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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사람들 – 북한 내 강제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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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사람들 – 북한 내 강제실종

admin | 수, 2021/09/01- 01:00
바람에 나부끼는 국제형사재판소 깃발

바람에 나부끼는 국제형사재판소 깃발

‘강제실종’이란?

강제실종은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훼손을 야기한다. 강제실종은 개인이 국가와 같은 권력 집단에 의해 체포, 구금, 납치되어 자유가 박탈되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실종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한 실종’으로 표현한다.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 이하 ‘로마규정’은 중대한 국제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위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 설립 및 관할권에 관한 규정이다. 로마규정에 따르면 ‘반인도범죄’는 1) 살해, 2) 절멸, 3) 노예화, 4) 주민의 추방 또는 강제이주, 5) 국제법 원칙을 위반한 구금 또는 신체적 자유의 심각한 박탈, 6) 고문, 7) 강간과 강제매춘 및 강제임신과 불임 등을 포함한 성폭력, 8❩ 박해, 9) 강제실종, 10) 인종차별, 정신적 또는 육체적 건강에 고통을 야기하는 기타 비인도적 행위와 같은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범죄행위를 의미한다. 즉, 강제실종은 반인도범죄로 분류되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제네바 사무소 건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사무소 건물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

강제실종은 북한인권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로 손 꼽힌다.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문제는 그 시작이 한국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제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수십 년 넘게 국내외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강제실종을 자행해왔다.

국제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강제실종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로 인해 여전히 대다수 사건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유엔은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북한 주민, 외국인 모두 포함)가 최소 수만 명에서 많게는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추정치일 뿐이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진행될 경우 그 수는 더 증가할 수도 있다. 2021년 8월 현재, 한국 국적자는 516명이 북한에 의해 납북 및 강제실종된 상태로 알려졌다.


강제실종 피해자 황원을 위한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을 다룬 기사들

강제실종 피해자 황원을 위한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을 다룬 기사들

국제앰네스티의 활동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 왔다. 강제실종은 1970년대 초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요 관심사였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납치, 양심수, 관리소정치범수용소 등과 같은 이슈를 다루며 강제실종 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3년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서 북한 내 주민들의 강제실종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당국에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North Korea: Summary of Amnesty International’s concerns

1993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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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 및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 가족과 함께 연대 활동을 진행하며 북한 당국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가 UA긴급 행동, IAR위험에 처한 개인 사례등 캠페인을 진행한 ‘1969년 KAL기 납북 사건’의 피해자 황원 역시 북한이 납치한 50명의 민간인 중 한 명이다. 납북 사건 발생 이듬해인 1970년, 피랍자 중 39명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나머지 11명은 여전히 북한에 남겨진 채 5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행방은커녕 생사조차 불분명한, 즉, 강제실종 상태이다.

‘국제앰네스티, KAL기 납북자 황원 씨 생사 확인 활동 나서’

2019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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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납북피해자 가족의 외침, 국제앰네스티가 손을 내밀다’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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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아버지를 기다리는 한 아들의 하루’

2020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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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 내 강제실종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는 비단 외국인이나 외부인만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겉으로 드러난 각각의 사례가 드물 뿐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는 북한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제실종은 사회 통제의 일환으로 지난 수십 년 넘게 북한 전역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발생해 왔다.

국가보위성은 북한 주민의 강제실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요 가해 집단이다. 국가보위성은 초법적 정보기관으로 정권 유지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임무를 담당한다. 주요 임무는 반탐방첩, 사상동향 감시, 반국가범죄 수사 등으로 그 대상은 북한 내 모든 사람이다. 국가보위성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 내 강제실종 피해자 중 다수는 정치적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밝혀진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는 자의적 구금 및 체포, 관리소 이슈 등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북한 주민이 진술한 강제실종 관련 내용

외부에 공개된 북한 내 강제실종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경험한 탈북인의 증언은 그 어떤 자료보다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묘사하기에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지난 수 년간 진행해 온 탈북인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북한 내 강제실종과 관련한 다양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보위성 및 국가보위성이 운영하는 관리소가 북한 주민들이 마주하는 강제실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래는 한국지부가 수집한 증언 자료 중 일부를 발췌해 사례별로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북한 내에서 강제실종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자행되며, 북한 주민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 더불어 증언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내용은 수정되었다.

사례 1.

내 친척이하’M’은 여럿이 모의를 했다는 이유로 잡혀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확한 혐의는 아무도 모른다. 북한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적인 목적의 모임을 가지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한다. 사적인 모임을 정권을 뒤집자는 의미를 가진, 하나의 반국가행위로 보고 처벌한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M과 M의 친구들을 포함, 총 ◇명이 의형제를 맺고 사적인 친목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보위부국가보위성의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고, 이 내용을 밀고했다. 보위부에서는 M과 함께 모임을 가졌던 사람들을 감청했고, 결국 M을 비롯해 그 모임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 체포됐다. 어느 날 밤 한날 한시에 ◇명이 한꺼번에 다 사라졌다. M은 내 가까운 친족임에도 나는 그가 정확히 어떻게 체포되었고 어디로 이송된 지도 모른다.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M의 집에 와서 데리고 갔다는 것만 안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도 ‘아, 보위부에서 체포했구나’, ‘관리소로 갔구나’라고만 짐작할 뿐이지 행방을 물어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사형 아니면 관리소 수감이다. M과 그 친구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가족도 모른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탈북인 A

사례 2.

학교 다닐 때 알고 지냈던 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그 친구의 언니 둘 다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나갔을 때, 그 친구네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관리소로 보내졌다. 문제는 딸인 친구도 정확히 무슨 이유로 부모님이 관리소로 보내졌는지, 어느 관리소로 보내졌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나라에서 누군가를 관리소로 보낼 때는 그 가족한테도 이유나 행방을 알려주지 않는다. 친구와 그의 언니가 군사복무 끝내고 고향에 돌아왔을 때 집도 없어졌고 부모님도 사라졌다. 그 친구에게는 동생도 한 명 있었다. 그의 동생에 따르면 자기도 잘 모르지만 아버지가 신문인지 뭔지 그런 것을 들고 다닌 일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에 관해서 누가 한동안 자꾸 캐묻고 다녔다고 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아침에 그 친구의 부모님이 없어졌다. 내 생각에는 자식들까지는 관리소로 잡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내 친구는 관리소로 안 보내진 것 같다. 친구 자매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다 보니 더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탈북인 B

사례 3.

불과 몇 년 전, 내가 도(道) 보위부에서 예심피의자를 확정하고 범죄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단계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때 알고 지내던 다른 동네 여자들이 나와 같이 구금되어 있다가 재판을 받고 나서 관리소로 보내졌다. 내가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을 해서 들어오게 되었는지 조용히 물어본 적 있는데 한국 사람과 거래를 했다고 이야기하더라. 그 사람들이 어느 관리소로 보내졌는지는 모른다. 일반 사람들은 몇 개의 관리소가 존재하고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거기에 한 번 들어가면 두 번 다시 풀려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내가 보위부에 구금되어 있을 때 관리소로 보내질 예정이던 한 사람의 부탁을 받았다. 나는 당시 집으로 돌려보내질 게 확실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에게 자기 가족에게 자신의 일을 전해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래서 나는 알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보위부를 나올 때 서약서를 써야 했다. 서약서에는 다른 사람에게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할 경우 다시 구금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거기서 나는 겁을 먹었다. 그래서 나는 관리소로 보내진 그 사람의 가족에게 가지 않았고 결국 말을 못 전해줬다. 그 가족은 자기 식구가 관리소 갔다는 것도,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나라에서는 그런 것을 가족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보위부로 넘어간 후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일단 보위부에 들어가면 가족하고 연락이 끊어진다. 면회도 일체 금지된다. 그 안에서 무슨 범죄를 만들어서 어떻게 죽이든 밖에서는 모른다.

탈북인 C

사례 4.

