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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 청년. 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민주노총정책대안 발표

[취재요청] 청년. 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민주노총정책대안 발표

익명 (미확인) | 화, 2015/09/08- 15:16

재벌특혜 가짜 노동개혁 vs. 함께 살자 진짜 개혁

청년·좋은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민주노총 정책대안 발표 기자회견

수 신

각 언론사 노동부사진부정치부사회부

발 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문 의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010-9443-9234)

제 목

청년-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민주노총 정책대안 발표

날 짜

2015년 9월 9(오전 10시 30경향신문사 13(민주노총  대회의실)

주 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취재요청서

 

○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임금피크제임금피크제=청년일자리노동개혁=청년일자리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를 절대적 진리인 양국민을 기만하고 있음하지만정부의 노동개혁’ 방안은 일자리 문제(좋은 일자리 부족일자리 격차 확대)의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재벌과 잘못된 정부 정책(재벌특혜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현실적 근거도 박약한 정규직 과보호론을 유포하여 정규직을 악마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공정성도 갖고 있지 않음.

 

○ 박근혜식 노동개혁이 청년·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에 별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음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시민들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실시”(31.5%)보다 대기업 사내유보금 투자”(57.0%)가 더 효과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남이는 박근혜식 노동개혁방안의 진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을 방증함하지만 그렇다고 청년 좋은 일자리와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짜 해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음.

 

○ 이에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재벌특혜 가짜 노동개혁에 대한 비판을 넘어청년·노동자·서민이 함께 사는 정책대안을 제안하여우리 사회에서 곪을 대로 곪은 청년-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진짜 해법을 찾는 사회적 논쟁의 확산에 기여하고자 함.

 

<기자회견 순서>

 

○ 모두발언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 실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연대 가능하다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

○ 임금피크제는 대안이 아니다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 포괄간호서비스 등 공공서비스 강화로 좋은일자리 창출 가능하다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 민주노총 정책대안 설명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 기자회견 자료는 현장에서 배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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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시장구조개선 논의의 문제점

 

김성희 ㅣ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

 

일을 해도 가난하고 일을 못해서 가난한 현실

 

서구 국가들은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두 자리 수 실업률을 기록한 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반면,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은 여전히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정규직은 아니지만 고용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고용은 늘어나고, 1년 미만의 열악한 일자리인 임시일용직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매우 비관적이다. 1년 이상 고용기간을 가진 상용직이라 해도 수시 해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비정규직의 숫자가 많이 늘었을 뿐이다. 고용률은 60% 아래에서 여전히 답보상태이며, 실업률은 낮다지만 실질실업률(실업률3)은 올해 1월에 11.9%, 2월에는 12.5%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위임금 2/3 미만의 임금 노동자로 정의되는 저임금노동자의 비율은 25.0%(2014년 3월 기준 중위임금 190만원의 2/3인 127만원 미만의 노동자 비율)로 OECD국가 평균 16%보다 높고 미국과 함께 저임금 노동자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OECD Employment Database 2011). 청년실업률은 11.1%로 고공행진 중이고, 구직단념자와 18시간 미만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과 쉬었음으로 응답한 숫자까지 합한 실질실업율은 30%를 넘는다.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분석으로 작년 8월에 45.7%)가 절반의 임금(동일한 자료로 정규직 월 평균임금 289만원 대비 144만원)을 받는 악성 고용구조도 큰 변동이 없다.

 

악성 고용구조가 낳은 불평등 구조도 문제다. 고용구조 악화는 소득불평등과 대량 빈곤층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구 소득 기준으로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불평등이 심하지 않은 나라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김낙년 교수의 보정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러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OECD 최하위 수준의 불평등도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청소년과 청년층이 알바 등 저임금노동의 늪으로 내몰리고 있고 고령층의 취업률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에 몰려있다. 사회복지제도가 불충분해 사회소득으로 보전하지 못하기에, 청년층도 고령층도 저임금 일자리에 취업하여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종합대책과 임금소득 등 가계소득 증대방안을 내놓은 바 있으나 실효성은 없다. 더구나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한다면서 파견제와 기간제 합리화를 내걸었지만, 결국 ‘가늘고 길게 평생 일하라’는 메시지만 던지고 있다. 일을 해도 가난한 문제를 풀기 위한 획기적 대책은 없고, ‘고용보장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 일자리로 여러 직장을 전전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서 저임금 일자리라도 마다하지 말라고’ 채찍만 가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종 선택지: 노동 유연화 통한 경제살리기

 

박근혜 정부의 잇단 경제정책, 비정규대책의 발표와 경제팀의 노동관련 정책 언급(최저임금, 청년실업),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노사정위원회의 논의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엇갈린다.  맥락 없이 모순된 정책이 두서없이 쏟아져 정책방향의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와 갈 길은 정해 놓았는데 호응도 높은 정책을 방패막이 삼아 대중적인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렇다고 두 가지가 서로 배척하는, 모순관계는 아니다.

