”라고 말했다. 생산직 직접공정에 파견노동자가 버젓이 일하는 걸 감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장은 “파견노동자들이 스스로 원해 파견을 하고 있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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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고용노동부의 방조와 묵인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노동인권 침해의 진짜 원인은 독점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다단계 하청구조”라며 “대기업이 성장의 단물을 대부분 가져가는 이런 산업구조에서 하청업체가 살길은 비정규직을 쥐어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 2016/02/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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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서명 운동

실명 위기 놓인 하청 노동자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설 연휴 직전인 지난 4일 삼성전자 3차 하청 업체 20대 파견 노동자 4명이 메틸알코올 중독으로 이 중 3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짧게는 8일에서 길게는 3개월 정도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들은 보호 마스크나 환기 시설도 없이 장갑도 끼지 않고, 자신들이 다루는 것이 무슨 물질인지 모른 채 일했다. 20대 노동자 4명 중 두 명은 두 눈이 실명 위기에 처했고, 1명은 이미 한쪽 눈은 실명했으며 한쪽은 시력이 손상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메틸알코올은 잘 알려진 독성 물질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메틸알코올 중독으로 1월에는 인도에서 29명이, 11월에는 터키에서 26명이 사망했다. 널리 알려진 독성 물질이기에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안전 교육, 안전 장갑, 보호의, 보호 마스크 지급 및 환기 장치 설치 등이 의무화되어 있고,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처벌 조항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업주는 아무런 조치 없이 일을 시켰고, 정부의 감독은 완전 사각지대에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전자산업의 다단계 하청으로 삼성전자의 3차 하청 업체였으며,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에서 제외되는 50인 미만 사업장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법 파견 사업장이었다는 것이다. 제조업 직접 공정은 파견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일시적, 간헐적 사유로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 조사 결과, 해당 사업장은 일시적, 간헐적 사유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파견 노동자를 사용했고, 파견 업체 또한 무허가 업체였던 것이 드러났다. 재벌 대기업의 위험 업무의 외주화, 불법 파견, 안전 보건 관리의 사각지대인 소규모 사업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참혹한 사고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이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천을 비롯한 전국의 국가 지방 산업단지 공단 내 사업장이 모두 '하청 업체, 불법 파견, 소규모'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각종 맹독성 화학물질을 다루며 위험 작업을 하면서 방치되어 있다. 이번의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한 노동자의 치료 과정에서 의사가 노동부에 신고를 하고, 점검을 하면서 알려진 경우이나,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동일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실명을 하고, 중추 신경계 마비가 왔으나 방치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4월부터 광주에서는 남영전구의 수은 중독으로 떠들썩했다. 형광등 생산의 대표 기업인 남영전구 광주 공장의 설비 철거 과정에서 철거 작업, 운반 작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집단 수은 중독이 발생한 것이다. 80여 명의 노동자들이 수은 중독 피해를 입었고, 이중 12명은 산재로 인정받았다. 장비, 운반 종사 등 상당수 노동자들은 산재 보험 적용이 안 되는 특수 고용 노동자였고, 대부분의 노동자가 치료비 정도만 지원받은 상태이다.

 

수은 또한 너무나 잘 알려진 맹독성 물질이다.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도 나오는 '미나마타 병'이 대표적이다. 1956년에 일본의 미나마타 지방의 질소 비료 공장에서 버린 폐수가 바다로 흘렀고, 그곳의 어패류를 먹은 주민들이 집단 수은 중독에 걸려. 중추 신경계 마비, 경련, 사망으로 1956년에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공식적으로 2265명의 환자가 확인되었고, 사람뿐 아니라 동물, 물고기 떼죽음 등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국제 사회는 수은 중독에 대처하기 위해 2020년부터 수은 제품의 제조와 수출입을 금지하고, 수은을 관리하는 '미나마타 협약'을 마련했다. 2013년 140개국 대표가 미나마타 협약을 채택 2016년 발효되며, 한국도 2014년 이 협약에 서명했다. 

