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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으로 위치추적…“더 높은 기관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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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으로 위치추적…“더 높은 기관도 사용한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07/30- 20:52

국정원 해킹사건으로 국가기관의 내국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를 수사한다며 법원의 영장 없이 중국에 거주하는 내국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장착해 감시활동을 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찰 지시로 공작원이 장기간 내국인 위치 추적

대공수사 협조자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이상철(가명) 씨는 지난 27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지난 2013년 10월부터 두 달 간 인천해양경찰청 보안수사대 김모 경위의 의뢰를 받아 중국에 체류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의 차량에 중국인을 시켜 몰래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고 동선을 파악해 왔다”고 밝혔다.

범죄 혐의자라도 위치추적기를 사용해 감시하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수사라면 해당 국가의 사법당국에 협조를 얻어 수사해야 한다. 경찰은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임의로 위치추적을 협조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GPS위치추적기는 통신사에 등록해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는 이런 등록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발각되더라도 장치 구매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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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김 경위가 위치추적기 운용 주체를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 했다”며 “김 경위가 ‘만약 위치추적기가 걸릴 때를 대비해 도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놓고, 도주가 안 될 경우에는 끝까지 부인하고, 절대 운영 주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 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위치추적기를 현지 중국인들을 시켜 감시 대상자의 차량 뒷범퍼 안 쪽에 부착했다. 보름에 한 번씩 장치를 떼내 대상자의 동선기록을 확보했다. 누적된 기록은 한국에 있는 김 모 경위에게 보냈다.

그렇게 두 달 간 감시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 씨는 “감시 대상자가 북한에 넘어가는 것을 포착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두 달 동안 그런 정황은 확보하지 못 했다”며 “아무리 간첩을 잡기 위한 목적이라도 법을 어겨가면서 수사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은 수사협조에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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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 경위는 해경이 해체된 이후 인천 중부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취재진은 왜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벌였는지 해명을 듣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김 경위는 만남을 피했다.

대신 기자와의 메신저 대화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사무실이 허허벌판에 있어 추적이 어려워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게 됐다”며, “대상자의 동선 파악을 통해 채증을 하려고 했을 뿐 불법적으로 수집한 위치정보를 절대 증거로 이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한 점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김 경위는 또 “당시 수사에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수사라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위치 추적을 하면 되는 것이고, 중국이라면 중국의 사법당국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으면 될 일”이라며 “이는 명백히 위치정보 보호법상 처벌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 구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를 판매한 업체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로 경찰청이 소개돼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홍보용으로 경찰청을 소개했을 뿐 실제로 납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도 “경찰에서 위치추적기와 같은 장치를 구매한 적도 없고 수사에 사용한 적도 없다”며 “휴대폰이나 CCTV 등이 아닌 위치추적기 등을 이용한 수사는 첩보영화에나 나오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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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치추적기를 취급하는 업체들의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에 주로 경찰이 적혀있고, 청와대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만 관공서에 100대 이상의 위치추적기를 팔았다”며 “실제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위치추적기를 구매해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높은 국가기관이 정보기관이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을 피했다.

또 다른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원래 위치추적기는 기업의 차량이나 영업관리용으로 나온 것인데, 간혹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공서 등 많이 납품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가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쓰는 지 알 길도 없고 막을 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수사기관이 GPS위치추적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난 만큼, 또 다른 사례는 없는지, 국가기관이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국정원 해킹사건처럼 국가기관이 안보를 앞세우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아무리 필요에 의한 수사라도 현행법을 어겨가면서 하는 것은 법치를 내세우는 국가기관의 형용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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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북한 주재 미국 대사’, 수잔 디마지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국가안보 보좌진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무시하고 전쟁 위협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뉴욕의 한 싱크탱크 소속 외교협상전문가가 전직 미국 정부 관료들을 이끌고 김정은 정권과 정기적인 대화를 주도하고 있다.

