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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모순되고 포장에 급급한 정부의 실업급여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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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모순되고 포장에 급급한 정부의 실업급여 예산안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14:59

모순되고 포장에 급급한 정부의 실업급여 예산안

수급자격 갖추기 어려운 청년위한 사각지대 해소방안 없어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계획 철회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방안 제시해야

 

정부는 9/8(화) 발표한 2016년도 예산안을 사회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청년희망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도 9/9(수) 예산안을 발표하여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를 포함한 실업급여 계획을 발표했다. 청년희망예산이라고 명명된 정부의 실업급여안은 실업급여 제도 자체에서 배제되어 있는 청년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면서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다고 목청 높이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안은 지급수준 인상과 수급기간 연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기존 고용보험 가입자의 수급조건 관련 대책이다. 이는 실업급여 제도의 보완을 위해 필요한 사안이지만 실업급여 수급자격조건을 갖추기 어려워 제도 자체에서 배제되고 있는 청년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계획을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포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노사정대화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윽박지르고 있다. 때문에 이번 계획의 목표로 내세운 사회보험 보장성 강화는 물론, 노사정대화에 임하는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일급 기준 4만3천원인 실업급여 상한액을 5만원으로, 최저임금 90%인 하한액을 80%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실직자들의 적극적 구직활동 촉진 및 구직급여 보장성 강화를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이자 미봉책에 불과하다. 제도에 따라 2016년 실업급여 하한액은 일급 43,416원(6,030원*8시간*90%)으로 실업급여 상한액(4만3천원)을 상회할 수 있다. 상·하한액의 역전현상은 상한액은 고정되어 있고,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되어 있는 제도 설계 때문에 매번 상·하한액을 조정하더라도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정부는 단기적으로 액수를 조정하기보다 근본적인 개선안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적극적 구직활동 촉진을 발표한 계획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적정한 실업급여를 통해 충분한 구직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계획의 목표에 부합하는 정책방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업급여 상·하한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 맥락에서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 80% 수준으로 인하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해 직접 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대략 실업급여 수급자의 70%가 하한액을 적용받고 있다. 충분한 실업급여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실업으로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구직자는 나쁜 일자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으며 실업과 재취업을 반복하게 된다. 정부의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 계획은 실업급여 수준의 전반적인 하락이며 사회보험 보장성의 후퇴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현행 실업급여 제도는 까다로운 지급조건, 광범위한 사각지대, 낮은 보장수준 등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저임금·고용보험 미가입의 나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는 청년에게는 수급조건완화를 포함한 실업급여 개선과 구직촉진수당 도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는 이렇듯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실업급여를 정치적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계획을 철회하고, 실업급여 수준의 현실화하고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진정성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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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까지 너무나도 무더운 여름..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


지난 8/18에는 이 여름보다 핫한 ‘청년’을 주제로 월례모임이 열렸습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청년분들이 많이 오셨는데요.

 

20150818_회원월례모임 (3)

 

천웅소 시민참여팀장의 사회로 문을 연 8월 월례모임은 이태호 사무처장의 활동보고와  준비된 종이에 9월 발족을 앞두고 있는 청년참여연대에 바라는 점을 하나하나 적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월례모임의 주제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청년'이었는데요. 지난 정의당 당대표선거에서 두려움없이 광장 밖으로 나아가자고 외쳤던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를 모시고 청년유니온 설립부터 현재 정당 활동까지 그의 눈에 비친 청년문제, 청년운동은 어떠한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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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_회원월례모임 (4)20150818_회원월례모임 (2)

 

“청년, 작은 성공으로 탄탄해지자”


조성주 대표는 대학등록금문제와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운동을 하면서 청년문제가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시스템과 연관되어 있기에 쉽게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무언가 희망을 줄 수 있는 하나하나의 작은 성공이 필요했기에 세대별 노조인 청년유니온을 만들기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 활동 중 커피숍에 종사하는 수많은 아르바이트생의 주휴수당을 받아낸 얘기를 할 땐 사람들이 갈채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20150818_회원월례모임 (9)

 

그 외에도 피자30분 배달제, 미용실 실태 그리고 최근 패션업계의 노동착취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눈여겨보고 작지만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진정어린 모습이 고립되어 있던 청년들을 하나둘씩 모으게 하고 목소리를 내게 하는 원동력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하나의 단체를 만들려면 여러 전략적 기교나 지식이 매우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원천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진정어린 마음,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청년참여연대가 광장밖의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넘어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20150818_회원월례모임 (14)

 

다음 월례모임(9/22)의 주제는 '세금'입니다. 우리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은데요. 그럼 다음 모임 때 다시 만나요! 

