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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2조 7천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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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2조 7천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마법’

익명 (미확인) | 화, 2017/02/28- 19:32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삼성은 박근혜-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한 대가로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을 얻어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그러나 삼성이 받은 대가는 이것 뿐만이 아니라는 게 박영수 특검의 판단입니다. 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에는 삼성물산 합병 뿐 아니라 삼성 바이오로직스 특혜 상장과 관련한 혐의도 함께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도 대통령 지시 사항이라고 적힌 부분에 “삼성 바이오로직스”라는 이름이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박근혜- 최순실이 어떻게 개입되었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2년 동안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벌어진 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말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말 한마디로 2천9백억 원짜리 자회사를 5조 2천억 짜리로 만들고,계속 영업손실이 나는데도 자산은 오히려 불어난데다,상장 요건까지 완화하는 특혜를 받아 코스피에 상장된 주인공이 바로 삼성 바이오로직스입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이 모든 게 정상적인 과정이었다며 전혀 문제 삼지 않았고 오히려 앞장서서 코스피 상장 요건을 완화해줬습니다.

만년 적자 회사였던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지금 시가 총액 11조 원짜리 초대형 기업이 됐습니다.뉴스타파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변칙적인 회계처리와 특혜 상장 의혹을 가상 대화 형식을 통해 쉽게 풀어냈습니다.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말 한마디를 살짝 바꿔 2조 7천억 원을 벌어들인 바이오로직스의 ‘마법’을 훤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뉴스타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 대화에 소환된 인물은 지금 구치소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말 한마디로 2.7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마법’

‘뉴스타파 궁금이’님이 이재용님을 초대했습니다.

이재용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요즘 구치소에서 고생 많으시죠?

만날 특검에서 조사한다고 불러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구치소 밥도 맛없고…ㅜㅠ 근데 나 왜 부른 거야?

아 다른게 아니고.. 삼성 바이오로직스 문제 관련해서 좀 여쭤볼까 싶어서요.

아 그거.. 특검에서 다 얘기했는데..

저희 독자들을 위해서 잠깐만 시간 내주시죠.

에이 안 그래도 구속돼가지고 짜증나 죽겠는데 그거까지 내가 대답해야 되냐?

에이 어차피 지금 할 일도 없으시잖아요. 거두절미하고 물어볼게요. 6년 전에 삼성 바이오 로직스라는 회사 만드셨죠?

그랬지

지금까지 바이오로직스에 1조 2천억 투자하셨더라고요. 주로 삼성전자랑 삼성물산 통해서..

응 우리 삼성이 통크게 투자 좀 했지 ㅎㅎ

그리고 지금까지 바이오로직스 앞으로 된 부채가 3조 2천억 원이고

그치.. 근데 지금 바이오로직스 자산이 얼마인줄 알아? 자그마치 6조원이야. ㅋㅋ

우와

봐. 우리 돈 1조 2천억에 빚내서 투자한 3조 2천억을 합치면 4조 4천억원이잖아.근데 내가 이걸 6조원으로 만든거지.자산을 1조 6천억 원이나 단박에 늘린거라구!

삼성바이오로직스자산

대단하네요!!!

하하하 나보고 무능하다고들 하는데, 이 정도면 사업의 귀재 아님? ㅋㅋ

6년 동안 영업이 잘 돼서 돈을 좀 많이 버셨나봐요..

노노, 영업은 잘 안 됐어. 5년 동안 영업손실 난 게 5천 5백억이나 돼.

삼성바이오로직스영업손실

앗 그럼… 어떻게???

장사가 잘돼서 돈 불리는 건 누구나 다하지.야, 난 특별하잖아.나 ,이재용이야. 장사가 안 돼도 돈을 불리는 비법이 다 있단 말이지… ㅋㅋ

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뭐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뭐 그런 속담 알지? 그거랑 비슷한 거야.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잘 들어봐.. 내가 삼성 바이오로직스 밑에 자회사를 하나 만들었거든? 2012년에.

알아요, 바이오에피스잖아요.

2014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 자산이 2천 9백억 정도였는데.. 1년 뒤에 이게 얼마가 됐는지 알아?

글쎄요.. 뭐 많이 늘어봐야 한 3,4천억 원 정도 됐겠죠?

하하 그렇게 통이 작으니까 너희는 안되는 거야. 놀라지마.. 5조 2천억이야. 1년 만에 2천 9백억 짜리를 5조 원으로 만든거야. ㅋㅋ

바이오에피스기업가치

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뭐 신기술이 대박났다든가.. 뭐 그런건가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사실 별로 한 건 없어. 그냥 말 한마디 한 정도인데.. ㅎㅎ

말 한마디로 2천 9백억 짜리를 5조원으로???

잘 들어봐 ㅋ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우리가 91%, 미국의 바이오젠이라는 애들이 9% 갖고 있거든? 근데 미국애들한테 지분을 49%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이 있어.

바이오에피스기업가치

콜옵션? 그게 뭐죠?

하여튼 무식해가지고. ㅉㅉ 미국애들이 언제든 자기들이 원할 때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 말이야.

아하.. 그러니까 바이오에피스 주가가 올라가거나 회사가치가 높아졌을 때 미국 애들이 지분을 살 수 있다는 거죠? 미리 정해놓은 싼 가격으로?

바이오에피스기업가치

이제야 말귀를 좀 알아듣는구먼.

근데요?

우리가 딱 보니까 미국애들이 갑자기 콜옵션을 행사할 것 같은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선언했지. “바이오에피스는 더 이상 우리의 자회사가 아닙니다”라고.. ㅋ

아.. 콜옵션을 행사하면 미국애들 지분이 49%까지 올라가게 되니까?

근데 미국애들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나요? 뭐 공시를 했다거나 아님 공문을 보냈다거나..

아니 아니, 그냥 우리 생각에 콜옵션을 행사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한거야 ㅋ

흠… 뭔가 좀 이상한데.. 근데 그게 왜 중요한 거죠? 자회사건 아니건. 자회사가 아니게 되면 오히려 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더 불리한 것 아닌가요?

하하하 넌 정말 뭘 모르는구나. 여기가 바로 포인트야.

??

