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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지 못한 구조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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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지 못한 구조신호

익명 (미확인) | 수, 2016/07/06- 00:54



강성국(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2년 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양 사고였다. 단원고 246명을 포함해 총 295명이 사망했고 이중 9명은 아직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이 끔찍한 비극 이후 한국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어떠한 심리적 지점의 경계선을 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한국 사회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과 무력함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들은 세상이란 것은 결국 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하는 곳이라는 믿기 싫은 사실을 너무 빨리 깨달아야만 했다는 의미다. 같은 의미에서 우리는 국가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신앙과 같던 그 오래된 계약을 더 이상 전과 같이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이제 세월호 사고 이전으로 절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지난 5월 28일 퇴근시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외주업체 직원 김씨는 오작동 하는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혼자서 진행하다 스크린도어와 진입하는 열차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김씨가 열차가 운행하는 시간대에 위험한 수리작업을 그것도 혼자서 무리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노동자에 대한 고려가 배제된 서울메트로와 외주업체 간의 악의적인 계약내용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자 온 사회가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외주업체의 비정규직 신분으로 박봉에 끼니도 제대로 때우기 힘든 열악한 노동조건들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했는데, 그 이유는 몸 담았던 외주업체가 서울메트로의 자회사가 되면 자신도 서울메트로의 정규직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그가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이 살아있었다면 같은 나이였을 19세 청년이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지난 2년간 이 세상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2년의 터울을 두고 발생한 이 두 개의 비극에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 공통점이란 이런 비극이 조만간 발생하고 말 것이라는 명징한 징후들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이 징후들은 관련 공공기관들이 스스로 생산하거나 관리하는 정보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우선 세월호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 지점인 맹골도, 병풍도 인근 해역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총 28건, 즉 1년에 평균 4회 이상 조난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경찰청이 작성하는 ‘해양사고통계’에 드러난다. 사고가 빈번한 위험 해역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신속한 대응과 구조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던 셈이다.


또한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노후선박이었던 세월호가 계속 운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령제한이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되었기 때문인데, 2008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이 문제를 판단하기 위해 <연안여객선 선령제한제도 개선 연구>라는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이 연구는 부득이하게 선령제한을 완화할 경우에 일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여객선 사고의 경우 단 1건의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해운관련 모든 기관들이 사고 방지를 위해 배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용역이 완성된 이듬해인 2009년. 해당 연구가 제시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령제한은 결국 완화되었고 신신당부했던 안전관리는 이전과 다름없이 허술하게 유지됐다. 그리고 정확하게 5년 뒤 노후선박 세월호는 맹골도 부근에서 침몰했다.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발생 약 7개월 전인 2015년 11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공개한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현황’에 징후들이 포착되었다. 이 정보에 따르면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서 도어 동작 장애 고장이 2012년부터 2015년 8월까지 매년 적게는 1500건 이상, 많게는 2400건 이상 발생했다. 고장발생 횟수 자체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와 인명피해’는 전혀 달랐다. 서울메트로에서는 2012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지난 달 사망한 김씨와 똑같이 스크린도어 고장수리 도중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승객도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즉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지하철 역에서 2012년 이후 스크린도어 사고로 거의 매년 1명씩 사람이 죽어갔다는 말이다. 반면에 외주를 주지 않고 스크린도어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징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서울특별시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에서 지난해 4월 발간한 연구용역 <지자체 투자출연기관 노사민정 안전 거버넌스 구축 방안 연구>에서는 이미 서울메트로가 2008년 이후부터 급격히 진행된 업무의 외주화 경향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안전문제를 자세하게 지적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1년 뒤 청년 김씨는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세 번째 노동자가 되었다.


이 정보들을 만들고 가지고 있던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공공연하게 지적된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고 바로잡았다면 우리 사회는 세월호 사고와 구의역 사고 같은 비극을 겪지 않았을 수 있었을까. 이 정보들이 사전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되었다면 이 게으르기 짝이 없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움직일 수 있지는 않았을까.


나는 이런 정보들이 가지는 의미는 결국 미래에서 현재의 우리들에게 발신하는 구조신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절실한 구조신호는 결국 우리에게 도착하지 못한다. 혹은 어렵게 도착하더라도 우리는 이 구조신호를 해독조차 하지 않고 결국에는 흘려보내 버린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세월호 희생자들과 고인이 된 청년 김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 비극을 무기력하게 기다리는 우리에게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번에는 자신들과 같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면 안 된다고 말이다.



* 이 칼럼은 한국인권재단 「인사동 편지」 제52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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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

누가, 왜 여성과 소수자를 두려워하며 배제하는가?
어떻게 근대 공론장의 한계를 넘어 부대끼는 몸들의 공통장을 구성해 나갈 것인가?



