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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지방해부?

지역

[기고] 복지방해부?

익명 (미확인) | 일, 2015/10/11- 19:30

복지방해부?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월 13일자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앞으로 하나의 공문을 보냈다.

 

이른바 ‘지방자치단체 유사ㆍ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 통보’라는 긴 제목의 공문이었다. 사회보장기본법에 의거하여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복지부 장관이 간사인 사회보장위원회란 곳에서 전국 지자체가 자체 실시하고 있는 총 5,891개의 사업을 이 잡듯 조사해 보니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되거나, 그도 아니면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이 섰단다. 그리하여 그 중 25.4%에 해당하는 1,496개 사업을 내년부터는 하지 말라고 통보한단다. 이로 인해 무려 9,997억원의 예산이 절약되고 이것을 더 효율적인 사업에 쓰면 승인절차를 간단히 해주는 배려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언뜻 보면 참으로 대견한 일이다. 지자체가 방만하게 쓰고 있던 낭비성 복지 예산을 중앙정부가 바로잡겠다니 말이다. 그간 보편적 복지 운운하며 지방정부의 예산 중 복지 비중을 마구 늘리던 자치단체장들의 정신 나간(?) 행보를 우려하던 이들에겐 속 시원한 조치라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러나 과연 진실은 어떨까?

 

강원 원주시에 사는 부부는 셋째 아이를 낳았을 때 월 2만원 미만의 건강보험 보험료를 5년간 지원받아 왔다. 만 10세까지 암 진단을 받을 수 있었고 골절, 화상에 대해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받았으나 내년부터는 이런 것들이 중단될 예정이다. 중앙정부가 관장하는 사회보험의 보험료나 급여비를 지자체가 지원해주는 것은 안 된다는 이유이다.

 

경기 군포시에 사는 만 85세 어르신이 효도수당으로 연 2회에 걸쳐 9만원씩 받던 것도 중단될 예정이다. 다른 수많은 지자체에서 행하는 어르신을 위한 수당 지급도 모두 중단된다. 중앙정부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데, 지자체가 추가로 주는 것은 선심성이란다. 아동에 대한, 장애인에 대한 각종 현금 수당성 지원도 거의 중단된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아동들이 지역아동센터에서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받을 때 지원받던 구청의 추가 프로그램 운영비도 중단된다.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지원하던 전국의 지자체 사업도 중단된다. 중앙정부에서 운영비 지원을 하고 있으니 중복이란다.

 

내년부터 중앙정부가 결연히 중단을 통보하여 다양한 복지서비스나 수당, 보험료ㆍ융자금 지원 등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는 국민들은 646만명에 달한다. 경기도가 170만명이고 인천이 97만명, 서울 87만명, 대구가 65만명 등이다. 영향을 받는 인구 규모 면에서 본다면 최근 중앙정부의 어떤 조치보다도 파급력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는 국민에게는 대참사요, 중앙정부로서는 최대의 실정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이 조치는 헌법, 지방자치법, 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보장급여법 등등 수많은 법들과 충돌한다. 행정부 내에 최소한 법리를 점검하는 장치가 작동하는 것인지 의심하게 한다. 게다가 기존 법과 상충 여부를 떠나 이런 엄청난 일을 사회보장위원회의 몇몇 공무원과 전문가연 하는 이들이 모여 결정하고 내년 1월까지 결과를 보고하라는 일방적인 처사가 30년 가까운 지방자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에 걸 맞는 일인가? 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에 대한 교부세를 깎기 위해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기민하게 바꾸는 모습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복지국가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욕구와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큰 틀을 짜면, 지방정부는 스스로 주민들의 추가적인 욕구와 특성을 살려 자율적으로 살을 붙이는 것이 기본이다. 이번 조치는 복지국가의 기본을 무시하는 중앙정부의 난폭한 행정에 다름 없다. 그리고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였다”라고 말하는 분이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복지부가 아니라 ‘복지방해부’라는 한 자치단체장의 힐난이 헛말이 아니다. 당장 이 난폭한 처사를 거둬들여야 한다. 복지부 장관에게 그럴 권한과 용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태수 꽃동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이태수 꽃동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이 글은 2015년 10월 11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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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2018년 3월, 희망제작소는 평창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성산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새 터전에서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실현하려 합니다. 생활 현장을 실험실로 만들고, 그 현장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시민이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수송동과 평창동에서 희망제작소는 여러 실험을 했고, 이를 통해 많은 시민을 만났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의 어떤 요구에서 탄생했을까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시민과 함께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글은 총 다섯 번에 걸쳐 연재됩니다.

* 밀레니얼세대(millenials) :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어 평균 소득이 낮으며 대학 학자금 부담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출처 : 박문각 시사상식사전)

[기획연재] 밀레니얼세대 다이어리 : ① 내 고향은 ‘식민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차를 타고 50여 분 달려야 당도할 수 있는 ‘시내’라고 불리는 곳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그곳에는 작은 규모나마 병원과 슈퍼, 음식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를 따라 장이라도 보러 가는 날에는 신세계를 경험한 것처럼 길거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불편은 당연한 것?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았을 즈음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셨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씩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추적 관찰을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다. 병원에 가는 날에 아버지는 다른 일정을 일절 잡지 않았다. 이동에만 왕복 다섯 시간, 대기와 진료시간까지 합치면 일곱 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호자 역할로 아버지 따라 병원에 가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 평생을 시골에서만 자라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게 됐지만, 그곳이 어떤 세계인지 살필 겨를 없이 병원만 찍고 집에 돌아가기 바빴다. 우리 부녀의 하루는 돌아볼 여유 없이 그 어느 때보다 잽싸게 지나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도시로 ‘유학’을 가게 됐다. 고향에는 4년제는 물론 2, 3년제 대학도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자취라는 것을 하게 됐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 생활비가 배로 들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고달픈 생활이 이어졌지만 ‘유학’ 온 입장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아니, 당연하지 않았다

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의심을 품게 된 것은 친구가 아프면서부터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병원에서 이상 징후 소견을 들은 친구는 그다음 날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고 한 주 뒤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는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 후에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애인과 데이트도 했다. 밤늦은 시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는다고도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하면서 아버지와 서울 병원을 오갔을 때가 떠올랐다. 미묘한 이질감과 박탈감이 몰려왔다. 돌이켜보니 병원뿐만이 아니었다. 수능시험을 본 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겠다고 서울에 갔던 때를 떠올렸다. 공연 관람비는 2만 원이었지만 왕복 교통비는 4만 원에 달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 하지만 서울에서는 왕복 2천 원이면 공연장과 집을 오갈 수 있다 했다. 내 고향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서울에는 4년제만 해도 60여 개에 달한다.
아!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그렇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니었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던 것들은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교육, 의료, 문화, 일자리 등 내 삶의 궤적과 직결된 모든 것이 대도시, 특히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그렇다보니 지역에서 나고 자란 내 생활은 철저히 대도시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지방은 식민지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식민지의 삶은 ‘여전히’ 유효

지금 내 일터는 서울에 있다. 생활터전 역시 서울이다. 부모님은 대도시에서 일하는 자식을 자랑스러워 하시지만, 화려한 싱글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뿐 1인 가구의 삶이 녹록할 리 없다. 언제라도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가서도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 가기 위해 하루를 꼬박 쓰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왕복 3천 원의 교통비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이는 내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겪고 있을 것이다. 주체와 대상만 바뀔 뿐 현상은 그대로다. 근본적인 것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식민지의 삶은 유효하다.
그간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역대 정권의 빠지지 않는 공약과 과제였다. 하지만 성과는 늘 미약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방분권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헌법 개정안에 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대부분의 친구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이 사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몇 년이 되었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 2라서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은 나에게도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지방분권, 즉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저런 설명 없이도 잘 알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 온 지역 간 격차가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

민선 5기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지방정부이다보니, 현안에 따라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포켓몬고 게임이 속초, 고성, 양양 등지에서만 가능하던 때에, 속초시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고 해외에 ‘속초’라는 지역을 널리 알렸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이라는 자산을 근처 남부시장과 엮어 전통시장 살리기에 성공했다. 모두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당장 많은 것을 바꾸거나 격차를 한순간에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중앙에 몰려있는 것들을 분산하려 계속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그 출발이 지방분권이 되길 바란다. 이번에는 부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내 고향이 더는 식민지라는 단어와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나는 농어촌에서 나고 자란 것을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곳에서 얻은 소중한 추억은 내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지역 간 격차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 외교관으로 활동한 그레고리 헨더슨은 “파리가 곧 프랑스이듯이, 서울이 곧 한국이다”라며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된 한국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지요.

