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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고 투표만?…유권자 입 막는 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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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고 투표만?…유권자 입 막는 선거법

익명 (미확인) | 화, 2017/04/04- 20:25

제19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법 개혁을 일순위 정치개혁 과제로 꼽았다.

올해 1월에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발족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정치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선거제도를 꼽았다. 공동행동은 △18세 투표권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지난 3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번째 정치개혁 과제로 선거법 개혁을 꼽았다.

▲ 지난 3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번째 정치개혁 과제로 선거법 개혁을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했던 지난 2월,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촛불집회 주최측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촛불집회에서 ‘특정 입후보예정자를 지지·반대하는 현수막이나 인쇄물을 배부해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가 제19대 대통령선거 유세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직선거법상 위법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까지 시민들이 광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했던 것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는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직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동만으로도 위법이 된다.

공직선거법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권선거 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때문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선거법 위반 범법자가 양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최대 이슈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4대강이었다. 당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던 배옥병 씨는 후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 수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배 위원장은 5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4대강 반대 운동을 해왔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활동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0년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선관위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까지 했다. (사진=환경정의 제공)

▲ 지난 2010년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선관위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까지 했다. (사진=환경정의 제공)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총선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22명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총선넷이 낙선 후보 대상을 선정하는 온라인 앙케이트를 한 것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신고 없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낙선 후보 사무실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해 총선 하루 전날인 4월 12일 총선넷 관계자 2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경의 수사 과정에서 22명으로 기소 인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기자회견, 퍼포먼스를 한 것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시민유권자운동본부라는 단체는 ‘좋은 후보’를 선정해 해당 후보자 선거운동 현장이나 선거 사무실에서 후보자의 이름이 게재된 현수막을 게시하고 인증서 전달식을 열었다. 총선넷은 선거법 위반을 피해가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면서 피켓이나 현수막에 후보자의 성명이나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지만 기소됐고, 시민유권자운동본부가 진행한 인증서 전달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한 (사)월드피스자유연합,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는 낙선 대상 후보자 이름과 지역구, 정당 등을 명시한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 역시 문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는 “시민유권자운동본부의 좋은후보 인증서 전달식은 대부분 실내 또는 공개장소에서 별도의 시설물 없이 이뤄졌고,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의 기자회견은 통상적인 기자회견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서울시선관위는 구멍 뚫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한 총선넷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오른쪽 사진),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 등이 현수막에 낙선 후보자 명단을 적시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왼쪽 사진)

▲ 서울시선관위는 구멍 뚫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한 총선넷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오른쪽 사진),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 등이 현수막에 낙선 후보자 명단을 적시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왼쪽 사진)

이런 형평성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되는 법을 아예 뜯어 고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현행 공직선거법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 개정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8월 국회에 정치관계법(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제출했다. 선관위는 △말과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상시 허용 △일반 유권자도 선거운동기간 중에 소품이나 표시물을 입거나 지니고 선거운동 보장 △공직선거법 90조, 93조 폐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 법개정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행위의 자유한국당 간사실에서는 선관위가 선거법 개정의견을 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회 정치발전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난항을 겪는 이유를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이해 관계, 정당의 유불리에 얽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 기존 국회의원들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법 개정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세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그 중심에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주역은 촛불 시민이었다. 그런데 유권자인 촛불 시민들에게 선거기간에는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고 종용하는 공직선거법은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적폐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재 조현미
촬영 정형민 김남범 신영철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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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온 신문, 방송 헤드라인에 ‘잭팟’이 터졌다. 온 나라가 도박판이 된 것 같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 성과를 발표한 이후다. 언론은 이번에도 청와대가 불러준 대로 받아쓰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이맘때 즈음 이미 청와대가 내세운 대통령 해외순방 외교의 경제적 성과가 얼마나 엉터리 계산법에서 나온 것인지 보도한 바 있다. 또 청와대가 발표한 상당수 계약은 실체가 없거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도 밝혔다. (관련 보도 : 박근혜표 세일즈외교, 줄줄이 ‘꽝’) 하지만 이번에도 청와대와 언론은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아직도 이런 어설픈 홍보에 사람들이 쉽게 넘어간다고 믿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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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둘러싼 청와대와 한국 언론, 그리고 이란 대통령실과 이란 언론의 분위기를 비교해 봤다. 상식적으로 정상 외교에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잭팟’을 터트린다는 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 한국과 이란의 발표 사이엔 상당한 온도차가 있었다.

