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대정신] ‘기후변화 위험을 택할래, 원자력 위험을 택할래?’라는 질문은 잘못됐다

지역

[시대정신] ‘기후변화 위험을 택할래, 원자력 위험을 택할래?’라는 질문은 잘못됐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5/31- 11:05

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⑨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001

“시대는 이미 바뀌었어요. 전 세계가 그에 맞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계속 이대로 버티면 어떻게 될까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시점에 가서 급격한 변화를 강요당하게 되죠. 그럴 때의 변화는 폭력적인 형태가 됩니다. 그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인터뷰 내내 빠르고 높은 목소리, 걱정과 답답함, 안타까움이 담긴 말투였다. 지난 4월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스페이스노아에서 만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마침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다면서도 2시간이 훌쩍 넘도록 잠시도 쉬지 않고 말했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으로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아홉 번째 인터뷰에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진행하는 이 인터뷰는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 진단’, ‘이대로 갈 때의 5~10년 후 한국 사회 예측’, 그리고 ‘개선하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에 대한 세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다. 이번에도 똑같은 질문을 했지만 윤 교수는 “저는 아무래도 환경과 에너지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 따져보면 환경‧에너지와 관련 없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위기 원인‧해법 상당 부분 에너지와 직결”

앞의 두 질문에 대한 윤 교수의 답은 “한국의 경제·사회·산업·공동체 등 여러 측면이 다 위기에 처해 있고 앞으로 더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원인과 해법의 상당 부분이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직결돼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윤 교수는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덧붙였다. 환경과 에너지 이슈에 대해 한국 사회가 보이는 반응을 응축한 말이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국제 사회 관점에서는 제가 지극히 정상이고 현실적”이라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환경 관련 논의가 늘 경제 논리에 밀리곤 하는 데 대해 “경제, 경제 하는데 기후변화에 영향 받지 않는 경제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002

인터뷰 날은 4월 초였지만 이례적으로 더운 날씨였다. 윤 교수는 “사람들 옷차림이 하루 만에 확 달라졌더라”면서 “이렇게 날씨가 조금만 더워져도 사람들이 소비하는 음료와 옷에서부터 냉난방 형태, 여가생활, 야외 작업 환경 등이 다 달라진다”고 했다. 1차 산업인 농림‧어업‧축산업만이 아니고 그 원료가 투입되는 2차 산업,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는 3차 산업이 다 달라지며, 궁극적으로 전 산업과 사회에 영향이 미친다는 것이다.

“기후가 변하고 에너지에 대한 세계의 대응 방식이 변하면 산업도 변하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15~20년 후면 현존하는 산업 대부분이 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경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 아닐까요?”

단적인 예가 자동차산업이다. 미국 기업 테슬라의 공격적인 신모델 출시로 인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전기차로의 이행 추세를 상기시키며 윤 교수는 “그저 신기해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기차는 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산업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엔진 부품산업이 직접 타격을 받게 되고,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다른 부문들까지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유지보수‧주유‧폐차‧보험 등 업종까지 따지면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이 자동차 산업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 자동차 산업의 판도가 바뀌는 것을 이렇게 남일 보듯이 해도 될까요? 에너지와 기후변화 문제는 북극곰 죽는 얘기, 어디 먼 나라 태풍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렇게 우리 일자리,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화석연료 시대 종말’, 대한민국만 외면

그렇지만 윤 교수가 피부로 느끼는 산업계 반응은 무관심에 가깝다. 얼마 전 중소기업 관련 행사에 초청돼 강의하러 갔는데, 앞선 강의 때 자리를 꽉 채웠던 중소기업 CEO들이 ‘기후변화’ 강의 때는 10명 남짓으로 줄었단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기후변화 당사자 총회가 열릴 때 구글‧애플 등 세계 대표 기업들은 ‘반드시 협정이 체결되길 바란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국내 기업들은 그런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면서 윤 교수는 “물론 정부와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003

“지난해 ‘파리협정’ 체결의 의미는 이제 세계가 ‘화석연료 에너지원에 기댄 삶은 가능하지 않게 됐다’는 데 동의했고, 다른 삶으로의 이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총회 직후 전 세계 언론들은 일제히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전면에 다루면서 그에 대한 준비 상황을 진지하게 돌아봤습니다. 우리 언론은 어땠습니까? 우리 정부는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나요?”

화석원료가 아직도 1차 에너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문제지만, 전자기기의 일상화로 전기가 점점 더 많이 필요한데도 원자력 발전 확대로 전력 공급을 늘리려 할 뿐 다른 대책이 없는 점도 대한민국의 심각한 문제라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이 야기할 미래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도 “인공지능도 결국 전기로 작동될 텐데, 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면 그 전기는 무엇으로 충당하나?” 하는 걱정부터 들더라고.

이는 곧 에너지원을 태양광‧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 가야 한다는 주장과도 연결되지만 윤 교수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지금 소비하는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 나아가서 물질적인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이미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지구 전체 생태용량의 1.5배를 쓰고 있어요. 미래 세대가 쓸 것까지 가져와서 쓰고 있는 거죠. 심지어 인류세(Anthropocene)라는 표현도 있어요. 이 시대가 지질시대로 치면 신생대 제 4기 ‘충적세’인데, 지금 우리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서 ‘인류세’라는 이름으로 따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방식은 지구가 감당할 수 없고, 이제는 멈출 때라는 것을 한시라도 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위험 알면서도 원전(原電) 지지하는 비극

이에 대해서도 ‘누가 그걸 모르느냐’는 반응, ‘에너지 절약은 지금도 하는데 더 이상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반응도 적지 않게 들어본 듯, 윤 교수는 바로 이어서 말했다.

“이탈리아에 가 보면 전기를 얼마나 열심히 아끼는지 모릅니다. 지붕은 물론이고 창문마다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어요. 우리는 왜 그 정도로 하지 않을까요? 전기요금이 그만큼 비싸지 않기 때문이죠. 왜 비싸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발전 방식은 대규모 석탄 화력과 원자력 발전을 통해 대용량으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004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전기를 되도록 안 남기고 바로바로 팔아야 이득이 커진다. 전기를 저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발전에 따르는 사회‧환경 비용이 반영되지 않으니까 전기료를 싸게 유지할 수 있다. 발전사업자로서는 소비자가 전기를 아끼도록 권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입장이 정부 정책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환경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느냐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것은 경제적 동기”라면서 “이 동기가 부여되기만 하면 시민들이 지혜를 짜내서 덜 소비하는 사회로 갈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정부, 국가 권력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소규모 사업자들이 태양광,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이를 한국전력에서 사주던 ‘발전차액보전제도’조차 없어졌고, 국가 소유 건물들조차도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데 대해 공시지가 기준의 사용료를 요구해서 엄두를 못 내게 만든다고 지적하면서 “정부 정책이 이런 식인데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이 늘어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윤 교수는 “지금의 방식으로 부를 얻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소수의 기득권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이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산업은 수출도 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그 때가 돼서 갑자기 산업 방향을 틀려면 그 충격에 쓰러지는 쪽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기업은 거기까지 보지 못할 수 있지만, 정부는 봐야죠. 산업이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죠. 그런데 주로 어떤 기업들하고 논의합니까? 에너지 많이 쓰는 기업들입니다. 그러니 깜깜할 수밖에요.”