희망제작소는 2006년 창립 이래, 지역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 왔습니다. 지역은 우리 삶의 자양분이고 국가의 중심이며, 지역이 살아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역과 중앙의 균등한 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자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 대표 활동
– 목민관클럽 : 지방자치 혁신을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입니다. 정기포럼과 소식지 발간 등으로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 협치 아카데미 : 지역의 정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주민과 행정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치 아카데미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했습니다. (사례 보기)
– 지방분권 매니페스토 운동 :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방분권을 위한 7대 과제 실천서약(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쳤습니다. 약 120여 명의 여야 후보가 서명하였습니다. (자세히 보기)
– 주민참여예산교육 :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례 보기)
– 지역리더교육 : 통·반장, 자치위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을 지원했습니다.
– 목민관학교 : 지역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데미입니다. 2008년부터 총 7기에 걸쳐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약 170여 명의 역량 있는 지역사회리더를 발굴, 양성하였습니다. (사례 보기)

*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 설정 등은 실제와 무관하며, 현실에 기초하여 창조되었음을 밝힙니다.

– 글 : 최은영 | 커뮤니케이션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1/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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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2018년 3월, 희망제작소는 평창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성산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새 터전에서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실현하려 합니다. 생활 현장을 실험실로 만들고, 그 현장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시민이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수송동과 평창동에서 희망제작소는 여러 실험을 했고, 이를 통해 많은 시민을 만났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의 어떤 요구에서 탄생했을까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시민과 함께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글은 총 다섯 번에 걸쳐 연재됩니다.

* 밀레니얼세대(millenials) :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어 평균 소득이 낮으며 대학 학자금 부담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출처 : 박문각 시사상식사전)

[기획연재] 밀레니얼세대 다이어리 : ① 내 고향은 ‘식민지’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차를 타고 50여 분 달려야 당도할 수 있는 ‘시내’라고 불리는 곳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그곳에는 작은 규모나마 병원과 슈퍼, 음식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를 따라 장이라도 보러 가는 날에는 신세계를 경험한 것처럼 길거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불편은 당연한 것?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았을 즈음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셨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씩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추적 관찰을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다. 병원에 가는 날에 아버지는 다른 일정을 일절 잡지 않았다. 이동에만 왕복 다섯 시간, 대기와 진료시간까지 합치면 일곱 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호자 역할로 아버지 따라 병원에 가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 평생을 시골에서만 자라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게 됐지만, 그곳이 어떤 세계인지 살필 겨를 없이 병원만 찍고 집에 돌아가기 바빴다. 우리 부녀의 하루는 돌아볼 여유 없이 그 어느 때보다 잽싸게 지나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도시로 ‘유학’을 가게 됐다. 고향에는 4년제는 물론 2, 3년제 대학도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자취라는 것을 하게 됐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 생활비가 배로 들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고달픈 생활이 이어졌지만 ‘유학’ 온 입장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아니, 당연하지 않았다

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의심을 품게 된 것은 친구가 아프면서부터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병원에서 이상 징후 소견을 들은 친구는 그다음 날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고 한 주 뒤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는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 후에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애인과 데이트도 했다. 밤늦은 시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는다고도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하면서 아버지와 서울 병원을 오갔을 때가 떠올랐다. 미묘한 이질감과 박탈감이 몰려왔다. 돌이켜보니 병원뿐만이 아니었다. 수능시험을 본 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겠다고 서울에 갔던 때를 떠올렸다. 공연 관람비는 2만 원이었지만 왕복 교통비는 4만 원에 달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 하지만 서울에서는 왕복 2천 원이면 공연장과 집을 오갈 수 있다 했다. 내 고향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서울에는 4년제만 해도 60여 개에 달한다.
아!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그렇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니었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던 것들은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교육, 의료, 문화, 일자리 등 내 삶의 궤적과 직결된 모든 것이 대도시, 특히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그렇다보니 지역에서 나고 자란 내 생활은 철저히 대도시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지방은 식민지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식민지의 삶은 ‘여전히’ 유효

지금 내 일터는 서울에 있다. 생활터전 역시 서울이다. 부모님은 대도시에서 일하는 자식을 자랑스러워 하시지만, 화려한 싱글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뿐 1인 가구의 삶이 녹록할 리 없다. 언제라도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가서도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 가기 위해 하루를 꼬박 쓰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왕복 3천 원의 교통비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이는 내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겪고 있을 것이다. 주체와 대상만 바뀔 뿐 현상은 그대로다. 근본적인 것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식민지의 삶은 유효하다.
그간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역대 정권의 빠지지 않는 공약과 과제였다. 하지만 성과는 늘 미약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방분권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헌법 개정안에 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대부분의 친구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이 사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몇 년이 되었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 2라서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은 나에게도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지방분권, 즉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저런 설명 없이도 잘 알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 온 지역 간 격차가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

민선 5기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지방정부이다보니, 현안에 따라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포켓몬고 게임이 속초, 고성, 양양 등지에서만 가능하던 때에, 속초시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고 해외에 ‘속초’라는 지역을 널리 알렸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이라는 자산을 근처 남부시장과 엮어 전통시장 살리기에 성공했다. 모두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당장 많은 것을 바꾸거나 격차를 한순간에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중앙에 몰려있는 것들을 분산하려 계속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그 출발이 지방분권이 되길 바란다. 이번에는 부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내 고향이 더는 식민지라는 단어와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나는 농어촌에서 나고 자란 것을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곳에서 얻은 소중한 추억은 내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지역 간 격차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 외교관으로 활동한 그레고리 헨더슨은 “파리가 곧 프랑스이듯이, 서울이 곧 한국이다”라며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된 한국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지요.

희망제작소는 2006년 창립 이래, 지역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 왔습니다. 지역은 우리 삶의 자양분이고 국가의 중심이며, 지역이 살아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역과 중앙의 균등한 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자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 대표 활동
– 목민관클럽 : 지방자치 혁신을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입니다. 정기포럼과 소식지 발간 등으로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 협치 아카데미 : 지역의 정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주민과 행정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치 아카데미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했습니다. (사례 보기)
– 지방분권 매니페스토 운동 :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방분권을 위한 7대 과제 실천서약(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쳤습니다. 약 120여 명의 여야 후보가 서명하였습니다. (자세히 보기)
– 주민참여예산교육 :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례 보기)
– 지역리더교육 : 통·반장, 자치위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을 지원했습니다.
– 목민관학교 : 지역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데미입니다. 2008년부터 총 7기에 걸쳐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약 170여 명의 역량 있는 지역사회리더를 발굴, 양성하였습니다. (사례 보기)

*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 설정 등은 실제와 무관하며, 현실에 기초하여 창조되었음을 밝힙니다.

