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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민변·참여연대, 이재용 항소심에 관한 법률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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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민변·참여연대, 이재용 항소심에 관한 법률의견서 제출

익명 (미확인) | 목, 2017/10/12- 10:16

민변·참여연대, 이재용 항소심에 관한 법률의견서 제출

미르·K스포츠재단 등 뇌물공여,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 중 무죄부분 및 양형판단에 대해 법리적 문제 제기

 

 

오늘(10/12)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참여연대는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 뇌물공여 등 사건에 관한 법률 의견서>(이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이재용의 뇌물공여 등에 관한 사건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중대한 사안일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많은 쟁점을 보유하고 있기에 의견서를 제출한다”며, ▲재단 지원 무죄 부분 ▲승마지원 중 일부 무죄 부분 ▲재산국외도피죄에 대한 무죄 ▲횡령죄에 대한 무죄 ▲양형판단의 법리적 문제 등에 대한 법률적인 의견 등을 정리했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 두 단체는 의견서에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과 관련하여 

 

○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부분에 대해 “▲정상적인 비영리·공익단체의 성격이 아님을 삼성 측이 인지하고 있었고,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원을 요구했으며, ▲공익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지원이 이뤄지는 등 유죄 판결을 받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뇌물공여 건과 그 구조와 성격이 동일함에도 무죄로 판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제3자뇌물죄와 관련하여서도, “1심 재판부는 대통령에 대한 단순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대가성 판단에 관해서는 포괄뇌물죄를 인정하면서도 제3자뇌물제공죄에 있어서는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대통령의 지위와 영향력 및 형법상 뇌물죄의 제정이유를 고려했을 때 대통령이 뇌물을 직접 받는 경우와 제3자에게 공여하도록 한 경우를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으로 승마지원 중 일부 무죄 부분과 관련하여 

 

○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과 관련하여 1심 재판부가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간의 용역대금 총액에 대한 약속을 잠재적인 예산 추정치일 뿐이라며 부정한 것에 대해, 두 단체는 “뇌물수수에서 ‘약속’은 확정된 금액의 약속만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뇌물수수·공여에 대한 의사표시 합치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총액 213억 원을 뇌물공여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또한 1심 재판부가 마필에 대해서는 최순실 등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차량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아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뇌물공여죄에 있어 ‘뇌물공여’의 개념에는 소유권뿐 아니라 배타적 사용권도 포함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재산국외도피죄에 대한 무죄 부분과 관련하여

 

○ “재산국외도피 금액이 50억 원 이상일 시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법정형이 적용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재판부가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계좌 송금액 42억 원 상당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이재용의 형량이 감형의 주요 원인”라고 설명하고 “국외도피 재산이 50억 원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법정형의 형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내려가 작량감경에 따라서는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양형범위”가 됨을 부연했습니다.

○ 또한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예금거래신고서를 작성할 당시 최순실에게 말의 소유권을 넘겨줄 의사가 있었다는 것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예금거래신고 당시 증여의 의사가 없었기에 허위가 아니며, 이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라고 판단했으나, 이에 대해 두 단체는 “법률상 말 소유권 이전 의사의 유무와는 무관하게 삼성이 정유라의 마필, 차량 구입을 위한 용도로 송금을 했다면 ‘허위신고’로 볼 수 있으며, 관련하여 국외재산도피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징역 5년이라는 양형 판단에 대해

 

○ 1심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으로 보고,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며, ▲거액의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하여 뇌물로 제공한 뒤 변제하지 않았고,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계속적으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만들어낸 점 등을 이재용에게 불리한 양형요소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로 인해 수동적으로 뇌물공여가 이뤄졌으며, ▲명시적이고 개별적인 청탁 및 부당한 결과가 존재하지 않고, ▲지배구조개편이 승계작업과 무관하게 지배구조개편이 삼성그룹 및 계열사의 이익에 기여했다는 등의 이재용에게 유리한 양형인자를 제시하면서 법정 처단형 범위 중 가장 낮은 5년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 그러나 두 단체는, “SK그룹의 경우 대통령이 동일한 요구를 했지만 법령위반 등을 이유로 뇌물제공을 거부했으며, 다른 재벌들은 최순실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았다”며 이를 재판부가 수동적 뇌물공여로 평가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적은 비용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물산에게 불리한 가격으로 합병이 이뤄졌다”며, “이재용의 삼성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재편 작업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 및 경영권 승계의 고려사항

 

○ 두 단체는,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이 불·편법을 자행했다는 혐의의 배경에는 “매우 불안정하며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있다”며, “삼성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시장과 사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으나, 이재용은 과거의 정경유착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또한, 삼성그룹은 승계작업을 위해 향후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예외규정 축소·폐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주식가치 평가 기준에 대한 보험업법 개정, ▲금산법 제24조 위반 등의 쟁점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고려되어야 할 지점을 제시하며 이번 사건과 재판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보도자료/원문보기]

