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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의 머리는 누가 깎아 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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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의 머리는 누가 깎아 주었나?

익명 (미확인) | 화, 2016/11/29- 17:27

절대로 안 벗는다는 전설적인 모자였다. 그러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이번에 벗은 것은 모자만이 아니었다. 모자 밑의 머리조차 가발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 가발까지 벗었다. 절대로 남 앞에 보이고 싶지 않았을 모습을 언론 앞에 드러내고만 차씨는 얼굴을 감쌌고, 난 민망하여 그 절반만 벗겨진 머리를 차마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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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황태자의 이런 모습을 누가 알았을까. 우리를 실소케 한 것은 그것을 감춘 마음이다. 그와 박근혜체제 부역자들의 민낯을 보는 듯해 더욱 그랬다.

그런데 며칠 후 다시 나타난 차씨의 머리를 다시 보니 시원하게 깨끗하게 밀었다. 미셀 푸코 식으로, 율 부리너 식으로, 쿨-하기까지 하였다. 차씨도 이번에는 얼굴을 감싸 쥐지 않았다.

나는 그 머리를 보고 안도하였다. 그리고 문득 궁금하였다. 누가 차씨의 머리를 깎아주었을까?

차씨가 간절히 원하기는 하였을 터이지만, 제 손으로 그렇게 깨끗하게 시원하게 삭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하지 않는가? 그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누군가 그의 머리를 깎아주었을 것인데, 손수 깨끗이 밀어주었을 그 마음과 그 손길에서 난 자비심을 느꼈다.

선거법도 못 고친 사람들이 개헌을…

그 자비심을 다시 불러낼 곳이 있다. 개헌 논의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에 나가보니 ‘하야’가 ‘하옥’이 되었다. 촛불이 100만, 200만 확산되는 가운데 어디서부터인가 개헌론이 연막탄처럼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국민들은 어지럽다. 또 속지 않을까 걱정한다. 또 한 번 죽 쒀서 개주는 것 아닌가.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요즘 개헌논의는 감싸 쥐었던 차씨의 머리처럼 보기 민망하다.

최근 개헌을 운위하고 있는 분들의 면면을 보자. 하나같이 현행 헌법 체제에서 국회의원, 국회의장, 당대표, 장차관, 도지사 등 높은 자리 다 누린 이들이다. 이 헌법으로 누릴 것 다 누린 분들이 그 헌법을 제대로 고칠 수 있겠는가?

헌법은커녕 그 말 많았던 선거법 하나 제대로 못 고친 분들이다. 그 선거법으로 국회의원 된 분들이, 수혜자가 된 사람들이, 그 법을 제대로 고칠 리 있었겠는가? 여야 막론 서로 적당히 타협해서 유야무야 넘어가곤 하였다.

지금 나오는 개헌론의 앞날 역시 뻔하다. 수혜자들끼리 모여 ‘박근혜만 버리고’ 적당히 야합하면 그만이다. 87년 6월 대항쟁 이후 이루어진 개헌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야 8인의 졸속 밀실타협의 결과였다. 차은택씨처럼 그 민망한 머리를 제 손으로 깎을 수 없다. 누군가 자비심을 가지고 깨끗이 밀어주어야 한다.

시민의회를 소집하라

간단하다. 국민의 자비심이 깎아주면 된다. 방법이 있는가? 그 역시 간단하다.

국회가, 그리고 정치지도자들이 진정 촛불 민심을 무겁게 알고, 제대로 된 개헌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시민의회를 소집하라.

국회의원과 동수의 시민의회 의원을 지역과 연령을 고려한 층화무작위 샘플링(stratified random sampling)으로 뽑으면 된다. 이 시민의회에서 제대로 된 개헌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가 최대한 협조하면 된다.

시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다.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개헌안을 시민의회 의원들 앞에 충분히 개진하라. 시민의회는 그 개진된 의견들을 놓고 가장 공정하고 사심 없는 토론을 통해 최선의 개헌안을 채택할 것이다. 시민의회는 국민의 자비심, 공정심, 애국심이 최대한 숙성되고 발양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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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실험 중인 민주주의 모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시민의회(왼쪽)와 아일랜드의 시민의회 참가자들.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는 이미 선례가 많다. 바로 이 시간에도 아일랜드에서는 시민의회가 소집되어 개헌을 논의 중이다. 이곳에서는 2013년에도 시민의회에서 개헌안을 논의한 바 있다.

