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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트럼프 장벽' 피해자는 돈 없는 트럼프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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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트럼프 장벽' 피해자는 돈 없는 트럼프 지지자

익명 (미확인) | 화, 2017/02/07- 22:35

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제 분쟁,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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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 피해자는 돈 없는 트럼프 지지자

[이제는 평화] 세상을 분열시키고 적대하게 하라 : 트럼프 정부의 명령

 

정영섭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

 

연이은 반(反)이민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반(反)이민, 반(反)무슬림 행정명령에 연이어 서명해 격렬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25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장벽을 멕시코 국경에 건설한다는 명령과 미등록 이민자 체포에 협조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 도시'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는 두 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민자 보호 도시란 연방 이민법 위반에 대해 기소하지 않거나 연방 경찰, 출입국과 협조하지 않는 것, 지역 경찰이나 공무원이 이민자의 체류자격에 대해 묻지 못하게 하는 것 등 적극적인 이민자 보호를 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대도시 39곳과 카운티 364곳이 보호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고 한다.  

 

1월 27일에는 이슬람 국가인 시리아, 이라크, 이란, 리비아, 예멘, 수단, 소말리아 등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고 난민심사를 강화하며 특히 시리아 난민 수용을 무기한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기독교 신자에게 난민 우선권을 준다는 내용도 있다.  

 

트럼프는 이 모든 조치에서 미국과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민자와 무슬림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고 인종과 종교를 내세워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갈등으로 몰아넣는 비열하고 반역사적인 조치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연합뉴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폐해와 미국의 위선 

 

우선, 멕시코 국경 반이민 장벽 건설은 3000km가 넘는 국경선 가운데 이미 설치된 곳을 제외하고 1600km를 새로 건설하고, 100억~4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멕시코 정부는 현재 한 푼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이 증가한 주된 이유는 1994년에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값싼 미국 농산물이 밀려 들어오면서 멕시코 농업이 붕괴하고 멕시코가 미국의 하청기지가 되면서 먹고 살기 어려워진 멕시코인들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이다. 한 해에 대략 40만 명이 미국으로 간다. 

 

그렇다면 자유무역협정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초래한 이민 물결의 증가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당연히 미국에 그 일차적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익은 미국의 자본가 계급과 지배자들이 주로 가져갔다. 이민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선동하면서 이민을 막자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실제로 세계화의 이익을 본 집단이 미국인의 일자리에 책임을 져야 하고 부를 내놓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결국 트럼프의 주장은 세계화의 이익만 취하고 부작용은 떠넘기겠다는 추악한 발상이다. 국경 통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이민 시도가 줄어들까? 살기 어려운 중남미 사람들이 미국으로의 행렬을 포기할까? 오히려 입국이 어렵고 위험해지면 밀입국을 위한 비용만 증가하여 이민 브로커들의 배만 불릴 것이다. 

 

인종주의 공격으로 분열시키기 

 

다음으로 이민자 보호 도시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 중단은 트럼프 정부가 재정을 무기로 미등록이민자 단속추방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재정 지원 중단은 사회적 약자에게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다.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뉴욕의 경우 시 예산의 8.5%가 연방정부 지원금이다. 주로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주거비 보조금과 학생 교육지원금 등이라고 한다. 즉 미등록 이민자 단속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중단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저소득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입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미국 내 미등록 이민자들은 1100만 명에 달하고, 이들을 다 쫓아낼 수도 없거니와 벌써 해당 도시들과 이민자 커뮤니티 및 운동 단체들에서 반발하며 항의 행동을 벌이고 있다. 소송을 벌이겠다는 시 정부들도 속출하고 있다. 어떤 재정 항목을 중단할지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검토해나가겠다고 하는데, 과정 하나하나가 갈등과 대립의 연속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7개국 국민 입국과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일시 금지하겠다는 것은 테러 위협을 빌미로 반(反)무슬림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며, 나아가 무슬림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엄청난 항의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국가들의 반발과 프랑스, 독일 정부 등의 반대 입장에서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IT 기업의 항의, 미국 내 주요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백악관이 영주권자는 입국 금지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항의는 지속되고 있고 더욱 커질 것이다. 연방 법원 역시 행정명령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 정책은 근거 또한 미약한데, 미국 내에서 벌어진 테러가 대부분 미국 국민에 의한 자생적 행위였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아나 이라크 등 지목된 국가 대부분은 미국이 과거부터 군사적 개입으로 갈등을 조장하여 극단주의 세력을 키우거나 난민을 발생시킨 국가들이다. 그 책임을 이렇게 회피하는 것은 뻔뻔하기 그지없다.  

