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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칼럼] 무엇을 배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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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칼럼] 무엇을 배울것인가?

익명 (미확인) | 금, 2015/07/10- 14:30

무엇을 배울것인가?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5월 20일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낯설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근심과 걱정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 소위 메르스 ‘사태’가 두 달 넘게 숨가쁜 국면전환을 거듭하며 진행되는가 싶더니 최근 보건당국은 메르스 국면이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메르스 관련하여 ‘고비’를 넘겼다는 진단이 나온 이후에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여 또 다른 고비를 맞이하는 상황을 수차례 경험한 바 있기에 예단하기 조심스럽지만 보건당국은 7월 6일 현재 병원 전체가 격리되었던 집중관리병원들의 격리조치를 해제함으로써 이와 같은 당국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었다. 7월 6일 현재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었을 경우 8월 초가 되면 총 186명의 확진자와 33명의 사망자를 낳은 메르스 사태가 근 3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종식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불신에는 학습효과가 있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서 신뢰할 수 없음이 드러난 후에 우리는 동일 대상이나 동일 현상에 대해 불신을 거두기란 매우 어려운 것을 발견한다. 특히나 그러한 불신의 대상이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위험 및 불안요소와 연관되어 있을 경우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체계에 대한 불신을 지나치게 자주 경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경험이 그렇고, 메르스 사태의 경험이 그렇다. 노동사회학자 권영숙이 특징지은 것처럼 “세월호는 이미 벌어진 사건이고 죽어가는 죽음”이었던 데 반해 메르스는 앞으로 “벌어질 일이고” 또한 “내게 닥칠지 모르는” 진행형 불행이라는 점에서 이 둘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국가체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키웠다는 점에서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사건의 발생 그 자체보다, 그 사건에 대응하는 국가체계의 작동방식을 보면서 국민들은 국가체계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데에서도 이 둘은 정확히 일치한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정부당국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학습된 불신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은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여전히 경계심을 풀 수 없는 이유다.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 아이가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거듭하며 걸음걸이에 익숙해지듯 한 사회도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세월호 사태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의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체계적이고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는 재난상황에서 정부의 무책임성과 무기력함을 새삼 확인하는 경험이었기에 다른 한 편으로 우리나라 국가체계를 근본부터 재설계해야할 필요성을 온 국민이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나 현재 진행형인 메르스 사태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무엇보다도 메르스 사태는 전염병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는 보건의료의 문제가 결국 공공의 문제임을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서비스의 소비와 공급 과정에도 개인의 선택 및 시장의 논리와 더불어 공공적인 요소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메르스 사태의 전개와 이에 대한 정부당국의 대응을 보면서 우리는 공중보건 인프라의 강화를 포함하여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공공성 강화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가 애초의 예상과 달리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데에 시장경제적 논리에 충실한 민간의료시설 중심 의료체계의 문제가 있음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다. 단적인 예로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관리에 필수적인 시설인 음압병실이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이라는 삼성서울병원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병원 시설 투자 및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서 비용대비산출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민간병원의 입장에서 시설비 및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반면 즉각적인 효용은 떨어지는 음압병실에 대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을 일이다.

 

공공의료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의 문제도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초대규모 민간병원을 포함한 민간의료시설이 전체 병상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정부당국이 조직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메르스 치료병원으로 지정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의료기관이 결국 국립중앙의료원 등 정부 및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병원과 대학병원에 한정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한계를 잘 드러내 보인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격리병상, 음압병상 등에 투자가 쉽지 않은 민간의료기관이 지배적인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의 현실에 공공의료시설의 절대적 부족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이 더해지면서 메르스에 대한 국가적 대응체계의 부실함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고도의 전문가 집단에 해당하는 정부당국의 학습능력이 일반 국민들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이는 점은 한 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최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메르스 관련 긴급 추경예산 11조 8천억원에서 소위 메르스 관련 예산은 2조 5천억에 이른다. 하지만 이 예산을 꼼꼼히 뜯어보면 정부의 학습능력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 바로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르스 사태와 같은 상황에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거점 의료지관 등에 대한 지원이나 감염병 예방관리, 환자 치료비 지원 등에 책정된 예산은 9천억 원에 한정된 반면, 이 액수의 두 배에 가까운 1조 6천억 원이 관광업계 시설 운영자금,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등 소위 “피해업종 지원”에 투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배웠는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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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세 모녀’ 비극 막을 ‘찾동’ 성공하려면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5년 7월 서울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 속에 시작된 서울시의 새로운 실험이 벌써 1년이 됐다. 바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다. ‘찾동’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의 비극적인 자살 사건으로 제기된 우리 사회의 복지안전망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한다는 목표로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이다.