[의견서/원문보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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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약자들을 향해 양보와 타협을 강요하는 사회</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이태호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h3> <p dir="ltr" style="text-align:right;"><strong>인터뷰 및 정리</strong>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p> <p> </p> <blockquote> <p dir="ltr">2월 9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김용균씨의 장례식이 사고 62일만에 치러졌다. 그의 죽음은 집요하게 유지되고 있는 약자에게로 위험과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었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p> </blockquote>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사진 1> 이태호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cBxxl_YMziabhqgLzuzMLfx_FRm8ghW_0nxPq…;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3498db;">▲ <span style="font-family:Arial;">이태호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사진 = 이태호 제공></span></span></p> <p> </p> <p dir="ltr"><strong>故김용균님의 죽음을 되짚어본다면</strong></p> <p dir="ltr">2018년 12월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청년이 한밤중에 아무런 장비도 없이 혼자서 일하다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 고수익을 올리는 발전소에 있을법하지 않은 굉장히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이었다. 입사한 지 3개월 된 노동자, 훈련도 되지 않은 상태의 청년이 혼자서 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p> <p> </p> <p dir="ltr">발전소는 故김용균이 끔찍한 일을 당한 이후에도 미래가 창창했던 청년이 죽었다는 사실의 의미를 최소화하려 했다. 시신을 수습하지도 않았으며, 2017년 해당 구간에서 비슷한 죽음이 있었으나 그 당시와 똑같이 행동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구의역 참사, 제주도 직업연수생의 죽음 등 여러 사건에서 한국사회를 향한 경종을 울렸음에도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故김용균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p> <p> </p> <p dir="ltr"><strong>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어떻게 꾸려지게 되었고 어떤 역할을 했는가</strong></p> <p dir="ltr">‘노동자’대책위원회가 아니라 ‘시민’대책위원회로 명명한 것은, 산업현장에서든 일상생활에서든 이제는 모두가 마주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두 집 건너 한 가족은 비정규직 노동자인 현실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고,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며 어처구니없이 소중한 사람을 잃는 상황에 대한 공분을 모아낼 필요가 있었다.</p> <p> </p> <p dir="ltr">이전의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언론이 우호적인 자세로 이번 사안을 세심하게 다뤘고, 시민들도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여론의 힘에 기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책위가 효과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본다. 사고 장소가 태안이어서 시민들이 찾기 힘들었던 점도 있겠으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적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책위가 故김용균 어머니의 개인적인 역량에 기댔던 면도 있었다.</p> <p> </p> <p dir="ltr"><strong>대책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strong></p> <p dir="ltr">문재인 정부가 임기 만 2년을 맞고 있는데 노동문제, 비정규직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을 때 참사가 발생했다. 사실 이전에도 파인텍, 콜트콜텍, 쌍용차 등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었고, 세월호, 구의역 참사 등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깊은 문제의식이 있었다.</p> <p> </p> <p dir="ltr"><strong>초기에는 故김용균님의 죽음을 당사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려 했던 시도도 있었는데</strong></p> <p dir="ltr">사건 직후에는 故김용균이 발전소의 수칙을 어기고 개인행동을 한 것으로 취급하려고 했고, 당사자가 고집이 세다는 둥 개인을 탓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려 했다.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려 했었고, 유가족에게 위로ㆍ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끝내려 했다. 이런 식으로 발전소는 5년간 무재해 기업으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22억 원이나 받았다. 이토록 끔찍한 일을 겪고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가버리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p> <p> </p> <p dir="ltr"><strong>故김용균님의 장례가 하염없이 길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strong></p> <p dir="ltr">이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청와대 앞에서 시위 중이었고, 故김용균도 1인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故김용균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공공분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발전사가 운전, 정비 분야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고 직접 고용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설 이전에 협상의 가닥이 잡히길 기대했다. 故김용균의 유가족이 적극적으로 나서긴 했지만, 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상황이 지나치게 복잡했다. 발전사마다 지회, 지부도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로 짜여있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갈등 조율이 쉽지 않았다.</p> <p> </p> <p dir="ltr">만족스럽지 않지만, 설 연휴 중 겨우 합의안을 타결했다. 비정규직 노동운동에 참여한 분들의 역할이 컸고, 무엇보다 당사자의 가족이 나서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총리실 산하에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기구를 만들고, 운전직은 공기업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고, 정비직은 노동자ㆍ사용자ㆍ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대책위는 우선 합의안을 타결하며 장례를 치르자고 결정했다. 유가족, 비정규직 노동자, 시민들의 요구가 모아져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장례식은 끝이 아니라, 이후 남아있는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기 위해 다짐하는 계기라고 본다. 결국 장례식을 하면서 유가족은 고인의 시신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장례식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유가족에게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가족이 아들과 함께 일하던 동료 노동자들을 마치 자신의 식구처럼 여기면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했던 것이 컸다고 본다.</p> <p> </p> <p dir="ltr"><strong>장례식에 세월호 유가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의 분위기를 전해준다면</strong></p> <p dir="ltr">참사 바로 다음날 세월호 유가족이 故김용균의 유가족을 찾았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故황유미의 아버지, 특성화고 현장실습 중 사망한 故이민호의 아버지, 방송제작 현장을 고발한 故이한빛의 어머니 등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이 연대했다. 故김용균의 어머니는 다른 유가족들이 손을 내밀어준 것이 엄청난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렇게 끔찍한 참사를 겪은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연대하는 것만으로 100% 위로를 받기는 어렵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지금쯤이면, 당신이 어떤 느낌일지 내가 다 안다’는 당사자 간의 연대가 있을 때 진정한 위로를 받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은 앞으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p> <p> </p> <p dir="ltr">막상 장례식 당일에 故김용균의 어머니가 울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장례식 이전에는 여러 일을 겪으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누군가는 그가 눈물 흘리지 않는 모습이 강인하다고 말했지만, 눈물로도 해결되지 않을 슬픔을 담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故김용균의 어머니가 울지 않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더 아파했다. 