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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법안 시행 1년, 무용론은 답이 아닙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법안 시행 1년, 무용론은 답이 아닙니다

admin | 토, 2023/01/28- 08:12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날씨가 매섭게 춥습니다. 27일은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산업재해와 재난 참사 피해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면서 사람의 생명이 기업의 이윤보다 소중하다는 상식을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한 해 2,000명이 일터에서 사망하고, 가습기살균제피해 등 기업에 의한 시민들의 죽음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경영책임자에게 중대재해와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않으면 기업의 조직문화를 바꿀 수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0만 명의 시민들이 국회입법동의청원에 나서고, 더 많은 시민들이 산재피해 유가족들의 단식을 응원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기업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든 목적은 위험과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관리에 힘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에 투자하기보다 중대재해 처벌을 피하는 법률 비용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16명의 노동자를 유해화학물질 독성중독에 빠뜨린 두성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제정을 하여 책임을 면하려고 시도합니다. 경총은 중대재해처벌법에 있는 경영자 처벌을 완화하라고 요구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려고 합니다.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기업의 자율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금 기업의 행태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더 심각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자신의 책무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태원에서 159명의 목숨이 사라졌는데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습니다. 전체 중대재해 발생 519건 중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은 31건, 그중 7건만 기소되었습니다. 전체 5%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업 자율 규제’로 중대재해를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합니다. 재벌대기업과 경총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에 대한 규제이므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를 만들고 법을 개정하겠다고 합니다. 이 정부는 여전히 사람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을 앞세웁니다. 게다가 일부 보수 언론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되도록 중대재해가 줄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 무용론을 퍼뜨립니다. 중대재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시도하는 윤석열정부 아래에서 법이 즉각 실효를 거두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계기로 안전관리가 개선된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보수 언론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명확성이나 책임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전담조직과 예산·인력 배정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너무나 당연한 기업인의 의무이며, 기업의 의무는 법원 판결에 의해 더욱 구체화될 것입니다. 우리는 실망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기업, 보수언론은 변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노동자와 시민들은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유가족들이 그러했듯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작업자 잘못’이라고 하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고 싸웁니다. 노동조합은 생명과 안전의 중요성을 느끼고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노동자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파리바게뜨에서 소스를 만들던 노동자가 사망한 후 불매운동으로 회사에 경고했듯이 중대재해로 피해를 당한 이들을 위로하고 함께 대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한 사회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을 맞아 우리 시민사회는, 이 법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개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태원참사 등 시민재해에서 포괄하지 못했던 재난이 중대재해에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법안 제정 과정에서 ‘공무원 처벌’이 삭제되었습니다. 중대재해에 책임있는 공무원들의 처벌조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에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법안의 개정을 위해서 노력할 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악하여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면책하거나 행정처벌로 바꾸려는 시도에 맞서 노동자와 함께 싸울 것입니다. 이에 정부에 요구합니다. 1.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2.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고 제대로 기소하고 처벌하십시오. 3. 작은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도록 제대로 지원하십시오. 4. 이태원참사 등 시민재해에 책임이 있는 고위 공무원을 즉각 해임하십시오. 시민들에게 요청합니다. 1. 생명과 안전을 우습게 여기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여론을 모아주십시오. 2.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막고 제대로 개정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모아주십시오. 3. 중대재해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십시오. 4. 시민들이 생명·안전에 대한 감시의 주체가 되어 주십시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우리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고 안전을 지키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1월 26일

산재․재난 유가족․피해자, 종교․ 인권․ 시민사회단체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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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생명안전기본법이 필요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3082" align="aligncenter" width="640"] ⓒ오마이뉴스 공동취재 (2023)[/caption]   "재난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명피해를 막고 재발방지를 막는게 국가의 책무인데 정부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합니다. 무려 14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정부 수장들의 제대로된 사과조차 없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으로 더 이상 희생자가 없도록 해야합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차마 오송 참사 유가족들의 얼굴을 똑바로 볼수 없었다." 고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 스스로 겪었던 참담했던 심경과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던 자신의 경험처럼,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막을 수 있던 참사를 막지 못한 이들과의 지난한 싸움은 얼마나 이어져야 할까요. 27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동행'과 ’국회 생명안전포럼‘은 국회 소통관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수해 재난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오송 지하차도참사가 명백한 인재임을 밝히고, 형사처벌 중심의 조사의 문제점과 반복되는 후진적 인재 참사에 대한 근본적 재발방지 대책으로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안전 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민을 재난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정부에 생명안전기본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의 조속한 통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 보장,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습니다. 이날의 기자회견에는 세월호와 산업현장의 참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다양한 사회적 참사의 피해가족들이 함께 했고, 국회 생명안전포럼(대표의원 우원식, 연구책임의원 이탄희, 오영환) 소속 의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환경운동연합도 함께 하겠습니다.  

