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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랑 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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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랑 2021년 08월호

admin | 목, 2021/08/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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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특강…”친일교과서 만든 이명박·박근혜 정부, 범죄 정권” 비난

10일 오후 대전서 특강하는 김원웅 광복회장 [촬영 이재림 기자]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은 10일 “친일 미청산은 대한민국의 기저질환인 만큼 (청산을 막아온) 친일 비호세력 명단을 작성해 비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대전 중구 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대전충남겨레하나·세상을 바꾸는 대전 민중의 힘 주최 특강에서 “친일청산 없이 국민 통합하자는 얘기는 일본 강점기에 천황폐하 모시자는 것과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1∼21대 육군 참모총장 모두 독립군 토벌하던 인물’이라는 지난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 일부분을 다시 언급하기도 한 그는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을 하라고 하면 회의감이 든다고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서울현충원 명당자리에는 일제 천황폐하를 칭송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묻히는 게 꿈이라고 말한 이들이 있을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애국심이 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친일 반민족 세력은 친북좌파 빨갱이라고 몰아간다”며 “언젠가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기록으로 남겨 명단으로 작성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기도 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그들은) 범죄 정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친일 반민족 집단으로부터 친북좌파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며 “(저도) 빨갱이란 말로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자랑스럽고 하나도 움츠러들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2020-12-10> 연합뉴스

☞기사원문: 김원웅 “친일 미청산은 기저질환…친일비호 명단 비석 세울 것”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광복회 ‘역사정의실천인상’ 수상

금, 2020/12/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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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육사·김동인 기리는 문학상, 친일과 민족의 자존 사이 고민해야…
박몽구 시인, 순천향대 객원교수

결실의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다. 농부들은 한해의 결실을 들에서 과수원에서 거둬들이고, 강가에 선 은행나무들은 샛노란 결실을 길손들에게 나눠주며 긴 겨울을 넘길 채비를 하고 있다. 시를 쓰는 사람들 역시 한해의 결실에 바쁜 모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잡지사 우편함에 쌓이는 시집들을 보면, 제아무리 코로나19가 음험한 병마로 위협한다 하더라도 시인들의 살아있는 정신을 억누를 수는 없는 모양이다.

시인, 소설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펴내는 작품집과 함께 문단의 큰 결실 가운데 하나는 가을 들어 곳곳에서 들려오는 각종 문학상 수상 소식일 것이다. 축하하는 마음과 부러움이 뒤섞인 반응들이 SNS 등을 통하여 퍼지는 걸 보면, 새삼 한 해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인다.

그런데 올해에는 각종 문학상 주변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걸 보면서 왠지 축하와 부러움에 머물러서는 안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문학상 만들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상이 그 본질과는 관계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문학상을 만들어 시행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우선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문학상 제정의 원점이 되는 문인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보려는 의도가 깃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들 문학상의 제정 시행이 손쉽고도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 홍보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문학상 급증 촉발한 지자체들

요즈음은 지자체마다 도서관 등을 건립하는 데 수백억 원씩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거기에 비치할 도서 구입 예산은 조족지혈로 편성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본다. 심지어 우수문학 도서의 경우에도, 지역 도서관들에서 수준 높은 이론서나 어려운 시집보다 누구나 읽기 쉬운 수필류의 책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리고 출판사마다 각지의 도서관에서 도서 기증을 요청하는 편지들이 쇄도하기도 한다는데, 다 본말이 전도된 일이다.

