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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에선 아이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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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에선 아이가 자란다

익명 (미확인) | 월, 2016/09/19- 17:22

최근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3년간 박근혜 정권에서만 수 십조원의 관련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2015년기준 역시 세계최저수준인 1.2에 머물렀다 한다.

1960년대에는 매년 100만명정도의 신생아가 출생하였으나 2015년에는 겨우 40만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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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다고 알려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조만간 경제가능 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을 예상하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크게 걱정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정책당국자들만 아니라 진보적 진영 그리고 복지정책을 연구하는 분들까지 한국의 출생율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예상되는 비난을 무릅쓰고 필자는 대한민국의 출산율에 대하여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고백하고자 한다.

우선 이와 관련하여서 출산율 증대를 위해 한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단시안적이고 지엽적인 정책에 대한 비판(“저출산은 문제가 아니라 질문“)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통계학적인 인구감소에 따른 걱정들에 대하여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흔히 사용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라는 용어는 잘못된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성격이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치 ‘고령화’도 ‘저출산’처럼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느낌을 풍긴다.

이를 서로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옳고, ‘고령화’는 예컨대 ‘평균수명개선’이라는 긍정적 단어로 바꾸어 사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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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출산장려책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출산율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제의 요점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현상과 통계학적 구성에 있음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저출산 인구감소’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감소를 염려하는 주요 배경에는 1) 경제활동인구 또는 생산담당인구의 감소, 2) 소비주체로서 인구수 감소에 따른 시장수요 격감과 경기침체, 3) 연금을 포함하여 현재 제도화된 각종 사회복지정책의 지속성 붕괴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이웃한 일본의 장기적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을 일차적으로 인구문제라고 진단한다고 하니, 앞으로 한국에 닥칠 상황을 우리에게 미리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은 오히려 실업률 감소 요인

우선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대한 걱정은 앞으로 닥칠 미래의 모습인 제4차 산업혁명 및 알파고의 인공지능 시대와 매우 모순적이다.

신규 일자리는 고사하고 기존의 생산직뿐만 아니라 관리직과 전문직종까지 로봇과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대치될 것을 예상하는 미래사회에서 경제활동인구감소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축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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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전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로봇이 부족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사진 출처: Venturesafrica)

이제는 머릿수와 근육질의 과잉노동으로 생산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축척해온 과학기술과 사회경제적 시스템으로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와 물적 수요를 생산하고 제공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실업문제는 자연히 해소될 소지가 크다. 출생율 1.5 수준의 독일과 일본 젊은층의 실업율이 절대고용수준 정도로 낮은 것에 주목해 본다.

소비자 권력 강화해야 

인구감소에 따른 소비수요, 그리고 경제의 침체를 염려하는 것 역시 비슷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경제의 규모는 연간 만들어지는 부가가치의 총량이다. 되풀이하는 이야기이지만, 생산측면에서는 머릿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기술력과 시스템이 해결하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배분과 순환과 소비의 과정이며 이는 전적으로 경제권력의 이해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이슈이다.

대다수의 시민들로 구성되는 소비주체들에게 더 많은 경제권력을 배분하고 양도하면 해결할 수 있는 주제이다.

최저임금의 대폭인상과 동일임금제 적용 등 노동배분율을 상응하게 높이고, 복지체계를 강화하여 균형적 순환이 가능한 재분배 과정을 설계하고, 필요하면 헬리콥터-드롭( helicopter- drop)등의 재정정책을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된다. 중앙대 김교성 교수가 지적했듯이 미래는 반드시 소비중심사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사회변화 반영한 복지제도 설계해야

아래에 예를 드는 덴마크를 포함하여, 북유럽을 위시한 유럽 선진형 복지체계는 제2산업혁명과 2차세계대전 전후 50여 년간의 황금기에 형성된 것이다. 물론 이들의 경험과 사례는 매우 소중한 인류자산이다.

그러나 새로운 상황과 시대의 흐름에는 새로운 상상력과 상응된 정책의 도입이 요구된다. 산업구조와 경제활동의 내용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미래가 다가오는데, 과거의 발자취에 머물러 연령과 인구통계학적 구조의 좁은 시야로 비탄력적인 복지체계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경제활동 가능연령이 18세부터 설정되여 있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60-65세 이후에는 반드시 은퇴하리라는 것도 비논리적이다. 오히려 다가오는 21세기의 후반은 노인들의 경험과 지혜가 필요한 시대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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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ibu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7489)

사회의 변화와 필요에 상응한 역할과 능력과 의사에 따라 경제와 사회복지의 정책이 탄력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물론 미래에서도 복지체계 또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교육, 의료, 주거 그리고 장애지원 등의 영역들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기본소득제도의 도입 여부와 수준이 복지체계에 대한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

인구감소 충격 최소화할 유연한 정책 필요

조만간 한국사회가 겪을 인구감소의 어려움보다 훨씬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화석연료가 고갈이 되는 시점 이후 한반도라는 물리적 지리적 환경적 제약조건 속에서도 반드시 식량과 에너지의 자급, 그리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조건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수치를 제시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1.1%로 OECD 국가들 중 최악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식량자급율도 오랫동안 2-30%에서 정체되고 있다. 지리적 한계로 65%이상이 산악지역인 남한의 가용면적당 인구밀도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스럽다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인구의 감소가 적응과 통제가 가능한 수준의 유연적 과정( adoptive & manageable flexibility)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정착되어야 한다.

인구문제의 핵심은 상황변화에 대응하는 경제권력 배분 및 유연한 사회안전망의 구축과 소비중심사회로 전환하는 과감한 정책적 합의와 결단이 필요한데,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국정치의 후진성과 무책임한 관료들의 미개함에 있을 뿐이다.

앞에서 언급한 일본의 암울한 현실도 소수에 닫힌 정치와 경직된 관료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출산율 높이려면 ‘행복한 나라’ 만들어야

출산율문제로 돌아가 본다. 1.2라는 숫자는 물론 재앙적 수준이다. 정밀한 분석을 요하지만, 필자의 감각적 느낌으로는 1.5-1.7 정도이면 적응과 통제가 가능한 수준의 인구감소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출산율이 1.8을 넘어서게 되면 평균수명개선과 더불어 제3국의 이민유입 등으로 Stock 인구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한반도라는 지리환경의 물리적 조건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1.5-1.7 수준으로 출산율을 회복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것이 오늘 한국의 현실이다. 조한혜정 교수가 언급하였듯이 단편적이고 지협적인 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구환경적 조건에서 포유류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 절대로 새끼를 낳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진화된 포유류종인 인간의 젊은 세대들도 불안하고 내일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경제적 조건하에서는 자식을 낳는 않을 뿐만 아니라 결혼자체를 거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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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은 한 나라의 행복도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태어난 아이가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기꺼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려면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에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사진 출처: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06/2011100602548.ht…)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은 국민들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행복이 전제가 된 환경속에서 젊은이들이 안정되고 확실한 미래를 보장받으면 강요하지 않아도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능력만큼 아이들을 갖으려 할 것이다. 행복이라는 주제를 통해야, 비로소 인구문제는 자연스레 바람직한 순환과 균형을 찾아 갈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지구상에서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국가들의 내용과 조건을 살펴보려 한다 (각 국의 사정을 알려면 클릭!!)

 

세상 어디에도 우리가 찾는 유토피아는 없다. 가장 행복한 나라들이라고 평가하지만 나름대로 문제점과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각자가 겪어온 역사과정과 사회경제적으로 처한 조건이 서로 달라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느끼는 행복의 조건 몇 가지를 적어본다.

행복한 나라의 조건들

우선, 3개국 모두 기본적으로 농업이 잘 발달되여 있고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생태조건이 매우 양호하다. 우리가 흔히 1차 산업으로 무시하고 소홀히 다루기 쉬운 농업기반이 환경의 생태적 순환을 유지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준다.

삼면이 축복받은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65%의 산림이 아름다운 휴식공간을 제공해주는 대한민국은 어머니같은 역할을 하는 농촌과 더불어 행복을 제공해주는 자연의 기본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 공통점은 모두가 인구가 적은 상대적인 소국들이다. 인구소국이 갖는 함의는 자신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와 행정의 과정에 스스로가 참여하고 함께 결정하고 스스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정치시스템에 합의적 민주제를 도입하며, 국민투표와 국민청원 및 소환제를 활성화하고 시민의회의 도입과 주요사법권력의 주민직접선출 등 직접민주제적 요소를 강화하고, 지방분권을 더욱 발전시켜 주민참여와 자치를 확대해서 이들 소국들이 지닌 효과를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치와 자유가 행복의 기초가 된다.

세나라 모두 국가운영의 핵심 주제로 생태와 더불어 평화와 복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사를 통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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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는 각 개인이 행복을 누리는 나라이고, 그래서 아이의 고고성이 끊이지 않는 나라이다. 그런데 박근혜 집권 이후 어느 누구도 충분히 행복해졌다는 이야기는 없다. 내 꿈이 백일몽이 된 것이다.

동북아 중심으로 새로이 조성되는 미중 강대국간 군사력 대치 과정속에, 핵무기와 사드배치 논쟁으로 상처투성인 한반도가 궁극적인 지향해야할 방향은 끝없이 살상무기로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위협이 없는 평화(협정)이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당연히 장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국가로서 정치적 군사적 주권회복이 매우 중요하다.

복지국가라는 주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체험하듯이,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하여 작성된 기만적 각본이 아니라 항상적으로 국정운용의 주요한 실천의제로 설정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이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대통령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역사적 지리적 조건으로 형성된 공동체 의식과 가치가 매우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행복은 개인적인 내용이지만 혼자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두가 손을 잡고 노력할 때 이루진다는 부탄의 국왕과 덴마크 작가의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글을 맺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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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반도기 때문에 태극기가 사라진다?

평창 올림픽에 북(DPRK)이 참석하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게 고조되던 북미 간 전쟁 위기는 잠시나마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작년 내내 남측의 일관된 평화기조 유지와 남북대화 제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위태로운 국면에 한국에 촛불정부가 들어서 있었다는 것이 천운(天運)이 아닐 수 없다. 남쪽에 트럼프보다 더 호전적인 냉전대결 정권이 여전히 버티고 있어 불난 데 부채질을 해대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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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번 일로 북미 간 갈등 요인이 근본에서 봉합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조그맣게나마 열린 대화 국면을 더욱 섬세하고 정확하게 읽고 지혜롭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실수, 미세한 틈이라도 생기면 이를 역용하여 판을 뒤집어 보겠다는 세력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이 평창 올림픽에서 한반도기 동시입장과 남북단일팀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북의 올림픽 참가 의사를 남측이 바로 받아들이면서 국면이 대결에서 대화로 신속하게 전환되었을 때, 국내외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환영 일색의 긍정이었다. 냉전 세력조차 북의 평창 올림픽 참가 자체를 반대한다고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일찍이 1월 5일부터 조선일보는 한반도기를 빌미로 삼아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볼 수 없게 되는 일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은 7일부터 이 논조를 받아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왔다. 한반도기 때문에 태극기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이 주장은 물론 억지다. 동시입장하게 될 남북이 한반도기를 든다고 하여 대회장에서 태극기가 사라질 리 만무하다. 개최국의 국기는 대회 입장 선두에 그리고 대회장 높이 항상 휘날리고 있다. 또 남북이 그 동안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했던 국제대회는 이미 9차례에 이른다. 더구나 그 중 세 차례는 한국에서 열렸다. 올림픽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소리를 높이지만 여러 국제대회에서 이미 그렇게 해왔는데 올림픽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과거에 했던 대로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면 곤란하다. 안일하게 하다가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악착같이 물고 늘어질 준비를 하고 있는 쪽이 냉전세력이다. 작년 북의 고강도 핵실험과 ICBM 개발, 그리고 북미 간 긴장 고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이었다. 북에 대한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의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자.