 

 

월, 2015/08/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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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4_청년참여연대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1)

 

* 일시: 2015년 11월 4일(수) 오후 7~9시 
* 장소: 서울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품다'(서울 중구 부림빌딩)
* 사회: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기조강연: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 발제: 강준원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지속가능한 청년주체형성. 참여 가능한 구조로부터 나온다"
* 토론: 송효원 서울 청년정책네트워크 사무국장, 정남진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
* 주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청년참여연대

 

금, 2015/11/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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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내가 원하는 건, 민주적이고 학생이 학교의 주인되는 대학!"

 

"내가 원하는 건, 청년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키울 수 있는 배움터!"

        

"내가 원하는 건,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

 

참여연대에 청년들이 배우고 활동할 수 있는 공동체가 뜹니다.

청년이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열려고 합니다. 

사회문제를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풀어보려 합니다. 

 

청년들이 맘껏 자신의 목소리를 펼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주세요. 

청년들이 직접적인 참여가 청년문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청년들의 실험과 도전에 참여연대도 함께 하겠습니다. 

 

청년의 삶을 바꾸기 위해 나서는 청년참여연대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가입문의는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입니다.

 

참여연대는 정부지원금을 받지않고 시민의 회비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입니다.

 

청년참여연대 바로가기

금, 2015/09/2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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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에 맞서, 지금 자기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대안과 혁신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힘이 되길 바라며 ‘뭐라도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뭐라도 하는 청년들(4)
‘핵노답’ 창간호 ‘무기력’을 응원합니다

“옛날 작은 우물 안에 청개구리가 살았는데, 우물 밖으로 나가고 싶은 개구리에게 어른들은 ‘우물 밖에 나가면 장작불에 개구리 반찬이 될 거다’라고 겁을 주었다. 그러나 청개구리는 우물 밖에 나갔다. 어떻게 됐을까? 청개구리는 장작불을 이용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됐다.”

청소년 모임 ‘우물 밖 청개구리’ 이름은 이런 뜻을 담았다. 춘천에 사는 열아홉 허일정 씨는 2년 전 친구 셋과 함께 ‘우물 밖 청개구리’를 만들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이들은 우물에서 나온 개구리처럼 학교 밖에서 더 즐거운 배움을 기획하고 실현해나갔다. ‘죽음’이나 ‘추리’같이 궁금한 주제를 다뤄보는 ‘청개구리학교’, 또래 청소년과 청년 사람책 이야기를 듣는 ‘사람책 도서관’, 진로를 찾는 ‘꿈 파티’, 궁금한 심리를 파헤쳐보는 ‘심리학 스터디’ 등을 열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서울이 아닌 춘천에서 진행하는 활동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지난 4월 일정 씨를 만났다. ‘열정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자’고 열심히 달려온 멤버들의 요즘 화두는 무기력이라고 한다. ‘청소년은 왜 열정적이어야 하지?’, ‘재미 그 자체가 이유여선 안될까?’, ‘활동은 왜 지속되어야 한다고 할까?’ 라는 고민이 꼬리를 물었다. 무기력에 빠진 자신들을 보면서 그 무기력이라는 것을 탐구해보고 싶어졌다. 이런 생각을 담아 잡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잡지 이름은 ‘핵노답’, 첫 번째 호 주제는 ‘무기력’이 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기 욕구를 성찰하기란 쉽지 않다. 활동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성인 활동가도 마찬가지다. 일정 씨는 끊임없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찬찬히 살피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었다.

▲(좌) 인문학카페 36.5 운영자 홍승은 씨 (우) 우물 밖 청개구리 허일정 씨

▲(좌) 인문학카페 36.5 운영자 홍승은 (우) 우물 밖 청개구리 허일정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허일정(이하 ‘일정’) : 우물 밖 청개구리는 2013년에 제가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기로 한 뒤에 만들었어요. 데면데면하던 사이였지만 학교 안 다니던 친구들을 모았어요. 처음에 뭔가를 할 돈이 없으니까 직접 벌어보자고 해서 춘천 명동 거리에서 음식을 팔았어요. 음악 잘하는 애들 불러서 버스킹도하고요.