아이슬랜드에서도 2013년 시민의회가 개헌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 선거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 소집으로 영역을 넓히면 그 사례는 크게 늘어난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온타리오 주, 네덜란드, 영국, 벨기에, 호주 등이 그렇다. 이 사례를 연구한 책도 논문도 이미 많다.

학자들과 관련 정치인, 활동가들의 공통된 결론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깊숙하고 공정한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민의회가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시민의회 의원은 무작위 선발되기 때문에 정당, 정파의 이해와 무관하다.

시민의회에서의 논의과정은 정당, 정파 간의 힘 관계가 아니라, 가장 공정하고 개방된 토론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모든 기존 사례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시민의회의 초기 과정에서는 여러 견해가 병립하지만,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절대다수의 의견이 형성된다.

개헌은 시민의 손으로

연막탄처럼 이상한 형태로 제기되고 있는 요즈음의 개헌론에 대해 촛불 민심이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개헌 논의를 오히려 진정한 개헌, 진정한 정치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나라를 망쳐온 장본인들이 개헌을 빌미로 면죄부를 받아 슬며시 다시 국회의원이 되고, 다수당을 만들어 내각제 총리, 수상이 돼보려는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의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순간 개헌을 언급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촛불 민심은 제대로 된 개헌으로 결실을 맺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개헌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그런 분들일수록 시민의회 소집에 앞장 서 나서주셔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면 국회에서, 시민은 광장에서 시민의회 소집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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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의 요지는 “국회가 정해주면 따를게”로 요약된다. 탄핵을 미루고, 국회의 자중지란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은 당리당략 대신 민심의 목소리를 듣고 그대로만 하면 된다.

개헌 논의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헌 논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탄핵-하야-차기 대선과 개헌 논의, 이 양자는 분리해야 한다. 이 둘을 섞어버리면 둘 모두가 스텝이 꼬인다. 결국 연막탄 정국이 되어버린다.

양자를 분리하자. 앞 부분은 야3당과 촛불민심-시민운동이 연대하여 이끌어가야 한다. 이와 동시에 야3당과 회심한 새누리당 해체파 여당의원들은 최대한 신속하게 국회에서 시민의회 소집을 의결하여, 시민의회에서 본격적인 개헌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것이 주권자인 국민이 주체가 되고, 국회와 시민사회가 협조하여 개헌을 이루는 방법이다.

대통령 탄핵-하야-차기대선과 시민의회의 개헌논의는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다행히 양자의 진행이 가장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차기 대선을 시민의회에서 합의하고 국회가 동의한 새로운 헌법으로 치를 수도 있을 것이다.

혹 여기까지 이르지 못한다면 대선은 현행 헌법으로 치르되, 대선에서 각 당은 시민의회에 개진된 헌법안을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이렇듯 현행 헌법으로 선출된 마지막 정부(=차기정부)의 제1임무는 시민의회의 개헌논의를 순조롭게 마무리지어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개헌을 완성하는 일이 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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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공식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하객들이 행사가 열린 서울글로벌센터 회의장을 가득 메우고, 새로 출범하는 다른백년의 미래를 축하했습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다른백년 5인 이사들의 토크쇼. 김미경 PD의 사회로 열린 토크쇼에서 5인 이사들은 서로의 인연, 다른백년이라는 조직을 만든 이유, 향후 계획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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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백년 독수리 오형제, 5인 이사들의 토크쇼가 김미경PD의 사회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동춘 다른백년연구원 원장은 “내가 젊었을 때는 사병, 하사관의 입장에서 장교급 선생님들을 간판으로 모시고 여러 가지 일을 벌였는데, 내가 장교의 나이가 되고 보니, 사병과 하사관을 찾을 수 없다”며 “장교의 입장이 된 뒤에도 사병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원장은 ”앞으로 다른백년에 젊은 학자들, 활동가들이 더욱 많이 모여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활동이 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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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창립대회에는 300여 명이 하객이 참석해 다른백년의 출범을 축하했다. 하객들이 5인 이사들의 토크쇼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은 “3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해오면서 항상 중립적인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그런 직업적 태도를 통해 세상을 비판해왔지만, 그런 비판이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팝페라 가수 율리아 신 교수의 노래와 프롬코리아팀의 북 공연은 행사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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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신 교수의 노래(왼쪽)와 프롬코리아 팀의 북 공연으로 출범식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해 9시쯤 마무리됐습니다.

