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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최순실 재판… 대통령과 입 맞추듯 모든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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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최순실 재판… 대통령과 입 맞추듯 모든 혐의 부인

익명 (미확인) | 목, 2017/01/05- 23:19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재판이 5일 시작됐다. 두 번의 준비기일을 거친 뒤 열린 첫 재판이다. 이날 재판에는 최순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 등 핵심 피의자 3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변호인을 끼고 앉은 세 사람은 눈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들처럼, 세 사람이 입은 수의 색깔도 제각각이었다. 최 씨는 옥색, 안 전 수석은 풀색, 정 전 비서관은 하늘색.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첫 공판은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법정에 출두하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왼쪽부터). 사진: 공동취재단

법정에 출두하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왼쪽부터). 사진: 공동취재단

앞서 진행된 두 번의 준비기일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쟁점은 정해진 상태였다. 첫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에 대한 논박이 이어졌다. 세 명의 피고인은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 씨는 대통령, 안 전 수석과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고, 안 전 수석은 직권을 남용해 대기업에서 돈을 뜯었다는 혐의를 부정했다. 첫 준비기일 때 국가기밀 유출 혐의를 인정했던 정 전 비서관도 태도가 돌변했다. 마치 “(검찰이) 엮었다”던 대통령의 주장에 입을 맞춘 듯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검찰이 입증해야” VS “증거 차고 넘친다”

최순실, 안종범 재판의 쟁점은 최순실→대통령→안종범으로 이어지는 공모관계에 맞춰져 있다. 대통령이 끼어 있어야 완성되는 구조다. 특히 최 씨에게 적용된 공소사실 대부분이 그렇다. 대기업을 협박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강제모금했다는 혐의, 최 씨 지인 회사에 현대차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 롯데그룹에서 70억 원을 받았다 돌려준 혐의, 최 씨 소유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현대차와 KT가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혐의 내용은 다르지만,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성사됐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을 띤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모관계, 혹은 최순실-대통령-안종범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 입증이 핵심 쟁점인 이유다. 최순실, 안종범 측은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최 씨 변호인은 검찰이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검찰이 말하는 공모관계는 밑변(안종범-최순실)없는 삼각형이다. 최순실 씨 영장청구 때 검찰은 안종범-최순실이 사적 이익 도모해 재단 설립 추진했다고 했는데, 공소장에는 재단설립은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하되 재단의 재원을 기업출연금으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 모순되는 입장을 검찰이 동시에 펴고 있다. 대통령과 최순실 씨 간의 구체적인 공모 사실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 최순실 변호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 최 씨도 “(공소내용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대통령과의 공모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최순실 씨가 운영하는 더블루K, 플레이그라운드, 스포츠엠을 통해서 어떻게 돈을 빼먹으려 했는지 (공소장에) 자세히 나와 있다. 공소장을 쓰면서 나라의 격을 생각해 최소한의 사실만 기록했다.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공범관계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법정에서 모두 공개할 계획이다. 검찰

“대통령이 시키는대로…” VS “증거인멸도 지시”

안 전 수석 재판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쟁점은 그가 단순히 대통령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나 하는 점이다. 안 전 수석은 구속 이후 시종일관 “대통령이 시키는 일만 했고 강요한 사실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문화와 체육 활성화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재단 설립을 이해했다.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 대기업을 강요해 모금하려던 게 아니다. 안종범 변호인

그러나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보좌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을 만큼 조직적으로 범죄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16개 그룹 관계자는 최순실, 안종범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경영상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해…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보좌관을 통해 K스포츠에 증거인멸을 지시하고…검찰

1월 5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재판. 사진: 공동취재단

1월 5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재판. 사진: 공동취재단

국가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비서관 관련 쟁점은 준비기일을 거치며 변화됐다. 대통령의 지시로 문서를 유출했는지는 뒷전으로 밀렸고, 대신 증거자료 중 하나인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정 전 비서관 측은 태블릿PC를 보도한 jtbc 기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의 입수절차가 적법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태블릿PC 안의 파일이 오염된 적 없느냐는 문제는 정 전 비서관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된다. 감정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증인은 jtbc 기자 2명이면 될 것 같다. 정호성 변호인

정 전 비서관 측이 작전을 바꾸자, 기다렸다는 듯 최순실 씨측도 맞장구를 쳤다. 자기들도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유출된 국가기밀) 47건이 태블릿PC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경로를 통해) 서면으로 왔다는 것인지 공소장에 나와 있지 않다. 개별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검찰은 태블릿PC를 최 씨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 최순실 변호인

정 전 비서관 측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이 구치소를 압수수색 하는 바람에 중요 메모 내용이 사라져 방어권 행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였다.

