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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강성, 귀족, 떼쓰기’라는 딱지 ─ 노조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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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강성, 귀족, 떼쓰기’라는 딱지 ─ 노조혐오

익명 (미확인) | 금, 2015/10/30- 16:00

[팟캐스트] ‘강성, 귀족, 떼쓰기’라는 딱지 ─ 노조혐오

 

 

최근 정치권에서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9월 11일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협력 분위기를 깨는 일부 대기업 노조들의 무분별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9월 10일 “법에 보장된 합법 파업이라도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라며 “대기업 강성노조가 휘두르는 쇠파이프가 없었다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겼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노조에 대한 이런 시선에는 합당한 근거가 존재하는 것일까. 팟캐스트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 제작진은 언론과 정치권이 쏟아내는 노조에 대한 ‘단편적’인 발언을 ‘노조 혐오’로 보았다. ‘노조 혐오’라는 명명은 생소하지만, 시민과 정치권, 언론들이 그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한국 사회 저변에 깔렸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실 ‘여성 혐오’, ‘이주자 혐오’, ‘호남 혐오’ 등 특정 사회 집단을 배제하는 혐오 담론은 늘 있었다. 특히나 노동개혁 논의로 한참 뜨거웠던 요즘, 우리 사회가 노조에 대해 갖고 있는 시선이 ‘혐오’와 다르지 않음을 목격했다. ‘노조 혐오’를 시작으로 제작진은 시리즈 제작을 통해 다양한 ‘혐오’의 기원과 배경을 살펴보고 이를 한국 정치를 바라보는 하나의 프리즘으로 삼고자 한다.

여기서 20대인 제작진이 특별히 ‘노조 혐오’를 첫 방송으로 만들고자 한 이유가 있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출범한 1995년 이후에 유년기를 겪어왔다. 노동운동이 이미 사회적 세력으로 발전한 뒤임에도 이들은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에 많이 노출돼왔다. 권수완(23) 씨는 “TV에 전교조와 같은 공무원노조가 삭발식을 하는 모습이 나올 때마다 국가의 녹을 받는 사람들이 저러면 안 된다는 어른들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미소(23) 씨 역시 “울산에서 자란 탓에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을 볼 기회가 많았다”며 “주변에서 또 귀족노조가 데모한다는 소리를 자연스레 듣고 자랐다”고 밝혔다. 이런 노동조합에 관한 부정적 담론은 노동이나 노조에 대한 접근 자체를 두렵게 만든다. 김지연(24) 씨는 “노조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내가 직접 참여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럽다”며 “언론에서 노조의 폭력시위나 해고에 관한 보도를 많이 접하다 보니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라 이야기했다.

실제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에서 노동 관련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2%다. (△주요 생존권인데…교과서 ‘노동자의 권리’ 내용 2%뿐 – 한겨레, 2015년 4월 20일) 노동3권을 ‘근로3권’으로, 노동자를 ‘근로자’로 바꿔 쓴 교과서가 많다. 제도권 교육 안에서 ‘노동’과 ‘노조’는 여전히 낯설고 ‘내 일’이 아닌 것이 돼버린다. 제작진 서지원(26) 씨는 “노조혐오는 우리 삶에서 노동을 배제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며 “이번 방송을 통해 정치에서 노동 의제가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일 노동하며 살아갈 20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며 제작의도를 밝혔다.

 

노조에 붙여진 세 가지 키워드

방송은 노조에 대해 붙여진 세 가지 키워드, ‘강성노조’, ‘귀족노조’, ‘밥그릇노조’를 중심으로 노조 혐오의 기원을 풀어나간다. 한국노동사회연구원의 김종진 연구위원과 정의당 미래정치연구소 조성주 소장이 출연자로 나왔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노동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연구와 대중강의를 해오고 있으며 조성주 소장은 세대별 노조인 청년유니온의 1기 정책기획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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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연합뉴스)

1. 강성노조

먼저 ‘강성노조’.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강성노조가 있다면 연성노조도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운을 띄었다. 김종진 연구위원에 따르면 강성노조라는 단어는 1995년에 민주노총이 출범하고 1999년에 합법화된 이후에 언론과 정부가 만들어낸 프레임이라 지적한다. 이전에는 어용노조와 민주노조라는 프레임만이 존재했다.