지은이  권명아  |  정가  24,000원  |  쪽수  464쪽  |  출판일  2019년 2월 11일
판형  사륙판 (130*188)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총서명  아프꼼총서 5  |  ISBN  978-89-6195-198-2 03300   |  CIP제어번호  CIP2019000620
도서분류  1. 페미니즘 2. 여성학 3. 문학 4. 문학비평 5. 사회학 6. 철학 7. 정치학



근대 공론장의 주체에게 젠더화된 타자들은 ‘벌레, 홍수, 떼거리’로, 위협적이며 제압하고 다스려야만 하는 존재로 인지되었다. ‘벌레, 홍수, 떼거리’라는 표상은 문화와 지역을 막론하고 근대 체제에서 정동의 힘이 ‘이성적 주체’와 ‘다스림의 주체’에게 인지되고 포획되는 방식이었다. 이광수나 염상섭 같은 근대 공론장 주체에게 근대 도시를 무너뜨리며 범람하는 ‘홍수’는 식민지 토목 권력의 힘을 통해서 혹은 문명개화를 통해서 반드시 다스려져야 하는 ‘미개’와 ‘야만’의 상징이었다.

미투 운동의 도래는 이러한 의식주체의 정신혁명과 대결해온 페미니즘 정치사상과 발본적 유물론의 궤적 속에서만 이해가 가능하다. 정신혁명의 상속과 계승이 ‘혁명’의 자리를 독식하는 바로 이 시점에서 봉기한 미투 운동이야말로 지금까지 한 번도 도래하지 않은 신체의 유물론 정치, 그 발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간략한 소개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는 정동과 페미니즘, 페미니즘과 젠더 정치의 정동 효과들에 대한 이론적 연구이자, 온 힘을 다해 무언가 ‘다른 삶’을 만들어보기 위해 부대낀 날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어펙트에 대한 이론적 탐색과 실천적 개입은 하나의 몸과 다른 하나의 몸이 부대껴 만들어내는 힘·마찰·갈등에서부터, 개별 존재의 몸과 사회, 정치의 몸들이 만나 부대끼는 여러 지점들까지, 그리고 이런 현존하는 갈등 너머를 지향하는 ‘대안 공동체’에서도 발생하는 ‘꼬뮌의 질병’을 관통하면서 진행된다.

여성, 소수자로서의 신체적 경험은 페미니즘 사상이 출발하고 나아간 가장 큰 기반이었다. 정동 이론이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정동 이론은 신체에 대한 새로운 유물론이자, 신체들과 신체들의 연결과 부대낌 즉 사회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다. 그리고 신체에 대한 유물론적 사유와 실천에 거의 유일한 지적 원천은 바로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이다. 또한 젠더 연구는 경험을 신체의 유물론의 차원에서 고찰하는 연구 방법을 축적해왔고, 정동 이론은 젠더 연구의 이러한 경험 연구 역시 이어받고 있다. 정동 연구는 공통적인 것을 둘러싼 긴 투쟁의 산물이다.

이 책은 정동에 대한 논의의 역사를 따라 18세기까지도 올라가지만, 주요 연구 대상은 박근혜 정권이 성립되던 시점에서 시작해서 
세월호 사건, 백남기 님 살해 사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최종적 불가역적인’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페미니즘 운동의 부상, 문화계와 문단 등 <○○계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의 부상, 시사인 절독 운동메갈리아 파동, 촛불집회탄핵, 대통령 선거, 정권 교체, ‘촛불 혁명’ 이후, 그리고 미투 운동을 경유하는 시기의 한국 사회의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상세한 소개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와 같은 속담이 여성차별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런 
여성차별적인 표현을 뒤집어 보면 단순한 표현 이면에는 ‘여성의 불가해한 힘’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남자 셋이 모이면 시국과 정치를 논하기는 하지만, 접시를 깰 수는 없다. 시국과 정치에 비해 ‘접시’는 사소한 가정사를 비유하는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여자들은 단지 모이는 것만으로도 접시를 깰 수 있고, 울기만 해도 집안을 망하게 한다.

여성은 모이면 힘이 세지고, 그 힘은 ‘파괴적’이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여성은 모이면 힘이 강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부단히 모여서 힘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그 힘은 항상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되고, 이런 매도와 가치의 전도를 통해 여성의 힘은 평가절하되거나 뿌리 뽑혔다. 이 책은 이렇게 여성의 힘이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되어온 역사가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공격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여자떼의 무한한 힘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가치 정립하기

