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실권 장악하도록 설계된 대테러센터 직제령(안)
[논평]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
합헌 결정에 대하여
기형적인 성매매 수요와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성산업착취구조의 규모를 반영한 듯,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 위헌여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지대하였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취약한 지위에 놓인 성매매여성을 앞세워 공창제·성매매합법화를 요구해 온 성매매알선조직에 대해 엄중한 경고인 한편, 국가에 대해서는 성매매 수요차단정책을 통해 성매매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성매매 여성의 탈성매매를 위해 실질적인 보호와 지원을 강화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결정이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성매매는 그 자체로 폭력적, 착취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경제적 약자인 성판매자의 신체와 인격을 지배하는 형태를 띠므로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성매매가 성착취적인 성격과 성매매여성에 대한 신체와 인격에 대한 법익침해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나아가 성매매에 대한 수요가 성매매시장을 유지ㆍ확대하는 주요한 원인이므로, 성구매자의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재확인함으로써, 이후 국가의 성매매방지정책이 성매매수요 억제에 좀 더 집중되어야 함을 지적하고 성매매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성구매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함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성매매 근절을 위해 성구매자뿐만 아니라 성판매자도 함께 형사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은 성매매의 여성에 대한 폭력적, 착취적 성격을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기본 입장과 모순된 것일 뿐만 아니라 성매매근절의 목적달성이나 성착취 피해자인 성매매여성에 대한 보호입장과 이율배반적인 것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를 위한 조치를 할 것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로부터 권고받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성매매여성에 대한 처벌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적인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성매매피해자의 성매매가 현행 성매매처벌법을 통해 구제되고 있다고 보았으나, 현실적으로는 성매매피해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여성에게 돌려짐으로써 성매매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너무나 비일비재했고,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으로 인해 성매매수요차단을 위한 성매매알선행위조직과 성구매자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발과 비자발을 구분하기 어려운 성산업 유입경로와 성매매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 성매매여성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는 성착취 폭력의 피해자인 성매매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이 부당함을 잘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성착취 피해자인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과도한 형벌권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일부 위헌 의견은, 바로 이러한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성매매는 본질적으로 남성의 성적 지배와 여성의 성적 종속을 정당화하는 수단이자 성매매 여성의 인격과 존엄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여성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성매매 여성에게는 성착취 피해자로서 적절한 지원과 보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성매매 예방교육, 성매매로 인하여 막대한 수익을 얻는 제3자에 대한 제재와 몰수, 추징 등의 방법으로 성산업 자체를 억제하는 정책이 피해자인 성매매여성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고도 성매매 근절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적합한 정책이 될 것이다.
2016년 4월 1일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조 숙 현
[총선 논평]
위법심의로 국민 알권리 훼손하는 인터넷심의위
- 인터넷심의위의 <뉴스타파> 징계, 법적 근거 없다 -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이하 인터넷심의위)가 <뉴스타파> ‘나경원 의원 딸, 대학 부정 입학 의혹’ 등의 보도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언론개혁시민연대(약칭 언론연대)는 심의위의 이번 징계를 심의규정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적 심의라고 평가하며, 심의위가 징계사유를 보다 명확하게 입증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인터넷심의위가 명시적으로 밝힌 위반법령은 공직선거법 제8조(언론기관의 공정보도의무)다. 그러나 이 조항은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으로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인터넷심의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타파>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후보자와 관련한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인터뷰․근거자료 등을 객관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보도”하여 중징계를 내렸다고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선거보도 심의기준 등에 관한 규정> 어디에도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심의규정> 제4조(객관성) ➁항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관한 ‘허위사실의 보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터넷심의위는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마치 <뉴스타파>가 ‘허위보도’를 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교묘한 말장난을 부린 것이다.
인터넷심의위가 내세운 기준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 주장대로 언론이 ‘엄격한 진실’만을 보도할 수 있다면 검증보도나 의혹제기는 애시 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심의규정은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음 없다. 더군다나 고위공직자 비판보도에서는 더더욱 성립할 수 없다.
인터넷심의위가 <심의규정>에 따라 법적 징계를 내리기 위해서는 해당보도가 명백히 허위여야 한다. 그리고 허위임을 입증할 책임은 인터넷심의위에 있다. 이런 원칙은 (선거)보도 심의에서 기본 중에 기본에 해당한다. 해당 보도가 허위라는 객관적인 입증도 없이 ‘명확히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선 월권행위이자,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초헌법적 위법심의다.
한편, 인터넷심의위는 <뉴스타파> 보도에 “나경원 의원의 적절한 반론이 제시되지 않아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꾸할만한 가치도 없는 것이다. 보도를 본 사람이라면 <뉴스타파>가 나 의원에게 여러 차례 반론기회를 부여했고, 반론을 거부한 것은 오히려 나 의원이라는 사실을 누구든지 알 수 있다. 과연 보도를 직접 보기는 한 것인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인터넷심의위는 또 <뉴스타파>가 “인터뷰․근거자료 등을 객관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객관성을 결여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언론사에 선거법 위반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고작 인상비평 수준의 근거를 내놓은 것이다.
다른 조항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심의규정> 제4조➂항은 “공직의 수행능력이나 자질과는 무관한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ㆍ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하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보도내용이 비록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직수행이나 후보자질과 관련 없는 악의적인 보도는 금지된다는 지침이다. 그러나 <뉴스타파> 보도는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 부정, △사학 이사회 개입, △장애인 스포츠단체장의 인사문제 등 국회의원 후보자의 공직 수행 자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으로 이 조항에도 역시 위배되지 않는다. 징계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후보검증 사례로 꼽을 만한 보도다.
