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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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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admin | 화, 2023/05/16- 10:21

영국 바빌론(Babylon)사가 운영하는 원격의료 플랫폼(GP at Hand)에 반대해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를 지키자고 호소하는 영국 활동가들 (사진: gponline.com)

 

캐나다는 최근 영리기업에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캐나다는 1966년 이래 ‘누구나 경제적 장벽 없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을 유지해온 나라다. 원격의료 도입 이후 풍경은 바뀌었다. 의료는 기업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가로 유료서비스가 됐다. 과잉진료도 늘었다. 하루 321명의 환자를 진료했다며 연간 170만달러(약 17억원)를 청구한 의사도 있었다. 플랫폼 기업이 환자 정보를 미국 기업에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환자 정보 판매가 이들의 주 수익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원격의료를 도입한 배경에는 정부 재정 축소로 의료접근성이 낮아진 데 대한 사람들의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캐나다에서 원격의료는 응급실 대기 문제와 지역 의사 부족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의료 회사들이 고수익을 약속하며 필수의료 의사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영국엔 ‘바빌론(Babylon)’이라는 유명 원격의료 플랫폼이 있다. 이들은 건강한 젊은 환자를 선별해 등록시킨다. 노인, 임산부, 치매환자 같은 기저질환자는 ‘부적합’ 대상자로 분류하기도 했다. 2022년 바빌론 신규환자의 87%가 20~39세였다. 이런 식으로 환자 1인당 지불받는 국가재정을 바빌론이 ‘단물 빨기’하는 탓에, 치료가 복잡하고 어려운 환자들만 넘겨받은 지역 공공병원들은 재정난을 겪는다. 영국은 원래 국가가 원격의료 상담시스템을 무료로 운영했다. 365일 24시간 누구나 ‘국가보건서비스(NHS) 다이렉트’에 전화를 걸면 의사·간호사와 통화할 수 있었다. 이들은 필요하면 병원 이송차량을 제공하거나 가까운 병의원·약국에 연결해주고, 가벼운 증상은 관리법을 알려줬다. 2010년 정부가 이 제도를 민간에 외주화한 후 숙련 의료진이 줄고 상담의 질은 떨어졌다. 많은 사람이 하염없이 대기하다가 전화를 끊는다. 정부의 예산삭감으로 의료기관에 접근하기도 크게 어려워졌다. 바빌론은 이런 공백을 틈타 돈벌이를 한다.

의료비가 너무 비싼 미국에선 저렴하게 바로 의사를 만나게 해준다는 원격의료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16년 ‘미국의학저널(JAMA)’에 따르면, 이들 중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진을 한 경우는 69.6%, 정확한 진단을 한 사례는 76.5%, 정확한 치료방법을 제시한 경우도 54.3%에 불과했다. ‘패스트푸드 의료’라고 불리는 배경이다. 세레브럴(Cerebral)이라는 정신과 플랫폼은 의료진에게 진료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환자 수를 늘리라고 강요했고, 지키지 않는 이들의 급여를 삭감하며 쫓아냈다. 이 회사는 310만여명의 정신상담 내용과 병력을 페이스북, 구글, 틱톡에 넘기기도 했다. 어헤드(Ahead)라는 플랫폼은 의료진에게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강요했다. 약물 조제가 그들이 투자한 온라인 약국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이 원격의료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의료시스템을 민영화하는 일관된 패턴이 발견된다고 보고했다. ‘원격의료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이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이다.

의료에서 ‘배달의민족’이 가능한가 숨겨진 진짜 문제는 ‘대면이냐, 비대면이냐’가 아니라 기업의 의료시장 진출이다. 비대면이라도 영국 ‘NHS 다이렉트’처럼 필요한 서비스를 공공적으로 제공한다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국 정부의 원격의료는 그러나 의료민영화와 궤를 같이한다. 코로나19로 한시 허용된 이 나라의 원격의료 플랫폼들을 보자.