이 책의 목적은 역사적 분석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역사적 분석은 바로 
여성의 연결과 연결을 통해 발생하는 힘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가치 정립하기 위한 실천적 시도이기도 하다. 여성이 모이면 힘이 세지고, 그 힘이 무언가를 파괴한다고 인류 역사를 통해 반복해서 인식했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여성에게 잠재된 힘이 무한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무한한 힘을 지니고 있어도, 그 가치가 매도되고 평가절하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면, 그 누구도 스스로의 힘을 긍정할 수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바로 여성의 힘을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하고 평가하는 그 가치부여의 체계 그 자체를 전복해야만 한다. 이 책은 여성의 힘을 파괴적으로 매도해온 과정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통해 여성의 힘을 평가하고 가치부여하는 이론적인 전복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소수자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천적으로 타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페미니즘이 다시 부상한 시대라고 하지만, 
‘미투운동’은 음모론, ‘꽃뱀론’으로 여전히 매도된다. 기존 권력 구조의 지배적 카리스마를 비판하는 성폭력 고발운동은 ‘진보 진영’을 파괴하려는 음험한 힘으로 모욕당한다. 여성차별적인 담론 구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군중 검열’이나 무지몽매한 ‘메뚜기 떼’가 자행하는 ‘지식 테러’라고까지 공격받는다. 평생 ‘위안부’ 문제를 고발하고 전시성폭력을 비판해온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유사한 공격이 반복된다. 이 책은 현재 진행 중인 페미니즘 운동, 차별 반대 운동과 이에 대한 공격과 매도를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가 축적된 역사의 지평에서 해석한다.

여성의 잠재적 힘에 대한 공포는 ‘민주주의’의 근원적 딜레마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는 인류 역사상 반복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마르크스까지 인간이 함께 모여서(사회적) 힘을 만드는(정치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의 존재 이유라고 논의되었다. 그러나 여성은 모이면 ‘파괴적’이 된다.

근대 민주주의 정치사상은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그리고 민주주의의 의미를 재구성했지만,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사상 그 자체를 통해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를 합리화했다. 여성이 참정권에 제한을 받고, 여성들의 집합적 행동이 파괴적인 것으로 가치 절하되는 것은 이런 맥락과 관련이 깊다.

근대 체제에 이르러 이런 여성의 잠재적 힘에 대한 공포는 ‘민주주의’의 근원적 딜레마로도 자리 잡는다. 여성이 근대 시민적 이성과 합리성에 미달하는 ‘감정적’ 존재라는 점에서 참정권에 제한을 받았지만 이는 단지 이성과 감성의 대립의 산물만은 아니다. 중세의 ‘마녀사냥’이 여성이 지닌 불가해한 힘과 지식, 열정에 대한 공포의 전형적 산물이고 이를 정당화한 것은 종교와 봉건제였다. 반면 
근대 민주주의에서 이 공포는 여성의 힘을 ‘광기’(정신의학), ‘범죄’(법학, 사회학, 범죄학, 행동심리학 등)로 규정하는 근대 지식과 ‘문란’을 외치는 근대적 윤리에 의해 합리화되었다.

성찰적인 공론장 주체 vs. 파괴적인 군중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는 역사적으로 소수집단의 힘을 억압하는 패러다임으로 확산되었다. 부르주아 남성은 모여서 ‘민주주의’를 만들지만, 하층 남성은 모이면 ‘사회질서를 파괴한다’고 매도되었고, 서구의 백인 주류 집단이 모인 광경은 민주주의의 ‘장관’으로 보이지만, 비서구 비백인 집단이 모인 장면은 ‘난장판’이나 잠재적 테러집단의 떼거리로 공포를 자아내는 우려스러운 문제적 현장이 된다.

근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공론장은 모여서 힘을 만드는 것이 정당화된 집단에 의해서만 구성 가능한 것이었다. 이성과 성찰의 주체는 모여서 민주주의를 만들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떼거리들은 모여서 파괴적인 ‘군중심리’를 형성할 뿐이다. 성찰적인 공론장 주체와 파괴적인 군중이라는 범주의 차별적 구성은 여성, 하층 남성, 비백인 인종 집단 등 소수 집단의 집합적 힘을 가치 절하하고 근절하는 ‘합리적 근거’가 되었다.


오늘날 페미니즘이 ‘공론장’을 파괴하는 폭도나 ‘극단주의’, 잠재적 범죄자라고 공격하는 논리는 그런 점에서 전혀 새롭지 않은 역사의 반복이다.



지은이 소개


권명아 (Kwon Myoung A)

“삶-연구-글쓰기의 인터페이스” 아프꼼의 래인커머(來人comer)이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재직 중이며 젠더 어펙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와 문화, 문학을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페미니즘 정치를 다룬 『맞장뜨는 여자들』(2001)은 단독자로서의 여성 주체가 부상하는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단독자로서 여성 주체가 부상했던 짧은 정치적 순간은 외환위기로 인해 급격하게 진부한 삶의 양태로 회귀했다. 『가족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00)는 이 퇴행과 반복의 한국사를 다룬 책이다. 이후 젠더 정치로 본 한국 근현대사 3부작인 『역사적 파시즘 : 제국의 판타지와 젠더정치』(2005),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2009),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2013)을 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연구는 매혹, 열광 등 파시즘과 정념의 특별한 관계를 해명하는 일이기도 했다.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이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 한국 사회의 정동을 묻다』(2012)와 짝을 이루는 연구서인 이유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는 이런 필자의 연구 여정의 결과이자, 다른 삶을 향한 발명과 실패의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실험의 결과이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는 헤이트 스피치(혐오발화)와 젠더 정치에 대한 후속작과 나란히 읽혀지면 더 좋겠다.



