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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지역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익명 (미확인) | 화, 2015/07/07- 13:00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보좌하며 자치혁신을 이끄는 보좌진들의 네트워크 배움터 ‘보좌진 아카데미’가 지난 6월 17일~19일까지 2박 3일간 일정으로 서울시 일원에서 열렸다. 메르스 확산으로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었지만, 다행히 확산세가 주춤해졌기에 예정대로 일정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도봉구의 거버넌스와 마을만들기 현장, 서대문구의 동복지허브화 사례, 관악구의 도서관 등을 둘러보며 민선6기의 혁신적인 정책 아이디어들을 공유했다.

‘주민참여’는 행정의 기본
- 서울 도봉구

첫 일정으로 서울의 북단에 위치한 도봉구에서 모였다. 먼저 도봉구의 생활사를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와 민선5∙6기 핵심정책을 김낙준 정책특보와 이동진 관악구청장으로부터 소개받았다.

“오시면서 산 많이 보셨죠? 도봉구는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공기가 좋을 것 같지만, 오염물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아 오히려 대기오염이 심각했어요. 서울 외곽에 위치하여 버스 차고지가 많았고 경유를 난방으로 이용하는 모텔 등 숙박업소도 많았기 때문이죠. 대기정화를 위해 천연가스 버스를 운행하기 위한 CNG충전소를 적극 설치하고 공회전 단속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공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자연스럽게 생태도시를 지향하게 되었고요.

도봉구에는 삼양라면, 미원, 샘표식품, 삼화페인트, 인켈 등 대표적 기업들이 자리 잡았던 곳입니다.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아파트가 들어섰지요. 무허가 주택들은 대부분 정리되었는데, 신규 주거단지와 재래 주택단지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무허가 주택을 중심으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는 인근 노원구 등 임대아파트로 이주했는데, 재래 주택단지의 옥탑방이나 반지하방에 거주하는 차상위계층은 그대로 있어서 타 자치구에 비해 그 비율이 월등히 높아요. 차상위계층은 국가의 생계지원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돕는 지역사회복지를 20년 전부터 이야기해 왔죠. 잠시 후 방문할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도봉구는 서울의 변방이라는 조건 속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 온 듯 했다. 그러던 것이 민선5∙6기 들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바로 지방자치의 핵심인 ‘주민참여’가 자치행정 속에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가 지방자치 20주년이죠. 되돌아보면 민선1∙2기는 자리를 잡는 과정이었다면, 3∙4기는 다소 정체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의 독주 속에서 지방자치는 소위 관변 단체 사람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서 2011년 주민참여기본조례를 만들고, 관련 조직을 만들어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하며 주민참여를 늘려나갔죠. 초기에는 주민들도 행정도 다소 서툴렀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지고 무르익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이천 주변 창2동에서 봄마다 벚꽃축제를 합니다. 하루 축제에 지역주민 6만여 명 이상이 참여해요. 행정에서는 300만 원 가량 최소 경비만 지원하죠. 주민들이 사전 기획 단계부터 하나하나 참여하고 준비합니다. 사실, 행정에서 전체 진행을 하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동원 행정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주민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니 자부심이 생기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도 됩니다. 지역주민들이 기획하니 동네 아이들이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부모들도 함께 하지요.”

이렇게 행정의 기본 시스템을 주민참여로 바꾸자 적지 않은 변화들이 나타났고, 지금도 변화 중이다.

‘초안산 근린공원’은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대표 공원이다. 당초 골프 연습장이 들어서려던 것을 도봉구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각종 행정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런데 공사 시작단계에서 주민들이 적극적인 반대투쟁을 벌이고 여론전을 전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0년 10월 서울시가 부지를 매입하면서 생태공원을 만들었는데, 주민들이 기획단계부터 적극 참여하면서 대한민국 조경대상을 수상했다.

지역주민들의 생태 놀이터 ‘숲속愛’는 산자락에 버려진 폐가와 함께 방치된 땅이었다. 지역주민들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던 중에 방치된 개인 소유의 땅을 발견한 것이다. 도봉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땅 소유자를 설득하고, 세금을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월세 30만 원에 장기 임대를 하게 된다. 주민들은 텃밭을 분양하고 월 1만 원 회원 30가구를 모집하여 지속가능한 운영을 하고 있다. 향후 서울시가 부지를 매입하여 생태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모든 과정이 주민 주도로 이뤄지고 도봉구는 통로역할을 한다.