1.수주 Vs. 투자

청와대 홈페이지의 ‘청와대뉴스’엔 “박근혜 대통령이 한-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역대 최대인 42조 원의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는 선전 문구를 올려놨다. 대다수 언론 역시 이를 앵무새처럼 따라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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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해외순방 외교를 나가면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관련 정부부처와 기업들이 성과를 마련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마치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로 우리나라가 역대 최대인 42조 원을 벌 것처럼 선전했다. 더구나 이 42조 원은 대부분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등에 기반했거나, 막연한 장밋빛 전망에 의해 추산된 수치일 뿐이다. 언론도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청와대의 낯 뜨거운 선전에 동참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란 쪽 분위기는 어떨까? 이란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이란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양국의 교역규모를 현재의 연간 60억 달러에서 향후 180억 달러로 3배 늘리자고 결의했다는 내용과 이란과 한국이 19건의 협정 등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홈페이지에 담담하게 올려놨다. 청와대 홈페이지처럼 ‘사상 최대 성과” 운운하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란 대통령실은 또 이란이 “한국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됐으며(requires South Korean companies to invest)”, “기술이전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coupled with transfer of advanced technology to Iran)”는 내용도 전했다.

이란 언론의 보도도 이란 대통령실의 기조와 비슷하게 대 한국 원유 수출 증대 등으로 양국 간 무역 규모가 급증할 것(Tehran-Seoul trade to Skyrocket)이라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한국이 이란에서 42조 원을 수주할 것이란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한국이 이란에 250억 달러를 투자(S.Korea to invest $25b in Iran)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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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란의 교역 규모가 확대되면 두 나라 모두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호혜적으로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한국 언론의 표현처럼 한국이 42조 원의 대박을 내거나, 이란 언론의 표현처럼 이란이 250억 달러의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이명박 정부가 UAE 원전수주나 자원외교로 엄청한 경제적 성과를 올릴 것처럼 선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판명됐다. 경향신문은 371억 달러 수주가 가능하다고 청와대가 발표한 30개 프로젝트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6건 뿐이라고 보도했다.

2. 42조? 42조+ɑ? 52조?

이번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의 경제적 ‘성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들뚝날쭉한 성과 수치에 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42조 원의 경제적 성과가 창출됐다고 했고, KBS 등 주요 언론도 42조 원을 받아 썼지만 연합뉴스와 YTN 등 일부 언론은 52조 원이라고 보도했다. YTN은 42조 원에서 52조 원을 오갔다. 무려 10조 원이 장난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이란 방문 성과 수치의 신뢰는 더욱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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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란 최고 지도자 만난 박근혜 대통령 사진…그리고 편집

3일 한국 언론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만났다는 소식이 일제히 실렸다. 면담 장면은 연합뉴스가 게재한 아래 사진을 주로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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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와 단독 면담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날 이란 신문에는 아래와 같은 사진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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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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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타임스, 한국 정부 이란에 250억 달러 투자 -한국이 수주했다는 내용 어디에도 없어 – 이란, 한국 180억 달러 규모로 무역 늘리기로 이 정도가 되면 대 국민 사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청와대가 홈페이지 청와대 뉴스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한-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역대 최대인 42조 원의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히고 한국의 대다수 언론이 일제히 ‘이란서 42조원(또는 52억원) ...

목, 2016/05/0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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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학교가 사학비리로 쫒겨난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인성교육 수업을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인성교육이 아니라 ‘김문기 종교’수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우상화한 책으로 신입생들에게 인성교육 강요

상지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전 총장이 쓴 교재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학점 짜리 수업인 인성교육은 교양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일괄적으로 수강신청을 해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하고 있다. 인성교육 강의는 2005년부터 시행돼 왔지만 김문기 씨가 쓴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교재의 내용이다. 김문기 전 총장은 상지대 재단 이사장 시절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 혐의로 기소됐고, 1994년 대법원에서 부정입학 비리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사학비리 전과자다. 2014년 8월 다시 총장으로 다시 상지대에 복귀했지만, 복귀한 지 11개월 만에 다시 교육부 감사에서 교육용 재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점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총장직에서도 해임됐다

하지만 상지대 인성교육 교재인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책은 김문기 전 총장을 마치 위인처럼 묘사했다. 상지대가 인성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이라는 책에는 아래와 같이 김문기 씨를 일방적으로 미화한 내용이 나온다.

