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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자유권 권고 짚어보기⑤] '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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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자유권 권고 짚어보기⑤] '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익명 (미확인) | 월, 2015/11/23- 13:14

지난 10월 22일~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지난 9년간 한국의 전반적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 실태를 점검하고 권고를 내리는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아래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자유권 위원들은 정부,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의 자유권 규약 이행에 대해 심의하고 지난 11월 5일 최종 권고를 발표했습니다. 

 

유엔에서 내린 권고는 국내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자유권 실태는 어떠할까요? 국내 8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유엔 자유권 심의 대응 한국 NGO 모임은 6회에 걸쳐 유엔 자유권 권고를 짚어보는 기사를 게재합니다. - 기자 말

 

① "민주주의 억압 하지마", 유엔에 혼난 한국정부 (참여연대 백가윤 간사)

② 참을 만큼 참은 유엔 "국가보안법 7조 폐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기남 변호사)

③ 병역기피자 인터넷 공개, 어쩌다 이 지경까지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

④ 외국인 구금과 인신매매 (공익법센터 어필 정신영 변호사)

⑤ '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박대성, 홍가혜, 박정근, 차경윤의 시간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회피 연아' 올렸다고 검찰 수사

 

연아

▲  2010년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회피연아'. ⓒ 화면캡처

 

"2010년 12월 전기통신기본법 47조의 허위사실유포죄가 위헌판정을 받았는데도 계속 온라인표현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하여 명예훼손죄를 개정할 의사는 없는가." (대한민국 쟁점목록 23번, 이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으로 치러진 역사상 유일무이한 재판이 바로 "미네르바" 박대성씨에 대한 형사재판이었다. 필자가 형사재판과 위헌소송에서 참고인진술을 했는데 "유언비어유포죄같은 것은 유신 때나 짐바브웨 같은 곳에만 있는 것"이라고 증언하자 "감히 우리나라를 짐바브웨에 비교한다"며 붉으락 푸르락 하던 공판검사가 기억난다. 재판실황을 담은 2009년 4월 연합뉴스 기사가 이상하게 접속이 안 된다.) 

 

"[명예훼손 비형사와 관련되어] 징역형은 절대로 명예훼손에 대해 적절한 벌이 될 수 없다... 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언사가 허위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는가? (샤니(Shany) 위원 10월23일 질문. 홍가혜씨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양홍석 변호사의 변호와 사단법인 오픈넷의 소송지원 속에서 102일 동안 감옥에 있다가 풀려났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홍가혜

▲  지난 2014년 12월 2일 목포지법 형사 2단독 장정환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홍가혜씨와 양홍석 변호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이영주

 

"국가보안법이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 재판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입장과 충돌한다. 우리 위원회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의거하여 북한정부 트위터 계정의 정보를 배포했다고 해서 처벌당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 (샤니(Shany) 위원 10월23일, 박정근씨도 100일을 감옥에 있다가 풀려났다. 필자가 형사재판에서 참고인진술을 할 때 검찰이 6백 개 정도의 북을 조롱하는 트윗은 백안시하고 2백여 개의 북한 정부 계정 리트윗만으로 박정근씨를 기소한 것에 대해 "모나리자의 얼굴을 가리고 '얼굴없는 괴물'이라고 공격하는 꼴"이라고 진술했던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감청 및 통신부대정보(예를 들어, 통신자 신원정보) 취득은 법원의 동의 하에서만 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 상에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통신가입자 신원정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왜 이행되고 있지 않는가?" (이와사와(Iwasawa) 위원, 10월22일. 차경윤씨는 '회피연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신원이 수사기관에 공개되어 경찰수사를 받기까지 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영장없는 공개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2012년 10월 모든 포털들은 영장없는 정보제공을 중단했다.)   

 

대한민국은 여러 국제인권협약들의 당사국이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시민정치적권리에 대한 규약(소위 '자유권규약')이다. UN인권위원회는 이 규약을 각 당사국이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 권고를 내리는 정기심사를 4~5년에 한번씩 실시한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심사를 받는 해였고 실제 심사는 지난 10월22일과 23일에 걸쳐 실시되었다. 대한민국이 한번을 빼먹어서 9년 만에 처음하는 것이어서 이제는 한참 잊혀진 MB정부의 추억들 그리고 그 주인공들까지 소환되었다. 