후쿠시마 사고가 이미 ‘원자력 안전 신화는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알렸는데도 여전히 원자력을 유일한 대안으로 믿는 우리에 대해 ‘비극적인 사회’라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이슈로 인해 우리 국민의 원자력 발전 지지도는 90%를 넘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8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89.4%까지 올랐다. 윤 교수는 “그런데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고 보는 비율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43%밖에 안 됩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지지하는 거죠. ‘경제를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게 비극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005

윤 교수는 ‘기후변화 위험을 택할래, 원자력 위험을 택할래?’ 라는 질문은 잘못됐다면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덜 쓰는 방법들을 찾아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저 두 가지를 다 피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더 이상 위협적인 질문으로 국민들에게 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으로 시작해 이상(理想) 사회로

다만, 인터뷰의 세 번째 질문,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시민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부와 기업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그 이유는 “그래야 정부와 기업을 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환경 정책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으면 정치인들은 바로 환경을 살릴 방법을 고민하고 법안을 내놓을 겁니다. 그런 평가기준이 없으니까 안 하는 거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시민들이 변해야 한다’고 칼럼을 쓰니까 바로 ‘기업 보고 아끼라고 해야지 왜 시민 보고 그러느냐?’는 말이 들려오던데, 어디에 가치를 둘 건지, 판단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시민들이 제시해야지 기업들 스스로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시민들부터가 전기를 덜 쓰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면 자연히 기업들에게 “우리도 이렇게 아끼면서 전력을 생산하는데 너희들은 왜 변하지 않느냐?”고 압력을 주게 된다. 윤 교수는 “전기를 아껴본 사람은 대낮에 전등이 환하게 켜진 것만 봐도 마음이 불편해서 그냥 못 넘어가지 않느냐?”고 했다.

윤 교수의 집에도 발코니에 500w급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했는데 그 뒤로 식구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기를 아끼고 다른 자원도 절약하려고 한다고.

“언어학 교수인 남편은 평소에는 에너지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태양광 발전을 경험한 뒤에야 수업시간에 블라인드를 내린 채 전등을 켜고 지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그 이후로는 되도록 블라인드를 올리고 자연채광으로 수업을 한답니다.”

이런 맥락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이다. 2012년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에너지인 200만 TOE(석유환산톤) 절감을 목표로 시작돼 목표기한으로 정했던 2014년 말보다 6개월 앞당겨 2014년 6월에 이를 달성하고, 현재 ‘2020년까지 에너지 자립률 20% 달성, 에너지 400만 TOE 절감, 이산화탄소 발생량 1,000만 톤 감축’이라는 목표의 2차 단계에 접어든 사업이다.

윤 교수는 “언론이 제대로 안 다뤄서 시민들 상당수가 몰라서 안타까운데 상당히 의미 있는 실험”이라면서 “특히 ‘에너지자립마을’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줄여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006

“주민들이 모여서 전기 덜 쓰는 방법을 공유하고, 성과를 비교하고, 그 수치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관계가 회복되고 공동체가 살아나더라고요. 사실 서울에서 ‘동네’, ‘마을’이라고 하면 저도 어색했어요. 예전에 딸아이가 학교 사회 수업에서 ‘우리 동네 알아오기’ 숙제를 내줬다기에 ‘우리 동네가 어디야? 어디까지가 우리 동네지?’ 했었죠. 그런데 이런 주민 활동을 통해서 마을 개념이 다시 만들어지는 걸 직접 보니까 저도 신기해요.”

윤 교수는 “어차피 지금 있는 일자리들이 대거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앞으로는 줄이고 아끼는 게 일(일자리)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거기서 많은 일자리가 나오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뜻이다.

특히 농촌에 대한 지원을 에너지와 연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지금처럼 기계식 대농(大農) 육성 방식은 고령화 된 농민들에게 맞지도 않고, 농기계‧저온창고 등으로 전기를 점점 더 많이 쓰는 방식이라서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고. 그보다는 기존 농민들의 수익을 보전하고, 귀촌인구들이 잘 정착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농촌은 건물 그림자가 안 지니까 도시보다 태양광 발전에 더 좋아요. 휴경지에 직불금을 주는 등 각종 지원정책이 있어도 큰 실효성이 없는데, 그러느니 그 땅에 태양광 발전을 하도록 해서 그 전기를 사주면 다른 에너지원도 줄이고, 농민에 안정적 소득도 보장해 줄 수 있어요. 요즘은 농토 위에 기둥으로 층을 높여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발전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여기에 도시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출자해서 참여하면 연금보다 나은 소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게 창조경제 아닙니까?”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하고 에너지를 줄이는 게 직업이 되고, 산업이 되고, 농촌이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고, 도시에 동네와 마을이 살아나게 해주고,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의제가 정치인에 투표하거나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사회. 윤 교수가 두 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말한 내용을 정리하면 그런 이상(理想)이 그려진다. 지금처럼 에너지를 쓰다가는 절벽까지 몰리게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됐던 이야기가 이렇게 귀결되니 묘한 일이다.

007

윤 교수는 “그게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저서 ‘위험 사회’에서 말한, 심각한 재난과 같은 파국 상황에서 도리어 길을 찾는다는 뜻의 ‘해방적 파국’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예언자가 하는 말이 안 맞는 이유는 사람들이 예언에 나온 상황을 피해 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지금부터 다르게 행동하면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 한 명 한 명이 먼저 시작하면 됩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농사 때문에 합천보 닫는다고"?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 합천보 수문 닫자 낙동강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지난 2월 2일 합천창녕보 (아래 합천보)의 수문이 닫혔다. 수문이 닫히고 8일째인 10일 나가본 현풍양수장 부근 낙동강은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지난 1월 합천보 수문이 활짝 열렸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녹조 사체가 포함된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물고기가 죽어나고 있었다. 수문이 크게 열려 수위가 해발 4.8미터까지 내려가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합천보 수문 닫히자, 다시 낙동강엔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 둥둥

[caption id="attachment_18811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이 활짝 열렸던 지난 2017년 12월 중순경의 박석진교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넓은 모래톱 위를 낮은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전형적인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116"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이 닫히자 다시 거대한 물그릇으로 변해버린 낙동강. 박석진교 부근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날 수위는 해발 8미터까지 차오르며 불과 일주일여 만에 수위가 3미터 이상 올랐다. 수위가 차오르자 낙동강은 다시 거대한 물그릇으로 바뀌었고 강물은 탁했다. 지난 1월 말에 보았던 넓은 모래톱과 여울목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세차게 흐르던 강은 흐름을 멈췄다. 되살아난 듯했던 낙동강이 다시 죽어가고 있는 듯했다. (관련기사 : 문재인 대통령님, 당신이 되살린 낙동강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많이 보이던 새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죽은 물고기만 둥둥 떠다닌다. 단지 수문을 일주일 닫았을 뿐인데 강이 다시 심각한 교란 상태에 빠진 것이다. 수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고기 또한 다시 혼란에 빠져 버렸다. 배를 뒤집은 채 둥둥 떠다니는 죽은 물고기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현풍양수장의 양수구 말단은 강물에 완전히 잠겨 양수가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 양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주변은 각종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듯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5" align="aligncenter" width="320"] 현풍양수장의 양수구 말단부가 강물에 완전히 잠겨 양수가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 양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주변은 각종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만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듯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정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수문을 닫는다고 했지만 현풍양수장은 가동의 기미도 없었다. 실제로 강물은 달성군의 주변 들판으로 전혀 공급되고 있지 않았다. 수문을 이렇게 급하게 닫을 이유가 없었다. 쫓기듯 수문을 닫은 이유가 정말 무엇인지 묻고 싶다. 보를 여는 데는 만 6년여가 걸렸지만 다시 닫아거는 데는 불과 석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달성군 겨울농사 실태, 직접 가서 조사해보니...