지자체들이 문학상 제정을 손쉽게 생각하고 그 시행에 신중을 기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잘못된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게 아닌가 한다. 실제로 남쪽의 한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그 지역 출신의 모 시인이 생전에 그를 내세운 문학상을 제정 시행하더니, 불과 3회째 시상을 한 후 지역 문인들로부터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자 급기야 상을 폐지하기도 하였다. 이에는 그 지자체의 섣부른 행정도 문제지만, 해당 지역 출신 문인들이 자신들에게는 상이 돌아오지 않고 외지인들에게만 돌아간다며 민원을 제기한 것이 큰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문인들의 속 좁은 처신도 문학상의 건전한 발전에 한 저해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한국 문학이 수백 개의 문학상을 제정하여 시행할 만큼 질적으로 우수하며, 그 기반이 탄탄한가 자문해 보면 그렇지 못하다는 답이 훨씬 더 많을 것은 자명하다. 상은 그것이 표방하는 바와 내용이 얼마나 일치하는가가 가장 큰 기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1970년대 모 출판사에서 제정한 ‘만해 문학상’의 첫 수상자 배출 경위는 눈여겨볼 만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아마 1974년인가 이 상이 제정되었는데, 당시 박정희 유신정권 아래에서 이 상에 값할 만한 수상자들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정 이후 몇 년 동안 수상자를 내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엄혹한 시절 만해의 정신에 부끄럽지 않게 문학 행위를 하고 있는 문인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의 경우지만, 1964년 장 폴 사르트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그는 1964년 수상자로 선정되자 모든 공적인 훈장과 명예를 거부한다는 원칙을 밝히며 수상을 거절했다. 작가는 어떤 기관이나 제도에 편입되면 안 된다는 소신을 지킨 것이었다. 아울러 “이런 상은 억압받는 이들의 아픔을 함께해 온 파블로 네루다나 러시아의 솔로호프에게 먼저 돌아가야 한다”라고 천명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문학적 명성이 전 지구촌에 퍼짐은 물론 요즘 화폐 가치로 13억 원에 달하는 상금이 걸린 상을 거부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는 당시 스웨덴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 상태에서 노벨상은 객관적으로 서방 블럭 작가나 동방의 반역자들을 위한 영예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노벨상이 중남미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의 한 사람인 ‘파블르 네루다’나 충분한 자격이 있는 ‘루이 아라공’에게 주어지지 않음이 그 예다. 또 노벨문학상이 솔로호프에게 수여되기 전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게 수여되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소련 작품으로서 노벨상을 탄 것은 단지 해외에서 출판되고 소련에서는 금지된 작품인 <닥터 지바고>뿐이었는데 이는 균형이 잡히지 못한 시상 방법이었다.”

모름지기 깨어 있는 작가라면, 모든 종교적 인종적 편견을 멀리할뿐더러 자신 말고도 더 문학적 사명과 작품의 진정성에 충만한 사람을 돌아보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이만한 기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표리부동한 문학상의 속출

모두에 밝힌 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문학상은 수백 개에 달한다. 이 같은 상을 주관하는 측은 하나같이 때로는 숭고하고 거창한 상의 제정 취지를 내걸고 있지만, 문제는 그 제정 취지와 어긋나는 상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양상은 상의 제정에 따르는 재정 여건이 열악한 문학 전문지 등이 제정한 문학상보다 예산 여건이 충분한 지자체나 대형 언론사에서 제정한 상들 쪽에서 빈번하게 드러나고 있다.

올해 들어 문단 내외에서 적잖은 물의를 일으킨 ‘이육사 시문학상’은 일그러진 문학상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에서 나온 성명서에 따르면 ‘2020년 제17회 이육사 시문학상은 친일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인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한 문학평론가가 심사위원이었고, 대표적인 친일문학상인 미당문학상 후보를 두 차례나 수락했을 뿐만 아니라 전두환 취임 때 찬양시를 쓴 시인을 기리는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되어 수상하였다. 주최 측은 좋은 시를 쓴 시인을 선정하여 시상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과연 그 같은 반응은 변명인가 아니면 괴변인가.