그리고 프레시안에서도 이날 행사를 상세히 다뤘네요. (“그 많던 민주화 운동가들은 어디로 갔나”)

또 홍일표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도 다른백년 출범식을 말하고 있네요. (‘시민’과 ‘주민’, 대화가 필요하다)

월, 2016/06/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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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까지 경선 후보간에 10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탄핵 전 한 차례를 포함해 총 9차례의 합동토론회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나머지 경선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탄핵 심판 전에 인터넷 매체 토론회를 한 차례 더 포함시킨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지상파TV 토론을 포함해 탄핵 심판 전 토론회를 더 늘려야한다고 계속 반발하고 있다. 두 후보 측은 그동안 “이번 경선이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가 있다”며 당 선관위의 방침에 반발해 왔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 측의 반발이 심했다. “당 선관위가 규정도 어기고 약속도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25일 “탄핵 전 3번을 포함해 11~12번으로 논의되던 토론회가 9번으로 줄었고 탄핵 전 토론도 1번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관위는 “탄핵심판을 앞둔 엄중한 시국에 토론회를 자주 개최하면 마치 민주당이 집권에만 관심을 두는 것처럼 비쳐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줄곧 여론조사 지지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 측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는 문재인과 안희정,이재명, 최성 등 모두 4명이다.

▲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는 문재인과 안희정,이재명, 최성 등 모두 4명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선관위는 과연 당규를 어긴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24일 제 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규정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 규정의 제 12호에는 합동토론회에 대해 이렇게 정하고 있다.

제12조(합동토론회)
①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경선후보자 등록 전에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②합동토론회의 실시방법과 횟수 등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

민주당의 예비경선후보자에 등록한 사람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등 모두 4명으로 등록은 지난 2월15일 마감됐다.

그렇다면 이미 지난 2월 15일 이전에 예비경선 후보자들 간의 합동토론회가 열렸어야 했다. 그러나 합동토론회는 지금까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사실 합동토론회는 예비경선후보자 등록 전에 열릴 기회가 있었다. 지난 2월12일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광역의원·기초단체장협의회 주최로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불참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토론회는 취소됐다.

물론 이 토론회는 민주당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아니기 때문에 당규에 규정된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라고 볼 수는 없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회에 불참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탄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탄핵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토론회는 탄핵 결정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 후보 역시 다른 당내 경선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SBS와 JTBC, MBC 등 주요 방송의 대선주자 초정 검증 토론회에는 참석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 선관위가 2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밝힌 원칙은 “토론을 가능한 많이, 길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공표했던 원칙도, 당규도 지키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취재:최기훈 조현미

월, 2017/02/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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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다른백년 연구원장이 올해(15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김 원장의 수상 이유로 11권의 단독저서 외에도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동시대인을 지적으로 일깨웠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론인이 아닌 학자가 이 상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지난해에는 변상욱 CBS 대기자가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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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언론상은 40년간 언론자유와 진실보도를 위해 헌신했고,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을 지냈던 고 청암 송건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2년 만들어진 상입니다.

김 원장의 수상식은 오는 12월 6일 오후 6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립니다.  짬이 나시는 분들은  참석해 축하해주시면 좋겠네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청암언론문화재단(011-7575-3377)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관련해 한겨레신문 기사를 참조하세요. 청암 선생 자취따라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늘 고민”

수, 2016/11/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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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3/27) 한겨레신문은 ‘2017 시민정책 오디션 – 육아정책’에 관한 대담을 보도했다. 그런데, 기사를 다 보고 의문이 들었다. 대선 후보들의 육아공약은 정말로 현실화될까? 그리고 대담자들이 좋다고 생각한 공약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작동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육아 관련 대선공약은 이행되지 않거나 매우 미흡하게 실현될 것이라고 본다. 누가 대선후보가 되든과 무관하게…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너무 너무 명백한 <예산제약> 때문이다. 나는 한국의 진보(유권자)가 사실상 <저부담-고복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속된 말로, 바라는 것은 들입다 많고, 부담해야 할 것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회피하거나 심지어 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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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이러한 유권자 여론에 편승한다. 또는 ‘맞짱구’를 쳐준다. 그래서 “이거 해줄께~ 저거 해줄께~”라고 헛된 약속을 하며 득표율 극대화를 꾀한다. 그러나, 재원 마련 방안은 없다.

한국의 진보는 박근혜와 정말 다른가?

