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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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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익명 (미확인) | 화, 2015/11/24- 11:46

‘회피 연아’ 이후에도 변함없는 대한민국

[유엔 자유권 권고 짚어보기⑤] 박대성, 홍가혜, 박정근, 차경윤의 시간들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10월 22일~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지난 9년간 한국의 전반적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 실태를 점검하고 권고를 내리는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아래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자유권 위원들은 정부,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의 자유권 규약 이행에 대해 심의하고 지난 11월 5일 최종 권고를 발표했습니다.

유엔에서 내린 권고는 국내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자유권 실태는 어떠할까요? 국내 8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유엔 자유권 심의 대응 한국 NGO 모임은 6회에 걸쳐 유엔 자유권 권고를 짚어보는 기사를 게재합니다. – 기자 말

 

‘회피 연아’ 올렸다고 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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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회피연아’.
ⓒ 화면캡처 관련사진보기

 

“2010년 12월 전기통신기본법 47조의 허위사실유포죄가 위헌판정을 받았는데도 계속 온라인표현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하여 명예훼손죄를 개정할 의사는 없는가.” (대한민국 쟁점목록 23번, 이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으로 치러진 역사상 유일무이한 재판이 바로 “미네르바” 박대성씨에 대한 형사재판이었다. 필자가 형사재판과 위헌소송에서 참고인진술을 했는데 “유언비어유포죄같은 것은 유신 때나 짐바브웨 같은 곳에만 있는 것”이라고 증언하자 “감히 우리나라를 짐바브웨에 비교한다”며 붉으락 푸르락 하던 공판검사가 기억난다. 재판실황을 담은 2009년 4월 연합뉴스 기사가 이상하게 접속이 안 된다.)

“[명예훼손 비형사와 관련되어] 징역형은 절대로 명예훼손에 대해 적절한 벌이 될 수 없다… 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언사가 허위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는가? (샤니(Shany) 위원 10월23일 질문. 홍가혜씨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양홍석 변호사의 변호와 사단법인 오픈넷의 소송지원 속에서 102일 동안 감옥에 있다가 풀려났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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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12월 2일 목포지법 형사 2단독 장정환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홍가혜씨와 양홍석 변호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이영주 관련사진보기

 

“국가보안법이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 재판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입장과 충돌한다. 우리 위원회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의거하여 북한정부 트위터 계정의 정보를 배포했다고 해서 처벌당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 (샤니(Shany) 위원 10월23일, 박정근씨도 100일을 감옥에 있다가 풀려났다. 필자가 형사재판에서 참고인진술을 할 때 검찰이 6백 개 정도의 북을 조롱하는 트윗은 백안시하고 2백여 개의 북한 정부 계정 리트윗만으로 박정근씨를 기소한 것에 대해 “모나리자의 얼굴을 가리고 ‘얼굴없는 괴물’이라고 공격하는 꼴”이라고 진술했던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감청 및 통신부대정보(예를 들어, 통신자 신원정보) 취득은 법원의 동의 하에서만 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 상에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통신가입자 신원정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왜 이행되고 있지 않는가?” (이와사와(Iwasawa) 위원, 10월22일. 차경윤씨는 ‘회피연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신원이 수사기관에 공개되어 경찰수사를 받기까지 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영장없는 공개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2012년 10월 모든 포털들은 영장없는 정보제공을 중단했다.)

 

대한민국은 여러 국제인권협약들의 당사국이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시민정치적권리에 대한 규약(소위 ‘자유권규약’)이다.

UN인권위원회는 이 규약을 각 당사국이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 권고를 내리는 정기심사를 4~5년에 한번씩 실시한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심사를 받는 해였고 실제 심사는 지난 10월22일과 23일에 걸쳐 실시되었다. 대한민국이 한번을 빼먹어서 9년 만에 처음하는 것이어서 이제는 한참 잊혀진 MB정부의 추억들 그리고 그 주인공들까지 소환되었다.

이들의 사연이 시간이 이렇게 지난 지금 머나먼 제네바에서 UN인권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몇 명의 법학교수들에 의해 파헤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의 사연이 불어, 스페인어, 영어, 우리말 4개 국어로 정부대표들과 인권위원들의 헤드셋 너머로 번역되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위의 발언들을 듣는 순간의 감동은 시간이동을 한 듯한 몽롱함과 함께 특별한 기억이 될 것 같다.

UN인권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과 관련해서는 보통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가 주로 거론되는데 이번에는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에 대해서 강력한 권고를 내렸다. 첫째 진실인 언사에 대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가하지 않을 것(형법 307조1항)과 둘째 통신자 신원 파악을 영장없이 할 수 있는 통신자료제공(전기통신사업법 83조3항)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UN인권위원회는 오래 전부터 권위주의 정부들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이용해서 비판세력을 탄압하는 위험 때문에 명예훼손을 비형사화할 것을 권고해왔다. 검찰을 동원하여 정부정책이나 권력자에 대한 비판자를 탄압하는 기능을 해왔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권고를 거듭하다가 아예 2011년에는 일반논평 34호를 발표하여 모든 UN자유권규약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화를 고려할 것 그리고 명예훼손에 대한 징역형과 진실에 대한 모든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 이후 처음으로 2015년 대한민국에 대해서 이를 준수할 것을 다시 권고한 것이다. 이 권고에 앞서 2008년 이후 <PD수첩> 광우병 보도팀 수사를 필두로 천안함, 세월호, 대통령 가족사 등 공적 사안에 대해 정부가 국민을 입막음한 수많은 사례들이 참여연대에 의해 UN인권위원회에 보고되었었다. 특히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2차례에 걸쳐 발행한 <국민입막음 소송 보고서>가 번역되어 제출되었었다. 또 <프리덤하우스> 조사에서 수년째 OECD국가 중 터키와 멕시코와 함께 유일하게 ‘부분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도 위원들이 알고 있었다.