그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故김용균의 어머니가 영결식에서 아들이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안고 싶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은 비슷한 일을 겪은 모든 ‘어머니’들이 공통적으로 남기는 말이기도 하다.</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span><span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vertical-align:baseline;"><img alt="<사진 2> 이태호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adFLmZ42uprpTyrMfQx6_I7cTK0uMJ2u8_ASn…; /></span></span></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3498db;"><span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vertical-align:baseline;">▲집회에서 발언 중인</span><font face="Arial"><span> 이태호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사진 = 이태호 제공></span></font></span></p> <p> </p> <p dir="ltr"><strong>‘김용균법’으로 불렸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평가한다면</strong></p> <p dir="ltr">애초에 故김용균을 떠나보내기 전에 통과시켰어야 할 법안이다. 이전에도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노동자들, 메탄올ㆍ수은 등 위험물질을 다루는 노동자들의 안전문제 등을 해결했어야 했다. 개정되기 이전의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물질’에만 초점을 맞추고, 위험‘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에 신경 쓰지 않았다. 원청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지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p> <p> </p> <p dir="ltr">작년 말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도 ‘김용균법’으로 불리지만, 故김용균의 동료들은 해당되지도 않는 법인데다, 원청의 책임을 강하게 묻기도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책위는 정부와 국회가 ‘김용균법’을 통과시키면서 이 문제를 끝내려는 시도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유가족과 대책위가 대통령의 면담을 거부한 이유도 故김용균과 그 동료들을 위한 법이라고 볼 수없는 것을 ‘김용균법’으로 명명했기 때문이고,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서 악수하고 위로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늉만 한 채로 끝나버릴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협상에서 어느 정도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대통령 면담을 수락한 것이며, 협상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워나갈 수 있는 방향의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p> <p> </p> <p dir="ltr"><strong>신자유주의로 인해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위험업무를 맡게 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데</strong></p> <p dir="ltr">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의 숫자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2,000명으로 똑같은 수준이다. 통계적 기술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시대에서 그 죽음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하청업체로 위험업무를 외주화하는 흐름이 가속화되었고, 한국사회는 위험을 숨기도록, 죽음을 숨기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공성의 대변자여야 할 정부의 정책부터 위험업무에 소요되는 안전비용을 어떻게든 감축시키는 산업과 기업을 우호적으로 대했던 사 악한 매커니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노동자들 간의 연대가 이루어지기도 어렵다.</p> <p> </p> <p dir="ltr">사회가 어려워지다 보니,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외면하는 일도 벌어진다. 사회의 시스템은 개별적인 이기심을 극대화하도록 만든 것이다. 반대로 이번 대책을 계기로 민영화의 흐름을 멈추게 되었다고 평가하는 주장도 있는데 민영화의 흐름을 멈춘 것은 아니고, 그 속도를 둔화시키는 수준에 그친다고 본다. 노ㆍ사ㆍ전 협의체가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고, 정부가 명확히 방향을 설정하지도 않았기에 협의체가 어떤 결과를 낼지도 알 수 없다. 게다가 정비 분야의 민영화는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그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만이 대안이 될 수 없고,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고 직접 고용을 하는 것만이 대안이 될 수 없다.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도록 부추기는 매커니즘을 멈출 수 있도록, 정부 스스로 밝힌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것, 발전사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생명안전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강화 등 여러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p> <p> </p> <p dir="ltr"><strong>복잡할 대로 꼬여버린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strong></p> <p dir="ltr">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ㆍ노동조합만이 양보하고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어떻게 ‘체제화’되었고, 그로 인한 갈등을 감추고 북돋아왔는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심지어 이번 사태에서 정부조차도 사업장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부 스스로 발전사를 민영화했던 정책을 반성하는 기미가 없었다. 외주화된 위험업무에 해외자본이 투자하도록 해놓고, 해외자본이 투자되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서 정규직화를 할 수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있는 틀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 정도로 정부가 움직인 것이 현실이다. 갈등의 구조가 복잡하게 꼬이니까 정부는 가장 다루기 쉬운 약자들을 향해 양보와 타협을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 태안의 화력발전소 문제도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p> <p> </p> <p dir="ltr"><strong>앞으로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strong></p> <p dir="ltr">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당장 해결할 방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해법이 없다고 해서 시민단체들은 나서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시민’대책위에도 뚜렷한 역할을 맡은 시민단체는 없었다. 어떤 시민단체도 대책위에 직접 결합하고, 대안적인 정책을 상의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노동조합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전부 동의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니, 직접적인 결합을 꺼린 것이다. 대책위에 결합할만한 역량이 준비되지 않았던 면도 있다. 시민단체도 앞으로는 정합성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p> <p> </p> <p dir="ltr"><strong>대책위가 앞으로 요구할 제도개선안은 무엇인가</strong></p> <p dir="ltr">‘위험의 외주화를 멈춰라.’ 특히 외주화 분야 내에서의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원론적인 해답은 직접 고용 방식의 정규직화다. 발전사의 민영화로 복잡해진 상황을 고려하면 적어도 운전, 정비 분야에서는 공기업화, 혹은 양질의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를 시도해야 한다. 정부가 스스로 정한 가이드라인에 최소한이라도 부합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번 합의안은 절반은 진전했다고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아쉬움이 남는다.</p> <p> </p> <blockquote> <p dir="ltr">자식을 잃은 날 시간도 기억도 모두 멈춘다는 유가족 어머니들의 말에 가슴이 뻐근하다. 어찌해도 고단한 날들이겠지만 더 많은 시민들이 그날에 함께 머물고 기억하기를,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도록 약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양보와 타협을 강요하는 구조를 바꾸도록 목소리 낼 때이다.</p> </blockquote></div>
금, 2019/03/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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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출연자