자회사가 아니면 회사를 더 이상 장부가치로 평가하지 않아도 되거든.

그게 무슨 소리에요?

봐, 예를 들어서 A라는 회사가 있다고 쳐. 이 회사의 자산, 즉 장부가치 10만 원이고 시가 총액은 100만원이라고 해봐.

네…

그런데 B라는 회사가 A의 지분을 80% 갖고 있어. A는 B의 자회사가 되는 거지. 이 경우에 B의 회계 장부에 A의 지분가치는 얼마로 표시될까? 힌트, 자회사 지분은 장부가치로 표시된다는 거야.

음… A의 장부가치가 10만 원이고 지분은 80%니까 8만원?

자회사지분은장부가치로표시

간만에 하나 맞췄구만 ㅋㅋ 자, 근데 C라는 회사는 A의 지분을 20%만 갖고 있어. 당연히 자회사가 아니겠지. 자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공정가치로 평가해. 이 경우 공정가치는 바로 주가지.

시가총액이 100만 원이니까.. 100곱하기 20%면 20만원?

자회사지분은장부가치로표시

딩동댕! 자 그럼 봐. B는 A의 지분을 80%나 갖고 있는데 8만원 밖에 반영이 안되고, C는 A의 지분을 20%밖에 안 갖고 있는데 20만원이 반영되는 거야.

바이오에피스기업가치

헐.. 자회사냐 아니냐에 따라 지분 가치가 완전히 다르게 평가되는 거네요. 근데 이게 정말이에요?

내가 거짓말하는 거 봤냐?

저번에 국회 나와서 거짓말 많이 하시던데 ㅋㅋ

아 됐고!

바로 이 점을 이용한 거지. 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라면 장부가치로 평가해서 2천9백억밖에 안되지만, 자회사가 아니게 되면 ‘공정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고 ㅋㅋ

아까 공정가치는 주가라면서요.

글치, 근데 바이오에피스는 상장사가 아니거든. 그러니까 주가가 있을 수가 없지.

그럼 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는 누가 어떻게 정하나요?

우리가 회계법인을 고용해서 물어봤지. 우리 바이오에피스의 공정 가치가 얼마냐고. 그랬더니 글쎄 5조 2천억 원이라는 거야 ㅋㅋ 대박이지?

헐… 그래도 뭔가 근거가 있을 거 아니에요?

당연하지. 우리가 그렇게 허술하게 일처리 하는 거 봤어? 미래현금흐름이라는 게 있어. 미래에 매출이 얼마 발생할 거다, 이런 걸 예측해서 그걸 현재 회사가치로 환산하는 거지.

아하.. 그럼 바이오에피스가 돈을 잘 버는 회사인가보죠?

노노.지난 2012년에 설립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영업이익이 난 적이 없어 ㅋ 지금까지 누적 손실이 한 3천2백억 원 정도 돼.

바이오에피스기업가치

아니, 어떻게 그런 회사를 5조 2천억 원으로 평가하죠?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회사거든. 바이오시밀러가 뭔지는 알지?

음.. 다른 회사들이 만든 바이오 신약의 특허가 만료될 때 맞춰서 그것과 똑같은 복제약을 만드는 것 아닌가요?

맞아, 이거 하나 잘 만들면 완전 대박나는 거지. 그러니까 회계법인에서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준 거라고.

그럼 지금까지 뭐 대박이 난 게 있긴 있어요?

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가 한 5가지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작년부터 유럽에 수출되기 시작했지.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흠…. 그럼 대박이 날지도 안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회계법인은 대박이 난다는 전제로 가치평가를 해준 거군요?

그렇지. 뭐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이제 그게 무슨 상관이야? 벌써 수십배 부풀렸는데 ㅋ

아 물론 미국애들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우리 지분은 51%로 줄어들테니 바이오로직스 장부에 반영된 건 2조 7천억 원 정도야.

바이오에피스최종평가이익

잠깐만요, 제가 바이오젠 감사보고서를 찾아보니까 그 콜옵션 가치가 0원으로 되어 있네요? 아니, 미국애들은 콜옵션이 0원이라고 하는데 그냥 여기서 삼성 혼자 그냥 상상으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면서 말한마디로 2조 7천억을 벌었다는 애기네요.

누가 나보고 마이너스의 손이래! 이정도면 마이더스의 손 아니야? ㅎㅎ

아니, 회계법인이야 어차피 삼성 돈을 받아서 일하는 곳이니까 그렇게 삼성한테 유리하게 해줬다고 치고… 그걸 감리하거나 감독하는 기관도 그냥 넘어갔나요?

한국공인회계사회, 금감원.. 다 문제 없다고 했어 ㅎㅎ

헐… 이해가 안되네요.. 혹시… 최순실??

뭔 소리야. 이건 2015년 말 얘기라고.

2015년 8월에 최순실이 만든 코레스포츠에 220억 지원하기로 계약체결했죠? 그 다음에 정유라 말도 사줬고.

어허.. 관계없다니까. 증거 있냐? 증거 있어?

가만… 지금보니 2016년 3월 안종범 수첩에 ‘삼성 바이오로직스’라고 적혀있네? 빼박캔트네요.

그거 아니라니까. 대통령님이 얼마나 바쁘신데 이런데까지 신경쓰시겠냐?

안종범 수첩 중에서도 ‘대통령 지시사항’에 적혀있는데요?

아 이거 짜증나서 얘기 못하겠네.

이재용님이 퇴장하셨습니다.

‘뉴스타파 궁금이’님이 이재용님을 초대했습니다.

이재용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아 그건 안 물어볼테니까 계속 얘기 좀 해줘요.

진짜.. 내가 특검에서도 그거 자꾸 물어봐서 얼마나 짜증나는데.. 앞으로 그 얘기 또 하면 확 나가버린다.

알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앞으로 조심해. 어쨌든 이렇게 해서 바이오로직스가 자산 6조원짜리가 됐잖아?

그렇죠.

그 다음 단계는 뭐겠어? 바로 상장을 해서 회사 가치를 더 부풀리는 거지.

아…

우리한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 미국 나스닥에 가거나 코스닥에 가거나.

