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재심 최종 무죄…37년 만에 누명 벗어

지역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재심 최종 무죄…37년 만에 누명 벗어

익명 (미확인) | 금, 2016/09/23- 15:41

지난 1979년 수사기관의 고문과 가혹행위에 의해 남한 내 고정간첩이라는 멍에를 쓴 이른바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에 연루됐던 일가족 9명이 재심 끝에 37년 만에 완전히 누명을 벗었다.

대법원 제2부는 23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진항식 씨(당시 50세, 사형)와 고 김상회 씨(당시 57세, 사형), 김 씨의 아들 김태룡 씨와 진 씨의 동생 진창식 씨 등 일가족 9명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가혹행위와 협박, 회유 등으로 인해 경찰 진술뿐만 아니라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까지도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추단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지난 5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고, 선고가 내려지자 일가족들은 환호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다른 가족 3명도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이 사건으로 기소됐던 12명 모두가 최종 무죄를 선고받게 됐다.

2016092302_01

이들 일가족 12명은 한국전쟁 당시 월북했다가 남파된 친지와 접촉해 지하당을 조직한 뒤 북한을 찬양·고무하고 동해안 경비 상황과 군사기밀을 탐지했다는 등의 혐의로 지난 1979년 8월 기소됐고 당시 박정희 정부는 이를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으로 명명해 발표했다.

일가족이 장기간 고정간첩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재판도 신속하게 진행돼 1심은 1979년 12월, 항소심은 1980년 5월, 상고심은 1980년 9월에 종료됐다.

김상회 씨와 진항식 씨 등 2명에게는 사형이 선고돼 1983년 7월 형이 집행됐고, 김 씨의 아들 김태룡 씨와 진 씨의 동생 진창식 씨 등 2명은 무기징역, 나머지 가족들도 징역 5~10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세월이 흐르며 잊혀지던 이 사건은 피해자 일부의 끈질긴 재심 요구와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재심 권고 등으로 2014년 4월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재심이 진행되는 사이 살아남은 일가족 10명 중 3명은 무죄 선고를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뉴스타파는 지난 8월 이른바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당시 고문과 가혹 행위를 했던 수사 담당자 등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 사건의 실체를 조명한 <뉴스타파 목격자들-‘어머니와 간첩’> 편을 제작했다.

이 다큐프로그램은 지난 22일 한국PD연합회가 수여하는 198회 ‘이달의 PD상’ 교양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영 가디언, 일본군 성노예 관련 한일합의 다뤄 – 일본심장 도쿄서 가진 피해여성 기자회견 전해 – 일본정부, 더 이상 사과는 없다 – 한국정부, 모든 책임 지겠다 만약 정말 만약 내 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고, 언론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났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달말 한 여성이 서울에서 길을 걷다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 전치 ...
월, 2016/02/01- 13:12
314
0

“우병우, 민정수석 되기 직전 최순실과 여러번 골프쳤다”…특검 확인

20170209_00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석에 임명되기 전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여러 차례 함께 골프를 쳤다는 관련자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다. 이 중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골프 회동에선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 프로골퍼 A씨도 함께 했다. 이들이 함께 골프를 친  곳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가 운영하는 기흥CC이다. 특검은 최근 프로골퍼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특검과 기흥CC 등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들의 골프 회동 시점 중 하나를 확인했다. 또 일시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골프 모임도 여러번 있었다는 관련자들의 증언을 특검이 확보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 동안 우병우 전 수석이 국회 청문회 등에서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른다고 증언해 왔기 때문에 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골프 회동 사실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기흥CC에서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프로골퍼 한 명도 동행

특검이 확인한 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골프 회동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이 되기 직전이다. 우 전 수석이 2015년 2월 민정수석에 올랐음을 감안하면, 골프 회동은 2014년 말~2015년 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중이었다. 다음은 특검 등을 통해 확인한,  우병우-최순실 골프 회동 동반자인 프로골퍼 A씨의 특검 진술 내용.

