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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복지동향 2023년 4월호 :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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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복지동향 2023년 4월호 :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admin | 월, 2023/04/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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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제위기 20년과 행복한 삶

 

 

이주하 |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난 10월 13~14일 양일간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제7회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등 사회복지정책과 관련된 여러 학회 및 연구기관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하는 장인 연합학술대회의 올해 주제는 바로 “IMF 경제위기 20년, 한국 사회의 격차해소 전략과 정책”이었다. 한국 사회 전반에 미증유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온 IMF 경제위기를 겪은 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그 당시 출생한 아이들이 벌써 대학의 새내기가 된 것이다. IMF 경제위기가 초래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학회 주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신자유주의의 적극적 도입으로 인한 불평등과 불안정성의 심화라 할 수 있다. 즉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자살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1996년 12.9%였던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1998년 18.4%로 급증하였고,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23.7%(2004년)로 다시 급등하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1.2%(2010년)까지 치솟은 자살률은 2015년 24.6%로 다소 낮아졌으나 OECD 국가 평균은 12명으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있는데, 노인자살률은 압도적으로 높고 청소년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다. 

 

사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자살률 뿐 아니라 노인빈곤율, 저임금노동자비율, 임시직노동자비율, 성별임금격차, 노동시간, 저출산율, 사교육비, 산재사망률 등의 지표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인의 삶은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 발표한 다양한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한국은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일례로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조사한 ‘2015 세계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평균 71점보다 한참 낮은 하위권(59점)으로 조사대상 143개 국가 중 118번째에 그쳤고, 유엔 산하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가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10점 만점에 총 5.984점으로 158개 국가 중 47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OECD의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 6.58점보다 낮았으며,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를 차지하였다. 

 

흔히들 행복 혹은 삶의 질을 측정하고 평가할 때에는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삶의 질 내지는 만족도에 초점을 두는 방식과 개인이 처한 ‘객관적’ 조건과 자원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 행복을 주관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하버드대의 긍정심리학자 탈 벤-샤하르가 지적하였듯이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행복을 손에 넣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탈 벤-샤하르 교수의 ‘행복’ 강의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예일대 셜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과 함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3대 명강의로 꼽히는데, 그는 일상에서 추구할 수 있는 행복의 4가지 요소로 관계맺기(socializing), 베풀기(giving), 집중하기(focusing), 극복하기(coping)를 제시하였다. 한편, 행복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가 객관적인 삶의 질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부탄은 경제적으로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에 속한다. 어찌 보면 사회경제적 구조에 영향을 받는 소득에 좌우되는 빈곤도 결국 한 사회가 감내하기 힘들고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주관적이고 도덕적인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빈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문 <복음의 기쁨>에서 “나이 든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뉴스가 못 되는데, 주가가 2포인트 빠진 것은 어떻게 주요 뉴스가 될 수 있는가?”라고 던진 질문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주지하듯이 객관적인 측면에서 행복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는 소득을 들 수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세 차례의 경제적 위기 상황이 자살률 증가에 미친 영향이나 OECD 평균의 4~5배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노인자살률은 상당부분 OECD 1위의 노인빈곤율에 기인하고 있다는 연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이후에는 비록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행복의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스털린 역설(The Easterlin Paradox)’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주관적 행복에 있어서 소득을 중시하는 욕구이론(needs theory)과 만족점(satiation point)을 통해 행복의 상대성을 강조하는 이론 사이의 유명한 논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서 만족점을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만족점과 최저생계비, 국민최저선, 기본소득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현금급여 보다는 개별적 욕구에 기초한 서비스가 만족점을 수월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생각해보야야 한다.

 

이스털린의 주장과 다른 맥락에서 세계적인 정치경제학자인 UC 버클리의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소득이 많고 소비를 더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였다. 그는 세계적 권위의 로즈 장학금(Rhodes Scholarship)을 받아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던 배 안에서 빌 클린턴과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클린턴 행정부 첫 번째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였고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돌아오면 아무리 늦더라도 아빠가 집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 깨워달라는 막내아들과의 선문답과 같은 대화 이후 깨달음을 느끼고 장관직을 사임하였다(<타임>은 그를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10대 장관으로 지명하였다!). 라이시가 주목한 것은 신경제가 주는 여러 혜택은 한층 더 필사적인 삶, 직업 불안정성,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라는 비용을 우리에게 부담시키고 있으며, 더 풍요로워진 세상이 결코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준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싼 물건을 ‘득템’하거나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 기뻐하게 된다. 그런데 대형마트가 싸게 팔기 위해선 물품공급자에게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며, 자원의 남획과 이에 따른 환경파괴를 감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우리나라의 현실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네이버 웹툰 <송곳>과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보라!). 결국 소비자 본인과 주변인, 그리고 소비자의 존립기반인 공동체 전체는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조치들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주가를 올리는 대표적인 방안이 대량해고와 인수합병인 상황에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언제든지 대량해고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라이시에 따르면 오늘날 ‘슈퍼자본주의’ 체제 하 권력이 ‘시민’의 손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쪽으로 이동하였는데, 이를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라이시의 주장은 고삐 풀린 자본주의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고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전후 서구 복지국가를 가능케 한 요체인 것이다.

 

행복 혹은 삶의 질에 대한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역시 복지선진국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호연관성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점은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의 저자 토머스 게이건이 언급한 소위 ‘복지와 연애의 상관관계’이다. 즉 복지가 잘 갖춰진 나라에선 남녀가 상대방의 직장, 재력, 사회적 지위 보다는 매력, 개성, 인품을 보고 사귈 수 있기 때문에 연애성공률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의 가장 근원적인 영역인 사랑에 있어서도 복지국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수, 2017/11/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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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회권 위원회 한국심의 대응 활동기 

 

김남희 |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지난 10월 9일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사회권 위원회’)가 대한민국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후 내리는 최종 권고문(Concluding Observations)1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사회권 분야의 인권 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내려진 것이다. 사회권 위원회는 최종 권고문에서 1) (특히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인권 침해 문제 대응, 2)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3) 모든 노동자를 위한 노조할 권리 전면 보장 및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주요 권고 사항으로 꼽았으며, 이 밖에도 재분배적 재정정책을 포함한 사회지출 증액을 가속화시킬 것, 이주노동자와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들의 보호조치, 모든 아동에 대한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보장,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 등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제거,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 급여요건으로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주택임대차 계약갱신 보장, 낙태의 비범죄화 같은 한국 사회권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들을 다수 제시하였다2. 이러한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는 어떻게 내려지게 된 것일까?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였으며, 한국의 사회권 현실에 대한 목소리들은 어떻게 전달이 되었을까? 

 

필자는 지난 9월 20, 21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한국 정부 심의 과정에 NGO 대표단 중 한 명으로 참가하여, 한국의 사회권 실태에 대하여 사회권 위원들에게 알리는 활동에 참여하였다. 이 글에서는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한국 정부 심의를 위한 NGO들의 활동, 준비 과정과 심의 과정에서의 대응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엔 인권보호 메커니즘과 사회권 위원회 개괄

유엔의 인권보호 메커니즘은 주로 유엔 헌장에 따른 절차(Charter-based bodies)와 조약에 따른 절차(treaty-based bodies)로 나뉜다. 유엔은 주요 인권 분야의 인권 조약을 만들어 회원국들로 하여금 가입하게 하고 이행을 위하여 노력해 왔으며, 조약에 따른 절차(treaty-based bodies)란 이러한 조약에 기초한 인권 보장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국제인권조약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인종차별, 여성차별, 고문 철폐 및 방지, 아동의 권리, 이주노동자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강제실종 등이며, 특정 국가가 이들 인권 조약에 가입하면 각 인권 조약에 규정되어 있는 인권 항목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준수 상태를 점검하는 감독기관인 각 위원회들이 구성되어 있어, 위원회들은 조약 체결국의 인권 상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국가 심의(country review)를 통해 인권 개선 사항을 권고한다. 

 

이 중 사회권 위원회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사회권 규약)의 이행을 심사하는 위원회이다. 사회권 규약은 1966년 자유권규약(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함께 유엔에서 제정되었고 1976년부터 발효되었으며, 경제, 사회, 문화의 전 분야를 망라하여 차별금지(제2조의2), 남녀평등(제3조), 노동권(제6,7조), 노동조합권(제8조), 사회보장권(제9조), 가족의 보호(제10조), 식량, 주거 등 적정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제11조), 건강권(제12조), 교육권(제13, 14조), 문화권(제15조)을 보장하고 있는 핵심 국제협약이다. 한국은 1990년 사회권 규약을 비준하여, 국가 심의 절차에 응할 의무가 있으며, 이번에 이루어진 한국 정부 심의는 지난 2009년 3차 심의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진 4차 국가 심의에 해당한다. 

 

사회권위원회는 각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아닌 개인 자격의 인권전문가 1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3 사회권위원회의 국가 심의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우선 국가 심의를 받는 국가 정부가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며, NGO나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 보고서에 대한 반박하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2) 사회권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질의목록(List of Issues)을 채택하여 해당 정부에 추가 질의를 하며, (3) 정부는 질의목록에 대한 답변서를 사회권위원회에 제출하고, NGO와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의 답변에 대한 추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4) 사회권위원회는 제네바에서 열리는 본 세션에서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고, 정부 심의절차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은 다음, 최종견해를 채택하게 된다. 

 

한국 정부는 2017년 9월에 진행된 4차 심의 이전에 3차례에 걸쳐 국가심의를 받았다. 1995년 5월 최초의 국가심의를 받아 같은 해 6월 최종견해가 채택되었고, 2001년 5월 2차 국가심의를 받고 최종견해가 채택되었으며, 2009년 11월 3차 국가심의 및 최종견해 채택이 이루어졌다. 사회권 심의를 위하여 한국의 NGO들은 지속적 대응을 해왔는데, 2000년 6월에는 2차 국가심의를 위하여 17개 인권, 사회단체들이 사회권규약 제2차반박보고서연대회의(약칭 ‘사회권연대회의’)를 구성하고 정부보고서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제출하고 사회권위원회 심사에 참여하였으며4 , 2009년 3차 국가심의 때는 한국의 56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2008년부터 연대하여 반박보고서 및 대안보고서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질의목록 채택을 위한 사전심의(pre-sessional working group) 과정 및 본심의 과정에 참여하여 사회권위원회와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4차 국가심의를 위한 한국 NGO들의 공동활동 개관 

한국 정부는 4차 국가심의를 위한 정부보고서를 2016년 7월 21일 UN 사회권 위원회에 제출하였으며, 4차 사회권위원회 한국 심의 대응을 위한 NGO 활동은 2016년 가을부터 진행되었다. 빈곤, 교육권, 건강권, 성소수자 인권, 주거권 등 여러 사회권 대응 단체와 연대체들이 모여 한국 정부의 정부보고서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준비하기로 하였다. NGO 공동 반박보고서 최종안은 2017년 2월경 최종 마무리되어 UN에 접수되었다. UN 사회권위원회는 2017년 2월 27일에서 3월 3일까지 열린 사전심의를 거친 후, 2017년 3월 16일 총 36 항목으로 구성된 한국 정부에 대한 질의목록(List of Issues)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정부는 위 질의목록에 대한 답변을 2017년 7월 21일 유엔에 제출하였다. 한국NGO대응모임은 위 정부 답변서에 대한 반박보고서(shadow report) 작업을 공동으로 준비하여 74개 NGO 공동명의로 2017년 8월 27일 UN에 제출하였다. 

 

한편 2017년 8월경 제네바에서 열리는 본 심의에 대응하기 위한 출장팀을 구성하였는데, 필자를 포함하여 민주노총 류미경 국제국장, 희망을만드는법 류민희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박영아 변호사,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국장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출장팀은 반박보고서 준비와 함께 제네바 현지에서 진행할 공식 발언(oral statement) 준비, 사회권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브리핑(lunch briefing) 준비 및 언론대응 등을 준비하였다. 마지막 준비과정에서 공익법센터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와 금속노조 정혜원 국제국장이 출장팀에 결합하여 출장팀은 총 7명으로 구성되었다. 

 

사회권위원회에서의 공식 발언(oral statement)은 세션을 위한 보고서를 제출한 NGO들의 신청을 받아서 기회가 주어지며, 사회권위원회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NGO들의 공동보고서의 경우에는 약 10분, 개별보고서의 경우 3분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하였다. 또한 별도브리핑은 NGO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사회권위원들을 초청하여 이슈에 대하여 설명하는 시간으로, 한국 정부 세션 직전에 열린다고 하여, 가급적 사례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2017년 9월 13일 언론에 제네바 현지 대응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발송하였으며5, 2017년 9월 15일 출국하여 사회권 심의 현지 대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한국 NGO 대응모임 활동가들의 제네바 현지에서의 활동 

한국 정부에 대한 4차 국가심의는 2017년 9월 1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 제62차 회기 중 9월 20일∼21일 양일에 거쳐 진행되었다. 한국 정부 심의에 앞서 세션이 개회되는 첫날인 9월 18일 오후에 국가인권위원회와 NGO들의 공식적인 발언 기회가 진행되었다. 한국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표하여 파견된 이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구두발언을 진행하였으며, 한국 NGO를 대표하여 공감의 박영아 변호사, 민주노총의 류미경 국장, 필자가 공동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발언하고, 별도 보고서를 제출한 활동가 3인(성소수자 인권 문제: 류민희 변호사, 기업과 인권 문제: 김종철 변호사, 나현필 국장)이 발언을 진행하였다. 공식발언 이후 몇몇 사회권 위원들이 한국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며, 파업권 침해 문제, 높은 자살율과 낮은 사회복지지출, 역외 인권 관련 의무, NAP, 부양의무제 문제에 관하여 질문을 하였는데, NGO들이 전부 답변을 하지 못하고 세션 시간이 만료되어 아쉽게 종료되었다. 

 

ⓒ 사회권위원회 심의 대응 한국NGO모임

 

NGO대응모임 활동가들은 9월 20일 오후에 열리는 한국 정부 심의에 앞서, 9월 18~20일에 걸쳐 사회권 위원회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여 한국 이슈에 대해 알리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세션 첫날 한국 정부 심의를 맡은 사회권 위원의 명단이 공개되는데, 총 4명으로 구성되었다. 다행히 한국 정부 심의를 맡은 사회권 위원들이 한국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아, NGO들의 미팅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하였고, 주요 이슈에 대하여 상세한 질문을 던졌다. 또한 한국 정부 심의 직전인 9월 20일 오후에는 1시간 정도 한국 NGO가 준비한 비공식브리핑(lunch briefing)이 진행되었는데, 한국 심의를 맡은 4명의 사회권 위원들을 모두 포함하여 8~9명의 사회권 위원들이 참여하였다. 이 자리에서 활동가들은 각자 맡은 주제에 대하여 영문 신문기사나 관련 통계자료 등을 출력하여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권 위원들에게 설명하였으며 이 때 지적한 주요 내용들이 다수 심의에 반영되었다. 