– 글 : 최은영 | 커뮤니케이션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1/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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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되찾을 때 지방자치도 발전한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30년의 공백기 이후 부활한 지방선거, 그 후 27년

1961년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의 지방의회가 해산시키고, 지방자치단체장 관선제를 실시했다. 30년의 지방자치 공백기를 지나 1991년 3월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실시됐고, 1995년 6월 지방의회 의원선거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됐다. 이후 27년이 지났다.

올해 6월 13일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부산시민은 6.1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 교육감, 구청장과 군수, 부산시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부산의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7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1995년 자유한국당 문정수, 1998년과 2002년 한나라당 안상영, 2004년(보궐), 2006년, 2010년 한나라당 허남식, 2014년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당선돼 줄곧 같은 당에서 부산시장이 나왔다.

역대 부산시의회 의원선거의 경우 1998년 기장군에서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구에서 1995년에는 자유한국당,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에는 한나라당, 2014년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고, 비례대표 5석 중에서 3석도 같은 당에서 당선이 됐다.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구성을 기준으로 47명의 시의원 중에 시장과 다른 정당의 의원은 개원 당시 2명뿐이었으며, 이는 부산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변한 적이 없었다.

부산시의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부산시의회의 구성이 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로 구성됐으니,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구청장도 같은 정당 소속이 당선됐다. 지난 27년간의 부산의 지방자치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쟁이 없는 정치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인해 부산에서는 지방권력형 비리가 싹틀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고, 그 결과 ‘엘시티’와 같은 대형 비리가 터지고 말았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부산시만큼 부산의 각 지역 주민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부산시의회가 중요하다. 시의회가 부산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예산을 편성하고, 부산시의 행정 집행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펼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없는 시의회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의정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회에 대한 관심과 시민단체의 의정활동평가가 중요하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 결과와 의미

부산경실련은 지난 2004년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평가를 실시한 이후, 2017년 말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활동 평가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해 왔다. 2013년에는 상설 조직인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구성해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단위 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우수의원에 대해 시상도 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이번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평가 결과를 보면, 부산시의회 3년차 본회의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 점수는 15점 만점에 9.9점, 상임위원회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은 10.1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제7대 부산시의회 1년차 평가결과 본회의 9.9점, 상임위원회 10.5점에 비해 본회의는 동일하고, 상임위원회는 0.4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발의의 정성평가 결과는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에는 지난 평가에 비해 조례 발의 건수가 2.3배 증가하는 등 의원들의 적극적인 조례발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급한 조례가 많지 않았다. 타 지역 사례 베끼기와 법률 개정에 의한 개정조례안을 통해 건수 늘리기가 여전했으며, 실현 가능성 여부를 생각하지 않는 조례와 단순한 관련 규정을 정의하고 위원회 하나 만드는 식의 조례가 다수다.

부산경실련의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3년차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100점 만점에 평균 69.3점이다.

부산경실련이 진행한 부산시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 결과 총 점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며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 판단된다.

2018년에는 제7대 부산시의회가 마무리되고, 6.13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2004년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부산경실련이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부산시의회 의원들의 출석률, 발언빈도, 조례발의수 등이 많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경실련은 앞으로도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경실련은 상설운영하고 있는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통해 부산시의회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성숙된 방청문화와 의정평가단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을 지속해 의회 방청 및 모니터링을 통해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등에 대해서는 1년 단위로 수시 평가하고, 제8대 부산시의회 1년차가 마무리되는 2019년에 부산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종합평가를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의정감시활동도 중요하지만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선이 더 중요

이런 지속적인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가 더 나은 부산시의회를 만들고, 더 나은 부산시의회 활동이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더 나은 정책과 예산 편성과 집행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부산’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부산시의회 구성이 어떤 한 정당에 의해서만 구성되면 경쟁 없는 정 활동을 초래하고,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된 시의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광역의회 의원 선거의 경우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 구성이 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의 수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러한 선거제도의 변화 없이 오로지 시민단체의 의정활동 평가와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평가에서 시장과 다른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이 거의 대부분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 2018/01/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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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2018년 3월, 희망제작소는 평창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성산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새 터전에서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실현하려 합니다. 생활 현장을 실험실로 만들고, 그 현장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시민이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수송동과 평창동에서 희망제작소는 여러 실험을 했고, 이를 통해 많은 시민을 만났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의 어떤 요구에서 탄생했을까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시민과 함께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글은 총 다섯 번에 걸쳐 연재됩니다.

* 밀레니얼세대(millenials) :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어 평균 소득이 낮으며 대학 학자금 부담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출처 : 박문각 시사상식사전)

[기획연재] 마이 밀레니얼 다이어리 : ① 내 고향은 ‘식민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나 역시 김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태어났다.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대도시,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점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내 고향에는 그 흔한 슈퍼 하나 없었다. 대신 이장님이 가정집 한 편에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되팔곤 했다. 버스는 하루에 5번 정해진 시각에만 오갔다. 혹여라도 늦잠자서 첫차를 놓치는 날에는 1시간을 걸어 등교해야 했다.
차를 타고 50여 분 달려야 당도할 수 있는 ‘시내’라고 불리는 곳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그곳에는 작은 규모나마 병원과 슈퍼, 음식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를 따라 장이라도 보러 가는 날에는 신세계를 경험한 것처럼 길거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나는 농어촌 소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불편은 당연한 것?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았을 즈음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셨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씩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추적 관찰을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다. 병원에 가는 날에 아버지는 다른 일정을 일절 잡지 않았다. 이동에만 왕복 다섯 시간, 대기와 진료시간까지 합치면 일곱 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호자 역할로 아버지 따라 병원에 가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 평생을 시골에서만 자라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게 됐지만, 그곳이 어떤 세계인지 살필 겨를 없이 병원만 찍고 집에 돌아가기 바빴다. 우리 부녀의 하루는 돌아볼 여유 없이 그 어느 때보다 잽싸게 지나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도시로 ‘유학’을 가게 됐다. 고향에는 4년제는 물론 2, 3년제 대학도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자취라는 것을 하게 됐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 생활비가 배로 들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고달픈 생활이 이어졌지만 ‘유학’ 온 입장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내용과 무관합니다

아니, 당연하지 않았다

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의심을 품게 된 것은 친구가 아프면서부터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병원에서 이상 징후 소견을 들은 친구는 그다음 날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고 한 주 뒤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는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 후에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애인과 데이트도 했다. 밤늦은 시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는다고도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루를 꼬박 반납하면서 아버지와 서울 병원을 오갔을 때가 떠올랐다. 미묘한 이질감과 박탈감이 몰려왔다. 돌이켜보니 병원뿐만이 아니었다. 수능시험을 본 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겠다고 서울에 갔던 때를 떠올렸다. 공연 관람비는 2만 원이었지만 왕복 교통비는 4만 원에 달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 하지만 서울에서는 왕복 2천 원이면 공연장과 집을 오갈 수 있다 했다. 내 고향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서울에는 4년제만 해도 60여 개에 달한다.
아!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그렇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니었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던 것들은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교육, 의료, 문화, 일자리 등 내 삶의 궤적과 직결된 모든 것이 대도시, 특히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그렇다보니 지역에서 나고 자란 내 생활은 철저히 대도시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지방은 식민지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 서울러(서울사람)과 지방러(지방사람)의 차이 / 트위터 갈무리

