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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 대한 가입자의 가명처리정지권 확인한 법원 판결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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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 대한 가입자의 가명처리정지권 확인한 법원 판결 환영한다

admin | 금, 2023/01/20- 11:48

SKT가입자, 가명처리내역공개 및 가명처리정지권이행 소송에서 승소

어제(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부 민사부는 SK텔레콤(이하 ‘SKT’)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상대로 개인정보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1가합509722 판결). 법원은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에 근거하여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보주체 처리정지요구권의 범위를 명확히 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지난 2020년 9월 원고들은 SKT를 상대로, ①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해당 통신사 혹은 제3자의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가명처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② 만일 ①과 같이 가명처리했다면 그 대상이 된 본인의 개인정보 일체, ③ 통신사 기지국에 기록된 본인의 개인정보 일체, ④ 본인이 통화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본인의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있다면, 이에 대해 본인이 동의한 사실에 대한 정보의 열람청구와 동시에 향후 본인의 개인정보를 해당 통신사 혹은 제3자의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가명처리하는 것에 대한 처리정지를 함께 요구하였다. 그러나 SKT는 이미 가명처리된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 28조의 7을 근거로 개인정보 열람 및 처리정지권이 제한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가 처리하는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해당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제35조제1항)는 점과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음(제37조제1항)을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처리자인 SKT는 정보주체인 가입자의 열람청구와 처리정지 요구를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하지만 SKT는 이미 가명처리된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 제28조의7 각 조항을 근거로 개인정보 열람 및 처리정지권이 제한된다며 사실상 가입자의 열람청구와 처리정지를 거절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법원에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행위의 정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SKT의 답변은 일단 통신사가 수집한 가입자 개인정보를 가명처리만 하면, 가입자의 명확한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통신사가 자유롭게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SKT는 제1심 소송의 변론과정에서 동의 중심의 개인정보 법제로 인하여 기업의 데이터 이용이 지나치게 위축되어 관련 산업의 성장이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 처리정지요구권의 대상에 가명처리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되게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미 가명처리된) 가명정보의 처리’와 ‘개인정보의 가명처리’는 다르며,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행위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해당하고,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보주체의 권리를 제한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였다. 결국 법원은 정보주체의 가명처리에 대한 처리정지 요구 등이 가명정보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결정권 행사 방법인 점, 반드시 처리정지 요구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여야만 피고가 주장하는 산업발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이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가명정보의 처리’가 아닌 ‘개인정보의 가명처리’에 대해서는 가명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T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 ‘처리정지’ 대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가입자의 권리행사를 거부하였다. 이용자의 동의없이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것도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인데, 이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의 정당한 처리정지권 행사마저 가로막고자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SKT의 지나친 탐욕이다. 이번 판결은 통신사가 제약 없이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여 활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논리적 근거가 되었다. 정보주체의 열람청구권, 처리정지권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주체의 법적 권리이다. SKT는 제1심판결 취지에 맞게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명처리를 정지하고, 원고들뿐만 아니라 다른 가입자들이 정보주체로서 행사하는 열람청구와 처리정지 요구에 지체없이 응할 것을 촉구한다. 시민사회단체는 향후에도 정보주체의 처리정지 요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며, SKT의 후속 행보에 긴밀히 대응할 것이다. 

한편, 2020년 9월 당시 SKT 외에도 KT와 LGU+를 상대로도 개인정보 열람청구와 가명처리 정지 요구가 있었는데, SKT와 마찬가지로 KT와 LGU+ 역시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이용자들은 KT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분쟁조정 신청을, LGU+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침해신고를 하였다. 2021년 4월 13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인이 요구한 바와 같이 KT에 대해 “기지국 접속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 실제 내용의 열람 조치 및 신청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명처리 정지 조치를 이행”할 것을 주문하는 조정 결정을 하였고, KT는 이를 수락하였다. 그러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는 1년이 넘도록 질질 끌다가 2022년 7월 18일에야 신고 결과 답변을 보내왔는데, LGU+의 소명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신청인의 요구는 해결해주지 않았다. 가장 일반적인 가입자 권리 구제절차로 알려진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가 시간만 끌고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오히려 다른 구제절차를 활용할 기회를 박탈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은 유감이다. 우리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감독할 것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촉구한다.

