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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국정 역사교과서…”이걸로 누굴 가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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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국정 역사교과서…”이걸로 누굴 가르치나”

익명 (미확인) | 화, 2016/11/29- 00:23

숱한 논란 속에 추진돼온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평가는 참혹했다. 그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우려 사항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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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면죄부, 박정희 치부는 은폐, 정경유착은 미화

정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이른바 ‘건국절 논란’과 관련된 1948년 정부 수립 관련 표현이다.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부는 과거 검정 교과서들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을 혼용해서 사용해 왔다면서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구성과 이후 여러 독립운동을 통해 1948년에 대한민국을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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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사학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시작되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 그리고 만약 1948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라면 일제 치하에서 숱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지키고자 했던 그 대한민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냐는 점때문이다.

나아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할 경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미군정에 붙어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인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건국 유공자로 신분이 세탁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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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존 검정교과서 6종 가운데 5종에 공히 실려 있던 5.16 쿠데타 당시 군복과 썬글라스 차림의 박정희 사진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박정희의 사진은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나란히 있는 한 장 뿐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보다는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대목도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교묘히 포장되어 있다.

“5.16 군사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1972년 유신 체제가 등장하며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시민과 학생들은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반유신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 박정희 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을 성과로 규정하면서도 장기 군사 독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언한 점은 누락시켜,마치 고도성장을 대가로 국민의 자유가 불가피하게 억압된 듯한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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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박정희 정권기의 새마을운동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농촌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찬사 일색으로 서술됐다.또 이 시기에 관한 서술 중 뜬금없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을 소개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들이 박정희 정권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정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재계의 주장이 반영돼 이들 기업인들을 미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학자 1명… 고대·중세사 늘리고 근현대사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의 이런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집필진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꼭꼭 숨겨오다 드디어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 31명 가운데 근현대사 집필자는 12명이었다. 그 중 현직 역사학 교수는 일제하 독립운동사를 주로 연구했던 한상도 교수 한 명 뿐이었다. 현대사 집필자 6명으로만 좁혀보면 역사학자는 아예 아무도 없고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군사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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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교육부 설명과는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7명이나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중심인 현대사학회 회원이다.현대사를 집필한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신문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다. 또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주장했던 인사이고,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었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 직후인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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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국정교과서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들과 달리 근현대사 부분의 비중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종의 기존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 비중이 70% 전후였던 것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4%에 그쳤다.이와 관련해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 교육은 현재와 더 가까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는 굳이 전근대를 길게, 근현대는 짧게 구성하도록 했다. 이 역시 근현대사를 이루는 주요 내용인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축소 서술하려는 의도와 직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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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교육청 협조 거부, 국민적 저항 고조…교육현장 적용 가능할까?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여론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수렴한 뒤 이를 최종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배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일선 교사들은 국정교과서 폐기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도 국정교과서를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일 만큼 국민적 저항도 거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는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청와대 및 새누리당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학교들이 국정과 검정 가운데 선택하게 하는 방안, 내년 한 해 동안은 시범학교에서만 도입하는 방안, 아예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이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사실상 국정화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결국 최근의 촛불집회 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홍여진

영상취재 : 김수영, 김남범

영상편집 : 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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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코레스포츠 사이의 컨설팅 계약 체결 전 이미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의 말을 독일로 보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인됐다. 이는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에 삼성이 지원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최 씨가 사전에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때문에 최 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뇌물인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헤센주 노이안스파흐에서 빈터뮬레 승마장을 운영하는 아놀드 빈터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2015년 6월쯤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의 말 4필을 맡겼고, 한 달 뒤인 7월 23일 관리비용으로 7,862유로, 우리 돈으로 980여만 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빈터 씨가 제시한 청구서에는 최순실 씨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는 물론 정유라 씨의 말 4필의 이름도 기재돼 있다.

최순실씨, 독일 빈터뮬레 승마장에 정유라 말 4필 관리비용 지급(2015.7.23)

▲ 최순실씨, 독일 빈터뮬레 승마장에 정유라 말 4필 관리비용 지급(2015.7.23)

최 씨가 빈터뮬레 승마장에 말을 맡긴 시점인 2015년 6월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7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보다 한 달 앞선다. 이 때는 삼성이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펼치던 시기였다. 따라서 이 민감한 시기에 삼성과 최순실 씨 사이에 정유라 지원에 대한 합의나 공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물산의 합병이 결정된 뒤인 8월 26일, 최순실 씨의 코레스포츠사에 220억 원의 지원 계약을 한 만큼 최 씨에 대한 지원은 대가성이 성립되지않아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 씨가 독일에 정유라의 말을 옮긴 2015년 6월은 대한승마협회 올림픽기획팀이 작성한 한국 승마선수단 지원계획안이 마련된 시점과도 일치한다. 이 계획안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폭로했는데, 정유라 등 한국 승마선수들이 독일 현지에서 전지 훈련하는 비용을 삼성과 한국마사회가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삼성물산 합병 이전에 이미 삼성의 지원계획이 정해져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건이다 .