 

  1. 세 개의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변화

그간 한반도기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여론조사가 몇 차례 있었다. 먼저 1월 11일 SBS가 국회의장실과 함께 실시한 긴급여론 조사가 있다. 여기서 북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1.2%가 찬성했다. 그러나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하자는 데는 50.1%가,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는 데는 49.4%가 찬성했다. 조금 애매한 입장을 가진 응답자들이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로 몰리는 반면, ‘한반도기 들고 동시입장’에는 애매함 없이 태도가 분명한 응답자만 찬성하게 되는 구조다.

여론 조사는 설문 방식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문항을 조금 다르게 물었더니 차이가 생겼다. 17일 데일리안이 알엔써치에 의뢰하여 조사 발표한 결과가 그렇다. 남북 한반도기 동시 입장에 대해 찬성이 58.7%, 반대가 32.3%로 나왔다.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등의 언급 없이 단도직입 찬성, 반대로 분명히 물으니 결과가 약간 달라졌다. 분명히 반대하는 쪽만 모여 32.3%가 되고, 반면 조금 애매하더라도 그래도 찬성한다는 의견이 찬성 쪽으로 모아져서 58.7%가 되었다. 끝으로 18일 여론 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조사의 설문은 약간 다른데 이에 관해서는 이후 언급하기로 한다.

먼저 앞서 두 조사결과를 묶어서 생각해보자. 우선 남북 동시입장에 대한 여론은 어떻게 될까? 알엔써치 조사에서 ‘한반도기 동시 입장’에 대한 찬반을 보면 추정 가능하다. 이 설문에서 한반도기를 빼고 그냥 ‘동시입장’에 대한 찬반이었다면 찬성은 ‘한반도기 동시입장’보다 분명히 높아지고 반대 또한 분명히 낮아질 것이다. SBS와 알엔써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대략 찬성은 60~70%대, 반대는 20%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보면, ‘남북 동시입장’에 대한 동의는 (여전히) 상당히 높지만 ‘한반도기 동시입장’에 대한 동의는 과반은 넘지만 60%대에 이르지 못한다.

이 정도 정리한 후 세 번째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아주 흥미롭다. 이 조사는 남북 동시입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동의가 있음을 전제하고, 그 경우 남북 선수단이 어떤 기를 들어야 하느냐고 묻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각각 자국 국기(태극기, 인공기)를 들자가 49.4%, 한반도기를 들자가 40.5%라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한반도기 41%, 태극기·인공기 50%’의 지지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이든 한반도기나 인공기에 대해 수구 냉전파들과 같은 뼈 속 깊은 적대감이나 거부감이 별로 없다. 한반도기와 태극기·인공기를 다 자유롭게 쓰자고 하면 크게 반대하지 않을 의견들로 보인다.

한반도기에 대한 냉전보수 세력의 반감은 오래된 것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당시 한나라당은 ‘한반도기 동시입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여론조사는 한반도기 동시입장에는 76%, 동시입장에는 83.3%가 압도적으로 찬성하여 냉전세력의 반대 목소리가 묻혔다. 그때에 비하면 올해 조사에서는 양 쪽 모두에 대한 찬성이 상당한 정도(앞서 살펴보았듯 대략 15%내외) 낮아졌다. 이러한 차이가 생긴 것에 대해 이번 정부 평창 올림픽 준비팀은 충분히 예측하거나 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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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드니 여름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가 냉전회귀 세력의 입맛에 맞는 것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냉전세력이 한반도기보다 더 배척하는 것이 인공기다. 한반도기가 못마땅한 정도라면, 인공기에는 히스테리 증상을 보인다. 1월 1일 연초 벽두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벌린 게 바로 그 ‘인공기 히스테리’였다. 한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나무’ 그림에 인공기가 (태극기와 함께) 그려져 있다고. 이런 ‘불온한’ 그림이 은행 달력에 버젓이 올랐다고 분개했다. 여론은 차가웠다. 그러자 이 어린이 그림 소동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나 이어 한반도기 논란이 생기자 이 기회에 ‘인공기 히스테리’도 다시금 불씨를 살려보고 싶었던 듯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 이미 한반도기와 인공기가 다 사용되었는데, 이때 냉전세력이 히스테리를 집중시켰던 곳은 한반도기보다는 오히려 인공기였다. 인공기가 걸린 곳마다 보수단체들이 따라 다니며 요란한 소동을 벌렸다, 이번에도 그런 소동을 한 판 벌려보자고 벼르고 있는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기 논란 이후 “그러면 어쩌자고?”에 대한 여론의 답은 냉전보수 세력의 본심을 오히려 거꾸로 뒤집어엎는 것이었다. 남북 양측이 자국 국기인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자 들자는 쪽이 49.4%, 한반도기를 같이 들자가 40.5%였다. 실은 당연한 일이다. 한반도기가 논란이 된다면 남는 선택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자 드는 것밖에 없다. 아무리 막무가내식의 냉전대결 세력이라고 해도 엄연한 참가 국가인 북측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를 들라고 하거나 혹은 아무 것도 들지 말고 맨손으로 나오라고 억지를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냉전보수 세력의 본마음이 무엇이었던가. 한반도기에는 트집을 잡고, 인공기에는 더 철저히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기를 문제 삼고 보니 남는 것은 오히려 한반도기냐 아니면 태극기와 인공기의 병존이냐의 선택이 되었다. 이 두 선택이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는 둘 중 어느 쪽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쪽과 둘 다 싫다는 쪽으로 나뉠 것이다. 골수 냉전파의 본심은 물론 둘 다 싫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고작 10%에도 못 이르고 한자리수 어디에서 왔다 갔다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조선일보나 자유한국당이 원하던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트집잡기 초점을 한반도기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건으로 바꾸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한 정부의 애초 태도에도 한반도기와 마찬가지로 변화에 둔감했던 바 있고, 이제 뒤늦게나마 자성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변화’라는 것도 냉전보수 세력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어떤 종목이 되었든 남북이 각각 자국기를 들고 당당하게 출전하여 실력대로 하면 되지 굳이 무리를 해가며 단일팀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설에 대해 반발과 마찬가지로 청년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데 관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다. 이런 현상을 냉전세력의 본심인 ‘북 부정=인공기 히스테리’에 끌어다 억지로 맞추려 해봐야 잘 될 리가 없다. 이제 그도 잘 안 되니 결국 ‘평창 올림픽이냐 평양 올림픽이냐’ 식의 말장난, 그리고 결국 인공기 불태우기 식의 썰렁한 퍼포먼스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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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반대하며 인공기를 불태우는 보수단체 회원들(사진: 독자 제공=연합뉴스).
  1. 새로운 시작

이제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한국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세상이다. 또 한번이라도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녀 온 나라의 외국 사람들이 ‘두 개의 코리아’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과거 ‘북한’이라는 말만 들어도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쉬쉬 입조심 귀조심 하던 독재 시절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아니다. 이미 세계화된 국민이고, 위대한 촛불 시민이다.

유엔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함께 게양된다. 남측 냉전보수 세력의 ‘인공기 히스테리’는 이제 자신들만의 어두운 골방, 우물 안 개구리 멘탈에 불과하다. 꼭 같은 이야기를 북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만일 입장을 바꾸어 북에서 그런 국제대회가 열렸고 여기 참석한 한국 팀이 태극기를 드는 데 대해 북측 사람들이 히스테리를 보인다면 어떻겠는가. 그 역시 아무도 받아들이지 못할 시대착오적인 넌센스가 된다.

이번에 나타난 ‘한반도기 40%, 태극기·인공기 50%’의 여론을 잘 읽어야 한다. 이는 냉전보수 세력의 ‘인공기 히스테리’를 한 판 개그로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나이브한 통일염원과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 한반도기는 남북 분단을 넘어서자는 통일 염원과 열정을 상징한다. 이 염원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녹여 한반도기 하나로 통일되기를 원한다. 반면 태극기와 인공기의 병존은 엄연한 현실, 한반도 두 국가(한반도 양국체제)의 현실을 상징한다. 한반도기 이전에 우선 태극기와 인공기가 존재함을 차분하게, 냉철하게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번 한반도기 논란은 정부 측에도 상황인식과 대응에 큰 공백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남북 동시입장, 한반도기, 단일팀 구성에 대한 국민 의식은 2000년대 초반과 크게 달라졌다. 이 변화를 단순히 퇴행이라 본다면 사태를 크게 잘못 읽은 것이다.

통일에 대한 열정, 막연한 민족감정만 가지고 마음만 앞서가려 하면 대립적 현실을 완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제는 남북이 엄연히 구분되는 두 개의 나라가 되었고 각자가 서로 구분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 되자는 열정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분단체제라는 옛 게임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 새 게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남북 상호 확실히 인정하는 것이 한반도 양국체제 정착의 출발점이다. 그럴 때라야만 남북 간 엄존하는 상호 안보 위협에 대한 현실적 대처와 조절·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최소한 남북 주도로 이 위기를 합당한 수준에서 관리해갈 수 있다. 그래야 남북 공동의 안정과 번영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동북아시아에 어둡게 드리운 세계전쟁의 발발 가능성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수, 2018/01/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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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사정위원회라는 협의기구의 재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한국사회가 불평등이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는 과정 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지하고 역전시키는 일에 노사정위라는 조직이 제대로 된 역할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사회는 규모별 산업별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부의 편중도에 있어서도 미국과 더불어 최악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진보적 조직인 민주노총이 참여를 거부해서 노사정 기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 이는 문제를 너무 순진하게 표면적으로만 파악하는 것이다.

협력적 코포라티즘은 사민주의 오랜 투쟁의 역사를 가진 유럽의 전통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를 한 번의 결정으로 손쉽게 한국사회에 적용하는 것에는 애당초 무리가 있었다.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더하여 노동조직률이 과반을 넘어 다수를 점하고, 혹은 노동조직률이 저조하더라도 협약의 적용이 일반 법률적 효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치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노사정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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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13일 노사정위원회 앞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노사정위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진: 금속노동자).