이처럼 살피건대 <뉴스타파>가 위반한 <심의규정>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 인터넷심의위는 징계에 적용한 심의규정이 무엇인지, 어느 부분이 심의규정을 위반했는지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나아가 <심의규정>에도 없는 이유를 끌어와 중징계를 내렸다. 결론적으로,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객관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뉴스타파>가 아니라 인터넷심의위인 것이다.
인터넷심의위는 유권자들이 선거참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왜곡 없이 잘 전달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선거보도 심의의 제1의 기준은 특정후보에 대한 유불리가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가 되어야 한다. <뉴스타파>에 대한 이번 중징계는 언론의 후보 검증보도를 위축시켜 국민의 알권리를 크게 훼손한 부당한 심의다. 지금 유권자들은 인터넷심의위가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있다. 인터넷심의위는 <뉴스타파> 중징계 조치의 법적 근거 등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언론연대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끝)
2016년 4월 4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식약처 당류 저감화 방향이 잘 못되었다
국민 인식 개선과 대체물질 개발이 아니라 당류 저감 그 자체에 집중해야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당류 줄이기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이를 위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열량)의 10%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의 총당류 섭취량이 매년 증가하고,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당류 저감화 정책을 도입한 점에 대해서는 우선 환영한다. 그러나 식약처의 이번 계획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추진 전략은 국민 개개인의 식습관 개선과 인식 개선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다.
국민들은 당류의 섭취에 대한 경계심을 이미 체득하고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 섭취의 증가로 인해 당류 섭취량이 줄지 않고 있을 뿐이다. 기업에서도 가공식품을 섭취하면서도 당류 섭취를 줄이고 싶은 국민들의 욕구에 따라 대체감미료를 이용한 저칼로리 상품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의 국민 개개인의 인식을 높이고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방향이 어린이, 청소년의 절반이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현재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식약처는 어린이, 청소년의 공공급식 분야에서부터 가공식품의 비율을 줄이고, 건강 메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기업을 당류 저감화 사업에 끌어들이기 위해 당류 대체제 활용이나 당류를 줄인 식품에 대한 ‘저OO’, ‘∼줄인’ 홍보를 허용하게 하는 것은 가뜩이나 인공감미료의 섭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앞장서야 할 분야가 아니다. 식약처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이 기업 상품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나트륨 자체를 저감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류 저감화는 또 다른 문제다. 기업은 당류 자체를 저감하기보다 인공감미료 사용에 더 집중할 것이다. 인공감미료는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의 대부분에 액상과당과 설탕 대신 대체 되었고, 과자류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식약처 관계자는 정책 발표와 더불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정 대체 감미료 개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인공감미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대체 감미료 도입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끝>
문의 : 김지연 먹거리팀장 (010-8180-6690)
[민변 민생위 논평]
‘대책’이라는 말이 무색한
중소기업기술보호종합대책의 실제
- 현실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안 확인하기 어려워,
‘보여주기’에 그치면 중소기업은 사멸하고,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 -
정부는 지난 4/6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대책(이하 종합대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술을 빼앗거나 속여서 편취하는 행위는 기술개발 의욕을 그 싹부터 잘라버려 지식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며 신기술 개발을 통해 성장하는 창업기업 혹은 중소기업을 문전에서 차단시키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그러나 관련 법령의 미비와 시간만 끌면 우세해지는 현실에 힘입어 기술탈취·편취 행위는 주로 대기업에 의해 자행되어 왔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기술탈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과 기술전문 인력을 확보를 통한 신속재판과 신속수사, 국내 기술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범정부 종합대책’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부는 종합대책의 핵심으로 ‘엄정한 법 집행’을 내세우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기술유용을 막기 위해 하도급법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또한, 기술탈취·편취행위는 주로,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사전적인 대책의 추가가 필요하다. 대기업은 마치 중소기업이나 창업기업의 기술을 사들일 것처럼 유인하는 과정에서 그 기술이나 기술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되면, 해당 기업과의 거래를 단절한 후, 그와 유사한 형태의 기술 혹은 상품을 대기업의 자작품으로 둔갑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기업이 이를 법원과 정부기관에 하소연하면 오히려 왜 스스로 충분하게 보호하지 않았냐며 피해기업을 탓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내세운 ‘종합대책’에는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기업의 갑질을 견제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다. 정부는 이미 도입되어 있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고민도, 문제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현실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정부는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기술보호 역량을 미흡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재 영세기업이 법이 정한 그대로의 기술보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 스스로 기술보호를 위한 절차를 까다롭게 정해놓고서 빼앗긴 자를 탓하고 있는 것은 현실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종합대책에는 대책 마련을 위해 현실을 연구·분석한 기초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일정한 기간 동안, 특허청과 공정거래위원회, 수사기관에 기술탈취·편취 관련 신고사건이 몇 건이고, 사건의 유형 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확인할 수 없다. 핵심기술 보유 인력이 대기업으로 유출되는 것에 관한 대책도 없다. 현실을 모르는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피해기업의 중소기업청과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에 대한 신고는 자기 소관 밖이라거나 다른 기관으로 가보라는, 소위, ‘뺑뺑이 행정’에 무시되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조차 가해자의 방패막이가 되어 왔으며, 2010년부터 특허침해 본안소송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단 한건도 승소한 사례가 없었다는 2015년 국감조사 결과가 이를 명백하게 뒷받침한다. 중차대하게 다루어져야 할 정책이 ‘보여주기’에 그치면 중소기업은 사멸하고,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정부에게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2016. 4. 1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김성진(직인생략)
○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규제완화를 앞세워 난개발을 강행해온 집권여당이 참패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 등 2016총선서울시민네트워크가 ‘WORST 후보 7인’으로 선정한 오세훈 후보(종로), 이노근 후보(노원갑), 이재오 후보(은평을), 김을동 후보(송파병), 김종훈 후보(강남을)가 낙선했다. 반환경, 반민주적인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자 민심을 거스른 집권여당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환경규제완화와 국토난개발을 주도하고, 4대강 파괴, 원전확대정책을 지지한 대표적인 인물들이 낙선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 하지만, 여전히 당선자 중에는 제2의 4대강 사업이라 불리는 구리친수구역개발과 수도권규제완화, 녹지대개발 등 반환경정책을 채택한 후보들이 있다.