뉴스타파 취재진이 아놀드 빈터(빈터뮬레 승마장 대표)씨를 인터뷰하는 모습

▲ 뉴스타파 취재진이 아놀드 빈터(빈터뮬레 승마장 대표)씨를 인터뷰하는 모습

이와 함께 뉴스타파가 빈터뮬레 승마장에서 확보한 정유라 씨 말 관리비 청구서를 보면, 최순실 씨는 Peden Bloodstock이라는 말 운송업체에 2,269유로를 지불한 것으로 나온다. 독일 내에서 말을 옮긴 비용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교롭게 삼성 역시 2015년 6월 11일 똑같은 업체에 28,970 유로, 우리 돈 3천여 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 씨가 납부한 금액에 비해 10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말 국제 운송 비용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정유라 씨의 말 국제 운송 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전자 승마단 재활승마센터에서 말 세 마리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지불한 돈이라고 해명했다.


취재:현덕수 심인보
촬영:김남범
편집:박서영
독일 현지 취재 지원 : 강순원

목, 2017/02/0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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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에서 구입한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이동통신가입자의 스마트폰을 감청해 왔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킹으로 유출된 해킹팀 내부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해킹팀에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모델을 특정해 해킹 방법을 요청하는가 하면,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 해킹 방법이나 안랩의 모바일 백신 관련 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 이동통신사용 스마트폰에 대한 통화녹음 기능 요청

2012.8.14 국정원
통화 녹음이 되는 안드로이드 기종이 어떤 게 있는지 알고 싶다. SHW-M 시리즈(250S, 250K)는 통화 녹음이 작동하지 않는다.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해줄 수 있는가?

2012.9.26 해킹팀
250S와 250K는 갤럭시 S2의 한국 기종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를 심도 있게 테스트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국 시장으로 나온 제품이므로 우리에게 보내주면 테스트해서 최선의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

이탈리아 해킹팀의 원격감시 해킹프로그램인 RCS(Remote Control System)을 구입한 뒤에 국정원의 RCS 관리자가 해킹팀 직원과 나눈 이메일 내용이다. 갤럭시 250S는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 단말기에 붙는 모델명이고, 250K는 KT를 통해 출시된 단말기의 모델명이다. 이는 국정원이 해킹팀에 국내 이동통신가입자들의 갤럭시 S2 단말기를 대상으로 통화 감청과 녹음 기능을 요청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3년에도 국정원은 한국에서 생산된 삼성 갤럭시 S3의 경우 통화 녹음이 되지 않는다며 직접 제품을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2013.2.15 국정원
한국의 안드로이드폰 몇 개를 이탈리아로 보냈다고 들었다. RCS에서 음성 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크해서 개발해주기 바란다.

2013.2.22 해킹팀
보내준 단말기들을 테스트해봤는데 이탈리아 시장에서 산 갤럭시 S3와 하드웨어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감스럽게도 삼성 갤럭시 S3는 RCS 모듈과 호환되지 않는다.

2013.2.25 국정원
알았다. 현재의 RCS가 지원하는 통화 녹음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기종을 알려달라.

2013.2.25 해킹팀
현재 음성 녹음이 모든 폰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능한 기종은 다음과 같다.
삼성 갤럭시 S2, 갤럭시 넥서스(목표물 음성만), 갤럭시 S3(목표물 음성만),
삼성 갤럭시 탭 7인치

국내 이동통신사용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기종을 공격대상으로 삼기 위한 국정원의 기술지원 요청은 계속됐다.

2015.3.19 국정원
삼성 갤럭시 노트3 SM-900L, SM-900K, SM-900S의 취약점을 설정하고 싶다. 가능한가? 다음 버전에서 삼성 기기를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2015.3.17 해킹팀
삼성 갤럭시 노트3 펌웨어가 너무 최근에 나와서 현재로썬 원격 취약점 공격이 가능하지 않다.

