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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없었던 7년,  진실과 함께 언론도 침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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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없었던 7년,  진실과 함께 언론도 침몰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7/01/04- 18:22

강지웅, 권성민, 박성제, 박성호, 이근행, 이상호, 이채훈, 정대균, 정영하, 최승호(이상 MBC),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이상 YTN), 조상운, 황일송(이상 국민일보), 이정호(부산일보), 정찬흥(인천일보), 이은용(전자신문).

이들은 이명박근혜 정부 기간동안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다 부당하게 해고된 언론인들이다. 일부는 지리한 법정 다툼 끝에 승소해 복직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많은 언론인들이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혁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정부의 언론 장악 과정과 이로 인해 붕괴된 저널리즘을 담았다. 특히 공영방송 MBC와 YTN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벌인 투쟁의 역사가 반영됐다.

지난 2012년 KBS·MBC·YTN·연합뉴스·국민일보의 연대파업은 그동안 권력과 자본 앞에 고개를 숙였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었다. 파업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고, 이명박근혜 정부 7년간 한국의 언론자유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해고자 21명을 포함해 정직, 감봉, 대기발령 등 모두 470여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6 언론자유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33점으로, 조사 대상 199개 국가 가운데 66위를 기록했다.

 4일 현재 해고 3013일째를 맞은 현덕수 기자는 지난 3일 서울 CGV 왕십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YTN의 파업 투쟁은 우리가 공정한 보도를 계속 할 수 없다는 부끄러움에서 시작됐다”며 “해고된 지 8년 3개월이 지나도록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제가 이 직업을 택한 업보라고 생각하고 파업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은 “요즘 MBC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아주 거세다. 거셀수록 꼭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MBC와 YTN이 마봉춘, 윤택남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언론인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취재 : 황일송, 김도희(연수생), 유승현(연수생)

촬영 : 정용훈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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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를 공격하면 된다?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몇 해 전 인터넷에서 ‘​일본을 공격한다’​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거나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뜬금없이 내세우는 세 번째 선택지였으며, 그런 선택지가 원래의 맥락과 아무 상관이 없이 일방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유머가 됐다.

표창원 의원의 트윗을 둘러싸고 벌어진 ‘가짜뉴스 책임론’은 그 구닥다리 우스개를 떠올리게 만든다.

시작은 지난 7월 말,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및 국회 위증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문화부장관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이 내려졌을 때다. SNS에서는 해당 판결을 낸 판사가 배가 고파 라면을 훔친 사람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는 글이 돌았다. 매체들은 이러한 자극적인 맞비교를 앞다투어 기사로 옮겨 실었고, 그런 기사를 본 표창원 의원은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날렸다.

“동문, 법조인끼리 감싸기, 그들만의 세상, 하늘도 분노하여 비를 내리는 듯합니다. 헌법, 법률, 국가를 사유물로 여기는 자들. 조윤선 집행유예 황병헌 판사… 라면 훔친 사람엔 징역 3년 6개월 선고” (링크)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문제의 판사는 그런 판결을 내린 적이 없다. 표 의원의 트윗 중 ‘라면 훔친 사람엔…’ 부분은 표 의원 자신이 쓴 게 아니라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들어간 제목이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표 의원의 트윗은 해당 판사가 그런 판결을 내린 적이 있는 것처럼 서술하는 모양이 되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가 기사를 통해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정치인임에도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옮겨 확산시킨다’고 비판하자, 표 의원은 문제는 옮기는 사람이 아니라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 언론이라고 반박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표 의원이 반박과 함께 내놓은 아이디어가 놀랍다. ‘가짜뉴스 처벌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허위사실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등 조선일보에서 규정한 ‘가짜뉴스’에 대해 그 책임의 소재와 그에 대한 충분하고도 확실한 배상을 하도록 하는 법안을 연구해 보겠습니다.” (링크)

이것이 진심인지 농담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 내용이 매우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 ** — ** —

이 해프닝의 구조는 간명하다. 문제의 핵심은 표 의원 말처럼, 언론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뜬소문을 기사로 내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표 의원은 다른 사람들처럼 언론에 실린 기사를 믿었을 뿐이다. 독자의 신뢰를 일상적으로 배반하는 언론이 잘못이다.

그러나 이것을 처벌하기 위해 법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우선 문제의 보도는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가짜뉴스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가짜뉴스는 허위임을 알고도 대중을 속일 의도로 사실 보도인 것처럼 만들어 유포시키는 정보다. 판사가 라면 절도 관련 판결을 했다는 기사는 허위로 판명나긴 했지만, 언론사가 허위임을 알고도 대중을 속이고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뿌린 기사는 아니다. 언론의 잘못은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여 오보를 냈다는 것이다.

설령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 당위성이 인정되더라도, 이 같은 언론 보도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경계하는 대표적인 사항 중 하나는 언론의 오보를 가짜뉴스의 범주에 우겨넣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언론의 보도 기능은 크게 위축되고, 권력 입장에서는 언론을 효과적으로 탄압하고 길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표 의원이 이렇게 무리한 이야기를 한 것은, 조선일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큰 문제로 대두된 가짜뉴스. 사실 언론도 아닌 것이 언론 흉내를 내며 악의적으로 편향적 허위 보도만을 위해 조악하게 만든 인쇄물들을 일컫는 용어였는데요. 조선일보가 헤럴드경제를 가짜뉴스로 공식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했으니 가짜뉴스 처벌법의 대상을 모든 언론사의 허위 보도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조선일보가 촉구해 주신 것입니다. 이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링크)

문맥으로 보면 심각한 인식 변화를 의미한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 비아냥의 의미로 쓴 것으로 읽힌다. 그렇더라도 실제로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잘못된 인식을 포용하여 입법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 ** — ** —

이 같은 발언이 조선일보와의 논쟁에서 불거진 말이었을 뿐인지, 아니면 아직 연구가 끝나지 않아서인지 표 의원은 아직 별다른 가짜뉴스 처벌법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유야 어쨌든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표 의원은 지난 5월에도 가짜뉴스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역시 실제 법안 발의는 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의원들이 그가 주장한 것과 비슷한 법안을 연이어 쏟아냈다.

지금까지 가짜뉴스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비슷비슷한 입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의 해악을 터무니없이 과장하며 극단의 조치인 법률적 단죄를 통해 가짜뉴스를 막으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가짜뉴스의 판단과 처리 책임을 사기업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한다고 형사 처벌하는 것은 미국 같은 곳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 왜 한국에서는 정치인들이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들지 못해 안달인 것인가? 유독 한국에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려 세계에 유례없이 여론 시장이 왜곡되고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가?

전통적으로 차별과 혐오 발언을 강력히 처벌해 온 독일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외국에서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러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가짜뉴스를 포함한 디지털 허위 정보들에 대한 대응은 주로 언론이나 사회에서 팩트 체크 활성화, 올바른 정보의 확산 촉진,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의 자율적인 조치 도입, 언론의 자정 강화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잡아다 가두고 벌금을 물리는 방식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의사 표시라는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꾸준한 가짜뉴스 처벌법 시도는 우리 정치인들이 가진 특징, 즉 국민 기본권의 제약을 만능으로 생각하는 구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몰이해, 가짜뉴스로 인해 자신이나 자파 정치세력이 해를 당한다는 피해의식, 늘 국가가 나서서 뭔가를 해줘야 한다는 가부장주의 같은 것이 어울려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설명도 있다. 유독 한국에서 가짜뉴스의 해악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의 가짜뉴스 입법 시도는 그 저의를 의심케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과 SNS에서 정치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그런 상황이 불편한 정치인들이 가짜뉴스에 대한 염려를 빌미로 하여 국민의 말문을 막고 정치적 비판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이것은 그동안 발의된 가짜뉴스의 엉성함을 고려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법안 대부분은 무엇을 삭제하고 처벌해야 할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았다. 국민의 정당한 의사 표현에 가짜뉴스 낙인을 찍어 처벌까지 할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의 본산이라 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같은 유력 정치인이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뉴스나 논평을 가짜뉴스라고 공공연히 몰아붙이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트럼프가 한국 정치인이라면, 몰아붙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처벌을 하러 나섰을 것이다.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통합보다는 분열, 공개보다는 은폐, 소통보다는 일방적 홍보를 지향해 왔으며, 극단적인 당파 대립에 빨대를 꽂고 꿀을 빨아온 정치인들도 그 한 이유다. 정치인들은 가짜뉴스의 영향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위기 의식을 부채질하며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세상을 볼 줄 알고 사물을 읽을 줄 아는 눈 밝은 국민을 믿고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정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힘쓰는 것이 정치 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 위 글은 허프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7.08.24.)

목, 2017/08/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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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국방송협회(회장 고대영 KBS 사장) 주관으로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린 63빌딩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 조합원들은 ‘김장겸 퇴진’, ‘퇴진 고대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두 공영방송 사장을 기다렸다.

행사 시작 10여분 전 김장겸 사장이 먼저 기념식장 입구에 도착하자 조합원들은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은 조합원들을 피해 화물을 옮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행사장에 들어갔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 여야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축사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아닌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이 읽었다.

허욱 부위원장은 “방송의 주인은 정부도 아니고 방송인도 아니고 시청자인 국민”이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간은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방송인 스스로 외면하지 않았나 성찰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이어 “지금 많은 방송인들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려놓고 방송 현장을 떠나 있다”며 “하루 빨리 법과 원칙에 따라 방송이 정상화되어 이들이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장겸 MBC 사장은 기념식이 끝난 후 “퇴진할 의사가 없느냐”, “고용노동부에는 왜 출석하지 않느냐”, “블랙리스트는 왜 만들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대영 KBS 사장은 면담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을 피해 대기실에 30여분 간 머물러 있다가 축하연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김장겸 사장은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불응했다. 서울서부지검은 1일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취재 조현미 신동윤 정재원
촬영 최형석 김기철
편집 정지성

금, 2017/09/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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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국방송협회(회장 고대영 KBS 사장) 주관으로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린 63빌딩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 조합원들은 ‘김장겸 퇴진’, ‘퇴진 고대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두 공영방송 사장을 기다렸다.

행사 시작 10여분 전 김장겸 사장이 먼저 기념식장 입구에 도착하자 조합원들은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은 조합원들을 피해 화물을 옮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행사장에 들어갔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 여야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축사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아닌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이 읽었다.