그래서 달성군 일대의 농업용수 이용 실태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10일 취재를 나온 부산MBC 다큐팀,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과 나는 낙동강을 따라 현풍과 구지 일대 들판을 돌아봤다. 먼저 현풍양수장을 지나 현풍면 원교리의 들판부터 둘러봤다. "이 넓은 들에 양파와 마늘밭이 몇 군데인가? 그리고 아직 땅이 꽝꽝 얼어있는데 어떻게 물을 댄단 말인가? 적어도 땅이 녹아야 물을 댈 수 있다. 이런 현실인데 일부 농민의 일방적 주장을 듣고 정부시책을 그렇게 쉽게 바꿔도 되는가 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7" align="aligncenter" width="640"] 곽상수 이장이 현풍면 원교리 양파밭에서 겨울농사의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현풍들을 둘러본 곽상수 이장은 이번에 수문을 닫은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곽 이장의 말대로 원교리의 넓은 들에서 마늘과 양파밭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면적의 5%도 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또한 농수로는 바짝 말라 있었다. 물이 들어올 기미조차 없어 보였다. 곽이장이 다시 설명했다. "낙동강의 양수장은 기본적으로 수도작용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밭에다 물을 대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다. 모내기용으로 낙동강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이지 밭에다 물을 대기 위해서 강물을 끌어 쓰는 게 아니다. 밭에는 모두 지하관정을 뚫어서 그 지하수로 농사짓는다. 현실이 이런데 정부에서는 실태조사나 제대로 해봤는지 모르겠다." 곽 이장은 가슴을 치며 답답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달성군의 일부 농민들의 주장으로 합천보의 수문이 지난 2월 2일부터 다시 닫혀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 열렸던 합천보가 3개월이 채 못 되어 다시 굳게 닫혀 버린 것이다.

연리들 침수피해에 대해서는 아직도 묵묵부답

곽 이장이 이토록 답답해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가 살고 있는 고령군 우곡면 포리의 '연리들'은 우곡그린수박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런 명품 수박산지가 그 명성을 잃어버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대강사업으로 합천보가 건설되고 담수가 이루어지자 연리들은 지하수위가 차올라왔다. 과거 지표에서 8미터 정도 아래에 있던 지하수가 바로 1미터 위로까지 차올라온 것이다. 그로 인해 뿌리를 2미터 이상 내리는 수박은 습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고, 수박은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우곡그린수박이 명성을 잃어버린 이유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8" align="aligncenter" width="600"] 2011년 당시 4대강사업 후 들어선 합천보로 침수피해을 입어 수박농사를 망쳤다면서 농민들이 내건 현수막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119"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대로 자라지 않은 수박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2011년 여름ⓒ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사업 후 이곳 연리들 주민들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대책을 요구했지만 합천보를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합천보와 연리들의 지하수는 아무 상관이 없다. 배수불량으로 일어나는 피해로 보인다"는 등 관련성을 극구 부인했다.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어떠한 피해대책도 없었다. "합천보 담수로 우리 마을이 명백히 피해를 입어 합천보의 관리수위를 조금만 조정하자고 해도 꿈쩍도 안 하던 국가가 이곳 일부 농민들의 과도한 주장에는 왜 이리 빨리 반응해 수문을 이리 쉽게 닫아거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연리들 농민들만 바보인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는 연리들에 어떠한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 싸우는데 지친 농민들은 점차 수박을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연리들의 경우와 이번 달성군 농민들의 경우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 같아 보인다. 정부가 바뀐 탓인가? [caption id="attachment_188121" align="aligncenter" width="640"] 현풍양수장의 양수구가 강물에 잠겼다. 이처럼 양수구의 말단부를 강물 속으로 연장해서 연결해주면 될 터이다. 양수장의 개선으로 양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땅이 녹아야 물을 댈 수 있다"는 농민의 증언

현풍 이외에 다른 농지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 구지면을 향했다. 낙동강변의 유명한 서원인 도동서원을 지나 나오는 구지면 도동2리는 농지가 대부분 밭이다. 넓은 밭에선 지난 가을에 파종한 양파와 마늘이 싹을 띄워 조금씩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낙동강 제방 바로 안쪽 농지답게 밭의 흙은 입자가 아주 고운 모래가 많다. 그 위에 촘촘히 박힌 마늘과 양파 싹. 마침 열심히 양파밭을 손질하고 있는 주민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밭 초입의 집에 사신다는 주민은 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다. "지금 당장 물을 주는 게 아니다. 지금은 땅이 얼어 있어 물을 대지 못한다. 땅이 녹는 3월 초가 되면 물을 대기 시작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2" align="aligncenter" width="640"] 넓게 펼쳐진 밭에 양파가 빼곡이 심겨져 있다. 구지면 도동2리. 저 너머에 낙동강 제방이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결국 3월까지는 수문을 열어두어도 된다는 말이다. 아직 땅이 꽝꽝 얼어 물을 댈 수 없다는 것이 현장 농민의 정확한 증언이다. 지난 1월 중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한국농업경인연연합회 소속 농민들을 불러다가 주장한 것은 과장이었음이 밝혀진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2월 초중순에 물을 대야 하기 때문에 합천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의원과의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수적인 지역 언론에서 대서특필했고 그것이 지역의 여론인 양 호도되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이렇게 급하게 수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2월 말이나 3월 초에 닫아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수문을 닫은 지 8일째인 2월 10일의 낙동강은 벌써 양수제약 수위까지 물이 차올랐다. 농사에 필요하더라도 수문을 닫으면 일주일만에 수위를 회복하는 것도 확인했다.

수문개방이라는 대의를 원칙으로 농민 설득해가면 된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이번 조치는 연리들 곽상수 이장의 말처럼 너무 성급했다는 것이 확인된다. 적어도 수문 개방 후의 한 달 정도는 더 모니터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됐다. 합천보 수문이 열리자 보 상류가 되살아나는 것을 목격했다. 심지어 여울목이 생기며 강이 흐르고 있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놀라운 일도 벌어졌다. 한 달 정도를 더 개방한 채 놔뒀더라면 수생태계는 또 놀라운 변화를 안겨주었으리라. "우리 농민들이 물만 쓸 수 있도록 해준다면 보의 수문을 열든지 보를 철거하든지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 농민의 입장에서는 강물이 정말 필요하다." 역시 도동2리의 서상덕(63)씨의 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3" align="aligncenter" width="640"] 도동2리 일대 밭에 강물을 공급하는 도동양수장. 이런 정도의 양수장은 비상시 양수기 여러대를 돌리면 충분히 강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곽이장의 설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것이 이 지역 농민들의 정서다. 강물을 끌어다 쓸 수 있다면 그래서 농작물에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수문개방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MB가 4대강사업을 밀어붙일 당시 수십 대의 응급 비상펌프를 이용해서 물을 퍼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농어촌공사와 달성군의 행태가 너무 차이 난다. 농어촌공사와 달성군이 나서서 비상대책을 세우고 물을 댈 수 있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더 긴 시간 열 수 있을 것이다. 수문개방이라는 대의에 맞선 농업 유관 기관의 협조와 대비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올해 말, 수문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모니터링 자료가 정말 중요하다. 그 중요한 자료를 위해서라도 수문이 활짝 열릴 필요가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을 닫자 일어난 생태적 교란으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누치 한 마리의 눈망울이 슬프다. 마치 제발 살려주세요 라고 외치는 것 같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일부 농민들과 이를 이용하는 세력의 주장에 휘둘려 국가의 시책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모니터링 결과를 얻을 것이며, 어떻게 정확한 판단을 내릴 것인가.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강한 원칙을 가지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비상수단을 동원해 해결해가면서 수문개방이라는 대의를 지켜야 한다. 수문개방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농업용수 이용에는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다, 강물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강을 강답게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농민들을 더욱 설득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턱없이 부족했다.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수문개방과 재자연화란 대의를 원칙으로 삼고 농민과 주민들을 적극 설득해나갈 필요가 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월, 2018/02/12- 16:42
144
0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2018 풀꿈자연학교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