 

이들의 사연이 시간이 이렇게 지난 지금 머나먼 제네바에서 UN인권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몇 명의 법학교수들에 의해 파헤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의 사연이 불어, 스페인어, 영어, 우리말 4개 국어로 정부대표들과 인권위원들의 헤드셋 너머로 번역되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위의 발언들을 듣는 순간의 감동은 시간이동을 한 듯한 몽롱함과 함께 특별한 기억이 될 것 같다. 

 

UN인권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과 관련해서는 보통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가 주로 거론되는데 이번에는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에 대해서 강력한 권고를 내렸다. 첫째 진실인 언사에 대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가하지 않을 것(형법 307조1항)과 둘째 통신자 신원 파악을 영장없이 할 수 있는 통신자료제공(전기통신사업법 83조3항)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UN인권위원회는 오래 전부터 권위주의 정부들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이용해서 비판세력을 탄압하는 위험 때문에 명예훼손을 비형사화할 것을 권고해왔다. 검찰을 동원하여 정부정책이나 권력자에 대한 비판자를 탄압하는 기능을 해왔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권고를 거듭하다가 아예 2011년에는 일반논평 34호를 발표하여 모든 UN자유권규약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화를 고려할 것 그리고 명예훼손에 대한 징역형과 진실에 대한 모든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 이후 처음으로 2015년 대한민국에 대해서 이를 준수할 것을 다시 권고한 것이다. 이 권고에 앞서 2008년 이후 <PD수첩> 광우병 보도팀 수사를 필두로 천안함, 세월호, 대통령 가족사 등 공적 사안에 대해 정부가 국민을 입막음한 수많은 사례들이 참여연대에 의해 UN인권위원회에 보고되었었다. 특히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2차례에 걸쳐 발행한 <국민입막음 소송 보고서>가 번역되어 제출되었었다. 또 <프리덤하우스> 조사에서 수년째 OECD국가 중 터키와 멕시코와 함께 유일하게 '부분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도 위원들이 알고 있었다.  

 

진실 말해도 유죄... 명예훼손죄 이대론 안 된다

 

특히 이번에 UN인권위원회는 진실명예훼손 폐지에 있어서, 모든 진실명예훼손죄를 면책하지 않고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발설한 진실만을 면책하는 우리나라 형법 307조1항은 불충분함을 확실히 천명하였다. 즉, 진실이라면 그것이 공익을 위한 것이든 아니든 명예훼손을 이유로 형사처벌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형법 제307조와 제310조와 관련하여, 어떤 상황에서 진실을 말한 사람이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는가. 제310조 상의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요건은 너무 협소하다. 공공사업 발주 비리를 폭로한 사업가는 그 폭로가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만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므로 진실항변의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 아닌가? (샤니 위원, 10/23) .

 

실로 가뭄에 단비같은 권고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진실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2004년에 임금을 체불한 고용주의 업장 앞에서 임금체불 사실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고, 의약품 대리점이 제약회사들의 갑질을 고발하는 팩스를 언론 등 관련기관에 팩스로 보낸 것에 대해서 역시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2013~2014년에는 아파트 노인회 간부가 회원들을 상대로 폭언 및 폭행을 하여 동행자가 폭행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피해 회원이 인터넷에 당시 상황을 거짓없이 올린 글에 대해서 역시 유죄판결이 내려졌고, 군소기업에서 경리로 일하던 여직원이 고용주의 언어폭력에 못이겨 퇴사하면서 고용주의 만행을 적은 글을 사무실 주변에서 자주 다니던 식당 직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피켓이나 팩스의 내용, 인터넷글이나 유인물에 어느 것 하나 허위라고 밝혀진 것도 없었고 허위라는 기소도 없었다. 이러한 소소한 일도 형사처벌을 무릅쓰고 해야 하니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국민의 소통은 얼마나 억눌려 있을 것인가. 도대체 진실도 이렇게 처벌할 수 있다면 모든 대화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진실명예훼손죄가 있기는 하지만 타인의 위법행위를 밝히는 진실한 언사나 공무원에 대한 진실한 언사는 면책되며 일반적으로도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엄격한 요건이 아니더라도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기만 해도 면책이 된다.