외교전문가인 수잔 디마지오 뉴아메리카 재단(New America Foundation) 선임 연구원은 십여 명의 전직 미국, 유럽 외교관들이 참여하는 북한과의 대화를 주재하는 ‘의장’이다. 참가자들은 이 대화를 ‘1.5 트랙’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비정부조직 관계자들과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지난 11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였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마지오는 사실상 ‘북한 주재 미국 대사’ 역할은 한다. 디마지오와 1.5 트랙 대화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도록 지정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보다 훨씬 많은 고위급 회담을 북한 정부와 진행해 왔다.

실제로 지난 봄 오슬로에서 열린 회담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표가 처음으로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였을 뿐 아니라, 평양에 수감됐던 미국인 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불행히도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면서 냉랭해진 분위기로 인해 북미 간 직접대화를 더 이상 진척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비공식 회담은 계속 진행됐다. 10월에 디마지오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핵확산방지 컨퍼런스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과 함께 발표자로 나섰다. 디마지오가 주재하는 1.5 트랙 회담의 핵심 참가자로 알려진 최 국장은 김일성 시절 부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딸로 북한 정권 내에서 입지가 확고하고, 몇몇 전문가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다.

▲ 북한의 대미 외교 핵심 실무자로 알려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 ⓒ 핵확산방지 컨퍼런스

▲ 북한의 대미 외교 핵심 실무자로 알려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 ⓒ 핵확산방지 컨퍼런스

최 국장을 비롯한 다른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담을 근거로, 디마지오는 1.5 트랙 회담에 함께 참여한  전직 미국 외교관 조엘 위트와 함께 지난 11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한이 “핵무장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그들이 탈출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라고 썼다.

몇 주일 후 북한이 화성 15호 발사 실험을 감행한 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된 뜻깊은 날”이라고 발표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 발표를 근거로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었고, 그가 공약했던 것처럼 이제 궁지에 몰린 북한 경제를 살리는 데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디마지오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군축협회의 북한 관련 포럼에서 “나는 [김정은의 발표를] 향후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돌파구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은 핵개발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에 자신의 신뢰성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북-미 1.5 트랙 회담을 주재하는 수잔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 연구원

▲ 북-미 1.5 트랙 회담을 주재하는 수잔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 연구원

디마지오는 김 위원장의 발표가 “양측 모두 유리한 입장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입장에서는 곧 한국에서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미군사훈련의 “수위를 낮춰서” 대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한미 양국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12월 초, 뉴스타파는 뉴욕에 근무하는 디마지오와 유선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북측 외교관들이 먼저 접촉한 ‘외교협상 전문가’

디마지오는 일본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엔미국협회 등 유엔 산하기관에서 일하면서 협상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그는 이란과 미국-유럽 간 고위급 회담으로 발전하게 된 대화를 성사시키면서 이후 2015년 이란과의 극적인 핵 협상 타결로 이어진 비공식 회담을 주재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디마지오는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이 참여한 이 비공식 회담이 거의 끝나갈 무렵, 자신의 성과를 전해들은 북한 외교관들이 ‘제3자’를 통해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뛰어들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신이 “수년 간 이란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경험, 모범사례와 교훈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일을 할 때에는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과의 ‘예방적 전쟁’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워싱턴에서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디마지오는 공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것이 제가 목소리를 더 내고 (북한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 밝히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북한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지배한 관점은 우리가 북한 측으로부터 들은 내용과 전혀 동떨어진 것들이었습니다.

디마지오는 자신이 내놓은 공개 제안은 최선희 국장을 비롯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뒤 고안한 것으로,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미적지근한 접근법을 탈피하고 진짜 전략을 세우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말한다. 디마지오의 공개 제안의 핵심은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을 연기하고, 안전보장과 경제적 인센티브를 혼합하여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현재 상태로 동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디마지오는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서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을 미국이 알더라도, 미국은 비핵화를 협상 의제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마지오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미국의 적대적 정책’을 미국이 폐기하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북한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그리고 북한을 겨누고 있는 미국의 핵무기를 ‘적대적 정책’으로 꼽고 있다.

