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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81] 야당, 계산기 두드리지 마라: '이익의 정치'가 아니라 '가치의 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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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81] 야당, 계산기 두드리지 마라: '이익의 정치'가 아니라 '가치의 정치'를!

익명 (미확인) | 수, 2016/11/23- 12:05

야당, 계산기 두드리지 마라

'이익의 정치'가 아니라 '가치의 정치'를!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시민 혁명이 시작되다

 

시민 혁명의 불길이 치솟았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파국적인 국면으로 전개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다. 문제는 기껏해야 버려진 태블릿 PC에 담긴 '의혹들'뿐일 수도 있었다. 거의 모든 정권들에서 으레 일어났던 권력형 비리의 일단이 드러난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숱한 정치적 악행들에 고통받고 신음하던 민초들은 그 배후에 어처구니없는 권력 사유화가 있었다는 진실 앞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모욕감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섰다. 단 하루도 박근혜 치하에서는 살 수 없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당장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라고도 소리쳤다. 수천수만 정도가 아니다. 수십만, 아니 백만, 이백만이 촛불을 들었고 또 들 것이다.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한 달을 계속해서 이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타오를 것이다.

 

신화는 무너졌고 거짓의 장막은 벗겨졌다. 시민들은 우리 사회의 한 축을 그토록 오래 떠받들고 있던 박정희 신화가 어떤 참담한 폐허를 만들어냈는지를 절절하게 깨닫기 시작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정경 유착이라는 거대한 부패 사슬의 고리들을 너무도 생생하게 확인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제 무엇이 그토록 무겁게 우리네 삶을 짓눌러왔고 왜 자신들이 그토록 처절하게 아파하면서 살아와야 했는지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 주권자임을 새삼 자각한 우리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라고 물으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새로운 민주공화국, 새로운 국가,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끝났다. 설사 박 대통령이 끝까지 하야하기를 거부하고 청와대 안에서 장기 농성을 벌인다 해도,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중대한 범죄 피의자가 된 그이가 무언가 의미 있는 통치 행위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광장은 계속 분노한 시민들로 넘쳐날 것이고, 특검이다 국정 조사다 탄핵이다 하면서 대통령 범죄 행각을 드러내고 그 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다. 퇴진 거부는 국정 마비라는 국가적 불행을 의미할 뿐이며, 따라서 우리 모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광장에서든 국회에서든 우리 모두는 지금 이 일에 몰두해야 한다.

 

회피할 수 없는 질문 : 박근혜 이후는?

 

그러나 이쯤에서 우리는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질문하고도 마주해야 한다. 바로 '박근혜 이후는?'이라는 질문 말이다. 돌이켜 보면 저 멀리 4.19 혁명도 구파와 신파로 갈린 민주당의 분열과 무능이 박정희의 쿠데타를 불러와 좌절해 버렸고, 지금의 6공화국을 낳은 1987년의 6.10 항쟁도 두 야당 지도자의 분열로 군부 독재를 계승한 세력이 정권을 이어가도록 했더랬다. 설사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하거나 탄핵당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그런 환멸의 시간을 갖지 않아도 좋을 것인가? 지금 저 광장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에 대한 희망은 좌절 없이 그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솔직히 우리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은 새누리당 비박계나 <조선일보> 등 부패 수구 기득권 세력의 핵심 일부가 반(反)박근혜 전선에 동참하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근본적인 이익과 지향이 침해당한다고 여길 때 언제든지 등을 돌릴 것이다. 그들은 지금 더 근본적인 시민 혁명을 막기 위한 모종의 '수동 혁명'이라는 차원에서 함께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박근혜의 퇴진이 현실화되었을 때, 틀림없이 그들은 야권의 분열 상태라는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또 다시 권력을 거머쥐려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역사에서 보아 온 대로 우리의 야당들은 너무도 어리석고 무능해서, 저들의 수동 혁명 전략에 말려들고 말 가능성이 크다. 기우이기만 할까?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벌써부터 야권이 삐걱거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양자 영수 회담 제의 같은 말도 안 되는 헛발질을 했는데, 아마도 '자기 정치'를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당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광장의 방식과 국회의 방식이 달라서 박근혜 퇴진 운동이라는 민심의 흐름에 동참할 수 없다고도 했는데, 틀림없이 얼토당토않은 표 계산한다고 그랬을 것이다. 최근에는 '정치 9단'이라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조차 박근혜 대통령이 진짜로 덜컥 하야해 버릴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야권이 제대로 박근혜 이후를 헤쳐 갈 준비가 안 되었다고 여기는 탓이리라.