식민지의 삶은 ‘여전히’ 유효

지금 내 일터는 서울에 있다. 생활터전 역시 서울이다. 부모님은 대도시에서 일하는 자식을 자랑스러워 하시지만, 화려한 싱글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뿐 1인 가구의 삶이 녹록할 리 없다. 언제라도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가서도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 가기 위해 하루를 꼬박 쓰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왕복 3천 원의 교통비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이는 내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겪고 있을 것이다. 주체와 대상만 바뀔 뿐 현상은 그대로다. 근본적인 것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식민지의 삶은 유효하다.
그간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역대 정권의 빠지지 않는 공약과 과제였다. 하지만 성과는 늘 미약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방분권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헌법 개정안에 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대부분의 친구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이 사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몇 년이 되었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 2라서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은 나에게도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지방분권, 즉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저런 설명 없이도 잘 알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 온 지역 간 격차가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

민선 5기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지방정부이다보니, 현안에 따라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포켓몬고 게임이 속초, 고성, 양양 등지에서만 가능하던 때에, 속초시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고 해외에 ‘속초’라는 지역을 널리 알렸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이라는 자산을 근처 남부시장과 엮어 전통시장 살리기에 성공했다. 모두 ‘서울’이 아니라 ‘지역’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당장 많은 것을 바꾸거나 격차를 한순간에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중앙에 몰려있는 것들을 분산하려 계속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그 출발이 지방분권이 되길 바란다. 이번에는 부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내 고향이 더는 식민지라는 단어와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나는 농어촌에서 나고 자란 것을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곳에서 얻은 소중한 추억은 내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지역 간 격차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 외교관으로 활동한 그레고리 헨더슨은 “파리가 곧 프랑스이듯이, 서울이 곧 한국이다”라며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된 한국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지요.

희망제작소는 2006년 창립 이래, 지역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 왔습니다. 지역은 우리 삶의 자양분이고 국가의 중심이며, 지역이 살아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역과 중앙의 균등한 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자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 대표 활동
– 목민관클럽 : 지방자치 혁신을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입니다. 정기포럼과 소식지 발간 등으로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 협치 아카데미 : 지역의 정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주민과 행정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치 아카데미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했습니다. (사례 보기)
– 지방분권 매니페스토 운동 :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방분권을 위한 7대 과제 실천서약(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쳤습니다. 약 120여 명의 여야 후보가 서명하였습니다. (자세히 보기)
– 주민참여예산교육 :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례 보기)
– 지역리더교육 : 통·반장, 자치위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을 지원했습니다.
– 목민관학교 : 지역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데미입니다. 2008년부터 총 7기에 걸쳐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약 170여 명의 역량 있는 지역사회리더를 발굴, 양성하였습니다. (사례 보기)

*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 설정 등은 실제와 무관하며, 현실에 기초하여 창조되었음을 밝힙니다.

– 글 : 최은영 | 커뮤니케이션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1/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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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실질적 재정분권 방향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장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을 국정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과제를 발표하였는데 특히 재정분권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부처 간 합의가 어려워지자 ‘범정부 재정분권 TF’까지 구성해 빠른 시일 내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하여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재정분권은 매 정부마다 채택하였으나, 결코 성공적하지 못하였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등에 대해 파악해 보고자 한다.

 

Ⅰ.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과제

재정분권(fiscal decentralization)의 개념은 워낙 다의적(多義的)이어서 쉽게 정의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중앙이 가지고 있던 과세권과 지출권한을 지방정부에게 이전하거나 넘겨 지방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손희준, 2013; 임성일, 2003 등). 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 역시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국정과제 75)’을 위해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개선한다고 하였으며, 지방재정의 자주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이전재원 조정 및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와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 및 주민참여 예산 확대 등을 제시하였다.

문제는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인 국세와 지방세를 조정하는 세원배분을 여하히 달성하느냐이다.

실제로 중앙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재정분권 방향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6대 4로 책정하는 것은 지나치고, 중앙과 지방 간 사무와 기능배분을 고려하여 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매우 타당해 보이지만 과거 경험 상 결코 수용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를 비율로 구분하는 것은 실익이 거의 없다. 하나의 사무라 하더라도 매일매일 해야 하는 사무가 있는 반면, 재난이나 위기 때 한 번 하는 사무가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사무 재배분은 이미 과거 정부 때마다 논의했으나 참여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했고, 이명박 정부는 아예 지방세 비중의 장기비전이라며, 2012년 말 30%, 2020년 40% 등을 제시하였고, 박근혜 정부 역시 지방소비세 인상을 통해 지방세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국정목표를 밝혔으나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합의되지 않았다. 결국 결코 합의하지 못할 기준으로 재정분권을 미루기 위한 꼼수다.
결국 현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래도 함께 고민할 문제는 과연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조정이 가능하냐로 현재의 세원 및 재원배분 실태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2017년 현재 국세와 지방세는 76대 24이고, 재정사용액규모는 중앙이 40, 지방이 45, 지방교육이 15로, 중앙은 내국세의 19.24%(지방교부세)와 20.27%(지방교육재정교부금)를 지방으로 넘겨주어, 내국세의 40% 가량을 지방으로 주고 있어 세금만 걷고 있지, 지출은 오히려 4대 6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세금수입 8대 2의 비율이 지출수준 4대 6으로 변한다면, 그 사이에 있는 40%의 부분이 중앙이 거두어 지방으로 넘기되 보조금, 교부금의 형태로 주면서 다양한 조건을 달거나 또는 시쳇말로 ‘갑질’을 한다는 것이다.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부담액의 비율이 2013년 6대 4까지 증가하였다가 최근 다소 감소하였으나, 매칭비 부담은 지방재정 취약성의 큰 요인이다. 따라서 재정분권의 핵심내용은 이 40%의 재원배분을 어떻게 지방의 자율과 책임을 확대하면서 추진할 것이냐가 되어야 한다.

 

Ⅱ. 실질적인 재정분권의 방향 및 원칙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에 대해서 지방은 많은 기대를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왜냐하면 과거 정부에서의 재정분권이 단순히 지방교부세 제도개편 및 재정관리 제도 개선을 통해 추진되다 보니 실패(?)를 학습했기 때문에, 지방과 주민(국민)은 이미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재정분권은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고, 또한 그런 면에서 성공가능성이 엿보인다.

우선 정책목표를 지방재정의 자립을 지향하는 점으로, 세원배분과 동시에 지방교부세의 상향을 명시하여, 지방으로의 순증(純增)을 전제로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보여 진다. 즉, 단순한 재원규모 증대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재정자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이는 지금까지의 지방재정의 실태인 재정자립도 변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2014년 재정자립도를 계산하는 방식이 변경되었으나, 과거와 동일하게 산출해도 1991년 67%, 1995년 63.5%이던 것이 2017년 53.7%로 2009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재정자립도 평균이 재정규모가 크고 재정력이 좋은 광역단체에 의해 과장된 면이 있다는 것으로, 단체별로 보면 군(郡)은 평균 20%대에서 10%대로 내려앉았고, 자치구 역시 54%이던 것이 26%로 30% 정도 감소하여 기초의 자립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재정분권의 방향과 원칙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 재정분권은 국세의 지방 이양 등 자주재원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보통교부세와 같이 지출의 자율성만을 보장하는 일반재원의 확대를 통한 재정분권은 책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연성예산 제약이라는 문제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이미 많은 국가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적으로 재정력이 약한 기초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해 세원(tax base)이 존재하지 않는 기초에 어떻게 더 많은 세원을 이양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세원이양이 어려우면 단계적으로 재원이양과 지방간 균형화를 통해서 기초에 더 많은 재원을 이전하여 기초의 자립기반을 확보하고 이에 걸 맞는 재정책임과 의무가 부과하는 수순을 밟으면 된다. 왜냐하면 현행 국세와 지방세의 결정은 결코 지방이 아니라 국가가 했기 때문에, 징수가 용이한 간접세인 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국세로 하고, 부동산거래세는 시도세로 정하는 반면, 재산세 등 보유과세를 시군세로 책정하였다.

