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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혁① 유권자가 ‘호갱’인가?

지역

선거개혁① 유권자가 ‘호갱’인가?

익명 (미확인) | 목, 2015/09/24- 19:12

우리나라의 유권자는 ‘호갱’인가?

실제로 식당 주인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영업을 한다면, 그 식당은 아마 손님들의 외면을 받아서 얼마 못 가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고분 고분 그 식당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한 신조어)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호갱이 누구냐고요? 바로 우리 유권자들입니다.

이 만화는 지난 19대 총선에서의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을 ‘그대로’ 적용해 만든 만화입니다. 실제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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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에서 ‘정당 득표율’은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합친 유효 투표수를 정당별로 분류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짜장면)은 43%를 득표했지만 52%의 의석을, 민주통합당은 37%를 득표했지만 42%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통합 진보당과 자유선진당 등 소수 정당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20%를 득표했지만 의석은 불과 7%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거대 정당은 마땅히 소수 정당과 무소속에게 돌아가야 할 13%의 의석, 39석을 실제 자신들이 받은 표보다 더 많이 챙긴 겁니다.

다시 만화로 돌아가 설명하자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00명 가운데 13명은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헌법 제 1조 2항이 무색하게도, 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쳐드셈!”이라고 일갈하는 두 거대 정당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우리 유권자들은, 그래서 ‘호갱’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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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트 레이파르트는 평생 여러 나라의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를 연구해 온 비교 정치학계의 석학입니다. 그가 연구한 36개 민주주의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불비례성’이 높습니다. 불비례성이란 실제 의석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유권자 표의 비중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는, 이른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값어치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2. 문제는 ‘사표’.. 그러나 비례 대표 비율은 세계 최저

대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민의 왜곡이 벌어지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사표’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당선자만 배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표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매 선거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천만 표 가량이 사표가 되어버립니다.

※ 인터랙티브 “지역별 사표 비율은?” (링크)

일반적으로 소선거구제는 지역의 대표성을 충실히 반영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유권자의 정당 선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는 비례 대표제를 통해 이를 보완합니다. 이런 방식을 ‘혼합형’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정당투표와 비례 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비례대표의 비율이 너무 적어 효과가 미미합니다. 우리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은 전체 의석의 18% 정도인데, 혼합형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며보면 턱없이 낮은 비율입니다. 다른 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을 보면 독일은 50%, 일본은 37-8%, 멕시코도 30% 이상입니다..

3. 선거 제도 개혁 없이 지역주의 타파 없다

소선거구제, 그리고 비례대표 비율이 너무 적어서 생겨나는 이러한 민의 왜곡은, 지역주의가 자라나고 기생하는 숙주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새누리당의 아성으로 여겨지고 있는 대구의 경우 의외로 유권자 가운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6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정당 투표를 합한 대구 지역의 2백 7만 표 가운데 새누리당이 얻은 표는 62%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1등만 뽑는 소선거구제 덕분에 새누리당은 대구 지역의 의석 12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62%의 득표율로 100%의 의석을 차지한 것이죠.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은 38%의 대구 유권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대표로 새누리당 의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정치 민주연합의 ‘본진’으로 간주되는 광주도 마찬가지입니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107만 표 가운데 58%를 득표했지만 의석수는 8석 가운데 6석, 75%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특정 지역을 한 정당이 수십 년 동안 독점하다보면, 상당수 유권자들은 “다른 당을 찍어봐야 어차피 안될텐데”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에 표를 주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이 나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아예 처음부터 냉면을 시키기보다는 짜장면과 짬뽕 중 그나마 덜 싫어하는 것을 시키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선택은 다시 특정 정당의 지역 지배를 강화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민의 왜곡과 지역주의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선거제도를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대구에서도 새정치 민주연합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올 수 있고 광주에서도 새누리당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옵니다. 이는 실제로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선거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사는 지역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당에 마음 놓고 투표할 수 있게 됩니다.

4. 내 표의 가치.. 다른 사람 표의 3분의 1?

현행 선거 제도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선거구마다 유권자 수가 너무 차이 난다는 겁니다.

