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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참사] 녹사평역 인근에 섬이 생겼다.

[10.29참사] 녹사평역 인근에 섬이 생겼다.

admin | 일, 2023/01/29- 12:18

 [현장] 영하 11도의 날씨에도 끊이지 않은 발걸음들

  [caption id="attachment_229863" align="aligncenter" width="508"]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녹사평역 3번출구에서 150m 횡단보도 두개를 건너니 현수막이 보였다. 빨간색 천막아래 자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섬이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 하회마을처럼. 보수단체들이 걸어놓은 현수막과 천막, 그리고 차량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한걸음 더 다가서니 십여명의 경찰들이 분향소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2m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 그들은 일종의 경계선이었다.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자유와 애국 그리고 연대라는 심오한 글자들이 휘날렸다. 유가족들이 세워둔 추모부스 옆에는 광고판을 부착한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시작한 문구는 이제 그만 하라고. 우리도 살고 싶다는 말을 쏟아냈고 이태원 상인 및 주민일동이라는 정체불명의 연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위한 애국일까.

28일 녹사평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들과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공간을 지탱하고 있었다.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칼바람에 분향소는 한산했다. 추위를 무릅쓰고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빨간 목도리를 두른 유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귀한 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들은 서 있었다. 이따금 영정사진 앞에서 물끄러미 딸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정성스럽게 쓰다듬는 한 어머니의 손길에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재단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모셔져 있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그들과 눈을 맞출 자신이 없었다. 고인들의 밝게 웃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단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들어갔다. 그들이 좋아했던 강아지며, 인형, 소중한 사람들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영정사진 주변에는 손난로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 이승에서 전한 온기였다. 핫팩은 편지지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전하지 못한, 아련한 마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합동분향소 맞은편 가로수 사이에는 대형플랑이 걸려있었다. 세월호참사를 언급했고, 전임 대통령의 행적을 논평했다. 시민분향소는 이미 정치의 최전선이 되어있었다. 칼바람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 옆에 들어선 이 말들은 무엇일까. 헌법과 집시법이 보장한다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덧없이 느껴졌다.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섬이 생겼다. 그곳의 시간은 10월 29일에 멈춰있다.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책임자들의 무책임도 그대로다. 92번째 10월 29일이 지나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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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 생명 살려! 지구 살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인간의 생명은 참혹하게도 유린되고 있습니다.이 참상은 성과지상주의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해온 오랜 세월의 유산이며,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야만성입니다."  (김훈 작가, ‘생명안전기본법 발의에 부쳐서. 2020.11.12’ 일부 발췌)

  [caption id="attachment_234367" align="aligncenter" width="640"] 생명안전기본법 시민동행[/caption]  

"우리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는 지하차도 속에서 저희 가족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버린 저희 가족들이 왜 그런 비극적인 일을 겪어야만 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또한 안전한 국가 안에서는 더 이상 가족과 친구를 잃지 않도록,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비극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예방 및 대응책을 강화하는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송참사 피해자 고명국님의 동생 조명숙님)

오송 지하차도 참사, 10.29이태원참사, 기후위기, 핵오염수 투기,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시도와 생명안전 후퇴 등 시민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 자연 생태계가 더욱 위협을 받는 절박한 상황입니다.이에 참사 피해자 단체들과 생명안전 현안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각 연대기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국회 생명안전포럼 및 안전사회를 위해 활동해온 국회의원들은  7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정기국회에 즈음한 ‘생명안전 국회 선포’ ‘생명안전 후퇴 반대’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참사 피해자들과 생명안전 현안 의제 연대기구들(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생명안전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현 시기를 ‘생명안전의 위기’로 인식하고 ‘생명안전 과제’ 해결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라는 상식을 현실화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기자회견문] 국회는 생명안전 의제를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정부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정권의 안위와 기업의 이윤을 더 중요하게 여길 때 시민들은 위험에 빠집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9명이 사망했습니다. 12월에는 과천-의왕 고속도로 화재로 5명이 사망했습니다. 2022년 2023년 여름의 큰 비로, 궁평지하차도에서 14명이 숨지고, 예천등지에서 2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습니다. 실종자를 수색하던 장병도 숨졌습니다. 안전을 무시한 건축물들이 무너집니다. 이런 참사를 맞을 때마다 시민들은 우리에게 국가가 존재하는가 질문합니다. 이제 국회가 나서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2023년 정기국회가 생명을 살리고 안전을 지키는 국회가 되기를 촉구하며 다음을 요구합니다.