셋째, 현 정부의 재정분권은 지방에 상당할 정도의 순증 효과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재원중립이나 추가적인 사무이양 없는 세원이양은 불가라는 주장은 현재의 중앙-지방 간 사무배분과 재원배분이 매우 적절하고 타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지난 기간 지방재정의 총 세입이 9배 증가한 반면, 보조금은 24배 증가하였고 이에 따른 지방의 매칭부담도 크게 증가하였다. 결국 지방은 그동안 자치를 한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의 엄청난 보조 사업을 중앙대신 하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방의 숨은 잠재력과 자율 및 자립을 보장해 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실제 지방의 살림살이가 나아져야 한다. 또한 과거 분권교부세 도입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 증가와 같은 문제점은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

넷째, 균형과 분권이 결코 상충적인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결정해서 추진해야 한다. 즉 우선 재정분권을 통해 지방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다름이 경쟁의 과실로 지나치게 나타날 경우에만 균형을 위한 재정조정제도를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순차적으로 분권에 따른 지나친 재정력 격차는 중앙이 아닌 지방에 의한 재정조정제도를 통한 균등화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재정분권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는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의 확대는 모두 서울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재정력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와 차이 발생이 재정분권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새롭게 지방간 협치와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추진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중앙집권적 재정조정과 재정관리 방식이 결코 국민과 주민을 더 행복하게 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이미 재작년 광화문의 촛불시위가 이를 입증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미래사회는 중앙집권적이며 일방적인 시스템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단순히 지방소멸로 머물지 않을 국가소멸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지방의 대응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선진국에서의 교훈이다. 따라서 중앙은 국가가 해야 할 국방과 외교, 사법 등에 집중하고, 지방은 다양한 주민의 삶과 복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앞으로는 지방의 주도적인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인 중앙주도형, 거점 개발방식을 고수하려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재정분권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근거의 제시 요구와 논리적인 문제점 및 지방 간 재정력 격차 확대 등을 이유로 추후 논의하자거나 모든 문제를 일거에 종합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결국 실제로는 지방에 대한 세원이양 및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확충하기보다는 기존의 중앙중심 또는 국가주도적인 재원관리 방식을 유지하고 지방에 결코 재원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억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지방이 지방답게, 중앙이 중앙답게 제자리를 잡게 해 줄 수 있는 재정분권의 방안과 추진을 차제에 기대해 본다.

수, 2018/01/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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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실질적 재정분권 방향

김현삼 경기도의원

 

산업재해 예방 조례를 만들지 못한다고?

작년 12월 경기도의회에 ‘경기도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조례안“이 동료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 그러나 논쟁 끝에 보류되었다. 이유는 ”현행 법 체계상 노동 및 산업안전 관련 행정사무는 전적으로 중앙정부 소관이어서 관련 조례 제정은 상위 법률과 충돌할 수 있기에 어렵다“는 집행부 쪽의 일관된 주장 때문이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노동자의 22.5%가 몰려 있고 이 중 제조업이 27%로 제조업 노동의 비중이 높아 많은 작업장이 산업재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2015년 기준 경기도의 전체 산업재해 피해자는 신고 자료만으로도 2만명을 넘어서고 323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물론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과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근거해 노동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산재사고 빈도수와 사망건수는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중앙정부 중심의 산재 및 노동안전 관련 행정은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의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에 대해 나서보겠다는데, 그것도 규제나 지도·감독이 아니라 ‘지원’중심의 행정을 펼쳐보겠다는데 안된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안산의 반월국가산업단지의 경우만 해도 한 달에 평균 4~5명이 산재로 죽어가고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산재로 불구가 되어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현행 법령상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 지방자치 수준이다.

 

돈 아껴서 주민복지 하겠다는데 왜 못하게 해?

성남시 등을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에 특성에 맟는 복지 시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최대의 난제는 중앙정부다. 이른바 새로운 복지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아끼고 아껴 주민을 위한 복지 사업을 한다는데 왜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표퓰리즘이 우려된다고? 한때 화제를 모았던 어셈블리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진상필이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합니까? 패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그게 어떤 투자보다 더 가치 있는 투자라고 저는 믿습니다’라고 일갈한 바 있다. 중앙정부가 접근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복지 행정을 펼치겠다는데 중앙정부가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왜 훼방을 놓는가?

주민이 행복해지는 자치행정을 방해하지 말라.

 

30년 동안 그대로인 헌법

현재의 헌법은 지난 1987년 제정되어 30여 년이 지났다. 국민의식은 향상되었고 IT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이용 등을 통한 국민 개개인의 삶의 모습도 엄청 변했다. 또한 AI, 블록체인 등의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반면 심화된 양극화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신생아 출생률의 저하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해결 과제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 걸 맞는 국가운영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강요하는 현행 헌법체계를 뜯어 고쳐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규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내 삶을 바꾸는 지방분권’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얼마 전 유행했던 영화 ‘1987’의 궁극적 모티브는 헌법 개정이었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민주주의를 향한 요구였다. 그때 외쳤던 구호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다.

오늘의 구호는 내 삶을 바꾸는 ‘호헌철폐 지방분권 개헌’이다.

수, 2018/01/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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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이란?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정책위원장

 

연방제에 대한 애증

우리나라 사람은 연방제에 대한 애증이 있다. 연방제 하면 미국, 독일 등과 같이 독립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연방제를 먼저 떠올리지 못한다. 오히려 북한의 고려연방제와 같은 이념적 굴레에서 머뭇거리고 만다.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후보는 ‘준연방제’의 자치분권을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려다 그만 둔 적도 있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상대 후보가 고려연방제를 운운하며 빨간 덧칠로 악용할 수 있을 있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달랐다. 문재인후보는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에 비유하며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당선 후에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3에서 6:4까지 추진하겠다는 자치분권의 추진 의지도 분명하다.

 

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인가?

현 정부는 이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논하기 이전에 왜 지방분권인지, 분명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하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과 복지의 악순환,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인한 청년실업과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시대적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한편 우리의 국가 시스템은 낡고 병들어 있다. 중앙정치인들은 형님예산, 쪽지예산, 카톡예산으로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에 혈안이다. 중앙부처는 수천 개의 보조금과 위임사무로 지방정부를 길들이고 있다. 대기업은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등으로 내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중앙언론들은 건전한 비판능력을 상실해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근거 없는 얘기라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벌써 가물가물 국민들의 뇌리에서 떠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다름 아닌 증거로 여실히 남아있다. 이들 모든 집단들이 지방분권에 인색하거나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세력들이다. 反분권적 4각 연대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무엇일까?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주권’을 부르짖듯이, 지역적 차원에서도 ‘주민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이게 연방제 수준 지방분권의 첫 단추다. 주민주권은 ‘실리’ 이전에 ‘당위’다. 주민주권의 ‘당위’가 ‘실리’를 선물한다는 경험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둘째, 일하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중앙정치, 중앙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가 새로운 화두로 ‘사회혁신’을 말하는 것은 사회 활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중앙정치 위주로 국가의 일을 도모하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 지방정부, 지역정치 그리고 민간의 활력을 통해 국가의 일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재배분하고, 중앙정부가 담당했던 기능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기능)을 배분하면서 ‘일’만 이양하면 안 된다. 일과 함께 돈(재정)과 힘(권한)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 또한 사무단위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기능’, ‘노인복지기능’, ‘초중고 교육기능’ 등과 같이 대규모 기능별 일괄이양을 해야 한다.

