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풍소식] 내성천의 세가지 하얀 이름에 관하여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75067" align="aligncenter" width="600"]
낙동강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 정수근[/caption]
경관미가 빼어난 바로 그곳에 교량을 건설한다 ⓒ 정수근[/caption]
달봉교 공사가 재개되는 곳은 명백히 낙동강 구간이다. 국토부는 낙동강 구간에 공사를 하면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 정수근[/caption]
둘째, 달봉교 사업은 2014년도도 그렇지만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공사를 착공한 것인데, 문제의 달봉교 구간은 내성천이 아니다. 이곳은 내성천의 마지막인 삼강 합수부에서 1킬로미터나 떨어진 낙동강 구간으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공사인 것이다. 국토부가 두 번째 꼼수를 부려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낙동강 구간을 슬쩍 끼워넣은 것이다. '꼼수 국토부',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달봉교가 착공되고 있는 이 구간은 경관이 아주 아름다운 구간이다. 특히 달봉교 바로 아래 조성돼 있는 모래톱은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이라 할 수 있다. 낙동강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이 구간에 달봉교가 들어섬으로써 낙동강 유일의 모래톱이 교란을 당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caption id="attachment_175071" align="aligncenter" width="600"]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 남은 거의 유일한 모래톱이다. 이 귀한 모래톱이 달봉교 공사로 인해 교란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 정수근[/caption]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빼어난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 이곳에 웬 교량공사란 말인가? ⓒ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5074" align="aligncenter" width="600"]
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달봉교 조감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caption]
그런데 이런 논리를 다 들어줄 것 같으면 이 나라에 하천을 따라 얼마나 많은 교량이 생겨야 할지 모른다. 차라리 제설차를 하나 마을에 제공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고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75억이나 쓴다는 것은 국민혈세 낭비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섯째 이곳은 공사가 계속될 시 건설현장 직후 공격사면(강물이 들이치는 곳)이 가까이 있고, 활주사면(모래가 퇴적되는 곳)에 해당하는 곳에 교각을 세우면 침식과 세굴이 급격히 이루어져 생태계의 서식처가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그로 인해 생물상과 생태계 기능과 구조를 변형시키게 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구간은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가 내성천과 낙동강을 오가는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공사를 벌인다고 한다ⓒ 정수근[/caption]
그렇다. 상기와 같은 구체적인 이유로 달봉교 공사는 불가하다. 삼강유역부터 그 아래 2~3킬로미터 구간은 생태적으로 귀중한 공간이고 경관적으로 무척 아름다운 구간이다. 이런 구간은 이제 낙동강에서 마지막 남은 귀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잘 보존해서 누대로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국토부는 상기의 달봉교 공사가 불가한 일곱 가지 이유에 대한 답을 줄 것을 이 지면을 빌어 공개적으로 요청 드린다.


EHI_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_20170126.pdf
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생태지평은 지난 2015년, 내성천의 영주 다목적댐 사업으로 인한 모래톱 변화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내성천, 모래지도를 그리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성천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댐으로 인한 강의 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점을 알려왔습니다.
생태지평은 지난해 내성천 모래변화 조사 작업 중 지구상에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조인 흰목물떼새가 내성천 모래톱에 둥지를 트는 것을 확인하였고, 영주댐으로 인한 모래톱 변화와 식생유입이 이들의 번식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내성천 전 구간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생각되어 2016년 4월부터 6월까지 내성천 흰목물떼새의 둥지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굽이쳐 흐르는 모래강 내성천은 사람의 손길이 적어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안전한 서식처입니다. 영주댐으로 인해 모래톱이 사라지고 식생이 유입되면 흰목물떼새에게 내성천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되지 못합니다. 그에 따른 흰목물떼새의 개체수 감소는 필연적일 것입니다.
2016년 10월 영주댐은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미 모래톱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고, 생태계의 변화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댐의 본 담수가 시작되면 더 많은 모래가 손실되고 식생유입도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낙동강에 모래를 공급해 온 내성천이 변화한다면 낙동강 역시 모래강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내성천의 흰목물떼새 둥지 조사는 내성천의 모래와 인근 환경이 흰목물떼새의 귀한 번식지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또한 영주댐으로 인한 생태계 영향은 물론, 향후 흰목물떼새의 보호를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성천이 모래강의 모습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목 차 <<
들어가는 말
내성천과 흰목물떼새
° 내성천의 과거와 미래
° 깃대종 흰목물떼새
흰목물떼새를 찾아서
° 조사내용
흰목물떼새는 지금
° 조사 결과
° 결론
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 흰목물떼새 둥지
° 현장 조사 모습
감사합니다!!
>> 조사와 보고서 발간을 위해 후원해주신 분들 <<
같이가치 with kakao, 네이버 해비핀 모금함을 통해 온라인으로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
생태지평 회원님들, 내성천을 사랑하여 십시일반 후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
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
그리고, 조사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 함께한 분들 <<
김인철, 박송열, 박용훈, 박철우, 박형욱, 배귀재, 서경렬, 석소현, 석양정, 손성희, 염정일, 오영조, 이승은, 이안홍빈, 임기웅, 장재웅, 홍숙경, Karina Schumacher
모래강 내성천.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서 시작해 영주시와 예천군을 거쳐 문경시 영순면 지역에서 낙동강에 합류하기까지 110km를 흐르며, 낙동강에 끊임없이 1급수의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 강’의 역할을 해왔다.
내성천이 맑은 물을 유지해온 비결은 모래다. 강물 안팎의 두터운 모래층이 필터 역할을 하며 물을 정화시켜온 것이다. 내성천의 모래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휴식공간을 제공해왔다.
그러던 내성천이 몇년 사이 급격하게 변했다. 강변의 백사장은 거의 모두 사라졌고, 물빛은 혼탁해졌다. 강을 따라 맑은 물이 아니라 녹조가 흐르고 있다. 무엇이 내성천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모습.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 상류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들어선 영주댐은 2억톤의 물을 저장할수 있는 중소 규모의 다목적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에 착공해 2016년 완공됐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영주댐의 건설 명분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이다.