이 상 제정의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는 이육사 시인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일제 강점기에 끝까지 민족의 양심을 지키며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한 시인이 아닌가. 경북 안동(安東) 출생인 그는 조부에게서 한학을 배우고 대구 교남(嶠南)학교에서 수학하였지만, 일제의 폭압 정치로 고향에서 살 수 없어 중국 본토와 만주 등지를 떠돌며 독립운동을 벌이다 절명한 사람이다. 그는 1925년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義烈團)에 가입하였고, 1927년 귀국했으나 장진홍(張鎭弘)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3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때의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육사’라고 지었다. 출옥 후 1937년 윤곤강(尹崑崗)·김광균(金光均) 등과 함께 동인지 <자오선(子午線)>을 발간, 그 무렵 유명한 <청포도(靑葡萄)>를 비롯하여 <교목(喬木)>, <절정(絶頂)>, <광야(曠野)> 등을 발표했다. 1943년 중국으로 갔다가 귀국, 이해 6월에 동대문경찰서 형사에게 체포되어 베이징으로 압송, 이듬해 베이징 감옥에서 옥사한 일제하 가장 실천적인 삶을 꾸린 지사가 아닌가. 그런 분을 기리는 문학상에 친일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사람들이 심사위원을 하고, 미당문학상 후보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린 사람이 기왕의 여러 차례 수상에 이어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아 또다시 상을 타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육사 시문학상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자, “‘이육사 문학관’ 측은 ‘이육사 시문학상’ 운영의 주체가 아니다. 상의 운영은 ‘이육사 시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제1회부터 제17회에 이르는 지금까지, 이 위원회는 ‘이육사시문학상’ 시행 기관인 ‘TBC문화재단’에서 독자적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육사 시문학상’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에 따라 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은 이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의 고유한 권한이다”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항일 투사 시인 이육사의 정신을 기리는 이육사 문학관이 시상식 공간을 제공하고, 상의 운영에 대하여 바른말을 아꼈다고 해서 책임을 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성명서는 “그동안 일부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나 심사자들의 면면을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들의 상당수가 미당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 친일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수상하였거나 심사자였다. 친일문학상 후보자도 상당했고, 박정희를 찬양한 시인도 있었다. 그 이름을 일일이 거명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친일문학상 수상자나 심사자가 ‘이육사 시문학상’뿐만 아니라 이육사문학관에서 시행하는 각종 행사에도 대거 초대되었다. 학술토론회, 낭독회, 문학학교, 문학강연회 등의 행사에 초대되어 어린 학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상을 제정한 지방의 유력 언론사에만 책임을 돌릴 게 아니라, 작게는 한국 문단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이육사’라는 거대한 정신의 거봉을 앞에 내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친일과 민족의 자존 사이에서

최근 언론에 두 문학상의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두 문학상의 수상자는 놀랍게도 같은 사람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숨 작가는 장편소설 <떠도는 땅>으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제51회 동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부산일보>가 선정하는 제37회 요산 김정한문학상 수상자에도 이름을 올려 문단 내외에 물의를 일으켰다.

김동인은 일제가 패망하던 날 아침에도 조선총독부를 찾아가 ‘시국에 공헌할 새로운 작가단’ 구성을 자신에게 일임해 주면, 일왕에게 백배의 충성할 것을 맹세했다고 한다. 그는 일제 기관지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와 황민화를 주장하는 글을 여러 차례 기고했고 일제의 징병에 조선 청년들이 자원할 것을 독려하는 글도 실었다. 그는 창씨개명과 함께 ‘황군 위문 작가단’ 활동도 한 대표적인 훼절 친일지식인이다. 반면에 요산 김정한 선생은 일제 치하에서도 일체 친일 행위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승만에서 박정희의 유신 독재에 이르는 시절 불굴의 정신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부산을 올곧게 지킨 지사형 작가가 아닌가. 특히 김정한 선생의 작품들 곳곳에는 일제에 항거한 기층 민중의 뼈아픈 삶이 아로새겨져 있는데, 친일의 거두를 기리는 상을 받은 사람이 다시 비교도 하기 어려운 상을 수상하다니 문인 정신이라곤 털끝도 찾아볼 수 없는 치졸한 처신이다.