 

진실 말해도 유죄… 명예훼손죄 이대론 안 된다

특히 이번에 UN인권위원회는 진실명예훼손 폐지에 있어서, 모든 진실명예훼손죄를 면책하지 않고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발설한 진실만을 면책하는 우리나라 형법 307조1항은 불충분함을 확실히 천명하였다. 즉, 진실이라면 그것이 공익을 위한 것이든 아니든 명예훼손을 이유로 형사처벌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형법 제307조와 제310조와 관련하여, 어떤 상황에서 진실을 말한 사람이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는가. 제310조 상의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요건은 너무 협소하다. 공공사업 발주 비리를 폭로한 사업가는 그 폭로가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만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므로 진실항변의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 아닌가? (샤니 위원, 10/23) .

실로 가뭄에 단비같은 권고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진실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2004년에 임금을 체불한 고용주의 업장 앞에서 임금체불 사실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고, 의약품 대리점이 제약회사들의 갑질을 고발하는 팩스를 언론 등 관련기관에 팩스로 보낸 것에 대해서 역시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2013~2014년에는 아파트 노인회 간부가 회원들을 상대로 폭언 및 폭행을 하여 동행자가 폭행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피해 회원이 인터넷에 당시 상황을 거짓없이 올린 글에 대해서 역시 유죄판결이 내려졌고, 군소기업에서 경리로 일하던 여직원이 고용주의 언어폭력에 못이겨 퇴사하면서 고용주의 만행을 적은 글을 사무실 주변에서 자주 다니던 식당 직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피켓이나 팩스의 내용, 인터넷글이나 유인물에 어느 것 하나 허위라고 밝혀진 것도 없었고 허위라는 기소도 없었다. 이러한 소소한 일도 형사처벌을 무릅쓰고 해야 하니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국민의 소통은 얼마나 억눌려 있을 것인가. 도대체 진실도 이렇게 처벌할 수 있다면 모든 대화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진실명예훼손죄가 있기는 하지만 타인의 위법행위를 밝히는 진실한 언사나 공무원에 대한 진실한 언사는 면책되며 일반적으로도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엄격한 요건이 아니더라도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기만 해도 면책이 된다.

제230조의2 제1항 “전조 제1항의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고, 또한 그 목적이 전적으로 공익을 도모하는데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실의 진부를 판단하여 진실인 것의 증명이 있는 때는 이를 벌하지 아니한다”

제230조의2 제2항 “전항의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소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사람의 범죄행위에 관한 사실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로 본다”

제230조의2 제3항 “전조 제1항의 행위가 공무원 또는 공선에 의한 공무원의 후보자에 관한 사실에 관계되는 경우에는 사실의 진부를 판단하여 진실인 것의 증명이 있는 때에는 이를 벌하지 아니한다”


이와 관련하여 2015년11월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하태훈 교수는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이미 명예가 공식적으로 훼손되어 있으므로 이 사실을 밝혔다고 해서 더 훼손되는 명예가 없으므로 무죄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평 교수는 진실을 억제함으로써 지켜지는 명예는 ‘허명’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위선이라고 부른다. 적어도 일본만큼은 했으면 좋겠다.

 

교회 홈페이지도 감청 설비 갖춰야 하나

또 매년 1천만명 넘는 사람들의 신원정보가 법원의 영장도 없이 수사기관에 넘어가고 있다. 수사기관이 수사와 관련하여 특정전화번호, 계좌번호, 온라인글을 발견하면 계정소유자나 글작성자를 찾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2014년 캐나다 대법원의 위헌판결에도 나왔듯이 이 절차에서 신원정보만 드러나는 것이지만 ‘누구와 언제 통화를 했다’, ‘누구에게 얼마를 입금했다’, ‘어떤 내용의 글을 썼다’라는 전제사실이 이미 알려진 사람의 신원정보가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는 마찬가지이다. (A의 신원정보 + A의 통신행위 및 내용)이 원래 영장이 필요하다면 이 두가지를 어느 순서로 받더라도 영장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익명으로 태어난다. 익명으로 서로 대화할 권리가 있고 원할 때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고 대화를 할 권리가 있다. 수사기관이 신원을 강제로 확인하고자 한다면 영장주의에 따라야 한다. UN인권위원회는 이 원칙이 국제인권법의 일부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외에도 기지국수사도 남용되지 않도록 원칙을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청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인권위원회가 열린 당시에는 잠잠했던 감청설비의무화 법안이 파리테러 사태 이후 ‘단 하나의 위기도 낭비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정치인들에 의해 다시 추진되고 있는데 UN인권위원회 권고에서는 빠져 있다. 사실 쟁점목록에도 들어가 있었는데 “현재 진행중인 인권침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판단 하에 로비할 때 중점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듯 하다. 뭐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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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2014년 10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아쉬워서 한마디 붙이자면, 지금 나와 있는 감청설비의무화법을 주창하시는 분들은 “다른 나라들 다 하는데 우리나라도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시는데 다른 나라들은 SK, KT같이 국가의 특허를 받은 망사업자들에게만 설비의무를 부과하는 것이지 Daum, 네이버, 카카오톡 같이 망 위에서 자유롭게 제공되는 서비스에게 설비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지금 감청설비의무화법안들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것들 중 하나가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가 될 것이다. 같은 논리라면 메일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회홈피, 학교홈피, 동창회홈피들도 한발짝만 더 나가면 다 감청설비의무 갖춰야 하는 가공할 상황이 다가온다.