허욱 부위원장은 “방송의 주인은 정부도 아니고 방송인도 아니고 시청자인 국민”이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간은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방송인 스스로 외면하지 않았나 성찰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이어 “지금 많은 방송인들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려놓고 방송 현장을 떠나 있다”며 “하루 빨리 법과 원칙에 따라 방송이 정상화되어 이들이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장겸 MBC 사장은 기념식이 끝난 후 “퇴진할 의사가 없느냐”, “고용노동부에는 왜 출석하지 않느냐”, “블랙리스트는 왜 만들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대영 KBS 사장은 면담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을 피해 대기실에 30여분 간 머물러 있다가 축하연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김장겸 사장은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불응했다. 서울서부지검은 1일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취재 조현미 신동윤 정재원
촬영 최형석 김기철
편집 정지성

금, 2017/09/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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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와 8000km이상 떨어져 있고, 미국, 일본, 중국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말하기도 어려운 유럽의 한 나라가 있다.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나라의 정치와 선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자칫 호사가들의 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그 나라가 이런 나라라면, 아마도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유럽의 운명을 (미국에서 벗어나)유럽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 막 깨닫고'(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이다) 유럽의 지도적 역할을 자임한 나라, 난민 100만 명을 수용함으로써 대륙 간 갈등을 줄이고 평화를 이끄는 나라, 남유럽 경제위기를 진정시키고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나라, 강대국 중 최초로 탈핵을 선언한 나라라면 말이다.
우리에게 케인즈 전기 작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워릭대 교수는 국내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독일이 EU를 지배한다’고 썼다. 독일의 권력분립형 통치체제가 EU의 구조와 체제에 그대로 복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주1) 이제 독일 모델은 독일만의 예외가 아니라 보편적 통치 모델로 등장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독일 여행은 민주적 다원주의를 활력 있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통치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다. 사소한 차이도 내전을 방불케 하는 적대적 대립으로 귀결되고, 평화에 대한 일관된 시야를 갖지 못한 채, 미국의 뒤에서 그리고 강경한 여론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다, 이제 급기야 전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한국 정치의 문제를 더 도드라지고 아프게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독일의 선거에는 세상의 모든 의견이 다 있다” 
독일에서 놀라는 것은 정치적 목소리의 다양함과 자유로움이다. 총선 중 베를린 거리는 다양한 정당의 선거 포스터로 가득 찬다. 기민당(CDU)나 사민당(SPD), 녹색당(Grüne), 자민당(FDP) 등 독일정치에 과문하더라도 한번은 들어봤음직한 정당들은 물론, 포스터에 레닌을 등장시킨 독일 마르크스-레닌주의당(MLPD), 극우정당들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민족민주당(NPD), 동물생명권 보호를 내세우는 동물보호당(Tierschutzpartei), 시민권 강화와 정보 인권을 주장하는 해적당(Piratenpartei) 등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혁명 내세우는 극좌부터 나치와 다름없는 극우까지 수많은 정당들을 만나게 된다. 베를린에서만 24개의 정당이 정당 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독일 전역에서 42개 정당이 이번 총선에 명부를 제출했다.(주2) 물론, 이러한 다양성은 정당의 기초가 되는 시민들의 자율적 결사체와 이념, 사상이 그 만큼 자유롭고 풍부하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 독일 총선 기간 중 만나는 다양한 정당 포스터 ⓒ(사)정치발전소

▲ 레닌의 얼굴을 모델로 활용한 극좌정당 독일 마르크스-레닌주의당 포스터 ⓒ(사)정치발전소

우리나라는 국가보안법이나 정당법 등으로 시민의 자유로운 결사와 정당 설립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독일과 같은 많은 정당은 대번에 ‘정당 난립’, ‘국론 분열’로 문제가 될 법도 하다. 그러나 독일은 유럽 민주주의 위기가 거론되는 지금도 여전히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강력하다. 무엇보다 독일이 이처럼 풍부한 정치적 자유와 다양한 정당들 속에서 안정되고 활력 있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까닭은 다원성과 안정성을 조화시키는 통치의 유능함과 책임성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집권세력은 권력을 전리품쯤으로 손쉽게 사유화한다. 통치권력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야당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집권여당조차도 밀어내고 위계적으로 초집중화 된다. 적폐청산 같은 상대를 절멸시키고자 하는 전투담론이 정치공간을 메워버린다.
독일에서 정당과 노조 관계자를 만나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권력과 통치를 다루는 그들의 생각이었다. 정치와 사회(기업 & 노동)의 관계, 정당과 정당 사이의 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은 차이가 존중되면서도 책임성을 공유한 폭넓은 분권과 자율, 공동통치에 기초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긴 놈이 다 먹는다’는 천박한 권력과 통치관을 뛰어 넘는 것이다.
“누가 독일을 지배하는가”
폭스바겐은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이며 세계적 거대기업이다. 년 매출만 263조(2016년), 웬만한 국가의 1년 예산 규모다. 이 거대기업이 2015년 불거진 배기가스조작사건(디젤게이트)으로 마틴 빈터콘(M.Winterkorn)회장이 물러나는 홍역을 치렀다.
“누가 폭스바겐 신임 회장을 지명했는지 아느냐?”
독일 금속노조(IG-Metall) 지도부의 일원으로 연방의회 및 정당 관계를 책임지는 콘라드 크링겐부르크(Konrad Klingenburg : 자신을 3천명의 로비스트들이 득실대는 독일 금속산업계에서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 5명뿐인 로비스트 중 한명이라고 했다)가 물었다. “대주주가 결정하는 것 아니냐?” 일행 중 한명이 말을 받았다. 그는 “폭스바겐의 신임 회장을 지명한 것은 이사회의 노동자 대표였다”고 말했다.
물론 폭스바겐 사례는 감독이사회의 주주 이사들이 잇달아 사임했던 디젤게이트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긴 하지만 주주가 지배하는 영미식의 기업이나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우리나라의 재벌기업과 달리, 독일의 대기업들은 공동결정의 가치에 따라 주주와 노동자 대표로 균등하게 구성된 감독이사회에서 회사의 전략적 결정을 함께 내린다. 공동결정제도를 통해 노동자는 기업의 공동경영의 주체로 인정받고, 그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노조와 노동자대표가 산업계의 단순한 이해관계자를 넘어, 독일의 사회경제를 지탱하는 공동 통치자의 반열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노총(DGB)의 국제담당 프랑크 차흐(Frank Zach)는 “노조는 다양한 자율적 협약과 협상을 통해 독일의 산업정책과 사회경제정책 전반에 필요한 결정권을 행사한다”며 지난 연정은 물론이고 “이번 총선에서도 AfD와 협상을 거부한 자민당을 제외한 주요정당의 선거강령에 노조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역할과 권위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신뢰는 확고해 보였다. 보수정당인 기민당의 당원이자 JU(기민/기사련 청년 조직)의 국제담당인 크리스티안 크라이저(Christian Kreiser)는 “독일에서 노조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도 노조에 많이 참여하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의 친구나 당원(기민당원) 등을 포함해 주변사람들이 노조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노조는 어떤 책임성을 갖고 있을까. 금속노조의 크링겐부르크는 아웃사이더 정당인 좌파당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자신들이 가진 통치자로서의 책임성을 말한다. “서독지역의 좌파당은 사실 금속노조의 조합원들이 만들었다.(주3) 좌파당의 선거강령은 금속노조의 노동정책을 많은 부분 담고 있고 지향점도 같다. 그러나 그외 부분들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EU정책과 외교안보정책 등은 우리와 전혀 상반된 내용을 갖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정치적 현실주의자다. 좌파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같은 지향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책임성을 구현할 수 없는 정당과 전략적 연대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AfD에 대해서는 더 단호했다. 그는 “연합노조(United Union)인 금속노조는 사민당, 기민당, 자민당, 녹색당 등의 당원도 모두 조합원이 될 수 있지만, AfD는 수용하지 않는다”며 “(AfD의 이념인)극우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금속노조의 강령”이라고 강조했다.

▲ 금속노조의 슬로건. “더 많은 협약을 통한 정의 실현(Gerechtigkeit durch mehr Tarfverträge)”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사)정치발전소

인사이더 정당과 아웃사이더 정당의 조화
이번 독일 방문에서 느낀 것은 다양한 정당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통치하는 인사이더 정당과 문제를 제기하는 아웃사이더 정당이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고,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독일 민주정치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통치하는 정당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전시키면서도, 동시에 유럽정치(국제정치)의 리더십을 가진 독일의 통합과 안정에 대한 확고한 책임성을 공유하고 있는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연정을 통해 언제든 집권세력이 될 수 있는 정당이다. 기민당과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이 이런 정당들이지만, 특히 기민당과 사민당이라는 보수-진보의 두 주축정당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지난 8년간 대연정을 했던 두 당 모두 지지율과 의석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두 주축정당을 포함한 통치하는 인사이더 정당체제의 지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독일에서 의석배분 기준은 정당 득표율이다. 지역구 의석이 없어도 정당투표에서 5% 진입장벽을 넘으면 받은 표만큼 의석으로 환산된다. 주요한 아웃사이더 정당으론 12.6%(95석) 득표로 최초로 연방의회에 진출한 AfD와 9.2%(69석)를 득표한 좌파당이 있다. 그러나 전체 지역구 의석 299석 중 290석(97%)을 기민-사민당이 석권했고, 전체 709석 중 77%(546석)를 차지한 인사이더 정당의 지배력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의 다수 국가가 극우 포퓰리즘의 발호 속에서 기존 정당체제가 붕괴하는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가장 강력한 국가인 독일이 보여주는 통치체제의 예외적 안정성은 유럽의 미래를 위한 청신호라 할 만 했다.