재원 마련 방안은 결국 증세이다. 그런데 증세 이야기를 꺼내면 당장 진보-야당부터 여당-강남-보수까지 ‘OO폭탄론’을 내세우며 좌우합작, 대동단결해서 난리 부르스를 친다. 결국, 전부 ‘뻥 복지’ 혹은 ‘구라진보와 구라보수’의 경쟁으로 귀결된다.

대담에서 언급된 정책들은 다음과 같다. 하나씩 살펴보자. 실제로 어떻게 될지…

1)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2) 육아휴직 수당 인상 + 휴직기간 확대

3) 보육 교사의 처우개선 (서비스 질과 연동.)

4) 개방형 직장 어린이집 확대

5) 아빠 육아할당제 도입

► 1)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은 결국 예산 문제이다. 증세 규모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규모는 연동된다. 그러나,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A후보와 B후보는 약 12조원 규모의 담배값을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간접세인) 한국의 부가가치세는 OECD 국가 중에서 꼴찌에 가까울 정도로 낮다. 스웨덴 등 북유럽 복지국가의 부가세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된다. 그래서 해마다 ‘OECD 한국보고서’는 한국에 부가가치세 인상을 제안한다.

한국에서 담배값 인상은 ‘죄악세’라는 명분으로 ‘우회적인 부가세(=간접세) 인상’이었다. 담배값 인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참여정부 시절에도 주장했다. 당시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일 때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이 되니 담배값 인상 반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민주당은 당론으로 총력 반대투쟁을 했다.

이를테면, <담배값 인하 공약>은 쓰리쿠션으로 돌고 돌아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반대 공약>과 사실상 같은 셈이다. 왜? ‘재원’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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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담배값 인하 공약>은 사실상 <민주당 버전의 줄푸세>와 진배없다. 집권 이후, 정말로 담배값을 인하하게 되면, 12조원 예산 분량만큼은 어디에서든 지출을 줄여야 한다. 정치적으로 힘 없는 취약계층의 복지재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 2) <육아휴직 수당 인상 + 휴직기간 확대>의 경우, 왜 현실화되기 어려울까? 결국 <고용보험료 인상>의 문제이다. 물론, 고용보험료의 경우 예산효율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육아휴직수당 인상 + 휴직기간 확대를 하려면, 결국 고용보험료 인상의 문제이다.

한국 수준의 세금으로, 스웨덴 수준의 복지를?

고용보험료 인상은 누가 반대할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다. 내가 과문해서인지, 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고용보험료 인상을 주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고용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게 되면, 나중에 경총과 전경련이 반대하게 될 것이다.)

‘스웨덴 수준의’ 육아휴직 수당과 육아휴직 기간을 원하면, ‘스웨덴만큼의 세금’을 낼 각오를 해야 한다.(*참고로 스웨덴은 소득의 50%~60%를 세금으로 낸다.) 현재 한국의 진보(유권자)는 ‘한국수준의 세금으로, 스웨덴 수준의 복지를’ 주장하는 셈이다.

► 3) <보육 교사 처우개선>의 경우, ‘경우의 수’는 두 가지이다. 첫째, 세금을 왕창 퍼부어 지원하는 경우이다. 이게 왜 어려운지는 위에서 충분히 이야기했다. 둘째, 보육료에 대한 가격통제 정책을 풀어줘야 한다. 보육료로 한 달에 100만원을 받든, 1천만원을 받든 ‘가격경쟁’과 ‘서비스 경쟁’을 보장해줘야 한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

결국, 증세와 가격자율화 정책 모두를 배제한, ‘보육교사 처우개선’은 프레임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다. 공약(公約)이라기보다는 유권자가 듣기에 기분 좋은 ‘덕담’인 셈이다.

► 4) <개방형 직장 어린이집 확대>의 경우, 민간기업의 비용 증대 문제이다. 개방형 직장 어린이집 확대를 ‘법으로’ 강제하면, 민간 기업은 정말로 정말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여성고용 자체를 회피하게 될 것이다. 반면, 법으로 강제하지 않으면 확산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인센티브 주는’ 방법을 주장할 수 있지만, 그것 역시도 결국 ‘금전적’ 인센티브인 한에서 재정지출이거나 조세지출이다.