“우병우 전 민정수석, 최순실 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 여러번 골프 회동을 가졌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도 함께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중이었다. (같이 골프를 치고) 얼마 후 민정수석이 됐다.” (프로골퍼 A 씨)

우 전 수석은 그 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서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답했다.

“손혜원 의원 : (우 전 수석이) 2013년 변호사 시절, 최순실 씨와 기흥CC에서 여러번 골프 회동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여러차례 골프회동을 했다는 증언이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최순실을 모른다.
(2016년 12월 22일 국회 청문회)

우 전 수석은 장모인 김장자 씨와 최순실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부인해왔다. 지난해 11월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던 차은택 씨 변호인이 “최순실 씨와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지난 2013년 기흥CC에서 라운드를 함께하는 등 수차례 골프회동을 했다”고 폭로했지만, 우 전 수석은 의혹을 부인했다.

최순실 씨도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수석은 물론 장모인 김장자 씨를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그동안 해온 주장에 대해 이런 입장을 내놨다.

“최순실 씨를 모른다는 우 전 수석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특검은 판단하고 있다. 국회 위증 혐의도 있다.”

(특검 관계자)

“우 전 수석 국회 위증 혐의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측과 최순실 씨의 관계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서도 이미 수차례 확인된 바 있다. 뉴스타파는 2015년 4월부터 9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 측이 최 씨 소유 회사인 티알씨와 존앤룩씨앤씨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600만 원대 원두커피를 구매한 사실을 보도했다. (관련기사1 , 관련기사2) 우 전 수석 측과 최 씨가 이 같은 거래를 한 때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직후였다.

20170209_002

블랙리스트와 이화여대 관련 의혹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특검은 최근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혐의 내용이 20개가 넘는다는 말도 특검 주변에서 나올 정도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 방조했다는 의혹부터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처가 회사의 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혹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이 문체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 감찰한 뒤 한직으로 좌천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도 확인한 상태다.

특검은 지난 8일 “다음주 중 우 전 수석을 소환조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우병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관계가 결국 특검 수사로 확인됐기 때문에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와 신병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목, 2017/02/09- 11:49
313
0

뉴스타파는 중계는 물론 녹화나 녹음도 허용되지 않았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감방 청문회(안종범, 정호성 대상)’의 3시간 30분 분량 수기 대화록(전문보기)을 입수해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국회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가 지난 12월 26일 서울남부구치소 수감동에서 진행한 이른바 ‘구치소 감방 청문회’에서 문고리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최순실 씨와 자주 전화통화를 했으며, 그때마다 최 씨를 ‘선생님’으로 불렀다고 증언했다.

정호성, 최순실을 “선생님”으로 호칭, 외교, 인사문건도 전달

정 전 비서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의 의견을 사전에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큰 틀의 말씀”이 있어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건넸으며, 이 중에는 인사와 외교안보 관련 기밀문서도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국조위원들 앞에서 시인했다.

2016122901_01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면서 미르재단 등의 설립과 모금은 모두 대통령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 사퇴와 KD코퍼레이션 알선, 그리고 김영재 의원에 R&D 비용 15억 원을 지원한 것 등도 모두 VIP, 즉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답했다.

12월 26일의 ‘감방 청문회’는 안종범, 정호성이 국회 청문회에 끝내 나오지 않자 이들이 수감된 남부구치소를 국조위원들이 직접 방문해 이뤄졌다. ‘감방 청문회’는 정식 청문회가 아닌 접견 형태로 진행됐고, 녹음과 녹화는 물론 속기사 동행도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배석했던 국회 직원이 위원들과 정호성, 안종범 두 증인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을 받아 적었다. 3시간 30분 가량의 대화는 A4용지 20쪽 분량의 대화록에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됐다. 뉴스타파는 이 대화록 전문을 김경진 의원을 통해 입수했다.