▲ 2017년 독일 총선 득표율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 2017년 독일 총선 의석 현황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 2017년 독일 총선 지역구 현황 ⓒ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인상적인 인사이더 녹색당(Bundis`90/Grüne)
비록 6당으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인상적인 것은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1980년에 반핵·환경·평화운동 세력과 신좌파 사회운동 세력이 만든 급진적 이념정당으로 당시에는 가장 강력한 체제비판 정당이었다. 녹색당은 1983년 연방 총선에서 처음 원내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1998년에는 사민당의 후견을 받는 좌파연정으로 최초로 집권당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 그들의 환경의제가 사민당이나 좌파당, 심지어 기민당으로부터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당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정치적 현실주의를 수용해 통치능력 역시 발전시켰다.
특히 녹색당은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크고 영향력 있는 주인 바뎀-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에서 2011년 이래 현재까지 두 차례 연속 집권했다. 현재 녹색당은 연방차원에서 최초로 기민/기사-자민-녹색의 자메이카 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체제적 아웃사이더 정당이 37년간 꾸준히 스스로를 성장시켜, 이제 통치할 수 있는 인사이더 정당으로 진보-보수 모두로부터 신뢰받게 된 과정은 드라마틱한 감회마저 느끼게 했다. 당 안팎의 난관을 뚫고 정체성과 기반, 능력을 함께 발전시켜 온 녹색당의 사례는 침체한 한국 진보정당들이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 녹색당의 선거파티(Wahlparty)에 초대된 정치발전소 독일기행단 일행이 녹색당 로고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사)정치발전소

인사이더 못지않게 중요한 아웃사이더 정당들
안정적 통치에 있어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사이더 정당들의 능력과 책임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고 아웃사이더 정당들이 독일정치의 ‘문제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인사이더 정당들 못지않게 아웃사이더 정당 역시 독일 민주주의에 중요했다. 이번 총선에서 반체제적 투표층을 목표로 캠페인한 아웃사이더 정당들은 의회에 진출한 좌파당과 AfD를 포함해 수십 개에 이르고, 이들 정당이 대표한 유권자의 규모는 약 20%선으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큰 쟁점이 없이 메르켈과 대연정 체제에 대한 찬반 평결의 의미가 컸던 이번 선거에서, 수렴적 경쟁을 하는 인사이더 정당들이 포괄하지 못한 시민층을 좌우 아웃사이더 정당들이 대표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극우 AfD의 연방의회 진출은 우려가 컸지만, 아웃사이더 정당들은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을 대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민들을 독일 정치 안으로 통합시켰다. 특히 통독 이후 30여 년 동안 동서독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생활수준이 서독의 70~80% 수준인 동독지역 주민의 소외감과 2005년 하르츠 개혁 이후로 경제적 불안과 위험이 커진 빈곤층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데 이들 정당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었다. 또한 소수의 극우정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웃사이더 정당이 선명한 진보적 이념과 가치, 이슈를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점도 다원주의에 긍정적 요소로 보였다.
녹색당 사례에서 보듯 아웃사이더 정당 역시 그들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통치 능력을 갖춘 인사이더 정당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독립적으로 잘 분권화된 연방체제는 아웃사이더 정당들에게는 주의회와 주정부를 통해 협력정치의 경험과 통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일종의 ‘작은 독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적 다원주의를 이끄는 또 하나의 기반 – 언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통합해 내는데 공론장을 구성하는 언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미디어 집중도가 가장 높고 언론 다양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주한 독일대사관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는 350개 일간지가 있고, 구독률 71.4%로 각각 수백만 명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들의 독립적이지만, 그렇다고 기계적 중립성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각 언론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견해를 대표할 뿐 아니라 지역마다 특색있고 차별화되어 있어 연방체제에 부합하는 다양한 정치적 공론장이 형성된다. 베를린만 보더라도 TAZ라고 불리는 진보지 타게스차이퉁(Tageszeitung), 베를리너차이퉁(Berliner Zeitung), 베를리너몰겐포스트(Berliner Morgen Post),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 등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다양한 유력 일간지가 있다.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도 특색있게 나뉘어져 있어 몇 개의 주류 언론이 나라 전체의 공론장을 장악하고, 일률적인 보도만을 쏟아내는 우리의 현실과 크게 대비되었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독일 언론이 가진 책임성이다. 베를린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독일 언론은 좌우를 떠나 기본적으로 온건하다”고 말한다. 매체가 가진 정치적 견해는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싸움을 부추기는 선동적인 기사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쟁점을 다룰 때에도 심층적인 분석과 다양한 견해가 충분히 소개되어 “흥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보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했다.
질 좋고 다양한 공론장 없이 민주적 다원주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정치적 책임성 없이 정체도 불분명한 진영간 내전(內戰)에서 선무대를 자처하는 한국 언론과 이들에 포획된 공론장의 현실은 분명 독일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었다.
 
“Wir schaffen das(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난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메르켈 총리가 한 말이다. 메르켈이 언급한 ‘우리’는 모호한 말이지만, 그 속에 독일이 어떻게 통치되고 있는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노동조합은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받는 피지배자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그러나 독일의 노동조합은 독일을 끌어가는 중요한 통치 주체이다. 노조만이 아니다. 여성, 청년, 중소사업가 등 다양한 시민들이 결사체와 정당을 통해 통치에 관여한다. 이렇게 정치와 사회는 정당과 자율적결사체로 이루어진 수많은 공동통치 공간들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들이 독일을 통치하는 ‘우리’이다.
독일은 책임성을 가진 진보와 보수가 함께 통치하는 나라이다. 집권한 정당이 모든 것을 다 갖고 나머지는 배제되는 정치가 아니라 상이한 정체성을 갖지만 통치의 책임성을 공유하는 정당들 사이에서 연정과 협력은 다양하고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독일은 ‘박근혜 정권이나 문재인 정권’ 같은 하나의 통치집단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당과 결사체들의 “통치의 그물망”을 가진 사회이다. 자율적이며 분권화된 통치의 그물망은 이를 뒷받침하는 질 좋고 다원화된 공론장에 의해 뒷받침된다. 책임 있는 정당들과 언론은 독일을 통치하는 ‘우리’이다.
물론, 독일은 완벽한 사회가 아니다. 또 우리와 직접 비교할 수도 없다. 이민자 문제, 동서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있으며, 유럽이 몸살을 앓는 극우 포퓰리즘의 완벽한 안전지대도 아니다. 그러나 이를 다루기 위해 독일의 통치 주체들-정치지도자와 정당들, 노조들, 자율적 결사체들-이 전개하는 노력은 평가되어야 한다.
혹자는 제도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제도는 독일 정치의 장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의 제도가 독일만 못하다고 할 수는 없다. 왜 비슷한 제도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다양한 정치적 가치와 갈등 위에서 거대한 선단을 이끌 듯 독일 사회를 조율하고 조정하는 일, 그 일에 성과를 내기 위해 정치지도자는 물론이고 평범한 당 활동가부터 정치인, 노조지도자 등이 보여주는 통치에 대한 책임성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우리 정치에 명백히 결여된 부분이다.
우리는 현재 외교안보 문제를 비롯해 양극화 등 수많은 위기적 문제들 앞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불모의 적대적 대립과 갈등, 우왕좌왕하는 외교안보적 대처 등 우리 공동체의 안정과 안전을 위한 ‘통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좋은 통치관과 이를 위한 집요한 노력은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가 문제라면 그 해결책 역시 정치에서 찾아져야 한다. 역시 다시 메르켈을 인용하며 마무리할 해야 할 것 같다.
“WIR SCHAFFEN DAS”(우리가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주2)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www.bundeswahlleiter.de) 자료 참조.
주3)  좌파당(Die Linke)은 동독지역의 민주사회당(PDS-동독집권당인 독일 통일 사회주의당의 후신)과 서독지역에서는 오스카 라퐁텐 등 사민당 이탈파와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형성된 ‘노동과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SG)이 2005년 통합해 창당되었다.
목, 2017/10/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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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여긴 가야해~

가수 안치환, 정세진 아나운서, 김한광 앵커와 함께 하는 여덟 번째 돌마고 집중파티

일시 및 장소 2017년 9월_8일(금) 저녁 7시,  광화문_중앙광장(세종대왕상 앞)

 

 

이번주 9월_8일(금) 저녁 7시,  광화문_중앙광장(세종대왕상 앞)에서 여덟 번째 돌마고 집중 파티가 열립니다.

국민의 방송 KBS고봉순,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마봉춘 총파업 응원해야죠.

그리고, 방통위에 #조속한 #공영방송 #정상화 조치를 촉구합니다.

촛불시민이 주신 기회를 발판으로 마지막 온 힘을 다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방송 종사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안치환과_자유 와 안녕바다 가 함께 합니다.

 

특별손님도 있어요.

돌마고 멘토 황교익 님,
KBS #정세진 아나운서,
전주 MBC #김한광 앵커가 
고봉순과 마봉춘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시민이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몇가지

 

1. 공영방송 정상화 KBS MBC노조 파업 지지 의사 표명

 

어떤 방법이라도 좋습니다. 비판과 감시역할이라는 언론본연의 역할,  방송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동자로서 최후의 수단인 파업에 돌입한 kbs mbc노조원들을 지지한다는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래카드, 스티커, 동영상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지지 의사를 밝혀 주세요. 

응원메시지 남기러 가기 -> http://dolmago.com/84

 

2. 금요일마다 열리는 언론적폐청산 '불금파티' 참석

 

소중한 전파자원을 정권유지와 여론왜곡 도구로 사용하고 이에 반대하는 pd,기자,아나운서들에게서 카메라를, 펜을, 마이크를 뺏아버린 고대영 kbs사장, 김장겸mbc사장과 그 부역자들이 물러날 때까지 함께 합시다.  소중한 불금이지만, 우리 조그만 더 힘을 보태요. 

이번주는 9월 8일(금) 오후 7시, 광화문광장

 

수, 2017/09/0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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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삼성과 언론의 유착을 철저히 조사하라

– 언론·정부·검찰까지 퍼진 삼성과의 유착문제 심각해 –

– 삼성특혜 없애는 재벌개혁만이 해결책 –

지난 4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전달된 언론사의 청탁과 보도방향을 보고하는 문자들이 공개되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이 언론의 데스크를 완전히 장악했을 뿐 아니라, 정부와 검찰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낳은 참담한 결과이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우선, 검찰은 삼성과 언론의 유착을 드러낸 장충기 전 사장의 문자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문자내용에는 삼성이 KBS, MBC, SBS, 연합뉴스 등 많은 언론사의 보도와 인사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있다. 언론사의 보도계획을 미리 입수한 것 뿐만 아니라, 보도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데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각종 인사청탁과 광고요청 등을 해온 내용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언론, 정부, 검찰 등에 만연한 재벌과의 유착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문제를 가벼히 여겨서는 안된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는 문자들까지 철저히 조사하여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달된 각종 청탁과 보도개입 정황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송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서 의혹을 밝혀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벌개혁에 나서야 한다. 이번 문자 내용을 보지 않더라도 그동안 삼성특혜라고 언급된 것들은 수없이 많았다. 심지어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삼성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재벌중심으로 만들어지면서 생긴 심각한 폐해다. 재작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그 폐해가 더욱 명확히 드러났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해결하겠다며 재벌개혁을 공약하였다. 이제 이러한 사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공약대로 재벌개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언론·정부·검찰·정치인 등과 재벌의 유착문제는 오랜기간 반복되어온 문제이다. 이러한 악습을 멈추기 위해서는 검찰의 철저한 조사와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적폐청산을 외치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진정한 적폐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끝>

