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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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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0]

익명 (미확인) | 수, 2015/09/02- 19:41

 

청년 '장그래', 이대로는 완생 못한다

청년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연대 책임을 확보해야

 

이상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언론 지상에 '고용 절벽', '고용 크레바스'라는 신조어가 자주 나오고 있다. 이런 단어가 유행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현실이 사실을 반영하고 보수 언론이 이를 부풀리기 때문이다.

 

명목실업률이 10%, 실질실업률이 30%를 넘어서고 청년 '니트족(NEET족,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165만 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청년 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고용 위기 상황을 초래한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주목하는 구조적 요인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에서 노동자 간 격차와 차별을 조장하는 노동 시장의 이중화와 산업 관계의 불공정성이다. 또한 고학력 노동력의 과잉 공급과 필요 노동력에 대한 기업의 과소 수요가 맞물리면서 청년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노-사-정은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지만, 그 해법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처방을 내놓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문제를 바라보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정부의 처방전 내용들 또한 근본적 해결책이 없는 '땜빵'에 불과하다. 정부가 약속한 20만 개 일자리 중 대부분은 실제 '채용'이 아니라 '기회'일 뿐이며, 공공 부문 4만 개 일자리는 '새로운' 일자리가 아니라 퇴직자를 '대체하는' 일자리이다. 연간 540만 원에 불과한 고용보험기금 지원금으로 대기업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세대간 상생고용 지원제도'는 실효성 자체가 의심스러운 어불성설이다. 그러면서도 청년고용 절벽을 방치한 장본인인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주범으로 강성노조를 지목하고 정규직 조직노동자가 청년고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논리로 세대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 누가 청년을 고용 절벽으로 내모는가)

 

임금 피크제의 도입과 중소기업 인턴 지원금으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중장기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의 사회적 기반과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 35 노동 시간과 4일 근무제의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전 국민 고용 보험제 등과 같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노동 시장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사회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 친환경·생태 관련 에코 산업은 물론, 교육 및 직업 훈련 등 인적 자원 개발에 대한 사회 책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고용 친화적 산업 정책을 통해 한국형 '뉴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중장기 정책 대안으로 당면한 고용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는 없다. 법정 정년 60세 연장으로 인한 고용 흡수력 약화, 그리고 베이비붐 자녀 세대의 사회 진출이 봇물 터지듯 되는 향후 5년간 청년 일자리의 수급 상황은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정설에 가깝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반문해보아야 한다. 고용 절벽 앞에 서 있다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성세대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비용 분담의 원칙에 따라 '일자리 연대' 사회 협약을 체결하는 데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2004년 이후 '청년 취업 예정자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국가 협약을 체결하여 매년 5~10만 개 추가적인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낸 독일의 경험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고용 위기, 아니 고용 절벽이라는 용어가 난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 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이 기성세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일자리 연대' 사회 협약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설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사례를 참고로 하여 구상해본다면 향후 5년 동안 매년 10만 개 청년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정 3자가 각각 임금 조정, 고용 창출, 예산 증액 방식으로 '10% 추가 재원'을 마련하여 초기업적 차원에서 청년 희망 일자리 기금을 조성할 수 있다. 이 기금을 통해 청년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에는 지원금을, 목표치를 지키지 않는 기업에는 부담금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청년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연대 책임을 확보하면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보완 조치들은 정부가 준비해야 한다.

 

이와 같이 기성세대의 일자리 연대를 통해 노-사-정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미생으로 머물러있는 장그래를 '완생'시킬 수 있는 사회적 합의 또한 가능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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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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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근거도 없이 100만원 넘은 입학금
미취업자를 더욱 서럽게 만드는 졸업유예 등록금

 

입학금·졸업유예제 개선 고등교육법 개정안 청원 제출
입학금은 실비만 징수 · 졸업유예 등록금 강제 금지하는 내용 담아

 

 


1.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산정근거 없이 계속 인상되고 있는 입학금과 미취업자에게 부담을 안기는 졸업유예 등록금 강제를 개선하는 고등교육법 개정 법률안을 청원 제출(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소개)합니다. 대학과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편법적으로 비용을 강제하는 입학금을 즉시 폐지·인하하고, 졸업유예제 등록금 강제를 중단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야 할 것입니다.

 

2. 최근 대학생들에게 입학금은 커다란 부담감으로 와 닿고 있습니다. 고려대와 동국대는 입학금을 100만원 넘게 받고 있습니다. 전국의 4년제 사립 대학교 134 곳 중 입학금을 90만 원 이상 받고 있는 학교는 37개(27%), 70만 원 이상은 108개(80%)에 달합니다.

 

3. 우리나라 대학들의 입학금 수준은 미국, 중국 대학과 비교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수업료가 상당히 비싸다고 알려진 미국의 IVY 리그 명문대라 하더라도 입학금이 연간 수업료 대비 2%를 넘지 않고, 중국의 명문 대학들도 3% 내외를 넘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일부 대학은 14%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4.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과도한 입학금의 용도와 산정 근거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홍익대학교 2015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학생위원 측이 입학금 산정 근거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학교 측 위원이 “관련 법규는 없다.”라며“신입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여러 가지 유무형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입학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 홍익대학교 측은 아무런 산정근거도 없이 입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입학금 이라는 단어에서 보이듯이 입학 관련 사무에 필요한 비용으로 충당하고 그 남는 비용은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한데도 아무런 산정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입학금을 정해두고 있는 것입니다. 홍익대는 입학식·신입생의 전산등록·학생증 발급·학교 안내 책자를 지급하는데 정말 신입생 1명당 99만6천원이나 든단 말입니까?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학교 측의 태도는 홍익대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일반적인 풍토인 것입니다.