정말 무모했어요. 하필 손 많이 가는 브리또를 팔기로 해서, 주변에 있는 카페에 도움을 받았는데도 열 개밖에 못 팔았어요. 공연에 쓸 엠프 연결할 전원이 없어서 인근 가게에서 전기를 끌어오기도 하고요.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팀원도 아닌 친구들에게 파는 걸 맡기고 우린 공연 보면서 박수치며 구경했어요. 저희 첫 활동이었고 자문할 수 있는 분도 없었거든요. 부족한 게 많았어요.

8월이라 뙤약볕에 너무 힘들었어요. 창피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왠지 더 하고 싶더라고요. 학교를 나와서 만나는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람을 계속 만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동력이었어요.

전 학교 다닐 때는 관계의 즐거움을 잘 몰랐어요. 친구들과는 잘 놀았지만, 뭔가가 빠져 있는 느낌이랄까요. 성적을 보고 인성에 대해 판단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그런 오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미진학 결정은 중학교 3학년 때 선택했어요. 그전까지는 공부를 되게 열심히 했거든요. 특목고를 가겠다 생각했어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원래 ‘읽어야 한다는 책들’을 읽다가, 신간 쪽 책을 많이 읽게 됐어요. 박원순 시장님 책을 읽었는데 내가 모르던 세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이 계속 생기고요. 학교 안에 있던 제가 우물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절망보다는 새로운 가능성 같이 느껴졌어요. 고등학교 안 가도 나 혼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요.

고등학교를 미진학하고 나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영화도 찍고, 여행도 가고 싶고. 그땐 서울로 많이 다녔어요. 다양한 대안공간이 많잖아요. 그런데 서울에서 춘천 왔다 갔다 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몸이 힘드니 마음이 힘들어지고요. 왜 꼭 서울에 가야 하지? 꼭 서울이 아니라 춘천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지나가다가 춘천에서 사회적경제아카데미 현수막을 봤어요. 거기서 강의를 듣고 나니까 내가 몰랐던 춘천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어요. 춘천이란 한계를 극복하려는 분들을 보며 용기를 얻어서 나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을 저지르는 스타일이라서 학교 안 다니는 친구들을 모아서 시작했죠.

돈 꾸지 말고 꿈꾸자

청소년은 꿈에 대한 고민이 다 있잖아요. 학교에서 하는 진로 프로그램은 친구들끼리는 오글거린다고 해요. 우리끼리 꿈을 재밌게 얘기해보자고 해서 꿈 파티를 해보기로 했어요. ‘돈 꾸지 말고 꿈꾸자’란 이름으로요. 사람책 도서관도 했어요. 청소년 사람책은 청소년인 내 또래가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동기를 얻었고, 청년 사람책에게서는 경험자 이야기를 들으면서 꿈을 공고히 할 수 있었어요.

경칩에는 개구리가 깨어나잖아요. ‘경칩에 깨어나자’ 해서 공연도 하고요. 또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사람책 도서관을 하면 온 사람들이 모두 앞에 나가서 느낀 걸 발표했어요. 부끄럽지만 남기지 않으면 휘발되잖아요? 이렇게 공연과 강연, 공유를 위주로 문화기획을 했어요.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심리학 세미나를 하고 배움을 위한 스터디 청개구리 학교도 꾸준히 했어요. 작년 8월 이후로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요. 저희 나름의 고민과 괴리도 있고요. 그런 것들에 지친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저희는 공간이 정해진 곳이 없어서 회의를 일주일에 한 번 했는데, 공간이 없으니까 이곳저곳 카페를 메뚜기처럼 전전했죠. 지역에서 도와주신 분이 많으세요. 쉬는 날마다 공간을 빌려주셔서 저희가 청개구리학교나 세미나를 할 수 있었어요. 저희가 컵을 깨기도 하고 청소를 제대로 못하기도 했는데 감사하게도 빌려주셨어요. 춘천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서울이었으면 냉대받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던 저희가 도움을 받고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지역이라서가 아닐까 생각해요.