관리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관리소는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오니까 거기에 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볼 기회조차 없었다. 일단, 관리소에 간다고 하면 죽은 인생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사람 같은 경우에도, 보위지도원들이 한 이틀 정도 그 집을 감시했다. 보위지도원들이 근처 창고를 빌려 그 집을 감시하더라. 그 집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보위지도원들이 곧장 그 사람을 잡아서 데려 갔다. 그 후로는 그 집 사람이 죽었는지, 또는 살았는지 모른다. 본 적이 없다. 보위지도원들이 데리고 간 다음 실종된 것이다. 그 집에 같이 살던 그 사람의 가족도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더라.

북한에서는 주변 사람이 그렇게 잡혀간 후 1년 정도 지나 안 오면 ‘보위부 가서 죽었구나’ 그저 이렇게 생각한다. 보위부에서 자신의 가족을 그렇게 데려 가도 아무 말 못한다. 보위지도원에게 어디 데려 갔는지 물어봐도 못 오는 곳 갔으니까 잊으라는 식으로 말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관리소로 보내졌다고 보고 그저 ‘에고… 못 올 데 갔구만’ 이렇게 생각한다. 누군가 그렇게 사라져도 가족이나 이웃들은 그 사람이 어떻게, 왜 잡혀가거나 어디로 갔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탈북인 D

사례 5.

관리소가 몇 개 있고 어디에 있는지 대충은 안다. 제일 잘 알고 있는 곳은 수성함경북도 청진시 25호 관리소과 요덕함경남도 요덕군 15호 관리소이다. 관리소는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

예전에 고향에서 아주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있었다. 당시는 중국 밀수를 하는 사람이 드문 때였다. 그 사람은 중국과 거래를 많이 했는데 돈을 엄청 많이 벌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중국에 가서 무슨 장사를 하고 있는지는 몰랐다. 어느 날, 그 사람의 친구가 밀고를 해서 그 사람이 잡혔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밀수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 것이었다. 잡힌 후에 몇 개월 정도 보위부에서 취급을 받고 수성에 있는 관리소로 보내졌다고 들었다.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겼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

탈북인 E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의 환호를 받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의 환호를 받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강제실종의 영향

북한에서 강제실종된 자들은 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로, 사망하지 않고 생존해 있다 하더라도 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 비인도적인 대우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제실종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과 이웃, 그리고 넓게는 그 사회에도 2차 피해를 남긴다. 피해자 본인이 경험하는 고통과 아픔도 매우 충격적이지만, 남겨진 가족과 주변인들이 겪게 되는 공포, 슬픔, 상실감 등은 그들이 속한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실종은 당과 최고지도자, 즉 권력에 충성하지 않는 자는 어느 한 순간 영원히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공포를 사회에 퍼뜨린다. 공포가 조성된 사회 속에서 당국은 주민들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다. 실제, 다수의 탈북인 증언을 살펴보면 오랜 기간 지속된 절대 권력의 공포 정치 아래 힘없는 개인이 겪게 되는 좌절감과 무기력감으로 인해 국가의 억압에 대한 저항 의지를 사실상 상실했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

국가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 북한 주민이 마주해 온 강제실종 사건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이나 피해 회복이 이뤄진 적 없다. 북한 특유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은 국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항의는커녕 피해자들의 생사 여부나 행방 확인을 당국에 요구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유엔인권이사회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는 토마스 오헤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인권이사회 기간 회의장에서 발언 중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Tomás Ojea Quintana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강제실종 문제해결 및 방지를 위한 권고안

지난 수십 년 넘게 이어진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에도 심드렁하게 대응해 온 북한의 태도를 고려했을 때, 문제해결을 촉구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일말의 가능성 마저도 사라질 뿐이다. 그 일말의 가능성에 희망을 건 채 지난 수십 년 동안 외부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을 북한 내 강제실종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지속적인 악행에 결코 침묵하거나 묵인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 해결과 추가적인 강제실종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는 ‘Naming and Shaming’, 즉, 끊임없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가해 집단인 북한 당국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위에 대해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정상국가’를 지향한다면 기본적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시키고,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러한 국제사회의 지적을 계속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북한 당국에 제시할 수 있는 권고안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1]

  1.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체포와 구금이 이뤄질 것.
  2. 체포, 구금된 자의 가족에게 피구금자의 건강상태와 행방을 고지하고, 가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피구금자의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지체없이 제공할 것.
  3. 국가보위성 산하 구금시설을 포함한 모든 구금시설 내 피구금자의 통신권과 면회권을 보장할 것.
  4. 그동안 발생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와 행방을 즉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가족에게 지체없이 알릴 것.
  5.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거쳐 강제실종으로 추정되는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과 함께 피해자(생존자와 사망자) 및 그 가족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피해 회복이 이뤄질 것.
  6. 강제실종 피해자 중 생존한 사람에 대해서는 박탈된 자유와 권리를 회복시키고 법적으로 이를 보장할 것.
  7. 확인된 강제실종 피해 사례를 국제사회에 공개할 것.
  8. 추가적인 강제실종 발생을 막기 위해서 국제 인권 기준을 고려하여 국내법을 정비할 것.
  9. 강제실종협약ICPPED에 가입할 것.

1. 해당 권고안의 경우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이며, 국제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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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제23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로 노동권을 명시하고 있다. 노동은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 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적절한 수준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과연 북한 사람들은 세계인권선언에 규정된 노동권을 어느 정도 누리고 있을까?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볼 때, 북한에서는 세계인권선언 제23조에 언급된 내용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 – 불합리와 모순의 공존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사람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COICommission of Inquiry, 조사위원회보고서를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북한인권 연구 자료는 북한 내 노동과 관련한 수많은 인권 문제를 언급해왔다. 2018년 북한의 현대판 노예제Modern Slavery에 관해 조사한 한 연구기관 보고서는 “북한 내에는 국가에 의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강제노동이 만연해 있으며 주민 10명 중 1명이 사실상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처럼, 북한 내 노동 환경은 열악한 수준을 넘어 노예 생활과 비견될 정도로 비참하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권 침해가 수없이 혼재된 북한이기에 노동권 문제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참혹성의 측면에서 다른 인권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어 ‘보통의’ 인권 문제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북한 내 자유권 문제가 워낙 심각한 수준이다 보니 국제사회의 이목도 상당 부분 그쪽으로 쏠려 있어 노동권과 같은 사회권은 상대적으로 적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북한도 법률상으로는 주민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법이 노동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와 관련한 법령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노동자의 복리후생과 관련하여,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제25조는“세금이 없어진 우리 나라에서 늘어나는 사회의 물질적부는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복리증진에 돌려진다. 국가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하여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제30조는 “근로자들의 하루로동시간은 8시간이다.”라고 근로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주의로동법’ 제5조는 “사회주의하에서 모든 근로자들은 로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세부 내용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실업이 ‘영원히’ 없어졌으며 근로자들은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며 국가로부터 안정된 일자리와 로동조건을 보장’받는다. 이어, 제12조는 “국가는 근로자들이 로동과정에서 소모한 힘을 회복할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며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선진적인 로동보호제도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다.”고 규정하며 건강권과 관련한 개념을 노동자의 권리에 포함해 놓았다. 또한, 제38조는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협동단체는 국가가 제정한 생활비등급제와 생활비지불원칙에 립각하여 로동자, 사무원, 협동조합원들에게 생활비를 정확히 지불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놓음으로써 정해진 기준에 따른 임금지급을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로동보호법’ 내 다수의 조항에서 노동자들이 가지는 다양한 권리를 규정하며 국가 및 관련 기관은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법률상으로 북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적절한 수준의 노동권을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 함이 틀림없다.

 

기형적 노동 환경과 삶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비교적 최근 한국에 정착한 탈북인 수십 명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북한 내 노동 환경 실태에 관한 증언을 상당량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이 꼽은 열악한 북한의 노동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북한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북한 사람은 중등교육초급·고급중학교을 마치면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군에 입대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해 직장에 배치된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업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다. 국가에 의해 개인의 진로가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만연한 뇌물 문화로 인해 일정 수준의 뇌물을 간부에게 바치거나 인맥을 이용하면 제한적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직장에 배치 받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을 놓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음으로, 무임금 노동을 들 수 있다. 북한의 노동자는 국가가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군·당·행정기관의 간부나 평양에 거주하는 일부 선택받은 자들을 제외하고는 직장에 다녀도 임금을 받지 못하기에 스스로 먹고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심지어 학생들조차 수업을 제치고 노동에 동원되기도 한다.