디마지오는 “이것들은 잠재적으로 협상이 가능한 지점으로,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측이 미국의 대북제재조치 해제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양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것이 협상의 핵심이죠.

북한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디마지오는 미국의 단계적인 ‘조정’, 즉 “군사훈련을 완전히 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찾을 수 있고, 이와는 별도로 경제적 인센티브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일차적인 동결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양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보다 폭넓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다뤄야 할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이 군사개발에 기울이는 노력을 북한의 2,500만 주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쏟을 수 있는 협상 과정에 들어설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의 안전 보장이 중국이 일부 담보하는 방식으로 충족되면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접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디마지오는 비핵화는 장기적인 목표로 남겨놓고, 지금 당장은 바로 지금 실현시킬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이와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그는 1994년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크루즈 미사일로 타격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6년 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동결한 이후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끝내고 미국과 북한 간 불가침 조약으로 이어졌을 합의의 협상을 주도했다. 그러나 당시 새로 들어선 부시 정부의 반대로 이 합의는 무산됐다. 그는 “만약 2000년에 그 합의를 체결했더라면 오늘날 이와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북한과의 협상,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디마지오와 페리가 제시한 전략은 대북 압력을 최대한 강화함으로써 북한을 굴복시켜 비핵화를 협상 의제로 인정하게끔 유도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과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이는 또한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과 그들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는 신조, 즉 소련과 중국의 핵무기를 상대로 오랫동안 적용돼 온 과거의 억제책이 북한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도 정면으로 맞선다.

조 시린시온 플라우쉐어재단 대표는 북한과의 대립이 위험한 수위에 다다랐기 때문에 디마지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린시온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전면전도 불사하자는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정말로 군사적 선택지를 갖고 있고, 우리가 북한에 제한적 타격이나 대규모 선제타격을 감행할 수 있고, 새로운 한국전쟁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이고,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일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반전평화단체 ‘플라우쉐어재단'의 조 시린시온 대표 ⓒ 플라우쉐어재단

▲ 반전평화단체 ‘플라우쉐어재단’의 조 시린시온 대표 ⓒ 플라우쉐어재단

그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디마지오가 주재하는 회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잔 디마지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자,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고, 외교적 돌파구가 있고, 북한 측이 대화를 원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들[북한]을 차단하거나, 그들이 굴복하지 않는 한 우리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행동과 위협이 “이 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폭격기 편대가 진주만을 향해 쳐들어오는 상황처럼 우리가 무슨 수를 써도 전쟁이 우리를 덮쳐 오는 상황과는 다르다.

그는 “상황이 우리를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정책이 우리를 몰아가기 때문에” 전쟁 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마지오는 바로 이 흐름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마지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측의 완전한 굴복이냐, 아니면 우리가 그들을 막느냐는 이분법적인 선택지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군사적 선택지가 있다고 착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긴장이 고조되는 현재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고, 우리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잘못된 판단 때문이든, 이 상황이 군사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제가 가진 철학은 간단합니다. 적과 협상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 Original Version(EN)

금, 2017/12/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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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나경원 의원 관련 후속 보도에 대해 나 의원이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제기한 이의신청이 기각됐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글로벌 메신저 공모절차 없이 나경원 딸 추천’이라는 제목의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나경원 의원의 주장이 이유 없어 기각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 28일 나경원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인 글로벌 메신저 후보를 추천하면서 나 의원의 딸 김 모 양을 단독 추천해 다른 국내 장애인 선수들의 참여 기회를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 나경원 주장 ‘이유없다’ 이의신청 기각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당시 한국 내 지적 장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메신저 후보를 공개 모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공모 과정 없이 자체 회의를 통해 나경원 의원의 딸을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011년 5월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위원회의 회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보도 내용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심의위에 이의 신청을 했으나, 심의위는 나경원 의원의 주장이 ‘이유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 딸, 대학 부정 입학 의혹’ 등의 보도에 대해 경고 조치한 심의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경고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반론을 거부한 나경원 의원의 반론을 어떻게 실을 수 있느냐’며 재심을 요구했으나 심의위는 이를 기각했다.