 

2014년 8월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며, ‘성장을 통한 분배’라는 낙수효과만을 강조하던 성장중심 신자유주의정책에서 ‘분배를 통한 성장’ 또는 소득 주도 성장모델을 반영하는 ‘신자유주의+α(신자유주의 수정보완정책)’의 흐름을 반영하는 변화를 선보인 바 있다. 최경환 판 분배 성장론이 신기루였음이 판명난 다음이긴 하지만, 작년 12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본격화, 2015년 경제정책 방향」(관계부처 합동, 2014. 12. 22)은 전혀 딴판이다. 그 내용은 4대부문(금융, 공공, 노동의 세 가지는 동일)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중심의 IMF위기 시기 경제정책과 유사하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장구조개선에 대한 지루한 논의를 반복하고 있는 와중에, 경제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한다면서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과 같은 카드를 던지기도 했다.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중노임단가의 공공입찰 적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에서 정부측 위원도 공익측(또는 전문가) 위원도 함부로 제기하지 못했던 안이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사용자편향으로 돌아가고 있고 한국노총은 그 안에서 1:3으로 대응하느라 힘들다고 한탄하는 와중에 터져 나온 일이기에 더욱 돋보이던 기묘한 불일치였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의도가 무엇인가? 우리 사회 전반의 양극화라는 명암이 뚜렷해지고 논의 지형이 복잡해졌기에 복합적 성격이 드러날 때도 있다. 아울러 정치적 대응의 방식도 쟁점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3년차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그 보수적 정체성은 뚜렷하다. 경제, 사회정책 방향은 정치적 이득이 있는 방향으로 쟁점을 활용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혼재성이 두드러질 때도 있다. 얼마 전 청년실업자의 중동 진출과 같은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있었다. 청년실업에 대한 태도는 정서적 공감 표출과 논리적 타박(결국 눈높이론)이라는 양면성이 특징이다. 대기업 임금인상이나 최저임금 인상, 시중노임단가 적용, 청년실업에 대한 공감 등 전향적 논의는 정규직 책임론, 시간 임금 해고 파견 기간제등 전 방면에 걸친 유연화 조처의 확대, 청년실업 당사자 책임론 등 노동 유연화 기조 관철을 위한 분칠일 가능성이 크다. 위기 시마다 속까지 다 바꾸겠다던 보수 정치의 변신능력의 실상은 IMF 구제금융 이행기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또 하나의 혼란은 박근혜 정부가 혁신과 창조의 겉모양새를 구태의연한 상명하복식 권위주의 통치행태로 관철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낙하산 인사를 버젓이 자행하면서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혁신을 외치는 유체이탈 통치양상이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로 볼 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IMF 위기 이후 관철되어온 시장지상주의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화 만능론에 창조경제의 외피를 씌우고 박근혜 대통령 공약의 일부를 덧입는 데 불과한 것으로 판명났다.

 

경제정책 방향의 기조는 ‘권위주의적 신자유주의’(이는 신자유주의의 기원이라는 쌔처리즘, 레이거니즘이 ‘규제에 의한 규제완화’였고 ‘구축된 노동권에 대한 포퓰리즘적 공세’였다는 점에서 한국적 특수성만이 아니다)에서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노동정책은 노동시장의 차별과 이중구조에 대한 심정적 동조와 논리적 책임전가를 주요 특징으로 하는 노동부문 개혁으로 표현되었다. 노사정위원회라는 세력관계 불균형의 합의기구는 또 한 번 합의의 외형 장치로 동원되었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구조개혁인데, 4대부문 개혁으로 공공, 금융, 노동, 교육분야를 설정하고 있다(IMF 위기 때 기업부문 구조조정 대신 교육이 들어갔다).

 

첫째, 공공부문 개혁으로 재정지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재정지출을 줄이고 민자사업과 민간투자는 확대하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투자라는 신자유주의 수정보완책의 실상은 민자유치를 중요한 축으로 삼는 재정확대 정책과 빚내서 부동산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부동산 경기활성화 방책(또 뒤이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발표와 연속된 금리인하 정책)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부채주도 성장모델이지, 분배주도 성장모델은 아니다. 확장적 재정정책도 공공 투자의 조기집행 방식 외에 별다른 방책이 없다.