 

한국 정부 심의는 9월 2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9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6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을 단장으로 하여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그동안의 정부의 사회권 정책에 대한 설명보다는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나 향후 계획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사회권 위원들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기존의 답변을 반복하여 위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사회권 위원들은 한국 정부의 사회권 현실에 대하여 꽤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으나, 한국 정부는 사회권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미리 작성된 서류를 그대로 읽는 방식으로 대응하였고, 사회적 합의나 사회적 갈등상황, 판결 등을 핑계로 보편적 인권보장의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 답변을 여러 차례 하기도 했다. 군형법 동성애 처벌 조항, 파업권 보장, 낙태의 비범죄화, 임대차 상한제는 임차인 보호 정책, 성소수자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인권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6, 인권 규범 심사를 위하여 참여한 정부 대표단이 맞는가 하는 아쉬움을 느낀 지점이 많았다. 

 

4차 국가심의에 따른 최종권고 

4차 국가심의에 따른 최종권고는 2017년 10월 9일 발표되었으며, 최종권고는 30개 구체적 분야에 대하여 총 71개에 달하는 우려와 권고사항을 제시하였다. 현지에서 활동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던 한국 기업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대응, 포괄적 차별금지법 대응, 노조할 권리 보장이 핵심 권고로 지적되었으며, 이에 대하여는 이행 사항을 기재한 보고를 18개월 내에 제공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여 시급성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최종 권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일반사항 (NAP, 규약의 효력 및 구제절차, 부패, 국가인권위원회, 기업과 인권, ODA) 

- 국가인권행동기본계획(NAP)와 관련하여, 수립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사회의 충분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결여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며, 2차 NAP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가능한 빨리 공포하고, 이번 최종권고를 3차 NAP에 완전히 반영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사회가 NAP의 수립 및 이행감시와 평가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최종권고 5, 6항)

- 사회권 규약의 적용과 관련해서는, 규약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a) 규약의 내용과 사법심사 가능성에 대한 판사, 변호사, 검사에 대한 제도화된 훈련, (b) 시민들의 인식 제고, (c) 그리고 한국의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 규약의 내용을 완전히 반영할 것 (최종권고 7, 8항)

- 높은 인지대가 사법절차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점을 우려하면서, 인지대규칙을 재검토할 것 (최종권고 9, 10항)

- 위원회는 GDP 대비 사회지출이 지속적으로 매우 낮다는 점, 민간과 공공이 제공하는 사회서비스의 책무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 접근성, 감당가능성 및 서비스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재분배적 재정정책을 포함하여 사회지출 투자 증가를 가속화하고, 사회서비스 제공에 대한 모니터링과 책무성 매커니즘을 강화할 것을 권고 (최종권고 11, 12항) 

- 부패의 통계자료가 부족한 점을 우려하며, 공익신고자보호법 적용범위를 넓히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원안대로 이행하고, 부패 관련 사법처리 등 통계자료를 수집하여 모니터링할 것 (최종권고 13, 14호) 

-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회권 규약에 대한 조사권을 가지도록 법을 개정할 것 (최종권고 15, 16항) 

- 기업과 인권에 관련해서, 기업(한국에 소재한 기업 및 그 기업의 공급망 포함)의 인권 실천 및 점검 시행을 법적 의무로 수립할 것, 한국기업들이 국내외 활동으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들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공공조달과 기업에 대한 원고, 보조금 등을 기업의 사회권 준수 여부와 연계할 것, NCP(National Contact Point)의 영향력과 투명성,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효과성을 증진시킬 것 등을 권고 (최종권고 제17, 18항)

- ODA 수준 향상을 가속화하고, 최빈국에 대한 증여율을 증가시킬 것 (최종권고 제20, 21항) 

 

(2) 차별금지 (사회권규약 제2조의2) 

- 차별금지법 도입 지연을 우려하며, 차별금지 사유를 둘러싸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은 것을 우려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할 긴급성을 재확인 (최종권고 22, 23항) 

- 군형법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 사회보장, 재생산 건강, 주택과 관련한 차별 개정,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책성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도록 보장할 것,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기 위한 인식제고 캠페인을 시행할 것 (최종권고 제24, 25항)

- 비시민의 사회보장 제도 가입과 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보장 (최종권고 26, 27항) 

 

(3) 노동권, 노동조건, 노조할 권리(사회권규약 제6조~제8조)  

- 노동법이 하청노동자, 파견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에 적용되도록 할 것, 합리적 사유 없이 기간제 계약갱신 거부 금지하는 입법 및 규제 조치, 근로감독으로 비정규직 남용 감시할 것을 권고 (최종권고 28, 29항) 

- 농축산업, 어업과 가사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더 높은 침해 위험에 대처할 것 (최종권고 30, 31항)

- 최저임금 수준 보장, 최저임금이 모든 부문에 적용되고 근로감독과 위반시 충분한 처벌 (최종권고 32, 33항)

- 여성의 양육 책임으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 해결, 보육시설 등 효과성 평가 하고 개선조치, 동일가치동일임금 이행 감독 등 성별임금격차 해결 노력 (최종권고 34, 35항) 

-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제한 폐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보호(여권압수관행 예방, 구금 및 학대 조사, 가해자 처벌), ILO 강제노동협약 29호와 강제노동폐지협약 105호 비준 (최종권고 36, 37항) 

- 합법파업의 요건 완화, 필수서비스 범위 엄격 규정, 파업권 침해 자제 및 쟁의행위 참가 노동자 보복조치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최종권고 38, 39항)

- 복수노조 악용 방지, 모든 사람의 노조할 권리 보장, 노조활동 자의적 개입 예방, ILO 협약 87호와 98호 비준 (최종권고 40, 41항)

 

(4) 사회보장의 권리, 가족과 아이들의 보호, 건강권, 주거권 등(사회권규약 제9조~제12조) 

- 사회보장급여의 적격성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기초법 보장수준 인상 (최종권고 42, 43항)

- 국민건강보험 보장범위 적절성 보장,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보편적 보장 촉구(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최종권고 44,45항) 

- 국민연금 수령액수 적절성 보장, 지역사회 기반 돌봄 보장, 노인 학대 예방 (최종권고 46, 47항)

-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도입, 피해자와 가해자 격리, 학대 아동 피해자를 위한 가족 유형 대체 돌봄 (최종권고 48, 49항)

- 수자원 질 보장, 안전한 식수 제공 노력(최종권고 50, 51항)   

- 홈리스 해결책 마련, 사회주택을 포함한 적절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 이용가능성 증가, 사적 시장에서 주거비 규제 메커니즘 도입 및 임대차 계약 갱신 제공, 퇴거에 대한 적절한 보호(최종권고 52, 53, 54항)

- 과도한 스트레스, 노인 빈곤, 성소수자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초함 자살 예방 노력 강화(최종권고 55, 56항)

- 정신 보건 서비스의 가용성과 접근성 확대, 예산 증액 (최종권고 57, 58항) 

- 낙태 비범죄화 등 재생산권 (최종권고 59, 60항)

- HIV/AIDS 감염인의 차별없는 건강권 보호 (최종권고 61, 62항)

 

(5) 교육권, 문화권, (사회권규약 제13조~15조)., 기타 

- 양질의 교육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 (최종권고 63, 64항)

- 비시민에 대한 편견 대처, 문화다양성 조치 영향 모니터링 (최종권고 65, 66항)

-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 이주노동자 협약 비준 (최종권고 69, 70항), SDG 관련 독립적 메커니즘 수립(71항) 등 

- 2022년까지 정기보고서 제출 

 

평가 및 과제 

한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 중심 정책으로 인하여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노동권, 주거권, 건강권, 인간답게 살 권리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권 보장 수준도 높지 않다. 한국의 불안 지수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 노인빈곤율과 같은 여러 지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도 심각하다.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도 국내외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UN 사회권위원회가 한국의 주요 사회권 이슈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여러 권고들을 내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3차 권고에서 지적하였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해서는 우선 과제로 선정하는 등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사회권 실천 노력을 지적한 권고라고 보인다. 특히 사회권위원회가 사회지출 증가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책무성 강화를 권고사항에 포함시켜 국가의 사회권 이행에 관한 적극적 의무를 강조한 점, 한국 시민사회에서 강조해 온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및 주거권 관련 임대료 규제 정책과 임대차 계약 갱신권이 최종권고에 포함된 점, 한국의 상황에서 최근 이슈가 된 김영란법 완전 이행, 개헌 과정에의 사회권 반영, 보편적 출생등록 보장,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한 폐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 파업권과 노조할 권리 보장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최종권고에 다수 포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있는 권고도 실제 정부의 실천 의지에 따라 한국 사회권 발전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고,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를 구체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추진할 의지와 계획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한편 이번 권고에는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 내용을 반영할 것, 사회권 규약과 관련한 법조인에 대한 제도화된 훈련, 인지대 개선 등 사법부와 입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는 권고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국회는 정부의 사회권 이행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입법과정에서 반영하여야 하며, 사법부에서도 규약의 실질화를 위한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권위원회 한국심의를 공동 대응한 NGO들도 지속적인 감시와 이행촉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수, 2017/11/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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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의 임금체불 노동행정 개선 방향1

 

 

송은희 |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저도 아르바이트 하면서 사장님이 망해서 월급을 떼인 적도 있다. 사장님이 같이 살아야 저도 산다는 생각으로, 임금을 떼였지만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았다. 우리사회의 공동체의식이 같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게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2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이 지난 7월 25일,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언주 의원은 “저의 경험에 비춰 사장이 망하니 월급 달라고 할 데가 없고 법적으로 대응을 해도 실익이 없다”고 해명했다. 위 발언과 해명 모두 이언주 의원이 임금체불 관련 노동행정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는 이미 20년 전인 1998년, 임금체불을 사업주와 노동자의 채권채무 관계로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의 차원에서 체불 문제를 바라보는「임금채권보장법」을 만들었다. 기업의 도산으로 인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노동자에게 국가가 임금채권보장기금을 활용하여 일정 범위의 임금 등을 미리 지급하는 임금채권보장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임금체불 피해를 방관하는 공동체가 아님을 이미 오래 전에 선언한 것이다.

임금채권보장제도 이외에도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여러 제도들이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무료법률소송 지원제도, 고용노동부의 시도별 지방고용노동청을 통한 신고 접수와 근로감독 제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도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임금체불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임금체불액과 임금체불 피해노동자수는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임금체불 실태

노동자가 직접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사건(이하 ‘신고사건’) 기준, 2016년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이하 ‘피해 노동자’) 수는 32만 명, 임금체불액은 1조 4천 2백억 원이다. 여기에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근로감독으로 적발된 임금체불의 경우를 포함하면 피해 노동자는 50만 명, 임금체불액은 1조 5천 7백억 원이다. 매해 수십만 명이 임금체불 피해를 겪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체불사업주 명단 공개 등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금체불 문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액은 일본의 9~10배 정도3인데, 일본의 경제·인구 규모를 감안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액은 일본의 최대 30배에 이른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만연한 임금체불 문제의 한 원인을 고용노동부의 노동행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시정지시로 끝나는 임금체불 관련 근로감독

근로감독제도는 「헌법」과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과 같은 노동관계법령이 명시하고 있는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건’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보장·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고용노동부의 노동행정이다. “노동법 준수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스스로 노력과 책임에 맡기는 것보다 국가의 근로감독과 그 책임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4 근로감독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기관은 ‘근로감독관’을 두고 있으며, 근로감독관이 수행하는 직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 등은 「근로감독관집무규정」5에 규정되어 있다. 

임금체불의 사전예방 차원에서 ‘근로감독’은 매우 중요하다. 임금체불과 관련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은 아래와 같다. 

2016년 한 해 동안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된 임금체불은 14,776건, 피해 노동자의 규모는 17만 5천 명으로, 임금체불 관련 주요 근로감독 결과는 아래와 같다.

<표1-2>에서 보듯이 2016년의 경우,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한 임금체불에 대한 ‘사법처리’6 비율은 10% 미만으로, 90% 이상이 시정지시로 사건이 종료되었다. 그런데 사법처리된 사건도 80% 가량이 특정한 근로감독(이랜드파크 수시감독)7에 집중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면 2016년의 경우,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한 임금체불에 대한 사법처리 비율은 2% 이하이고 적발한 임금체불 사건의 98% 가량이 시정지시로 끝났다. 임금을 체불한 사용자는 적발된 이후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에 따라 체불한 임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별다른 법적 책임, 경제적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임금체불 원인 파악 미비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 “준법의식 결여(일본과 비교)”, “근로자의 노동력에 대한 경시 풍조(경영악화 시 사업계속 위해 우선 임금부터 체불하는 의식)”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8 고의적인 임금체불이 만연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고사건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의하면 임금체불 원인은 ‘일시적 경영악화’, ‘사업체 도산폐업’ 등이 대부분이며 ‘고의에 의한 임금체불’ 항목은 없다. 참여연대가 통계산출 방식을 고용노동부에 질의한 결과 ‘사용자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한 것이었다.

사업주에 대한 설문에 기반 하여 만들어지는 고용노동부의 통계로는 ‘고의’, ‘악성’, ‘반복’적인 임금체불이 임금체불 전체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의 통계와는 달리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 가량의 임금체불 피해노동자는 임금체불이 사용자의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9

 

임금체불 신고사건 처리 과정의 문제

노동시민사회계는 임금체불 피해노동자가 지방고용지청에 체불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경우, 이를 지청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임금체불액에 대한 합의종용’이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해왔다. 실제 알바노조의 설문조사(2016.01) 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1명이 ‘근로감독관이 체불된 임금의 일부만을 받게 유도했다’고 답한 바 있다.10

 

‘임금체불 건수’와 ‘피해 노동자 수’ 기준으로 임금체불 신고사건(2016년)에서 각 처리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지도해결(지방고용노동청 사건처리 과정에서의 권리구제+반의사불벌(행정종결))”로 처리된 비율이 “사법처리(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비율보다 높은 상황이다(20~40% 차이). 그러나 ‘임금체불액’의 기준에서 보면, 각 처리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비슷하다.

이는 ▲실제 피해 노동자의 경험, 노동시민사회계가 주장하는 ‘지도해결 과정에서의 임금체불액에 대한 합의종용’의 문제를 뒷받침하는 통계이거나 ▲임금체불액이 작은 사건들은 지도해결의 과정에서 종료되고 고액의 임금체불은 사법처리로 이어진다는 의미 일 수 있다. 합의종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불식시키려면 사건처리 방식에 따라 청산율이 상이한 이유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임금체불 노동행정 개선 방향

임금체불에 대한 처벌 강화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임금체불이 드러난 사업장, 적발된 사용자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엄정한 조치가 요구된다. 현재와 같이 적발된 이후, 시정지시에 따라 시정기간 안에 체불한 임금을 지급하면 법적 책임이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없는 근로감독관집무규정으로는 낮은 준법의식을 고착시킬 뿐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민원실 상담사부터 근로감독관까지, 노동행정 전반에서  ‘합의 종용’ 없는, 체불된 임금 100% 지급의 원칙 수립이 필요하다. 현재 전액변제가 안된 경우 합의 하에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나, 앞으로 미지급액에 대한 형사처벌 및 체당금 지급 등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물론 모든 책임을 근로감독에만 돌리기 어렵다. 임금체불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처벌 조항11은 반의사불벌이어서 임금을 체불한 사용자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무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반의사불벌조항 폐지와 함께 재직자의 체불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의 확대, (징벌적)부가금의 도입 등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임금체불에 대한 경제적인 비용을 늘리고,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묻는 접근이 필요하다.