  • 진행 : 김희순 간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 초대손님 : 서기호 변호사 (19대 국회의원, 전직 판사), 한상희 교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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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팟 73회 / 법원 특집

 

참팟 권력감시 특집 3부, 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1부에서는 지금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법원 블랙리스트'가 말하는 법원 구조의 문제, 사건의 배경와 앞으로의 전망, 2부는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한 법원 개혁의 과제와 앞으로에 대한 기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판사는 법으로 말한다'는 법원. 이명박근혜 정권 이후의 법원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참팟과 함께 같이 고민해 보세요.

 

법원 특집 1부 - 법원 블랙리스트, 왜 문제일까?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DmqtvD (팟빵에서 듣기)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kARiVu

 

법원 특집 2부 - 법원의 법은 무엇인가?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iQ4RfC (팟빵에서 듣기)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ix7fak

 

같이보기

 

월, 2018/03/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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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민족으로서 우리의 건국설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매우 특별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우. 건국설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지배권력을 미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우리 설화의 경우에는 태백을 거점으로 삼아 상제의 아들인 환웅이 보기에 아름다운 땅을 선택하여 나라를 세우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이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칼럼_181004(2)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모셔져 있는,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초상화

단군신화로 알려진 위의 이야기가 후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어낸 것인지, 오랜 역사 속에 체화되고 전승되어온 이야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토대를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의 언어로서 가장 감동적이며 성스러운 내용을 담아낸 성경의 주기도문과 같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나라를 세우며(이화세계)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규범(홍익인간)을 삼는다는 것은 종교사적 견지에서는 황금률적인 표현이며 정치학적 의미에서도 제1의 공의적 원칙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상기의 원칙들이 한국 역사에 투영된 기록을 찾아가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무속적 신앙에 기초한 공동체적 모습으로 수렵사회를 반영한 제천행사가 부여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형태로 행하여졌다고 전해지며, 농업이 번성하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단오와 추석과 같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음식과 가무를 즐기는 명절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후 신라의 기록을 보면 불교가 전해지면서 지배계층인 화랑이 중심이 되여 향도(香徒)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지배질서로서 종교적 규범을 강조하고 생활의 실천적 지침을 삼아 내려오다, 이후 일반백성에게까지 조직이 확산되면서 새로이 절을 짓거나 탑을 쌓거나 불공의 행사에 다중들이 함께 모여 공력을 제공하고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고려 왕조로 들어서면서 종교적 배경과 행사를 위해서 조직되고 활동하였던 향도는 이제 향촌의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香徒가 아닌 鄕徒가 되여 생활의 공간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고 서로를 도와가는 양속으로 이동했다. 마을의 공동노역, 혼례, 장례, 마을 수호신 제사를 함께 치르면서 자연스레 상부상조적 조직으로 변모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한민족 역사를 줄곧 관통해온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방식과 상부적 자조금융인 다양한 형식의 계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촌의 통치 방식에서도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워 왕권을 대신하여 중앙에서 향촌으로 파견된 관리 간에 협의 내지는 역할 분담을 이루면서, 읍사(邑司)가 중심이 되어 일종의 지역자치를 이루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러나 고려말 성리학이 도입되어 확산되면서 자치적 성격이 강했던 향도와 읍사는 양반 중심의 지배계층에 의해 유교의 가르침과 규범을 가르치는 향약(鄕約)으로 흡수되어 재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약은 사원과 함께 향촌에 뿌리를 내린 사림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중앙정치의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일종의 정치적 거점으로 변모한다.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신분제적 관료체제인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축을 이루는 농업 기반인 토지의 사용 및 소유의 형태와 조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는 지배권력간의 이권과 세력다툼, 그리고 권력의 틈새에서 민중들 스스로 자조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협약하고 저항해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의 기반과 운용의 결과물을 놓고 지배계급과 기층민중간에 전개되는 ‘정치동력학’적 궤적이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확고히 정립한 조선조 초기에는 주요 경제기반인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산업정책의 기본으로 정하고 소농의 농민을 중심으로 백성을 위한 민본(民本)의 왕도사상을 정치적 지향으로 삼아 왔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조준 등이 비록 의도했던 균전제를 온전히 도입하지 못했으나 과전 및 직전법을 시행하여 고려 말 혼란하고 무질서했던 토지 소유관계와 조세체계를 바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왕족과 세도가들의 토지겸병 현상이 심화된다. 수조권을 기반한 토지지배구조가 약화되거나 붕괴되고 매득(買得), 장리(長利,) 개간(開墾) 등 통하여 토지의 사적 소유가 확대되면서 농지를 떠나는 유민(流民)들이 대거 발생하고, 일부 양반들이 사노(私奴) 또는 소작농으로 전락된다.

이에 지방에 기반을 둔 사림세력은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을 제도적 모범으로 삼고 사원과 유향소의 부활을 구실로 삼아, 탐욕스런 중앙의 왕족들과 세도가들을 견제하며 나라의 기반인 농촌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을 방지하고 성리학을 정치사회적 규범으로 삼아 봉건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목숨을 건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중종에서 시작하여 명종을 거쳐 임진왜란 전의 선조 대에 이르기 까지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향약을 한글로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들인 조광조, 이퇴계 그리고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림파와 훈구파 간에 성리학의 해석을 겸한 권력투쟁과 향약논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향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섬서성의 한 향촌에 국한되어 행하였던 여씨향약을 주자가 국가단위의 시행을 위하여 새로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주나라의 제도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요 4개의 덕목으로 요약하였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 바른 일은 서로 권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미풍양속으로 서로 교제하여 이를 널리 확산시킨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한 일은 지적하고 비판하여 바로 잡는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개인 또는 향촌이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

향촌에 거점을 두고 있던 조선조 사림의 양반들은 상기 향약의 내용과 제도를 무기로 삼아, 한편에서는 중앙정치의 세도가들의 탐욕과 패악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기반으로 현존의 상하 신분관계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향촌의 공동체에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치기능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계(規戒)하고 향촌을 유지 발전시키는 규칙을 세우며 고조선 이래 배달민족의 양속인 향음주례(鄕飮酒禮)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사림파들의 향약 실천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에 대하여 중앙의 왕족과 세도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 예건데 인물이 부족하다거나, 인심과 풍속이 투박하여 오히려 역작용의 폐해가 예상되며, 신분제의 붕괴가 염려되고, 왕권의 향촌을 다스리는 힘이 약화된다는 등 이유를 핑계로 삼아 몇 번의 사화를 통하여 사림파들을 숙청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권력의 다툼과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약은 오래된 것으로 이를 실시된 곳마다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돌아보며, 서로 돕고 질병에 함께 대응하며 구제하며, 자제로 하여금 유학의 가르침을 따라 효제의 뜻을 두텁게 하는 것을 가르치니, 삼대지치(三代之治)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 – 化民成俗”라는 상소에 따라 중종 시절부터 적극적인 시행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조선중기 최고의 지성이자 실천적 행정가였던 이율곡 선생이다. 본인이 관직에 있을 당시 향약을 권하면서 파주향약의 서문을 직접 작성하였고 청주목사로 재직 시에는 서원향약을 만들어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조가 향약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하자 오히려 시기가 너무 이르다(時期太旱)고 주장하며 시행을 보류하도록 간곡히 주청하여 계획을 중단시켰다. 더욱 기이한 것은 본인이 훗날 향촌에 머물면서 다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해주향약을 제정하여 보급하였다는 사실이다.

일견 서로 모순되고 상반된 이런 대목은 선조라는 못난 왕의 됨됨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사림들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신하들의 논의를 거쳐 향약의 전국적 실시를 결심할 단계에서 이율곡은, 선조가 민본의 왕도정치에는 별로 뜻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왕권 강화에만 마음이 머물러 있어, 이런 상태에서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향촌의 자치적 기능과 양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훼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왕권과 중앙정치의 강화를 위한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을 심히 염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은 필자가 제3 섹타경제론의 서론에서 제기한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유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단계의 사회적 경제영역은 당연히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법제적 도움과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揚水論), 제3 섹타가 추구하는 자발적 참여와 스스로 역동적이어야 할 네트워크 형성을 정치와 행정 권력이 저해하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되풀이 언급하지만, 제2 섹타와 더불어 세 분야 영역 모두 병렬적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율곡 선생이 보여준 천재적이면서도 백성을 진심으로 위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볼 수 있다. 그는 단지 패자적 왕권과 세도가들의 영향을 차단한 것만이 아니라, 주자에 의해 체계화된 여씨향약을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천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 자발적 참여와 회원들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하여 향약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세칙을 정치하게 기술하였고, 실천적이고 구속력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악부(善惡賦)의 작성 요령과 규칙을 세밀히 규정하여 향촌내 세력가들이 행할 자의적인 패악을 엄하게 금하였으며, 향약의 기능을 사창(社倉)과 통합하는 사창계약속(社倉契約束)을 제창하여 현대적 의미에서 향촌단위의 사회안전망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율곡 선생이 지향했던 향약 실천의 뜻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단순히 기존의 지배 질서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로부터의 통치가 아닌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자치를 이루고, 성리학적 규범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禮)를 통한 윤리적 절제로 향촌의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며, 향촌 단위로 상호부조를 통해 사회경제적 안전망 기능을 부여하고, 전체적인 강제보다는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할 것이다.

