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지역

[논평]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익명 (미확인) | 수, 2015/09/16- 10:26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일부 언론의 삼성 직업병 관련 보도

참여연대는 공익법인 설립돼도 참여 의사 없어

 

지난 14일 참여연대가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현안과 관련해 ‘사회 위에 군림하는 삼성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자(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360585 참조), 일부 언론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피해자 보상을 소홀히 하고 공익법인 설립에 집착한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은 더 나아가 시민단체가 공익법인 설립에 집착하는 이유를 시민단체의 ‘이권’ 때문으로 설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헤럴드경제>는 시민단체가 이 문제에 ‘몽니’를 부려 삼성의 외국자본 투자 유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걱정하였다. 이처럼 다수 언론이 문제의 핵심을 왜곡하고, 이 문제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반올림에 대한 악의적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 보도자료를 낸 당사자에 대한 기초 취재도 없이 쓴 이런 기사는 사회적 흉기가 되어버린 언론 현실을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조정위 권고안 수용을 촉구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이다. 첫째, 그것이 ‘사회적 문제’인 이 문제의 ‘사회적 해결’에 부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스스로 조정위 구성을 요청한 것은 이 문제를 가해자 기업인 삼성이 일방적으로 풀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반성이 이미 전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삼성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위원들로 구성된 보상위를 구성하고 보상의 범위와 수위를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는 애초 약속인 사회적 해결 방식으로 우리 앞에 주어진 대안은 현재로서는 조정위의 권고안이 유일하다고 판단했다. 둘째, 조정위 권고안이 미흡하나마 가해자의 진솔한 사과, 차별과 배제 없는 실질적 보상, 재발방지대책 마련이라는 직업병 문제의 기초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세 가지 원칙 중 어느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가해기업인 삼성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일사천리 보상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만 읽힐 뿐이다. 

 

반올림을 비롯해 그동안 헌신적인 활동을 펼쳐 온 단체들이 있음에도 참여연대가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한 것은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인 연대 차원이다. 조정위 권고안이 나온 직후 참여연대는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조정위가 권고한 공익법인 설립과 운영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부 의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도 고쳐 쓰지 마라’는 속담을 인용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를 비판했다. 이 속담이 누군가를 겨냥한다면 그 대상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오히려 언론에 가깝다. 언론은 삼성의 광고라는 일상적인 ‘오얏나무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속담을 자사에 적용해 삼성 광고를 일절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세계일류기업’ 삼성전자의 작업장에서 일한 죄로 불치의 병을 얻고 죽어간 수많은 피해자들의 원한과, 차마 살아있다 말할 수 없는 꽃다운 청춘들의 망가진 인생과 그 가족들의 비통함이 서려 있는 문제다. 사회는 그들의 원한을 풀고 비통을 덜어줄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적 약속을 만들 의무도 있다. 사회적 공기를 자처하는 한, 언론도 그럴 의무가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최종 중재판정 환영한다

조정위, 최대한 많은 피해자 보상 핵심으로 한 최종 중재판정 내려

삼성은 중재합의에 따라 중재판정 조건없이 이행해야

 

어제(11/1)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 문제에 대하여 최종 중재판정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하였다. 조정위원회의 중재판정에는 △피해자 지원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반올림 소속 피해자 보상방안 △삼성전자의 사과 권고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의 내용이 담겼고, 삼성전자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중재위원회의 안을 모두 수용할 뜻을 밝혔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첫 피해 제보자인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지 11년만이다. 참여연대는 조정위원회의 중재판정에 환영하며, 삼성이 2018.7.24. 중재합의에 따라 최종 중재판정을 조건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그동안 삼성은 피해자들의 산재 입증에 필요한 작업장의 유해화학물질 정보를 ‘영업 기밀’이라는 명분으로 공개하지 않고, 법원과 노동부의 ‘삼성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결정에 대해 정보공개 취소 행정심판을 내는 등 직업병 피해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해는 가중되어왔다. 조정위원회의 최종 중재판정에 따라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 라인인 기흥사업장이 준공된 1984년 5월 이후 반도체나 LCD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전·현직 삼성전자 노동자와 사내협력업체 전·현직 노동자 전원 가운데 암·희귀질환 등에 걸린 이들은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결정이다.

 

조정위원회의 중재판정을 계기로 삼성은 이윤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삼성은 지난 9월초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사업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로 인한 노동자 사망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사고 예방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할 것이다. 권고문에 적힌 바와 같이 "노동자의 건강권은 천부인권"이다. 정부와 국회도 조정위원회가 권고했듯이 산업재해 관련 판정에서 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을 전적으로 노동자에게 부담시키는 현재의 법제도를 개선하는 등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8/11/02- 14:16
57
0

민변·참여연대, 이재용 항소심에 관한 법률의견서 제출

미르·K스포츠재단 등 뇌물공여,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 중 무죄부분 및 양형판단에 대해 법리적 문제 제기

 

 