 

제230조의2 제1항 "전조 제1항의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고, 또한 그 목적이 전적으로 공익을 도모하는데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실의 진부를 판단하여 진실인 것의 증명이 있는 때는 이를 벌하지 아니한다"

 

제230조의2 제2항 "전항의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소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사람의 범죄행위에 관한 사실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로 본다"

 

제230조의2 제3항 "전조 제1항의 행위가 공무원 또는 공선에 의한 공무원의 후보자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는 경우에는 사실의 진부를 판단하여 진실인 것의 증명이 있는 때에는 이를 벌하지 아니한다"

 

이와 관련하여 2015년11월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하태훈 교수는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이미 명예가 공식적으로 훼손되어 있으므로 이 사실을 밝혔다고 해서 더 훼손되는 명예가 없으므로 무죄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평 교수는 진실을 억제함으로써 지켜지는 명예는 '허명'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위선이라고 부른다. 적어도 일본만큼은 했으면 좋겠다. 

 

교회 홈페이지도 감청 설비 갖춰야 하나

 

또 매년 1천만명 넘는 사람들의 신원정보가 법원의 영장도 없이 수사기관에 넘어가고 있다. 수사기관이 수사와 관련하여 특정전화번호, 계좌번호, 온라인글을 발견하면 계정소유자나 글작성자를 찾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2014년 캐나다 대법원의 위헌판결에도 나왔듯이 이 절차에서 신원정보만 드러나는 것이지만 '누구와 언제 통화를 했다', '누구에게 얼마를 입금했다', '어떤 내용의 글을 썼다'라는 전제사실이 이미 알려진 사람의 신원정보가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는 마찬가지이다. (A의 신원정보 + A의 통신행위 및 내용)이 원래 영장이 필요하다면 이 두가지를 어느 순서로 받더라도 영장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익명으로 태어난다. 익명으로 서로 대화할 권리가 있고 원할 때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고 대화를 할 권리가 있다. 수사기관이 신원을 강제로 확인하고자 한다면 영장주의에 따라야 한다. UN인권위원회는 이 원칙이 국제인권법의 일부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외에도 기지국수사도 남용되지 않도록 원칙을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청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인권위원회가 열린 당시에는 잠잠했던 감청설비의무화 법안이 파리테러 사태 이후 '단 하나의 위기도 낭비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정치인들에 의해 다시 추진되고 있는데 UN인권위원회 권고에서는 빠져 있다. 사실 쟁점목록에도 들어가 있었는데 "현재 진행중인 인권침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판단 하에 로비할 때 중점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듯 하다. 뭐 어쩔 수 없다. 

 

이석우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2014년 10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아쉬워서 한마디 붙이자면, 지금 나와 있는 감청설비의무화법을 주창하시는 분들은 "다른 나라들 다 하는데 우리나라도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시는데 다른 나라들은 SK, KT같이 국가의 특허를 받은 망사업자들에게만 설비의무를 부과하는 것이지 Daum, 네이버, 카카오톡 같이 망 위에서 자유롭게 제공되는 서비스에게 설비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지금 감청설비의무화법안들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것들 중 하나가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가 될 것이다. 같은 논리라면 메일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회홈피, 학교홈피, 동창회홈피들도 한발짝만 더 나가면 다 감청설비의무 갖춰야 하는 가공할 상황이 다가온다. 

 

사실확인하는 김에 하나만 더. 법무부가 10월22일 대한민국 심사 기조연설에서 한국정부의 인권보호노력을 소개하면서 "UN인권최고판무관(UN Office of Higher Commissioner of Human Rights, OHCHR이라고 부름. UN인권위원회, UN인권이사회, 29개의 UN인권특별보고관 등의 총괄적 사무지원을 함)이 발행한 인권매뉴얼이 번역되었다"고 언급했는데 이건 정부가 한 일이 아니다. 평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99명의 판사들의 참여로 발간하였고 발간비용을 대법원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이다.  

 

오마이뉴스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1Xsmm8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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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4월 30일, 제33차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을 담고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하여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결하였다.

그러나 방심위와 같은 행정기관이, 국민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추상적이고도 국가 질서 위주로 해석될 수 있는 개념을 기준으로 함부로 규제하는 것은, 결국 국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통신심의제도를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헌적이다.