화, 2018/03/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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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소진인식의 형성배경
- 언론기사 분석을 중심으로1)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기채 |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수정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서론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에 시행된 이래 주로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제도개편을 하였다. 즉, 1998년 법 개정을 통해 연금급여의 소득대체율을 40년 가입기준 70%에서 60%로 하향조정하고 연금수급연령을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한 살씩 늦추어 2033년부터 65세가 되게 하는 등 재정안정성을 위해 보장성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또 2007년 법 개정 때는 소득대체율을 2008년에 50%로 낮추고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0.5%p씩 내려 2028년 이후부터 40%로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물론 두 차례의 제도개편에서 적용대상 확대와 최저 가입기간을 15년에서 10년으로 단축, 분할연금 도입, 자동물가연동장치 도입(1998년 개정), 크레딧 제도의 도입, 분할연금 수급요건 완화(2007년 개정) 등 보장성강화를 위한 조치도 있었으나 전반적인 기조는 재정안정론이 지배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두 번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재정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기금소진론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1997년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이 구성되어 추계할 당시 국민연금기금은 2031년에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그 이후 재정안정론에 입각한 제도개편에 따라 소진시점은 계속 연기되어 2003년의 제1차 장기재정계산 때는 2047년, 2008년 2차 계산 때는 2060년, 2013년 3차 계산 때는 2060년으로 추정되었다. 이번 4차 계산 때는 3차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으로 추정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금소진시점이 연기되는 추세이지만 국민들은 기금소진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기금소진인식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다소 독특한 점이 있다. 공적 연금을 운영하면서 큰 규모의 기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등 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 나라들의 연금기금도 재정계산에서는 모두 일정기간 내에 소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미국의 사회보장연금(OASDI)은 부과방식이지만 기금이 GDP의 17% 정도로 거대한데 이 기금도 2015년의 재정계산결과 2034년에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흔히 거론되는 바이긴 하나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공적 연금을 기금을 거의 적립해오지 않았는데 이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기금이 소진된 상태로 공적 연금을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 1개월 반 정도의 지불준비금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외국사례가 국민들의 인식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사회보장연금은 2034년에 기금소진이 추정되어도 아무도 기금소진을 걱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올해의 재정계산결과로 봐도 그보다 23년이나 후에 기

금소진이 예측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그야말로 예측일 뿐이며 증명된 것이 아닌데도 얼마 안가 기금이 소진되고 그러면 연금급여를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물론 이런 기금소진인식과 재정불안감은 급속한 고령화와 심각한 저출산과 같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떠한 사회문제라도 중요한 것은 그 사회가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문제해결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면 이는 공적 연금의 재정방식이 적립방식이든 부과방식이든 혹은 기여와 급여 간의 관계가 완전히 비례이든 그렇지 않든 문제가 된다. 또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면 이는 공적 연금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공적 연금을 인구문제와 연관하여 접근하는 경우에도 이를 연금기금의 소진이나 연금재정문제라는 좁은 틀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공적 연금을 사회전체의 부양능력의 한 수단으로 보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인구문제를 연금기금소진과 재정불안이라는 좁은 시각으로 접근해 온 측면이 더 강하였다.

 

이런 좁은 접근이 강하게 나타난 배경의 하나로 여기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장기재정추계는 그야말로 추계일 뿐이며 장기적인 방향을 가늠하려는 참고자료인데도 우리 언론은 이런 사실보다는 기금소진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인구문제와 기금소진을 곧바로 연결시켜 불안을 조장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또 위에서 본 것처럼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사실상 기금소진 상태에서 공적 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금급여 지급에 큰 문제가 없으나 언론은 이런 외국 사례를 통해 사회복지 제도로서의 공적 연금의 의미를 강조하기보다는 재정불안을 조장하는 듯한 보도를 많이 해왔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두 차례의 연금개편이 이루어진 시점이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정부 집권기였다. 재정안정론에 입각하여 국민연금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는 민주정부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것이 정권비판의 수단으로 동원된 측면도 없지 않다. 이하 본문에서는 국민연금 관련 기사의 흐름을 분석하면서 신문사별로 그리고 정권별로 국민연금 관련기사들이 어떤 추이를 보였는가를 살펴본다.

 

분석대상 및 분석방법

여기서 분석대상으로 삼은 것은 6대 일간지에 실린 국민연금 관련 기사이다. 6대 일간지는 보수성향 일간지 4개(조선, 중앙, 동아, 한국)와 진보성향 일간지 2개(경향, 한겨레)이다. 분석대상기사는 김대중 정부 출범일(1998.02.25.)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일(2016.12.09.)까지의 국민연금 관련 기사이다. 이 기간에 6대 일간지에 국민연금 관련 기사는 모두 20,559건이며 일간지별로 보면 조선 4,535건2), 중앙 2,642건, 동아 3,745건, 한국 2,660건, 경향 3,631건, 한겨레 3,346건이다. 이 글에서는 이 중 3%를 비례층화집락계통 방식에 의해 무작위 추출하여 620건(조선 137건, 중앙 80건, 동아 113건, 한국 80건, 경향 109건, 한겨레 101건)을 분석하였는데, 보수성향 일간지의 기사가 410건이었고 진보성향 일간지 기사가 21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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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사분석에는 엔비보(NVivo) 10.0 패키지를 활용하여, 발췌 및 코딩, 범주화의 순으로 질적 자료분석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민연금 관련 기사가 245개의 의미코딩(nodes)되었다. 이렇게 의미코딩된 기사를 다시 크게 보장성강화론 기사와

재정안정화론 기사 및 기타 기사로 분류하는 한편,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적(신뢰), 부정적(불신), 중립적 기사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기사분류를 키워드별로 보면 보장성강화 기사는 노후소득보장,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시간제 노동자 관련 사각지대, 공적 연금강화, 보험료 지원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고, 재정안정화 기사는 연기금고갈, 연금개혁, 고령화, 보험료 인상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다. 또한 국민연금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성격을 가진 긍정적 기사는 노령연금, 노후소득보장, 의결권행사, 공적 연금강화, 사각지대 해소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고, 부정적 기사는 연금개혁, 저출산ㆍ고령

화, 연기금고갈, 보험료 인상, 형평성 등의 키워드를 주로 가지고 있었다. 보장성강화 기사는 긍정적 기사와 그리고 재정안정화 기사는 부정적 기사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분석대상기간 동안의 기사에는 보장성강화 또는 재정안정화의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가 어려운 기타 기사가 395건(63.7%)으로 가장 많았다. 기타 기사를 제외하면 재정안정화 기사가 146건(23.5%), 보장성강화 기사가 79건(12.7%)으로 재정안정화 기사가 보장성강화 기사의 거의 2배 분량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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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타 기사를 제외하면 재정안정화 기사가 지배적이지만 보수매체와 진보매체 간 차이도 상당히 뚜렷하다. 즉, 보수매체의 경우 재정안정화 기사(30.5%)가 보장성강화 기사(10.0%)의 3배인 반면, 진보매체는 그 반대로 보장성강화 기사(18.1%)가 재정안정화 기사(10.0%)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2> 참조). 또한 정권별 기사의 차이도 상당히 뚜렷하여 민주정부 기간에는 재정안정화 기사가 33.9%로 보수정부 기간의 재정안정화 기사 16.5%의 2배 가량에 이른다(<표1-3> 및 <그림 1-1>, <그림 1-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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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기사와 부정적 기사의 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뉘앙스의 기사가 더 많으며(51.8%) 중립적 기사도 상당한 비중(32.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신문사별 차이가 다소 있는데, 대체로 보수신문들은 부정적 기사(56.8%)가 많은 반면 진보성향 매체들은 중립적 기사(41.%)가 많은 특징을 보인다. 진보성향 매체들의 경우 부정적 기사(41.9%)가 보수매체보다는 적지만 절대적 비중으로는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표 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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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별로 긍정적 기사 및 부정적 기사의 추이를 보면 민주정부 기간에 부정적 기사(64.5%)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긍정적 기사는 민주정부 기간에 8.8%였으나 보수정부 기간에는 20.3%로 증가하였다(<표 1-5> 및 <그림1-3>, <그림 1-4> 참조). 이러한 추이는 연도별 긍정적 기사 및 부정적 기사의 추이에서도 나타나는데 다만, 2013년 이후 부정적 기사가 증가한 것은 기초연금 실시 및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공적 연금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국민연금관련기사들을 보장성강화 대 재정안정화 기사라는 프레임별 분류 및 긍정 대 부정 기사라는 긍정ㆍ부정별 분류로 살펴보았는데 이제 이 두 분류를 교차해보자. 이들을 교차하면 재정안정화 기사의 81.5%는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기사들로 나타났다. 이는 앞에서 키워드로 기사를 분류할 때 두 분류 간에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았다는 점에서도 일정정도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 기사는 긍정적 기사(55.7%)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중립적 기사의 비중(19.0%)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6>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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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별 분류와 긍정ㆍ부정별 분류를 교차하면 모두 9개의 조합이 나오는데, 이 중 보장성강화 및 재정안정화와 긍정 및 부정의 조합만 뽑아 이를 정권별로 나타내면 <그림 1-5>와 같다. 이에 의하면 민주정부 기간에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기초한 부정적 기사(재정/부정)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보수정부 기간에는 이런 기사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보장성강화 프레임에 기초한 긍정적 기사의 비중이 민주정부 기간에는 낮아서 특히 노무현 정부 기간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하지만 보수정부 기간에는 이런 기사가 제법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기사추이에서 우리는 어떤 사실을 알 수 있는가?

 

첫째로, 우리나라에서 두 차례 진행된 연금개편에서 언론은 주로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한 보도에 치중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둘째로 두 차례 진행된 연금개편에서 언론은 국민연금에 대해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기초한 부정적 기사를 더 많이 보도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보수정부 기간에 연금개편 이슈가 잦아들면서 재정안정화에 입각한 부정적 기사가 줄어들고 그와 동시에 보장성강화 프레임에 입각한 긍정적 기사가 늘어난 데서도 알 수 있다. 앞에서 국민

연금에 대한 부정적 기사와 재정안정화 기사는 주로 보수언론들에서 많이 보도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와 같은 언론의 보도행태는 언론들이 연금개편을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접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정권 특히

민주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기사들의 키워드(의미코딩)를 살펴보아도 드러난다. 앞서 본 것처럼 보장성강화 기사의 키워드로는 노후소득보장, 사각지대 해소, 공적 연금 강화, 보험료지원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고, 재정안정화 기사의 키워드로는 연기금고갈,

연금개혁, 고령화, 보험료 인상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다. 그리고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적 기사의 키워드는 노령연금, 노후소득보장, 의결권행사, 공적 연금 강화,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시간제 노동자 관련 연금확대 등이 주를 이루었고, 부정적 기사의

키워드는 연금개혁, 저출산ㆍ고령화, 연기금고갈, 보험료 인상, 형평성 등이 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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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는 신문사별로도 차이가 있었다(<표1-7> 참조). 즉, 한겨레ㆍ경향의 경우는 노후소득, 노령연금, 비정규직, 의결권 행사, 공적 연금등이 주된 키워드인데 비해, 조선ㆍ중앙ㆍ동아의 경우는 연금개혁, 연기금고갈, 고령화, 기금운용 등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의미코딩에 의한 키워드는 정권별로도 차이가 있었다(<표1-8> 참조). 즉, 김대중 정부의 경우 형평성, 연기금투자, 보험료 인상 등이 주요한 화두였던데 비해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고령화, 연금개혁, 노후소득보장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의결권행사, 연금고갈 등의 이슈가 기존 논의와 함께 주요하게 등장하였고,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연금개혁이 중요한 이슈로 크게 부상하였는데,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시기에 추진된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한 것이다.