 

임금체불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

고용노동부가 분류한 임금체불의 기준으로는 현실에서 다수 적발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사용자의 인사노무관행’과 임금을 체불한 사용자의 재산의 은닉과 도피, 위장폐업 등 고의·악성·상습 체불을 확인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소위, ‘꺾기’, 30분 단위 근로계약, 연장수당·연차수당 미지급과 같은 유형의 임금체불의 경우, 그 원인을 현재 고용노동부가 제시하고 있는 임금체불의 원인인 사업장 도산폐업, 일시적 경영악화보다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사용자의 의도적인 인사노무관행’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고용노동부 통계로 인해 ‘사업장 도산폐업’, ‘일시적 경영악화’ 부분이 실제보다 강조되어, 임금체불을 합리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임금체불의 원인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통계로 축적해야 하고 이를 통해 고의·상습·악성적인 유형의 임금체불을 분류하여 단호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근로감독의 효율화

증가하고 있는 임금체불 신고사건이 노동행정 전반의 과부하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임금체불의 증가, 그로 인한 신고사건의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 근로감독관의 증원과 함께, 업무처리의 효율성 제고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임금체불 의심사업장에 대한 정교한 타겟팅(혹은 근로감독 대상의 다양화), △임금체불 적발(‘피’신고) 사업장에 대한 일정 기간 내 추가점검 혹은 재(再)근로감독, △동일 사업장에 대한 반복적인 근로감독 등으로 근로감독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고의·악성·반복적인 임금체불 사업장’에 대한 기준과 정확한 통계가 요구된다.

또한, 고용노동지청과 노동위원회의 역할 분담을 생각해볼 수 있다. 법률적인 조력에 앞서 빠르게 권리구제할 수 있는 사건과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거나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사건을 구분하여 신속한 권리구제가 가능한 건은 고용노동지청에서, 법적인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우는 노동위원회가 담당하여 임금체불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는 사건처리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현재 고용노동지청에 과도하게 집중된 임금체불 사건 전체에 대한 업무량 줄이기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

 


1. 이 글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의 임금체불 관련 논평, 보도자료 등과 2017.9.11. 발표한 <임금체불 보고서: 근로감독·신고사건 분석과 체불 근절을 위한 제안>을 수정·요약한 것임. 임금체불 보고서의 상세내용은 참여연대 홈페이지(http://www.peoplepower21.org/Labor/1525970) 참조. 

2. 국민의당 홈페이지 https://goo.gl/KonuPm(검색일: 2017.10.14.)

3. 이승욱, “임금체불개선을 위한 임금체불행정시스템 개편 방향”, <임금체불개선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고용노동부, 2016.12.21., p.4.

4. 김홍영, “영세사업장의 비공식 고용과 근로감독제도”, 『성균관법학』, 성균관대학교 법학연구소, 제25권 제4호, 2013.12., p.572.

5.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은 훈령으로 근로감독의 종류와 방식, 적발 시 조치 기준과 내용 등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감독관 직무의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음. 

6. 고용노동부가 검찰에 기소,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을 의미함.

7. 2016년 소위 임금꺽기 문제로 사회적 문제가 된 애슐리, 자연별곡 등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 대한 근로감독이었음. 

8. 이승욱, 각주3, p.8.

9. 강승복, “체불임금의 실태와 시사점”, 『월간 노동리뷰』, 한국노동연구원, 2012. 4., p.76.

10. 한국일보 2016.01.18. 기사, goo.gl/MLw5LT(검색일:2017.10.16.)

11. 근로기준법 제109조(벌칙) ① 제36조,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 제46조, 제56조, 제65조 또는 제72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36조,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 제46조 또는 제56조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참고문헌

강승복, “체불임금의 실태와 시사점”, 『월간 노동리뷰』, 한국노동연구원, 2012. 4.

김홍영, “영세사업장의 비공식 고용과 근로감독제도”, 『성균관법학』, 성균관대학교          법학연구소, 제25권 제4호, 2013.12.

이승욱, “임금체불개선을 위한 임금체불행정시스템 개편 방향”, <임금체불개선을 위          한 전문가 토론회>, 고용노동부, 2016.12.21.

수, 2017/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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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장애인 분야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전체적인 평가 

2018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정책 지출예산(예산+기금)은 2조 2,200억 원으로 2017년도 본예산 대비로는 11.0%, 추경 대비로는 7.4% 증가한 금액으로 편성되었다. 2016년도 1.0%, 2017년도 1.2%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정권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 증가율이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상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예산이 편성될 필요가 있다. 

2017년과 마찬가지로 2018년도 장애인 관련 예산 중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의 소득보장사업 34.5%(7,653억 원), 장애인활동지원사업 30.2%(6,717억 원),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 20.8%(4,619억 원)의 총 예산은 85.5%(1조  8,989억 원)이며, 장애인 예산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2017년 본예산 대비 12.1%, 추경 대비 8.3% 증가하여 장애인 예산의 전체 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세부사업 평가

장애인소득보장

장애인소득보장사업 중 장애인연금은 2018년도에 6,356억 원으로 편성되어 2017년 장애인연금 예산 대비 13.5%(추경대비) 증가하였으나 장애수당은 1,298억 원으로 2017년도에 비해 2.2% 감소하였다.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이 75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4.0% 감소하였고 차상위계층 장애수당은 548억 원으로 2017년 대비 0.3% 증가하였다.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이 감액 편성된 것은 기초수급 경증장애인이 9,529명(4.0%)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데 따른 것이며 지원단가는 월 4만 원으로 동결되었기 때문이다(차상위층 장애수당의 지원단가도 4만 원으로 2017년과 동일). 

 

한편 장애인연금은 지원대상이 35만 2,000명에서 35만 5,000명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 급여액은 기초급여에 대해 20만 5,430원에서 25만 원으로 큰 폭(21.7%)으로 증가(부가급여는 지난해와 동일)시킴으로써 관련예산이 5,600억 원에서 6,356억 원(13.5%) 증가한 것이다. 

 

장애인소득보장에서 그간 장애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장애인연금의 급여액을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시킨 것은 주목할 만하나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에서 기초수급 경증장애인이 감소할 것이라고 가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추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볼 필요가 있다.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은 제도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하는 제도개혁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현재 장애수당(기초 및 차상위 경증장애인 대상) 및 장애아동수당(기초 및 차상위의 경증과 중증 대상)은 추가비용보전성격의 급여이지만, 장애인연금은 소득보전성격의 기초급여와 추가비용보전성격의 부가급여가 혼재해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장애인연금의 부가급여와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수당을 통폐합하여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을 보전하는 성격의 제도로 명확히 하고, 장애인연금은 가득능력상실정도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소득보전제도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지출보전급여는 보편적 수당으로, 소득보전급여인 장애인연금은 근로능력상실도를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장애인활동지원과 주거시설운영지원

2018년도 복지부 장애인예산에서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이 6,7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본예산 대비 23.0%)로 증가하여 장애인예산의 평균증가율 7.4%보다 높다.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의 경우 지원대상자를 6만 5,000명에서 6만 9,000명으로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원단가도 기존의 9,240원에서 1만 760원으로 16.4% 증액(중증장애인 활동보조 가산급여는 동결)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는 그동안 장애계가 요구해왔던 사항이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애인주거시설운영지원사업의 예산은 4,6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여 장애인예산 평균증가율보다 낮게 증가하였다. 거주자 1인당 지원단가가 연간 2만 6,905천 원에서 2만 8,390천 원으로 5.5% 증액되었으나 지원인원은 2만 5,136명에서 2만 4,180명으로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의 예산은 22~23%,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26~27%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정책은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의 도모를 기조로 한다는 점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자립생활 지원 프로그램이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2018년도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예산 증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앞으로 관련 예산의 증가와 제도개혁, 정책방향 조정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등급심사제도 운영

2018년도 장애등급심사제도 운영예산은 269억 원으로 전년도 311억 원 대비 42억 원, 13.5%가 감액되었다. 그런데 세부항목을 보면 장애판정체계 시범사업이 종료되어 감액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심사제도 운영 등 나머지 하위사업들은 소폭이지만 대부분 예산이 증액되었다. 증액된 하위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사제도 운영비가 252억 원으로 전년도 247억 원 대비 2.0%의 소폭으로 증가하였다. 심사제도 운영비의 증가가 소폭이라고는 하나 이것이 그동안 장애등급심사를 통한 수급권리 제약의 한 원인으로 작용해왔다는 의구심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제도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2019년도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준비 예산이 3억 1,000만 원 신설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관련하여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는데 논의가 생산적으로 진행되어 장애등급심사제도의 개혁에도 공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일자리지원

2018년도 장애인일자리지원 예산은 957억 원으로 전년도 814억 원 대비 16.1% 증액되었다. 시각장애인안마사파견사업의 지원단가가 1.2%의 소폭 증액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하위사업들(일반형일자리, 시간제일자리, 장애인복지일자리,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자 보조일자리)의 지원단가가 16.3% 비교적 큰 폭으로 증액되었다. 

 

장애인일자리지원 예산의 증가는 현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의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서 지역사회에서의 장애인 자립생활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장애인일자리지원 사업의 지원단가가 증액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나 실효성 있는 사업이 되기 위해 앞으로 예산이 증액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지원

2018년도 발달장애인지원 예산은 84억 7,000만 원으로 전년도 90억 8,000만 원 대비 6.7% 감액되었다. 발달장애인지원법이 2015년 11월부터 시행된 이래 매년 발달장애인지원 예산은 감액되는 등 소극적인 예산 편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위사업별로 보면 공공후견지원 예산과 발달장애인 부모・가족지원 예산이 각각 3억 원과 4억 원 감액되었고, 발달장애인개별지원계획 서비스변경 시범사업은 예산은 책정되지 않았다. 

 

 

결론

2018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은 2017년 대비 7.4%(추경기준, 본예산 대비로는 11.0%) 증가하여 지난 정권의 1%대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 총예산 증가율 9.8%(2017년 추경기준)보다는 낮아 장애인복지예산의 구성비는 2017년 추경 대비 소폭 하락하였다.

 

2018년도 장애인 예산에서 특징적인 사실은 복지부 장애인예산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장애인소득보장사업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각각 10.5%, 10.8% 증가하였고,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은 1.5%로 소폭 증가하였다. 단년도 예산안으로 중장기적인 방향을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제도개혁을 지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장애인소득보장의 경우, 추가비용보전성격의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수당, 장애인연금의 부가급여를 통합하고,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는 소득보전급여로 그 성격을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장애등급제 폐지 논의가 진행되어 왔고, 정부가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자 밝히고 있듯이 장애등급심사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논의되어져 개도 개혁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지원사업은 관련 법률 시행 후, 예산이 삭감되는 등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편성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의 경우 기초수급 경증장애인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부분은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장애인일자리지원 예산이 지원단가의 인상을 동반한 것은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나 이것이 그간 사실상 하락해온 지원단가를 단순히 현실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수, 2017/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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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보건의료 분야

김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

이경민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전체적인 평가

보건복지분야 총예산은 작년 대비 5.5%(본예산 대비, 추경 대비 5.1%) 증가하였다. 보건 분야 예산은 보건복지 총 예산의 16.3%(약 10.4조 원)이며 2017년에 비해 약 5.5%(5,414억 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국가치매극복 기술개발(R&D), 라이프케어융합 서비스 개발사업 등 신규 사업 예산이 대폭 증액 편성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예산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의약정책관 소관사업(34%), 질병관리본부 소관사업(6%), 건강보험정책관 소관사업(6%)이 증가하였고, 건강정책관 소관사업(△4%), 보건산업정책관 소관사업(△1%), 공공보건정책관 소관사업(△1%)은 감소하였다. 
 
2018년 건강보험 총 보험료 수입예상액은 53조 3,209억 원으로 예상되며, 보험료 수입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국고지원금은 7조 4,649억 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2조 539억 원을 감액한 5조 4,201억 원을 편성하였고,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세부사업 평가

보건산업정책관 
보건산업정책과 소관 예산은 16년 대비 1.1%감액된 4,563억 원이 편성되었다. 보건산업정책은 보건의료 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건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두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결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건의료 빅데이터, 해외환자 유치 사업 등 의료를 영리화하는 정책에 예산을 편성하거나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이 보건의료와 관련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사업에 대한 성과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올해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으로 115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개인정보 중 민감정보에 속하는 건강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정보가 빈번하게 유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 없이 건강정보를 활용하는 정책을 정부가 비공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실제로 영국 Care. data의 경우, 개인의 건강정보 활용에 대한 국가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어 2016년 폐쇄한바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 전제하에 예산이 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사업에 지난 3년간 약 1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나 올해 16년 대비 32억 원 삭감된 68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였다. 그러나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사업은 보건의료산업 정책 소관 목적에 부합성이 떨어지는 사업으로 보이며, 국정감사 시 민간대기업화장품 업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예산은 감액 되었지만 여전히 막대한 예산이 편성되고 있어 사업에 대한 정당성, 합리성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해외환자유치사업은 작년 대비 64억 원 삭감된 132억 원이 편성되었다. 해외환자유치사업은 외국인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의 의료관광사업은 대부분 피부성형, 미용, 건강검진 등 영리목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질병의 개선, 공공성과는 무관한 피부성형외과, 대형병원 등의 수익창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년과 비교하여 예산은 삭감되었으나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기 위한 합당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국가치매관리 정책과 연계하여 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R&D)에 98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발견하여 돌보는 등 종합적인 R&D 추진을 목적으로 두고 있으나 치매 치료 연구를 집행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라 볼 수 있다. 치매에 대한 국가책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노인성질환을 치매로 한정하여 예산을 개별적으로 책정한 부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치매를 보건의료적 관점에 의해 조망하기보다 치매노인, 가족, 사회 등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돌봄의 관점에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련 예산에 편성에 대해 다각적인 평가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정책관
의료기관안전및질관리 사업 예산을 전년대비 17.8% 증액 편성하였다. 그 중 의료기관평가인증 사업은 2017년 28억 원에서 18년 39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병원급 중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자발적으로 인증 받은 기관이 11%에 불과하고,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C형 간염 감염사고, 요양병원 화재사고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관평가인증 사업이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보장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예산이 증액되었다.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리 사업은 2017년 104억 원에서 18년 132억 원, 26.7% 증액 편성되었다. 그러나 일차 진료의사와 간호사는 부족하고 전문의는 과잉 공급되어 있는 등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의 이유로 일차의료와 만성질환관리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중요한 의료정책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련 정책과 예산은 증액 되었으나 기존 수준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공공보건정책
지역거점병원 공공성강화는 지방의료원 등에 대한 지원을 하여 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의료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2017년 576억 원에서 2018년 623억 원으로 8.1% 증액 편성하였으나 2016년 예산에 비해 적은 규모이다. 또한 지역거점병원 공공성강화 예산의 대부분은 시설 및 장비 개선을 위한 기능보강사업 예산이어서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양질의 의료인력을 확보하거나 운영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별도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의료 및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은 133억 원에서 98억 원으로 26.1% 감소하였으며, 34개 분만취약지 중 2개소와 59개 의료취약지 중 1개소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데 그치고 있다. 응급의료 취약지인 시군구가 99개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취약지응급의료기관육성 예산은 2017년 280억 원에서 2018년 257억 원으로 감소하였다. 분만 및 의료 취약지와 응급의료취약지를 이번 정부 임기 내에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취약지에 대한 지원예산을 증액해나가야 한다. 
 