 

수은 중독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1988년 온도계 공장에서 수은 주입 작업을 했던 15세 문송면 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수은 중독이다. 원진 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과 함께 노동 현장의 안전 보건의 심각성을 알린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위험성이 너무도 잘 알려진 수은 중독이 2015년 세계 11위 경제 규모를 가진 한국에서 발생했다.

 

이 문제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남영전구-우리토건-ㅅ 건설-(주)에코산업-심장'으로 이어지는 4단계에 걸친 다단계 하도급이 원인이었다. 남영전구는 수은 폐기물을 적법한 처리도 하지 않았고, 매립해왔으면서, 자르면 수은이 뚝뚝 떨어지는 생산 설비 철거 작업을 하면서 철거 업체에 수은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결국 몇 단계에 걸친 도급을 거쳐 맨 마지막에 일하던 노동자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보호구나 장치도 없이 일하다가 수은 중독에 걸린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문제가 커지면서 노동부가 감독에 나섰으나, 현행의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수은은 도급인가를 받아야 하는 유해 위험 업무이지만, 철거 작업은 도급 인가나 원청의 책임을 묻는 어떤 조항에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미나마타 협약을 체결했으나, 주무 부서인 환경부는 그동안 수은에 대한 관리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남영전구는 30년 동안 형광등을 생산했지만 단 한 번도 신고하지 않고 생산을 해왔다. 더욱이 수은의 경우에는 철거 후 운반된 수은이 포함된 고철, 수은을 매립한 땅, 수은이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는 하천 등 그 지역 주민 전체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미 절반을 넘어선 한국의 비정규직의 심각성은 재벌 대기업에서 더욱 심각하다. 노동부의 2015년 고용 형태 공시제 조사 결과 300인 이상 대기업 3019개 소속 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39.5%다. 300인 이상 기업 간접 고용 노동자 중 92%가 1000인 이상 기업에 분포, 10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 가운데 41.4%가 비정규직이다. 10대 재벌 기업은 더욱 심각해서 현대중공업은 66.7%, GS는 56.1%, 포스코는 50.2% 등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안전 보건 투자는 오히려 전체 사업장 평균 이하로 심각한 수준이다.

 

1년 반 동안 17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죽음의 공장으로 불렸던 당진 현대제철도 마찬가지이다. 아르곤 가스 질식 사고로 5명의 노동자 사망이 일어나 노동부 특별감독이 진행되던 해에 수천 건의 법위반과 더불어 당진 현대제철의 안전투자가 0원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이번에 메틸알코올 중독이 발생한 삼성전자는 직업병 사망자 발생과 더불어 불산 누출 사고 당시에도 1000여 건이 넘는 법 위반이 적발되었고, 화학 물질을 다루며 수만 명이 일하는 공장에 전담 보건관리 조직이 없었다. 그러나, 노동부는 화학 물질을 관리하는 보건 관리자 선임에 대한 사업장 감독도 부실했고, 미선임으로 적발되어도 300만 원 내외의 과태료에 그쳐, 사업장에서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도 관리도 교육도 없었다.

 