노사정 개념, 4차산업혁명기에 유효한지 의문

또한 유럽의 노사정 개념은 70-80년대의 경제적 위기와 평생직업을 전제로 한 제조업 중심의 2차산업을 배경으로 태동한 것으로, 산업구조와 직업군의 형태를 전혀 달리하는 4차산업의 진입기에 있는 2018년 현재에도 유효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지는 모르겠으나 2000년이후 유럽사회에서 노사정 조직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미래의 산업과 직업의 형태는 평생직업이 무의미한 것으로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조차 정규직이라는 형식 역시 산업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상황의 조건에 따라 실제적으로 계약직 형태로 전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문턱과 구분을 없애고, 일생을 주기로 보장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과 기본소득 도입 등 국가 단위에서 일반적인 공정성과 보편적인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적 주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사회는 개별 단위 노사간의 이해적 조정보다는 국민 전체를 범위로 삼는 종합적이고 일반적인 합의와 정책적 결정이 요구되면서, 한 축에서는 헌법에 의해 선출된 직업정치 영역이 헌정적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축에서는 일반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역동적인 정치적 합의와 해결이 이루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한국의 노사정 구성은 민간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공공부문의 경제 운용주체와 협상 파트너로서 참여하는 노동자대표 집단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으로 이뤄졌다. 주로 국민소득 분포상 상위층 10%를 차지하는 이익집단들로 이루어진 협의(峡意)적 성격을 지닌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독점적이고 특혜적인 대기업과 공기업의 범주적 반영으로서 기득권 체계 내에 위치하고 있다. 양대 노총이 사회 현안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며 문제해결적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처해 있는 위치 때문에 명백한 이해중심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상위 10% 이익집단들로 이뤄진 한국의 노사정 기구 

한국사회의 주요한 미래 과제는 60년대 이래 개발독재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진 모든 강제적 특혜적 조치와 90년대 이래 한국사회를 쥐어짠 외부적 상황 조건에서 형성된 온갖 형태의 수탈적 기득권 체계를 동결하고 해체하여 가면서, 기존에 형성된 독과점적 형태와 대규모 제조업 중심의 경직된 강성의 산업구조를 참여와 협력 그리고 혁신과 공유를 중심으로 한 연성적 조직으로 보완하고 점차적으로 대체하여 가는 것이다.

동시에 강력한 혁신기제의 작동과 사회적 협업 경제의 확산을 통해 사회의 변방에 위치하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 그리고 광범한 반실업군을 진일보한 산업경제의 역동적 활동영역으로 재구성하고 편입 과정을 통해 포용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연대라는 소중한 가치개념 위에서 사회경제운용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노사정의 핵심구성인 재벌기업과 공기업뿐만 아니라, 합의 대상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이 이미 구축된 자신들의 기득권적 특혜를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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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 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사진: 연합뉴스)

한국사회 부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1.0% 미만의 재벌 및 대기업과 상류층은 유연안정성의 전제 조건인 사회안전망의 기초재원이 될 자산 및 노동 소득의 누진적 조세와 상속세의 강화, 보유세를 포함한 토지 조세제의 도입을 수용해야 한다. 광범한 조세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적정한 유연 안전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재원을 GDP의 9% 수준인 현재 조건에서 최소 22-25 %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여 사회 안전망 성격의 공공지출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사회의 현실을 감안하여, 50% 중반대에 머무는 노동소득분배율이 향후 10년안에 현재보다 10% 이상 높아지도록 연연히 임금인상에 적극적인 협력을 다해야 한다.

한편에서 노동귀족으로 불리는 양대 노총이 자신들의 이해를 넘어서서 전반적인 사회연대임금을 실현하고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자신들의 임금을 동결하면서 여유분으로 하청과 비정규직 임금이 동일임금 수준으로 인상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예컨대 개별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대학등록금 지원 등 과다하게 편중된 기업복지를 폐기하고 시민사회 속에서 일반적 형태의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고 확대하는 데, 그리고 제2의 임금이랄 수 있는 다양한 생활조건의 일반적 개선을 위해 전조직(全組織)이 사활적 투쟁을 결의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경제의 단위로서 개별 기업과 조직의 성과는 개별 기업의 재무적 주식 소유자만의 과다한 부당이득으로 또는 소속 개별 노동자들에게 보상적 수당방식 이상의 편익으로 제공되어서는 안되며, 당연히 재투자와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과정을 통하여 전국민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되어야 한다. 기업은 국민경제라는 환경 및 조건과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하고 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 현안적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기구 될 수 있어 

위에 언급한 시대적 과제를 현재의 노사정 구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냉정한 판단이다. 물론 노사정 조직 나름대로 사회적 순기능 역할이 있을 수 있고 노사간의 현안적 어젠다를 해결하는 형식논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의 주요한 미래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현재의 노사정 구성원들은 오히려 제3자적 혹은 이해충돌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존재양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개별적 조직은 개별적 이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노사정 구성은 유럽 역사에서 보여준 미래지향적 코포라티즘의 협력이 아니라, 자칫하면 현안적 이해관계에만 집착하는 기구가 될 공산이 매우 높다.

따라서 노사정 조직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이를 외부에서 강제하고 압박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보완 내지는 대체의 형식으로 중국 양회의 하나인 인민정치협상회의의 전신으로 알려진 직업대표자 제도와 일반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하나로 공론적 민회라는 형태의 사회적 협의기구를 별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업대표제는 1차대전 직후 유럽에서 정당의 구역대표로 구성되는 국회가 소수 권력자와 자본가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것에 절망하여 그 대안으로 설계된 새로운 민의기관 구성방안이다. 각 직업단체별로 해당 분야 종사자가 자기 대표를 직접 선출하여 국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역사교육과 유용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세기 초 중화민국에서도 정당 중심의 국회가 군벌과 권력자들의 들러리로 전락하자 직업대표제 방식의 새로운 민의기관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일본과 한국의 지식인 중에도 이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본가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 교육자, 과학기술인,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여성, 전문가 …. 등 각종 직업/직능의 대표가 해당 분야 인구수에 비례하여 다양하게 참여하는 민의기관이라야 비로소 진정한 민의를 대표할 수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양대의 하나인 인민정치협상회의는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성립된 여러 사례 중 하나이다 (자세한 것은 유용태 저, <직업대표제, 근대중국의 민주유산> 및 <녹색평론> 2018년 1-2월호 참조).

일국양제 상황 속에 있는 홍콩 역시 자신들의 이해를 방어하기 위하여 1985년부터 직업대표제를 입법국 의회에 지역대표제와 병행하여 5 : 5 비중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다.

 직업대표제,  상원적 비례대표 기능 필요

직업대표제는 자본과 노동만의 단순한 대립항 영역을 넘어 사회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영역과 직능을 포괄 참여시킴으로써, 소수가 전횡하는 위험을 배제하고 다양한 이해들이 종합되면서 만능적 대표기능을 견제하고 다의적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노사정 내 발생할 수 있는 편협한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소선거구의 종다수자 독식 폐해 속에 갇혀 있는 한국국회 선거제의 만성적 고질병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검토할 가치가 매우 높다. 예컨대 새로운 상설기구적 민의기관으로 직업대표제에 국회의 상원적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현재의 구태의연한 의회를 견제하고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당별 명부제를 통한 비례대표 확대방안이 투표의 등가성과 다당적 다원주의를 강화시킬 수 있다면, 직업대표제를 통한 상원적 비례대표 기능은 직능 직역적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기에 한층 진일보한 형태로 작동할 수 있으며, 활동이 검증된 시민단체들의 참여도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미 신고리 5-6호기 계속 여부를 결정한 공론화 위원회의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다. 기울어진 조건과 제한된 시한 속에서 진행되었던 상기의 불충분한 경험을 토대로 하여 민회적인 시민의회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노사 조직간 그리고 개별적 기업과 산업 단위에서 처리할 수 없는 주요한 사회경제적 일반 이슈를 추첨방식의 무작위로 선출한 적정규모의 시민대표들이 사안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 정도의 기간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 구체적 정보에의 접근, 토론과 숙의, 검토와 비판을 반복하면서 결론을 내는 방식이다. 사안과 필요에 따라서 시민의회의 결정으로 바로 실행할 수도 있고 이를 다시 국회의 재의결 또는 국민투표로 최종적인 판단과 집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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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의 도입은 촛불시민혁명을 이행하는 주요한 실천이자 개혁적 협치가 어려운 현재의 모순적 의회구도를 극복하는 비장의 방책이 될 수 있다.

촛불 시민, 어느 나라보다 민회 운영 역량 갖춰 

촛불시민혁명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민회적 시민의회를 시행할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 할 수 있으며, 한 걸음 더 나가면 시민의회의 도입이야말로 촛불시민혁명을 이행하는 주요한 실천이자, 이명박근혜의 수구적 시대의 산물로 여전히 사사건건 한국사회의 전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쓰레기 집단인 극우 야당과 과대망상적 대통령 병에 걸려 정치 현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집단을 무력화시키고, 개혁적 협치가 어려운 현재의 모순적 의회구도를 극복하는 비장의 방책이다.

기대하건대 비례성을 강화하는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행되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새로운 시대의 정치가 열릴 때까지 헌정의 질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시민의회(공론화 위원회)와 국민투표적 방식을 시시때때로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이는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촛불시민혁명의 뜻을 이어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노사정 조직과 병행하여 직업대표제와 민회적 시민의회를 도입함으로써, 구태의연한 한국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한국사회의 소외된 다양하고 다의적인 의견들을 수렴해 내면서, 사용자 단체들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조직의 이해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를 안고 장기적 성장과 지속적 조건을 주도적으로 형성해 갈 수 있고,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 역시 편협한 개별적 이익에서 벗어나 지역과 부문별로 시민사회의 일반적 보편적 이해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면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

금, 2018/01/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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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높은 집값은 경제, 교통, 교육, 문화 인프라의 집적도가 다른 지역에 대해 비교불가의 우위에 있는 것에 따른 결과다.

송파구 소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들의 무한질주에 힘입어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으며 서초구가 3,700만원대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송파도 3.3㎡당 3,000만원 넘어…강남권 ‘그들만의 리그’ 되나, http://www.sedaily.com/NewsView/1RUAR58HV2) 하긴 강남구나 서초구에 소재한 아파트 단지들 가운데에는 매매가격이 평당 6,000만원을 넘어가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는 마당이니 그리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평당 매매가격 3천만원이라느니, 4천만원이라느니, 6천만원이라느니 하는 말이 실감이 잘 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34평 아파트 기준으로 평당 매매가격이 3천만원이면 매매가격이 10억 2천만원이고, 평당 매매가격이 4천만원이면 13억 6천만원이며, 평당 매매가격이 6천만원이면 20억 4천만원이다. 거의 모든 임금 소득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가격이다.
 
강남의 집값이 넘사벽인 이유
강남(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집값이 대한민국에서 단연 높은 건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뚫으며 제3한강교(지금의 한남대교)를 건설한 이래 강남이 대한민국 발전의 축(박정희 이래 대한민국의 주된 발전축선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선이다)이었기 때문이다. 영동(지금으로선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지만 강남은 개발 초기에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의 ‘영동’이라 불렸다) 개발은 허허벌판에 이루어진 탓에 계획적인 도시설계와 개발이 용이했다.
 
무계획적인 강북과는 완연히 다른 출발을 한 강남은 경제, 교통, 교육, 문화 인프라의 집적도가 비교불가의 우위에 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강북에 전부 위치하던 경기고 등 명문고의 강남으로의 대거 이전, 입시학원의 대명사 대치동으로 표상되는 학원인프라, 강남을 거미줄처럼 훓고 지나가는 지하철 노선(강남을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은 2호선, 3호선, 7호선, 9호선, 분당선이 있는데 강남 전역을 커버하며 빈틈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다) 등이 있다.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축인 경부축선의 출발선이라는 지리적 축복, 계획도시로서의 이점, 역대 정부들의 강남에 대한 아낌없는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 투자 등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강남에는 기업과 일자리가 넘쳐났다. 일자리와 교통과 교육이 대한민국에서 압도적 일등인 강남의 집값이 넘사벽인 건 당연한 일이다.
 
