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구조조정의 칼끝, 또다시 여성노동자를 노린다

지역

구조조정의 칼끝, 또다시 여성노동자를 노린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05/27- 17:20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희망퇴직,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와중에 소리 소문 없이 사직으로 처리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4년부터 금융권에서는 희망퇴직 및 계약직 전환 등의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몇몇 회사에서 여성노동자, 특히 육아휴직을 다녀온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상담이 들어오기도 하였다. 현대중공업에서도 2015년 연차가 높은 여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평등의전화(1670-1611)에는 지금 희망퇴직의 절벽에 매달린 여성노동자들의 상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Untitled-1
▲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언제나 실격인가

 2010년 금융위기 당시 사라지는 여성들의 일자리를 풍자하는 생생여성행동의 기자회견 퍼포먼스

 

A씨는 출산휴가 중에 회사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데 출산휴가 사용 후 바로 퇴직하면 희망퇴직금을 지급할 것이고 이를 거절하고 복귀하면 저성과자로 해고시키겠다고. 15년 동안 몸 바쳐 일한 회사였다.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희망퇴직 신청서에 이름을 올렸다.

A씨의 사례처럼 여성노동자에게 임신출산을 이유로 해고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정부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노동자에 대한 임신출산으로 인한 불이익한 조처를 예방하고자 하지만, 지난해부터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시장에 저성과자 퇴출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을 도입하려 함에 따라 구조조정 계획을 세운 기업에서는 저성과자 해고지침을 활용해 사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위기가 도래하면 가장 먼저 퇴출되는 이들이 여성노동자들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다. IMF 경제위기 때는 여성이라는 이유를 떳떳하게 달고 해고의 칼날을 휘둘렀다. 1998년 평등의전화에는 근로조건 상담이 폭증하여 전체 상담의 91.2%를 차지하였다. 모성권이나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시절이었다. 이렇게 살육당한 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이후 같은 자리에 반쪽의 임금을 받고 비정규직이 되었다.

2007년 말 미국 발 금융위기 때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역시나 여성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전과는 달리 소리 소문 없이 스러져 갔다. 이는 IMF 경제위기 당시 여성노동자가 근무하다 대규모로 사라졌던 정규직 일자리에 임시, 일용, 시간제, 파견, 용역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고용되었다. 이들이 경기침체 또는 경제위기 때마다 여전히 위험을 흡수하는 안전판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계약해지라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퇴출당했기 때문에 아무 소리 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7년 금융위기 시기에도 사라진 일자리의 75%가 여성일자리였다는 사실 역시 이 당시의 구조조정이 내용적으로는 ‘성차별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지만 아직 통계상으로는 여성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6년 3월 통계에는 전년 동월대비 여성 취업자 증가폭이 남성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대다수는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에 노동시장에 나온 5-60대 여성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시간제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며 저임금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

여성노동자 대다수가 비정규직이고, 성별임금격차 또한 매년 커지는 등 여성 일자리의 수준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여성 일자리 수준 악화는 최근 여성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정책으로 여성 시간제 노동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도 한 원인이 있다. 이와 같이 취약한 여성일자리 상황에서 여성노동자는 장기화되는 경기침체기에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저임금 단순노동자로 끊임없이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고 있다.

B씨는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을 해야만 할 것 같다. 다음 주에 팀 개편이 있을 예정인데 팀원 중 여성 4명만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동하게 될 부서는 회사 내 한직으로 정년을 앞둔 이들이 잠시 있다 퇴직하는 곳이다.

B씨의 경우는 퇴직 수순으로 이어지는 부서에 여성뿐 아니라 남성 노동자도 함께 배치되고 있어 표면상으로는 성차별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회사의 관행과 특정 부서에서 여성만 퇴직 수순으로 연결되는 팀으로 배치하고자 하려는 의도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김태임 평등의전화 상담소장은 이러한 퇴직 요구 시에 “원치 않는데 사직서를 쓰라고 한다고 무조건 쓰지 말아야 한다. 작은 사업장의 경우 기분이 나빠서 다음날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된다”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먼저 노동관련 기관에 상담을 해보라”고 권한다.