실제로 김 연구위원은 대중강연을 나갈 때마다 노조에 대한 ‘강한’ 이미지가 시민들의 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강연에서 ‘노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관해 물으면 1위가 빨간 머리띠와 조끼, 교통체증이며, 2위가 공장점거, 3위가 쇠파이프라고 한다. 이 조각을 모으면 우리가 흔히 보는 30초짜리 방송보도가 그려진다.

‘강성노조’라는 단어는 노조의 다양한 활동과 역할 중 노조의 투쟁에만 초점을 맞춘 단어다. 노조는 노동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나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하기도 하며 국가나 사회를 견제하고 나아가 사회 연대와 공동체 의식 함양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강성노조’는 투쟁의 한 과정만 포착해 노조의 전체적 인상을 덧씌워버리는 효과를 낸다.

정부 산하 한 기관에서 1989년과 2012년에 실시한 노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인식을 더 명확히 드러낸다. ‘노조의 활동이 사회 불평등 해소에 효과가 있느냐’라고 했을 때 긍정적인 응답이 1989년에는 69.8%, 2012년에는 40.2%로 나왔다. ‘노조의 활동이 정당한 요구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정당하다는 답변이 1989년에는 67.1%였는데 2012년에는 32.4%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조성주 소장은 “설사 강경한 모습이 있더라도 노조가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이나 기본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활동 방식 외의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민해 봐야 한다”며 “역으로 노조가 약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쓰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확히 따지자면 조합원 수가 많고 여러 가지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노조가 진정한 ‘강성 노조’이며, 오히려 약한 노조이기에 과격한 방법을 쓴다는 이야기다.

 

  1. 귀족노조

‘귀족노조’ 역시 익숙한 단어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황제노조’라는 단어도 나왔다. ‘귀족노조’라는 단어는 사실 18세기 영국에서 먼저 나온 개념이다. 영국에서는 중세 봉건제에서 산업화를 거치며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시기에 여러 노조가 결성됐다. 이때 길드에 속한 일부 장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요구하는 것을 빗대서 귀족노조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 용어가 200년도 넘은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쓰이고 있는 셈이다.

김 연구위원은 “귀족노조라는 용어는 있지만 귀족사장이라는 단어는 없다”며 ‘귀족노조’라는 단어에는 각종 대기업 회장의 배임 횡령 사건보다 노동자들이 노동자 가치를 요구하는 것이 더 부당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 소장 역시 “강성노조보다 귀족노조라는 말이 더 악질”이라며 “연봉이 1억 원이든 6~7천만 원이든 노동 삼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에 근거한 활동”이라고 전했다.

 

3. 밥그릇노조

‘밥그릇노조’. 노조의 이기적 속성에 대한 비유다. 서 연구교수는 “이기적인 노조라는 시선 역시 반대로 이타적인 노조가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가지 직능협회나 경영․경제인을 위한 전국경제인연합이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있다. 이러한 이익집단 모두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유독 노조만을 이기적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이기적인 노조’가 ‘이타적’인 활동을 하는 것의 예로 ‘최저임금’을 든다. 노조는 최저임금 협상에 참여해 최저임금을 올린다. 이때 최저임금은 아르바이트 시급뿐만 아니라 새터민의 정착 지원금의 가이드라인, 청년의무고용할당과 장애인의무고용할당을 지키지 않았을 때 국가가 기업에 매길 수 있는 벌금과 과태료, 산재보험과 직업 훈련 등 28가지 지표의 근간이 된다. 또한, 노조가 요구하는 감정노동 규제 관련법 역시 보편적 사회구성원을 위한 일이다. 이들을 마냥 이기적이라고 볼 근거도 없으며, 이기적이라 해도 이는 노조의 속성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조를 바라보는 세 가지 키워드 이외에도 방송은 △노조혐오의 정치적 효과 △해외의 노조에 관한 시선 △노조에 대한 제도권 교육의 시선 △노조혐오를 타파할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방송 링크 ☞ http://www.podbbang.com/ch/9418)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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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출범한 국세청 국세행정개혁TF(이하 국세청개혁TF)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진행된 다수의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결정, 이미 조사에 들어간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조사대상에는 김대중 정부의 23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노무현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6건 등이 포함됐다. 이번 재조사는 정치적 형평성을 문제삼은 국세청 내부의 제안과 요구를 국세청개혁TF가 격론끝에 받아들이면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국세청개혁TF는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 등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정치적 논란을 불렀던 세무조사에 대해서만 재점검 차원의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세청개혁TF 구성 당시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위원 후보 명단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 업무에 관여한 인물이 다수 포함됐고, 이들 중 상당수가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역할이 뒤바뀐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국세청이 추천한 위원장 후보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과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에서 주로 활동한 인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객관성을 위해 기존에 국세청에서 자문위원 등을 맡지 않은 분들을 중심으로 위원을 선정했다”고 한 국세청 스스로의 인사원칙을 어긴 것이다.