2023년 1월 2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서울 YMCA 시민중계실,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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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까지 열어놓고 선관위 전면개혁 방안 논의해야

오늘 국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 관리를 위한 국정조사(가칭)’ 실시 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일부 선거구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중앙선관위원회(선관위)를 비롯한 각급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대상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부실한 선거사무관리로 인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차대한 사안으로, 수사와는 별개로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견제해야 할 국회가 국정조사로 부실선거 사태의 원인 규명에 나선 것은 필요하고 당연하다. 모처럼 국회 제1당과 제2당이 의견을 모은 만큼 국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정쟁의 장이 아니라 실질적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편, 이번 국정조사와 국회의 대응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사태는 단순히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온전히 보장되어야 할 참정권이 침해된 것에 대한 분노이다. 국회는 참정권 보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높은 눈높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주권자가 참정권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선관위 개혁, 공직선거법 개정 등의 근본적 문제해결 방안까지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 선관위 개혁방안으로는 법관의 겸직 체계를 개편해 상임화하는 방안, 독립적 감사기관을 두는 방안, 개헌을 통한 해체 수준의 개혁 방안까지 제시되고 있다. 모든 방법이 고려될 필요가 있고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전면적 개혁을 위해서는 개헌까지 열어두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참정권은 단순히 선거 당일 투표를 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보장 등을 포괄한다. 그러나 그동안 선관위는 참정권과 선거권을 제약하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유권해석과 고무줄 잣대로 큰 비판을 받아왔다. 유권자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각급 선관위마다 다른 들쭉날쭉한 유권해석이나 처분 역시 문제다. 국회 역시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직선거법은 유권자의 참정권을 제약하는 위헌적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국회는 공직선거법을 전면 개편하기보다는 땜질식 개정으로 임시처방만 했을 뿐이다. 선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관위 관련 개혁 논의는 뒷전으로 밀어놓은 것도 국회이다.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을 넘은만큼 유권자의 투표할 권리를 훼손하는 현재의 선거제도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그동안의 직무유기를 반성하고 선관위 전면 개혁부터 참정권 보장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는 것, 지금 국회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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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6/06/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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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실용주의 외교 성과라 포장해선 안 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까지 평화공존 구상에 맞춰 구체적 정책 조정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6/19) 유럽 순방 성과를 브리핑했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실용외교의 성과로 평가하며, 교황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설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는 연설의 수사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말을 인용하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겠다 밝혔으나, 불과 며칠 전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이와 정반대되는 대결의 문법을 반복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었다. 한편으로는 평화 구상을 말하면서 또 다른 편에서는 대결과 군사협력을 이야기 한다면,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의도로 읽는 것은 평화에의 의지가 아니라 정책적 모순일 뿐이다.

유럽 순방 과정에서 드러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입장은 ‘성과’라고 포장하기에는 도리어 오락가락 행보가 우려스러울 뿐이다. 지난 10일 순방 기간 중에 발표된 한-EU 정상 공동성명은 한국 정부가 평화공존보다 대북 압박과 군사안보 협력에 무게를 둔다고 해석될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바티칸에서 밝힌 남북 군사적 신뢰 회복에 대한 의지나, 유럽 순방 직전 개최한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대해 밝힌 비전과도 맞지 않는다. 특히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견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북핵 모라토리엄을 목표로 하는 ‘현실적인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고는 이틀 지나 유럽에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북러 군사협력과 대북인권 등에 대한 규탄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오늘 브리핑 직후 기자와의 문답 시간에도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답하며 취임 1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의 입장임을 다시 한 번 설명했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한EU 공동성명을 발표한 취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결국 평화공존은 한 문단의 수사로 남았고, 대결과 군사협력은 정상외교 문서에 새겨졌다.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에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 기조는 외교문서와 실제 정책 속에서 일관되게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대통령이 내세운 평화공존 구상을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 기조로 확인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공동성명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평화공존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이를 ‘엄중한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한국을 ‘불변의 적국’으로 다루겠다고 공식 반발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공동성명은 남북 간 불신을 키우고 관계 악화를 심화시켰다. 기존 입장의 반복이라는 해명으로 그 결과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북러 협력에 이어 북중 관계까지 재편되면서 북한의 대외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다. 이런 정세에서 기존의 대북 압박 문법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스스로 대화와 위기관리의 공간을 좁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 안에서조차 평화공존의 의미와 우선순위가 일관되게 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제 국방부는 2026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정하며 입장 변함이 없다고 밝힌데 반해,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채 평화공존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교문서와 국방정책, 통일정책이 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정부 차원의 조정 실패다. 이런 엇박자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일이 아니다. 평화공존을 국정기조로 제시한 대통령이 정부 전체에 그 원칙을 관철하지 못한 결과다. 스스로도 오락가락 하다보니 개별 부처의 입장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평화공존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이제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부처 간 혼선과 정세 판단의 실패에 대해 책임 있게 설명하고, 외교·안보·통일·평화 정책을 하나의 원칙 아래 재조정해야 한다.

평화공존은 좋은 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과 문서, 정책과 행동이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을 반복한다고 해도 정상외교 문서에 대화와 긴장 완화의 원칙이 분명히 반영되고, 국방정책과 군사훈련, 예산 역시 군사적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되지 않고는 불신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말하면서 대북 압박과 군사협력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추진한다면, 그 평화는 정책이 아니라 포장으로 읽힐 뿐이다. 평화공존은 연설이 아니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에까지 정책의 일관성과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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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6/06/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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