 

미국은 2015년 회계연도에 시리아 난민 고작 1500명을 받아들였고, 국제적 압력이 커지자 2016년에야 1만 2500명 정도를 받아들였다. 트럼프는 이제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7개국 출신 사람들의 미국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해졌다

▲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7개국 출신 사람들의 미국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해졌다.

사진은 이란 출신의 엔지니어 니마 에나야티 씨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커져가는 저항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저항은 점점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국이민법률센터(National Immigration Law Center)는 "이러한 행정명령은 고비용에 비효율적이고 위험하며 우리 모두에게 파괴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라며 "지역 경찰을 사실상 출입국 단속 직원으로 만들고 국경 경찰과 이민세관국(ICE)을 비대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기록적인 세금 낭비이며 이민시스템과 사법 시스템에 혼돈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전국이민포럼(National Immigration Forum)은 "이 명령은 우리 국가 안보 개선과 상관없다", "우리는 공포가 지배했던 어두운 시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공정이민개혁운동(Fair Immigration Reform Movement)은 "트럼프가 이민자 가족과 이민자 보호 도시에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많은 이들에게 증오와 편견의 낙인을 찍고 있다. 이민자 권리 단체들과 지지자들은 우리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강력하게 싸워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뉴욕의 한인 이민자 권리단체인 민권센터도 "한인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모든 커뮤니티와 힘을 모아, 이민자를 공격하고 미국 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방침이다"라고 천명했다. 이민자 운동을 비롯한 미국 사회운동 진영은 'No Wall(장벽 반대)', 'No Ban(입국금지 반대)'를 주된 구호로 외치며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인종주의와 무슬림 차별에 반대하는 세계적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적대와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권리 

 

트럼프는 미국과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겪고 있는 경제 불황, 이민과 난민 증가, 미국과 유럽의 잘못된 군사 정책으로 인한 테러리즘의 확산 등에 대해 미등록 이민자와 무슬림을 적으로 설정하여, 대중의 불만을 왜곡된 방향으로 선동하는 우익 포퓰리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유색인, 이민자, 무슬림에 대한 인종 차별이며 사회적 적대와 분열을 확산하는 극히 위험한 방향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을 확대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정부는 경제 위기를 빌미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광역단속팀을 늘리고 집중단속 기간도 연장하겠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 국제 연대를 강화해서 트럼프의 반이민, 반무슬림 인종주의 정책에 대해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주민에 대한 적대와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권리 개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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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프레시안에 ‘문재인정부에 던지는 하나의 요청과 하나의 제안이라는 제목으로도 실렸습니다)

6월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반드시 수개월 이상 연기되어야 한다.

우선 미국의 상대역인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 대내외적 여건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서 무리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것은 도무지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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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트럼프 행정부

우선 지난 대선에 러시아 개입여부의 조사과정을 놓고 벌어지는 전 FBI 국장 코미의 상원청문회의 여파가 진행 중이며 그 귀추 여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통치가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일부에서는 이 사건이 닉슨으로 하여금 탄핵 직전에 사임하게 하였던 워터게이트의 내용보다 심각하며 악질적이라는 논평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미국 내 여론의 향방에 따라서 공화당 내부가 분열하게 되면 수개월내에 탄핵의 과정이 시작될 수 있으며, 설령 공화당의 내분사태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 의회선거를 통하여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를 점할 것이 분명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실효적인 정치생명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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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의회 증언에서 코미 전 FBI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과 충성맹세를 강요했다고 폭로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에 빠뜨렸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G7 회의 과정에서 미국이 나토의 기본정신조차 묵살하면서 유럽은 이제 스스로 안보와 국방체계를 논의하기 시작하였으며, 더구나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으로 성사된 파리기후협약을 일방적으로 탈퇴함으로써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한없이 하락하했다.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체로 합의된 자유무역체계의 질서를 안하무인 격으로 무시함으로써 스스로 고립주의를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트럼프 정권의 행태를 인류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대제국의 자살골’ 이라고 비아냥대고 있으며, 2007년 세계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였던 <파이낸스타임즈>의 수석 해설가인 마틴 울프는 미국을 배제하고라도 기후협약의 원칙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자신들의 폐허도시(rust belt)와 불량산업의 재기를 위해서 국제사회로부터 따돌림과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며, 미래에 다가올 기후 재앙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감당해야 한다.