책 속에서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


불법촬영은 ‘재미, 장난 또는 정신 차려야 할 일’ 정도로 합리화되고, 성적인 노예화가 사랑 혹은 동의에 의한 성관계로 정당화되기를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성폭력을 ‘다시 태어나야 할 일’ 정도로 정당화하고, 권력관계의 위력을 통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넘어 애정, 헌신, 보살핌, 전심전력의 수발을 노예적으로 강요한 것을 ‘존경’에 의한 행동으로 합리화했다.

― 1부 1장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의 신체 유물론, 27쪽


페미니즘에 대한 분할 통치와 적폐에서 스스로를 면죄하면서, 국가와 자본의 힘에 편승하여 자신을 확대하는 문단 문학 주체는 종말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문단 문학이 종말을 고하는 시점마다, 문학의 정치성을 새롭게 구축하고 발명한 것은 페미니즘 운동이었다.

― 1부 3장 해시태그의 정동이 재구축한 페미니즘 문학, 85쪽


오늘날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여자떼 공포와 공론장 부재에 대한 위기감은 단지 ‘메갈’이라는 새로운 인종의 탄생에서 비롯된 것도, 그 집단의 실태 조사로 판단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오히려 최근 페미니즘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야말로,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역능을 문란, 퇴폐, 부적절함, 근본주의적 불순분자로 배제하면서 구축된 근대적 주체성과 공론장의 한계를 되돌아보는 ‘근본적’이고도 발본적인 이론의 재구성을 요청하는 사태이다.

― 2부 1장 여자떼 공포와 다스려질 수 없는 자들의 힘, 157쪽


이른바 혁명의 시대가 종지부를 고하고 ‘욕망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어떤 선언들은 우리가 마치 갈등과 계급투쟁을 넘어서 욕망이라는 새로운 유토피아라도 발견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그러나 욕망의 시대와 함께 도래한 것은 자유도, 유토피아도 아닌, 새로운 빈곤 사회였다.

― 2부 4장 정치경제학 너머의 빈곤, 209쪽


최근 한국 사회에 나타난 성폭력 생존자들의 해시태그 운동도 온라인 담론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거하면서, 이를 통해 기존의 물질적인 제도(문학 제도, 문화 제도 등)에 저항하는 오큐파이 운동의 한 사례로 자리매김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는 수요 집회 역시 점령당한 신체를 애도하는 저항적 오큐파이 운동의 세계적인 사례이다.

― 3부 2장 증강 현실적 신체를 기반으로 한 반기념 정치 구상, 294쪽


이렇게 홀로 여럿인 주체 양태는 응답을 듣지 못한, 아니 응답에 대한 간절함에 하나이자 유일한 자신조차 상실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니, 스스로 자신의 삶과 폭력의 경험과 그 모든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평생 지속된 결과 김복동이라는 한 존재는 묻는 자, 응답을 찾는 자, 자신의 죄를 묻는 자, 살피는 자, 자신을 보살피는 자, 전생의 복동, 이곳저곳의 전장으로 끌려 떠도는 복동, 아이를 꿈꾸던 복동, 전생에 아이를 잃은 복동 … 등으로 여럿으로 나뉘고 자리를 바꾼다.

― 3부 3장 홀로-여럿의 몸을 서로-여럿의 몸이 되도록 하는, 시적인 것의 자리, 301쪽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마주침에서 촉발되는 안심의 정동이란 비참에서, 불안에서 놓여남을 의미한다. 마음을 놓는다는 것은 이러한 놓여남의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마음을 놓는 과정, 불안에서 안심으로 이행되는 과정은 수동에서 능동으로 변형되는 과정이며, 낭시의 표현을 빌자면 영혼이 펼쳐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 4부 1장 마음을 놓다, 352쪽


문제는 임박한 파국, 혹은 정동적 현실이 전송하는 신호들(불안과 위기, 혹은 특정의 정념들/수동들)을 통해 또다시 소유자로서의 주체라는 위치를 다시 공고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공통적인 것을 발명할 수 있는, 다른 신체들을 사유해 나가는 길일 것이다. 그렇게 구축된 신체에 더 이상 ‘인문학’이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다고 해도 그리 슬퍼할 만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 4부 5장 정동적 전환과 인문의 미래, 421쪽



저자 강연회 : “여자가 모이면, 뭐라도 바꾼다!!
― 여자떼, 여성 집단행동의 역사”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출간을 기념하는 저자 강연회를 아래와 같이 개최합니다.