중증질환에서 보장성을 강화하는 암환자 지원사업에 배정된 228억 원은 문재인 케어의 보편적 보장성 강화정책 기조에 맞게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연명의료법 제정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산되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사업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여성 결혼이민자, 난민 및 그 자녀 등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예산 집행률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예산의 증액 없이 편성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난민 등 신청자가 많아 각 지자체에 미지급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예산은 증액될 필요가 있다. 
 
응급의료기금 사업 중 우선순위가 낮거나 기금 사업에 성격에 맞지 않는 사업예산은 대폭 축소하는 대신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금과 같이 필수적인 예산은 증액해야 한다. 기금 사업에 성격에 맞지 않는 사업의 예로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프로그램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응급의료기관의 인력, 장비, 시설, 운영 성과를 평가한 결과에 따라 지원금 차등지급하는 사업이다. 응급의료체계 구축 초기에는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사업이었으나,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와 운영체계가 안정화된 현 단계에서는 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사업이다. 건강보험을 재원으로 한 유사한 성격의 사업인 의료질평가지원금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년 응급의료지원발전프로그램 예산은 289억 원은 기금사업의 성격에 맞고 우선순위가 높은 다른 사업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급 사업은 의료비 부담능력이 없는 빈곤층 응급환자의 진료비를 응급의료기금에서 대신 지급함으로써 돈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는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2015년 이후 매년 8천 건 이상의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집행률이 계속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책정된 진료비 대지급 예산에 비해 대지급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지급 예산은 2017년 23억 원에서 2018년 14억 원으로 36.8%를 삭감하였다. 빈곤층 응급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삭감한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 대지금 예산을 증액하여 돈 없는 응급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증외상환자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30.5%로 선진국의 약 5%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중증외상환자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응급의료와 외상진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 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은 중증외상환자에 응급수술 등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 인력 등을 지원하여 예방 가능한 사망률 감소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사업은 지속적인 불용액이 발생하고 기획재정부 기금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아 기금이 삭감되는 등 정부가 사업을 체계적 기획 및 집행하지 못해 왔다. 2017년 서부 경남지역에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하지 못해 102억 원의 불용액이 발생한 바 있으며, 기금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전년 대비 예산이 8.9%(39억 원) 삭감되었다. 향후 예방가능한 사망률를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 사업은 권역별로 의료시설을 균등하게 배치함으로써 고위험의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치료에 대한 접근성의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2017년 대비 14.7% 삭감된 119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제3차 저출산 고령화 기본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사업의 확대가 필요함에도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적절치 않다.
  
건강보험정책
건강보험법은 일반회계에서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는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할 법정 지원금을 약 5조 원이나 덜 지원했다. 일반회계 지원금은 2017년 대비 증가하였으나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14%인 7조 4,649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5조 4,201억 원만 편성하였다. 이는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며, 문재인 케어를 위한 재원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법정 지원금 수준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건강증진기금
담배값에 포함된 서민세수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본래의 목적이 아닌 일반회계 성격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 2018년도 국민건강증진기금 4조 365억 원 중 국가금연지원서비스사업은 1,334억 원만 편성되고 나머지는 보건의료분야 전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의료기기기술개발 291억 원, 질병관리본부 시험연구인력지원 207억 원, 의료기관 진료정보교류 기반 구축 58억 원, 국립병원 정보화 20억 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살예방과 지역정신보건사업 강화는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2017년 502억 원에서 2018년 546억 원으로 8.7% 증가하는 데 그친다. 암과 같은 신체질환에 비해 정신건강에 대한 재정투자가 미미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살예방과 지역정신보건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수입예상액의 6%는 3조 2,003억 원 상당인데 국민건강증진기금 역시 법 부칙 단서 조항에 따른 당해 연도 부담금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5를 기준으로 한 1조 8,848억 원 상당을 편성하였다. 
 

결론

 
보건산업정책관 소관 예산은 절대적 규모에서 소폭 삭감되었으나 여전히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의료 영리화 사업 등에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민감정보에 속하는 건강정보를 이용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하나 현재 비공개로 추진되고 있는 등의 문제가 있어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해외환자유치사업,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 구축 등은 예산이 삭감되었으나 예산 편성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추가적인 예산 삭감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공공보건정책 관련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액편성 되었다. 그러나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의료 및 분만취약지 지원 등의 사업은 예산이 소극적으로 편성되거나 감액되었다. 또한 응급의료기금 사업 중 응급환자미수금대지급,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구축,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 사업 등 취약 계층 및 의료취약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예산이 삭감되었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보건 정책 예산이 합리적으로 편성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에 의거해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 53조 3391억 원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지원금 7조 4,649억 원을 지원해야 하나 2조 448억 원 감액 편성하였다. 이는 관련 법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시정되어야 한다. 또한 예상수입액의 6%는 3조 2,003억 원 상당인데 국민건강증진기금 역시 법 부칙 단서 조항에 따라 당해 연도 부담금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5를 기준으로 하여 1조 3,155억 원이 부족하게 편성하였다. 결과적으로 법정 국고지원율 20%를 기준으로 하여 일반회계 국민건강증진기금 합계 3조 3,604억 원 상당을 부족하게 편성한 것이다. 문재인 케어 소요재정 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법이 지정한대로 국고지원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예산심의과정에서 시정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과 국민건강증진법 부칙에 따라 국고지원을 2022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및 재정 확충의 필요, 경제활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건강보험료 수입 인상의 한계를 보충하는 공공재정의 역할을 위해서 국고지원은 상설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상설화를 위해 국회의 입법조치가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보건산업예산을 제외하고 이를 의료 및 분만 취약지 해소, 자살예방 및 지역정신보건사업 강화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에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수, 2017/11/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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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아동∙청소년 분야

 

최영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아동·청소년복지 관련 예산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하나, 본 보고서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예산분석에 있어 아동분야 뿐 아니라 장애인(장애아동가족지원), 보건의료(국가예방접종실시) 등의 분야에서 아동과 관련되어 있는 예산을 일부 포함하여 작성하고, 아동·청소년복지 관련 예산 중 인구교육, 인구개발 국제 부담금, 저출산·고령화 관련예산, 그리고 일부 기본경비 등은 본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보건복지부 소관 사업이나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등에서 예산이 지출되는 사업은 참고하였다. 

 

아동·청소년분야예산(약 1조 3,919억 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운용되는 아동·청소년 보건의료부분 예산(2,859억 원)을 포함한 아동·청소년분야 예산의 총합은 약 1조 6,779억 원으로 전체 보건복지예산 64조 2,416억 원(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예산 38조 7,917억 원) 대비 2.6%에 해당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출되는 아동보건의료 관련 예산을 제외하고 일반회계로부터 지출되는 아동 관련 복지예산은 약 1조 3,919억 원으로 전체 보건복지예산 64조 2,416억 원의 2.2%에 불과하며, 보건복지 일반회계 예산 38조 3,079억 원 대비 3.6%에 해당한다.

 

2018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서 아동청소년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약 148.8% 증가한 편성으로 보건복지부 소관 전체 사회복지예산 증가율 11.4%(본예산 대비, 추경예산 대비 9.8%)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0-5세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약 1조 1,009억 원)으로 인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오히려 일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취약계층아동 등 사례관리 예산의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편 사업으로의 이관과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사업, 아동정책조정 및 인권증진 사업, 모자보건사업 예산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세부사업 평가

요보호아동 보호·육성 사업

요보호아동자립지원 사업은 작년 대비 0.8% 증가하였으나 증가 수준이 미미하여 최근 몇 년 동안 예산 변화가 거의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1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지급의 차이가 크다. 자립정착금이 최대 500만 원이다보니 요보호아동이 현실적으로 자립하는데 한계가 있다.

 

중앙입양원 운영지원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이 2017년 약 55억 원에서 약 58억 원으로 5% 정도 증액되어, 헤이그 아동입양 협약 가입에 따른 입양인의 권익보호와 사후관리를 위한 노력을 일정부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정위탁 지원 운영 사업관련 예산은 2017년 약 12억 원에서 소폭 상승하였으며 주로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운영과 위탁아동 상해보험료 및 심리치료비 지원에 한정된다. 요보호아동에 대한 시설보호 중심에서 지역사회보호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정위탁보호업무가 지방정부로 이양되어 가정위탁 아동과 위탁가정에 대한 서비스를 위한 충분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사업으로 이양된 아동시설보호 사업의 경우도 지역 간에 서비스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국고보조사업으로의 환원을 통해 요보호 아동보호와 관련된 중앙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아동발달지원계좌 사업은 2017년 약 173억 원에서 2018년 약 195억 원으로 예산이 13.1% 증편되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기초수급가정 아동의 가입 연령 확대(12~17세 이하) 및 신규가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18세 미만의 요보호 아동 및 저소득층 아동을 포괄하는 사회투자 대책으로서의 모습을 일정부분 갖추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동복지지원

지역아동센터 지원은 5.4% 증가하여 1,542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이는 사회투자적 효과를 거두기 위한 보편적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 증액이라기보다는 지역아동센터 수 증가로 인한 자연증가분만을 고려한 예산편성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방과후 돌봄서비스 체계의 전반적인 개편을 전제로 한 예산편성이 요구된다.

 

취약계층아동 등 사례관리는 2018년부터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사업으로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중 취약계층 아동통합서비스 지원 예산은 전년과 동일하다. 한편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사업은 아동·노인·보건·자활 등 분야별 사례관리 사업간의 연계·협력 체계 구축하여 지역단위의 통합 사례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예산 전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지원 사업은 예산이 2017년 230억 원에서 2018년 178억 원으로 22.7%% 삭감되었다. 삭감액 중 일부는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이 여성가족부로 이관됨으로써 발생한 것이나, 나머지 부분은 기저귀 지원사업의 대상자 중 실제 수혜자의 감소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국회 지적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사업대상자에 대한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사업의 수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동청소년 정책

아동정책조정 및 인권증진과 관련된 예산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대부분이 아동인권 증진 지원사업 중 지난해에 구축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관련 예산 축소와 관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권리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 관련된 예산은 여전히 비중이 높아 않아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이행 및 이를 통한 아동권리보호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예산편성이 필요할 것이다. 

 

0~5세 아동 모두를 대상으로 한 아동수당 지급을 위해 새로이 1조 1,009억 원의 예산이 신규로 편성되었다. 그간 보편적 아동권리 보장 및 저출산·고령화 대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져 왔던 아동수당제도의 실시는 그간 요보호아동 대상의 선별적 복지에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그러나 재원을 중앙과 지방매칭으로 제한하고, 0~5세 아동만으로 대상을 한정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후 18세(또는 16세)이하 모든 연령의 아동으로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여 모든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예산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

 

한편, 다함께 돌봄 사업 예산으로 약 9억 원이 신규 편성되었다. 0~12세 아동의 돌봄을 위해 지역사회내의 공동육아·돌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존 교육부나 여성가족부, 그리고 복지부 내의 아동돌봄 인프라와의 연계 및 역할분담에 대한 고려와 예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 부분

모자보건사업은 2017년 약 703억 원에서 2018년 약 138억 원으로 약 80% 감소하였다. 이는 대부분 난임부부 지원사업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됨에 따라 예산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예방접종 예산은 2017년 약 2,442억 원에서 2018년 약 2,596억 원으로 약 6.3%로 증가하였고, 증가예산의 대부분은 초등학생, 어린이집·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독감 국가예방접종 실시로 인한 것이다. 

 

기타 기금사업

아동복지시설 아동치료·재활지원사업, 요보호아동 그룹홈 운영지원, 입양아동 가족지원, 아동복지시설 기능보강 사업 등은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에서,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 및 지원사업은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서 예산이 책정되고 있다. 사업의 성격상 소관부서인 보건복지부 일반회계 예산이 아니라 타부서의 기금으로부터 예산이 집행됨으로 인해 안정적인 예산의 확보가 쉽지 않다. 실제 이와 같은 기금으로부터 지원되는 예산은 2017년 619억 원에서 2018년 626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욕구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사업의 효과적인 운영과 이를 위한 안정적인 예산의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사업의 예산이 보건복지부의 일반회계 예산으로 편성되어 운용될 필요성이 있다. 

 

한편 기금관련 예산을 사업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아동복지시설 아동치료·재활지원사업의 경우 2017년 8억 9천만 원에서 2018년 약 10억 원으로 약 16.0%가 증가하였으나, 배정된 예산으로는 추정된 위기대상아동 약 5,800명 중 약 700명만 사업대상이 될 수 있어 추후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더불어 요보호아동 그룹홈 운영지원 예산의 경우 2017년 약 164억 원에서 2018년 약 175억 원으로 약 1.7% 소폭 증가하였으나, 유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시설보호 사업이나 타 사회복지 관련 사업 등과 비교해 종사자의 처우 및 운영비가 매우 낮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추가적인 예산배정이 필요하다.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관련 예산은 2017년 183억 원에서 2018년 약 187억 원으로 2.4% 소폭 상승하였으며, 이는 1개소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신규설립(3억 원)으로 인한 것이다. 아동학대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상황에서,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복지법에 규정된 최소한의 인프라(아동보호전문기관 및 피해아동쉼터 등)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사업 예산이 여전히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복권기금(피해아동쉼터) 등 타 부서의 기금으로 편성되고 있어, 노인학대 예방(노인보호전문기관)과 같이 소관부서인 보건복지부의 일반예산으로의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결론

0-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아동수당제도 도입을 위해 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0-5세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으로 보육서비스를 비롯하여 보편적 아동·가족 지원정책의 기본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재원을 중앙과 지방매칭으로 제한한 점은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며, 예산 심의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이후 대상아동을 18세 이하 모든 아동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아동·청소년분야 예산은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노인, 장애인분야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절대액 및 상대적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8년의 경우 아동수당관련 예산을 제외하고, 기존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예산은 대상아동수 증가에 따른 자연증가분 이외에 큰 변화가 없어 요보호 아동·청소년 복지향상을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의지와 노력의 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이후 지방분권으로 지방정부에 이양된 사업 중 2015년부터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된 장애인, 노인양로시설 운영사업과 달리 아동복지 관련 시설 운영 및 위탁가정 지원 관련 예산은 여전히 국고보조사업 환원에서 배제되어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보육서비스, 노인복지 등의 확대로 인한 재정 부담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가 전반적인 복지 예산부족을 겪고 있고, 지역 간 재정 상황의 차이에 따라 서비스의 불균형 등이 나타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아동양육시설, 지역 가정위탁지원센터 등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가족이나 교사 등에 의해 발생한 아동학대사건으로 인해 아동보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아동학대예방 및 피해아동 지원을 위해 체계적인 아동보호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관련된 예산이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으로 충당되고 있어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따라서 관련 사업 예산을 소관부서인 보건복지부의 일반회계 예산으로 전환하여 안정적인 사업의 추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외 보건복지부 소관 사업이나 타 부서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요보호아동 그룹홈 운영지원 등 요보호아동 관련예산도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할 필요성이 있다. 