 

수혜자의 신청과 공공의 심사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행 공공복지 서비스 제공 방식은 여러 이유로 시민의 접근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복지 정보의 접근성 편차와 심사절차 지연 등 서비스 제공의 시의성 악화, 복지 혜택을 받는 데 대한 낙인감 등이 문제였다. 소위 신청주의가 갖는 이와 같은 문제들은 부양 의무자 규정 등 엄격한 심사 기준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송파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찾동’은 생애주기상 주요한 시기의 모든 시민에게 동주민센터 공무원이 직접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편적 시민에 대한 방문으로 육아와 건강, 돌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더불어 관련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필요한 경우 상담으로 복지 대상자를 직접 발굴하고 관리하는, 이른바 보편적 방문을 통한 발굴주의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중앙정부도 공공복지 전달 체계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무원에 의한 발굴주의로의 전환은 우리나라 공공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 전반에 대한 일대 혁신을 의미한다. 동주민센터의 직원과 사회서비스 관련 주요 민간 종사자들이 새로운 차원의 거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 이런 담대한 시도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보편적 방문 서비스 도입에 따른 업무 증가와 이에 따른 합리적 수준의 인력 충원의 문제다. 노령화와 더불어 지난 3년 사이 복지 대상자는 약 73% 증가했지만 복지공무원은 18%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복지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은 복지 공무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이어져 몇 차례 비극적 부작용을 초래했다. 다행히 서울시의 ‘찾동’은 동당 평균 5.7명의 공무원을 추가 배치해 이런 복지 공급자의 부족을 완화했다.

 

하지만 ‘찾동’이 진행되면서 아동보호 등 애초의 정책 설계에서 빠진 새로운 복지 수요가 이 사업에 추가돼 사업의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선 복지 인력의 업무 하중이 가중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능동적으로 인력을 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다음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관련 민간 영역과의 협조적 관계에 대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라는 공적 업무의 상당 부분을 민간의 도움을 받아 수행해 왔다. ‘찾동’의 시행으로 공공의 역할과 책임성이 뒤늦게나마 한층 강화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그동안 성실하게 공공복지 서비스의 빈자리를 메워 온 민간 사회복지 서비스 기관과 종사자들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 자원이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행에서 공공의 책임성을 유지하면서도 민간 영역 사회복지 서비스 기관 및 종사자와 협력적 상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복지의 렌즈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살펴보았지만 실상 이 정책은 단순히 공공복지 전달 체계 개편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찾동’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는 생활안전, 문화와 역사, 교육, 환경과 생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대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빈곤, 장애, 돌봄 등 전통적인 복지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의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 생활 속 민주주의의 경험치를 높여 가고 있는 이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광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 본 기고문은 2016. 8. 18 서울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글보러가기

목, 2016/08/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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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보육 분야

 

김진석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예산과 기금을 모두 포함한 보건복지부의 총 예산은 64조 2,416억 원으로 작년의 추경예산 58조 5,333억 원 대비 약 9.8%(5조 7,083억 원) 증가되었다. 보건복지부 총 지출을 예산과 기금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예산은 2017년 기준 34조 5,757억 원에서 2018년 38조 7,9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4조 2,160억 원) 증가하였다.