 

둘째, 금융부문 개혁은 경쟁촉진과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해 실물로의 자금순환을 촉진한다고 하는데, 결국 재벌의 금융지배력 강화와 금융투기자본의 활동영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있다. 외환거래 활성화와 사모펀드의 활동영역 확대 등 전 방위의 금융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부양책이며, IT기술과 금융자본의 융합이라는 현란한 이름의 금융상품은 현재의 기업여신을 창조경제, 혁신투자라는 이름으로 뒤바꾸는 변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4대 재벌을 제외하고 30대 재벌 중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절반 정도의 위험군 재벌들의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같은 실상 국책은행에 몰려 있어 정경유착의 구조적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점과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점 등 구태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

 

셋째, 노동부문 개혁은 비정규종합대책과 노동시장구조개선이 초점이다.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의 동시 제고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사정위 논의를 거쳐 추진하는데 그 초점은 “임금, 근로시간, 근로계약 등 인력유연성의 제고”와 “파견, 기간제 근로자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는 데 있다. 서구의 유연안정성 논의가 그렇듯 유연성 항목은 가짓수가 많고 명료하고 직접적인 방향으로 노동시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반면, 안정성 항목은 무기계약직 전환방안처럼 이제까지 실시한 정책의 연장선이거나 제도 제도개선 방향에 따라 추이가 달라질 수 있는 항목들(사회보험 개편, 직업훈련 지원)을 주로 포함하고 있다.

 

별도로 언급한 최저임금 개선과 시중노임단가 적용은 진전된 사항이며, 일부 지자체의 생활임금 적용과 함께 최저선을 올리는 등고선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노동시간제도의 변형과 꺾기 관행 등 저임금 노동자에게 만연해지고 있는 최저임금 효과 무력화 흐름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 그 실효성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기업 생산직 노동자에게조차 ‘최저임금+@(20-50%)’로 결정되는 시급제 관행이 만연해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과 임금체계 개편 또는 비정규직 보호방안과 정규직 과보호 기제의 완화를 맞교환 대상처럼 다루게 된다면, 최저임금의 ‘등고선 효과(누적적 임금인상 효과)’는 제약되고 오히려 노동소득분배가 압착되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노사정 논의는 작은 쟁점으로 세분화되어 다루어지면서 주요 쟁점의 유기적 연계를 통한 큰 그림의 구조개편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간단축과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의 해소, 통상임금 제도 개선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 전환의 계기를 형성하는 정책혼합 구조혁신 방안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세분화된 과제에서 안정성과 유연성 항목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정치적 교환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됨으로써 불안정성이 매우 높은 노동시장구조에서 하향 적용된 유연안정성의 기형적 모형을 탄생시키려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문 개혁은 ‘괜찮은 일자리 부족’과 만연한 청년 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점을 인력수급 불일치를 조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장맞춤형 인재양성이 초점이며, 학제개편을 언급하기는 하나 대학경쟁력 강화라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구조조정 정책이 주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복지-경제’ 연계정책의 문제점

 

가계소득 증대세제

최경환 경제팀은 출범 이후 가계소득 증대세제를 통한 분배 성장론, 정규직 과보호론,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부문 개혁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방향의 횡보를 거듭했다. 과연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가장 논란이 된 가계소득 증대세제를 보자. 근원적으로 3종 세트의 구조상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과세를 피하려면 사내유보금을 줄여서(기업소득 환류세제로) 임금을 늘리거나(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을 늘리도록(배당소득 증대세제) 유도하는 데, 정작 투자를 유인하는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이미 투자 관련 감세조처가 있긴 하지만, 이 정책구성만으로 볼 때 대기업 고임금 지원과 배당소득 자산가 지원이라는 부자 감세를 위한 장치가 주축이다. 기업들이 절세를 위해서 부자 감세에 의존하도록 하는 장치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구성인 것이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절세를 위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개선을 도모하도록 이익금을 활용하게끔 유도하고 이를 주축으로 삼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차원의 양극화가 심각하고 이로 인한 소비부진이 문제인데, 사회적 차원의 소득 환류 장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상생협력 자금을 세액 감면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도 부품협력사를 고려한 조처라기보다 기업의 세액 부과대상 축소의 성격이 더 강하다. 사회적 환류장치의 도입을 위해서 과세로 얻은 재원을 기업 내에서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정규직 과보호론

최경환 부총리와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해고가 어렵다는 고용 측면과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임금 측면의 경직성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있어 정책방향이 왜곡될 우려가 크다.

 