마을 탐사단 ‘청바지’도 의미 있는 주민자치 활동이다. 청바지는 ‘청’소년이 ‘바’꾸는 ‘지’역 활동이라는 뜻의 지역봉사활동이다. 보통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은 병원에서 문 열어 주거나 청소하거나 단순 심부름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를 못마땅해 하던 부모들의 요구가 지역 활동으로 승화한 사례다. 부모들의 민원을 접한 도봉구는 지역의 빈 화단에 주목했다. 청소년들이 빈 화단을 가꾸면, 구에서 봉사활동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 이후 화단은 지역 직능단체에서 관리하고, 청소년들은 지속적인 지역활동으로 바자회를 열었다. 바자회 기금은 마을 경로당 위문 방문 등에 사용되었다. 나아가 청소년들이 개인 소장하고 있던 책으로 책방을 꾸몄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마을을 기반으로 지역활동을 하며 성장하고 있는 것은 도봉구의 참여행정 덕분이다. 청소년을 비롯하여 지역주민들의 지역자치 활동은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을 지역거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은 차상위계층이 많은 방학동을 중심으로 지역공동체가 지역주민들을 돌보는 지역복지공동체를 지향해 왔다. 한상진 관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은 월 1회 독서토론회를 열며,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토론했다고 한다. 그 결과 타 복지관에서는 하지 않는 지역공동체 관련 활동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4층에 문을 연 청소년 휴카페 ‘아토’도 그 결과다. 인근에 위치한 마을밥집과 작은 도서관이 입주한 마을회관도 복지관의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전국 20개 지자체에서 참여한 26명의 보좌진들과 함께 도봉구청장의 설명을 들은 후 현장으로 향했다. 숲속愛,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과 인근 마을회관 등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지역주민들의 손길과 주민들의 활동을 지원해 주는 행정의 뒷받침이 보였다. 민선5∙6기 자치의 혁신은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준 행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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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정을 실현하다
- 서울 서대문구

두 번째 방문지는 서대문구다. 서대문구는 동의 복지기능을 강화하는 행정혁신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서대문구 사례를 모델로 발굴하여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혁신사례를 중앙정부가 일반화시킨 것이다. 알고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서대문구는 2년간의 실험과 노력 끝에 결실을 보았다. 핵심 비결은 무엇일까?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비결을 들어 보았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별로 없어요. 사실, 우리는 노원구 사례를 보고 한 것인데, 그냥 모방한 것은 아니고 호주, 뉴질랜드 사례를 연구하여 좀 더 발전시킨 것이지요. 어떤 문제든지 고민을 하다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서대문구의 동복지허브화 고민은 100가정 보듬기 사업에서 시작되었다. 올 7월 1일부터 기초생활급여가 맞춤형복지급여로 개편되어 소득에 따라 차등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이전엔 일정한 소득 수준 이하, 부양가족 기준 등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기초생활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에 서대문구는 민선 5기 역점사업으로 차상위계층이나 실업 등 일시적인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발굴하여 지역사회 내 자원과 연결하도록 하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시작했다.

1호는 다문화 가정이었다. 남편이 시각장애인으로 안마사로 일하며 월 90만 원 정도 수입이 있었다. 그런데 첫 아이가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고, 둘째까지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면서 의료비 등 긴급지원이 필요했다. 마침 연희성당에서 장학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설득하고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수준인 월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 2011년 말까지 100가구를 발굴하여 후원자를 연결하였고, 얼마 전엔 300가구 후원까지 맺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300가구를 발굴하여 지원하는 동안 후원자를 찾지 못해 지원을 못한 적이 없다고 한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단위별로 긴급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찾아내고, 지역사회 내 후원자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때 일선 주민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장을 다니며 사례를 발굴해야 할 사회복지사들은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2개 동을 선정하여 사회복지사 인원을 늘렸다가 업무가 익숙해지면 인원을 줄였는데, 기본업무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줄일 수 없었다.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인원을 늘리는 데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관행적으로 행해져 오던 주민센터의 업무를 조정한 것이었다. 단순 민원서류는 무인처리기를 이용해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재난안전 업무 등 최소한의 행정업무만 남겨두고 청소나 교통, 민방위 등 업무는 구청으로 이관한 것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이렇게 업무 조정만으로 주민센터의 역할을 복지허브의 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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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에서 인문학 도시로
- 서울 관악구

보좌진 아카데미의 세 번째 방문지는 관악산이 품은 관악구다. 산자락에 위치한 탓에 오랫동안 달동네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 어느새 도서관을 시작으로 지식복지도시, 교육도시, 인문학 도시로 탈바꿈 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장을 역임한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세계 50여 도시를 다니며 세계 각국의 도서관 현장을 소개한 ‘세계도서관기행’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후 민선5기 구청장으로 출마하면서 제 1의 공약으로 도서관 정책을 내세웠는데, 공약의 절반을 도서관으로 채우니 반발이 심했다. 덕분에 지자체단체장 선거에서 좀처럼 쟁점화되기 어려운 정책이 선거 이슈가 되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무난히 당선되었다.

열악한 재정상황에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도서관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민간자본을 유치하거나 기부금을 활용하고 공공기관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도서관을 조성했다. 무엇보다 기존 주민센터 내 설치되어 있는 새마을문고의 기능을 강화하고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해 관내 전 지역에 도서관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동안 새마을문고는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주민센터 내 설치되어 있었지만 보유 장서가 오래되고 자원봉사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도서관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새마을문고 자원봉사자들과 협의 끝에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도서 구입비를 지원하는 대신, 새마을문고 이름을 작은 도서관으로 바꾸고, 저녁 8시까지 운영시간을 늘려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사서교육과 함께 명예 사서직을 수여하고, 선진 시스템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덕분에 작은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일부 도서관들은 방학기간동안 아이들을 위하여 저녁 9시까지 개방하고 공동체 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민선5기 관악구는 도서관을 5개에서 34개로 늘렸다. 뿐만 아니라 주요 지하철역 5곳에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설치하고 모든 도서관의 자료를 통합 관리하는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원하면 가까운 도서관으로 책을 배달해 주는 상호대차 서비스인 지식도시락도 운영한다. 이러한 인프라 외에 책잔치, 인문학강좌, 북스타트 운동, 관악의 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도서관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0년과 2014년을 비교해 보면 도서관 등록회원 수가 7만 명에서 14만 명으로, 도서대출이 41만 권에서 94권으로, 책배달서비스는 4천 권에서 27만권으로 늘어났다. 달동네 이미지를 벗고 도서관 도시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민선6기에는 불붙은 독서활동이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독서 동아리 사업을 시작했다. 5인 이상 한 달에 1회 이상 독서토론활동을 하면, 활동 내용에 따라 최대 50만 원까지 도서 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2,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달동네에서 도서관의 도시로, 다시 인문학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관악구를 이끄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관악구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소개했다.