두 상의 수상자 소설가 김숨은 여성을 유린한 반인륜적 범죄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작품화한 보기 드문 작가라는 점에서 납득이 어렵다. 김숨은 <조선일보> 수상 인터뷰에서 <떠도는 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역사에 대한 특별한 의무감 때문이라기보다는 작가로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위안부 할머니나 강제이주열차를 탄 우리 동포 모두 일제의 가증스러운 탄압으로 떠도는 삶을 살지 않을 수 없었다. 피나는 역사를 놓치지 않는 김 작가의 주목에 놀라면서도, 그가 그 작품으로 친일문인을 기리는 문학상 수상을 수락했다는 점에 우리는 더욱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동인 문학상은 보수 진영에 선 대표적인 언론사인 <조선일보>가 시상하는 상이면서, 거액의 상금을 내 거는 등 자칭 가장 권위 있는 상임을 자부한다고 한다. 일제 하 <조선일보>가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연재하고 민족지의 역할을 한 것을 생각하면, 이 신문사는 하루 빨리 친일의 거두 김동인을 기리는 문학상 폐지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문인들 또한 언론의 영향력과 상금의 유혹에서 벗어나 올곧은 비판 정신을 되찾아야 마땅하다.

몇 해 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현현을 내건 ‘5.18문학상’에 그 정신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시작 활동을 해온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가, 문단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 비판 여론이 크게 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수상자로 선정된 사람이 망설임 없이 수상을 포기하면서 겨우 봉합된 적이 있다. 이 상의 경우에는 그 뒤에도 뚜렷한 궤적을 긋지 못한 채 작품성을 평가받은 이들이 수상자로 선정 시상되고 있다. 하지만 모두에 밝혔듯 만해나 5.18의 경우에는 그 이름에 값하는 문학 행위를 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자체나 유력 단체 및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상을 만들고 뚜렷한 궤적을 그리지 못한 채 실망을 안겨주기보다,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그 취지를 살리는 길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960년대부터 박정희 군사정권의 독재에 온몸으로 저항해온 대표적인 시인 가운데 하나인 조태일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의 경우에도, 상의 취지와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문단에서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 있는 문인들을 두고도 뜻있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어떤 문인은 불과 몇 년 사이에 10여 개의 문학상을 거머쥐는 등 양식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수상자로 선정된 상 사이에 제정 취지나 정신의 공통성을 찾기 어려운 마당에, 이른바 유명세에 편승하여 특정 문인들에게 상이 계속 주어지고 있고 해당 문인들 또한 아무런 자기 정제나 작품성의 향상 없이 상을 연거푸 받는 풍토는 매우 큰 문제이다.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이 국제 무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가히 전성시대라 할 만큼 범람하고 있는 문학상의 남발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차제에 한 문학상을 수상한 이들이 다음 상에 도전하려면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작품성의 향상 등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묵시적 약속도 필요하리라 본다. 나아가 제도적으로 문학상을 탄 문인들에게는 적어도 5년 이내에 다른 상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약속도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튼 문학상이 개인의 영예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한국 문단 전체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면서 우리 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키는 지렛대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정 취지에 맞게 문학상이 운영됨은 물론, 작품성과 공정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문인 정신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 박몽구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77년 <월간 대화> 등단. 시집 <황학동 키드의 환생>, <단단한 허공> 등 있음. 순천향대, 추계예술대 객원교수.

<2020-12-10> 프레시안 

☞기사원문: 난무하는 문학상, 영예의 이름인가 검은 수렁인가

금, 2020/12/1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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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빵-바로듣기] [다운로드] 

☞ (12.01) ‘내역사’ 시즌 5: 20화 “해방 후 3년” 그들이 세우려고 했던 나라는? 김일성편

☞ (12.01) ‘내역사’ 시즌 5: 20화 “해방 후 3년” 그들이 세우려고 했던 나라는? 송진우와 한민당

☞ (11.24) ‘내역사’ 시즌 5: 사북항쟁 40주년 특집 방송 “1980년 4월 21일~24일까지의 기록”

☞ (11.17) ‘내역사’ 시즌 5: 19화 “해방 후 3년” 그들이 세우려고 했던 나라는? 박헌영편

☞ (11.10) ‘내역사’ 시즌 5: 18화 “해방 후 3년” 그들이 세우려고 했던 나라는? 여운형편

☞ (10.27) ‘내역사’ 시즌 5: 17화 2부 “해방후 우리군은 숙군과정을 통해 어떻게 정치군인이 되었는가?

☞ (10.20) ‘내역사’ 시즌 5: 17화 1부: “해방후 우리군은 어떻게 창설되었나?