 

수, 2017/11/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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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보육 분야

 

김진석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예산과 기금을 모두 포함한 보건복지부의 총 예산은 64조 2,416억 원으로 작년의 추경예산 58조 5,333억 원 대비 약 9.8%(5조 7,083억 원) 증가되었다. 보건복지부 총 지출을 예산과 기금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예산은 2017년 기준 34조 5,757억 원에서 2018년 38조 7,9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4조 2,160억 원) 증가하였다.

 

전체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보육예산이 차지하는 예산은 2017년 추경예산 기준 5조 4,068억 원에서 2018년 5조 4,039억 원으로 0.1%(29억 원) 감소하였다.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이 작년 대비 9.8% 증가한 점에 비추어봤을 때, 보육분야의 예산은 절대 액수에서는 29억 원 정도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보건복지부 총 예산에서 보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9.2% 수준에서 올해 예산안 기준 8.4%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항목별 비중을 보면 먼저 무상보육정책과 관련하여 바우처 방식으로 지급되는 영유아보육료 지원과 부모에게 직접 지급되는 가정양육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이 전체 보육 예산의 각각 58.6%와 20.2%를 차지하여 전체 보육예산의 78.7%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공공책임보육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예산이라 할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어린이집 기능보강과 같은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각각 1.3%와 0.1%에 머물러 전체 보육예산의 2% 미만이다. 다만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예산이 작년의 428억 원에 비해 올해 714억 원으로 67% 증가한 점이 특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보육 인프라 구축에 비해 무상보육정책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불균형한 보육예산 운용 방식은 여전히 한계로 남아있다.

 

 

세부사업 평가

영유아보육료 지원

영유아보육료 지원은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구분하고 이 중 종일반의 규모를 전체 이용자의 77.5%로 가정하였음. 지원단가의 측면에서 종일반의 경우 부모보육료와 기본보육료를 1.8% 인상하였고, 맞춤반의 경우 부모보육료는 작년과 동일하게 하되 기본보육료는 종일반과 동일하게 조정하였다. 이와 같은 지원단가의 상승요인에 따라 만 0-2세 보육료의 지원대상이 2017년 738천 명에서 2018년 (예상)717천 명으로 자연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규모는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맞춤반 이용아동 (160천 명 예상)의 월 이용시간이 13.5시간으로 조정됨(2017년 15시간/월)에 따라 지원단가도 현재 월 6만 원에서 2018년 5만 4,000원으로 조정되었고 2017년에 비해 긴급보육바우처 이용아동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가정했음에도 (2017년 146천 명 예상) 불구하고 총 소요예산은 소폭 감소하였다. 

 

어린이집 확충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어린이집 확충 예산이 대폭 증가한 부분은 2018년 보육예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이는 2017년에 비해 67% 증가한 713억 8,400만 원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15년까지 1년에 국공립어린이집 150개소 신축을 목표로 예산을 책정하던 것을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축소해오던 최근 경향과 반대되는 예산계획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의 신축은 2017년의 90개소에서 112개소로 25% 증가하였으며, 공동주택리모델링의 경우 90개소에서 225개소로 150% 증가한 규모이다. 뿐만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중앙정부차원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장기임차 방식의 확충을 113개로 책정하여 총 450개소의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국공립어린이집 신축의 경우, 기준 면적이 대폭 상향조정됨에 따라 개소당 지원금액이 두 배 가까이 상향조정되었으며, 공동주택리모델링을 위한 예산도 기존 개소당 2,5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상향조정되어 지원수준을 현실화한 점이 특징적이다. 올해 신규로 시도되고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장기임차는 개소당 1억 5백만 원 수준의 예산이 책정되어 비용측면에서 신축과 공동주택리모델링의 중간에 위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집기능보강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 어린이집에 증개축, 개보수 등 환경개선 지원’을 위해 투여되는 예산인 어린이집 기능보강 예산이 2017년에 이어 2018년 예산에도 전년 대비 10% 감소한 58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로써 관련 예산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육사업관리

보육사업관리와 관련한 예산이 전년 대비 21% 가량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육통합정보시스템 관리 비용이 2017년에 비해 약 35%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육통합정보시스템 기능개선 및 고도화를 통한 보육행정 간소화를 통해 지자체 및 어린이집의 행정부담 경감을 위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국민 참여 제안을 반영한 어린이집 등하원 자동알림서비스 ISP 신규 실시를 위한 예산이 책정된 것이 특징적이다. 

 

보육실태조사

3년 주기 법정 정기조사인 보육실태조사를 위한 예산 7억 원이 편성되었다. 

 

공공형어린이집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원단가도 상승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규모도 기존 2,150에 더해 2018년 150개소 신규 지정 및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공공보육인프라 확충의 정책 방향과 정합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보육교직원 인건비 및 운영지원

0-2세 영아반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한 보조교사 확대와 보육교사 연가 및 보수교육 참석 지원을 위한 대체교사 확대에 대한 계획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예산에는 인력 확충을 위한 계획이 반영되어 있지 않음.

 

 

결론

공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업의 규모와 그에 상응하는 예산이 예년에 비해 상당 수준 증가한 점이 긍정적이다. 또한 기존의 신축 중심이 확충계획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규모를 대폭 확대한 점이나 장기임차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리모델링과 장기임차의 경우 사업수행의 용이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공보육인프라 확충과제의 시급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나, 결과적으로 한시적인 조치이므로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육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규모가 전체 보육예산의 2%에 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점진적 접근으로는 공공보육인프라 확충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보육인프라 확대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보육인프라 확충을 위한 획기적인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다. 2027년까지 어린이집 개소수 기준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연 평균 859개 정도의 신규 어린이집 확보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했을 때, 현재의 확충규모와 확충방식은 여전히 재검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형어린이집의 지속적인 확대 기조는 보육의 공공책임성 강화와 양질의 보육서비스 제공이라는 보육정책의 큰 방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수 민간·가정 등 어린이집의 운영비 지원을 통해 보육의 공공성 확보 및 보육서비스 질 제고’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인 150개소 추가 지정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어린이집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질 제고를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지만 선정 및 운영기준, 사후관리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함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만큼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효과성의 측면에서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수, 2017/11/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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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기초보장 분야

 

김성욱 |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기초생활보장예산은 2015년 7월 1일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에 따라 주거급여는 국토부로, 교육급여는 교육부로 각각 이관·분산되었으나, 본 분석에서는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2018년 기초생활보장예산은 생계급여(3조 7,216억 원), 주거급여(1조 1,252억 원), 교육급여(1,312억 원), 의료급여(5조 3,466억 원), 긴급복지(1,113억 원), 자활지원(4,735억 원), 취약계층 의료비지원(2,984억 원) 등 총 11조 3,165억 원으로 편성되었으며, 전년 추경예산 대비 3.21% 증가하였다.

 

 

기초생활보장예산은 2017년 대비 증가하고 급여수준도 소폭 향상되었다. 주거급여의 경우, 대통령 공약 사항 이행 실현을 위해 가장 많은 예산이 편성되었다. 그러나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2017년 복지축소를 일부 만회하는 정도의 인상분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사업 평가

생계급여

기초생활급여의 가장 많은 비중은 생계급여이며, 전체 기초생활급여 중 73.2%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22.1%를 차지하는 주거급여 순으로 나타난다. 

 

생계급여는 2018년 3조 7,216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고, 2016년 대비 378억 원, 1.0% 증가한 것이다. 내년 기준 중위소득 1.16%(5만 2,000원) 인상에 따른 급여수준의 상승과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을 반영한 예산이다. 생계수급액은 가구당 연 457만 원(전년대비 1.78%, 8만 원 상승), 개인당 연 295만 원(1.72%, 5만 원 상승)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2017년 대비 수급자수를 감소 추계하여 반영한 결과로 판단된다. 2018년 수급자 수를 2017년에 비해 1만 명, 6,000 가구 적은 126만 명, 81만 4,000 가구로 계측하였다. 결국 생계급여 예산은 생계급여 수준 확대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반영되지 않은 소극적 예산 편성이라 볼 수 있다.

 

주거급여

국토교통부로 이관된 주거급여의 경우 2017년 대비 18.81% 인상된 1조 1,252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이는 내년 10월부터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면서 신규수급가구가 약 65%(58만 가구)가 증가한 최대 136만 9,000 가구로 예상(‘18.9월까지는 83만 1,000 가구)된 데 따른 결과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따른 신규 수급자의 월평균지급액을 산정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신규 수급자의 월평균지급액을 기존 수급자의 약 77.9%로 산정하였는데 이는 신규 수급자를 생계급여기준(기준 중위소득 30%)을 초과해 자기부담률이 존재하는 가구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통해 유입되는 신규 수급자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급여

교육부로 이관된 교육급여는 2.36% 인상된 1,312억 원이 편성되었다. 학생수가 2.84% 감소하지만 초중고 부교재비, 학용품비, 교과서대의 단가인상과 그간 배제되어 왔던 초등학용품비 신설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1인당 평균 연 34만 7,400원으로 2017년 1인당 평균 지급액 32만 9,700원에 비해 약 1만 7,700원 인상된 금액이다. 

 

의료급여

의료급여는 2016년에 비해 1.98% 인상된 5조 3,466억 원이 편성되었다. 의료급여 수급자 진료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따른 추가 진료비, 1종 외래본인부담금 지원, 본인부담 보상금 및 상한액 지원비, 북한이탈주민 취업특례자 진료비 등 대부분의 세목에서 증가를 보인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의료급여 1종은 수급대상자가 전년보다 증가하고, 단가도 8.1% 인상된 반면 의료급여 2종, 타법 1종 대상자의 지급 단가가 각각 9.2%, 8.1% 인상되었지만 수급자수는 감소 추계하였다. 또한 매년 국회에서 지적되어 온 진료비 미지급금의 경우 올해 4,671억 원(추경포함)에 비해 대폭 감소된 1,387억 원으로, 내년에도 국회에 추경을 요청하게 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예산수립 관행에 대한 합리적 개선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긴급복지지원

긴급복지지원은 내년에도 큰 폭으로 삭감된 1,113억 원이 편성되었는데, 작년대비 8.24%, 100억 원이 감액되었다. 2015년, 2016년 집행률이 10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2018년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예산 편성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요구된다. 

 

긴급복지지원사업은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대상자에게 충분한 재정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복지지원사업은 ‘위기상황’이라는 모호한 정의로 인해 신청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지원 수준이 지나치게 한시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2006년부터 도입 된 긴급복지지원제도는 매년 일정치 않은 예산이 편성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다음해에 예산이 크게 늘었다가 논란이 없으면 축소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발생 이후 2015년 급격히 예산이 증가하였고 이후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자활지원

자활지원은 자활사업, 생업자금이차 및 손실보전금,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의 탈수급지원, 근로능력심사 및 평가운영 예산으로 구분된다. 그 중 자활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9.63% 인상된 3,756억 원이 편성되었다. 이는 자활지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활근로 급여단가의 인상과 급여대상의 증가(5,000명)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급여대상 증가는 이미 2017년 예산수립시 5,000명을 감축한 것을 회복시킨 것에 불과하다. 결국 2018년 예산이 2017년에 비해 증가한 것이나 2016년 결산액과 비교할 때 증가분은 2.47%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취약계층 의료비지원

취약계층 의료비지원은 장애인의료비지원,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차상위계층지원으로 구분되며, 2018년 예산은 2,9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인상률이 0.13%에 불과하다. 이는 저소득 장애인에 대한 의료비지원이 16.33% 감소 한 230억 원만 편성되었고,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은 전년과 동일하며, 차상위계층지원은 1.82% 소폭 인상되었다. 

 

그러나 장기적 경기침체와 실질가구소득의 감소, 노동시장 불안정성의 지속 등 차상위계층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대상자수를 2만 명 감소하여 추계한다면 향후 의료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전반적으로 기초보장 관련 예산은 증가했다. 그러나 대통령 공약사업인 주거급여를 제외하면 두드러진 예산액 증가나 프로그램적 개선은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2018년 예산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어 온 과소편성 경향과 향후 추경을 통해 부족분을 보충하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추경을 통해 부족분을 보충하는 관행에 대한 공론화 및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 

 

의료급여와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생계급여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인상과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에도 불구하고 급여의 ‘수준확대’를 위한 별도의 조치나 노력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또한 대통령 공약에 따라 부양의무자기준이 처음으로 폐지되는 주거급여의 경우, 신규 수급자의 월평균지급액이 기존 수급자에 비해 낮게 책정하여 예산이 과소추계 된 것으로 보여 예산 심의과정에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긴급복지지원의 불합리한 예산삭감과 차상위계층에 대한 의료비지원 대상의 축소는 과거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으로 확대된 비수급빈곤층 문제 해결을 위한 위기가구의 적극적 발굴 및 지원체계의 구축을 심각하게 훼손할 소지가 있다. 

 

2018년 10월부터 적용되는 일부 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그에 따른 급여 및 대상의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다만 현 정부 최초의 기초생활보장 부문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공약이행을 위한 주거급여 확대 외에 국정운영 철학과 방향성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광범위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없이 일부 프로그램상의 개선만 반영한 채 기존 사업을 관례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수세적인 예산이라 평가할 수 있다. 

 

수, 2017/11/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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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총론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전반적인 평가

현 정부는 경제정책 및 복지전략과 관련하여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론을 주창하였고 이는 내년인 2018년도 예산안에도 일정하게 반영되어 있다. 즉 현 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의 투자중점으로 ① 일자리 창출 및 질 개선, ② 소득주도성장 지원, ③ 혁신성장동력 확충, ④ 국민이 안전한 나라, ⑤ 인적자원 개발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소득주도성장」은 명시적으로 부각되어 있으며 반면 「포용적 복지국가」는 드러나 있지는 않다. 또한 다섯 가지 투자중점 중 일자리창출과 소득주도성장, 인적자원개발에 조금씩 흩어진 채로 포괄되어 있다. 

 

정부예산안의 편성기조를 2015년부터 2018년데 걸쳐 비교해보면 정부예산의 기조가 변화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도 알 수 있다(<표 1-1> 참조). 각년도 예산안의 기본방향과 재정개혁 기조를 보면 모든 연도에 성장동력 및 재정건전성 관련 기조가 언제나 포함됨을 볼 수 있다. 

 

이런 기조는 재정운영에서 늘 요구되는 기조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지구화‧탈산업화 및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더 많이 거론되는 것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 역시 지구화‧탈산업화 및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재정운용기조와 소득주도성장 및 포용적 복지국가의 기조 간 길항은 지속될 것이며 그 길항 속에서 어떤 균형을 취할 것인가가 정부와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성패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정부 예산안의 총지출 추이를 보면, 2014년 355.8조 원에서 2017년 400.5조 원으로 연평균 4.0%씩 증가하였으며 현 정부에 들어와서는 7.1% 증가 편성되어 내년도 정부예산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액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예산이 12개 분야별로 어떻게 배분되어왔는가 그 추이를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문화‧체육‧관광’ 분야로 연평균증가율이 8.5%로 총지출의 연평균증가율 4.0%의 2배 이상이다. 이 분야 예산은 내년에 8.7% 감액됨으로써 크게 삭감되었다. 