사실확인하는 김에 하나만 더. 법무부가 10월22일 대한민국 심사 기조연설에서 한국정부의 인권보호노력을 소개하면서 “UN인권최고판무관(UN Office of Higher Commissioner of Human Rights, OHCHR이라고 부름. UN인권위원회, UN인권이사회, 29개의 UN인권특별보고관 등의 총괄적 사무지원을 함)이 발행한 인권매뉴얼이 번역되었다”고 언급했는데 이건 정부가 한 일이 아니다. 평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99명의 판사들의 참여로 발간하였고 발간비용을 대법원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이다.

* 이번 자유권 심의에 참가한 한국 NGO 대표단은 오는 11월 25일(수) 오후 7시, 서울시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유엔, 한국 인권에 대해 말하다 – 한국 자유권 대응 시민사회 활동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 편집ㅣ박순옥 기자

* 위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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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의사 밝힌 권고, 구체적 일정과 실질적 이행방안 마련해야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각으로 어제(2/1) 오후 3시 30분, 한국 정부의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이하 UPR)에 대한 본 심의 보고서가 채택되었습니다. 지난 1월 26일 진행된 본 심의에는 95개 유엔 회원국이 참여하여 총 263개 권고가 내려진 바 있습니다. 이번에 채택된 보고서에는 총 263개 권고에 대한 정부의 권고 수용 여부가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 정부는 97개 권고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65개 권고에 대해서는 6월에 열릴 제53차 유엔인권이사회까지 수용 여부를 밝힐 예정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수용의사를 밝힌 권고에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 인종차별과 혐오 근절을 위한 조치 마련,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장애인 탈시설 및 사회적 지원 확대,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와 성평등 촉진, 이주노동자 권리보장, 사회안전망 확대를 통한 취약계층의 권리 보장, 적절한 주거권의 보장, 장애인의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을 위한 입법적 조치 및 재정지원 강화 등의 권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및 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 비준, 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 국가보안법 폐지, 대체복무제 개선, 집회와 시위의 자유 보장,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 등 165개 권고에 대해서는 6월 UPR 심의보고서가 정식으로 채택되기 전까지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저지른 성노예 및 강제노동사건과 관련하여 피해자 중심의 접근에 기반한 진실과 정의, 배상에 대한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단순 ‘참조’ 정도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이 1차로 수용한 권고 중 자기결정과 인권 존엄에 기반한 성별정정을 위한 법제도 개선,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 도입과 같은 성소수자 인권보장을 위한 권고와 여성∙이주민∙난민∙아동∙노인∙장애인 등 소수자들에 대한 권리보장을 계속하겠다는 권고들은 환영할 만하나, 이 권고들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입법, 사법, 행정부의 노력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즉각 수용의사를 밝힌 권고들이 ‘노력할 것’, ‘강화할 것’ 등의 낮은 수준의 권고임을 고려한다면 구체적인 일정과 실질적인 이행방안이 추가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가장 많은 회원국들이 권고한 사형제 폐지(30개국),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20개국), 성소수자 권리보장(27개국), 여성에 대한 차별금지 및 성평등 촉구(48개국), 이주노동자 권리협약 비준(11개국) 등의 권고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특별한 관심과 개선을 촉구하는 사안인만큼 수용을 전제로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될 것입니다. 더 이상의 ‘사회적 합의’나 ‘연구검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와 같은 무책임한 답변과 회피는 한국 정부 스스로가 밝힌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보편적 인권보호와 증진에 기여”하려는 정부 의지와는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번 UPR 심의를 위해 국내 461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2022년 7월 14일 한국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에 대한 평가와 권고사항을 담은 공동보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11월 30일 UPR 프리세션에 참가해 한국의 핵심 인권이슈에 대해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각 유엔회원국의 대사관 및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등과의 수차례 미팅을 가지고 한국의 주요 인권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습니다. 인권시민사회는 향후에도 정부의 권고 수용과 그 구체적 이행과정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 첨부자료 1. 대한민국에 대한 제4차 UPR 권고 채택보고서(Draft report of the Working Group on the Universal Periodic Review – Republic of Korea)

▣ 붙임자료 1. 상호의견 교환시 제안된 권고 중 대한민국 정부가 검토 후 수용의사를 밝힌 권고 (국문) (이 외 대한민국 정부가 제53차 인권이사회 회기 전까지 검토 후 수용 의사를 밝힐 예정인 권고 165개가 남아 있는 상황임)