풀꿈자연학교에서는 자연을 보고, 듣고,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이 자랍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환경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뛰놀며 자연의 소중함과 관계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자연아, 안녕!” 하고  친구가 되어 봄이 오면 새싹과, 여름이 오면 시냇가의 물고기와 인사를 나눕니다.

개구리와 올챙이 찾기, 찰흙놀이, 숲 속 보물 찾기, 무심천에서 물고기 잡기, 곤충 관찰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 신청방법 – 아래의 신청서를 작성 후 메일이나 팩스로 보내주세요.
                    ( 메일 :  [email protected] / 팩스 : 043-222-2479 )
180218_풀꿈자연학교 신청서
♦ 참가비 입금계좌 <농협 311-01-130682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 문의사항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043-222-2466, 010-9797-2466(김다솜)으로 전화, 문자

감사합니다^^

 

일, 2018/02/18- 20:44
253
0

국토부와 달성군이 낙동강에서 벌이는 황당한 탐방로 공사

- 100억 원 예산을 들여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는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천혜의 자연자원이 망가지고 국민혈세가 탕진된 대표적인 예가 4대강사업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국토의 혈맥과도 같은 4대강이 인공의 수로로 전락하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갔으며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가 날아갔다. 4대강사업은 국민적 공분을 산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으로 현재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받고 있으며, 4대강을 재자연화하라는 국민적 요구로 4대강의 수문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가 대구 달성군과 국토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공시설물에 대한 국토부의 옹색한 해명

국토부(대구지방국토관리청)과 대구 달성군이 낙동강변 천혜의 자연자원인 화원유원지 화원동산 하식애 앞에 '국가하천 유지관리용 낙동강변 다목적도로건설사업'이란 명목으로 탐방로 조성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앞 낙동강 안쪽으로 강철 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하식애의 생태와 경관이 이 사업을 통해 망가지고 있다. 문제가 많은 사업에 100억 원이라는 거액의 국민혈세(대구지방국토청 30억 원, 대구 달성군 70억 원을 투입하는 매칭 사업)까지 투입되고 있다. 특히 국가하천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토부가 문제의식도 없이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토부가 이 사업을 허용하면서 내세운 목적은 '순찰'. 그러나 이 설명은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 사업의 진짜 목적이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산하 대구지방국토청 담당자는 "하천 순찰용"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3"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은 흔적들이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1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고 탐방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식애의 생태계와 경관을 망치는 공사가 아닐 수 없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원래 이곳은 화원동산의 하식애 부분 즉 절벽 구간으로 길이 없는 곳이다. 낙동강과 하식애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자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이런 곳에 없는 길을 만들어내면서 '유지관리'라는 명분까지 붙여 고작 이유를 단 것이 순찰용이란 해명이다. 원래 길이 없어 사람도 다니지 못하던 곳에 순찰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홍수방어라는 하천관리 기본도 어긴 국토부

더구나 이곳은 수충부로서 홍수 등의 큰물이 지면 거센 물길이 부딪혀 어떠한 구조물도 견디지 못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탐방로 공사를 허용하고 예산까지 투입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홍수방어라는 기본적인 하천관리 매뉴얼과도 배치된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5"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도만 보더라도 탐방로 공사 현장이 얼마나 엉터리 공사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사업을 허가하고 예산까지 보탠 국토부는 어느 나라 국토부인가? 4대강사업으로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는 국토부가 국토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이유다. ⓒ다음지도 갈무리[/caption] 이와 관련해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정말 위험하다. 이런 시설물은 홍수 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 어떻게 탐방로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 또한 탐방로의 미래에 낙제점을 주었다. "강물의 흐름상 그 탐방로 안전하지 못하다. 집중호우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탐방로를 치고, 휩쓸려온 덤불들이 저 탐방로 교각에 엉키면서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6"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 2002년 8월 말 태풍 루사가 침공한 화원동산의 모습. 탐방로가 예정된 구간이 강한 강물에 휩쓸리고 있다.ⓒ 김종원[/caption] 국토부가 국가하천을 관리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하천을 관리할 것이면 국토부는 국가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는 것이 옳다. 가뜩이나 국토부는 4대강사업을 강행한 주무부서로서 국민들로부터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거림까지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사업 후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이 문제투성이 사업에 있어 대구 달성군 또한 책임이 크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대구 달성군이 '개발'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하원동산 하식애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대구광역권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로 모감주나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참산부추 등 인공으로 식재하지 않는 잠재자연식생 자원의 보고다. 특히 모감주나무군락이 유명한데 산림청은 모감주나무를 취약종으로 분류 지정보호 대상 115호로 보호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8"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군락이 열을 지어 늘어서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1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에 앉아 쉬고 있는 개똥지빠귀의 모습. 화원동산과 그 인근에는 텃새와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또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서 야생동물의 중요한 은신처이기도 하다.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하식애의 생태적 기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곳은 달성습지를 오가는 야생동물의 피난처나 휴식처로 기능을 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조류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서식처이다. 특히 지형적 특성상 이동철새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거점이 아닐 수 없다.“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뿐만 아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배성10경'의 하나로 꼽히면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곳이다. 오죽하면 신라 경덕왕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이 일대를 '화원'이라는 칭했을까. 석양이 질 무렵 이곳의 경관은 낙동강의 그 어떤 곳의 낙조보다 아름답다. 탐방로 조성 현장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다. 이처럼 달성습지에는 다양한 철새들과 텃새들이 살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적 경관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곳에 강물 위로 쇠말뚝까지 박아서 흉측한 인공의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은 이곳의 생태와 경관을 깡그리 망치는 행위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업을 전해들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게다가 "이런 기막힌 사업에 국민혈세 100억 원까지 투입해서 공사를 벌인다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와 주장은 국토부와 달성군이 지금 즉시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명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천연 자연자원을 보호할 것인가,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할 것인가? 국토부와 대구 달성군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편, 대구 달성군은 이 사업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주민 편의를 위한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조성 그리고 친수공간을 활용한 인간과 환경, 문화의 조화 및 녹색성장"이라고 밝혔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월, 2018/02/19- 13:23
118
0



후쿠시마 통합진료소(Fukushima Collaborative Clinic)의 후원자인 Chieko Shiina에 의하면, 어린아이...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8/02/20- 09:42
26
0



월성 원자력 인접주민인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싶습니다.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8/02/20- 20:21
28
0

“금강에서 처음으로 물소리를 들어 보네요. 4대강사업의 아픔이 깨어나는 소리처럼 들려요.”