첫째, 여러 재난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힘을 다해야 합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권고안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는 책임감을 갖고 논의해야 합니다. 궁평지하차도 참사 당시 재난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야 합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해결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야 합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의 원인 규명과 유해수습을 위한 심해수색을 실시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이 빠르게 본회의를 통과하도록 국회는 힘을 다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둘째, 시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법 개악과 잘못된 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 윤석열정부는 산재피해 유가족들이 단식을 하며 만든 중대재해처벌법을 ‘킬러규제’라고 부르며 개악을 시도합니다. 화학물질 누출사고에 대한 경각심으로 만든 화학물질관리 등에 관한 규제도 완화하려고 합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도 개악하겠다고 합니다. 국회에서 막아야 합니다. 철도안전을 무시하는 철도민영화도 막아야 합니다. 또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키기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셋째, 시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법을 제·개정해야 합니다. 적정공사기간을 보장하고 발주단계부터 안전관리 책임을 명시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폭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재난참사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안전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안전권을 명시하고 피해자의 권리 보장과 독립적 진장조사 기구 구성, 안전영향평가 등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합니다.

생명안전을 위한 제도와 대책은, 재난참사의 피해자들을 포함하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시민사회단체들이 힘겹게 만들고 제안한 것들입니다. 이 자리에는 많은 국회의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시민이 부여한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겠다는 결의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국회의원들도 적어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책임있게 논의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3년 정기국회는 생명을 살리고 안전을 지키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가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2023년 9월 7일

참사 피해자단체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경동건설 산재노동자 고 정순규 님 유가족모임,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 고 김형주 님 유가족, 청년 일용직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님 유가족, CJB청주방송 故이재학PD 유가족, 삼성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님 가족, 8·31 사회적가치 연대(가습기살균제참사 단체), 가습기살균제참사 범단체 victims, 2.18대구지하철참사유가족협의회, 7.18공주사대부고 체험학습참사, 스텔라데이지호대책위원회, 삼풍백화점붕괴참사유가족협의회, 인현동화재참사유가족협의회,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가족단체, 씨랜드참사유가족협의회 (무순)

생명안전 현안 의제 연대기구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생명안전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

국회 생명안전포럼 및 안전사회를 위해 활동해온 국회의원들

목, 2023/09/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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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 1주기, 서울광장으로 모인 추모의 온기

 

 

지난 30일 처음으로 이태원 분향소를 찾았다. 시청역 4번출구에 도착했다. 포스트잇으로 가득한 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분향소 주변에는 보라색 별모양 등불이 달려있었는데 어두워진 저녁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추모의 현장, 그리고 밝게 빛나는 별들

사실 5분 늦게 도착했다. 곧바로 조끼를 바꿔입고 교대를 해주었다. 초록조끼를 입은 분향소 지킴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했다. 특별법 제정 서명안내, 포스트잇 메시지 작성과 피켓나눠주기, 추모팔찌와 리본, 스티커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정신없이 방문객들을 맞이하던 중에 이곳을 지날때마다 얼핏 보았던 추모재단 위의 액자들이 떠올랐다. 생각이 난 김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1주기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이 한줄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가족 선생님들이 국화꽃을 나눠주었다. 중간중간 사진을 보며 흐느끼는 분들도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고 상주인 유가족들과 목례를 하고 한 사람, 한사람의 영정을 눈으로 훑었다. 사진속의 그들은 젊고 생기있어 보였다. 그들의 눈빛을 바라보니 지금도 여전히 각자의 멋진 꿈을 만들어가고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사진 속 지인과의 만남

그리고 나는 그 청년들 사이에서 인연이 있던 어느 지인을 발견했다. 사실 이태원 참사로 나와 친하진 않았던 전직장의 지인도 희생되었다. 그녀는 나와 겨우 세 살 차이였다. 장례식장에서 만났으나 딱 1년 만이었다. 그 이후에 분향소에 방문해본 적은 없었다. 아마 동료들과 함께가지 않았다면, 나 혼자 따로 방문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종종 지나는 길,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는 내 갈길이 더 우선이었을까. 어느새 지난 1년 동안 나 스스로가 그때의 충격에서 상당히 무뎌졌나 보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분의 사진을 보자마자 안 나오던 눈물이 살짝 차올랐다. 새로운 직장을 찾고, 한동안 볼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만남이 빈소와 영정사진이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를 했을텐데 이렇게 마주하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슬픔이 밀려왔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일수록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인 짧은 추모의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지킴이 역할로 돌아왔다.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을 맞이했다. 고인의 가족,친구,지인부터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다가왔다. 손님을 맞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메시지 작성을 도왔다. 감정이 복받쳐 차마 글을 못쓰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고 새어나오는 슬픔을 참고 한자한자 눌러쓰는 분도 계셨다. 눈물을 흘리는 분에게는 조심스레 휴지를 옆에 놔드렸다. 다양한 슬픔과 추모의 형태를 목격했다.

   

이태원 참사 1년 후, 그 다음은?