이는 필자의 앞선 칼럼 ‘인본적인 사회주의자’에서 소개한 19세기 초 프랑스 사상가 사를 푸리에의 기획과 일맥 상통하며 1990년대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인디애나 대학의 오스트롬 교수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라는 저작에 담긴 구상과 비견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대학자의 경륜과 가르침에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역사 공부에 어둡고 한문이 서툴러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의 전문학자님들께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밝혀주시길 희망할 뿐이다.

아쉽게도 향촌 단위의 자치적 분권을 의도하였던 향약의 보급과 시행은 임진왜란 이후 기존 신분제의 급격한 붕괴,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된 농민층의 분화, 향시(鄕市)를 넘어선 격지 간 상업의 발달, 세도정치의 패악, 삼정의 문란 등으로 멈추어 서게 된다.

반면에 사림의 양반이 주도하였던 향약 운동을 대신하여, 모내기를 도입한 이양법으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던 일반 백성 중심의 집단협동적 노동방식인 두레와 상호부조적 금융시스템인 다양한 계의 모임이 활발히 되살아 나고, 외척과 부패한 관리 등 지배층의 탐욕과 패악에 대항한 산발적인 민란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각과 실천 운동들이 벌어지게 된다.

청제국을 파탄내는 서세동점 흐름과 한국땅에 상륙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의 충격 속에 북학파를 시작으로 전개된 다양한 실사구시적 운동, 위로부터 자강을 시도한 개혁파의 시도, 일반 백성들의 근대적 각성을 촉발한 동학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운동 등이 전개되었고, 불행하게도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등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반쪽뿐인 현대 한국의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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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통일뉴스

2018년 현재, 남한사회는 양가(兩價)적이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견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넘어서면서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국력에 있어서도 세계 11위권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들파워 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외부적 조건이 불리한 가운데 양극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불안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미국과 함께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하여 1%의 국민이 20% 정도의 소득을 점하고 있고, 자산소득은 더욱 극심하여 이의 정도를 알려주는 피케티지수(국민순자산/국민총생산)가 10에 근접하고 있으며 (역사적 경험으로 지수가 6을 넘어서면 전쟁을 부추긴다고 피케티는 설명하고 있다), 1%의 부자와 재벌기업들이 민간소유 토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경우는 심한 정도를 넘어서서 1%의 자본가가 90%의 배당소득을 차지하는 등 극한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마치 왕족 및 세도가와 이들의 하수인격인 권노(權奴)들이 불법적인 토지겸병의 탐욕으로 국가질서를 뒤흔들고 온갖 수단으로 백성들을 수탈하던 조선중기 이후의 패악스런 모습이 다시 부활한 듯,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난공불락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타결책으로 어리석게도 국민소득 4 만불의 수치적 성장론을 제시한다거나 소중한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건설량을 늘려 투기를 막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악화시킬 뿐이다.

핵심은 소수를 위하는 양적 성장에서 전환하여 일반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민본중심의 사회경제적 운영의 철학과 방향 위에서,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투기적 부동산 소유에 대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고 불로적 지대소득에 대한 확실한 누진과세를 적용하며, 경제적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향유하는 배분과 순환의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역사적 변혁기에 서있는 한국사회는 당면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직시하고 접근해야 한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무리와 이를 부추기는 관행 및 제도에 대항하여, 향촌의 사림들이 시도하였던 향약의 시행과 더불어 백성들의 자조적인 운동이었던 두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건국 신화로 전해지는 이화세계와 홍익인간의 역사문화적 DNA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사회생물학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는 유전적 밈(meme)으로 진화되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 가야 한다.

목, 2018/10/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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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일시: 2015623() 오전 10

* 장소: 프란치스코회관

* 공동주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 사회 :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 기획취지 소개: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대표):

 

○ 제1발제: 김신범(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기업의 직업병 예방관리 책임 이행방안

○ 제2발제: 공유정옥(반올림 교섭단 간사)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방안

 

○ 토론:

- 유해물질 문제: 윤충식(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직업병 문제: 노상철(단국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생산현장사례: 라현선(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부장)

- 법적 근거: 강문대(민변 노동위원장)

 

화, 2015/06/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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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 166명, 그중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82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당국은 삼성의 원격진료를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원격진료 관련 보건의료노조 논평)

보건의료노조는 19일 오전 10시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향했다. “메르스 사태 관련 삼성서울병원 앞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대응과 정부의 삼성특혜와 봐주기를 강하게 규탄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환자발생 30일째를 맞아 메르스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한 참가자들의 묵상으로 시작되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취지발언에서 94년 삼성서울병원의 건립이후 한국 의료계는 근본적으로 부띨어져 왔다. 그 20년간의 결과가 지금 메르스로 터진 것이다. 삼성으로 비뚤어진 한국의료계를 다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민영화 무상의료확대를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이하 범국본) 박석운 상임공동대표는 규탄 발언을 통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삼성서울병원에 오염되지 않은 전문가 시민사회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전면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이번 사태가 삼성그룹 특혜 철폐를 위한 공론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도 한국의료계를 이용한 삼성의 배불리기 행위는 분노스럽다. 실질적 대표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진보연대 김태훈 정책위원도 그동안 삼성의료 대표되는 빅파이브 병원에 우리 의료의 많은 것을 맏겨왔다. 재벌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 저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표단이 삼성서울병원 실무진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보건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에게 특별 허용된 원격진료 결정을 철회했으며 오후 7시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사과가 이어졌다.

기자회견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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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06/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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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관련해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면담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지난 18일 메르스 사태로 모두 정신이 없는 시기에 삼성서울병원에 원격의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확산 문제로 외래를 폐쇄해 그간 내원하던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환자 편의와 원격의료가 직접적 상관이 있는지는 후에 보겠지만, 그간 원격의료 첨병노릇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던 삼성이 환자들을 핑계로 편법으로 ‘원격의료’를 시행하려는 것에 많은 비판이 가해졌다.