먼저 고용측면의 과보호 여부를 살펴보자. OECD는 1998년 이후 5년 단위로 회원국들의 고용보호법의 경직성(반대로 유연성)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규직의  과보호가 아니라 보호규제가 취약한 편에 속한다. 2013년 기준으로 개별적 해고의 보호지수는 34개국 중 22위이고, 집단적 해고의 경우 30위였다. 우리는 정리해고의 4가지 요건(경영상의 긴박한 사유, 최후의 수단으로써 정리해고 방식을 사용하기 위한 해고 회피 노력,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등과 성실한 협의, 정리해고 사유 소멸 시 재고용 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보호체계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실상 그 요건이 명확하지 않고 엄밀하게 지켜지지 않아서 정리해고 절차에 대한 최소요건(재고용과 선임권)만 갖춘 미국식 일시해고(lay-off: “당신 해고야”로 해고할 수 있고 경영자의 필요성 판단만으로 언제든 집단 해고를 단행할 수 있는 체계)와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가장 유연하다는 미국에도 있는 재고용과 선임권 조항마저 없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쌍용차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경영상의 위험을 예상하고 단행된 정리해고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쌍용차의 경영이 정상화되었음에도 정리해고자에 대한 재고용 조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의 근속년수가 OECD 25개국 중 최하위로 평균 10년에 비해 절반인 5.1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또한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율도 OECD 평균 36.4%의 절반인 18.1%로 꼴찌다. 사오정(40, 50대에 정년)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지 오래인데, 경제부처의 정책입안자들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아해진다. 정년까지 보장받는 정규직이 있지만, 그 비중은 1,000인 이상 기업과 공공부문에 속한 종사자 약 5%나 300인 이상으로 확장해도 10%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전부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두 번째, 임금 측면의 경직성을 살펴보자. 정년까지 계속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급(호봉제)을 문제 삼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더 이상 호봉제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79.7%가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어 가장 비중이 높지만, 동시에 성과배분제도 75.5%, 연봉제는 46.8%를 도입하는 등 능력과 직무에 따른 임금 차등을 설정하는 임금체계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근속에 따라 정년까지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차등임금이 이미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 생산직의 높은 임금 수준을 문제 삼는데, 안정적인 임금인 기본급과 통상수당은 합쳐도 40%에 불과하며 회사 실적에 따라 변동하는 집단성과급이 20%, 경기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임금인 시간외수당이 10~20%를 차지한다. 월급제를 한다지만 사실상 시급제로 운영되어 장시간노동에 의존하고 회사 실적에 따라 임금 변동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은 이런 변동적인 임금구성에 상당부분 기초하고 있어 불안정한 구조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더구나 최고 수준의 대기업 생산직이라도 기본급은 최저임금에서 20~30% 정도 높은 수준에서 설정되어 있다. 잔업, 특근을 하지 않고 상여금이 없으면 월 130만원~180만원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높은 변동급이 특징인데, 임금체계가 경직적이라는 진단을 계속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

 

전체 노동자의 극히 일부인 재벌 대기업 정규직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은 안정성이 없으며 통상임금 판결 적용을 통해서 안정성과 시간단축 과제를 결합할 계기로 삼아야 할 사안이다. 적어도 임금체계가 경직적이라서 정규직이 과보호되었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사무직의 경우에는 연봉제, 성과급제 등이 광범위하게 도입되어 개인 간 임금 차등폭은 상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커지고, 결국 중도 퇴직의 강제 수단 또는 압력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정규직은 결코 과보호된다고 할 수 없으며, 극히 일부의 사례를 침소봉대한 것뿐이다.

 

더구나 경력 초반에는 연봉제, 후반에는 성과급제, 말기에는 임금피크제로 임금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노동자 전반적 생활의 불안정성을 대가로 얻는 것인데, 과연 그 이득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무모한 정책이다. 경기는 침체되어 소득의 증가는 갈수록 어려운데, 채 생활비는 나이가 들수록, 해가 갈수록 오르는 실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중도퇴직, OECD 평균의 세배에 이르는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영세 자영업으로 내몰리나 실업과 빈곤의 나락에 직면하는 현 실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한줌의 정규직의 안정 기제를 해체하려는 통념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정규직 과보호론은 대중의 빈곤을 희생양으로 기업 살리기에 전념하는 불황 탈출 전략일 뿐이다. 방향도 잘 못 되었지만, 이제까지 정책 실패를 반복한 타성에 기댄 정책으로 현실성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론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최경환 경제팀의 가계소득증대 3대 패키지보다 훨씬 강한 소득-소비 선순환 효과를 가진다. 1998년에 영국에서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제의 효과를 보자. 최저임금이라는 이로운 제약(beneficial constraint)은 많은 사용자들이 직원들의 해고 없이 높은 인건비를 회복하는 방법 (생산성 향상, 제품 가격 인상, 근무시간의 축소 등)을 찾도록 유도했다. 최저임금 제도가 ‘낮은 임금-낮은 생산성’이라는 전략에서 벗어나게 만든 것이다(Kelly, 2011).

 

지금 무엇보다 임금 깎기에 불과한 휴게시간 변경이나 꺽기 제도, 단시간 계약 강요 등 노동시간제도에 의해 변형되지 않는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를 추구할 때이다.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소득분배 개선 보정치’를 더하고 임금을 통한 최저생계비 충당을 향해 획기적 최저임금 인상을 추구할 수 있다. 중간 장치로 시중노임단가의 낙찰률 100% 적용 단계를 설정하는 효과를 포함해, 시급 1만원 최저임금인상의 효과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생활임금, 시중노임단가 적용, 최저임금 1만원 목표 등이 다루어지는 것은 최저임금제도의 강력한 효과에 주목하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저임금 노동자 문제 해결과 그 선순환 효과의 확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의 증표이다.