 

1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충분한 애도의 시간이였을 수 있고, 누군가에겐 당장 어제의 일처럼 짧은 시간이었을 것도 같다. 세월호 세대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나도 그 세대다. 돌아보면 나 역시 고등학교 2학년때 같은 방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다. 그리고 1년 뒤인 2014년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또래의 일이라 더 충격이었다. 이태원에서도 많은 젊은 청년들이 희생되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갔을 그들에게 이런 비극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만약에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고 상상을 하니 아찔하고 무서웠다. 누군가의 가족,친구, 지인, 아니면 내가 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귀한 미래였고, 밝게 빛나는 별들이었다.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기리는 오늘까지도 유가족들은 많이 아프다.

정부는 여전히 진상규명에 소극적이다. 심지어 방해까지 한다. 1주기 추모식을 정치행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2주기에는 우리사회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수, 2023/11/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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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려면?

  [caption id="attachment_236386" align="aligncenter" width="600"] ⓒ연합뉴스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caption]  

김민정 교수(한국환경사회학회 부회장)

 

정부는 2011년에서야 비로소 '제한적으로' 피해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잇따른 사망이 발생하고, 피해자와 사회운동단체가 항의 활동을 진행한 영향이었다. 1994년 가습기살균제 상품을 첫 판매 시기로 본다면 29년, 가습기살균제 수거 및 판매중단 권고 시점으로 파악한다면 12년이 지난 2023년 현재 문제는 해결되었을까. '아니요' 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한다.

2021년 1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SK케미칼, 애경산업, 신세계이마트 임직원 13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부는 가해 기업을 수사해 달라는 피해자의 요구를 외면하다가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이 형성한 사회적 압력에 영향을 받아 2018년 말에서야 수사에 착수해 가해기업 관련자를 2019년에서야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2년 후 피해구제 신청자인 7859명의 피해자와 18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의 가해기업에 면죄부를 제공했다. '동물실험으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인체에 대한 노출 피해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근거로, 내 몸이 증거라고 호소하는 피해자가 있는데도 가해자는 없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느린 재난'으로 만들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1994년부터 2011년까지 CMIT/MIT를 원료 물질로 하는 가습기메이트를 218만 개가량을 판매했고, 신세계 이마트는 2006년부터 이플러스/이마트 가습기살균제 라는 PB상품을 35만 개 이상 판매하며 이윤을 챙겼다.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피해자가 늘어가는 철저한 자본의 논리가 작동한 것이다. 또한 노동력 재생산을 위해 상품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소비재의 선택권은 개별 소비자에게 독립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영역이 만든 사회 구조에 종속되기 마련이다. 인체와 생명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상품으로 만든 기업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 이유이다.

2024년 1월 11일 항소심 선고 기일을 앞두고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학계는 가해기업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변화시킬 수 없다. 영업상의 비밀 원칙과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가 인정되는 사회에서 법원의 피해 사실 입증에는 한계가 따른다. 국가의 경제 성장과 기업의 영업 행위가 구조적으로 '공해'를 배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공해와 피해 발생의 일차적인 책임이 국가와 기업에 있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는 공해 발생이 시장의 외부 효과이거나 비정상적인 행위 혹은 부도덕한 행위의 산물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본주의 발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합리적 행위라는 점이다. 국가와 기업에 맞선 거대한 사회운동의 물결이 필요하다. 박근혜 퇴진 운동 속에서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을 기소했듯이, 처벌을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사회 저항을 형성해야 한다. 매주 열리는 윤석열 정부 퇴진 집회에서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의 처벌을 촉구하는 요구를 결합시켜 단일 쟁점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의제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금, 2024/01/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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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지자체, 고용노동부의 성찰과 후속대책을 요구한다.

   

지난 27일, 환경부가 기존의 고시를 개정하여 방역소독제 겉면에 ‘공기 소독 금지’ 문구를 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진 장관이 직접 서울교통공사 방화차량기지에서 현장 점검을 하며 내놓은 대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5월 17일 언론보도 이후 10여일이 지난 상황을 감안하면, 별다른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환경부는 여전히 이 사안을 공기 중에 분사하지 말라는 경고를 듣지 않은, 방역현장의 과실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의 이처럼 안이한 대책을 규탄한다. 또한 관련 지방자치단체, 고용노동부의 무대응에도 개탄을 보낸다.

환경부는 이미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18일에 설명자료를 낼 때도 방역현장에서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해 공기 중에 분사하여 소독한 것이지, 환경부는 적법하고 안전한 소독 방법을 안내·홍보해 왔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다. 관련 연구보고서의 존재여부에 대한 언론과의 진실 공방에 가려진면이 있지만 이러한 면피성 해명에도 문제가 있다.