단말기 모델명 뒤에 붙는 L은 LG유플러스용, K는 KT용, S는 SKT용으로 출시된 단말기를 뜻한다. 국정원 관리자는 또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6월 15일 자 이메일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와 S6 엣지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 해킹 녹음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들에게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빨리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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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한국 내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단말기에 대한 해킹 공격 방법을 요청했다는 것은 국정원의 감시대상에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톡’, ‘라인’ 메시지와 음성 추출 기능도 요청해

국정원은 또 2014년 1월 17일 이메일을 통해 에이전트(정보를 빼내 갈 수 있는 스파이웨어)를 심어놓은 PC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메시지와 음성 녹음을 추출하는 기능을 지원해달라고 해킹팀에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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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초에는 해킹용 에이전트가 국내 인터넷 백신 업체인 안랩의 모바일용 백신에 의해 검출됐다며 수차례에 거쳐 이메일을 나누며 해결책을 논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음은 2015년 2월 3일부터 6일 사이에 이뤄진 국정원과 해킹팀의 이메일 대화 내용이다.

국정원 : 설치한 에이전트가 안랩의 V3 Mobile 2.0에 의해 악성 프로그램으로 검출됐다.
해킹팀 : 알려줘서 고맙다. 최대한 빨리 분석하겠다. 공격대상(목표물)의 운영체제와 사용 중인 RCS 버전을 알려달라
국정원 : 공격대상은 안드로이드 4.4.4를 쓴다. RCS 버전은 9.5.1이다.
해킹팀 : 어떤 백신인지 정확히 알려줄 수 있나?
국정원 : 안랩 V3 모바일+ 2.0 Version : 2.3.8.1 (build 1137) 이다.
해킹팀 : 유럽에서는 당신이 말한 백신을 구할 수 없는데 보내줄 수 있나?
(하루 뒤)
해킹팀 : 테스트 결과 (RCS의) 새 버전인 9.5.2에서는 V3가 에이전트를 걸러내지 못했다. 언제든 또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

안랩의 모바일 백신은 국내에서 대부분의 모바일뱅킹에 이용될 뿐 아니라 최근에 출시되는 단말기에는 기본 탑재될 정도로 국내에선 일반적인 백신이다. 이 때문에 안랩의 백신이 설치된 단말기를 해킹 대상으로 삼았다면 국내 가입자의 단말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유출된 이메일 자료들을 보면 중국 등 해외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 문의도 눈에 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국정원이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감청과 해킹을 했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영장 없이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 같은 감청과 해킹을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다. 특히 국내 정치개입으로 물의를 빚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2009년) 이후에 해킹프로그램을 통한 인터넷 감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자행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나테크 관계자, “담당 국정원 직원의 소속은 몰라”

한편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중개업체인 나나테크의 한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자신도 “왜 국정원이 자신들의 이름을 한국의 정보기관이라고 하지 않고 ‘5163 Army Division’이라고 했는지 의아했다”면서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한 곳은 국정원이 맞다”고 시인했다.

또 이탈리아 해킹팀의 직원들이 그동안 수차례 한국을 방문해 국정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교육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의 소속 부서는 모르며, 어떤 용도로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추정은 하지만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월, 2015/07/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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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간 광화문 촛불 집회에는 유달리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많았다. 6차 촛불집회가 있었던 12월 3일, 광화문 광장에 청소년들이 모였다. 청소년들은 연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광화문까지 촛불을 들고 나와 분노를 표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3일,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학생들이 레미제라블 OST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12월 3일,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학생들이 레미제라블 OST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6년 12월 5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정유라에 대한 ‘최순실 교육농단 특정감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그리고 정유라의 고교졸업을 취소했다. 또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 7명,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에서 3명과 최순실 모녀를 금품 수수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11월 22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는 정유라의 고교학사 특혜와 관련된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전 청담고 박모 교장은 정유라의 출결, 성적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단순 행정착오라며 특혜를 부인했다.

▲11월 22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는 정유라의 고교학사 특혜와 관련된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전 청담고 박모 교장은 정유라의 출결, 성적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단순 행정착오라며 특혜를 부인했다.