6.1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을 비준할 것 (덴마크);
6.2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를 비준할 것 (나미비아);
6.3 강제실종방지협약 비준 절차 완료를 위한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 (우크라이나);
6.4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한 조치를 도입하고, 인권 증진 및 보호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일본);
6.5 인권적 접근을 기반으로 국제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 (엘살바도르);
6.6 정부의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중기 인권전략, 인권기반 개발협력 이행계획을 확실히 이행할 것 (키르기스스탄);
6.7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예방하고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아동과 공무원, 교육자에게 다문화 이해 교육을 실시할 것 (베트남);
6.8 인종주의,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 (알제리);
6.9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발언과 혐오 발언을 근절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벨라루스);
6.10 인종차별과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 효율적인 입법,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 (중국);
6.11 외국인에 대한 혐오 발언과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을 근절할 것 (이집트);
6.12 교정시설의 과밀화를 해소할 것 (잠비아);
6.13 수용자의 처우에 대한 국제기준에 맞춰 교정시설의 과밀화 해소할 것 (리비아);
6.14 인신매매와 성 착취와 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레바논);
6.15 노동자들을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수단);
6.16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간 차별을 근절할 것 (베트남);
6.17 계속해서 국민연금 시스템을 강화하고 노인을 위한 사회적 지원을 확대할 것 (포르투갈)
6.18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보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포용적 복지국가의 기반 마련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 (투르크메니스탄);
6.19 사회 안전망의 확대를 통해 취약계층의 권리를 더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확대할 것 (파키스탄);
6.20 사회적 불평등 해소 및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의 지속할 것 (아제르바이잔);
6.21 적절한 주거의 권리를 보장하고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 우선순위에 관한 법률의 효과적인 이행을 보장할 것 (카자흐스탄);
6.22 적절한 주거의 권리 실현을 목표로 하는 정책 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거 복지시스템 지침이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것 (아제르바이잔);
6.23 주거권과 적절한 생활 수준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부탄);
6.24 빈곤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사회 보장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고, 차별 및 학대를 방지함으로써 특히 노인의 빈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 (브라질);
6.25 임신중지를 비범죄화하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포함한 여성을 위한 안전한 재생산 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형법 개정을 촉진하는 것을 고려할 것 (인도);
6.26 특히 취약 및 소외 집단을 위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할 것 (조지아);
6.27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형법 및 기타 법률을 개혁할 것 (에스토니아);
6.28 2019년 4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임신중지를 규제하는 법률을 도입할 것 (스페인);
6.29 임신중지 비범죄화를 명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법을 제정할 것 (뉴질랜드);
6.30 형법을 신속하게 개혁하여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을 보장할 것 (아이슬랜드);
6.31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형법을 개혁할 것 (벨기에);
6.32 모두를 위한 무상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 학교 입학에 대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근절할 것 (방글라데시);
6.33 교사와 비교사 교원에게 포용적 교육에 대한 적절한 훈련을 실시할 것 (몰디브);
6.34 학교 인프라를 강화하고 교직원 숫자를 늘려 도농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 (모리셔스);
6.35 국민총소득(GNI)의 0.7%라는 국제적 약속 이행을 위해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할 것 (방글라데시);
6.36 여성에 좋은 근무 환경 조성을 포함하여 특히 고용 부문에서 여성에 대한 젠더기반 범죄 및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인도네시아);
6.37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와 성평등 증진을 위한 국가 계획을 지속 및 강화할 것 (엘살바도르);
6.38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성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낙인을 퇴치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할 것 (크로아티아);
6.39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리고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칠레);
6.40 과학 및 기술, 연구 및 혁신 분야를 포함하여 공공 영역 및 민간 기업에서 리더십 지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여성의 역량강화에 동등한 기회를 보장할 것 (불가리아);
6.41 여성의 경제적 참여에 관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 (브루나이);
6.42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조치를 계속 시행할 것 (베트남);
6.43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제도를 강화할 것 (터키);
6.44 여성가족부의 업무가 보건복지부에 이관된다면, 그 업무를 그대로 유지 내지는 강화할 것 (스위스);
6.45 유해한 성별고정관념과 같은 여성과 여아에 대한 차별 요인을 제거하고 그들이 정의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부처 간 메커니즘을 구축하여 성평등을 촉진할 것 (네덜란드);
6.46 여성에 대한 차별 요인을 제거하고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림으로써 성평등을 촉진할 것 (말레이시아);
6.47 공공 부문의 의사 결정 직위에서 여성 대표성을 높이고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리투아니아);
6.48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지속 (이라크);
6.49 가정폭력을 포함한 젠더 기반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 (카자흐스탄);
6.50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 성평등, 젠더기반폭력으로부터 여성 보호,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목표로 하는 절차 및 입법을 지속할 것 (쿠웨이트);
6.51 젠더기반폭력 퇴치를 위한 노력을 추구하고 피해자에게 적절한 지원이 제공되도록 보장할 것 (레바논);
6.52 여성에 대한 젠더기반폭력 퇴치를 위한 노력 강화 (잠비아);
6.53 부부강간 범죄화를 포함해서 여성에 대한 젠더기반범죄를 퇴치하기 위한 필요한 입법을 위한 노력을 크게 강화할 것, 개인 자율성과 인권 존엄에 따른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제도를 도입할 것 (아르헨티나);
6.54 민간 및 공공 부문 모두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이는 것을 포함하여 젠더기반폭력 및 젠더불평등을 퇴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가 조치를 채택할 것 (브라질);
6.55 성평등을 촉진하고 여성과 장애 소녀를 포함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제고 캠페인을 조직할 것 (에스토니아);
6.56 여성과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및 괴롭힘을 퇴치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한 것 (시리아);
6.57 여성에 대학 폭력을 예방하고 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계획의 이행을 강화할 것 (라오스);
6.58 여성에 대한 모든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도입하여 가해자에 대한 더 강력한 처벌을 도입할 것 (영국 및 북아일랜드);
6.59 가정폭력, 성폭력, 인신매매, 또는 다른 종류의 폭력의 피해자인 외국인 여성이 사법 접근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러시아);