○ 서울환경연합은 각 당이 환경파괴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시민 건강과 생태계 보전을 우선하는 환경정책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논평]
더불어민주당, 벌써 승리에 취한 것인가
-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국회의 과제다 -
원내 1당의 결과에 취한 것일까? 총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국민의 기대에 어긋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대 총선에서 민심은 더민주에게 제대로 야당 할 기회를 준 것이지, 더민주가 잘해서 1당을 만들어준 게 아니다. 무슨 여당이라도 된 것 인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오늘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민주 관계자들은 일제히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국회 논의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심지어 “정부가 ‘M&A’를 불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수합병 허가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 당의 미디어 관련 당직자는 “국회가 콩놔라 배놔라 할 수 없다”며 “현존하지도 않는 통합방송법을 근거로 논의하자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쯤 되면 더민주 관계자인지 SKT 관계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더민주 관계자들의 이 같은 태도는 더민주가 내놓은 △유료방송시장의 투명성 확보 및 사회적 책임 강화, △특권과 반칙 없는 공정한 미디어 시장 육성, △지역방송 활성화,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의 노동권 보장 등의 공약이 말 그대로 ‘총선용’ 사탕발림에 불과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SKT․CJ헬로비전 M&A>가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언론연대를 비롯한 방송통신 관련 단체들은 그간 <SKT․CJ헬로비전 M&A>에 따른 문제점을 우려하며 이번 심사가 국회 통합방송법 논의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방송법에 IPTV와 케이블SO간 소유겸영규제가 입법 불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M&A를 허가하게 되면 향후 통합방송법 논의는 M&A 결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자칫 기존의 소유겸영규제마저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
방송법 8조 ‘소유겸영규제’는 방송의 독립과 여론의 다양성이라는 방송의 기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조항이다. 이런 중대한 논의를 국회를 배제한 채 결정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 침해라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그런데 입법권을 침해당하는 당사자가 오히려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따위의 말을 하고 있으니 하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힐 노릇이다.
언론연대는 이번 M&A로 인해 2천명이 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해고 위험에 내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민주가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지킬 생각이라면 당연히 이번 M&A와 관련해서도 정부에 고용보장대책을 요구하고, 이를 철저히 관철시켜야 마땅하다. 당장 눈앞에 해고 위기가 닥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대책이라도 내놓아야 할 판에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똑바로 알아야 한다. SKT·CJ헬로비전 M&A는 향후 미디어 공공성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간 총선이란 핑계로 면죄부를 받았지만,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 이번 M&A 심사와 통합방송법 논의를 20대 국회 핵심 미디어과제로 올리고, 하루 빨리 당론을 모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언론연대는 통신재벌에 기울어 민심을 거역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끝)
2016년 4월 22일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20대 국회 제1의 미디어 정책 과제다.
- 국회 배제한 인수합병 심사는 입법권 침해다 -
4.13 총선 이후 민심을 반영한 국가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방송통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20대 국회는 사업자 편향의 무분별한 규제완화 논리에서 벗어나 방송통신 이용자를 정책목표의 중심에 두고 미디어 공공성을 재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법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현재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이 M&A 심사가 향후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를 위한 입법논의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 우려하며 총선 이후 국회 논의와 병행해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M&A 심사는 현행 방송법의 근본 목적에 위배된다.