현행 선거구대로라면, 가장 인구가 많은 인천 서구 강화갑의 경우 8월말 기준으로 35만 6백명이 국회 의원 1명을 뽑게 됩니다. 반면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는 유권자가 10만 100여 명에 불과해 똑같은 1표의 가치가 최대 3.5배까지 나게 됩니다.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와 비교하면 내 한 표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아래 걸려있는 링크를 누르신 뒤 사는 곳을 입력하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터랙티브 “내 표의 가치는?” (링크)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상황은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라며 현행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2대1 이내로 줄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국회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거구를 다시 정하고 선거 제도도 개편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입니다. 국회를 지배하고 있는 두 거대 정당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 부당 이득을 내려놓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헌재가 주문한 선거구 개편에만 집중하고, 선거제도 개편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할 겁니다.

이번에는 수십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양분해 온 두 거대 정당의 이해 관계를 벗어나 “냉면을 시킨 사람에게는 냉면을 주는” 선거 제도, 그리고 영남이든 호남이든 지역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이해관계를 대변해주는 정당을 마음 놓고 지지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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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유권자 지지와 국회 의석배분 현황 보고서” 발표

불공정한 현행 선거제도 문제, 20대 총선에서 더욱 악화
투표하고도 반영되지 않은 유권자 표 50.3%, 득표-의석 간 불비례도 심각

 

1.20대총선사표.jpg

 

 

1. 취지와 목적

 

- 20대 총선을 앞두고, 19대 국회는 비례대표 7석을 줄여 지역구 의석을 늘리는 획정안에 합의하였음. 지역구 선거에서 다수의 사표(死票)가 발생하고, 유권자의 지지가 실제 의석과 비례하지 않는 점 등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끊임없이 지적되었으나, 19대 국회는 근본적인 개혁 없이 1등 승자독식 지역구 의석만 더 늘리고 아무런 보완장치 없이 비례 의석만 축소하였음. 


- 참여연대는 비례대표 축소로 더욱 후퇴된 조건에서 치러진 20대 총선 결과, 실제 지역구 선거에서 버려진 표는 얼마나 되는지, 총선에서 드러난 유권자의 지지와 20대 국회 의석 배분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유예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기획하였음. 

 

 

2. 개요

 

- 20대 총선 결과를 살펴 본 결과, 1등만 당선되는 지역구 투표에서 사표(死票) 즉, 낙선자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표가 50.3%로 19대 국회보다 3.9% 가량 더 높아졌음. 이는 유권자의 투표 결과와 의석 배분 사이의 간극이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함. 


- 또한, 정당 득표율에 드러난 유권자의 표심과 실제 정당별 의석 배분도 불비례성이 심했음.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득표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득표한 것보다 더 적은 의석을 가짐.

 
- 영남(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지역과 호남 지역에서의 불비례성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남. 영남에서 새누리당은 45.49%를 득표하고도 영남 지역 65개 의석 중에 48개(73.85%)를 차지하고, 국민의당은 영남 지역에서 17.38%를 득표했지만 1석도 갖지 못 함. 호남(광주․전북․전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은 46.08%를 득표했지만 호남 지역의 28석 중 23석을 차지하며 82%가 넘는 의석 점유율을 보임. 반면 정의당은 호남 유권자들로부터 6.82% 정당 득표를 얻어 새누리당보다 더 높은 득표를 보였지만 호남 지역 의석은 1석도 차지하지 못 하였음. 


- 20대 총선에서 여지없이 드러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해야 함. 20대 국회는 ‘유권자의 표심과 일치하는 의석 배분’을 핵심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전면적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야 할 것임. 