미국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볼리비아의 대통령은 트럼프를 지칭하여 ‘어머니인 대지(지구)와 일상적 삶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 (Main Threat to Mother Earth and Life Itself)’ 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마디로 미국은 이제 세계를 지도하는 초강대국에서 졸지에 세계를 어지럽히는 불량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천 억불이 넘는 무기판매를 계약성사 시키는 과정에서 트럼프 자신이 사우디 아라비아로 하여금 카타르를 외교적으로 고립단절 시키도록 부추기고 최근 벌어진 IS 조직의 이란내 테러를 조장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중동아 지역이 수니파 연맹과 이란 중심의 시아파 그리고 터어키 등이 서로 대립하면서 일대 전운이 감도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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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이디 아라비아 등 9개국은 카타르가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한 집단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의 외교 단절을 선엄함으로써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카타르와의 외교단절을 선언한 나라들은 모두 친미국가로 분류된다.

중동아의 불안정은 한국을 포함하여 중동아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의존하는 선진 산업국가들에게 심각한 안보 상황을 야기시킨다.

트럼프로 인하여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있는 미국인들은 시스템이 완전 망가졌다고 한탄을 한다 (The US as system is completely broken).

국내외적으로 트럼프가 가는 곳마다 분쟁이요 불화요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형세이다. 한마디로 현재 미국의 행정부와 정치권은 불난 집의 형세이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것은 기름을 끼얹고 불구덩이에 달려드는 꼴이다. 트럼프는 곤고한 자신의 신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미정상회담에 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며, 통제가 불가능한 그의 돌출적 행동으로 회담의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십중팔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치명적인 화상을 입기 십상인 형국이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외교안보라인

정상회담을 연기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도 존재한다. 우선 주한 미국대사가 공석 중인 가운데 외부부장관 지명자가 국회의 청문회과정을 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미간의 일상적 교류에 와류가 형성되고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외교적 채널을 넘어서 문재인 정부가 과연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대한 확고한 전략적 구상과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사드 배치에 대하여 전략적 모호함 이라는 입장을 취하여 왔고, 저간의 사정과 흐름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현재 역시 벌어진 상황의 보류라는 어정쩡한 조치로 봉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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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외교안보 라인업에서 이른바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라인의 부상이 주목받았지만, 개인사정, 인사청문회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도 어려움에 처했다. 왼쪽부터 최근 개인사정을 물러난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 강정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지금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정세는 제갈량과 장자방을 합한 지헤있는 전략가를 필요로 하는 절대시점이다. 그런데 통일부 장관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의용씨가 안보실장으로 진즉 임명되어 있지만, 그는 경험이 풍부한 외교와 통상의 전문가이지 안보적 전략을 구상할 만큼의 지략가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외교는 전략적 구상과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고 협상하는 과정일 뿐이다. 전략적 역할이 기대되었던 문정인과 김기정 등 ‘연세사단’은 개인적 사정과 스캔들로 공식적인 활동을 고사하거나 낙마하였다.

국민의 정부시절 임종원 장관과 같은 인물이 보이질 않는다. 자신의 계획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대한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중국의 굴기와 북한 및 북핵 문제를 앞에 두고 미국의 MD 편입여부와 한미일 군사동맹 여부가 매우 주요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구호는 있으되 구체적인 내용이 보이질 않는다. 자주국방과 주권외교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런 가운데 전시작전권의 회수에 대한 논의는 시작도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는 결례를 무릅쓰고라도 6월말로 예정되어 있는 정상회담의 일정을 무조건 연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안보와 외교라인의 인선을 우선적으로 확정하고 나름대로 전략적 구상과 실천적 로드맵을 선행적으로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현재 불판 위에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정부의 연기 요청을 환영하거나 최소한 양해할 것이다.

동아시아 이니셔티브 제안해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착실히 준비가 되는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담대한 제안’을 한미정상회담이 있기 일주일전에 <뉴욕타임즈> 등 세계 유수언론에 특별기고 형식으로 기고하기를 제안한다.

한미FTA의 재협상, 방위분담금 문제 또는 사드배치 여부(이는 칼루치가 이야기한 바처럼 전적으로 한국정부의 결정사항이다)는 아예 무시하거나 실무라인에게 돌리는 것이 맞다.

미국측에서 먼저 제기하는 현안에 휘둘리는 것은 하책 중에 하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한다는 것보다는 지난 5-60년간의 굳건한 한미동맹이라는 신뢰기반 위에서 미국사회 전체와 미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주도 세력을 향하여 발언하는 것이어야 한다.