[오송 지하차도참사에 대한 공동기자회견문]

  [caption id="attachment_233085"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한민국 국회 (2023)[/caption]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와 폭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와 지원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실종자 수색을 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스무 살 해병대원의 명복을 빕니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막지 못해 또다시 사람이 죽었습니다! 국민들은 반복되는 참사에 다시 한번 분노와 서글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재난의 예방과 대비 시스템의 문제, 부실한 안전 제도 및 행정 시스템, 컨트롤타워의 부재, 안전책임당국 간의 협업체계 붕괴, 안일한 대처 등이 종합되어 나타난 명백한 인재입니다. 교량 공사의 편의를 위해 제방 일부를 허물고 허술하게 쌓은 임시 제방에 대해 주민들이 위험을 알렸음에도 당국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홍수통제소의 경고에 따른 교통통제만 잘했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을 일선 공무원들에게만 돌리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충북도청, 행복청 공무원과 경찰관들을 직무유기 등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참사 이후에도 관할 기관들은 책임 공방만 되풀이하고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자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방과 대비 부실, 책임회피, 「알 권리 등 피해자 권리보장과 지원」 미비, 형사처벌 위주의 조사, 유사 사고 발생’이라는 패턴 역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의무임이 확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지 그 질문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구조적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전의 참사에서 보듯이, 조사와 감사 중심의 해결은 일부 일선 담당자의 형사처벌과 징계로 그치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의 수립과는 멀어집니다. 참사에 따른 전문적인 독립적·객관적 조사기구가 조사하고 이를 상설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도와 행정도 바꾸어야 합니다. 안전 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이 안전과 재난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위험에 대한 알 권리 보장, 안전영향평가, 독립적 조사기구, 피해자 인권과 권리 보장, 안전약자 보호, 추모와 공동체 회복 등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진적 인재 참사의 반복되는 고리를 끊을 수 있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이나 ‘피해자’의 개념을 정의한 현행 법률은 아직 없습니다. 재난안전법, 재난구호법 등 기본권의 성격을 갖는 현행 법률들은 재난의 복구와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피해자 또는 시민의 안전권 보장에는 너무나 미흡합니다. 이에 지난 2020년 국회 생명안전포럼과 시민사회가 함께 발의한 ‘생명안전기본법’은 ‘생명과 안전’이 모든 사람의 기본권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가지게 되는 권리 역시 구체적으로 정한 최초의 법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가 존재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말로만 지킬 수는 없습니다. 일하다, 놀러 가다, 학교에 가다, 집에 가다 죽고 다치는 일상사는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커다란 재앙입니다.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의 권리가 최우선 가치로 우리 사회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 국회 생명안전포럼은 정부에 생명안전기본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라. 하나, 이태원참사, 궁평 지하차도참사 등 모든 참사 피해자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고 이행하라.

2023. 7. 27.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동행 국회 생명안전포럼

목, 2023/07/2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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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 인재 참사,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국민 안전권 보장 위한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caption id="attachment_232797" align="aligncenter" width="640"] ⓒ오마이뉴스 소중한(2023)[/caption]  

1.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폭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재난현장에서 구조와 지원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입니다. 교량 공사의 편의를 위하여 제방 일부를 허물고 허술하게 쌓은 임시 제방에 대해 주민들이 위험을 알렸음에도 당국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홍수통제소의 경고 이후 지하차도의 교통통제만 이루어졌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지만,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청, 경찰 등 관리 당국은 안일하게 대처하여 여러 차례의 기회도 놓쳤습니다. 관할 기관들은 책임공방만 되풀이하고 유가족들에게는 필요한 정보와 지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3. 이번 참사는 재난의 예방과 대비 시스템의 문제, 부실한 안전 제도 및 행정 시스템, 안전책임당국 간의 협업체계 붕괴, 안일한 대처 등이 종합되어 나타난 명백한 인재입니다. 세월호참사를 추모했던 청년이 10.29 이태원참사에서 희생되었고, 이태원참사 추모글을 SNS에 올린 청년이 이번 참사에서 희생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연이은 참사에 다시금 국가의 존재 이유와 헌법상 국민 안전보호 의무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예방과 대비 부실, 책임회피, 알 권리 등 ’피해자 권리보장과 지원‘ 미비, 형사처벌위주의 조사, 유사 사고 발생’이라는 패턴 역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미 참사가 발생했는데 가용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한들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올 수 없습니다. 국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위로하며, 피해자 관점에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여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일입니다.