감사결과, 정유라는 청담고에서 출결, 성적 등 온갖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2012년 당시 고1 때 출석일수는 수업일수 194일 중 122일, 고2 때는 195일 중 137일, 고3 때는 193일 중 17일로 확인됐다. 고1 때 출석일 수 122일은 학년 과정 수료에 필요한 수업일수의 2/3인 129일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또 무단 해외출국으로 인한 무단 결석이 출석으로 둔갑되거나 대회출전을 허위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출석 인정 결석 처리가 이뤄 지기도 했다. 정유라의 담임교사들은 단순한 행정 사고라고 해명하고 대한승마협회의 공문에 의해 학교장이 최종 판단하는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 진단서(측 상완골 경부의 분쇄골절)를 12월 21일 최초 질병결석처리에 사용후 같은 진단서로 12월 21일~12월 24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의 질병결석처리에 재사용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 진단서(측 상완골 경부의 분쇄골절)를 12월 21일 최초 질병결석처리에 사용후 같은 진단서로 12월 21일~12월 24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의 질병결석처리에 재사용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진단서를 2012년 12월 24일에서 28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 동안 질병결석처리에 중복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3학년 때는 대한승마협회에서 보낸 ‘마장마술 국가대표 합동훈련(3월24일~6월30일)’과 43일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합동훈련(7월1일~9월24일)’ 협조 공문으로 거의 한 학기를 공결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확인결과 실제 훈련은 없었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행정사무감사에 참여한 오경환 서울시의원은 문서 하나로 3개월 이상 학교를 안 나오는 것은 전례에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1, 2, 3학년 담임교사 모두 정유라가 조퇴를 허용하면서 기록에는 출석으로 기재하는 등 정유라의 출결 관리가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체육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학습권 보장을 위해 체육특기생의 대회 참가일수는 연 3-4회로 제한하고 있다. 정유라 2학년 체육담당 교사는 최순실에게 대회출전 연 4회 제한 규정을 고려해 대회출전을 조정해달라고 전화를 했다가 수업중 학생들 앞에서 최순실로부터 폭언을 들어야 했다.

폭언 이후 체육교사는 결국 자진교체됐다. 체육교사 교체 이후 정유라의 체육 성적은 우수등급으로 올랐다. 2학년 2학기, 3학년 2학기에는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육교과우수상을 받았다.

▲정유라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2학년 때 체육교사가 교체된 이후 1학년 때 ‘보통’이었던 체육교과 성취도가 ‘우수’로 올랐다.

▲정유라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2학년 때 체육교사가 교체된 이후 1학년 때 ‘보통’이었던 체육교과 성취도가 ‘우수’로 올랐다.

정유라의 2학년 담임이었던 황 모 국어교사는 정유라의 국어수행평가 태도점수에 만점을 주기도 했다. 출석도 하지 않은 정유라가 국어수행평가 태도점수에서 만점을 받게 되자 같은 반 학생들은 담임교사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청담고 교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정유라에 학사특혜를 준 것에 대해 당시 청담고 교사들이 최순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모 체육부장과 박 모 전교장이 최순실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김 체육부장은 30만 원을 받았지만, 이후 돌려줬다고 금품 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정유라의 고교졸업은 취소되었지만 대학 입시, 학사관리 특혜뿐만이 아니라 고등학생 때마저도 특혜를 받아 쉽게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에 청소년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취재 연출 박정대

목, 2016/12/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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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도심의 마네지나야(Manezhnaya) 광장에서 러시아 전통 민요의 첫 마디가 울려퍼지는 순간, 경찰차가 들이닥쳤다.

다양한 수상 경력을 빛내며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소르그스키(Mussorgsky) 음악학교에 재학 중인 류보프 스타르체바(Lyubov Startseva)와 비올레타 미카일로바(Violetta Mikhaylova)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거리연주를 하던 시절에도 이미 여러 차례 당국의 제지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차에서 내린 경찰관 두 명은 이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경찰차에 타라고 지시했다. 두 사람이 연주하던 전통 현악기인 돔라(domra)와 구슬리(gusli)는 트렁크에 실렸다.

모스크바에서 안 좋은 일을 당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짐작조차 못 했습니다. 우린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고, 모스크바에서 시위라고는 전혀 열어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 류보프

류보프와 비올레타는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경찰에게 물었더니,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20.2.2조” 모스크바에서 거리 연주를 하던 사람들이 다 이 조항에 걸려 처벌을 받은 것이다.