 

국민의 공적 사안 및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의 근간

해당 게시글 내용은 “세월호를 수입한 것이 국정원인 것은 증명이 끝났다. 사고 시 제일 먼저 연락받도록 되어 있었던 것도 국정원. 따라서 국정원이 세월호 침몰에 대해 맨 처음 연락을 받았고 6분이면 다 구할 수 있었는데 3시간 동안 어두운 선실에서 배가 뒤집어지며 몸이 의지할 곳이 없이 벽을 치며 손톱으로 긁고 비명을 지르며 304명이 학살당했다… ”는 것인데, 방심위는 이를 ‘세월호 사고 수습을 국정원이 고의로 지연시키고 방관하였다는 취지’로 해석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글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글은 국정원이 세월호 사고를 고의로 키웠다는 취지로 단정지어 해석될 수는 없으며,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고 그만큼 사고 수습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신속히 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당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상 해양사고 보도 계통도에 국정원이 선박으로부터 바로 보고되어야 할 기관으로 명시가 되어 있었고, 국정원에 사고가 알려진 경위와 시간에 대하여 국정원과 청해진 해운 측 주장이 엇갈리고 진술도 번복되어, 현재까지 사고의 국정원 전달 경위가 불명확한 점, 세월호에서 건져 낸 노트북 안에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발견되고, 그 안에 선원 휴가 계획, 인테리어, 타일 교체 등을 포함한 100여가지의 사항이 담겨있었던 점 등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은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는 사실이다.

국민이 공적 관심사안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통한 토론 형성, 이로 인한 정치 참여와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나 감시를 가능케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표현들이 다소 단정적이거나 ‘학살’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되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는 명백한 근거가 있는 사실의 주장이나 정제된 표현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단어 선택이나 근거 유무는 독자들이 해당 글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뿐이다.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적 –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

특히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심의기준은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국가가 정한 질서 위주의 사고방식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이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 보충의견에서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방심위는 어떠한 불법성도 없는 국가기관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본 심의규정에 따라 삭제‧차단하는 위헌적 심의를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2015년 5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5/05/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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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터넷 실명제 부활시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장제원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1월 12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본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소위 ‘인터넷 댓글 실명제’를 신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정은 1) 2012년 위헌결정(2010헌마47)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2)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그리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3) ‘댓글’에 대한 정의가 없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결국 모든 게시글에 대한 본인확인조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오픈넷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출했으며 향후 국회의 심의 과정을 예의 주시하여 개정안이 통과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첨부. 사단법인 오픈넷_정보통신망법_일부개정법률안_의견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2018. 1.

  1. 주요내용

○ 본인확인조치 주체 대상에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를 추가하고 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경우 그 게시판 이용자의 댓글에 대해서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하여 소위 ‘인터넷 댓글 실명제’를 신설(안 제44조의5제1항 제2호·제2항 및 제3항 신설 등)

  1. 반대의견

가. 서

○ 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012년 위헌결정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위배됨

○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가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그리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본 개정안의 인터넷 댓글 실명제에도 그대로 적용됨

○ ‘댓글’에 대한 정의가 없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결국 모든 게시글에 대한 본인확인조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음

나.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위배

○ 2012. 8. 23.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본인확인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제2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제30조 제1항(이하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림(헌재 2012. 8. 23. 2010헌마47·252(병합))

○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1항은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고 하여 헌법소원 인용결정에 대해 기속력을 부여하고 있음.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속력은 헌법의 최고규범성에 근거함

○ 기속력은 입법, 행정, 사법의 모든 공권력 주체를 구속하므로 여기에는 국회도 포함되며, 따라서 국회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한 법률을 다시 입법해서는 안 될 것임. 그런데 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입법임

다. 인터넷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의사의 ‘자유로운’ 표명과 전파의 자유에는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포함됨(2010헌마47등). 인터넷 게시판에 익명으로 댓글을 달 자유도 당연히 익명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므로, 인터넷 댓글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함

○ 또한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정보를 수집하여 보관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본인확인정보는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정보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함(헌재 2010. 5. 27. 2008헌마663). 인터넷 댓글 실명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인터넷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무기한으로 보관하게 함으로써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높이고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는 것으로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함

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침해

○ 인터넷 댓글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역시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임(2010헌마47등).

마. 명확성의 원칙 위반

○ 법률은 되도록 명확한 용어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은 민주주의·법치주의 원리의 표현으로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요구되며, 특히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존재인 점에 비추어 볼 때,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됨(헌재 2002. 6. 27. 99헌마480).