 

다행스럽게도 야권은 대선 주자들이 공동의 로드맵에 합의해내는 등 아직까지는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 야당들이 새로운 국가와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끝까지 따르면서 시민 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낼 수 있을지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해서, 야권,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치인들에게 당부 삼아 몇 마디 해두려 한다.

 

'이익의 정치'가 아니라 '가치의 정치'를

 

맞다. 광장의 방식과 국회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확실히 광장의 시민적 도덕의 문법은 국회에서 작동하는 법과 정치의 문법과는 같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다름의 성격을 오해하면 안 된다. 광장이 하야를 외치면, 국회는 그 외침을 받아 탄핵 절차를 밟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차이다.

 

어쩌면 사실은 바로 그 다름이야말로 당신들의 존재 이유다. 광장의 목소리를 법과 정치의 언어로 제대로 번역해서 부패 수구 기득권 세력의 '사회적 권력'을 제어하고 주권자들의 자유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일 말이다. 당신들은 그런 사회적 권력에 기대고 스스로 그 권력의 일부가 된 새누리당 정치인들과는 그 존재 기반을 다르게 갖고 있다. 당신들은 시민의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시민적 연대의 확장을 지향하는 '시민적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들일뿐이다. 당신들은 바로 그 위임의 대가로 국회의원 배지나 지도자라는 명예와 정치적 자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당신들에겐 결코 그 시민적 권력의 지상 명령을 무시해도 좋을 권리가 없다.

 

설마 당신들의 유일한 정치적 목적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는 것이리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틀림없이 당신들에게도 절실하게 추구하는 정치적 '도(道)'가 있고 지향하는 가치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 정치적 도나 가치의 이름으로 이 불의하고 병든 사회를 바로 잡는데 얼마간 기여해 보겠다는 나름의 포부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당신들이 내세우는 이념이나 정치적 명분이 그저 당신들의 알량한 권력을 위한 장식품일 뿐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당신들은 그 진정성을 증명해 보일 때가 되었다.

솔직히 우리 시민들은 당신들이 왜 따로 당을 만들어 갈라져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사실은 당신들이 말하는 혁신이니 영남 패권주의 거부니 하는 따위의 명분 이면에 숨어 있는 당신들의 날선 욕망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시민들은 그저 더 현저한 불의에 맞서라고 그것들에 눈감아 왔을 뿐이다. 당신들이 그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낼 때, 우리 시민들은 처절하게 당신들을 응징할 것이고 그 때 당신들은 역사의 범죄자가 되고 말 것이다.

 

잊지 마시라. 지금은 혁명적 상황이다. 시민들은 단순히 박근혜와는 다른 또 한 명의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라,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정말 민주공화국다운 민주공화국을 원한다. 지금의 앙시앵레짐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누리기를 바라면서 사회적 권력의 눈치를 보고 스스로 그 권력의 일부가 되겠다고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드리려 하지 마시라. 그 따위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 방향에는 당신들의 무덤이 있을 뿐이다.

 

'이익의 정치'가 아니라 '가치의 정치'를 하시라. 그리하여 새판을 짜겠다고 나서시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서시라. 부패 수구 기득권 세력을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퇴장시키고, 새로운 나라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민주적 정의와 시민적 연대의 토대 위에서 진짜 사람 사는 세상을 열 새로운 희망의 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가지시라.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시라.