‘닥터나우’는 “여드름약 앱으로 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며 특정 의약품을 SNS에 광고해 약물 쇼핑을 부추겼다. 이를 통해 의원 한 곳이 전국 여드름 치료제의 97%를 처방, 건강보험에 3억원을 부당청구했다. 게다가 불법 진료, 불법 조제 등 지난 3년간 연이어 터진 문제는 “부작용은 없다”던 정부의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플랫폼은 처음에는 무료와 편의를 내세운다. 카카오도 사용자가 유입돼 독과점을 형성할 때까지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무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배달 플랫폼들도 초기엔 출혈 경쟁을 감내하며 쿠폰 뿌리기로 이용자 모으기에 집중했다. 한국의 원격의료 플랫폼들도 아직까지는 ‘순한 양’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시 허용돼 법적 근거가 없고, 이용자도 적기 때문이다. 앞으로 플랫폼이 의료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법으로도 허용되면 마침내 발톱을 드러낼 것이다.

숨기려던 발톱 하나가 최근 슬며시 드러났다. ‘누가 플랫폼 수수료를 부담할 것인가’라는 논쟁에 보건복지부가 불을 댕겼다. 박민수 제2차관은 “환자에게 내라고 할 수는 없다”라며 “의료기관·약국이 내고 그만큼 수가를 지급한다”라고 했다. ‘수가’를 올리면 건강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최근엔 환자 본인부담 의료비도 올려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플랫폼의 배를 불리려고 건강보험 곳간도, 환자 주머니도 털겠다는 심산이다.

오수환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은 “의료에도 ‘배달의민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의사도 음식 점주처럼 1건당 중개수수료, 상단노출을 위해 월 100만~200만원도 낸다는 ‘깃발’ 이용료, 클릭 한 번에 600원씩 떼어가는 ‘우리가게클릭’ 수수료를 내게 되리라는 뜻이다. 의사들은 음식 점주들과 다르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는다. 비급여를 늘리고 불필요한 의료행위들로 수익을 높이려 들 것이다. 플랫폼도 더 많은 중개 수익을 위해 이를 부추길 게 뻔하다. 의료는 더욱 경쟁적 시장이 되고, 모든 위험과 비용은 고스란히 환자 몫이 된다. 원격 플랫폼이 의료를 망가뜨리는 방법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도서벽지 주민의 의료접근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이 정말 고통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감기약, 고혈압약을 원격으로 처방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손가락이 잘려도, 교통사고가 나도, 뇌출혈이 생겨도 응급치료를 받을 수 없어서다. 그래서 불안에 떨고 때로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인구 2000명이 사는 섬에서 필자가 공중보건의사로 일했던 1년 동안에도 이런 고통과 억울함은 숱하게 있었다. 원격의료가 필요하냐는 한 언론의 물음에 섬 이장님 한 분은 “응급헬기도 제대로 띄워주지 않는 이 섬에서 원격의료는 무슨…”이라며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하지 마라”라고 일갈했다.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는 오히려 더 무너진다. 지금도 의사들이 도심으로, 돈 되는 진료 쪽으로 몰리고 있다. 하물며 더 큰 시장판이 된 의료 환경에서야 사정이 어떠하겠는가. 큰 병원에서 사람을 살릴 의사, 지역을 지킬 의사는 더 찾기 어려워진다.

원격의료를 추동하는 요인은 환자 편의나 권리가 아니다. 드러난 중소 업체들도 아니다. 삼성, LG, SKT, KT, 네이버, 카카오 같은 재벌·대기업들이다. 이들은 원격의료 시장을 노리고 천문학적 투자와 인수합병을 해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여 년 전부터 ‘의료민영화’ 보고서를 통해 영리병원과 함께 원격의료 허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원격의료는 기업의 의료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영리병원 도입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우리 정부는 감염병 재난을 빌미로 이제 그 빗장을 열 태세다.

그들은 끊임없이 말한다. 전 세계 원격의료 시장이 수백억달러 규모로 성장 중이라고. 그래서 도태돼선 안 된다고. 그러나 그것은 도대체 누구의 시장이고, 누구의 이익인가. 도심에서도 구급차가 갈 곳을 잃고 ‘뺑뺑이’를 돌다가 사람이 죽는 나라다. 무너지는 공공의료를 살릴 것인가, 의료를 더 경쟁적인 돈벌이 시장으로 만들 것인가. 원격의료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원글보기 :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23041414…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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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중국 견제 분담 역할은 전쟁 연루 가능성 높일 것.

- 무기가 아니라 생명을 살릴 복지와 돌봄에 돈을 써야.