모스크바의 키타이고로드 경찰서 유치장에서 취객들과 함께 3시간을 보낸 후, 두 사람은 행정범죄로 기소되었다. “공공장소에서의 대규모 동시 집회 또는 시민 이동 조직”을 금지하는 공공질서 위반 혐의에 관해 8월 10일 이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재판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될 경우 류보프와 비올레타는 최대 2만 루블(미화 300달러)의 벌금 또는 구금 15일형에 처해질 수 있다. 두 사람은 국제앰네스티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전 대통령 집권 이후로 러시아에서 기소된다는 것은 곧 유죄를 가리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기소된 공공질서 위반 범죄는 2011년 겨울 국회의원 총선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여파로 2012년 6월 처음 도입되었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규제되지 않은 ‘시위·행진’과 모든 형태의 정치적 플래시몹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의도였지만, ‘동시 집회’라는 포괄적인 정의 때문에 즉흥적이거나 일상적인 모임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거리의 음악가와 예술가들은 이후 모스크바 경찰이 이 법을 가장 즐겨 적용하는 대상이 됐다.

2014년 여름부터 모스크바의 거리 예술가들에 대한 비공식 소탕 작전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수십여 명의 거리 예술가들이 체포되었고, 재범으로 구속된 경우 15만 루블(미화 2,25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당국은 범죄의 부속품으로 악기를 압수했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모레츠(Moskovskyi Komsomolets)는 지난 11월 이에 대해 “모스크바 시민들은 시내 문화 중심가였던 아르바트(Arbat)의 눈과 귀가 먹어버린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연방 또는 지역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은 일절 다루지 않던 평소의 논조와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시내 문화 중심가였던 아르바트(Arbat)의 눈과 귀가 먹어버린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 모스코프스키 콤소모레츠 신문, 당국에 우호적인 논조를 유지해왔다.

모스크바의 거리 예술인들은 이러한 탄압에 시위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자신들의 입과 악기, 모금함을 테이프로 둘러 봉하고 양손을 묶은 모습으로 공연의 자유를 박탈당한 것에 저항한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은 허사가 되었다. 시 당국은 거리 공연이 허가된 지점 15개곳을 지정하기로 결정하고, 예술인들에게 허가를 발급하는 절차를 시행했다.

류보프가 연주하는 구슬리는 중세 현악기인 프살테리움의 러시아식 전통 악기이며, 비올레타는 세 줄짜리 류트인 돔라의 숙련된 연주자다. 모두 20대 초반의 나이인 두 사람은 이미 국제대회를 비롯해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들에게 거리 공연은 전통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의도였음에도 최근 정부의 이러한 활동에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젊은 음악인들은 과거 같은 죄목으로 체포된 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끼기도 어렵다.

“모스크바에서 안 좋은 일을 당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짐작조차 못 했어요.” 류보프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전했다. “우린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고, 모스크바에서 시위라고는 전혀 열어본 적도 없어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주할 때면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봤어요. 러시아 전통악기를 생애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죠. 이런 사람들은 우리에게 고마워했어요.”

8월 10일 재판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판 결과를 통해 러시아 당국이 집시법을 얼마나 과도하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화, 2016/08/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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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와 화상 인터뷰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 ⓒ Rudi Netto

국제앰네스티와 화상 인터뷰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 ⓒ Rudi Netto

배경

에드워드 스노든은 국가안보국(NSA)의 전 직원으로서, 2013년 미국 NSA의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을 사회에 폭로했다. 그는 NSA가 PRIS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인 수백만 명의 이메일을 수집하고 전화를 엿듣고 있음을 알렸고, 당시 NSA가 각국 정상들까지 도청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적인 파장이 일어났다. 당시 스노든과 함께 안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국가기관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의 문제와 민간인의 사생활 침해를 폭로한 가디언과 워싱턴 포스트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최근 스노든의 문제가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러시아 망명 중인 스노든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하자, 그와 함께 했던 워싱턴포스트가 사설을 통해 돌연 스노든을 사면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 것이다.
취재원이었던 스노든을 보호하기는 커녕, 사면을 반대하는 워싱턴포스트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 NSA의 PRISM 프로그램은 ‘해외’ 감시 프로그램으로, 이는 미국 국내법상 합법적이다.
  • NSA의 NSA ‘해외’ 감시활동은 미국 자국민들의 사생활 침해와는 무관하다.
  • 스노든의 폭로는 국가 안보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국제앰네스티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며, 워싱턴포스트의 위와 같은 주장에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조슈아 프랑코(Joshua Franco), 기술과 인권 조사관 및 자문위원

3년 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 미국 정부의 불법 집단감시 프로그램 관련 보도의 제보자임이 처음 밝혀졌을 당시 “대중의 관심이 내게 쏠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미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이 더 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국제앰네스티 등의 시민사회단체가 스노든 사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지금, 스노든이 우려한 대로 될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사설을 통해(또한 잭 골드스미스 하버드대 교수 역시 유사한 글을 통해) 스노든의 사면 반대를 주장했다. 공익제보자의 사면을 반대함으로써 이들은 위험하면서 또한 잘못되게도 스노든이 폭로한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축소시키는 것도 무릅쓰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일부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다.