 

6. 한편, 졸업유예제 또한 편법적으로 학생들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수단입니다. 대학 9학기 이상 재학생들은 2014년 12만 명에 달하고 이중에서도 취업이 안 되서 부득이 졸업유예를 한 학생만도 2만 5천명에 달합니다. 미취업을 이유로 졸업유예를 한 학생들이 낸 졸업유예 등록금 규모만 해도 56억 원이나 됩니다.

 

7. 대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당당히 진입하여 기술을 연마하고 숙련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취업난으로 인하여 대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그 청년을 더욱 배려해주고 원활한 사회 진입을 위하여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은 학생들의 미취업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의 어려움을 틈타 졸업유예 등록금 납부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졸업유예 제도를 실시하는 대학 중에서 등록금 납부 강제 대학이 2013년 35.5%에서 2014년 62.2%로 늘었습니다.

 

8. 이러한 대학들의 졸업유예 등록금 납부 강제에는 교육부도 그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 중 재학생을 기준으로 교육환경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졸업유예생들도 재학생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불이익을 피하고자 졸업유예생들에게 등록금 납부를 강제하여 졸업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연쇄적인 피해를 막으려면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평가 할 때 졸업유예생 산정으로 인한 불리한 지표 반영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9.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최근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커다란 부담이 되어버린 입학금과 졸업유예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의 소개로 청원 제출합니다. 입학금 개선 법안은 입학금의 운영이 학교 일반 회계에 산입되어 구체적인 입학 실비를 가늠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입학 관리에 소요되는 실비 상당액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였습니다.졸업유예제 개선 법안은 졸업이수학점을 취득하고 수업을 수강하지 않는 학생에게 대학교가 등록금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평가 등 학교 지표를 평가할 때 졸업유예 학생의 유무가 불리한 지표로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10.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교육부와 대학 측에 입학금 폐지 또는 인하와 졸업유예 등록금 강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캠페인 및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며 특히 청년참여연대는 입학금의 산정근거와 지출내역이 어떻게 되는지 대규모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할 것입니다. 끝.


▣ 별첨자료 
1. 입학금 개선 법률안(고등교육법 개정안)
2. 졸업유예제 개선 법률안(고등교육법 개정안)
3. 2015년 대학 입학금 현황 (출처 : 대학교육연구소)

수, 2015/11/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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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도입의 함의와 쟁점 1)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들어가며

 

한국 아동의 삶이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다. 2013년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의하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동이 직접 평가한 삶의 질이 한국의 경우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아동 삶의 질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지표인 10대의 자살률도 심각한 수준이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이 OECD 1위인 것은 사실과 다르지만2) 사안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10-19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인 점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서도 아래 <그림 2-1>에 정리된 바와 같이 십대 청소년의 자살률은 2013년 기준으로 10만 명 당 8.2명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1990-2013년까지의 청소년 자살 자료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전세계적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은 1990년 6.1명에서 2000년 6.4명, 그리고 가장 최근 자료인 2013년에는 8.4명으로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아동이 매우 현실적인 삶의 위기를 일상적으로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아래 <그림 2-2>에 제시된 바와 같이 OECD 평균 가족지원정책에 대한 공적지출이 2011년 현재 2.55%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OECD 전체 국가들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최하위 수준인 1.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가족지원 정책에 대한 공적 지출은 그 총량에서뿐만 아니라 지출구조에 있어서도 다른 국가들과 상이한 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지원 정책은 세제혜택, 사회서비스 제공, 그리고 현금 급여 등의 급여 방식을 채용하며 이들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아동수당과 같은 현금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적으로 전체 가족지원 공적 지출금액의 약 53%를 이루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현재 OECD 최하인 4%에 불과한 반면 사회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지출규모는 역시 OECD 최고 수준인 77%에 이르고 있다 (OECD 평균 37%). 이와 같은 극단적인 수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가족지원 정책이 그 총량 차원에서 매우 빈약할 뿐만 아니라 공적 지출의 구조면에서도 매우 불균형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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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현재 제도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아동수당에 대해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도입의 의의 및 기대효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아동수당과 복지국가 - 아동수당의 정의와 필요성

 

아동수당(children’s allowance; child benefit)은 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개별 아동을 기준으로 가족에게 지급되는 급여로 가족수당(family benefit; family allowance)이라 불리우는 경우도 있다. 아동수당은 아동에 대한 양육을 조건으로 별도의 자격여건에 대한 조사(means test) 없이 양육비(의 일부)를 급여의 형태로 보호자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가족이 아동을 양육하면서 성공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아동수당 제도는 아동의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정책으로서 아동정책 및 가족 정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이다.

 

아동수당의 개념은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부양자녀가 있는 피고용인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제1차 및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아동수당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확장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아동의 복지를 향상할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아동수당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뉴질랜드는 1926년 아동수당을 최초로 도입한 국가가 되었으며, 초기에 유럽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도입되다가, 1949년에 영국, 핀란드, 프랑스, 독일, 캐나다를 비롯한 27개국으로 확산되었고, 1967년에 65개국, 그리고 2006년 현재 전 세계 92개 국가가 어떤 형태로든 아동수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수당의 도입과 시행은 서구 복지국가의 발전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구 복지국가의 이론적 기반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베버리지는 아동수당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아동 양육에 대한 국가지원의 보편성과 보장수준은 아동 양육에 대한 해당 복지국가의 책임분담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럽의 많은 복지국가들은 일찍이 아동을 키우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아동수당이나 가족수당을 지급해오고 있다. 아동수당은 아동을 다음 세대 노동력으로써 사회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지국가의 주요 기초생활보장 정책의 차원에서 보편적으로 제공되어 왔다. 