IMF 외환위기 시기에는 ‘여자라서’, ‘남성생계부양자라는 논리로 맞벌이 부부 중 여성노동자’를 공공연하게 정조준해서 정리해고 하였다. 하지만 2016년 오늘, 저성과자 해고를 들먹이며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고 있다. 합리적 기준의 외피를 쓰고 교묘하게 위장한 성차별적 해고의 칼날은 여전히 여성노동자를 노리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2017년 적용될 최저임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21개 업종 중 7개 업종(도소매업,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부동산임대업, 사업지원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기타개인서비스업)에 대해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 지급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업종들은 다른 산업에 비해 ▲사업체의 지불능력이 낮고 ▲해당 산업에는 단시간 근로자가 많다. 생계에 종사하기보다는 용돈벌이와 같은 보조소득이라는 이유로 차등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업종은 백화점, 대형마트, 콘도, 호텔, 대형음식점, 유흥주점, 인력공급, 항공운수업 등 대형 사업자가 줄줄이 포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을 채용하여 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업종들이다. 또한 영세사업자의 지불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임금보다 다른 요인들이다.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부동산 임대료,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수료, 원·하청의 불공정 거래와 연동하여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 사업체 지불능력의 문제를 임금을 낮추는 것으로만 해결하려해선 안 된다.

단시간 노동자가 많은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업주가 정규직 채용을 회피하기 위해, 시간제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고용형태를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노동자가 그 임금으로 용돈을 쓰던, 보조소득으로 쓰던 그것은 노동자가 생활하기 위해 쓰는 돈이다. 모든 노동자는 조금 더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며 노동을 한다. 이 돈이 밥을 먹기 위해 쓰는 돈이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쓰는 돈이건 모든 것은 노동자의 생활인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이유만일까? 사용자 위원들은 진짜 속내를 감추고 있다.

 

출처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16년 3월

출처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16년 3월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6년 3월 통계를 이용해 이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최저임금 수혜범위(최저임금 90-110%) 노동자들은 184만 6천명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등락에 따라 당장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사용자위원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7개 업종의 노동자는 115만 8천명. 전체의 62.7%이다. 사실상 사용자위원이 지목한 7개 업종은 저임금노동자 집중 업종이다. 21개 업종 중 단 7개 업종 차등지급만으로 62.7% 노동자의 임금이 낮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전체 업종 중 사용자 위원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사회보장행정 ▲교육서비스업 ▲농립어업 ▲가구내고용활동등의 업종을 제외하면 최저임금 수혜노동자는 150만 6천명으로 줄어든다. 이 중 7개 업종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76.9%에 달한다. 21개 업종 중 단 7개 업종의 최저임금을 낮추는 것만으로 최저임금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것이 사용자 위원들이 감춘 진짜 속내이다.

이런 결과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저임금 수혜노동자 중 여성의 비중은 64%이다. 저임금 노동자들 중 여성의 비중이 높은 것은 여성노동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을 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수혜범위 여성노동자 중 7개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비중은 61.8%, 공공부문 등 사용자 위원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는 업종을 제외하면 여성노동자 중 7개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비중은 79.9%까지 치솟는다.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한다면 여성노동자들은 원래 가해지던 차별에 덧대어 최저임금마저 차등 지급받는 이중차별의 굴레를 짊어지는 것이다.

최저임금 차등지급은 지독한 노동자 분할 정책이다. 나노단위의 미립자로 노동자들을 쪼개어 분할 통치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23일 내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본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사용자 위원들의 꼼수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수용된다면 여성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수, 2016/06/22- 11:30
630
0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투자한 부동산 사업으로 인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공적자금 수백억 원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예보는 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법리 검토조차 하지 않아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300억 원에 인수한 ‘금싸라기’ 땅…수백억 원대 차익이 눈앞에

뉴스타파는 경기도 일산 주엽역에 위치한 ‘(구)스타몰’ 인수 사업에 전두환씨 일가가 뛰어든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보도 : 추징금 1000억 미납 전두환 일가, “수백억대 부동산 사업 진행 중”) 전두환씨의 장남 재국씨와 측근들이 ‘맥스코프’라는 법인을 설립해 해당 토지 인수에 나선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사업에는 전재국 씨의 부인 정도경 씨의 돈 7억 원과 전재국 씨 소유 기업 ‘북플러스’의 자금 5억 원이 투자됐다. 확인결과 맥스코프의 실소유주는 전재국씨였다.