 

2014~2017년 간 문화‧체육‧관광분야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던 분야는 ‘보건‧복지‧노동’분야이며 연평균증가율이 6.8%에 달하는데 내년인 2018년 예산에서는 12.9% 증가하도록 편성되었다. 결국 2014년 정부 총지출예산에서 29.9%에 달하던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은 2018년에는 34.1%를 차지하게 되었다.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 중 일자리 예산은 이전 정권에서도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는데(연평균증가율 9.0%) 2018년 예산에서의 증가율은 일자리창출 기조를 반영하여 그보다 더 높은 12.3%로 잡혔다. 그 외 교육예산(11.7%)과 일반‧지방행정예산(10.0%)이 큰 폭으로 증액되었고, 반면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 외에 SOC예산(19.9%)과 환경예산(1.4%)이 삭감되었다. 

 

한국사회는 이미 1990년대 중반 경부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1997년 외환위기로 가속화하였지만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대외의존성은 심화하는 한편 내수(內需)가 진작되지 못하고 분배는 계속 악화하여 갔으며 노동력(인적자본)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로 변모하였고 그 결과는 OECD 최저의 출산율과 OECD 최고의 노인자살률, 노인빈곤율이 10여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지난 보수정부 집권기 동안 우리사회가 이와 같은 양극화와 그로 인한 결과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기울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성장과 재정건전성 확보 위주로 재정을 편성한 상태에서 복지재정을 부수적으로 추가하는 기조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복지를 배제한 예산구조를 짜 놓고 복지를 늘리면 그것이 세입이나 세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사후적으로 따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재정활동의 기본방향 자체를 복지와 사람을 중심으로 재편되게끔 근본적으로 구조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성장도 그리고 재정건전성도 그것들이 사람과 사람의 삶(복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의 측면에서 평가받는 그런 재정구조와 재정운용기조로 전환해야 한다. 

 

현 정부의 2018년도 예산안이 이러한 전환을 한꺼번에 이루어낼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과 재정건전성은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적 요구라는 점에서 이것을 소홀히 하지 않되 이들이 복지와 사람을 중심으로 재정구조와 운용기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방해가 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부적인 평가

2018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은 약 64.2조 원으로 2017년 57.7조 원 대비 11.4% 증가(추경 대비로는 9.8% 증가)하여 정부전체 총지출예산 증가율 7.1%보다 증가율이 높으며,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복지예산) 146.2조 원의 증가율 12.9%보다는 약간 낮다. 2018년도 복지부의 총지출 예산 64.2조 원은 정부전체의 총지출 429조 원 대비 15.0%에 달하고, 복지예산 146.2조 원의 43.9%에 달하는 규모로 편성되었다.

 

2018년도 복지부 총지출예산 64.2조 원을 복지부 정책의 하위분야별로 보면 보육‧가족 및 여성 예산(추경 대비 18.9%)과 노인예산(추경 대비 19.5%)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사회복지일반 예산의 증가율이 실제로는 가장 크지만 금액이 작음). 이는 포용적 복지국가의 실현을 반영하여 신설되거나 증액된 대표적인 사업인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이 이들 예산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기초생활보장 일부 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2018년 10월부터), 주거급여 확대, 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국가치매책임제 시행과 노인일자리 사업 확대, 장애인연금 급여인상 등으로 관련 예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 외에 아쉬운 대목도 발견된다. 

 

예컨대, 긴급복지지원예산의 경우는 정부예산편성에서는 감액편성한 후 나중에 추경으로 이를 보충하는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아직도 비수급빈곤층과 같은 사각지대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추경으로 보충하겠다는 태도여서 포용적 복지국가의 기조와도 맞지 않으며 예산편성관행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공보육인프라예산의 확충은 긍정적이나 여전히 그 예산비중이 전체 보육예산의 2% 정도에 그치는 등 부족한 점이 있어 개선의 여지가 있고, 또 공공형어린이집 확대는 보육공공성 확보라는 정책기조에 비추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다. 

 

그리고 노인분야에서는 국가치매책임제와 관련하여 확충되는 치매안심센터 등의 시설인프라 외에 치매노인에 대한 인간적인 돌봄 모델 개발과 관련인력 교육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예산의 증액 등 보다 세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학대피해노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예산의 증액 등의 조정이 있어야 한다. 

 

보건의료에 있어서는 문재인 케어가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소요재정 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지원금을 법률의 규정대로 전액 편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전 정부 때 자행되어온 위법과 적폐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문재인 케어의 성공을 위한 초석으로서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장애인 예산에서는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장애인소득보장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예산이 거주시설지원 예산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며 이러한 기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지원예산이 감액 편성된 것은 아쉬운 점이 있다. 

 

이와 함께 내년도 복지부 예산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는 각 분야의 사례관리사업을 ‘사례관리 지원체계 개선’ 사업으로 통합하여 2,229억 원을 신규로 편성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2000년대 초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공공복지전달체계를 강화해온 데 따른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공공전달체계에 관련된 복지부 사업으로는 사례관리지원체계 개선사업(2,229억 원) 외에 지역복지사업평가(40억 원),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203억 원),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703억 원), 사회보장정보원 운영(656억 원, 정보화 포함) 등도 있어 관련예산의 규모가 개략적으로 봐도 3,800억 원을 상회한다. 

 

이 외에 전달체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우처 사업 관련 운영예산과 시설평가 관련예산, 민간복지기관 지원예산 등 민간전달체계 및 공사전달체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의 예산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전달체계(공공, 민간 및 공공과 민간의 관계)에 관련된 예산은 전체적으로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다(아동, 노인, 장애인 등 각 분야의 민간기관 관련예산을 제외한 것임). 

 

현재 한국의 사회복지에서 특히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정부가 사례관리지원체계 개선사업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다만 이와 관련된 정부의 전달체계 구축 정책이 그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민간중심적 전달체계의 조정과 연관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민간부문과 협조할 부분과 민간부문을 대체할 부분을 면밀히 분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부문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 2017/11/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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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보영 |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이제 집권 반 년째를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70% 내외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의 문민정부로 초반부터 금융실명제 실시와 역사바로세우기 등 숨 가쁘게 달렸던 김영삼 정부를 제외하면 최고 기록이다. 특히나 2000년대 이후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모두 초반 지지율 급략을 피하지 못해왔던 터라 이 기록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흔하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비효과 덕이라고 말한다.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엉망이었으니 누가해도 그 것보다는 나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것 역시 부담요인이다. 또한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권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악조건도 있었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소통행보, 몇몇 상징적이고 과감한 인사, 의외로 속도감 있는 개혁추진 등 집권 초반의 국정운영이 적어도 국민의 눈에는 만족스러워 보인다는 평가를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초반의 높은 지지율이 성공적인 정부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IMF 구제금융을 불러들였던 김영삼 정부의 사례는 여전히 뇌리에 깊다. 공교롭게도 민주당 정부의 시작은 그렇게 우리 경제와 사회의 내리막길에서 시작되었다. 다행히 구제금융은 빨리 벗어났어도 이어진 노무현 정부는 가장 탈권위적인 정부였지만 국민들은 지속적인 삶의 악화를 경험했었다. 이후 경제만은 잘할 것 같았던 보수 정부 10년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삶이 나아지지도 않았고, 민주주의마저도 후퇴하고 말았다. 사실 지난 촛불광장의 함성은 단지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양극화, 저출산, 청년실업, 비정규직, 가계부채 등 10년 가까이 켜켜이 쌓인 절망은 최소한의 정당성마저 무너진 정부를 맞닥뜨리자 누르기 어려운 분노가 되었다.

 

이제는 다시들 일상에서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다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정부로서 출범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득주도 성장’, ‘비정규직 제로’,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등 과거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선언하였고, 그 의지에 대한 신뢰가 높은 지지율의 기초일 것이다. 하지만 의지에서 실제 구현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여정은 지난하다. 대통령의 의지라도 다양한 변수가 고려된 정밀한 대안과 전략이 없다면 선언의 기억은 실망으로 돌아올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 “아이만 낳으면 나라가 키우겠다”고 한 말을 기억하지만 세계 최저 출산율이 여전한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국정목표로 제시했다. 그 5개년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

 

국정목표를 구현하는 첫 번째 허들은 예산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권의 의지가 실제로 얼마나 정부의 관료들에게 투과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인수과정도 제대로 없었던 문재인 정부의 첫 공식 예산으로 많은 기대를 하긴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예산이 집행되고 나면 벌써 5년 임기의 절반에 가까워진다. 단임제 대통령의 집권 중반 이후가 어떤 의미인지 이미 익숙한 터이다. 그래서 이 첫 예산은 더 이상 집권 초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집권 전반의 운명과도 관계되는 가늠자가 된다. 기초보장, 보육, 아동·청소년, 노인, 보건의료, 장애인 등 사회복지 예산에서 볼 수 있는 가늠자는 과연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가리키고 있는가. 최종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수, 2017/11/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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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8년 1월 제231호_이은주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기획주제

미래세대의 미래

기획1 생애초기 교육 불평등

          김기헌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획2 왜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는가
          이은선 | 울산총학생회장단연합(UHAS) 대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상임공동대표

기획3 청년, 불평등 사회와 마주하다
          민선영 | 청년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동향

동향1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의 몇 가지 문제들
          변혜진 |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

동향2 보호종결아동 자립 현황과 대안
          김형모 | 한국아동복지학회 회장,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톡

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복지칼럼

공공성, 주민자치, 그리고 시민사회 |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생생복지

대한민국 아동방치사건 | 사회복지연대

월, 2018/01/0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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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동방치사건

아동'수'로 지역아동센터를 문 닫게 하는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연대

 

 

지난 겨울 ‘이게 나라냐’는 분노로, 때로는 절규로 거리를 가득 채웠던 촛불은 불평등 속에서 인내해야했던 많은 시민들의 염원이었다. 그렇기에 장미대선은 희망이었고 삶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복지에는 그 희망이 여전히 옅은 것 같아 아쉽다.

 

이런 아쉬움에는 최근 아동수당 축소를 비롯한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국가의 미래인 ‘아동’과 관련한 복지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동에게도 복지에 대한 권리, 교육받을 권리,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이전 정부의 흔적과 정리되지 못한 행정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아동들이 방치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져있다.

바로,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지역아동센터 통폐합에 대한 지침 때문이다.

 

 

<표 1-1>의 내용은 2017년 초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마련한 지침이다. 센터의 운영을 위해 여러 측면을 고려할 순 있으나 단순히 아동의 수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중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는‘저출산 고령화’라는 말이 너무도 익숙하다. 고령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표 1-2>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7대 특·광역시 모두 지난 5년 동안 아동인구수가 감소했으며 이동인구 비율도 평균 2% 정도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은 총 인구 감소보다 아동인구 감소가 더 많았다.

 

이에 인구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항의성격의 문의를 보건복지부에 한 결과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 “센터가 문을 닫으면 다른 센터로 이동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답변을 받았다. 또 보건복지부는 2018년도 새로 만들어질 문재인 정부의 지침에서도 통폐합조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내년, 부산에서만 28개의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닫을 위험에 놓인다. 아동의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돌봄을 받아야할 아동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데 정부는 무책임하게도 다른 기관을 이용하면 된다고 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복지가 여전히 뒷전인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모습이다. 불평등 속에서, 정부·정책의 부재 속에 살아야했던 국민들은 다양한 욕구로 지금 정부에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복지분야에서는 이에 제대로 응답하기는커녕 적폐조차 바꾸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큰 문제가 숨어있다. 바로 돌봄에 대한 ‘책임’ 주체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지역아동센터 뿐만 아니라 초등돌봄교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 각각 성격이 다르지만 유사한 돌봄기관이 세 개나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 공부방을 제도화하여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관할 기관이며 초등돌봄교실은 이명박 정부 만들어진 교육부 관할,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박근혜 정부 만들어진 여성가족부 관할의 기관이다. 각 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임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담당부서는 제각각이다. 바로 여기서 책임의 부재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UN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아동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다. 제3조의 내용처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활동에서 국가와 가족, 모든 책임 있는 기관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보장해야함을 의무로 가지고 있다.

 

아동의 권리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체계를 만드는 것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이러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관할 부처가 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로 나누어진 상황은 이에 적절한 모습이 아니다. 행정부처가 달라 기본적인 통계도 정확하지 않다는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도 이러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의무도, 책임도 잊은 채 어쩌면 지금도 정책 속에서 아동을 방치하고 있는 지금 우리사회의 복지는 ‘이게 나라냐’는 부르짖음에 여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존재하며 그 삶을 바꾸기 위해 복지가 해야 할 것들이 쌓여있다.

 

무엇이 답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요즘이지만 사회복지연대는 늘 그랬듯이 답을 찾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 아동방치사건이 발생하지 않길 소망한다.

월, 2018/01/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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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주민자치, 그리고 시민사회

 

 

김형용 |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혁신과 공공성

한국사회의 현 과제는 무엇보다도 사회공공성 확보이다. 지난 정부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비합리성과 전근대성 그리고 이에 따른 적폐청산이 의미하는 바는 국가 운영의 합리화 또는 현대화이며 이는 여전히 민주주의 공고화의 과제와 일치한다. 정치적 영역에서의 민주주의는 주권자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 책무에 대한 강제와 감시 그리고 참여를 통한 공공복리의 구현이다. 따라서 공공성 회복은 사익을 위해 통치되었던 국가를 다시 공익 조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성은 시장 vs. 국가의 이분법 구도에서 사회권 보장 국가, 즉 복지국가를 확대하는 정책으로 지지되었다. 예컨대 공공인프라를 구축하고, 공적소득보장을 확대하며, 공공 전달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논의로 이어진다. 이는 특히 노동양극화와 가족해체 등 사회위기를 가족이 전적으로 책임지던 한국사회의 국가 최소개입주의에 대한 반성임과 동시에 사회투자를 통한 장기적 성장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사회는 그 동안 시장이 과도하게 국가와 시민사회 영역을 침범해 왔고, 이윤추구 시장을 규제하는 국가의 역할 또한 매우 미미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즉 복지국가는 사회공공성을 확보하는 최우선 전략이다.

 

복지 전달체계가 사라진 분권과 자치

지난 10월 26일 행정안전부는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내년 1월초까지 지역별 토론회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정리하여 로드맵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으로 완성할 계획이다(행정안전부, 2017). 로드맵은 5대 분야 30대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그 중 지방이양, 재정분권, 자치단체 역량제고,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와 함께 풀뿌리 주민자치가 5대 분야에 포함되었고(표 1-1), 풀뿌리 주민자치 세부과제로 혁신읍면동이 포함되었다. 이는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 지난 8월 발표한 ‘내 삶을 바꾸는 공공서비스 플랫폼’(읍·면·동 주민센터를 주민이 원하는 공공서비스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리고 공공서비스 플랫폼 계획은 당초 서울시의 복지혁신인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가 그 원형이었다. 