셋째, 돈 쓰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방법에서 교훈할 수 있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 용돈의 사용처를 일일이 정해 주고, 심지어 자녀가 긴요하게 쓰기 위해 저축한 용돈까지 뺏어, 부모가 시킨 일을 하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녀는 성년이 됐음에도 스스로 자신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취업, 학업, 그리고 연애 사업에 용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부모의 ‘시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용돈의 비효율적인 집행이다. 용돈의 효과 또한 절감된다. 자녀는 무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런 모습이다. 수천 개의 보조금사업으로 중앙정부는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 나눠 주듯이 지방정부에 배분하고 있다. 합리적인 배분보다는 ‘힘’에 의한 나눠먹기식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힘깨나 쓰는 어떤 지역에 1.3Km의 둘레 길을 조성하도록 약 100억을 쓴 보조사업도 있다고 한다. 국가재정이 좀 먹는 일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체제를 고쳐야 한다. 쉬운 과제는 아니다. 여러 차례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이 난항을 겪었던 것을 보면 쉽게 달려들 것도 아니다. 먼저, 과거 이명박정부가 시도했던 ‘5+2 광역경제권’의 규모로 ‘광역정부조합’을 운영한다. 다음 단계에서 미국의 주와 같은 ‘지역연합정부’를 구축해 연방정부 수준의 지방분권을 완성하면 된다.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쉽게 접근하면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앞에서 제기한 ‘일’과 ‘돈’의 운영을 분권적으로 개혁해 지역주민들이 지방분권의 ‘실리’라는 열매의 맛을 보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특별·광역시와 도를 통합한 ‘지역연합정부’의 구성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와 철학으로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분권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보여준 미온적인 지방분권정책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자치분권을 통해 국가경제가 살고, 모든 지역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른다. 가보지 않는 길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길은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자치분권의 길을 통해 공교육이 살고, 지역복지를 튼실하게 하며, 지역경제와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의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에 기대를 걸어본다.

화, 2018/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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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매니페스토로 되살리자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1. 지방선거 지방선거답게 치르자

이번 6ㆍ13지방선거는 지난 해 촛블 집회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 탄핵을 성공시킨 유권자들의 정치의식 변화가 지방선거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국정농단을 스스로의 힘으로 끝내면서 정치의식이 갑절은 더 성장하였다. 이제는 신장된 정치능력을 바탕으로 하여 이번 지방선거를 지방선거답게 치러내었으면 한다. 지방선거답다는 말은 이렇다. 선거구마다 자치의식이 신장되고, 지역의제를 가지고 고민하여 투표하고, 지역연고에 안주한 거대정당의 표밭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의 중앙예속의 지방정치를 변화시키도록 지방선거를 하자는 의미이다. 그 결과 지방자치가 발전하고 지방분권이 신장되어야지, 위로부터 헌법만 바뀐다고 지방분권국가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의 지방선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 이번 선거에서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을 위해서 꼭 해내야 할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지방자치를 주민의 손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더 이상 중앙정당과 그 정당의 하수인들에게 농락당하는 지방선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공천단계부터 주민들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는 정치의 지역주의를 벗어던지는 일이다. 지연, 학연 등에 얽매이는 선거를 되풀이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셋째는 자치와 지역발전의제를 가지고 경쟁할 수 있도록 후보자들을 독려해야 한다. 권력자와 사진을 찍은 것이, 정당의 실력자와 아는 것이 배경인 후보를 찍어서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는 없기에 말이다.

 

2. 매니페스토 선거의 필요성

지방선거를 지방에 돌려주기 위해서는 철지난 유행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매니페스토 선거는 여전히 답이 될 수 있다. 매니페스토는 후보자가 참공약을 내걸게 하고 이것을 평가하여 가장 좋은 공약을 내건 사람을 뽑는 것이 기본개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뽑거나 시장을 뽑거나 이는 결국 다수 인간과 선출된 한 인간 간의 계약에 의존하는데, 결국 공약이 계약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좋은 공약을 만들려다 보면, 지역의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고, 참공약을 만들다 보면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공부가 된다.

그러므로 좋은 공약을 보고 표를 주는 것이 그나마 현시점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시키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인간을 보고 뽑으면 지역의 제왕이 되는 것을 보게 되거나, 사익추구를 하는 사람이거나, 정책적으로 무능한 사람을 뽑을 확률이 높다. 사실 권력을 준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장남감을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이다. 이는 선출직 공직자 역시 누구나처럼 유혹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보통의 시민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결과를 부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만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상 참으로 많은 유사한 경험을 했다. 이는 선택된 소수에게 다수의 운명을 맡긴다는 그 자체의 위험성 때문이다. 토크빌은 “민주주의가 경험하는 어려움은 매우 사소한 것들에서 관찰된다. 칭찬에 둘러싸인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하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다”(Tocqueville, 2003:262)라고 말한다. 그 결과 선출직 공직자들이 직과 이로부터 부여된 권력을 이용하여 전횡을 일삼으로 뇌물을 수수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 같은 스캔들적 상황도 발생한다. 결국 선출직도 인간이기 때문에 처음에 국가-시민을 봉사하겠다는 약속이 점점 옅어지고, 차츰 독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은 그동안 여러 학자들이 민주주의, 특히 대의민주주의가 독재화할 가능성을 경고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의민주주의에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의 오류를 막기 위해서 도입할 수 있는 것의 하나가 매니페스토(참공약으로 번역된다)이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증거’ 또는 ‘증거물’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마니페스투(manifestus)에 왔는데, ‘과거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선거에서 매니페스토가 사용된 것은 1834년 영국 보수당 당수인 로버트 필에 의해서였다. 그는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은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라면서 구체화된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1997년에는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 10대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집권에 성공한 것이 불을 붙였다. 블레어는 대처정부 이후의 20년 보수당 정권을 구체적이고 명확한 공약(매니페스토)을 내놓고 이를 이행하여 영국을 유럽의 맹주로 다시 세워놓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단체에 의해 2006년 5월 31일의 지방선거를 계기로 도입되었다. 당시에 후보자에 의한 뻥 공약과 중앙당이 내려 보내는 소위 허수아비 공약이 판을 쳤었다. 이를 막고자 하여 도입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지방선거가 집권당의 중간평가라거나, 지역연고의 정당에 대한 몰표현상 이 여전해 그 효과가 반감되는 안타까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방선거답게 치루기 위해서 매니페스토 선거를 다시 강조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3. 각 지역의 매니페스토가 지역도 발전시킨다

매니페스토에 의한 공약을 요구하는 것은 후보자들에게 뜬구름 잡는 식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으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실현가능하다는 말은, 공약을 내놓을 때 구체적인 내용과 실현수단, 그리고 달성목표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시된 매니페스토 공약은 투표시에도 참고가 되지만, 당선되고 나서는 마치 계약서 같은 역할을 하게 되어 임기말기에는 그 이행 정도를 보고 다음 선거에 참고할 수도 있다. 계약에 명시된 것을 지키지 않은 권력자를 다시 뽑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선출직 후보자들의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점이 많다고 해서 매니페스토 선거가 자동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그동안 광역선거에서도 쉽지 않았던 것이니 기초선거에서도 쉽게 되지 않는다. 매니페스토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시민들을 위한 매니페스토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고, 둘째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시민공약검증단을 결성하고, 셋째 후보자들에게 매니페스토 공약을 제시하게 하며, 넷째 이를 평가해서 주민들에게 알려서 지방선거에 반영하게 하는 절차와 구조를 잘 만들어내야 한다. 각 지역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곳은 적지 않을 것이다.

