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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후기] 홍수 방지 대책, 투명한 정보 공개와 폭넓은 논의 이뤄져야

[토론회 후기] 홍수 방지 대책, 투명한 정보 공개와 폭넓은 논의 이뤄져야

admin | 목, 2023/07/20- 09:12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수재해로부터 안전한가

-홍수방지대책, 투명한 정보 공개와 폭넓은 논의 이뤄져야

대한하천학회, 서울환경연합, 환경운동연합은 7월 11일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수재해로부터 안전한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현재 우리 사회의 수재해 대책을 점검하고, 기후위기 시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적절한 홍수 정책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관리과장은 정부가 발표한 수재해 방지대책의 주무부서로서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얘기했다. 서해엽 과장은 "인공지능 등을 이용한 홍수예보 고도화로 홍수 정보에 대한 제공을 확대하려고 하며, 홍수위험지도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댐 방류 전 24시간 전 방류계획 사전 예고, 방류 3시간 전 방류통보 지속시행 등을 통해 시민들에 대한 홍수 정보를 더욱 잘 전달하려 한다." 라고 전했다. 또한 도심지의 빗물터널 건설, 방수로 배수, 강변저류지 건설 등 홍수방어 인프라 구축을 통한 방지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해엽 과장은 "정보 전달과 시설 확충만이 아닌 현장 중심의 대응력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홍수 관리를 할 예정이다." 라며 시설별 사전 점검 및 보완, 홍수취약지구 지정, 접경지역 관리, 응급복구 체계 구축, 관계기관과의 합동모의훈련, 실시간 협업, 하천 스마트 관리 등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백경오 한경국립대학교 교수는 "홍수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도심의 홍수가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물순환의 왜곡이라는 평가와 함께, 백경오 교수는 도심의 불투수면을 줄이고 건전한 물순환을 달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 해결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백경오 교수는 "자연기반해법(NBS, Nature Based Solution)을 통한 대응은 장기적인 해결책인 만큼, 단기적으로 효과를 위한 '그레이 인프라'의 필요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라고 덧붙였다. 이어 백경오 교수는"그레이 인프라 등 단기적인 효과만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모든 정책이 그렇지만 신중한 계획과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백경오 교수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심도터널 등 건설 계획에 있어 "예산이 당초 설계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실제 설계나 계획 등이 많은 사람들이 알기 어렵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사업의 적절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장의 재해 방지라는 목적으로 많은 부분이 가려졌던 것 같다." 라고 평가했다. "중요한 것은, 대규모 시설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설이 있어도 그것을 잘 활용할 운영이 중요하다는 백경오 교수의 말이다. 당장 해야 할, 할 수 있는 대책들을 시행해야 한다는 백경오 교수는 마지막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늘려야 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쳤다. 이어진 지정토론 시간에서 좌장을 맡은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홍수방지 대책에 대해 모든 자료들이 공개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창근 회장은 "신월 빗물터널의 설계 사례에서도 시민사회와의 논의가 있었기에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정책이 이렇게 비밀스럽게 이뤄지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강남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심도 터널의 자료들도 공개하고, 오늘과 같은 토론회가 더욱 많아져야 할 것이다." 라며 토론을 시작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광주시의 홍수 피해와 이에 대한 대책의 현황을 얘기했다.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종필 사무국장은 "광주의 경우 과거 2020년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 및 시설 피해가 발생했는데 구도심 특성상 하수관 등의 노후화 및 배수 기능 불량으로 피해가 커졌다."며, 또한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사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하천의 자연형 복원을 말하며 보와 낙차공을 철거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홍수 대책이라고 이런 시설물을 다시 지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사업상의 충돌도 점검해야 한다." 라고 얘기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의장은 포항시 냉천의 범람과 수해복구 사례에 대해 공유했다. 정침귀 의장은 "작년 태풍 및 집중호우로 인한 범람 원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주택계획의 실패다."라고 말했다. 정침귀 의장은 아파트를 신축하며 하천 유로를 인위적으로 변경한 사례를 거론하며 피해가 더 커졌다고 얘기했다. 환경부의 항사댐을 통한 홍수 대책에 대해서도 "활성단층에 댐을 짓겠다는 계획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라고 단언했다. 또한 포스코의 배수대책이 부재한 차수벽 설치에 대해서도 물이 흘러갈 공간을 주지 않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며 지방정부의 신속한 계획과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의 집중호우와 홍수 대책은'기후위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 연구위원은 "기후위기 시대의 홍수는 과거, 현재, 미래가 다르다. 이에 따라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정부의 대책에 대해 구조물적 대응은 계획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급변, 강화되는 호우 규모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한계가 크다." 라고 얘기했다. "기후변화에 의한 홍수위험을 모두 방지하기는 불가능"이라 단언한 김원 연구위원은 대책에 대해 홍수 방어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방어가 아닌 적응으로 전환해야 하며, 대응 가능한 수준을 설정하여 공급탄력성으로 대응하고, 그 수준을 넘어서는 위험에 대해서는 수요탄력성, 리스크 기반으로 대응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이승수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홍수 방어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이승수 연구위원은 "통상 이뤄지던 '설계강우 몇 년 빈도'와 같은 방식이 기후위기 시대에 들어서며 규모를 확정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경우 통계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앞으로는 이런 세부적인 면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승수 연구위원은 "홍수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민들의 인식도 이에 맞춰 바뀌는 등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라고 주장했다. 민병기 성동구 치수과장은 지자체의 입장에서 홍수 피해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얘기했다.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이 존재하는 성동구의 지형적 특성에 대해 먼저 알린 민병기 과장은 "지난 사례들을 보면 가장 취약한 주거형태는 지하주택이라 보았고, 이에 대한 집중적인 침수방지 및 주거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다." 라고 설명했다. 민병기 과장은 "성동구는 일찍이 TF팀을 꾸려 반지하주택에 대한 전수조사, 역지변과 차수판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라고 얘기하며, "자연재해를 예측하고 완전한 방재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에, 모두의 노력과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며 우리 사회가 함께 힘써야 함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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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의 탈을 쓴 펫숍, 조심하세요!