 

 

서울시의 찾동은 단지 주민센터를 주민자치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보장의 증진을 위해 공공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목표가 구체화된 체계다. 대규모 공공인력을 투입하여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민관협력을 통한 복지전달체계를 혁신하는 것이었다(이태수 외, 2017).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공공서비스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주민센터는 주민이 원하고, 주민이 결정한 정책과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찾동의 전국화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라는 점이 명확히 제시되었지만, 공공복지 전달체계 개편의 주무 부처가 행정안전부로 정해지면서 혁신읍면동으로 그 방향이 확정되었다. 물론 혁신읍면동의 세부방안으로 보건복지 및 방문건강서비스 인력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표 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업의 핵심 목표와 대부분의 키워드는 주민자치 그리고 마을자치이다. 이로써 공공복지 전달체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추진과제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강혜규, 2017). 이러한 우려는 이미 서울시의 찾동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예견되었던 바이다. 복지생태계 구축이 주민에 의한 복지로, 주민공동체의 관치화로 뒤덮이면서 갈등의 소지를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김보영, 2017).

 

공공성: 인민, 의사소통, 공공복리 

물론 공공성 회복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것, 즉 국가를 정상화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공성의 정의는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공개적인 의사소통 절차를 통하여 공공복리를 추구하는 속성’이다(조한상, 2010). 세 가지 구성요인은 순차적으로 각 요소를 필수 조건으로 한다. 즉, 무엇이 공공복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사회 각 구성원들의 주장과 합의에 따라 공공복리를 확인하는 공론장을 필요로 한다. 국가가 일방적으로 규정한 공공복리가 사회권 보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례는 국내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한편 공론장은 언제나 왜곡되기 쉬운 정치의 장이다. 오픈 공간에서 참여자의 발언이 사익의 경연장인 경우도 많고, 권력의 배치에 따라 공론과는 거리가 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쉽다. 따라서 공론장에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해야 하고 이들의 독립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야 공론장의 의사소통이 비로소 공론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현재 한국사회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 번째 요건(공공복리)이 두 번째 요소(공론장)를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다. 즉 시민사회조차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과제 하에 국가의 공공부문을 과도하게 주목하고 있어, 시민사회의 공론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시민사회가 국가부문에 밀착하면서 제도화 현상을 보이면 (동일화 현상), 이는 비공식 생활세계에 기반한 자율적 공론장을 국가에 넘겨주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시민사회 공론장이라는 두 번째 요소가 첫 번째 요소인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반영하는지 여부도 반문할 필요가 있다. 공론장에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과연 존재하는가, 인민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개인이었는가라는 말이다. 공유재의 자율적 관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어촌계나 농촌계의 경우, 우리사회에서는 불평등한 위계와 배타성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지적되어 왔다. 반공주의와 성장주의로 점철된 지난 수십 년 역사가 개인을 억압해 온 결과, 분리와 차별의 공동체가 우리 공론장의 특성이 된 것이다. 결국 공공성은 적극적인 민주주의 과제이며, 분권화된 민주주의가 먼저 발현되어야 한다. 서구 복지국가의 구성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복지국가는 당초 공유재(common goods)를 관리하는 국가이며, 계급 간, 지역 간 이해가 대타협에 의해 집합적 소비와 연대를 이루어낸 사회체제이다. 

  

분권과 자치의 함정 : 마을은 마을답게, 나라 걱정은 하지 말기

주민자치의 당위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먼저 한국사회의 왜곡된 시민사회라는 토양을 고려해야 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없고, 공론장이 왜곡되었다면, 어떻게 이들에게 공공복리를 맡길 수 있는가? 시민사회가 정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집행에 협력할 수 있고, 자치 역량은 경험으로부터 성장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동안 서울은 행정이 문턱을 낮추어서 시민참여가 활성화되었고, 이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모임의 변화, 그리고 관계망의 형성이라는 매우 가치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관주도라는 비판과 달리 소규모 주민자치모임에서 점증적인 발전단계를 지원함으로서 주민들의 의제선정, 참여, 기금모금, 마을계획, 변화추구 등 주민역량 강화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자치 경험’을 늘리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왜곡된 시민사회 맥락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해방과 함께 억압된 시민사회, 국가에 의해 순치된 시민사회였다. 반공 히스테리와 ‘완장’에 대한 기억(공론장에 나오면 다친다)은 오랫동안 한국 시민사회의 질곡이었다. 억압된 시민사회의 동전의 양면으로 전투적 시민사회도 존재했다. 이들은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연합으로 87 민주화 혁명을 이끌어내었다. 그러나 억압-반동의 변증법은 시민사회 영역의 점진적 성숙을 이끌어 내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과정이었다. 시민사회조직의 폭발적 성장(1990년대) 시기에서도 한국 시민사회의 맥락은 분화의 딜레마들을 양산하였다. 노동과 삶이 분리된 시민사회는 대표적으로 전문가 중심의 정책집단, 중앙화된 의사결정 중심의 시민사회단체를 만들어냈다. 또한 민주정부 시기, 국가와 시민사회 조직의 파트너쉽은 시민사회가 관과 유착되거나 서비스공급조직 정도로 기능하도록 하는 변형을 가져왔다. 

 

‘시민없는 시민사회’와 달리, 국가로부터 독립된 ‘마을공동체’의 주민들은 다양한 영역 (생태, 육아 등)의 자조조직으로 성장하였으나 여전히 공익을 위한 자조조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마을과 주민공동체의 관계는 ‘이익의 사유화와 비용의 사회화’로 간략히 요약될 수 있다.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노동과 생활을 지역에서 공유하는 이들이 아니라 생애주기 과정에서 요구되는 과업을 스스로 소비하고 흩어지는 외부인/내부인인 구조가 상당수이다. 결국 한국사회 맥락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주민활동가들이 관에 깊이 개입하거나 스스로 관료가 되고, 반면 지역사회에는 무자격자들이 완장을 차고 다니고, 관이 할 일에 협치라는 이름으로 민간자원을 동원한다는 비판도 어느 정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공공복리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경계해야 한다. 복지의 문제는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주민자치의 영역을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경향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주민자치는 그야말로 시민사회의 자치영역으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혁신읍면동은 행정기관이라서 지속적으로 국가사무를 자치적으로 해결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조직이 왜 제안된 공공복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읍면동은 사회보장의 최일선 조직인데 왜 주민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가? 전혀 타당한 근거가 없다. 영국의 빅소사이어티가 긴축을 위한 명분에 다름이 아니었다는 평가를 돌이켜 보면, 이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사적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우선적 역할이어야 한다. 지역사회 환경, 노동, 돌봄, 복지, 여성 등 다양한 이슈들의 공론이 없는 상태에서, 공공부문과의 파트너쉽이나 협치를 논의할 수 없다. 개인들의 독립된 목소리를 위한 장시간의 지역사회 숙의, 토론, 학습이 요구된다. 우리사회에서 풀뿌리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사회적 약자 집단 참여의 한계, 노동정치와 시민정치가 지역사회의 목소리로 충분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생활세계에서의 자율적 목소리가 조직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공공과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성장은 보편적인 공공복리보다는 참여 구성원들의 이해에 충실해야 한다. 자치적 활동을 확장하고 나서 공익에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 조직이 다루는 집합적 소비 영역 내에서 신뢰와 협동이 먼저인 것이다. 따라서 혁신읍면동은 주민자치를 위해서라도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자제해야 한다. 주민참여란 의사결정에 당사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이지, 이들의 활동이 공공사무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진정 주민자치를 목적으로 한다면, 다시금 누가 어떻게 무엇을 결정하게 할 것인지, 그 본래 의미의 공공성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강혜규 (2017). 새 정부의 복지 전달체계: 정책 기조 검토와 과제 제언. 보건복지포럼 (2017.1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보영 (2017). 무엇을 위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인가. 월간 복지동향 224. 52-59. 

이태수·강혜규·김진석·김형용·남기철·엄의식 (2017).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울연구원

행정안전부 (2017). 지방자치분권 5년 로드맵

월, 2018/01/0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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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인터뷰 | 조준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기록 및 정리 |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신체적, 정신적 차이가 차별과 배제의 원인이 될 수 없고 모두가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는 오래 전부터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시설로 보내 격리시킴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사전에 차단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 장애인을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예원 변호사다. 김예원 변호사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법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2017년 초 1인 법률 사무소를 개소하였다. 장애인을 나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해 오늘도 발로 뛰고 있는 김예원 변호사를 만나보았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현재 장애인권법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예원이라고 한다. 연수원을 수료하고 재단법인 동천에 있었고, 이후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에서 3년 정도 일했다. 
 

공익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법 연수생들은 2달 정도 연수를 하게 되어있다. 일종의 실습인 것이다. 당시 몇몇의 연수생들과 함께 여태 해보지 못한 활동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아 시민사회단체를 찾아갔다. 그렇게 몇몇 연수생이 난민, 장애인, 이주외국인, 성폭력 등 관련 단체로 흩어져 활동을 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인권침해가 상시적으로, 장기간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권력관계로 인해 문제제기를 못하는 수준이었다.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명확했다. 이 상황을 목도한 연수생들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매주 만나 회의를 했다. 결국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아 공익전담 변호사를 세우기로 했다. 
 

공익전담변호사를 세우는 과정은 어땠나? 

당시 연수원 동기가 약 1,000명이었는데, 단순하게 일인당 1만 원만 걷어도 3명의 월급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수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팜플렛을 만들고, 거리홍보도 했다. 다행히 공감대를 얻어 약 3억 6천만 원을 모았고, 3명의 공익전담변호사를 책임질 수 있게 되었다. 그 3명이 현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류민희, 김동현 변호사와 세월호 관련 활동을 열심히 했던 배희철 변호사다. 
 

여러 분야 중 특별히 장애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사실 앞서 소개한 공익전담변호사를 세우는 과정에서, 나는 당사자가 되기보다는 펀드레이징을 역할을 담당했다. 연수원 수료 이후에도 개인적으로는 공공기관에 가고 싶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설립한 재단법인 동천에 입사하게 되었다. 동천은 공익법률지원 등 법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주로 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어떤 숭고한 뜻을 가지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한 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장애인이지만 개인적으로 장애인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다. 개인적 특수성일 수 있지만 나는 기득권(?)이었기 때문이다. 공부도 잘했고, 합기도, 검도, 호신술을 배워 힘도 셌다. 결국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는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경험한 차별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사건들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사건, 어떤 사건들이었나?

2012년 원주 사랑의 집 사건이 있었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검색사이트에 ‘원주 사랑의집’, ‘원주 장목사’라고 검색하면 사건 내용이 나올 정도다. 당시 사건을 접했을 때는 이미 장애인 21명 중 4명만이 생존해 있었고 나머지는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 중 한명도 직장암 말기로 곧 사망했다. 생존자 중 한 명은 여자인데도 주민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더라. 생일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청력이 너무 떨어져서 청각장애 신청을 하러 갔는데 청각을 잃은 것이 아니라 귀지가 3센티나 쌓여 듣지 못했던 것이었다. 여러 가지로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후 생존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너무 다행스럽게도 그분들이 지역사회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홍천 실로암 사건’ 역시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 계시던 한 분은 지적장애만 낮은 정도로 있던 상태였는데 입소한지 일 년 만에 사망했다. 욕창 때문에 엉덩이뼈가 보일정도로, 어떤 보호도 되고 있지 않았다. 반면 시설장은 횡령은 기본이고, 여기저기 관광을 다니며 제대로 시설을 관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장애인들의 인권을 지원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애인권법센터를 만들기 전에도 계속 공익활동을 해오고 있었는데, 특별히 독립단체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로펌에서 일할 때도 의미 있는 사건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사건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로펌까지 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건이 일어나는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감정적으로 소진되어 지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피해자를 직접 만나기 힘든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후 당사자를 직접 만나면서 일을 하기 위해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로 이직을 했다.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는 피해자 등이 신고를 하면 개입하는 구조였다. 이전 보다는 피해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많았고, 그렇게 3년 정도 일했다. 다만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이 서울시라는 공간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고, 전화로 초기신고를 받기 때문에 도움이 정말 필요하지만 전화로 신고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신고를 할 수 있는 분들은 자기 옹호체계를 조금이라도 표현 가능한 분들인데, 발달장애, 장애여성, 장애아동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있다. 특히 아동 같은 경우가 너무 열악하다. 아동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주변의 옹호체계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그 옹호체계가 가해자라면 더욱 답이 없다. 그래서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에 장애인권법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장애아동의 경우가 가장 열악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동은 자신의 상황에서 대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장애아동은 더욱 심각하다. 그리고 장애아동의 인권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단체가 거의 없기도 하다. 
 
또한 장애아동의 권리보호는 사회적 인식개선과 제도 설계가 필요한 영역이다. 예를 들면 중증장애아동 중에는 주기적으로 석션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료인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 내에서 석션을 못한다. 결국 중증장애아동은 일반학교에 입학하기 어렵다. 반면 일본은 간호사 입회가 가능하고 통합교육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도 법은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재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하는 중이다. 
 
<사진=장애인권법센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특별히 어떤 사건을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예은이(가명)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13살 예은이가 엄마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 핸드폰을 깨트리고 혼이 날까봐 집을 나갔다. 이후 강화도에서 예은이를 발견했는데, 예은이는 노숙인 상태였으며, 눈에 초점을 잃었고, 성폭력 흔적도 있었다. 예은이가 강화도까지 간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예은이가 집을 나간 후에 엄마가 이용하던 채팅앱에 접속을 해서, 집을 나왔다고 하니 성인남성들이 재워주겠다고 하며 예은이에게 접촉을 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가해자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만 13세 이상이면 성적자기결정권이 있다고 보는데, 예은이는 13세 이상이었고, 법원은 이것을 성매매로 본 것이다. 그래서 처벌이며 피해보상에서 패소하였다. 안타까운 사건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문제는 성적자기결정권 부여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 없이 형식적인 부여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성폭력 교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관계적 교육이 부재하고 기술적인 것만 가르치고 있다. 성폭력 상황에서는 위계, 권력 같은 것들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각한 피해에 이를 때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장애여성이 성폭력을 당할 때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우리사회에서는 장애인은 비정상이라고 보고 장애인이 배제와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칭찬과 치켜세움 등을 통해 그루밍(길들이기)을 한다. 그렇다보니 피해자가 성폭력을 당하는 경험을 하면서도 이 상황이 거부해야 하는 폭력인지,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권리 옹호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한국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인식은 사람마다 달라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예전에는 대부분이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불쌍하지만 나랑 엮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회가 파편화되는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변해간다고 느낀다. 
 
교육을 통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겠지만 같이 부딪히는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가령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경험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사회는 장애인은 시설에 수용되어야하고, 사회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살기 바쁜, 척박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약자가 약자를 혐오하는 풍토가 심해지고 있다.
 

그런 사회의 인식을 직면하게 되면 절망스럽지 않나?