 

지난 총선 때처럼 야권이 분열해도 이길 수 있다는 식의 억지는 부리지 마시라. 이 중차대한 역사적 국면에서 우리가 그런 무모한 도박을 감행할 여유는 없다. 승자독식이 아니라 모두가 이기고 모두가 나눠 가질 수 있는 길을 찾으시라. 가령 앞으로는 분열을 얼마든지 해도 되게끔 이른바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로 선거법을 개정하겠다고 일치단결하시라. 필요하면 개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개헌은 시간도 걸리고 그 자체가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개헌 방침만 확인하고, 차기 대통령이 합의된 절차에 따라 그 작업을 완수하는 사명을 가지고 거기에만 집중해서 임기를 단축하는 그런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런저런 정치 공학적 설계는 아니다. 지난 1987년에도 2012년에도 단지 결선 투표제 같은 것이 없어서 정권을 부패 수구 기득권 세력에게 내 준 것이 아니다. 문제는 언제나 당신들 정치인들의 비루한 욕망과 당신들이 지녔거나 앞으로 누리고 싶어하는 권력의 본성에 대한 자기 오해였다. 그리고 문제는 언제나, 마키아벨리의 용어를 빌리자면, 당신들 정치인들의 부족한 '비르투(virtue)'였다. 이것은 지도자가 갖춰야 할 탁월함이기도 하고 덕성이기도 하며 능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사자의 용맹'도 '여우의 교활함'도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시민적 권력에 대한 충성, 시민의 힘에 대한 믿음, 시민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리더십에서 성립한다. 언제나 시민의 편에 서고, 시민을 믿고, 시민과 함께하시라. 명심하시라. 지금은 시민 혁명의 시간임을.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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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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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십년 전, 북한의 묘향산에 갔을 때 일이다. 안내원은 "묘향산에서 경제성이 매우 높은 금광이 발견됐지만, 김일성 주석께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묘향산 절경과 바꿀 수 없다'며 못하게 하셨습니다"라고 자랑을 했다. '남쪽에서는 어느 산이 제일 아름답습니까?'하는 질문에 '설악산이지요' 답했다. 설악산의 매력에 빠져 백 번도 넘게 올랐고, 다른 나라 여러 산을 가봤지만 설악산보다 아름다운 산은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나로서는 당연한 답변이었다.

그런데 묘향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바위에 '묘향산은 천하 제일...'이라고 새긴 것을 보았다. 그나마 정치구호는 아니어서 좀 낫다 싶긴 했지만 '자연을 사랑한다더니, 그냥 바라보면 되지 저게 뭐야'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2277" align="aligncenter" width="550" class=" "]ⓒ장재연 ⓒ장재연[/caption]

지금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양양군과 강원도 그리고 환경부 등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정상부근에 호텔 건립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있다고 한다. 북쪽에서 바위에 글 새긴 것은 정말 애교수준이다. 그때 투덜거린 것이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양양군처럼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아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2278" align="aligncenter" width="530" class="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caption]

훗날 통일되면 후손들이 설악산을 찾았을 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도 놓고, 개발도 하자고 할 때, 박근혜 대통령께서 '경제성이 있어도 안되는데, 하물며 엉터리 경제성 분석에 내가 속아서 설악산의 절경과 바꾸는 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못하게 하셨습니다" 라고 말이다. 박대통령은 주변으로부터 역사적 안목과 판단력 없는, '무조건 예스맨'들을 물리쳐야 한다. 아마 이들은 묘향산 금광도 친환경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우길 것이다.

오래전 스위스에서 잠시 살았다. '너희는 환경을 그리 중시하면서 왜 산에 케이블카를 놓았니'라고 스위스 친구한테 물었다. '아! 그때는 환경운동도 없고, 환경의식도 없었어.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어'라는 대답이었다. 아무리 개발광풍에 미처 날뛰는 대한민국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산 하나쯤은 후손들을 위해 온전히 남겨둬야 하지 않겠는가.

 *글쓴이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대표
수, 2015/07/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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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팟캐스트가 정태인, 한상희와 함께 시즌 3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청취자 여러분에게 공모를 받아 정하려고 합니다. 회원과 시민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만들어가는 팟캐스트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벤트 : 홈페이지 또는 참여연대SNS(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에 올라온 팟캐스트에 댓글로 제목을 달아주는 분 중에 추첨하여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고정출연 :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이슈손님 : 김조광수 영화감독 (사단법인 신나는센터 이사장)

 

 

 

시즌 3 / 5회 "법 앞에 선 동성혼"

 

 

지난달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7월 6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동성결혼'에 대한 소송 심리가 열렸습니다.