 

결론 및 함의

본문에서 본 것처럼 분석대상 기간의 신문기사들은 전체적으로 재정안정화나 보장성강화의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기타 기사가 가장 많았으나 그 외의 기사에서는 재정안정화 기사가 보장성강화 기사의 거의 2배 분량에 달했다. 또한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ㆍ부정 기사 분류에서는 부정적 기사가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신문사별 차이도 있었다. 진보성향 신문사들에 비해 보수성향의 신문사들이 재정안정화 기사와 부정적 기사를 더 많이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권별 보도행태에도 차이가 있어서 연금개혁이 화두가 되었던 민주정부 기간에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한 부정적 기사가 상당히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보수정부 집권기에는 긍정적 기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로 보았을 때에도 보수신문들에서는 연금개혁과 연기금고갈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진보신문들에서는 노후소득보장, 비정규직 등 사각지대, 의결권 행사 등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그간 언론들 스스로가 국민연금을 사회복지 제도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갇혀 접근해왔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이 언론기사의 키워드에서 기금고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이 진보신문보다 보수신문에서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났고 연금개편이 추진된 민주정부 기간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보수언론들은 연금개편을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토록 여론을 형성하고 더 나아가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 민주정부를 비판하는 데에도 노력하지 않았던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최근 제4차 장기재정계산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와 함께 이 글에서 분석한 바 재정안정화 프레임에 입각하여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보도 행태들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 같다. 특히 이런 보도행태가 보수언론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인구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개혁은 필요하고 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서론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인구문제는 국민연금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를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라는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려는 태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접근이다. 인구문제를 앞두고 중요한 개혁을 해야 하는 국민연금을 두고서 재정안정화 프레임으로만 이를 몰고 간다든지, 나아가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국민을 겁박한다든지, 그리고 이러한 국민의 불안을 정권비판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면 이는 결코 국민연금의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진보신문들도 재정안정화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도를 하려는 노력을 과거보다 더 많이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많이 성장한 대안매체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시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들이 함께 어우러져 우리의 공적 자산으로서의 국민연금을 건전하게 지켜나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령화에 슬기롭게 대비하게끔,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개혁하고 그와 함께 국민연금도 개혁해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


1) 이 글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의 ‘국민연금 기금소진론 형성배경과 극복방안 연구’ 연구용역(연구책임: 남찬섭)에서 행한 신문기사의 중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후 최종적인 분석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분석으로 결과 경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세부수치에는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2) 조선일보의 경우 ‘국민연금’의 한 단어로 검색하더라도 한 기사 내 ‘국민’과 ‘연금’의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국민연금 기사로 간주하여 검색결과를 도출함으로써 모수 추정에 어려움이 있어 본문의 수치가 정확한 모수라 보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토, 2018/09/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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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미행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과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CIA와 국방성 산하 민간 업체가 제공한 엉터리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아래 소개하는 칼럼처럼 미국의 패권주의와 호전성을 비판해온 글로벌 리서치는 대안 언론인 The Umz Review 기사를 소개하면서 미국내 조작과 허위선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폼페이오와 볼턴이 중심이 되어 온갖 조작과 협박과 허위 언론을 통하여 베네주엘라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점차 밝혀지고 있듯이, 하노이 이후 북한에 대한 미국 네오콘들의 음모가 밝혀지길 기대한다.


여기 미국 언론이 북한에 대해 한 거짓말 중 가장 주요한 6가지가 있다:

1. 트럼프가 제재 완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북한이 하노이에서의 협상을 끝냈다?

이는 하노이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아니다. 김정은은 모든 장거리 로켓실험과 핵실험을 멈추고 영변의 “핵시설들을 모두 해체하겠다”는 조건으로 북한인민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자는 내용의 진지한 제안을 했다.

김정은의 제안에 타협이나 협상의 여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며, 이는 협상에 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논의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협상팀은 김정은의 제안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에 강성 네오콘인 존 볼턴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트럼프의 협상팀은 북한의 생화학무기 제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추가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하여, “싫으면 그만 두라”는 식의 최후통첩을 내놓았다. 볼턴은 이러한 포괄적 타결안이 적용되고 미국측의 검증단이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일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뜬금없는 요구사항들은 이전 논의 단계에서 언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문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없다. 이러한 요구들은 정상회담을 망치고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 질 수 없도록 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지니고 급조된 것이다.

 

2.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존중하였는가?

아니다. 2018년 6월 12일,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동의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희망하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미-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 미국과 북한은 유지 가능하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한반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간다.
  • 2018년 4월 27일에 있었던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 북한과 미국은 포로/실종자 유해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미 신원이 식별된 유해들은 즉각 본국으로 송환한다.

김정은은 미-북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선의적 이행 단계들을 밟았지만 (여기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 중지, 핵 실험장 파괴, 55명의 한국전 미군 전사자 송환, DMZ 내 지뢰 제거, 남측과의 적극적인 문화와 경제 교류 참여가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침공하고 북한 정부를 붕괴 시키는 과정을 연습하던 대규모 도발적 군사훈련을 중지시키는 것 말고는 한 일이 전혀 없었다. 트럼프는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 체제 정착”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수 주전에 싱가포르 협정을 위반하고 “동맹연습”이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서방 언론들이 해당 훈련을 애써 묵인하는 사이,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훈련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행위” 라며 맹비난하였다.

 

3.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완화가 있기 전에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폐기하는 데에 동의했나?

일말의 여지도 없이 아니다. 2018년 9월 18일 김정은은 평양에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두 지도자는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경제적, 인도적, 그리고 문화적 협력 확대, 한반도 비핵화 추구에 협의하였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파기를 약속했고 (이는 실제로 이루어졌다), 그에 더해 영변 핵시설 폐기 같은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의거하여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때”만 가능한 이야기였다.

 “All Take, No Give”로는 북한을 상대할 수 없다.

비핵화 협의는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포기한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북한은 양측이 상응한 행동조치를 취하며 신뢰를 쌓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강화시키며 평양의 불신만 키웠다..”

비핵화와 관련된 평양의 모든 합의들은 관계 계선과 “항구적 평화 체제”의 구축 이후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를 암시했다.

 

4.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에서 결론 낸 것과 비슷하게 “단계적” 혹은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에 동의했는가?

그렇다. 2019년 1월 31일, 대북 특사 스티븐 비건은 미행정부가 단계적으로 움직여 비핵화를 끝마칠 용의가 있으며, 동시에 한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뜻도 있음을 밝혔다. 또한 그는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물질 신고를 연기하게 해 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비건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했던 말들을 발췌한 부분이다.

“우리는 북한의 담당자들과 소통해왔고,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대통령과 위원장이 만들어낸 공동성명서에 명시된 노력들과 더불어 비핵화를 진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비건의 이 같은 말은 2019년 1월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 2019년 3월 7일, 미 국무부는 비건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행정부 내의 누구도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예상하고 있는 모든 경우를 통틀어서, 우리의 기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다른 단계들의 선행 조건으로써 우선되는 것입니다 (미 국무부)”.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가 고의적으로 본인의 행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김정은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는가? 혹은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의 입장이 강경해졌을 뿐인가? 대부분의 협상이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걸 다 주면 제재를 완화시켜 줄 수도 있다”는 식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강경파 보좌관들이 원하는 것은 굴복이다. 평양이 미국의 지배자들에게 완벽하고 무조건적으로 항복하길 원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5. 트럼프 행정부는 남한에서의 합동훈련 취소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가?

그렇다. 하지만 미국의 대변인은 이러한 위반사항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해당 훈련들이 본래 계획보다 크게 “축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애초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연하게, 북한의 국영 방송은 분노에 차 이렇게 이야기했다:

“적대관계 해소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확약한 조미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6.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노력들을 모두 져버릴 계획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려 하며, 미사일 실험 시설 재건은 이를 위한 포석인가?

아니다. 김정은이 이전 합의들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최근의 이 이야기들은 정교하게 준비되고 많은 자금지원을 투입한 심리전 작전의 일환이다. 미국인들에게 김정은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이다. 몇몇 기사들은 행정부가 미래의 협상을 고려조차 할 수 없도록 핵 학살의 망령을 들먹이고 있다. 이러한 선전은 미국인들 대부분이 김정은이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것처럼 “잔혹한 독재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어한다는 점 덕에 크게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이 워싱턴의 만족할 줄 모르는 호전성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주류언론을 비판하는 대안미디어(The Unz Review)는 최근의 가짜 뉴스에 대한 수준급의 연구와 분석을 실행했다. (김정은의 “미사일 실험시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래의 내용은 해당 언론사가 “언론들이 소해(Sohae)발사장의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제목을 붙인 기사의 일부이다.

2019년 3월 8일 NPR과 NBC 뉴스는 북한이 산음동의 발사기지에서 위성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부와 연줄이 닿아있는 민간 기업에서 촬영한 위성 사진을 근거로 내놓았다. 해당 기사는 놀라운 내용임과 동시에, 여론을 호도하는 주장들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기사에서 언급했던 활동은 전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복)북한의 시설을 찍은 저해상도 사진 몇 장에 얼마간 움직인 사실이 없는 녹슨 차량 몇 대가 찍혔다고 해서 해당 시설에 움직임이 있다고는 절대 말 할 수 없다…”

NPR이 확보한 위성사진의 출처는 CIA와 국방성의 하도급 업체에서 제공된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을 중단시키려는 정보기관과 방산 사업자들의 개입이 있다고 해서, 근거가 부실한 NP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아니다. NPR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재적인 사실은 단 하나도 없다…”

산음동 기지의 위성사진엔 미사일이 발사되기 직전이라는 징후가 하나도 포착되지 않는다.

NPR의 주장은 해당 사진에 시설 주변의 “차량 활동”이 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해당 “활동”들의 실상은 멈춰있는 차량 몇 대 뿐이며, 소형 트럭 한 대와 대형 트럭 한 대가 강철 구조물을 쌓아둔 곳 옆에 주차되어있을 뿐이다. 이러한 장면은 구글맵으로 활동이 없는 공사장을 찾아보면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반인들도 이러한 장면을 찾기가 특별히 어렵지 않다.

NBC 뉴스는 이번 일로 북한 이슈에 대한 언론의 공정성을 상실해 버렸다.