그렇다. 편견에 부딪힐 때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 장애를 경험하지 못하고, 아니 경험이 없으면서도 완고한 편견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장애인은 으레 그래야 한다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부딪힐 때도 참 답답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보면서 ‘좋은 일’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적성에 맞고,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처럼 대한다. 장애인이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회라면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현재 아이가 2명이고 셋째를 임신했다고 들었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남편이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나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의 양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객관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는 일종의 타임 푸어다. 그래도 센터를 꾸리는 일은 자영업이다 보니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람들을 만나면 앞으로 국회의원이나 관료가 되려고 인권운동을 하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이 일을 재미있게 오래 하고 싶다. 그리고 뜻이 맞는 동역자를 만나면 더욱 좋겠다. 그래서 현재도 열심히 연대하며 일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예 ‘어떤 태도로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좋겠다. 사람에게 집중해 달라. 인간 대 인간으로 상호작용하면 다를 것이 없다. 장애라고 인식할수록 차이가 깊어지고 이것이 차별이 된다. 
월, 2018/01/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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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결아동 자립 현황과 대안1)

 

김형모 | 한국아동복지학회 회장,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호종결아동 자립 현황

보호아동에 대한 보호 연령이 아동복지법 제16조(보호대상아동의 퇴소조치 등)에 의하면 18세에 달하거나 보호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인정되면 아동의 보호조치를 종료하거나 해당 시설에서 퇴소시켜야 하나, 아동복지법 시행령 제22조(보호기간의 연장)에 해당하는 아동은 계속 보호조치를 하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리고 보호아동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 중에 자립준비 즉 퇴소준비 및 퇴소 후 사회적응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호아동 수(2015)는 아동양육시설 보호아동 수가 13,437명, 공동생활가정 보호아동 수 2,558명, 위탁가정 보호아동 수 14,385명으로 전체 31,603명이다. 

 

⌜2015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 보호아동 수는 2013년 281개 시설 15,239명(연말 현원)의 입소자 중에서 5,048명, 2014년 278개 시설 14,630명(연말 현원)의 입소자 중 5,431명이 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아동자립지원시설 보호아동 수는 2013년 13개소의 250명(연말 현원) 중 125명 입소하였으며, 2014년 12개소의 252명(연말 현원) 중 115명이 입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아동자립지원 통계현황보고서⌟에서는 양육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연장사유에 있어 양육시설의 보호아동 325명, 공동생활가정 보호아동 61명으로 총 386명이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학교 재학의 사유로 전체 연장아동 중 340명, 직업훈련 17명, 20세 미만 교육 8명, 장애․질병 2명, 지능지수 71-84 10명, 취업준비 9명으로 나타났다. 전체에서 학교 재학 중과 직업훈련, 20세 미만 교육, 취업준비로 연장한 아동은 374명으로 전체 96.89%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 대한 보호와 동시에 퇴소 후에도 보호 아동․청소년이 성공적인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통한 자립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립지원정책은 1993년 자립지원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2006년 전세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을 공급으로 이어진다. 2007년에는 아동발달지원계좌(CAD) 지원사업 시행과 자립전담전문요원 배치, 2012년에는 아동복지법 전부개정을 통해 자립지원 법적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2014년 1월 28일에는 아동복지법 제40조(자립지원전담기관의 설치·운영 등)를 일부 개정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립지원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운영, 자립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사례관리 등의 업무를 전담할 기관을 설치·운영하거나, 그 운영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인,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용산구에 아동자립지원단이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서울, 부산,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9개 시․도 아동자립지원단이 설치․운영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설치는 총 10개의 개소 수만으로도 미흡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아동자립지원단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용산구에 설치․운영되고 있는 아동자립지원단은 시․도에 설치․운영되고 있는 자립지원전담기관과 같은 위상의 기관이면서 중앙자립지원전담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5년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아동복지시설 퇴소 아동에 대한 공공 주거지원 확대의 일환으로 LH공사에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을 하고는 있으나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은 8천만원, 광역시는 6천만원, 기타지역 5천만원으로 지역간 차이가 있다. 또한 지원 연령을 만 22.5세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대상자가 한정적이고, 학업을 지속할 경우 대학 졸업 후 지원혜택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이 있다. 2014년 퇴소아동 5,431명 중 6.8% 정도가 이 지원을 받는 실정이다. 자립지원시설도 2015년 기준 전국에 12개소, 자립체험관은 자가체험관이 46개소(서울 5개소, 부산 15개소, 대구 2개소, 인천 5개소, 광주 2개소, 전북 11개소, 경북 5개소, 제주 1개소), 외부자립체험관은 6개소(부산, 대구, 인천, 경기, 전북, 제주)가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자립지원표준화 프로그램의 전문성 확보와 자립체험관 확충, 퇴소 후 사례관리 기능 등을 보강하여 실질적인 자립훈련과 관리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자립지원은 Ready 단계에서는 미취학부터 보호종결 전까지 자립준비 프로그램 8대 영역으로 구성하여 준비기간으로 두고, Action 단계에서는 보호종결 후 자립생활 정착까지의 사례관리 및 서비스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자립지원을 하고 있다. 자립지원표준화 프로그램은 8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퇴소 전에 점검하는 취업, 직업훈련, 주거, 진학, 경제, 생활, 의료, 기타 등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퇴소 후의 지원은 매우 미흡하다. 퇴소 후 자립체험관에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으나, 체험기간이 독립공간에서 독립생활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니다. 공간도 단체주거이고, 단체생활이다 보니 퇴소 후와 유사한 공간체험을 하기에도 충분치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원, 대구, 부산에 보호 아동․청소년 자립통합지원사업을 삼성전자 임직원기금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정기탁사업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독립공간에서 독립생활하고 퇴소 후 자립생활에 필요한 실질적인 생활모델로 아동이 성공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개입으로 자립지원을 하는 시범사업이다.

이상에서 논의한 것과 같이, 보호아동․청소년의 자립에 있어 주거는 아동․청소년의 안정적인 자립에 매우 중요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주거지원에 대한 지원이 미약하고, 그 결과 보호아동․청소년의 주거 불안정이 안정적인 사회적응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보호아동․청소년의 자립통합지원은 매우 필요하며, 이를 위한 법률적․정책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동자립지원 관련 법 규정

아동자립지원 관련 법 규정과 관련하여, 아동복지법 제38조와 제40조, 시행령 제38조, 시행규칙 18조에 근거하여 자립지원 대상, 지원계획 수립, 자립지원 전담기관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아동자립지원으로 보호대상 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 이후 자립에 필요한 주거․생활․교육․취업 등을 지원하며, 자립에 필요한 자산 형성과 관리 지원과 자립정착금 등을 돕고 있다.

 

주거지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영구임대 주택, 대학생 전세임대, 소년소녀가정 등 전세주택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영구임대 주택의 경우, 무주택세대주로서 아동복지시설의 장이 퇴소자에 대해 추천서 작성 후 퇴소 아동의 거주 희망지역 시·도지사에 입주신청이 가능하며, 기본거주기간은 2년(갱신계약 후 계속거주 가능)으로 시세의 30% 수준에서 임대보증금 및 월임대료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생 전세임대의 경우, 아동복지시설 보호종결 또는 연장보호 대학생 중 만 23세 이하로 대학 소재지 이외의 시․군 출신 학생은 1순위이고, 임대조건은 임대보증금 100만원, 전세지원금 중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의 1~2%(‘15년 기준)로 하여, 2년 단위계약으로 3회까지 재계약이 가능하여 최장 6년 동안 거주가 가능하다. 단, 졸업 후에는 재계약이 불가능하다. 지역별 지원한도는 일반주택의 경우 서울․경기․인천은 7,500만원이며, 광역시(인천제외)의 경우 5,5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4,500만원으로 한도를 정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에는 임대보증금 및 임대기간 중 월 임대료 전환금액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소년소년가정 등 전세주택 지원은 아동복지시설 보호대상아동 중 해당 지자체에 신고 된 아동복지시설의 장 또는 아동자립지원단장이 추천한 자로 18세에 달하여 퇴소한 자로 만 23세 이하로 신청 시점이 23세에 도달하기 6개월 전에 신청 가능하다. 만 20세까지는 무이자로 지원하며, 만 20세 이후 도래하는 12월 21일부터는 연 2%의 이자를 부담하되 2년 단위로 최대 3회까지 재계약이 가능하다. 지원한도는 85㎡ 국민주택이거나 50㎡ 1인 단독세대의 경우 수도권은 8,000만원, 광역시 6,000만원, 기타지역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입주지원 대상은 아동복지시설 퇴소자로서 만 23세 이하(6개월 이내 퇴소예정자 포함)이고 입주인원은 5인 내외로 무료 또는 최소한의 운영경비를 임대료로 납입하며 입주기간은 2년으로 연장이 가능하다. 운영기관 신청대상은 지자체(시·군·구청장) 또는 최근 3년간 운영비지원을 받고 있는 법인 또는 아동복지시설로 시․도지사(운영기관 선정위원회)가 선정한 시설에 한하여 지원하고 있다.

 

영구임대 주택은 지역의 읍․면․동에 입주신청을 하고 대상자에 선정되면 한국토지공사에 예비입주자로 등록되어 순차적으로 입주가 가능하다. 대학생 전세임대 주택지원은 한국토지공사 홈페이지에 직접 입주신청 하여 진행하면 된다.

 

취업지원은 고용센터를 통해 직업심리검사, CAP, 청년중소기업체험, 1:1 맞춤알선, 직업능력개발, 취업기술향상, 청년취업인턴 등을 통해 지원하며, 직업능력지식포털을 통해 구직자 · 실업자 · 재직자 지원훈련(내일배움카드제)을 지원하고 있다.

학업지원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꿈드림에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지원하고 있으며, 전국 대학교에서는 아동복지시설 보호종결 및 연장보호 대학생, 기초생활수급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에서는 국가장학금, 장학금 지원 관련 정보제공 및 상담을 지원하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입시관련 정보제공 및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자립정착금은 보호종결 후 안정적인 자립기반을 위해 초기자립에 필요한 월세, 가전제품 구입,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자립정착금은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고 1인당 실비 또는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자립을 위한 준비단계에서 입소부터 연령별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만 15세 이상이 된 아동에게는 자립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영역별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자립준비 평가를 한다. 퇴소 후에는 사례관리 및 상담을 통해 자립을 점검하고 있다. 아동 연령별 자립준비 프로그램은 <표 1-1>과 같다.

 

 

보호종결아동 자립을 위한 법제화 방안

현행 「아동복지법」(이하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법 제1조). 위 법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히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를 ‘보호대상아동’으로 분류하여(법 제3조 제4호) 특별한 보호를 제공한다. 즉 지방자치단체는 보호대상아동을 위해 대리양육, 가정위탁, 아동복지시설 입소, 전문치료기관 입소, 입양 등의 다양한 보호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법 제15조 제1항). 

 

문제는 위 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아동이 18세 미만인 사람으로 한정된다는 것이다(법 제3조 제1호). 그 결과 보호대상아동을 위한 각종의 보호조치는 원칙적으로 아동이 만 18세에 도달함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종료한다. 그런데 보호대상아동은 첫째, 장기간에 걸친 시설생활로 인해 일상생활기술을 비롯한 사회적 기술습득에 취약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김기영․김춘경, 2003), 둘째, 원가정 분리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충격과 혼란으로 인해 자립기술의 습득 및 지식발달능력이 저해된 상황이고(신혜령․김보욱, 2011), 셋째,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할만한 자산이나 직업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소액의 자립지원금2)과 후원금에 의존하여 자립을 해야 하며, 넷째, 일반 가정에서 양육되는 아동의 경우와 달리 단 한 번의 실패에 의해 바로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될 위험이 매우 크다는 등의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아동복지 학계와 현장에서는 일찍부터 보호조치가 종료된 보호대상아동(이하 ‘보호종결아동’이라고 한다.)이 보다 성공적인 정착을 하기 위해 특별한 지원이 다각도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강현아․신혜령․박은미, 2009; 김성경․김희성․원지영, 2014).

 

이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5년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보호아동ㆍ청소년 자립통합지원사업」을 진행하여 왔다. 위 사업은 퇴소 아동을 위한 ① 안정적인 주거 지원, ② 개인별 욕구에 맞는 사례관리 진행, ③ 자립체험 및 자립교육 실시 등을 통해 퇴소아동에게 자립준비의 기회를 제공하고, 통합적 지원서비스를 통해 보호아동ㆍ청소년의 안정적 사회진출 실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현재 부산시, 대구시, 강원도의 3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특히 부산광역시자립통합지원센터와 대구광역시자립통합지원센터는 만15세 이상의 보호아동ㆍ청소년을 위한 자립준비프로그램과 자립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자립생활(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바, 이를 위해 위 각 센터는 퇴소아동 등에게 원룸 형태의 독립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건물 내에 별도의 상담실 내지 사례관리실을 마련하여 거주 아동을 위해 개인별 맞춤형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아동복지협회, 2016).

 

끝으로, 보호종결아동 자립을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 제38조의 2(자립통합지원)를 신설하여, 자립통합지원의 개념을 정의한다.

 

둘째, 법 제40조(자립지원전담기관의 설치․운영 등)를 제40조(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운영 등)로 변경하여 자립통합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근거규정을 마련한다.

 

셋째, 법 제40조의 2(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 등)를 신설하여, 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에 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한다. 특히 중앙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는 국가의 의무로 구성하고, 지역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구성하되, 지역자립통합지원센터의 경우에는 시ㆍ도마다 적어도 1개소 이상을 설치하도록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가정위탁지원센터와 달리 그 대상아동집단의 수가 적으므로, 시ㆍ군ㆍ구 단위의 설치는 강제하지 않는다. 중앙자립지원통합지원센터와 지역자립통합지원센터의 설치 자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이지만, 운영은 자립지원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 단체 등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구체적인 설치기준, 전문사례관리사 등 직원의 자격과 배치기준, 위탁지정의 요건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다.

 

넷째, 법 제40조의 3(자립통합지원센터의 업무)을 신설하여, 자립통합지원센터의 업무에 관한 규정을 둔다. 중앙자립통합지원센터는 ① 지역자립통합지원센터에 대한 지원, ② 효율적인 자립통합지원사업을 위한 연계체계 구축, ③ 자립통합지원사업과 관련된 연구와 자료발간, ④ 자립통합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 ⑤ 자립지원전담요원 및 전문사례관리사에 대한 교육 및 홍보, ⑥ 자립통합지원 관련 정보기반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고, 지역자립통합지원센터는 ① 자립통합지원대상 아동의 발굴, ② 자립통합지원을 하고자 하는 아동에 대한 조사 및 상담, ③ 자립통합지원대상 아동에 대한 교육, ④ 자립통합지원대상 아동의 사례관리 및 자립계획 수립, ⑤ 자립통합지원대상 아동을 위한 주거지원, ⑥ 자립체험을 담당하도록 한다. 

 

다섯째, 법 제52조(아동복지시설의 종류) 제1항 제11호에 ‘자립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하여, 아동복지시설의 한 유형으로 포함한다. 

 


1)  이 글은 ‘김형모․손병덕․현소혜(2016). 아동․청소년 자립통합지원사업의 법제화 방안. 한국아동복지협회․한국아동복지학회.’ 연구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기초로 하여 작성되었다.

2) 자립정착금은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지방자치단체별로 편차가 크다( http://jarip.kohi.or.kr). 
 

 

월, 2018/01/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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