하청, 파견 등 비정규직 고용의 문제는 노동자의 임금, 고용의 불안정성뿐 아니라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미 중대 재해의 40%가 하청 노동자 사망이다. 더구나 2차, 3차 하청으로 이어진 화학물질 취급의 문제는 노동자 사망과 더불어 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도 심대한 타격을 준다. 그러나, 노동부는 유해 위험한 업무에 상시 고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도급과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준비했다가 경총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철회했다. 방사선, 화학 물질, 설비 보수 업무 등 치명적인 유해 위험 업무의 도급을 금지하고, 안전보건관리자를 원청에 선임의무를 두게 하는 등 원청의 의무를 강화하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반영한 법 개정안과 하청 노동자 산재 사망을 포함하여 산재 사망과 일반 재해에 대한 기업의 처벌을 강화하자는 '중대 재해 기업 처벌법' 청원 입법은 국회에서 심의도 열리지 못하고 법안 폐기의 운명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자의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며 뿌리 산업에 파견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를 협박하고 있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며 대한상의와 경제 단체가 주도하는 서명 운동에 대통령이 직접 서명에 나섰고, 강제적 서명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도 안산의 반월 시화공단을 방문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게 파견법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피를 토하면서 연설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그 시각 한국의 대표적인 삼성전자 3차 하청업체에서 불법 파견으로 일하던 앞길이 구만리인 20대 청년 노동자들은 메틸알코올 중독으로 실명 위기에 빠졌다. 이미 차고 넘치는 공단의 불법 파견도 모자라 파견을 확대하는 파견법 통과는 노동자들의 피를 토하게 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길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화, 2016/02/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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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설문조사에 1만5천 건이 넘는 응답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글의 조회 수는 종종 1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희망제작소가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로그를 통해 연재한
‘좋은 일 공정한 노동’에 쏟아진 관심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은 일’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설문조사의 응답 내용이었습니다.
높은 임금이나 정규직 여부보다 노동시간의 길이와 삶의 질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는 ‘고용안정, 직무‧직업 특성, 개인의 발전, 임금,
근로조건, 관계’ 등 일의 6개 측면을 제시하고 내용을 설명한 뒤,
그 중 ‘좋은 일의 가장 중요한 조건’ 하나를 꼽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근로조건(근로시간, 개인 삶 존중, 스트레스 강도)이라는 응답이
48%나 나왔습니다. 고용안정(16%), 직무‧직업 특성(13%), 임금(12%),
개인의 발전(7%), 관계(4%) 순서로 다른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열 명 중 네 명(39.9%)은 조건이 나은 직장(임금 측면 제외)이라면,
임금이 현재보다 줄더라도 옮길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일 자체의 내용’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설문에 응답한 이들이 주로 젊은 층이고 인터넷 사용자들이라는 데 주목합니다.
다음 세대의 ‘일’과 ‘일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을 통해 단지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보람과 재미도 함께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수가 된 것입니다.
앞으로는 일과 삶의 균형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또한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 경영에서도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도록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이 가운데 특히 정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바로 오늘,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를 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설문에 응답한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복면 좌담회’ 결과도 발표합니다.

또한, 전문가들이 ‘좋은 일’ 확산을 위해 우선으로 필요한 정책 및 법안을 제시합니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강성태 교수,
경향신문 강진구 논설위원(노무사),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세종대 김혜진 교수 등이 참석합니다.
다음 세대에게 맞는 일자리 정책에 대해 얼마나
단순명료한 제안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 자세히 보기☞클릭)

세상은 흔들리고 기우뚱거리다가도 다시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함께 ‘좋은 일’에 대한 기준을 찾아보고 반전시킬 기회를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이원재 드림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길을 고민하며 쓴 ‘이원재의 희망편지’는 2주에 한 번씩 수요일에 발송됩니다.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이원재의 희망편지’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주세요.

수, 2016/02/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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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한 번째 책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한다>
국제노동기구 이코노미스트 이상헌이 전하는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

main_hopebook 21

딱딱하고 냉정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개념은 수치와 그래프 거기에 정교한 모델까지 더해져 높디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성과 같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성을 허물어뜨린다. 저자의 대학 동기는 그에게 경제학이 아니라 문학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인간적이고 성찰적이며 때론 말랑말랑하고 울컥울컥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물론 경제현상을 냉철히 바라보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이 경제와 노동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확고해진다.

시작은 소소하다. 노란 월급봉투, 우유배달, 화장실과 같은 일상적인 키워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이 사람, 노동자와 만나 조금씩 비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와 같은 의문이 한숨에 섞여 토해진다.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그 바탕이 저자가 스스로 말하듯 ‘성장과 주류’라는 경제학의 중심 프레임과 불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불화는 아름답다. 그는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땀내 나는 노동을 기억한다. 주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칼질에 피폐해진 다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막무가내 경제논리에 가라앉은 이 땅의 아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한다.