근데 미국 나스닥으로 가면, 그 바이오젠이랑 바로 비교가 되지 않겠어요? 똑같은 나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젠은 콜옵션 가치가 0이라고 계산했는데 바이오로직스는 똑같은 걸 수조원이라고 평가했으니.. 말이 나오지 않겠어요?

얼…. 뭘 좀 아네?

코스닥으로 가려고 해도.. 비슷한 사업을 하는 셀트리온이랑 비교가 되지 않겠어요?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를 벌써 상품화해서 팔고 있는데.

그래.. 그래서 우리도 고민을 좀 했어. 코스피로 가는 게 최선인데 코스피에 상장하려면 두가지 요건 중에 하나를 갖춰야 하거든.

네, 매출 천억 이상, 영업 이익 30억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4천억 이상에 매출 2천억 이상이거나. 둘 중 하나의 요건은 갖춰야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었잖아요?

2015이전코스피상장요건

그래.. 그런데 갑자기 한국거래소에서 연락이 온 거야. 매출이랑 이익은 필요없고, 그냥 시가총액이 6천억 이상이고 자본금만 2천억 원 이상이면 상장시켜준다는 거야.

2015이전코스피상장요건

헐… 완전히 삼성 바이오로직스만을 위한 규정이 신설된 거군요?

ㅋㅋㅋㅋ 그래서 얼른 상장 신청을 했지. 그게 작년 (2016년) 11월의 일이야. 뭐, 상장해서 대박이 났어. 공모가 13만 6천원.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9조원. 지금은 주가가 더 올라서 시총이 11조 원 정도 돼.

우와.그러면 “바이오에피스는 우리 자회사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만년 적자였던 회사를 자산 6조원 짜리로 만들고, 거기에다 특혜 상장으로 시총 11조원 짜리 회사가 된 거네요.

바이오에피스

푸하하하 이게 다 공무원 나리들이 도와준 덕분이지.

돈 버는 거 참 쉽지?

저도 한 번 그렇게 해보고 싶네요. 말 한마디로 수조 원을 벌다니.

안될걸? 왜냐면 나는 삼성이고 너희는 아니니까. 푸하하하하

헐… 진짜 짜증나네.

되게 까칠하네. 원래 이 나라는 그런 나라야. 몰랐어?

뉴스타파 궁금이님이 퇴장했습니다.

야, 그렇다고 나가버리냐? 내가 아직 얘기중인데 네가 감히 방을 나가?

야 이 건방진 놈아!!!!

헐….. 요즘도 이런 애들이 있네.

이재용님이 퇴장했습니다.


취재, 구성 : 심인보

웹디자인 : 하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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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 벨레, 최순실 은닉 재산은 박근혜 퇴임 뇌물 – 최순실이 세운 독일 호텔 손님 안 받아 – 같은 주소지에 12개 이상 사업체 등록 – 독일내 4개 부동산 매입 흔적 독일에 재산을 은닉한 최순실의 행적이 현지 언론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그녀가 숨긴 재산들과 형성과정에 대한 의혹들이 재기되고 있다. 독일 현지 언론인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는 지난 26일자 기사를 ...
화, 2016/11/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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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에 침대 3개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순실이 청와대에서 잠까지 자고 갔다는 의혹과 관련,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관저에는 침대가 1개뿐”이라고 공식 해명한 것과 배치되는 진술이어서 청와대의 거짓 해명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와대 침대 3개 구매’ 2015년 국회 자료 재조명

최근 최순실이 검문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목받은 자료가 있다. 바로 지난 2015년 5월 최민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물품취득원장’이다. 여기엔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3년 2월 18일, 그리고 취임 이후인 3월 4일과 7월 22일에 침대 3개를 잇달아 구입해 본관에 들여놓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가격은 각각 475만 원과 669만 7천 원, 80만 8천 원이었다.

▲ 2015년 5월 최민희 의원이 조달청에서 받은 청와대 침대 구매 목록

▲ 2015년 5월 최민희 의원이 조달청에서 받은 청와대 침대 구매 목록

당시 최 의원은 이 구매 목록을 근거로 3개의 침대를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청와대는 경호와 보안상 구매 물품의 용도를 공개하기 어려우며,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우려도 있다는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2015년 5월 최민희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서

▲2015년 5월 최민희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서

“최순실이 청와대서 잠까지 잤다” 의혹… 청와대 “사실무근” 공식 해명

최근 최순실이 청와대를 검문도 없이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언론들은 청와대가 집권 초기에 침대를 3개씩이나 들여놓은 이유가 바로 최순실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침대 1개를 제외하고도 2개의 침대가 더 있었다는 건 최순실이 청와대에 들어와 잠까지 자고 갔다는 방증이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의혹 보도는 지난해 11월 2일 전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침대 3개 논란’에 대한 해명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침대 3개 논란’에 대한 해명

그러자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11일 공식 브리핑을 열어 전혀 근거없는 루머라고 해명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침대 3개 가운데 1개는 MB정부가 구입한 것이고 1개는 대통령 휴가지인 저도에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은 청와대가 오보와 괴담을 바로잡는다며 홈페이지 내에 개설한 ‘이것이 팩트입니다’에 더 구체적으로 실렸다. 3개의 침대 가운데 지난 정부에서 구매한 침대 1개는 현재 청와대 창고에 보관 중이고 또 다른 1개는 대통령 휴가지인 저도에 있으며, 대통령은 나머지 1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호성, 검찰서 “관저에 침대 3개 있다” 진술…청와대 거짓해명 의혹

그러나 청와대 해명보다 나흘 앞선 지난해 11월 7일, 검찰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던 정호성 전 비서관은 전혀 다른 진술을 했던 것으로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신문에 나선 검사가 “대통령 취임 이후 관저에 침대가 추가로 2개 더 들어간 것을 이유로 최순실이 관저에서 잠을 자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묻자,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이 관저에서 잠을 자고 가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저에 추가로 들어갔다는 침대 중 하나는 대통령님을 수행하는 윤전추 행정관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저에서 수발을 드는 아주머니를 위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대답했다.