“도서관 정책을 처음 제시 했을 때, 도서관이 밥 먹여 주느냐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밥 먹여 준다고 했죠. 해리포터는 전 세계적으로 3억8천만 부 이상 팔렸고, 영화 관련 산업도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도서관은 지식창조산업의 기반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도서관 정책은 먹고 살만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 저는 도서관은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지식복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정책 추진과정에 반대 여론이 있다면 피해가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봅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할 때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공세적으로 나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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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 진행된 보좌진 아카데미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메르스 대응 여파로 집중하기 힘든 일정이었지만, 지방자치 혁신을 통해 주민들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시간이었다. 3일간 함께 나눈 시간과 배움을 통해 각 참여 지자체에서 더욱 혁신적인 실험과 발전된 시도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길 기대해 본다.

글_ 송정복 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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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이곳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의 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시민운동을 했던 저에겐 지방자치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답니다. 이 친구는 1991년 어렵게 다시 부활했으니 올해로 만 27세가 되었네요. 안타깝게도 생활이 넉넉하지 않아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생활유지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는 그나마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자치 선거 때는 반짝 관심을 불러일으키곤 하지만 그 외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는 왕따신세랍니다. 그 친구 가끔은 철없는 행동도 하고, 어수룩해서 주변으로부터 핀잔도 많이 듣는 편입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워크샵을 핑계 삼아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물론, 업무추진비를 개인 돈 쓰듯 해서 여론으로부터 몰매를 맞기도 했답니다. 각종 선거 때나 또는 의회 의장단 및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할 때는 서로 의장위원장을 하겠다고 패거리지어 싸우기도 하고, 수백억 원에 이르는 혈세로 각종 토목사업이나 청사 건물을 마구잡이로 짓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욕을 엄청 얻어먹기도 했답니다. 물론 내 친구 지방자치가 처음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답니다. ‘지방자치가 잘 사는 지역을 만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이라는 칭송과 기대가 엄청났으니까 말이죠. 그러나 내 친구 지방자치를 이용해서 권세와 부를 얻어 보려는 일부 못된 사람들 때문에 지금의 왕따신세가 된 것이죠.

 

 

하지만 내 친구 지방자치가 잘못만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지방자치주변에는 저를 비롯해서 그를 지지하는 뜻있는 선량한 친구들이 많답니다. 그들은 더 많은 시민들과 손을 잡고 내 친구 지방자치가 전횡을 일삼지 못하도록 함은 물론, 지역 주민들을 위한 위민행정(爲民行政)을 펼칠 수 있도록 부단히 돕고 있답니다. 뿐만아니라 내 친구 지방자치도 나름대로 풀뿌리 지방자치를 구현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내친구 지방자치로 인해 행정기관의 문턱이 과거에 비해 무척 낮아졌으며, 공무원들의 태도 또한 많이 바뀐 게 사실입니다. 지방자치가 없던 관치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아마도 내 친구 지방자치가 없었다면, ‘정부나 일부 토호기득권세력에 의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발전은 더욱더 늦어 졌을 것이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도 지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지요,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7년째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불신을 받으면서 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려운 경제여건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과 지방세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재정자립도가 급격히 악화되는 등 살림살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0입니다. 과거 지방자치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과 배려는 지금보다 훨씬 컸지만, 지난 몇 년간 수도권규제가 전면 완화되고 균형발전 정책도 퇴보하면서 내 친구 지방자치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새정부 출범이후 지방자치, 분권, 균형발전 정책이 강조는 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지방자치환경을 바꿀 특단의 국면전환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내 친구 지방자치를 대변해 보고자 오늘 이렇게 팬을 들었습니다.