환경부는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 논란이 된 소독제품에 대한 관리제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부터 따져봤어야 했다. 단순히 고시를 개정하여 특정용도 금지표시를 붙이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환경부가 강조한 대로라면 분명 설명을 했는데, 왜 현장 일선에는 실행되지 않는지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현행법령에 따라 조치했다고 안주할 일이 아니다.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방역업체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업체 전수조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소독제가 분사되는지, 노동자와 시민이 위험에 노출되었는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주로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가에 낙찰되는 방식이다. 저렴한 비용을 제시한 업체가 유리한데 후과는 고스란히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전가된다. 방역업계의 하청구조, 노동자의 업무과중 이라는 매커니즘 아래에 시민의 안전을 위한 방역이 되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현장이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고용노동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장의 안전보건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방·지원하는 것도 해당 부처의 중요한 업무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화재가 발생하고 사이렌이 울리는데, 정작 현장에 있던 이들은 사고의 징후를 감지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고 비유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을 설정하고 안전정책을 책임지는 부처로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기회에 방역현장의 안전보건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고, 건강피해 실태도 세심하게 살펴야한다. 또한 작업 여건에 대한 업체들의 안전·보건 조치 이행 여부, 불법적인 재하도급 실태를 비롯한 전반적인 환경점검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진단에 준하는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이 나와야 한다.

이 논란에서 언급된 물질들, 특히 염화벤잘코늄(BKC)의 유해성과 위해성은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되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우리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안겨준 이 물질을 더 우리 곁에 남겨두어야 할 이유가 없다. 표면 소독용으로는 안전하다는 소극적 지침으로는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어렵다. 환경운동연합은 재차 촉구한다. 제품의 안전정보가 하위 사용자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관계부처의 성찰과 후속대책을 다시금 요구한다.

2023년 5월 31일

환경운동연합

수, 2023/05/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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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봐주기 수사와 시간 끌기로, 50인(억)미만 사업장은 적용 연기까지!

  [caption id="attachment_235276" align="aligncenter" width="640"] ⓒ중대재해법개악저지공동행동(2023)[/caption]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해병대 사망, 일본 핵 오염수 투기 방치까지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쳐 온 윤석열 정권이 50인(억) 미만 사업장 적용을 연기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에 나섰습니다.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목숨마저도 차별받아야 할까요? 105개 시민사회 단체가 참가한 생명안전행동은 50인미만 사업장 적용 연기를 앞세운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추진을 규탄하며, 지난 16일 <개악저지 10만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했습니다.    중대재해법 후퇴반대 서명하러가기 중대재해의 80%가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지난 10년간 사망한 노동자는 1만2천 45명에 달한다. 무기형, 5년 이상, 3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한 국내의 안전사고 처벌 법령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 시기에 차등을 둔 법은 없다. 전례가 없이 적용을 유예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 이후 3년도 모자라 또다시 적용 연기를 추진하는 것은 죽고 또 죽는 죽음의 일터를 방치하는 것입니다. 인천 부천 공단의 메탄올 중독 청년 노동자 7명의 실명에는 노동부의 사용금지 명령에도 감독을 속이고 사용한 사업주가 있었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에는 4년이 걸렸습니다. 화재 사고가 나도 보험금 사기에만 골몰하고, 형식적인 소방 점검만 하던 세일전자는 화재 참사로 9명이 사망했으나 대표이사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법원의 판결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평균 벌금 500만 원인 산업안전보건법 처벌만 지속되어야 할까요? 올해 6월 중기 중앙회의 조사에서는 대상 사업장의 59.2%가 법 준수 준비가 되어있고, 전혀 그렇지 않다는 3.2%에 불과했습니다. 작년 10월 갤럽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80%가 중대재해처벌법에 찬성했습니다. 그러나, 경영계의 왜곡된 실태조사, 보수 경제지의 여론 호도를 등에 업고 여당은 개악 법안을 발의하고, 노동부 장관은 연기 검토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연기는 단순한 시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기업 중대재해는 검찰의 봐주기 수사 시간 끌기로, 중소기업 중대재해는 적용 연기로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 시키는 쌍끌이 전략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연기되면 법 시행을 앞두고 준비를 했던 기업에게는 신뢰를 잃고, 인명을 경시하고 법 적용을 회피했던 기업 에게는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결국 법 제정으로 어렵게 확대되고 있던 안전투자, 인식 전환이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시민 10만 명의 요구와 피해자 유족의 단식, 전국적인 투쟁으로 제정한 법입니다. 중대재해는 노동자 시민의 과실이 아니라 기업의 범죄행위임을 사회적으로 확인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악과 무력화를 우리는 반드시 저지할 것입니다. 10만의 요구로 제정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악 저지에 10만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이에 생명안전행동과 함께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 50인(억) 적용 연기 법안 폐기하라! - 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추진에 명확한 반대 입장 표명하라! -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추진 중단하라! -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경영책임자 엄정 수사, 신속 기소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라! -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하고 책임자 처벌 강화하라!  

2023년 10월 16일 생명안전 후퇴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저지 공동행동

화, 2023/10/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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