무기력을 극복하게 하는 “무기력해도 돼”

활동하면서 저희가 직접 다 해야 하니까 가끔은 의존하고 싶기도 해요. 대안공간이 있다면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요. 어른들의 경험과 지혜를 얻을 기회인데 저희는 그런 것도 없이 다 부딪혀야 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좋은 어른들을 만나서 고민을 말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지역에도 센터가 있지만 제가 필요한 건 검정고시 같은 것이 아니었으니까. 활동에 대한 고민, 방향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얘길 나눌 곳이 필요했어요.

제가 학교를 처음 나왔을 때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지역에 있는 청소년 센터에 갔더니 겉만 보고 ‘너를 다 이해한다’는 태도로 대했던 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같이 이야기하고 놀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가 사람책 도서관을 했을 때 참여자들이 앞에 나와서 소감을 “오늘 대화에서 나의 인생 방향을 얻었다. 더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어요. 저희는 의도하지 않고 그냥 판만 만들었는데, 뿌듯함을 얻었어요.

저도 제가 섣불리 도와주려 하는 때가 있었는데 사실 상대는 원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무기력 잡지를 만들고 싶은 것도 “왜 무기력하면 안 되고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어요. “청소년은 다 열정적이고 주체적이어야 해.”라고 저도 외쳤는데, 회의도 많이 들더라고요. 꼭 무기력한 것을 극복하고 없애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무기력 극복하지 않아도 돼.” 이런 말에서 역설적으로 무기력을 극복하게 되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자기 문제를 자기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혁신적인 것

희망 : 19살이니 되니까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뭔가를 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나요?
일정 : 아니요. 제가 청소년일 때 활동할 때 우리가 누구를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자기 문제를 자기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혁신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청년이 되면 청년으로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재밌는 방법으로 해결할 거고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요. 활동의 목적을 물으신다면, 저는 그냥 재미라고 생각해요. 재미없으면 저도 하고 싶지 않거든요. 타인을 위해서 이 문화기획을 하는 게 아니라 저 스스로가 즐겁기 때문에 해요. 제가 뭔가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요.

작년에 활동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꼭 오래 해야지만, 지속적이어야지만 가치가 있는 걸까?’였어요. 저희가 추구했던, 재미라는 가치는 지속성을 갖기 힘들 수 있거든요. 그 둘의 상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희가 어리기 때문에 했던 치기 어린 행동이다.” 라는 말도 들었는데, 그게 사실일 수도 있지만 “곧 하다가 그만두겠지.”라는 말은 저희 가치를 폄훼하려는 내용을 품고 있거든요. 물론 버티고 생존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숭고하지만,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 해서 가치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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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에 중독되지 않은 삶

희망 : 학교에 있는 친구들이랑 세미나를 할 때 생각이 다름을 느끼나요?

일정 : 심리학 세미나는 저희가 심리학자가 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고 일종의 ‘수다회’거든요. 근데 고등학교 다니는 친구들하고 회의하면 포커스가 진로, 학과, 대학교에 맞춰져 있었어요. 학과에 관심 갖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심리학과를 가는 이유가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일 텐데 그게 빠졌던 게 슬펐어요. 그 친구의 문제는 아니죠.

예를 들어 ‘과자가 정말 나쁘기만 한 걸까?’ 이런 주제를 탐구할 수 있잖아요? 여러 종류 사서 먹어보고 뭐가 더 맛있는지 비교해 보고요. 저는 그렇게만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배움만 있지 않나 생각을 해요. 제가 독서토론 학원에서 일할 때 어떤 어머님이 ‘국영수도 아닌데 토론을 왜 배워?’ 라는 질문을 하셨어요. 저도 예전엔 그런 거에 중독돼 있었거든요. 하루 중 제일 공을 들이는 시간이 계획표 짜는 거요. 지키지도 않은데 계획하는 것만 중독되고. 목적 있는 것에만 중독되다 보니까 쓸모없다 생각되는 것은 치부해버리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결과 지향적인 게 나쁜 거란 생각은 안 들지만, 그들이 과연 선택할 기회가 있었나? 그게 슬퍼요. 사람이 결과 지향적일 수도 있고 과정 지향적일 수도 있는데 그걸 선택할 기회가 없었던 게 안타까워요. 저도 학교 선생님들의 편견 중에 “넌 문제아야”, “넌 천재야” 이렇게 얘기하는 게 싫어요. 저도 무한도전 좋아하고 평범한 아이인데 타인이 되게 신기하게 봐주니까 ‘내가 정말 신기한가?’ 생각하게 되고요. 그것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인 것 같아요. 대단해야 할 것 같은.