 

전체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보육예산이 차지하는 예산은 2017년 추경예산 기준 5조 4,068억 원에서 2018년 5조 4,039억 원으로 0.1%(29억 원) 감소하였다.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이 작년 대비 9.8% 증가한 점에 비추어봤을 때, 보육분야의 예산은 절대 액수에서는 29억 원 정도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보건복지부 총 예산에서 보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9.2% 수준에서 올해 예산안 기준 8.4%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항목별 비중을 보면 먼저 무상보육정책과 관련하여 바우처 방식으로 지급되는 영유아보육료 지원과 부모에게 직접 지급되는 가정양육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이 전체 보육 예산의 각각 58.6%와 20.2%를 차지하여 전체 보육예산의 78.7%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공공책임보육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예산이라 할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어린이집 기능보강과 같은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각각 1.3%와 0.1%에 머물러 전체 보육예산의 2% 미만이다. 다만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예산이 작년의 428억 원에 비해 올해 714억 원으로 67% 증가한 점이 특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보육 인프라 구축에 비해 무상보육정책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불균형한 보육예산 운용 방식은 여전히 한계로 남아있다.

 

 

세부사업 평가

영유아보육료 지원

영유아보육료 지원은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구분하고 이 중 종일반의 규모를 전체 이용자의 77.5%로 가정하였음. 지원단가의 측면에서 종일반의 경우 부모보육료와 기본보육료를 1.8% 인상하였고, 맞춤반의 경우 부모보육료는 작년과 동일하게 하되 기본보육료는 종일반과 동일하게 조정하였다. 이와 같은 지원단가의 상승요인에 따라 만 0-2세 보육료의 지원대상이 2017년 738천 명에서 2018년 (예상)717천 명으로 자연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규모는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맞춤반 이용아동 (160천 명 예상)의 월 이용시간이 13.5시간으로 조정됨(2017년 15시간/월)에 따라 지원단가도 현재 월 6만 원에서 2018년 5만 4,000원으로 조정되었고 2017년에 비해 긴급보육바우처 이용아동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가정했음에도 (2017년 146천 명 예상) 불구하고 총 소요예산은 소폭 감소하였다. 

 

어린이집 확충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어린이집 확충 예산이 대폭 증가한 부분은 2018년 보육예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이는 2017년에 비해 67% 증가한 713억 8,400만 원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15년까지 1년에 국공립어린이집 150개소 신축을 목표로 예산을 책정하던 것을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축소해오던 최근 경향과 반대되는 예산계획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의 신축은 2017년의 90개소에서 112개소로 25% 증가하였으며, 공동주택리모델링의 경우 90개소에서 225개소로 150% 증가한 규모이다. 뿐만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중앙정부차원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장기임차 방식의 확충을 113개로 책정하여 총 450개소의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국공립어린이집 신축의 경우, 기준 면적이 대폭 상향조정됨에 따라 개소당 지원금액이 두 배 가까이 상향조정되었으며, 공동주택리모델링을 위한 예산도 기존 개소당 2,5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상향조정되어 지원수준을 현실화한 점이 특징적이다. 올해 신규로 시도되고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장기임차는 개소당 1억 5백만 원 수준의 예산이 책정되어 비용측면에서 신축과 공동주택리모델링의 중간에 위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집기능보강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 어린이집에 증개축, 개보수 등 환경개선 지원’을 위해 투여되는 예산인 어린이집 기능보강 예산이 2017년에 이어 2018년 예산에도 전년 대비 10% 감소한 58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로써 관련 예산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육사업관리

보육사업관리와 관련한 예산이 전년 대비 21% 가량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육통합정보시스템 관리 비용이 2017년에 비해 약 35%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육통합정보시스템 기능개선 및 고도화를 통한 보육행정 간소화를 통해 지자체 및 어린이집의 행정부담 경감을 위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국민 참여 제안을 반영한 어린이집 등하원 자동알림서비스 ISP 신규 실시를 위한 예산이 책정된 것이 특징적이다. 

 

보육실태조사

3년 주기 법정 정기조사인 보육실태조사를 위한 예산 7억 원이 편성되었다. 

 

공공형어린이집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원단가도 상승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규모도 기존 2,150에 더해 2018년 150개소 신규 지정 및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공공보육인프라 확충의 정책 방향과 정합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보육교직원 인건비 및 운영지원

0-2세 영아반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한 보조교사 확대와 보육교사 연가 및 보수교육 참석 지원을 위한 대체교사 확대에 대한 계획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예산에는 인력 확충을 위한 계획이 반영되어 있지 않음.

