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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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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 열려

익명 (미확인) | 월, 2015/08/24- 11:28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 열려

 

공인에 대한 비판 차단용 악용 우려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심의 권한 확대는 표현의 자유 위축 가져올 것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이 8월 24일(월) 오전 11시 서울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2. 최근 방심위는 인터넷 명예훼손 글을 제3자 신고 혹은 직권으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법률가들이 행정기관인 방심위가 게시물의 명예훼손 여부를 심의하는 것 자체도 위헌적일 수 있고 더 나아가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까지 심의신청을 허용한다면 공인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기 위해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국 법학교수 및 변호사들이 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 반대를 선언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3. 법률가들은 선언문에서, 첫째, 방심위의 통신심의 제도에 반의사불벌죄, 친고죄 등의 형사소추 개념을 적용하여 상위법 충돌을 주장하는 것은 개정의 이유가 될 수 없고, 둘째,사법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명예훼손 심의 권한을 넓히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심대한 침해를 가져오며, 셋째, 특히 이번 심의규정 개정은 공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데에 남용될 위험이 높고, 피해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한 명예훼손 글 심의는 오히려 피해 당사자의 인격권 침해 문제를 야기하는 등의 심각한 폐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4. 이번 기자회견은 박주민 변호사의 사회를 맡고 송기춘 교수(한국공법학회 회장,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양규응 변호사가 참석했다. 끝.

▣ 별첨

- 방심위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반대하는 전국 법률가 선언문

 

<선언문>

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며,

개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 방심위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반대하는 전국 법률가 선언 -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피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신청 또는 방심위의 직권에 의해서 인터넷상 명예훼손 게시물을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개정은 명예훼손 피해가 있는지 여부조차 불확실한 게시물들까지 심의대상이 되게 하고,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 및 정치적·경제적 권력층에 대한 인터넷상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남용될 위험이 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불러올 것이 명백하다.

방심위 측은 ‘명예훼손 등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는 현행 심의규정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죄 및 정보통신망법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 규정상 명예훼손 정보가 ‘반의사불벌’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과 충돌하고 있어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범죄와 형벌을 규율하는 형사법과 방심위의 통신심의를 규율하는 행정법은 그 목적, 주체, 효과가 전혀 다른 법체계로서, 형사절차상 소추조건인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개념이 방심위의 통신심의 제도에 대입될 수 없으며, 법체계상 충돌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정보통신망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도 방심위의 통신심의 및 시정요구 제도와 전혀 다른 별개의 제도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독립된 별개의 기관이며, 방심위의 통신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의 근거법률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3호, 제4호로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2항(방통위의 제재조치)이 방심위 통신심의 제도의 모법이라거나 상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방통위 제재조치 역시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해당 정보로 인하여 피해를 받은 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제재조치를 명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 곧 반드시 형사절차상 ‘반의사불벌’ 개념과 같은 형식으로 운영하라는 것이거나 친고에 의한 심의 개시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고, 결과적으로 피해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제재조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현행 심의규정이 명예훼손 정보의 경우 당사자 측의 신청으로 심의를 개시하고 있도록 규정한 것은, 형사절차와 달리 행정행위로서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통신심의 절차상,해당 사실이 제3자의 신청 등으로 피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되는 때에는 피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정을 개정하여 당사자 의사와 무관히 제3자 신청 혹은 직권으로 명예훼손 글에 대한 심의를 개시하도록 한다면 오히려 개인의 인격권, 자기결정권 등을 더욱 심대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현행 형사법상의 명예훼손죄 역시 친고죄로 개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명예훼손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명예훼손과 같은 불명확하고 사적인 문제에 국가기관이 개입하여 처벌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제약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형사 비범죄화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명예훼손은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법적으로도 성부가 명확한 개념이 아님에도, 사법기관도 아니고 법률가로도 구성되지 않은 방심위가 명예훼손 정보를 심의하는 것 자체에도 위법적, 위헌적 소지는 다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아가 당사자도 아닌 제3자가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도 없이 심의 신청을 남발하게 되는 경우 수사권도 없는 방심위가 명예훼손 성부를 판단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방심위가 이러한 폐단을 고려하지 않고 추세에 역행하면서까지 무리한 법해석을 주장하며 본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순수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글을 제3자가 심의 신청하거나 직권으로 심의를 개시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 결국 이번 개정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자발적이고 막강한 지지, 비호 세력을 가진 공인, 즉 대통령 등 정치인, 연예인, 종교지도자, 기업 대표 등이며, 이들에 대한 인터넷상의 비판 여론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수단으로 통신심의제도가 남용될 위험은 매우 크다. 이들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자유롭게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임에도, 이러한 표현들에 대한 행정기관의 검열 가능성과 권한을 넓히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들을 엄청나게 퇴보시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심의규정 개정 시도는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협임을 선언하며, 이러한 개정 시도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앞으로 방심위의 통신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계속적인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끝>