심의위는 기각 결정문에서 “상대방( 나경원 의원)이 반론을 개진하지 않더라고 선거가 임박한 민감한 시기에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명확하게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음을 감안해 치밀한 취재를 통해 상대방의 관점을 다루어 유권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 개진 없어도 상대방 관점 다뤄야”…황당 논리로 재심 기각

하지만 이는 언론의 사실보도 원칙을 무시하는 터무니없는 논리다.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취재를 회피하는 상황에서 취재기자가 나경원 의원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의위의 지적대로 기자가 섣불리 나 의원의 관점을 예단하고 이를 보도할 경우 오히려 사실을 왜곡할 소지가 크다.

게다가 심의위는 나경원 의원 딸의 부정입학 및 성적관리의 진위여부는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별론으로 했다고 스스로 밝혀놓고도 뉴스타파 보도가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판단을 내렸다.

‘진위 여부를 따지지 않았다’고 말해놓고 뉴스타파 보도가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모순을 범한 것이다. 뉴스타파는 이런 황당한 논리로 언론의 검증 기능을 침해한 심의위의 재심 기각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나경원 의원,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황일송 기자 상대 1억 민사소송 제기

한편 나경원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검찰에 뉴스타파 황일송 기자를 고소한 데 이어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황일송 기자에 대해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화, 2016/04/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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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한국취재 및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편집: 박서영

화, 2017/07/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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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틀렸다 | ‘잊힐 권리’ 법제정이 위험한 이유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럽이 ‘잊힐 권리’(제17조)를 포함하는 유럽 전역에서 유효한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제정했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은 각 개인에 대한 정보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자신만이 알던 정보를 회사나 정부에게 제공할 때 제공의 조건이 엄격히 지켜지도록 해야 하고, 조건을 집행하기 어렵다면 그런 정보에 대해서는 정보주체에게는 소유권을 주고 정보처리자에게는 물권법에 해당하는 엄격한 책임까지 지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잊힐 권리는 그런 정보를 정보주체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권리가 아니다. 이미 자신이 더 이상 통제권을 가질 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되는 정보(예를 들어, 자신에 대한 합법적인 정보가 존재하는 URL 또는 자신에 대해 명예훼손도 아니고 또 합법적으로 일반에게 공개되어 더 이상 프라이버시법익을 주장할 수도 없는 정보 자체)에 대한 통제권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려고 하고 있다. 결국 사람들에게 스스로 서로에 대해 검열자가 될 권한을 쥐어주려고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잊힐 권리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파급의 빠른 속도와 시·공간적 광범위성 때문에 사람들의 과오에 대한 정보를 타인들이 너무 쉽게 취득할 수 있게 됐으니,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시의성 없는 정보를 자신의 ‘이름 검색’ 결과에서 배제하도록 하자는 권리(2014년 4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이다.

정보의 시의성은 정보주체의 주관적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없다. 해운업자는 과거의 여객선 과적 사실이 지금 운행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배에 자녀들을 태우고 싶은 학부형들 입장에서는 매우 유의미한 정보이다. 단지 시간이 흘렀고 정보주체의 사정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 정보가 타인들에게 얼마나 절실할 수 있는지를 배제하고 정보유통을 제한하는 것은 타인의 알 권리를 비례성 있게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아빠를 찾고자 하는 ‘코피노’들의 절실함은 지금은 성실하게 현재의 가정을 보호하고자 하는 아빠들의 잊히고 싶은 욕망을 압도할 수 있다.

공인이 또는 공익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잊힐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공인’, ‘공익’ 등은 공동체 다수의 또는 평균적 사고를 반영하는 개념이다. 표현의 자유가 지지하는 다원주의 사회의 이상은, 공동체 다수나 평균적 사고에 포함되지 않은 사상도 불법만 아니라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느 변호사가 12년 전에 자신의 주택을 경매당했다는 사실에 관심이 없겠지만, 그 시기의 법조인들의 경제사정을 연구하고자 하는 사법개혁 연구가 1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보일 수 있다.

