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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대통령, 반대여론은 ‘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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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대통령, 반대여론은 ‘나 몰라’

익명 (미확인) | 목, 2015/10/29- 22:45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7일 국회 시정 연설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통일에 대비하기위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 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시대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신념에 찬 어조로 ‘확고한 국가관’과 ‘우리 시대의 사명’을 거론했다.

더불어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시각은 현재의 한국사 교과서가 ‘비정상’이며 집필진과 역사학자 대부분이 ‘좌편향’됐다는 생각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스스로가 검정을 통해 통과시킨 바로 그 한국사 검정 교과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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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0년 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 대통령은 지금과는 정반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당시 영상 자료들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먼저 2004년 8월 20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연희동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역사는 정말 역사 학자들과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역사를 재단하려고 하면 다 정치적인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될 리도 없고 나중에 항상 문제가 될 것이거든요. 정권이 바뀌면 또 새로 해야 되고..

이 뿐 만이 아니다. 2005년 1월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역사와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 학자들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른바 ‘차떼기’ 불법 대선 자금 사건이 드러나 천막으로 당사를 옮기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처지가 달라져서 그런지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역사에 대한 자신의 언행을 ‘나 몰라라’ 하면서 지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치인의 언행은 시류와 처지에 따라 손바닥 뒤집 듯 바뀌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개인사를 역사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고, 치우진 역사 관점을 국정화를 통해 교과서에 반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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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정화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역사 학자들의 판단은 어떤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6일과 27일 양일 간 전국의 성인 남녀 천 명에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찬성이 40.4%인 반면 반대가 51.1%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본인의 이념 성향이 ‘중도’라고 생각하는 층에서는 찬성 31%, 반대 61%로 반대가 배 가까이 높았고,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들 가운데에서는 찬성이 17%, 반대 67%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국정화 추진에 대한 여론 조사 추이는 10월 13일 찬성 47: 반대 44% 였으나, 20일 찬성 41 대 반대 52%로 반전된 뒤 27일까지 반대가 10%포인트 높은 추이가 유지됐다.(리얼미터 조사는 10/26,27일 양 일간 전국의 19살 이상 성인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응답률은 4.8%,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플러스 마이너스 3.1%p, 유무선 각각 50%씩 전화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된 결과다.) 다만 시정 연설 다음날인 28일 하루 동안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44.8%, 반대 50%로 찬반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응답률 7.3%,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플러스 마이너스 4.4%p). 주말마다 결과를 발표하는 갤럽의 조사에서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찬성 36% 대 반대 47%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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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10년 전에 얘기했던 또 다른 한 축인 역사 학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역사 학자의 90%가 좌파’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은 퇴임 후 고향에서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있는 노학자마저 발끈하게 만들고 있다. 정옥자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이 같은 행태는 “갈등을 부추겨서 자기 정치 입장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무리를 두면서 (국정화를)하려는 이유가 의심된다”며 이는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거라 본다고 일갈했다. 정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10대 국사편찬위원장을 역임한 중도 성향의 역사학자다.

심지어 정부 출연 기관인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한국사 전공 교수 8명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국제적 규범에 역행할 뿐 아니라, 그동안 동아시아 역사 문제의 해결을 선도해온 한국학계의 성과를 백지화하는 처사”라며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그동안 역사 학계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국정화 반대 교수 성명도 박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계기로 대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시정 연설 바로 다음 날, 서울대 교수 382명이 국정화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들 교수들은 성명에서 “이대로 국정제를 시행한다면 역사 교육은 의미를 잃게 될 뿐 아니라 학문과 교육이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 전문성, 중립성을 침해 당하게 된다”며, “ 정부 여당은 근거 없고 무모하며 시대에 역행하는 위험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취소하고 교과서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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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발표하고 난 뒤, 우리 사회엔 극단적인 이념 논쟁과 함께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쟁을 중단하라며 적반하장 격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느닷없이 ‘한국사 국정화 ‘를 꺼내 국론을 분열시키고, 스스로 정쟁에 불을 당긴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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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서 온 김희영씨(60·여)는 “매해 마라톤 행사를 참여하던 남편을 따라 가족 모두가 참여하게 됐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어린 손녀딸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는데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좋은 취지인 만큼...
일, 2017/05/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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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36조 원에 육박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2월 2일 종가 기준 35,387,958,048,000원이다.