▲2016년 11월 7일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일부

▲2016년 11월 7일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일부

즉 대통령 관저에 침대가 3개 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라고 시인한 가운데, 최순실이 자고 간 것은 아니라면서 침대 2개의 용도를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의 말처럼 침대 2개가 윤전추 행정관과 가사 도우미가 이용한 것이라고 해도 최순실이 청와대에서 잠까지 자고 갔다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 윤 행정관 등 2명은 청와대에 출퇴근을 하는 직원이기 때문에 밤 시간에는 이 침대들은 최순실이 이용했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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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청와대 해명을 다시 분석해보면 허점투성이임이 여실히 드러난다. 청와대는 침대 3개 가운데 2개가 현재 각각 창고와 저도에 있다고만 했을 뿐 이 침대들을 구매한 뒤 언제 옮겼다는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최순실이 청와대에서 잠까지 자고 나왔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관저에 있던 침대 2개를 급하게 빼내 옮겨놓고 언론을 상대로 거짓 해명을 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해명 브리핑에 닷새 앞서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구속되어 버린 탓에 서로 입을 맞추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의 진술과 엇갈리는 해명 내용이 나오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침대와 관련한 청와대 해명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침대 2개가 각각 창고와 저도로 옮겨졌다면 정확한 시점을 알려달라고 정연국 대변인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답변은 오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에 실제로 침대 3개가 있었다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진술이 확인되면서, 최순실이 청와대에서 잠까지 자고 나왔다는 의혹이 재점화되는 것은 물론 청와대의 거짓 해명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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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천 서구을)가 직접 경작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논을 매입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지 취득 자격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자경하겠다는 본인의 신고 내용과 달리, 실제 경작을 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 전 후보는 실 경작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농사지겠다더니 9년 방치 후 조카에게 증여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지난 2002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오납읍 양지리에 있는 2필지, 4,296㎡ 규모의 논을 매입했다. 현재 이 농지에는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있고 관상용으로 보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2002년 매입 당시 전 후보의 주소지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로, 해당 농지까지 약 70km 떨어져 있었다. 이 때 전 후보는 부천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관할 읍사무소에서 전 후보가 제출한 농지취득증명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 전 후보는 ‘농지 취득 목적’에 ‘농업 경영’을, ‘노동력 확보 방안’에는 ‘자기 노동력’이라고 기재했다. 자경(自耕), 즉 직접 경작을 하겠다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고 농지 취득 자격을 인정받아 논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2002년 적용된 농지법은 물론 현행 농지법도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며 자경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 후보는 자경하겠다는 신고와는 달리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후보도 이 같은사실을 인정했다. 전 후보는 3월 16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초 농사를 지으려고 농지를 구매한 게 아니라, 형의 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형과 돈을 모아 농지를 샀다”고 밝혔다.

이어 전 후보는 “이후 물류창고를 짓지 않게 됐고 농지를 방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농지를 매입 시점부터 농사를 지을 의도가 없었던 셈이다. 농사를 직접 짓겠다고 신고한 경위를 묻자 전 후보는 “형이 직접 땅 관리를 했고, 자신은 자주 가보지도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이 농지를 매입 이후 9년이 지난 2011년 11월, 자신의 조카에게 증여했다. 전 후보는 “(2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며 땅의 지분만큼 형에게 돈을 빌렸고 그것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조카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 받은) 조카는 4억 원 가량의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광역시 서구의회 의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수, 2016/03/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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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정치

THEO-CRACY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

자본주의는 영속적인 종교운동이다

맑스에게 자본의 일반공식은 성부와 성자의 일체론으로 구동되며, 종교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였다.
이 책은 맑스를 따라,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일관된 관점을
세월호, 박정희, 박근혜, 메르스, 희망버스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한다.

 

지은이  윤인로  |  정가  30,000원  |  쪽수  652쪽 |  출판일  2017년 3월 27일

판형  신국판 (152*225) 무선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카이로스총서 45  |  ISBN  978-89-6195-158-6 93300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
― 칼 맑스, 『자본론』

자본주의는 기독교에 기생하여,
종국에는 기독교의 역사가 그것의 기생충인 자본주의의 역사가 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 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신정-정치』 간략한 소개

문학평론가 윤인로의 두 번째 단독 저서. “자본정치는 신정이다”라는 일관된 관점에 따라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점거,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보르헤스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이 관점을 변주하며 표현한다.

화폐의 힘을 ‘현실적인 신’이라고 표현한 맑스, 자본주의를 기독교의 형질을 띤 것으로 포착한 벤야민, 현대 국가의 주요 개념들이 환속화된 신학의 개념이라고 했던 슈미트, 국법의 진정한 실험실이 교회법이었다고 한 아감벤. 이 책은 그런 성찰들을 따르면서, 신, 신성, 신적인 힘이 경제적 이윤과 정치적 권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중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이 책의 제목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힘의 축적상태와, 그것을 위한 법의 통치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러한 통치의 정지상태를 표현하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곧 하이픈(-)으로 연결된 ‘신정-정치’는 그런 신적인 힘에 의해 인도, 매개, 합성, 재편되는 정치를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그 하이픈에 의해 그런 신정정치의 매개상태가 절단되고 정지되는 상황의 발현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정-정치』 상세한 소개

화폐의 힘은 신의 권능과 다르지 않다

맑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을 인용하면서 화폐의 힘이 현실적인 신의 권능을 가졌다고 말한다. “금? 귀중하고 반짝거리는 순금? 아니, 신들이여! … 나쁜 것을 좋게, 늙은 것을 젊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만든다네. … 그렇다네, 이 황색의 노예는 풀기도 하고 매기도 하네, 성스러운 끈을.” 화폐의 사용이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신성함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책 『신정-정치』는 이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온갖 말을 하므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화폐는 온갖 목적에 대해 말하는 인류의 일반언어이므로 모든 수단들의 아버지이자 최종목적이 되는 ‘눈에 보이는 신’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신의 통치(Theo-cracy)를, 신정(神政)에 의한 정치의 인도, 가공, 조달, 관리의 공정을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조어 속의 하이픈(-)의 의미는 무엇일까? 제목의 하이픈은 의도적이다. 그것은 우선 신정에 의해 이끌리는 정치, 곧 신정에 의해 정치가 인도, 사목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은 목양과 울타리치기로 영양배분(nemein)의 법(nomos)을 사고하는 목자 모세의 유일한 정치를 비판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 속의 ‘모세’를 비판하면서 시작한다.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칼 맑스, 『자본론』)