한국지부는 최근 실시한 탈북인과의 면담을 통해 북한 내부에 일상화된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직업 선택의 제한과 무임금 노동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을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 A 씨, B 씨, C 씨, D 씨 모두 2019년 이후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다. 탈북인 A 씨는 20대로 김정은이 집권할 무렵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국가에서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최근 북한 노동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

학교 졸업하고 oo회사에 배치되었다. 거기서 한 3년 일했다. 월급이든 배급이든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북한은 그런 게 없다. 공짜로 일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일했다.

– 탈북인 A 씨

50대 탈북인 B 씨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모두 거치며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B 씨 역시 직장을 배치받고 일을 했으나 김정일이 집권하고 나서부터는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처음에는 oo공장에 다녔다. 여기서 한 5~6년 일했다. 김일성이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전에는 로임을 받았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못 받았다. 그 전에는 배급도 나오고 로임도 나왔는데 김정일, 김정은 때는 직장을 다녀도 돈을 안 줬다.

– 탈북인 B 씨

한국에 정착한 지 1년이 갓 넘은 탈북인 C 씨 또한 자신이 배치받은 직장에서 경험하고 목격한 직장 생활을 바탕으로 북한의 무임금 노동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북한과 한국은 매우 다르다. 북한에는 월급이 없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 돈을 직장에 바쳐야 한다. 어느 직장이든 돈을 안 내라고 하는 곳이 없다. 북한에서는 직장에 명단이 올라가 있지 않거나 출근을 하지 않는 자는 벌을 준다.

– 탈북인 C 씨

탈북인 D 씨는 2020년 이후 한국에 입국했다. D 씨는 북한의 노동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일 년 내내 직장을 나가도 쌀 한 톨도 안 준다. 배급은 1995년도 이후 없어진 지 오래고 월급도 없다. 배급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당기관, 법기관 등 힘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반 공장·기업소 다니는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1년 동안 꼬박꼬박 직장 출근해도 쌀 한 톨도 못 탄다.

– 탈북인 D 씨

앞서 탈북인 B 씨의 증언에서도 언급된 것과 같이 북한이 애초부터 노동자에게 임금이나 배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로 접어들며 소련의 붕괴와 지도자 김일성의 사망, 그리고 ‘고난의 행군’으로 잘 알려진 대기근이 발생하는 등 나라 안팎으로 큰 위기가 연이어 닥쳤다. 사회 전 영역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국가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사실상 국가 운영이 마비된 것이다. 탈북인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970년대 까지는 배급도 주고 로임도 나오고 상점에도 사탕이 넘쳐날 정도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김일성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으로 들어가면서 어려워졌다. 내가 그 시기에는 학교 다닐 나이였지만, 학교도 못 다녔다. 쌀도 없고 농사지을 것도 없고, 나라에서 주는 것도 없다 보니 쑥떡 같은 거 먹고 살았다. 잣나무 껍질을 벗긴 후 삶아서 우려낸 다음 다른 것과 섞어서 떡 만들어 먹고는 했다. 그 시기부터 북한 사람들이 타격받았다.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사람들은 그때 다 굶어 죽었다고 보면 된다.

– 탈북인 A 씨

탈북인 B 씨는 본래 노동자였지만 배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해 배고픔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까 싶어 어쩔 수 없이 농장원으로 자원했던 경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농장에서 일반 직장 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직장에서 농장 가는 것은 수월하다. 농장원은 대를 이어 일해야 한다. 농장원으로 일하는 것은 직장 다니는 것 보다 훨씬 힘들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때는 농장에서 일하면 일단 먹을 수는 있으니까 직장을 포기하고 농장원으로 일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배급을 해 주지 않아서 사람들 다 굶어 죽곤 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미공급’이라고도 한다.

– 탈북인 B 씨

이제는 나라에서 배치해 준 직장에서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물자 부족으로 공장과 회사가 돌아가지 않아도,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일은 나가야 한다. 나가서 할 일 없이 앉아서 시간을 때워도, 다른 노동 현장에 동원되어 나가도 출근은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의욕 저하를 불러온다. 출근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편법도 생겨났다. 몇몇 노동자들은 직장에 돈을 상납하고 회사에 이름만 걸어 놓는다. 출근하지 않는 기간에는 장사나 소토지 경작 등 다른 경제활동을 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8·3노동자’라고 부른다. 북한의 기형적인 노동 환경이 낳은 결과물이다. 탈북인 C 씨는 다니던 직장에 돈을 바치고 직장을 나가는 것으로 위장한 후 그 기간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벌러 다니는 행위를 의미하는 ‘8·3벌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그래서 최근 북한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제일 이상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는 게 ‘벌이조’8·3노동자 등 8·3벌이를 하는 자를 통칭이다. 당조선로동당 간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 되기 힘들다. 벌이조는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직장에서 1년 동안 아예 상관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북한에서는 60세 이하의 남자들이나 결혼하기 전 청년들이 직장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노동단련대로 보내 벌을 준다. 그러나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나라에서 찾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직장 지배인과 협의해서 중국 돈으로 700원을 내고 내 이름을 oo공장에 올리면 직장에는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1년 동안 출근을 안 하고 놀아도 되는 거다. 그 기간에는 놀거나 자기가 원하는 돈벌이를 하면 된다. 그래서 벌이조라고 하는 것이다.

– 탈북인 C 씨

나라에서 배치해 주는 직장에서 일해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무임금 강제노동이다. 탈북인 A 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경험한 노동자의 삶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건 거기서 농사를 따로 짓고 살아야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 받아서 농사짓고 그랬다. 보통 직장 반장보고 며칠간 시간 좀 달라는 식으로 부탁한다. 반장도 우리 다 농사지어 먹고 사는 거 아니까 서로 교대제로, 오늘은 내가, 내일은 다른 사람이 소토지 일을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직장에서 배급을 못 주다 보니 그렇게라도 해줘야 한다. 무슨, 안 그래도 공짜로 일하는데… 나라에서 일하라니까 그러지, 일 안 하면 단련대 쳐 넣으니까, 시끄러워지니까 일을 형식상으로라도 하는 것이다.

– 탈북인 A 씨

 

벗어날 수 없는 노동 착취의 굴레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비단 일반적인 직장에서만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 지원이라는 형태를 빙자해 다양한 형태의 비자발적 노동 조직을 구성해 노동 착취를 자행해왔다. 그 중 ‘돌격대’는 외부에도 잘 알려진 노력동원 조직으로서 국가적 건설사업에 동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식 편재의 노동 조직을 말한다. 돌격대는 ‘반군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정규 돌격대와 비정규 돌격대로 나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노동 조직이 국가의 필요에 따라 강제적으로 조직, 동원된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 차출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편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삼지연 건설현장 돌격대’ 인원이 석 달에 한 번씩 교대한다고 하면 나라에서 각 기업소마다 몇 명씩 차출할 인원을 할당한다. 내가 기업소에서 일하는데 내 순번이 되면 돌격대에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한다. 그런데 내가 돈이 좀 있거나 잘 산다고 하면 나 대신 다른 사람을 돈으로 사서 돌격대로 넣는다. 그 사람은 석 달 동안 나 대신 돌격대에 가서 시키는 일을 한다.