삼성전자가 회삿돈으로 사서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7,981,686주에 지난 2월 2일 삼성전자 주가인 196만 8천 원을 곱하면 35,387,958,048,000이란 숫자가 나온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이 엄청난 가치의 삼성전자 지배권을 차지할 수 있다.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게다가 합법적으로 말이다. 법이 그렇게 돼 있다. 삼성전자 발행주식 수 대비 지분율로 보면 무려 12.8%나 되는 양이다.

지난 2015년 여름, 이재용 씨가 국민적 비난을 감수하며 국민연금을 이용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시켜 손아귀에 넣은 삼성전자 지분도 4.1%에 지나지 않는다. 이재용 씨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주식도 고작 3.5% 정도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지분 12.8%, 시가로 36조 원에 육박하는 주식에 대한 지배권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합법적으로 차지할 수 있다니… 그게 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일부 국회의원들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일명 ‘이재용법’을 발의해 이런 폐단을 막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특검도 구속시키지 못한 이재용 씨다. 국민들의 시선이 대통령 탄핵심판과 임박한 대통령 선거로 쏠리는 사이, 이재용 씨는 또 슬며시 혼자 웃게 될지도 모르겠다.


취재 : 최경영, 송원근
촬영 : 김기철, 정형민
C.G : 정동우, 하난희
편집 : 박서영

금, 2017/02/0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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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새누리당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석 과반수 확보 실패 -총선은 박 정권의 경제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의 심판 -박 대통령 조기 레임덕에 빠질 전망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20대 총선에서 집권 새누리당이 패배한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Party of South Korea’s President Loses Majority in Parliament– 한국 집권당, 국회의석 과반 확보 실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집권 새누리당이 이번 국회의원 ...
금, 2016/04/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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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_head

“추가 부담 인건비 총액 115조원 넘어”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른 기업 비용 부담(2017~2021년) 추정 결과 발표 -한국경영자총연합회 (2015년 7월 20일)

“내년부터 60살 정년제가 시행돼 기업들은 115조원 이상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어 청년 채용을 늘리기가 어렵다”  – 박근혜 대통령 (2015년 8월6일 대국민담화)

“성실한 근로자들은 60세까지 안정적으로 고용이 보장되고 기업은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고 청년들을 직접 채용하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비정규직은 줄어들 것”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 2015년 9월14일 노사정 합의 후)

기업단체가 부풀려 발표한 통계자료를 대통령이 국민 앞에 명확하게 각인시켰고, 기업의 부담을 교묘하게 청년의 일자리와 등치시켰습니다.

이에 현혹된 청년들은 여론조사에서도 임금피크제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내고, 일부 깨어있는(?) 대학생 단체는 고령 노동자에 대해 일자리를 내놓으라는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이렇게 정년연장을 앞두고 인건비 부담을 호소했던 기업단체는 대통령과 정부가 주창한 ‘노동개혁’을 통해 결국 민원을 해결하게 된 듯 합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제기했듯이 자본주의와 인구고령화를 앞서간 유럽에서도 고령자의 일자리와 청년의 일자리는 대체관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심지어 박근혜 정부 초기 고용노동정책을 책임졌던 방하남 전 장관조차 논문 「기업의 정년 실태와 퇴직 관리에 관한 연구」(방하남 외, 한국노동연구원, 2012)에서 “한국의 중·고령자 고용의 증가가 청년층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증거가 없다” 고 명시했지만 임금피크제가 도입돼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프레임은 이성을 마비시켰습니다.

1.청년 실업자 1/10을 매년 취직시켜준다?

4년간 13만 개…고용노동부
4년간 18만 개…경총
5년간 31만 개…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모든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절감되는 재원을 청년 고용에 모두 투입한다면 늘어날 것이라는 청년 일자리 숫자입니다. 이 가운데 대통령이 인용했던 경총의 자료를 들여다봤습니다.

▲ 경총 발표 참고 자료(2015.4.8)

▲ 경총 발표 참고 자료(2015.4.8)

경총 통계팀은 고용노동부에서 2013년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을 했다고 합니다.