최순실 집에서 정치인 연락처 쏟아져

첫 재판에서는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몇 가지 새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최순실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주요 여권 정치인 연락처를 무더기로 확보한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명단에는 친박 정치인 등 10여명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이 검찰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도 재확인됐다.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 과정에서 여러번 이 수첩이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재단 설립 관련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적힌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확보.

최순실이 추진한 하남스포츠컴플렉스 사업에 롯데그룹이 75억 원 지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안종범 수첩에 ‘또렷이’ 기록돼 있다.(*검찰 스스로 힘줘서 읽음)

최순실 등에 대한 재판은 앞으로 평균 주 2회씩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주(11일)까지 서증 조사(문서의 증거력 유무를 조사하는 절차)를 마친 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증인 심문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취재: 한상진, 오대양
사진: 공동취재단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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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희 변호사로부터 이금열 회장 사건을 소개받은 법무법인 세한의 한 관계자는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 사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음을 짐작케 하는 증언을 내놨다.

사건 당시 서 변호사가 사건에 간여하는 문제로 (법무법인 내에서) 논란이 있었다. 나는 서 변호사의 개입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 뉴스타파-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인터뷰

▲ 뉴스타파-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인터뷰

이 관계자의 증언은 사건을 소개하고 변호사비 흥정에 간여했을 뿐, 사건 자체에는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서 변호사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이금열 사건 당시 서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대목이다.

뉴스타파가 서 변호사와 가진 6번의 이메일 인터뷰에서는 일부 석연치 않은 대목도 발견됐다. 서 변호사는 첫 이메일 인터뷰에서는 이금열 사건에 대한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가,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수임료 결정에 간여한 사실, 사건 진행 상황을 박순석 회장 측에 전달한 사실 등을 차례로 인정했다. 자신의 남편인 박지만 이지(EG)그룹 회장과 함께 박순석 회장을 만나지 않았냐는 질문에서도, 처음엔 박순석 회장 소유의 리베라호텔에서 한 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밝혔다가, 구체적인 장소를 지목하며 재차 질의하자, 남양주시의 한 식당에서 몇 차례 더 만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서 변호사가 말을 바꾸며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향희와 6번 이메일 인터뷰…모르쇠, 말바꾸기

뉴스타파는 이번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서향희 변호사에게 ‘철거왕 이금열’ 사건을 소개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문제삼아 경고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말 불거진 소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확인된 청와대의 ‘서향희 동향 문건’에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런 내용의 문건이 만들어진 시점은 2013년 6월. 서울 리베라서울호텔 중식당에서 서향희 변호사, 박순석 회장, 이금열 회장등이 만나 사건을 논의한 시기와 겹친다. 서 변호사가 이금열 사건을 청탁받는 등 박순석 회장과 관련된 것이 경고의 배경이 아닌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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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출된 청와대 문건 가운데 서 변호사와 관련된 부분은 128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관계자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순석 회장과의 관계를 우려하는 내용이 문건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가 박순석 회장과 공동으로 무슨 사업을 준비하면서 자주 만남을 갖고 있는데, 매우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박지만 회장에게 말해 두 사람이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핵심 관계자

이와 관련 박 회장의 한 측근 인사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경 서 변호사가 박 회장에게 ‘청와대의 경고가 있어 회장님을 뵙기가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연락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 당시 청와대는 어떤 이유로 서 변호사와 박 회장의 관계에 개입했을까. 취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조응천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질의했으나, 조 의원은 “청와대에서 취득한 내용은 공개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목, 2016/08/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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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문 당선인은 다자 구도 속에서 득표율 과반을 얻지는 못했지만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으며 당선을 확정했다.