올해로 만 ‘27된 내 친구 지방자치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있습니다. 지방자치는 토크빌(A. de Tocquevill)이 주장한 것처럼 국민의 정치참여 경험을 갖게 하는 중요한 공간이자, 국민주권 원리의 실현과 그 운용이 지방정치의 장에서 행해지는 기반이라고 했습니다. 즉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실질적 구현을 위한 중요한 제도이며,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타파하고, 평화적 사회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정치제도로서 현대 민주주의에서 없어서는 안될 제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최근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역내부의 민주주의는 지체 상태에 빠져있고, 주민들의 공적인 참여 또한 부진한게 현실이며, 여기에다 각종 부정부패나 예산낭비 사례는 끊이지 않으면서, 단체장과 대의기관 모두 주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보수정권에서는 지방분권 분산,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보다는 중앙집권이라는 일극체제를 강조 하면서 지방자치는 자치가 아닌 통치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경기침체의 지속, 무분별한 수도권 규제완화, 각종 감세정책으로 말미암아 내 친구 지방자치의 위기는 더욱더 극심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테면 각종 감세정책으로부터 시작된 지방재정위기와 수도권 중심의 균형발전 정책 등은 내 친구 지방자치의 생명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 온갖 비리로 내 친구 지방자치와 함께하고 있는 공직사회는 썩은 냄새가 진동할 지경입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실태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실상이 이러하면서 적지 않은 국민들은 토호에 의한 지방자치, 그들만의 지방자치를 할 바엔 차라리 지방자치를 포기하자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가 없어지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나아질까요? 내 친구 지방자치의 역할이 줄어들고 없어진다면 좋아할 사람들은 지역 토호기득권들과 중앙정치인들, 그리고 소수의 관료화된 공무원들 뿐일 것입니다. 그들은 수도권 중심의 중앙정치만 강조하며 지방을 항상 무시해왔던 그런 친구들이자 지역의 모든 정책을 결정하고 입안하는데 있어 누구의 입김도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입니다. 특히 대안 없이 지방자치를 없애 버린다면 그나마 지역주민들로부터 견제를 받거나 감시받았던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은 좋아하겠지만, 결국 지방자치로부터 보호받고 행정서비스를 제공받았던 지역주민들은 관심사에서 멀어질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내 친구 지방자치의 문제는 우리사회의 절름발이 반쪽 지방자치 제도에서 기인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중앙정부는 사람과 예산 등의 실질적인 권한 이양에 인색하여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한 그런 구조 말입니다. 지방자치법을 살펴봐도, 여전히 주민의 접근성과 일상적인 참여기회의 확대를 가로 막는 장벽이 수두룩하고, 다수 주민의 무관심은 토호 등 소수 지배엘리트 집단의 지방권력독점 현상만 키워 왔던 게 현실입니다. 풀뿌리 지방자치의 실종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살아나야 할 지역문화의 말살을 의미하며 결국 지방자치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내 친구 지방자치를 살리고 무너져가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내 친구 지방자치를 둘러싼 법과 제도를 바꾸고, 스스로 변하고 혁신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지방자치 단체장 및 소수 관료화된 공무원 중심의 지방권력구조에서 벗어나고, 중앙정부와 여의도 정치에 대한 의존성과 종속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애써야 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담보하는 지방정부의 혁신 방안을 스스로 제시하고, 지역유지와 관료에 독점된 지방정치의 인적충원구조를 폭넓게 변화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오늘날 내 친구 지방자치의 문제는 과거 중앙정부에 의해서 만들어 놓은 지방자치 관련 법과 제도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를테면 견제 장치가 없는 강한 단체장의 존재와 지역사회의 비민주적 지배구조’, 그리고 주민참여의 부재라는 제도적인 한계가 부패와 독선, 전횡, 예산낭비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저하지방자치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이에 내 친구 지방자치를 살릴 수 있는 다음 4가지의 방책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내 친구 지방자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행 헌법은 지방자치에 대해 단 두 개 조항만을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과, 지방자치를 강화하고 책임성에 대한 내용이 매우 미약하다는 점에서도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즉 지방분권형 개헌은 권력구조 뿐만 아니라 지방으로의 권한 배분 등에 대해 자세히 규정하여 지방자치제도가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행사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방자치의 기본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개헌 총칙에 대한민국은 분권국가임을 선언하고 분권국가의 운영원리와 실행방안을 명기하고, 아울러 자치입법권과 재정분권 내용 등을 포함하며, 주민참여를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여 내 친구 지방자치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둘째,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 및 자치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지역문제를 지역주민들 스스로 해결하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자치권과 정치적 자율성, 그리고 재정, 인사, 조직에 대한 권한의 보장을 통해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정착하고 책임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지방분권의 핵심은 권한의 위임이나 이전만이 아니라, 재정권과 조직 등의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이전해야 하며, 아울러 국세와 지방세수 및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재정분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현재 19.24%의 국세의 지방교부세율을 20% 중반대로 확대하고, 국고보조금의 포괄보조금제도로의 변경 등 재정조정제도의 정비를 통해 중앙정부의 과도한 지방재정권 침해문제를 해소하며, 아울러 자주재원 확충과 지방정부의 재정투명성을 높이는 법과·제도 정비 등을 통해 재정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견제와 균형을 통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 기존의 강한 단체장’ ‘약한 지방의회라는 권한의 불균형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간 대표적인 권한의 불균형 문제로는 자치단체장의 지방의회에 대한 인사권과 재정권 행사 등이며, 아울러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한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지원(보좌)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집행부에 대해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가능하도록 최소한 의회 직원에 대한 인사권만큼은 지방의회가 갖도록 한다거나, 공동보좌관제와 같은 전문 보좌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전체적으로 높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아직도 자치입법권이 법률이 아닌 법령에의해 통제받고 있다는 점에서, 개헌내용에 자치법률제정권을 분명히 하고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자치입법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아 지방의회의 권한을 정상화 시켜야 합니다. 이외에도 집행부에 대한 예산통제 및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지방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지방정부 산하 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제도의 도입 등의 단체장의 인사권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도 대폭 높여, ‘강한단체장’ ‘약한 지방의회라는 권력불균형 문제를 반드시 해소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 대의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민참여 등의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를 개혁하기 위해 자치권의 확대와 함께 주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반드시 정비되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현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주민소송제 등의 법률에 대한 개정을 통해 실효성을 높이고,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의무화 하여 집행부와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통제력을 높여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에 주민들의 직접참여를 확대하고 다양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경험하고 학습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자본 육성과 건강한 지역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내 친구 지방자치가 성장 발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가 태어 난지 올해로 만 27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제도는 본디 지역문제를 지역주민들 스스로 푸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듯 내 친구 지방자치와 관련된 제도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민들부터 스스로 요구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에서부터 모범사례를 만들어나가야 하고 지역 간 연대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권과 중앙정부에 대해 혁신적인 입법을 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지역에서부터 올바른 지방자치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커질 때 비로소 내 친구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참여가 활성화 될 때 풀뿌리 지방자치가 안착되고 내 친구 지방자치도 살아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친구인 지방자치를 바꾸는 것은 내 삶을 바꾸기 위한 절호의 기회이자 수단이며, 그것이 참여민주주의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방자치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중앙정치권과 지방자치 기득권 세력에게 있겠지만, 그 어떤 정부도 그 정부가 대표(봉사)하는 바로 그 시민들보다 더 나은 수준일리는 없다(A government can be no better than the people it represents)(H. George Frederickson, 1991)는 말이 있듯이, 권한과 책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지역주민 어느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따라서 내 친구 지방자치를 개혁하고 혁신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지방자치 혐오를 불식시키고, 제대로 된 지방자치 정착을 통해 가능하며, 중앙정치 일변도가 아닌 지방자치가 보편화되고 수평화될 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책임 있는 자치역량의 회복과 우리 스스로의 성찰에서 모든 문제해결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 없이 지방자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우리 주민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내 친구 지방자치를 바꾸고 개혁하기 위한 대장정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지방자치 개혁의 성패는 결코 소수 기득권 세력들의 손이 아닌 유권자인 지역주민들 스스로의 손에 달려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내 친구 지방자치와 손잡아 주세요.