– 탈북인 D 씨

최근의 노동력 동원의 예로는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양에서 조직된 ‘수도당원사단’을 들 수 있다. 북한의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평양의 당원에게 물난리를 복구하기 위한 인력이 절실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개서한을 공개한 이후 수해 복구 지원에 동참하겠다고 자원한 인력만도 무려 7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간 북한 당국의 행적을 고려할 때 이번 동원이 순수하게 자원 인력으로만 채워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국가에 의해 추진되는 강제적 성격의 노력동원에서 노동권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상 지역으로 파견된 노동자는 몇 주에서 몇 개월에 이르는 기간 일해도 실질적으로 주어지는 임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파견 기간 소요되는 식량이나 비용을 노동자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일하다가 부상을 당해도 이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외에도 동원 기간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에 동원된 사람들의 모습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다른 지역으로 돌격대를 나간다고 하면 자기 집에서 쌀을 매고 가야 돌격대에서 일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파견되어 일하러 가는데 자기 식량도 챙겨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보통 석 달씩 간다. 그래서 돌격대에서 도망치는 사람도 있지만 잡아다가 때리고 다시 보내고 그런다. 최근에는 김정은이 삼지연을 자기 아버지인 김정일의 고향군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평양, 사리원 이런 곳을 포함해서 전국 각지에서 돌격대가 다 와서 일한다. 돌격대는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아이 엄마 할 것 없이 다 포함된다.

– 탈북인 D 씨

 

개인보다 국가를 위한 노동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국가가 앞장서서 국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헌법과 노동법 등 성문화된 법령으로서 노동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명목상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은 그 사회를 경험한 수많은 탈북인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현실 속 노동자의 권리는 국가에 의해 무시되기 일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강조해 온 ‘사회주의노동생활’의 핵심은 결국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집단주의 노동’과 같은 사회·집단·국가 우선의 전체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개인의 인권은 주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다.

다양한 시기에 정착한 탈북인의 증언을 비교하며 알 수 있는 점은, 노동자에 대한 처우나 인권 수준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는커녕 정체되거나 오히려 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면담에 참여한 탈북인은 북한의 노동권에 대해 서로가 거의 일치하는 증언을 했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의 노동권은 법률로써 규정된 바와 달리 현실에서는 철저히 무시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하거나 적극적으로 실현할 의지가 없다.”

외부에 알려진 북한의 노동 환경을 놓고 볼 때 여느 국가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고용률이 높다고, 또는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결코 그것이 북한 내 노동환경의 건전성이나 주민들의 질 높은 삶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질 노동 시간, 보상 수준,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 노동 여부, 휴식권과 같은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노동 환경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인권 보장의 의무를 진 의무 부담자로서의 북한 당국이 가지고 있는 노동권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자발적인 인식 및 태도 변화를 당장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북한을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상 많지 않다. 국제사회가 취할 수 방안 중 현실적인 것으로는 적극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개선 권고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인권침해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다뤄질 수 있었던 것처럼, 북한 내 노동자의 권리 역시 국제사회에서 더 깊이 있게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수, 2021/02/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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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와 북한인권

2020년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인권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홍콩 인권 탄압, 미국 대통령 선거, 기후위기의 심화 등과 같이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굵직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 중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의 확산은 올 한 해 인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로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지구사회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예측하지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이한 각국 정부는 감염병 대응 초기 적절한 방역 대책을 마련하는데 우왕좌왕했다. 방역 과정에서 인권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대응이 이뤄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인권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더불어, 기존에 존재해왔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인권 문제도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북한 역시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외부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 1월 말 국경을 차단함으로써 자발적 격리에 들어갔다. 뒤이어 내부 이동 통제 수준을 격상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신속하게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0명’을 주장하며 방역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역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에 분명 심각한 위기를 느낀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북한은 과거 감염병으로 인한 그 어느 위기 상황보다 코로나19 방역에 열심이다. 당국은 지도부 회의를 여러 차례 열고 강력한 방역 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관영 매체를 통해서는 연일 방역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유엔 대북제재, 올여름 발생한 물난리에 더해 코로나19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는 열악한 북한의 인권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건강권, 생존권, 식량권,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어느 하나 코로나19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 악화된 인권은 자유권과 사회권을 가리지 않기에 북한의 모든 인권 문제는 코로나19와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한 북한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은 북한의 최근 인권 동향을 가늠해보는 데 있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올 한 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내 코로나19와 관련한 주요 인권 이슈를 재조명해 봄으로써 2020년 북한의 인권 상황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경제난과 생존권

경제 위기는 코로나19가 북한에 몰고 온 심각한 위협 중 하나이다. 국제앰네스티는 2009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157개국을 대상으로 200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전 세계 인권상황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경제의 침체가 인권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인당 GDP가 1,700달러에 불과해 세계 228개 국가 개체entities 중 196위에 위치한 최빈국 중 하나이다.1) 최근 유엔 대북제재, 자연재해,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연쇄 위기는 북한의 경제난을 가속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Tomás Ojea Quintana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제75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에 더해 지난여름 발생한 태풍과 홍수가 북한 경제에 치명상을 입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보다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열악했던 북한의 인권 수준이 최근 일련의 위기로 더욱 저하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이뤄짐에 따라 2020년 북한의 수출입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북한-중국 무역 규모는 4.1억 달러로 2019년 상반기 대비 67%나 감소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북한의 수출입 규모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수출입은 암암리에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까지도 자국 선박을 제3국 국적으로 등록하거나, 추적 신호를 끄고 운항하거나, 또는 항로를 우회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추적을 피하면서 중국에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당국과 중국 정부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규모와 빈도가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할 수 있으나 국가가 주도하는 밀수 행위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국가 밀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는 해도, 2017년 유엔 대북제재에도 암암리에 이뤄지던 개인 밀수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됨으로써 대부분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부는 2020년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인 십수 명을 인터뷰해 이와 같은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 밀수에서 거래되는 물품 대부분은 북한 사람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 밀수의 감소는 곧 북한 내 장마당으로 유통되는 생필품과 식료품 등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물자 규모의 감소를 의미한다.

평양 통일거리시장

평양 통일거리시장

장마당은 북한 사람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핵심 경제 매개체이다. 개인 밀수는 장마당 발전의 일등 공신이자 원활한 운영과 유지에 핵심적인 요소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장마당에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 당국이 방역을 이유로 접경 지역의 개인 밀수를 엄격히 단속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던 물품 수입에 문제가 생겼다. 밀수 행위뿐만 아니라 보관, 운송, 중개, 판매 등 개인 밀수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돈벌이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생계수단을 잃었다. 경제 위축은 비단 국경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 밀수로 들여온 물품은 북한 내륙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가 장마당을 통해 사람들에게 공급되었는데, 개인 밀수가 차단되고 이동 통제가 강화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생필품과 식료품 공급이 줄어들자 이에 의존해 살아가던 사람들도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식량 부족은 북한이 처한 가장 중대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500만의 북한 인구 중 약 40%인 1,000만 명 이상이 영양 부족에 처해 있는 등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이다. 비교적 최근에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최근 탈북한 탈북인을 통해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나, 충분치 못한 식량과 심각한 영양 공급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건강 악화는 여전히 북한 사람들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보건의료 전문가의 의견이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주민이 처형된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면 최근 북한 당국이 시장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본보기로 처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몇몇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국경 봉쇄 이후 급등한 물가를 이용해 차액을 노리고 밀수를 시도한 사람 중 수 명이 적발되어 처형당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교역의 감소와 장마당 침체는 북한 경제에 큰 위기로 다가와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권 문제까지 파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북한 내부의 불안한 경제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종전의 유엔 대북제재나 자연재해 그 이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전문가는 당분간 북한의 경제뿐만 아니라 인권 또한 전보다 더 암울한 상황으로 치닫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악한 보건의료와 건강권

코로나19는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에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은 부족한 의약품, 전기가 없어 멈춘 의료 시설, 낙후된 의료 기기와 장비 등으로 설명된다. 북한 주민들은 국제인권규약국내법에 명시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부 특권 계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질병 치료만 놓고 보더라도 간염, 결핵,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과 같은 감염병과 영양결핍 문제는 수십 년 전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나 당국은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료체계의 붕괴가 시작되면서 스스로 치료 방법을 찾아 나서야 했던 북한 사람들은 최근 심각한 약물 오남용 위험에도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보건당국의 방역 활동

북한 보건당국의 방역 활동

코로나19는 안 그래도 불안정한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을 더욱 빠져나오기 힘든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북한은 이미 의료시설, 전기, 식수, 위생용품 부족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이 더욱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기술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보고서를 통해서도 북한이 현재 내부적으로 큰 어려움이 직면해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로 주민들의 건강권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빗장을 걸어 잠근 채 외부에 적극적으로 지원 요청을 보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제사회가 북한에 먼저 손길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이후 일부 민간단체가 보낸 손 소독제, 마스크 등과 같은 기본 방역 물품이 공식 경로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국경없는의사회MSF와 같은 국제기구 및 구호단체도 북한에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일정 수준의 지원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러시아도 북한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일부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원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국경 봉쇄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미진한 상태이다.