김문기 선생은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매사에 충실했다…김문기 선생은 젋은이들에게 교수 자리를 주선한 것이 부지기수이며 직장도 많이 잡아 주었으니 이 또한 남을 위한 충 아닌가? 열거하면 끝도 없다.13P

김문기 선생께서는 교육, 사회, 정치, 문화, 체육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기셨고, 각 분야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과 큰 상을 수상하신 분이다.16p(책의 저자는 김문기 씨지만, 김문기를 선생으로 표현하고 경어체로 서술한 점을 봤을 때, 다른 사람이 써준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이 교재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도 나온다. 책 곳곳에는 김 전 총장이 상지학원 설립자라고 표현돼 있지만 그는 설립자가 아니다. 2004년 대법원은 상지학원 설립 당초 임원과 관련한 소송에서, 상지학원 설립자는 상지학원의 전신인 청암학원의 고 원홍묵 선생이라고 판결했다. 또 2014년 교육부도 김문기 전 총장이 상지학원 정관에서 김문기 등 8명을 설립당초 임원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원래대로 원홍묵 등 8인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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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사실관계도 다르고 김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책으로 인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총학생회가 신입생 200명을 대상으로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 187명이 인성교육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신입생 의견서에는 “인성교육은 김문기 종교다”, “인성교육과 상관없는 쓰레기 수업”등등의 불만이 담겨있다. 실제 취재진이 만난 상지대 신입생 임홍렬(산업디자인과 1)씨는 “인성교육은 사학비리 전과자로 판명된 사람의 입장을 학생들에게 세뇌시키는 수업”이라며 “400만 원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 이런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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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영서대도 올해부터 인성교육 ‘교양필수 과목으로…김문기 책 1500권 교비로 구입

이같은 인성교육은 상지대와 같은 재단인 상지영서대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인성교육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교재는 상지대가 사용하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으로 동일하다.

취재결과, 상지영서대는 1500권에 달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데 교비 9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등록금을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에 사용한 것이다. 책의 저자가 김문기 전 총장인만큼 책의 인세도 김 전 총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교재 구입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상지대 언론홍보팀은 “인성교육은 특성화기초대학에서 모두 관리하는 것으로 타 부서에선 일체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특성화기초대학 이제원 학장에게 인성교육 수업을 개설한 목적은 무엇인지, 교재는 어떤 비용으로 구입했는지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사장, 총장 자리에서 모두 쫒겨난 김문기…이사회 장악해 여전히 실권 행사

낯뜨거운 교재를 동원해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작업은 인성교육 말고도 학교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문기 전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학교 본관에는 1층부터 5층까지 김문기 전 총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상지대 대학원관 1층 입구에는 김문기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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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정문 옆에는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김문기 기념관도 세워져 있다. 기념관에는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자신을 미화한 게시물들로 가득하다. 이 곳은 학교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총동창회에 개방하고 있지만, 총학생회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이라며 방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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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전 총장이 자신의 기념관에서 업무를 보며 여전히 학교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정균 한의예과 교수(전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는 “김문기 기념관에 보직교수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김문기 전 총장에게 허가받고 재가받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문기 씨가 법적으로는 상지대와 관계가 정리됐다지만, 여전히 이사회와 학교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 홍여진 연다혜
촬영 : 김수영
편집 : 윤석민

목, 2016/05/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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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 – 박근혜 정부, 자국내 학살과 학대에는 무관심 – 형제복지원, 보도연맹 학살, 제주도 학살 등…정부가 전면조사 거부해온 사례들로 상세히 적어 – 공직자 자신이 가해자이거나 책임 있는 자들을 비호했던 과거 사건들에 대해 정부 양면적 입장 취해 동아시아포럼은 10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일본이 과거에 한국에 저지른 ...
금, 2016/05/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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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간 세월호 유가족 “40년 걸리더라도 진실을 위한 싸움 계속할 것” – 독일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작가 정옥희 씨 세월호 유가족 방문기 상세 타전 – 애스토니아, 힐즈보로 참사 유가족과 연대 주목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선박이 침몰해 304명의 희생자를 낸 사고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는 현대 대한민국 정치-경제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낸 사건이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건의 실체를 알리기 ...
일, 2016/05/1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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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초미세먼지)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PM2.5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책은 이미 수립돼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13년에 PM2.5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PM2.5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해가 거듭될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은 수립됐지만 부처 간 엇박자로 PM2.5 관리가 효과적으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 PM2.5 주범…충남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수도권 PM2.5 농도에 28% 기여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7월 충남 지역의 PM2.5 평균 농도는 32µg/m³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4µg/m³인 서울보다 8µg/m³ 높은 수치다. 오염이 특히 심한 겨울철에는 충남 지역의 PM2.5 농도는 서울보다 13µg/m³ 높은 41µg/m³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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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는 자동차가 많은 서울보다 충남 지역의 PM2.5가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가스 배출량 총량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PM2.5는 1차적으로 배출되는 PM2.5와 2차적으로 만들어지는 PM2.5가 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또 다른 PM2.5가 만들어지는 것이 2차 PM2.5인데 조 교수는 “1차 PM2.5와 2차 PM2.5를 합하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PM2.5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지역의 PM2.5 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PM2.5에 최대 28%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풍이 심한 겨울철에는 국내 전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오염물질로 먼지도 있지만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있는데, 이런 가스상 오염물질이 이동이 되면서 바람에 따라 수도권 쪽으로 유입이 될 수 있다”며 “이 물질이 수도권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PM2.5가 생산돼 수도권 PM2.5 농도를 높이게 된다”고 밝혔다.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생긴 이후 마을에 암 환자 늘어나…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발전소가 생긴 99년 이후부터 암 환자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발전소가 운영된 9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의 경우 마을 주민 13명이 암으로 숨졌고 11명이 암 투병 중이다. 교로3리까지 합하면 암 환자는 30명이 넘는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자체가 국제암연구소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며 “미세먼지에 노출이 많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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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3리에 사는 장진태 씨는 “발전소가 생기고 난 다음에 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전주환 씨도 “발전소가 생긴 후에 젊은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배출원에서 PM2.5 배출량 측정하지 않고 있어…PM2.5 농도 관리에 허점