우리 방송법은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벌·대기업의 방송시장 지배력 확대를 엄격히 제한해왔다. 이는 방송법이 산업논리가 아닌 민주주의 원리에 기초해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이다. 이번 M&A심사는 그 결과에 따라 방송과 여론시장을 통신재벌 위주로 재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M&A가 방송법의 기본취지를 훼손하지 않는지 국회 차원의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이번 M&A 심사는 국회 입법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현재 M&A 심사는 입법 공백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연말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현행 방송법 8조(소유제한 등)에 IPTV를 포함하여 소유겸영규제를 논의해야 한다. 이 논의에 앞서 M&A가 이뤄질 경우 소급적용이 불가능하여 M&A 심사결과가 입법방향을 결정짓고, 국회논의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국회가 법제도를 통해 자본과 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자본이 시장재편을 주도하여 법률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는 입법 공백을 하루 빨리 해소하여 방송법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목표가 훼손됨 없이 구현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은 책임방기이자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국회에서 심상치 않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 사이의 M&A는 행정부 사안으로 국회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가당치 않은 궤변이 정부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여전히 변한 게 없다’, ‘수권 정당의 능력이 없다.’, ‘만년 야당이나 할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국회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SKT와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 문제는 단순한 기업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방송통신 공공성의 향방을 결정할 중차대한 사안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특히 야당에 경고한다.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정부여당의 무능과 독주를 견제하고, 재벌·기득권 중심이 아닌 고통 받는 ‘을’들과 서민을 위한 정치를 복원하라는 것이다. 20대 국회는 통신재벌의 횡포와 독과점 형성으로 야기된 방송통신시장의 무질서를 바로 잡고, 시청자와 이용자의 주권 ․ 방송통신 노동자의 권리를 확립하여 미디어 공공성을 강화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벌써 승리에 취한 것인가?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2016년 4월 22일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 참여연대 · KT새노조 ․ 노동자연대 ․ 마포 서대문 지역대책위원회 ․ 미디액트 · 서대문 가재울라듸오 ․ 서대문 민주광장 ․ 약탈경제반대행동 ․ 언론개혁시민연대 ․ 정보통신노동조합 ․ 진짜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 통신공공성시민포럼 ․ 희망연대노동조합 (14개단체, 공동대표 김환균, 전규찬, 이해관)
<오종상외 4. 긴급조치 제1호, 반공법 위반 국가배상청구 대법원 선고에 따른 논평>
[민변 논평]
대법원,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스스로 포기하다.
오늘 대법원(대법원 민사 제3부 재판장 권순일, 주심 박보영, 박병대, 김신 대법관)은 2010.12.16. 대법원에서 첫 긴급조치 1호 위헌 무효 및 무죄판결을 받았던 오종상 등 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사건에서, 항소심이 민주화보상법상 재판상 화해규정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던 판단을 뒤엎고, 위 규정을 적용하여 각하 판결을 하면서 다만 자녀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항소심대로 유지하였다. 이로써 대법원은 최소한 재판상화해규정의 효력이 가족들에게는 미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한 셈이다.
대법원의 반역사적, 퇴행적 판결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어서 사실 새롭진 않다.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 재판상 화해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하급심에서 받아들여져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고, 또한 위 규정에 대한 다수의 헌법소원사건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임에도 굳이 서둘러 판단할 필요가 있었는지, 혹여 헌법재판소에 대해 민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합헌성을 선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있다.
특히, 민주화보상법상 생활보상금은 금5,000만원 한도에서 구금일수 등을 감안하여 일정한 소득수준 이하인 피해자에게만 지급하고, 일정한 소득 및 전문직, 공무원 5급 이상 등에게는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 경제생활이 어려웠던 피해자들이 생활지원금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당시에 일정 소득수준 이상이었던 피해자는 오히려 이제 재판상화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국가배상 청구할 수 있는 역차별이 발생한 것이다. 사실 민주화보상위원회는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할 때 이러한 재판상화해 적용에 관한 일체의 설명도 없었고, 피해자들은 우편으로 날아 온 부동문서로 작성된 동의서에 날인했을 뿐이다.
원고 오종상은 영장 없이 불법체포·감금되어 고문.폭행 등을 당한 전형적인 막걸리 반공법 위반사건으로, 고문에 의해 발언하지 않은 내용(학생들에게 북한과 합쳐져 나라가 없어져야 한다는 발언 등)을 말했다는 취지로 공소제기되어 유죄판결을 받아 3년 1개월 구금되었다. 그 뒤로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변변한 직업도 없이 가족에 얹혀 살아왔고, 어쩔 수 없이 민주화위원회에서 지급하는 생활지원금을 받았던 것이다.
오늘 대법원 선고 후 오종상 씨는 대법원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무지한 고문에 대한 대가가 이것인가라며, 끊었던 담배를 연거푸 피웠다. 그의 나이 75세. 그는 35세 무렵 버스 안에서 웅변대회 가는 학생들에게 ‘이북과 합쳐져 나라가 없어지더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1주일 동안 무지한 고문을 당하였다. 지금도 그는 그때 하얀 가운 입은 간호사가 주사를 줬던 것과 무지한 고문을 가한 팽 조사관을 기억하고 있으며, 때론 이들에 대한 악몽을 꾼다고 한다.
비록 오늘 대법원은 종래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동행위가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논리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위 논리와 더불어 민주화법상 재판상 화해, 고문 등과 유죄판결과의 인과관계 요구, 또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가 될 고도의 개연성을 요구하거나 시효 6개월을 적용하는 등 사실상 과거사에 있어서 온갖 ‘기각’하기 위한 법 논리를 빌려 퇴행적, 반역사적 판결을 해오고 있다. 오늘 판결 또한 과거 유신독재에 부역했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司法部의 자판기’ 판결에 불과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전히 민주화보상법 제18조 2항에 대한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에 있고, 입법적인 방법도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진 국가폭력은 끝까지 그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합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함은 명백하다.
오늘 오종상 씨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이 민주주의 무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줌과 동시에 대법원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스스로 포기한 판결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다.