출범 두 달을 맞고 있지만, 국세청개혁TF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결정됐는지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정치적 배경을 조사한다는 정도만 알려진 정도. ‘깜깜이 TF’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뉴스타파는 출범 두 달째를 맞는 국세청개혁TF의 그간의 행적을 추적했다.

국세청 전경

국세청개혁TF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8월 17일. 한승희 신임 국세청장이 주재한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처음 외부로 알려졌다.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일부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외부 전문가 중심의 별도 TF를 구성하여 객관적인 시각에서 세정집행의 공과(功過)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과감하게 고쳐 나가겠습니다.

8월 17일 한승희 국세청장 발언 / 전국 세무관서장회의

같은 날 국세청은 국세청개혁TF 명단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을 지낸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위원장을, 서대원 국세청 차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10명의 외부위원이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국세청 내부 인사는 국세청 조사국장 등 총 8명이었다. 국세청은 올 연말까지 활동하는 국세청개혁TF가 월 2회의 분과회의, 총 3번의 전체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총 2개 분과(세무조사 개선분과, 조세정의 실현분과)로 구성된 국세청개혁TF는 8월 31일 첫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서 국세청은 9개 연구과제를 TF에 제시했다.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 ■세무조사 운영방식 개선, ■역외탈세 근절방안 마련, ■세무조사 통계 공개 확대 등이었다. 그 중 가장 관심이 쏠린 과제는 ‘정치적 논란이 된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 및 평가’와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 제고를 위한 세무조사 개선방안 도출’이었다.

국세청이 DJ, 盧 정부 조사 요구…격론끝에 통과

8월 31일 첫 회의에서 국세청은 과거 정치적 논란을 빚은 재점검 대상 세무조사 목록을 국세청개혁TF에 보고했다.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만든 목록이었다.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진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포함한 노 전 대통령 관련 다수의 세무조사, 효성, 포스코 같은 이명박 정부 수혜 기업 관련 세무조사, 대원통산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업조사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이 제시한 재점검 대상 건수는 대략 10여건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9월 중순 열린 두번째 분과회의에서 국세청은 새로운 조사계획을 국세청개혁TF에 제시했다. 당초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을 조사대상으로 했던 것을 4개 정권, 20년으로 확대하자는 안을 새롭게 들고 나온 것. 기간이 늘어난 만큼 재점검 대상 세무조사 건수도 대폭 늘리자는 제안이었다. 국세청이 새롭게 제시한 목록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진행된 29건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들어 있었다. 국세청은 새로운 조사대상 목록을 제시하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만을 조사대상 기간으로 하는 것은 정치적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 이전 정부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조사대상 기간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의 느닷없는 제안으로 국세청개혁TF 내부에선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무분별한 조사대상과 기간 확대가 오히려 과거정권에 대한 보복성 조사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특정정권만을 겨냥한 재조사가 자칫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국세청 주장에 동조하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20년 전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결국 국세청개혁TF는 추석연휴 직전 열린 세무조사 개선분과 회의에서 국세청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결정으로 국세청개혁TF의 재점검 대상에는 김대중 정부 당시 23개 언론사 세무조사, 노무현 정부 때 진행된 6개 언론사 세무조사가 포함됐다. 국정원개혁TF 활동으로 드러난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힌 연예인 관련 보복성 세무조사 의혹 사례 6~7건도 추가됐다. 이로써 재점검 세무조사 건수는 당초 10여 건에서 3~4배 이상 불어나게 됐다.