- 고운 모래톱은 돌아왔지만 진흙 펄에는 악취가 진동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303"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공주시민의 휴식처인 금강 둔치공원에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김종술[/caption]

[embedyt] https://www.youtube.com/watch?v=Qz_MdjJHOn0[/embedyt]

4대강 수문개방으로 금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졸졸졸~” 강이 깨어나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썩은 강물이 빠지면서 녹조류 사체가 강바닥에 덕지덕지하게 깔려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2일 금강을 찾았다. 금강은 굳게 닫힌 백제보를 제외한 공주보와 세종보가 수문을 개방한 상태다. 오늘 모니터링은 수문개방으로 수위가 내려가면서 물 밖으로 드러난 모래톱에 드론을 띄워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4"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심 7m 높이의 공주보의 수위가 수문개방으로 2m가량 낮아진 상태다.ⓒ김종술[/caption] 2009년까지 금강은 강폭 300m 정도였다. 중간지점까지 모래톱이 쌓이고 발목이 찰랑찰랑 잠기는 모래사장이었다. 4대강 사업 당시 금강에서는 4294만1000㎥ 정도의 준설이 이루어졌다. 수심 6m의 과도한 준설 탓에 강변과 강바닥은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수심 7m의 공주보 수위가 2m가량 내려가면서 상류 좌·우안으로 모래톱과 펄밭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국가 명승 제21호 곰나루 선착장은 수위가 내려가면서 30~40도 급경사로 보였다. 지난여름 장맛비에 세종보 수력발전소에서 떠내려 온 오탁방지막과 4대강 공사 당시 버려진 장비들이 물밖에 드러나면서 흉측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5"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정안천에서 흘러든 모래가 쌓이면서 넓은 퇴적토가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충남 공주시 정안천에서 금강 본류로 유입되는 지천에서는 쉼 없이 모래들이 쓸려 내려오고 넓은 모래사장이 만들어졌다. 드러난 모래밭에서는 왜가리 백로, 오리 등 새들이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건너편 도심 제민천에서 흘러내리는 누렇고 탁한 진흙 펄만 퇴적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에 다리가 없던 시절 배를 띄워 건너다녔던 ‘배다리’ 나루터도 물밖에 드러났다.ⓒ김종술[/caption] 금강에 다리가 없던 시절. 1920년도 공주가 발전하면서 금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룻배로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나무로 된 다리를 놓아 건너다녔던 ‘배다리’ 석축과 나무로 된 기둥도 듬성듬성 드러났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3"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도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75"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금강 둔치공원 앞 수로의 물이 빠지면서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 드러난 퇴적토는 펄이 듬성듬성 쌓여 악취가 진동했다.ⓒ김종술[/caption]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12호인 공산성 앞 강변은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넓고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일부 모래톱에는 진흙 펄이 쌓이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둔치공원과 맞닿은 수로에서는 미처 피하지 못한 물고기들이 웅덩이에 갇혀 파닥거리며 죽어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의 말이다. “물을 빼는 것은 너무 좋은데 좀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4대강 공사 한다고 물 빼면서 여기서 많은 물고기가 죽었는데, 복원한다고 또 물 빼면서 물고기가 죽어간다. 요즘 사람들은 물고기 몇 마리 그런 식으로 생명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옛날에는 (공산성 앞) 저기 모래톱에서 깡통도 돌리고 대보름 행사와 해맞이 행사도 했다. 공주사람뿐만 아니라 공주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두 번씩은 다녀갔을 것이다. 그때는 참 곱고 아름다웠는데 요즘은 물이 빠지면서 냄새가 심해 운동하러 나오기가 겁난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9"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 드러난 모래톱을 거닐어 보았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0"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에도 운동장 크기의 모래톱이 만들어졌다.ⓒ김종술[/caption] 강변 둔치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악취를 호소했다. 좀 더 상류로 올라갔다. 지난 2008년까지 공주시민들의 식수를 사용하던 공주대교 상류에도 질퍽거리는 펄밭과 자갈밭이 드러났다. 사적 제334호로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에도 운동장 크기의 모래톱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둔치와 맞닿는 부분에는 펄과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청벽이 바라다 보이는 지점에도 크고 작은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와 너무 아름다워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인데요. 와, 와, 와 여기서 살면 너무 좋겠다.” 동행한 활동가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넓게 펼쳐진 모래톱, 공주 10경이자 조선시대 문인인 서거정이 쓴 시로도 유명한 ‘청벽’의 모습에 반한 것이다. 우뚝 솟은 ‘벼랑을 한참이나 올려다보면서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바람에도 날릴 것 같은 고운 모래톱에 죽은 강아지로 보이는 생명체가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300" align="aligncenter" width="640"] 드넓게 드러난 청벽 모래톱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죽어있다.ⓒ김종술[/caption]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었다. 반듯하게 엎드린 상태로 발가락 물갈퀴와 꼬리 등 상처는 없어 보였다. 사람의 발길이 없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수달이 서식하는 장소다. 지난해에는 수달이 새끼를 낳기 위해 보금자리를 만드는 장면을 인근 주민이 찍어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죽은 수달을 위해 활동가와 함께 모래를 덮어 무덤을 만들어줬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6"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대교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도 모래톱이 쌓이고 있다.ⓒ김종술[/caption] 세종시 장군면에서 흘러드는 대교천 합수부 강바닥은 온통 녹조류 사체가 덕지덕지했다. 숨쉬기가 거북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상류로 오를수록 모래톱의 규모는 커졌다. 세종보 하류와 금강교 인근에도 축구장 크기의 모래톱이 생겨났다. 그러나 둔치와 맞닿아 있는 구간은 여전히 질퍽거리는 펄밭이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3"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호수공원으로 물을 끌어가기 위해 양화취수장 앞에 돌보를 쌓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 관리사무실 앞에는 시커먼 펄밭이 잔뜩 쌓였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5"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상류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전면 수문이 개방 중인 세종보는 수력발전소 쪽으로만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김종술[/caption] 세종시 햇무리교 위쪽 양화 취수장에서는 굴착기가 가물막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양화취수장은 금강 물을 세종시 호수공원으로 공급하는 곳이다. 세종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돌보를 쌓아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다. 충북 미호천과 대청댐의 물이 만나는 지점인 합강리에 도착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8"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도 모래톱이 생겨났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9"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합강오토캠핑장 앞에도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나고 넓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1"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도 모래톱이 생겨났다.ⓒ김종술[/caption]
 “졸졸졸~”
“금강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물소리를 들어 보네요. 봄이 깨어나는 소리. 4대강의 아픔이 깨어나는 소리처럼 청량하게 들려요.” 세종보 수위가 전면 개방되면서 낮아진 수심으로 강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활동가가 소리쳤다.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크고 작은 새들이 발자국을 찍어 놓았다. 몽글몽글 쏟아놓은 고라니 배설물부터 푸짐하게 싸놓은 너구리 배설물까지 야생동물들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2"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 쌓았던 돌보는 70m가량이 유실되어 버렸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73" align="aligncenter" width="640"] 미호천에서 흘러내리는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 강변 나무들이 미국선녀벌레 공격을 받아 하얗게 죽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합강리 합호서원 역사공원’ 앞 미호천에서 흘러내리는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에 수해 방지용으로 쌓아 놓은 돌보는 70m 정도가 유실되어 사라졌다. 2년 전 세종시가 공사를 하다가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곳이다. 상류 강변은 눈에 덮인 것처럼 강변과 나무들이 온통 하얗게 변해있다. 높이 10m, 길이 100m가 넘어 보였다. 생태계 교란 생물인 ‘미국선녀벌레’가 나무를 죽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발견되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는 밀양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후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밤나무, 배나무, 감나무 외에도 수종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가면서 나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2"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밑에 드러난 모래밭.ⓒ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 9년 만에 물 밖으로 드러난 금강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수문개방으로 모래톱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악취가 진동하는 펄의 규모도 광범위했다. 다행인 것은 도랑을 타고 강으로 흘러드는 곳에서는 고운 모래톱과 희망이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7"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밑에도 군데군데 모래톱이 드러났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9"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밑 드러난 모래톱에서 활동가가 사진을 찍고 있다.ⓒ김종술[/caption]