우리가 잊힐 권리에서 건질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과거의 과오 때문에 불합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일 것이다. 사람들의 개과천선을 관용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억제하려고만 하는 것은 기저의 갈등을 은폐하고 실체적 문제의 해결을 지연시킬 뿐이다. 타인의 과거를 알 수 없도록 법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서만 서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진정한 관용의 문화를 성숙시킬 수 없다.

정보를 삭제 차단까지는 하지 않고 검색만을 제한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자원이 있는 사람은 인력을 고용해 검색에서 누락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지만 자원이 없는 사람은 그 정보를 찾아낼 수 없다. 특히 ‘검색되지 않는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경구에 비추어보자면 검색에만 의존해야 하는 사람의 상대적 빈곤은 엄청날 것이다. 결국 힘없는 개인들도 대기업과 같은 정보력을 갖도록 해줌으로써 공정한 경쟁과 민주주의에 기여해온 인터넷의 기능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정보의 불균형성을 인터넷 이전 시대보다 악화시킬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이 평등한 정보접근 도구로서의 의미를 잃게 되면 사람들은 타인들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오프라인상의 평판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인터넷 이전 시대처럼 광고홍보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 있는 강자가 약자를 압도하는 평판의 불균형성도 초래하게 되고 정치·경제·사회적 공정경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누구든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침해를 소명만 하면 침해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그 정보를 삭제, 차단시킬 수 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4호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불법이 아닌 정보도 삭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형법 제307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251조 모두 진실인 정보도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할 수 있는 조항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다시 합법적인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엄청난 퇴보이며 기존 제도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가 벌였던 표현의 자유를 위한 노력들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더욱이 GDPR 17a조는 더욱 심각한 문제인데 누군가 잊힐 권리 행사 요청만 하면 그 요청이 타당한지 판단하는 기간 동안 정보처리자가 반드시 해당 정보를 차단하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임시조치’ 제도의 잊힐 권리 버전을 제정한 것인데, 어차피 잊힐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 것도 요청만 하면 임시조치 의무는 발생하는 것이니 폐해는 광범위하다. 특히 GDPR은 조문만 보면 해석에 따라, 단지 ‘이름 검색’결과에서 배제하는 것을 넘어 검색 전체에서의 배제 또는 링크된 게시물 원본의 차단까지 요구할 위험도 안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망법 44조의2 보다 더 강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내용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4.28.)

 

목, 2016/04/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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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싱턴리포트는 최근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남북 고위급 회담과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신년사 발표가 있기 전 작성되었다. 이 기사는 한국의 대북, 대중 정책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와 미국 관료 및 싱크탱크 간 긴장관계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회담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장기적인 협상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최대화된 압박과 군사력을 혼합한” 미국의 대북정책과 외교적 노력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긴장관계는 한미동맹에 대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입장 차이의 핵심이다.

민주평통과 미국 우익 싱크탱크의 ‘동상이몽’

왜 문재인 정부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는 제재와 ‘예방적’ 전쟁 위협을 필두로 한 트럼프 정부의 ‘최대 압박’ 대북전략을 지지하는 미국 강경파들만 참석한 컨퍼런스에서 미국과의 ‘공동 대북전략’을 모색한 것일까?

그리고 한국 대표단엔 북한과의 직접 대화와 평화 협상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포함된 것과 달리, 왜 컨퍼런스 주최측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회의에 북핵과 미사일에 대해 협상을 모색하는 많은 미국인 중 누구도 초대하지 않은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지난해 12월 14일, 미국 민주당과 가까운 전직 펜타곤 인사들이 설립한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와 민주평통이 공동 주최한 워싱턴에서 열린 다섯 시간짜리 한미 안보포럼(“공동의 대북전략을 위한 한-미 외교정책과 안보협력”)을 취재하면서 든 생각이었다. 컨퍼런스 참석자의 대부분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로,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임명한 사람들이었다.