◆ 강연 주제 : 여자가 모이면, 뭐라도 바꾼다!! ― 여자떼, 여성 집단행동의 역사
◆ 강연 : 권명아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지은이,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 일시 : 2019.2.25.(월) 저녁 7시30분
◆ 장소 : 다중지성의 정원 (문의 02-325-2102)
◆ 신청하기 : http://bit.ly/2BzfDYV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권명아 지음, 갈무리, 2012)

이 책은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와 낙차(落差)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슬픔, 외로움, 사랑, 위기감, 불안 등 정념의 키워드들을 통해 영화, 소설,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들을 넘나들며 조망한다. 더불어서 시대를 초월한 여성 문인들의 삶과 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인 것’을 둘러싼 변화를 통합적이며 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정동 이론』(멜리사 그레그, 그레고리 J. 시그워스 엮음, 최성희, 김지영, 박혜정 옮김, 갈무리, 2015)

아프 꼼 총서 2권. 정동 연구라는 이제 막 발아하는 분야를 정의하는 시도이자, 이 분야를 집대성하고 그 힘을 다지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정동 이론의 주요 이론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정동이란 의식적인 앎의 아래와 곁에 있거나 그것과는 전반적으로 다른 내장[몸]의 힘으로서, 우리를 운동과 사유, 그리고 언제나 변하는 관계의 형태들로 인도한다.


『캘리번과 마녀』(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김민철 옮김, 갈무리, 2011)

자본주의의 역사에 있어서, 남성이 임금 노동자로 탈바꿈된 것 만큼 여성이 가사노동자이자 노동력 재생산기계로 되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페미니즘 역사서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닦았던 이 폭력적인 시초축적 과정에서 마녀사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이었음을 밝힌다. 이 책에서는 공식적인 역사서나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쓰인 역사책에서도 다뤄지지 않는 산파 여성들·점쟁이 여성들·식민지의 원주민 여성 노예들·여성 마술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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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9/02/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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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blockquote> <h1>세월호참사 5주기 함께 해요</h1> <h2>주요 행사 안내</h2> <p>세월호참사 5주기 추모행사와 문화제가 4월 13일과 16일에 서울과 안산에서 진행됩니다. </p> <p>참여연대도 서울과 안산에서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 주세요. </p> </blockquote> <p> </p> <h1>4.13 -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h1> <h2><strong>일시 : 2019년 4월 13일(토) 14:00~21:00 </strong></h2> <h2><strong>장소 : 광화문 광장 일대</strong></h2> <p> </p> <p>* 본 행사는 저녁 7시 광화문 북광장에서 진행됩니다. 참여연대 깃발을 찾아주세요. </p> <p>* 플래시몹(16:16)에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평화의 서클댄스' 팀도 참여합니다. <a href="http://academy.peoplepower21.org/lectures/19995&quot; target="_blank" rel="nofollow">평화의 서클댄스 보러가기</a></p> <p>* 4.13 기억문화제 <a href="http://416act.net/index.php?mid=notice&page=3&document_srl=85793&quot;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행사 안내 보러가기</a>  </p> <p> </p> <ul><li><strong>컨퍼런스 '기억 : 오늘에 내일을 묻다. - 기억, 책임, 미래'</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0:00~16:00 /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li> <li><strong>국민참여 기억무대</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4:00~16:00 / 광화문 본무대</li> <li><strong>플래시몹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6:16 / 광화문 중앙광장(세종대왕상 앞)</li> <li style="margin-left:40px;"><span style="color:#d35400;">※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의 '평화의 서클댄스' 팀도 함께 합니다.</span></li> <li><strong>'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 본공연</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9:00~21:00 / 광화문 본무대</li> </ul><p>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src="http://416act.net/files/attach/images//793/085/46cd63031ee8f79ef09f8a87…; style="width:600px;height:845px;" /></p> <p> </p> <p> </p> <h1>4.16 -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h1> <h2><strong>일시 : 2019년 4월 16일(화) 15:00</strong></h2> <h2><strong>장소 : 안산 화랑유원제 제3주차장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strong></h2> <p> </p> <p>* 세월호 참사 5주기 <a href="http://416foundation.org/collusion/?uid=152&mod=document&quot; target="_blank" rel="nofollow">시민추모행진(13:00~) 안내 보러가기</a></p> <p>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src="http://416foundation.org/wp-content/uploads/kboard_attached/2/201904/5c…; style="width:600px;height:800px;"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p> <p> </p> <p> </p></div>
화, 2019/04/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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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타(Takata Corporation)는 에어백 제작사 중 한 때 2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던 굴지의 에어백 제작사였다. 하지만 2013년 무렵부터 에어백 팽창 시에 때 금속 파편이 튀면서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고 심지어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었다. 최근까지 언론보도를 따르면 타카타 에어백 결함에 의한 피해 상황을 추론하면 무려 24건 이상의 사망과 300건 가량의 부상이 발생했다.