57세로 올해 정년을 맞는 사람 약 16만 명이 정년연장으로 내년에 20% 삭감된 연봉으로 일하게 될 경우 절감되는 금액을 신입 정규직 직원에 드는 총 인건비 약 3천만원(초임+제반비용)으로 나눈 숫자가 위의 표에서 2016년 37,793이 됩니다.

2017년이 되면 이 사람들이 59세가 돼서 또 20% 임금 삭감이 될 것이고 새롭게 58세가 되는 사람도 20% 임금이 줄어드는 식으로 절감분이 발생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절감되는 돈을 100% 청년층 일자리에 쏟아붓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계산일 뿐 실제 이렇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먼저, 새로 생기는 청년 일자리의 약 80%는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현재(2014년 6월)도 임금피크제 도입률이 9.8%로 대기업 23%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 100%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렇게 최대한 뽑아낸 절감분을 정규직 청년을 뽑는데 쓴다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한 비정규직이 전체 기업노동자의 20%나 됩니다. 직접고용한 비정규직까지 합치면 37%를 넘어섭니다. 100% 정규직 직원을 뽑는다는 식으로 계산한 전제 자체가 비현실적입니다.

현재 청년 실업자가 45만명 정도 됩니다. 경총 자료대로 기업들이 매년 4만~5만명씩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면 현재 청년실업자의 10분의 1이 매년 구제된다는 뜻인데 이 얼마나 만화같은 일입니까?

경총의 자료는 기업입장에서 이론적으로 계산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의’를 포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임금피크제로 생기는 절감분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고용문제는 고용주의 권리이므로 강제조항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은수미 의원실이 2012년 고용보험통계자료를 봤더니 고령 노동자(55~59세) 가운데 정년퇴직으로 신고된 사람은 만8천명에 불과했습니다. 경총 자료의 절반 정도에도 못미치는 숫자입니다. 정년까지 남아있는 근로자 수가 훨씬 적다는 것이죠.

2. 임금피크제 도입이 청년 일자리 때문?

박병권 경총 회장은 지난 15일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년 연장에 따라 청년 고용이 큰 타격을 입으니 타격을 최소화하려고 임시방편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한 이유는 청년 일자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돈 때문입니다.

지난 2013년 경총의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 경총 기업정년연장실태조사 (2013.6.17)

▲ 경총 기업정년연장실태조사 (2013.6.17)

60세 정년연장을 해도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기업부담이 줄어든다는 의견이 77.8%였습니다. 특히 대기업은 90%가 부담이 완화된다고 답했습니다.

동일 노동력을, 그것도 대체불가능한 숙련된 고급노동력을 현재보다 매년 10%~20% 싼 인건비로 충당할 수 있다면 그만큼 남는 장사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오히려 줄이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기존 59세인 정년을 60세로 1년 연장하면서 직급에 따라 56세 또는 57세부터 10~20%의 임금을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1년 정년 연장을 빌미로 퇴직 4년 전부터 현재보다 임금을 줄이게 된 것입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당장 정년연장에 해당되는 사람에 대한 부담은 사실 기업입장에서 크지 않다면서 그보다는 임금피크제에 적용되지 않던 연령대 사람들까지 인건비 감소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에 타결되지는 않았지만 비정규직 계약 기간 2년을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 업종을 확대하는 방안도 ‘노동개혁’의 이름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기업의 요구대로 이런 방안이 실행될 경우 인건비 절감분으로 비정규직을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오래 쓸 수 있는 길이 열리는데 기업이 과연 정규직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데 돈을 쏟아부을지 의문입니다. 청년고용할당제 같은 제도적 장치 없이 말입니다.

지난 7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촉구했던 일부 청년단체 회원들의 요구대로 노사정이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이들의 바람대로 청년에게 과연 양질의 일자리가 돌아갈까요?

▲ 출처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페이스북(2015.7.18)

▲ 출처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페이스북(2015.7.18)

금, 2015/09/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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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주한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세월호 관련 비밀전문 등을 입수해 최초로 공개합니다. 뉴스타파는 미국 국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 문서들을 입수했습니다.