앞으로 우물 밖 청개구리는

지금 활동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기력 때문이에요. 무기력에 다양한 원인이 있잖아요? 작년 겨울에 저희가 무기력이라는 주제로 독립 잡지를 만들려고 하는데 ‘가수는 노래 따라간다.’고, 우리도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서 못했거든요. (웃음) 올해는 다시 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날은 일정 씨가 첫 출근을 하는 날이었다. 인문학 카페 ‘36.5℃’에서 일하게 됐다. 이곳은 일정 씨가 처음 춘천에서 활동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계기였던 사회적경제교육 현장탐방에서 일정 씨가 만났던 청년 승은 씨가 설립한 카페다.

설립자인 홍승은·홍승희 자매도 춘천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학교 밖 청소년으로서 지역에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날들을 떠올리며, 청년들이 춘천에서도 인문정신을 나누고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카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정 씨가 일하게 되어 승은 씨도 일정 씨도 신기하고 기뻤다.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청년이 공간을 만들어 청소년과 함께 일하게 되다니 ‘평행이론 같다’고 했다. 카페는 청년들과 우물 밖 청개구리 친구들이 교류하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척박한 환경에서 청년과 청소년이 만든 서로를 위한 비빌 언덕을 만들고 있었다. 10년, 30년 후에는 지역에서 지금보다 다양한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김희경 시민사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우성희 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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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7/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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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의 최근 실업급여 판결에서 엿본 실업인정 운영실태

 

이상훈 변호사(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1. 들어가며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6년간 대한항공에서 부사무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A씨를 대리한 실업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실 센터가 진행한 사건은 법리적으로 어려운 사건은 아니다. 그보다는 최근 각국에서 점차 강조되어 오던 activation 정책과 관련한 사건이기에 activation 정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사건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acivation정책이란, 실업수당(내지 부조)에 안주하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복지혜택에 의존하는 경향 때문에 재정부담 증가와 경제활력 저하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여, 좁게는 실업급여나 실업부조 지급을 적극적 구직노력과 연계하여 실업자들에 대한 구직을 독려하는 정책이고, 넓게는  다른 사회보장혜택 역시 적극적 구직노력과 연계하는 정책을 말한다.  

아래에서는 서울행정법원의 최근 실업급여 판결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현황과 관련하여 주목하여야 할 여러 자료들과 함께 판결을 통해 발견된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2.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현황: 다른 나라 실업급여와의 비교

(1) 지급기간의 비교

 

실업급여제도는 크게 단기간의 실업급여만 있는 유형, 장기간의 실업급여만 있는 유형, 실업급여와 실업부조가 있는 유형, 실업부조만 있는 유형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1유형인 단기간(1년 미만)의 실업급여만 있는 국가로 캐나다. 이태리, 미국, 일본 등이 있다.

제2유형인 장기간(1년 이상)의 실업급여만 있는 국가로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있다.

제3유형인 실업급여와 실업부조가 있는 국가로 오스트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이 있고, 제4유형인 실업부조만 있는 국가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제1유형의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급여수준과 짧은 지급기간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여 상한(4만원)이 최저임금액에 근접할 정도로 매우 낮은 형편이며, 지급기간도 최대 8개월로 미국, 영국과 함께 매우 짧은 국가에 속한다. 또한 자발적 실직자에 대해 수급자격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인coverage는 낮은 편이고, 사각지대 또한 넓다. 

 

 

(2) 순소득대체율(net replacement rate)의 비교

 

실업급여수준을 나타내는 기준 중 하나로 순소득대체율(net replacement rate)이 있다. 

순소득대체율이란 실업전 순소득(총소득에서 세금 등을 공제한 가처분소득) 대비 순실업급여(실업급여에서 세금 등을 공제한 가처분소득)의 비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실업급여의 순소득대체율이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OECD에서는 여러 유형(자녀가 몇 명인지, 맞벌이인지,다른 주거용 지원을 받는지 등)으로 분류하여 순소득대체율을 비교하고 있는데, 그 분석결과가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실직자의 실직 후 5년 동안의 순소득대체율은 매우 낮아서 불가리아와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두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맞벌이가 아닌 혼자 버는 가장이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5년 이내의 순소득대체율은 OECD 내외의 비교 국가들 중에서 아예 꼴찌다.  