문 당선인은 9일 밤 11시 40분쯤 지지자들이 운집한 광화문 광장을 찾아 대선 승리의 소감을 전했다. 문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통합’과 ‘개혁’이었다. 그는 2분 남짓의 짧은 연설을 통해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정의, 원칙, 상식이 구현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새 정부의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도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며 문 당선인의 당선을 환영했다. 시민들은 문 당선인에게 안전과 노동이 중시되는 사회, 차별없는 사회를 주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 결과를 수용했다. 9일 오후 10시 반쯤 개표상황실을 찾은 홍 후보는 “무너진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안 후보도 개표 상황실을 찾아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힘들고 외로운 선거였지만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올 수 있었다”며 “다시 하나가 되어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번 선거가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 또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신동윤, 홍여진
촬영 : 김기철, 김남범,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수, 2017/05/10-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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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거래 대상이 된 노동자 건강권

위험의 외주화,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나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재벌 대기업은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권은 정권과 재벌의 거래 대상이었다.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대기업 총수 17명을 만나, 재단 설립과 모금을 요구한 이후 두 달 만인 9월 16일 새누리당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오래된 요구였던 파견 확대를 포함한 노동 개악 5법을 전격 발의했다. 미르재단에 대한 기업의 입금이 완료된 바로 다음날인 10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에서 노동 개악 5법과 서비스 발전 기본법 등 재벌의 이익을 위한 법들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또 2015년 12월말 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의 입금 완료 이후 다시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 개악 5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리고, 메탄올 중독 사고로 20대 청년 노동자 5명이 실명 위기에 빠진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파견법 통과를 촉구했고, 기업들이 벌린 서명 운동에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노동 개악 5법 중에는 실업 급여 확대를 위한 고용보험법과 출‧퇴근 재해 산재 전면 적용을 위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초 실업 급여 제도 개선은 고용보험 전문위원회에서, 출퇴근 재해 산재보험 적용은 산재 예방 정책 전문위원회에서 2015년 초부터 제도 개선 과제로 논의 중이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노동 개악 5법으로 포함되어 기간제, 파견제 확대 등 노동 개악 입법의 거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급작스런 발표는 노동부 해당 주무 과장, 국장 등 일선 부서에서도 당황한 흔적이 역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소위 '당근'으로 노동개악 법안과 일괄처리 방침을 고수했다.

 

국정 농단의 흔적은 박근혜 정권의 규제 완화에서도 나타난다. "규제는 암 덩어리, 쳐부숴야 할 원수. 단두대로 보내야" 등 통상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들이 규제 완화 정책 개혁 드라이브에서 쏟아져 나왔다. 기업들의 민원 해결인 규제 완화를 정부 부처별로 '손톱 및 가시'라는 이름으로 가속화했고, 정책으로 시행하던 규제 일몰제, 규제 비용 총량제 등을 아예 입법으로 추진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인사를 대폭 물갈이하는 등 대대적인 총공세를 밀어붙였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이 전 분야에 걸쳐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박근혜 정권은 요지부동이었다.

국정 농단으로 전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현대중공업에서는 40대 하청 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으로 사망했다. 올해 들어 11번째,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취임 이후 18번째 산재 사망이다. 노동부는 10월 19일부터 2주간 감독관 등 50여 명을 투입해 특별감독을 한 바 있으나, 현장 개선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사업장의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는 겉핥기식 점검과, 푼돈 수준인 과태료 처분과 시정명령 남발로 현장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황당한 정부 대책이다.

 

문제는 조선업의 다단계 하청 고용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찾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산재 사망 1위인 한국의 하청 노동자 산재 사망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국정 감사에서도 하청 산재 사망에 대한 추가적인 사실이 계속 드러났다. 주요 30개 기업의 산재 사망 중 하청 노동자 비율은 96%에 달했다.

 

하청 산재 사망은 공기업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발전 공기업 5개사 산재 사고의 96.6%는 하청 노동자였고, 이중 사망 사고 21명은 전원 하청 노동자였다. 남부발전의 사고 중 90%는 재하도급에서 발생했다. 2016년 당기 순이익만 9조4000억이 예상되는 한국전력공사에서 하청 노동자의 산재 발생은 원청 정규직 노동자의 39배에 달했다. 지난해만 87명의 하청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고, 지난 5년으로 확대하면 총 710명의 하청 노동자가 한전의 협력사에서 일하다 산재로 사망했다.