2016101300_01

맥스코프가 이 사업에 뛰어든 건 2014년 말이다. 그해 12월 맥스코프는 스타몰 토지 소유주인 SBI저축은행과 토지 인수계약을 맺었다. 맥스코프가 뛰어들 당시 스타몰은 소유관계가 복잡했다. 일단 건물과 토지의 주인이 달랐다. 토지는 일본계인 SBI저축은행이, 건물은 예보가 갖고 있었다. SBI저축은행은 2005년 법원 경매에 부쳐진 토지를 낙찰받았고, 예금보험공사는 이 건물에 대해 340억 원 상당의 채권을 갖고 있던 저축은행들(토마토, 한국, 진흥, 경기)이 잇달아 파산하면서 건물을 실소유하게 됐다. 현재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가진 스타몰 추진업체 스타디엔씨는 파산 상태다.

SBI저축은행은 맥스코프와 계약을 맺은 직후인 2015년 4월, 스타몰 건물의 법적 소유주인 개발업체 ‘스타디앤씨’를 상대로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스타디앤씨가 지난 2년 동안 토지사용료(지료)를 지급하지 않고 부당하게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지 소유주로서의 권리 행사를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것. 지난 1월 SBI저축은행은 1심에서 승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2016101300_02

맥스코프의 대표 권 모 씨는 최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소송이 끝나는 대로 스타몰 부지를 다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접 사업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처음 스타몰 토지를 인수할 때부터 직접 개발에 나설 생각은 없었다. 토지가 법적으로 ‘클리어’하게 되면 대형 건설사 등 개발업체에 되팔 생각이다.

권씨의 말은 SBI저축은행이 제기한 건물 철거 소송이 애당초 토지 거래의 차익을 노린 맥스코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맥스코프의 인수대금은 31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엽역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스타몰 부지가 지니는 가치는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한다. 취재진이 만난 한 부동산업자는 “지난 20년동안 검증이 된 위치이기 때문에 상가 임대를 한다면 평(3.3m2)당 5000만 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자는 “상가와 오피스텔이 결합된 건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위치”라며 “복잡한 이해 관계가 정리되고 실제 건물 철거가 이뤄질 수 있다면 굉장히 잘한 인수 거래”라고 평가했다. 개발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변동이 있겠지만 수백억 원대의 차익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적자금 300억 원 공중분해 위기…예보는 ‘강건너 불구경’

만약 맥스코프의 계획대로 건물이 철거되면, 예보가 갖고 있는 340억 원 가량의 스타몰 채권은 사실상 ‘공중분해’된다. 부실 저축은행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투입됐던 공적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영영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예보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6101300_03

예보는 SBI저축은행이 제기한 건물철거 소송 1심 공판에 피고이자 법률상 건물소유주인 스타디앤씨 측의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했었다. ‘보조참가’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의 승소를 위해 소송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스타디앤씨 측과 공조해 건물 철거를 막을 법리를 강구해야 했다. 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예보의 역할은 없었다고 스타디엔씨 측은 주장한다. 스타디앤씨 이인형 대표의 말이다.

예보가 스타디앤씨나 채권단 측에 연락 한번 한 일이 없다. 재판 과정 내내 자리만 지켰을 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1심 공판 막바지에 예보 측 변호사가 조정을 신청한 일이 있었지만 판사로부터 ‘이해관계가 복잡해 가능하겠냐’는 일종의 핀잔만 샀을 뿐이다.

항소심에서 스타디앤씨 측 변호인으로 합류한 신영한 변호사도 예보의 무성의한 대응을 지적했다.

2000명에 이르는 분양권자들의 이해관계는 물론, 공적자금 수백억 원이 걸려있는 소송인 만큼 그 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예보의 대응은 미흡했다. 한참 법리를 다퉈야 할 때인데 예보 측이 재판부에 조정을 신청한 것은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신 변호사는 법리 검토 과정에서 원고(SBI저축은행) 측이 내세우는 주요 주장 가운데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고는 2013년 이후 스타몰 건물의 지상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이 건물의 지상권이 타 기관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신 변호사의 지적을 인정하고 이 문제에 관련된 법리를 재검토하도록 한 상황이다. 신 변호사는 “사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사실관계”라고 말했다. 예보 측은 1심에서 이 같은 기본적인 법리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셈이다.

