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유령회사’ 뻥튀기 인수 뒤엔 MB 정부?
‘파나마 페이퍼스’통해 포스코의 유령회사 인수 사실 확인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 유출자료 분석을 통해, 2011년 2월 포스코가 인수한 해외 기업 두 곳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문제의 기업은 영국 법인인 ‘EPC 에쿼티스’와 ‘Santos cmi 컨스트럭션 트레이딩’. 모두 에콰도르 기업인 산토스 cmi의 관계회사다. 두 기업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영국 국세청에 자산이나 현금 흐름이 전혀 없다고 신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 두 기업을 포함한 산토스 cmi의 관계 회사 10여 개를 인수하면서, 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지주회사인 산토스 씨엠아이의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에 달하며, 에콰도르 최대 엔지니어링 회사”라는 설명이었다.
포스코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산토스 cmi가 에콰도르 금융당국에 신고한 경영보고 자료를 입수, 포스코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검증했다. 입수한 문서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산토스 cmi가 신고한 경영성과 보고서. 문서에는 산토스 cmi 대표의 서명이 들어 있다.

신고서류에 따르면, 산토스 cmi는 2009년 3300여만 달러(약 360억 원), 2010년엔 4,04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가 주장한 매출액 1920억 원의 5분의 1 수준. 신고 서류 어디에도 산토스 cmi가 연간 20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포스코가 인수 금액 결정에 가장 중요한 근거인 기업 실적을 5배 가량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포스코가 산토스 cmi를 인수한 2011년에 산토스 cmi는 수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인 김경율 회계사는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일종의 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에콰도르 기업 실적 5배 부풀려 고가에 인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1년 포스코 인수 당시 산토스 cmi는 부실 공사 문제로 에콰도르 내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60만 달러에 수주한 한 정유공장 보수공사에서 대형 부실이 발생한 것. 에콰도르 언론들은 발주기업이 “해당 시설이 붕괴 직전에 있고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포스코가 산토스 cmi 인수를 결정하기 불과 3개월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인수를 강행했다.
1000억 원 가까운 규모의 대형 인수 합병이었는데도, 불과 두 달만에 인수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사실도 의문을 남긴다. 인수 당시 산토스 cmi측 법률대리인이었던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이메일 등에 따르면, 산토스 cmi는 2010년 12월 모색 폰세카에 지분 매각 업무를 처음 의뢰했다. 그리고 불과 두 달만인 2011년 1월 모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모색 폰세카 유출 이메일에는 “급한 요청, 관련 서류를 빨리 보내라” 같은 문구가 곳곳에 들어 있다. 실적도 좋지 않고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던 기업의 인수를 포스코가 왜 서둘렀을까?
뉴스타파는 당시 포스코의 의심스런 인수 과정을 추적하던 중,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활동에서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았다. 바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에콰도르 대통령과의 수상한 관계다.

이상득 전 의원은 특사 자격으로 전세계를 누비며 MB정부 자원외교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특히 중남미 국가에 공을 들였다.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멕시코,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포스코는 이 전 의원의 들러리로 등장했다. 실패로 끝난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대표적인 사례다.
산토스 cmi 인수 6개월 전인 2010년 6월, 이 전 의원은 에콰도르를 처음 방문했다. 그런데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와는 달리, 그의 에콰도르 행에는 방문 목적이 하나 더 있었다.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사 결과를 에콰도르가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다른 남미국가 방문때는 한번도 입밖에 꺼내지 않은 일이었다. 2011년 이 전 의원이 낸 자서전 ‘자원을 경영하라’에도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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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4일, 페루를 떠나 에콰도르에 도착했다…방문 목적은 자원의 직접적인 확보보다 에너지 생산시설에의 우리 기업 참여와 천암함 사태에 대한 지지 성명을 끌어내는데 더욱 큰 비중일 두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했으나 해야 할 일은 많았다.
- ‘자원을 경영하라’ 170쪽
당시 에콰도르는 중남미의 대표적 사회주의 국가로 북한과 가까웠고, 라파엘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반미주의자였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 전 의원은 자서전에서 “반미노선을 걷는 좌파 성향의 국가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면 국제사회의 동조를 끌어내는데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적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이 전 의원은 에콰도르 대통령을 집요하게 설득했다. 라파엘 대통령이 지지자와 정부 관료의 반대를 이유로 머뭇거리자, 이 전 의원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카드까지 꺼내 들며 협조를 부탁했다. 그리고 결국 라파엘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자서전에는 당시 상황이 이렇게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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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CF 자금 지원을 설명하면서 다시 한번 지지를 요청하자 그(라파엘 에콰도르 대통령)는 한참을 생각한 뒤 물었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튿날 경제 4단체장 초청 조찬모임에 그가 참석했다…그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자원을 경영하라’ 181쪽
에콰도르 대통령 방한 직후 기업 인수 추진
라파엘 에콰도르 대통령의 방한(訪韓) 3개월 뒤, 포스코는 에콰도르 기업 산토스 cmi의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1년 2월 1일, 에콰도르 최대 일간지 ‘엘 꼬메르시오’는 포스코의 산토스 cmi 인수가 에콰도르 대통령의 한국 방문 성과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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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에콰도르 대통령과 고위 인사 및 사업가들이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그 결과가 바로 포스코의 투자이며 이는 국제 투자자들 간에 존재하는 에콰도르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에콰도르 일간지 ‘엘 꼬메르시오’ 2011년 2월 1일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 합병이 포스코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사업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 합병이 마무리된 뒤인 2011년 8월, 이 전 의원은 역시 특사 자격으로 에콰도르를 다시 방문해 라파엘 대통령을 만났다. 분위기는 이전 방문 때보다 좋았다. 라파엘 대통령이 특사 일행의 신청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만남이 이어졌다.