 

아동수당의 도입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동수당이 노령, 의료, 실업, 산재 연금과 더불어 5대 사회보장 프로그램 중 하나이면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1차 분배의 실패에 대한 노동 계급의 리스크 보호라는 특징이 약하다는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3) 아동수당이나 가족수당은 그 도입부터 아동의 기초생활보장이라는 정책적 측면과 더불어 ‘가족 부양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남성 생계 부양자에 대한 공적 부조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를 수급자로 정했다는 점에서’ 4) 가족 수당은 가족 내에서 행해지는 무급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성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5) 영국에서 가족수당의 도입을 위한 사회 운동이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주도된 점은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 6) 

 

아동수당제도의 필요성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자녀양육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보조함으로써 아동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보장한다는 아동권리 실현의 측면이다. 둘째, 자녀가 없는 가구에서 상대적으로 지출비용의 규모가 큰 자녀가 있는 가구에로의 소득 이전을 통해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아동이 있는 가구에 대한 보편적 소득보장의 제도적 특성에 따라 빈곤가구 위주의 선별적 정책에 비해 사회통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여성의 무급 돌봄 및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통해 여성지위향상의 의미가 있다. 다섯째, 자녀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강조에 따른 출산율장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오랜 전통과 다양한 도입 배경 및 효과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가지고 있는 아동수당은 20세기 후반 서구 복지국가의 위기를 겪으면서 일정한 부침을 경험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아동의 건강하고 안전한 발달과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운용되고 있다. 아동수당을 시행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동양육이라는 조건 외에 소득이나 기타 사항에 대한 고려없이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이 사회부조적 성격이나 고용연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국가별 아동수당의 사례를 좀 더 자세히 고찰하고자 한다.

 

타국가의 아동수당 사례

 

아동수당 제도는 급여자격요건, 재원조달 방식, 지급기간, 재정 지원 규모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재정부담에 있어서 국고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주와 국가가 공동분배하는 방식의 활용도 상당수 국가에서 발견된다. 지급대상 아동의 연령과 대상아동 구분의 측면에서는 최저 15세에서 최고 19세까지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첫째 자녀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프랑스의 경우는 둘째 자녀부터 지급함으로써 아동수당의 출산장려 성격을 강화한 점이 특징적이다. 급여수준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첫째 아이의 경우 아동 당 최소 약 $120에서 많게는 $200불이 넘게 지불하고 있다. 

 

한국 기존 정당 및 제도정치권내 아동수당 정책 논의 현황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의원은 연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정(기초생활보장법 기준 중위소득의 2배)의 만 0~12세 아동 554만 명에 대해 연령에 따라 10만 원~30만 원을 차등지급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셋째 이상 가구는 소득에 관계없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금 대신 거주지 주변 골목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다르지만 대상 아동이 많은 만큼 연간 15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의원은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통합세(아동수당세법) 도입을 주장했다. 아동수당법과 마찬가지로 아동수당세법을 대표발의 한다는 계획이다.

 

아동수당세법은 목적세로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과표 200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 상속세와 증여세, 개별소비세 중 사치품목에 대하여 일정비율만큼 아동수당세를 부과한다는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약 8.5조 원에서 9.5조 원의 재원이 마련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개인들에 대해서는 초고소득층의 불로소득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 상속세는 전체 상속자의 2%, 증여세는 증여자의 46%만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상위 10%의 실효세율은 18%~22%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속과 증여에서 일정 부분을 아동수당세로 부과하자는 주장이다.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하여 김병관 청년 최고위원은 “현재 51개국은 기업이 아동수당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적정인구와 활발한 소비가 뒷받침 되어야 내수가 활성화되고, 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아동수당정책이 곧 친기업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국민의당 워크숍에서 현재의 보육체계를 유지한 채 0세~만 6세 미만 아동 약 274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는 무관하게 월 1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보육·육아 학비지원, 가정양육수당 등 기존 제도는 현재대로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3조 3,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국민의당은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정의당

정의당은 지난 2016년 9월 20일 심상정 의원의 국회 대표연설에서 기본소득의 부분적 실시를 제안하면서 0-5세 아동에 대한 기본소득 제공을 포함하였다. 그러나 원칙적 수준에서 제안하였을 뿐 구체적 지급액, 지급기준, 재원 마련과 관련한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기타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발표안)는 만 0~15세 아동 770만 명을 대상으로 기본급여로 월 30만 원, 추가로 소득 하위 50% 이하 만 0~6세 아동에게는 월 15만 원의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소요 재원은 무려 연간 27조 2,700억 원(기본 아동수당 25조 3,000억 원, 추가 지원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이봉주 교수는 재원 조달 방법으로 보육예산(13조 원)을 활용하고 부족분은 특수목적세를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대신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보육 · 육아 학비지원, 가정양육수당 등 기존 제도는 아동수당으로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동수당 관련 쟁점들

 

아동수당과 출산율

우리나라에서 아동수당과 관련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간에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라도 아동수당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으로서의 아동수당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일관된 근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7) 아동수당이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당연한 얘기지만 인구정책으로서의 아동정책에 대해 국내 자료를 이용한 실증적 논의가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이와 관련한 논의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기존의 연구들 중에는 아동수당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있는 반면 8) 다른 연구들에서는 가족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출산율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어있다. 9) 이렇게 일치되지 않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로부터 다음의 사항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동수당이 보편적인 수준에서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의 유의미성은 별도로 논의하더라도 아동수당이 계층에 따라 다른 수준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Riphahn & Wiynck (2016)은 아동수당이 상대적으로 고수입 부부들이 둘째 아이를 낳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10) 또한 Gonzalez (2011)는 아동수당이 전반적으로 출산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산모가 출산후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연장함으로써 가족의 안정성과 전반적 안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11) 

 