 

 

미 전쟁부 콜비 차관이 어제(26일) 방한한 자리에서 한국을 “모범 동맹국”이라고 치하했다고 한다. 한국이 국방비를 GDP의 현 2.3%(2025년 예산 기준)에서 3.5%로 증액하기로 한 것을 두고 말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은 이미 외국에 비해 군비 지출이 엄청나게 높다. 2024년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군비 지출은 대만, 중국, 일본 등보다 많게는 두배 가까이 높아 동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주요 유럽국가들보다도 월등히 높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올해 국방비를 지난해 대비 7.5% 인상된 약 65조 8천억원으로 더욱 증강했다. 윤석열 정부 증액률에 비해서 훨씬 높고, 201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대로 2035년까지 GDP의 3.5% 수준이 되면 국방비가 약 1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콜비의 이번 방한 메시지는 대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 분담을 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른바 대중국 ‘안보 분담’ 요구에 충실히 따르는 한국이 “모범 동맹국”이겠으나, 한국의 평범한 사람들 입장에선 유사시 미중 군사 갈등에 연루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인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할도 대중 견제까지 확대하려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정부는 ‘자주국방’ 관점에서 국방비를 높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든 ‘자주’적인 것이든 군비 증강은 주변국의 군비 경쟁을 자극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의 전쟁 책동에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군비 인상은 이런 염원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또 ‘방산’이 국가전략산업이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한국의 무기산업은 점점 더 위험해지는 세계의 재무장을 돕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군비는 증강하고 있지만 복지는 늘리지 않거나 축소하고 있다. 건강보험과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은 동결되거나 감축되었다. 대통령은 최근 울산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짓는 예산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산업에는 지원할 돈이 있어도 생명을 살리는 데 쓸 돈이 없다는 듯한 기조다.

지금 서민들의 삶은 심각한 불평등과 양극화 속 위기다. 그리고 보건의료와 복지와 돌봄의 열악한 현실은 많은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와 세계를 위험하게 만드는 군비 증강 계획을 철회하고, 그 돈을 복지와 돌봄에 써야 한다.

 

 

 

2026년 1월 27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화, 2026/01/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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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 AP연합 (이스라엘과 미국이 폭격한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 부모들이 울부짖으며 자식을 찾고,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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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지구에 이어 병원과 학교 또다시 폭격한 전쟁광 트럼프와 네타냐후 규탄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래 상호 폭격이 계속되고 있다. 중동 전체가 전화에 휩싸일 위험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초등학교를 폭격해 165명을 죽였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한다. 사망자 중 대부분은 수업을 듣던 여자 아이들이었다. 96명은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이 전쟁광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던 학살을 반복, 확대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이란인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소 700명 이상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헤란 시내 최대 병원도 폭격했다. 이 역시 이들이 가자지구에서 수없이 벌여온 비인도적 만행의 반복이다.

미국이 인정하고 있는 것만 미군도 3명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쟁광 트럼프가 이들을 사지로 몰았다. 트럼프는 전쟁을 일으키며 “미군이 희생될 수 있”고 “전쟁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냉혹하게 말했다.

이 모든 일의 책임은 트럼프와 네타냐후에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개발 탓을 하지만,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 이스라엘을 문제 삼지 않는다. 또 트럼프는 이란 정권의 자국민 학살을 문제시 하지만 트럼프와 네타냐후 자신이 가자지구에서 대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범죄자들이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자국민을 죽이는 친미 독재 정권들을 비호하고, 미국 내에서도 스스로 자국민을 살해했다.

이들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는 하메네이 정권이 사악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권이기 때문이다. 이란 민중의 삶이나 민주주의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는 자들이다.

하메네이는 이란 민중의 투쟁으로 끌어내려져 법정에 세워졌어야 했다. 이란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는 오로지 이란 민중에게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개입과 폭격과 학살은 이란 민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전 세계와 중동 전역을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야말로 오늘날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 즉각 중단하라!