미리 세계 유력지들에게 기고한다는 것은 한국정치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의미이며, 예측 불가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는 안전판을 확보하는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동시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프랑스 대혁명에 견줄만한 역사적 대사건인, 한국시민 촛불혁명의 의미를 확인하며 진행중인 이의 실험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최대한 포용+실효적 제재’로 전환해야

한국의 미래를 구상하는 (사)다른백년의 이사장으로서 필자는 상기의 ‘담대한 구상’ 제안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조언하고자 한다.

우선 북한과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접근을 ‘최대한 압박과 포용(Max pressure & engagement)’이라는 트럼프 방식에서 ‘최대한 포용과 실효적 제재(Max Engagement & effective sanction)’이라는 문재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상대에게 등뒤로 칼을 내밀 수는 없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기대와 신뢰를 담아 설득을 앞세워야 협상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이미 90년대 제네바 협의와 6자회담의 협상을 통해 맺은 합의내용(AF, Agreement Frame)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7.4 공동성명과 6.15 합의라는 역사적 성과도 지니고 있다. 현재적 엄중한 현실을 살피되, 단기적 현안의 봉합보다는 장기적 미래전망이라는 원칙을 앞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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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ajunews.com)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시키도록 국제적 기구에 협력을 요청하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는 물론이고 제2의 개성공단을 외국인 투자단지로 조성하여 미국기업과 중국, 유럽 등의 투자를 유치하고 이것이 성공적일 경우, 항공운송이 편리한 평양근처에 제2, 제3의 외국인 투자공단으로 확장하도록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주선해야 한다.

북한에 외국인 투자공단을 유치하는 것이 북한 핵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동아시아를 방어하는데 사드 배치보다 만 배 이상 효과적일 것이다.

쿠테헤스 사무총장은 유엔의 인권위원회와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장애우와 여성인권의 향상을 위해 114백만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 제재에 묶여 어려움을 겪는 유엔에 대하여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데 한국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또한 한국인 2세인 김용씨가 총재로 있는 세계은행으로 하여금 북한의 기반시설 투자에 필요한 차관을 제공하도록 설득과 보증을 검토해야 한다.

철의 실크로드 구상으로 주변국 협력 도모

중동아의 불안으로부터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 위협을 느끼는 이때, 러시아와 협상하여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매설을 통하여 공급받는 역사(役事)를 시작해야 한다. 시베리아의 천연가스의 여유량은 한반도가 수 백 년을 사용할 만큼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의 가능성이 무제한인 몽골과 협력하여 전력선 역시 북한을 통과하여 한국의 전력망과 연결하는 구상을 연구해 봄직하다.

이를 통하여 북한에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립하여 주고 필요한 연료와 전력을 공급해 줌으로써, 북한 경제발전의 최대 애로사항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여 줄 수 있다.

이는 참여정부시절 제안하였던 아마추어 수준인 남한의 전력공급 제안과는 차원이 다른 상호 안전과 통제를 통하여 남북한 공영을 도모하는 중차대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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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시절부터 검토되었던 것으로 북한을 통과하는 유라시아 연결의 철도망 건설을 다시 복원하여 추진하는 것에 더하여, 일본정부와 협의하여 부산과 쓰시마를 통해 큐슈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공사를 시행하면 일본의 역사적 소망인 대륙과의 육로 연결망이 이루어지면서 한일간의 갈등이 전화위복이 되어 오히려 친선우호의 협력국으로 전환될 것이다.

홋카이도에서 출발하여 큐슈, 부산과 신의주 또는 나진 선봉을 거쳐 유럽의 끝단인 포르투갈 또는 도버 해협을 거쳐 영국까지 연결되면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프로젝트와 쌍벽을 이루는 인류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장차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도 해저터널로 연결되면 남아공의 희망봉까지 연결되는 셈이다.

‘동맹의존증’에서 벗어난 담대한 구상 필요할 때

파리기후협상에 이은 차기 기후협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한다고 선언하는 순간, 한국은 촛불시민혁명에 이어 인류모두에게 희망의 상징이 될 것이다.

’88 서울 올림픽’을 통하여 한국이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듯이 세계기후협상회의 유치와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주도권을 한국이 차지하면 환경과 에너지 산업에 상당한 활력과 탄력을 제공하면서 한국산업의 미래지향적 재편과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북한에게 생존의 위협을 가하는 한미군사훈련을 새롭게 개방하여 중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이 함께 참여하고 북한 역시 참관국가로 초대하면 동아시아에 점증하는 지역의 전쟁위협을 현격히 감소시키며, 공존공영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천문학적 국방비에 시달리는 미국의 장기적 전략과 국가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이를 기회로 북미간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북미와 북일 간의 국교정상화로 연결되어야 한다.