이상의 논의들은 주로 이미 아동수당을 도입 및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아동수당의 급여액을 조정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동수당 도입을 최초로 시도하는 우리나라의 맥락에서 던지는 함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아동수당의 도입을 출산율 제고를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동수당과 기타 보육정책과의 관계

우리나라의 경우 무상보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보육료지원정책과 가정양육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제도의 목적에서부터 수급 대상에 이르기까지 아동수당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이지만 가정양육수당의 경우는 0-5세라는 제한된 연령층에 한해 보편적인 아동에 대한 현금성 급여라는 측면에서 중복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동수당의 도입과 더불어 기존 무상보육 정책은 어떤 식으로든지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동일한 현금성 급여인 가정양육수당제도는 아동수당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육정책의 경우 보육의 공적 책임성 강화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를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과 유치원의 획기적 확대, 보육 및 유아교육 종사자의 신분강화 및 처우개선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되, 보육료지원의 경우는 도입되는 아동수당의 수준에 따라 지원의 규모와 성격(전면 무상 vs. 차등형 지원)에 있어서 조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육정책의 측면에서 아동수당의 도입과 관련하여 한 가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아동수당의 도입이 우파적 기본수당 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기존의 공적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를 해체하고 보육과 같은 주요 사회서비스를 시장에 맡기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12) 이와 같은 주장은 결국 보육의 공적 책임성 강화를 통한 서비스 질의 개선이라는 주요한 정책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육시장의 공급자 중심성을 강화함으로써 시장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아동수당 도입의 정책적 효과성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기타: 지급기준 및 방식, 급여지급대상, 적정급여액의 문제

지급방식의 측면에서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소득이나 기타 사항에 대한 고려없이 (no means test)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이 사회부조적 성격이나 고용연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아동인권보장, 사회통합, 여성인권향상 등 아동수당의 정책적 기대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급여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여지급대상의 측면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의무교육연한에 해당하는 시기까지를 급여지급기간으로 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경우 중학교 졸업시기인 만 15세까지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 교육의 특성상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아동들이 학교를 다니는 점과 이시기에 사교육비 등 양육비용 부담이 급증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학교에 다니는 아동에 대해 선별적으로 만 17세까지 지급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적정급여액의 경우 국가별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가족급여의 지급수준을 아동 1인당 임금의 3%로 권고하고 있다. 13) 이와 같은 권고액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 264만원의 3%인 약 8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반면 2006년 OECD 국가의 아동수당 규모는 아동 2명 가구를 기준으로 총소득 대비 7.7%, 가처분소득 대비 9.3%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2015년 우리나라의 경우에 적용하면 대략 아동 1인당 약 16만원에서 20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14) 이 외에도 소득공제제도, 비과세감면제도, 근로장려세제 등 기존 아동부양가구에 대한 소득보장정책과 병행할 것인지, 대체할 것인지, 아니면 보완적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1) 이 원고는 ‘양극화와 저출산 해소를 위한 토론회: 아동수당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어줍니다. (2016. 10. 26.)’에 발표한 필자의 발제문을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6740
3)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4)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5) 윤홍식송다영김인숙. (2011). 가족정책: 복지국가의 새로운 전망. 공동체.
6)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7)  Riphahn, R.T., & Wiynck, F. 2016. Fertility effects of child benefits. CESifo Area Conference. Munich, Germany.
8)  Gonzalez, L. 2013. The effect of a universal child benefit on conceptions, abortions, and early maternal labor supply, American Economic Journal: Economic Policy, 5(3), 160-188.;  Cohen, A., Rajeev D., & Romanov, D., 2013, Financial Incentives and Fertility, Review of Economis and Statistics 95(1), 1-20.; Milligan, K., 2005, Subsidizing the stork: new evidence on tax incentives and fertility,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87(3), 539-555.
9) Crump, R., Goda, G. S., & Mumford, K. J., 2011, Fertility and the Personal Exemption: Comment, American Economic Review 101(6), 1616-1628.; Baughman, R., &  Dickert-Conlin, S., 2009, The earned income tax credit and fertility, Journal of Population Economics 22(3), 537-563.
10) Riphahn, R.T., & Wiynck, F. 2016. Fertility effects of child benefits. CESifo Area Conference. Munich, Germany.
11) Gonzalez, L. 2011. The effect of a universal child benefit. Barcelona GSE working paper series 574.
12) Murray, C. (2016). In our hands: A plan to replace the welfare state. Washington, DC: The AEI Press. 
13)  최성은 외. (2009). 아동수당 도입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4) 최영. (2016). 한국형 아동수당제도 도입방안. 양극화와 저출산 해소를 위한 토론회-네번째, 국회.

 

목, 2016/12/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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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②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01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친구들하고는 연락이 잘 안 돼요.”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의 한 공공기관 총무팀에서 일하는 20대 중반 남성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반 년 넘는 인턴 기간을 거쳐 어렵사리 정규직 자리에 채용돼 2년째 일하고 있는 그에게 “대학 친구들 중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도 많은가?”하고 물었을 때, 그는 “그럼요.”라고 바로 답했다.