 

2015년 8월 24일

 

강경선(방송통신대), 강미로(변호사), 강민정(변호사), 강성태(한양대), 강성헌(변호사), 강지은(변호사), 고영남(인제대), 고지운(변호사), 곽경란(변호사), 구관희(변호사), 길기관(변호사), 김가연(변호사), 김경진(변호사), 김광수(서강대), 김기식(변호사), 김기중(변호사), 김기진(경상대), 김남희(변호사), 김다섭(변호사), 김도균(서울대), 김도현(동국대), 김도희(변호사), 김동현(변호사), 김명연(상지대), 김민배(인하대), 김민정(한국외대), 김바올(변호사), 김보라미(변호사), 김상은(변호사), 김선광(원광대), 김선수(변호사), 김선휴(변호사), 김성경(변호사), 김성진(변호사), 김소리(변호사), 김수영(변호사), 김시은(서울대), 김양환(변호사), 김엘림(방송통신대), 김연주(변호사), 김예원(변호사), 김욱(서남대), 김은진(변호사), 김은진(원광대), 김인재(인하대), 김재완(방송통신대), 김재왕(변호사), 김정우(변호사), 김정윤(변호사), 김제완(고려대), 김종보(변호사), 김종서(배제대), 김종철(변호사), 김준현(변호사),김지미(변호사), 김지현(변호사), 김지현(변호사), 김차연(변호사), 김창록(경북대), 김택수(변호사), 김학웅(변호사), 김현승(변호사), 김혜림(변호사), 김희성(강원대), 남준석(변호사),남희섭(변리사), 노승휴(변호사), 류민희(변호사), 문병효(강원대), 문준영(부산대), 박경신(고려대), 박병도(건국대), 박병섭(상지대), 박상식(경상대), 박승룡(방송통신대), 박애란(변호사), 박인동(변호사), 박재승(변호사), 박주민(변호사), 박지현(인제대), 박지환(변호사), 박태현(강원대), 박홍규(영남대), 배영근(변호사), 백좌흠(경상대), 백주선(변호사), 서경석(인하대), 서보학(경희대), 서선영(변호사), 석인선(이화여대), 선정원(명지대), 성기택(변호사), 소삼영(변호사), 손준호(변호사), 손지원(변호사), 송강직(동아대), 송기춘(전북대), 송기호(변호사), 송두환(변호사), 송문호(전북대), 송병춘(변호사), 송석윤(서울대), 송아람(변호사), 송오식(전남대), 송은희(변호사), 신수경(변호사), 신옥주(전북대), 신윤경(변호사), 신평(경북대), 신훈민(변호사), 심재환(변호사), 안진(전남대), 양규응(변호사), 엄순영(경상대), 염형국(변호사),오길영(신경대), 오동석(아주대), 오병두(홍익대), 오상현(성균관대), 유정우(변호사), 윤애림(방송통신대), 윤영석(변호사), 윤영철(한남대), 이강혁(변호사), 이경주(인하대), 이계수(건국대), 이동승(상지대), 이민종(변호사), 이상명(순천향대), 이상영(방송통신대), 이상희(변호사), 이승우(성균관대), 이원희(아주대), 이유진(변호사), 이은수(변호사), 이은희(충북대), 이인람(변호사), 이장미(변호사), 이재승(건국대), 이재정(변호사), 이정민(변호사),이종희(변호사), 이종희(변호사), 이주언(변호사), 이주언(변호사), 이준형(한양대), 이지영(변호사), 이창수(변호사), 이헌욱(변호사), 이호중(서강대), 이흥용(건국대), 이희숙(변호사),임미원(한양대), 임성호(변호사), 임자운(변호사), 임재홍(방송통신대), 임현진(변호사), 장덕조(서강대), 장덕천(변호사), 장영석(변호사), 장유식(변호사), 장주영(변호사), 전윤구(경기대), 전종익(서울대), 정경수(숙명여대), 정남순(변호사), 정민영(변호사), 정병덕(변호사), 정소연(변호사), 정영선(전북대), 정응기(충남대), 정지욱(변호사), 정찬모(인하대), 정태욱(인하대), 정한중(한국외대), 조경배(순천향대), 조국(서울대), 조병규(변호사), 조상균(전남대), 조승현(방송통신대), 조영관(변호사), 조용만(건국대), 조우영(경상대), 조임영(영남대), 조혜인(변호사), 차상익(변호사), 차성민(한남대), 최관호(순천대), 최린아(변호사), 최영동(변호사), 최정학(방송통신대), 최종연(변호사), 최철영(대구대), 최홍엽(조선대), 하희봉(변호사),한가람(변호사), 한경수(변호사), 한상혁(변호사), 한상희(건국대), 한웅(변호사), 한택근(변호사), 허준석(변호사), 황성기(한양대), 황필규(변호사), 황희석(변호사) (이상 20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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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과 해외150여개 시민단체, 미얀마군부 자금줄 셰브론(Chevron)에 배당금 에스크로 요구