대기 중 PM2.5의 농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PM2.5의 배출원, 예를 들어 발전소나 공장에서 PM2.5가 얼마나 배출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 발전소의 경우 먼지 배출량은 측정을 하고 있지만 PM2.5 배출량은 측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 부처 간 대책 엇박자…산자부, 환경부의 석탄화력발전소 축소 의견 묵살

PM2.5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산업통산자원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환경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산자부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산자부는 이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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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전력 수급 여건 상 석탄 화력발전소가 수급 안정성, 전력 요금에 미치는 영향 등의 경제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확과 교수는 “공해가 적은 기체 연료가 아닌 고체 연료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잡은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며 “경제 논리를 갖고 싼 연료를 쓰겠다는 것인데 결국 환경적으로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자가용 이용량 줄이자는 환경부의 협의 묵살

PM2.5의 또 다른 핵심 배출원은 자동차다. 질소산화물은 PM2.5를 생성하는 주요 물질인데, 국내 질소산화물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에서 배출된다.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자가용 일일평균 교통량을 2015년부터 매년 3%씩 2024년까지 총 3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토부에 교통 수요 관리에 대한 이행 방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자가용 일일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고 별도로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대책이 있다는 등의 사유로 이행방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 담당자는 “일 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다른 과제들을 포괄했던 과제였다”면서 “대중교통 활성화, 2층 버스 도입 등의 과제를 통해 일 평균 주행거리 30%가 되는 것이니 독자적인 추진 계획을 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PM2.5 대책과 관련한 환경부의 교통 수요 관리 계획은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PM2.5에 대한 대책들은 3년 전에 이미 수립됐다. 부처 간 엇박자로 대책 이행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2016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PM2.5 노출 정도는 180개국 중 174위를 기록했다. 171위였던 2014년보다 더 악화됐다.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보다는 책임있는 결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촬영 : 정형민
편집 : 윤석민

목, 2016/05/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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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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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에이드 폐기해야

 