☞ (10.13) ‘내역사’ 시즌 5: 16화: 선출되지 않는 권력, 대한민국 판검사의 뿌리는? 2부

☞ (10.09)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한글날 특집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어떻게 지켰나?’

☞ (10.06) ‘내역사’ 시즌 5: 16화: 선출되지 않는 권력, 대한민국 판검사의 뿌리는? 1부

☞ (7.28) ‘내역사’ 시즌 5: 15화: “평화로 가는 한국, 제국으로 가는 일본” 서승교수와 함께 2부

☞ (7.21) ‘내역사’ 시즌 5: 15화: “평화로 가는 한국, 제국으로 가는 일본” 서승교수와 함께 1부

☞ (7.14) ‘내역사’ 시즌 5: 14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좌초위기_그 원인과 해법은? 2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함께

☞ (7.07) ‘내역사’ 시즌 5: 14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좌초위기_그 원인과 해법은? 1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함께

☞ (6.30) ‘내역사’ 시즌 5: 13화: “일제 침략전쟁에 동원된 유행가 군국가요, 대표적인 7곡을 소개합니다”

☞ (6.25)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5편 조정래 2부

☞ (6.23) ‘내역사’ 시즌 5: 12화: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옹진의 민간인 학살과 동키부대”

☞ (6.19) ‘내역사’ 시즌 5: 긴급편성 최근 개관한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 ”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왜곡하다”

☞ (6.18)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5편 조정래 1부

☞ (6.16) ‘내역사’ 시즌 5: 11화: 조선 정판사 위조 지폐사건의 진실 “정판사 위폐”사건은 조작되었다

☞ (6.09) ‘내역사’ 시즌 5: 10화: 제국대학의 조센징 “대한민국 엘리트의 기원, 그들은 돌아와서 무엇을 하였나?”

☞ (6.04)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4편 남정현

☞ (6.02) ‘내역사’ 시즌 5: 9화: 김원웅 광복회장 “친일찬양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

☞ (5.26) ‘내역사’ 시즌 5: 8화: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유승하, 마영신 작가)

☞ (5.22)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3편 이병주 2부

☞ (5.21)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3편 이병주 1부

☞ (5.20) ‘내역사’ 시즌 5: 7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3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광주항쟁의 정신은?”

☞ (5.19) ‘내역사’ 시즌 5: 7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2부 “그들은 왜 시민군이 되었나?”

☞ (5.18) ‘내역사’ 시즌 5: 7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1부 “그들은 왜 시민군이 되었나?”

☞ (5.12) ‘내역사’ 시즌 5: 6화: “베트남전 당시 퐁니퐁넛에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들_영화 “기억의 전쟁”과 만화 “붉은돌단풍”

☞ (5.12) ‘내역사’ 시즌 5: 6화: ” 베트남전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나?_4월 21일 베트남 피해자 최초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배상소송을 제기하다”

☞ (5.08)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2편 최인훈 2부

☞ (5.07)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2편 최인훈 1부

☞ (5.05) ‘내역사’ 시즌 5: 5화: 소설 『명시』작가 안재성이 쓴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김명시의 삶

☞ (4.28) ‘내역사’ 시즌 5: 4화: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 가수 이지상과 함께

☞ (4.27) ‘내역사’ 시즌 5: 특별편성 임헌영 소장의 『한국소설,정치를 통매하다』 1편_이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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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0/12/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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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한국사 개정 교과서와 함께 사용될 수업 보조 교재

▲ 역사 달력 표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헌신을 공부하며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달력에 담고자 했다. ⓒ 서부원

올해도 탁상용 역사 달력을 만들었다. 재작년 2018년에도 ‘현대사 달력’이라는 이름으로 시도해 본 경험이 있다. 그땐 기말고사가 끝난 뒤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작업했다면, 올해는 코로나로 교문이 닫혀 아이들의 재능을 활용할 수 없었다.

대신 올해 새로 부임해온 동료 교사와 의기투합했다. 그는 전공에 대한 자긍심과 수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청년 교사다. 같은 역사 전공자로서, 그는 나의 후배 교사이기 앞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도반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스승 같은 존재다.