NBC 뉴스가 북한의 소해 위성발사 기지를 찍은 위성 사진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와전시키는 편향된 분석들을 기사에 담았다는 사실은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그들이 정보기관의 하도급 업자와 방산업체에서 얻어낸 소스를 “민간” 자료라고 주장했다는 사실 하나로,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나오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민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현혹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이는 평화와 경제적인 기회라는 잠재적 가능성을 약화시켜, 긴장을 유지하고 몇몇 특수 이익집단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한심한 노력이다.

“언론이 소해 발사 기지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대안 언론의 기사들은 훌륭한 보도이며 전문을 읽을 가치가 있지만, 여기서 발췌를 멈추도록 한다.

요점은 이렇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도적으로 하노이 회담을 방해했고,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한미 연합훈련 종결에 대해 거짓말을 했으며, “단계적 비핵화”를 약속한 특사의 말을 180도 뒤집었고, 또한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도 일체 없었다. 거기에 더 해서, 관제 언론들은 또 한 번의 거대한 허위정보 캠페인을 벌이며 제재 강화와 추가적인 도발 그리고 끝없는 전쟁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본 기사의 내용은 대안언론 The Unz Review에서 작성되었습니다.

 

Mike Whitney(마이크 휘트니)

글로벌 리서치의 주요 기고가

금, 2019/03/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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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RCS(Remote Control System)로 천안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온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실험용 혹은 북한 공작원 대상으로만 해킹 프로그램을 운용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창 명부’와 ‘천안함 문의’의 연결고리…“티켓 아이디”

2013년 10월 2일 국정원의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에는 목표물에게 보낼 파일을 즉각적인 취약점 공격(0-day exploit)이 가능한 형태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첨부된 파일은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라는 제목의 MS 워드 문서였다. 취재진이 문서를 열어보니 미국 남가주 지역에 거주하는 서울 공대 동문들의 명부였다. 291명의 신상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파일의 공격 대상은 이들 중 한 명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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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인 10월 4일 국정원 관리자는 또 하나의 메일을 보냈다. 요청 사항은 똑같이 공격 파일로의 변환이었다. 제목이 ‘Cheonan-ham Inquiry’인 MS 워드 문서 파일이 첨부됐다. 직접 열어 봤더니 한 언론사 기자가 전문가에게 천안함 침몰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의 문서였다. 그런데 이 언론사에 다니지 않는 기자 이름이 써 있었다. 기자를 사칭한 미끼 파일이었던 것이다. 문서 내용을 볼 때 파일의 공격 대상은 천안함 침몰 의혹을 제기해온 전문가들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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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뉴스타파는 이 두 이메일의 형식과 내용을 분석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양쪽에 표기돼 있는 티켓 아이디(Ticket ID)가 똑같았던 것이다.

메일에 표시된 티켓 아이디는 해킹팀과 국정원 사이의 업무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각 업무 단위를 서로 구별할 수 있도록 부여한 하나의 ‘일감’ 또는 ‘과제’와 같은 개념이다. 그러니까 같은 날 이뤄진 작업들도 성격이 다르면 티켓 ID가 다를 수 있고, 기간 차이를 두고 이뤄진 작업들도 같은 성격으로 이어져 있다면 ID가 동일할 수 있다.

실제로 국정원이 지난 6월 17일에 해킹팀으로 보낸 두 통의 이메일을 비교하면, www.baidu.com 이라는 똑같은 URL에 똑같은 악성코드 2개씩을 심는 동일한 작업을 요청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양쪽의 티켓 아이디는 서로 다르다. 한 쪽은 목표 대상이 3개, 다른 쪽은 4개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2013년 10월 2일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와 10월 4일 ‘천안함 문의’ 메일을 비교하면, 양쪽 모두 MS 워드 파일을 공격용으로 변환하는 동일한 작업이면서 티켓 아이디도 똑같다. ‘천안함 문의’ 첨부파일에 대한 변환 작업은 10월 17일과 23일에도 똑같이 메일로 요청됐는데 이 2건 역시 티켓 아이디가 똑같다. 결국 이 4개의 이메일은 공격 대상까지 동일했기 때문에 동일한 티켓 아이디가 부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서울 공대 동문회’와 ‘천안함 문의’ 사이의 고리가 완성되게 된다. 즉, 해킹 목표 대상은 서울공대를 나와 미국 남가주에 거주하며 천안함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전문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한 명,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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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안 박사 해킹했나” 질문에 국정원 얼렁뚱땅 넘긴 까닭은?

국정원의 해킹팀 프로그램 구매 파문 이후 처음 열린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서 야당 위원들은 안수명 박사에 대한 해킹 의혹을 국정원장 등에게 집중 질의했다. 그러나 국정원 측은 모호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천안함 문서’ 파일을 누구에게 보냈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에 있던 북한 잠수함 관련 인물이고 우리 국민은 아니다”라고 답하는가 하면, 공격 대상이 재미 과학자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진 않고, 미국 아이피를 추적하고 있는 게 있긴 하다”는 식이었다. 중국에 있는 사람인지 미국에 있는 사람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대충 얼버무린 채, ‘북한 잠수함 관련 인물이다’라고만 설명하고 넘어갔다.

▲ 국회 정보위원회 (7월 14)

▲ 국회 정보위원회 (7월 14)

뉴스타파 취재 결과 국정원이 이렇게 대응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안수명 박사는 국정원이 문제의 해킹용 파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 1달 쯤 전인 2013년 9월 1일부터 열흘 간 중국 베이징에 머물렀다. 지인의 소개로 한 북한 여성을 만나 북한 입국 비자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12살 위인 큰누나와 함께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 박사는 결국 비자를 받지 못하고 9월 1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LA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 해군의 조사를 받고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과 책 등을 압수당한다. 당시 안 박사는 미군과 거래하는 방위사업체 안테크의 대표여서 미군의 비밀취급 인가를 갖고 있던 상태였는데, 중국에서 북한 여성과 접촉하고 북한 입국까지 시도했던 탓에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했다. 이 문제로 안 박사는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결국 국정원이 야당 의원들에게 ‘천안함 문의’ 첨부파일을 ‘중국에 있던 사람’에게 보냈다고 말한 것은 안 박사가 2013년 9월 베이징에 체류했던 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정원이 안 박사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음은 분명해 졌지만, 실제로 해킹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안 박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미디어오늘 기자를 사칭한 이메일은 받은 기억이 나지 않고, 아마도 열어보지 않고 지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울공대 남가주 동창 명부에 대해서는 “매년 한두 차례씩 이메일로 오는 문서이고 실제로 출력해서 사용한 적도 있지만 그 시점이 2013년 10월 무렵이었는지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방어 목적 실험용? 북한 공작원 상대로만 사용?

국정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서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대부분 방어 목적의 실험용으로 활용했으며 공격 대상은 북한 공작원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비록 미국 시민권자이긴 하지만 민간인에 대한 해킹 시도가 확인됐다. 문제는 이런 일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뉴스타파가 이번 유출 자료들 가운데 국정원과 해킹팀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스파이웨어를 심어달라는 요청이 담긴 이메일은 모두 86건이다. 매 건당 최소 1개에서 최대 12개까지 URL이나 첨부파일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 국정원이 확보한 감염 URL과 첨부파일은 모두 309개였다.

그런데, ‘실험용’이라고 밝힌 것은 불과 80개 뿐이었던 데 반해 실제 목표물 해킹에 사용하겠다고 한 것은 229개다. 국정원 해명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그렇다면 공격 대상은 누구였을까. URL의 대부분은 구글과 야후, 삼성, 안드로이드 등 누구라도 의심 없이 접근할 만한 성격이었다. 중국의 포탈과 택배서비스, 중동지역 정보 등 외국 사이트들은 국정원 설명대로 대북 방첩 활동을 위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떡볶이 맛집과 벚꽃놀이를 소개한 개인 블로그, 구글 한국어 입력기, 메르스 정보 페이지 등은 누가 봐도 내국인을 겨냥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런 URL과 첨부파일은 전체 309개 중 43개에 해당했다.

목, 2015/07/1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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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는 (‘해킹팀’ 데이터 유출) 관련해서 전혀 보도도 안 되고 조용한 그런 형편인데 우리나라만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이유는 과거에 국정원이 유사한 그런 일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4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해킹 프로그램 관련 국정원 보고를 받은 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사용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 의혹으로 번지는 가운데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의 데이터 유출로 국내에서 야기된 이런 논란이 유별나다는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조용하다는 말과 달리 지난 11일 키프로스에서는 자국 정보기관이 사찰용 해킹 프로그램을 해킹팀으로부터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정보기관 수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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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한 의원은 이탈리아 업체인 해킹팀이 수단과 같이 EU 제재조치가 내려진 나라와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자 EU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냐며 EU 집행위원회에 서면 질의서를 제출했다.

오히려 잠잠했던 건 우리나라 공영방송과 유력 신문들이었다. 영국 BBC, 가디언,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해킹팀 데이터가 유출되자마자 신속하게 보도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주요 언론들은 국정원이 해킹팀의 고객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거의 일주일째 침묵을 지켰다.

이번에 유출된 해킹팀 내부 자료를 통해 그동안 반인권 국가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던 해킹팀의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됐다. 수단,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 등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국가들이 해킹팀의 고객으로 드러났고, 이들 나라 정부기관이 언론인과 인권 활동가 등 민간인을 사찰하는데 해킹팀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뿐 아니라 해킹팀이 판매하는 기술의 합법성 여부 때문에 정부기관이 해킹 프로그램 구매를 포기한 사례도 발견됐다. 유출된 해킹팀 내부 메일에는 영국 런던 경찰국이 해킹팀으로부터 제 3자의 단말기에 비밀리에 침투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듣고, 따라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매를 고려했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해킹팀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하는 일부 정보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부 검토 후 지난해 구매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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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팀 데이터 유출로 해외 정보기관들이 비밀리에 자행한 불법들이 드러나면서 해외에서는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목, 2015/07/1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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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 2013년 7월 18일, 충남 태안 해병대캠프에서 5명의 고등학생이 목숨을 잃었던 참사를 기억하십니까. 아이들이 훈련을 받던 바닷가는 이제 진입금지 구역이 됐고, 사람이 찾지 않은 해변가는 흉물스런 쓰레기만 널려있습니다. 재판을 끝으로 사건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요. 뉴스타파가 태안해병대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부모, 당시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아르바이트 노동자, 캠프를 운영했던 하청업체와 원청업체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봤습니다. 누구에게 5명의 목숨에 대한 책임이 있을까요. 그리고 누가 책임을 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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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후식 씨 (故 이병학 군 아버지)