 

그러나, 동일한 배전 작업을 하는 한전의 원청 정규직 노동자는 1인당 연간 73만 원 상당의 안전 장구 지급이 되는 데 비해, 한전 하청 노동자 평균 3~4명이 팀 작업을 하는 1건 공사당 책정된 안전 관리비는 1만7000여 원에 불과했다. 지진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전의 방사선 관리, 용수 처리, 정비 등 운영 인력의 37%가 하청 노동자임이 드러났다. 최근 원전 사고 81건 중 71건이 하청 노동자 사고이고, 사망 6명은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방사선 피폭도 하청 노동자는 일반인의 14배, 정규직 노동자의 10배에 달했다. 더구나, 지난 7월과 9월 울산과 경주의 지진 발생 당시 하청 비정규 노동자는 지진 경보 알림 대상에서도 제외되었다.

 

지난 5월 구의역에서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사고로 19살 청년 노동자가 사망했다. 성수역, 강남역에 이어 3번째 사고였고, 다양한 원인이 있었지만, 결정적 이유 중의 하나는 외주화 문제였다. "1시간 이내에 출동하지 않으면 패널티를 부과하는 원청의 과업지시서는 하청 노동자들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시간에 쫓겨 위험 작업을 감수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고, 하청 노동자는 급박한 위험에도 지하철 기관사에게 알리려면 9단계를 거쳐야만 했다. 2011년 인천공항철도 5명 사망 사고, 지난 9월 경주 지진 코레일 선로 보수 사고에서도 '열차 진입'이라는 단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이 사고원인이었다.

 

화학 물질 사고에서도 가스 농도 특정 등 단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고, 노량진 수몰 사고 때도 폭우가 계속 내리고 있다는 단순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 하청 노동자의 산재 사망 사고의 대부분은 고도의 기술적 문제도, 고비용이 들어가는 안전설비 문제도 아닌 경우가 대다수이다. 한국의 산재 사망, 특히 하청 산재 사망은 기초적인 안전 교육, 위험 정보, 보호 장구 지급등 기초적인 안전보건 조치가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 너무도 단순한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바로 하청 고용이라는 고용구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국정 농단으로 거래 대상으로 전락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이제 위험의 외주화 금지 입법, 원청의 책임 강화 입법, 규제 완화 중단으로 즉각적인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여소야대라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반대 입장과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로 표류되고 있다. 더욱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생명 안전 업무 직접 고용과 관련된 법안들은 구의역, 남양주역 사고 이후 앞 다투어 발의되었지만,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

 

하청 고용을 숙명으로 알고 있는 건설업의 경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는 30%에서 50% 내외로 원청이 직접 고용하여 시공하는 직접 시공제를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70% 이상의 직접 시공을 계약 조건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영국 건설 노동자의 11배, 미국 건설노동자의 6배가 넘는 하청 건설노동자가 매년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

 

유럽 등에서는 '사업 이전에 관한 입법 지침'에 따라서, 사내 하도급 계약 시에도 그 일이 존속하는 한 고용 승계와 노동 조건 유지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제3자 보호 효과가 있는 계약'을 적용하여 하청 노동자가 산재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원청 사업주에게 직접 손해 배상 청구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국으로 치면 법령 수준의 효력을 지니는 다양한 안전 보건 가이드와 매뉴얼을 통해서 하청 노동자의 위험성 평가, 사고 조사 참여, 안전 보건 조치 등을 통해 하청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보호 의무를 원청에 부여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안전 생산법을 개정하면서 "사업주가 안전 생산 조건이나 상응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단체 또는 개인에게 하청을 주거나 임대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한 동법 제 100조에는 46조를 위반해서 하청을 주거나 임대하는 경우에는 시정 명령을 내리고 위법 소득을 몰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않으면 생산 정지, 휴업 정비 등을 명령하도록 되어 있다. 외국뿐 아니라 한국의 국내 법률에도 다양한 조건으로 도급 및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개별 법률이 많다. 이제 도급 금지는 성역의 대상이 아니다.