○ 그런데 본 개정안은 제한되는 표현인 ‘댓글’에 대한 정의가 없어 이러한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서 결과적으로 모든 게시글에 대해 본인확인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임

  1. 결론

○ 장제원의원 대표발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인터넷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그리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이상과 같이 반대함

2018년 1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1/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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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목), 국회에서 “정보기본권과 개헌” 토론회가 열립니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본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시대 국민의 정보기본권 향상을 위해 개헌안에 정보기본권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합니다.

이호중 교수(정보인권연구소 이사장)가 사회를 맡고, 각 분야별로 △알권리 및 정보접근권 분야에서 한상희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분야 조지훈 변호사(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 △정보문화향유권 및 과학문화권 분야 남희섭 오픈넷 이사(변리사), △정보격차해소 및 정보독점 분야 이은우 변호사(정보인권연구소 이사) △인터넷 표현의 자유 분야 오병일 정책활동가(진보네트워크센터)가 각각 발표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개헌 정책 토론회] 정보기본권과 개헌

  • 일시: 2018. 3. 22.(목) 오전 10시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
  • 공동주최: 국회의원 이종걸, 조배숙, 이정미, 박주민, 천정배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단법인 오픈넷,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사회: 이호중(정보인권연구소 이사장,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 발표>

알권리 및 정보접근권 분야

한상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분야

조지훈(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 변호사)

정보문화향유권 및 과학문화권 분야

남희섭(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변리사)

정보격차해소 및 정보독점 분야

이은우(정보인권연구소 이사, 변호사)

인터넷 표현의 자유 분야

오병일(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활동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3/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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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韓 영화계 부산 영화제 전면 거부 보도 -세월호 다큐 시사회 허용으로 탄압 받아 -국제 영화 단체 한국 영화계 지지 ‘정치압력 중단 요구’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시사회 상영을 둘러싼 부산국제영화제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Film Groups Threaten Boycott of South Korean Film Festival-한국 영화인 단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거부 결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한국 ...
금, 2016/04/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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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기업책임지수 국제 프로젝트 참여해 한국 ICT 기업 평가

이용자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 검증… 카카오 5위, 삼성 9위 차지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이용자 보호 정책을 평가하여 순위를 매긴 ‘2017 기업책임지수(Corporate Accountability Index)‘가 공개되었다. ICT 기업을 평가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RDR(Raning Digital Rights)은 전세계 2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 집중 평가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올해의 평가 대상 기업은 ‘인터넷 및 모바일 부문’ 12개 기업과 ‘이동통신 부문’ 10개 기업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얀덱스, 바이두 같은 인터넷 기업들, AT&T, 텔레포니카 같은 이동통신 기업들이 포함됐다. 삼성과 애플 등 모바일 기업은 올해 처음으로 이 평가에 포함되었다.

평가 결과, 인터넷 및 모바일 부문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가 1~3위를 차지했고 이동통신 부문에서는 AT&T, 보다폰(영국), 텔레포니카(스페인)가 1~3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으로는 카카오와 삼성이 인터넷 및 모바일 부문에 포함되어 평가를 받았다. 해당 부문 12개 기업 중에 카카오는 5위로 페이스북보다는 못하지만 트위터보다는 나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은 9위를 차지함으로써, 같은 분야 기업인 애플(7위)보다 두 계단 처졌다.

RDR이 각 기업을 평가한 주요 가치는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다. 기업들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이러한 노력이 기업 정책으로 구체화되어 있는지, 또 그러한 정책이 각종 문서나 약관을 통해 명백하게 밝혀져 있는지 등이 평가 요소였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35개 지표, 183개의 측정 기준이 적용되었다.

RDR은 세계 ICT 기업들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보호정책 정보가 전체적으로 미흡하며, 특히 스마트폰을 만들어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업들에서 투명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이 프라이버시 보호보다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용자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사용되는지를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카카오는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정책을 잘 명시하고 있고 개인정보 사용 내용도 비교적 잘 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인권 일반에 대한 강한 보호 방침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 영역에서는 구체적인 조항을 갖고 있지 않으며, 특히 정부나 사기업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15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인 RDR의 기업 평가 프로젝트는 미국의 명망 있는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 재단에서 주관하고 세계 유수의 전문가 단체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팀은 2016년 9월부터 6개월에 걸쳐 복잡한 다단계 검증 과정을 거치며 작업을 수행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번 평가에서 한국 기업인 카카오와 삼성에 대한 기초 평가를 담당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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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5/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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