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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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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익명 (미확인) | 수, 2015/06/24- 14:19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전국의 중소상공인․청년․학생․노동계․시민사회단체 
모두 모여 최저임금 대폭 인상 및 경제민주화 촉구 공동 기자회견 개최

경제불평등 해소와 경제 활성화의 열쇠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중단 없는 경제민주화!!! 

 

 

일시 2015년 6월 24일(수) 오전11시 
장소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주최 최저임금연대/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경제민주화전국네트위크/최저임금대폭인상을위한청년학생단체연석회의/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최저임금대폭인상과경제민주화실현을염원하는시민사회단체일동

 

지난 6월 18일 전국 단위의 중소상공인단체(전국유통상인연합회), 노동계(민주노총), 청년계(청년유니온)가 모여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경제민주화-중소상공인 생존권 보장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재벌대기업들이 중소상공인과 협력업체(중소기업)들의 생존권을 침탈하고, 슈퍼갑질을 일삼고, 기술을 탈취하고, 골목상권까지 장악해 들어가고, 편의점․대리점 등을 수탈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임에도 불구하고, 재벌대기업들이 최저임금위원회 활동 시기만 되면 “중소상공인을 생각한다면 최저임금이 올라서는 안된다”고 핑계를 대고 일부 중소상공인들을 방패막이로 악용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6.24(수) 오전 11시, 더욱 많은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함께 재벌대기업들의 비열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중단 없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간절히 촉구했습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촉구하며 중소상공인, ‘을’살리기 단체, 청년, 학생, 노동계, 시민사회가 다 같이 모여서 공동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 더욱 의미가 깊을 것입니다.

 

그만큼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경제민주화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 크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극심한 양극화와 민생고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들 처지에서는 개인 소득,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사활적 요구이고, 그를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경제 영역 전반에 경제민주화가 필수적이지만, 지금 이것을 박근혜 정권과 재벌대기업들이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엄중히 경고합니다. 지금 정권과 재벌대기업이 할 일은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통한 재벌대기업 특혜․기득권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불평등 해소와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반드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경제민주화의 꾸준한 실현이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모인 우리들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경제민주화의 꾸준한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프로그램

사회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청년․대학생 발언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중소상공인 발언 인태연 을살리기 국민운동본부 대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
노동계 발언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
기자회견문 낭독 노동자 (홈플러스노조 오재본) / 중소상공인 (전국고물상연합회 정재안) / 청년․대학생(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 시민사회 (녹색연합 윤기돈)
퍼포먼스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퍼포먼스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노동자, 중소상공인, 청년, 학생,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문 


최근 IMF는 150개국의 사례 분석 결과, 부유층의 소득이 오르면 경제성장이 감소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오를 때 오히려 경제가 성장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OECD도 역시 불평등 심화가 경제성장에도 해롭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성장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중단 없는 경제민주화가 경제 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 그리고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우리 모두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활성화’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가별 최저임금은 1위 룩셈부르크(시급 약1만617원), 2위 프랑스(1만518원, 10.7달러), 3위 호주(1만321원, 10.5달러), 4위 벨기에(9928원, 10.1달러), 5위는 네덜란드(9339원, 9.5달러)라고 합니다. 영국은 7864원(8.0달러), 미국 7176원(7.3달러), 일본 6586원(6.7달러)이고, 우리나라 최저임금 시급은 5210원입니다. 전체 25개 국가 중 13위 수준이지요. 독일은 지난해 9월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올해부터 시간당 8.5유로(약1만700원)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독일에서는 그 정책으로 500만 명 이상의 저임금 노동자가 혜택을 보고, 2001년 이후 소비성향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저임금이 내수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된 것입니다. 