이전의 참사에서 보듯이, 경찰 조사와 감사 중심의 조사는 일부 일선 담당자의 형사처벌과 징계로 그치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의 수립과는 멀어집니다. 독립적·객관적 조사기구가 조사하고 이를 상설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가 존재 이유”라고 한 대통령부터 국무총리와 장관, 정치인들은 ‘생명과 안전’을 말로만 지킬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듣기 좋은 말로만 그치지 말고 제도와 행정을 바꾸어야 합니다. 안전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이 안전과 재난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6. 모든 사람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위험에 대한 알 권리 보장, 안전영향평가, 독립적 조사기구, 피해자 인권과 권리 보장, 안전약자 보호, 추모와 공동체 회복 등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진적 인재 참사의 반복되는 고리를 끊을 수 있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 일 수 있습니다.

7. 한편 기후위기와 무분별한 자연훼손과, 기술 개발 등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 역시 절실합니다.

8. 따라서 우리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에게 생명안전기본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라. 하나, 참사 피해자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라.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정례 브리핑, 조사 과정에서의 참여, 피해자의 요구를 반영한 회복과정 지원 등) 하나,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고 이행하라.

 

2023.07.18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 (약칭 ‘생명안전 동행’)

수, 2023/07/1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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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영하 11도의 날씨에도 끊이지 않은 발걸음들

  [caption id="attachment_229863" align="aligncenter" width="508"]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녹사평역 3번출구에서 150m 횡단보도 두개를 건너니 현수막이 보였다. 빨간색 천막아래 자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섬이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 하회마을처럼. 보수단체들이 걸어놓은 현수막과 천막, 그리고 차량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한걸음 더 다가서니 십여명의 경찰들이 분향소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2m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 그들은 일종의 경계선이었다.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자유와 애국 그리고 연대라는 심오한 글자들이 휘날렸다. 유가족들이 세워둔 추모부스 옆에는 광고판을 부착한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시작한 문구는 이제 그만 하라고. 우리도 살고 싶다는 말을 쏟아냈고 이태원 상인 및 주민일동이라는 정체불명의 연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위한 애국일까.

28일 녹사평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들과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공간을 지탱하고 있었다.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칼바람에 분향소는 한산했다. 추위를 무릅쓰고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빨간 목도리를 두른 유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귀한 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들은 서 있었다. 이따금 영정사진 앞에서 물끄러미 딸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정성스럽게 쓰다듬는 한 어머니의 손길에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재단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모셔져 있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그들과 눈을 맞출 자신이 없었다. 고인들의 밝게 웃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단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들어갔다. 그들이 좋아했던 강아지며, 인형, 소중한 사람들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영정사진 주변에는 손난로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 이승에서 전한 온기였다. 핫팩은 편지지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전하지 못한, 아련한 마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합동분향소 맞은편 가로수 사이에는 대형플랑이 걸려있었다. 세월호참사를 언급했고, 전임 대통령의 행적을 논평했다. 시민분향소는 이미 정치의 최전선이 되어있었다. 칼바람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 옆에 들어선 이 말들은 무엇일까. 헌법과 집시법이 보장한다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덧없이 느껴졌다.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섬이 생겼다. 그곳의 시간은 10월 29일에 멈춰있다.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책임자들의 무책임도 그대로다. 92번째 10월 29일이 지나갔다.

