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복지칼럼] 망각의 자유를 허하라

지역

[복지칼럼] 망각의 자유를 허하라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17:20

망각의 자유를 허하라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간에게 번뇌가 많은 것은 기억 때문이지. 잊을 수만 있다면 매일 매일이 새로울 거야.”

 

지금은 고전이 되어버린 오래된 영화 속에서 번민에 가득 찬 주인공이 마시면 과거를 잊게 된다는 신비의 술을 권하며 역시나 과거의 상처를 안고 현실 도피를 선택한 친구에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 술을 마시지 않고 자신의 (아픈) 기억을 고수하기로 한다.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여러 선물들 중에 으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망각이라는 선물이 없었다면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물리적, 정신적 고통과 좌절, 수치와 오욕의 순간들이 내 머릿속에 켜켜이, 그것도 생생하게 쌓여있을 터이니 견디기 힘든 지경이었을 것이다. 어느 여름날, 하필이면 사람 많은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신호무시하고 튀어나온 자동차와 충돌로 산산조각 나버린 바이크 라이딩의 로망,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나뒹굴던 그날의 신체적 고통, 그보다 더한 정신적 쪽팔림(!), 그보다 다시 백배는 더했던 망가진 ‘신상’ 125cc 바이크에 대한 낭패감의 기억도 생생할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첫 사랑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그 밤의 기억은 또 어떠한가? 이런 기억이라면 그냥 오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련하게 남아있는 게 좋지 지금보다 더 생생하게 내 기억 속에서 재생되는 것은 끔찍한 일일 것이다.

 

개인과 집단에게, 혹은 한 사회와 나라에게 과거의 일들은 어떤 식으로든 조금씩 잊혀져가는 법이다. 예외적이긴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앨범 속 사진처럼 생생하게 오래오래 남는 일들이 있다. 심지어 잊고 싶은데도 잊히지 않는, 노력할수록 오히려 더 생생해지는 사건들이다. 그런 반면에 어떤 일들은 망각이라는 자연적인 현상을 거스를지라도 잊지 말아야 하는, 혹은 잊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개인이든 사회든 망각을 거슬러 과거의 일을 현재에 붙잡아두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런 일이 많지 않으면 좋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는 그런 일들을 너무 자주 경험하고 있다.

 

잊고 싶은데 잊히지 않는 일에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듯이, 잊지 않기로 결정하고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일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전자의 경우가 대부분 개인적인 이유라면 후자의 경우는 많은 경우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만 보더라도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강점과 수탈의 기억, 4.3 제주, 4.19와 5.18, 6.10으로 이어지는 민중항쟁과 희생의 기억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그리고 가장 최근 세월호의 기억들은 잊을래야 잊을 수도, 그리고 잊혀서도 안 되는 기억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사건들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이미 많은 대가를 치렀다. 이처럼 소위 ‘과거의 사건’들에 금쪽같은 ‘현재의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합의들은 결국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의 시간으로 회귀할 수 없다는,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이다. 과거로의 회귀는 결국 기억에서 지우고 싶으나 의식적으로 지우지 않고 있는 그런 (주로 비극적인) 사건들이 현재에 반복될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먼 과거를 잠시 접어두고 가까운 과거, 혹은 현재로 돌아와 얘기해보자. 세월호, 메르스, 그리고 최근 故 고현철 교수의 죽음, 이들 사건들은 언뜻 동떨어져 보이지만 2014년과 2015년 대한민국의 현재를 규정하는 사건들에 포함할 수 있다. 세월호 사태는 무한 이윤을 추구하는 광폭한 자본주의의 질주 속에서 우선순위에서 물러나있던 안전에 대한 불감증과 재난상황에서 국가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의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또한 대형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체계가 공공의료 인프라의 부재와 중첩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노출될 수 있는 보건의료적 재앙상황에 대한 현재적 경고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사건이다. 故 고현철 교수의 죽음은 어떠한가? 그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거대자본과 절대 권력의 입맛에 맞게 ‘선진화’와 ‘구조개혁’을 강요받고 있는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대학과 대학교육에 대한 사망선고에 다름 아니다.

