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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보험에 직불제 허용? ‘판도라 상자’ 기어코 여나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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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보험에 직불제 허용? ‘판도라 상자’ 기어코 여나 [왜냐면]

admin | 일, 2024/11/10- 11:08

‘의료개혁’으로 포장된 의료 민영화 ②

서울의 한 대형병원 수납창구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수납창구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형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의료대란이 한국 사회의 보건의료 쟁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의사 인력 외에 시급히 대처할 과제는 많다. 국민이 감내하는 의료대란 고통을 더 나은 의료제도로 나아갈 마중물로라도 보답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의 준동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

민영보험은 이번 대란에서 자신의 지위를 건강보험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상향시키려 한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의료개혁실행방안’을 보면, 향후 개발되는 실손보험은 병원과 직계약을 할 수 있다. 현재 민영보험은 환자가 의료비를 모두 의료기관에 내고 사후에 보험사에 개개인이 청구하는 구조다. 반면 건강보험 진료는 환자는 본인부담금만 직접 의료기관에 내고,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기관이 해결한다. 이를 ‘직불제’라고 한다. 지금까지 민영보험과 의료기관의 직불제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의료기관과 보험사의 담합 혹은 종속관계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 건강보험은 직불제를 통해 건강보험 진료 내용을 심사평가하고 가격도 결정한다.

그렇다면 민영보험이 직불제를 시행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비급여 가격을 의료기관과 결정한다. 혹자는 싸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환상이다. 특정 비급여는 자사와 계약한 의료기관에서만 저렴하게 공급하는 미끼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총수익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최적으로 하게 된다. 결국 비싼 보험료를 내는 민영보험에 가입하면 비급여 가격이 싸질 수 있지만, 싼 민영보험에 가입하면 보장 내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 현재 실손보험도 보장 제외를 조건으로 가격이 싼 경우가 많다. 평균 가격은 민영보험사와 민간 병원이 최적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곳에서 결정된다. 건강보험이 최대한 가격을 낮춰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여기다 민영보험사는 환자의 진료정보도 심사평가를 명목으로 다 가져갈 수 있다. 현재도 건강보험공단의 개인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직불제가 성사된다면, 보험사는 공단 빅데이터 말고 직접 환자들의 개인진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민영보험이 민간 병원과 계약을 맺고 진료비를 대납하고 심사평가를 추진함으로써 사실상 건강보험과 동등한 지위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현재도 실손보험은 4천만명가량이 가입해 금융위원회가 “제2의 건강보험”으로 광고까지 해주고 있다. 실손보험에 많은 사람이 가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아 아직도 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그런데 실손보험이 별도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경쟁형 보험으로 의료기관과 계약까지 한다면 그때는 4천만명이 아니고 빈곤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또 특정 민영보험과 계약한 특정병원은 더 높은 보험료를 감내할 환자들만 받을 수도 있다. 의료의 부익부 빈익빈이 한층 더 강화된다.

민간 병·의원의 과잉진료와 과다 비급여 사용을 민간 보험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손보험이 출시돼 비급여시장은 확대됐을 뿐 실손보험의 각종 규제가 비급여를 줄인 바는 없다. 민영보험과 민간 의료기관은 서로를 강화해주는 공생관계다.

우리는 민영보험이 의료기관과 계약하고 의료비를 결정하고 심사하는 게 만연한 나라를 알고 있다. 다름 아닌 미국이다. 미국식 의료제도의 제일 큰 문제는 건강보험이 없고 민영보험이 의료기관과 직계약을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조합보험에 가입한 서민들은 조합 계약 병원만 가고, 비싼 보험에 가입한 부자는 고급 병원에 간다. 반면 민영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시민들은 집에서 약만 사 먹는다. 보건의료제도 개혁의 가장 큰 장애물은 다름 아닌 과거의 잔재다. 지금 의사들의 저항도 민영의료 공급을 방치한 결과다.

미국처럼 한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민영보험 활성화 정책은 결국 민간 보험의 기득권을 강화시켜 이후 제대로 된 건강보험 개혁을 할 수 없는 방해물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윤석열 정부 같은 친시장주의 정부를 한번 더 만나면 미국처럼 될 가능성도 크다. 현 정부는 이 지점에서 건강보험을 위협할 ‘의료 민영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는 것이다.