POSCO도 슈에가스전 배당금지급 중단해야

국회는 인권침해자에 대한 보이콧제재(sanctions)법률 제정해야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3월24일 150여개 해외시민단체들과 함께 미얀마군부에 자금지원을 하는 에너지 회사 셰브론(Chevron)에 군부지원금의 통로가 되고 있는 미얀마가스오일공사(MOGE)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동결하여 제3의 금융기관에 공탁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발표하였다. 

2월초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시작한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유혈진압이 심화되자 지난 3월11일 UN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이 Myanmar Oil and Gas Enterprise(MOGE)라는 국영기업이 군부세력들에 비자금을 대주고 있다며 군부의 쿠데타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MOGE에 대해 외국정부들이 보이콧제재(sanctions)를 가하여 외국기업들이 MOGE에 재정적 혜택을 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실제로 미얀마정부 2016년기준 전체 수입이 미화 100억불정도였는데 이중 MOGE의 수입은 연 미화 13억불 (2016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며 이 중의 반 정도가 명의가 불분명한 군부세력 소유로 의심되는 계좌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번 공동서한은 MOGE에 가장 큰 이익을 내주고 있는 야다나가스전 합작사업의 대주주이며 주간사인 Chevron에게 소수주주인 MOGE에게 배당금지급을 중단하고 인권침해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에스크로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단법인 오픈넷은 한국기업인 POSCO에도 비슷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요구한다.  MOGE에 큰 돈을 벌어주는 합작사업중의 하나가 슈에가스전인데 이 합작사업의 대주주(51%) 및 주간사는 한국의 POSCO인터내셔널(과거 대우인터내셔널)이다. 2011년에 안다만 해상의 슈에가스전 개발에 성공해서 이 가스를 중국회사인 CNPC가 주도하는 콘소시엄에 판매하여 2013년부터 매년 3-4천억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MOGE의 슈에가스전 사업 지분은 15%이므로 쉽게 1천억원 넘는 돈이 MOGE로 나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실제로 2018년3월까지의 1년 기간 동안 미화 1억9천3백만불이 POSCO인터내셔널에서 MOGE에 지불되었다. POSCO는 슈에가스전 보다 매출은 훨씬 작지만 POSCO강판이 지금 쿠데타의 지도자가 운영하는 Myanmar Enterprise Holdings Limited과도 합작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MOGE와 군부가 관련없다고 주장하며 POSCO를 옹호하지만 MOGE의 계좌에 야다나가스전, 슈에가스전 등 여러 합작사업의 수입이 뒤섞이는데 별도계좌를 운영하지 않는 한 POSCO가 주는 배당금만 모두 정상적으로 국고에 입금되었고 다른 가스개발 배당금만 군부비자금계좌로 들어갔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셰브론 공동서한에도 밝혔듯이 정부도 군부가 장악한 현재 상황에서는 MOGE로 지출되는 금액 전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부가된다. 한국정부는 최근 미얀마와 관련되어 정부차원의 협력중단 및 군용물자 수출허가불승인 등의 조치를 가했지만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였다. 우리나라는 인권을 침해하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보이콧제재(sanctions)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한국은 경제 뿐만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선진국으로서 국제인권을 위해 보이콧제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법제정을 하고 그 첫 사례로서 미얀마 군부세력에 대해 보이콧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수, 2021/03/3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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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경찰은 대통령의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게시한 누리꾼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캡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 뽑고 칸막이 뒤로 가더니 캡이 닫혀 있는 주사기가 나오노”라는 내용 등으로 ‘대통령 부부가 백신 접종 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취지로 올라온 게시글들에 대해 질병관리청이 허위사실 유포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며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역시 종로구 보건소에 백신과 관련한 항의전화와 백신 접종 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등 보건소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아 