  '보호소’라는 말은 좋은 인상을 줍니다. 보호소는 위험에 처한 동물을 구조하고, 살뜰히 돌보다가, 가족을 원하는 이들이 입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라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런 보호소의 입소 승 낙을 특히나 간절히 원하시는 분들은 바로 ‘개인구조자’ 분들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물의 생명과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 하나로 그들을 구조했지만, 직접 데리고 있기 어려운 개인구조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임시보호처’입니다. 사랑으로 초대해줄 가 족이 나타나기 전까지, 최소한의 보호라도 제공해 줄 곳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호소’가 동물을 입소시키는 데 몇십 만원의 비용을 요구하고, 입소 후 동물을 어디론가 사라지게 하고, 동물의 거취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면, 도대체 이 보호소는 어떤 곳일까요?   [caption id="attachment_230105" align="aligncenter" width="538"] 보호소 사칭 신종펫숍과 동물보호단체 보호소, 이렇게 구분해 봅시다![/caption]   '보호소’, ‘입양’, ‘책임비’ 라는 단어들은 모두 펫숍에 대항해 싸워온 동물보호단체들이 지금까지 사용해 온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말만 같고 그 양상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경험이 많은 개인구조자분들은 대부 신종 펫숍을 구분해낼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구조가 처음인 분들은, ‘보호소’의 탈을 쓴 ‘신종펫숍’의 사기나 다름없는 행태에 큰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구조자의 절실한 마음을 이용해 이득을 편취하고, 그간 ‘사지 말고 입양’ 이라는 구호를 목놓아 외쳐온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을 교묘하게 무화시키는 신종 펫숍의 행태는 정말 배로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꼭 구조가 아니더라도, 여러 다른 이유로 반려동물의 새로운 보호처가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질병, 사고 등 보호자의 일신에 큰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가족 구성원의 알러지가 악화되기도 하고, 직업적 변화 때문에 동물 을 위한 돌봄자원을 오롯이 홀로 감당 하기 어려워지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신종펫숍이 거세게 파고드는 지점이자, 우리에게 ‘사육동물인수제’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010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기견 무료 분양을 홍보하고 있는 유기견 보호소의 인터넷 홍보 페이지. ⓒJTBC 보도화면[/caption]  