► 5) <아빠 육아할당제 도입>의 경우, 듣기에 매우 기분 좋은 공약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확산되기에는 제약이 많다. 왜냐하면, 월 400만원 받는 남편과 월 200만원 받는 부인이 있는데, 신생아 한명과 5살짜리 아이 한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경우에 누가 육아휴직을 하고, 누가 회사로 출근하는게 경제합리적인 선택인가? 해답은 자명하다. <월급 적은 사람이 육아를 담당하는게> 경제합리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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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빠의 육아휴직을 ‘법으로 강제’하면 할수록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가 되어, 월급이 더 많은 아빠의 육아휴직을 반대하는 ‘엄마의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남편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은 열어두되, 해당 부부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아빠 육아휴직 할당제’가 가능한 이유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자체가 매우 높고, 여성의 경력단절도 현저히 적고, 남녀간의 임금격차 등도 한국에 비해 현저하게 적기 때문이다. (*즉, 전반적으로 남녀평등 수준이 높기에 역설적으로 아빠 육아휴직제도 작동될 수 있다.)

이런, 제기랄~. 그럼, 도대체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사회가 이모양 이꼴인 것은 박근혜-최순실-김기춘-삼성 때문만은 아니다. 진보-야권-우리 자신의 수준도 거기서 거기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복지국가가 실제로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야당-민주화-진보일수록 <저부담-고복지>을 주장하는 무책임한 정치행태와 결별해야 한다. 담배값 인상, 연말정산을 반대하던 행태도 중단해야 한다.

저부담고복지’ NO, ‘복지체험과 연동되는 증세체험’ YES

그리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경실련 등 진보적 사회운동 단체들은 ‘고용보험료 인상’을 통한 육아휴직 보장성 강화를 주장해야 한다.

반독재민주화 이슈로 성장했던 한국 정치가 복지국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 덕택이었다. 무상급식은 선거공학적으로 보면, ‘젊은 엄마들 표’가 야권 성향으로 돌아서고, 애초 무당파적 스윙보터였던 젊은 엄마들이 <복지동맹>에 가담하여 <다수자정치연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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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이후, 한국의 복지국가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복지체험과 연동되는 증세체험>을 하되, 다수자정치연합에 성공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구라진보와 구라보수의 ‘뻥 복지’ 공약이 난무하는, 혹은 유권자가 듣기에 기분 좋은 ‘덕담의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대통령이 누구이든, 그간 그래왔듯이…

목, 2017/03/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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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최 씨 관련 회사 내부 문서 700여 쪽을 입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 몇 가지를 발견했다.

문서를 분석한 결과, 최순실 일가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업에 손을 댔고, 최 씨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 등이 만든 여러 업체들이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서들은 주로 최순실 씨 소유 회사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최 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에서 나온 것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광고 수주를 챙겼고, 영재센터는 삼성의 후원금 16억 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곳. 모두 검찰의 중요한 수사대상인 최순실 관련 법인이다.

최순실 소유기업서 문서 700여쪽 입수

문서더미에는 최 씨 소유 회사 직원들의 명단이 적힌 내부서류부터 각종 구매 물품 영수증,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가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작성한 계약서와 사업계획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가 됐던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의 주최측 내부 문서도 있었고, 제53회 대한민국 체육상 시상식 관련 문서더미에선 행사계획서 뿐 아니라 예산, 행사의 주요 동선까지 표시된 내부 자료까지 발견됐다. 프레지던트컵의 경우는 그 동안 최 씨와의 관련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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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더미에선 이상한 점도 발견됐다.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나온 자료들인데도, 이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문서들도 많았던 것. 장시호 씨 소유 영재센터의 서류에서 최 씨 소유 카페의 내부 자료가 나왔고, 최씨 소유의 플레이그라운드에선 영재센터, 더스포츠엠 등 장 씨 소유 기업의 내부 서류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겉으론 모두 다른 회사처럼 포장돼 있지만, 사실은 이들 기업이 한 몸처럼 운영됐음을 보여준다. 문서더미 입수에 도움을 준 최순실 씨 소유 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 누림기획, 더스포츠엠은 모두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였습니다. 같은 사람이 임대, 운영을 담당했고 사무실도 서로 바꿔가며 썼습니다.최순실씨 소유 기업 관계자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 소유 회사들은 물주 역할을 한 K스포츠 재단 주변에 모두 모여 있다. 반경 100m 이내에 5~6개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형태. 최씨 일가가 대통령과 공모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이권을 따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여러 회사를 설립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취재 : 한상진, 김강민
영상 : 정형민, 김수영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6/12/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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