이후식 씨가 취재진에게 보여준 것은 수백 개의 문서들이었습니다. 이 씨가 직접 경찰서, 군청 등 사건 관련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얻어낸 문서, 이 씨가 직접 기록한 사건일지, 그리고 의문점들이 빼곡히 적힌 종이들이었습니다. 이 씨는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6개월 동안 3만km 넘게 운전을 했다고 합니다. 1,2심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 씨는 뭔가 잘못돼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는 걸 느낀 겁니다. 이 씨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 만에 포기했습니다.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봐요.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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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보조교관이 ‘최고형’ 받아

2년 전 공주사대부고는 숙박업체인 한영티앤와이와 2학년생 198명의 병영체험활동 계약을 맺습니다. 한영티앤와이는 여행사인 케이코오롱트래블에 하청을 줍니다. 케이코오롱트래블은 해병대 출신들을 모아 이른바 교육팀을 꾸렸습니다. 장태수, 박기태 씨 등 해병대 출신들이 교육팀에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고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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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재판은 사고 1년 6개월 만에야 마무리됐습니다. 원청과 하청 관계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6명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원청업체 한영티앤와이

대표/오00 –징역 6월(수상레저안전법 위반)
이사/김00 –금고 1년(업무상과실치사)

하청업체 케이코오롱트래블

대표/김00-불기소
이사/김00-금고 1년 6월(업무상과실치사)
본부장/이00-금고 2년(업무상과실치사)

아르바이트 노동자/박기태(가명)-금고 2년 6월(업무상과실치사)
아르바이트 노동자/장태수(가명)-금고 1년 4월(업무상과실치사)

재판결과 아르바이트로 ‘보조교관’ 역할을 한 박기태 씨(가명)가 가장 무거운 형을 받았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2년6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복역중입니다. 같이 현장에 있었던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자 장태수 씨(가명)도 1년4월 형을 받아 만기 출소했습니다. 원청업체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아닌 수상레저안전법 위반으로 징역 6월을 받았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했던 하청업체 대표는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2 장태수 씨(아르바이트 ‘보조교관’)

뉴스타파 취재진은 당시 사고 현장의 보조교관으로 일했던 장태수 씨(가명)를 직접 만났습니다. 1년4개월을 복역한 뒤 지난해 11월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한 상태였습니다. 장 씨는 사고가 난 2013년 창업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직을 위해 잠시 쉬던 중 해병대 후배로부터 온 전화 한 통화가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A: 장태수 해병님. 요즘 뭐하십니까.
장씨: 잠깐 쉬고 있어. 여행이나 갔다오려고.
A: 아 그러십니까. 해병대 캠프 알바 자리가 하나 있는데요. 장태수 해병님은 와서 서 있기만 하면 되는겁니다.
장씨: 나 자격증 없는데? 교육받아서 자격증 따야 하는거 아니야?
A: 아닙니다. 여기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 다 있고. 장태수 해병님은 오셔서 놀다 가시면 됩니다.

장태수 씨는 청소년지도사 자격증도 없었고 해병대에서 교관 활동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아르바이트 보조교관으로 일하게 된 겁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자격증 있는 청소년지도사는 단 한명도 없었고, 그나마 해병대 교관 출신인 주교관도 다른 조의 훈련을 챙기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 장태수 씨 등은 해병대를 나왔을 뿐 현지 현지 바다의 지형도 모르는 비전문가였습니다.

물이 빠지던 간조 시각, 수심이 갑자기 변할 수 있는 곳까지 들어선 80여 명의 아이들. 순간 들이닥친 큰 파도. 그러나 구명보트는 멀리 있었고,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가도 없었습니다. 장 씨의 눈 앞에서 5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말 출소한 장 씨는 취직할 곳이 없었습니다. 전과 기록을 갖고 이력서를 낼 수 없었습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 그가 택한 것은 공사장의 일용직 노동이었습니다. 포항, 속초, 대전 등 현장이 있는 곳은 닥치는 대로 다녔습니다. 지금은 위험하지만 일당이 높은 야간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도 서른이 넘은 성인인데…자식이 죽은 부모가 다섯이나 있잖아요. 내가 부모였으면 난 반 죽여놨겠다, 교도소에서 작성한 반성문에 이렇게 물었어요. 너의 자녀나 친척, 지인들이 이런 일 당했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냐고.

#3 하청업체 (아이들 교육을 담당할 알바생 고용)

당시 하청업체였던 케이코오롱트래블 대표는 취재진과 통화를 거절했습니다.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영업 중이었습니다. 직원은 취재진에게 “저희랑 (태안 참사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청을 맡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저희가 (직접) 행사(진행)한 것도 아니고, 뭐가 관련이 있다는 거냐”고 말했다. 장태수 씨 등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하청업체로부터 직접 임금을 받았습니다.

장태수 씨처럼 경험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을 고용했던 이 하청업체의 행태에 대해 태안에서는 사고 전부터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태안에서 만난 다른 사설 캠프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 업체들이 경력자 쓰는데 거기만 이상하게 그런 (알바)애들 많이 써요. 그때 내가 그랬어요. 야, 애들 이렇게 써서 책임질 수 있어? 너도 자식키우는 놈이? 야, 애들 이렇게 하다 죽인다.

장태수 씨도 “알바생인 내가 문제제기를 할 순 없었다”며, “사고 당시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한 사람의 전문가만 있었어도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고를 수사했던 해경은 하청업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하청업체 대표는 현장에서 직접 교육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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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청업체 (공주사대부고와 직접 캠프 계약)

그럼 원청업체인 한영티앤와이는 왜 “위험하게 교육한다”는 평판을 받던 하청업체와 계약을 한 걸까. 당시 태안에는 해병대 캠프를 운영할 수 있는 업체가 4군데 이상 있었다고 합니다. 태안에서 사고 당시 한영티앤와이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말합니다.

이유는 돈 때문이죠.
싸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싸니까…

원청업체 대표는 알바생들이 처벌받았던 업무상과실치사가 아니라 수상레저안전법으로 금고 6개월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영티앤와이의 모(母)기업에 복직해 상무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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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캠프 참사의 진짜 원인은?

고등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 2년. 유가족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훈련시켰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아직 감옥에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출소 뒤에 갈 곳을 잃었습니다.

사고 당시 아르바이트 보조교관이 저지른 과실은 눈에 잘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사고의 원인은 보고 밝혀내려는 의지가 없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돈 때문에 경험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을 고용했던 업체들은 처벌을 받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처벌을 받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취재/김새봄
영상취재/신승진
재연/윤석민, 이상원, 3기 하계연수생 안병욱 외 9명
성우/윤동기
편집/윤석민

수, 2015/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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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6일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의 내부자료가 유출돼 인터넷에 공개된 후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도 이 업체로부터 감청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내용도 많고 확인되지 않은 채 유통되는 정보도 많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사항에 대해 문답식으로 풀어봤습니다. 앞으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주시면 취재를 통해 함께 답을 찾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의 원격감시프로그램 RCS 설치용 CD

▲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의 원격감시프로그램 RCS 설치용 CD

Q.국정원이 사용하는 해킹솔루션인 RCS(Remote Control System)은 불특정 다수의 PC나 휴대폰을 무차별적으로 해킹하나?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국정원이 사용하는 RCS라는 해킹프로그램은 원하는 목표물만 대상으로 한다. 도감청 대상자(target)가 사용하는 PC나 스마트폰에 문자나 메일을 보내 감염시킨 뒤에 에이전트(원격으로 작동하는 작은 스파이웨어)를 설치해 단말기 내 자료를 해킹하거나 통화내용을 빼가는 방식이다. 스팸메일이나 보이스피싱처럼 악성코드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해 불특정 다수를 목표로 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Q.그렇다면 국정원은 몇 명이나 도감청할 수 있나?

국정원이 감시할 수 있는 대상(target)은 동시에 최대 20개까지 가능하다. 도감청 목표물의 수는 이탈리아 해킹팀과의 계약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국정원은 2012년 초 첫 계약 때 10개를 계약했고, 그해 7월에 목표물 10개를 더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로 계약해 현재 20개를 커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현재 운용하는 시스템은 최대 2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해킹하거나 도감청할 수 있는데 목적을 달성한 목표물은 빼고, 그만큼의 목표물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돈을 더 많이 지불하면 더 많은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국정원의 관리인력과 장비도 그만큼 보강해야 한다.

▲ 2013년 7월, 국정원이 사용하고 있는 RCS에 표시된 목표물 감시 현황이다. 에이전트. 20개 가운데 17개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3년 7월, 국정원이 사용하고 있는 RCS에 표시된 목표물 감시 현황이다. 에이전트. 20개 가운데 17개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Q.아이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던데?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 제품은 아이폰도 해킹할 수 있다. 단 현재는 이른바 ‘탈옥폰’의 경우만 가능하다. 탈옥폰은 제조사인 애플이 여러가지 기능을 제한하기 위해 걸어놓은 잠금장치를 해제시킨 휴대폰을 말한다. 탈옥폰은 사용자 환경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유료 앱을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주지만 보안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게 된다. 탈옥시키지 않은 정상적인 폰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RCS의 침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출된 자료를 보면 해킹팀은 탈옥하지 않은 아이폰도 해킹이 가능하도록 연구 중이며 이미 데모 버전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의 RCS 버전 9.6 이후에 나올 버전 10.0부터는 아이폰에 대해서도 RCS가 작동하도록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Q. 안드로이드폰의 경우는 어떤가?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다르다. 해킹팀의 RCS는 안드로이드 4.4(킷캣)까지만 지원하고 안드로이드 5.0(롤리팝)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Q.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이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스마트폰은 어떤 게 있나?

운영체제와 단말기에 따라 다르다. 앞서 말한대로 아이폰의 경우는 탈옥폰의 경우에만 가능하고 안드로이드폰의 경우는 운영체제와 제품에 따라 침투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해킹팀은 블랙베리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RCS를 작동하려면 우선 해당 기종의 보안 취약점을 공격해야 하는데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 단말기 종류와 운영체제가 워낙 다양해 해킹팀이 이를 바로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즉 개발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있기 때문에 최신 휴대폰일수록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삼성 단말기의 경우 갤럭시 시리즈는 S, S2, S3, S4, S5까지 침투가 가능하고 노트의 경우는 노트3까지 해킹이 가능하다. 갤럭시 S6와 S6에지는 아직 불가능하다.

   

Q.파일을 빼가는 것은 물론 통화녹음도 할 수 있다는데?

물론이다. 에이전트를 심어놓은 PC나 스마트폰은 국정원이 원격으로 자기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통화도 녹음할 수 있고 단말기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감시 대상자가 있는 현장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내장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 몰래 사진을 찍어 저장해 놓은 뒤 이를 전송할 수도 있다.