오늘(10/12)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참여연대는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 뇌물공여 등 사건에 관한 법률 의견서>(이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이재용의 뇌물공여 등에 관한 사건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중대한 사안일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많은 쟁점을 보유하고 있기에 의견서를 제출한다”며, ▲재단 지원 무죄 부분 ▲승마지원 중 일부 무죄 부분 ▲재산국외도피죄에 대한 무죄 ▲횡령죄에 대한 무죄 ▲양형판단의 법리적 문제 등에 대한 법률적인 의견 등을 정리했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 두 단체는 의견서에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과 관련하여 

 

○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부분에 대해 “▲정상적인 비영리·공익단체의 성격이 아님을 삼성 측이 인지하고 있었고,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원을 요구했으며, ▲공익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지원이 이뤄지는 등 유죄 판결을 받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뇌물공여 건과 그 구조와 성격이 동일함에도 무죄로 판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제3자뇌물죄와 관련하여서도, “1심 재판부는 대통령에 대한 단순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대가성 판단에 관해서는 포괄뇌물죄를 인정하면서도 제3자뇌물제공죄에 있어서는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대통령의 지위와 영향력 및 형법상 뇌물죄의 제정이유를 고려했을 때 대통령이 뇌물을 직접 받는 경우와 제3자에게 공여하도록 한 경우를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으로 승마지원 중 일부 무죄 부분과 관련하여 

 

○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과 관련하여 1심 재판부가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간의 용역대금 총액에 대한 약속을 잠재적인 예산 추정치일 뿐이라며 부정한 것에 대해, 두 단체는 “뇌물수수에서 ‘약속’은 확정된 금액의 약속만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뇌물수수·공여에 대한 의사표시 합치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총액 213억 원을 뇌물공여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또한 1심 재판부가 마필에 대해서는 최순실 등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차량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아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뇌물공여죄에 있어 ‘뇌물공여’의 개념에는 소유권뿐 아니라 배타적 사용권도 포함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재산국외도피죄에 대한 무죄 부분과 관련하여

 

○ “재산국외도피 금액이 50억 원 이상일 시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법정형이 적용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재판부가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계좌 송금액 42억 원 상당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이재용의 형량이 감형의 주요 원인”라고 설명하고 “국외도피 재산이 50억 원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법정형의 형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내려가 작량감경에 따라서는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양형범위”가 됨을 부연했습니다.

○ 또한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예금거래신고서를 작성할 당시 최순실에게 말의 소유권을 넘겨줄 의사가 있었다는 것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예금거래신고 당시 증여의 의사가 없었기에 허위가 아니며, 이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라고 판단했으나, 이에 대해 두 단체는 “법률상 말 소유권 이전 의사의 유무와는 무관하게 삼성이 정유라의 마필, 차량 구입을 위한 용도로 송금을 했다면 ‘허위신고’로 볼 수 있으며, 관련하여 국외재산도피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징역 5년이라는 양형 판단에 대해

 

○ 1심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으로 보고,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며, ▲거액의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하여 뇌물로 제공한 뒤 변제하지 않았고,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계속적으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만들어낸 점 등을 이재용에게 불리한 양형요소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로 인해 수동적으로 뇌물공여가 이뤄졌으며, ▲명시적이고 개별적인 청탁 및 부당한 결과가 존재하지 않고, ▲지배구조개편이 승계작업과 무관하게 지배구조개편이 삼성그룹 및 계열사의 이익에 기여했다는 등의 이재용에게 유리한 양형인자를 제시하면서 법정 처단형 범위 중 가장 낮은 5년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 그러나 두 단체는, “SK그룹의 경우 대통령이 동일한 요구를 했지만 법령위반 등을 이유로 뇌물제공을 거부했으며, 다른 재벌들은 최순실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았다”며 이를 재판부가 수동적 뇌물공여로 평가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적은 비용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물산에게 불리한 가격으로 합병이 이뤄졌다”며, “이재용의 삼성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재편 작업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 및 경영권 승계의 고려사항

 

○ 두 단체는,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이 불·편법을 자행했다는 혐의의 배경에는 “매우 불안정하며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있다”며, “삼성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시장과 사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으나, 이재용은 과거의 정경유착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또한, 삼성그룹은 승계작업을 위해 향후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예외규정 축소·폐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주식가치 평가 기준에 대한 보험업법 개정, ▲금산법 제24조 위반 등의 쟁점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고려되어야 할 지점을 제시하며 이번 사건과 재판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보도자료/원문보기]

[의견서/원문보기]

 

목, 2017/10/12- 10:16
56
0

최순실 1심 판결, 의미있는 판결이나 삼성에만 소극적

이재용 2심과 달리 ‘안종범 수첩’ 및 말 구입대금 36.6억원 뇌물 인정
롯데, SK 뇌물 인정에 비해 삼성 뇌물인정에 소극적인 점 납득 못해

 