입건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이 공무와 관련하여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행위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함부로 적용하여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국가가 형벌권을 이용하여 정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려는 반민주적 행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경찰이 백신 관련 의혹제기글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을 이유로 하여 진행중인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위계’란 그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켜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 등 상대방이 직접 이러한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켜 이에 따라 잘못된 행위나 처분을 하여야 성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를 집행하는 보건소 직원 등에 대한 위계가 없고, 이들의 오인이나 착각 및 이에 따른 잘못된 처분의 결과도 없는 이 사건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법적용이자 수사권의 남용이다.  더군다나 백신의 효과 자체에 대한 허위사실이 아닌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표현만으로 국민의 백신 거부나 방역공무의 현저한 방해로 이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이 무리한 법적용일 가능성을 경찰 측도 의식한 것인지, 의료진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투망식으로 혐의를 상정하고 일단 수사를 진행시켜 관련 행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의심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경찰은 ‘올린 글의 표현 내용이 단정적이고 악의적인 부분이 있는 데다, 명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하면서, 관련 보도를 한 방송사 2곳 영상물 등을 분석한 결과 당시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염 가능성에 대비해 ‘주사기 리캡(뚜껑 다시 씌우기)’을 한 것으로 확인했고, 또 방송 영상에서 당시 실제 백신 주사량, 간호사가 냉장고에서 백신을 꺼낼 때 빨간색 계열 보호 캡이 있었던 점 등을 들어 화이자 등 다른 백신과 바꿔치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국민에게 이렇듯 경찰 수준의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의무를 요구할 수는 없으며, 일반인으로서는 주사기 리캡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의혹이라 할 수 있는데, 국가가 이렇듯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에게 사실확인이 없이 단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악의’를 덮어씌워 형사처벌의 위협을 주어서는 안 된다. 방역당국은 위와 같이 확인된 구체적인 정황을 국민에게 차분히 공표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을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성숙한 민주정부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공무에 대한 의혹제기를 공무의 원활한 집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를 씌우거나, 정부 인사의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발, 수사한다면 국민이 정부의 공무 집행이나 국정 운영을 감시하고 비판할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되고 억압될 것이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술을 받고 있었다는 의혹 제기, 해경이 구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 당시 국정원이 세월호의 관리책임이 있어 이를 축소·은폐하려 하였다는 주장, 유병언 회장의 시신 사진을 기초로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글들, 천안함 피로파괴설이나 사드(THAAD)의 유해성을 과장했던 글들 모두 시각에 따라서는 정부의 공무나 공익을 해하는 ‘가짜뉴스’로 단죄될 수도 있는 표현물들이지만, 이러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환경 속에서 진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시스템을 보강, 발전시키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방역 정책의 원활한 진행을 저해할 수 있는 허위정보나 국민의 반응에 대응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이는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이 정부가 가진 막강한 미디어 자원을 활용하여 진실한 정보를 국민에게 더욱 널리 유통시켜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방역당국과 경찰이 국민의 방역, 백신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위협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방식의 대응을 중단하길 바란다. 