 

 

2.20대총선투명한유권자.jpg  3.의석_정당_비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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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7/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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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우리나라는 왜 26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최대 우방이라는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됐을까? 전투기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공군 예비역 장성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KF-X 사업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들은 처음부터 KF-X나 기술이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철학이 없었어요. 미국이 요구하는 록히드 마틴사의 F-35를 사야 한다, 거기에 다 매몰된 겁니다. KF-X 사업에 관심을 가질 정신이 없었죠. 미국이 나중에 다 해 주겠지, 그런 생각만 한 겁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한마디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라는 국익보다 미국의 입장이 우선 고려됐다는 말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KF-X 사업은 총 7번 타당성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건 딱 한번. 그것도 사업 주체인 공군이 한 대학에 의뢰한 ‘셀프 조사’ 뿐이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국책연구기관들은 모두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이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F-X 사업)은 고성능 전투기를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사들이는 8조 3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 형태로 4개의 핵심기술을 포함, 총 25개의 기술을 이용해 한국형 전투기를 만든다는 게 KF-X 사업의 핵심이다. 당초에 이전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설계됐기 때문에, 기술 이전 문제는 F-X, KF-X 사업 모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기술 이전이 KF-X 사업의 전제 조건

그런데 미국이 4개 핵심 기술에 대한 이전을 거부하자 정부 당국자들은 말을 뒤집었다. 기술 이전 문제가 KF-X 사업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황당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4개 기술의 이전에 관한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 거냐, 그것 아니면 KF-X 사업을 기술 이전을 안 받고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느냐 하는 문제는 또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이전 받지 못한 4개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90% 정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면 좋죠. 지금 정부는 9000억 원 정도를 들여 4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또 체계통합까지 이루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가들이 수조 원의 돈을 들이고도 실패한 일입니다. 상당한 기술을 가진 유럽의 경우도 AESA레이더 하나 개발하는데 1조 원 넘는 돈을 썼습니다. 기간도 10년 넘게 걸렸고요. 만약 우리가 계획대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놀랄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부승찬 박사/연세대 북한연구원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방위사업청, 국방부, 청와대의 주장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입에서도 매번 말이 달라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장에서 “올해 4월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가 “F-X 기종 선정 당시인 2013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마찬가지. 지난 10월 19일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는 “4개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사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던 그는, 10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올 6월에야 알게 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무능과 무책임이 불어온 참사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F-X 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만약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F-X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로 KF-X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군이 철저히 국민을 속여 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KF-X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계속된 말바꾸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외면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이 모든 상황을 “정부와 군이 무능”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와 군의 무능이 불러온 일입니다. 창피한 일이죠. 한미동맹을 주장하면서 정작 아무 것도 미국에 요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거죠. 비리보다 더 무서운 게 무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 2015/11/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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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3억 7천 8백여만 원을 자신과 관련된 소송 비용으로 사용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화진 총장의 2차 공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심 총장 측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화진 총장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2월 25일에 열렸는데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심 총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변론을 다음 공판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공판은 3월 24일에서 4월 6일, 5월 18, 6월 1일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공판 연기 사유는 변호인 교체였지만, 진짜 이유는 교육부의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 추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교육부가 추진 중인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교직원 인사 및 학교 운영과 관련된 소송 경비와 자문료’를 교비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화진 총장 뿐 아니라 수원대 이인수 총장 등 대표적인 문제 사학의 총장들이 이와 관련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법인 회계와 교비 회계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고, 특히 교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법인의 돈이 아닌 교비로 교직원 인사와 관련된 소송비를 쓴 두 총장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도 지난해 3월 관련 재판에서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체로 불법 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돼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대학교육협의회>와<여대 총장협의회 >등의 요구를 반영해 회계 운영의 합리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사립대교수회연합회 박순준 이사장은 “법인이 사립대학의 최종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사권자가 아닌 총장이 교비로 소송비와 자문료를 쓸 수 있게 해 준다면 부당 인사와 관련된 각종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법인의 돈으로 써야 할 인사 관련 소송비를 등록금인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셈”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아이들의 교육에 온전하게 쓰이지 않고, 사학 재단의 비리를 옹호하거나 공익 제보자들에 대한 소송 비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공식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입법 예고만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은 전국 사립 초,중,고등학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 추진 시기와 찬반 의견 수렴 과정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3월3일 입법 예고한 뒤 4월 12일 의견 수렴을 마쳤는데, 이는 정확히 20대 총선 선거 운동 기간 등과 겹쳐 있어서 국회 공백기를 틈타 사립학교법은 제쳐두고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구나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전국 20여 개 개별 사립 대학 교수회 뿐 아니라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교수 노조 등이 반대 의견을 접수했는데도, 5개 기관, 127명의 개인이 반대했다고 집계하는 등 반대 의견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그대로 공포되면, 지난 수년 간 쌓여온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제대로 따져 보지 못하거나, 최소한 이들에 대한 형량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현덕수
촬영:김수영
편집:윤석민

수, 2016/05/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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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중 하나 맞아요.