유엔 대북제재에 더해 미국,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코로나19 대응 물자 지원은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유엔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에 대한 예외조항을 마련해 놓았다. 유럽연합의 대변인은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북제재를 결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분명히 하면서도 유엔 제재 하에서도 인도적 지원은 여전히 허용된다는 사실을 들며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인도적 지원 이상의 제재 완화나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는 하나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대북 지원 의사가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손짓에도 북한은 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며 국경의 문을 쉽사리 열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해 남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방역 물품과 백신 공급 등 대북 지원에 열린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으나, 북한은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일관되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진단 키트가 부족해 코로나19 검사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감염 의심 증세를 보인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심각한 의료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관찰된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는커녕, 그것을 자체적으로 진단할 역량이 부족하기에 실제 발병 현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2020년 12월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이 오히려 기존에 유행하던 감염병의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관찰되었다고 한다. 즉,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 대응은 고사하고 기본의 보건의료 문제에 대처하기조차 버거운 비참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국제사회에 코로나19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지원 요청을 보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연대가 그 무엇보다 요구된다.

 

제한된 정보 접근권

정보 통제는 코로나19가 부각한 또 하나의 열악한 북한인권의 모습이다. 북한은 사회 전 영역에서 정보 접근권이 억압받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북한의 모든 전기통신, 우편, 방송 서비스는 국가 소유로 운영된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민간 언론, 시민단체와 같이 국가의 권력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교류도 심각하게 제한된다. 오직 관영매체를 통해 검열된 정보만을 접할 수 있다. 한 소셜미디어 전문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수백만 대의 휴대전화 보급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일반인의 인터넷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는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국가가 발표하는 내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 당국이 발표하는 코로나19 현황을 국제사회가 마냥 신뢰할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북한 주민은 당국이 통제하는 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에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외부와 단절된 북한

외부와 단절된 북한

당국의 정보 통제는 북한 내·외부로의 정보 접근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북한의 코로나19 현황과 관련해 투명성 결여 문제를 꼬집으며 당국에 국제 언론의 북한 내 조사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12월 초 열린 코로나19와 관련한 한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또한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코로나19 통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이것은 조금 이상한 상황”이라고 발언하며 코로나19 청정국을 주장하는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제한된 정보 접근권이 야기한 혼란을 경험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이 정부의 ‘안정성’ 유지를 이유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초로 경고한 의사 리원량(Li Wenliang)을 체포하는 등 정보를 통제하고 은폐하려 한 점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 당국의 과도한 정보 통제로 인해 사람들은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고, 이는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데 기인했다.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가 사회 안정 등을 이유로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통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떠안았다. 북한의 정보 통제는 특히 더 심각하다.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통제로 인해 북한 사람들은 국가의 엄격한 검열을 거친 한정적인 정보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 사람들은 정보 접근에서 발생한 정보격차로 인해 불이익을 받으며 살아가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심화한 보건의료 위기 속에서 북한 사람들이 마주하고 있을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지도부는 코로나19로부터의 위협을 국가 비상사태로 받아들이고 연일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주민들이 만반의 방역태세를 갖추게끔 지시하고 있다. 하지만 논의 주제에서 코로나19에 관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개선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신속하고 정확하며 투명한 정보로의 접근은 방역에 있어서 핵심임에도 말이다. 북한 당국은 사람들이 현실을 파악하고 경각심을 가져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권을 허용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동의 자유 억압

북한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엄격한 이동 통제를 시행해왔다. 자유로운 해외 출국은커녕 국내에서조차 거주지를 벗어나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진 내용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영토, 영해, 영공을 포함한 모든 국경을 봉쇄했다. 코로나19 이후 강화된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는 북한 내 이동의 자유를 더욱 옥죄었다. 과도한 이동 제한, 강압적 격리, 무분별한 지역 봉쇄, 그리고 방역 준칙을 어긴 자에 대한 비사법적 처벌 등과 같은 조치들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나 여전히 강력한 통제가 실행되고 있다. 이는 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세우는 과정에서 인권은 핵심적인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온 평양 주민들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온 평양 주민들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국경 봉쇄 조치는 탈북을 시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인은 총 195명이다. 특히, 2분기(4~6월) 입국자 수는 단 12명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나 줄어든 수치이다. 한국지부가 2020년 이후 한국에 입국한 탈북인으로부터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이들 중 다수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기 전 탈북해 중국 등지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로 보인다. 1월 말 이후 국경이 봉쇄되면서 주요 탈북 루트가 차단되고 이동 통제와 단속이 강화되면서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다 보니 탈북이 어려워지게 되어 탈북인 수도 줄어든 것이다. 탈북에 성공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제3국의 단속이 강화되어 한국으로 오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는 이들은 탈북 후 한국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되거나 건강이 악화되어도 치료는커녕 진료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부가 한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탈북 후 올해 한국에 도착한 사람 중 입국 당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북한의 코로나19 통제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고 무자비하다. 2020년 9월 로버트 에이브럼스Robert B. Abrams 주한 미군 사령관은 한 화상 토론에서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1~2km의 완충지대를 설정 후 특수부대를 배치했으며, 월경자 적발 시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탈북이 코로나19 취해진 방역 조치로 인해 더욱 위험해진 것이다. 특히나, 최근 강화된 단속과 처벌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주저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을 시도하다가 사살되느니 인권은 누리지 못해도 목숨은 부지하겠다는 것이 그들을 탈북에서 돌아서도록 한 이유일 것이다. 북한의 강도 높은 국경봉쇄와 이동 제한이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취해진 조치라고는 하나 기존의 북한 내 상존하는 인권 문제에 더해 추가적인 인권침해 요소를 낳고 있으며, 많은 이들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조차 없게 하는 것이다.

국가의 코로나19 대응에서 이동의 자유 제한은 필요에 의해 예외적으로 취해질 수밖에 없는 조치이다. 북한이 보여주는 국경봉쇄와 지역 간 이동 제한 등 일련의 강력한 이동 통제 조치는 코로나19를 차단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일시적으로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속 드러나고 있는 북한의 이동 제한에 기인한 인권 문제는 그 어떤 나라보다 심각하다. 2020년 11월 영국은 외무·영연방부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북한 내 이동의 자유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가의 정책에서 취약계층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언론에 따르면 방역을 빌미로 이뤄지는 장기화된 봉쇄와 격리 과정에서 북한 내 취약계층의 인권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이동 제한이 생명을 위협하는 올가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권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이동 통제는 장기적으로 북한 사람들을 더 큰 고통에 마주하게 할 수도 있다.

 

맺음말

2020년 한 해 북한의 인권상황은 당국의 코로나19 대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월 10일 ‘인권의 날’을 맞이하여 북한 당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우리 공화국은 사람을 세상에서 제일 귀중히 여기고 인민대중을 위해 복무하는 진정한 인민의 나라존엄 높은 자주 강국이며 인민대중의 민주주의적 자유와 권리가 최상 수준에서 보장된 참다운 인권옹호, 인권실현의 나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점은 ‘인권’보다는 ‘정권’이 우선하는 모습이다. 인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른 무엇 보다 우선되어야 함에도 말이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로부터 주민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대응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에 있어 세심하게 인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국은 인권이 무시된 코로나19 대응이 결국 독이 되어 인권상황 악화와 함께 사람들을 더 큰 위협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북한이 강조하는 ‘인민의 안전을 위한 완벽한 봉쇄장벽 구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대응 절차에서 인권적 측면에서의 심도 있는 검토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1)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은 대표적인 경제성장 지표이다. 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은 국민 소득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나온 지표이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GNI의 크기보다는 이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NI의 크기와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아보기 위해서 1인당 GNI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출처: 통계청 ‘2020통계용어’). 북한의 경우 세계은행World Bank에 등록된 경제지표 자료가 없어 GNI와 1인당 GNI를 파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자료로 인정되는 CIA의 ‘The World Factbook’에 나온 가장 최신의 북한 자료 중 확인가능한 경제 지표인 1인당 GDP2015년 기준를 참고했다.
목, 2020/12/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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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 이어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남북 모두가 잇대어 있는 북한의 보건의료 문제를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남북 모두가 잇대어 있는 북한의 보건의료 문제를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5모두가 잇대어 있는 보건의료 문제
© 연합뉴스 헬로포토

감염병은 북한 사회에
치명적인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지부, 김신곤 교수교수
코로나19가 북한에 발병했다고 보시나요?
코로나19는 당연히 있다고 봅니다. 당연히 환자는 있을 것이에요. 그런데 진단 자체가 여의치 않죠. 먼저, 진단 키트 자체가 매우 제한되어 있으니까 북한이 검사한 건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다양한 열병으로 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열병으로 죽는 사람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열병인지 아닌지를 알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있지만 진단 자체가 안 이뤄질 가능성이 높죠.