2021년 4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4/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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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9273)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익제보 목적의 개인정보 이용·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5와 제28조의7을 개정해 가명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열람권 등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데이터3법의 통과 직후부터 제28조의7의 문제를 지적하고 민병덕 의원실과 함께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개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개정안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로 다음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꼭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개정안의 제안이유와 주요내용에 의하면 “현재 가명정보는 어떠한 경우에도 재식별화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정보주체가 열람권과 정정권 등을 행사하려고 할 때도 재식별화를 할 수가 없어 권리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 있고, “가명정보의 재식별화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가명정보에 대해서는 정보주체의 열람권과 정정권을 제약한 것은 GDPR이 과학적 연구 등 사회적 가치가 있는 연구를 급부로 하여 정보주체의 열람권 정정권 등을 제약하려 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하여 이용된 가명정보”에 대해서만 정보주체의 열람권 등을 제한하고, 다른 목적의 가명정보에 대해서는 정보주체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제28조의7을 개정하면서,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나 개인정보처리자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식별화가 가능하도록 제28조의5를 개정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현행법 제18조 제2항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 제공을 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GDPR과 달리 공익제보의 목적 외 이용 또는 제공을 허용하고 있지 않아 공익제보를 가로막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공익을 위하거나 개인정보처리자의 공무수행에 필요한 경우”와 “개인정보처리자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를 추가하여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또한 오픈넷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다.

현행법에서 가명정보도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가명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열람권(제35조), 정정·삭제권(제36조), 처리거부권(제37조)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큰 침해이다. GDPR에서는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archiving) 등의 목적’을 위해서 이용된 경우에만 열람권, 정정권, 처리거부권 등이 제한되고 있고, 이를 위해 해석상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 즉 열람, 정정, 처리거부 등을 위한 가명정보의 재식별화는 자유롭게 허용되고 있다. 가명처리가 되었다고 해서 과학적 연구 목적 등 이용에 대한 동의요건이 없어짐은 물론 모든 목적의 이용에 대한 열람, 정정, 삭제, 처리거부 등의 권리도 없어진다면 ‘가명정보도 개인정보’라는 GDPR의 대전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정보처리자 입장에서는 가명정보의 재식별화가 예외없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해주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동 조항들에 근거해 가명정보 처리에 관한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를 거부하고 있고, 참여연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7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의 핵심에는 데이터 활용에 기반한 데이터 산업 육성이 있고, 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 기조 하에 2020년 데이터3법의 개정이 급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28조의7과 같이 정보주체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들어오는 등 졸속입법의 한계가 드러났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데이터3법 개정이 이루어진지 1년도 안 되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민병덕 의원안의 내용이 반영된 개정이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국회가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4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글]
[보도자료] 오픈넷·민병덕 의원실, “가명정보 열람권 등 정보주체 권리 보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 (12/7, 유튜브 라이브) (2020.12.01.)
[논평] 오픈넷, EU에 대한민국 GDPR 적정성 평가시 가명정보특례조항에 대한 검토 요구 (2021.03.31.)
[입법정책의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 (2021.02.17.)
[논평] 개인정보보호법 가명화 도입, 입법불비부터 선결되어야 GDPR 수준의 정보보호 할 수 있다. (2020.04.06.)
금, 2021/04/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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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의원은 2020년 12월 ‘정보통신망 이용 또는 제공 계약 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안번호: 2106370)을 발의하였다. 조문 자체는 ‘불합리’, ‘차별’을 금지한다는 미사여구로 이루어져 있으나 결국 입법취지와 조문구조를 살펴볼 때 ‘망이용료’를 법제화하는 세계유일의 법이 될 우려가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입법시도는 망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에 대해 잘못된 정책적 시그널을 보내 최근 불거진 인터넷속도 과대광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속되는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에 반대하며 이와 관련된 웨비나를 5월 18일 오후1시 30분에 개최할 예정이다. (웨비나 참가신청)