기운 빠진 강남에 기운을 불어넣은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최경환
 한데 강남의 집값이 지금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된 건 의외로 오래된 일이 아니다. 강남의 집값은 전세계적 유동성 과잉과 김대중 정부의 무차별적 부동산 규제 철폐에 힘입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해 노무현 정부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2007년 최고점(2007년 1월 강남구 평당 평균 매매가 3550만원, 서초구 2883만원, 송파구 2596만원)을 찍었다. 이 시기의 강남 아파트가격의 폭주는 정말 기록적인 것이었으며, 이 무렵 강남은 ‘그들만의 리그’로 자리매김한다.
 
한편 ABR(Anyting But Roh)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아래서도 생존한 몇 안 되는 노무현표 부동산 시장 질서 유지 대책(대표적인 것이 LTV 및 DTI관리, 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 등이다)과 전세계적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강남도 크게 하락했다. 그후 서초구가 2016년 가을경 전고점을 먼저 회복했고 2017년 초쯤 강남구와 송파구가 전고점을 회복한다. 그리고 지금 강남은 명목가격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흔히 강남불패라고 알려져 있지만, 강남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심지어 2011년 같은 경우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2% 하락한 데 비해 강남.송파.강동구는 3.41~4.69% 하락해 낙폭이 훨씬 컸다. 뿐만 아니라 2012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6% 하락하며 휘청거리는 동안 강남구는 무려 9.46%,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는 7~10%가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안긴 바 있다. (강남 아파트는 부동산 불황도 피해갔을까?,http://land.naver.com/news/newsRead.nhn?type=headline&prsco_id=366&arti_id=0000395427)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데다 가격도 싼, 그래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구나 부산이나 광주 같은 지역들은 2010년 이후 투기광풍이 불었고 가격도 폭등했다. 심지어 대구 수성구 같은 경우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가 2천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부동산 시장은 2010년 무렵부터 비교적 근년까지 시장의 유휴자금이 돈 되는 곳을 찾아 대구, 부산, 광주를 훓은 후 2014년 무렵부터 강남과 서울로 집결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물론 투기세력과 유휴자금이 강남과 서울 등으로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는 LTV 및 DTI 완화, 재건축 관련 규제 형해화를 골자로 하는 ‘초이노믹스’였다. 그리고 빚내 집 사라는 최경환과 함께 부동산 경기 올인 및 투기심리 부추기기에 열중한 이명박과 박근혜의 노력도 강남 집값 상승의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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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 형성사를 담은 황석영 작가의 소설 ‘강남몽’.

 
강남을 ‘그들만의 리그’로 놔두라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2000년대 초반과 완전히 다른 것처럼 강남도 2000년대 초반의 강남과는 다르다. 경제, 교통, 교육, 문화 등의 인프라의 타지역에 대한 압도적 우위와 그 결과로서의 압도적 집값은 강남을 다른 지역과 구별짓는다. 강남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만큼 문재인 정부도 강남은 다르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강남 집값과 씨름할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대신 문재인 정부는 정부와 공공이 만들어낸 강남이라는 가치를 향유하려는 사람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으면 된다.

지금 강남시민들의 대부분은 정부와 공공이 만든 가치를 무임승차에 가깝게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건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리딩하는 강남시민들도 그닥 원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보유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을 통해 강남 시민들이 누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청구해야 옳다.

물론 보유세와 양도세 그리고 임대소득세의 현실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본격적 시행은 강남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만큼 강남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다만 강남시민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에 사는 것에 걸맞게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타지역에 사는 시민들보다 보유세 등을 더 납부하게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강남시민들이 늘어나는 보유세 등의 부담을 흔쾌히 받아들일 공동체의식과 분별력을 지녔을 것이라고 믿는다.
 
2000~2007년의 1단계 점프와 2014~2017년의 2단계 점프를 통해 이미 강남은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우린 그걸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도 이제 강남 집값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는 게 좋겠다. 문재인 정부의 관심사는 강남이 누리는 서비스에 상응하는 비용을 강남이 납부하게 하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금, 2018/01/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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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돼 특정 단지의 경우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최대 8억 4천만원에 달할 것이란 소식에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조금만 정확히 알면 호들갑을 떨 일도, 저항할 일도 아니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1.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을 공공과 소유주가 나누는 것

먼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초과이익을 공공이 소유주와 나누는 것 뿐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의미 있는 부담금을 납부할 단지들은 거의 전부 강남에 위치한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 규모가 다른 지역 보다 압도적인 건 강남의 교통, 교육, 경제, 문화 인프라가 단연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남의 우월한 인프라는 전부 공공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공공이 만든 인프라로 인해 발생한 재건축초과이익을 공공과 소유주가 분점하는 건 지극히 정당하다.

부담금 최고 8억 4천만원이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재건축초과이익(재건축 아파트 준공 후 가격-재건축 추진위설립승인 당시 공시가격 및 개발비용-주변 집값 평균상승액=재건축초과이익)이 17억도 넘는다. 부담금을 내도 10억원 가까이 남는 것이다. 억울하거나 분할 일이 아니다.

2.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재건축추진조합과 비대언론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조합원간의 형평성 및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로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다.

재건축 추진 주택을 소유한 시점에 따라 조합원 간의 개발이익의 규모가 다르겠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2006년부터 만들어져 제대로 시행도 못해 보고 유예만 됐던 제도로 작년으로 유예기간이 끝나 올해 시행이 예정됐던 제도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투기목적으로 조합원이 된 사람들이 형평성 운운하는 건 우습다. 또한 부담금은 특정개인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부담금 총액을 계산해 해당 단지에 총액을 부과하고, 그 총액을 조합원간에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조합에서 결정할 사무에 불과하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가 합헌이라고 94년 토지초과이득세제 케이스와 2008년 종부세 케이스에서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 한편 재건축초과이익환제는 양도소득세와 과세의 목적과 대상, 과세 방법 등이 상이해 이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재건축 추진을 어렵게 해 강남집값이 더 뛸 것이란 주장에 대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재건축을 어렵게 하고, 재건축이 어려워지면 강남에 주택을 추가공급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 봉쇄되는 것이라 추후에 강남집값이 더 폭등할 것이란 주장은 곡학아세에 가깝다. 단적으로 재건축관련 규제가 무너진 채로 남아있던(즉 공급이 여의치 않던 시기)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강남재건축 시장은 침체상태였지만, 최경환이 재건축가능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즉 시장에 공급물량 대거 늘어나게 됨)하자 오히려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이 폭등한 사례를 봐도 재건축 공급물량 축소와 가격폭등 사이의 상관관계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간 분당, 판교, 위례 등 강남대체지를 부지런히 공급했지만 강남집갑은 계속 올랐다. 요컨대 강남집값 상승의 실체는 투기적 가수요이며 보유세 등을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눅이는 게 해법이지 공급확대가 해법일 순 없다.

월, 2018/01/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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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변신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변신의 강도와 폭에서 안철수에 필적할 사람은 찾기 어려울만큼 안철수의 변신은 충격적이다. 안철수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남권 아파트값 폭등과 관련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시즌2”,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의 데자뷰가 12년 만에 펼쳐지고 있다”, “강남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일주일새 호가 1억씩 오르던 2005년같은 집값폭등으로 부르는 게 값”,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동안 6차례 발표한 대책들은 하나같이 조롱거리가 됐다. 오히려 정부가 뭔가 하면 기다렸다는 듯 집값이 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맹타했다. 

¡¼¼­¿ï=´º½Ã½º¡½ÀÌ¿µÈ¯ ±âÀÚ = 17ÀÏ ¿ÀÀü ¼­¿ï ¿©Àǵµ ±¹È¸ ±¹¹ÎÀÇ´ç ´ëÇ¥½Ç¿¡¼­ ¿­¸° ÃÖ°íÀ§¿øÈ¸ÀÇ¿¡ Âü¼®ÇÑ ¾Èö¼ö ´ëÇ¥°¡ ¹ß¾ðÇϰí ÀÖ´Ù. ¾È ´ëÇ¥´Â "°¡»óÈ­Æó °ü·Ã ÃѸ®-°æÁ¦ºÎÃѸ®-±Ý°¨¿øÀå ´ë·Î µ¹Ãâ¹ß¾ðÀ» À̾°í ÀÖ¾î Á¤ºÎÀÇ È¥¼±ÀÌ ¿©°ú¾øÀÌ Ç¥ÃâµÇ°í ÀÖ´Ù" ¸ç "°¡Àå ±Ùº»ÀûÀÎ ¹®Á¦´Â Çö Á¤ºÎ¿¡¼­ °æÁ¦Á¤Ã¥ ÄÁÆ®·Ñ Ÿ¿ö°¡ ºÒºÐ¸íÇÏ´Ù"°í ºñÆÇÇß´Ù.2018.01.17.   20hwan@newsis.com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은 실망스럽게도 부동산메인스트림과 토건족과 비대언론의 호민관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사진:뉴시스),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안철수는 강남아파트값 폭등 원인을 “8.2 대책에서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만들더니 아파트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돌린다고 한다”며 “재건축 규제나 초과이익환수제가 단기수요는 줄일 수 있으나 결국 재건축아파트 품귀현상을 낳고 강남 새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안되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며 현실과 정반대되는, 그러나 토건족과 비대언론, 메인스트림의 구미에는 정확히 부합하는 진단을 내놓은 후 “수요 억제에만 머무른 정책을 공급 확대로 전면수정하고 강남 외 지역 주거인프라 개선에 바로 나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헐~안철수 “강남 집값 폭등은 공급부족 때문”,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53631)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지극히 정당한 제도라는 점에서, 재건축 연한 정상화는 최경환 등이 투기를 일으킬 목적으로 줄인 재건축 가능연한을 원상태로 복원시킨다는 점에서, 강남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판교 케이스가 보여주듯 투기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공급확대정책은 오히려 투기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강남아파트 가격 폭등에 대한 안철수의 진단과 처방은 전적으로 그르다. 

안타까운 건 메인스트림과 토건족과 비대언론의 호민관 역할을 자임한 안철수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에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가 대선 당시 발표한 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보면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공하는 경제’라는 경제공약 중에 ‘서민과 실수요 중심의 주거정책’이 나온다. ‘서민과 실수요 중심의 주거정책’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및 임대차 시장의 힘의 비대칭성 해소’, ‘토지보유세 정상화 및 공평과세’,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구체적인 정책수단으로 삼고 있다. 안철수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기존의 토건주의, 소유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토지가치의 공유, 사용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라는 의미다.

적어도 2012년의 안철수는 토건주의 혹은 부동산 공화국의 포로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한데 지금의 안철수는 투기공화국의 옹호자, 지주들의 호민관이 된 느낌이다. 안철수의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안철수의 속마음이 원래 그랬는지는 안철수 본인만 알 것이다.  

 

 
목, 2018/02/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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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CGTN (China Global TV Network)에 최근 실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일고 있는 남북 화해 분위기, 북한 측의 의도,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우호적이지 않는 태도 등에 대한 기사다. 번역문과 영문 원본을 전재한다.(다른백년 편집자)

 

조선인민공화국은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핵 항모전단을 파견함으로써 평양과 서울의 화해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수요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남북대화가 바람직한 결과를 맺고” 있지만, 워싱턴은 “남북이 함께 평화를 계획하는 시점에 한반도 인근에 핵 항모전단을 비롯한 전략자산을 전개함으로써 고의적인 상황 악화를 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리용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준비 중이며, 2월과 3월에 걸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 남한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상은 유엔 안보보장이사회가 남북 화해 과정을 환영하고 “주변 국가들”이 이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평양이 보내는 “상반된 신호”

평양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1년의 긴장 이후, 북한과 남한은 1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대화를 오랜만에 가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한 양측의 합의에 따르면, 북한과 남한의 선수단은 다음 주 금요일 개막행사에 함께 입장하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여 올림픽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목요일 북한 선수들이 남한의 도시 강릉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에 도착했고 인공기를 내결었다.