“요즘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 자체가 드물어요. 일단은 계약직으로 시작해야 하는 데가 워낙 많다보니까 그 전까지는 ‘비정규직 취업’을 생각도 안 했더라도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문제는 언제 정규직으로 전환될지 기약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게 취업한 친구들이 직장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솔직히 그런 것 묻기도 껄끄럽고 해서 잘 안 만나게 된다.”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이 하나의 사회 계층이 된 것 같은 풍경이다.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을 원한다”는 구직자들

취업 포털 ‘커리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 여부를 더 중요시한다. 2010년 1,200여명의 구직자에게 “대기업‧공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벤처기업 정규직에 모두 합격했다면 어느 쪽으로 취업하겠는가?”를 묻자 77.4%가 중소‧벤처기업 정규직을 택한 것이다. 그 이유(복수응답)는 ‘고용 안정이 중요해서'(64.4%), ’정규직의 대우가 좋아서‘(38.1%), ’발전 가능성이 커서‘(22.5%) 등이었다.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이 어떤 의미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규직’이라는 건 법적인 개념이 아니다. 언론에도, 정부 정책에도, 대통령 후보 공약에도 늘 등장하기 때문에 실체가 분명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정규직’이라고 명실상부하게 알려진 곳조차 일자리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02

이 이야기를 제대로 해 보기 위해 세 명을 만났다. 드라마 ‘송곳’, 영화 ‘카트’의 실제 배경인 2007년 홈에버 대량 해고 사태 때 노조 사무국장이었던 홍윤경 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직선교센터 사무국장,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청년 일자리 실태를 알기 위해 지난 6~8월 20~30대 여성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활동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의 구분으로 고용 현실을 바라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정규직을 달라면 ‘무기계약직’을 받는다

“2007년 파업 당시에 홈에버 정규직 초임 연봉은 1,500만원, 비정규직 연봉은 1,000만원이었어요. 8년 전이긴 하지만, 업무 강도에 비해 분명히 낮은 수준이죠. ‘비정규직 해고하지 말고 정규직 전환하라’고 512일 파업한 끝에 전환이 되긴 됐는데 ‘무기계약직’이었어요. 연봉은 100만원 올라서 1,100만원이 됐죠.”

2007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2년 이상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 기존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대거 해고하려던 홈에버는 결국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긴 했지만 ‘그대로’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환해줬을 뿐이다. 그렇지만 “정규직 전환이 안 됐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무기계약직’을 발명한 건 은행권이었다. 우리나라 은행 직제에는 ‘창구직’이라고도 불리는 직군이 있어왔다. 97%가 여성이었고, 종합직 행원과는 승진‧임금 등에서 분명한 차별이 있었다. 이에 대해 2004년 서울지방노동청 고용평등위원회가 남녀평등고용법에 저촉된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에서 제일 먼저 ‘무기계약직’을 만들어냈다.

03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에 ‘무기계약직’을 들이밀 수 있는 이유는, 정규직은 법적으로 ‘기간에 정함이 없는 고용 계약’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기계약직’은 법적으로는 ‘정규직’과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무기계약직은 분명 정규직과 다르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말하자면 부서 통폐합과 같은 이유로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존 정규직에 비하면 분명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 은행 창구직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 임금‧복지혜택‧승진 등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비정규직에 더 높은 임금을 준다면?

홍 사무국장은 “기업에 필요한 지속적인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는 게 맞다”는 기본 입장 만큼은 한결같지만, 여러 사업장의 고용 현실을 접한 뒤로 “정규직‧비정규직의 문제가 핵심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노동자를 쉽게 쓰고 쉽게 버리겠다는 기업의 입장이 근본적인 문제죠. ‘고용안정’이 그렇게 부담스럽다면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임금을 더 주거나, 최소한 정규직과 동등하게 주면 됩니다. 그 정도 비용을 들인 만큼 ‘고용안정’을 줄인 효과를 거두면 되니까요. 그런데 기업은 부담도 줄이면서 임금 비용도 아끼고 싶어 해요. 그게 문제인 거죠.”

04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정규직과 대비되는 이유는 고용불안만이 아니라 임금과 복지혜택 차등, 그리고 마치 낮은 신분 계층인 것과 같은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사무국장은 “만일 정규직이 아닌 경우에 임금을 더 준다고 하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고 했다. 임금은 ‘노동력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은 그렇게 하지 않죠. 여러 직군으로 분리하면 통제하기가 더 쉬우니까요.”

홍 사무국장이 ‘정규직’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하청업체와 영세 사업장들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다. 하청업체는 납품 물량이 없으면 일을 쉬면서 기다려야 하고, 물량이 몰리면 철야도 해야 한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도 안 된다. 회사가 4대 보험을 들여 주려고 해도 노동자가 마다하는 경우도 많다. 임금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정규직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중요”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의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정규직‧비정규직에 과도한 의미가 부여된 것이 맞다”고 했다.

“노동권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운동이 10여 년 이어지다 보니 ‘정규직은 괜찮은 일자리고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한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임금과 고용안정의 측면에서 보면 정규직 여부보다는 기업의 규모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청년유니온은 그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라고 할 만한 대기업‧금융기업‧공기업 등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런 자리조차도 빠르게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05

청년유니온이 지난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2015 청년착취대상’을 수여한 롯데그룹 사례를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엿볼 수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207개의 온라인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평균 시급이 최저임금(2015년 기준 5,580원)에 근접한 5,907원이었고, 평균 월급은 103만원에 불과했다.

“기업을 쪼개고 사업장을 쪼개서 직원을 각각 채용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엄연히 ‘롯데그룹’에 돈을 벌어주는 사업장인데도 직원들은 10개월 단위 고용으로 퇴직금을 못 받거나,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을 받거나, 심지어 주 40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모두 기업이 노동력을 ‘비용’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죠.”

SC은행은 최근 전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신입사원을 뽑겠다지만 정규직이 아니다. 완전연봉제를 적용받고 기존 정규직과는 승급‧권한에 차등이 있는 ‘전문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몇 안 되는 안정된 직장인 은행마저도 이렇게 ‘정규직’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뒤 여간해서는 정규직을 뽑지 않는다. 평균 연령이 40대가 넘어간 곳도 적지 않다.