 

시간단축

많은 논의가 있지만, 시간단축과 유연화의 교환에 대해선 한마디로 족하다. 노동시간단축과 유연화(탄력적 제도)의 교환은 40시간제 이하로 단축할 때 등장했다. 40시간제가 도입되었지만 주5일제가 아니라면서, 그것도 기업규모별로 10년에 걸쳐 단계40시간을 적용하면서 식목일 휴일부터 없앴던 모순된 사례를 지금 또 반복하고 있다. 휴일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는지 여부를 두고 노사정 논의를 핑계로 정부는 한 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전향적 기획을 할 계기로 삼아야 하며, 말도 안 되는 제도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해 오지 않았는가? 68시간제 나라라니, 어디 얘기할 수 있겠는가?

 

맺는 말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는 일을 하기 어려워서 가난하고,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로 집약된다. 저임금의 한계 일자리의 늪에 갇히게 되는 비율이 높고 그 주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게 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늘지오 정책)는 박근혜 후보 시절 공약의 실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해법을 정규직 과보호와 노동시장 유연화의 부족에서 찾고 있다. 대기업 정규직 책임론을 거론하지만 10%가 안 되는 고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깍는다고 해서 저임금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할 수 없다. 오히려 상층 노동자의 임금압박은 중하층 노동자의 임금축소로 이어지는 것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메커니즘이다.

 

박근혜 정부가 명분으로 동원하는 유연안정성 모델이 겨냥하는 과녁은 정규직 과보호론이다. 결국 경제적 보호의 해체 속도는 빨리하고 실업규제(사회보장)의 구축 속도는 더딘 현실을 고착화 해 불안정성으로 하향 평준화되는 저열한 유연안정성 모형으로 귀결될 뿐이다.

 

전향적 방향으로 선택의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현안 중 주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 역동적 보호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노동시간단축 사안과 통상임금 판결을 통한 기본급 비중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제를 역동적으로 결합하면서 청년실업의 해결의 전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정책혼합은 가능하며 가장 바람직하다.

 

 

이제 고용창출은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에 의존해서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게 만들어질 뿐이다. 그마저도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갇힌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악성 고용구조로 귀결될 뿐이다. 안정성에 기초해 활력을 북돋는 고용체제는 사회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정부 정책은 이를 정확히 겨냥해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기업에게 지원금만 주는 고용창출 정책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지원금을 주는 유인책만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 견인책이 겸비되어야 한다.

일, 2015/05/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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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선’=‘해고는 더 쉽게, 임금은 더 낮게,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하는 노동자 하향평준화 정책

이창근 l 민주노총 정책실장

 

들어가며: 애초에 불순한 목적으로 시작된 논의, 합의 결렬은 사필귀정.

 

지난 4월 9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 온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결렬되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는 애초에 불순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합의 결렬은 사필귀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노동시장 구조개선)의 본질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불황 국면을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작년 말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안)”에 잘 나타나 있다. 여기에는 노동부문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세부내용으로는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유연성 제고와 파견·기간제 사용규제 합리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노동정책이 경제정책의 하위 범주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재벌 배불리기를 위해 해고는 더 쉽게 하고, 임금은 깎고, 비정규직은 더 늘리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하향평준화 정책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다. 이미 정해 놓은 길에 정치적 명분을 덧칠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앞세운 것이 지난 노사정위원회 논의라고 할 수 있다.

 

‘더 쉬운 해고·더 낮은 임금·더 많은 비정규직’=‘노동시장구조개선

 

박근혜 정부는 12월 22일 “2015년 경제정책 방향”발표, 12월 23일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 기본 합의문 채택, 12월 29일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발표 등 소위 말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추진해 왔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해고는 더 쉽게, 임금은 더 낮게,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대책에 다름 아니다. 아래에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노동시장 구조개악’ 대책을 살펴보도록 한다.

 

더 쉬운 해고 :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

정부는 “일반적인 고용해지 기준 및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하겠다고 한다. 표현은 그럴 듯하지만, 이는 노동자를 강제로 전직시키고 무리한 업무를 부과해 강제로 퇴직시키는 ‘학대 해고’를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공정한 절차와 관련 내부규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통상해고 기준을 정부가 마련하여 사업장에 배포하여, 사용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평가’라는 것의 실체를 보면, 노동자의 업무가 계량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결국 평가기준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는 직원들을 항시적으로 감시하고 회사의 영향력 하에 두는 체계를 공고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몇 가지 절차나 개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 따라서 저성과자 개별해고 요건 완화 가이드라인은 ‘경영상 사유로 인한 정리해고’를 우회하여, 사측이 자의적으로 퇴출 규모와 대상을 미리 정해 놓고 다양한 압력을 행사해 그만 두게 하는 불법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대책이다.