 

이들 사건들은 모두 ‘현재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잊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사건들이다. 문제는 이런 사건들을 과거에 묶어두려는 움직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세월호 사고로 295명이 목숨을 잃고 여전히 9명이 수중에 갇혀있는 사태로 전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우리는 아직 이 사태의 진상에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수백, 수천만 시민의 단식과 서명, 거리 행진으로 얻어낸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의 비협조 등의 이유로 인해 여전히 기대한 바와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한 쪽에서는 이제 그만 ‘잊자’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종용한다. 메르스 사태도 마찬가지다. 총리가 나서서 국제적인 권고사항마저 무시한 채 서둘러 종식을 선언하고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화”할 것을 주문한다.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에 대한 대책보다는 메르스로 인해 줄어든 관광객 유치와 관광산업 부활을 위한 잰 걸음을 옮긴다.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의료 ‘전문가’로 지명하였으니 이제 의료 ‘선진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 한다. 故 고현철 교수는 강요된 ‘선진화’와 기형적인 ‘구조조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종된 대학과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뜻을 남기고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갔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는 묵묵부답이고 일부 언론은 고인의 유지와 다르게 총장직선제를 둘러싼 대학 내 갈등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 대학교육이 위기상황이니 위기극복을 위한 효율적 방안 마련에 온 대학구성원이 노력할 때라는 주장이다. 이들 모두 과거의 일은 과거에 묻어두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말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과거에도 항상 있어왔다. 그리고 역사는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자는 쪽이 누구인지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경우 그 사건에 결정적인 귀책사유가 있는 세력이거나 그들과 한 패이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주의 수탈의 역사를 잊자는 이들이 그렇고, 4.3 제주의 아픈 역사와 5.18의 한풀이는 이제 충분하지 않느냐는 이들이 그렇다. 망각에 대한 사회적 강요인 것이다. 그러한 패턴은 지금 현재 세월호와 메르스, 故 고현철 교수의 죽음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아직은 잊을 때가 아니니, 잊을만한 때가 되면 내가, 그들이 알아서 잊을 터이니 망각을 강요하지 마라. 강요된 망각은 과거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뿐이며, 사건의 당사자들에게는 더 큰 상처를 되새김질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망각의 대상과 망각의 때에 선택의 자유, ‘망각의 자유’를 허하라.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 ‘취생몽사’, 즉 마시기만 하면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신비의 술을 마신 주인공은 다 지운 줄 알았으나 오히려 더 생생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친구가 권하는 술을 마시지 않고 아픈 기억을 간직하기로 한 다른 주인공은? 그 역시 도피를 접고 아프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로 돌아간다. ‘취생몽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보도자료]”메르스 사태 주범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내정  철회하라!” 

KakaoTalk_Photo_2015-12-28-15-05-18_0 KakaoTalk_Photo_2015-12-28-15-05-14_30KakaoTalk_Photo_2015-12-28-15-05-12_56 KakaoTalk_Photo_2015-12-28-15-05-11_16

1.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은 12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보건복지부장관 서울 집무실(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앞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 우선 정용건 연금행동 집행위원장은 “문형표 전 장관이 KDI 재직시절 법인카드로 가족의 생일일 챙겼던 사람이 5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수장이 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발언했다. 이어서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세월호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올 한해는 메르스사태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문 전 장관은 3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책임으로 경질된 사람인데 국민연금의 가입자 대표로서 문씨가 공단 이사장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어떤 국민도 문씨의 이사장 임명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에게 인물이 없는 것이며,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 끝까지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박근혜정부가 문씨를 국민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국민보다는 시장을 위해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형표 전 장관의 이사장 임명을 끝까지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기초연금이 국민연금과 연계되어 국민의 노후보장 수준을 축소시킨 법안을 만들도 추진시킨 것이 문형표 전 장관이므로 현재 어르신들은 자녀세대들의 노후까지 염려하게 되었다며 정진엽 복지부장관이 문씨의 이사장 선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 현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 절차는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마치고 보건복지부 장관 제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연금행동은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임을 밝힌다. 한편 연금행동은 지난 12월 21일부터 메르스 사태 주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다음 아고라 청원 및 국회.청와대.보건복지부장관 서울집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중이다. 끝.