2016년 5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민변 논평]
수사기관의 편의성만 고려한
국회 법사위 제1소위의 전문법칙 수정안을 규탄한다
지난 4. 26.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위원장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가 디지털 전문증거에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수정안(이하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소위가 마련한 수정안의 주요한 내용을 보면, 형소법 제313조 1항을 개정해 진술이 담긴 일반 종이 서류에 더하여 ‘피고인 등이 작성했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가 컴퓨터용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돼 있는’ 디지털 증거까지 전문증거 대상에 포함시키고, 같은 조 2항을 개정해 전문증거의 작성자가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진정 성립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임은 형사소송법의 전문법칙에 관한 규정이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환경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변화된 환경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는 점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그 수정에 있어서도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적법절차 원칙은 당연히 관철되어야 하며,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진실발견의 원칙 간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전문법칙이 형사소송법의 증거법 분야의 중요한 원칙이라는 점에서 전문법칙의 본질과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불합리를 제거할 수 있도록 폭넓고 깊이있는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도 짚어둔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임은 이번 제1소위의 전문법칙 수정안은 수사기관의 수사효율성과 수사편의에만 치우쳐 적법절차 원칙이라고 하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고, 나아가 전문법칙의 본질에 대하여 균형잡힌 접근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가지고 있는 문제인식만 받아들여 땜질처방한 것으로써 전문법칙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다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수정안은 디지털 증거를 전문증거 대상에 포함시키고,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진정 성립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하였다. 이는 원진술자 내지 작성자에 의한 법정에서의 진술을 통한 증거능력 부여라고 하는 전문법칙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을 증거능력 부여의 한 방편으로 인정함으로써 그간 국정원 등 수사기관의 오래된 민원을 해소하여 준 것이다. 사실 디지털 증거가 고도의 객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수사기관의 일종의 과장적 미사여구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미사여구는 결과적으로 디지털 증거가 본래적으로 조작·변개되기 쉽다는 점을 은폐하는 훌륭한 장식이 되어 왔다. 따라서 디지털 증거의 조작가능성 내지 변개가능성을 제도 내·외적으로 막아야만 디지털 증거 또한 온전히 증거능력의 세계로 입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사위 제1소위는 적어도 대법원 판례가 인정한바와 같이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인 요건으로 원본 동일성·무결성·보관의 계속성·해시값 산출 등을 같이 규정하고, 이를 위하여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어떤 문건을 수색, 추출, 출력하는 전 과정에 대하여 당사자의 입회권 및 이의권 등을 보장하는 규정을 같이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진실발견 원칙을 조화시키는 헌법합치적 태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디지털 증거의 조작, 변개의 용이함에 대한 방지 및 당사자 절차참여권에 관하여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오히려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을 증거능력의 한 방편으로 인정하는 것은 디지털 증거의 특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단지 수사기관의 편의성만을 도모하고자 하는 작태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포렌식 수사관은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의 일원이다. 조직논리에 따라 기본적으로 혐의에 대하여 같은 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진술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법사위 제1소위가 마련한 수정안은 디지털 증거에 관하여만 이러한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하고 출력된 유인물 등 오프라인의 전문서류에 관하여는 이러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바, 도대체 어떤 이유에 기인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디지털 증거이면 전문법칙이 무력화되어도 좋고 아날로그 증거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어떤 이유에서 정당하다는 것인지 제1소위는 답하기 바란다. 가령, 같은 내용이 컴퓨터 안에 파일로 존재할 때에는 포렌식 수사관의 진술만으로 증거능력이 있고, 프린트된 유인물 형태로 압수된 때는 작성자 진술이 없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법 적용의 논리성, 일관성이라고 하는 원칙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제1소위는 이러한 문제점을 이른바 반대신문권을 명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지금의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전문증거에 대하여 변호인 내지 피고인이 증거부동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에 거의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명시로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의 요건을 지금보다 완화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우리 모임은 이번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완화 방안에 대법원이 찬동의견을 피력하였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조작하였다가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령, 서울고등법원 2013.2.8. 선고 2012노805 판결 등)가 있음을 모르지 않을 대법원이 디지털 증거의 조작에 대하여는 아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단지 수사기관의 편의만을 도모하고 이로 인하여 전문법칙의 뼈대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개정안을 용인한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 더 지적할 것은 19대 국회의 임기는 이제 종착점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20대 총선으로 새로이 선출된 국민의 대표들이 임기 개시만을 기다리면서 의정활동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때에 임기종료를 목전에 둔 제19대 국회가 우리 형사사법의 중요한 뼈대를 수정하는 의제를 다루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전문법칙의 문제,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의 문제에 관하여 제19대 국회는 손을 떼야 한다. 방금 전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확인받은 제20대 국회 당선자들이 그 소임을 이어받아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하여 헌법합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그리고 향후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무질서하게 산재해 있는 디지털 자료의 법적 취급에 관하여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등 인권보호와 증거사용, 정보공개 등 그 사회적 필요를 조화하여 체계적, 종합적인, 그리고 헌법합치적인 규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아울러 지적해둔다.
2016년 5월 1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논평]
‘조각난 전화통화, 찢겨진 언론자유’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보도 유죄 대법원 판결 유감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가 12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겨레> 최성진 기자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최 기자는 지난 2012년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의 전화 인터뷰 때 상대방인 최 이사장이 실수로 통화 종료를 하지 않은 채 <문화방송(MBC)> 관계자들과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매각을 논의한 비밀회동 내용을, 끊어지지 않은 전화로 계속 청취·녹음한 뒤 보도했다가 기소된 바 있다.