또한 140명 규모의 북한 삼지연 오케스트라는 남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평양의 대화 제안 의도를 의심하여 왔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서울과 워싱턴의 이간을 시도한다는 우려 속에서, 지난 화요일 백악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을 올림픽에 참석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간질”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 미국 언론은, 평양이 동계올림픽 개막을 단 하루 앞둔 다음 주 목요일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포함하는 건군 70주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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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싱크탱크 차하얼학회(Charhar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왕총(Wang Chong)은 북한의 동계 올림픽 참가와 열병식 준비에 관해 언급하면서, 평양이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를 상대로, 북한이 “평화를 애호하는 국가”이지만 동시에 자국 주민들 앞에서 “체면이 구겨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셉 윤(Joseph Yun)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목요일 핵무기를 둘러싼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여전히 고려되고 있지만 워싱턴의 군사 옵션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DPRK: US is ‘disturbing’ inter-Korean reconciliatio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has accused the United States of “disturbing” the reconciliation process between Pyongyang and Seoul, by sending nuclear powered aircraft carrier strike groups in the vicinity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letter sent to UN Secretary General Antonio Guterres on Wednesday, DPRK’s Foreign Minister Ri Yong Ho said “good results are borne in the inter-Korean dialogue,” but Washington is “seeking to intentionally aggravate the situation by introducing the strategic assets including nuclear powered aircraft carrier strike groups into the vicinity of the Korean Peninsula at a time when north and south of Korea are charting a course of peace together.”

Ri accused the US of preparing for “preemptive strike” against the DPRK and planning to conduct a large-scale joint military drill with South Korea, after the PyeongChang Olympic and Paralympic Winter Games in February and March.

The DPRK’s foreign minister called on the UN Security Council to welcome the process of inter-Korean reconciliation and discourage the “neighboring countries” from undermining it.

Pyongyang’s ‘mixed signals’

After a year of tensions on the peninsula over Pyongyang’s nuclear weapon and missile program, the DPRK and South Korea conducted rare talks in January to facilitate the DPRK’s participation in the PyeongChang Games.

According to the agreement between the two sides that has been approved by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 delegations of the DPRK and South Korea will march together at the opening ceremony next Friday, and the two sides will form a united women’s ice hockey team to compete in the Olympics.

On Thursday, the DPRK’s athletes arrived at the Olympic Village in South Korean city Gangneung, where the DPRK’s national flag was raised.

In addition, the DPRK’s 140-member Samjiyon Orchestra will hold two concerts in South Korea.

The US, however, has been suspicious about Pyongyang’s motives behind its overture for talks. Amid concerns that DPRK leader Kim Jong Un is trying to drive a wedge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US President Donald Trump has decided to send his deputy Mike Pence to attend the games to prevent the DPRK from “hijacking” it, a White House official said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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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nwhile, multiple US media outlets have reported that Pyongyang is planning to celebrate the 70th founding anniversary of its armed forces with a massive military parade next Thursday, just one day ahead of the opening of the Winter Olympics.

Commenting on the DPRK’s participation in the games and its plan to stage the military parade, Wang Chong, a senior fellow from Chinese think tank Charhar Institute, said Pyongyang is “sending mixed signals”. The country wants to tell the world that it is a “peace-loving nation,” but at the same time it does not want to “lose face” in front of its own people, he added.

Joseph Yun, US special envoy on the DPRK, said on Thursday that all options remain on the table for solving the nuclear standoff, but he does not think Washington is “close to” the military option.

월, 2018/02/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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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가 북한에 대한 이른바 ‘코피(bloody nose)’ 타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한 것 때문에 주한 미국 대사 내정이 철회됐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이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빅터 차(Victor Cha)가 트럼프 백악관과의 논의에서, 북한에 대한 이른바 “코피(bloody nose)” 타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그 결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설이 한국 주류 언론을 도배하여 왔다.

그러나 지극히 기본적인 조사만 해 보아도 이런 설명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드러난다. 또한 빅터 차가 세련되고 신망 높은 북한 전문가라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다.

우선 그는 지난 1년간 완전히 침묵을 지켰다. 미국이 먼저 도발 당하지 않더라도 북한을 (핵무기를 포함하여) 공격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공언하고, 자신의 외교 방식에 따라 여러 조치를 취하면서 국무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대다수 고위 외교관의 사직 혹은 해고를 불러왔던 지난 1년간 말이다. 또한 그는 트럼프가 내뱉은 노골적인 인종주의적 발언과 법무부 권한의 불법적 행사에 관해서도 침묵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중대성을 따져보도록 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는 여타 대사직도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상 동아시아와 세계 주요국의 대사직은 채워졌다.

더군다나 트럼프가 거의 매주 북한을 언급하며 이를 가장 중요한 안보 이슈라고 말해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례함이 명백하다.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음은 물론 상원 외교위원회의 지명 절차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단한 모욕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불가사의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모독 행위에 침묵하고 있다. 한국 주권을 소리 높여 옹호해야 할 보수는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에 맹목적으로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보를 공격한다.

에드윈 모건(Edwin Morgan)을 워싱턴으로 돌려보낸 이래, 한국에 미국 대사가 이렇게 오랜 기간 부재했던 적이 없었다.

잠깐! 에드윈 모건이 누구인가?

이전에 미국 대사의 교체가 이렇게까지 지연되었던 경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가 고종의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합병되는 상황을 외면하고 엘리후 루트(Elihu Root) 국무장관에게 명령하여 1905년 11월 24일 에드윈 모건 대사에게 전문을 보내 “철수하여 미국으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이다. 이후 차기 미국 대사로 한국에 부임한 사람은 존 무치오(John Muccio)였다. 그로부터 45년 후의 일이다!

이번에는 한국이 식민지가 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미국과의 관계는 명백하게 격하되었다. 한국을 참으로 정중한 방식으로 박대하고,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심지어는 한국이 아무런 목소리도 낼 수 없는 미국의 안보정책을 따르라고 요구까지 하는데도 충실한 동맹국으로 행동하도록 강요되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코리아 패싱”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번드르르한 언사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데 대사직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기꺼이 감내하려는 빅터 차를 외면한 배후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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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담당 디렉터로 활동하며 자신의 이름을 많이 알렸다.

이 상황에 대한 가장 섬뜩한 설명은 군부의 어떤 파벌이, 누가 어떤 생각을 하건, 군사 충돌을 강제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가 이 절차를 공개적인 논의에 부쳐 방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위험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것이 불가피한 결론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설명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행정부 안의 누군가가, 트럼프에게서 물러나도록 할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빅터 차에게 전달했고 이에 따라 후보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 전체의 군사화 추세

큰 틀에서 보자면, 빅터 차의 지명 실패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민간 통제가 끝났음을 의미하며, 이는 연방정부 전체의 군사화라는 커다란 추세의 일부이다.

실제로 외교의 군사화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및 여타 지역에서 상당 기간 진행되어 왔다. 중동 주요국의 미국 대사들이 연회에 사용할 새우를 튀길지 아니면 삶을지를 제외하고는 발언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트럼프 내각과 연방정부에 임명된 전례 없이 많은 숫자의 전직 군인을 통해서 군사화 과정이 최고점에 이르렀음을 목도하고 있다. 예컨대 연방정부의 경우 육군 장군 출신의 마크 인치(Mark Inch)가 연방교도국(Federal Bureau of Prisons) 책임자에 임명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1월 미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장으로 해병대 장군 출신의 존 알렌(John Allen)이 임명된 것을 보라. 브루킹스연구소의 전임 소장은 스트로브 탤벗(Strobe Talbott)으로, 그는 (그의 견해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최고의 교육을 받은 유능한 민간인이었다. 탤벗의 전임 소장은 유능한 외교관이었던 마이클 아마코스트(Michael Armacost)였다.

빅터 차가 민간의 통제를 옹호한다거나, 미국 헌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하는 인물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다수의 불법행위를 거리낌 없이 외면했고, 그 당시부터 북한이 합의를 붕괴시킨 주요 원인 제공자라는 소설을 퍼뜨렸다.

“있을 수 없는 국가 : 북한의 과거와 미래(The Impossible State: North Korea, Past and Future)” 등 빅터 차의 저서들은 북한이 다른 어떤 곳의 어떤 국가와도 다르다고 시사하면서 북한에 관한 공상적인 이미지를 세상에 내놓았다. 노골적으로 환원주의적 관점은 아닐지라도 재미있는 공상과학소설에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다.

더욱이 지난 15년에 걸친 빅터 차의 승승장구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 준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위상 하락과 분리할 수 없다.

이 연구소는 한때 국제관계 분야에서 지극히 유용한 정보의 제공자였지만, 이후 국가 기능과 외교 및 안보의 민영화를 관리 감독하는 컨설팅 회사로 축소되었다.

12년 전에는 필자 같은 아웃사이더도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 발표자로 초대되곤 했다.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연구소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곳이었다.

미국 외교정책의 두 거물이 상호작용 함으로써 균형이 이루어졌다.

한편에는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있었다. 키신저는 외교와 안보를 사기업화 함으로써 거대한 부를 일군 인물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를 활용하여 자신의 키신저 협회(Kissinger and Associates)로 계약을 빨아들였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냉소적인 정치인 중 하나였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의 친분을 통해 권력, 돈, 더 많은 돈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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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헨리 키신저(왼쪽)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그러나 이 연구소는 이제 국가 기능과 외교 및 안보의 민영화를 관리 감독하는 컨설팅 회사로 축소돼버렸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가 있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보좌관을 역임한 브레진스키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분명 개방적이었지만, 자신을 학자이자 공복으로 여겼고 부나 좇는 사람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필자가 글을 통해 브레진스키를 옹호할 때면, 일단의 사람들로부터 혹독한 공격을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대실패를 설계한 사람이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를 응징했던 완고한 냉전의 선봉장으로 브레진스키를 바라보는 사람들로부터였다.

브레진스키에 대한 이러한 평가에 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필자의 경험은 대단히 다른 것이었다. 브레진스키가 정치적 핍박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굳이 나서는 일을 여러 차례 목격했고, 이란과의 전쟁으로 몰아가는 움직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보았다.

안보정책에서 기후변화의 중요성에 관한 필자의 제안에 대해 브레진스키가 여러 차례 세세한 내용의 답장을 써 보내곤 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며, 또한 진지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서려고 했다.

브레진스키가 병든 이후 그리고 작년에 작고한 이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엄청난 추락을 경험했다. 군사 분야 계약자들과 외국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점차 주도하게 되었다. 나아가 연방정부의 안보 및 외교 기능이 이른바 사실상 정치 컨설팅회사의 외주에 점차 의존하게 되었다.

필자는 가끔, 쏟아지는 정책적 혼선의 와중에 트럼프가 부상하게 된 요인이 상당 부분 브레진스키의 사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빅터 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낳은 인물이고, 아마도 그는 키신저의 지원이야말로 자신이 지닌 비장의 무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제도적 기초는 너무나도 부패한 상태이고, 분파들 사이의 충돌(FBI와 CIA의 충돌이 되었건, 백인 민족주의자들과 국제주의자들의 충돌이 되었건)이 점점 심각해져 이제는 심지어 빅터 차와 같은 인물도 쫓겨나고 있는 판이다.