예보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대응 전략이 없다는 점을 시인했다. 예보 관계자는 “소송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법리적으로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SBI저축은행 측과 매각 협의를 해 상대가 적정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면 조정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타몰 건물 건축 공정이 상당히 진행된 데다 수분양자들이 많기 때문에 건물 철거 소송에서 지더라도 실제 철거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한상진
촬영 : 김수영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목, 2016/10/13- 10:10
595
0

 

노동개악 강행의지 굽히지 않는 고용노동부

명분도, 동의도 원하지 않았음을 드러낸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대통령 한마디에 4대입법 된 노동법개정안, 현 정권의 본질 보여줘

 

고용노동부는 2016년 업무보고에서 노동개악과 더 쉬운 해고를 위한 지침의 강행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비정규직을 양산할 파견법을 중장년일자리법으로, ‘더 쉬운 해고’를 위한 지침을 「공정인사 지침」이라고 명명하고 형사처벌 규정의 삭제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강화된 제재라고 주장하며 정책의 실질을 왜곡·은폐하고 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기간제법의 추진이 중단되었다.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면서도 타협 없이 5개의 노동법개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 대통령 담화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는 현 정권과 이번 노동개악의 본질을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작년 12/21(월)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과 관련하여 발송한 공개질의서(http://www.peoplepower21.org/Labor/1382702)에 대해서 고용노동부는 답변(별첨자료 1 참고)하면서 희망퇴직은 ‘퇴직을 희망하는지 근로자에게 의사를 묻고 희망할 경우 퇴직하게 하는 합의의 의사표현’이라고 설명하고 ‘고용노동부 중부청에서는 희망퇴직 과정에서 사측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희망퇴직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측 일방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가 퇴직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거나 종용하는 방식으로 강행된다. 희망퇴직을 통해 쫓겨난 노동자를 계약직의 형태로 재고용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희망퇴직은 정리해고에 다름 아니며 필요한 인력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사측의 꼼수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는 소위, 「공정인사 지침」을 통해 채용, 훈련, 평가, 보상, 퇴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지만 이것은 지금도 만연해 있는 불·편법적 대량해고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하다.

 

정부는 최저임금에 대한 미비한 근로감독행정을 개선하기는커녕 현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징역과 벌금을 병과(倂科)할 수 있는 현행 처벌규정을 삭제하고 과태료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고 정부는 이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은 최저임금 위반 사용자에게 ‘우선’ 시정권고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위반이 적발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형사처벌 조항에 대한 과태료로의 전환은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노동조건으로서 최저임금제도의 위상을 훼손한다. 최저임금법 준수율 제고와 제재 강화는 집무규정의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며 더욱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요구된다.

 

발표된 자료에는 ‘실업급여 지급액 및 기간 확대 등 보장성을 강화’라는 계획이 명시되어 있으나 실업급여 수급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두루누리지원사업의 차등지원 계획은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을 후퇴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임금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100%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지만, 공약을 이행하기는커녕 지원대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10%p 삭감하는 시행령을 의결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국회 탓 하고 있는 실업급여 상·하한액 단일적용 건도 정부·여당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하고 하한액 인하를 위한 법 개정에만 몰두한 결과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은 자신의 정책이 현행 실업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여론호도를 중단하고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

 

사용자 일방의 이익을 위해 남발되는 대규모 해고와 전 산업에서 양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은 찾아보기 어렵고 재벌·대기업 편향의 정책기조와 독선적인 국정운영은 변함없다. 급기야 행정부 수반이 민간이익단체와 함께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며 국회를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어떤 양보나 합의도 없다던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이 대통령의 담화 이후 노동개혁 4대입법으로 축소되었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 대해 박근혜 정권이 고수해온 단호한 입장이 수정된 이유와 과정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배경도 확인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여러 설문조사를 근거로 많은 국민들이 정부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대통령 담화 이후 수정된 정부의 입장은 지금의 노동개악을 누가, 무엇을 위해 대변하고 관철시키려 하는지 보여준다.

 

최소한의 명분이었던 915노사정합의조차 파기된 현 시점에서 정부는 노동악법과 양대 지침이 이미 처리된 것인 양 2016년 사업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입법도, 양대 지침도 이제 명분도, 국민의 동의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마저 후퇴되거나 실종된 채 맞이한 집권 4년 차이다. 지금이라도 재벌·대기업 편향의 정책기조와 일방통행의 국정운영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시작은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초래할 노동악법과 양대 지침의 폐기여야 할 것이다.