한 통신정책 전문가가 이동통신 기본료를 두고 한 말이다.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시작된 뒤로 21년째, 이동통신이 대중화해 2017년 4월 현재 가입자 수가 6225만3000명에 닿기까지 진즉 없앴어야 할 기본료를 여태 남겨 뒀다는 뜻. 그는 특히 “(기본료를 없애면 통신사업자의) 아르푸(ARPU: 통신상품 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낮아져서 안 된다고 정부 보고서에 쓰여 있다”며 “정부가 그걸 왜 걱정해 주느냐”고 되물었다. 기본료 폐지로 아르푸가 떨어지면 “사업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일갈했다.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 요금 인하 정책에 소극적인 나머지 시민은 통신사업자에게 공공 재원인 전파(주파수)를 싼값에 내 준 것도 모자라 기본료마저 21년째 다달이 내는 처지다.

▲ 2017년 4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수 (자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 2017년 4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수 (자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엘티이(LTE)’ 정액 요금제에도 기본료 숨어 있다

기본료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쓸 때 기본적으로 내는 돈. 음성이나 데이터 통화량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 둔 금액을 사업자가 다달이 거두어들인다.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SK텔레콤과 KT 각각 1만1000원, LG유플러스 1만900원으로 마치 세금처럼 고착했다.

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과점하는 세 사업자는 이 돈을 기존 통신망 설치에 들어간 비용을 도로 거둬들이거나 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쓴다고 설명해 왔다. 특히 4세대 이동통신 ‘엘티이(LTE: Long Term Evolution)’에 쓰이는 정액 요금제에는 과금 체계가 달라져 기본료가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3사 이동통신을 쓰는 5518만1000명 가운데 31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2세대 상품 가입자와 600만여 명인 3세대 서비스 이용자만으로 기본료 폐지 대상을 줄이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됐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기본료를 폐지하게 되더라도 4607만여 엘티이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이는 기본료 5000억여 원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기본료는 그러나 엘티이 정액 요금제에도 엄연히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의 2017년 4월 치 SK텔레콤 엘티이 정액 요금제 ‘밴드 데이터 2.2G’ 청구서를 보면 ‘기본료/월정액’으로 안내됐다. 월정액 안에 기본료가 숨어 있는 셈.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SK텔레콤 엘티이 정액 요금제 ‘밴드 데이터 6.5G’ 청구서에도 ‘기본료’가 월정액에 들어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KT와 LG유플러스 임원도 각각 엘티이 정액 요금제 상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인정했다. 정액 요금제 가운데 기본료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1만1000원”이라거나 “엘티이를 도입할 때 통합형 요금제가 나온 뒤에는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해 내기 어렵지만 기본료로 받는 명목들이 포함돼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엘티이 요금 청구서(왼쪽)와 기자의 4월 치 청구서(가운데). 정액제 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한 시민(오른쪽)은 KT 엘티이 요금제 안에 기본료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물었는데 엉뚱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혀 왔다.

▲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엘티이 요금 청구서(왼쪽)와 기자의 4월 치 청구서(가운데). 정액제 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한 시민(오른쪽)은 KT 엘티이 요금제 안에 기본료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물었는데 엉뚱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혀 왔다.

통신사업자 회계 검증 공개가 열쇠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 회계를 해마다 검증한다. 세 사업자가 공공 재원인 전파를 이용해 6225만여 시민에게 두루 미치는 상품을 팔기 때문에 통신 회계 검증을 소비자 편익 정책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 이를 위해 사업자 간 통신망 접속 행위에 따른 망 원가와 상품 요금 체계 따위를 두루 들여다본다.

이런 체계를 헤아리면, 미래부의 회계 검증 결과 공개가 기본료 폐지 여부를 가를 열쇠다. 이동통신 3사 상품마다 기본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참여연대가 2011년 7월 이동통신 원가 공개 요구 소송을 일으켜 대법원에까지 간 까닭이기도 하다.