다음으로, 환자가 있어도 공식적으로는 0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자기들의 약점이 될 만한 것들은 웬만해서는 드러내지 않습니다. 북한은 아마 마지막까지 코로나19 확진자 0명을 주장하며 ‘우리는 신형코로나비루스를 이겨냈다’라고 자랑할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환자가 얼마나 생겼느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환자는 분명히 생겼겠지만 발생 규모 자체는 실질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왜냐하면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특히 중국과의 국경을 비롯해 육해공을 다 봉쇄했습니다. 1월 말부터 국경을 막기 시작했죠. 특히, 지난 7월 사회안전성에서 조-중 국경에 접근하는 자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다 사살하라고 공표했는데, 이게 그만큼 공식적이지 않은 밀무역을 통해 코로나19가 들어올 상황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개성으로 들어간 월북자가 코로나 의심자로 분류되자 그때 아예 개성 지역을 폐쇄하기도 했잖아요. 어쨌든 국경을 막음으로써 굉장히 힘든 시기가 지속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를 차단하고 있는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 특성상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코로나19의 기본적인 방역이 무엇일까요? 바로 봉쇄하는 것입니다. 이동 못 하게 하는 것, 접촉 못 하게 막는 것, 그런 고전적인 방역에 가장 충실한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보건의료 인프라나 치료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위기의식이 클 수밖에 없죠. 해서 만약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게 다른 나라처럼 창궐하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가 없게 됩니다. 앞에 말한 것처럼 인민병원에 가도 중환자 치료 시설이 없는데 어떻게 대처를 할까요?

코로나19 진단 자체는 못해도 의심자에 대해서는 격리할 것이니까, 그래서 ‘의심 환자’라는 표현으로 내부적으로 보고하고 있죠. 열이 나기만 해도 의심자로 분류해 일단 격리했을 겁니다. 그리고 환자 수가 한국의 1/10이라고 가정해도 사망자 수는 더 많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에는 중환자 치료시설이 부족하니 때문에 그렇습니다. 환자 중에는 경증 환자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중증 환자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인데 중증 환자는 사실상 북한에서 치료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경증 환자 중에서 누가 중증으로 발전하느냐고 하면 결국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중증으로 가는 것이죠. 면역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 상태입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훨씬 더 취약한 고위험군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70, 80대 이상이면 연세가 많아 면역력이 떨어져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북한은 50, 60대라고 할지라도 영양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의 경우는 면역력이 매우 취약해 고위험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중환으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유병 규모는 고전적인 방역에 충실한 북한의 특성상 적을 순 있겠지만, 실제로 걸린 사람 중에 사망률은 우리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 봅니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만약 본인들이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 사이에 코로나19가 확산하게 되면, 북한식 표현으로 하자면 북한 사회에 ‘괴멸적 타격’이 되는 것이죠. 중환자들 쏟아지면 말 그대로 손 놓고 있어야 할 상황이니까요.

북한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격리하는 조치는 인권적 측면에서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그것과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북한에서는 국가가 환자를 케어한다는 개념이 아닌, ‘당신이 의심되니까 남한테 전파하지 못하도록 격리한다’라는 목적이 더 강합니다. 우리는 의심 환자라고 할지라도 무증상은 집에서 자가격리, 경증은 생활치료센터에서, 그리고 중증은 병원으로 이송하죠. 하지만 북한은 병의 경중에 따라서 케어받는 것이 안 되어 있습니다. 국가가 그렇게 할 만한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구금시설 내 수용자나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구금시설의 경우, 제가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아마도 매우 열악한 상태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도 집단생활시설에 감염병이 생기면 문제가 커지잖아요? 북한 구금시설의 경우도 그 안에 다 모여서 생활하고 하다 보니, 여러 환경이 굉장히 열악할 것이에요. 거기서 아프다고 해서 질 좋은 케어가 되겠나요? 일반인들도 약이 없어서 장마당 나가서 약을 사 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질병이 있어도 제대로 치료되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죠. 북한 사회 자체가 취약하지만, 특히 그런 곳은 더욱 취약하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공격하는 것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기에 그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회가 소위 얼마나 인간적이지 못한지, 혹은 사회적인 면역력이 얼마큼 공평하게 공유되지 못하는지, 특히 취약한 부분에서 얼마나 보장이 안 되는지, 그런 것들이 다 드러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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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접근의
필요성

코로나19로 막히긴 했지만 그동안 국제기구, 각국 정부기관, 그리고 NGO가 북한에 다양한 의료 물품을 지원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에는 그냥 약 보내주고, 먹을 것 보내주고, 물건 보내주고 그러고 끝이었지요. 당연히 그렇게 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자력갱생을 하겠다고 외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NGO들과 협력하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걸로 인해 북한에서 먹고 사는 사람이 생기니까요. 이렇게 지속해서 이어지는 것들은 다 사회적 기업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사회적 기업 모델은 일반적인 기업처럼 이윤을 가지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공공적인 영역이나 취약한 영역에 공급해 주는 모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북한에 있는 파트너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신들 봉급은 봉급대로 가져가고, 남는 부분은 여기에다가 이만큼은 도와 달라’고 할 수 있죠.

한 예로, 두유와 칫솔을 예로 들어 보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양치 교육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산가족 상봉할 때 북한 사람 중 상봉 리스트에 있다가 결국에 못 나오는 사람들 상당수는 치아 문제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 치과 치료를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북한은 치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치아 용품이 부족해서 아예 뽑아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말감치과 치료에 사용되는 재료도 부족한 상태라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으니까요. 북한에서는 중년만 되어도 치아가 성치 않은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이가 많이 없으니까, 이산가족 상봉할 때 그것을 북한 측에서는 외부에 공개하고 싶지 않겠죠. 그런 치아 치료 같은 경우도 결국은 보건 교육과 치과 치료가 같이 가야 하는 것입니다. 쉬운 예방법은 양치질을 잘하는 것이죠. 그러면 뭘 하면 될까요? 사회적 기업 형식으로 이미 들어가 있는 두유 공장 옆에 대나무 칫솔 같은 친환경 칫솔 공장을 만들면 되겠죠. 이것 역시 사회적 기업 형식으로 말이죠. 생산물을 통해 경제생활 하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또한 두유를 줄 때 그곳에서 생산한 칫솔, 치약을 한 달에 한 번씩 같이 끼워서 보내주는 것이죠. 그리고 보건교육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기관과 파트너쉽 구축해서, 우리가 아이들 먹거리만 보내는 게 아니라 북한의 보건의료인을 세워서 그분들과 같이 치아 관리 교육하는 것도 진행해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단지 먹거리만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치아 건강 교육도 제공하는 것입니다. 치아는 나중에 만성 질환과도 다 관련되니까 특히 중요합니다. 그런 식으로 창의적으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은 제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사)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추진하기 힘들기는 하지만요.