 

지난 6월 18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중소상인, 노동자, 청년의 상생을 위한 공동선언이 있었습니다. 이날 공동선언에서는, 재벌대기업들이 비정규직 확대,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시간 강요 등으로 노동시장을 엉망으로 만들고, 다른 한편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골목상권과 생존권까지 붕괴시키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비판하면서,“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을 위해 최저임금인상을 막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재벌대기업들과 박근혜 정부에게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도 중소상공인들이 걱정된다면 재벌대기업들이 골목 상권에 철수하고,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들에게 가하는 슈퍼갑질, 기술탈취, 이익수탈 등을 즉시 중단하면 됩니다. 당상 재벌대기업 본사들이 가맹점, 대리점에 대한 수탈을 중단하고, 또 재벌대기업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부터 대폭 인하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 영세 중소상공인들에게는 상가임대채보호법 추가 개정 과 함께 사회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병행하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심지어 재벌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과 경총은 9년 연속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의 임금'인데, 지금의 최저임금으로는 실제로는 최저의 임금도, 최저의 생활도 보장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10대 상장그룹사 재벌대기업의 곳간에 사내유보금 500조가 넘쳐나고 있고 수십억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 자들도 있는데, 201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5천580원, 월급 기준 116만원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진정 상생하는 사회입니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입니까? 최저임금 1만원으로 450만 저임금 노동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를 향해 희망의 마중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촉구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취지대로 재벌대기업들, 최저임금위원회의 사용자 위원들께“당신들도 시급 5,580원으로 1년, 아니 한달 만이라도 살아봐라!”라고 절규해봅니다. 당신들께서는 정말 한달 116만원으로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한 사람의 인간적인 생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최저임금 1만원이 창조입니다. 최저임금이 1만원이 혁신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이 상생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이 경제민주화입니다. 무엇보다도 최저임금 1만원이 인간의 최소한의 존엄입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사람의 가치가, 노동의 존엄이 일상적으로 짓밟히는 사회였습니다. 부디 사람이 존엄하고 노동의 대가가 귀하고 처우 받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최저임금 1만원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사람과 노동의 존엄과 가치가 훼손되고 일상적으로 짓밟히는 경제에 ‘경세제민’의 경제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물 경제적 차원에서도 일하는 노동자들의 주머니가 든든해져야, 소비와 내수경제가 살아납니다. 노동자의 주머니가 든든하고, 청년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중소상공인들의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중소기업의 활력이 제고됩니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중소상인들과 노동자, 청년들과 시민들이 함께 웃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중단 없는 경제민주화로 중소기업,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과 활력을 도모하면 우리 모두가 더욱 크게 웃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경제민주화 실현!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동반 성장’의 길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경제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한 경제활성화의 열쇠는 바로 최저임금 1만원부터 시작됩니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최저임금이 더 이상 최저의 임금도 되지 못하는 세상’을 끝장내야 합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최저임금만으로도 풍족하지는 않지만 먹고는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그래서 오늘 중소상공인, 노동자, 청년, 학생, 시민들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선언합니다.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필요한 최저임금 1만원과 중단 없는 경제민주화의 실현,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 너무나도 절실하기에 오늘 우리가 여기에 다 같이 모인 것입니다. 오늘 모인 우리들은 앞으로도 일하는 모든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경제불평등 해소, 경제 활성화의 열쇠는 바로 최저임금 1만원.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2015년 6월 24일 
최저임금연대/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최저임금대폭인상을위한청년․학생단체연석회의/반값등록금 국민운동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최저임금대폭인상과경제민주화를지지하는시민사회단체일동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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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조합원 총단결로 고용안정 쟁취하자!" 김주영 위원장, 하이트진로 노동조합 2차 총파업 투...
목, 2017/09/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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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그는 왜 스스로 몸을 던졌나

지난 6월 17일 새벽 2시경,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입구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신문 배달원이 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작업복의 ‘삼성중공업’ 마크와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보고 신분을 확인했다. 그 남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이창헌 과장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파트 추락 자살’로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 이창헌 과장은 사고 전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거제 일대를 배회했다. 평소 못 먹는 소주 1병을 마신 뒤,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 15층에 올라가 스스로 몸을 던졌다.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2012년 삼성중공업 연구소에 입사한 이 과장은 2015년부터는 현장 관리부서에서 일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결혼했고, 올 4월에는 딸을 얻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이 과장은 왜 스스로 몸을 던졌을까.