전제 1: 미국 외의 사람들에게는 사생활이 없나?

이들의 주장은 미국 외의 사람들에게는 사생활의 권리가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 마지못해 인정했으나) 미국 애국법(PATRIOT ACT) 215항에 따른 휴대전화 메타데이터 수집 프로그램 등은 PRISM과 같은 “해외” 프로그램과 구별하고, 이러한 ‘해외’ 프로그램은 “명백히 합법이며 사생활에 대한 확실한 위협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골드스미스 교수 역시 이러한 견해에 찬성하며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문제는 [스노든이] 폭로한 것이 [애국법 215항 감시 프로그램] 그 이상의 방대한 내용으로, 미국인이 아닌 해외의 외국인들에 대한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대체로 변화가 없었고, 미국인들은 이에 별 관심이 없다.” 골드스미스 교수는 국내 감시 프로그램에는 개선과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해외 감시 프로그램은 “명백한 합법”이라고 거듭 언급하며, 두 프로그램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는 듯했다.

미국의 감시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입장이 보편적인 다른 국가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전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러한 감시 프로그램이 미국 국내법에 따라(현재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조항이지만) “명백한 합법”이라 하더라도, 그 법률이 국제법상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없다. 미국이 당사국인 수많은 국제인권조약 중에서도 국가의 인권적 의무를 물리적인 국경 내로 한한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과 인권 및 대테러에 관한 특별조사관이 밝힌 바와 마찬가지로, 국가는 자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감시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논의가 생경하게 느껴진다면, 외국 정부가 당신의 개인적인 통신기록을 송두리째 가져간다고 할 때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라.

전제 2: ‘해외’ 감시 활동은 미국인들과는 무관한 일인가?

워싱턴포스트와 골드스미스 교수는 ‘해외’ 감시활동은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봤다. 이 역시 잘못된 전제다.

골드스미스 교수는 미국 헌법이 해외 감시활동 폭로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 것에 당혹감을 표했다. 예를 들어, 골드스미스 교수는 (아마도 수사적인 표현으로) “[스노든의] 헌법 선서만으로 국가보안국(NSA)의 사이버 공격에 자동으로 대응하는 몬스터마인드(MonsterMind) 개발을 폭로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노든은 “[몬스터마인드는] 수정헌법 제4조를 위반하며 정당한 사유 또는 부정행위 의혹조차 없이도 영장 없이 개인의 통신기록을 수집한다. 그 대상과 시기에도 예외가 없다”고 답변했는데, 골드스미스 교수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다.

스노든이 폭로한, 또는 골드스미스 교수가 인용한 모든 프로그램의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논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반응은 숙고해볼 만하다. 인터넷의 세계적이고 상호 연결된 속성을 고려했을 때, 많은 경우 국내와 해외 감시활동을 분리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215항 휴대전화 메타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이 NSA의 프로그램 중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며, 그 외에는 “오직” 다른 국가들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은 편할지 모르나, 이러한 구별이 법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수정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항을 보자. 프리즘(PRISM), 업스트림(UPSTREM)과 같이 사기업 서버와 광케이블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집단감시 프로그램의 법적 근거로 이용되는 조항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단 한 번의 조작으로 수만 명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대상을 전혀 “특정”하지 않으며, 미국인들 역시 영향을 받는다. 뉴욕대 법대 브레넌센터 역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FISA 702항이 해외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발언은 외국인들의 통신 기록만을 감시하거나 수집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조장한다. 실제로 그 대상과 대화하거나 대상에 대해 대화한 사람은 누구나 감시 대상이 된다.”