한국에서 쓰는 ‘망이용료’라는 개념 즉 망사업자가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들에게 전달한 대가를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데이터전송료’로서의 개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실행된 바가 없다. 2012년에 유럽망사업자연합회가 데이터발신자가 데이터를 받아주는 망사업자에게 전송료를 내야 한다는 발신자종량제(Sending Party Network Pays)규칙의 입법을 국제통신기구(ITU)에 제안했다가 유럽통신규제기구(BEREC)에 의해 신랄하게 비판을 받고 포기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유럽통신규제기구의 2012년 유럽 망사업자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에 대한 답변> 인터넷 상호접속계약은 접속용량의 제공에 대한 것이지 여러 독립된 망사업자들을 횡단하는 데이터 흐름의 단대단 전송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과거 전화망의 음성 트래픽과 달리 데이터는 독점적으로 점유된 네트워크 연결을 통하지 않으며,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특정 데이터 흐름의 성격이나 통행량을 특정하기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그런 식으로 과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상호접속에 대한 과금은 상호접속지점에서 제공되는 용량에 비례해야 한다. 유럽망사업자연합회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은 인터넷의 분산화된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방식에 완전히 반한다. . . 개별 트래픽의 가치나 통행량에 비례한 과금은 현재 인터넷의 과금체계에 대한 과격한 일탈이다.]

2015년 미국 오바마 정부 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명령(Open Internet Order)에서는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미국연방통신위원회 2015년 망중립성 명령, <113문단> 마지막으로, 차단금지규칙은 브로드밴드 사업자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부가통신사업자의 콘텐츠, 서비스 또는 앱이 브로드밴드 고객들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망중립성 명령은 트럼프 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에 의해 취소되었지만 망중립성을 수호하려는 주정부들에 의해 2018년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계승되었고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금지 조항은 3101(a)(3)(A)에 계승되었다(아래 발췌문). 참고로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은 트럼프 정부 때 법무부의  소송합의에 의해 효력정지가 되었다가 바이든 정부 법무부가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현재 유효한 법이다.

[번역: 캘리포니아 2018년 망중립성법 – 캘리포니아 민법 3101조(a)항: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이용자들에게 인터넷트래픽을 전달하는 금전적 또는 어떠한 대가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어느 법조문에도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개념은 없었다. 단,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접속료를 발신자종량제의 형태로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을 통해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전송서비스를 안정화할 의무를 지움으로써 2016년 시행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게 하였다. 이 경우에도 입법취지에서 ‘망이용료’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전혜숙 의원 법안에서 입법취지에서 ‘통신망 이용료’를 명시하면서 ‘통신망 이용 및 제공에 대한 계약’의 변경권한을 규정하였다.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처음 인정하려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징수를 직접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지도록 하였다. 

물론 모든 사인간의 계약은 정부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며 그런 권한의 화신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규제, 담합 예방, 소비자보호 등의 목적으로 계약관계에 대한 시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정부가 나서서 망사업자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우리는 이와 같은 입법흐름과 전혜숙 의원 법안에 반대한다. 첫째,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재정적으로 감당해왔던 망중립성에 정면으로 반한다. 인터넷은 전 세계의 컴퓨터들의 자발적인 연결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누군가 소유하면서 타인에게 이용권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통신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모든 망사업자들이 서로 접속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이웃으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도착지에 가깝게 옆으로 한 칸 전달한다는 약속으로 뭉쳐져 있고 그 약속을 뒷배삼아 고객들에게도 접속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그래서 망사업자가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데이터사용량이 아니라 접속속도(용량)이고 망사업자가 해외의 상위망사업자로부터 구매해오는 것도 접속속도(용량)이다.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를 받게 되면 콘텐츠를 올린 사람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열람하는 것을 항상 두려워해야 할 것이며 인터넷이 열어젖힌 표현의 자유의 세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엄청난 전화비와 우표값을 걱정해야 했던 과거로 퇴보할 것이다. 