 

임금과 고용조건을 규율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사용자 마음대로 할 수 있게

정부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과 ‘절차’를 명확화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시,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 혹은 과반수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는 취업규칙에 저성과자 퇴출제도 등 해고를 쉽게 하는 조항을 사용자 마음대로 수월하게 도입하고, 나아가 직무·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와 임금피크제 등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속셈이다. 또한 정부는 법원 판례의 소수 견해인“사회통념상 합리성 요건”을 일반화시키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즉, 법원 해석상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불이익 변경은 과반수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변경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 등을 통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성과급을 도입하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사항이므로 과반수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으로 사업장을 지도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들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조차도 과반수 노동조합 혹은 과반수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 없이도 일방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이러한 행정지침 혹은 가이드라인의 제정은 종국에는 법정에서 법원의 해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 더욱 심각하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무노조·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치명적이다. 이들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해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렵고, 심지어 백지날인을 강요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취업규칙은 노사교섭을 통해 결정되는 단체협약과 달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제정하거나 개정한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대임을 감안하면, 노동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단체협약을 적용받지 못하고, 취업규칙만 적용받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사용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집단적인 동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대다수 무노조·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건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일반 민사계약도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는데, 하물며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근로계약의 내용을 사용자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자는 주장은 일반상식에도 반한다.

 

고령노동자 임금 삭감: 임금피크제 도입

통계청 경제활동조사 부가조사(2014.8)에 따르면, 50∼59세 노동자는 371만이고, 60세 이상 노동자는 172만 6천 명임. 55세 이상 고령노동자는 328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7.4%에 달한다. 60세 이상 노동자 중 약 70%는 비정규직이며,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비율도 45%대에서 50% 초반이다. 고령노동자 2명 중 1명은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받고 있을 정도로 고령노동자의 임금수준은 대단히 열악하다. 정년 60세 연장을 대가로 고령 노동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고령노동자들을 저임금 불안정노동의 수렁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임금피크제’는 가장 많은 가처분소득이 필요한 50대 노동자들에게 임금삭감을 강요하여, 생활적인 곤란함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 노동자들에게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조기퇴직하는 연령인 50대 초반은 자녀의 대학교육, 의료비, 노후준비 등으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시기임에도, 공적인 노후소득보장 체제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2014년 5월 기준으로, 55세∼79세 인구 1,137만 8천 명 중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모두 포함한 연금수령자는 519만 8천 명으로 46% 수준에 불과하다. 이중 월 평균 10만원 미만 수령자는 110만 5천 명으로 21%에 달하며, 평균 수령액도 월 42만원에 불과하다.

 

직무·성과급제 도입은 장기근속자 임금삭감

“직무·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은 연공급을 마치 ‘절대 악’인 것처럼 호도하여,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연공성을 약화시켜 사실상 임금을 삭감시키려는 의도이며, 기업성과에 노동자 임금을 연동시켜 노동자들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대책이다. 연공급 체계가 절대적으로 올바른 임금 체계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와 자본이 주장하는 것처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적폐’ 또한 아니다. 연공급은 노동자들의 생애주기에 맞춰 생계비 지출이 가장 높은 시기에 가장 많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설계된 제도이며, 이는 노동자 생활 안정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승진 제도를 통해 직무·성과를 판단하는 요소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임금체계라는 점에서, 정부와 자본의 일방적인 연공급 체계에 대한 공격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 현재‘임금체계’ 개편의 초점은 연공성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기근속 노동자의 임금삭감에 맞춰져 있다. 성과급은 기업의 자의적인 임금 하향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대신,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 – 비정규직 종합대책

정부는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용기간 2년을 4년으로 연장하자는 주장은 기간제법 입법 취지, 즉 사용기간 2년이 넘는 업무는 상시·지속업무로 보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조차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정규직 채용 여지를 더욱 줄어들 것이다. 4년 쓰고 해고한 뒤 다시 새로운 인력 충원해서 4년을 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정규직 일자리를 줄여서 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정부는 파견노동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 현행 파견법은 파견 허용 업종을 32개 업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55세 이상 고령노동자와 고소득전문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업종으로의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인력난이 심한 업종”을 대상으로 한 파견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자는 328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17.4%이고, 관리전문직은 452만 명으로 24.1%에 달한다. 정부안(案)대로 55세 이상 고령자와 관리직·전문직에게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하면, 중복을 제외하더라도 약 741만 명(39.5%), 전체 노동자 10명 중 4명을 새롭게 파견노동 대상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김유선, 2015.1). 고소득전문직의 경우 표준직업분류표 상 대분류 1(관리직)과 대분류 2(전문직)에 대해 모두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계획도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2개의 업종에 추가로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 32개의 파견 허용 업종은 대분류가 아니라 세세분류 또는 중분류의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분류 1, 2에 포함된 세세분류 업종은 무려 400여 개에 이르며, 판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의 업종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초·중·고등학교 교사, 유치원 교사, 보험 및 금융 관리자, 자동차 부품 등 기술 영업원, 기자 등도 포함돼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추가로 파견이 허용될 경우 기존 2년으로 제한되어 있던 사용기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서는 평생 파견이 허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불법을 합법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연장