하지만 당장의 유엔 제재만 하더라도 북한이 스스로 초래한 결과이기는 하나 보건의료 개선 측면에서는 큰 장애물로 보입니다. 북한의 보건의료, 그리고 나아가서 인권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단기적으로 유엔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은 작겠지만 유엔 제재 하에서 적법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됩니다. 유엔 제재에서도 북한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침해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유엔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하죠. 그러면 그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특히, 보건영역에서는 충분히 현실성 있습니다. 먼저 보편성에 있어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는 그 누구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급성이 있죠.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시급한 문제가 어디 있나요? 적어도 이 부분만은 열린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현실성인데, 현실성은 국제사회와 북한에 다 명분과 이익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자존심 상하지 않게,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부정적인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고려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보건의료는 상호 간에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의료 환경뿐만 아니라 인권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의료물품 지원에 대해 일일이 제재 면제를 승인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아예 ‘턴키Turn-key, 사용자가 제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자가 인도하는 방식’ 방식으로 해서 ‘평양종합병원’을 통째로 모델링하는 것과 같이 프로젝트 베이스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고려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의료장비가 들어간 후, 그게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시 인민병원들도 현대화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통 크게 하자는 것이죠. 아무리 그래도 북한이 의료 장비인 CT나 MRI를 분해해서 군사 무기로 전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원은 외부 전문가들이 가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적어도 생명을 살리는 문제,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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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잇대어 있다

코로나19로 남북 보건의료 협력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모습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최근에는 경제 협력에 관한 이야기만 자주 부각되었습니다. 거시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경제적인 협력은 돈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보건의료 협력은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오랜 갈등 관계에 있던 사람들이 돈 가지고 협력하자고 하면 잘 안 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무리 증오하고 갈등했던 사람들이라도 자신이 아플 때 치유해주고 보살펴줬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쁜 마음을 품기 어렵습니다.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협력이 전제되면 장기적으로 그것이 남북관계 개선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간의 본격적인 경제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획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방역 협력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의 K-방역의 성공적인 경험과 북한의 고전적 방역 방식이 서로의 장점을 기반으로 어우러진 ‘한반도형 방역모델’을 만들어낸다면 북한과 같은 상황에 있는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앰네스티 회원의 관점에서 북한 보건의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많이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정말 미워요’ 이런 생각을 솔직히 할 수도 있어요. 핵으로 주변국을 위협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 있었던 공무원 피격 사건의 경우와 같이 반인륜적인 일을 벌이는 나라인데 ‘우리가 왜 도와줘야 하냐’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보건의료의 측면에서, 그래도 북한을 도와줘야 할까요? 저는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준 교훈 중의 하나가 ‘모든 생명은 잇대어 있다’라는 점입니다. ‘잇대어 있다’라는 표현은 ‘서로 이어져 있고, 서로 기대고 있다’라는 뜻이죠. 그게 인간만의 생명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내 생명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위기만 봐도 우리가 자연에게 못된 짓을 했기 때문에 자연이 우리에게 또 되돌림을 하는 것이죠. 인간과 인간이 서로에게 못되게 하는데, ‘나만 건강하면 된다’라는 삶은 불가능한 삶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 헬스One Health’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과 자연이 다 연결되어 있기에 인간만의 건강도 안 되고, 인간 중에서도 나만의 건강만 중요시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죠.

더군다나 지금은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이지 않나요? ‘나만 건강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만, 특히 감염병이 창궐하는 시대에는 ‘남’이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잇대어 있다’라는 것입니다. 22만여㎢라는 작은 땅덩어리인 한반도에서 세균, 바이러스, 미세먼지는 남북을 가리지 않습니다. 북한의 민둥산부터 미세먼지, 그리고 각종 좋지 않은 것들, 모두 우리에게 영향을 줍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도 영화로 나왔잖아요? 만약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북한만 영향을 받을까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당하는 재난은 우리도 당하게 되는 거죠. 그게 결국은 생명은 잇대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 주민의 건강과 생명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북한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이죠. 보건안보, 생명안보 이런 말이 다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서로 잇대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북한이 건강하지 않으면 우리도 건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결국, 북한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행동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북한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미워도 우리의 건강과 생명과 잇대어 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죠.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북한의 보건의료 문제도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결국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는 말이군요.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로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모두의 건강권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북한 보건의료는
‘우리 모두의 건강은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화, 2020/11/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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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까다로운 외교정책 과제 중 하나는 핵무장한 북한입니다. 미국과 북한 간의 기나긴 회담은 2019 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북한은 최근까지 핵무기 무기 개발을 계속하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하였습니다.

은퇴한 미육군 대령이자 40 년의 경험을 가진 미 외교관으로서 저는 미군의 행동이 어떻게 전쟁으로 이어지는 긴장으로 악화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속한 조직인 평화를 위한 참전용사단체는, 미국과 한국 등 수백의 시민 사회 단체의 일원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올해 다가오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대적인 규모와 도발적인 성격으로 인해 연례의 한미군사연합훈련은 한반도의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2018 년부터 중단되었지만,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합동 군사훈련의 재개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의 국방장관들도 기본적으로 합동훈련을 계속하기로 합의했고, 새로 임명된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은 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의 도전적인 대응조치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보다는, 블링컨은 북한과의 화해조치로서 훈련을 중단하는 것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에 걸친 대북제재의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트럼프가 채택한 최대압력전략이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블링컨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압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을 압박하여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경제적 제제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바이든 정부가 오는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할 경우, 이는 곧바로 북한과 외교적 타협의 가능성을 훼손하고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남한과 긴장을 재점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도래하면 한반도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은 북한의 남한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 훈련을 “무력의 과시”용으로 진행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을 “최고 지도자의 살해작전”으로 간주하고, 체제전복을 위한 리허설처럼 평가합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2 폭격기, 핵공격이 가능한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의 참가, 장거리사격이 가능한 대형구경의 무기 등을 동원합니다. 따라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절실한 신뢰구축의 조치이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가 긴급한 인도주의적, 환경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군사훈련에 동원되는 절실한 자원을 의료제공과 환경보호를 통한 생명과 안전을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또한 한미군사합동훈련은 또한 미국 납세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현지 지역주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히고 한국의 환경에 큰 피해를 가합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이를 막대한 군사지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여 왔습니다.

북한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에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액 규모로 보면 한국과 미국이 국방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 군비 지출 1 위 (7,320 억 달러)로 다음 10 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고 한국은 10 위 (439 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전체 국방예산은 84 억 7 천만 달러(2019 년 기준)에 불과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궁극적으로 위험하고 값비싼 군비경쟁을 막고 전쟁재개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 70년의 기간이라는 오랜 한국전쟁의 근본 원인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즉시 중단하는 노력을 통하여 북한과의 긴장을 줄여야 합니다. 군사훈련과 오랜 전쟁을 끝내는 것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For Peace With North Korea, Biden Must End the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One of the thorniest foreign policy challenges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need to face is a nuclear-armed North Korea. Talks between the U.S. and North Korea have been stalled since 2019, and North Korea has continued to develop its weapons arsenal, recently unveiling what appears to be its largest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As a retired U.S. Army Colonel and U.S. diplomat with 40 years of experience, I know all too well how actions by the U.S. military can exacerbate tensions that lead to war. That’s why the organization I am a member of, Veterans for Peace, is one of several hundred civil society organizations in the U.S. and South Korea urging the Biden administration to suspend the upcoming combined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Due to their scale and provocative nature, the annual U.S.-South Korea combined exercises have long been a trigger point for heightened military and political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These military exercises have been suspended since 2018, but Gen. Robert B. Abrams, Commander of U.S. Forces Korea, has renewed the call for the full resumption of the joint war drills. U.S. and South Korean defense ministers have also agreed to continue the combined exercises, and Biden’s secretary of state nominee Antony Blinken has said suspending them was a mistake.

Rather than acknowledge how these joint military exercises have proven to raise tensions and provoke actions by North Korea, Blinken has criticized the suspension of the exercises as an appeasement of North Korea. And despite the failure of the Trump administration’s “maximum pressure” campaign against North Korea, not to mention decades of U.S. pressure-based tactics, Blinken insists more pressure is what’s needed to achieve North Korea’s denuclearization. In a CBS interview, Blinken said the U.S. should “build genuine economic pressure to squeeze North Korea to get it to the negotiating table.”