06

김 위원장은 “이미 정규직이라는 예전 기준 그대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면서 “그러나 좋은 일자리의 기준은 분명히 존재하고, 필요하다”고 했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고용안정성과 임금, 존중이 있는 문화, 성장 가능성 등을 갖춰야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이 나온다면 ”몇 개를 만드느냐?“고만 묻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떤 일자리냐?’고 물어야 합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직장 아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화동가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해도 배겨내지 못 하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청년 일자리 실태 파악을 위해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뒤 류 활동가는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여성에게는 말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한 것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였어요. 일단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도 생활할 수준이 돼야 하겠지만, 업무가 명확하지 않거나, 보조적인 업무만 맡기거나,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차별을 당해야 한다면 일자리에 만족할 수가 없는 거죠.”

호봉제가 없어지고 완전연봉제가 보편화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연봉이 어떤 수준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였다. 인터뷰 대상 중에서 기업 인사팀에 근무했던 여성은 “본인들은 모르고 있지만 같은 경력에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여성들이 연봉 200~300만원, 심하게는 500만원을 적게 받는다”면서 “연봉 테이블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회사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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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활동가는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불이익은 물론이고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에 도리어 더 불이익을 받은 경우들도 있지만 사내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을 길이 없다”면서 “이런 직장에서 단순히 대기업 정규직이라고 만족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에 직면한 사람들은 더 많다. “대기업‧정규직이면 됐지, 뭘 더 바라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긴 하다. 이에 대해 류 활동가는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좋은 학교를 나왔고, 외국어 능력 등이 있는 청년에게 대기업‧정규직으로 가는 좋은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그마저도 좋은 직장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서 추진하는 ‘저성과자 일반해고’ 도입에 대해서 류 활동가는 “저와 상담했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저 같은 사람은 바로 잘리겠네요”라고 하더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저성과자‘라는 낙인 하에 잘려 나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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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노동법 개정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

위에 언급한 SC은행 희망퇴직에는 꽤 많은 신청자가 몰려서 경쟁률이 높다고 한다. 최대 60개월분까지 특별퇴직금을 주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또 다른 사정도 작용한다.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명예퇴직‧희망퇴직 제도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기업이 정규직 직원을 해고하고 싶을 때, 명백한 징계 사유가 없다면 목돈을 일시에 주는 명예퇴직‧희망퇴직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썼지만,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가능해지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한 은행원은 “예전에는 명예퇴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다른 꿈이 있어서 그만뒀다’고라도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저성과자로 찍혀서 쫓겨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지금의 5대 노동법 개정 현안에는 일자리의 질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결부돼 있다. 취업규칙 변경이 쉬워지면 직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수 있고, 통상임금 범위가 좁혀지면 연장근로수당도 줄고, 퇴직금도 줄어든다. 연장수당이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시간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일이 회사를 고발하지 않는 이상 노동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수당으로 나가는 비용의 압박뿐이기 때문이다.

취업규칙 변경 기준 완화로 호봉제는 더 빨리 사라지고 완전연봉제는 더 빨리 정착될 것이다. 노조 조직률이 낮은 우리 환경에서 완전연봉제가 확산되면 개인이 임금인상을 위한 협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월급 200만원이 안 되는 근로자가 48.3%에 달했는데, 여기서 더 정체된다면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이 되어갈까?

09

“어떤 일자리냐?”고 물을 준비 됐을까?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고용보호지수는 22위로 OECD 34개국 중 하위권이다. 2015년 온라인 취업정보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정규직 직원 중 82.2%가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는 2006년 45.2%에서 대폭 높아진 것이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늘 ‘정규직 과보호가 문제’라는 말이 들려온다. SC은행에서는 “당신이 나가야 청년을 (계약직으로나마) 고용한다”는 사내 방송이 나온다고 한다. 나름대로 노력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사회의 죄인이 된 분위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에 매달려 온,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갖은 스펙을 쌓아 온 많은 젊은이들은 그나마도 좋은 직장이 뭔지 경험해 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고용에 대한 정책은 계속 나온다. 선거철이 되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냐?”고 물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희망제작소는 이 연재 시리즈와 설문조사를 통해서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찾아 가려고 한다. 다음 회부터는 노동시간‧임금‧삶과의 균형‧존중 등 세분화해서 ‘좋은 일자리’ 기준을 탐색하려고 한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와 종합해서 ‘좋은 일자리’의 상(像)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그래야 “이런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수, 2015/12/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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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 개최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12/18 저녁 7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2015 공익제보자의 밤 및 의인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마무리 단체사진

 

2015년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는 충암고등학교의 급식비리 사건을 제보한 충암고 교사(익명 대리수상),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센터인 ‘다시함께 상담센터’ 센터장의 보조금 유용 등 회계비리를 제보한 ‘다시함께 상담센터’ 전 직원 김동은씨, 이기환 전 소방방재청장의 부당한 인사개입 문제를 신고한 심평강 전 전북소방본부장, 하나고등학교의 입시부정 사건을 제보한 전경원 교사 등 4명의 공익제보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전달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의인상 수상자, 국군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 고발 후 20여년 만에 자리를 빛낸 윤석양 씨를 비롯해 약 100여명의 공익제보자 및 내빈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본 2015 공익제보자의 밤 및 의인상 시상식>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응원메시지(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응원메시지(김기식 의원)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응원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김기식 국회의원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축하메시지지(곽진영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곽진영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의 응원메시지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사회(MBC 해직기자 이용마씨)
행사진행을 맡은 참여사회의 편집위원이자 MBC 해직기자 이용마 씨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행사장 풍경
2015년 의인상 수상자를 비롯해 여러 공익제보자들이 참석해 주셔서 자리를 빛냈습니다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반가운 소식(유영호씨)
2015년 공익제보자에게 찾아온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유영호 씨(군산 현대메트로타워 부당설계변경 공익제보자)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반가운 소식(이해관 위원장)
2015년 공익제보자에게 찾아온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이해관 씨(KT 세계7대경관선정 전화투표 비리 공익제보자)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반가운 소식(배현봉씨)
2015년 공익제보자에게 찾아온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배현봉 씨(소년원 인권침해 공익제보자)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반가운 소식(안종훈 교사)
2015년 공익제보자에게 찾아온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안종훈 교사(동구마케팅고 학교비리 공익제보자)