국회 직원이 채록한 청문회 대화록

국회 직원이 채록한 청문회 대화록

대화록에 따르면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인사와 관련해 “초기에 조각할 때” 최순실 씨에게 인사안을 보냈고, “내일 이런 것이 발표된다”고 보라고만 줬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본인(정호성)이 외교안보 메시지를 담당”하기에 최순실 씨에게 “그냥 한번 의견 들어보는” 차원에서 문건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결국 내각 조각 인사안과 외교안보 관련 문서를 최 씨에게 건넸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문건을 보낸 뒤 “전화를 받거나 다시 인편으로”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인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또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건건이 (문건 전달을) 지시한 적은 없고” 자신의 재량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은 ‘배신의 트라우마’ 있는 대통령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

정호성 전 비서관은 또 최순실 씨와 자주 전화 통화를 했고, 최 씨를 ‘선생님’으로 불렀으며 통화 시 최순실 씨는 자신을 ‘정 비서관’으로 호칭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자신에게 최순실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믿고 신뢰하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은 인생 역정 상 ‘배신의 트라우마’가 큰 데 최순실은 상당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은 “조용히 보이지 않는 데서 돕는 사람”, “공식적으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존재를 김기춘 실장 등에게 보고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종범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

대화록에 따르면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제가 할 수 없다”고 국조위원들에게 말했다. 최순실과 대통령의 공모 관계에 있어 모든 일의 시발점이 대통령이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했다. 또 자신은 “문화융성, 체육발전이 국정과제여서 대통령 지시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안 전 수석은 “전혀 몰랐다”며 최 씨와의 관계를 수차례 부인했다. 차은택과 UAE를 같이 다녀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종범 전 수석은 또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 소식과 집회에서 구호는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호성 “대통령 사생활 알려고 하지 않아. 관심 끄려 노력하는 게 예의”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정호성 전 비서관은 “당일 본관에게 근무”했고, “오후 2시 후반부쯤, 대통령을 관저에서 뵈었다”고 진술했다. 또 대통령의 얼굴 멍자국 등 피부 시술 의혹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사생활과 관련해 말씀드릴 수 없다”,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관심을 끄려고 노력하고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자신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중 12개가 특검에 증거로 제출됐다고 들었다면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울었냐는 질문에 “피의자 신문조서에 그렇게 되어 있다”고 답했다. 운 이유가 뭐냐는 추가 질의에 “여러가지로 죄송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생방송 청문회 부담스러워, 불출석

정호성 전 비서관은 개인적으로 출석하고 싶었지만 “특검 조사와 탄핵 등이 진행중이어서 조심스러웠다”면서 “생방송으로 한 마디라도 잘못 전달되는 게 부담스러워” 불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허리 디스크” 문제로 오랜 시간 앉아 있기 힘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법무부와 구치소 측의 공무집행 방해로, ‘구치소 청문회’라고 하지만 사실은 굴욕적 미팅”에 불과했다면서, 다만 안 전 수석이 “여러 행위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라는 증언”과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는 “최순실에게 인사관리 자료까지 다 넘겼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듣고 왔기 때문에, 그 내용만 가지고도 탄핵소추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감방 청문회’를 평가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모든 걸 결정하고 지시한 구조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이) 3번 정도 힘을 주어서 이야기 했다는 것은 모든 국정농단의 주범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접견을 하는 동안 정호성 전 비서관이 안종범 전 수석을 부르는 호칭에 주목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옆에 나란히 안종범 전 수석이 앉아 있는데도 접견 초반 “안 수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수석’이라고 호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자신도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으로 일했기 때문에 청와대 분위기를 잘 안다면서,‘안 수석’이라고만 부르는 것은 그만큼 문고리3인방의 권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취재 박중석, 송원근, 이유정
촬영 김남범
편집 박서영

목, 2016/12/29- 17:27
313
0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충청북도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충청북도가 운영하는 기숙사인 ‘충북학사’에서 학생들이 낸 돈 1억여 원이 편취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리가 드러나자 학사 관계자들은 학생들에게 입막음을 요구하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하고 있어 피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 충북학사 외경(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 충북학사 외경(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충북학사에서 학생 돈 1억 원 사라져

충북학사에 따르면 학사의 시설관리 담당 직원 이 모 씨가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4년 9개월 동안 학생들이 낸 인터넷 사용료 가운데 1억 19만 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현재 학사 측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인데 피해자는 졸업생을 포함해 6백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사는 비리를 저지른 직원에 대한 징계 조치와 함께 가로챈 돈을 전액 환수했으며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피해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환불 의지 있나?