 

▣ 별첨자료 1.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관련 참여연대 공개질의서에 대한 고용노동부 답변

 

목, 2016/01/21- 13:26
544
0

사업이 잘 되면 이윤이 늘어나는 것이 보통의 상식이다. 하지만 여기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상한 사업이 있다. 2007년부터 정부는 사회 서비스 바우처 사업 중 하나로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을 해 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64,500명, 활동보조인은 65,300명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직접 진행하지 않는다. 예산을 수립하고 지급만 할 뿐 실제적인 집행은 민간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시간당 수가를 정해서 일한 시간만큼 민간기관에 지급할 뿐이다.

 

문제는 수가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수가는 시간당 9천원. 수가 안에는 4대 보험,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운영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9천원으로는 최저임금인 6,030원으로 계산해도 지원기관은 시간당 169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심지어 운영비는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이용자와 활동보조인 연결과 관리, 각종 행정업무 등에 정부는 한 푼도 지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다른 바우처 사업과 달리 월 200시간 이상 장시간 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도 시간당 9,000원의 수가에서 지급해야 한다. 그럴 경우 시간당 4,745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수가계산

▲ 장애인활동보조인 최저임금 기준 임금계산

* 주휴수당 : 한 주 만근 시 1일 분의 유급 휴일과 수당을 주어야 한다.

* 연차수당 : 1년간 8할을 근무한 노동자에게 년 15일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이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지원사업 안내서에 따르면 활동지원기관은 서비스 단가의 최소 75%이상(2016년 6,800원 이상)을 임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뒤집어 이해하면 시급 6,800원만 주면 아무 문제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주휴수당만 포함해도 임금은 7,236원이 된다. 정부는 시간당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지급 등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132p. 보건복지부 발간 자료

▲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안내 책자 132p. 보건복지부 발간 자료

 

이에 대해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016년 사회보장정보원에서 진행한 사업 설명회에서 “연차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인활동보조인들은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 원천적으로 연차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업주는 노동자들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수가를 어떤 기준으로 정한거냐는 질문에 “노무에 대해서 알만한 사람이 설계한 것”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시 공무원은 “수가에 대해서는 내게 질문하지 말라”고 말한다. 결국 적자를 떠안는 기관도 있지만 대다수 기관들은 활동보조인들에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 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애인활동보조사업 담당자 K씨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운영비 한 푼 없이 적자만 나는 사업”이라며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들의 불편과 활동보조인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 함부로 반납하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가가 만원 이상은 되어야 경력에 따른 호봉은 못 준다 하더라도 최저임금이라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9년째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는 S씨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도와준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도 미치지 못 하게 수가를 정한 보건복지부가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활동 보조일은 하루아침에 일이 없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런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S씨는 돌보던 장애인이 홀로 세상을 떠난 후 발견한 일이 있었다. 사회복지 바우처 사업 중 노인돌봄이나 가사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는 종종 발생하는 있는 일이지만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경우는 드문 일이다. 그 이후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몇 달 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요양보호사도, 장애인활동보조인도 시스템 안에서 이러한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유를 해 주지 않는다. S씨는 이런 충격을 완화시켜줄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일에 대한 바램으로는 “아무 일이라도 좋으니 정규직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일에 휘둘리지 않고 고정된 시간 일하고, 고정된 급여를 받는 안정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돌봄 일자리는 주로 여성이 종사하고 있다. 노인돌봄, 가사간병 등 다른 돌봄 복지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노인돌봄, 가사간병 바우처 사업의 수가는 9,800원으로 장애인 활동 지원 사업보다 나은 형편이지만 최저임금을 겨우 지급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 대표는 “최근 시중노임단가, 생활임금 등 공공부문에서부터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만 여성이 주로 일하는 돌봄 일자리는 여전히 사각지대”라며 “경력 인정은 커녕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현실은 국가에 의한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못 박았다.

 

장애인 활동 보조인 사업의 경우 우리 사회 소수자인 장애인이 이용자이며 노동자는 여성이라는 결합으로 더욱 천대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보건복지부는 명백하게 최저임금 위반을 자행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는 원청 사업자이다. 정부가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법적으로 명문화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겠다. 정부가 제공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최저임금 위반에 앞장서고 있는 중이다.

수, 2016/06/08- 09:06
50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