희망퇴직 분위기 속…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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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 악화로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으로 1500명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에게는 급여 삭감이 단행됐다. 이 과장이 숨지고 한 달 뒤,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안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와 일했던 동료는 직장 상사가 이 과장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업무 압박을 줘서 스스로 희망퇴직자가 되게 하는, 이른바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사고 났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직장 상사가 죽였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 과장을 불러요. 이 과장을 앞에 앉혀놓고 10분이고 20분 초등학생 혼내듯이 엄청 뭐라고 해요. ‘오늘 퇴근하기 전까지 가져와’, ‘내일 아침까지 가져와 내 책상에’ 이런다고요. 전 직장 동료 /음성대역

고 이 과장의 아내 배 모 씨는 “지난 3월에 남편이 ‘오늘 상사가 나한테 짜증을 많이 내시는 것 같다’고 했다”며 “남편이 강하게 표현 안 하는 편이라, 상사에게 오늘 많이 깨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핸드폰 메모에도 직장 상사에 대한 긴장감이 드러나 있다. 상사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며 희망퇴직 대상자인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직장 상사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이 과장이 “희망퇴직설이 있어서 말씀드렸다”고 하자 상사는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삼성중공업 측에 희망퇴직에 따른 찍어내기와 괴롭힘 여부를 물었다.

“괴롭힘을 주거나 하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자체 조사를 하신 건가요?
“팀장이나 부서장 쪽에서 이창헌 과장에게다 그런 내용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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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장은 대학 시절부터 우울증약을 먹어왔다. 그런데 숨지기 두 달 전부터는 집중적인 치료가 진행됐다. 지난 4월, 이 과장의 정신과 면담 기록지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증세와 불면증을 느끼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의 휴대폰에는 ‘사람 죽는 높이’를 검색했던 게 남아 있다. 지금 심적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심하게 우울한 것은 1-2주 전부터 그렇다. (2017.6.14 정신과 면담기록지)

부인 배 씨는 이 과장의 죽음을 산재라고 주장했다. 희망 퇴직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 그런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동자의 자살은 산재로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같은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직장이나 업무상의 이유로 자살한 사람은 559명으로 하루 1.57명꼴에 이른다.

산재 입증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떠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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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산재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노동자 측에 산재 입증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이 직접 고 이 과장의 스트레스 강도와 초과 근로 시간, 업무량 등에 관한 자료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입증 자료 확보를 위해 배 씨는 남편의 회사 사무실 출입을 요구해왔다. 이 과장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직장 상사의 압박은 없었는지 등을 그의 사무실의 컴퓨터나 메모에서 확인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배 씨의 회사 출입을 거부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배 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남편의 유품을 챙겨오겠다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유품을 상자에 담아 집으로 보냈다. 숨진 지 두 달이 지나 더는 유품 보관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아한 것은 유품 상자에는 2015년 수첩은 있지만 최근인 2016년, 2017년 수첩은 보이지 않았다.

또 배 씨는 경찰에 남편과 관련된 수사 기록 일체의 공개를 요청했다. 2주 후, 경찰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고작 세 페이지였다. 사고 전날 휴가 신청 서류와 이 과장의 석달치 초과근무 신청 내역이 전부였다. 회사 동료들의 진술서, 출퇴근 기록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 씨는 경찰에 정보 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을 냈다.

국회 개정안 냈으나 폐기…인권위 권고에도 5년째 미이행

노동자의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한 분담이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실현은 흐지부지됐다. 지난 2011년 국회에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입증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이 올라왔으나 당시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가와 사용자 측에게도 입증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권고안을 냈으나 5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입법 노력과는 반대로 2015년 헌법재판소는 산재 입증 책임이 노동자측에 있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보험재정 건전성 유지와 노동자의 입증이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다만 당시 안창호 재판관은 질병의 오랜 진행과정, 노동자측의 정보 부족으로 노동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해 노동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거부한 것을 두고 “입증 증명이 곤란해진 사정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 사실이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면서 정보 제공을 거부한 회사의 소극적인 자세에 경고한 셈이다.