 

원문보기 :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64760.html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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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모의 혐의자 조규홍은 의료 민영화 정책 전면 중단하라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후 강력한 시민들의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탄핵 투표가 있던 7일에는 100만 명이 모여 윤석열의 탄핵과 퇴진을 주장했다. 평일 저녁에도 매일 수만 명이 모여 윤석열 탄핵과 퇴진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윤석열 일당의 쿠데타 시도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의료를 전면적으로 시장화하려고 윤석열이 추진해 오던 의료 민영화 정책들은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비상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여해 쿠데타 공모, 방조 혐의가 있는 내란 범죄 수사 대상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복지부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가입자, 공급자, 공익대표 등 각 8명 전체 24명으로 구성)를 구성할 새로운 위원 추천을 의뢰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의약품협회가 포함돼 있고 가입자 단체 중에는 민간보험 노동조합이 포함됐다.

이는 건정심을 대폭 물갈이해 바이오산업계의 이익과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것으로, 그동안 윤석열이 민간보험을 활성화하고 의대 증원 등으로 바이오산업계를 지원하려 한 정책 등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을 비침습 의료기술 전체로 확대해 안전하지도 않은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평가유예 기술 사용기간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하는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정부가 지급해야 할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 12조1658억 원 중 절반 가량인 6조1158억 원을 올 회계 마감이 임박한 아직까지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을 공격하고 민간보험을 활성화하는 정책의 일환이다. 즉각 전액 지급하라.

 

윤석열의 무력 쿠데타는 실패했지만, 의료 민영화 쿠데타는 조규홍에 의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의료 민영화 쿠데타도 즉각 멈출 것을 경고한다.

 

 

 

2024년 12월 10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화, 2024/1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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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입원진료비와 외래진료비 모두 상당히 올랐다고 한다(입원진료비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퍼센트 상승, 2017년 이후 7년 만의 최대 상승. 외래진료비도 2퍼센트나 상승). 윤석열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약화시키고, 병의원을 위해 온갖 수가를 인상해 줬기 때문이다. 법제화되지도 않은 비대면진료 수가가 30% 비싼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또한 ‘의료 개혁’이랍시고 응급실과 외래 본인부담금을 인상하고 의료급여를 정률제로 개악하려는 등 의료비 인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

 

의료비가 인상되고 이를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민간보험에 기댈 수밖에 없다. 윤석열은 사람들이 민간보험에 더 기대도록 하기 위해 건강보험을 축소시키는 여러 정책들을 추진해 온 것이다. 건강보험을 축소하는 정책들 중 하나가 바로 건강보험 재정을 공격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의료 대란’으로 손해를 입은 대형병원들의 적자를 메워 주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수조 원을 쏟아부었다. 건강보험 재정은 보장성을 확대하는 데 사용해야 하는데, 의료 대란에 책임이 있는 대형병원들을 지원하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수조 원을 퍼준 것이다. 이는 보장성이 약화되는 것으로 이어져 병원 이용이 많은 고령자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는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일 뿐 아니라, 평범한 노동자 등 서민층의 실질임금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정부는 9800여 개의 건보 수가 중 3분의 1인 3천여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며 대대적 수가 인상으로 원가에 맞춰주겠다고 발표 한 바 있는데, 이것 역시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게 될 것이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 보험료를 인상하게 되면 그 피해는 평범한 노동자 등 서민층이 입게 된다.

 

무엇보다, 정부는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 12조1658억 원 중 절반 가량인 6조1158억 원을 아직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올해가 12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정부 미납금의 이자만 해도 엄청날 것인데 이를 정부가 그냥 먹어 치운 것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갈취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파렴치하다.

 

건강보험 강화에는 관심도 없고 쿠데타 모의에만 열중해 온 윤석열은 지금 직무 정지 상태다.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시 퇴진시키고, 윤석열 정부가 건강보험과 보건의료에 끼친 모든 피해를 원상 복구해야 한다. 추진하고 있는 모든 의료민영화 정책도 모두 정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지급된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 전액과 그 이자까지 즉시 지급하라!