이번에 입수한 미국 국무부 문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부터 2015년 9월 4일까지 1년 5개월 동안 생산된 46건의 외교전문입니다. 아쉽게도 문서의 상당 부분은 삭제된 채 공개됐습니다. 아직 전면 공개하기엔 민감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미국이 세월호 참사를 얼마나 세밀하게 관찰했고,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얼마나 면밀하게 살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미국정부로부터 공개받은 주한 미대사관의 전문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1편은 세월호 참사 발생 후 한달 간, 2편은 한달 이후부터 100일까지, 3편은 100일 이후부터 나머지 기간까지 생산된 전문의 주요 내용을 다룹니다. 각 편 마다 외교전문 원본과 번역본을 전부 첨부합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 미국 정부가 삭제한 채 공개한 전문 내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정보공개를 요청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록을 찾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미국도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초대형 이슈였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발생 첫날부터 한달째인 5월 15일까지 주한 미대사관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외교전문 13건을 본국에 보냈다. 2,3일에 한 건 꼴이었다. 주한 미대사관은 이 전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여론 동향과 언론의 오보,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추이, 6.4 지방선거 변수 여부 등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13건의 전문 중 9건이 일일보고(Seoul Daily) 형식이었고, 나머지는 박근혜 대통령 입지와 지방선거 동향을 주제로 한 특별보고서같은 형식이다. 특히 주한 미대사관은 세월호 침몰 이틀만에 “세월호 부실 대응이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입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담은 전문을 보낸다. 박근혜 탄핵 이후인 현 시점에서 보면 상당히 의미 심장한 대목이다.

2014년 4월 16일 ~ 17일

2014년 4월 16일 세계표준시로 07시 44분,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4시 44분 주한 미대사관은 ’서울 일일보고(Seoul Daily)’라는 제목 하에 본국 국무부에 세월초 침몰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한다. 3급비밀(confidential)로 분류된 이 전문은 첫 문단에 미 해군이 한국해군사령관의 ‘공식요청(official request)을 받고 미 7함대 소속 강습상륙함 본험 리처드함 전단을 급파해 현지 시각 오후 5시 쯤 사고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보고한다. 전문은 이어 통신사 뉴스를 인용해 당시까지의 사망자 및 실종자 현황과 구조 현황 등을 알린다. 이어 (주한 미대사관) 영사부가 세월호 승객 명단에 미국 시민권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대본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5시 15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대사관은 자국민의 안전 여부를 빨리 확인해서 사고 1보에 담아 본국에 알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전문은 전체가 3페이지 분량이지만 이 문단만 빼고는 전부 삭제된 채 공개됐다.

주한 미대사관은 세월호 침몰 다음날인 4월 17일에도 일일보고를 통해 사고 해역의 수색작업 재개 소식을 전하며 언론보도를 인용해 9명이 사망하고, 287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상황을 본국에 보고했다.

4월 18일

참사 발생 이틀 뒤인 4월 18일자 전문은 ‘일일보고’가 아니라 “높은 박근혜 지지율과 휘청거리는 야당…여객선 침몰 비극이 시험대가 될 것인가?(Park’s Approval High as Opposition Stumbles; Ferry Sinking Tragedy a Challenge?)”라는 제목이 달렸다. 제목 그대로 세월호 참사가 박근혜와 여야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있다.

이 전문은 세월호 참사 발생 이전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받는 이유로 외교안보 정책,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노련하게 피하는 박 대통령의 능력’을 꼽았다. 이 보고서는 ‘박 대통령은 과거 논란들에 대한 책임을 피해 왔으나, 당선과 동시에 공공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공약에 비춰 볼 때 이번 여객선 침몰사고 및 이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박 대통령의 입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한 미대사관은 한국정부가 세월호 구조 상황을 거짓으로 발표한 게 드러났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날 전문은 4월 17일 ‘성난 희생자 가족들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은 (중간 부분 삭제) 정부 관계자들에게 희생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서술하고, 바로 다음 부분에서 같은 날 세월호 선체 내에 공기를 주입한다는 해경의 발표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는 대목을 추가해 박 대통령의 지시가 말뿐이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꼬집었다.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기도교육청이 구조된 승객 숫자 발표를 번복하면서 여론의 분노를 샀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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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자 보고서에는 뉴스타파의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된 내용도 들어있다. 이 전문은 ‘한 온라인 뉴스채널은 4월 17일 정부가 안전기준 준수여부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고, 해수부 문서를 통해 안전점검에 선박 한 척 당 고작 몇 분씩만 할애한 사실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이 보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해당 언론사의 웹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2014년 4월 17일 뉴스타파는 ‘정부 재난관리시스템 불신 자초‘라는 제목의 보도로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세월호에 대한 점검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도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실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4월 21일 ~ 28일