그는 노동만을 이야기하지도 경제학만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건조한 숫자 안에 담긴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번번이 어긋나는 노동과 경제학을 안타까워한다. 나는 그 길을 어떻게 맞닿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없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내가 반드시 가져가야 할 질문이 남았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 [email protected]

금, 2016/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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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한 번째 책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국제노동기구 이코노미스트 이상헌이 전하는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

main_hopebook 21

딱딱하고 냉정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개념은 수치와 그래프 거기에 정교한 모델까지 더해져 높디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성과 같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성을 허물어뜨린다. 저자의 대학 동기는 그에게 경제학이 아니라 문학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인간적이고 성찰적이며 때론 말랑말랑하고 울컥울컥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물론 경제현상을 냉철히 바라보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이 경제와 노동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확고해진다.

시작은 소소하다. 노란 월급봉투, 우유배달, 화장실과 같은 일상적인 키워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이 사람, 노동자와 만나 조금씩 비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와 같은 의문이 한숨에 섞여 토해진다.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그 바탕이 저자가 스스로 말하듯 ‘성장과 주류’라는 경제학의 중심 프레임과 불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불화는 아름답다. 그는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땀내 나는 노동을 기억한다. 주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칼질에 피폐해진 다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막무가내 경제논리에 가라앉은 이 땅의 아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한다.

그는 노동만을 이야기하지도 경제학만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건조한 숫자 안에 담긴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번번이 어긋나는 노동과 경제학을 안타까워한다. 나는 그 길을 어떻게 맞닿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없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내가 반드시 가져가야 할 질문이 남았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16/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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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노동․일자리공약 평가토론회> 개최

원내 4당의 노동․일자리공약, 전반적으로 부실하고 구체성 떨어져

집단적 노사관계, 노동권에 대한 공약은 전무에 가까워

새누리당, 노동개악을 지속 시도하고 현실성 없는 일자리 공약 남발

더불어민주당, 시급한 공약 다양하게 제시, 지표에 매몰되지 않아야

국민의당, 시급한 현안에 대한 대안 인식이 현저히 떨어짐  

정의당, 현실을 직시한 공약이 대다수, 재원확보방안 마련 등 필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이하 민변 노동위), 참여연대는 오늘(3/22)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대 총선 노동·일자리공약 평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노동․일자리 정책공약을 세 가지 기준(가치성/구체성/적실성)으로 검토하고 평가했다. 

 