이는 술집에서의 싸움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모두가 난투에 휩쓸린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여전히 싸움질을 하고 있는 이들은 가장 거칠고도 비열한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결정에 인종주의적 요소가 작용했다고 가정하는 것도 비합리적이지는 않다. 빅터 차는, 만일 자신이 대사직을 차지할 수 있다면, 스스로는 현명치 않다고 생각하는 많은 행위들을 그냥 현명한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여전히 충성스럽고 가장 민감한 결정에 관해 조언하는 군부와 지역 정치의 분파들은 아직도 깊은 외국인 혐오에 빠져 있다.

이들 중에서, 미국에 대한 궁극적 위협이 멕시코인들이 아니라 아시아인과 유대인이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화, 2018/02/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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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동맹의 함정(Fragile Alliance Trap, FAT)”이라는 개념은 하버드 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이 만든 것이 아니다. 허약한 동맹의 함정을 알아챈 고대 그리스 전략가들이 아마도 있었겠지만, 이 개념은 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 개념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 관한 경고보다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와 향후 전개될 미래 상황에 더 적합할 지도 모른다.
 
최근 비관적 전망이 널리 퍼졌다. 워싱턴과 서울의 정부는 우유부단함을 심각하게 노출하고 있다. 1월의 서울 방문은 북한 가수 현송월을 “록스타”로 만드는 지나친 대접으로 시작해서, 북한의 마식령 훈련장으로 남한의 스키 선수들을 태우고 간 여객기에 대한 굴욕적인 대접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남한의 혼란스러움에는 미국의 누구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에 관한 오해, 그리고 평창 외교에 관한 근거 없는 기대가 포함된다. 남한이 지닌 가장 귀중한 자산이자 정말 오랜만에 손에 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반복적으로, 선제적으로, 그리고 심각하게 포기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비일관성은 새로운 남북대화에 관한 가식적이고도 마지못한 지원에서 시작한다. 미국은 이제 항복을 강요하는 전략으로 북한을 공개 압박한다. 실질적인 외교 옵션이 전혀 없고, 근본적인 문제의 일시적 해결책에 관한 생각조차 전혀 없다.
 
만일 서울이 남북대화의 운전대를 잡고 상호합의를 이루어 낼 일말의 기회라도 가질 수 있으려면, 당장이라도 제재와 군사훈련을 일시 중지할 능력을 지녀야만 한다. 이를 위한 유엔과 미국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면 (지지를 끌어 낼 논리는 충분하지만), 남한은 제재와 군사훈련의 일시 중지를 일방적으로 천명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남한은 스스로의 손발을 묶어버리는 심각한 결과에 이른다.
 
미국의 전략, 그리고 미국의 외교 능력 부재를 고려한다면, 남한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 않다. 이번에 찾아온 기회의 문이 그대로 닫히도록 내버려둔다면, 한반도 관계 회복은 아마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며, 훗날 언젠가 또 다른 남한 정부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이러한 시도를 해야만 한다. 성공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9개월 전에 포기했던 레버리지의 상당 부분을 신속하게 회복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보는 일이 유용하다. 다른 정책에 관한 영향력에서, 트럼프는 과거에 이미 해결된 이슈에 관한 논쟁을 독점해 왔다. 대단히 과격하고도 파괴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이전의 성공적 합의에서 핵심이었던 북한 결의안의 경제 측면은, 공상 속의 “전쟁 계획”이 떠도는 동안에는 논의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측면이야말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핵심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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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시아경제)
제재와 군사행동은 실질적으로 유용하지도 않고 안보 측면에서 정당화되지도 않는다. 미국의 입장이 공허하다는 점을 드러낼 뿐이다. 빅터 차가 트럼프 팀에 합류하기에 너무 리버럴하다고 평가되었다는 사실은 트럼프 팀의 무능을 분명하게 확인해준다. 따라서 현 시점은, 남한 정부가 더더욱 미국에 맹목적으로 영합한다거나 자국과 한반도 및 주변 지역의 이익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올림픽이라는 계기는 남한이 자국의 동맹인 미국을 구해 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는 결코 작은 업적이 아니며, 많은 미국인들이 이를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더 큰 가능성이 존재할 수도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기는 하지만, 현송월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단독 만찬회동이 지니는 지정학적 의미는 대단히 클 수 있다. 말 그대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 사람이 가질 만찬회동의 웨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경우 특히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전략적으로 현송월을 배치함으로써, 이제 북한 핵무기가 대체로 한물 간 이야기가 되었다고 진지하게 주장할 수도 있겠다. 어떤 측면에서 그리고 대단히 중요한 측면에서, 현송월은 핵무기보다 훨씬 강력하고도 쓸모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지프 나이(Joseph Nye)는 현송월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권력 개념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하드 파워”, “소프트 파워”, 그리고 최근의 “샤프 파워”에 더하여, 현송월의 영향력은 “모피 파워(Fur Power)”라고 부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수, 2018/02/0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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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에 의하면 ‘워싱턴 룰’이란 것이 있다 합니다.

미국의 대외정책 기초로 군사우선주의를 채택하게된 배경을 지칭하는 용어로, 대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제적 질서의 규칙은 미국이 정한다.
  2. 규칙을 강제하기 위하여 전세계에 미군을 배치한다
  3.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는 미국이 경제적 군사적 응징을 가한다.

한반도의 현재적 군사충돌의 위기는 북한의 주체적 국가생존전략과 위의 언급한 워싱턴룰에 의거한 미국의 군사우선주의 간의 충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진행되어 온 북핵문제는 일방적 강압적 미국의 북한붕괴전략 때문으로 모든 일차적 책임이 미국에게 있습니다.

이것이 한반도 위기의 핵심이자 본질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군사우선주의와 북한붕괴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반도에 평화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도적 ‘한반도 운전자론’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군사우선주의에서 상호주의, 협력주의, 평화우선주의로 전환시키는 것이 요체입니다. 평화의 제전, 인류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은 이러한 펑화로의 반전의 계기를 제공하는 천우신조의 기회입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강력히 요청합니다. 자신의 상전이 한국대통령인지 미태평양사령관인지도 구분 못하는 송영무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 평창 이후 일체의 무모한 군사작전을 전개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고, ‘미국의 푸들’ 노릇만 하는 안보외교라인에 일대 쇄신을 가하여 평창 기간 동안 전세계 만방에 한국의 원칙이 주권외교 자주국방 민족우선임을 분명히 천명하고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야합니다. 한반도의 주인은 바로 우리이고 당연히 한반도의 미래와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 나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북한과 미국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평창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일체의 군사도박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 땅에서 핵을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나면 한반도만 사람이 살 수 없는 참혹한 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도 파멸하는 공도공멸(共倒共滅)의 길로 들어설 것입니다. 이미 국제적사회에서 외교적으로도 규범적으로도 고립되어 세계인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마당에 서로를 향한 전쟁노름은 양국 모두에게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살행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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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이후 ‘평화 로드맵’은 미국이 일체의 무모한 군사작전을 전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이미지: sbs).

우리가 소망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출구와 북미간의 평화협정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다시 말하면 92년 북미간에 합의한 제네바 협정 (Agreed Frame, AF)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 입니다. 문제는 이미 북한이 핵무장 강국을 선언한 현재 시점에서 위에 언급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과정의 경로에는 매우 세심하고 긴 호흡의 인내를 요구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략의 과정을 구상해 보면, 한미간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에 답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의 추가개발 중단 (freezing), 경제적 외교적 제재의 완화 조치에 응하는 북한의 IAEA 사찰 수용 (fact-finding), 제재의 해제와 대규모의 경제지원에 화답하는 북한의 대미 핵보복 능력의 최소수준으로 축소 (rolling –back), 마지막 단계로 북미간 평화협정체결 및 동아시아의 상호안전 및 평화기구 창설을 통한 북한의 핵능력 해체 (peace-making) 등 단계적 내용을 담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압박과 제재를 대신하여 역지사지하는 대화와 포용만이 평화로 가는 비밀스런 통로입니다.

월, 2018/02/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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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21일(수), 오후 2시~5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전쟁의 세계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백년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백년포럼에서는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가 사회자로 진행을 하고,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미셀 초서도프스키 교수의 발제에 대해 박순성 교수(동국대), 이래경 이사장(다른백년), 이정훈 위원(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의 토론이 펼쳐집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주세요.

다른백년-포스터_ 

궁금하신 내용은 전화(02-3274-0100)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문의하십시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화, 2018/02/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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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70%대를 줄곧 유지하던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60%대로 내려 앉았다. 물론 대한민국처럼 크고 복잡하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나라에서 설사 세종대왕이 살아온다 한들 70%대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는 건 난망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이런 저런 사건들과 선택들을 통과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관건은 어떤 계기적 사건과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선택으로 문 정부의 지지율이 빠지는가이다.

대한민국을 리빌딩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리는 일련의 정책적 결정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계기적 사건들로 인해 문 정부의 지지율이 빠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자연스러운 진통이다. 그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인식의 한계나 우선순위 선정에 있어서의 전략적 판단 미스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은 곤란하며, 문재인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 예컨대 최근들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투자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같은 경우는 어디에 해당할까?

나는 후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편이다. 물론 비트코인 투자 규제나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그 자체로는 옳다. 비트코인은 갑론을박 중이긴 하지만 과거에 존재했던 튤립이나 히아신스 투기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고,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을 개선하고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선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집행의 우선순위에서 문재인 정부가 판단을 그르친 부분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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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일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20대와 30대의 대부분은 비트코인이 아니면 절망적인 삶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투기적 속성과 불로소득의 획득이라는 면에서 기성세대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부동산과 이제 막 20, 30대가 뛰어든 비트코인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서는 철퇴를 내린다고 생각하니 20대와 30대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대거 철회한 것이 아닐까?

문재인 정부,  정책의 경중과 선후완급 판단 아쉬워

최저임금 인상 문제도 사정은 비슷할 듯 싶다. 물론 비대언론의 악의적인 선동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는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계선상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알다시피 자영업자들을 정말 힘들게 만드는 건 프랜차이즈 본사와 건물주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가는 몫과 건물주들이 가져가는 임대료가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는 주범이라는 말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건물주와 자영업자 간 및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힘의 비대칭성의 해소를 위한 획기적이고도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다 보니 전선이 자영업자와 피용인 사이에 형성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 중 상당수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사태와 최저임금 인상 사태가 문재인 정부에게 알려주는 건 정책 자체의 타당성과 합리성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건 사안의 경중과 선후와 완급에 대한 판단이라는 사실이다. 부동산과 같은 주된 모순과 대결하지 않고 추진되는 많은 정책들은 그 자체로 선하고 옳더라도 애초 설정했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도 어렵고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오기 쉽다.     