검찰에 출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국세청의 재조사 대상 확대 요구를 두고 국세청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태광실업 세무조사 같은 민감한 문제가 핵심쟁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거나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반대하는 야당의 눈치를 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 국세청개혁TF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근혜 정부 하에서 벌어진 정치적 세무조사 문제가 주로 부각되는 걸 희석시키기 위해 국세청이 물타기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보수 정권 9년간 국세청 요직에 있던 사람들이 여전히 국세청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를 희석시키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정치적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재조사 대상을 선정하는 문제로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세청개혁TF 관계자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승희 국세청장의 입장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한 청장은 중요한 세무조사를 기획, 관리하는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한 전직 국세청 고위인사는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 문제가 국세청TF 활동의 핵심쟁점이 되는 것이 국세청으로서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한승희 청장이 태광실업 세무조사 당시 조사기획과장 신분으로 일정부분 관여했던 것도 이유가 될 겁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야당눈치를 본 측면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여하튼 국세청 스스로 개혁의지가 없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됩니다.

전 국세청 간부

국세청 추천 TF 위원 후보 중 다수가 ‘이명박근혜 국세청 관계자’

국세청개혁TF와 관련된 논란은 재조사 대상사건 선정과정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었다. 지난 8월 국세청개혁TF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이미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국세청과 국세청개혁TF, 그리고 청와대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세청개혁TF는 국세청이 2배수 가량의 위원장과 위원 명단을 청와대에 추천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한 뒤 확정됐다. 그런데 국세청이 최초 제안한 인사 중 상당수가 검증 단계에서 역할이 바뀌거나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원장의 경우 국세청이 추천한 인사 3명이 모두 탈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최근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작성해 청와대에 인사검증을 의뢰한 국세청개혁TF 위원(장) 후보 명단을 입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된 건 주로 국세청 추천 인사들의 과거 전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이 추천한 인사 중 상당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국세청에 몸담았거나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반대되는 견해를 피력해 온 인사들이었기 때문. 국세청개혁TF의 활동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된 시기에 국세청 업무에 관여한 사람들이 TF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인사 추천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국세청개혁TF 구성 당시 국세청이 스스로 밝힌 인사 원칙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국세청은 TF 구성 직후 다음과 같은 인사원칙을 밝힌 바 있다.

외부위원은 객관성을 위해 기존에 국세청에서 자문위원 등을 맡지 않은 분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국세청 관계자 / 경향신문 8월 18일

국세청, 박근혜 싱크탱크 출신을 위원장 후보로 추천

확인 결과, 국세청이 TF 위원장 후보로 추천한 3명 중 가장 유력하게 추천된 인물은 서울 소재 대학 A교수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A 교수는 뉴라이트 단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토론회에 참여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다른 주장을 전파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최근까지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점도 국세청이 스스로 밝힌 인사원칙에 위배된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한승희 국세청장

▲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한승희 국세청장

국세청이 추천한 인물 중에는 A 교수 말고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에서 여러 직함을 가지고 활동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 상당수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

조세정의 실현분과 위원 후보였던 서울소재 대학 B 교수는 국세청 출신으로 지난 정권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 조세심판원 심판관을 역임한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해엔 새누리당 추천으로 국세청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전력이 있었다. 당시 그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증가를 이유로 소득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등 현 야당(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앞장섰다. 세무조사 개선분과 위원 후보였던 수도권 소재 대학 C교수도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국세청 자체평가위원장,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온 인물이었다.

뉴스타파 확인결과, 국세청이 추천한 국세청개혁TF 위원(장) 후보 23명 중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에 적을 두고 활동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총 14명에 달했고, 이들 중 9명이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도 철저 함구…사실상 깜깜이 TF

국세청은 국세청개혁TF 출범 직후 소속 위원들 모두에게 보안각서를 받았다. 국세청개혁TF에서 논의된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국세청은 추석연휴 직전 결정된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 명단에 대해서도 TF 위원들에게 철저한 함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달이 되어가는 국세청개혁TF 활동이 지금까지 외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런 단속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세청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세청개혁TF 내에선 줄곧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사대상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활동내용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국정원 등과 비교할 때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국세청은 회의자료조차 외부위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회의가 끝나면 다시 회수해간다. 똑같이 임명장을 받고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외부 위원들에게만 과도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재조사 대상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국세청 내부자료를 직접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세청 개혁을 위한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국세청개혁TF 관계자

국세청개혁TF는 올해 말까지를 활동시한으로 하고 있다. 활동기한 연장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일단은 올해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까지 과거 정치적 논란이 됐던 세무조사, 세정운영에서 벌어졌던 잘못된 관행을 점검하고 늦어도 11월말까지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한 뒤, 이를 정리해 연말에는 국세청에 권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정이 촉박하다.