망사업자들의 광고비의 혜택을 받는 국내의 다수언론은 외국에서는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내고 있다는 망사업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지만 과거에 극소수에 있었다가 그마저도 거의 없어진 사례들로서 일반화할 수 없다. 특히 어떤 사례들은 전송료가 아닌 접속료를 내고 있는 것(paid peering 사례)으로서 망사업자와 실제 접속을 하는 콘텐츠제공자에게만 적용되고 종량제가 아닌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부가되었기 때문에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라고 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안정화의무법 및 전혜숙 의원 법안은 조문상 망사업자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물론 망사업자간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어서 인터넷이 열어젖힌 전송료 무료의 표현의 자유세상에 재를 뿌리는 것이다. 

둘째, 망사업자들은 이용자들과 계약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책임을 이용자들에게 지고 있고 이를 위해 망설비를 증축할 책임이 있다. 망사업자들은 자신의 데이터센터에서 이용자들 단말까지의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도 있고 해외단말과의 접속에 대해서도 상위망사업자들과의 접속속도(용량)을 어느 정도 확보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정부는 발신자종량제-서비스안정화의무법-전혜숙의원법으로 이어지는 규제를 통해 마치 망사업자들이 망증축 재원을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매우 엄격한 조건으로만 허용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제로레이팅이 폭넓게 허용될 것처럼 홍보하여 망사업자들이 본연의 업무인 인터넷속도보장에 소홀히 하게 만들었다.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전 세계 어디에도 법제화하지 않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더욱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결국 망사업자들은 국내지역 망설비를 확충하여 광고속도를 보장할 의무에도, 상위 망사업자의 접속속도를 확보할 의무에도 소홀히 하게 될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뿌려질 때마다 전송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2021년 5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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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 영상 2편 - 인터넷도 쓰는 만큼 돈을 내야 할까?
망중립성 영상 3편 - 망중립성은 왜 이슈가 되는걸까?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①] 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②] 리턴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1] 5G폰 지금 사지 마세요 – 다같이 빨라져야 합니다
[2] 인터넷은 무료다 – 해외여행에서 만나는 망중립성
[3] 페이스북이 느려지면 누구 책임인가?
[4] 인터넷도 전기, 수도처럼 “쓴 만큼 내는 게” 옳지 않을까?
[5] ‘망이용료’도 없고 ‘역차별’도 없다
[6] 우리나라 인터넷접속료가 파리의 8배, 뉴욕의 5배?
수, 2021/05/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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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티클19 및 SAFENET 포함 24개 국제 인권단체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포한 정보통신부령 “MR5”에 대한 반대 서한을 전달했다. MR5는 전자프런티어재단(EFF)에 따르면 지금까지 나온 인터넷규제법 중에서 최악이라고 한다. (위 서한전달을 위한 교섭을 하는 도중 인도네시아 정부는 시행일자를 5월 24일에서 6개월 연기하였다.)

MR5는 첫째, 인도네시아 내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국내외 플랫폼에 ‘금지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플랫폼 운영자에게 불법정보를 미리 차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플랫폼 운영자가 사전검열(prior censorship)이나 상시감시(general monitoring)를 하도록 강요하여 국제인권원칙의 하나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원리에 반한다.

둘째, 위 ‘금지 콘텐츠’는 “공공의 동요와 무질서(public unrest or public disorder)를 촉발하는(causing) 모든 콘텐츠”로 정의되어 매우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다. ‘금지 콘텐츠’의 정의는 우리나라 기준에서 과잉금지의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모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한다.

셋째, 특히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가 특정 콘텐츠에 대해 “긴급”차단을 요청할 경우 24시간 내에 차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플랫폼 자체가 차단된다. 이 역시 짧은 시간 안에 판단을 내릴 수 없는 플랫폼 운영자가 콘텐츠의 합법성에 무관하게 과잉차단을 하도록 한다.

넷째, 위 플랫폼들이 모두 사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전 세계에서 콘텐츠 제공자 등록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사전등록제는 플랫폼들의 운영권한을 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통제수단이 된다.

다섯째, 위 플랫폼들이 사전등록과 동시에 사용자 정보에 “직접 접근(direct access)” 권한을 정보통신부에 부여해야 하며 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된다. 이와 같은 직접 접근은 아무런 근거 없이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허용하고 특히 영장과 같은 절차적 보호기제를 생략한다. 이는 오픈넷이 주도하여 500여 시민단체들이 연명한 통신감시에 대한 필수성 및 비례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6/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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