앞서 기본료를 적폐로 본 통신정책 전문가는 “기본료 폐지 얘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당연히 있었다”며 “애초 통신망이 다 설치되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고정액으로 받은 걸 ‘기본료’라고 했는데 그런 요소가 없어지면 그걸 없애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투자할 때보다 (망 설치 비용이) 덜 들 테니까 기본료에 변동이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얘기이고, (지금은 4세대 망 설치도 끝나) 더 이상 망을 깔고 할 게 없지 않느냐는 취지에서 폐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기본료 폐지하랬더니 ‘알뜰폰’ 망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도매로 주는 값을 깎아 주면 된다”며 “이동통신 3사가 요금을 내리면 알뜰폰 요금도 내려가고 그럼 모두 좋은 것”이라고 봤다.

미래부 쪽은 함구로 일관했다. 한 고위 공무원은 기본료 정책 흐름에 대해 “(대선) 공약 이행에 관한 것은 국정기획자문위에서 말씀하시는 거고, 부처는 관련 말씀을 안 드리는 걸로 되어 있다”며 “저희가 전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통신 회계 검증 내용에 기본료가 들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 답변을 내놓았다.

통신 요금 정책 경험이 있는 또 다른 고위 공무원은 2세대 상품에만 기본료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 회계를 검증할 때 사업자가 책정한 기본료 수준도 다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예전엔 기본료가 있는 요금이 있었지만 요즘엔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고 에둘렀다.

수, 2017/06/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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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출된 ‘새누리당의 노동개악안', 어떠한 지지도, 최소한의 명분도 없다

야당, 좌고우면할 사안 아니며, 어떠한 거래도 있을 수 없어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첫날, 파견법 등 회기종료로 자동폐기된 4개 법안을 소속 의원 123명의 공동발의 형태로 또다시 제출했다. 2015년 9월, 당론발의한 5개 노동관계법 중 기간제법을 제외한 파견법, 근로기준법 등의 개정안으로, 정권은 이들 개정안을 관철시키고자 학계의 이름을 빌어 여론을 호도하고 급기야 대통령이 민간이익단체를 앞세워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재차 발의한 노동개악안에서는 시민의 어떠한 동의와 지지도, 최소한의 명분도 찾아 볼 수 없다. 

 

2015년 9월, 당론발의한 5개 법안 중 기간제법이 제외되었다는 점은 새누리당이 123명의 소속 의원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개정안의 본질을 보여준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015년 9월, 노동관계법 개정안 발의 이후, 그 어떤 양보도, 타협도, 합의도 있을 수 없으며 제출한 5개의 개정안 모두를 한꺼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치 물러섬이 없었다. 그러나 2016년 초, 대통령의 담화 이후, 기간제법을 포기했다. 그토록 단호하고 강경했던 입장이 왜 후퇴하게 되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대통령의 단 한 마디에 입법추진이 중단된 기간제법은 정부와 새누리당의 노동관계법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누가, 누구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대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노동개악의 핵심은 파견법 개정이고, 그 내용은 55세 이상, 고소득 전문직, 뿌리산업 등에 대한 파견허용이다. 이것은 파견의 전면적인 확대에 다름 아니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파견확대로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일자리 질을 제고하며 파견규제 강화 및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대책도 반영했다니 새누리당에게 지난 주말의 구의역에서의 사망사고와 현재 진행형인 조선업계의 대량해고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구의역에서 사망한 정비노동자는 서울메트로가 아닌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였고, 조선업계에서 진행 중인 대량해고에서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고용안전망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도 역시 거대재벌의 조선업체 소속이 아닌 파견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이미 전 산업에 만연해 있는 ‘파견’의 결과는 너무나 명확하니 새누리당이 다시 제출한 파견법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자세히 논할 이유가 없을 지경이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고용안전망을 후퇴시킬 새누리당의 노동개악안의 처리는 절대 불가하며 노동자의 삶과 권리는 어떠한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야당은 어떤 작은 성과를 남기기 위해 새누리당의 노동개악안의 일부라도 통과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화, 2016/05/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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