Unfortunately, if the Biden administration chooses to go through with the U.S.-South Korea joint military exercises in March, it will likely sabotage any prospect of diplomacy with North Korea in the near future, heighten geopolitical tensions, and risk reigniting a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hich would be catastrophic.

Since the 1950s, the U.S. has used the military exercises as a “show of force” to deter a North Korean attack on South Korea. To North Korea, however, these military exercises — with names such as “Exercise Decapitation” — appear to be rehearsals for the overthrow of its government.

Consider that these U.S.-South Korea combined military exercises have involved the use of B-2 bombers capable of dropping nuclear weapons, nuclear-powered aircraft carriers and submarines equipped with nuclear weapons, as well as the firing of long-range artillery and other large caliber weapons.

Thus, suspending the U.S.-South Korea joint military exercises would be a much-needed confidence-building measure and could help restart talks with North Korea.

At a time when the world is facing urgent humanitarian, environmental and economic crises, the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also divert critically needed resources away from efforts to provide true human security through the provision of health care and the protection of the environment. These joint exercises cost U.S. taxpayers billions of dollars and have caused irreparable injury to local residents and damage to the environment in South Korea.

On all sides, the ongoing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have been used to justify massive military spending. North Korea ranks first in the world in military spending as a percentage of its GDP. But in total dollars,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spend vastly more on defense, with the U.S. ranking first in military spending worldwide (at $732 billion) — more than the next 10 countries combined — and South Korea ranking tenth (at $43.9 billion). By comparison, North Korea’s entire budget is just $8.47 billion (as of 2019), according to the Bank of Korea.

Ultimately, to stop this dangerous, expensive arms race and remove the risk of renewed war, the Biden administration should immediately reduce tensions with North Korea by working to resolve the root cause of the conflict: the longstanding 70-year-old Korean War. Ending this war is the only way to achieve permanent peace and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출처 : 전쟁없는세상(WorldBeyondWar) on 2021-01-28.

Ann Wright

공수부대 참전 경력을 지닌 미육군대령출신의 여성으로 예편 이후, 미국무부에 근무하다가 중동정책에 반대하면서 이라크 침공 하루 전에 공개적인 사임을 한 이후, ‘반전평화를 위한 참전용사단체’와 ‘Pink-Code’ 등에 참여하면서 왕성한 평화운동과 기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토, 2021/01/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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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편지를 쓴다. 국제앰네스티의 창립자 피터 베넨슨(Peter Benenson)이 ‘잊혀진 수인’들을 위해 탄원 편지를 제안했던 1961년부터 지금까지, 편지는 국제앰네스티의 핵심 캠페인 콘텐츠였다.

국제앰네스티의 Write for Rights는 국제앰네스티의 대표적인 편지쓰기 행사로, 매년 12월에전 세계 수십만 명의 참여자들이 인권 침해를 겪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 편지를 쓰고 온라인 탄원에 서명을 한다.

2001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18년차를 맞았다. 지금까지 파악된 편지수만 약 2천3백여만 통, 이를 통해 수백명의 삶이 변화했다. 편지의 힘은 놀라웠다. 무고한 사람이 석방되었고, 위험에 처한 사람이 더 안전해졌으며 인권을 침해하는 불공평한 제도를 바뀌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처음부터 세계 최대의 인권 행사였던 것은 아니다. 이 캠페인은18년 전 폴란드의 작은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비텍 헤바노브스키와 함께 서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직원들

비텍 헤바노브스키와 함께 서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직원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처럼,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18년전 폴란드의 지역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앰네스티 폴란드에 있는 한 그룹의 코디네이터였던 비텍 헤바노브스키(Witek Hebanowski)는 지역 축제에서 앰네스티 행사를 준비하던 중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참여했던 행사에 대해 비텍에게 얘기해주었다. 소녀가 참여한 행사는 24시간 동안 정부에 항의서한을 작성해 보내는 행사였다. 소녀의 이야기는 비텍에게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비텍은 그룹 모임에 소녀를 초대했고, 그룹원들과 함께 24시간 동안 총 몇 장의 긴급 행동 탄원편지를 쓸 수 있을지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아이디어는 이후 이메일을 통해 다른 앰네스티 그룹에도 전해지게 된다. 이 행사는 퍼지고 퍼져 몽골, 일본, 나이아가라 폭포 옆까지 전해지게 되고 수많은 사람이 탄원 편지를 쓰는 것으로 확산되었다. 하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풀뿌리에서 시작해 점점 자라게 된 것이다.

  • 편지지들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들
  •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는 앰네스티 폴란드 지부 회원들
  • 편지를 쓰고 있는 한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
앰네스티 폴란드 지부에서는 아직도 처음처럼 24시간 내내 편지쓰기 마라톤을 진행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는 밤새 열려 있으며, 참가하는 사람들이 서로 알아가는 장이 된다.

Write for Rights에서 아직도 풀뿌리 활동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편지쓰기 캠페인이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지역사회와 앰네스티 그룹이라고, 폴란드 지부의 제고쉬 주코브스키는 말했다. 작은 규모의 그룹들, 특히 학교의 그룹에서 많은 탄원 편지를 쓰고 있다. 2011년에는 인구 1000명의 비르차(Bircza) 라는 작은 도시에서 13,000장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편지가 작성되기도 했다. 무료 1인당 13장의 편지를 써낸 것이다.

Write for Rights가 매력적인 이유는 쉽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지부 제고쉬 주코브스키(Grzegorz Zukowski)

누군가는 ‘고작 편지 한통’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맞다. 편지지와 펜만 있다면 편지는 누구나 쓸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Write for Rights가 매력적인 캠페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이웃집의 누군가도, 편지를 쓸 수 있다.

우리가 편지를 써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하나 하나 모두 중요하다.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기 어려운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 일 년에 한번이라도 마음을 열고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GOOD NEWS
  • 2011
    파푸아의 독립을 외치다 감옥에 간 양심수 필렙 카르마는 65,000여통의 연대 편지를 받고 석방되었다

    미소를 짓고 있는 필렙 카르마

  • 2012
    15세 마리아 이사벨 프랑코는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었다. 전 세계 수천명이 연대 편지를 보냈고 그 결과 과테말라 부통령으로부터 ‘여성폭력 문제를 조사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마리아 이사벨 프랑코의 사진을 들고 있는 그의 어머니

  • 2013
    대통령 취임 반대 시위를 하다 체포된 볼로트나야의 3인에게 전달된 17만여통의 연대 편지 덕분에 3인 중 1명은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석방된 볼로트나야 3인 중 1명이 앰네스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4
    인종 차별로 고통받는 파라스케비 코코니와 로마족을 위해 8만여통의 편지가 그리스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되었고, 장관은 파라스케비에게 인종차별 반대 법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라파스케비 코코니가 그리스 법무부 장관에게 8만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 2015
    억울하게 살인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40년간 독방에 구금되어 있던 우드 폭스를 위해 전세계 24만명이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2015년 6월 우드 폭스는 마침내 석방되었다.

    우드 폭스가 손을 불끈 쥐고 웃고 있다

  • 2016
    기자로 일하다 날조된 혐의로 체포되어 5년간 수감되었던 사진 기자 샤칸은 44만통의 연대 편지를 받았고 2019년 결국 석방됐다

    샤칸이 환하게 웃고 있다

  • 2017
    페이스북으로 정부의 문제를 비판했다가 교도소에 갇혔던 마하딘은 69만 통의 연대 편지를 받고 2018년 석방되었다

    마하딘이 자신에게 온 편지들 앞에 앉아 있다

  • 2018
    마리엘 프랑코는 인권 옹호 활동을 하다 살해되었다. 정의 구현을 위해 전 세계 56만명이 연대 편지를 보냈고 수사를 약속한 경찰은 2019년 3월 마침내 용의자 경찰 2명을 체포했다

    마리엘 프랑코가 앞을 바라보고 있다

 

2019 Write for Rights
2019년, 또 한번의 Write for Rights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유스들과 함께합니다.
함께 놀라운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주저 말고 편지를 쓰세요.

편지쓰기

금, 2019/11/15-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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