 

 

2026년 3월 2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월, 2026/03/0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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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연합뉴스

원격의료 플랫폼 업체 돈벌이 위해 초진 대폭 허용하는 비대면진료는 환자 의료비와 건강보험 지출만 증가시킬 것

비대면으로 응급의료? 공공의료 고사시키며 의료 접근성 제고는 기만일 뿐

 

 

윤석열 정부가 12월 1일 “응급의료 취약지-휴일·야간 비대면 진료 예외적 허용 확대”를 발표하며 12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격의료(비대면 진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제도화 전까지 불법인 원격의료 플랫폼 업체를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 명분은 ‘의료 접근성 제고’이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로는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제대로 높일 수 없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응급의료 접근성을 언급했는데 비대면진료로 응급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은 국민 기만일 뿐이다. 정부는 또다시 시법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하며 국민의 건강을 내걸고 있지만, 이는 결국 원격의료 플랫폼 업체의 존속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친기업, 친시장적 정책이다.

 

의료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공병원, 의료인력 등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오히려 울산의료원, 광주의료원, 서부경남의료원 신설에 퇴짜를 놓고, 코로나19로 소진돼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의료원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한 공공의료 확충은 외면한 채, 겨우 6개월 시범사업을 하고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또다시 접근성 운운하며 이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시범사업도 이미 드러난 비대면 진료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실시한 바 있다. 코로나 대응 단계 하향 조치로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 되면서 플랫폼 업체들이 고사할 지경이라며 아우성을 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비대면진료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금지된 마약류 의약품 (건강보험 비급여 제외)이 2021년 11월 2일부터 지난 7월까지 약 21개월간 총 181만 12개가 6만 5256명에게 처방됐다(민주당 전혜숙 의원). 현재 비대면진료로 마약류 처방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소용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어떤 이는 여러 도시를 옮겨가며 하루 평균 9건의 진료를 받았다.

 

이번에도 안전성을 강화한다면서도 “탈모, 여드름, 다이어트 의약품”의 안전성 관리를 위해 “과학적 근거, 해외 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힐 뿐, 이들 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제한은 없다. 또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해 “환자, 의료인, 약사 등이…지침이 준수되지 않는 사례를 인지”한 경우 신고할 수 있다고 하지만, 환자는 지침 준수 여부를 잘 알 수 없고, 의료인, 약사 등은 자신이 지침을 어긴들 스스로 신고할 리 없다.

 

정부는 이번에 비대면 초진이 가능한 의료취약지 범위를 확대해 “응급의료 취약지역”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전국 시군구의 39%를 차지하는 98개 시군구에서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정부는 취약지에 사는 환자가 급한 수술이 필요할 경우 1시간 거리의 병원까지 갈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진료를 확대하겠다고 예시를 들었다. 비대면진료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까지 언급하는 정부의 급급함에 어처구니가 없다. 응급의료취약지에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병원급 의료기관이고 의사‧간호사 인력이다.

정부는 지금 지역 공공병원들의 신설을 막거나 있는 병원들도 고사시켜서 응급의료 취약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금 “응급의료 취약지역”이 전국 시군구의 40%에 육박하는 것은 의료가 완전히 시장에 맡겨진 결과이다. 이런 열악한 응급의료의 현실을 심화시키면서 그 틈에 비대면진료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재난적 상황을 빌미로 기업에 돈벌이 기회를 제공하는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적 행태일 뿐이다. 게다가 비대면진료로 응급진료 부실을 해결하겠다는 주장은 최소한의 논리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휴일‧야간 의료접근성 향상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도 공공이 운영하는 의료 상담시스템과 공공 심야 약국의 확대와 지역마다 언제든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 시스템이다.

 

비대면진료는 의료에 슈퍼 플랫폼을 만들어 온갖 기업들을 침투시키려는 의료 민영화 정책이다. 지금은 일부 중소 업체들이 앞세워져 있지만 실제로는 삼성, LG, SK, KT,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들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법이 뚫리기만을 바라고 있다. 비대면진료 확대는 궁극적으로 의료비를 높여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만 축낼 뿐이다. 공공의료가 잘 갖춰져 의료비 부담이 적었던 캐나다와 영국도 영리기업에 원격의료를 허용한 이후 의료비가 오르고 과잉진료가 늘었다. 이런 점들이 알려졌기 때문에 국회에서 비대면진료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는 것은 민의도 법도 무시하고 의료 민영화를 착착 진척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를 즉각 철회하라.