이에 2013년부터 타카타 에어벡을 장착한 차량들에 대한 대규모 리콜이 시행되었다. 2017년까지 일본에서는 약 2000만대, 미국에서만 약 4600만대 이상의 리콜이 시행되었고 최근 호주에서도 23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해 의무적인 리콜이 시행되었다. 단순 산술적으로도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포함하면 타카타 에어백의 전체 리콜 규모는 1억대를 이미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

타카타 에어백 사태는 워낙 자동차 산업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대규모 리콜사태로 기록되었고 결국 타카타는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2017년 6월 26일 일본과 미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파산 당시 타카타의 부채규모는 무려 약 1조엔, 우리 돈으로는 무려 10조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여기까지가 잘 알려진 타카타 에어백 사태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그러면 한국의 경우 운전자와 탑승자를 죽음까지 이르게 하고 제작사를 파산까지 몰고 갔던 타카타 에어백에 대한 리콜 현황은 어떨까? 정보공개센터가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08년부터 2018년 3분기까지 자동차 리콜 현황을 공개 받아 타카타 에어백과 관련된 리콜 내역을 추려봤다.


해외 에어백 리콜 뒤 2년 3개월 지나서야 한국 리콜 시작

한국의 경우 타카타 에어백에 대해 처음으로 리콜이 이루어진 것은 2015년 7월 17일 혼다의 CR-V차량과 어코드 차량 이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타카타 에어백의 피해자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타카타 에어백에 관해 처음으로 규모 있는 리콜이 2013년 4월과 5월 사이에 시행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타카타 에어백 관련 최초 리콜은 무려 2년 3개월가량이나 늦게 시행된 사실상 늑장 대응이었다. 이때까지 국토교통부는 사실상 거의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이후 2016년까지 타카타 에어백 관련해서 7만7703대에 대해 리콜이 시행 되었다. 이 중 시정이 완료된 차량은 5만6499대로 시정률은 약 72%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콜은 리콜에 의한 결함의 시정은 차량 소유자가 리콜에 응해 시정 조치가 이루어져야 완료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운전자와 탑승자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에 비추어 보면 부족한 시정률로 72%는 크게 부족한 시정률로 보인다. 리콜에 대한 공지와 조치도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만 맡기고 타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의 위험성에 대해서 정부차원에서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별도의 조치들 이뤄졌던 흔적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2017년부터 지난 10월까지 토요타 2만4706대, BMW 1만7416대, 아우디 와 폭스바겐 1만8938대, 닛산 2471대, 혼다 1968대 등 타카타 에어벡을 장착한 국내 수입차 8만4636대에 대한 추가적인 리콜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2017년 이후의 리콜조치 시정률은 현재까지 집계 중으로 어느 정도 추가적인 리콜이 이루어졌는지 정확하게 파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 2015년부터 현재까지 타카타 에어백과 관련해 총 16만2339대 차량을 대상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리콜이 시행 중이다.


한국지엠 19만대 리콜 대상...빨라야 내년 5월부터 리콜

추후에 리콜 대상 결함 자동차들의 시정률이 어느 정도나 될지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한국 지엠의 경우 아직까지 리콜 시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의 경우에는 특정 기간 동안 생산된 크루즈, 아베오, 올란도, 트랙스 등 주력 4개 모델 차량이 모두 대상 차량으로 확정되었고 리콜 규모는 지금까지 총 리콜 규모를 뛰어넘는 19만4528대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생산년도에 따라 아무리 빨라도 내년 5월부터 리콜이 진행되고 2013년부터 2017년에 제작된 모델은 2020년 6월에나 리콜이 된다는 황당한 소식이 들려온다.

아직까지 시정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타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을 타고 다니거나, 이제 막 리콜 대상 차량 모델과 규모가 공개된 한국지엠의 리콜 대상 차량을 타고 다니는 국민들은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차량을 운행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소비자보다 기업 우선하는 국토부... 리콜 지연 징계 미뤄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 유난히 리콜이 확연하게 지연되거나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는 국토교통부의 리콜 강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지금까지 공통의 분석이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에서는 제작 결함 은폐·축소에 대한 과징금이 ‘10년 이상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지연된 리콜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매출액의 1% 까지 부과하도록 되어있다.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에 비하면 이 정도 과징금은 그저 표면적인 수준이고 이마저도 최근 폭스바겐과 비엠더블유 사태와 같이 국가적인 규모나 일정 큰 규모의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리콜에 따른 제재가 이루어진 적도 드물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15년 타카타에 약 7천만 달러(약 800억원)의 과징금을 발 빠르게 부과했던 것에 비하면 제도적 측면에서도, 실천적 측면에서도 한국의 리콜에 대한 책임은 상대적으로 너무 가벼운 편이었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폭스바겐과 비엠더블유 사태와 같이 의도적인 조작과 심각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시정조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9월에야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제작 결함 은폐·축소에 대한 1억원 이하 벌금과 지연된 리콜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매출액의 1% 까지 부과하는 현행제도를 각각 매출액 3%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하고 소비자의 생명·신체, 재산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도 기존 3배 배상을 5배에서 10배로 징벌적인 성격을 뚜렷하게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부안과 유사한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의원발의 안으로 국회 소관위에 산적해 있고 모두 계류 중이며 아직까지 정부안은 제출되지도 않은 상태다.