후보자들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이 참 공약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힘을 길러가야 하는 것이다. 참공약은 구체적이고(smart), 그 실현여부가 측정가능하며(measurable), (예산 등의 측면에서) 달성할 수 있어야 하며(achievable), 정책내용이 타당해야 하며(relevant), 달성에 걸리는 시간계획(timed)이 포함됨을 의미한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A라는 시장후보가 갑시의 발전을 위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한다고 했다 하자. 지역경제가 미약한 갑시로는 참 솔깃한 공약이다. 헌데 유치하고자 하는 산업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 예산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시장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를 유치할 것인지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이것은 헛공약이다. 말만 번드르르하지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시장이 되고 싶은 꿈만을 가진 사람은 헛공약도 서슴지 않는다. 이것을 가려내는 것이 시민의 능력이다. 유능한 시민은 구체성이 있는 참공약을 내걸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시장을 뽑는다. 무능한 시민은 시장이 되겠다는 권력욕만 있고 시장이 된 후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사람을 뽑는다. 대개 이런 사람은 나하고 친하다고 해서 공약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표를 주는 경향이 있다. 결국 시민의 수준이 시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짧은 지방자치 역사상 이번 6.13지방선거의 의미는 자못 크다. 그동안 선거만 있었지, 정책은 없었다는 지방선거이다. 선거를 통해 주민의 의사가 결집되기 보다는 중앙정치엘리트의 하수인을 뽑아주는 통로로 이용되었다는 지방선거이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는 각 자치구역마다 유권자들이 공약을 잘 보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서 지역도 살리고 지방자치를 지방자치답게 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화, 2018/03/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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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민주주의와 통장제도 폐지

김찬동 경실련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 / 충남대 행정학부 자치행정학과 교수

헌법개정이 30년 만에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19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원포인트 개헌으로서 그 이전의 유신헌법이나 제3공화국 헌법(지방자치를 중단시킨 헌법)의 국가집권적 중앙정부통제적 행정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회자되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나 수도권집중으로 인한 전국의 양극화 및 불평등과 격차문제 등이 초래되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장치가 헌법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촛불혁명을 통해 한국 시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민주공화의식과 주권재민의 표현은 세계를 놀라게 할 21세기 민주주의 발전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국민들이 준법적 참여를 통해 헌법가치를 훼손한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끌어내기까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켰던 것이다.

그럼에도 풀뿌리 지방자치의 현장을 보면, 구습과 구태가 여전히 구조적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관행 속에서 주민자치를 하려다 보니, 관치적 패러다임에 걸려 제대로 된 주민자치가 구현되지 않고, 형식화되고 있다. 오히려 주민자치가 불신당하고 무능한 주민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주민 스스로도 참여의 효능감을 가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괴감에 빠지는 것을 본다. 이것은 풀뿌리 자치와 행정 구조 및 제도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통반장제도다. 도시지역에 동이 있고, 그 밑에 통제도와 반제도가 있다. 이미 반제도는 반상회의 폐지로 무력화됐고, 통제도도 도시의 아파트단지에서는 거의 무력화됐다. 그 이유는 아파트단지에는 구역자치관리를 위한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관리사무소라는 아파트단지의 자치관리를 위한 법제도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파트단지와 같이 자치관리를 위한 법제도가 있는 곳에서는 기존의 동행정기관의 하부통제조직인 통이나 반제도는 생명을 잃은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장에게는 연간 약 350만원상당의 국가예산이 지급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만도 통장들에게 지급되는 예산이 300억 원(추정)정도다. 그런데 서울시의 경우는 이미 50%이상이 아파트단지에 시민들이 살고 있는 상황으로, 통장들의 기능이 형해화 되고, 서울시예산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통장의 기능은 주로 동장의 지시를 받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민간인 행정협력자라고 할 수 있다. 통장의 기능은 반원의 지도, 행정시책홍보, 주민요망사항보고, 주민이동사항보고, 각종시설확인, 새마을사업추진지원, 전시지도, 전시생필품배급 등으로 되어 있다. 또 통장의 기능은 지역에 따라서 난이도의 차이가 크고, 업무가 줄고 있다. 행정의 보조조직으로서 제도의 개선과 폐지에 대해 타당성분석이 필요하다.

주민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란 관점에서도 자치에 역행하는 제도적 장치다. 지역시민사회의 자치관리의 필요성에 따라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총회 등을 통해 의사결정과 정관입법에 의한 관리비부담을 집행할 수 있는 자치역량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바로 통반장제도다.

농어촌지역에서는 통장제도에 상응하는 것이 리장제도인데, 리장은 마을총회를 통해서 선출되고,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주민대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치행정기관인 읍면이나 군의 행정에 참여하는 소통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농촌지역의 리단위는 마을공동체단위의 자치와 마을공동체가 총회를 열어서 리장을 선출하게 되면, 공동체기반의 주민자치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공동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도시거주민의 특성이 주로 원자화되고, 개인주의화 돼 이웃문제나 공동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생활공유서비스에 대해 행정기관이 처리해주기를 원하는 상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공간에서 공동체단위의 자치관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주민자치의 공백영역을 일제시대부터 존재하였던 행정통제조직의 전형인 통반장제도가 파고 들고 있고, 주민들의 자치적 역량이 함양될 수 있는 씨앗을 막고 있는 셈이다. 이점에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통반장제도를 전격 폐지하고, 이미 아파트단지에 존재하는 동(棟)대표나 입주자대표가 자치관리의 중심이 되고, 이들이 자치행정기관인 동주민센터나 자치구의 행정과 거버넌스적 참여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 이들은 개인자격이 아니라, 아파트단지 공동체의 대표로 참여하기 때문에 자치구행정과 거버넌스를 할 수 있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비정당적 참여여야 하고, 비정치적 자치참여자는 활동기간의 전후 최소 3년은 정당 활동이 없는 자여야 할 것이다.

국민주권시대의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가주권적 구습과 적폐를 폐지할 수 있어야,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획일적으로 할 것은 아니고, 지역의 필요와 현실에 부합되게 다양한 참여제도가 만들어지도록 다양성을 부여해야 한다. 풀뿌리민주주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근린구역의 자치관리를 할 수 있는 의결체와 집행체를 형성할 수 있는 주민주권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는 근린구역의 주민자치를 할 수 있는 기본권을 헌법의 조문으로 넣어주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충성의 원칙에 의해 근린정부와 상위정부들 간의 역할배분과 권한배분이 이루어지고, 지역의 공공문제의 최종책임은 광역지방정부가 지도록 하고, 국가는 국가적인 공공문제에만 한정하고, 광역지방정부간의 조정을 하는 역할에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 2018/03/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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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이블 이슈브리핑] 헌법에 담아야 할 녹색가치 – 녹색개헌과제 정부가 헌법개정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다. 개헌은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었지만,...
목, 2018/03/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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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와 분권 강화 내용 담은 대통령 개헌안 환영

 

오늘(3/21) 청와대가 대통령 개헌안에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이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고, 지방정부의 권한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며 또한 주민참여를 확대하고 나아가 지방분권 관련 조항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것을 개헌안의 주요 내용으로 담겠다는 것이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대통령 개헌안에 포함된 것을 환영한다. 