지난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이 서대문구청에 제출한 혼인신고가 수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심리내내 눈물을 흘리고 소송 심문 후에도 계속 눈물을 흘려 '울보광수'가 된 사연, 김조광수 씨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평등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Today is a big step in our march toward equality." (미연방법원 판결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 모바일 접속 :
http://www.podbbang.com/ch/8005?e=21743124

 

※ 아이튠즈로 듣기 => 클릭

 

 

 

헌법 36조 ①항 :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안진걸 : 헌법 36조를 보면 '동성혼' 금지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닌 듯 한데, 이것을 근거로 혼인신고가 거부된 것인지?

 

한상희 : 거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측에서는 민법상의 '부부(夫婦)'라는 단어와 헌법 36조 1항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조항은 '남녀동권', '남녀차별금지'의 개념인데, 이것을 '남자와 여자만' 결혼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상희 : 또 하나, 헌법의 기본 원리는 인권,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다. 법에서 제한하지 않는 한은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나라 법에 '동성혼'을 금지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법률조항이 없는 것을 '반대해석'의 근거로 삼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만 가능하다.

 

2015년 7월 6일, 국내 첫 '동성혼 재판' 심리, 김조광수가 눈물 흘린 까닭은?

 

김조광수 : 당사자 진술을 하려고 하는데 진술 자체가 우리가 살아온 과정을 재판관 앞에서 읍소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진술을 시작하다 보니 내가 법정에서 나의 성적 지향과 그동안의 고민, 사랑을 왜 얘기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울컥하게 되었다. 

 

안진걸 : 이성애자라면 묻지 않을 것들을 묻고, 마치 국가 앞에서 '사랑' 증명해야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다.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헌" 판결을 내렸는데, 

 

안진걸 : 미국의 여러 행태 등에 비판도 많이 하지만 미국이라는 사회는 내부적으로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상희 : 백악관에서 판결 후 발표하길 "미국은 여러분들이 자신의 운명을 써나가는 곳이다." 라고 했다. 이는 국민들의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고, 국가는 시민의 생각과 삶을 보장해 주겠다는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람의 삶에 대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판결문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판결문 내용만 잘 읽어봐도 우리나라에서 '동성혼 금지'가 얼마나 허구적인지 알 수 있다. 

 

꼭 공개결혼식, 혼인신고까지 했어야 하나?

 

김조광수 : 공개결혼식, 혼인신고에 대해서 이성애자 뿐 아니라 동성애자 그룹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여러가지 이유도 있지만 나는 내가 가진 권리를 찾고 싶을 뿐이다. 그 과정이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 싸울 것이다. 

 

 

같이보기

 

 

 

수, 2015/07/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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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인허가 끝나지 않은 설악산 케이블카 예산 책정 타당성 없다.

인허가 끝나지 않은 설악산 케이블카 예산 책정 타당성 없다.
법절차 무시하며 예산 편성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의원과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

2016년 중앙정부 예산안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의원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설악산 케이블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비 102억 원 반영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확인되었다. 설악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설악산을 케이블카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가 추가 진행되어야 한다. 아직 관련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케이블카 건설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개발사업 편의를 우선에 두는 법절차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환경노동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문제를 두고 책임기관을 질타해놓고도 배재정의원은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거수기 역할을 배재정의원이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새누리당 염동열의원은 강원도 재정에 대한 고려 없이 중앙정부 예산 퍼주기 식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한 온갖 개발사업 예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립공원, 문화재보호구역,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 생물유전자원보호구역 줄줄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설악산의 가치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알아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강원도 표 계산에 급급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은 설악산 케이블카가 당론으로 채택되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중앙당은 해명 없이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을 반대하는 듯 아닌 듯, 모르는 척 하는 것이 당론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런 태도가 2016년 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염동열 의원은 관광기금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중앙정부 사업으로 설악산 케이블카를 건설하자고 주장하고 배재정의원은 지역발전특별회계로 강원도가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을 위해 편의를 봐주라 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어떤 회계로 사업이 편성되든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따라서 두 의원 모두 예산 편성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바이다.

배재정 의원과 염동열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국회 교문위가 관리 감독하는 문화재 보호구역인 천연기념물 위에 건설된다. 두 의원은 설악산 케이블카가 천연기념물의 지정 취지와 부합하다고 판단하는가? 관광수익을 위해서 대형철탑과 관광시설을 천연보호구역 안에 설치하는 것은 국가문화재와 인류유산 보존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커다란 위협이다. 게다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핑계 삼아 설악산 케이블카 예산 편성을 하는 것이 중앙정부 부채가 540조원을 향하고 강원도 부채가 2조원을 찍는 상황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하는가?