남북간에는 통상 및 교류 등 정상화되고, 북미간의 현안인 북핵문제는 평화협상과 국교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자연히 순차적으로( freezing & roll back) 해결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병영세습체제인 북한은 점차로 보통국가로 새롭게 태어나게 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함께하는 미래는 담대한 용기와 지략을 가진 자만이 만들어 갈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감당할 수 있기를 손모아 기대하여 본다.

(추신: 이 글은 이제 막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만열(미국명: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와 장시간 토론을 거쳐 작성된 것입니다.)

토, 2017/06/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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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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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EU 정상들과 터키 간 회담 이후에 국제앰네스티는 난민 재정착에 무조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유럽으로 향하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대신 난민과 이주민들을 터키에 돌려보내는 방법에만 계속해서 집착하는 것은 난민 위기에 충격적일 만큼 근시안적이고 비인도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유럽집행위원회(EC) 회장은 3월 17일과 18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앞서 EU-터키간 최종 합의를 위한 난민 대응 계획의 윤곽을 공유했다.

그리스의 시리아 난민 전원을 터키로 돌려보내고 일부의 난민만을 유럽에 수용하겠다는 이번 계획은 윤리적, 법적 문제를 초래한다. 유럽에서 제공되는 시리아 난민 재정착지는 목숨을 걸고 위험한 뱃길에 올라 그리스로 향했던 시리아 난민들을 대가로 한 것이다.

이베르나 맥고완(Iverna McGowan) 국제앰네스티 유럽국장은 “EU와 터키 정상들은 이날 회담에서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존엄성과 인권을 거래 수단으로 팔아 넘기며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난민과 난민을 맞교환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리만치 비인간적일뿐만 아니라, 당면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난민과 난민을 맞교환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리만치 비인간적일뿐만 아니라, 당면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도 없다”
– 이베르나 맥고완(Iverna McGowan), 국제앰네스티 유럽국장

이번 계획이 국제법상 적법한가 하는 의혹에 대해 EU 정상들은 EU법상 터키가 ‘안전 국가’로 지정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안전한 제3국’이라는 개념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한다. 충분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할 권리를 침해함은 물론, 이후 본국으로 강제송환되는 결과로 이어져 강제송환을 금지하는 농르풀망 원칙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터키는 현재 국내 상황과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처우를 봤을 때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맥고완 국장은 “터키는 시리아 난민들을 시리아로 강제송환시켰던 바 있고, 지금도 수많은 난민들이 적절한 주거지 없이 절박한 상황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난민 어린이 수만 명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태다. 유럽이 편리하게 의무를 떠넘길 수 있는 ‘안전한 제3국’으로 간주하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난민이 아니더라도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은 터키로 송환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는 있으나, 대규모로 송환이 이루어지는 제도하에서 이러한 일부 개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다. 모든 난민들이 시리아 출신이 아니라는 것과, 터키의 난민 제도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재 닥친 현실이다.

이번 계획은 망명 신청이 가능하게 해야 할 EU의 의무를 완전히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누구든 공정하고 강력한 망명 신청 절차를 밟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에 기반하지 않은 송환 제도는 매우 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

맥고완 국장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시리아 난민과 함께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들 중 약 90%를 차지한다. 이들이 국제적인 보호를 강력히 요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터키로 돌려보낸다면 난민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EU의 주장이 허황됨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또한 서부 발칸반도 지역의 입국 경로를 폐쇄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경로를 차단할 경우 수천여 명의 난민들이 추위 속에서 계획도 없이 시급한 인도적 요구와 국제적으로 보호받을 권리로부터 방치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유럽연합과 국제사회는 난민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더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해 재정착시키는 등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영어전문 보기

EU Turkey Summit: EU and Turkish leaders deal death blow to the right to seek asylum

The persistent preoccupation with shipping people back to Turkey instead of making unconditional efforts on resettlement and offering other safe and legal ways to Europe shows an alarmingly short-sighted and inhumane attitude to handling this crisis, said Amnesty International after European Council talks with Turkey today.

Prime Minister of Turkey Ahmet Davutoğlu, President of the European Council Donald Tusk and President of the European Commission Jean Claude Juncker shared the outline of the plan for a final agreement between the EU and Turkey, in advance of the European Council meeting on 17 and 18 March.

The proposal that for every Syrian refugee returned to Turkey from Greece, a Syrian will be settled within the EU is wrought with moral and legal flaws. Unsettlingly, this plan would make every resettlement place offered to a Syrian in the EU contingent upon another Syrian risking their life by embarking on the deadly sea route to Greece.