해킹팀이 고객들의 문의에 답한 내용을 보면 감시 대상자의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공간이 부족해 녹음파일을 저장할 수 없는 경우에는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다고 돼 있다.

   

Q.스마트폰 메신저 앱을 통한 대화도 가로채 갈 수 있나?

그렇다. 하지만 이 기능은 2015년 6월 현재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루팅’된 폰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루팅폰은 탈옥폰과 마찬가지로 제조사의 기능제한 장치를 풀어버린 폰이다.

루팅이 돼 있을 경우는 스카이프, 왓츠앱, 바이버, 라인, 페이스북, 행아웃, 텔레그램 등에서 이뤄지는 문자 대화 내용을 모두 빼낼 수 있다. 스카이프와 바이버의 경우에는 앱을 통한 음성통화까지 가로채는 게 가능하다.

   

Q.국정원은 누구를 대상으로 해킹프로그램을 사용했나?

그동안 해킹프로그램과 관련해 어떤 정보도 확인해 줄 수 없다던 국정원은 첫 보도 6일만인 14일에야 대북정보전을 위한 연구개발을 위해 해킹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국회 정보위에서 해명했다. 국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정보기관의 특성상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일부 테스트용으로 사용한 것도 북한공작원을 상대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톡에 대한 해킹 문의를 한 것도 북한 공작원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출자료를 보면 해킹을 시도한 대상이 중국같은 해외에 있는 PC나 휴대폰인 경우도 확인이 된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을 요청하거나 ‘천안함 문의’라는 한글 이메일을 통해 감시대상 단말기를 감염시키려 한 사례가 발견돼 국내 민간인을 감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 국정원이 2013년10월4일 에이전트를 심어 달라고 해킹팀에 보낸 Cheonan-ham(Cheonan ship).docx 파일. 미디어오늘의 ‘조현호’ 기자를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

▲ 국정원이 2013년10월4일 에이전트를 심어 달라고 해킹팀에 보낸 Cheonan-ham(Cheonan ship).docx 파일. 미디어오늘의 ‘조현호’ 기자를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

   

Q.이탈리아의 해킹팀은 해킹 조직인가? 소프트웨어 회사인가?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은 지하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해커들의 비밀스러운 조직은 아니다. 2004년부터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인터넷 보안업체다. 본사는 밀라노에 있지만 싱가포르와 미국 애나폴리스에 지부를 두고 있고 해마다 각국에서 열리는 유명 보안 관련 전시회와 컨퍼런스에도 자주 참여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시티즌랩’과 ‘국경없는 기자회’ 같은 국제단체들은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이 독재국가에서 인권탄압 등에 악용되고 있다며 이 업체를 ‘인터넷의 적’이라고 비난해 왔다.
해킹팀은 프로그램 프리젠테이션과 운영에 관한 기술지원, 교육을 위해 지난 2010년 12월 7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데 이어 지금까지 모두 5차례 한국에 와 국정원 담당자들을 만났다.

▲ 2013년 4월 런던에서 열린 보안 관련 전시회에 부스를 차린 해킹팀. 출처 : Ryan Gallger 트위터

▲ 2013년 4월 런던에서 열린 보안 관련 전시회에 부스를 차린 해킹팀. 출처 : Ryan Gallger 트위터

   

Q.우리나라 말고 해킹팀의 RCS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

30여 개 국가에서 70개 이상의 기관이 이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정보기구나 군,경찰 관련 정부기관이다. 해킹팀 전체 고객리스트는 이곳에서 볼수 있다.

   

Q.이번에 해킹된 해킹팀 내부 자료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

2015년 7월 6일 유출된 이후 비트토렌트와 https://ht.transparencytoolkit.org에 데이터가 공개됐다. 비밀정보 폭로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7월 9일 해킹팀 특별 페이지를 오픈해 이 자료들을 누구나 검색할 있도록 했다.

   

화, 2015/07/1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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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 7일째 ‘0’…추가 사망 없이 퇴원 2명늘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확진자가 1주일 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 숫자가 186명을 유지했다.

추가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누적 사망자 숫자는 36명이다.

퇴원자는 2명이 늘어 모두 130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58번째(남, 55세)와 137번째(남, 55세) 환자이다. 58번째 환자는 서울 중구 구의회 공무원으로 한때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분류됐으나 완치됐다. 137번째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의 이송요원으로 메르스 추가 확산 우려가 높았지만 아직 이 환자로부터 감염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월, 2015/07/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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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에서 구입한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이동통신가입자의 스마트폰을 감청해 왔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킹으로 유출된 해킹팀 내부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해킹팀에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모델을 특정해 해킹 방법을 요청하는가 하면,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 해킹 방법이나 안랩의 모바일 백신 관련 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 이동통신사용 스마트폰에 대한 통화녹음 기능 요청

2012.8.14 국정원
통화 녹음이 되는 안드로이드 기종이 어떤 게 있는지 알고 싶다. SHW-M 시리즈(250S, 250K)는 통화 녹음이 작동하지 않는다.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해줄 수 있는가?

2012.9.26 해킹팀
250S와 250K는 갤럭시 S2의 한국 기종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를 심도 있게 테스트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국 시장으로 나온 제품이므로 우리에게 보내주면 테스트해서 최선의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

이탈리아 해킹팀의 원격감시 해킹프로그램인 RCS(Remote Control System)을 구입한 뒤에 국정원의 RCS 관리자가 해킹팀 직원과 나눈 이메일 내용이다. 갤럭시 250S는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 단말기에 붙는 모델명이고, 250K는 KT를 통해 출시된 단말기의 모델명이다. 이는 국정원이 해킹팀에 국내 이동통신가입자들의 갤럭시 S2 단말기를 대상으로 통화 감청과 녹음 기능을 요청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3년에도 국정원은 한국에서 생산된 삼성 갤럭시 S3의 경우 통화 녹음이 되지 않는다며 직접 제품을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2013.2.15 국정원
한국의 안드로이드폰 몇 개를 이탈리아로 보냈다고 들었다. RCS에서 음성 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크해서 개발해주기 바란다.

2013.2.22 해킹팀
보내준 단말기들을 테스트해봤는데 이탈리아 시장에서 산 갤럭시 S3와 하드웨어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감스럽게도 삼성 갤럭시 S3는 RCS 모듈과 호환되지 않는다.

2013.2.25 국정원
알았다. 현재의 RCS가 지원하는 통화 녹음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기종을 알려달라.

2013.2.25 해킹팀
현재 음성 녹음이 모든 폰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능한 기종은 다음과 같다.
삼성 갤럭시 S2, 갤럭시 넥서스(목표물 음성만), 갤럭시 S3(목표물 음성만),
삼성 갤럭시 탭 7인치

국내 이동통신사용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기종을 공격대상으로 삼기 위한 국정원의 기술지원 요청은 계속됐다.

2015.3.19 국정원
삼성 갤럭시 노트3 SM-900L, SM-900K, SM-900S의 취약점을 설정하고 싶다. 가능한가? 다음 버전에서 삼성 기기를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2015.3.17 해킹팀
삼성 갤럭시 노트3 펌웨어가 너무 최근에 나와서 현재로썬 원격 취약점 공격이 가능하지 않다.

단말기 모델명 뒤에 붙는 L은 LG유플러스용, K는 KT용, S는 SKT용으로 출시된 단말기를 뜻한다. 국정원 관리자는 또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6월 15일 자 이메일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와 S6 엣지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 해킹 녹음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들에게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빨리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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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한국 내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단말기에 대한 해킹 공격 방법을 요청했다는 것은 국정원의 감시대상에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톡’, ‘라인’ 메시지와 음성 추출 기능도 요청해

국정원은 또 2014년 1월 17일 이메일을 통해 에이전트(정보를 빼내 갈 수 있는 스파이웨어)를 심어놓은 PC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메시지와 음성 녹음을 추출하는 기능을 지원해달라고 해킹팀에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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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초에는 해킹용 에이전트가 국내 인터넷 백신 업체인 안랩의 모바일용 백신에 의해 검출됐다며 수차례에 거쳐 이메일을 나누며 해결책을 논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음은 2015년 2월 3일부터 6일 사이에 이뤄진 국정원과 해킹팀의 이메일 대화 내용이다.

국정원 : 설치한 에이전트가 안랩의 V3 Mobile 2.0에 의해 악성 프로그램으로 검출됐다.
해킹팀 : 알려줘서 고맙다. 최대한 빨리 분석하겠다. 공격대상(목표물)의 운영체제와 사용 중인 RCS 버전을 알려달라
국정원 : 공격대상은 안드로이드 4.4.4를 쓴다. RCS 버전은 9.5.1이다.
해킹팀 : 어떤 백신인지 정확히 알려줄 수 있나?
국정원 : 안랩 V3 모바일+ 2.0 Version : 2.3.8.1 (build 1137) 이다.
해킹팀 : 유럽에서는 당신이 말한 백신을 구할 수 없는데 보내줄 수 있나?
(하루 뒤)
해킹팀 : 테스트 결과 (RCS의) 새 버전인 9.5.2에서는 V3가 에이전트를 걸러내지 못했다. 언제든 또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

안랩의 모바일 백신은 국내에서 대부분의 모바일뱅킹에 이용될 뿐 아니라 최근에 출시되는 단말기에는 기본 탑재될 정도로 국내에선 일반적인 백신이다. 이 때문에 안랩의 백신이 설치된 단말기를 해킹 대상으로 삼았다면 국내 가입자의 단말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유출된 이메일 자료들을 보면 중국 등 해외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 문의도 눈에 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국정원이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감청과 해킹을 했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영장 없이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 같은 감청과 해킹을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다. 특히 국내 정치개입으로 물의를 빚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2009년) 이후에 해킹프로그램을 통한 인터넷 감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자행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나테크 관계자, “담당 국정원 직원의 소속은 몰라”

한편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중개업체인 나나테크의 한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자신도 “왜 국정원이 자신들의 이름을 한국의 정보기관이라고 하지 않고 ‘5163 Army Division’이라고 했는지 의아했다”면서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한 곳은 국정원이 맞다”고 시인했다.

또 이탈리아 해킹팀의 직원들이 그동안 수차례 한국을 방문해 국정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교육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의 소속 부서는 모르며, 어떤 용도로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추정은 하지만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월, 2015/07/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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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확진 엿새째 ‘0’…사망 1명, 퇴원 3명 추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확진자가 엿새 연속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 숫자가 186명을 유지했다.

그러나 사망자 1명이 추가돼 누적 사망자는 36명으로 늘었다. 신규 사망자는 157번째(남, 60세)이다.

퇴원자도 3명이 추가돼 누적 퇴원자는 128명으로 늘었다. 신규 퇴원자는 48번째(남, 39세), 174번째(남, 75세), 184번째(여, 24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일, 2015/07/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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