이번 토론회는 19대 국회의 원내정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정책공약을 평가대상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길채 전문위원, 국민의당의 이태흥 정책실 국장, 정의당의 정경은 정책연구위원이 참석하여 각 당의 정책공약을 설명하고 질의응답했으며, 새누리당은 불참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동시장분야’를 검토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의 2012년 대선 공약이 일자리 지키기와 질에 대한 공약을 포함했던 것과 달리 일자리 증대 공약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김 선임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의 <해외진출 기업 국내 U턴>, <컨텐츠 관광 활성화> 등으로 일자리가 50만개, 150만개 늘어난다는 주장은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이며 청년 일자리 공약도 실효성 없는 공약이라면서, 정부 노동정책 연장선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과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것조차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2012년 대선 당시의 공약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청년, 여성,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일자리 공약도 새누리당보다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 증대 방안의 경우, 주요 정책수단(실 노동시간 단축,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청년고용할당제)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양극화해소방안인 777플랜(가계소득비중,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 70% 달성)에 대해서는 목표치를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성격이 비슷한 지표를 나열하는 대신 고용률, 노동소득분배율, 노동시간과 같은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였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정책 전반을 조망한 공약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가치성과 적실성 부분에서는 부분적으로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노사관계 관련 공약을 망라하고 있으며 다른 정당에 비해 대안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국민월급 300만원, 정액인상 70만원’ 등과 같은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김혜진 경실련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사관계 분야’에 대한 발제자로 나섰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노동자들의 집단적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사관계 관련 공약은 전혀 없다면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 근거한 평가가 불가능하며,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통과라고 보는데, 현재 주요공약에서 노사관계가 누락되어 있’는 점을 지적하며,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던 것을 20대 국회에서는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그 실현의 의지와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사관계에 대해 전체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만 제기한 것으로 볼 때, 노사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은 노동자들의 참여와 권익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가치성이 있지만 추진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한국사회 노사관계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적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한국사회가 당면해 있는 노동현안을 해결하고 노동자의 참여와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총체적인 공약을 제시되어 있으며 가치성이 충족된다면서, 노동자의 요구와 필요를 충분히 담고 있어 적실성도 어느 정도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재원확보방안과 관련하여서는 공약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류하경 민변 변호사는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동법 분야’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에 대한 공약은 없다고 보이기 때문에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법안’에 대한 입장과 정책이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제1야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노동자의 기본권에 대한 책임의식이 현격하게 결여되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 관련 입법정책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평가할만한 지점이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과 현시점에서 노동자 보호에 대한 핵심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 바람직한 공약으로 판단하지만, 입법의 세부내용과 의회진출을 통한 현실화는 향후 판단할 과제라고 평가했다. 류 변호사는 사실상, 정의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노동과 관련한 입법정책이 전혀 없거나,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호정책을 입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늘 토론회를 개최한 3개 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서 “20대 국회가 노동자·서민을 위한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19대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의 입법을 원천폐기할 것을 촉구”했으며,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제도의 사각지대를 정비해야 하며 이와 함께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3개 단체 관계자들은 오늘 토론회에서 발표한 평가내용과 토론·제안들을 종합·정리하여 각 당의 정책위원회에 전달하여 올바른 정책 수립과 이행을 촉구할 계획을 밝혔다.

 

 

화, 2016/03/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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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고용불안의 현장 바로 우리 아파트일지 모릅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웃음 짓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도 웃음이 번지는 아파트가 될 수는 없을까요?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고용문제 해법을 찾는 사다리포럼에 참석하셔서 함께 공론의 장을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수, 2016/03/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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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목적 및 배경

–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의한 지속적인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발생 → 현재 청소노동시장의 대다수인 용역시스템에서 기인
–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에 도입된 고용유연화 정책이 비용절감의 방식으로 간접고용시장에서 악용
– 간접고용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이로 말미암아 직접 사용자가 더 나은 이익을 볼 수 없고 비용만 발생한다면
  한층 더 나온 고용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 이에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고용안정과 임금 상승, 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하고 청소서비스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는 대안고용모델의 도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보이고자 함
– 본 연구는 문헌 연구 및 통계 분석, 사례 분석, SWOT 분석 및 정책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실행 가능한 대안고용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직접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실행연구(action research)의 형태를 띠고 있음

목차

연구요약

Ⅰ. 서론
1. 연구목적 및 배경
2. 연구방법

Ⅱ. 청소노동자 고용실태 분석
1.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현황
2.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현황
3.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형태와 문제점

Ⅲ. 대안 고용 모델 적용사례 분석 및 SWOT 분석
1. 대안 고용 모델 적용사례 분석
2. 각 대안 모델에 대한 SWOT 분석

Ⅳ. 대안 고용 모델 도입에 대한 정책네트워크 분석
1. 사다리포럼
2. 정책네트워크 분석
3. 정책행위자 간 상호작용 방식
4. 정책 산출

Ⅴ. 고용 모델 전환을 위한 Road map 도출
1. 문제해결 접근법
2. 사다리포럼의 전개 과정
3. 변화 가능한 현장 발굴
4. 경희 모델과 소셜 벤처의 실험
5. 그동안 축적된 경험의 활용
6. 전환 프로세스에 대한 제언: 사회적 대화와 사회혁신