“EU and Turkish leaders have today sunk to a new low, effectively horse trading away the rights and dignity of some of the world’s most vulnerable people. The idea of bartering refugees for refugees is not only dangerously dehumanising, but also offers no sustainable long term solution to the ongoing humanitarian crisis,” said Iverna McGowan, Head of Amnesty International’s European Institutions Office.

When questioned on the legality of this proposal under international law, EU leaders responded that this would be possible under EU law once Turkey be designated as a ‘safe country’.

Amnesty International strongly contests the concept of a ‘safe third country’ in general, as this undermines the individual right to have asylum claims fully and fairly processed and may result in individuals being subsequently deported to their country of origin – in violation of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In the case of Turkey in particular, there is huge cause for concern given the current situation and treatment of migrants and refugees.

“Turkey has forcibly returned refugees to Syria and many refugees in the country live in desperate conditions without adequate housing. Hundreds of thousands of refugee children cannot access formal education. By no stretch of imagination can Turkey be considered a ‘safe third country’ that the EU can cosily outsource its obligations to,” she added.

Although it was claimed that those needing international protection that are not Syrian would not be returned to Turkey, it has not been made clear how those individual rights could be guaranteed in the context of a system of mass returns. The reality is that not all asylum seekers are coming from Syria, and Turkey does not have a fully functioning asylum system.

The proposal makes a mockery of the EU’s obligation to provide access to asylum at its borders. Any returns system not built on the principle of an individual’s right to access a fair and robust asylum process is deeply problematic.

“Iraqi and Afghan nationals, along with Syrians, make up around 90 percent of arrivals to Greece. Sending them back to Turkey knowing their strong claim to international protection will most likely never be heard reveals EU claims to respect refugees’ human rights as hollow words,” said Iverna McGowan.

It was also stated by President Tusk that the Western Balkans route would be closed. Closure of this route would lead to thousands of vulnerable people being left in the cold with no clear plan on how their urgent humanitarian needs and rights to international protection would be dealt with.

It is urgent that the European Union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s a whole urgently step up their commitment to solving this crisis, both in terms of humanitarian and other financial assistance and by resettling far greater numbers of refugees.


월, 2016/03/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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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첫 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의례적인 발언을 한 직후였다.

난데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가 최종 확정한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업사냥꾼’ 출신 상무부 장관의 속보이는 훈계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을 만났을 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환영사를 한 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을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카메라 앞에서 로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한국의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수입 제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 비슷한 논조의 발언으로 독일 정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로스 장관은 이날도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행정 ‘규칙 제정’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나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답변을 시작했으나, CNN은 80살인 로스 장관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가까운 동맹국 간 회의에서 보기 드문 우월감의 표출로 끝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의전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장관이 주로 외교 정책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과거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주 여러 언론매체는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의 대우에 크게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대립이 대부분 그렇듯, 이 이야기에는 양국 언론이 놓친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부산에서 노동변호사로 일한 문 대통령도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로스 장관은 1990년대 한국 IMF 위기 발생 당시 몰려든 약탈적 투자자들의 물결을 이끈 뉴욕 자본가다.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외국계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부도난 한국 기업들을 사고 팔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로스 장관의 경우에는 철강 제조업체로 재미를 봤다.

나는 1999년에 로스 장관이 파산한 한라그룹의 파업을 진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로스 장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IMF 위기 국면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반면, 그의 개입으로 희생자가 된 파업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시 한 한국경제학자(한성대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칭-역자 주)는 200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취약한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한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그 후 경제를 회복하여 현재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있었던-역자 주) 로스 장관의 불평을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변화를 강요하는 오랜 아젠다를 밀어붙이면서, 로스 장관은 마치 트럼프 일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편협한 관심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미국 외교정책은 한 부자의 개인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대통령이 2017년 확연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양측 모두 만족한 동상이몽?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대북 공동목표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첫 이틀 동안 한국전쟁 추모식 등에 참석하고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부모님이 북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던 미군에 감사하는 등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현재 환경 평가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논란 많은 사드 배치를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도 목요일에 미 의회 의원들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나 이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것을 많이 얻었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작부터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하루 전, 미 재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중국 은행과 중국인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미국산 무기 수출과 함께 이뤄진 그의 지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외교를 통한 압박을 강조한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논평했다.