6.60 출산 및 육아비 부담 경감으로 부모를 지원할 것 (말레이시아);
6.61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구금 조건을 방지하여 국제 기준 준수를 보장할 것 (감비아);
6.62 소년법에 명확한 구금 근거를 마련하고 성인과 함께 있는 아동의 구금을 방지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강화할 것 (감비아);
6.63 소년 사법과 관련된 법률을 검토할 것; 소년 구금과 관련된 추가 조치를 고려할 것 (부탄);
6.64 아동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과 학대를 예방하고 감시하기 위한 정책 전략을 수립할 것 (에스토니아);
6.65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국내법에 통합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 조치를 이행할 것 (키프로스);
6.66 아동에 대한 폭력과 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국가 정책을 강화할 것 (벨라루스);
6.67 영토 내 모든 아동이 보육시설, 교육, 의료, 여가 및 국가의 지원에 접근하도록 보장할 것 (잠비아);
6.68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2차 기본 아동정책계획 (Basic Children Policy Plan)을 시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 (투르크메니스탄) ;
6.69 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계속하여 아동권리의 증진과 보호에 우선순위를 둘 것(스리랑카);
6.70 교도소 환경이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에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 (페루);
6.71 출산과 보육비 부담을 줄이고, 사각지대가 없는 보육제도를 수립하고,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과 모든 아동을 존중하는 포용적인 가족 문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며, 젊은 세대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부모를 지원하겠다고 국제인구개발회의25에서 공약한 내용을 이행할 것 (파나마);
6.72 아동 성폭력과 학대를 다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네팔);
6.73 노인의 복지와 생활조건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라오스) ;
6.74 노인의 안전, 웰빙 및 참여를 다루기 위한 조치를 계속해서 도입할 것 (싱가포르);
6.75 노인 학대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다룰 수 있도록 폭력과 모든 형태의 학대로부터 노인을 보호할 포괄적인 전략을 강구할 것 (슬로베니아);
6.76 노인의 생활조건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알제리);
6.77 장애인과 노인 및 그 가족에 대한 지원을 더 제공할 것 (이란);
6.78 장애인의 대중교통과 공공시설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와 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것 (이스라엘);
6.79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취약집단과 사회 구성원들의 평등을 증진하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높일 것 (쿠웨이트);
6.80 계속해서 장애인을 위한 공공서비스의 전달을 확대하고 접근성을 향상할 것 (싱가포르);
6.81 장애인의 대중교통과 시설에의 접근성을 증진하기 위한 입법적 체계와 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것 (튀르키예);
6.82 노인, 장애인 및 기타 취약집단을 위한 사회적 지원 조치를 계속해서 도입할 것 (벨라루스);
6.83 장애인이 다른 모든 사람과 동등하게 건강권을 제공받을 것을 보장하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할 것 (브루나이);
6.84 장애인의 탈시설 절차와 접근 가능한 환경 및 동등한 임금을 통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불가리아);
6.85 장애여성과 소녀를 포함한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이어갈 것 (인도);
6.86 성적지향 및/또는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적 관행을 금지하고, 성별 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입법적 체계를 채택할 것 (칠레);
6.87 계속하여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파키스탄);
6.88 이주민과 외국인의 인권 보호를 더욱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할 것 (파라과이);
6.89 특히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는 횟수와 사유의 제한과 관련하여 이주노동자의 자유롭게 고용을 선택할 권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 (필리핀);
6.90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증진 및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기업활동으로 인한 노동권 및 인권 침해를 조사할 것 (태국);
6.91 특히 고용주 및 고용기관과 관련하여 노동 관계법 집행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대우를 강화할 것 (태국);
6.92 이주민 구금 시설의 인권상황 개선과 난민지위가 거부당한 이들을 위한 이의제기 및 구제절차 마련 등을 포함하여 이주민의 권리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 (튀르키예);
6.93 특히 여성과 아동, 이주민의 구금과 관련하여 인권에 기반한 이주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채택할 것 (우루과이);
6.94 이주민과 사회취약집단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것 (우즈베키스탄);
6.95 혐오표현을 근절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편견, 잘못된 정보 및 낙인을 철폐하기 위한 전략을 채택할 것 (베네수엘라;)
6.96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복지 증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 (가나);
6.97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할 것 (인도);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The post 95개 유엔 회원국, 대한민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총 263개 권고 내려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목, 2023/02/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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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방역 및 대응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전략은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전략의 수행과정에서 개인정보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후에 우리나라의 감염병 예방에 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반성적으로 회고하고 성찰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비록 현재까지는 세계적인 모범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100점 만점짜리 전략이나 시스템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시스템의 점검 및 개선에 있어서는 감염병 예방을 포함한 공중보건시스템과 개인정보를 포함한 프라이버시 보호의 문제를 균형있게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감염자의 과거 위치정보를 국가기관이 제공하는 확진자 동선(이동경로) 공개 정책과 자가격리자의 격리장소로부터의 이탈 방지 및 감시를 위한 손목밴드 착용 강제 정책의 문제를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확진자 동선 공개 정책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주의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되면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 등 국민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알아야 하는 정보를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 여기서 공개되는 정보에는 개인정보가 포함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개인정보는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를 의미하고, 성별, 연령,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등은 서로 결합되어 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개되는 개인정보의 범위이다. 예컨대,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와 날짜 및 시간대만 공개하면 되지 성별, 연령 등 개인을 구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정보는 공개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의 의문이 제기된다. 독일에서 우리나라의 확진자 동선 공개 정책과 비슷한 제도의 입법을 논의하다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중단하고, 감염자의 휴대폰에 근접한 휴대폰에 자동으로 경고신호를 보내주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엿보인다.