금, 2018/02/23- 11:53
159
0



일본과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패소했다.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월, 2018/02/26- 00:03
33
0

[현장] 새·물고기 죽은 강물에 녹조류 사체 둥둥 떠올라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451" align="aligncenter" width="640"] 잉엇과 어류인 물고기가 강바닥에서 떠오른 녹조류 사체 속에서 병든 모습으로 둥둥 떠다닌다.ⓒ김종술[/caption] 썩고 병든 금강의 현실을 알리려는 듯 병든 물고기 한 마리가 힘겹게 내게로 왔다. 몸과 입에는 솜털 같은 병균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썩은 강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냄새가 심해서 운동을 할 수가 없어요.” 4대강 사업 콘크리트에 갇혔던 금강 공주보의 수문이 열리면서 수시로 받는 전화다. 이른 새벽부터 걸려온 전화는 어김없이 악취를 호소했다. 4대강 사업 이후 강바닥이 그만큼 썩었다는 증거다. 중병을 앓던 금강의 치유가 끝날 때까지는 겪어야 하는 일이다. 2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이 바라다 보이는 충남 공주시 금강둔치공원(아래 둔치)을 찾았다. 드문드문 운동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지난해부터 하류 공주보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둔치 앞까지 차오르던 강물도 2m가량 내려간 상태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강바닥은 미세한 입자의 펄이 뒤덮었다. 지난해 가라앉은 녹조류 사체까지 둥둥 떠오르면서 악취가 진동했다.ⓒ김종술[/caption] 물 밖으로 드러난 강변은 갈대 솜털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갈대를 헤집고 들어가자 절퍽 거리는 시커먼 펄밭은 발목까지 빠져든다. 진흙 펄은 가뭄에 드러난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자갈과 모래밭에 경계를 이루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3"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미처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조개들이 쩍쩍 입을 벌리고 죽어서 썩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4" align="aligncenter" width="640"] 입을 벌리고 죽은 조개는 속살이 썩어가면서 심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김종술[/caption] 물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냄새는 심해졌다.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류 사체가 둥둥 떠오르고 있지만, 바닥엔 여전히 녹조 사체로 뒤덮여있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말조개 펄조개도 입을 벌리고 죽으면서 파리가 들끓고 있다. 죽은 물고기, 죽은 새들도 10여 마리나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5" align="aligncenter" width="640"] 낚시꾼들이 동경하는 월척급 붕어도 병든 모습으로 둥둥 떠다녔다.ⓒ김종술[/caption]

[embedyt] https://www.youtube.com/watch?v=GKU9h3klXIQ[/embedyt]

녹조류 사체가 뒤덮여 시커먼 물속에서 커다란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사람을 보고 피하지 못할 정도로 병든 모습을 하고 있다. 이따금 머리를 내밀고 숨쉬기를 하는 물고기부터 허연 배를 뒤집고 빙글빙글 도는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r,定型行動)을 하는 물고기까지 보였다. 철창 등에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동물이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며 보이는 증상이다. 공주시가 강변 모래톱을 개간해 공원으로 만든 미르섬(하중도)에 심었다가 죽은 조경수도 강물에 버려 놓았다. 일회용 플라스틱부터 깡통, 자동차 배터리, 음식물, 녹슨 철근, 지난밤 제상(祭床)을 지낸 음식물까지 강변은 온통 쓰레기 밭이다. 미르섬에서 만난 한 학생은 “서울에서 공주로 여행 왔다. 공산성에 들렸다가 강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걸어볼 욕심으로 들어왔는데, 구린내가 너무 심하다. 꽃밭에 거름을 뿌린 것으로 알았는데, 물에서 풍기는 악취다. 멀리서 볼 때는 멋진데 가까이 다가오니 죽은 새들도 보이고 무섭다”고 빠져나갔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이 바라다 보이는 강물에 녹조류 사체가 둥둥 떠오르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7"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수질 개선의 목적으로 공주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 드러난 펄밭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8" align="aligncenter" width="36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 강물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caption] 건너편 공산성에 올랐다.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보이는 강변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여전히 아름답다. 하지만, 강변에서 풍기는 악취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자가 보기에는 큰비가 씻어 내리기 전까지는 쌓인 펄에서 풍기는 악취는 지속할 것으로 보였다. <한국어류도감> 저자 전북대학교 김익수 명예교수는 “현장을 보지 않아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몸에 묻은 솜털같이 것은 곰팡이로 보인다. 붕어·잉어는 물속에 사는 어류 중에서 오염에 제일 강한 종이다. 산소가 부족해도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종인데, 결국 산소가 부족해서 보이는 현상으로 보인다. 다른 종들은 약해서 다 죽었고, 마지막 남아 있는 것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립군산대학교 해양생명응용과학부 수산생명의학전공 병리혈액학 박성우 교수는 “(물고기)솜털이 피었다는 것은 수생균 물곰팡이다. 지금 같은 봄철에는 수온이 3~4도로 낮아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걸릴 수 없는 환경이다. 물곰팡이는 살아있는 세포에는 붙지 않는다. 죽은 세포가 있어야 물곰팡이가 감염되는데, 물곰팡이가 붙었다는 것은 전제조건으로 물고기의 피부에 상처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상처를 일으키는 원인을 파악하면 원인이 나오는데, 지금 시기에는 수질, 기생충 정도로 추정한다. 수질이 나쁘면 비닐이 빠지고 궤양이 생기면서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9" align="aligncenter" width="640"]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리류로 보이는 새들까지 강변에 죽어있다.ⓒ김종술[/caption] 4대강 수문개방 환경부 담당자는 금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의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현장을 확인해 보겠다”고만 했다. 결국 금강은 4대강 사업 준공 6년 만에 최악의 수질로 치달으면서 물고기가 병이 걸리고 죽어가는 것이다. 금강의 수질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면 개방과 함께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또 4대강 수문개방에 나서고 있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인력을 고용해 물밖에 드러난 어패류를 강에 넣어주고 있다. 그러나 보 주변으로 집중하면서 미쳐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어간 어패류는 강변에 널브러져 있다. 좀 더 세심하고 광범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화, 2018/02/27- 13:48
98
0

자유한국당이 물관리일원화 반대한다고 해서정부가 손 놓고 있어서야...