또한, 행정명령 12333으로 승인된 수많은, 대체로 알려지지 않은 프로그램들 역시 해외에서만 사용될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미국인들의 사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미국인들의 일부 정보 역시 수집하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의 성질 때문이기도 하다. 외국을 경유하는 웹사이트에 로그인하거나, 해외 서비스일 수도 있는 “클라우드”에 정보를 저장할 경우 당신이 미국 한복판의 소파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해외” 통신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오늘날처럼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미국인만을 제외하고 집단 감시를 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전제 3: 정보 유출로 인한 국가 안보의 피해가 막대하다

스노든이 미국으로 돌아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국 간첩법(Espionage Act)이 공익 보호에 관한 내용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달리 말해, 정보유출이 인권침해 폭로로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은 누설자가 감옥에서 수십 년을 보낼 것인지의 여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첼시 매닝에게 가해진 잔혹한 대우를 고려했을 때, 법적으로 이러한 내용이 누락된 것은 정부의 부정행위를 알고 있더라도 이를 나서서 폭로하기 매우 어렵도록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법적 결함을 인정하면서도, 공익 보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이를 인정하면서 정보누설자들이 빠져나갈 거대한 허점이 생겨나지 않게 할 방법이 분명치 않다”며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 국경 밖 세계에 관심이 전무함을 또 다시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국가가 바로 이러한 공익 보호를 허용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공익제보자를 처벌하기 위한 근거로 피해 사실의 증명을 요구하는 국가는 더욱 많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안보에 참담한 결과를 일으켰던 사례는 없는 듯하다. 이보다 더 분명한 확신이 필요하다면, 각국 대표자들이 참여해 세계적인 논의를 거친 후 채택된 ‘국가안보와 정보 접근권에 관한 츠와니 원칙’에서 공익의 보호에 관해 명시한 부분을 참고해 봐도 좋을 것이다. 유럽위원회 의회는 스노든 사건과 관련, 공익제보자 보호를 고려해 츠와니 원칙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와 골드스미스 교수 모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며 스노든의 폭로가 국가안보에 끼친 해악이 막대하고, 따라서 사면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익 보호는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얻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은 미국법상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조항이 없다는 중요한 문제를 흐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골드스미스 교수는 스노든의 정보유출로 인한 상대적인 손실과 이익을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사면을 반대하고 있으나, 이러한 논쟁이야말로 법원에서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인권침해에 대한 선의의 폭로가 기소의 원인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만약 기소되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아무런 증거도 공개할 수 없지만 우리를 신뢰하라”는 정부의 주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에 관해서는 반사적으로 정부를 믿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스노든의 폭로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의 주장을 입증할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일 것이다.

영어전문 보기

Pardon Snowden: A Response to the Washington Post

Joshua Franco (@joshyrama) is a Researcher/Advisor on Technology and Human Rights

Three years ago, when Edward Snowden was first revealed to be the source of news reports about unlawful mass surveillance programs by the US government, he said, “I don’t want public attention because I don’t want the story to be about me. I want it to be about what the US government is doing.”

Now, three years later, in the midst of a campaign by the ACLU, Human Rights Watch, Amnesty International and others to pardon Snowden, that risk appears to be greater than ever. A recent editorial by the Washington Post (and at least one other similar piece by Harvard professor Jack Goldsmith) are arguing against a pardon for Snowden. In doing so, they risk dangerously – and incorrectly – minimizing the gravity of the human rights abuses he revealed in an effort to deny a pardon to the whistleblower himself.

These arguments are based on a few flawed premises that need to be corrected.

Premise 1: There is no privacy overseas
The arguments are based on the premise that people outside the USA have no privacy rights. This is wrong.

The Washington Post distinguishes programs such as the cell phone metadata collection program under Section 215 of the PATRIOT ACT (which it grudgingly admits may have raised privacy concerns) and “overseas” programs such as PRISM, which it contends are “clearly legal, and not clearly threatening to privacy.”

Goldsmith likewise cites approvingly the idea that: “The problem is [Snowden] disclosed vastly more than [Section 215 surveillance], involving foreign intelligence not of Americans but of individuals who aren’t American citizens in other countries. No changes were generally made in those programs and Americans don’t really care.” Indeed, Goldsmith seems to believe there is a clear distinction to be made between domestic spying programs, which he concedes were in need of reform and greater transparency, and overseas spying, which he repeatedly states are “obviously lawful.”

For the rest of the world, where opposition to US spying is widespread, this is a difficult premise to accept. Even if these programs are “obviously lawful” under US law (a proposition that is hard to square with ongoing litigation), that says nothing about the question of whether US law comports with its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Nowhere in the numerous international human rights treaties to which the United States is party is there a get-out clause saying that a state’s human rights obligations end at their physical borders. As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and the Special Rapporteur on Human Rights and Counter-Terrorism have noted, states have an obligation to respect human rights in their surveillance operations overseas as well as at home. If that argument seems far-fetched to you, think how you would feel about foreign governments scooping up all of your personal communications.