MB정부의 목적 달성, 포스코의 몰락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코의 에콰도르 기업 인수는 이후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됐다. 연간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던 산토스 cmi는 인수 2~3년만에 500억 원 넘는 손실을 내며 포스코에 부담이 됐고, 관계회사인 영국법인 EPC 에쿼티스는 인수 3년 만에 두 번의 자산 감액을 거쳐 껍데기만 남았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우량기업 포스코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수조 원의 흑자를 내던 기업이 졸지에 적자에 허덕이는 신세로 전락했다.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 정치권 입맛에 휘둘린 경영이 부실의 원인이었다.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조세도피처 자료가 포스코 몰락 과정의 감춰진 진실을 들춰내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재 : 한상진
촬영 : 김남범, 김수영
편집 : 정지성
그래픽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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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한강유역네트워크[/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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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온통 초록이다. ⓒ 김종술[/caption]
20일 나가본 내성천의 영주댐은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 녹조라떼 배양소로 바뀌어있었다. 수십대의 폭기조(인위적으로 산소를 불어넣어 녹조를 저감해주는 장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온통 녹색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영주댐에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녹조제거선이 돌아다니며 녹조를 제거해보지만, 이미 창궐한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낙동강 수질개선용이란 목적으로 건설된 영주댐에서 심각한 녹조가 두 해 연속 창궐함으로써 국민혈세 1조1천억이 들어간 이 댐의 용도와 기능에 대해서 또다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녹조라떼 영주댐’으로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란 어불성설이고 따라서 영주댐이 4대강사업과 마찬가지로 대국민사기극에 기반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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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초록이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이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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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대의 폭기조가 돌아가고, 조류제거선이 떠 있어도 이미 창궐한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마지막 4대강 공사인 영주댐의 주목적은 무엇이었던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편익의 90% 이상이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그 나머지 10%가 지역의 용수공급이나 홍수예방 편익이다. 즉 영주댐에 가둔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켜보겠다는 것이 영주댐의 주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영주댐에 낙동강보다 더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면서 낙동강 수질개선용 영주댐이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렸다.
영주댐이 들어선 내성천은 또 어떤 강인가? 사시사철 1급수의 청정 강물이 흐르던 곳이자, 사행하천과 물돌이마을 그리고 넓은 모래톱이 만들어주는 경관미가 일품인 하천이었다. 그 내성천 중에서도 단연 압권의 비경들을 간직한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 일대에 들어선 영주댐으로 내성천은 지금 1급수 강물과 그 절경마저 심각히 손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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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상류에 오염원이 존재하더라도 내성천의 풍부한 모래톱을 거쳐오면서 내성천의 수질은 1급수를 유지하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내성천이 1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이유는 비록 상류 봉화 등지에 오염원이 있더라도 풍부한 모래톱을 강물이 쉼없이 흘러오면서 계속해서 수질을 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3~4년 기간에 무려 350만㎥의 모래를 준설하고 댐에 기본적인 물을 채워 가둬두니, 본격적인 담수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녹조가 창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로써 영주댐으로 말미암아 1급수 내성천의 수질마저 악화되고 이제 도리어 내성천 자체의 수질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가까이 내려가자 녹조 썩은내가 진동했고 시궁창을 방불케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마지막 4대강사업 영주댐 공사는 1조1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마저 탕진하게 만들었고, 내성천 수질은 녹조라떼로 악화시켜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매년 내성천을 찾아오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먹황새. 이 귀한 새가 찾는 유일한 곳 내성천. 이 귀한 새를 위해서라도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어쩌면 내성천에 영주댐이 들어선 현실보다는 내성천 국립공원이 더욱 현실성이 있고, 바람직한 대안일지 모른다. 환경은 지금 우리들 것이라기보다는 미래세대의 몫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환경운동 진영의 주장처럼 대국민사기극에 기반한 영주댐은 지금이라도 사라져야 한다.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국립공원 내성천’이 하루속히 와야 한다. 이것이 영주댐의 대안이자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인 동거가 아닐까 싶다.
“영주댐이여 가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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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떼 배양소 영주댐은 가라, 대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오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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