회사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키를 쥐고 있지만 그 키를 안 풀어주는거 잖아요, 사실. 그로 인해서 가장 기본적인 걸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수 없고 회사가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는 거고. 유족들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없어요. 지금 입증 책임 전환에 대한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그조차 흐지부지해왔던 것이고 좀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겠죠. 권동희 노무사

#2. 건강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이유는?

금호고속 광주지사 소속 버스 기사였던 남편. 아내는 남편이 술과 담배도 멀리한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아내는 하루는 새벽에 운전을 마치고 온 남편이 힘들어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최 씨가)새벽 3시에 들어오면서 ‘나 너무 힘들어 나 죽으려나 봐’라고 해요. 또 ‘봐봐 (목이)안 돌아가, 안 돌아가’, 그래서 내가 ‘그러면 얼른 씻고 자야지’ 그랬죠. 힘들어서 그런 줄만 알았죠. 금호고속 버스기사 최 씨 아내

그날 저녁, 남편 최 씨는 광주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큰 수술을 받았으나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돼 숨을 거뒀다. 사인은 모야모야병에 이은 뇌출혈과 뇌경색.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과로사 버스기사의 운행일지…쓰러지기 전날, 약 1000KM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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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운행일지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최 씨가 쓰러지기 전날인 지난해 9월 28일의 운행을 보면, 오전 9시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된 운행은 다음 날 새벽 2시 40분 광주에서 끝이 났다. 총 거리는 989km, 운행시간만 총 열네시간이다. 최 씨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인 630km보다 1.5배나 길었다. 9월 13일은 1002km, 9월 9일은 1095km, 9월 4일은 913km 등 운행일지 곳곳에서 900, 1000km 운행 거리가 눈에 띄었다.

또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쓰러지기 일주일 전인 9월 22일 운행을 보면 최 씨는 다음날 새벽 1시에 경남 창원에 도착한 뒤, 아침 7시 40분에 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전날 13시간을 운행한 뒤 6시간가량을 쉬고 다시 11시간을 운행한 것이다.

이 같은 운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속버스 기사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조항에 적용받기 때문. 이 조항에 따라 운수업, 영화제작업, 방송업 등 26개 업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만 있다면 무제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여야는 지난 7월 광역버스 사고 이후 노선 버스업 등 16개 업종을 특례업종에서 삭제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또 현재 국회에는 하루 최대 10시간 이상의 버스 운행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유럽연합은 9시간, 미국은 10시간으로 버스 기사의 하루 최대 운행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최 씨가 숨지고 나서야 버스기사의 휴식시간 보장은 법으로 명문화됐다. 지난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돼 버스의 경우 1일 운행 종료 후 연속 휴식시간 8시간을 보장하고, 1회 운행 후 15분 이상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잇따른 졸음운전 사고에도…과로사의 현장 조사는 생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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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 씨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했다. 이로써 최 씨의 사용자 측인 금호고속은 1명 이상이 업무로 사망한 중대재해 사업장이 됐다. 금호고속은 관할노동청의 현장조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근로감독관 직무 규정 때문. 규정에는 추락, 골절 등 안전 사고 같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 아닌 재해는 현장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안전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노동청이 조사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개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버스 승객과 도로 위 운전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고속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20대 여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7월에는 광역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졌다.

노동청이 적극적으로 조사를 통해서 근무시간 변경이라든지 업무 형태 전환이라든지 이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게 회사에서는 강제로 할 수 없거든요. 본인들은 조그만 인력을 가지고 근로자를 많은 시간 일을 시켜서 수익창출을 하려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게 기업의 목표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배연직 노무사/최 씨 사건 대리인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김기철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목, 2017/09/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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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외국기관노동조합연맹(위원장 박종호)은 28일 ‘주한미군기지 이전, 축소, 철수 등에 따른 주한미군...
금, 2017/09/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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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9/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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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0/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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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그는 왜 스스로 몸을 던졌나

지난 6월 17일 새벽 2시경,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입구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신문 배달원이 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작업복의 ‘삼성중공업’ 마크와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보고 신분을 확인했다. 그 남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이창헌 과장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파트 추락 자살’로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 이창헌 과장은 사고 전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거제 일대를 배회했다. 평소 못 먹는 소주 1병을 마신 뒤,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 15층에 올라가 스스로 몸을 던졌다.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2012년 삼성중공업 연구소에 입사한 이 과장은 2015년부터는 현장 관리부서에서 일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결혼했고, 올 4월에는 딸을 얻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이 과장은 왜 스스로 몸을 던졌을까.