다음으로 자가격리자의 격리장소로부터의 이탈 방지 및 감시를 위한 손목밴드 착용 강제 정책이다. 손목밴드 착용 강제 정책도 피부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등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피부착자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도록 해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갖고 있다. 문제는 현재 법적인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손목밴드 착용 강제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법률을 개정해서 도입하는 경우에도, 그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남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자가격리 처분에 따르지 아니한 자에 대해서는 이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처벌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에 더해서 손목밴드 착용 강제까지 추가하는 것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문제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목밴드 착용 강제 정책이 제안됐을 때부터, 빅 브라더의 출현을 가능케 할 수 있는 강력한 시민통제장치들의 도입 유혹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했다.

결국 확진자 동선 공개 정책과 손목밴드 착용 강제 정책의 문제는 전체주의적 감시체제의 강화, 시민의 자유와 권리 수호 사이의 극단적인 대립 내지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개인정보의 활용 방식 및 범위와 관련해 고민하게 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보다 심도있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아시아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08.)

목, 2020/05/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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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역사는 항상 희극과 비극이 섞여 있는 회색 덩어리 같은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보통 역사의 비극에 초점을 두고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상징한다. 그런데 비극으로부터 배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비극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공산주의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만으로 가득 찬 사회는 자본주의의 착취로 나아갈 수 있고, 그 반대 벡터도 가능하며 양극단 사이에서의 진동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될 것이다. 비극의 관점에서만 역사를 볼 것이 아니라 비극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의 수들, 즉 희극도 엄연히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칭했다고 하여 명예훼손 유죄가 선고되었다. 과거에 공산주의자라는 칭호가 국민들에게 씌웠던 누명과 천형을 생각하며 종북몰이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필자도 수년 전 이정희 의원에게 ‘종북’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민사 손해배상 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 ‘국가보안법의 역습’이라고 자위했다. 진보적인 인사들이나 독재에 순응하지 않은 사람들을 부당하게 처벌하고 심지어는 정치에 무관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엮었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종북’ 칭호는 상대를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며 맹목적인 반공 사회의 사법적 피해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라고 볼 수 있었다. 분단사회의 질곡이라는 역사로부터 배우려면 저런 판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공산주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역사의 비극으로부터 너무 많이 배우려다가 역사의 비극 속에 갇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세계 각국에서 사문화하거나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명예란 도대체 무엇인가? 불특정 다수가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평가의 집합, 곧 평판이다. 평판은 나를 고찰하는 사람의 사상과 의견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내가 통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내가 아무리 천사처럼 살아도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할 수 있다. 그런데 내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훼손의 씨앗이 된 말을 한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비례성에 어긋난다. 민사 손해배상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더욱이 명예훼손이 형사처벌의 형태로 존재하면 기소와 압수수색만으로도 피의자들의 삶을 피폐화할 수 있는 검찰은 쉽게 권력 연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역사의 희극은 더 이상 종북몰이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민중은 완전히 승리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승리했다. 역사는 항상 그런 것이다. 그런데 역사의 비극, 즉 분단사회에서 진보 인사들이 받은 핍박에만 매몰되어 종북 발언, 공산주의자 발언을 형사처벌까지 하려고 든다면 그 역사의 다른 면에 갇힐 수밖에 없게 된다. 이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이제 문재인 정권을 ‘독재’라고 불러도 나를 포함한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은 할 말이 없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공산주의’를 포함한 다른 진보적인 사상들, 즉 사회주의 등등은 우리 사회가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 되는 극악의 지표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판결을 절대로 진보적인 판결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명예훼손으로 법정 구속된 종편 출신 송아무개 기자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송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수위는 송의 디지털스토킹이 불러왔을 피해자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피해자가 송의 ‘만행’을 먼저 알렸다면 피해를 막지 못했을까? 혹시 알리지 못한 이유는 거꾸로 송으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할 위험 때문 아니었을까? 우리가 피해자가 겪은 비극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에만 매몰되어 형사처벌을 통한 검열에만 심취한다면, 소비자들의 이용후기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죄 없는 기업들의 블랙컨슈머리즘에 대한 고발도 같이 위축될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항상 반만 옳다.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9.03.)

금, 2020/09/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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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산업기술보호법(산기법)이라는 법이 있다. 영업비밀보호법이 ‘영업활동에 유용한 정보’만 보호하기 때문에 국책연구기관들의 영업비밀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막상 법을 만들 때는 정부 부처가 “산업기술”이라고 지정만 하게 되면 모두 영업비밀처럼 보호되도록 만들어놓았다. 이런 조문을 가진 법은 전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없다. 법 만들 때 벤치마킹했던 미국의 경제스파이법도 영업비밀 보호에 한정되어 있고 중국, 일본, 독일에도 영업비밀이 아닌 것을 보호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는 법은 없다.