 

지난 5월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안전 업무직 7개를 직접 고용으로 전환했다. 고용 형태와 노동 조건 등 아직 해결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서울시는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면서, 외주화로 인해 하청 업체에 지급되었던 간접 비용을 없애서, 하청 노동자의 임금 등 노동 조건을 일부 개선하고, 외주화로 인한 치명적인 안전 위험 요소도 해결한 것이다. 그러나 전국의 철도, 지하철을 비롯한 수많은 하청 고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하청 노동자의 죽음과 시민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재벌 대기업 혹은 공공기업의 무분별한 외주화 남발. 이제는 입법으로 중단되어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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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11/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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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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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내건 이 현수막 만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는 문구가 있을까?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퇴행적이고 기형적인 교육정책이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박근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현행 교과서에 ‘붉은 칠’을 덧씌워서 국민들의 공포를 자아내는 것 뿐이었다.

교수 시절 ‘국정 역사 교과서는 독재국가와 후진국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창했던 교육부 김재춘 차관 옆에 앉혀두고 교육부 장관이 국정화 발표 기자회견을 여는 코미디가 가능했던 것도 전방위적인 매카시즘적 선동 덕분이었다.

현행 8개 역사 교과서…”주체사상은 김일성 개인숭배와 우상화의 도구”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들과 주류 언론이 가장 부각시킨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은 6.25 전쟁의 책임 부분과 주체사상에 관한 내용이다. 이들은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는 ‘좌편향’ 역사 교과서가 전쟁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주체사상도 비판없이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정을 통과한 8개 역사 교과서(교학사 포함)를 모두 일일이 확인했다. 6.25 전쟁 책임에 관련해 단 1곳도 예외 없이 모두 북한의 남침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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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는 ‘6.25 전쟁의 개전에 있어 북한의 불법 남침을 명확히 밝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집필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교과서 검정을 절대 통과할 수 없다.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8개 교과서가 하나같이 김일성의 개인숭배와 우상화, 반대파 숙청에 이용됐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8개 교과서의 주체 사상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왜 우리 학생들이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냐”고 강변하고 있지만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교육과정에 의하면 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과 북한의 세습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주체사상에 대해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조한경 부천여고 교사(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는 지적한다.

또 박근혜 정부가 2018년부터 적용하기 위해 올해 확정한 2015 교육과정을 보면 ‘북한의 변화와 남북간의 평화통일 노력’이란 소주제에서 배워야하는 학습요소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를 포함시키도록 해놓고 있다. 2015 교육과정은 뉴라이트 사관이 반영돼 있다는 이유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도 포함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 를 새누리당이 문제삼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엔 출판사의 역사교과서에 집필진으로 참여한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좌편향됐다고 하는 교과서들은 모두 박근혜 정부 아래서 엄격한 집필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과서”라면서 “이들 교과서가 좌편향 돼 있다면 누구보다 교육부가 먼저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미래엔 교과서 대표집필자)는 집필진과 역사학계 90%가 좌편향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매카시즘을 동원해 국정화로 가기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날조와 왜곡, 선동으로 점철된 국정화 주장…그렇게 탄생할 국정교과서는?

조왕호 교사는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에는 집필진으로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이전에는 문제가 없던 교과서 내용들에 대해 지속적인 수정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원래 미래엔 역사교과서에 실렸던 이화여대의 김활란 동상(왼쪽)과 교육부의 수정명령으로 대체된 최종 수정본(오른쪽)

▲ 원래 미래엔 역사교과서에 실렸던 이화여대의 김활란 동상(왼쪽)과 교육부의 수정명령으로 대체된 최종 수정본(오른쪽)

특히 친일파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부분에서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돼 있다”며 수정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자학사관이라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국정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의 획일화된 방침에서 한 치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 2015/10/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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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박근혜, 타락한 권력을 바라는 것은 재벌이다
11월 12일 광화문 광장은 박근혜정부 퇴진을 외치는 100만 시민들로 가득 찼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지 않고, 최순실을 비롯한 측근의 뜻에 따라 나라를 주물렀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최순실 일당은 재벌들에게 K스포츠·미르재단에 돈을 요구했다. 삼성도 재단에 204억을 출연했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10억짜리 말을 사줬으며, 최씨의 독일 회사 그리고 마사회와 승마협회에 지원한 돈이 250억에 이른다. 삼성이 최순실과 재단에 건넨 돈이 500억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과 재벌들은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 깡패 같은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을 앞세워 재벌들에게 돈을 뜯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짜점심은 없다. 재벌은 대가 없이 돈을 건네지 않았다. 재벌이 돈을 건네면 박근혜 대통령이 요구를 들어주는 거래였다. 재벌들은 검은 거래의 내부자들이고 공범이다.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돈을 쥐어주고 대통령으로부터 이재용의 경영세습을 약속 받았다. SK와 CJ는 감옥에 있는 회장님을 특별사면으로 풀어달라고 요청했고, 현대는 불법파견문제가 골치 아파 파견법을 확대하는 노동개악을 주문했다.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이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삼성입장에서는 돈으로 매수할 수 있는 정부가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보다 낫다. 한마디로 이재용은 경영세습을 위해서 최순실이, 국민을 농락하는 대통령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타락한 권력을 바라는 것은 재벌이다.
 