▲ 홈페이지에 게시된 충북학사 사과문

▲ 홈페이지에 게시된 충북학사 사과문

충북학사의 이런 입장에 대해 학생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피해 학생 전체에 대한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것이다. 충북학사는 현재 기숙사에 입주해 있는 학생들에게만 세 차례 인터넷 사용료 환불에 대한 설명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전체 354명 학생 가운데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 수는 1회 8명, 2회 20여 명이었고, 3회 역시 23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학사 측은 추가 설명회를 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충북학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고에는 환불을 위해 학생들이 제출해야 할 문서와 원장의 짧은 사과만 있을 뿐이며 이번 사건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내용은 없는 상태다. 충북학사의 의도는 지난 1일 저녁에 있었던 학생들에 대한 설명회에서 원장의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원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학사 내부의 일로 조용히 갔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특히 졸업생이나 중간에 퇴사한 학생들은 관련 소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안내는 학사 홈페이지 ‘졸업생 마당’에 로그인해야 볼 수 있는 글 하나뿐이다. 그러나 현재의 안내로 졸업생이나 퇴사생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환불 서류를 준비해 제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생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어떤 안내 전화나 문자, 또는 이메일도 받지 못했다.

충북학사, “5년 가까이 불법 몰라… 책임 없어”

어떻게 이런 불법이 5년 가까이 적발되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 충북학사는 지난 2011년 처음 학생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당시 통신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시설관리 담당 이 모 씨가 선정한 중간 대행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따라서 학생들은 중간 업체 명의의 계좌로 인터넷 사용료를 납부해 왔는데 최근 이 계좌가 이 모 씨가 만든 차명 계좌였으며, 이 씨는 인터넷 회선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돈을 빼돌려 왔다는 것이 학사 측의 해명이다. 즉 이번 사건은 직원의 개인 비리일 뿐 충북학사나 충청북도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비리는 “인터넷 사용료 부담을 줄여 달라”는 학생의 요구에, 학사 측이 인터넷 사용료 개선 방안을 검토하면서 처음 단서가 잡혔다. 학사 측이 중간 대행업체와 연락을 시도했을 때 학사의 시설관리 직원이 전화를 받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사는 의혹을 발견했지만, 자체 감사나 충청북도에 공식적인 감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대신 학사의 원장이 개인적으로 아는 충청북도 감사 담당 사무관에게 비공식적 조사를 부탁했고 비리가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학사 부원장은 “학사 자체적으로 감사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않을뿐더러,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학사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고 학생들이 납부한 금액들이 회계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다뤄질 내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1년 당시 해당 직원이 개인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학생을 대상으로 공급한 것이기에 학사 측의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학생들은 학사의 이런 태도가 비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감사 담당 직원이 없는 충북학사의 경우 팀장이 팀원을, 원장과 부원장이 팀장을 감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학사 측은 “도덕적 책임 정도는 있을 뿐 학사생 전체가 피해를 보았더라도 이에 대한 업무적 책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충북학사의 한 학생은 “학사 전체에 대한 전면적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학사 학생들, “배신감 커… 개인 비리 아냐”