산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영업비밀이 아닌 산업정보는 자연스럽게 확산되면서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쳐 더 발전되어 나간다. 영업 직원이든 연구소 직원이든 회사의 기술정보 중에 영업비밀이 아닌 정보를 고객들이나 동종 업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지만, 산기법에 의해 차단된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든 제조물책임 피해를 본 소비자든 기술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영업비밀이 아닌데도 알 수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산업 발전에도 해가 되고 생명과 안전의 보호에도 해가 되는 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학자들은 이런 이유로 산업기술보호규제는 영업비밀에만 적용되도록 축소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9년 국회는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영업비밀 침해는 부당취득행위나 비밀유지 위반이 있어야 발생하는데, 법을 개정하여 침해행위도 아닌 행위, 즉 산업기술 정보를 “제공받은 목적”과 다르게 이용 및 공개하는 행위를 처벌하기로 한 것이다(산기법 제14조 8호).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교수가 강의할 때 교육 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정보를 학생이 어떻게 사용할지는 학생에게 맡겨진 것이다. 발명을 하건 창업을 하건 강의평가를 하건 말이다. A제품 발명을 위해 나온 정보가 B제품 개발에 유용할 수도 있다. 비밀유지 의무가 없는 한 합법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자신의 상상 내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 공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막아놓은 것이다. 영업비밀도 아닌 것에 대한 침해행위도 아닌 행위를 처벌하는 세계 유일의 법이 더 위협적인 것은 “산업기술”이 이용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노동자나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정보를 얻어도 안전이나 배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산기법이 2019년에 개정되면서 국가핵심기술 규제도 함께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국가핵심기술 규제는 1980년대에 미국, 일본 등이 자신의 첨단기업들이나 첨단기술들이 해외로 팔려나가는 합법거래들을 국가에 신고하거나 또는 허가받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비밀보호와 무관하다. 국가핵심기술 상당수는 법적으로 항상 공개되는 특허나 사실상 공개되는 저작권으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처음 만들 때는 합법적인 거래들에 대한 허가 신고제로 잘 만들었다.

그런데 2019년 엉뚱하게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에 국민에 대해 비밀로 해야 한다는 조항(9조의2)이 만들어졌다. 결국 정보공개 청구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인데, 국가핵심기술 중에는 이미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에 공개된 특허, 저작권도 있는데 어떻게 이것을 비밀로 한다는 말일까? 그래서 전세계의 어느 국가핵심기술 규제도 대국민 공개를 금하지 않는다.

이 법은 노동자와 소비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정부처가 사업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성전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산재소송을 위해 작업장에서 이용된 독극물 목록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으려고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국가핵심기술이라는 이유로 공개가 거부된 사례다.

14조 8호나 9조의2가 영업비밀에만 적용되도록 축소해석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실제 업계 일반에 널리 알려진 정보에 대해서도 산업기술침해죄를 적용한 판례가 나왔고 위의 삼성전자 사례도 영업비밀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 청구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산업도 죽이고 노동자도 죽이는 세계 유일의 누더기법 산업기술보호법, 정부 여당이 책임지고 하루빨리 개정해달라.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11.29.)

월, 2020/11/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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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금지는 국제인권이며 우리나라가 가입한 UN여성차별철폐협약에 명시되어 있다. 이 협약의 준수를 감시하는 UN성차별철폐위원회는, 성노동자 거의 전부가 여성인 상황에서, 성노동자에 대해 범죄자의 낙인을 찍는 것은 성차별이라면서, 수십년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성노동을 합법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세계적인 대세는 성노동자 처벌은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성매수자처벌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다. OECD국가 중에 우리나라만 성노동자도 지역적 상황적 예외없이 모두 처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에 “성인이 서로 자발적으로 만나 성행위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해칠 때 비로소 법률의 규제를 필요로 한다. . . 국가가 개입하여 형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이라고 한 바 있다(간통죄 위헌). 이를 성매매에 적용해보자면 금전을 원인으로 성행위를 하게 되면 사랑, 결혼, 출산과 깊은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성행위를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과도한 난교 상황은 성스러운 사랑, 결혼, 출산을 저해하여 도덕적 다수가 생각하는 ‘건전한 성풍속’에 어긋난다고 볼수도 있겠다. 하지만 ‘건전한 풍속’을 형사처벌로 강요하는 것이 정당할까?   

성매매를 금지하자는 또다른 시각에서 헌재는 2012년에 성알선자 처벌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성매매가 “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면서 금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상품화된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로 금지할 수 있는 정당성이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육체는 성스러운 것인지만 이를 상품화하면 형사처벌해야 할까? 그럼 마사지사도 처벌해야 할 것이다. 교육도 성스러운 것이고 사교육열풍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나 학원을 형사처벌하려는 법은 위헌판정까지 받았다.  

또다른 시각에서 헌재는 2006년에 성매매알선조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우리나라 성매매의 양태는 ‘강요된 성매매’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고 최소한 ‘중간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알선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성노동자까지 처벌해야 할까요? 강요와 폭력의 주체들만 처벌하면 되지 않을까?