주한 미대사관은 미국 측의 세월호 수색 작업 지원 현황을 본국에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4월 21일 자 전문은 ‘2014년 4월 21일 현재 본험 리처드함은 여전히 세월호 침몰 해역에 머물며 한국 해군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미 해군 구난함 세이프가드함은 한국 해군이 이번 작전에 세이프가드함이 할 역할이 없다고 밝히면서 철수한 상태’라고 보고한다. 다음날인 4월 22일 자 전문은 ‘한국 해군작전사령관과의 긴밀한 협의와 합의에 따라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22일 본험 리처드함의 수색과 구조작전을 종료할 것을 지시했다. 본험 리처드함의 임무 종료는 한국군 사령관들이 한국(군) 소속 선박과 항공기만으로도 향후 수색과 구조를 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내용을 본국에 알린다.

주한 미대사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한국 정부의 움직임과 여론 동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4월 21일 전문은 정부의 세월호 사고 대응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하려는 희생자 가족의 행진을 경찰이 막았다고 기록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재난대응 절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방문을 요청했고, 여성가족부는 대형 재난사고 생존자 및 가족에게 제공하는 상담서비스와 관련된 미국 측의 경험에 대해 문의했다는 사실도 체크해 본국에 알렸다. 4월 22일 자 전문은 금융감독원이 청해진해운 조사에 착수했음을 전하고 있다.

4월 28일 자 전문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사임 소식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 사실을 담고 있다. 주한 미대사관은 정 전 총리의 사임이 ‘세월호 대응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욱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또 정 총리의 사임에 대해 ‘한국의 대통령제는 총리보다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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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4월 30일자 전문은 하루 전인 4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방문했을 때 터져나온 유가족들의 격한 반응을 상세히 기록했다. 미 대사관은 유가족들이 박 대통령 조문 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는 등의 현장 분위기와 함께 유가족의 거센 항의에 박 대통령이 잠시 머뭇거리다 답했다는 것도 함께 전했다. 이날 전문은 또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대해 보도통제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담긴 방통위 내부보고서가 공개되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방통위 측의 해명도 함께 담았다.

5월 2일 ~ 15일

2014년 5월 2일부터 15일 사이에 본국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주한 미대사관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 세월호 사건이 미칠 영향을 주로 분석했다. 또 방한이 예정된 미국 고위 관료들 위한 사전 참고자료로 세월호 사건 이후 나타난 한국의 국가적 추모 분위기와 여론 동향을 보고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5월 2일 자 전문을 통해 ‘ 6.4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세월호 사건의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전한다. 5월 12일 자 전문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음에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인 전체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적 반성의 시기에 다가온 지방선거(Local Elections Coming at Time of National Reflection over Tragedy)’’라는 제목의 5월 15일 자 전문에서 세월호 참사가 6.4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상세히 분석해 본국에 보고한다. 주한 미대사관은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환멸이 낮은 선거율로 이어지고, 새누리당의 보수 지지 기반의 경우 과거에도 선거 당일 높은 투표율을 보여온 것으로 볼 때 여러 핵심 경쟁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을 국무부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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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대사관은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거세진 비판 여론이 박 대통령에게 어떤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전문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 뒤늦게 대응하고 초기에 사고의 심각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배포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조심스럽게 쌓아온 박 대통령의 결단력 있고 유능한 이미지도 손상됐다’고 평했다. 또 익명의 정보원을 인용하며 ‘이공계 출신인 박 대통령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준비하는 것을 좋아하는 꼼꼼한 스타일의 지도자이지만, 사람들은 애도의 시기에 공감해 줄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며 박 대통령의 공감 능력 부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 5월 15일 자 보고서는 총 4페이지 분량으로 미국 국무부가 뉴스타파에 공개한 46건의 전문 유일하게 비교적 온전히 공개된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 발생 한달 동안 생산된 미 국무부 문서 13건의 원본과 번역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번역 정리 : 임보영
정보공개청구 : 김수린

– 미국 국무부 입수 문서 한글 번역본(PDF)

금, 2017/04/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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