Ⅵ.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월, 2016/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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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한화테크윈이 회사 관리자를 동원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의 노조탈퇴를 시한까지 정해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연말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리자가 노조원들에게 노조탈퇴서 양식을 전해주는 등 탈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6월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한화테크윈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지만, 노조는 여전히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에는 금속노조 외에도 기업별 노조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회사간부가 노조원에게 ‘노조 탈퇴서 양식’ 전달

2016040201_01

한화테크윈 창원 본사 소형생산 그룹의 반장 정 모 씨는 지난해 연말 노조를 탈퇴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노조를 탈퇴한 정 모 반장에게 카카오톡으로 확인한 결과 금속노조 탈퇴서 양식을 상사인 “허 모 직장에게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형생산 그룹의 김 모 반장도 노조의 확인 문자에 “(허) 직장님 한테 구해달라고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허 모 직장은 노조의 확인전화에 “노조원이 노조탈퇴서 양식을 달라고 해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소형생산 그룹 내 강 모 반장은 노조탈퇴서 확보 경위를 묻는 노조의 카카오톡 문자에 “파트장이 이면지에 적어라고 주었어요”라고 답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간부가 해당 파트장에게 전화로 노조탈퇴를 종용한 사실을 묻자 이 모 파트장은 “(노조탈퇴) 이야기를 하는 거지”라고 말하며 탈퇴 얘기를 꺼냈지만 종용하진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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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반장급 노조원을 상대로 상급자인 직장과 파트장들이 노조 탈퇴서 양식을 전해주는 행위만으로도 명백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밝혔다.

반년새 금속노조 노조원 250명 탈퇴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하반기 ‘일일 현황’보고를 통해 부서별 조합원 가입현황을 기업별노조와 금속노조, 미가입으로 나눠 날마다 관리하면서, 반장급을 중심으로 금속노조 탈퇴에 집중해왔다. 실제 지난해 6월 29일 한화그룹 인수 직후인 7월말 1,243명이던 금속노조원은 지난해 연말 1,021명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 언론보도 직후 회사는 부서별 노조원 숫자를 기업별노조와 금속노조, 미가입으로 나눠 매일 보고하던 것을 멈췄다.

그러나 노조 녹취록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올 들어서도 탈퇴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역시 창원 3사업장 시설관리팀 한 파트장은 지난해 2월 15일 노조원 안 모 씨를 만나 “(탈퇴) 시한을 달라는 대로 주겠다. 3월 중순까지 생각해라”고 시한을 제시하며 노조탈퇴를 권했다. 이날 면담에서 안 모 노조원이 파트장에게 “금속노조 탈퇴가 목적이냐?”고 묻자, 파트장은 “회사방침이다”고 확인해줬다.

녹취록 일부

노조원) 금속노조 탈퇴가 목적이냐?
파트장) 회사방침이다.
파트장) 반원(3명) 같이 움직(탈퇴)이면 좋겠다.
파트장) 쉽지는 않다. 결단을 내려라(탈퇴)
파트장) (탈퇴)시한 달라는대로 주겠다.
파트장) 3월 중순(탈퇴시한)까지 생각해라.

안 씨는 앞서 지난 1월 26일 또 다른 회사 관리자 김 모 직장과 면담에선 다른 노조원과 동반 탈퇴를 권유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모 직장은 “다음 주 월요일 답(탈퇴) 주는 것으로 생각할게”라고 권했다.

한화테크윈 김지춘 팀장은 “생산 물량이 넘쳐 나는데 지난해부터 노조 파업 등으로 납기를 맞추지 못하자 관리자들이 후배 노조원들에게 개인적으로 노조 탈퇴를 부탁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직적인 탈퇴 공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6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뒤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해고된 6명 중 4명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라는 결정을 받은데 이어 오는 4월 중앙노동위원회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속노조는 창원공장 앞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다.