엉터리 개발협력외교,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폐기해야

원조의 취지도 국제규범도 무시한 낯 뜨거운 일회성 이벤트 사업


어제(6/1)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쳤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에서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라는 ‘이동형 개발협력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이동식 차량에 의료기기, 음식, 영상장비를 싣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느닷없이 등장한 이 원조사업은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계기로 급조된 이벤트 사업이라는 티가 역력하다. 공적개발원조(ODA)의 취지는 물론 원조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확립한 원칙도, 노력도 무시한 일회성 사업이다. 당연히 현지 주민들의 의견과 수요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한국 원조의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라는 엉터리 개발협력사업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코리아 에이드 사업 중 우선 소녀, 가임기 여성, 산모를 대상으로 한 보건사업을 보면, 초음파 기기를 통해 태아의 모습을 사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한다.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에서 3번째로 언급할 만큼 아프리카 지역의 모성 사망률과 영유아 사망률은 심각한데, 이 지역에서 태아의 사진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적이고 시급하게 고려할 사업인가? 아프리카 많은 국가의 사람들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마을 보건소를 이용한다. 외지인의 의료행위에 대한 불신이 높은 곳도 많기 때문에 한 번 왔다가 언제 올지도 모를 이동식 의료서비스보다는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보건소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보건소에 상시적으로 필요한 의료인들이 상주하여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코리아 에이드 사업에는 이러한 고려가 전혀 없다. 현지 보건의료 전문가나 주민의 의견을 청취했다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개발협력 기준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코리아 에이드 중 음식 분야인 이동형식품개발협력사업(K-Meal)도 그 취지나 효과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K-Meal 사업은 현지 주민들에게 국산 쌀로 제작된 쌀 가공 제품 2종류와 비빔밥 등 한식 메뉴를 제공하여 소외계층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이런 식의 음식 제공으로 사람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겠다는 과도한 목표설정도 의아하지만, 한식과는 다른 종류의 쌀과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현지 주민들의 음식문화를 완전히 무시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실제 주민들에게 부족한 영양분이 무엇인지, 현지식으로 보충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현지에서 식자재 조달은 가능한지, 관련한 정부의 지원 계획이 있는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회성 사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저 한식을 소개하고 한 번 맛보게 하는 것을 현지 주민의 영양 개선 사업으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

 

문체부에서 주관하는 문화 사업은 또 어떠한가? 영상트럭 1대로 보건교육 영상을 상영하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보건위생과 성인지 동영상에 포함되어 있는 세부 에피소드들도 아프리카 소녀들이 처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소녀들을 계도하겠다는 에피소드의 경우 가사노동, 조혼, 임신 등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기 일쑤인 아프리카 소녀들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이러한 영상 상영 외에도 한국문화, 관광, 국가이미지, 평창올림픽 등을 담은 영상, 케이팝 뮤직비디오, 한국 영화 등을 영상트럭에서 상영하고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비보이 공연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게 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내용이다. 도무지 개발협력사업이라고 할 수 없는 사업들이다. ODA를 그저 한류 확산의 수단쯤으로 보는 정부의 저급한 인식 수준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코리아 에이드 사업이 현지 상황과는 동떨어진, 국제개발협력 기준에도 미달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은 이것이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급조된 이벤트성 사업이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심의한 2016년, 2017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어디에도 명시된 적이 없는 사업이다. 청와대의 무리한 요구에 개발협력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부처들이 동원되다 보니 이렇듯 엉터리 사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제사회는 건물과 시설, 장비 등 하드웨어에만 치중하던 개발협력 방식에 대해 성찰하고, 개발의 효과성, 책무성, 지속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자국의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협력대상국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소프트웨어 강화 등 현지의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한 지 오래다. 코리아 에이드는 원조의 질을 높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합의한 개발협력의 규범과 권고에 따라 한국의 원조 체계를 개선하고자 했던 노력들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ODA는 이런 식의 돌출적이고 낯 뜨거운 이벤트에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 코리아 에이드는 즉각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목, 2016/06/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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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 108일째인 지난 5월 27일,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입주기업과 주재원을 지원하기 위해 5,200억 원 가량의 재정을 투입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 대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실망했다. 지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당초 대통령의 약속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에는 지원 대상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만 한정해 2,3차 협력업체는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에는 지원 대상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만 한정해 2,3차 협력업체는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개성공단 303개 가운데 261개 입주기업이 신고한 실질 피해 추산액은 9,446억 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가운데 7,779억 원의 피해액만 인정했다. 그마저도 전액 보상하지 않고 5,079억 원의 피해액만 지원한다고 개성공단 기업협회 측은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투자액 90%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니까 (피해규모를) 18억 정도 우리가 신고를 했는데 10억이 채 못 미치는 (지원액을) 그렇게 상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우리가 실손액에 대해서만 신고를 한 것이지 영업권이라든가 크레임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신고가 되지 않은 그런 상황인 것입니다.신한용 / 개성공단 입주기업 ‘신한물산’ 대표이사

▲ 6월 10일 오후 연세대를 찾은 홍용표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

▲ 6월 10일 오후 연세대를 찾은 홍용표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은 6월 10일 연세대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만나 개성공단 중단 후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을 입주 기업들이 거부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홍용표 장관은  “일부 의견만 갖고 전체를 평가 하는 건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실질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최근 통일부는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며 투자이익의 대가로서 기업이 스스로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사태는 애당초 정부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발생한 위기였다. 그러나 그 피해는 입주기업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거기에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자구 노력까지 허락하지 않고 있다. 바로 정부 때문에,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2016년 2월 26일 방송 다시 보기 : 개성공단 못다한 이야기


취재작가 구슬희
글구성 정재홍
연출 박정남

토, 2016/06/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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