여타 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적폐청산TF(개혁TF)와 마찬가지로 국세청개혁TF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할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사를 들춰내 특정인을 처벌하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다. 한 국세청개혁TF 관계자는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세무조사를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TF가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취재 : 한상진

목, 2017/10/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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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어야 되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만약에 이런 외교적인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그 이전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은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지난 10월 20일입니까, 그때 한미 국방장관이 서로 공동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그 시기 전후해서 이것은 이제 국가간의 합의이고, 합의가 확실하게 공동발표를 통해 된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 정부는 국가간의 합의는 존중해야만 한다. 그게 외교의 기본이라고 봤기 때문에 저는 이제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6일) 관훈토론회에서 왜 사드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나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답변이다.

국민의당 관훈토론회

안 후보는 사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고 그 상황은 지난해 10월 20일 한미 국방장관의 공동발표라고 말하고 있다. 그 발표를 통해 국가간의 합의가 확실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안철수 후보의 말대로 한미 국방장관의 공동발표를 중요한 상황변화로 볼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20일 한미 국방장관은 연례 안보협의회를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성명에 사드에 관해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주한미군의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약속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The secretary and the minister reaffirmed their commitment to the deployment of the Terminal High-Altitude Area Defense (THAAD) battery to U.S. Forces Korea (USFK) on the Korean Peninsula.). 지난해 7월 8일 한미 양국이 공동발표한 대로 사드 배치를 지체없이 진행하기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틀 후인 7월 10일 개인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안 후보는 “사드배치, 잃는 것 크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 투표도 검토해야 한다”고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같은 달 12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는 사드 배치가 “북한 핵 보유를 돕고 통일을 더 어렵게 한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6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안 후보는 “핵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제재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한다”며 현 상황이 명백한 제재 국면이라는 점과 북한의 5차 핵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다음 정부가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드 반대를 분명히 했고, 지난 2월에는 “한미 협약을 함부로 뒤집는 것은 국가 간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 일지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입장 변화 인포그래픽

안 후보가 처음에 사드 반대 입장의 근거로 네 가지는 ▲사드체계 성능 ▲비용부담▲대중국관계 악화▲전자파로 인한 국민건강 문제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사드와 관한 성능, 비용, 전자파와 관련된 공식적인 변화가 없었고 대중국관계는 현재 더 악화됐을 뿐이다.

또 지난해 7월 8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마스 밴달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한미 양국간에 사드에 관해서는 어떤 중대한 변화도 없었다.

그동안 변화가 있었다면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 성산포대에서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바뀐 것, 지난해 9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것, 그리고 사드배치에 대한 찬성여론이 처음보다 높아진 것 밖에 없다.

또한 안 후보가 지난 2월 말했던 대로 한미간에 협약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은 “양국 간에 어떠한 협약도 없었다”면서 “정부는 주한 미군이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거해 사드를 들여오기 때문에 별도의 서면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안 후보를 반박했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 성명을 근거로 사드에 대한 국가간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그런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사드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안철수 후보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취재: 최기훈 강민수
그래픽디자인 : 하난희

목, 2017/04/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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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이다/테마토크.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당신은? 2회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의 기원은 무엇일까요?

 

멀게는 구한말 부터 해방이후까지 보수의 기원을 찾는 '설'이 있긴 하지만, 해방이후에는 진보, 보수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수주의가 서양에서는 진보에 대한 반발 - 서양에서는 프랑스 혁명 - 로 시작되었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는 1950년대 진보당에 대한 대항마로 '보수'라는 이념이 잠깐 등장했습니다. 이념적 성향으로서의 보수주의는 1997년 IMF 이후 '뉴라이트'의 등장 이후 부터 이고, 이때부터 보수vs진보라는 이념 논쟁이 진행된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보수주의는 '반공이념, 개발독재, 기득권세력, 수구'라는 표현과 연결되기도 하고,  진보는 오히려 '분열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합니다.

 

한국적 보수와 진보의 기원과 현재의 모습, 지금 들어보세요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75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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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1 -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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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3회 - 숨은 '민주주의' 찾기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4회 -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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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무당 최태민의 딸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에 사고라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 담화문에 쏟아진 SNS반응과 관련 소식을 뉴스프로에서 스토리파이로 정리한다.
금, 2016/11/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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