 

금홍섭 (재)대전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산문집 '이문'에 기고한 원고>

화, 2018/07/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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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위한 정치, 정치를 위한 지역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창립 20주년에 부쳐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지역 운동의 역사는 매우 길고, 단체와 활동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의 경험과 문제의식만으로는 종합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참여자치연대에 속한 단체들은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시기에 지역 운동을 목적으로 표방하면서 창립했다는 점, 현재까지도 각 지역의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단체들이라는 점에서 참여자치연대 20년을 살펴보는 것은 많은 지역 운동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진다.

 

1997년 6월 전국 각지의 20여개 시민단체들로 창립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20주년이 되었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 1995년 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는 등 지방자치제 부활 흐름에 조응하여 참여자치연대는 한국사회 민주화와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목적으로 삼았다. 특히, 주민 참여를 통한 지역의 민주화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였다.

 

조직과 활동 방식에서도 중앙과 지방의 위계가 없는 회원단체들의 수평적 연대를 원칙으로 단체들의 경험과 정보, 정책과 실천방안의 소통을 통해 각 지역의 운동을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하였다. 그런 한편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치를 상대로 한 제도개혁 운동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공동행동도 결의하였다.


이러한 방향은 실제 활동에서도 확인되는 데 창립초기에는 지방자치시대 시민 주권 확립을 위한 주민감사청구제, 주민발안제 등 '주민참여 조례제정운동',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복지 최저선 확보운동', 사회개혁을 위한 '부패방지법제정 국민청원운동' 등을 전국적으로 전개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낙천낙선운동 등 정치개혁운동과 판공비 등 예산감시운동, 지방의회 의정평가 등 지방자치 개혁활동을 전개하였고, 2000년대 중반에는 △주민소송제 △주민참여예산제 등 실질적 주민참여와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 활동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과 보육조례 제정운동 등 지역복지 확충에 힘을 쏟았다. 2000년대 후반에는 △대학등록금 인하 △대형마트 반대 등 민생개혁 운동에 주력하였고, 지역별로는 무분별한 민간투자사업으로 인한 막개발과 예산낭비 감시에 관심을 쏟았다. 2010년대에는 민영화 반대, 중소상인살리기, 친환경 의무급식 등 경제민주화와 지역복지 의제에 집중하는 한편 지방자치 20주년을 전후하여 분권·자치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운동에도 앞장서 왔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의 지방자치법 개정 기자회견

 

한편, 전국적 정치, 시국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였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는 △부적격후보 퇴출 △금권선거와 지역주의 심판 △막개발 헛공약 심판 활동, 대선에서는 △민생개혁 정치개혁 의제제안과 정책검증 활동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활동 등을 전개하였다. 시국대응 활동으로 △2002년 미군장갑차 희생 여중생 추모 및 소파개정 △2004년 대통령 탄핵반대 △2007년 한미FTA저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2009년 4대강 사업 반대 △2014년 세월호진상규명 △2016년 박근혜퇴진 등 범국민적 운동을 각 지역에서 주도하였다.

 

이렇듯 참여자치연대는 △주민참여를 통한 지방권력 감시와 분권자치 실현 △사회양극화에 대응하는 지역 사회복지 확충 △정치개혁과 시국촛불을 통한 한국사회 민주화운동 등 크게 세 축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압축하면 '권력 감시와 참여 자치'라는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는 이들 활동을 지난 20년 비교적 견결하게 지속해 온 결과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지역사회 개혁에 상당히 기여했고, 이를 지역 운동 단체들 간의 수평적 연대를 통해 실현해 왔다는 점도 자부할 만하다.