충북학사는 충청북도가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운영하는 기숙사이다. 37억 5천만 원의 자본금은 충청북도를 비롯해 도 내 각 시, 군에서 같이 부담했고 매년 충청북도가 기숙사 운영을 위해 약 14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학사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형편과 봉사시간 등이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학사생으로 계속 선발되기 위해서는 매년 일정 시간 이상의 봉사활동과 지역활동을 해야 한다. 예절교육을 이수하고 생활태도를 평가하는 명예점수도 관리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봉사 정신을 요구해온 충북학사이기에 학생들은 학사의 행보에 대해 배신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었다. 한 학생은 “개인만의 비리 문제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학사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안을 개인이 처리하도록 방임한 지휘 체계의 허술에서 비롯됐고, 5년 가까이 학생들이 부담하는 돈에 대해 무관심했던 행정 체계의 빈틈에서 확대됐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화, 2016/09/06- 09:41
313
0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포인트 앞섰다는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의 여론조사에서 전체 표본의 60%를 차지한 인터넷 조사 결과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가량 앞선 것으로 확인돼 이번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 19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600명의 인터넷조사 패널 풀을 제공한 마켓링크의 한 관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600명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고 밝혔다. 나머지 표본 400명은 유선전화방식의 조사였다. 마켓링크 측 말이 맞다면 표본의 40%인 유선전화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엄청난 격차로 앞섰다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4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내일신문은 이날 보도를 통해 5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33.7%로 27.3%를 기록한 안철수후보를 앞섰지만 3자대결에서는 문재인(36.6%), 안철수(32.7%) 순으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고,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43.6%, 문재인 후보가 36.4%로 나왔다고 했다(관련 기사).

내일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은 크게 반발했다. 문 후보측은 내일신문의 여론조사에는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가 아예 없었고, 단 하루 동안 조사가 이뤄져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조사 대상의 대표성이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그러자 내일신문은 즉각 반박 기사를 냈다. 내일신문은 디오피니언 관계자의 말을 빌려 “더문캠 주장은 여론조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억지”라며, 내일신문은 21년째 매달 정례여론조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 조사 역시 정례조사인데 문재인 캠프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가 나오자 반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서 이윤우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는 아예 없었다”는 문재인 캠프의 주장에 대해서 “여론조사방식에는 유선전화, 무선전화(모바일), 설문, 직접면접, 패널조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중 어느 방식이 가장 객관적이고 나은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전문가나 선관위도 정답이 없다”며 문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면접 40%와 인터넷조사 60%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유선전화면접이 26.3%, 인터넷조사가 10.2%로 전체 응답률은 13.5%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였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조사(600명) 패널을 제공했던 마켓링크 측에 혹시 표본집단의 대표성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마켓링크의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조사, 두 개의 데이터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면서 마켓링크의 패널을 활용한 인터넷조사(600명)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지만, 유선전화조사(400명)가 합쳐지면서 전체 결과에선 안철수 후보가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전화면접에서 2배이상 앞선 게 아니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계산을 해봐도 마켓링크 관계자의 말에 신빙성이 간다. 표본집단 60%의 인터넷 조사에서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면, ‘모름’이나 ‘미결정’ 응답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40%의 유선전화면접조사에서는 적어도 25% 포인트 안팎으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크게 앞서야 전체 조사결과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7.2% 포인트를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간의 추이와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안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이 정도의 격차가 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선전화조사 대상 표본의 대표성이나 조사방식 등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유선전화면접(400명) 조사를 실시하고, 전체 여론조사를 주관한 기관은 디오피니언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디오피니언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지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는 직원이 있었으나 기자라고 신분을 밝혀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언론사의 문의가 너무 많아 일을 할 수가 없어 문을 잠그고 근무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사 대표나 해당 여론조사 담당자는 모두 부재 중이라며, 의문사항은 이번 여론조사의 의뢰기관인 내일신문 측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의 담당 기자는 자신은 여론조사를 의뢰만 했을 뿐 유선전화면접과 인터넷조사면접의 결과가 각각 어떻게 나왔는지,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이 어떻게 가중치를 적용해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인지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조성겸(충남대, 언론정보학과)교수는 여론조사기관이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면접을 합쳐 조사의 공정성을 기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선전화면접이 하루동안 실시돼 그 과정에서 편향(Bias)이 크게 개입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결과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힘든 정보라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유선전화조사와 인터넷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취재 : 최경영, 김강민

수, 2017/04/05- 12:43
31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