같은 날 양국 간 불화를 보여준 또다른 사례는 맥마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군수업체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는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신미국안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 강화가 어떻게 사업상 도움이 되는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주문한다. 록히드 마틴사의 F-35 전투기를 사고, 다른 군사장비도 전보다 훨씬 많이 사가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이 사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CSIS 연설은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승인 도장’

문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관행에 대한 로스 장관의 훈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공세를 문 대통령과 그의 방문단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인 토요일에 한국 기자들에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자신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자신의 두 갈래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준 점과 양측 모두 대북 제재와 대화를 강조한 점 등 이번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토요일에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찰자들 역시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했다. 문 대통령이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한 금요일 저녁에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모두가 엉망이 되리라 전망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좋게 흘러갔다”고 뉴스타파에 말했다.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환경 평가가 향후 한미 동맹에 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CSIS 포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명백히’ 밝힌 것에 안심했다고 밝혔다.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의 발언이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고, 상황을 개선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자신이 차기 주한미대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CSIS 연설은 문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일종의 승인 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앉은 청중들 중 앞줄에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외교관들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콜린 파월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직 국무부 장관 두 명, 콜린 파월의 부장관이자 국방부 관료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직 국방부장관인 윌리엄 코헨, 그리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오랫동안 한미 관계에 관여해 온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다. 차 선임고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후 거의 두 시간 동안 CSIS 이사진들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의 모임인 ICAS(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한미문제연구소)의 김상주 부회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미국 기업들의 이해

문 대통령의 첫 공개일정이었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수백 명의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통상대표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 참석자가 제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같은 방위산업체 관계자였다. 최근 보잉(Boeing Corporation) 사의 국제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는 대사 시절 그를 흠모한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거대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나 세계적인 숙박 회사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해 시그나(CIGNA), 하니웰(Honeywell), 퀄컴(Qualcomm)과 같은 대기업의 뱃지를 단 사람들도 보였다. 두산,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기업 대표단 중 하나는 텍사스와 걸프연안(U.S. Gulf Coast)의 액화 천연 가스(LNG) 업계에서 왔다. 한 테이블에서 나는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라는 텍사스 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케서린 아이스브레너(Kathleen Eisbrenner)를 만났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대규모 가스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넥스트 데케이드의 매니저 지 윤(Jee Yo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임원들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그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50억 달러를 넘는 계약에 따라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를 한국에 최초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가스업계가 액화 천연가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고 회담에 참석한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이 말했다. 제프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일치시키고 준비됐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치, 그 너머의 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의 다분히 회유적인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등 미국 측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평화적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협상 과정이 전개되면 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한 최선의 호소였지만, 귀담아 들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할 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스타일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바로 언론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은 유명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트윗 관련 보도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첫 백악관 입장 당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CNN과 레슬링을 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논란은 한층 악화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민과 언론 모두와의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교민들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미국상공회의소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문 대통령이 그들 사이에 나타나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던 교민 중 서울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교민 양하나 씨는 “이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요일 동포 간담회에는 500명 이상의 한국 교민들이 문 대통령의 방미 소감을 듣기 위해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모여들었다. 뉴욕에서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 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구익균 선생이며 박정희 정권 당시 수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박근혜 정부의 보훈처는 그의 현충원 안장을 불허했다. 구 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인 게 얼마나 기쁘겠어요? 문 대통령이 하나씩 다 바로잡고 있어요.”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DC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서혁교 NAKA(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미국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 비교하여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모인 인파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며 “교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을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대화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번역 : 임보영

화, 2017/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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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날_1
Amnesty UK Front "Solidarity With Refugees" Demonstration
Refugees - Lesvos / Athens - March 2016
Don't trade refugees - AI Czech Republic
Actie Scheepvaartmuseum met boot uit Lampedusa
Stop The Deal - Lifejackets in front of the EU HQ
Don't Trade Refugees Action

6월 20일 세계난민의 날
“오늘은 전쟁과 박해를 피해 집과 나라를 떠난 사람들과 연대하는 날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용기있는 난민과 마음을 열고 그들을 받아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한편, 각국 정부가 이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전 세계 사람들은 난민을 돕고 싶어하며, 정부가 난민문제에 나서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휘둘리지 않고 이 문제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오늘 세계난민의 날을 맞아 정부에 ‘우리는 난민을 환영하는 사회, 난민을 되돌려 보내지 않는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오는 9월 유엔난민정상회의에서 만나는 세계 지도자들은 이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이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 살릴 셰티(Sh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월, 2016/06/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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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교사가 된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초등학교 1학년인 다정이와 함께 동네 도서관에 간 적이 있다. 이른바 ‘다문화가정 자녀’인 다정이는 또렷한 눈빛에 당당한 목소리를 가진 멋진 여자아이이다. 처음 가본 도서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이곳저곳 살펴보는 다정이가 눈에 띄었는지 도서관 직원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어머, 너 정말 예쁘게 생겼다.”
“고맙습니다.”
“한국말도 잘하네. 이름이 뭐니?”
“저 유다정이에요.”
“어, 이름이 한국 이름이네?”