정부는 비판이 거세지자 우선 한 발 물러나서, 환자들이 다른 의료기관에 내원해 협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만 허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근에 삼성서울병원 협력 의료기관이 없는 환자에게는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는 사실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특혜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외래 문을 닫은 곳은 삼성서울병원 외에도 10곳이 더 있다. 이 병원 환자들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은 다니던 병원 의사와 협진으로 환자 병력에 관해 자문을 구할 수 있다. 법적으로 허용돼 있고 환자에게도 안전한 방식이다.

반면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 허용한 의사-환자 간 전화 원격의료는 환자 안전과 거리가 멀고 따라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가 법까지 어겨가며 특별지침을 내린 이유는 뻔하다. 전화 진료를 하면 재진료의 50%를 받을 수 있고, 삼성서울병원을 다니던 재진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탈하는 걸 막을 수 있다. 즉 이런 방식이라면 삼성서울병원은 외래가 폐쇄된 상황 속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정부의 대단한 삼성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다목적홀에서 삼성병원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원격진료 허용해놓고 ‘사과쇼’ 벌여

근데 정말 문제는 삼성서울병원에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정부 공문이 16일에 내려졌다는 점이다. 6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서울병원장을 오송(질병관리본부 본청이 있는 곳)으로 불러 질책을 하고 병원장은 머리를 숙이는 쇼를 벌였다. 수많은 언론에 대통령 앞에서 머리 숙인 삼성병원장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18일) 삼성병원의 원격의료 허용방침이 발표됐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다.

여론이 좋지 않자, 정부가 환자 주변에 삼성서울병원 협력의료기관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한 것도 궤변이다. 협력 의료기관이 없어도 다른 동네 병의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하면 될 일이다. 다른 병원 환자들이 지금 다 하고 있는 방식을 왜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에게만 적용할 수 없단 걸까?

한편으로 정부의 이런 막무가내는 메르스 사태를 틈타 어떻게든 원격의료 카드를 꺼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메르스를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호기로 삼으려는 태도는 새누리당이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당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메르스 사태를 맞아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격의료는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해악이 될 공산이 크다. 우선 원격의료 모니터로 감염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는 없다. 원격으로 음압병상과 격리병상을 확보할 수도 없다.

일부 언론은 원격의료를 허용했으면 대형병원 환자 쏠림이나 응급실 과밀화로 인한 병원 내 감염 문제가 없어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한다. 황당한 주장이다. 병원 내에서 감염된 환자들은 응급처치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원격의료로는 그 어떤 처치나 수술을 할 수 없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병원이 전염병이 창궐할 때는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배웠다’고도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병원에서 감염이 일어났으니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일까?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현재의 원격의료기술로는 응급·중증질환자는 물론이고 만성·경증질환자 치료에도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국가도 원격의료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병원이 위험하니 가지말자는 말과 같은 수준의 언변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을 이용할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병원을 가능한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원격의료처럼 안전하지 않는 병원 밖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병원을 이윤에 눈먼 바이러스 숙주로 만드는 의료민영화

이번에 한국의 메르스 확산이 드러낸 것은 민간병원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효율성만 추구한 민간병원은 환기구조차 없는 병실을 만들었고 병상을 밀집시켜 감염자를 양산했다. 민간병원 간 규모경쟁은 메머드급 병원을 만들어냈고 이런 병원들에 환자 쏠림과 응급실 과밀화가 일어났다. 게다가 민간병원이 간호인력을 충분히 고용하지 않아 보호자는 간병을 하는 병원의 핵심 인력이 돼버렸고 이것이 문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

또한 한국에 공공병원이 너무나 부족하여 격리·음압병실조차 제대로 확보할 수 없었다. OECD 최하위 수준인 전체 병원 중 6%에 불과한 공공병원의 부재와 수익성만 추구하는 민간병원중심의 의료체계가 한국의 병원들을 위험하게 만든 진정한 원인인 것이다. 따라서 민간병원의 돈벌이를 통제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해서 병원을 안전한 치료의 공간으로 바꿔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남겨졌다.

원격의료는 이러한 과제들과는 정반대의 시도이다. 원격의료는 공공적으로 써야 할 자원을 안전하지도 않고 효과도 없는 기술에 들이 부어 공적자원을 소진시킬 것이다. 거기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대형병원과 IT‧통신 재벌기업의 돈벌이만이 우선된다. 감염병에 안전하기는커녕 모든 질환의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정책이다.
그리고 삼성은 바이오산업, 기기산업 등을 위해 바로 이런 원격의료를 가장 앞장서 추진해온 기업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현재도 계속해서 새로운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에게조차 제대로 된 보호장구를 지급하지 않아 의료진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지금도 수십 명의 확진환자가 치료받고 있고 메르스 환자가 아닌 중환자들도 많다. 이런 환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와 감염예방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분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외래 환자 돈벌이도 놓치지 않고 대면진료의 예외 사례까지 만들어보려는 수를 쓰느라 ‘원격의료’ 특례적용 같은 꼼수를 부렸다. 지금 당장 그 힘을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치료와 의료진 안전 관리에 기울이는 게 옳지 않을까?

정부는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삼성서울병원을 방역 시스템에서 성역으로 놓아두었다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정부는 삼성에 역학조사를 완전히 맡겨두고 병원 이름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으려 하면서 삼성을 비호했고, 결국 삼성공화국은 메르스공화국이 됐다. 감염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삼성서울병원이 방역망에서 놓쳤던 환자들로 인한 감염의 우려가 여전해 국민들은 안심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삼성병원 환자가 떨어질까봐 원격의료까지 허용하겠다는 정부를 삼성과 어떻게 격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의 병원을 ‘바이러스 숙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의료민영화 정책과 공공의료 말살정책이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해 온 박근혜 정부다. 원격의료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막아내고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저항의 항체가 필요하다.

화, 2015/06/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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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병원의 사과만으로 메르스 확산책임 덮지 못해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정부도 책임을 인정해야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하여 대국민사과를 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이찬진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사과에 대하여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메르스 확산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정부도 하루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

 

메르스 확산과 관련하여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대국민사과를 하였다는 점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지적되어 온 응급실 환경개선, 음압병실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의심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때 메르스 발병 병원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를 응급실에 2박 3일간 입원시키는 등 감염병 방역관리를 소홀히 하여 감염병 치료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고, 그 결과 80명 이상의 확진자를 포함한 수많은 격리치료자들을 양산한 책임이 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죄송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미흡하다.