 

이를 위해 단체들은 대체적으로 정부 지원과 기업의 직접적 후원을 받지 않으며, 주요 임원들의 정당 가입과 공직선거 출마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역시 정치, 경제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통한 권력 감시, 정치적 편향에 빠지지 않고 참여와 자치를 선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지난 20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고 많은 단체들이 재정, 인력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전국적 연대 운동이나 지역 내 여러 단체들의 연대운동 또한 결집력이 떨어지고 뚜렷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지역 내 권력 감시나 정책제안 활동들 또한 이러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과거 낡고 부패한 정치로 인해 시민 운동에 몰렸던 기대와 시민운동이 대체했던 역할이 줄어든 점 △지난 십여 년 시민사회의 활동이 정치, 제도 개혁으로 순환되지 못한 점 등이 객관적 요인이라면 △극심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선도적 의제 설정과 집중적 실천의 미비 △지역 내에서도 광역 권력 감시 활동에 비해 기초의 풀뿌리 운동에 대한 관심 부족 △단체의 중점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인한 역량 분산 △구성원과 리더십의 고령화에 반해 새로운 회원층과 리더십 형성에 집중하지 못한 점 등이 주체적 요인일 것이다.

 

이렇듯 현재의 지역 운동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해답은 누군가 갑자기 던져주지 않는 만큼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출발하고 다가오는 기회에 능동적으로 부응하는 실천적 문제의식으로부터 방향을 설정하고 과제를 찾아야 한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의 1998년 하계워크숍

 

우선은 지역 운동은 역시 지역권력 감시에 주력해야 한다. 지방권력의 실정으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 예산의 낭비, 생태의 파괴 등을 더욱 날카롭게 감시해야 한다. 지난 정권의 실정과 지역판 정경유착에 의한 지역농단 사례가 많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정당들이 못하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사회양극화 해소와 복지 확충은 지역 운동의 공통 과제다.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이들 문제는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으며 지역의 특수한 과제도 있다. 정부정책을 견인하고 특히 지역의 구체적인 정책, 의제를 제안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정치개혁은 지역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다. 지방의 정치가 정상화되고, 지역독점 분할정치가 개혁되지 않으면 여러 개혁정책들도 모두 좌절되거나 빛이 바랠 것이다.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현에 전력을 다해야 하며 그 경우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되어야 정치의 새로운 중앙집중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물론이다.

지방분권을 앞당기고 주민자치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주민의 직접적 참여, 통제가 없는 분권은 지방권력의 병폐를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주민자치를 동시에 강화하는 지방분권을 실현하고 지방권력 감시와 풀뿌리 자치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운동의 과제와 역할이 더욱 커진 것 같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있고 그에 앞서 선거법 개정이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촛불의 시대정신과 개혁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 미지수이긴 하지만 얼마간 변화는 있을 것이며 이는 많은 변화를 파생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진보적 방향으로 촉진하기 위해, 변화된 상황에서 능동적 지역 운동을 개척하기 위해, 새로운 시대의 시민을 육성하고 그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지역 운동의 혁신과 연대, 실사구시의 길 찾기가 필요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09/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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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6명. 2018년 6월 13일 전 국민이 뽑는 선출직 공무원 수다. 구체적으로 광역단체장 17명, 광역의원 824명, 기초단체장 226명, 기초의원 2,927명, 교육감 17명, 교육의원 5명이다. 교육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선출한다. 세종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이 없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온 동네가 들썩이고 있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뽑을 자리도 많지만 후보도 참 많다. 후보자 벽보만 10m가 넘는다. 주민들은 제주도(5표), 세종시(4표)를 제외하고 15개 특별시, 광역시도에서 7표를 행사한다.

과거 우리는 지방자치의 어두운 단면을 경험했다. 114명. 민선1기(1995년)부터 민선6기까지 각종 비리 등으로 재판을 통해 물러난 지방자치단체장 수다. 지방의회 출범 이후 민선5기까지 사법처리된 지방의원은 1,035명에 달한다. 선심성 예산낭비와 제왕적 권한으로 인허가 비리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곳곳에서 터졌다. 행정 혼란과 예산 낭비, 주민의 기대를 저버린 무책임에 질타가 이어졌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각종 비리와 범죄에 연루된 단체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민선4기(2006년)에는 무려 전체 지자체장의 44.7%가 기소되었다. 민선4기를 정점으로 기소 건수는 민선5기(2010년)와 민선6기(2014) 들어서 절반 이하로 급격히 줄어든다. 구체적으로 1기 23명(9.4%), 2기 60명(24.2%), 3기 78명(31.5%), 4기 110명(44.7%), 5기 55명(22.5%), 6기 43명(17.6%)이다. 그나마 희망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민선5,6기, “내 삶을 바꾸다”

민선5,6기를 거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과거의 부정적 인식을 바꿀 정도로 혁신에 성공한다. 주민들 곁에서 ‘내 삶을 바꾸는 지방정부’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중앙정부보다 주민과 가깝고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정책, 일상의 돌봄, 마을민주주의 추진이 가능했다. 중앙정부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다.