수, 2018/02/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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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트럼프라는 ‘괴물깡패’가 야기하는 한미 현안과 북미간 극한대립, 그리고 평창 평화올림픽에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 동안에, 중국에서는 시진핑 집권 2기 출범의 신호탄인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CCP)에서 이루어진 합의를 실행하는 첫 작업으로 중앙정부의 국무원이 제1호 문건(No.1 Document)을 발표하였다. 제목은 ‘농촌재활력(Rural Revitalization)’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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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구이저우(貴州) 쭌이(遵义) 시찰에 나선 모습. (사진: 인민망 한국어판)

우선 제목 자체가 던지는 이미지로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중국사회가 가장 중시하는 현안을 제 1호 문건이라는 이름으로 담았으리라는 짐작이다. 물론 지난 10여 년간 중국 국무원이 감당해야 하는 가장 주요한 현안이 항상 농업과 농촌에 관련한 주제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제1호 문건이 제시하는 내용과 방향은 여러 면에서 기존의 발표와는 격을 크게 달리하는 느낌이다.

 

현대 중국의 4번째 거대한 실험의 시작 알리는 선언인가

 아직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지만, 필자가 받는 느낌은 현대 중국에서 4번째로 시도되는 거대한 실험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 같은 것이었다. 설명을 보태자면, 모택동 시대에 이룬 정치군사적 ‘자력갱생’, 등소평에 의해 촉발된 산업경제적 ‘개혁개방’, 후진타오가 주도한 서부 대개발과 동북부의 공업화를 통한 지역격차해소 또는 ‘’조화사회’라는 기존의 변혁적 실험에 이어 시진핑의 정치적 구호인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농민과 농민공, 그리고 농촌중심의 지역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에 찬 구상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80억 인류 인구의 10%가 넘는 9억 중국 농민과 농민공, 그리고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실험을 선언한 셈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농민 농촌 농업을 융합하는 삼농(三農)주의를 진작에 제창하여 중국농업의 큰 방향을 제시한 원태쥔(溫鐵軍 – 중국인민대학 농업학원장 역임) 교수의 이야기를 살펴보아야 한다 (녹색평론 2018, 1-2월호 참조). 그는 농업이라는 관점에서 세계를 1) 농민이 경제인구의 2-3%로 위축된 식민지 종주국(유럽), 2) 노예와 현지인 노동력의 수탈을 기반으로 규모의 기업농이 가능했던 식민지화 대륙(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절반), 3) 오랜 전승 속에 가족과 지역 공동체가 기반이 되었던 소농 중심의 원주민 대륙(동아시아)으로 나누어 구분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특히 서세동점의 근현대 과정에서 구미세력에게 능욕을 당하고 일본에게마저 청일전쟁에서 패배를 경험하여 실의에 빠졌던 중국사회가 거대한 농촌 인구와 지역사회 연합을 통하여 일본의 악랄한 침략을 버티었고, 농민을 기반한 기층 민중이 중심이 되어 중국 공산당의 승리(以農村包圍都市 전략)를 이끌어 내고,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에도 계속되는 서구 패권적 자본주의의 다양한 경제적 침탈을 견디어 내면서, 마침내 내생적 자력의 기반과 고도의 경제성장의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주장한다.

또한 1만 년 간 소농 중심 농업문명의 긴 역사적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 6억의 농민인구에 더하여 도시를 떠돌지만 언제나 귀향할 수 있는 3억 명의 농민공을 합한 농촌 호적 인구가 중국 전인구의 70%를 점하면서 거대한 생산기반과 소비시장 그리고 미래지향적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판단한다. 이는 일본과 한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산업적 기반을 구축하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근거에는 경자유전의 농지개혁을 이루어 낸 배경이 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이 현대화(modernization) 또는 산업화(industrialization) 대신에 농촌의 재활력(revitalization) 이라는 용어를 일부로 사용한 것에는 깊은 함의가 있다.

 

농촌 현대화, 산업화 대신 ‘재활력(revitalization)’이라고 한 이유는 

Revitalization은 캐나다의 시민운동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단어로서 농업을 다른 산업과 구별하여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산업화가 가져온 온갖 부정적 결과와 기후환경의 위기에 직면하여 성찰적 반성을 통해 자연과 인간사회 간 대화와 조화, 환경적 친화라는 치유적인 생태적 전략을 요청하는 용어이다. 이는 사실 중국의 오랜 전통 속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정착농업이 시작된 지난 1만 년 동안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환경친화적 지속 가능한 유기농의 전승과 道法自然의 원칙을 설파한 노장사상의 연장 속에서 생태문명이라는 현대중국의 주요 슬로건과 쌍생아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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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찾기 위해 짐을 떠메고 도시로 찾아드는 농민공들. (사진: 서울신문)

좁은 시각에서 보면, 지난 해 말 북경에서 벌어졌던 일로, 수천 명의 농민공들이 불법 점거하여 거주하던 빈민촌에 발생하였던 화재사고를 빌미로 이들을 추운 거울에 대책도 없이 준비할 시간의 여유조차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북경의 외곽으로 추방한 사건에 대해 중국시민사회의 격렬한 비난과 항의가 제1 호 문건으로 농촌의 주제를 내놓은 배경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더 나가서는 경제가 6-7%의 고도성장을 이룩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산업분야에서 더 이상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대책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하여 선진적 경제의 수준에 이른 대부분 국가에서 앞으로 일어날 현상으로, 제 4차 산업혁명이 더욱 진전이 되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산업현장의 작업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거 도입이 되고 기존 개념의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문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자연스레 이에 대한 대책으로 농촌지역의 활성화가 현실적 주제로 떠오른 셈이다.

마침 중국 공영방송인 CGTN이 소개한 여러 보도와 기사들을 통하여 ‘농촌활력화’라는 거대한 실험의 배경과 지향을 읽어 볼 수 있기에 내용의 일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본다.

세계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저축률은 2016년 기준으로46%에 달하며, 이는 18% 수준인 미국과 27% 수준인 일본 등과 비교하여 대단히 높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이를 투자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업이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더 이상 투자의 대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는 거대한 규모를 지닌 중국의 농촌이 당연히 잠재적인 투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선진적 현대 기술의 적용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최첨단을 형성하고 있다. 온라인상의 구매와 결제 방식은 이미 중국인민들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영역을 이루고 있으며,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지역 역시 구매한 물품을 당일이 아닐지라도 수 일 내에 받아 볼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농촌지역에서는 수많은 농민들이 단순히 구매 행위자일 뿐만 아니라 재화의 공급자로서 온라인 쇼핑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20세기의 경제를 기계산업이 받쳐 주었다면, 21세기는 기술이 경제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이며, 중국은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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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캉 사회 건설에 걸림돌이 농촌과 서부 지역이라고 판단한 후진타오 지도부는 2006년부터 적용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 삼농(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신농촌 건설’ 추진을 포함시켰다. 삼농 문제는 매년 1월 가장 먼저 제정해 시달하는 중요 정책문서인 ‘중앙 1호 문건’ 핵심 주제에 7년 연속 채택될 정도로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 (자료 출처: 서울신문)

이런 환경과 조건에서 중국정부의 역할은 단순히 도로나 다리 또는 산업생산기지 등 기반시설의 확충이나 사업적 환경의 조성에서 끝나는 것 아니라, 재산 소유권의 재구성, 법치적 공의와 적의적인 적용, 생태적 환경 조성, 지역 친화적이며 분권적인 문화 형성 등 다양한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자본을 투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기술만 있다고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합의된 목표의 실현을 위한 역할과 정책적 과제를 수행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 실험은 이미 19차 공산당 전당대회가 있기 전에 시도되었다. 토지 임대에 대한 권한이 30년 이상으로 연장되었고, 시장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대규모의 농촌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0년간 상해와 심천 등 연안의 도시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당연히 이러한 도시의 성공경험이 이제는 농촌지역으로 전면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위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면 중국정부가 지향하는 ‘농촌재활력’ 사업은 다음의 4가지의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시 주석이 제시하는 생태문명의 관점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실현해나가는 실천을 통해 농촌지역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으로 복원하고 보존하는 것 (농촌).

둘째는 미국이 20세기 초에 모든 동원 가능한 물적 인적 자원을 농업에 집중시키면서 세계 최강의 국가로 발돋움하였듯이, 21세기에 성취한 현대 과학기술을 동원하여 인구의 절반이 종사하는 농업을 현대화하면서 높은 생산성을 추구하여 농촌에 거주하는 인민생활의 향상에 필요한 물적 기반을 확보하는 것 (농업).

셋째는 CGTN 보도기사에서 자세히 다루었듯이 단순한 교통과 물류 등 사회간접시설의 수준을 넘어서, 법치, 행정, 금융, 정보, 문화, 교육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반의 제 조건을 갖추어 나가는 것 (농민).

최종적으로 농촌지역에 사는 농민의 생활수준이 도시의 임노동자의 수준과 동등하거나 이를 넘어서, 중국사회의 최대 현안이자 불안요소인 3억에 가까운 농민공에게 자신이 호적상 속해있는 농촌으로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라는 선물’을 마련하는 것 (현대적 이농촌포위도시 전략).

 

현대적 以農村包圍都市 전략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나 국무원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개략 다음과 같이 기간을 3단계 (단기-중기-장기)로 나누어 기본적인 대강을 설정한다고 발표하였다.

우선 2020년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정치시스템을 구축하여 중국에서 단 한 명의 농민도 빈곤선 수준 이하에서 고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농촌지역에 생산력과 농산물 공급을 신속히 확장시킨다 (온포 溫飽).

By 2020, institutional framework and policy system should be basically established. By then, no one in China will be living under the existing poverty line, and rural productivity and agricultural supply will improve substantially.

2035년까지 농업과 농촌지역의 현대화를 통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하여야 한다. 모든 중국 인민들은 농촌에 거주하든, 도시에서 생활하든, 기본적인 공공재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도농간의 융합이 진전되어야 한다 (소강 小康).

By 2035, “decisive” progress should be made with basic modernization of agriculture and rural areas. All Chinese, either in cities or rural areas, will have equal access to basic public services. Urban and rural integration will improve

2050년에는 농촌지역이 모든 영역에서 활력을 되찾아 경쟁력 있는 선진농업을 이루고, 거주하기에 생태적으로 아름다우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생활을 즐긴다 (대동 大同).

By 2050, rural areas should see all-around vitalization featuring strong agriculture, a beautiful countryside and well-off farmers.

상기의 문건에 대한 중국방송의 보도내용과 해설기사를 살펴보면서 필자는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로 몇 가지 소회를 적어본다.

중국과는 지리적 환경과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한국사회는 과연 일반산업과 달리해야 하는 자연재적 농수임산업(農水林産業)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태친화적이며 문명사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결단코 포기할 수 없는 식량수급의 안보전략,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축복,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악지형 등을 감안하여, 단기적인 이해관계와 성급한 성과주의에 휘둘리지 말고 금수강산을 천년만년의 후손에게 넘겨줄 백년지계의 구상을 마련하는 데 중국의 ‘농촌재활력’ 계획을 반면지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백년지계 구상은 나올 수 없나

서구의 정당정치와 대의적 민주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무능함과 더불어 편협한 민족주의와 천박한 포플리즘에 휘둘리는 현재의 세계적인 정치 지형과 흐름 속에서, 현대중국은 현능적 민주주의(merito-cracy)의 실현을 통하여 지난 40여 년간 놀라운 사회경제적 성과를 이루는 동시에 새로운 문명사적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가 중국처럼 인민집중적 일당독재의 방식을 따라갈 수도 없고 도입해서도 안될 일이지만, 역사적 소명을 분명히 하면서 위민 위공(爲民爲公)의 자세로 철저히 헌신하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지닌 자질과 덕성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 자연히 현재처럼 저질적이며 퇴행적이고 병리적 수준의 편아적 행태를 보이는 수구적 정치인들이 국회(國會)의 과반을 차지하는 한국의 정치제도와 현실을 질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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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공의 삶은 중국 경제 발전의 불균형을 나타냄과 동시에 사회 문제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선거법 개정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거니와, 근본적으로는 대의적 민주제를 뛰어 넘어 모든 시민들이 각성하고 학습하고 직접 참여하여 조직해 내 가는 고에너지의 직접민주주의의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시민의회, 공론화 위원회, 지역대표성을 보완하는 직능직업 대표제의 도입 등 다양하게 21세기형 민회(民會)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미래의 정치는 절차적 과정으로서 민주제와 더불어 인민대중의 생활향상을 위한 민본적(民本的)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경제개발과 성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물질적 진보는 반드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개별적 삶의 성취와 인간적 해방을 지향해야 한다 (로베르토 M 웅거의 ‘민주주의를 넘어’).