희망퇴직 분위기 속…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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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 악화로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으로 1500명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에게는 급여 삭감이 단행됐다. 이 과장이 숨지고 한 달 뒤,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안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와 일했던 동료는 직장 상사가 이 과장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업무 압박을 줘서 스스로 희망퇴직자가 되게 하는, 이른바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사고 났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직장 상사가 죽였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 과장을 불러요. 이 과장을 앞에 앉혀놓고 10분이고 20분 초등학생 혼내듯이 엄청 뭐라고 해요. ‘오늘 퇴근하기 전까지 가져와’, ‘내일 아침까지 가져와 내 책상에’ 이런다고요. 전 직장 동료 /음성대역

고 이 과장의 아내 배 모 씨는 “지난 3월에 남편이 ‘오늘 상사가 나한테 짜증을 많이 내시는 것 같다’고 했다”며 “남편이 강하게 표현 안 하는 편이라, 상사에게 오늘 많이 깨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핸드폰 메모에도 직장 상사에 대한 긴장감이 드러나 있다. 상사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며 희망퇴직 대상자인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직장 상사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이 과장이 “희망퇴직설이 있어서 말씀드렸다”고 하자 상사는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삼성중공업 측에 희망퇴직에 따른 찍어내기와 괴롭힘 여부를 물었다.

“괴롭힘을 주거나 하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자체 조사를 하신 건가요?
“팀장이나 부서장 쪽에서 이창헌 과장에게다 그런 내용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

 이 과장은 대학 시절부터 우울증약을 먹어왔다. 그런데 숨지기 두 달 전부터는 집중적인 치료가 진행됐다. 지난 4월, 이 과장의 정신과 면담 기록지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증세와 불면증을 느끼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의 휴대폰에는 ‘사람 죽는 높이’를 검색했던 게 남아 있다. 지금 심적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심하게 우울한 것은 1-2주 전부터 그렇다. (2017.6.14 정신과 면담기록지)

부인 배 씨는 이 과장의 죽음을 산재라고 주장했다. 희망 퇴직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 그런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동자의 자살은 산재로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같은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직장이나 업무상의 이유로 자살한 사람은 559명으로 하루 1.57명꼴에 이른다.

산재 입증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떠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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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산재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노동자 측에 산재 입증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이 직접 고 이 과장의 스트레스 강도와 초과 근로 시간, 업무량 등에 관한 자료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입증 자료 확보를 위해 배 씨는 남편의 회사 사무실 출입을 요구해왔다. 이 과장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직장 상사의 압박은 없었는지 등을 그의 사무실의 컴퓨터나 메모에서 확인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배 씨의 회사 출입을 거부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배 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남편의 유품을 챙겨오겠다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유품을 상자에 담아 집으로 보냈다. 숨진 지 두 달이 지나 더는 유품 보관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아한 것은 유품 상자에는 2015년 수첩은 있지만 최근인 2016년, 2017년 수첩은 보이지 않았다.

또 배 씨는 경찰에 남편과 관련된 수사 기록 일체의 공개를 요청했다. 2주 후, 경찰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고작 세 페이지였다. 사고 전날 휴가 신청 서류와 이 과장의 석달치 초과근무 신청 내역이 전부였다. 회사 동료들의 진술서, 출퇴근 기록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 씨는 경찰에 정보 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을 냈다.