모든 복지서비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동주민센터의 복지허브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던 생명존중 사업, 재해재난에서 신속하게 동네 주민을 지켜냈던 재난대응, 친환경 공공급식정책(무상급식), 생활임금제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역에 특화된 도시재생, 주민참여예산제, 청년지원정책, 주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마을민주주의, 사회적경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공유도시의 실현 등 수많은 지역혁신 사례가 탄생했다. 중앙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심지어 외면했던 영역에서 지방정부가 제대로 해냈다. 그 중심에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연구하는 지자체장들의 연구모임인 ‘목민관클럽’이 있다.

이런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자체장들이 중앙정부가 못하고 있던 주민생활밀착형 의제를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실행했기 때문이다. 과정에서도 주민참여와 소통으로 지역 거버넌스(협치)의 형성을 우선했기에 가능했다. 지자체장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였다. 덕분에 마을과 지역을 혁신하고 공동체를 복원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선7기 지방자치, 지방의회 혁신부터 시작해야

민선5,6기가 지방자치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일깨웠다면, 곧 출범할 민선7기는 계승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지방자치를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선7기 지방자치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지방의회 혁신이다.
민선6기까지 지방정부 집행부의 혁신에 성과를 거두었다면, 민선7기는 지방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운영의 혁신이 절실하다. 민선7기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의원(제주)은 모두 3,756명이다. 이들이 심의하고 확정하는 1년 예산은 2017년 기준 193조 원이 넘는다. 지방의회는 각 행정부서에 대한 견제와 감시, 행정사무감사, 예산결산, 조례제정 및 수정 발의 등이 주된 업무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회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민의를 수렴한 견제와 감시는커녕, 올바른 정책과 필요한 사업을 좌절시키거나 이상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에 예속되어 움직이는 구조의 혁신도 필요하다. 지방의원은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보다 사실상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민원 해결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행사 시 돈과 사람 동원까지 충성 경쟁에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챙기는 지방의회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 역량을 갖춘 지방의원을 찾는 것은 우리 주민의 몫이다. 그들을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주민인 유권자다.

또한 지방정부는 ‘지방분권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지방분권만 되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여기는 분권지상주의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에 준하는 자치분권을 펼치겠다고 공약했다.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행정 등 자치분권의 확대도 이루어질 것이다. 본격적인 지방분권의 시대가 열려 자치 권한이 커진다면, 이를 무엇에 어떻게 펼칠지 고민해야 한다. 지방분권은 선이 될 수도 있지만 악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혁신의 바람이 불 수도 있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민주주의가 퇴행할 수도 있다. 자칫하면 주민들이 지방분권에서 중앙집권으로 회귀를 요구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제도화된 자치분권 시대에 지방소멸의 위기, 4차 산업혁명, 참여민주주의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여민주주의 확대에 걸맞게 주민의 인식을 높이는 일(시민 민주교육)에도 신경 써야 한다.
어느 지역이든 주민의 수준에 맞는 집행부와 의회를 구성하기 마련이다. 지역의제 발굴과 실현도 주민의 성숙도에 달려있다. 주체가 될 시민을 발굴하고 그들이 스스로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시민 민주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의 참여방식은 소수의 큰 목소리가 과대하게 반영되는 구조다. 큰 목소리와 작은 목소리가 공명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시민 민주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정신이 지역의 자치공동체를 굳건히 하고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 글 : 권기태 부소장 · [email protected]

월, 2018/06/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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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다양한 삶의 모델은 없을까?’ 혹은 ‘일과 삶의 조화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직장인 인생설계 프로그램 <퇴근후Let’s+>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1~3회차 교육이 진행됐는데요. 수강생 이민지 님께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보내주셨습니다.


‘바쁘다’, ‘힘들다’, ‘못 해 먹겠다’고 말하는 것도 지겨워지던 터였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지독하게 앓는 환절기 감기처럼 ‘이제 그만 때려치워야지’ 하면서도 아무 대책 없이 사는 내가 한심스러워지고 있었다. 20년 전, 밥벌이의 처연함에 대해서는 추측도 할 수 없었던 열일곱의 내가 그토록 꿈꾸던 커리어우먼의 삶은 이토록 버거운 것이었다. 근사하게 차려입고 사무실로 출근만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어른이 되어 제 몫의 역할을 해내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20년 후, (운이 좋다면) 은퇴를 앞둔 쉰일곱의 나는, 현재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하길 간절히 원하고 있을까? 이런 고민이 나를 ‘퇴근후Let’s+’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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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통해 ‘퇴근후Let’s+’ 프로그램 안내를 보게 됐다. 제목만 보고도 마음이 설렜다. 퇴근 후 Let’s가 가능하다는 것은 정시퇴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만 가능하더라도 내가 겪고 있는 삶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집안일과 같은 일상 속의 숙제 혹은 내일의 출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나만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첫 수업 전날, 희망제작소 연구원님의 안내 메일을 받는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교육 당일은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해서는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감을 가득 안고 퇴근하곤 했다. (물론, 퇴근이 늦을까 가슴 졸이던 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첫 시간, 나를 돌아보다

수업 첫날, 예쁜 노트 한 권을 받았다. 자신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좋으니 사진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틈틈이 채워보란다. 연필을 잡는 손이 어색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엄두조차 안 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고민하며 찬찬히 써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역할’이 아니라, 내 ‘직업’이 아니라, 그냥 ‘나’가 누구인지 알게 된 중요한 시간이었다.
이어지는 강의도 알찼다. 어쩜 이렇게 딱 필요한 내용과 좋은 강사들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을까? HRD가 업무인 내가 민망해질 정도였다. 1회부터 3회차 교육에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또한 나의 소비생활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은 없는지 시야도 넓힐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내게 정말 ‘좋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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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쉼’은 무엇입니까?