다정이는 살짝 표정이 굳은 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말했다.

“한국 아이니까요.”

사실 이런 일은 다정이뿐만 아니라 우리 공부방 아이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우리 공부방은 이주민지원센터 소속이다. 매주 토요일,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외국인인 아이들이 이곳에 모인다. 아이들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고 점심도 만들어 먹으며 한나절을 신나게 보낸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자라난 아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집안 사정으로 어머니의 모국에서 양육되고 학령기가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 한국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중도입국한 아이 등 한국에서 지낸 기간은 각기 다르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둘러싼 세상은 이들의 민족 정체성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리고 한국인이 아닌 별도의 민족 정체성을 부여한다. ‘넌 다문화잖아’ 라고.

‘다문화’는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를 뜻하는 아름다운 단어지만, 한국에 사는 ‘다문화’ 아이들에게는 그리 달가운 말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기 이전에 ‘다문화’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수시로 관찰 대상이 되고 타자화된다. 긍휼히 여겨지거나 배척당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어린이책 제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다문화친구 민이가 뿔났다’, ‘필리핀에서 온 조개 개구리’,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깜근이 엄마’ 등. 어머니가 베트남인인 민이는 공부도 잘하고 교우관계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친구로서만 존재감을 가진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어만 쓸 줄 아는 순호는 어머니가 필리핀인이라는 이유로 학급 친구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부정당한다. 블랑카, 깜근이와 같이 당사자들이 듣기에 고통스러운 인종차별적 별명이 버젓이 동화책의 제목으로 쓰인다. 이 책을 읽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또, 비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갖게 될까?

저명한 아동문학가이자 교육학자인 심스 비숍(Sims Bishop)은 문학이 세상을 보여주는 창문이자 자기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이라고 했다. 독자들은 자신과 똑 닮은 주인공이 자신이 겪었던 일을 똑같이 경험하는 것을 지켜보며, 과거와 현재 이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사회의 질서와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거울처럼 자아를 비추어보는 수단이 비단 문학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뉴스, SNS에 오르는 글과 사진, 동영상 등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미디어가 아이들에게는 거울이 되고 창문이 된다. 이제 미디어는 사회고발과 계몽의 차원을 넘어 평화와 공존, 그리고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실 반영이라는 평면적인 이유를 핑계 삼아 위축되고 소외당하는 모습의 다문화 캐릭터만을 보여주는 것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이 사회에서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무엇보다 아이들 자신이 미디어로부터 긍정적인 거울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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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까만 달걀’이라는 단편동화집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동화에는 피부색과 부모님의 국적 때문에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모두 작품 속 주인공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이야기 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왕따를 당하고 친구도 거의 없으며 불쌍하게만 나오는 것이 불만스럽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밝고 긍정적인 성향의 주인공과 평화로운 결말을 원했다.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 기범이는 만약 자기가 작가라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학교에서는 왕따와 인종차별이 사라졌다는 결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왜 이 학교에서만 사라지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기범이는 “나라 전체에서 사라지면 뭔가 큰일이잖아요.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어도 좋으니 작은 곳에서라도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은 비현실적인 파라다이스를 바라지 않는다. 특정 개인의 선의에 기반을 둔 일시적인 배려가 아니라 사회 각계의 연대와 구조의 변화에서 오는 긍정적인 내일을 기다리는 것이다.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 ‘다문화’라는 단어 뒤에 생생히 살아있는 진짜 그 사람을 보는 일. 보려고 노력하는 일. 잘 보이지 않을 때 다른 이의 도움을 받는 일. 작은 연대. 그 안에서 솟아나는 작은 희망. ‘다문화가정 자녀’라 불리는 저 아이가 내 아이와 다르지 않고 저 아이가 사는 세상과 내 아이가 사는 세상이 같은 곳이라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 이때야 비로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희망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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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의 동화 ‘나는 그냥 나예요’에 나오는 주인공은 다문화라고 구분 지어지는 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거대한 우주에 떠 있는 수만 개 별 중 하나인 작은 행성에 살아요. 나는 그 행성에 사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예요. 그게 나예요.”
다양한 ‘나’들이 모여 만드는 작은 희망을 바라본다.

글 : 임여주 파주엑소더스 공부방 교사, 대학에서 강의하는 어린이책 연구자

*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파주엑소더스는, 이주민과 선주민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지원과 복지서비스, 교육과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법과 제도의 마련•정비를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 실린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월, 2016/11/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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