 

 

2024년 12월 19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목, 2024/12/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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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IAEA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핵마피아는 여전히 핵발전소의 안전 신화를 앞세워 기득권 유지 및 확대에 혈안이 돼 있다. 핵발전소의 증설 및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사업의 경우, 국가가 추진한다는 구태의연한 권위(?)와 공공성을 앞세워 국민의 건설적인 이견 또는 비판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 핵마피아는 이러한 권위에 덧칠하려고 유엔 산하기관 등 국제기구의 보고서와 성명서를 내세워 국민을 현혹해왔다. 이들이 자주 인용하는 출처에는 유엔 산하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엔과학위원회(UNSCEAR), 세계보건기구(WHO), 그리고 민간단체인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등 4개 기관이 있다. 특히 각국의 방사선 피폭 방호 기준을 권고하는 ICRP는 의료 피폭, 핵발전소 사고시 시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허가 없이는 방사능 연구 못하는 WHO

WHO를 제외한 세기관은 핵발전 추진국의 핵마피아들과 상호협력하는 ‘국제 핵마피아’의 중심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과 프랑스의 핵연료 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이익 확대를 꾀한다. 이 기관들의 핵심적인 몇몇 전문가는 ‘회전문 인사’를 통해 체르노빌·후쿠시마 사고에서 피폭 영향의 저평가 작업, 즉 사고 피해를 축소하려 한다.
인류의 건강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WHO도 핵마피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1959년 5월 WHO가 IAEA와 맺은 협정 때문에, WHO는 IAEA의 ‘동의 없이’ 방사능 관련 공중위생에 관한 독자적인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태다. 협정문(제1조 3절)에는 “두 기관이 상호 협의해 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1988~98년 WHO 사무총장을 지낸 나카지마 히로시는 2001년 스위스·이탈리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1995년 당시 체르노빌 사고의 보고서가 출판되지 않았던 이유로 ‘협정의 존재’를 언급했다. 현재 WHO 사무국은 조직적인 은폐 의혹과 IAEA의 영향력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해외에는 ‘WHO 독립을 위해서’(Independent WHO)라는 시민단체 연합조직이 있을 정도다.
1955년에 설립된 UNSCEAR도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계획’에 참가했던 이들이 조직한 미국원자력위원회(AEC·1974년 원자력규제위원회(NRC)와 에너지연구개발국(ERDA)으로 분리)가 중심이었다. 따라서 설립 때부터 핵실험 같은 정치적 문제는 거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미국산 핵발전소의 수출을 주목적으로 한 IAEA의 설립(1957년)과 함께, UNSCEAR는 각국 대표들이 모여 방사선 영향에 관한 과학논문을 심의·선택하는 임무에 집중했다. 핵발전소 확대에 기여하는 성격의 자료를 수집·정리해 ICRP에 전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UNSCEAR는 영어로만 작성된 자료를 선택하므로 비영어권 자료와 소수 의견은 배제되는 근본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체르노빌 사고 뒤 현지인들에 의한 실태 조사 결과도 러시아어 또는 우크라이나어로 작성됐지만 UNSCEAR는 처음부터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UNSCEAR가 체르노빌 사고의 피해 사례로서 갑상선암 발병을 유일하게 인정하는 이유도, 갑상선암이 다른 질병보다 발견과 치료(수술)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때는 사고 12년 뒤인 1998년이었다. 게다가 현지인들의 피해 조사에서 갑상선암 이외의 각종 질병의 발생률·사망률 및 장애아의 출산율에서 ‘유효한 증가’가 드러나고 있음에도, UNSCEAR는 ICRP의 주장을 인용해 방사능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단, 백혈병 발생에 대해서는 UNSCEAR도 2008년과 2010년의 회의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한 바 있다.