그런데 하이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성스러운 끈’에 의해 삶이 반복적으로(re) 묶이고 합성되는(ligio)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축적의 평면을 낯설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낯설게 인식하기”는 이 종교적(religious) 축적의 평면이 ‘다르게 존재하는’ 법의 저울에 달리고 재어지며 쪼개지는 시공간의 탄생을 목격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저자는 여기에서 신정과 정치 사이에 그려진 하이픈에 다른 의미를 덧붙인다. 그 하이픈은 신적인 힘에 의한 삶/정치의 매개와 인도가 정지되고 있는 시공간을, 신정의 일반공식이 절단되고 있는 신성모독적 비판의 상황 발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신정”을 고발하다

이 책의 「서론」에서 정치경제학의 용어와 신학의 용어들은 서로 겹치고 침투하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상연한다. 예를 들어 맑스는『자본론』 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에서 G(화폐)―W(상품)―G´(화폐 + 잉여가치)라는 자본의 순환 원칙을 제시했다. “100원에 구매된 면화가 100+10원, 즉 110원에 다시 판매되는 것”이라는 맑스의 설명을 떠올리면 된다. 이것은 “G´이라는 증식의 무한성 및 축적의 항구성을 구축함으로써만 자기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잉여가치ΔG의 존재론”이다. 자본의 이 일반공식은 우리 사회에, 우리 삶 속에, 우리들 내면에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 상황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바로 그런 존재론에 뿌리박은 자본의 일반공식이 … 목하 신의 성무(聖務)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다.” 사회를 바꾸자고 목소리 높여 앞장서서 외치는 사람들도 이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대개 문제제기하지 않으며 자본주의를 기정의 질서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사업과 장사의 기본원리로 여겨지며 때로는 인간관계와 인생의 지혜로 대우받기도 한다. 이 논리를 체화하지 못하는 자들은 낙오자가 된다. 우리는 우리 생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어떠한 의심도 없이 G―W―G´의 순환원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받들며 살아간다. “신의 성무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라는 표현은 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이 과정 속에 들어있으며 그 과정을 추동하는 잉여가치 10원이 곧 성자이며, 최초의 가치 100원을 이른바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힘이 바로 그 잉여가치=성자이다. 성스러운 아들/그리스도/10원에 의해 성부/100원은 비로소 110원(성부와 성자의 일체/축적체)의 사명을 유혈적 성사(聖事, sacrament) 속에서 온전히 관철하며, 그럼으로써 후광 두른 신으로, 곧 자본으로 된다.” 우리는 모두 자본교의 신자들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

자본정치는 신정이라는 저자의 일관된 관점은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 점거, 주제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되며 표현된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개월 후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월호 3차 광고에서 저자는 왜 박근혜가 저 이미지 속에서 “왜 저렇게 입을 앙다문 굳은 얼굴인가, 왜 저렇게 검은 옷 입고 흰 장갑 낀 채로 기립해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가 보기에 그것은 “한 몸이 되기 위해서, 저 신성한 최종심(급)의 재판봉/팔루스와 영구적이고 항시적인 한 몸이 되기 위해서이다. 저 부성-로고스와 한 몸이 된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서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는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도움을 받아 G―W―G´ 속에서 다음처럼 읽힌다. 최초의 가치/성부의 자리에 아비 박정희를 놓아보자. 투하된 100원에 의해 직조된 임금노동의 연관 속에서 생산 중인 것이 상품이듯, 여기에서 상품의 지위에 내놓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삶/생명이다. “상품의 판매/필요에 의해 생겨나고 획득되는 잉여가치/10원/성자, 오직 그것과의 합일을 통해서만 최초의 가치/100원/성부는 비로소 순수한/증식된 가치로서의 자본/110원/신/G´이 된다.” 독재자와 그 딸은 오직 우리 삶과 생명을 통해 잉여가치인 성자와 합일을 하게 되며, 자본 신을 향한 자기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한사코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박근혜의 생애 전체를 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공통적인 것의 힘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카이로스라는 힘의 격률에 대해」는 “창조적 내전 수행으로서의 비평”(조정환)이 인지자본주의라는 이윤축적의 역사적 정세 속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그 글은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혁명의 특징이 다름 아닌 ‘메시아적 참여의지’ 속에서 중심지도부의 상명하달이나 지도강령의 봉행이 아니라 ‘각자의 지도자-되기’를 관철시키고 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런 ‘신성의 경험을 통한 비상사태’에 의해 수행되는 다른 법의 정초 가능성에서 촉발되고 있다. 비평가 조정환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틈과 단절이자 새로움의 구성인 ‘때’ ”라고 표현할 때, 그것을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파열시키는 틈이자 미분의 힘, 공통적인 것을 생산하는 구성의 힘”으로 다시 정의할 때, 카이로스의 시간은 그런 신성의 경험과 비상사태의 제헌적 시간을 동시에 가리키며,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으로서 발현하는 정치적인 계기들은 이윤의 축적을 위한 양적 집적의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 또는 신체적 규율과 집합적 확률의 합성체(律/率)에 의해 관리되는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적 체제를 정지시키는 신적인 힘의 성분을 지닌다.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 곧 바울-벤야민 ‘곁’에서 조정환이 말하는 지금시간(Jetztzeit), ‘지금 이때(호 뉸 카이로스)’의 시간에 근거해 비판되는 것은 ‘기원론적 관점’이다. 그것이 다음과 같이 신과 사제의 협치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기원론적 관점은 신정정치적 통치이성의 자기 재생산을 위한 동력이다. “ ‘기원론적 관점’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묘사)―‘그 말은 다른 뜻이 아니라 이런 뜻이다’(해석)를 반복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을 인간에게 전해온 사제의 사유방식과 언어습관을 반복한다.” 그 반복 속에 “금융자본, 돈, 군대와 경찰, 정보기관, 신고, 몽둥이, 폭음, 이지메, 자포자기, 정리해고(앞으로는 일반해고까지) 등등이 그 재생산의 부품들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장치들을 통해 기원은 단두대로 기능하며 공포를 우리 삶의 가장 일반적인 정서로 구축한다. 그 효과는 공통적인 것의 사적 전유이며 자본주의적 축적의 확대재생산과 더 큰 지배이다.” 조정환이라는 ‘확대경’ 속에 들어있는 그런 문장들, 그런 문장들이 향하는 비평적 힘의 형질, 곧 신학의 언어로 구성·표현되고 있는 공통적인 것의 힘에 주목했던 것이 위의 글이었다.