총선 앞 선심성 예산에 급급한 두 의원에게 강력히 항의한다. 관광기금으로 하든 지역발전특별회계로 하든 나랏돈이다. 국민들의 혈세란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몇 마디로 완공일자까지 박고 추진하는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자존심도 없는가? 빚더미에 오른 강원도의 재정상황과 아랑곳없이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는 염동열 의원은 강원도 채무를 해결할 능력은 있는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환경과 국가문화재 훼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 예산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 배재정, 염동열 의원은 설악산 케이블카 예산 편성을 위한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15  11  16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문의 : 황인철 국민행동 상황실장 (070-3744-6126, [email protected])
배보람 녹색연합 정책팀장 (070-7438-8529, [email protected])

월, 2015/11/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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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향배를 좌우할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됐다. 최순실 일당이 사실상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사적 이권을 챙기려 했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청와대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을 리스트 형태로 관리하면서 정부 예산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의 탄압을 자행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이를 토대로 한 고위직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은 문화예술인들을 검열하고 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반헌법적 국정농단이었다.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9천473명.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9천473명.

2016년 10월, 소문만 무성하던 ‘블랙리스트’ 실체 드러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소문은 이미 2015년 여름부터 무성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일보의 보도로 블랙리스트 표지가 최초 공개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를 보도하기 전이었다.

이 기사에 게재된 블랙리스트의 표지에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594인, 세월호 시국 선언 문학인 754인,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6,517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 문화예술인 1,608인이라는 블랙리스트 대상과 인원수가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시, 관리의 핵심 주체라는 의혹에 휩싸인 두 사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보다 못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사람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통해 문체부 공무원들에게 하달돼 운영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청와대 개입 정황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도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2014년 9월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이상호’라는 단어가 수 차례 등장한다. 지난 20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2014년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문체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2014년 10월 2일자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長(장)’이라는 표시 옆에 “문화예술계의 좌파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이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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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등 고위공직자 5명 구속…문화예술인들 “박근혜 탄핵까지 농성 계속”

결국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5명의 전현직 고위공직자가 구속됐다. 1월 12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같은달 21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줄줄이 구속됐다. 조윤선 전 장관은 구속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위증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직 장관은 물론 정부 부처의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들이 일거에 4명이나 구속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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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은 지난해 11월 4일 시국선언 이후 최근까지 80일 넘게 광화문광장에 텐트를 치고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인들은 블랙텐트를 지어 블랙리스트 검열로 인해 공공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던 연극 등을 중심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이해성 연극 연출가는 “2015년 여름부터 블랙리스트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체감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술이라는 게 특정한 잣대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이 사회와 이 국가가 놓치고 있는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가라는 집단이 갖고 있는 아픔이나 상처를 계속 돌봐야 하는 게 예술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송수근 문체부 장관 대행이 어제(24일) (사과) 발표를 했는데요. 저희들은 그 사과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고요. 전원 다 사퇴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예술행정가들이 상층부에서 부당한 명령이 내려왔을 때 거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성 연극연출가

▲ 연극인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블랙텐트 앞에 서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형물

▲ 연극인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블랙텐트 앞에 서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형물

이들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등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의 진짜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탄핵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2016년 10월 한국일보 보도에 나온 블랙리스트 표지에 언급된 문예술인 9,473명 중 자료가 삭제돼 명단을 확인할 수 없는 부산지역 문화예술인 423명을 제외한 9,050명, 그리고 2017년 1월 SBS가 보도한 또 다른 버전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던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의 이름을 모두 묶어 정리했다. 중복된 명단을 제외하면 개인은 8,490명, 기관 및 단체는 46곳에 달한다.