[caption id="attachment_188506" align="aligncenter" width="640"]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원내대표 ⓒ오마이포토[/caption] ○ 물관리일원화가 또 다시 자유한국당의 억지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8일 임시국회가 재개됐지만 물관리 관련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 배경에는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무책임한 태도로 물관리일원화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몽니부리기를 규탄하며, 정부가 앞장서 국토교통부 수자원국 조직개편과 물관리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 ○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부터 물관리일원화를 약속했다. 무려 4대강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하고, 하천둔치를 복원하겠다며 이례적으로 환경정책까지 공약했다. 지난해 12월, 야당의 요구였던 개헌특위 활동기한 연장 등을 수용하는 대신 올해 2월까지 물관리 일원화 법안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합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작 정부조직법 개정을 두고 국토부를 중심으로 일원화를 해야 한다거나 4대강사업 정치보복이라며 어깃장을 놓고 물관리일원화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무책임한 태도다. ○ 그러나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해서 정부가 출범 10개월이 되도록 손 놓고 기다릴 일이 아니다. 물관리일원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지금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그러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토교통부 수자원국은 물관리일원화와 유역관리에 역행해 국가하천을 지속적으로 늘려 하천 예산과 권한을 확대하려 하고 있고, 물이용부담금과 별개의 하천기금을 만드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새로운 국토교통부 수자원국과 수자원공사를 정리, 개편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물관리일원화에 어울리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환경부도 조직개편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4대강 복원 민관위원회를 서둘러 꾸리고 속도 있게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과제다. ○ 물관리일원화를 더 미뤄서는 곤란하다. 물관리일원화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일이다. 지난해 한국정책학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전문가 77.3%, 국민 65.3%가 통합물관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관리일원화가 지지부진하는 사이 4대강 복원은 미뤄지고, 극심한 가뭄, 폭우로 인한 침수, 먹는 물 불안 등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국민의 고통이 되고 있다. 정부에서 하천 중복 예산을 줄이고, 상수원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처를 넘어 일관된 물정책을 펴는 것부터 속도를 내야한다. 자유한국당에 발목 잡혀 이미 지나간 댐건설의 시대를 붙잡아서야 되겠는가.
2018년 3월 2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이철수 장재연 사무총장 최준호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3/02- 15:07
168
0

껑충껑충 새들이 뛰어노는 금강 오늘따라 빛났다

환경운동연합 금강현장 답사 ...“홍수기가 지나고 훨씬 멋진 금강이 될 것”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63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도 모래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김종술[/caption] 기분이 좋다. 얼마 만에 느끼는 상쾌함인가. 엊그제 내린 빗줄기는 묵은 강물을 씻어 내리고 있다. 껑충껑충 백할미새가 뛰어노는 모래톱은 오늘따라 반짝반짝 빛난다. 7일 환경운동연합 박종학, 신재은, 안숙희, 이용기 활동가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금강을 찾았다. 이들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세종보는 버들강아지로 불리는 갯버들(wild rye)이 푸릇푸릇 물이 올라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37"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상류 모래톱이 넓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4대강 홍보관으로 불리던 세종보 전도식가동보는 바닥까지 눕혀놓았다. 수심 4m로 갇혀있던 가장자리는 여전히 질퍽거리는 펄밭이다. 그러나 수문이 열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갈과 모래밭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내린 빗물에 늘어난 강물은 세차게 흘러내린다. 찬물을 끼얹듯 수자원공사 세종보 직원이 한마디 했다. “강 조망권 프리미엄을 주고 입주한 주민들이 수문이 열리면서 민원이 많아요” “(주민들) 경관에 대한 기호는 개인 차이가 있다. 수위가 내려가고 갇혀 있던 펄이 드러나면서 일부 흉물스럽게 보이는 구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3~5년 안에는 버드나무 숲이 아름답게 우거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 시민들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신재은 활동가가 답변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처럼 썩은 강물에서 풍기는 악취보다는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강과 어울릴 수 있다면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수문이 열린 지 몇 달도 안 된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보였다. 급하다고 김칫국부터 마실 필요는 없었다.
터지는 감탄사
[caption id="attachment_188639" align="aligncenter" width="640"] 천연기념물 제328호인 원앙 한 쌍이 세종보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드러난 모래톱엔 오리들과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샘하듯 왜가리가 주변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닌다. 부리는 가늘고 길며 어두운 갈색인 작고 앙증맞은 새들이 자갈과 모래밭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도 보였다. 18~20cm 크기의 백할미새다. 상류 세종시청이 바라다 보이는 강물엔 천연기념물 201-2호인 큰고니 10여 마리가 노니는 모습은 평화로웠다. 사람의 인적인 드문 장남들판 갈대밭에는 고라니 한 마리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을 뜯어먹고 있다. 맹금류인 황조롱이(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8호)가 먹잇감을 발견했는지 장기인 정지비행(hovering)을 하는 모습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0"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세종시 합강리에 드러난 모래톱.ⓒ 김종술[/caption] “와 멋지다. 너무 멋져요.” 안숙희 활동가가 충북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세종시 합강리 하중도(河中島, river island, river archipelago) 모래톱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여기에도 큰고니들이 노닐고 있다. 최근까지 황오리들이 다녀간 곳이다. 공동으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너구리는 은행을 먹었는지 소화되지 않는 은행 알맹이만 수북이 배설해 놓았다. 고라니는 몽글몽글 반짝반짝 빛나는 환약처럼 생긴 똥을 싸놓았다. 세차게 불어오는 강바람은 상큼한 봄 향기를 실어 나르고 불어난 강물은 “졸졸졸~” 노래 부른다. 새들과 야생동물이 좋아하는 곰보배추와 냉이는 황량한 강변에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 사람과 천적으로부터 분리된 공간인 하중도는 철새의 낙원이자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보였다. 새 박사로 통하는 이경호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천 중간에 만들어진 모래톱은 새들이 천적인 고양이, 삵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은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적으로부터 자유로우니 개체 수와 종 다양성이 높아진다. 덕분에 세종시에 반가운 손님인 새들이 많아졌다. 오리 등 새들이 많아지고 천적인 맹금류가 찾아들면서 하부 생태계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1"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호수공원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햇무리교 양화 취수장 앞에 돌보를 쌓고 있다.ⓒ 김종술[/caption]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금강 물을 끌어가는 햇무리교 위쪽 양화 취수장은 호수공원으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작은 돌보를 쌓는 공사를 하고 있다. 내일부터 큰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작업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2"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세종시 청벽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모래밭에서 활동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종술[/caption] 공주시에서 세종시로 편입된 청벽의 절경은 한순간에 활동가들을 사로잡았다. 계룡산 능선으로 이어진 청벽은 조선시대 대문장가인 서거정이 ‘중국의 적벽과 조선의 창벽을 동일 시 할 정도로 풍경이 멋있다’고 평한 곳이다. 신재은 활동가는 넓게 펼쳐진 모래밭에 주저앉아 연신 모래를 만지며 눈을 떼지 못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3"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 직원들이 그물에 갇힌 물고기들을 구조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기쁨도 잠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공주보 상류 200m 지점에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어류 분포도 조사’를 위해 설치한 그물이 물밖에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그물엔 죽은 물고기와 살아있는 물고기들이 갇혀 파닥거리고 있었다. 기자가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에 도움을 요청하자 10여 분 만에 6명의 직원이 나와서 허리춤까지 빠지는 펄밭 물속에서 그물을 찢고 물고기를 구조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한다. 3~4m쯤 수위가 내려간 공주보 상류에는 낚시꾼들이 빠르게 찾아들었다. 물가에 낚시 텐트를 치고 물고기잡이 삼매경에 빠졌다. 활동가들은 공주보에서 ‘보수문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일정을 끝냈다. 웃음기가 떠나지 않던 신재은 활동가가 마무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보수문 확대 개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종술[/caption] “오늘 보니까 (4대강 보) 철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더 굳혀진다. 수문만 열어도 4대강 보를 만든 게 없던 일처럼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수문개방은 강바닥 하상 모래의 질이 달라지고 서식처 회복과 수질 개선으로 연결된다. 지금 (수문개방) 모니터링 기간에는 적극적인 개선 효과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여름 홍수기가 지나고 가을쯤에는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늘 돌아본 금강은 수문이 개방되고 빠르게 흘러내리는 물살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강이 깨어나는 소리도 들렸다. 물길이 바뀌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금강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목, 2018/03/08- 11:28
215
0