 

 

 

20151218_2015 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오랜만에 자리를 빛낸 윤석양씨
1990년 국군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을 고발한 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윤석양 씨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의인상 수상자 김동은씨
2015년 의인상 수상자 김동은 씨(서울시 산하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센터인 '다시함께 상담센터' 센터장의 보조금 유용 등 회계비리 제보)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의인상 수상자 심평강씨
2015년 의인상 수상자 심평강 씨(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의 부당한 인사개입 문제 신고)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의인상 수상자 전경원 교사
2015년 의인상 수상자 전경원 교사(하나고등학교의 입시부정 제보)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의인상 수상자 충암고 급식비리 제보교사(채이배 회계사 대리수상)
2015년 의인상 수상자 충암고등학교 급식비리 제보 교사(익명수상, 추천인 채이배 회계사 대리 수상)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축하공연(가수 이정열, 손병휘씨)
2015년 공익제보자의 밤과 의인상 시상식을 빛내는 축하공연(가수 이정열, 손병휘씨)

 

 

 

20151218_공익제보자의 밤 & 의인상 시상식_경품추첨1
2015년 공익제보자의 밤 및 의인상 시상식의 새로운 이벤트로 진행된 경품추첨 행사는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이상희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월, 2015/12/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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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X참여연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참여연대와 슬로우뉴스는 2015년 11월 30일 부터 딱 한 달, 더 이상 미룰수 없는  노동개혁이라며 새누리당이 발의한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을 대략 따져봤습니다. 아래 글은, 그 첫번째 글로, 새누리당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안번호 1916866, 이인재 의원 대표 발의, 법안 이름을 클릭하면 법안 원문, 논의 과정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수 차례 쪼개기계약으로 괴로워하다 자살을 선택한 젋은 노동자의 비극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원문은 슬로우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아래를 클릭하세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하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1. 기간제법 – ‘무한상사 3년 인턴’ 현실로 
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2. 파견법 – 노동의 뿌리까지 비정규직으로 
셋,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3. 근로기준법 – 노동부의 평행우주 ‘1주일 = 5일’ 
넷,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4. 고용보험법 – 실업급여가 재취업을 방해한다고? 
다섯,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5. 산재법 – 산재보험보다 사보험이 먼저? 

 

 

[슬로우뉴스X참여연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 1. 기간제법 – ‘무한상사 3년 인턴’ 현실로 

 

무한상사의 ‘그 전 녀석’은 인턴을 3년 반이나 했는데, 현행법 상 쉽지 않다. ‘쉽지 않다’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가 있다.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에 따르면, 사장님은 어떤 노동자와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진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기간을 2년으로 할 수 없다. 어떤 사장님이 법이 정한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한 경우에는 그 비정규직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일상적으로 하는 말로는 정규직으로 보아야 한다. 신문에서 정규직 전환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략 이런 내용이다.

 

‘기간제’란 무엇인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

 

기간제란 무엇인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의미는 맥락에 따라,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정규직’은 법에 있는 표현이 아니다. 법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표현한다. 이런 고용 형태를 우리는 흔히 ‘정규직’이라고 부른다. 비정규직이란 정규직 바깥에 있는 개념이다. 즉, 비정규직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고용 형태다.

 

우리는 정규직이라고 하면 고용, 임금, 4대 보험, 승진 등 여러 가지 노동조건이 당연하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최소한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는 법적 기준은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느냐, 없느냐이다.

 

현행 기간제법 4조 – 기간제노동자의 고용기간 

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1.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2.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5.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6.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②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새누리당은 고용불안이 심각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는 크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많지 않으니 아예 이런 개정안을 발의했다.

 

(1) 35살 이상 노동자는 본인이 신청하면 비정규직 계약을 연장할 수 있고

(2) 법이 정하고 있는 2년 비정규직 사용 기간 안에서 3회를 초과하여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현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분석과 원인과 대책의 관계가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기분’ 탓이다. 기분 전환하는 차원에서 새누리당의 개정안을 하나씩 따져보자.

 

1. 쪼개기 계약

 

쪼개기 계약은 근로계약 기간을 잘게 쪼개서 계약하는 방식으로 근로기간을 2년을 채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현행법에 대한 ‘회피 기술’이다.

 

새누리당 개정안 – 계약기간 연장 관련

4조의2 (근로계약기간의 합리적 설정)

①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업무의 지속성 등을 고려하여 그 기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사용자는 제4조제1항 본문 및 같은 항 단서 제4호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때에는 2년의 범위 안에서 3회를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할 수 없다. 다만,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새누리당은 개정안을 통해 법이 정한 비정규직 사용 기간인 2년 동안 3번 넘게 계약갱신하지 못하게 하고 위반하면 과태료 500만 원을 물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 규정의 실질적인 의미를 ‘해석’하면 이렇다(아래는 ‘예시’).

 

+ 2년 동안 총 (6개월짜리든 뭐든) 계약을 4번 하라(첫 계약 + 3번).

+ 이를 통해 얻을 이득이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잘 챙기시라.

+ 4번 넘는 쪼개기 계약으로 규정 위반하면? 과태료 500만 원 안에서 해결해주겠다.

 

2015년 여름, 현대자동차가 23개월 동안 16차례에 걸쳐 계약을 반복갱신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계약 만료를 통지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려고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 이유에 의한 갱신 거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은 쪼개기 계약이라는 것을 하지 말라는데 새누리당은 개정안으로 답한다. 그나마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이 개정안 규제조차 지키지 않아도 된다.