▲ 현재까지 공개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명단 (개인 8,490명, 기관·단체 46곳)(새 창에서 보기)


취재 : 김성수 조현미 이유정
데이터 : 이보람
영상 : 신영철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수, 2017/01/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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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의혹이 제기된 스포츠토토 운영사 케이토토의 실소유주가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소위 문고리 3인방과도 친분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평소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불렀고, 문고리 3인방과도 서로 부탁을 하고 들어줄 정도로 가까웠다는 것이다.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 과정에 최순실 씨 측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대통령과 측근들이 직접 스포츠토토 운영에 도움을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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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운영사인 주식회사 케이토토에는 두 개의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케이파트너스와 케이비즈라는 사모펀드다. 공교롭게도 모두 이름에 K가 들어간다.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K스포츠재단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케이토토에는 화려한 경력의 정관계 출신 인사들이 관여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손 모 씨는 전 국회 수석 전문위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구 모 씨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출신이다. 구 씨는 케이토토 대주주인 두 개의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회사(트루벤인베스트먼트)의 대표도 맡고 있다.

한때 친박 핵심으로 불렸던 주성영 전 의원도 지난해 7월 20일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현재 케이토토의 리스크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씨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최 씨 소유 전화번호부에서 주 전 의원의 이름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최 씨는 왜 수년 전 국회를 떠난 주 전 의원의 연락처를 갖고 있었을까. 혹시 친분이 있거나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닐까.

취재진은 주 전 의원에게 최 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그러나 그는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법률 전문가로 케이토토 경영에 참여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구에서 같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대통령 측근인 문고리 3인방과도 아는 사이다. 그러나 최순실 씨는 전혀 모른다. 주성영 전 의원

대통령 측과 가까운 케이토토 실소유주

뉴스타파는 스포츠토토가 문체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는지, 케이토토에 참여하고 있는 유력 인사들과 현 정부는 어떤 관계인지 등을 취재하던 중 서류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을 발견했다. 바로 고문 직함을 갖고 있는 홍경근 씨다.

홍 씨의 이름은 지난해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진행한 케이토토 내부감사 자료에 딱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다. 케이토토가 고문인 홍 씨에게 매월 천만 원의 고문료를 지급하고,
사내정보망(ERP) 접속권한까지 부여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감사팀은 시정을 요구하는 의견을 냈다. 대체 그는 어떤 사람일까.

취재진은 먼저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 봤다. 케이토토가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는 기사에 홍 씨의 이름과 사진이 등장했다. 트루벤인베스트먼트 회장이라는 직책으로 몇 차례 기사에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이토토의 답변은 오락가락해 믿기 힘들었다. 케이토토 측은 처음에는 홍 씨가 트루벤인베스트먼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추가 질의를 하자 트루벤 고문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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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홍 씨가 스포츠토토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또 어떤 경력으로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따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주변 인물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흥미로운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홍 씨가 오래전부터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다음은 홍 씨의 지인들이 들려준 증언.

박근혜한테 누나라고 하는 사람은 자기(홍경근)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친동생인 박지만 씨보다 자기를 더 이뻐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어요. 홍경근 지인 A 씨

홍경근 씨는 문고리 3인방과도 친합니다. 서로 부탁을 하고, 또 들어줄 만큼 가까운 관계입니다.홍경근 지인 B 씨

홍 씨의 지인 A 씨는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따기 훨씬 전부터 마치 사업권을 다 딴 것처럼 행동했다고 털어놨다.

2014년인가 OO그룹 회장을 찾아와 투자를 요청한 적이 있어요. 자기가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100% 딴다고 하면서… 그런데 나중에 보니 진짜 따더라고요.홍경근 지인 A 씨

홍 씨가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순실 씨 같은 측근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권을 따고 회사를 운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고영태, 스포츠토토는 왜 수사 안 하냐” 말해

뉴스타파는 최순실 씨의 최측근 고영태 씨의 지인에게도 의미심장한 증언을 들었다. 지난해 10월 태국에서 돌아와 처음 검찰에 출두하기 전 고 씨가 주변에 “검찰이 왜 스포츠토토는 수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고 씨의 한 지인은 당시 자신이 들었던 말을 이렇게 전했다.

“스포츠토토 사업 뒤에 누가 있다는 말을 했어요. 정상적으로 허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누군가가 뒤에서 봐준 사람이 있다는 건가요?) 이번에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최순실이라고…”

뉴스타파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고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고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에도 답변이 없었다.


취재 : 한상진 조현미 홍여진 오대양 김강민 강민수
영상 : 김남범 정형민 김수영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목, 2017/01/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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