정말 기쁘고 다행인 것은, 2022년 4월 5일에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민간 보호소 신고제(제37조), 사육 동물인수제(제44조)가 도입되어 2023년 4월 27일 시행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이 법에 서는 보호소라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할 것을 명하고 있으며, 지자체가 보호소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통로를 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간 보호소라면 중성화를 의무화하고, 개체가 늘어나는 부분은 어떤 이유로 얼마나 늘어나 는지에 대한 지자체의 인지와 관리감독이 가능하도록 시행령을 구체화해야 할 것입니다.이 글을 쓰는 동안, 저는 두 가지를 알게 되었는데요, 하나는 얼마 전인 2022년 12월 15일 미국 뉴욕주에서 (메릴랜드주, 일리노이주에 이어) 펫숍이 금지됐다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요? 우리는 아직 위에 말씀드린 법개정을 통해 펫숍, 즉 판매업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겨우 바뀌고 있는 단계입니다.)

또 하나는 카카오톡에 들어갔다가 이런 광고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느낌이 싸해 클릭해보니 역시 '보호소'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이상하게 반려동물생산자, 판매자가 많이 가입해 있는 '반려동물협회'에서 공식인증을 받은 곳이라고 광고하고 있더라고요. 이곳은...정말 보호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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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2/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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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와 바다의 생명과 문화를 연결하는 물길

 

홍선기(목포대 생태학 교수)

바다의 물은 강의 물이고, 또 산의 물이다. 숲속과 계곡에 실핏줄처럼 얽혀있는 물줄기들은 강이라는 공간에 모여 바다로 향한다. 숲과 계곡, 강과 바다의 물은 특성은 각각 다르지만, 다양한 생명이 탄생하고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인간은 이러한 공간에 생활 터전을 잡아 살아왔고, 다양한 물 문화를 창출했다. [caption id="attachment_23134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인류의 문명 발상지는 대부분 강에서 시작하였으며,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의 공간인 바다로 향하게 되었다. 숲속에서 살던 인간은 개활지인 강에 모여 문명을 일으켰고, 나아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역에서 그 꽃을 피웠다. 배를 이용하여 강을 따라 바다의 산물을 내륙 마을까지 전달해줬던 과거와는 다르게 근현대에 들면서 강의 물류 기능은 육지의 도로가 대신하게 되었고,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며 찬란하고 다양하게 진화하였던 강변 문화는 점차 쇠퇴하여 사라지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강은 단순히 도시의 식수나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물탱크 정도로 간과하는 사고가 지배적인 상황이고, 더욱이 강의 자연성 기능을 변경하여 인간 편의대로 이용하고자 하는 이기적 사고가 결국 기형적인 하천을 탄생시켜 생태적 생명 순환을 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연안 지역에서는 방조제로 막아왔던 하구역을 터서 물의 순환 기능을 되돌리는 역간척 사업이 진행 중이고, 과거 제방과 둑, 댐으로 막았던 강을 다시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리는 진정한 생명 회복이 세계적 추세이다. 우리는 자연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말은 하면서도 강을 막고, 보를 쌓고, 강변을 인공화하는 이율배반적인 4대강 사업을 해왔다. 섬에 다리를 놓으면 섬의 정체성이 변하듯 강변이 변하면 강의 정체성도 바뀌게 된다. 강의 형상과 생태계 특성의 변화는 결국 강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정체성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에 원형 가까운 강과 하천은 존재하는가. 강 문화, 강변 문화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가. 발원지에서 시작한 강은 상류에서 하류, 그리고 바다에 이르기까지 길고 복잡한 지리 지형적 특성을 통해 생기는 다양한 생태적 기능으로 인하여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강을 이해한다는 것은 물의 흐름을 토막 내서 살펴볼 수 없는 역동적이며 포괄적 특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역(流域)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강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물의 역할이 달라진다. 식수인지, 농업용수인지, 레저 공간인지, 아니면 뱃길인지. 우리는 부처별, 지자체별, 물을 다루는 전문가 별로 서로 다른 눈으로 강을 바라보고 있다. 숲에서 시작된 유역은 바다와 접하면서 해역(海域)과 만나는 것이 정상적인 물의 순환이다. 유역과 해역을 만나게 하는 완충지역이 하구역(河口域)이고, 그곳 또한 고유한 생활문화가 존재한다. 강을 통해 육지의 물질이 흘러나가기도 하고, 또한 바닷물이 유입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하천 물관리를 환경부에서 일원화하여 담당하게 하는 다행스러운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정부가 바뀌면서 아직도 강의 기능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결을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강 정체성에 대한 퇴행적 사고가 다시 지배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가 된다. 물은 고이면 썩게 된다. 4대강 사업으로 잘못된 부분은 조속히 수정하여 막힘없이 흐르는 강이 되도록 바꿔야 하는 것이 생태전환 시대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목, 2023/05/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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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지향)일기 시즌4]