오늘(2/13)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9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에게 징역 20년,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오늘 판결의 내용을 살펴보면,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범들과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유독 삼성의 뇌물죄 인정과 관련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 2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을 부정하고, 이에 따라 명시적・묵시적 청탁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과 관련한 뇌물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비록 말 3필의 구입대금 36억 6천만원을 뇌물로 인정해서 이재용 2심 판결과 일부 차별화를 꾀했지만, 기본적으로 마치 정권에 대한 뇌물공여가 권력자의 직권남용과 강요만으로 이뤄진 것처럼 ‘정경유착’이라는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을 축소했다. 삼성이 아무런 개별적, 포괄적 현안없이 단지 권력자의 겁박에 의해 수동적으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금전적 이득을 제공했다는 최순실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강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최순실 1심 판결은 삼성과 관련하여 이재용 2심 판결과는 달리 보다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한 부분도 있다. 구체적으로 최순실 1심 판결은 독일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최순실에게 송금된 36억 3,484만원뿐만 아니라 정유라가 사용한 마필 및 부대비용 36억 5,943만원 역시 뇌물로 인정하였다. 만약, 이재용 2심 재판부가 오늘 최순실 1심 판결처럼 마필과 부대비용을 뇌물로 인정했다면, 이재용의 횡령액은 50억 원이 넘게 된다. 이 경우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재용의 범죄 사실에 대해 5년 이상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능하며, 이로 인해 재판부가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작량감경을 하지 않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최순실 1심 판결은 코어스포츠 용역대금 제공은 뇌물죄로 인정하고, 말과 차량 등의 소유권 이전과 부대비용(보험료) 부분은 소유권 이전의 의사가 아닌 사용수익권에 대해서만 뇌물죄로 인정한 후 그 금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면서 뇌물액수에서 사실상 제외한 이재용 2심 재판부의 판결이 얼마나 비상식적이며 금권에게 굴복한 판결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이하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배척하였던 이재용 2심 재판부와 달리, 안종범 수첩을 간접사실에 의한 정황증거로 인정하였다. 이는 안종범 수첩의 어떤 증거능력도 부정하면서 오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포괄적인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의 존재를 부정했던 이재용 2심 재판부의 해석보다는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에 명기된 여러 내용이 암시하는 개별적 현안이나 포괄적 현안을 부정하는 방식을 통해 결과적으로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에 대한 뇌물죄 혐의를 부인하였다. 안종범 수첩을 인정하면서도 그 수첩이 가리키는 뇌물죄의 방향은 무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순실 1심 재판부는 개별적 현안중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중요한 현안은 독대 시점이 현안 해결 이후임을 들어 그 관련성을 간단히 부인하였는데, 이는 일국의 대통령과 우리나라 최대 재벌의 총수간의 청탁 방식을 일개 시정잡배간의 즉물적 주고받기로 한정했다는 비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또한 재판부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 등 실제로 이재용이 승계 작업을 위해 해결해야 했던 중요한 현안들과 이번 뇌물 사건간의 관련성을 ‘각 개별 현안에 관한 명시적․묵시적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려움’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논거를 들어 부인하였다.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최순실 1심 재판부 역시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에 따라 영재스포츠센터 지원금과 두 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뇌물액수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러한 재판부의 태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하 '신동빈')의 롯데면세점 관련 현안을 인정하며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출연을 뇌물공여를 인정한 판단과 비교할 때, 너무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최순실, 안종범 등 국정농단 사범에 대해 중형을 선고하고, 개별 현안의 해결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신동빈을 법정구속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죽은 권력 또는 힘이 약한 권력에 대해 이처럼 엄정하게 적용된 재판부의 판단은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있는 권력’인 삼성 앞에서는 크게 위축되었다. 비록 마필과 그 부대비용을 뇌물로 인정하여 이재용의 뇌물죄 액수를 50억원 이상으로 유지했으나, 전체적으로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의 존재를 부정하고 구체적으로 개별적 현안들에 대해 설득력있는 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그 관련성을 부인하였다. 이번 최순실 1심 판결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사법부의 상식을 확인시켜 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법부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런 갈등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곳이 대법원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대법원이 이 나라의 주인은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법과 양심에 부합하는 공명정대한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보도자료 원문보기

화, 2018/02/13- 19:35
56
0

삼성은 반도체 백혈병 피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최종 중재안의 철저한 이행을 해야
– 삼성은 중재안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
– 정부는 산업재해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

10년 넘게 진행되어온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사건이, 지난 7월 조정위원회의 공개제안에 당사자들이 2차 조정안을 내용과 상관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합의가 이루어진 이 후, 어제(11.1) 조정위원회의 최종 중재안이 전달되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과가 발효되었다.

이번 중재안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 황유미씨의 사망이후 피해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함께 싸워온 ‘반올림’의 절실한 노력과 시민사회의 도움으로 일궈낸 열매이다. 중재안에 담긴 보상대상, 보상안, 삼성전자의 사과,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반드시 성실하고 철저하게 이행되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면서 까지 묵묵히 일해왔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음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경제력과 권력을 이용하여, 반도체 백혈병 피해사실을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고, 숨기며, 보상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려 애써왔다. 이제 삼성전자는 그간의 일을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해 은폐와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경우 여전히 입증도 쉽지가 않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산업재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지책을 만들어서 제도화 해야만 한다.
<끝>

금, 2018/11/02- 10:52
5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