대법원은 최대 쟁점인 ‘최 기자의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가 작위인지 부작위인지 여부’(작위와 달리, 부작위로 볼 경우는 최 기자에게 녹음을 중단할 작위의무까지 인정돼야 유죄 판결이 가능해진다)에 대해 대법원 2002도995 판결(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다)을 거론하며 작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위 판례 법리 적용을 위해서는 우선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행위(‘최 이사장 인터뷰 청취·녹음 행위’와는 별개로 구분되는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의 존재가 인정돼야 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이 유지한 원심은 “청취·녹음 행위는 청취·녹음과 관련된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청취·녹음의 대상이 되는 ‘대화’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라며 ‘대화’를 인터뷰 청취·녹음 행위와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 간의 구분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화’에 따라 일련의 청취·녹음 행위가 쪼개어진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막연하고 자의적인 행위 구분기준이다. 도대체 대화가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오고가야 일련의 통화 행위가 절단돼 구분된다는 것인가? 이런 구분기준은 형법상 “1개의 행위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대법원 판례(2005도10233 판결 등)와도 어긋난다. ‘물리적 행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함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의 평가와 충돌하며, ‘대화’를 기준으로 통화 행위를 구분하려면 (‘통화 중 어떠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면 통화가 끝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식의) 규범적 내지 법적 평가가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죄형법정주의상 유추해석금지 원칙의 정신에도 반하는 이런 행위 구분기준 도입으로 일련의 통화 행위 중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 부분을 억지로 떼어내어 무리한 유죄 판결을 내릴 것이 아니라, 최 기자의 비밀회동 ‘녹음’ 행위에 대해 이를 부작위로 보고 최 기자에게 녹음하지 말아야 할 작위의무 없음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한 1심의 논리를 비밀회동 ‘청취’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관되게 적용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어야 마땅하다.
대법원은 또한 “대화당사자가 이른바 공적 인물로서 통상인에 비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불법 녹음되고 공개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들의 권리까지 쉽게 제한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 ‘청취’·‘녹음’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 불법 녹음된 대화내용을 실명과 함께 그대로 공개하여야 할 만큼 위 대화내용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화내용의 ‘공개’ 행위 역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용했다. 아울러 원심과 마찬가지로 최 기자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 사회의 중요한 공공재인 공영방송 MBC를 특정 집단이 임의로 처분해 선거에서 정략적인 당파적 이익을 취함으로써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핵인 선거의 공정성과 방송의 공공성이 침해될 위험이 현저했다는 점 △ 최 기자가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대화 내용을 취득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 △ 청취된 대화 내용 중 특정 방송인에 대한 평가 등 공익과 직접 관련 없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 부분은 보도에서 배제하는 등 비밀침해를 최소화해 보도가 이루어졌다는 점 △ 보도로 얻어진 이익과 가치가 통신비밀 보호로 달성되는 그것보다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 최 기자로서는 언론 윤리, 사명감 등에 비춰 비밀회동 취재·보도의 가치가 최 이사장 등 대화의 비밀 보호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거나 그 취재·보도가 언론인으로서의 불가피한 의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금지의 착오 또는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서 책임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죄형법정주의에도 어긋나는 무리한 법 적용으로 막중한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방송의 공공성 등 보장의 요구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앞서 안기부 X파일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 이상호 기자 처벌 사건과 관련해서도 제기됐듯이, 국가 등 권력기관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통신비밀보호법이 오히려 권력기관을 감시·견제하려는 국민을 억누르는 도구로 이용되는 현실을 고려해 동법 위반죄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거나 위법성 조각사유를 명문화하는 등 입법적 개선을 서두를 것을 다시 주장한다.
2016년 5월 1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이강혁
정보·수사기관 통신자료 무단수집 심각한 수준
-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통신자료 무단수집이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 미래창조과학부에서 “’15년 하반기 통신자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가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5년 전체적으로 무려 10,577,079 건의 전화번호와 아이디에 대한 가입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통신자료가 제공된 것이다. 2012년 11월경 일부 인터넷사업자가 법원의 영장이 없는 통신자료 제공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에서도 통신자료 제공은 계속 증가해 왔다. 많은 피해자들은 해당 기간 중에 정보·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은 적도 없어 정당한 제공 목적을 넘어선 위헌적 공권력 행사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통신자료가 오남용되는 상황에서 다른 통신정보의 제공 역시 충분히 통제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통화내역, 기지국위치정보, IP주소 등 통신사실확인자료 역시 그 제공수치가 계속 증가하여 2015년 전체적으로 300,942건의 문서가 요청되었다(2013년 265,859 문서, 2014년 259,184 문서).
통신내용에 대한 감청 또한 연간 4천 건이 넘는데, 이 수치가 사무실과 주거지 인터넷, 그리고 와이브로 회선 전체에 대한 패킷감청을 포함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실제로 감청되는 통신내용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여전히 전체 감청 수치의 97.9%(2015년 전체 감청 전화번호/아이디 4,146 건 중 4,058 건)을 차지하고 있으나 법원이나 국회에서 그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국정원의 통신 감청 권한을 확대한 테러방지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국민의 통신 비밀 보호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우리 단체들은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수집 행위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피해가 확인된 5백 명의 국민이 참여하였다. 정보·수사기관의 잘못된 관행이 더 확산되기 전에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참고> 통신자료 통계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QWEQUhkxaQnUfgN3lxsyBtJ_q-l7-_cGcyxsmFekJC8/edit?usp=sharing
2016. 5. 18.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진보연대
[논평]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에 부쳐
출생신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을 촉구한다.