 

더 나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달 말에 삼성서울병원을 소유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을 뿐 그 이전까지 삼성서울병원의 운영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는바, 이번 대국민사과에서 삼성서울병원을 대표하는 인사로 적절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여러 편법의 과정을 거쳐 경영권 승계를 완성해가고 있는 이 부회장이 이 국가적 재난을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법 하다.

 

또한 민간병원조차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일찍 제공하지 않고 방역 범위를 좁혀 메르스 확산에 결정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가 아무런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게 메르스 확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와 더불어 공공병원 확충, 의료민영화 정책 중단, 시민들에 대한 위험정보 즉각 공개 등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화, 2015/06/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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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이재용 이사장의 메르스사태 관련 대국민사과에 대한 입장 (2015. 6. 24) 

이재용 사과, 말로만 끝나지 않으려면?
삼성에 대한 비난 피하기 위한 위기모면용은 안된다!
무한경쟁과 의료민영화·영리화 추구, 전면 변화 필요
환자안전과 직원안전, 비정규직 차별 위해 투자하라!
원격의료 특혜 반납하고, 의료민영화 중단 선언하라!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 앞에 사과하라!


○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과했다. 메르스사태에 대해 정작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간기업이 먼저 나서서 국민 앞에 사과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 직접 사태수습에 나선 점 또한 바람직하다.  

○ 그러나, 이재용 이사장의 대국민 사과에는 최고 일류병원을 추구해온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의 온상이 되고, 메르스 전국 확산의 슈퍼진원지가 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은 없었다. 대형화와 고급화만 추구하면서 정작 환자안전과 직원안전에는 소홀하여 결국 메르스에 무방비로 뚫린 안전 사각지대가 된 데 대한 진지한 성찰도 없었다.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자칫 대국민사과문이 삼성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위기모면용이 아닌가 우려된다. 

○ 그리고, 이재용 이사장의 대국민 사과는 너무 늦었다. 보고와 공개, 격리, 역학조사, 폐쇄 등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국가방역망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예외였고 치외법권지대였다. 이러는 가운데 최고 일류병원을 자처해온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에 여지없이 뚫렸고, 메르스 확산의 슈퍼 진원지가 되었다. 아무리 늦었더라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은 5월 31일에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고 조기수습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삼성의료공익재단 이사장 취임 후 23일에서야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고 수습책을 내놓은 것은 너무 늦었다. 

○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의 대국민사과가 삼성 이미지 제고용이나 여론환기용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재용 이사장의 사과는 빅4병원 중심의 환자쏠림 현상과 의료기관간 무한경쟁체제를 개선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의료비 폭등과 의료양극화를 초래하는 의료민영화·영리화를 전면 중단하는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시설과 장비 투자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환자안전과 직원안전,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 사람에 투자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 대국민 사과는 일방적인 입장발표에 끝나서는 안되고 책임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바램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헤아려야 한다. 국민들이 삼성서울병원에 바라는 것은 더 이상 환자쏠림과 건강불평등을 가속화하는 무한경쟁을 추구하지 말고, 모든 국민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편리하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앞장서라는 것이다. 메르스보다 더 엄청난 의료대재앙을 몰고올 의료민영화·영리화를 주도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의료공공성 강화에 앞장서라는 것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의료왜곡의 선두 재단이 되지 말고, 의료민영화·영리화의 첨병 재단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이재용 이사장은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환경 개선과 부족한 음압병실 확충, 감염질환에 대한 예방활동, 감염치료제 개발 지원 등의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메르스사태에 무방비로 뚫린 의료시스템과 병원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 이재용 삼성의료공익재단 이사장이 대국민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을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공익재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의 야합으로 추진되고 있는 원격의료 특혜부터 반납하고, 삼성자본이 주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영리화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발표하라! 

○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의료기관과 일선 행정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건강권을 책임진 수장으로서 메르스사태와 관련 더 늦기 전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대국민 사과를 바탕으로 메르스사태 해결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2015. 6. 24.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수, 2015/06/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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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재용 국정농단 범죄에 대한 면죄부 되서는 안돼

법적책임 없는 외부 자문기구 불과한 준법위, 쇄신 실효성 우려

삼성, 독립적·공익적 이사 충원해 기업지배구조 환골탈태해야

파기환송심 재판부, 준법위 설치와 무관한 엄정한 판결 내려야

 

 

 