내부자들의 주인공 삼성
삼성의 거래는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이학수 삼성 구조본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사장이 특정 대통령 후보에게 정치자금지원을 공모하고, 검찰들에게도 뇌물을 제공했다. 그 사실을 담은 도청파일이 2005년 삼성X파일 사건으로 폭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2년 차떼기 사건에도 삼성은 연루되었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재벌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 재벌들이 트럭에 돈을 가득 실어 전달했다고 해서 차떼기 사건이라고 불린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부를 세우려고 정치자금을 대는 검은 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처럼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보수언론과 재벌이 자기입맛에 맞는 정권을 세우기 위해 검은 거래를 하는 행태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이 박근혜 최순실과 함께 영화 같은 현실의 주인공이다.
 
이재용 밀어주기로 국민연금 6천억 손실
삼성의 거래는 남는 장사였다. 이재용 밀어주기로 국민연금이 입은 6천억 손실에 비하면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건넨 500억은 껌 값이다. 이재용의 경영세습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통합했다. 삼성전자를 장악하려면 삼성물산이 가진 지분확보가 중요해서다. 이재용과 그 일가는 제일모직에 42.2%지분이 있었으나 삼성물산에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제일모직에게 유리한 합병안을 제시했고 엘리엇을 비롯한 삼성물산 주주들이 반발했다. 삼성물산 지분을 9.54%가진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통합은 재론되어야했다.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쥔 것이다.
 
상식적으로 국민연금은 손해 보는 합병에 반대해야 마땅했다. 심지어 삼성물산 합병 한 달 전에 SK 합병에서도 최태원 일가에게 유리하고 국민연금에는 손해라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해서 모두가 반대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이재용의 손을 들어줬다. 그 배경에는 총수와 대통령의 독대, 그리고 이재용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본부장과의 수상한 만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겨레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복지부 장관이 직접 합병 찬성을 종용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가 ‘삼성그룹 세습이 암초에 부딪히면 경제에 충격이 온다. 청와대의 뜻이니 찬성해달라’고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 수시근로감독에 고위공무원이 개입했던 사건과 비슷하기도 하다.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재용은 경영세습 비용을 수조원이나 줄일 수 있었다. 기쁜 마음에 말을 선물하는 건 약소할 정도다. 최순실과 박근혜, 이재용에게는 서로 윈윈하는 남는 장사였다. 그러나 정작 국민연금의 주인인 국민은 손해만 봤다. 합병여파로 주식가격이 하락해 6천억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백만 원도 안 되는 월급에서 따박 따박 국민연금을 부웠는데 이재용 경영세습 하겠다고 허락도 없이 돈을 빼갔다. 누가 허락한 것인가. 그에게는 국민연금을 삼성 저금통처럼 사용할 자격이 있나. 국민의 삶을 보장해야할 ‘국민연금’이 ‘삼성연금’으로 쓰인 것과 마찬가지다.
 