2016년 5월 19일, 19대 국회 본회의에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일반증명서와 일부증명서로 구분 발급하던 기존 체계를 일반증명서(현재의 신분관계만 공시), 상세증명서, 특별증명서로 구분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기존의 인우보증제 대신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하도록 출생신고절차 투명성을 강화하였으며,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하여 출생신고 의무자가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를 하지 아니할 경우 검사 또는 지자체의 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의 체계를 불필요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한 점에 대해 환영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두 공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기존 방식이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및 인격권 침해의 우려가 있음은 2013년 국가인권위 권고를 통해서도 이미 지적된 사항이다.
그러나 출생신고자 범위 확대, 출생신고절차의 강화 등 출생신고의 누락과 부정출생신고 방지를 위한 대책은 여전히 아동 권리의 적절한 보호에는 미흡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및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은 국가가 출생등록제도를 통해 모든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출생신고제 하에서는 출생신고의 누락이나 허위 출생신고 등의 문제 발생시 벌칙을 통한 사후대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신고되지 않은 1세 미만 영아의 사망률이 전체 아동학대 사망 사건 대비 67%로 추정된다는 점(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2014), <이서현 보고서>)에서도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알 수 있다.
2014년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출생 장소 중 병원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국적으로 약 99%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현행법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분만에 관여한 의사, 조산사 등 의료기관 등이 아동의 출생사실을 관계기관에 통지하도록 하여 아동이 출생과 동시에 공부에 등록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민변 아동권리위원회는 국가가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을 통해 아동의 권리 보장을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
2016. 5. 19.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수정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소속 변호사(이하 ‘민변 변호사)들은 2016. 5. 13. 국가정보원에 ‘정부가 지난 4. 7. 단체입국 하였다고 밝힌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에 대하여 2016. 5. 16. 14:00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변호사 접견을 하겠다’는 내용의 접견신청을 하였는 바, 국가정보원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가 구금시설이 아니고, 위 종업원들이 난민이나 형사피의자 등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 접견신청을 거부하였다.
그런데 최근 국내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민변 변호사들의 위 접견 신청이 있은 바로 다음 날 국가정보원장이 임명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인권보호관(변호사 박영식, 이하 ‘인권보호관’)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면담하였는데,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남한에 입국하였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으며,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2. 인권보호관이 언론에 밝힌 대로 이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진정 자유로운 의사로 대한민국에 들어와 이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하였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민변 변호사들은 아래와 같은 여러 이유들로 인해 인권보호관이 이들의 진정한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였는지에 대하여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첫째, 인권보호관이 면담하였던 상황 자체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각자 자신의 진정한 의사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인권보호관이 면담한 시점은 이들이 국내에 입국한 지 38일째 되는 날로서, 이들은 그동안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단절된 채 CCTV가 설치된 독방에서 지내며 오로지 국가정보원 직원들만 접촉해 왔다. 그리고 인권보호관이 지난 5. 14. 하루 동안 혼자서 13명 모두를 면담하였다고 하므로, 1인과 면담하였던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분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인권보호관이 남·북한 각 변호사 제도와 역할 등의 차이, 인권보호관으로서 면담하는 자신의 역할 등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이들로부터 신뢰를 얻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권보호관을 또 다른 국가정보원의 요원으로 판단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북한보위부 직파 간첩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홍강철씨도 민변 변호사들이 접견하였던 초기에 민변 변호사들을 또 다른 국가정보원 직원들로 알았고, 매일같이 계속된 접견 과정에서 신뢰를 갖게 됨으로써 비로소 사실을 말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둘째,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남한으로 단체입국한 이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고, 인권보호관은 이들과 관련한 외부의 소식이나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아니한 채 질문하였음이 분명하다.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북한의 가족과 자신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개인 신상 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들이 국·내외에 자신들의 얼굴사진과 실명, 생년월일, 북한에 있는 각자의 부모가 누구인지 등도 이미 다 알려져 있다는 사실, 북한 당국이 이들의 납치를 주장하고 가족들이 국제기구 등에게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고 있다면 나올 수가 없는 답변이다.
조선일보는 인권보호관이 ‘종업원들은 남한 뉴스도 보고, 바깥으로 견학도 나가면서 한국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는 수용되어 조사만 받을 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 들어가서야 뉴스를 보고 견학을 나가게 된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하지도 않은 말을 인권보호관이 한 것이거나 인권보호관이 하지도 않은 말을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셋째, 인권보호관은 변호사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비상근 직원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인권보호관은 2016. 4. 중순경 민변 변호사들 중 1인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에게 남한의 변호사 제도에 대해 설명해 주고 변호사 접견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요청하자 ‘행정조사 중인데 무슨 변호인 접견이냐’며 거절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40여일 가까이 수용되어 조사받는 동안 단 한번도 면담을 하지 않고 있다가 민변 변호사들의 접견 신청을 받은 국가정보원의 요청을 받고서야 비로소 이들을 면담하였다.