책의 구성

축적의 일반공식에 대한 신학적/묵시적 인식의 사상연쇄를 ‘자본의 성무일과(聖務日課)’라는 이름으로 재구성한 「서론」을 필두로, 뒤따르는 네 부는 서로 관계 맺고 있다.

Ⅰ부 「통치-축적론」에서는, 여기 메르스의 통치론 속에서 재편되고 있는 생명상태를 ‘면역 전쟁’의 공정이라는 첨예화된 주권 발효의 생산물로 인식하고, 정치적인 것의 고유명으로서의 ‘세월호’ 또는 ‘4·16’ 이후의 통치실천을 주권 대행자의 애도-국상(國喪)에 의한 헌법정지상태 속에서 분석하며, 여기 정부의 ‘규제완화 기요틴’을 구원적/절멸적 신정-정치의 자기증식적인 운동 원리이자 그 동력으로 정의하고, ‘통치기밀’의 주관자(예컨대 국가정보원)에 의한 흠정상태 및 그것을 내재적으로 한정시키면서 그 너머로 발현하는 ‘대항비밀’의 벡터를 비평하며, 투쟁의 정당성-근거를 이루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의 문장들을 독해하면서 거기에 기록된 법적 주체로서의 ‘누구든지’를 정치미학적 패러디의 힘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Ⅱ부 「점거-임재론」에서는, 애초에 축적의 기계적 마디로 장치되었으되 투쟁의 극한적 무대로 거듭 재결정되고 있는 고공의 현장들, 곧 크레인, 골리앗, 굴뚝, 철탑에서의 삶, 생명에 대해, 그런 점거의 상황성을 여기 고공의 현장과 함께 나눠가졌던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의 시공간에 대해 다룬다. 점거의 삶정치를 그것의 역사적 형질에 대한 분석 속에서, 도래중인 메시아적인 것의 정의 속에서 특권적인 것으로 정초하면서 신정-정치적 축적의 후광 속으로 인도불가능한 ‘비정립적’ 제헌력의 형태소를, 발현하는 그 힘의 목격과 파지를 위한 인식의 태세와 방법를 비평한다.

Ⅲ부 「불복종-데모스론」에서는, 작가 사라마구의 예외상태적 백지투표가 촉발시키고 있는 의회민주주의론, 봉기론, 국가이성론, 환대론, 독재론 등을 다루고, 멜빌의 그리스도-바틀비가 증식시키고 있는 상용구 ‘~하지 않는 쪽으로 하겠습니다’의 로고스/노모스를 그것에 의해 중단되는 입법적 힘의 형질과 함께 비평하며, 보르헤스의 정치론을 신화적 ‘독일정신’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해 불복종적/비인칭적 비히모스론과 카발라의 만유회복론 속에서 다루고, 자율주의적 맑스주의의 시간론/비평론을 절단적 구성력으로서의 ‘카이로스’를 중심으로 응집시키면서 그것이 기존의 가치론 및 포섭론을 정지시키며 발현하는 지점들을 분석하고, 조직·제도의 힘과 봉기·저항의 힘이라는 ‘두 날개’론이 자기 오인의 이데올로기적 체계로 기능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그 두 날개론을 ‘종말론적인 것’에 대한 비평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Ⅳ부 「윤리-종언론」에서는, 「예레미아」 45장의 호명하는 신을 향해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소환·파송되고 있는 예레미아-신인(神人)에 대해, 그리고 그런 소환을 공동의 근거로 삼고 있는 레비나스와 본회퍼의 윤리론, 폭력론, 비상상태론, 종언론에 대해 다루고, 작가 이승우가 말하는 사회론 또는 발령의 구조로서의 ‘카프카스러운’ 사회의 정지상태를 ‘전적으로 다른 것/모든 다른 것’으로서의 타자 감각에 기초한 역사 종언적 무대의 연출 속에서 정의하며, 작가 황정은의 자기유래적 윤리론과 종언론(‘세계의 완파’) 간의 관계를 목적론 비판, 무위(無位)적인 것, 사라짐의 최후심판적 속성을 중심으로 비평하고, 윤리와 사랑에 대한 논의를 공동체의 정의와 결속시키는 비평가들의 신론 및 몰락론을 비교한다.

여기까지의 4부 20장에 뒤이어지는 「다른 서론」은 책의 주조음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총론으로서 맑스, 니체, 벤야민의 모세론들을 비교·분석하면서 통치론으로서의 ‘불법의 비밀’과 그것이 개시·일소되는 ‘폭력의 해체’ 상황에 대해 논구한다. 두 서론들을 차이로서 보충하는 「보론」은 폭력 비판의 아포리아를 구성하는 벤야민의 ‘순수한 신적 폭력’을 위법성 조각사유(阻却事由)의 발현 상황으로, 죄/빚의 구성요건에 대한 해체의 정당성-근거로 다시 정의한다. 이어지는 「후기」는 그런 신적 폭력의 이율배반을 유다의 문학적/역사적 표상 속에서, 구원과 절멸의 근친성이라는 하나의 가설적 테제 속에서 사고하기 위한 시론으로 작성되었다.