결혼식에서

시무

   지난주 토요일 J 언니의 결혼식이 있었다.      J 언니는 대학생 때 라오스 해외 봉사를 하러 갔다가 친해진 언니다. 해외봉사단에는 총 세 팀이 있었는데, 언니는 태권도팀이었고 나는 난타팀이었다. 비건인 나를 위해 J 언니는 비건 옵션이 있는 슬런치 팩토리라는 식당에서 청첩장을 주었다. 그때 식사를 하면서 태권도팀 친구들이 결혼식에 올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식 시간은 오후 6시 반, 식장은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뷔페에서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텐데. 집에서 조금이라도 먹고 갈까 고민을 했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 5시쯤 집을 나섰다. 2호선에서 6호선으로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곧 만나게 될 봉사단 친구들을 떠올려 보았다. 여동생 H, S 오빠, 남동기 K 등등... 설레기도 했지만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서로 연락하지 않고 보지 못했던 세월이 어언 7년이었다.      J 언니와 신부대기실에서 사진을 찍고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오른편 하얀 천으로 덮은 동그란 테이블 위로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하지만 동기 중의 반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7년 전에 비해 나는 몸무게가 8~10kg 정도 빠졌다. 2년 4개월 전 비건을 지향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빠졌다. 옆에서 여동생 H가 "언니 살 많이 빠졌지?" 하고 이뻐졌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채식을 지속해 오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예전보다 보기 좋아 보인다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식이 끝나고 다 같이 뷔페에 들어가 각자 접시에 자기가 먹을 음식을 담아왔다. 나는 유부초밥과 샐러드, 구운 버섯, 단호박, 두릅, 해초 묵 같은 메뉴를 골라왔다. 아! 여기에선 내가 갔던 결혼식 중 처음으로 콩고기가 들어간 메뉴가 있었다! 새우와 함께 양념 된 요리였지만 들뜬 마음으로 콩고기와 버섯만 골라 담아왔다. 두 번째 접시에서도 내가 유부초밥을 담아오자, 옆에 앉은 Y 언니가 "아까도 이거 담아왔는데 또 가져온 걸 보면 맛있나 보다"라고 말을 걸었다.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초밥 중에서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언니는 생선을 못 먹냐고 물어봤다. 나는 비건이라고 말했다.     바로 내 맞은편에 앉아 육류를 가득 쌓아놓고 먹던 B 오빠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놀란 표정이라고 해야 맞을까. B 오빠는 왜 채식하게 되었냐고 물어봤다. 처음 비건을 지향하게 된 건 동물권 때문이었지만 그다음에는 환경을 위해서, 최근에 「맥두걸 박사의 자연 식물식」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는 나의 건강을 위해서, 계속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이유를 얘기했다. B 오빠는 나보고 다르게 보인다고 했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B 오빠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다르게 보인다는 건지 부정적으로 다르게 보인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B 오빠 옆에 앉은 S 오빠는 자기도 한때 '플렉시테리언'이었다고 말했다. '플렉시테리언...!' 보통 플렉시테리언이라는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특히 남자면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채식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순간 너무 반가운 나머지 하이 파이브를 칠 뻔했는데 바로 뒤에 다른 말이 붙었다. "반강제로". 왜냐고 묻자 3년간 만났던 전 여자친구가 비건이었다고 했다.     이제 막 300일이 넘은 나의 논비건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그때의 S 오빠는 지금의 내 남자친구와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다. 약간은 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물었다. "만나는 동안 어땠어?" S 오빠는 시선을 접시에 옮기곤 포크로 가져온 샐러드를 뒤적거렸다. 잠깐의 정적 후 S 오빠는 입을 열었다. "힘들었지."      뭐가 힘들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4년쯤 전이면 내가 비건을 시작했을 때보다 비건 하기 더 힘들었겠다... 요즘은 비건 식당도 많이 생기고 비건 식품도 다양하게 나와" 하고 말했다. 그 뒤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동기 H가 남자친구가 데리러 와서 먼저 일어나 보겠다고 할 때 나도 뒤따라 나갔다.     비건이 되고 나서 불필요한 살들이 많이 빠졌고, 더 건강해지고 부지런해졌다. 동물에게 공감하면서 내 세계는 점점 확장되었다. 더 작은 존재의 입장을 헤아려 보고 존중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자신도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남들에게도 "좋아 보인다, 멋져 보인다" 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렇지만 비건인 나와 논비건인 내 주변인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논비건 가족, 논비건 친구, 논비건 직장동료, 논비건 풋살 학원 동료, 논비건 코치, 논비건 애인… 누구에게도 비건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나는 자주 난감해진다. 누군가의 생일일 때, 여행을 갈 때, 기념일일 때, 모임을 할 때. 어느 자리에서든 먹는 일은 빠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다른 우리가 같은 식탁을 앞에 두고 만나려면, 각자 힘들고 괴로운 지점이 있어도 서로 맞춰주고 조율하고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탁 앞에 힘듦이 끼어들 틈새가 있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진다. 내 남자친구도 언젠가 나와 헤어지고 나면 남들에게 S 오빠처럼 얘기하게 될까.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내내 여동생 H의 이뻐졌다는 말과 S 오빠의 "힘들었지"라는 말이 머릿속에 번갈아 가며 맴돌았다.  
화, 2023/07/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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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섞인 바다에 나의 아이들을 물장구 치러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서윤(에코생협 대의원)