국회 개정안 냈으나 폐기…인권위 권고에도 5년째 미이행

노동자의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한 분담이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실현은 흐지부지됐다. 지난 2011년 국회에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입증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이 올라왔으나 당시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가와 사용자 측에게도 입증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권고안을 냈으나 5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입법 노력과는 반대로 2015년 헌법재판소는 산재 입증 책임이 노동자측에 있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보험재정 건전성 유지와 노동자의 입증이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다만 당시 안창호 재판관은 질병의 오랜 진행과정, 노동자측의 정보 부족으로 노동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해 노동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거부한 것을 두고 “입증 증명이 곤란해진 사정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 사실이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면서 정보 제공을 거부한 회사의 소극적인 자세에 경고한 셈이다.

회사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키를 쥐고 있지만 그 키를 안 풀어주는거 잖아요, 사실. 그로 인해서 가장 기본적인 걸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수 없고 회사가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는 거고. 유족들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없어요. 지금 입증 책임 전환에 대한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그조차 흐지부지해왔던 것이고 좀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겠죠. 권동희 노무사

#2. 건강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이유는?

금호고속 광주지사 소속 버스 기사였던 남편. 아내는 남편이 술과 담배도 멀리한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아내는 하루는 새벽에 운전을 마치고 온 남편이 힘들어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최 씨가)새벽 3시에 들어오면서 ‘나 너무 힘들어 나 죽으려나 봐’라고 해요. 또 ‘봐봐 (목이)안 돌아가, 안 돌아가’, 그래서 내가 ‘그러면 얼른 씻고 자야지’ 그랬죠. 힘들어서 그런 줄만 알았죠. 금호고속 버스기사 최 씨 아내

그날 저녁, 남편 최 씨는 광주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큰 수술을 받았으나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돼 숨을 거뒀다. 사인은 모야모야병에 이은 뇌출혈과 뇌경색.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과로사 버스기사의 운행일지…쓰러지기 전날, 약 1000KM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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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운행일지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최 씨가 쓰러지기 전날인 지난해 9월 28일의 운행을 보면, 오전 9시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된 운행은 다음 날 새벽 2시 40분 광주에서 끝이 났다. 총 거리는 989km, 운행시간만 총 열네시간이다. 최 씨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인 630km보다 1.5배나 길었다. 9월 13일은 1002km, 9월 9일은 1095km, 9월 4일은 913km 등 운행일지 곳곳에서 900, 1000km 운행 거리가 눈에 띄었다.

또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쓰러지기 일주일 전인 9월 22일 운행을 보면 최 씨는 다음날 새벽 1시에 경남 창원에 도착한 뒤, 아침 7시 40분에 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전날 13시간을 운행한 뒤 6시간가량을 쉬고 다시 11시간을 운행한 것이다.

이 같은 운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속버스 기사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조항에 적용받기 때문. 이 조항에 따라 운수업, 영화제작업, 방송업 등 26개 업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만 있다면 무제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여야는 지난 7월 광역버스 사고 이후 노선 버스업 등 16개 업종을 특례업종에서 삭제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또 현재 국회에는 하루 최대 10시간 이상의 버스 운행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유럽연합은 9시간, 미국은 10시간으로 버스 기사의 하루 최대 운행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최 씨가 숨지고 나서야 버스기사의 휴식시간 보장은 법으로 명문화됐다. 지난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돼 버스의 경우 1일 운행 종료 후 연속 휴식시간 8시간을 보장하고, 1회 운행 후 15분 이상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잇따른 졸음운전 사고에도…과로사의 현장 조사는 생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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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 씨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했다. 이로써 최 씨의 사용자 측인 금호고속은 1명 이상이 업무로 사망한 중대재해 사업장이 됐다. 금호고속은 관할노동청의 현장조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근로감독관 직무 규정 때문. 규정에는 추락, 골절 등 안전 사고 같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 아닌 재해는 현장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안전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노동청이 조사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개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버스 승객과 도로 위 운전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고속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20대 여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7월에는 광역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졌다.

노동청이 적극적으로 조사를 통해서 근무시간 변경이라든지 업무 형태 전환이라든지 이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게 회사에서는 강제로 할 수 없거든요. 본인들은 조그만 인력을 가지고 근로자를 많은 시간 일을 시켜서 수익창출을 하려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게 기업의 목표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배연직 노무사/최 씨 사건 대리인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김기철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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