MB정부가 벌인 특공작전.... 그곳은 무법천지였다

- 4대강 개발 앞에 껍데기만 남은 헌법 제351....자연에 헌법적 권리 부여해야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667"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살리기라는 폭거에 아이들이 뛰어놀던 금강은 중장비가 몰려들어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김종술[/caption]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런 인간중심의 헌법에 반대한다. '미래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빼놓은 지금의 헌법은 'MB 4대강'이란 괴물을 탄생시켰다. 그래서다. 말뿐인 환경권이 아니라 사람과 생명, 미래가 담긴 새로운 환경권을 제시한 헌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이 땅에 다시는 '4대강 사기극' 같은 일이 반복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죽음의 강에서 삭제된 '대한민국 헌법 제351'
나는 목격했다. 지난 10년간 금강이 이름뿐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난도질당하는 것을. MB 정부는 중장비로 무장한 특공작전을 펼쳐가며, 강의 밑바닥까지 파헤쳤다. 거긴 강의 심장이고 창자고, 콩팥이었다. 그때부터 금강엔 고통의 신음소리가 멎지 않았다. 4대강에서 녹색은 더 이상 생명의 색깔이 아니다. 죽음의 징조였다. 콘크리트 장벽에 가로막힌 강물은 괴기스러운 '녹조'를 만들어냈다. 이런 녹조가 흐르지 않는 강에 쌓이고 쌓이면서, 사체 썩은 내가 진동했다. 인간의 탐욕은 금강에 독극물을 만들어냈다. 녹조에 있는 시안 박테리아로 불리는 미세한 단세포 생물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s aeruginosa)을 토해냈다. 간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물고기 사체가 하루가 멀다고 강물에 떠올랐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손가락 삽질로 모래를 파고 직접 강물에 뛰어들어 밝혀낸 건만 60만 마리가 넘는다. 녹조가 피고 사체가 둥둥 떠다니는 금강. 이런 강물을 사람들은 식수로 사용하며 농작물을 키우고 야생동물은 목을 축였다. 중국과 브라질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해 사람이 죽고, 피부병이 발병하고, 암이 발생했다는 소식도 무시됐다. 죽음의 강에선 대한민국 헌법 35조 1항이 삭제됐다. [caption id="attachment_188666"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해 6월 금강을 찾은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가 금강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종술[/caption] "이런 강물로 농민들이 농사짓고 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이런 게 국가권력자에 의한 폭력이 아니고 뭔가요.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지금 당장 강을 되살려야 합니다." 금강을 다녀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다. 모든 국민이 아니라 사람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는다.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는 게 아니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자연에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줘야한다. 이런 말을 하면, '무슨 짐승에게 권리를 주고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냐'며 항의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2006년에 있었던 소위 '도룡농 소송'도 그랬다. 대법원은 자연물인 도룡뇽을 소송 주체로 인정하지 않았다. 자연인과 법인(法人)밖에는 법률적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해외에선 아니다.
인간만이 우주의 중심이다?
지난 1979년 미국 하와이 환경단체가 제기한 '팔릴라 소송'에서 법원은 이렇게 판결했다. "하와이의 희귀조인 팔릴라도 고유한 권리를 지난 법인격으로 법률상 지위를 가지기 때문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와이 주정부에 대해 팔릴라 서식지에서 야생 염소와 양을 제거하는 계획을 시행하라." 이게 다가 아니다. 전 세계 식물 중의 10%, 조류 중의 18%가 서식하는 에콰도르는 26개의 환경 보존 지구 및 국립공원이 전국토의 18%를 차지하고 단위면적당 생물다양성 세계 1위인 국가다. 2008년 9월 국민투표에 의해 비준된 에콰도르 헌법은 자연의 권리(Right of Nature)를 인정했다. 남미의 원주민들은 대자연을 파차마마(Pachamama)라 불러 왔는데, 파차마마는 모든 것들의 총체, 즉 모든 것에 생명을 부여하는 '생명 전체의 어머니'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서구인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은 착취당하고 파차마마는 유린되어 왔으며, 자연과 인간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는 깨어졌다. 인간만이 우주의 주인이고 중심이라는 '인간중심적 사유'는 자연을 수단으로 축소시켜버렸다. 이런 '인간중심적 사'가 기후변화와 생태환경위기같은 문제를 낳은 주범이기도 한 것이다. 에콰도르 헌법 제10조에서는 '자연은 헌법이 명시한 권리들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제71조에서는 "자연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모든 사람과 공동체는 당국에 자연권의 이행을 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제72조에서는 자연은 파괴되었을 때 복원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생태계를 보존하고, 환경 파괴를 예방하며,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때 복구할 책임과 의무가 국가에 있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에콰도르 헌법이 명시한 자연권은 환경권과는 차이가 있다. 환경권은 인간을 위한 권리로 인간에 초점이 맞춰진 인권의 일부라면, 자연권은 자연과 생태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생태에 권한을 부여한 자연권은 비단 에콰도르뿐만이 아니다. 중남미, 볼리비아, 인도, 미국 일부 주에서 보호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보호대상으로 관리되고 있다. 독일은 기본법에 "국가는 미래 세대를 책임으로서...행정과 사법을 통해 자연적 생활기반과 동물을 보호한다"고 환경권을 포함시켰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자연에 권리를 준 이런 나라들은 바보라는 건가? 우리나라의 헌법은 1987년 개헌된 낡은 법조문이다. 자연환경보존법에서조차 "자연환경을 인위적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보전하는 등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함으로써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국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이라고 지배 대상으로만 삼았다. 그 결과는 어떤가?
'미래세대''자연의 권리', 헌법으로 명시해야
[caption id="attachment_188451" align="aligncenter" width="640"] 잉엇과 어류인 물고기가 강바닥에서 떠오른 녹조류 사체 속에서 병든 모습으로 둥둥 떠다닌다.ⓒ김종술[/caption] MB 정부는 4대강을 망가트리고, 강에 기대 살던 사람들은 내쫓겨났다. 물고기와 새, 야생동물은 중장비로 무장한 특공작전에 무자비한 학살을 당해야 했다. 국가지정문화재가 파손되고 세계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죽어가는 무법천지로 변한 금강, 거긴 헌법의 가치와 의미도 상실됐다. 대통령이 바뀌면 때마다 특별법을 통해 훼손하고 말살시키는 강과 산, 자연에 대한 인간 중심의 '미래세대'를 위한, '자연의 권리'를 헌법으로 명시해야 한다. 자연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보호받을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목, 2018/03/08- 13:41
13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