더욱이 UN성차별철폐위원회는 성매매금지법이 도리어 성매매여성들의 강제성매매 탈출을 어렵게 만든다며 합법화를 요구하였다. 우리나라의 “성제공자”들은 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폭력적인 포주나 고객을 신고도 하지 못하고, 의료서비스 복지서비스에 배제된 상태에서 경찰의 단속을 피해다니면서 살아가고 있다. 통영에서는 집안 형편상 가출했다가 17살에 출산하여 지금은 7살이 된 아이와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고 있던 25세 여성이 경찰의 함정단속을 피해 투신자살했다. 우리나라 2007년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성매매여성들은 30만명에 달한다. 인신매매 예방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음지로 때로는 사지로 내몰 이유가 되는 것일까. 사회적 낙인을 감수하면서까지 생계를 잇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법적 낙인을, 범죄자의 낙인을 찍어 동굴로 몰아 넣어야만 인신매매예방에 대한 우리의 도덕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의료서비스 접근권 및 여성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UN여성기구 역시 2013년 성노동을 합법화할 것을 요구했고 UN보건기구들도 꾸준히 같은 주장을 해왔다. 국제인권기구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휴먼라이츠와치와 국제사면위원회는 2013년 2014년 각각 성노동의 합법화를 정책기조로 발표하였다. 

자 성매매금지법의 정당성이 이러한 상황에서 성노동자들의 표현을 차단해야 할까? 성노동에 대한 정보는 성매매라는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방조하는 정보라는 이유로 차단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보았듯이 성매매는 보편타당한 해악이 아니며 자유롭게 허용하는 국가들도 많이 있다. 해외 여러 국가들에서는 형사처벌되지 않는 성제공자들이 발화하는 표현까지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아무리 국내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고 성제공자들의 온라인 상 표현이 그 불법행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천적으로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 표출되어 성풍속을 해칠 때 법률의 규제를 필요로 한다”라는 헌재의 설시에서 볼 수 있듯이 성매매 자체에 내재된 해악 보다는 성매매가 끼치는 문화적 영향 때문에 성매매금지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Dhyta Caturani도 성매매금지법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성매매여성들의 표현을 포르노그래피법으로 규제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성매매금지법이 성매매 자체를 죄악시하기 보다는 성매매에 성풍속에 끼치는 문화적 영향에 터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도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표현물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루어지기 전에 행정기관의 결정에 의해 표현물을 차단 및 삭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우선 물리적 행위와 달리 표현은 위축효과에 취약하다. 행정기관의 잠정적인 판단을 반박하여 표현물의 합법성을 입증하려는 수고를 포기하기 쉽다. 또 행정기관은 집권여당의 입김 때문에 중립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 특히 표현물이 불법이라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의 명령을 어긴 것에 대해 별도의 책임이 부과되는 경우 합법적인 표현물의 위축효과는 더욱 증폭된다. 행정기관은 산업진흥 등의 다른 정책도 수행하기 때문에 쉽게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위축효과를 증폭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기관에 의한 온라인표현의 자유 제한 즉 행정심의는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었다. Turkey와 한국이 유일햇고 최근 몇 년 사이에 테러단체나 테러리스트들이 인터넷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자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행정심의를 시작하였다. (NetzDG법, Avia법)

하지만 이들 몇안되는 나라들의 행정심의는 보통 보편타당한 해악성을 지닌 표현물에 한정하여 이루어진다. 테러나 기타 폭력을 선동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성매매금지법은 위에서 말했듯이 성매매 자체에 내재된 해악 보다는 성매매가 끼치는 문화적 영향에 터잡고 있다. 과연 이런 경우에도 성노동자들이 배포하는 정보를 차단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법 44조의7 1항 9호의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 . 정보’도 불법정보로 정의하면서 범죄의 경중에 관계없이 똑같이 취급한다. 폭력 등의 명백한 해악에 이르지 않는 행정규제 위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 자체를 삭제 차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잉한 제한이 된다. 예를 들어, 휴대폰실명제를 집행하는 국가라고 해서 비실명휴대폰을 소개하는 게시물까지 삭제차단하는 경우는 없다. 비실명휴대폰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비실명휴대폰의 이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 웹사이트를 통해 국민들이 유용한 정보에 접할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여타 이유로 탐정서비스의 제공은 국내에서 불법이었고 이에 따라 탐정서비스를 광고하는 웹사이트들의 국내유입이 차단되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서 탐정을 채용한다고 해서 불법이 되는 것이 아닌데 국내인들이 탐정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습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내인들의 알권리에 대한 제한이 된다. 물론, 해외도박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해외사이트운영자가 도박장개설이라는 위법행위를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국내에서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도박과 같이 보편타당한 해악을 규제하는 행위를 매개하는 정보가 아니라 문화적인 그리고 연혁적인 이유로 국내에서만 특이하게 금지되는 행위(예를 들어 탐정서비스)를 매개하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국내인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했듯이 그 자체로 해악이라기 보다는 문화적 영향력 때문에 규제되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온라인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행정기관의 심의는 폭력 등 심대하고 보편타당한 해악이 없는 한 자제되어야 하며 우리나라만의 문화적인 또는 법체제적인 이유로 불법화된 행위를 막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오픈넷은 여성들이 임신중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던 위민온웹이 낙태죄가 있다고 해서 차단 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시하고 있고 성매매금지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여성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삭제 차단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임신중지와 성매매 모두 여성의 인권과 다수결주의적 법익 (예: 태아의 생명, 인신매매 방지) 사이에 미세한 저울질이 필요한 사안이며 이와 관련되어 여성들이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목, 2021/06/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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