‘핵산업 길 닦기’로 성격 바뀐 IXRPC

영국에서 비영리단체(NPO)로 등록돼 있지만, 정작 사무실(본부는 없고 직원은 2명)은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ICRP는 방사성물질을 취급하는 기술자들이 방사능 피폭에 따른 직업병 연구를 목적으로 세운 조직이다. 방사능 연구 초창기에 베크렐과 퀴리 부인 등도 방사능 피폭을 피할 수 없었는데, 제1차 세계대전 중 X선 장치 및 라듐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방사능 피폭으로 X선 연구자 수백 명이 사망했다. 또 전쟁 중에 유행했던 야광용 시계 문자판에는 방사성물질인 라듐을 사용했는데, 이를 만드는 미국 여성노동자들은 문자를 그리는 붓끝을 다듬기 위해 입속에 붓을 자주 넣어 턱의 골육종 및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았다.
1928년 문을 연 ‘국제 X선 및 라듐 방호위원회’(IXRPC)는 6년 뒤 최초로 허용 선량(방호 기준)을 발표했다. 그 뒤 AEC의 주도로 IXRPC는 ICRP로 재편됐다(1959년). 방호 기준도 초기의 핵무기 개발·확산에 따른 피폭자의 관리에서, 핵발전소의 보급과 함께 핵산업의 추진을 위한 보완 수단으로 그 성격이 바뀌어왔다. 즉, 방호 기준의 결정은 안전성보다는 사업자의 안전 대책비 경감에 중점을 두는 형식적인 ‘리스크와 편익’ 비교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 우선의 방호 기준을 1958년부터 적극적으로 제창하기 시작한 ICRP는 국제적인 비영리 학술단체지만, IAEA를 비롯한 각종 원자력 추진 단체들의 조성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UNSCEAR가 제공한 자료의 범위 안에서 작성한 ICRP의 보고서(권고)가 IAEA를 통해 실행되는 구조다. 1956년 UNSCEAR가 ICRP에 의료 분야의 방사선 피폭에 관한 보고서의 작성을 의뢰한 이후, 핵발전소 추진을 위한 방사선 피폭의 국제적 협력체제가 형성된 것이다.
이 국제기구 전문가들의 ‘회전문 인사’ 병폐를 지적해온 ‘유럽방사선위험위원회’(ECRR·1997년 설립)는 ICRP의 방호 기준 및 피폭 평가와 다른 견해를 발표해왔다. 특히 내부 피폭 및 저선량 피폭의 영향을 경시해온 ICRP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고 일컬을 정도다. ICRP의 방호 기준을 설정하는 위원들은 군사 및 의료방사선 관련 단체에도 속한 경우가 많지만, WHO는 위원을 낼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덧붙이면, WHO는 약 3년 전에 ‘방사능과 건강’ 분야를 폐지해 ‘공중위생과 환경’ 분야에 통합했다.
일본에서는 전력사업자들이 방호 기준의 완화를 꾀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전기사업자연합회’가 일본인 ICRP 위원들의 국제회의 참석 비용을 방사선영향협회를 통해 오래전부터 부담해온 사실이 일본 국회의 후쿠시마 사고 조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은 ICRP의 권고(1990년)를 따라 핵발전소 노동자는 연간 50밀리시버트(mSv), 일반 대중은 연간 1mSv의 방호 기준을 법적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은 법적 기준으로 아직 채택되지도 않은 ICRP의 2007년 권고를 적용하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시, 주민의 피난 지시를 해제하는 기준(20mSv 미만) 등 긴급(사고)시 높은 기준을 적용해 도쿄전력의 오염제거·배상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일본 전력사업자, 배상 피하려 기준 자체 높여

저선량 피폭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방호 기준을 뒷걸음질치게 만드는 방사선 관련 전문가의 행보는 ‘부패한 과학’의 전형적인 사례다. 범죄적 행위를 ‘과학적’이라는 수식어로 정당화하려는 현재의 방호체제, 특히 ICRP는 핵산업의 유지·확대에 불가결한 구성원이다. 전염병의 예방 및 방호 기준의 설정처럼, WHO와 ICRP의 공헌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은 방사선 피폭 영향의 저평가 또는 은폐의 동조자이기도 하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교수·경제학(원자력정책)

 

원문보기 :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37544.html

금, 2023/07/2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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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24/11/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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