오늘(1/9)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가 출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7개사를 대상으로 하는 준법위에 사내위원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 사외위원으로 시민단체·법조계·학계 인사들이 내정되었다. 김지형 위원장(https://bit.ly/2T1VcNT" style="text-decoration:none;" rel="nofollow">https://bit.ly/2T1VcNT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은 독립적·자율적 준법위를 통해 삼성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으나, 어떠한 법적 권한이나 책임도 없는 외부 기구인 준법위가 삼성의 내부 쇄신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삼성의 변화를 위해서는 준법위 출범과는 별개로 상법에서 그 책임을 규율하고 있음에도 회사에 대한 감시 및 견제 기능을 상실한 이사회의 체질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게다가 각종 언론기사 삭제 및 인사청탁과 연루되어 ‘준법감시’를 담당하기에는 심대한 결함이 있는 인사가 준법위 내부인사로 선임된 점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태 이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발표한 쇄신안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처럼 혹시라도 이번 준법위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준법위 설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죄 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삼성이 진정한 ‘변화’를 꾀한다면 그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법적 경영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 강화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일각에서는 이번 준법위 설치가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나아가 삼성이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준법위를 출범시킨 것이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삼성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그동안의 범죄 행각을 인정하고, 그에 따르는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간 범죄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재산기부라는 공수표를 남발했던 삼성의 과거 행태를 생각할 때 또다시 이런 술수로 처벌을 피해가서는 절대 안된다. 그동안 재벌총수들은 조세포탈, 횡령·배임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위 ‘3·5법칙’에 따라 제대로 단죄받아온 적이 없으며, 이는 유사 경제범죄의 지속적인 만연으로 이어졌다.  2008. 4. 조준웅 특검이 수사한 이건희 회장의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2009. 8.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바 있으며, 심지어 2009. 12.에는 동계올림픽을 핑계로 특별사면이 내려지기도 했다. 시민들이 분노의 촛불을 들게 한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인 이재용 부회장의 판결에 이번 준법위 설치가 양형 사유로 참작되어야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향후 비슷한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범죄에 대해 합당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동안 삼성은 불법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될 때마다 쇄신안을 거듭 발표했으나, 그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준법위의 설치 및 운영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 2008. 4. 조준웅 특검(https://bit.ly/2FwWuIy" style="text-decoration:none;" rel="nofollow">https://bit.ly/2FwWuIy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 당시 이건희 회장은 조세포탈 등 문제가 된 4.5조여 원의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고, 누락된 세금을 납부한 후 남는 돈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10여 년이 지난 2017년, 당시 차명계좌 내 금액이 실명전환 없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고스란히 출금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현재까지 인선 외 정보접근 범위, 형사고발 여부, 운영방향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것이 전혀 결정되지 않은 준법위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김지형 위원장에 따르면 준법위의 활동은 설치 이후 법 위반사항을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의 문제는 그동안 숱하게 저질러 온 불법·탈법에 있다는 점에서 혹여라도 준법위의 설치 및 활동이 과거의 삼성의 범죄행각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한 유일한 내부위원인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의 경우, 2014. 12. 제일모직 상장 관련 보도, 2015. 7.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사설을 무마하는 등 ‘장충기 문자’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점(https://bit.ly/35BEDea" style="text-decoration:none;" rel="nofollow">https://bit.ly/35BEDea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이다. 이러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준법위를 설치한다면, 준법위에 모든 감시의 역할을 맡기고 쇄신의 시늉을 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운영 및 조직의 윤리적 재탄생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실제 삼성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준법위의 운영도 중요하지만, 삼성의 이사회를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직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즉, 국정농단 등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재벌총수가 아닌 이사회가  상법에 따라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회사를 경영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이사회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구성되어야 하고, 운영상의 투명성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5. 5. 26.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계약서 승인 당시, 이사회에 출석한 삼성물산 이사 6명 전원이 합병에 찬성한 바 있다(https://bit.ly/35w6zjK" style="text-decoration:none;" rel="nofollow">https://bit.ly/35w6zjK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 상법상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충실 의무를 갖고 있는 이사진들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경영결정인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전원 찬성 의견으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삼성의 이사회가 본연의 경영 감시 및 견제기능을 상실했다는 방증이다. 외부 자문기구에 불과한 준법위는 엄밀히 말해 회사의 불법·탈법행위에 어떠한 책임도 없다. 상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바로 서야 실제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 준법위 설치가 이재용 부회장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꼼수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은 주요계열사에 대한 공익적·독립적 사외이사 충원을 이번 정기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이 이번에야말로 ‘변화의 문’을 연다며 준법위를 출범시켰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위해 임시방편으로 준법위를 꾸리는 것에 대한 의혹과 우려 또한 작지 않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면죄부가 아닌 정말 ‘기업쇄신’을 위한 순수한 의도로 준법위를 꾸렸다면, 책임을 갖고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지금까지 삼성 내부에 준법감시시스템이 부재하여 국정농단이 초래된 것이 아니다. 적은 지분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사유화한 재벌총수의 제왕적 인식과, 기업의 이익이 아닌 총수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내려온 이사회의 결합으로 인해 그동안 삼성은 각종 부패의 악취로 가득했던 것이다. 삼성이 진정 환골탈태할 생각이 있다면, 준법위의 설치 및 운영과 관계없이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집중하여 이사회 쇄신에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 치러야 할 과거의 죗값은 받고, 꼼수가 아닌 글로벌 기업문화에 맞는 정도경영을 할때 비로소 삼성은 양지로 나와 정정당당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처벌수위는 우리 사법부의 적폐청산이 얼마나 이뤄졌고, 향후 이뤄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이번 준법위 설치가 삼성의 법적 책임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한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rKHBkaaX3nXsSp0me_W5mVwAnf3sw2auIx1F... rel="nofollow">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20/01/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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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직업병 예방을 위해 위험물질 정보 반드시 공개해야…


글 : 한선미 (일과건강 미디어팀장)


62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 620호에서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삼성노동인권지킴이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삼성 직업병과 관련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올바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jpg



임상혁(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조돈문(삼성노동인권지킴이 대표)의 기획취지 소개 김신범(노동환경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기업의 직업병 예방 관리 책임 이행방안공유정옥(반올림 교섭단 간사)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방안등이 진행되었다. 이후 토론에는 윤충식(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노상철 (단국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나현선(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부장), 강문대(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이 참여했다.

 

참여한 토론자들은 삼성직업병 예방을 위해 위험물질 정보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려지지 않은 위험과 알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려면 정보 공개는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은 단순히 피해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 직업병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지난 2007년 고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 이후 8년째 삼성 직업병 싸움이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보상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제3의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조정위원회는 조정 의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세 주체와 네 차례의 조정과정을 거쳤으며, 이달 안에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hwp

금, 2015/06/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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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검게 변한 바다를 기억하시나요? 생명이 숨 쉬던 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변한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수, 2015/07/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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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경실련 입장발표」     [ 개 요 ] □ 일 시 : 2...
월, 2015/07/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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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의 상처뿐인 영광-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금, 2015/07/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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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반대 선전전 피켓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반대 선전전 피켓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반대 기자회견 및 선전전 
국민연금에 마지막까지 합병안 반대 촉구

일시 및 장소 : 7.17.(금) 오전 8시 30분 aT센터 건물 앞

 

국민연금기금의 합병안 반대 의결권 행사를 요청했던 제 시민 및 학술단체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의사를 묻는 삼성물산 주주총회가 열리는 7/17(금)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약식 기자회견과 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제 단체들은 두 번에 걸친 성명을 통해, 국민연금기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3대 세습 목적 이외에 아무런 정당성을 갖지 못한 합병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으나, 국민연금은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치도록 한 규정조차 어기면서 사실상 합병 찬성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제 단체들은 무노조경영 방침에 따라 여전히 노조파괴 전략을 고수하고, 삼성의 사업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수많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방치해 왔으며, 정계와 관계, 사법, 언론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통해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일삼아온 삼성 총수일가의 명분 없는 합병은 부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에 지분도 없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 목적 하나를 위해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잘못된 합병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에서 뜻있는 모든 주주들에게 합병안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를 요청하고 촉구합니다.

 

삼성은 정당하지 못한 합병의 문제를 가리기 위해 마치 이 논쟁이 해외투기자본 엘리엇매니지먼트 대 민족자본 삼성의 대립 구도인 것인 냥 여론을 호도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과정에서 일어난 수많은 불법과 편법, 반칙의 연장선일 뿐입니다.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삼성노동인권지킴이/참여연대/학술단체협의회/한국여성단체연합/함께하는시민행동/

금, 2015/07/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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