현행 근로기준법은 40시간의 법정노동시간 외 연장노동 한도를 12시간으로 제한(제53조 ①항)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1주 최장 68시간에 달하는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허용(40+12+16)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1주 12시간의 연장노동 한도에 휴일노동이 포함된다는 점은 이미 법원이 판례로 확인한 사실이며,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결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휴일노동을 연장노동에 포함하는 것은 잘못된 정부 행정해석을 바로잡고 입법취지와 판례에 부합하도록 애초의 문구를 명문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 사용자단체, 심지어 전문가그룹 조차 휴일노동을 연장근로에 포함할 경우 법과 현실이 괴리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영구적 혹은 한시적으로 주 8시간까지 추가 특별연장노동을 허용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탈법적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려는 재계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여 현행법과 판례를 대폭 개악하려는 것이다. 추가 특별연장노동은 ‘노사합의’를 조건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정부 주장도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1%에 불과하고, 특히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중소영세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이 거의 조직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노사합의’라는 단서 조항의 실효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시행시기를 유예하고, 노동시간단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은 탈법 또는 불법의 범위에 있던 초과노동을 이참에 ‘합법’으로 둔갑시켜 세계 최장 수준의 살인적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통상임금 범위 축소’

정부, 사용자단체, 노동시장구조개혁 특위 전문가 그룹은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법률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내용에 ‘고정성’ 요건(재직자 요건, 최소근무일수 요건 등)까지 포함시켜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시키고자 한다. 또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금품 범위는 시행령에서 규정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시행령을 입안하는 주체가 정부이며,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통상임금 관련 편파적인 입장을 고려하면, 정부가 그동안 고수해 온 노동자에게 불리한 기존 행정해석이 시행령에 그대로 포함될 여지가 크다. 노동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도, 정기상여금을 퇴직자에 대한 일할규정 여부, 재직자 요건 규정 여부에 따라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는 지침을 발행하여 현장의 갈등을 악화시킨 바 있다. 한편, 2014년 국회 환노위 노사정소위 지원단이 언급한 개방조항(노사합의로 통상임금 산입범위 결정 허용)이 올해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문가그룹 공익안(案)에서 다시 제안되었다. 하지만 이는 노조 조직률이 11%에 불과하고, 사용자들의 해태에 의해 산별교섭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사용자의 노동조건 불이익 변경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통상임금 범위와 기준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정의하여 근기법에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체 임금 중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기타 수당이나 상여금·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왜곡된 방식으로 소정근로 시간당 임금과 초과근로에 대한 할증 임금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장시간 노동을 부추겨온 것이 현재 통상임금 문제의 본질이다. 따라서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화하여 왜곡된 임금구성을 바로잡고 소정근로 시간당 임금보다 헐값으로 취급된 초과근로에 대한 할증임금을 제대로 받음으로써 장시간 노동 관행을 철폐하는 것이 통상임금 문제의 본질적 해법이다. 통상임금 정상화는 초과노동에 대한 할증임금을 높임으로써 그간 값싼 할증임금을 지급하면서 신규고용 대신 장시간 노동을 선택해 온 자본의 위법하고 탈법적인 관행을 바꿔나간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노사정위원회 전문가그룹 의견안(案) 비판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의도는 노사정위원회에 지난 2월 27일과 3월 6일에 각각 보고된 전문가 1그룹(통상임금·노동시간·정년연장/임금피크제)과 2그룹(노동시장 이중구조·사회안전망) 의견안(案)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전문가 1그룹(통상임금/노동시간/정년연장)은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 정의 규정에 정기성·일률성에 고정성 요건(재직자 요건)까지 포함시켜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하고, ▽ 제외금품을 시행령에 열거할 수 있도록 하여 정부의 사용자 편향적 기존 행정해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주고, ▽ 노사합의로 통상임금 범위 결정할 수 있는 개방조항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대다수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상임금 범위 결정할 수 있게 보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개편’ 관련해서는 ▽ 연공급 해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제대로 된 임금체계가 필요한 대다수 저임금·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노동시간’ 관련해서도 ▽ 현행 1주 최장 52시간(40시간 + 12시간) 노동체제를 1주 60시간 체제로 확대하는 노동시간 연장을 제안하고 있고 ▽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재량근로 대상 업무 확대 등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 2그룹(노동시장구조개선/사회안전망) 의견도 외형상으로는 추상적인 문구로 속내를 감추고 있지만, 실내용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예외 확대·파견 규제 완화·사내하도급 법안 제정 등 박근혜 정부의‘비정규직 양산 정책’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기간제 사용기간 2년 제한을 ‘고용불안의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안(案)과 같이 35세 이상 근로자가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에 한하여’ 기간제한 예외 사유로 인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안을 지지하고 있다. ▽ 파견규제 완화·사내하도급 합법화에 관련해서도, ‘도급’보다는 ‘파견’이 상대적으로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을 규율할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로, ‘파견규제의 점진적 완화’를 향후 개선 방향으로 선언했다. 또한 청소·용역·시설관리 등에 대해서는 노무도급이란 이름으로 파견을 합법화시켜주자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대표적인 재벌특혜 법안으로 비판받았던,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의 제정도 주장하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절차 요건 변경’과 관련해서, 전문가 그룹은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조건 조정의 합리적 적용을 위하여 취업규칙 변경의 적절한 해법을 모색’한다고 명시하면서, 향후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등은 마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또한 취업규칙 개악에 대한 노동자 동의권과 관련해서도 ‘근로자 대표 관련 규정’ 개정, 즉‘근로자대표 또는 종업원대표제도의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도이다.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렬 이후, 드러나고 있는 진실.