타카타리콜.xlsx



화, 2018/12/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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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회의공개법 제정을 위해 ‘한국과 미국의 회의공개 실태’에 대한 연구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정보공개센터 운영위원이신 최정민교수님과 정보공개센터 김유승 소장님께서 전담하여 진행해주셨습니다. 

연구보고서 :  회의공개법연구_사방3mm_인쇄.pdf

<중앙행정기관 지정회의를 통해 본 회의공개제도 운영에 관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회의공개 관련제도를 분석하고 현행 법령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회의공개법과 운영현황을 소개하고, 회의록 생산과 공개에 관한 한국 법제에 대한 분석, 회의록 생산과 관련된 한국 지정회의 운영현황분석을 통한 한국의 회의공개제도 관련 문제점과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50개주별 회의공개법 연구>를 통해 미국 50개 주별 회의공개법을 분석하여 회의공개법이 우리나라에 회의공개법 도입 시 어떠한 시사점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최초로 미국 50개 주별 회의공개법을 분석한 연구입니다. 주별 회의공개법의 운영과 절차, 벌칙 등을 소개하고 있어 한국의 회의공개 제도개선과 의사결정과정의 공개에 많은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였습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는 정책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확보와 시민참여를 위해 회의공개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들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번 연구가 시민의 알권리를 확장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해당 연구는 재단법인 동천의 2017년 하반기 공익인권 단체 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가 활발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재단법인 동천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수, 2018/12/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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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국회예산감시를 위해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 세금도둑잡아라의 3개 시민단체와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모여 ‘국회감시어벤져스’라는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회감시어벤져스에서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정책자료집 및 입법정책개발 내역들을 정보공개청구와 소송 등을 통해 공개 받았습니다. 공개된 자료와 뉴스타파의 취재를 통해 상당수의 의원들이 정책연구용역을 표절하거나 연구용역을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여 연구비를 돌려받는 등 의정활동 전반의 비리혐의가 밝혀졌습니다. 

[뉴스타파] ‘세금도둑’ 국회의원 추적 (바로가기 클릭)

이에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좋은예산센터, 세금도둑잡아라는 지난 10월 24일 국회의원 정책연구 용역비리에 대한 고발 이후 추가로 밝혀진 국회의원의 비리혐의에 대해 11월 20일 2차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2018/10/24 - [오늘의정보공개청구] - 국회감시어벤져스! 정책개발비 비리 의원들 고발하다!

2018/10/19 - [오늘의정보공개청구] - 국회의원 정책연구용역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합니다


이번 추가 고발에서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 사용 비리혐의와 함께 저작권법 위반 혐의가 있는 국회의원 4명도 함께 고발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 혐의가 있는 의원의 경우 의원명의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면서 타기관, 연구자, 정부부처의 자료를 출처표기 없이 100% 표절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018년 10월 24일과 11월 20일 총 2회에 걸쳐 고발과 수사의뢰가 접수된 국회의원들의 혐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은재 의원 : 보좌관의 지인에게 3건의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이를 다시 돌려받음. 1,220만원에 대한 사기혐의.(18년 10월 24일 사기죄 고발)

백재현 의원 : 정체불명의 단체(한국경영기술포럼)에 8건, 4,000만원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는데, 그중 2건이 표절로 드러났음. 아울러 또다른 단체(한국조세선진화포럼)에 발주한 용역에서도 3건의 명의도용 또는 표절이 드러났음. 입법보조원에게 500만원의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했다가 돌려받은 정황도 포착됨. (18년 10월 24일 사기죄 고발)

황주홍 의원 : 보좌관의 지인에게 2건의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이를 다시 돌려받음 600만원에 대한 사기혐의. (18년 10월 24일 사기죄 고발)

강석진 의원 : 허위서류를 꾸며 대학생에게 250만원의 정책연구용역 및 발제를 의뢰한 것으로 했음. 비공식보좌진의 배우자 및 형에게 4건 850만원의 용역발주. 합계 1,100만원에 대한 사기혐의.(18년 10월 24일 사기죄 고발)

서청원 의원 : 건설.토목회사 임.직원에게 북핵위기, 인사청문회 제도에 관한 2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하고도 보고서도 비공개하고 있음. 1,000만원에 대한 수사 필요. (18년 10월 24일 검찰 수사의뢰)