또한,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밝히면서도 이들에게 민변을 어떻게 설명하였는지를 묻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유우성(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의 피해자)의 동생 유가려는 후일 민변 변호사들에게 “국정원 요원들이 ‘민변 변호사들은 믿을 수가 없고 많은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접견을 요구하면 거부하라’고 해서 초기에 접견을 거부하였던 것이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인권보호관의 말이 신뢰성을 갖기 위하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라는 단체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보았을 이들에게, 당에서 임명하는 북한의 변호사와는 전혀 다른 남한의 변호사의 역할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민변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하였는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3.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하여는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센터에 수용되어 조사받았던 수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면담하고 변호해 오면서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고통 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민변 변호사들이 이들을 자유롭게 접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법상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으나 외부와 격리·수용되어 있는 상태라면 인권 옹호를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가 당연히 이들을 접견할 수 있어야 하고, 국제법적으로 보더라도 이들은 난민에 해당하고, 우리나라 난민법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명문으로 규정(제12조)하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변호사의 접견은 제한되거나 거부될 이유 또는 근거가 전혀 없다. 어느 모로 보나 민변 변호사들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 간의 접견은 즉각 보장되어야 마땅한 것이고, 최근 인권보호관이 언론을 통해 밝힌 면담 내용은 위 접견의 필요성을 더욱 확인해 주고 있을 뿐이다.
민변 변호사들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진정 대한민국에 자발적으로 입국한 것이고 이곳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들의 정착 등에 조력을 아끼지 아니할 것이고, 이와 달리 타의에 의하여 입국한 사실 등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6. 5. 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 설창일[직인생략]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논평]
공정위의 대형마트 3사 제재 조치를 환영한다
- 관행적인 대형마트의 갑질을 강력 시정한 점은 고무적
- 추가적인 법 위반 행위 조사 및 시정조치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18일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갑질 횡포에 대해 약 23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횡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공정위가 이제라도 제재 조치를 취한 점은 환영한다.
과거 다양했던 소매 유통 채널이 대형마트로 집중되면서 대형마트라는 갑과 중소 상공업체라는 을의 지위는 더욱 고착화 되고 있다. 도를 넘어선 대형마트의 횡포를 막기 위해 대규모 유통업법이라는 특별법까지 제정되었지만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지고, 방식 또한 다양해 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판촉 비용 분담금 명목으로 4개 납품업자에 대한 대금 중 약 121억 원을 일괄적 공제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41개 납품업자에 대해 물건의 매매도 없이 확정되지 않은 판매 장려금을 요구하고 수령했다. 아무리 계약체결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쯤 되면 일반적인 상거래가 아니라 반사회적질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에서 그토록 경계하는 독점의 폐해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이 바로 대형마트인 것이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횡포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 등 제재 조치를 취한 공정위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공정위는 부당한 납품 대금 감액의 경우 홈플러스 1개사에 대해서만 조치를 내리면서 4개 납품업자에 대한 행위를 그 근거로 삼았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대형마트의 갑질이 이처럼 작은 규모로만 이루어졌을리 만무하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가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지난 2월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경험은 이번에 대형마트 3사에서 제외된 하나로마트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대형마트 갑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표준계약서 도입을 요청한 바 있다. 공정위가 향후 대형마트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면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공정위는 금번 조치를 기반으로 국내 유통 채널 상거래의 정상화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비록 이번 성과가 고무적이지만 금번 조사로 드러난 행위들이 대형마트 갑질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형마트가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납품업자 종업원의 불법파견 및 사용 행위들이 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난 이상 노동당국의 적극적인 추가 조사 및 제재가 불가피함을 덧붙인다.
2016. 5. 2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김성진 (직인생략)
[논 평]
민변 변호사 2인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징계개시 결정 취소판결에 대한 논평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는
대한변협 징계개시 기각결정을 취소할 권한이 없다
2016. 5. 27.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김인숙 변호사와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내린 징계개시결정 등이 권한 없는 자의 월권행위로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애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무리한 징계개시신청으로 시작되었다.
검찰은 김인숙 변호사에 대해 형사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권유했다는 이유로 징계개시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 판례가 이미 형사변호인이 피의자에게 헌법상 권리인 진술거부권의 행사를 권유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변론활동이라고 판단을 내렸으므로, 이는 명백히 부당한 징계신청이었다.
검찰은 또한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무죄 변론을 하는 과정에서 형사피의자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징계개시신청을 하였으나, 오히려 검찰의 주장 자체가 애초에 거짓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두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신청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이는 검찰의 ‘사적 보복’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던 것이다.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은 애초부터 무리한 것이었기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이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거듭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경우에는 판사 2명과 검사 2명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변호사법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또다시 불복할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결국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대한변협의 징계개시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두 변호사에 대해 징계개시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번 판결은 “법(변호사법)은 변협 회장의 징계개시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불복은 …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여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그 인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그치고 더 나아가 피고(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불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현행 변호사법에 의하면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대한변협 회장과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가 거듭해서 기각 결정을 내리면 그것으로 징계절차가 완전히 종결되고 이에 대해 더 이상 검찰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번 판결은 검찰이 변협 회장과 대한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거듭된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또다시 이의신청을 하는 것은 변호사법 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또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한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대해 다시 불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징계개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흠집을 내려는 주장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판사 2명, 검사 2명, 변호사 3명, 변호사 아닌 법학 교수 및 경험과 덕망이 있는 자 각 1명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함으로써,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중립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명백히 하였다.
이번 판결을 통해 변호사법의 변호사 징계 관련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변호사 징계를 인권변호사에 대한 ‘사적인 보복수단’으로 악용하려고 한 검찰과 법무부의 삐뚤어진 생각이 바로잡혔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판결이 징계절차의 개시와 관련하여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게 최종적인 권한이 있고 이에 대해서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부당하게 침해할 수 없음을 명백히 확인함으로써, 향후 법무부 등의 변호사 업무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부터 기본적 인권의 옹호를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변호사단체의 자율성을 제고하는데도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2016. 5. 2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택근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