 

 

결론

공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업의 규모와 그에 상응하는 예산이 예년에 비해 상당 수준 증가한 점이 긍정적이다. 또한 기존의 신축 중심이 확충계획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규모를 대폭 확대한 점이나 장기임차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리모델링과 장기임차의 경우 사업수행의 용이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공보육인프라 확충과제의 시급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나, 결과적으로 한시적인 조치이므로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육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규모가 전체 보육예산의 2%에 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점진적 접근으로는 공공보육인프라 확충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보육인프라 확대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보육인프라 확충을 위한 획기적인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다. 2027년까지 어린이집 개소수 기준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연 평균 859개 정도의 신규 어린이집 확보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했을 때, 현재의 확충규모와 확충방식은 여전히 재검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형어린이집의 지속적인 확대 기조는 보육의 공공책임성 강화와 양질의 보육서비스 제공이라는 보육정책의 큰 방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수 민간·가정 등 어린이집의 운영비 지원을 통해 보육의 공공성 확보 및 보육서비스 질 제고’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인 150개소 추가 지정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어린이집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질 제고를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지만 선정 및 운영기준, 사후관리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함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만큼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효과성의 측면에서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수, 2017/11/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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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평가

기대와 우려

김진석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며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이 발표되었다. 때 이른 대통령 선거로 인해 새 정부가 출범된 이후 6개월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 발표된 기본계획으로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정한 조율이 이루어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직전 두 개의 보수정부가 유지해온 보육정책의 기본방향과 차별성을 갖는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의 특징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고자 한다.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개괄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은 그 형식적 구성을 살펴보면 기존 1, 2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표2-1>에 정리한 바와 같이 비전과 목표 및 전략, 그리고 주요(중점)과제의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 2차 기본계획의 경우 주요과제로 제시된 과제들이 목표 및 전략에서 언급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여 제시한 반면 이번 3차 기본계획에서는 그 구체성의 수준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정책과제를 설정하고 이들 목표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기반 강화라는 별도의 과제를 추가한 점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1, 2차 기본계획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먼저 이번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의 기본적인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비전을 살펴보면 ‘영유아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함께하는 사회’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기존 새싹플랜이나 제2차 기본계획에서와 달리 ‘부모’라는 단어가 사라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영유아보육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유아보육법과 관련 정책의 목적으로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전하게 교육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함과 더불어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두 개의 목적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의미 있는 차이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보육정책의 기획 및 집행과정에서 보육정책의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인 부모, 특히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이 실제로 주변화 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보육의 공공성 강화

다음으로 제3차 기본계획은 보육의 공공성 강화와 구체적 실행계획의 측면에서 기존 계획과의 차별성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계획들도 ‘보육의 국가책임’을 강조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의 확대라는 과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들 1, 2차 기본계획과 마찬가지로 이번 제3차 기본계획도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의 경우 기존 신축위주의 확충방식을 다양화하여 기존 민간어린이집의 임차, 매입 및 전환 등 다양한 방안들을 같이 고려함으로써 정책실현의 현실성을 제고한 점이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보육 공공성 강화의 방안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뿐만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운영 방식 개선 등을 규정함으로써 국공립어린이집의 대부분이 민간, 특히 개인에 위탁되어 운영됨으로 인한 국공립어린이집의 실질적인 사유화라는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국공립어린이집 운영 공공성 강화와 관련한 대책이 사회서비스공단 등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적절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제시되고 있어 향후 분절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사회서비스공단이 가시적으로 정책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정책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 편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계획과 관련하여 확충방식의 다양화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이번 계획에서 보완이 필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과 이후 국정과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공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공채 발행시 국민연금기금을 투자하는 등의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이 이번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이는 보수 정부하에서 마련되었던 제2차 기본계획에서조차 ‘연금 재정의 안정을 해치치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 어린이집 확충 방안 검토’라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점에 비추어볼 때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 외에도 어린이집 공공성 강화를 위한 어린이집 관리 역량 강화 차원에서 어린이집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원감(가칭)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이는 어린이집의 회계 등 관리업무와 평가·인증 업무와 관련하여 다양한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의 충원에 대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그와 같은 요구를 반영하는 행정전담인력을 실무행정인력이 아니라 관리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회계 등의 관리업무는 어린이집의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어린이집 규모에 따라 대규모 어린이집 중심으로 인력이 충원되는 경우 실제로 인력부족현상의 체감도가 더 높은 소규모 어린이집에 대한 역차별의 우려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육체계 개편