유동수 의원 : 디자인업체에게 2건의 정책연구보고서 2천부 인쇄비 980만원 지출, 실제로는 10~20부만 인쇄 후 818만원을 의원실 인턴비서 통장을 통해 되돌려 받고 돈의 행방 불분명함.(18년 11월 20일 사기죄 고발)

곽대훈 의원 : 보좌관 지인이 대표로 있는 디자인 업체에게 1건의 정책연구용역 500만원을 발주했지만 연구용역보고서 확인 결과 100% 표절로 확인됨.(18년 11월 20일 검찰 수사의뢰)

조경태 의원 : 2015년 발간된 2건의 정책자료집이 중소기업연구원 및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연구용역보고서 100% 표절된 것으로 밝혀짐.(18년 11월 20일 저작권법 위반혐의 고발)

경대수 의원 :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발간한 3건의 정책자료집이 살림청발표자료, 농림축산식품부 용역보고서,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총서 100%표절.(18년 11월 20일 저작권법 위반혐의 고발)

박덕흠 의원: 2015년 발간한 2건의 정책자료집은 박덕흠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행한 연구보고서 100%표절.(18년 11월 20일 저작권법 위반혐의 고발)

안상수 의원 : 2015년 발간한 정책자료집은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의 보고서와 정부 부처 보도자료 3건을 100%표절함. 또한 해당 정책자료집 발간비 명목으로 890만원의 국회예산이 사용됨. (18년 11월 20일 저작권법 위반혐의 고발)


의원명

발간자료집

원자료

조경태

2015년 정책자료집 <창업기업의 성장과 폐업 그리고 고용>

201412월 중소기업연구원 발간<창업기업의 성장과 폐업 그리고 고용>

2015년 정책자료집 <청년전용창업자금 성과분석 및 효율화 방안>

201412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연구용역보고서 <청년전용창업자금 성과 분석 및 효율화 방안>

경대수

2015년 정책자료집 <산림복지 현황 및 개선과제>

2013년 산림청 발표자료 <산림복지 종합계획>

2013년 정책자료집 <농어촌 마을 활성화를 위한 교육지원 방안>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 용역보고서(수행기관:공주대 산학협력단) <농어촌 마을 화설화를 위한 교육관련 제도 개선 방안>

2012년 정책자료집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안전관리 개선방안>

20128월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총서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안전성 관리 방안>

박덕흠

2015년 정책자료집 <소규모 복합공사 적용범위 확대의 의미와 쟁점검토>

대한건설정책연구원<소규모 복합공사 적용범위 확대의 의미와 쟁점검토>

2015년 정책자료집 <소규모 단순 복합공사 제도의 활성화 방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소규모 단순 복합공사제도의 활성화 방안>

안상수

2015년 정책자료집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2015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 20137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

- 20155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 20155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자에 해당하고, 이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범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음.

▲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고발된 의원들의 정책자료집 표절 현황

국회감시어벤져스의 활동으로 정책보고서 표절, 허위연구용역 등의 비리혐의가 밝혀지면서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예산을 반납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반납이 완료되었거나 진행중인 국회의원들은 총 14명이며 반납 총액은 1억 810만원입니다. 

 

의원명

반납금액

드러난 문제

고발여부

20181

김영주

478만원

정책연구 표절

 

 

설훈

300만원

정책연구 표절

 

 

하태경

100만원

정책연구 표절

 

 

신용현

400만원

정책연구 표절

 

 

김병기

500만원

정책연구 표절

 

201810

이은재

1,167만원

허위연구용역

고발

 

백재현

3,000만원

유령단체 연구용역 등

고발

 

강석진

1,150만원

허위서류로 연구용역

고발

 

황주홍

1,200만원

허위연구용역, 표절

고발

 

이개호

300만원

정책연구 표절

 

 

김광수

200만원

정책연구 표절

 

201811

유동수

980만원

허위연구용역

고발

 

곽대훈

500만원

정책연구 표절

수사의뢰

 

김태흠

535만원

표절 정책자료집 발간비

 

합계

 

1810만원

 

 

비리혐의가 드러난 의원들이 예산을 반납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저지른 불법사실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리가 드러난 예산을 반납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에 대한 수사와 범죄혐의를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회사무처는 논란이 되고 있는 소규모정책연구 용역보고서를 비공개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국회 의정활동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책보고서 표절 및 입법정책개발비 비리혐의는 수사권이 없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와 뉴스타파의 취재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위의 피고발인 뿐만 아니라 입법정책개발비 전체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뉴스타파에서는 그동안 국회감시어벤져스에서 공개 받은 입법 및 정책개발비(86억원)와 정책자료 발간 발송비(46억원)에 대한 지출증빙자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입법 및 정책 개발비 지출증빙 자료 확인하러 가기

20대 국회 정책자료 발간 홍보유인(인쇄)비 확인하러 가기


181118_보도자료(2차고발예정).hwp

181120_보도자료(2차고발).hwp

고발장(2차)-배포용.pdf


수, 2018/11/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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