 

저자 인터뷰 : 책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 세 가지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1년 6월 제가 사는 부산 영도에서 있었던 사건, 곧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점거와 희망버스가 이 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크레인의 위와 그 아래, 그 정치적 현장에서 발현하고 있었던 비판적인 힘, 또는 이윤 축적을 위해 고안된 법들을 정지시키려는 힘을 어떤 식으로든 발굴하고 표현하는 것이 제겐 중요했습니다. 그런 발굴을 향한 의지가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몇몇 정치적 현장들을 대하는 저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힘을 향한 그런 의지가 승리할 때 폐기되고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지만, 지금의 저는 그런 의지를 꽉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Q. 책을 쓰는 데 가장 많이 참조하신 사상가 2명과 그들이 선생님의 저서에 미친 영향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제게 맑스의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자본론』)라는 한 문장은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제게 『자본론』의 긴 각주 하나에 들어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은 삶이 신정-정치에 포획·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신정-정치의 정지상태야말로 유물론적인 것의 힘이라는 것을 사고하게끔 했습니다: “종교가 만든 흐릿한 환영들의 세속적 핵심을 찾아내는 것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쉽다. 후자의 길만이 유일하게 유물론적이며, 따라서 유일하게 과학적인 방법이다.”(칼 맑스『자본론』) 발터 벤야민의 ‘신화적 폭력’과 ‘순수한 신적 폭력’이라는 적대 구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본주의는 꿈(희망)도 자비도 없는 제의를 거행하는 일이다. 그 속에는 ‘평일’이라는 것이 없고, 모든 성스러운 치장의 의미, 경배하는 자의 극도의 긴장이 펼쳐지는 끔찍한 의미에서의 축제일이 아닌 날이 없다.”(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Q. 현재 한국의 사회적 상태에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011년 크레인 위의 고공점거에서 시작해 2017년 2월 현재의 정세, 곧 ‘촛불’에 의한 탄핵과 여기의 ‘궐위상태’(황제를 뒤이을 황제, 교황을 뒤이을 교황이 부재하는 상태, 지고한 힘의 공백상태)에 대한 비평으로 끝나는 이 책은, 그런 궐위상태가 병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라 모든 힘들이 가면을 벗고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힘의 발현상태로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인용한 맑스의 문장을 따르자면, 이 책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힘의 ‘정당성의 근거’를 여기 남한의 특정한 정세 속에서 구성해보려는 시도였다고 하겠습니다.


 

추천사

신을 읽어내려 했던 신학적 문제틀은 오히려 자본주의를 읽는 비판이론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제 나는 윤인로의 비판이론적 저작 『신정-정치』에서 신학을 배우고 세계를 읽는 신학적 안목을 얻는다.

― 김진호, 『리부팅 바울』의 지은이

문체라는 것이 단지 스타일이 아니라 한 사상의 출현이라는 사건을 고지하는 일이라면, 윤인로는 그러한 문체의 발명자이자 그 드물고 고귀한 덕(virtù)의 실행자이다. 나는 그의 글에서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와 길항하는 한 유물론의 끈질긴 현현을 본다. 두 G(Geld와 Gewalt) 사이의 숨은 신을 비집고서 끝끝내 도래할 또 하나의 G(Genius), 그 이미 온 것이자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것의 임재(parousia)를 환대하며 고대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지금 한 신정의 목이 잘린 듯 보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금 자라나는 또 다른 목을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그저 나만의 환상이기를, 혹은 반대로, 차라리 나만의 환상은 아니기를, 이 책과 함께, 기도 없이 기도한다.

― 람혼 최정우, 『사유의 악보』의 지은이

 

책 속에서 : 신정-정치의 다양한 발현들

신-모세의 그 로고스/네메인/노모스를 집전하는 그는 다름 아닌 ‘자본가’ ― 또는 현대의 자본가/정치가 ― 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땅에 거하시는 우리 아버지 자본, … 전지전능한 분이여! 상품들의 창조자이자 생명의 근원이신 오 그대, 왕과 신민들, 노동자와 고용주를 다스리는 분이시여, 부디 그대의 왕국이 이 땅에 영원하기를!”

― 「서론 : 자본의 성무일과」 21쪽

아비/주/왕의 직계로서의 신성한 후광 속 박근혜=모세가 양손을 펴들며 ‘바다는 못 갈라도 국민은 가른다’고 말하자 ‘국민’은 바다가 갈라지듯 둘로 갈라져 삿대질하고 고함친다. 양들의 숫자를 세고 손수 먹이는 목자 모세의 앎과 기술, 국민의 분리를 통해 자기를 재생산하는 목자 박근혜의 로고스.

― 「면역체/전쟁체의 에코노미」 65쪽

추기경 염수정에게 있어 세월호의 침몰은 모두의 책임으로서의 무책임으로써만 들어올려지는 미코시여야 했고, … ‘마음이 아프면 마음에 담고 있으라’는 염수정의 혀가 여기 아비/딸의 환속화된 이위일체를 간구하는 성무일도의 혀로 존재/기능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

― 「신-G′의 일반공식, 상주정의 유스티티움」 93쪽

김진숙이라는 새로운 천사에 의해 전태일·김주익의 지나간 피와 내놓이고 있는 오늘의 피가 합수되고 있는 85호 크레인은 여기 우리들의 성좌다. 사람의 얼굴에 새의 발을 가진, 심장에 붉게 치솟는 화살표를 박아 놓음으로써 비상의 의지와 힘으로 충전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왜소하고 연약한 날개를 가진 새로운 천사의 곤혹과 역설.

― 「파루시아의 역사유물론」 267쪽

삶’(life)이라는 단어를 접두사로 붙여 만들어진 테제들. 삶활력, 삶정치, 삶권력, 삶시간, 삶언어, 삶문화, 삶문학, 삶예술, 삶미학. 그렇게 ‘삶’이라는 단어가 접두사로 붙여질 때의 힘과 의지에, 힘에의 의지에, 그 의지의 벡터궤적으로서의 비평에, 줄여 말해 조정환이라는 ‘확대경’에 주목하게 된다. 그에게 비평가는 예술가로 변신해가는 이행의 길 위를 걷는 자다.

―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376쪽

세월호라는 현장의 이면에 있었던 것은 정치경제적 축적을 위한 힘의 유착이었으며 힘의 융합이었다. 스스로를 재생산하기 위해 진실의 제작과 설계에 몰두하는 세 개의 독점적 힘들. 사건 초기의 정보와 자료를 독점했던 해경 정보수사국, 인명 구조를 위한 잠수권을 독점했던 언딘, 사건 전반의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경합수부. 이들과 유착되고 융합된 다른 힘들. 기업의 의사결정을 독점한 구원파의 종교지도자이자 자본가.