 

쪼개기 계약을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이유와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이 필요한 기간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노동자가 출산·육아휴직 중인 경우, 이를 대체할 노동자를 고용할 때, 해당 휴직 기간만큼 계약하도록 강제하면 된다. 법의 취지를 생각하면 고용노동부가 사장님들이 법을 잘 지키게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이 제일 좋지 않겠는가 싶다.

 

2. 35세

 

개정안은 현행법의 비정규직 사용 기간인 2년은 유지하되, 예외적으로 35세인 노동자가 근로계약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 다시 2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연장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예를 들면, 35세 노동자가 2년 계약 연장을 신청하고, 37세가 되면) 사장님은 그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령에 따라 합리적인 사유가 있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된다.

 

새누리당 개정안 –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과 ’35세’ 

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생략)

4. 35세 이상(신청 당시 나이를 말한다)인 기간제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근로계약기간의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 이 경우 다시 연장된 기간을 포함한 총 근로계약기간은 4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② 제1항제4호에 따라 연장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사용자는 해당 기간제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다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사용자가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해당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왜 하필 35세일까?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는 합리적인 사유는 무엇일까? 누구도 궁금증에 명쾌한 답을 주지 않는다. ‘백 투 더 유신’에서 그려진 2015년이 지금 우리 모습과 얼마나 비슷한지 모르겠다만, ‘무한상사’는 ‘개정안, 그 이후’의 우리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냈다. 나이 37살에 인턴만 3년 반 하는 상황이 무한상사 밖 우리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5년 11월 24(화) 라디오에 나와 아래와 같이 말했다.

 

“기업들에 2년이 지나면 모두가 정규직이 돼야 한다고 강제할 순 없지 않습니까? 정규직이 되도록 유도를 하고 지원을 하고 그렇게 8년을 시행해왔는데 전환되는 비중이 35세~55세는 8%밖에 안 되더라는 거죠. 그러면 90% 이상에 해당되는 이분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이건 근로자한테 희망을 주는 겁니다.”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는 현행법 4조 2항에도 불구하고 무려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 비율이 낮다면 법에 적어 놓은 대로 정규직 전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한다는 상식적인 판단은 일단 뒤로 하자. 

 

일단, 현실에서 왜 정규직 전환 비율이 낮은지 궁금해 해보자.

 

우선 사장님들이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기간, 무려 법으로 정한 기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미 쪼개기 계약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자격 자체를 얻지 못한다. 새누리당 개정안에 따르면 3회까지 쪼개기 계약이 가능하다. 개정안으로 합법적 쪼개기 계약이 가능한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필요한 기간을 만족할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오겠나?

 

기간과 상관없이 애초에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되는 업종이 많은 것도 문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5세~55세의 전환율이 8%라고 하는데, 현행법은 이미 일정 연령 이상 노동자를 애초에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이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환대상에서 제외한다.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 조항은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수순으로 작동한다.

 

일단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 → 사업 완료를 이유로 계약 해지

 

사업 계획을 쪼개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애초에 제외되는 노동자를 빼고, 남는 노동자 중에 다시 일부 노동자가 조건을 갖춰 정규직으로 전환되니 전환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정규직 전환 비율이 작은 이유는 정규직 전환의 예외가 많기 때문이지,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2015년 여름, 정부는 ‘공공부문 고용개선 상담지원센터’를 만들고,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노동자가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장님 눈 밖에 날까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다.

 

어쩌면 정책의 비현실성은 둘째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노오력’하라고 사장님들을 규율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스스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생명·안전 분야에 대한 비정규직 사용 제한

 

뜻은 좋으나 생명·안전 분야로 규정한 범위도 좁고 예외도 많다. 왜 꼭 여객운송만 생명·안전과 밀접한 업무인지는 알 수 없다.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나마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생명·안전 분야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누리당 개정안 – 생명·안전 분야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④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선박, 자동차, 철도(도시철도를 포함한다), 항공기를 이용하여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 중 국민의 생명ㆍ안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는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⑤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에 따른 안전관리자 및 같은 법 제16조에 따른 보건관리자의 업무에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중규직? 무기 계약직? 

 

2014년 이맘때쯤, ‘중규직’이라는 개념이 크게 회자한 적 있다. 인터넷에서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고 떠들썩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말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정규직의 법적 정의를 생각해보면 정규직 여부는 결국 근로계약 기간, 일상적으로 정년이라고 부르는 고용 기간의 문제이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고 하면서 말한 것도 결국 근로계약 기간이다. 정규직 전환이라고 말하면서 정부가 말했던 것은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그것마저 잘 보장된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임금 등 기타 노동조건은 소위 ‘정규직’ 전환 전 비정규직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말이 중규직이고, 무기 계약직이다.

 

무기계약직은 말 그대로 기한이 없는 근로계약이라는 뜻이므로 정부이나 사장님들은 이를 두고 정규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무기 계약직과 중규직은 모두, 정규직 노동자라고 할 수 없는 제3의 어떤 것일 수밖에 없다. 중규직은 뭘 모르는 사람의 개드립이 아니고 정말 그들이 바라는 어떤 것이다.

 

2014년 9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하던 25살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살했다. ‘노오력’하면 다 될 거로 생각해 최선을 다했다는 이 계약직 노동자는 2년 동안 7차례 쪼개기 계약을 했고, 여러 차례 성희롱과 성추행까지 당했다. 더욱이 2014년 11월 30일 한국일보가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중앙회가 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노동자를 퇴직시킨 것은 결국 ‘부당해고’임이 밝혀졌다. 정확히 일 년 전 일이다.

 

새누리당이 내놓고, 정부가 미는 기간제법 개정안이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

 

1분만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월, 2016/01/1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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