첨부 : 기자회견문

관련기사

  1. 문형표 전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내정?’_뉴스1_2015.12.28
  2. 시민단체 “문형표 전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철회하라”_뉴시스_2015.12.28
  3. ‘문형표 이사장 내정 철회 요구’ 기자회견 열려_연합뉴스_2015.12.28
월, 2015/12/28- 15:25
651
0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메뉴얼은 국가 내에서 감염병이 발생할 시에 정부가 취해야할 조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메뉴얼 9p


이 매뉴얼에 따르면 주관기관(보건복지부)은 위기 징후가 포착되거나 위기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에 그 위협 또는 위험의 수준을 ‘자체 위기평가회의’를 운영해 회의 결과에 따른 평가 및 판단 결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메뉴얼 10p


또한 위기경보가 발령 된 뒤 각 위기 단계별 상향 또는 하향 조정 시에는 자체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해 결정하고 발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데 정보공개센터가 보건복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24일까지 1달이 넘는 시간 동안 위기경보단계를 판단하는 위기평가회의를 단 2회 개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첫 위기평가회의는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5월 20일 오전에 질병관리본부 전략상황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첫 회의에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장은 참여하지 않고 질병관리본부장, 감염병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과 익명의 민간전문가 가 참여했다고 보건복지부는 공개해 왔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서 위기단계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되었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질병관리본부장)가 가동되었습니다.





두 번째 위기평가회의는 보름 뒤인 6월 4일에 충정로 국민연금공단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 보건의료정책실장, 질병관리본부장, 공공보건정책관 및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습니다.


6월 4일 회의에서는 현황과 확산 가능성을 논의하고 현행 ‘주의’ 단계에서 더 이상 위기 단계는 격상하지 않았으나 대응조치를 강화하기로 논의 되었습니다. 


6월 4일까지 집계된 누적 감염자는 36명. 5월 20일에 있었던 메르스 확산을 염두하고 실시한 감염병 대응 훈련 시에는 서울에서 4명의 유사 환자 집단이 발생했을 경우 위기단계를 ‘경계’로 설정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회의 결과입니다.


관련정보 -> 2년 전 메르스 대응훈련 하고도 실패한 보건복지부 



위기평가회의개최 정보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답변


하지만 더 큰 문제는 6월 4일 이후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위기평가회의가 아예 개최되지 않은데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6월 9일 까지 두 차례 위기평가회의가 개최된 것을 확인한 후 6월 9일 부터 24일까지 차기 위기평가회의 관련 정보를 청구했으나 보건복지부는 6월 4일 위기평가회의 이후 개최된 회의가 없다고 답변해 왔습니다.



 날짜

 누적 감염자

 누적 사망자

 6월 5일

 42(+6)

 5(+1)

 6월 6일

 64(+22)

 5

 6월 7일

 87(+23)

 5

 6월 8일

 95(+8)

 7(+2)

 6월 9일

 108(+13)

 7

 6월 10일

 122(+14)

 9(+2)

 6월 11일

 126(+4)

 10(+1)

 6월 12일

 138(+12)

 13(+3)

 6월 13일

 145(+7)

 14(+1)

 6월 14일

 150(+5)

 16(+2)

 6월 15일

 154(+4)

 18(+2)

 6월 16일

 162(+8)

 19(+1)

 6월 17일

 164(+2)

 22(+3)

 6월 18일

 166(+2)

 23(+1)

 6월 19일

 166

 24(+1)

(자료: 나무위키-2015년 대한민국 메르스 유행/경과)


6월 4일 위기평가회의 이틀 뒤인 6월 6일에는 하루 동안 감염자가 22명, 6월 7일에는 23명이 발생했습니다. 이 시가가 메르스 사태 발생 후 감염자가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입니다. 이후 6월 9일, 6월 10일, 6월 12일에도 각각 13명, 14명, 12명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정보공개센터에 6월 4일 이후로 위기평가회의가 개최된 바가 없다고 통지해 왔습니다.