― 「신적인 호명-소환, 대항-로고스적 폭력으로서의 윤리」 463쪽

 

지은이 소개

지은이 윤인로 (Yoon In Ro, 1978~ )

문학평론가. 동아대에서 박사논문을 썼고 시간강사로 일했다. 2010년 창비신인평론상을 받았고 비평지 『말과활』『오늘의문예비평』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공동연구원으로 있었다.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자음과모음, 2015)을 썼고, ‘게발트-신-론’이라는 이름의 연작 비평을 구상 중이며, 그런 구상의 한 층위로 『정통성 또는 정당성』이라는 책을 쓰면서 법신학적 축적체로서의 교회·전쟁체에 관한 저작들을 옮기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인지자본주의』(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1)

'인지자본주의'는 인지노동의 착취를 주요한 특징으로 삼는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이 개념을 통해서 현대자본주의를 다시 사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문제설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금융자본이 아니라 인지노동이 현대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을 가져오는 힘이라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그 노동의 역사적 진화와 혁신의 과정을 중심적 문제로 부각시킬 수 있다.

『잉여로서의 생명』(멜린다 쿠퍼 지음, 안성우 옮김, 갈무리, 2016)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걸친 기간 동안 형성된 정치, 경제, 과학,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문화적 가치들 간의 관계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중요한 연구이다. 멜린다 쿠퍼는 정치적 힘이자 경제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의 부상을 논의하지 않고서는 생명기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1970년대 재조합 DNA 기술의 발전에서부터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쿠퍼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유토피아적 주장을, 점증하는 상업주의적 생명 과학 내부의 모순과 연결시켜 보여 준다.

『자본과 정동』(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서창현 옮김, 갈무리, 2014)

소통은 노동이다. 최근 우리는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변형을 겪었다. (헨리 포드가 창안한) 조립라인이 모든 형태의 언어적 생산성을 배제했다면, 오늘날 소통 없는 생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과학기술들은 언어 기계들이다. 이러한 혁명은 새로운 종류의 노동자, 즉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다재다능하며 적응력이 매우 강한 노동자를 만들어냈다. 과거 표준화된 대량생산이 지배적이었다면, 오늘날은 특수한 소비 틈새에 부응하는 일련의 색다른 재화들이 생산된다. 이것이 마라찌가 『자본과 정동』에서 서술하고 있는 포스트포드주의 모델이다.

『빚의 마법』(리차드 디인스트 지음, 권범철 옮김, 갈무리, 2015)

이 책은 부채를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으로 다루면서, 모두가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세계가 지닌 다양한 함의를 분석한다. 저자는 미디어 정치, 통계, 보노의 국제원조 활동, 프라다 상점의 건축, 오바마의 국가안보전략, 맑스가 들려준 동화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횡단하면서 현 채무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러한 채무 체제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유대로 재구상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한편으로는 억압적인 채무 체제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상호의존에 기초한 자유로운 사회적 유대로서의 빚을 발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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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4/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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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결정은 자사주를 경영권 분쟁에 악용한 대표 사례 
2011년 개정 상법 취지 망각하고 주의의무 위반한 사외이사들 지탄받아야
자사주제도 개혁 위한 패키지 입법화 시급

 

삼성물산 이사회가 지난 10일 자사주 5.76%를 삼성그룹 계열사 KCC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을 둘러싼 주주들의 저항에 직면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변경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부소장 김성진 변호사)는 이번 사례를 지배주주가 상법상 주주평등주의를 위배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악용한 사례로 평가하고, 현재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와 유지를 위해 편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자사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포괄적인 제도개혁안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1년 상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자사주의 취득 및 보유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었다. 그러나 2011년에 개정된 새로운 상법은 자사주의 취득을 이익배당과 동일시하는 새로운 입장을 취하였다. 이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의 범위내에서 자사주의 취득은 완전히 자유스러워졌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다른 한편으로 자사주의 처분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신주발행과 사실상 동일시하는 견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신주 발행에 대해 주주평등주의가 적용되므로 자사주의 처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주주평등주의가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실제로 지난 2006년에 법무부가 처음 입법예고한 상법개정안에는 자사주의 처분과 관련하여 주주의 신주인수권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여 주주평등주의를 명문화하였다. 비록 이 조항은 재계의 반발에 의해 최종 입법과정에서 삭제되었으나 자사주의 처분에 대해 주주평등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해석론적 입장마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이번 삼성물산의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의 상황에서 각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경우에 주주평등주의를 위배하는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주주들 전체의 이익을 도외시한 삼성물산 사외이사들의 결정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영국은 자사주의 처분도 주주의 신주 인수권 대상이라고 명문화하고 있고, 독일은 법정절차에 의하지 않는 자사주 처분시에는 주주평등의 원칙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사주의 처분은 신주 발행과 동일한 절차를 거칠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각주마다 회사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상이하지만 모델회사법의 경우 1988년 개정시 자사주에 대한 개념을 “수권받았지만 미발행된 주식(authorized but unissued shares)”으로 간주하여 자사주의 처분시 신주발행과 동일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그동안 자사주 제도는 한편으로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배당하고 주가를 지지하는 간편한 제도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재벌총수 등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부당하게 유지하거나 방어하는 제도로 악용되기도 하였다. 이번 삼성물산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이 생길 때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배하면서까지 특정 세력에 자사주를 몰아주어 편법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거나, 회사를 인적 분할하면서 분할 신주를 자사주에 배정하여 자동적으로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발생시키는 관행이 그것이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그것이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배하고 회사의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왜곡하기 때문에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어제(6/11)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인적분할 자기주식에 분할신주를 배정할 경우 법인세를 과세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였다. 이번 법인세법 개정안은 회사의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할 경우 과세를 하여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참여연대는 이 법안이 자사주 제도 개혁을 위한 패키지 법안의 하나로 보고 이를 환영한다.

 

이에 앞서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2월 특정 조건의 기업이 인적분할을 할 경우 기존 자사주에 대해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통상 상법 개정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황의 시급성을 감안해 상장기업에 대해서라도 자사주 악용을 막는 법안이 추가로 발의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삼성물산의 사례와 같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명시적인 규제도 시급하다. 참여연대는 자사주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국회의 뜻있는 의원들과 함께 자사주 제도에 대한 패키지 법안의 입법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끝.

 

금, 2015/06/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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