토, 2016/04/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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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노동․일자리공약 평가토론회> 개최

원내 4당의 노동․일자리공약, 전반적으로 부실하고 구체성 떨어져

집단적 노사관계, 노동권에 대한 공약은 전무에 가까워

새누리당, 노동개악을 지속 시도하고 현실성 없는 일자리 공약 남발

더불어민주당, 시급한 공약 다양하게 제시, 지표에 매몰되지 않아야

국민의당, 시급한 현안에 대한 대안 인식이 현저히 떨어짐  

정의당, 현실을 직시한 공약이 대다수, 재원확보방안 마련 등 필요 

20160322_20대총선 노동일자리 공약 평가토론회(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이하 민변 노동위), 참여연대는 오늘(3/22)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대 총선 노동·일자리공약 평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노동․일자리 정책공약을 세 가지 기준(가치성/구체성/적실성)으로 검토하고 평가했다. 

 

이번 토론회는 19대 국회의 원내정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정책공약을 평가대상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길채 전문위원, 국민의당의 이태흥 정책실 국장, 정의당의 정경은 정책연구위원이 참석하여 각 당의 정책공약을 설명하고 질의응답했으며, 새누리당은 불참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동시장분야’를 검토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의 2012년 대선 공약이 일자리 지키기와 질에 대한 공약을 포함했던 것과 달리 일자리 증대 공약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김 선임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의 <해외진출 기업 국내 U턴>, <컨텐츠 관광 활성화> 등으로 일자리가 50만개, 150만개 늘어난다는 주장은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이며 청년 일자리 공약도 실효성 없는 공약이라면서, 정부 노동정책 연장선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과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것조차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2012년 대선 당시의 공약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청년, 여성,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일자리 공약도 새누리당보다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 증대 방안의 경우, 주요 정책수단(실 노동시간 단축,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청년고용할당제)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양극화해소방안인 777플랜(가계소득비중,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 70% 달성)에 대해서는 목표치를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성격이 비슷한 지표를 나열하는 대신 고용률, 노동소득분배율, 노동시간과 같은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였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정책 전반을 조망한 공약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가치성과 적실성 부분에서는 부분적으로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노사관계 관련 공약을 망라하고 있으며 다른 정당에 비해 대안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국민월급 300만원, 정액인상 70만원’ 등과 같은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김혜진 경실련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사관계 분야’에 대한 발제자로 나섰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노동자들의 집단적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사관계 관련 공약은 전혀 없다면서 가치성, 구체성, 적실성에 근거한 평가가 불가능하며,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통과라고 보는데, 현재 주요공약에서 노사관계가 누락되어 있’는 점을 지적하며,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던 것을 20대 국회에서는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그 실현의 의지와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사관계에 대해 전체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만 제기한 것으로 볼 때, 노사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은 노동자들의 참여와 권익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가치성이 있지만 추진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한국사회 노사관계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적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한국사회가 당면해 있는 노동현안을 해결하고 노동자의 참여와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총체적인 공약을 제시되어 있으며 가치성이 충족된다면서, 노동자의 요구와 필요를 충분히 담고 있어 적실성도 어느 정도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재원확보방안과 관련하여서는 공약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류하경 민변 변호사는 각 당의 정책공약 중 ‘노동법 분야’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에 대한 공약은 없다고 보이기 때문에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법안’에 대한 입장과 정책이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제1야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노동자의 기본권에 대한 책임의식이 현격하게 결여되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국민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 관련 입법정책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평가할만한 지점이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과 현시점에서 노동자 보호에 대한 핵심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 바람직한 공약으로 판단하지만, 입법의 세부내용과 의회진출을 통한 현실화는 향후 판단할 과제라고 평가했다. 류 변호사는 사실상, 정의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노동과 관련한 입법정책이 전혀 없거나,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호정책을 입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늘 토론회를 개최한 3개 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서 “20대 국회가 노동자·서민을 위한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19대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의 입법을 원천폐기할 것을 촉구”했으며,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제도의 사각지대를 정비해야 하며 이와 함께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3개 단체 관계자들은 오늘 토론회에서 발표한 평가내용과 토론·제안들을 종합·정리하여 각 당의 정책위원회에 전달하여 올바른 정책 수립과 이행을 촉구할 계획을 밝혔다.