 

 

2023. 12. 5.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화, 2023/12/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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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로켓배송, 새벽배송!
쿠팡에 제대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쿠팡 청문회 청원 하고자 합니다.
청원에 동참해주세요!

수, 2024/10/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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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일명 ‘닥터나우방지법’이 대통령실의 제동으로 본회의 상정이 비민주적으로 보류됐다. 닥터나우방지법은 “약사법 제46조 한약업사 또는 의약품 도매상 허가의 결격사유”에 비대면진료 중개업자를 포함시키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언론에 따르면 닥터나우방지법에 대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열린 내부회의에서 본회의 처리에 대한 우려를 참모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본회의 상정에 제동을 건 것이다. 강훈식 실장은 21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국회 유니콘팜’ 대표 의원으로 주로 기업들을 위해 활동했다. 국회 유니콘팜은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 육성하기 위한 모임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강훈식 실장은 원격의료(비대면진료)를 초진부터 허용하는 제도화의 빠른 입법을 주장했다. 지난 12월 2일 본회의에서 원격의료 허용 개악 의료법 통과에도 대통령실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기업의 이윤을 위한 입법은 초고속으로 추진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에는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이 약국 재고 정보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약국을 연결하고, 제휴 약국에는 도매 기능을 통해 의약품을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원격의료 영리 플랫폼들이 대규모 의약품 공급에도 개입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병원-환자-약국으로 이어지는 모든 단계에 개입해 이윤을 얻으려는 것이다.

국회 유니콘팜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함께 입을 모아 닥터나우방지법이 ‘혁신’을 막는 법이라고 을러대고 있다. 그러면서 ‘타다’의 사례를 교훈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타다’와 ‘닥터나우’를 동렬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기만이다. 타다와 달리 의약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닥터나우의 의약품 도매가 혁신이라는 것도 가증스럽다. 닥터나우는 기존 기술을 이용해 의료체계 전반에 기생하며 이윤 획득에 골몰하는 장사꾼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영리 플랫폼들이 약국의 재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의약품 공급을 통제하게 되면 의약품 유통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이미 ‘닥터나우’ 등은 원격의료 시범사업 기간 동안 SNS 전문의약품 불법 광고 등으로 약물 남용과 과잉 의료를 부추겼고, 이는 부당청구로 이어져 건보 재정 낭비를 초래해 왔다. ‘원하는 약 처방 받기’로 환자가 원하는 탈모, 다이어트 등 특정 전문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약물 쇼핑을 적극 부추겼고, 문자 진료 같은 불법 진료와 불법 조제를 유인했다. ‘내돈내산’ 처방 후기를 허위로 작성해 달라는 뒷 광고 요청 등을 하고, 플랫폼이 소유한 자회사 도매상과 제휴를 맺은 약국에 혜택을 주는 등 드러난 것만 해도 온갖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상업적 의료 행위를 유발해 왔다.

지금도 ‘닥터나우’는 오남용 위험이 있는 고위험 전문약을 ‘면접 약’이라는 문구로 포장해 아무나 먹어도 되는 듯 호도하는 영상을 만들어 SNS에서 면접 전에 비대면 진료 받으라고 홍보하고 있다.

‘닥터나우방지법’은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규제다. 그런데도 ‘국회 유니콘팜’ 소속인 민주당 김한규, 이소영 의원 등이 적극 나서며 내란 정당 국힘 의원들과 손잡고 이 규제 입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2월 16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닥터나우 방지법’과 관련해 관련 업체들, 정부 부처들과 “긴급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두 의원은 강훈식 비서실장과 함께 자당의 의원들이 통과시킨 법안조차 가로막고 있다. 밖으로는 내란 정당이라 규정하면서 뒤로는 국힘 의원들과 손잡고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조차 가로막으려는 것을 보며 친민주주의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대통령실과 소수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막으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지금 정부와 민주당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내란 정당의 의원들과 손잡고 기업 이윤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다. 속히 내란 세력을 철저히 숙정하고 친민주주의 국민들이 염원하는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해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고, ‘응급실뺑뺑이’와 ‘소아과오픈런’과 같은 문제를 한시바삐 해결하는 것이다.

“긴급 간담회”를 즉각 중단하고 ‘닥터나우방지법’ 본회의 통과를 훼방 놓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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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1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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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5/12/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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