다음으로 보육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표준보육시간제의 도입은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기존 1, 2차 기본계획에서 ‘부모의 보육부담 경감’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린이집 12시간 운영시간 내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특히 2013년 전면무상보육이 실시된 이후로 지나치게 높은 영아 시설보육 비율, 보육료지원기준과 상이한 실제 보육시설 이용시간 및 이용수요가 높은 맞벌이 및 한부모 가구 아동 기피현상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2016년 소위 맞춤형 보육이 실행되었으나 실행 과정과 방식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1) 

 

현재 표준보육시간제의 도입은 하루 8시간의 표준보육시간을 기준으로 부모의 필요에 맞춰 이용시간을 다양화한다는 원칙적인 수준에서 제안된 상태이다. 이 정책은 완성된 상태의 제도라기보다는 아직 다양한 실험과 검증이 필요한 정책방향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향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와 보완을 통해 기존 ‘맞춤형 보육’에서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8시간 표준이용시간제를 도입하되 등하원시간은 부모와 아동의 생활패턴에 맞추어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이 경우 어린이집 내에서 프로그램운영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표준이용시간을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할 것인지, 그 시간을 벗어난 이용아동에 대해서는 어떤 돌봄 프로그램을 어떤 인력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부모 선택권 보장과 이용 유형에 따른 차등적인 지원체계 마련 역시 득보다 부작용이 더 많은 정책이 될 수 있다. 보육료 지원 정책의 근본적 목적(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 지원 등)에 대한 고려, 그리고 이에 기반한 일관된 정책이 운영되어야 한다. 시설보육 지원정책은 부모의 사회경제적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환경조성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설이용 시간의 양에 따라 가정보육료를 차등화 하는 지원정책이 시행되는 경우 가처분소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저소득층 가구는 시설보육보다 가정보육을 선호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보육시설이용에 있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분화현상을 낳을 우려가 있다.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과 관련하여 제시된 정책들은 전반적으로 기존 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보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육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보육교사 학과제도 도입 등의 정책은 이번 계획에서 특징적인 점이다. 이 정책의 경우 그 유의미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육교사에 대한 전문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 대학교 및 학과, 그리고 교육부 등 주요 관련 당사자와의 협의 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 향후 추진과정에서 대학 및 기타 교육기관의 학과, 교수, 학생, 대학 등 관련 당사자와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부처 간 합의 도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 양육지원 확대

부모 양육지원 확대가 정책 목표 수준에서 제3차 기본계획에 포함된 점은 기존 1, 2차 기본계획과 구분되는 점 가운데 하나이다. 부모의 양육역량 강화라는 일반적 수준의 정책목표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정책목표 구현에 가정양육 제도나 서비스의 비중확대를 위한 정책이 반영되는 경우 현실적으로 가정내 양육을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강화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낳을 우려가 있다. 실제로 ‘가정양육 서비스 확대’ 라는 정책을 육아종합지원센터의 부모 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가정양육서비스의 확대는 그렇지 않아도 ‘독박육아’의 짐을 지고 있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사회정책적 환경의 조성이라는 흐름과 배치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맺으며