 

 

목, 2016/04/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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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과 이소선 어머니를 따라 전태일재단(좌)과 평화시장(우)을 함께 걸었습니다. ⓒ청년참여연대>

 

2016 불온대장정 제1탄 <전태일 따라 걷기>

전태일 손을 잡고 떠난 봄나들이

 

 

이번 주 일요일(5/1)은 노동절(May day)입니다.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졌던 파업 집회의 정신을 이어받아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에요. 한국에서는 1958년 이후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했다가 1994년부터 5월 1일로 바꾸었다고 하는군요. 이 날만큼은 모든 노동자의 피와 땀을 기억하고 함께 힘을 모으는 노동자의 날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노동절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 노동의 의미와 노동자의 권리를 새로이 일깨웠던 그 사람, 전태일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습니다. 청년참여연대 회원, 청소년, 대학생들과 함께 전태일재단과 평화시장 등을 둘러본 것인데요, 시험이 겹친 주라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답사를 진행하기에는 딱 좋은 인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동대문 성곽공원에 모여 <전태일 따라 걷기>를 진행하게 된 이유와 청년참여연대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나누었습니다. 아울러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오늘 이 행사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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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갈 수 없는 자기소개와 기대나누기 ⓒ청년참여연대>

 

<전태일 따라 걷기> 첫 코스로는 창신동의 좁은 골목을 지나 작은 봉제공장 틈에 자리를 잡은 <전태일재단>을 방문했습니다. 그동안은 전태일기념사업회로 활동하다가 재단의 모습으로 바뀐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전태일의 어머니이신 이소선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조용하지만 묵묵히 전태일정신과 이소선 어머니의 활동을 알리는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평전으로만 봤던 투사, 열사 전태일의 모습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사진을 찍을 때면 예사롭지 않은 포즈를 취하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분신 3일 전 자신의 첫사랑을 만나러 대구에 다녀오던 모습이 딱 요즘 20대 청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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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를 맡아주신 전태일재단 차형근 기획국장님과 함께 ⓒ청년참여연대>

 

 

전태일재단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태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평화시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현대화되어 그 때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지만 그곳엔 여전히 2천여 개의 봉제 의류 사업체와 수많은 노동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전태일의 분신장소를 기리는 현판과 전태일다리, 전태일동상, 바닥에 박힌 수많은 메시지들이 여전히 이 곳에 전태일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전태일다리 아래 청계천을 타고 그가 아끼고 안타까워했던 13살, 14살 나이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렀습니다. 비록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이 좁은 작업장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거나 건강을 해쳐가며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가 떠난 지 반세기가 다 되어감에도 여전히 근로기준법이 지켜지는 세상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청년참여연대도 전태일을 기억하고 그의 유언을 이어나가기 위해 무언가 할 일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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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과 이소선 어머니를 따라 전태일재단(좌)과 평화시장(우)을 함께 걸었습니다. ⓒ청년참여연대>

 

 

마지막 코스로는 그가 재단사동지들과 바보회, 삼동친목회 모임을 갖던 평화시장 안 명보다방을 찾았습니다. 메뉴도 분위기도 전화기나 성냥갑도 그 때와 똑같은 그 곳,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의 쉼터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 마시며 오늘 느낀 점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지난 2년간 내일로 기차를 타고 전국의 투쟁현장을 찾았던 청년공감여행 <불온대장정>, 아무래도 4박5일의 짧지 않은 일정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는 어려웠는데요, 올해는 짧게 여러 번 만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2016 불온대장정 제2탄은 8월에 찾아옵니다! 5월 1일(일) 노동절 집회에도 함께 해요 :)

 

 

[영상] 지식채널e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 여사 + 마중 

 

수, 2016/04/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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