 

노사정위원회 합의가 결렬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애초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잘 드러난다.

 

첫 번째로, 지난 4.14 노동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 단체협약 시정지도계획을 발표했는데, 핵심 시정지도 대상은 ‘인사·경영권 관련 노동조합 동의(협의) 조항’이다. 노동부가 문제시 삼고 있는 소위 ‘인사·경영권 관련 사항’은 ‘전직, 전근, 배치전환, 정리해고, 합병양도 시 노조 동의를 얻도록 한 조항’ 등인데, 이러한 조항들은 사실상 현장 노동자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고용보장 및 노동조건과 직결된 사항들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노사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체결된 단체협약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부가 나서서 이를 손보겠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더 쉬운 해고 권한을 부여하여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현장에서부터 강행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지난 4.17 이기권 노동부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렬의 핵심적인 사항이었던 ‘취업규칙 변경 기준과 절차 가이드라인’은 5월쯤에 내놓고, ‘저성과 해고제도 도입을 위한 근로계약 해지 기준’은 6∼7월쯤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주도의 노동시장구조개악 플랜B를 보다 분명한 형태로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는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60세 정년연장이 적용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개편’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관건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올해 상반기 임단협에서 장기근속자 임금삭감을 위한 임금체계개편과 임금피크제가 단협에 명시되지 않으면 엄청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조기에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위한 정부의 플랜B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 그 핵심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을 ‘정규직 과보호’로 지목하고, 이를 해체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체결한 단체협약을 개악하라는 시정지도를 계획하고, 취업규칙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완화하고, ‘저성과’ 해고제도 도입을 위해 ‘근로계약 해지 기준·절차 명확화’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노사정위원회 합의결렬 이후, 정부의 행보는 애초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과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 또한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정규직·비정규직 차별문제의 근본 해법은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토대로 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김유선, 2014)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8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는 852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5.4%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 통계에서 과소 집계되어 있는 △외주하청 등 간접고용 △특수고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비정규직 규모는 50%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 ‘노동기본권 박탈’, ‘임금과 노동조건의 차별’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초단기계약이 비일비재하고, 하청업체 변경과정에서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고되거나, 하청업체가 폐업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비정규직 조직률은 2.1%에 불과해, 비정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단결권 행사조차 현실에서는 녹녹치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2000년 이후, 지난 14년 동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73만원에서 2014년 8월 기준으로 145만원으로 거의 두 배로 악화되었고,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년수는 2.39년으로 정규직(8.28년)에 비해 턱없이 짧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현행 비정규직법과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비정규직 권리보장과 정규직 전환, 차별철폐를 위한 노동관계법의 전면 재개정이 필요하다. 직접 정규직 고용 원칙 확립, 원청 사업주 사용자 책임 확대,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차별시정제도 전면적 개선, 특수고용노동자 노동 3권 보장, 인력공급사업과 도급의 구별기준 확립, 파견법 폐지 등 노동관계법을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

 

특히, 노조법 2조의 개정이 중요하다. 제2조 1항의 ‘근로자’ 개념을 확장하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 2조 2항의 ‘사용자’ 개념을 확장하면, 근로계약 체결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원청과의 교섭이 가능해진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력 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하청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이미 대법원 판례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진다면 당연히 교섭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며,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를 개정하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은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열정 페이 등으로 상징되는 저임금 나쁜 일자리로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고용의 사다리’가 끊어져 있어, ‘저임금 덫’에 빠지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 노동시간 단축 ∇ 재벌들의 사내유보금 활용 ∇ 통상임금 정상화를 통한 장시간 노동 조장하는 경제적 유인 제거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지난 4월 13일에 발표한 ‘고용창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정부 정책 2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용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 개선 사업이 규제개선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행 불법적인 주당 68시간 체제를 주당 52시간으로 단축해도 시행 첫해 1만 8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누적으로는 14만~15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인 장시간노동체제를 극복하면서도 청년실업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일, 2015/05/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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