일, 2023/01/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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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생명안전 기본법, 입법청원에 함께 해주세요

  [caption id="attachment_234830" align="aligncenter" width="640"] ⓒ생명안전시민동행[/caption]   "김형주님 안녕하시죠?" "창현아 엄마야 오랜만이다." "나의 심장같은 아들 조경철 엄마는 많이많이 보고싶어!" "주영아 많이 보고싶어!" "엄마 딸 류영아 잘 있었어?" "안은주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민꽃잎, 민우주, 민대한 민민국, 민만세..." "재용아 7년 다 됐다 그치 너 있는곳은 많이 춥지 않니?" "윤희야 우리 윤희 못 본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네." "호성아 우리 막둥이, 우리 강아지 잘 지내고 있지?" "보고싶은 우리 딸 상은아!" "엄마 아빠도 이곳에서 힘들지만 우리 상은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잘 버티고 있단다..."  

기억해야할 참사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4827" align="aligncenter" width="640"] ⓒ생명안전시민동행[/caption]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생업과 일상에서 죽고 또 다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소중한 생명이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과 갖가지 시민재해까지. 먼저 떠난 이들의 울음과 다친 사람들의 호소를 우리는 경청해야 합니다. 피해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이 울음을 닦아주며, 생명안전의 길로 이끌어 가야 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이 그 길입니다.  입법청원에 함께 동참해주세요!

▶입법청원 하러가기

피해자들의 바람영상 보러가기

  [caption id="attachment_234813" align="aligncenter" width="480"] ⓒ생명안전시민동행[/caption]
목, 2023/09/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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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강요로 추모를 가로막고 기억을 억압하는 서울시의 부당행정에 참담함과 깊은 유감을 표한다.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는 어제(4/10) 10. 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에 더 이상 대화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히며 또 다시 서울광장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이하 분향소)’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사했다. 이와 동시에 서울시는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앞으로, 2023년 2월 4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72㎡에 대한 변상금 28,992,760원 부과 통지서를 보내왔다. 10. 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족협의회”)와 10. 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이하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조차 잊은 듯한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서울시가 ‘16차례에 걸쳐 면담했으나 끝내 유가족 측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은, 서울시 스스로 그동안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입장만을 유가족들에 강요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그동안 분향소 운영 종료의 시점을 서울시 마음대로 정해놓고 유가족들에게 그대로 수용할 것만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는 고백을 한 것이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한 4월 5일 분향소 운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고 분향소 운영 종료 시점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향한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시, 유가족들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5일 분향소 운영 종료만을 지속적으로 강요한 서울시가 진정한 대화에 임했다고 할 수 있는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역시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분향소 운영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5조에 따른 ‘관혼상제(冠婚喪祭)’에 해당하며, 현행법상 허가는 물론 신고의 대상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대책회의는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 분향소 운영을 위한 집회신고서를 남대문경찰서에 제출했고 이는 적법하게 수리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강행한다면, 이는 기본권을 침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이다. 또한, 서울시는 시민대책회의가 분향소 설치 직후 접수한 서울광장 사용신청도 단 하루 만에 거부 처리했다. 서울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광장임에도 애도와 기억을 위한 분향소 설치와 운영을 불허할 합리적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사용신청을 거부했는데, 이는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위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위법한 행정에 근거한 서울시의 변상금 부과 역시 부당하다.

서울시는 시기적으로 봄이 왔고 서울광장에 여러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 시민에게 서울광장을 온전히 돌려주어야 할 때라며 서울시의 일방적이고 오만한 행정의 핑계를 서울시민들에게 돌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직원들의 시야에는 지난 두 달여간 분향소를 찾아 진심을 다해 조문하고 단단한 연대를 약속한 수 만명의 시민들은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이들에게 과연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맡길 수 있겠는가.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에 열리는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시민들을 기다리고 환대할 것이다. 서울광장에서 노래하는 시민들, 춤추는 시민들, 그림 그리는 시민들, 글 쓰는 시민들, 웃으며 뛰어다니는 시민들, 잔디밭에 누워 책 읽는 시민들과도 우리는 연대하고 마음을 나눌 것이다. 더불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 주시고 뜨거운 마음을 나누어주신 서울시민들과 국민들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하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진전이 이루어질 때 까지 끝까지 함께 노력하고 함께 기다려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분향소와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진정한 대화가 아닌 일방적 강요로, 부당한 고액의 변상금 부과로, 행정대집행 강제철거 위협으로, 몰아붙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행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의 부당한 행정에 굴하지 않고, 시민들과 분향소를 지켜낼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

 

2023년 4월 11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화, 2023/04/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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