6월 7일부터 20일 사이에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6월 20일에는 누적 감염자 수가 170명을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시에 위기단계를 격상해야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조성되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위기단계 격상에 대한 검토조차 계획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일 동안 메르스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메르스 종식 선언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사태가 종결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미숙하고 부실한 대응에는 명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위기평가회의(5월20일-6월16일).hwp




저작자 표시 비영리
목, 2015/07/16- 19:08
649
0


6월 6일, 정부세종청사 정부공용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청사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영현 기획조정실장(오른쪽),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왼쪽)과 함께 보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6월 12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양상입니다.


뉴스타파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정부가 감염병 관련 법률과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메르스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는지 점검해 봤습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5년 주기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고, 제34조는 위기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이에 따른 위기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가 있습니다.


감염병이 확산될 때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6월 개정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지난해 12월 다시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현행 매뉴얼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보건복지부는 공개를 미뤄 다른 경로를 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12월)을 분석해 봤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은 감염병 발생 시 상황별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상황별 위기경보 수준과 정부부처별 역할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감염병에 따른 위기 상황을 네 가지 단계인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2014.12) p.8


정부가 대응을 시작하는 것은 ‘주의’(Yellow) 단계입니다. 주의 단계는 ○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 국내에서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발령하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협조체제를 가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첫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2일 현재까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Yellow) 단계로 발령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계’단계 상황인데도 ‘주의’ 유지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지역은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를 이미 벗어나 서울과 충남, 대전, 부산 등 9개 광역시도로 확산됐습니다. 현행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해외 신종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된 후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거나, 국내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경우에는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Orange)로 발령하고 본격적인 국가 단위 대응체계를 작동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감염이 병원에서만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경보수준 격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매뉴얼 어디에도 병원 내 감염의 경우 ‘주의’단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주요 조치 내용 p.27


그렇다고 ‘주의’ 단계에서 이뤄진 대응조치가 과연 적절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주의’ 단계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에는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불필요한 불안감 해소”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메르스 전파가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한 확진자 정보를 누락하거나, 공개한 병원 이름도 잘못 표기해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을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의 경우은 ‘경계’ 단계에서 취해야 하는 ‘학교 휴교와 휴업 및 학원 휴원 검토’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대목입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기관별 임무/역할 p.25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산 사태 와중에서 매뉴얼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매뉴얼 대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단서는 지난해 말에 실시된 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강원대학교에 의뢰한 연구,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병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를 보면, 질병관리본부 직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신종 감염병 발생시 비상대응업무 숙지도 부분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중 39%인 115명이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고, 14%인 43명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감염병을 관리해야 할 정부 핵심기관의 직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상대응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본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 용역 보고서 p.142


특히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SNS, 문자, 인터넷 등의 활용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가운데 50%인 149명이 미흡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실제 이 설문조사 6개월 뒤, 국내에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질병관리본부 SNS 계정에는 2014년 8월의 에볼라 정보가 가장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오히려 화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은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고, 미숙하며, 불투명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정부가 대응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개정 20141215.pdf



*이 분석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이 게시물은 뉴스타파 홈페이지에도 게시되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월, 2015/06/15- 10:59
637
0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정부 등 공공기관들이 생산하고 있는 메르스 관련 문서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박근혜 정부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들이 생산, 접수한 정보의 목록은 행정자치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포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고 검색을 하면 확진자가 발생한 5월 20일 이후 현재(6월 19일)까지 총 60,985건의 정보목록이 검색됩니다. 이 중 생산-접수시 공개로 설정된 문서의 목록은 43,255건입니다. 전체 메르스 관련 문서 가운데 1만7천5백 건 정도는 비공개 혹은 부분공개로 설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검색 범위를 메르스 사태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로 한정해 봤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정보목록을 보니 같은 기간 동안 총 443건의 정보가 생산-접수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 중 공개로 설정된 문서의 목록은 130건에 불과했습니다. 생산-접수된 정보의 71% 가량이 비공개 또는 부분공개로 설정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국장급 이상 결재문서는 16건이었는데, 여기서도 공개로 설정된 문서는 9건 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공개로 설정된 문서는 과연 얼마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길래 국민들이 접하지 못하도록 한 것일까? 비공개 문서 몇 가지의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국내 유입 관련 타과 업무지원 협조 요청