 

오늘 발표된 개헌안에는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여 대한민국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분명 분명히 했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명명하고, 지방정부 구성의 자주권 부여, 자치행정권과 자치입법권 강화, 자치재정권보장, 주민의 지방정부 참여 권리 보장, 국가자치분권회 신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주민자치권을 명시하고 주민투표와 주민소환 제도를 헌법에 규정하기로 한 것은 지방분권이 주민자치의 기반위에 서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당연하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지난 3월 6일 자치와 분권에 대한 헌법 개정 의견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단체들은 의견서에서 민주주의와 주권 실현의 바탕인 자치를 보장하고 실질화 하기 위해 1)지방분권형 국가임을 명시하거나 자치권을 보장하고, 2)지방자치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부르고, 3)지방정부에 조세권과 입법권을 부여하며, 4)지방정부를 지역주민이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자치와 분권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가 국회의 개헌 논의와 최종 개헌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 할 예정이다. 

 

2018. 3. 21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경기북부참여연대 / 대구참여연대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 부산참여연대 /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 여수시민협/울산시민연대 / 익산참여자치연대 / 인천평화복지연대 / 제주참여환경연대 / 참여연대 / 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 / 참여자치21(광주)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전국20개단체)

수, 2018/03/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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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중앙-지방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

지난 2013년 무상보육 전면확대 실시, 2014년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지방의 추가 재원 부담논란, 2015년 담배값 인상과 이에 따른 증세 논란, 2016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청년수당 갈등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은 지방자치 2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아동수당의 신설, 기초연금의 증액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경우 자치단체 재원부담으로 인해 중앙-지방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중앙-지방 갈등의 주요원인은 지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및 공약에 있어서 당사자인 지방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예방할 국가-지방간 정책협의 제도가 필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11년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중앙-지방간 총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일본은 이를 통해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정책 기획·입안 및 실시에 대하여 관계 장관 및 지방6단체(도도부현지사협의회, 도도부현의회의장협의회, 시장협의회, 시의회의장협의회, 정촌장협의회, 정촌의회의장협의회)의 대표자가 사전협의를 함으로써 국가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앙-지방의 관계를 ‘대등협력’ 관계로 구체화하고 협력적 자치분권의 추진을 위하여 국가와 지방이 공동테이블에 앉아 협의하는 시스템을 현재 일본 사례에 준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제2국무회의 구성을 공약화하여 설치하기로 하였다. 제2국무회의는 대통령과 17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중앙-지방 협력시스템으로 각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고 지역별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안의 경우에 이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광역단체장의 정치적 위상이나 영향력 등 현실적인 측면들을 고려할 때 중앙과 대등성을 갖고 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정책 협의에 대해 시․도지사만 독점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없다. 광역 시․도와 함께 별도의 선거로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된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자치구는 지방행정의 고유한 사무를 처리하는 독자적인 지방자치의 주체이다. 따라서 광역 시․도가 기초자치단체들을 당연히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장 전원이 협력회의를 구성한다는 이유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참여가능성이 차단된다면 광역단체와 시․군․자치구의 의견이 중앙정부와 정책수립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자치규범(조례) 제정 등 주민의사의 결정을 수행하는 지방의회는 현행 헌법(제118조 제1항)에서 필수적으로 규정된‘지방자치 제도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지방의회의 대표자가 중앙과의 협력을 위한 조직구성에서 배제된다면 그 자체가 지방자치제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앞에서 소개한 일본의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법 제165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4대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다. 즉,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 구축이라는 취지에 맞게 그리고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 시․도지사만을 포함시키는 협력체계보다는 광역과 기초, 집행부와 의회를 모두 포괄하는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주체들간의 숙의가 반영되는 자치분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며, 보다 나은 형태의 중앙-지방의 협의을 도출하여 명확히 자치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3.26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국가자치분권회의’가 설치된다면, 그 구성원에 지방4대협의체의 참여가 적극 고려돼야 할 것이다.

수, 2018/03/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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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를 시민의 품으로”
<경실련 6·13지방선거 유권자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

□ 일 시 : 2018년 4월 5일(목) 오전 10시
□ 장 소 : 경실련 강당
□ 주요 내용
1.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전과기록 분석결과’ 발표
2. 각 정당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배제기준’ 제시
3. 지방선거 ‘개혁과제’ 제시
4. 전국 지방선거 ‘공약검증단 및 주요활동’ 발표 등

1. 경실련은 4월 5(목) 오전 10시 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 6·13지방선거 유권자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를 위한 지방선거가 실현될 수 있도록 △예비후보자 전과기록 분석결과 발표, △후보자 공천배제기준 제시, △개혁과제 발표, △공약검증단 및 경실련의 주요활동 방향을 밝혔습니다.

2.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순창 경실련 유권자운동본부장(정책위원장, 건국대 교수), 손희준 공약검증단장(지방자치위원장, 청주대 교수), 채원호 경실련 상집위원장(가톨릭대 교수), 최윤정 경실련지역협의회 운영위원장(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등 경실련 주요임원들이 참석해 경실련의 6·13지방선거 대응을 위한 정책 기조와 활동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3. 특히 6·13지방선거가 70일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개헌, 남북·북미정상회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등 대형 이슈에 밀려 지역발전·주민복리를 위한 지역 이슈와 생활밀착형 정책개발이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재정립하기 위한 ‘경실련 개혁과제’와 지역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예비후보 전과기록 분석’과 ‘공천배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관련 자료는 별도 첨부하였으니 참고 바랍니다.
문의 : 정치사법팀 (02-3673-2142)

목, 2018/04/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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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도시안전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부터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성장우선주의 정책과정에서 안전비용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경기 화성 씨랜드·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등과 같은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됐다. 안전의식과 안전에 대한 가치관 미성숙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제천시 화재와 같은 대형사고들이 계속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정부차원에서도 체계적인 안전정책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민의 삶이자 터전이 되는 도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바로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현대인의 90%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공간의 안전은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에 대한 종합적 시각에서 시민들의 활동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패러다임은 과거 ‘경제발전과 규모의 성장’에서 최근에는 ‘자연적, 인위적 사고나 범죄로부터 안전에 기반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전’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는 도시발전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의 안전개념은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과 복구에서 방범·방재 등 사회적 재난에 대한 사전적 예방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같이 평상시 전 사회구성원의 활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민들이 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안전분야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할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해 시민사회의 관심표방과 정책적 제언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제도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 태풍·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중앙정부, 생활형 범죄·화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입안돼야 효과적이다.

많은 안전관련 시민단체 또는 민간기관들이 안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는 생활방재, 생활범죄라는 범위로 한정해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안전의 현황파악과 문제점 발굴, 해결방안 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제화와 고령화 사회의 진입 등에 따다 도시안전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발전 속에서 발굴되는 생활방재, 생활범죄, 유니버설디자인 상의 안전 문제점을 시민의 입장에서 계획하고 디자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도시안전디자인’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에 대전경실련은 도시안전을 위한 활동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도시안전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센터의 역할은 첫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 둘째, 도시안전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셋째, 효과적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정책발굴을 위한 민관산학 연계의 네트워크 구성 등이다. 특히 대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도시안전에 대한 도시안전산업 육성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도 형성하고자 한다.

‘도시안전디자인’은 수요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 및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대전지역은 국가 신성장동력의 핵심 연구거점으로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요소기술, 부품, 소재 관련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이 집적되어 있다. 안전에 이러한 기술들이 도입되거나 접목되면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즈 모델 구상이 가능하다.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대전의 IT를 비롯한 전략산업과 방재·방범·유니버설디자인산업을 연계·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통해 지역의 전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도시안전 문제는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각 분야가 공동 노력해 ‘도시안전’이라는 하나의 공통목표 안에서 세부 분야의 역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서로 협력해 안전한 도시를 위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계획과 전략이 디자인돼야 한다. 또한 ‘안전’을 차세대 도시전략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안전은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안전의식)와 사회적 시스템 확충(안전디자인)이 마련돼야 선진 안전문화가 실현될 수 있다. 즉,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국민의 권리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시민단체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화, 2018/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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