이상에서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총론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각 정책목표를 고찰하였다. 각각의 사안별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에는 새로운 정책방향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당면한 돌봄 위기에 적절한 정책적 대응으로 보기에 미흡한 점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앞서의 논의는 이미 제출된 제3차 기본계획의 틀에 따라 평가와 비판을 시도하였으므로, 이 틀을 벗어난 논의는 충분히 제기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아래에 몇 가지 추가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점과 이에 대한 정책제안을 하는 것으로 맺는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우선 과다한 시설보육이용시간의 문제, 영아 시설보육이용률이 지나치게 높은 문제 등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보육정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의 문제이다. ‘적정’한 시설보육이용시간의 문제는 결국 돌봄 당사자인 부모의 사회경제적 활동시간과 연동된 문제로 결국 부모의 과도한 노동시간의 문제, 유아휴직 등 생활균형 life balance 정책의 미비함 등 보육정책 외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보육정책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복지부 등 주무부처의 경계를 뛰어넘는 노동부, 여성가족부, 복지부 등 범부처적인 대안마련과 추진기구의 구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보육공공성 강화와 관련하여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과 국공립어린이집 운영방안 개편 등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정책 중심으로 구성된 점은 한 편으로 긍정적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육서비스 공급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민간 보육시설의 공공책임성 강화를 위한 대안이 부재한 점은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민간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과 회계와 인사 등의 측면에서 공정성 및 책임성의 확보는 민간 중심의 우리나라 보육체계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로 지적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본계획에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육체계 개편의 과제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보육지원체계 개편의 문제가 단순히 표준보육비용 계측 방식의 개선으로 치환될 수 있는 문제인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민간보육시설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 기본보육료와 이용자를 통해 지급되는 보육료지원금 등 거의 100% 공공재원을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 민간보육시설의 공공성, 즉 공적책임성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보육정책의 주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바우처 방식의 보육료지원금 제도와 이용아동수에 비례하는 기본보육료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은 이번 기본계획에는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보육정책이 집행되는 경우 결국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에 대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한 채 민간에 투여되는 공적자원의 규모만 늘려놓은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 보육시설의 법인전환,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력의 강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아동별 지원에서 시설별 지원으로의 전환 등 이미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해결방안이 ‘나라다운 나라’를 표방하고 있는 새 정부에서 발표한 제3차 기본계획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점이다.

 


1)  김진석. (2016). “보육, 예산 말고 아이에 맞춰야”. 경향신문 2016. 5. 9일자 기고문.