목, 2018/02/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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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발표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있다. 배리 앵글(Barry Engle·53)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이다. 지난 19일 방한이 벌써 세 번째다. GM 본사에서도 한국GM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한국에 들어왔던 그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백운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이어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과 잇달아 만나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한국GM 유상증자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참여해준다면 신차 배정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자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배리 앵글은 지난 7일 다시 입국해 한국GM 노조,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했다. 1월에만 해도 비공개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점점 더 공개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여론 압박까지 염두에 둔 셈이다. 그럼에도 별 신통찮은 소득을 얻었는지 지난 13일 GM은 결국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발표했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아예 철수할 수도 있다는 노골적인 협박 카드를 내민 격이다.

19일에 다시 방한한 배리 앵글은 국회 여야 의원들을 만났고, 또 다시 산은 회장, 산자부 차관, 기재부 1차관 등을 만났다. 백운규 산자부 장관에게도 다시 면담 요청을 했지만 백 장관이 일정 때문에 만날 수 없다고 하자 부산까지 찾아가겠다고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일보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가운데)이 2월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한국GM 대책 TF 위원장 등 의원들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한국일보)

■ 실질적인 GM의 해외전략 책임자

배리 앵글 사장은 브리검영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92~1997년, 2000~2008년 사이에는 포드에서 근무하면서 미국, 멕시코, 일본,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브라질과 남미공동시장의 포드 사장(2005~2006)을 역임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살면서 일했을 정도로 남미 지역에 정통하다고 한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모두 할 수 있다.

큰 회사 경험만 있는 건 아니다. 1997~2000년에는 독특하게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크라이슬러 대리점에서 자동차 소매 영업을 하기도 했다. 2008~2010년에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농기계 업체 뉴홀랜드 사장을 지냈다. 2010~2011년에는 노르웨이의 전기차 업체인 싱크의 사장을 맡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미국 내에서 싱크의 전기차 판매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2011년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gility Fuel Systems의 CEO를 지냈다.

배리 앵글이 GM에 합류한 것은 2015년 9월이다. 총괄 부사장 겸 남미 부문 사장을 맡았다. GM은 본래 북미, 남미, 중국, 유럽, 그리고 한국·호주·인도 등을 포함하는 IO(International Operations)로 사업부가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철수하고 호주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에서 사업을 축소하는 등 해외 사업 분야가 급격히 축소됐다. 급기야 지난해 10월에는 북미와 중국 외의 모든 사업부를 묶어 GM International(GMI)로 통합했다. 기존 남미 책임자였던 배리 앵글이 이 사업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현 한국 GM의 사장인 카허 카젬이 취임했을 때 일각에서는 그가 인도에 있을 당시 내수시장 철수를 주도한 이력을 들어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 아니었냐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바지 사장’일 뿐 실제 GM의 글로벌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배리 앵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하이차와 합작으로 진행하는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북미와 GMI 뿐인데 둘 중 하나인 GMI의 책임자가 배리 앵글이기 때문이다.

■ 연 24만대 생산 공장은 어디에?

2010년 24만대에 육박하던 군산공장 생산량은 2017년 10분의1인 2만3000대 수준으로 줄었다. 2011년만 해도 군산공장의 수출액은 39억 달러로 전북 수출액의 30%가 넘었다. 불과 3년 뒤인 2014년 수출액은 반토막이 났다. 이번엔 공장까지 폐쇄한다고 하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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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지엠 군산공장(사진: 연합뉴스).

대우차 군산공장은 1997년 세워졌다. 당시 고건 총리가 처음 생산한 차 ‘누비라’의 보닛에 기념 사인을 했다. 불과 2년 뒤 대우그룹이 무너졌고 GM이 대우차를 인수했다. 2002년 GM대우가 탄생했다. GM이 67%의 지분을, 산업은행이 28%를 가졌다. 불과 5000억 정도의 금액으로 인수했는데 ‘공장 부지만 팔아도 그것보다 비싸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우차에 묶여 있던 12조원의 채권단 빚은 1조5000억원가량의 우선주를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거의 저리로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7년 동안 법인세, 소득세 면제 등도 뒤따랐다. 특혜였다.

한때 GM 전체 생산량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잘 나갔지만 그뿐이었다. 본사의 글로벌 전략이 수정되자 한국GM은 곧 나가떨어졌다. 임금이 높아서도, 효율성이 낮아져서도 아니었다. GM은 군산공장에서 제작해 수출하던 크루즈를 호주, 멕시코 등에서 현지 생산하기 시작했다.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갈 길조차 잃게 된다. GM은 ‘온 세상에서 팔리는 차’라는 전략을 버리고 되는 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에 초점을 맞추고 자동차 제조업이 아니라 GM이란 브랜드 가치를 팔아먹는 ‘자동차 서비스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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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폐쇄 즉각 철회” 한국GM 노조 결의대회(사진: 연합뉴스)

GM 본사의 꼼수는 치밀했다. 한국GM은 2011년부터 국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본사에서 3조원 가까운 돈을 차입했다. 그것도 다른 완성차업계의 2배에 달하는 4.8~5.3%라는 고금리였다. 연평균 이자만 1343억원이다. 차입금의 상당수가 운영자금에 쓰인 것도 아니었다. 대부분이 인수 당시 지급했던 1조5000억의 산업은행 보유분 우선주를 되사오는 데 쓰였다. 2013년부터 7%의 배당을 해줘야 하자 다시 되사온 것이다.

2012~2016년 사이 영업이익은 5000억대 적자였지만 당기순이익은 2조 가까운 적자가 났다. 이런 쓸데없는 이자비용에 더해 모기업이 업무지원을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걷어가고 쉐보레 유럽과 러시아 철수 비용까지 떠넘긴 탓이다. 정말 한국GM의 장기적인 발전을 생각했다면 본사의 자금 대출이 아니라 출자 형식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저 ‘단물’만 빨아먹겠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해서 당장 한국GM 전체가 철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GM으로서도 트랙스, 스파크 등을 제작·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당장 한국GM 외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이번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이를 계기로 정부로부터 더 많은 특혜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 요구조건이란 대강 이렇다. 우선 이달 말에 만기도래하는 본사 차입금 5억8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대해 한국GM이 부평공장 부지 등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수용해달라는 것이다. 또 한국GM이 본사로부터 빌린 27억달러(약 2조9200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할 테니 산은도 지분비율(17.2%·약 5000억원)만큼 참여해 달라고 했다. 두 가지 외에도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요약하면 군산공장 폐쇄방침은 변함없고, 다른 곳은 잔류한다는 조건으로 1조원 이상의 지원과 세제 혜택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GM은 한편으로 미국 공장의 생산직 노동자 5만 명에게 1인당 1270만원씩, 모두 636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한다. 또 미국 현지 공장에 2800억원을 신규 투자키로 했다고 한다.

GM이 군산공장 폐쇄라는 카드를 들이밀기 전까지 수차례 경고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그동안 손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0년 산은은 한국GM의 독자적 생존기반을 만들기 위해 GM 본사와 ‘GM대우 장기발전 기본합의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GM이 철수하더라도 스스로 살아갈 기반을 만들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구체적 내용은 지금도 베일에 싸여 있다. 당시 산은은 GM으로부터 한국 자회사 물량 배정을 보장받으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이미 한국GM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 한국GM, 꼭 GM이어야 하나

일단 한국GM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이달 말 만기인 차입금 회수를 정부의 실사가 끝날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차입금 보전을 위한 인천 부평공장 부지 담보 제공도 철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3월말까지로 예정된 실사를 마치고 정부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군산공장과 협력업체를 합해 15만5000명의 일자리가 달린 일이다.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여론까지 악화될 판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운신의 폭은 더욱 좁다. 더구나 군산공장 폐쇄 자체는 거의 되돌리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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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연합뉴스)

GM은 늘 해외에서 경영난을 겪으면 해당국에 지원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면 매각하고 철수하는 일을 반복했다. 2009년 계열사 오펠이 경영난에 처하자 독일 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지난해 결국 철수했다. 사브 역시 스웨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자 매각했고, 호주 홀덴도 마찬가지로 호주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자 폐쇄의 길을 걸었다.

외환위기 이후 해외에 매각된 사업은 대부분 크고 작든 ‘먹튀’의 길을 걸었다. 대우차의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정부의 지원과 특혜만 먹고 필요 없어지면 도망가는 사례를 지금껏 너무나 많이 봐 왔다.

기업은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기업 자체의 힘만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한국GM, 과거 대우차와 같은 재벌 계열사는 정부의 엄청난 지원과 특혜를 먹고 자랐다. 국민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셈이다. 어느 정도 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기업들을 그저 시장 논리에 내맡긴 채 해외 자본에 매각한 것 자체가 어쩌면 내 지갑을 통째로 남의 손에 맡긴 일이었을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2009년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냈을 당시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60%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며 사실상 실질적인 주인 노릇을 했다. 한때 GM은 공기업이었던 셈이다. 한국GM의 주인이 꼭 GM이어야 하는 법은 없다. 당장은 철수하지 않겠지만 이대로 한국GM이 유지된다 해도 서서히 무력화될 것이 뻔하다. 배리 앵글의 얼굴을 하고 다가올 GM과의 협상에서 좀 더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참고기사]

[이데일리 2018.2.21.]‘밀당의 달인’ GM 앵글 사장이 한국서 만난 사람들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193926619112816&mediaCodeNo=257&OutLnkChk=Y

[경향신문 2018.2.24.] 한국지엠 사태, ‘제3의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241646001&code=940100

[경향신문 2018.2.21.][GM 사태, 어디로](2)4년 전부터 ‘철수’ 경고음…제조업 재편 손 놓고 있다 ‘된서리’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802212209005&code=920501

[노컷뉴스 2018.2.26.] GM이 여전히 못 미더운 이유…돈만 받고 떠나는 ‘먹튀의 달인’

http://www.nocutnews.co.kr/news/4930322

[프레시안 2018.2.23.]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지나쳐선 안 될 GM의 논리와 주장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7033

[프레시안 2018.2.18.]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GM이 진짜 노리는 것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6436

[프레시안 2018.2.12.]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한국GM, 세무조사할 때가 됐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5909

[프레시안 2017.9.25.]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3년간 2조 손실? 해괴망측한 GM의 회계장부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70580

[프레시안 2017.9.21.]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GM, 정말 자동차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 맞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70150

[한겨레21 2001.9.26.] GM은 대우차를 거저먹었다

http://h21.hani.co.kr/arti/3578.html

월, 2018/02/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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