– 중동호흡기 증후군 관련 비상 대책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산 방지를 위한 예비비 요구안 제출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의심환자 발생 시 신고 철저 및 보환연 진단검사 수행 협조 요청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 접촉자 자가격리 조치 관리현황 제출 요청 및 변경된 발열 판단기준 안내

– 의료기관용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의심환자 내원 시 행동지침 배포(책받침)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 발생 관련 시도 보건과장 회의 개최 알림 및 참석 요청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책 관련 예산(질병관리본부 운영비) 자체이용 승인·통보

– 「중동호흡기증후군 방역대책본부-핫라인」운영을 위한 배너 및 업무흐름도 제작 등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국내 환자 발생 관련 감염병 위기경보 주의발령 알림

 

▲ 보건복지부의 정보목록중 비공개로 설정되어 생산된 문서 일부

 

비공개 문서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의료기관용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의심환자 내원 시 행동지침 배포(책받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 발생 관련 시도 보건과장 회의 개최 알림 및 참석 요청’ 등의 제목을 보면 별 내용이 아닌 것 같은데 왜 비공개로 설정했는지 의문입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는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정부의 무능과 컨트롤타워의 부재도 닮았고 정보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도 마찬가집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해양수산부에서 생산한 ‘세월호’와 관련된 정보목록은 총 479건이었습니다. 이 중 공개로 설정된 정보의 목록은 135건으로 29%였습니다. 반면에 비공개된 정보의 목록은 343건으로 무려 71%를 차지했습니다. 공교롭게 비공개 비율이 메르스와 똑같았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정보는 지금도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아주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보공개법이나 기록물관리법에서 명시하는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는 것들은 정보를 생산할 때 비공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 부분공개로 설정한 정보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중대한 사안과 관련한 공공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의지를 정부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재난 상황, 메르스 확산과 같이 예상치 못하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재난 상황, 감염병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정부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과 전담기구를 준비해 둬야 하고, 상황 발생 시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책임있는 태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 분석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이 글은 뉴스타파의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화, 2015/06/23- 17:40
637
0

 

발신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 구창우 010-8747-1275)

제목 : [보도협조]”메르스 사태 주범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내정 철회하라!” 기자회견 

낙하산 인사 규탄!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반대! “메르스 사태 주범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내정 철회하라!”

– 12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보건복지부장관 서울 집무실 앞 –

1.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은 12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보건복지부장관 서울 집무실(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앞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2. 문 전 장관은 3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책임으로 경질된 사람입니다. 또 지난 5월 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합의했을 때, ‘1,700조 세금폭탄론’, ‘보험료 두 배 인상론’, ‘세대 간 도적질’ 등 온갖 왜곡되고 선동적인 발언으로 그 합의를 번복시킨 장본인입니다. 국민연금제도를 부정하고 앞장서 불신을 부추긴 자가 국민연금공단의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국민의 노후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3. 현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 절차는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마치고 보건복지부 장관 제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연금행동은 문형표 이사장 선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자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공식적인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3. 이에 연금행동은 12월 28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보건복지부장관 서울집무실 앞에서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제청 및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기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 주요순서>

❍ 제목 : “메르스 사태 주범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내정 철회하라!!”

❍ 일시 : 2015년 12월 28일(월) 10시 30분

❍ 장소 : 보건복지부장관 서울집무실(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 주최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 사회 : 구창우(연금행동 사무국장)

❍ 기자회견 주요순서

  1. 참가자 소개

  2. 여는 말

  3. 주요단체 대표발언

  4. 기자회견문 낭독

  

일, 2015/12/27- 18:13
63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