해당 컨퍼런스를 주최한 신미국안보센터 외에 행사에 참석한 주요 미국 발표자들은 모두 미군과 우익정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그리고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Foundation for the Defense of Democracies) 등의 싱크탱크를 대표하는 인사들이었다.

이렇듯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이 군림한 이 컨퍼런스에서 ‘공동 대북 정책’을 찾기 위한 상호간의 노력이 향후 몇 달 동안 표면화될 것이 분명한 한미 동맹의 깊은 균열을 드러낸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한-미 간 의견충돌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지점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가진 나흘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강화한 한-중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양국 모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제국주의에 대해 일본과 오래된 의견 차이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2월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12월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또한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차이를 해결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원칙에 동의했다. 그리고 한겨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난징 대학살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와 애도를 표했다.

그러한 성명은 극우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연구원이 되기 전 CIA와 미 국방정보국(DIA)에서 20년 간 한반도 분석관으로 일했던 브루스 클링너를 몹시 화나게 했다. 북한 관련 미국 케이블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클링너는 문 대통령이 한중관계를 한일관계보다 중시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그는 문 대통령이 ‘민족주의 역사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비난하며, 중국이 1950년 겨울 한국전쟁에 끼어들었기 때문에 “한반도를 다시 분단시킨 것은 중국”이라는 점을 문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책망했다. 그는 또 미국과 상의를 통해 “동맹 간 의사결정이어야 할” 사드 문제를 문 대통령이 중국과 해결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역설적이게도 클링너가 문 대통령을 비판하던 같은 시간에 북한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중이 “외세의존적인 너절한 구걸 행각”이라고 비난했다).

“한반도를 다시 분단시킨 것은 중국… 일본을 한-미 동맹의 일환으로 여기라”는 클링너

클링너는 한국이 일본을 과거 식민 지배자로 보기보다는 미국과의 동맹의 일환으로 볼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 없이는 한국을 방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그는 미군이 일본의 여러 군사기지뿐만 아니라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잠수함 함대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링너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 수립에 참여한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가 날카로운 반박을 제기했다. 비록 김 교수는 직접적으로 클링너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분명히 전직 CIA 분석관의 의견을 향한 것이었다.

김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일본이 보이는 태도를 언급하며 “아베 정권은 어떠한 반성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제안에 대해서도 “그러한 관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이 동맹 상대국인 한국에 대해 “좀 더 배려해야 한다”며 “반드시 상호주의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을 맡은 한동대 김준형 교수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을 맡은 한동대 김준형 교수

김 교수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거부할 경우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의 최근 성명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이 한국인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있다”며 “너무나 일방적이고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동맹의 상호주의가 가진 균형이 깨졌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에 참가한 모든 미국 발표자들이 격하게 찬성한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평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지속할 필요는 있지만, 그와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 또한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루 전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연설에 동의했다(틸러슨 장관은 이후 백악관의 반대로 자신의 발언을 번복해야 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 대한 김 교수의 경고는 냉혹했다. 그는 “한-미 동맹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먹구름은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한반도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장기적 목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예를 들어 클링너의 발표 제목 “북한에 대한 충격과 공포의 제재가 필요한 시점(Time for Shock and Awe Sanctions on North Korea)”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시작을 알린 대규모 폭격에서 따온 것이다. 많은 미국인 동료들이 공유하는 그의 비전은 바로 경제 제재를 비롯한 다른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최대한 사용하여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장거리 유도 미사일 화성 15호를 실험함으로써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이상, 이 전략에는 일시적 동결이라는 ‘타협점’은 전혀 없다. 많은 분석가들은 북한의 화성 15호 발사를 대화하자는 손짓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클링너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발표자료에 “북한 측이 핵심 전제인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의 중단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그러한 협상은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적었다. 그는 2017년 초 북한과 미국의 비정부조직들 간 대화인 ‘1.5트랙’ 회담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가진 회의를 언급했다.