안녕하세요. 저는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활협동조합의 대의원 워킹맘 이서윤입니다. 생협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시민이시라면 어떤 마음으로 생협 매장에 찾아가는 지 아실 겁니다. 처음에는 저도 ‘유기농.무농약.공정무역’ 이런 딱지를 붙인 식품들을 굳이 사서 먹어야 하나, 너무 유난스럽게 내 몸의 건강을 위하는 것은 아닌가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한명, 한명 또 한명 태어날 때마다 자연스레 생협을 찾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의 건강은 온전히 나의 선택에 좌우되고, 제게 그 무엇보다 귀한 가치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와 우리 가족, 이웃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뉴스를 접했습니다. 자국의 발전소에서 생긴 사고로 오염된 물을 전 세계 인류와 해양생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바다에 흘려 버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느 정도로 양심에 털이 나면 가능한 건지 짐작조차 안 됩니다. 게다가 자국의 어업을 수렁에 빠지게 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우려하는데도 굳이 남의 나라 핵오염수 방류를 쌍수 들고 환영하며 응원해주는 한나라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무엇을 먹고 살기에 그렇게 남의 집 불구경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제주도산 고등어만 안 먹고, 태안반도 바지락만 안 먹고, 동해 오징어만 안 먹으면 본인들은 무병장수, 자식들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착각하고 있나요? 바다는 돌고 도는데도 미국, 유럽 국민들은 별 소리 없는데 왜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난스럽게 불안해 하냐, ALPS 시설로 위험한 핵종은 다 걸러내고 안전한 성분만 바다에 방류되는 거라는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오염수 방류 옹호자들의 논리를 수십, 수백 번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물음에 대한 결론이 ‘반대’로 내려지면 당당하게 ‘반대’를 하려구요. 그 수백 번의 물음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제가 오늘 이 자리(기자회견)에 선 것입니다. 그 모든 옹호론자들의 반문에도 불구하고 저는 차마 그 오염수 섞인 바다에 나의 아이들을 물장구 치러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원자력 전문가니, 핵물리학자니 이름도 거창한 분들이 언론에 나와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핵 발전소 연료봉이 녹아내린 곳을 휩쓸고 지나간 물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물살이 동식물의 몸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지구 공동의 바다에 갖다 버릴 구실을 만들 순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많은 핵발전의 리스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양심을 가지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는 두고두고 오늘을 후회할 것입니다. 물론 양심이 있는 자라면 말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핵 오염수 방류계획을 철회하기를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또한 일본의 꼭두각시 놀음을 그만 두고,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 해주기를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합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컵에 담을 수 없습니다. 저의 첫째 딸이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긴 시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이 끔찍한 악몽을 깨야겠습니다.
금, 2023/08/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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