목, 2018/03/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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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새로운 시작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h1> <p dir="ltr">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h3> <p dir="ltr"> </p> <p dir="ltr">출범 2년을 꽉 채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촛불정부” 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따라다니지만 점점 뒤에 붙은 느낌표가 물음표와 말줄임표(…)로 바뀌고 있다. 취임 1년까지도 기록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을 꽉 채운 현재 여느 역대 정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약속이 포용적 복지와 소득주도성장 등의 주요 정책의제로 그 모습을 드러냈지만 일부는 그 내용이 빈약하다거나, 또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며 주춤대는 모양새다. 잠시 주춤하는 그 자리를 보수와 기득권의 집중포화가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고 있다.</p> <p dir="ltr"> </p> <p dir="ltr">촛불‘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역사를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지만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난 대선 직후 어느 ‘소매상인’이 예견한 바와 같이 그저 대통령 한 명이 바뀐 것뿐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정치적 상황에서 대통령이 바뀐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전 정부 대통령들에 대한 비교우위가 부각되면서 이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의미부여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16년 만의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은 정부가 정책의지를 마음껏 현실화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 여당과 대통령의 입장에서 ‘잃어버린 10년’ 동안 전 정부가 사회 곳곳에 뿌려놓은 고약한 역사의 잔재를 지우고 자신의 색깔로 덧칠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의 상황을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개인과 그 정부에 대한 변호는 딱 여기까지다.</p> <p dir="ltr"> </p> <p dir="ltr">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부는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촛불정부라는 압박감을 벗어던지고 자기 자리를 잡아가야할 때이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주는 지지율은 물론 중요한 지표이지만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어떤 정책은 당장 결과를 보여주고 그로 인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모든 정책이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요하는 정책,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는 정책일수록 그 결과가 국민의 삶 가까운 데까지 다가가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표시나지 않지만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가는 게 맞다. 야당과 반대세력이야 반대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경우라면 그 반대의 이유들을 귀담아 듣고 필요한 경우 정책에 반영하면 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이 스스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국가의 비전에 부합한다면 국민을 설득하고, 현장을 설득하고, 여당을 설득하면서 최대한 가봐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p> <p dir="ltr"> </p> <p dir="ltr">소위 현 집권여당의 ‘20년 집권 플랜’에 대한 얘기가 현 여당 대표의 입을 통해 나오더니 어느새 30년 집권으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정당의 존재이유가 아무리 권력의 쟁취와 유지에 있다지만 현재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2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상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노동과 경제정책의 영역에서 보여주고 있는 자기 분열적인 모습은 당장 남은 임기조차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전례 없는 최저임금 인상이 환영을 받는가 싶더니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무위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결국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폐기하기에 이른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오래된 초장시간노동과 이로 인한 삶의 질 하락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시도하는가 싶더니 또 금세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여 노동시간단축의 효과를 다시 무위로 돌릴 뿐만 아니라 오히려 초장시간 노동의 합법화와 실질임금의 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관성없는 정책의 나열은 병주고 약주는 식의 자기분열 수준이 아니라 대대적인 개악이자 노동정책의 후퇴에 다름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노동부가 “어려운 경제·고용 환경을 고려하여” 단속보다 자율시정 중심의 근로감독을 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 유명무실한 법의 대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불만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다.</p> <p dir="ltr"> </p> <p dir="ltr">이 뿐만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정책의 방향이 제 효과를 발휘하려면 단기적 측면에서 확장재정을 운용하는 것이 정석일텐데 이 정부는 지난 2017년과 18년 집권시기 내내 어떤 이유인지 유래 없는 긴축을 동반한 재정안정화 기조를 강조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역시 내적 분열에 해당한다. 이러니 근거도 없이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경기침체 및 고용정체와 연결하는 보수와 자본의 악의적 비판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끌려가는 것 아니겠는가?</p> <p dir="ltr"> </p> <p dir="ltr">이와 같은 정책의제 설정과 정책수단의 집행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자기 분열의 정체를 필자는 알지 못한다. 겉으로만 그럴 듯하게 의제설정을 하고 실제로는 집행할 의지가 없다는,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는 의심이 한 편에 있는가 하면, 심지어 다른 한 편에서는 정말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보수적인 부처와 관료의 완고하고 조직적인 저항에 정책 추진력을 볼모잡힌 이른바 조기 레임덕 증후군이 이미 찾아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필자는 이 모두가 근거 없음으로 결론나기를 바란다.</p> <p dir="ltr"> </p> <p dir="ltr">가끔 길을 잃은 것 같은 때가 있다. 잠시 가던 길 멈추고 생각해보니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바로 새 길을 찾아 나서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가는 길에서 문제를 찾을 수 없다면 그냥 가던 길을 가면 된다. 괜스레 가던 길 멈춘 것이 뻘쭘하다면 새롭게 마음을 다진 것으로 위로를 삼자. 어떤 경우이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p> <p dir="ltr"> </p> <p dir="ltr">당연한 얘기지만 모두가 다 한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뭔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는 팀은 당장 방향을 바꿔야 하겠지만, 어느 한 쪽의 방향전환이 전체가 흔들릴 이유는 아니다. 갈 길 가야할 팀은 당연히 제 갈 길을 가면 된다.</p> <p dir="ltr"> </p> <p dir="ltr">속내야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혼란과 자기분열을 단호하게 끝낼 것을 제안한다. 식상한 얘기이나 초심으로 돌아가 복지국가, 통일국가, 차별 없는 평등국가, 즉 나라다운 나라의 기반부터 탄탄히 할 것을 제안한다. 괜히 20년 집권이니 30년 집권이니 하는 근거 없는 희망에 오늘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당장 오늘 이 곳에서 ‘촛불정부’라는 이름을 붙여진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자.</p> <p dir="ltr"> </p> <p> </p> <p dir="ltr">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한 경제학자가 한 말을 떠올려보면 도움이 될까? “길게 봤을 때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는다.”</p></div>
월, 2019/02/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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