 

(3) 낮은 실업급여에 따른 빈곤에의 진입가능성

 

OECD의 자료들은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의 필요성과 과제” 논문 결과와도 연결된다. 이 논문에서는 통계청의「가계동향조사」의 월별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 실직할 경우 얼마나 빈곤 상태로 전환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 논문에서 기술한 아래 <표 >는 가구주가 실직하였을 때 빈곤 지위의 변화와 빈곤 진입률을 보여준다. 가구주가 실직하였을 때 비빈곤 상태에서 빈곤 상태로 진입하는 비중은 38.7%에 이르고, 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가구주 실직시 빈곤 진입률이 높다. 

 

(4) 분석

 

앞서의 자료들을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실업급여의 지급수준과 지급기간이 짧은데다가 아동수당이나 주거지원비 등 실업급여 이외에 다른 사회안전망도 부실하다. 그렇다보니 실직 후 조기에 재취업하지 않을 경우 버틸 힘이 부족하여 빈촌층으로 전락하는 비율이 상당하고, 특히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인 가족의 형태, 즉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자녀와 배우자를 홀로 부양하는 가장이 실직한 경우의 사회안전망의 부실은 세계적으로도 최악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쌍용차 노동자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쌍용차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308만원이었는데 이들이 일자리를 잃는 순간 얼마 안 되는 실업급여를 받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평균 부양가족이 3명인 쌍용차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3. 서울행정법원의 최근 판결을 통해 본 Activation정책

(1) 사실관계    

 

A 씨는 16년간 대한항공에서 부사무장으로 일하다 퇴직했고, 10년간 서울시 영어 문화관광해설사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미국에 2년간 거주하면서 한인방송국에서 일한 적도 있다.   A 씨는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영어실력에 부족함을 느껴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만둘 때까지 영어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구직활동 4개월째인 2013년 8월 A 씨는  취업정보사이트인 잡코리아에서 해커스 어학원의 채용공고를 발견했다. A 씨는 그동안 자신이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였기에 새로운 직장 역시 영어와 관련된 업무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학원에서 일하다 보면 영어를 접할 기회도 많고 수강할인의 혜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학원의 채용공고를 발견하자마자 지원하였으나 서류 탈락하였다. 

 

구직활동 5개월째인 2013년 9월 A 씨는 다시 취업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해커스 어학원의 채용공고가 새로 뜬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부서이었고, 그래서 A씨는 다시 지원했으나 또 탈락하였다.

그런데 고용센터에서는 A 씨가 해커스 어학원에 재차 지원 신청한 것을 두고 ’동일 사업장에만 반복해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 해당한 형식적 구직활동으로 보았고, 그래서 A씨가 ‘허위 혹은 형식적 구직활동’을 했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줄 수 없다고 하여 소송이 제기되었다. 

 

(2) 사건의 숨은 배경 

본 사건은 언뜻 보기엔 까다로운 고용센터 직원을 만나서 그랬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본 사건 처리과정에서 다른 고용센터에 확인한 바로는, 이런 경우 현재는 보통 1차로 주의를 주지 바로 실업급여지급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 이유는 2013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던 한명숙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추측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9월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가 2만5497건으로 2012년 전체(1만2462건)의 2배를 넘어섰는데,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는 2010년 9293건, 2011년 1만880건, 2012년 1만2462건으로 조금씩 늘어나다 2013년 들어 갑자기 대폭 증가하였다』라는 것이고, 그 원인으로 『노동부가 ‘2013년 지방관서 평가 기준’에 실업급여 불인정률 1% 이상이면 30점, 0.8~1%이면 27점, 0.6~0.8% 24점, 0.4~0.6% 21점, 0.4% 미만 18점 등 구간별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센터별로 평가 기준에 맞춰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불인정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취약 계층인 20대와 50~60대 이상에서 불인정률 증가폭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판결에서의 처분일은 2013년 9월 26일로서 바로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가 급증한 기간에 발생한 것이고, A씨 또한 54년생으로 불인정률 증가폭이 큰 연령대에 속하기 때문에 한명숙 의원의 발표 자료에 정확히 부합된다. 결국 수급자 중심에 서서 과연 그 수급자자 실업급여를 필요로 하는 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목표치를 정하고 그  목표치 범위를 중심으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 것이 이 사건의 숨은 배경이다. 