특히 첫 시간에는 ‘일-삶-쉼’에 관한 간단한 워크숍으로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못 쉬고 있는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이어 두 번째 시간에는 몇 개의 모둠으로 나뉘어서 ‘진짜 쉼’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미션을 받았는데, 그동안 Work-Life(일과 삶)만 고민했지, 쉰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두고 ‘쉰다’고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우리 조는 제대로 된 쉼 중 하나로 ‘운동’을 꼽았고,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간단한 운동법을 배우는 ‘득근득근’의 프로그램을 수강할 예정이다. 새로운 길을 가는 청년사업가와의 만남이 기대된다. 사무실에서는 모니터만, 집에서는 TV만, 출퇴근길에는 스마트폰만 보느라 고생한 나의 목과 어깨, 허리가 모처럼 편해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의 연대

‘나는 왜 일하는가’ 강의에서 아그막 이창준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이 만난 기업 대표, 임원, 차장, 대리, 사원 중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이다. 힘들지 않은 사람도 없다고 하셨다. 그동안 나만 이렇게 바쁘고 힘든가, 내가 무능해서 이런가라며 자책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누구나 자신의 몫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바쁘고 힘들고 외로웠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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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3회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에 참여하는 내내 ‘문제의 해결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과의 연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역시 이 자리에서 타인에게 위로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직 네 번의 교육이 더 남았지만, 쉰일곱의 나는 ‘퇴근후Let’s+’를 선택한 것을 천우신조(天佑神助)로 생각할 것 같다.

– 글 : 이민지 2017 퇴근후Let’s+ 수강생
– 사진 : 바라봄사진관

화, 2017/11/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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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캠프를 마치며_주인된 권리찾기의 시작

한국교원대학교 제30대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신 지 윤

 늘 비슷했습니다. 학사제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도, 내가 듣고 있는 교육과정과 강의에 대한 고민들도 그저 투덜거림이나 개별적인 민원에 그쳤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들은 늘 엇비슷한 정도로 일방적이었으며 그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망망대해에 돌 하나 던지느니만 못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2년간의 비대위 체제, 학생대표의 부재와 쪼그라드는 학생사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어쩔 수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적당한 정도의 타협과 수긍이 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대학이라는 공간 자체가 취업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거쳐가는 발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학생자치가 부담스러운 무엇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4학년을 앞두고 총학생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그 ‘어쩔 수 없음’ 들에 맞서서 무엇이건 해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학생대표의 직을 맡았지만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구심점이 되어 여러 의제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의견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도, 학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눈앞에 놓인 숙제였기 때문입니다. 가득 쌓여있는 선물 속 무얼 먼저 풀어야할지 모르는 아이처럼 종종거리던 와중에 제 4회 <알록달록 등록금캠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알고, 다르게 또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갈팡질팡하던 걸음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을 수 있게 할 것 같다는 믿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참여한 등록금캠프에서의 시간은 믿음 이상의 값진 배움으로 돌아왔습니다.

 

 ‘등록금’이라는 의제는 단순히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높은 등록금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학자금대출과 그 이자는 사회에 발도 채 내딛지 않은 청년들을 채무자로 만듭니다. 당장 내 숨통을 조여오는 생활고 속에서 ‘학문적 정진’이건 ‘조금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를 옥죄는 등록금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까? 등록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고 결정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학교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찾는 출발로서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등록금캠프는 주인된 권리를 찾아야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껏 전개되어왔던 등록금 인하 운동의 맥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교육 공공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 인상율 상한제의 도입,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등 우리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던 것’에 대한 투쟁의 결과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을 대학답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무이자 학자금 대출,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을 위해 목소리 높여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공립대학 재정 및 대학의사결정구조에 대한 강의를 통해서는 ‘주인된 권리를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의 재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통해 등록금의 결정과정,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검토하고 준비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학이 주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보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정보를 요구하고 독단을 견제해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등심위 회의록으로 본 주제별 대응방식을 살펴보며 그렇게 얻어낸 정보들을 협상장에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를 고민하고 우리 대학의 상황에 적용하며 여러 가지 전략들을 세워볼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캠프에서의 배움은 분명 크고 뜻깊었지만 이 자리가 결코 개별학교의 등록금 대응능력의 향상을 위하는 것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신설, 대학평의원회 설치의 의무화로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학생의 영향력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만은 이는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실제 운영에서의 편파성_등심위에서의 총장 추천 외부인사의 투입, 정보의 불균형, 대학의 비협조적 태도, 형식적인 학생위원 비율 등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기울어져있는 협상장에서는 개별 학교의 역량이 출중하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와 투쟁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샘솟습니다.

 

 학생은 학교의 주인입니다. 정말 상투적인 말입니다만은,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반복되어왔고, 그만큼 기본이 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과 학교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아닌 그 누군가가 허락한 것에서 머무를 수는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요구할 수 있으며 무엇이 옳은지를 고민할 수 있으며 학교를 위해서 행동하고 그렇게 학교를, 또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참여연대와 대학교육연구소에 감사드리며 등록금캠프에서의 배움과 연대의 씨앗이 ‘어쩔 수 없는 것’들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수, 2017/12/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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