그도 역사 교사로서 2020년 올해를 허망하게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해를 넘기기 전에 뭐라도 하자는 것에 흔쾌히 동의했고, 내년 달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하자고 뜻을 모았다. 재작년과는 달리 예산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연초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한 예산이 잡혀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손발이 꽁꽁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교육 활동은커녕 준비를 위한 모임조차 쉽지 않았다. 학교마다 불용 처리하여 반납하거나, 비대면 수업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 게 고작이었다.

특히,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라 이곳 광주에선 학교마다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하다못해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일조차 연기해야 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행사였는데 말이다.

일제강점기 인물을 달력에 넣기로 했다

▲ 역사 달력 앞면 10월 앞면으로, 가급적 덜 알려진 인물을 알리는 데 애썼다. 예컨대,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데, 안중근 의사를 후원한 최재형 의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 서부원

아이들의 손은 빌릴 수 없지만, 역사 교사 둘이서 만들면 시간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주제를 정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 정리하는 등의 작업 설계도를 함께 그렸다. 다만, 머릿속에 구상한 디자인을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은 달력 제작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재작년엔 주제를 해방 후 현대사 속 사건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올해는 바로 앞선 일제강점기를 다루기로 했다. 가치관이 물구나무선 우리 사회 적폐의 뿌리가 친일 잔재 청산의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얼추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 아닌가.

알다시피, 미소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친일의 후예들이 기득권 세력으로 거듭나 장구한 독재 권력을 구축했다. 그들이 수많은 정적과 시민들을 학살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해온 것이 우리의 핏빛 현대사 아닌가. 오죽하면 6.25 전쟁이 ‘친일파들의 해방 전쟁’으로 귀결됐다고 한탄할까.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하되, 내용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면면을 다루는 것으로 정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역사는 인물사다. 아무리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도, 그와 관련된 인물의 자취가 없다면 한낱 껍데기에 불과할 테다. 우리는 사건이 아닌 사람을 통해 교훈을 얻는다.

인물을 선정하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우선, 2015 개정 교과서에 수록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배열해보았다. 달력이 그저 책상 위의 장식품이 아니라, 역사 공부에 도움을 주는 보조 교재로 활용될 수 있으려면, 교과서 내용과 연동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다.

더욱이, 내년에 쓰일 한국사 교과서는 근현대사 위주여서 이번 달력과 조응하기 쉽다. 참고로, 이번 개정 교과서는 내용과 구성이 이전의 것과는 판이하다. 4개의 대단원 중에 3개가 개항기 이후의 역사, 곧 근현대사로 채워졌다. 곧, 1단원의 범위가 선사시대부터 조선 말까지다.

다른 교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1년 전에 모두 바뀌었는데, 한국사는 한 해 늦춰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도입이 전격 추진되다 온갖 분란을 일으키며 취소되는 사달을 겪은 탓이다. 사회적인 갈등을 겪은 만큼 새 교과서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컸다.

착착 진행되던 작업이 난관에 부닥쳤다. 월별로 당대의 인물을 끼워 맞추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인물의 면면도 고려해야 하는 데다 월별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 무척 까다로웠다. 가독성을 위해서 한 달에 7~8명 넘게 배치하는 건 무리였다.

해당 인물과 인연도 없는 일자에 무작정 배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 컸다. 우선, 생몰 일자와 관련 사건의 발생 일자를 일일이 조사했다. 신뢰도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나 민족문제연구소 자료 등을 기본으로 삼았고, 인터넷 백과사전의 내용은 교차 검토 과정을 거쳤다.

삼척동자도 아는 인물만 대상으로 한다면 그다지 어려울 게 없었다. 관련 자료가 차고도 넘치기 때문이다. 그럴 거였다면, 애초 달력 작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교과서의 보조 교재로 활용되려면, 잊힌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것이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여겼다.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반대편 일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인물도 다루는 게 효과적이다. 하여 드문드문 월별 빈자리에는 그들의 행적을 끼워 넣었다. 여성과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도 소홀히 다룰 수 없었고, 당시 활약한 외국인까지도 챙겼다.