 

(3) 판결(서울행정법원 2015. 1. 23 선고 2014구합13980판결) 

 

<판결 내용> 동일 사업장에만 반복하여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를 실업 인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을 하는 수급자가 실업급여를 부당하게 수령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데, ① 원고는 대한항공에 20여년간, 서울특별시 영어 문화관광해설사로 10년간 근무하였고, 그러한 원고의 경력에 비추어 원고가 해커스 어학원에 근무를 희망하는 것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② 원고는 2013. 8. 9.과 2013. 9. 11. 해커스어학원의 각기 다른 구인공고에 대하여 구직활동을 하였을 뿐, 그 외에는 별도의 사업장에 지속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여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3. 9. 11. 해커스 어학원에 다시 구직활동을 한 점만으로는 원고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적극적인 재취업활동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해커스어학원에 대한 구직활동이 허위․형식적이어서, 원고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음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분석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각국은 실업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에 대한 사회보장 지출비용이 상승하게 되면서 사회보장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였다. 그러자 1990년대부터 서구에서는 시기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용을 촉진하고 복지급여 수급자가 노동시장으로 진입하여 일자리를 구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구에서 사용했던 일련의 정책이 Activation정책이고, Activation정책의 특징은 공급 측면의 노동시장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업급여에 대한 Activation정책은 실업급여의 수급자격 조건, 구직탐색 요건, 구직탐색노력에 대한 모니터링, 일자리나 ALMP(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 참여 제의 거부에 대한 제재 등의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가 ‘구직활동을 증명’토록 요구하는 것이고, 센터에서 진행한 사건은 Activation정책 중 구직활동의 증명도에 대한 현장에서의 다툼에 대한 사건이다.   

 

Activation정책은 취업우선(work first)과 인적자본개발(human capital development) 측면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업우선전략은 “어떤 일자리든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방향 속에 취업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접근방식을 말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교육과 훈련보다는 단기간의 구직활동을 통해 실업급여 혹은 복지급여 수급자가 빠른 시일 내에 노동시장에 진입하여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전략이다.  

 

반면 인적자본개발 전략은 장기적으로 수급자의 고용가능성을 제고하여 안정적인 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조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요구하기보다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수급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전략이다. 

 

어느 나라든지 취업우선과 인적자본개발 중 하나의 전략만을 일방적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취업우선전략은 단시간 내에 고용률 상승이라는 계량화된 개선 수치를 산출 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 관료나 현장 담당자로서는 취업우선전략을 우선하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반면 이에 따른 일자리들은 대체로 고용이 단기적이고 불안정하며 훈련의 기회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은 취업과 실업 그리고 비경제활동 상태를 오가거나 다시 복지제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취업우선전략이 가지는 한계와 단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수급자가 신속하게 취업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고용을 유지하고 더 좋은 일자리로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최선의 전략과 수단을 조합하여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고용센터에서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갖고 수급자의 취업 의욕․기술․능력 등 개별적 특성을 파악한 후 수급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본 사건의 경우도 A 씨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회활동을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였기에 새로운 직장 역시 영어와 관련된 업무를 희망하였다. 그렇다면 고용센터에서는 A 씨의 특성에 맞추어 상담 및 구직지도를 하는 것이 취업우선과 인적자본개발 전략의 조화로운 접근법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구직자와 직업상담원이 만나는 짧은 시간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확인하는 등 실업급여 지급을 중심으로 한 실업인정절차에 엄청난 행정력을 투입하고, 수급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대상판결의 경우 그 과정에서 실업 불인정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고, 그러자 정부 차원에서 실업인정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목표치를 정하였으며, 경직된 행정으로 말미암아 원고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게 되어 소송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Activation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단시간 내에 고용률 상승이라는 계량화된 개선 수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구직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파일링, 심층상담 등 실질적인 고용지원서비스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도록 기본 접근 방향을 다시 추슬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고용센터 현장에서도 실적 위주의 실업급여 관리업무 보다는 실직자에 대한 실질적인 고용지원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충분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금, 2015/04/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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