금수저 이재용, 경제대통령 자격 있나?
이재용의 경영세습을 위해 당사자를 제외한 모두가, 국민 모두가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국민 노후자금을 동원해서 도와 줄만큼, 최순실 일당에게 돈을 쥐어주고 국정을 농단해도 눈감아줄 만큼 필용한 인재인가. 금수저 중의 금수저인 이재용은 국민들이 모셔야하는 경제 대통령인가.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회장은 한국 경제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삼성을 어떤 방식으로 누가 통제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오히려 실력이 검증도 되지 않은 재벌 3세에게 경영세습을 하기위해 무리한 인수합병을 하거나,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수를 둔다거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행위를 감행하는 것이 기업차원이든 국가차원이든 리스크가 크다. 국민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이건희 아들이 경제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이 큰 만큼,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감시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재용의 리더십은 물음표다. 과거 밴처 붐 끝물에 E삼성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말아먹고 계열사에게 떠넘기면서 정리했다. 이재용의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뚜렷한 실책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 차세대 먹거리라고 2010년에 천명한 다섯 가지(바이오제약, 자동차용전지, 의료기기, 발광다이오드(LED), 태양전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두 개(바이오제약, 자동차전지)만 살아남았다. 바이오제약과 자동차 전지 역시 현재 투자 중이라 성과를 내는 단계도 아니다. 성공할지 실패할지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재용이 의료와 자동차 전지를 이건희의 반도체처럼 성공시킬지 미지수. 한마디로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아들이란 것 말고 내세 울 점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능력 있는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황태자라는 점이 이재용의 최대 콤플렉스다. 어떻게든 실적을 내야한다는 강박이 그를 따라다닌다. 내리막길로 접어든 스마트폰 사업에서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그의 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할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하다가 결국 갤럭시7 리콜사태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가진다.
 
최순실만 처벌하는 것은 꼬리자르기. 공범을 처벌하라!
영화 내부자들 결말에서 타락한 정치인과 보수언론, 그들과 결탁한 재벌의 민낯이 폭로되고 감옥에 들어가면서 죄 값을 치루는 듯했다. 그러나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공범들이 숨죽이고 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고개를 든다.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도 마찬가지다. 각종 폭로 속에서 분노의 화살을 최순실에게만 돌린다면 다른 공범들은 재빨리 빠져나간다.
조선일보까지 나서서 대통령 퇴진이라는 급진적 요구를 하고 촛불시위를 칭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숨은 속내는 보수언론과 새누리당 정치인, 그리고 이재용을 비롯한 재벌은 모든 죄를 최순실과 박근혜에게만 뒤집어씌워 꼬리자르기를 하려한다. 타락한 정부와 결탁한 공범들이면서 박근혜 탓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고심하는 시늉을 한다. 새누리당의 추락한 이미지를 버리고 안철수나 반기문 같은 합리적 이미지를 가진 중도보수를 영입하여 새로운 보수정권을 세우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그래서 재벌은 피해자인척하고 조선일보는 정의로운 척 하며 보수정치인들은 새롭게 거듭난 척 하고 있다. 하지만 공범을 처벌해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꼬리자르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자들 재벌, 이재용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중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삼성노동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으로서, 이재용 경영세습으로 인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의 피해를 당한 삼성노동자들로서 부당함을 알리고 공범 이재용을 처벌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 때, 삼성노동자가 나서 박근혜 퇴진 촛불과 함께 삼성 이재용 처벌 촉구 촛불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촛불의 힘을 ‘삼성’에 대한 책임 추궁과 처벌로 확대시켜야 한다. 삼성은 ‘피해자’임을 자처하고 ‘하만 인수 발표’를 통해 이미지를 쇄신하며 현 국면에서의 책임을 모면하려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이재용이 경제대통령으로 농단을 반복하는 역사가 이어질 뿐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삼성이 만들어낸 절대권력 속에 노조파괴, 위장도급, 염호석열사 시신탈취 등 수많은 농단을 겪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민주노조를 세웠을 뿐만 아니라 2016년 한 해만 해도 노동개악 저지투쟁부터 4.13. 총선, 재벌개혁 투쟁, 경영세습 사회 의제화, 위험의 외주화 저지 투쟁까지 잘못을 바로잡고 ‘변화’를 만드는 실천을 가열차게 벌여왔다. 지금 이 순간, 역사는 묻고 있다. 침묵하여 또 다시 기득권의 권력을 연장해줄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권력을 바로잡고 다른 세상을 꿈꿀지. 우리가 변화를 주도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촛불에서 ‘삼성’이 국정농단의 공범이고 배후임을 선전하는 ‘선전 대오’가 되어야 한다. SNS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게이트로 확장하는 문제의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세상도, 노동조합도 비상식에 잠식당하지 않을 수 있다. 노동조합을 통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삼성왕국에서 부당한 권력을 바로잡기 위해 함께 촛불에 힘을 싣자. 그리고 변화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
2016.11.17.

목, 2016/12/1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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