교사 본인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었다

▲ 역사 달력 뒷면 11월 달력 뒷면에는 3일에 시작된 광주학생항일운동과 함께 친일인명사전 발간 사실을 담았다. 일제강점기의 역사는 아니지만, 친일 잔재 청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부러 실었다. ⓒ 서부원

사실, 이번 개정 교과서가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낯선 이름의 독립운동가들이 여럿 등장한다는 점이다. 당장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별도로 소개한 단원이 눈에 띈다.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 두 바퀴로 연대와 경쟁을 거듭하며 독립운동이 전개되었음을 알려주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인물의 선정과 자료 조사, 배열에만 꼬박 일주일 넘게 걸렸다. 큰 산은 넘었지만, 정작 달력에 기록될 내용을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해당 인물의 사진을 챙기는 한편, 백과사전 등에 수록된 행적을 핵심만 뽑아 요약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누어졌다. 그는 달력에 삽입할 사진 자료를 챙기며 도안을 구상했고, 난 선정된 인물의 행적을 한 줄로 정리하는 작업을 맡았다. 비록 힘든 작업이었을지언정 교사로서 큰 도움이 됐다. 고백하건대, 일제강점기의 인물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본 적이 없다.

신경 써야 할 건 또 있었다. 사진 자료 등의 저작권 문제가 바로 그것. 가져다 써도 되는 자료인지를 법적으로 따져보는 건 교사에겐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하여 채택한 교과서 속 자료를 우선 사용하고, 없는 건 정부 기관 등에서 가져왔다.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심정으로 교육청에 문의하기도 했다.

달력의 뒷면도 비워둘 순 없었다. 앞면을 인물로 채웠으니, 뒷면은 그달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을 다루기로 했다. 말하자면, 3월엔 3.1운동을, 6월엔 6.10 만세운동을, 9월엔 한국광복군 창설을, 11월엔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사진 자료와 함께 소개하는 식이다.

이 또한 모두가 다 아는 뻔한 사건만 올릴 순 없었다. 가능하면 사회주의 계열이 주도했거나, 당시엔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도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 등에 관심을 두고자 했다. 한편, 일제강점기 문화재 도굴 행위와 같은 이면까지도 담아보려 무진 애를 썼다.

1941년 12월에 있었던 호가장 전투와 해방 직전 7월에 벌어진 부민관 폭파 사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소개한 건 그래서다. 또, 신라 금관이 최초로 출토된 때가 1921년이었다는 것과 함께 졸속으로 발굴된 까닭에 많은 역사적 진실이 묻히게 됐다는 사실도 기록했다.

일제강점기 때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도 부러 11월 달력 뒷면에 소개했다. 발간일이 11월 8일이어서다. 굴절된 우리 현대사가 친일 잔재 청산의 실패에 기인한다는 점을 알리려는 게 달력을 제작한 취지인 만큼 빼놓을 순 없었다.

보름 넘는 작업 끝에 얼개가 완성됐다. 정리한 내용을 업체에 건네고 원하는 디자인을 상세히 설명했다. 업체는 생소한 주제인 데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애를 먹었다. 탁상용 달력 디자인을 고집한 그들과 수업용 보조 교재여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가 소통에 혼선을 빚은 것이다.

디자인이 확정되고 교정을 마치니 출력은 일도 아니었다. 불과 며칠 만에 달력이 완성되어 학교로 배달되었다. 개정 교과서로 배울 내년 신입생들에게 나눠줄 선물이니, 겨우내 교무실에 소중히 보관할 참이다. 달력을 받고 나니, 올해의 허망함이 조금이나마 가신 느낌이다.

내친김에, 예산이 확보되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내년엔 온전히 ‘현대사 속 여성’을 주제로 달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세상의 반은 여성이라는데, 교과서에 등장하는 여성은 여전히 채 1/10도 안 되는 것 같다. 자료를 찾는 게 쉽진 않겠지만, 이런 일은 힘들고 어려워야 제맛 아니겠는가.

<2020-12-14>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2021년 신입생에게 선물할 ‘역사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수, 2020/12/1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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