Premise 2: “Overseas” surveillance does not affect Americans

The Post and Prof. Goldsmith believe “overseas” surveillance does not affect Americans. This is also incorrect.

Professor Goldsmith expresses bafflement at how the US Constitution could justify revelations of overseas spying. For example, he asks – presumably rhetorically – “why did [Snowden’s] oath to the Constitution justify disclosure that NSA had developed MonsterMind, a program to respond to cyberattacks automatically [?]” It is odd that he did not see fit to acknowledge Snowden’s answer to this question: “[MonsterMind] means violating the Fourth Amendment, seizing private communications without a warrant, without probable cause or even a suspicion of wrongdoing. For everyone, all the time.”

Without discussing the technical details of all the programs Snowden revealed, or those which Goldsmith cites, I think this response merits some reflection. It illustrates how, given the global and interconnected nature of the internet, there simply is no way to separate domestic and overseas spying in many cases.

It is comforting for people to believe that the Section 215 cell phone metadata program was the only NSA program affecting Americans, and that the other programs affect “only” the rest of the world, but even if this distinction were legally decisive, it is simply not true.

Consider section 702 of the FISA Amendment Act, the law used to justify mass surveillance programs such as PRISM and UPSTREAM that collect massive amounts of data from private company servers and fiber optic cables. These programs are not “targeted” in any meaningful sense – allowing tens of thousands of targets under a single order – and also impact Americans. As the Brennan Center for Justice has pointed out:
“The [US] administration routinely asserts that Section 702 of FISA targets only foreigners overseas. These statements create a false impression that only foreigners’ communications are sought or acquired. In fact, anyone who talks to or about a target is subject to surveillance.”

Moreover, the many – and largely unknown – programs authorized under Executive Order 12333 – also meant to be used only abroad – likely have massive impacts on Americans’ privacy.
Some of this is because the law allows collection of some types of information about Americans under these programs, but it is also due to the nature of the internet. When you log into a website that routes through foreign countries, when you store your information in “cloud” services that may be overseas, you may be subject to the surveillance of these “overseas” communications even without leaving your couch in the middle of the USA. In this interconnected world, it is just not possible to do mass surveillance in a way that leaves Americans unaffected.

Premise 3: A public interest defense would be a blank check for leakers

Those who argue that Snowden should come home to answer for his deeds in court tend to downplay the significance of the fact that the US Espionage Act contains no public interest defense. In other words, the question of whether the leaks were justified as revealing human rights abuses is simply immaterial to whether a leaker spends decades in prison or not. Given the cruel treatment meted out against Chelsea Manning, this omission in law all but guarantees that those who know of government wrongdoing are very unlikely to come forward about it.
The Washington Post admits this legal shortcoming but argue against a public interest defense by saying that “it’s not clear how the law could allow that without creating a huge loophole for leakers.”

This argument again betrays a lack of curiosity about the legal world beyond U.S. borders. Indeed, several countries allow this very defense, and many more require a showing of harm to justify penalizing whistleblowers in the first place, seemingly without disastrous consequences for their national security. And if further clarity is needed, the Washington Post could do worse than to consult the Tshwane Principles on National Security and the Right to Information, drafted after a global consultation that included government representatives, and which explicitly lay out the terms for a public interest defense. The Parliamentary Assembly of the Council of Europeendorsed the Tshwane Principles after considering whistleblower protections in relation to the Snowden case.

Both the Washington Post and Professor Goldsmith devote a good deal of space to arguing that the harm Snowden’s revelations did to national security was significant, and that he should thus not be pardoned. But the public interest defense is not about arguing that a leak did no harm, but rather that it could be outweighed by its good.

And this belies the very problem with the lack of whistleblower protections in US law. The Post and Goldsmith base their opposition to a pardon on their own assessment of the relative harm and benefit of Snowden’s leaks, but this is exactly the debate that a US court would not be allowed to have. Good faith revelations of human rights abuses should not lead to prosecution, but if they do, it is essential that this defense be available. In its absence, we are left having to depend on the government’s argument of “trust us, but we can’t show you any evidence.” Some people may instinctively want to trust the government on this, but if Snowden’s leaks havetaught us anything, it should be that we need to be able to verify the government’s claims.


월, 2016/09/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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