▲영주댐의 녹조 현상 (2017년 7월 촬영, 영주시민 제보 영상)
2016년 여름 영주댐에 시험 담수가 시작되자,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올해 7월에도 담수호 안에 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녹조는 댐의 배수구를 통해 흘러나와 내성천 하류까지 퍼졌다. 9월이 되도록 녹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영주댐 담수호와 댐 바로 아래 용혈리 부근의 내성천은 죽은 녹조가 가라앉아 물이 검게 변하고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댐 인근의 주민들은 댐 건설 이후 녹조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물이 탁하고 검게 변하기 시작해 악취가 매우 심했다고 증언했다.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악화된 수질 (영주댐 하류 500m 지점)
녹조의 원인물질 중 하나인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배출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7월말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영주댐 담수호 내의 남조류 개체 수는 ml당 11,668개로 나타났다. 이는 조류경보제의 3단계 중 두 번째인 경계 단계에 해당되는 수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17년 7월 13일 현재, 영주댐 담수호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2ppm까지 치솟았다. ‘매우 나쁨’ 단계다. 댐 건설 전 내성천은 수질 최고등급인 ‘매우 좋음’ (당시 수질 등급 명칭으로는 1급수)을 유지하고 있었다.
댐 하류의 내성천 수질도 악화됐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영주댐 하류 영주시 용혈리 지점에서 측정된 2017년 상반기 COD는 5.4~8.2ppm으로 ‘약간 나쁨’에서 ‘나쁨’단계로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 댐 건설 이전인 2009년 상반기 같은 지점에서의 COD는 1.2~2.6ppm으로 ‘매우 좋음’에서 ‘좋음’단계였다.
환경부는 댐 건설 이전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오염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측은 수질 악화와 녹조는 담수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이라 주장했다.
영주댐 물이 오염된 이유중 하나는 모래의 흐름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댐 내에 모래가 쌓이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영주댐 본댐의 13km 상류 지점에 유사조절지라는 모래차단 댐이 설치됐다. 수자원공사와 영주시는 댐 담수지역과 상류 지역에서 공사 기간 중에 320만m3 이상의 모래를 채취했다. 유사조절지는 내성천의 모래흐름를 단절시켰다. 대규모 모래 준설로 더 이상 하류로 흘러 내려갈 모래가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내성천을 따라 모래가 흘러가지 못하면서, 내성천의 생태지형은 급변했다. 곱고 가벼운 모래가 쓸려 내려간 자리에는 굵고 딱딱한 모래와 자갈과 점토가 남았고, 모래톱 백사장은 순식간에 풀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이었던 곳은 억센 잡초와 관목들로 뒤덮인 정글이 되어 사람의 출입마저 어려운 상태로 변했다.

▲ 내성천 하류의 육상화 현상.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숲으로 변했다.

▲내성천 같은 지점의 4년 동안 변화 상황 : 고운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밭과 딱딱한 모래밭으로 변했다 (사진 제공 :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지금의 영주댐 자리에 댐을 지으려는 계획은 1970년대부터 있었고, 19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추진되었다. 당시 댐의 이름은 ‘송리원댐’이었다. 1999년,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민들과 정치권의 반대로 댐 건설은 진행되지 못했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 때부터 댐 이름은 ‘영주댐’으로 바뀌었다.
누가 4대강 사업에 영주댐을 포함시켰을까? 4대강 마스터플랜 연구총괄책임자 김창완박사는 당시 국토해양부가 결정했다고 답했다. 당시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은 답변을 회피했다.
영주댐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영주댐의 주 건설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이라고 되어있다. 다른 댐과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진 댐이다. 그런데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다는 영주댐은 오히려 원래 맑았던 물을 오염시켰다.
영주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은 영주댐 철거만이 해결책이라 했고, 하천환경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 역시 영주댐 해체 만이 답이라 했다.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는 “앞으로 충분히 대책을 마련해서 영주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대책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마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내성천의 현재 상황이 계속될 시 물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댐을 상시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댐 해체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백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은 오늘도 병들어가고있다. 내성천이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강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물과 모래가 함께 흘러야한다. 죽음의 댐이 가로막고있는 현 상황에서 내성천의 복원은 상상하기 어렵다.
취재작가 : 오승아
드론촬영 : 김성진
글 구성 : 정재홍
취재 연출 : 남태제

<끝>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