그는 “북한 관료들은 협상을 위한 어떠한 유연성이나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북한 측은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북한은 “평화 협정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거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클링너는 북한의 그러한 목표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고, 현재까지 트럼프 정부는 이 부분에 있어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동결을 위한 동결’, 즉 북한이 일시적으로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대가로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대화와 협상” 강조하는 한국… “대화로는 북 비핵화 안된다”는 미국

클링너와 함께 북한과의 1.5 트랙 회담에 참석했던 또다른 전직 CIA 분석관 출신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클링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녀는 “북한이 스스로 밝힌 입장은 협상을 거부한다는 것”이라고 선언했다(뉴아메리카재단의 선임 연구원 수잔 디마지오와 같이 이 1.5 트랙 회담에 참석했던 다른 참석자들은 수미 테리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디마지오는 북한 외교관들이 미국이 ‘적대적 정책’을 중단할 때만 대화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수미 테리는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직면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은 철학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신보수주의 진영과 가까운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앤서니 루기리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외교적 노력은 소용이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북한이 대화와 군축 협정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본질적으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대화를 통해 비핵화에 동의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강경한 주장은 문 대통령의 자문위원인 김준형 교수의 심기를 건드린 듯했다. 그는 루기리오에게 “북한 문제는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다.

과거 국회의원을 지낸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역시 좀 더 인내심 있는 접근법을 지지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환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가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활용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면 발표문을 통해 북한이 미국의 ‘적대적 정책’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상술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 부의장은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동결과 한반도 비핵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체제 존속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적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이루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원칙이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 관계 뿐 아니라 북한과 미국 관계도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노력을 통해 마지막 단계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경파들은 훨씬 이른 시기에 이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고 싶어한다. 그들의 목표는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필요한 모든 수단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지난 12월 19일 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밝힌 바 있다. 평화 협상 절차의 일환으로 제한된 시간동안이라도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미국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CBS 뉴스의 질문에,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의 답변은 분명했다. 그는 “제 생각에는 우리는 그런 상황을 용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이 그런 위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한국과 미국 간 입장 차이는 (대화를 지지하는) 김준형 교수와 (대립을 지지하는) 브루스 클링너의 발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미 간 상호주의를 주장한 김 교수의 주장은 세계 및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에서 한국의 위치를 보여준 그의 서면 발표문의 내용과 일치했다. 그는 핵을 보유한 북한도, 미국의 선제공격도 모두 피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인용했다.

문재인 정부, 미국 강경파 싱크탱크보다는 평화군축단체와 연대해야

김 교수는 한국이 “초강대국들의 민족주의적 대외정책 부상”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의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 시진핑의 강국몽을 통한 중국의 부활, 아베의 동아시아 제국의 부활, 그리고 미국의 트럼피즘(Trumpism)”을 예로 들었다. 다시 말해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강대국들과 제국들이 좌우하는 세계 속을 헤쳐나가려고 하는 외로운 약소국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문재인 정부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나?”

클링너와 미국 집권층은 이 문제를 매우 다르게 보고 있다. 클링너는 북핵 위기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임무는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집단(posse)에 묶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용어 선택이었다. 그가 사용한 ‘집단(posse)’이라는 용어는 그 사전적 정의가 “일반적으로 무장한 남성의 무리로, 미국에서 보안관이 법집행을 위해 모집하던 범인 추적대”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문학 작품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악명 높은 무법자를 잡아 가장 가까운 나무에 목을 매달아버리는 서부의 무장조직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클링너가 사용한 집단(posse)'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서부의 무장집단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 ‘클링너가 사용한 집단(posse)’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서부의 무장집단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유권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 조건을 조성하고 싶어할지라도, 미국 강경파들의 목표는 김정은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연합군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경우 김정은 체제를 ‘참수’시키는 것이다.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이 두 입장을 조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와 민주평통이 진정한 협력자를 찾고 싶다면, 이들은 친군사적인 싱크탱크보다는 대화를 추구하며 한국인의 압도적 다수가 열망하는 평화와 궁극적 통일을 지지하는 미국의 수많은 평화단체군축단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다.

※ Original Version(EN)


취재: 팀 셔록
번역: 임보영

금, 2018/01/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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