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재용 가석방,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
내가대통령이라면_4탄 직접교섭으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발칙한 상상! “내가 대통령이라면” 공약발표 릴레이 4탄! 유권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고용관계의 맨 꼭대기에 앉은 사람이 직접 교섭을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제 공약은 빠밤! “맞짱 공개 단체교섭”입니다. 공공부터 민간까지! 제 공약, 한번 들어보시죠!
* 내가 대통령이라면 공약발표 릴레이 소개 “국민은 투표하는 날만 주인공이고 투표가 끝나면 노예가 된다?” 아니! 민주주의는 좋은 양치기를 고르는 기술이 아니라, 양 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싸움인걸! 민주주의는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 노동자가 직접 노동자를 위한 정책/공약을 제기한다!
수신 : 각 언론사 복지부, 사회부 및 사진부 기자
발신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구창우 010-8747-1275)
제목 : [보도협조] 국민연금 손해배상소송 국민청원 기자회견
[보도협조] 국민연금 손해배상소송 국민청원 기자회견
“국민연금 손해끼친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일시 및 장소: 12월 14일(수)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
1. 취지와 목적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참여연대’는 12월 14일(수)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민연금 손해배상소송 국민청원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참여연대’는 12월 1일 국민연금, 삼성, 최순실게이트 관련 국민청원인 모집 기자회견 이후 12일까지 약 열흘 동안 온라인과 거리에서 국민청원인을 모집하는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약 13,000명 국민들께서 청원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를 도와준 전 기금운용본부장 홍완선, 전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 이를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 이미 언론보도 등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하여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고, 이를 통하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국민연금의 손해에도 이재용의 편을 들도록 주도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노동·시민단체가 이들을 뇌물죄, 배임죄, 직권남용죄 등으로 고발하였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 그러나 형사절차와 별도로 국민연금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부회장,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문형표 전 장관 등을 피고로 하여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이 손해배상청구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 헌법 제26조, 청원법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가기관에 대하여 청원을 제기할 수 있는 헌법상 및 법률상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며, 국민의 권리로 이러한 손해배상청구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홍완선, 문형표 등 불법행위자에게 국민연금-삼성 게이트로 발생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통하여 다시는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부당하게 악용되는 것을 막고자 합니다.
2. 개요
○ 제목: 국민연금 손해배상소송 국민청원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2016년 12월 14일(수)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
○ 주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참여연대
○ 참가자
– 사회: 안진걸(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발언1: 국민연금-삼성 게이트에 대한 설명/ 정용건(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
– 발언2: 국민연금 가입자 대표 발언/ 정혜경(민주노총 부위원장,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 이정식(한국노총 사무처장,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
– 발언3: 노동시민단체 대표발언/ 변희영(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위원장), 이권능(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실장), 서성민(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정책연구원장)
– 발언4: 국민연금 손해배상 소송 국민 청원인 모집 경과 및 청원 취지 및 개요 설명/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 기타: 기자회견 후 손해배상소송 국민청원 퍼포먼스 진행
3. 귀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를 요청합니다. 끝.
법원, 이재용에 대한 조의연 판사의 영장 기각 사유 중 일부 기각 사유를 발표에서 제외한 경위를 해명하라
법원, 주거와 생활환경 고려・대통령에 대한 수사미비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의연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사유 중 2가지를 대국민발표에서 제외
기각사유가 부적절했다면 기각 결정에 사용된 사유만을 감추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 기각 결정 그 자체의 하자 가능성 높아
특검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여 사법부에 신뢰회복 기회를 주어야
2017.1.19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3가지 기각 사유를 제시하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그 후 오마이뉴스의 단독보도(https://goo.gl/nLuLGD)에 따르면, 당초 조의연 판사가 고려한 구속영장의 기각사유는 △주거와 생활환경 고려,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 등이 포함된 총 5가지였는데, 법원이 최종 발표 과정에서 이 두 가지 기각 사유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이중 ‘주거와 생활환경 고려’라는 기각사유를 발표에서 감춘 이유에 대해 법원은 “‘생활환경 고려'는 주거지가 뚜렷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의미로 관용적으로 쓰는 문구”(https://goo.gl/WAuQaF) 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원의 설명은 이 사유를 왜 국민에게 감추었는지, 그 외에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는 왜 감추었는지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되지 못한 상태이다. 만에 하나, 법원이 위 2가지 기각사유가 부적절한 것이라고 판단해서 대국민발표에서 삭제했다면, 법원조차도 조의연 판사의 영장기각이 ‘하자 있는 근거’에 기초한 ‘하자 있는 결정’이라는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는 법원이 국민에게 숨긴 2가지 기각사유가 법과 상식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만일, 법원이 이런 부적절성을 인지하고도 단순히 부적절한 기각사유를 숨기고 넘어가려고 했다면 이는 조의연 판사의 영장기각결정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정하되 국민을 속이는 미봉책으로 덮고 넘어가려 한 것으로 사법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중대한 자해행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은 △즉시 2가지의 실제 기각사유를 발표과정에서 감춘 경위를 해명하고 △만일 그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해야 할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조의연 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주거와 생활환경에 대한 고려’를 기각 사유에 포함시킨 데 대해, 이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의미로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문구”라며 정당화했다. 그러나 법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이를 발표에서 삭제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도주의 우려가 영장발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임은 많은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를 ‘삭제’한다면 국민들은 왜 도주 우려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백보를 양보해서 법원이 조의연 판사가 사용한 표현이 국민들의 오해를 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면 조의연 판사와 협의하여 이를 형법에 규정되어 있고 국민들에게도 이미 친숙한 “도주 우려가 없고”라는 표현으로 수정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가능성을 제치고 법원은 기각사유 그 자체를 숨기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이런 법원의 행동은 ‘조의연 판사가 평소 이재용 부회장의 주거와 생활환경을 감안하여 이재용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적응하기 어렵다고 보아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합리적 의심으로 증폭시킬 논거를 제공할 뿐이다.
조의연 판사가 기각사유로 적용하고, 법원이 숨긴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 라는 기각사유도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뇌물죄(제3자 뇌물죄 포함) 사건의 뇌물수수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결국, 조의연 판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피의자 이재용을 구속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이 판단은 뇌물죄의 수사대상자가 대통령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불소추특권’을 둘러싼 법해석 시비로 몰아가는 것과 동시에 대통령 경호, 보안과 국가기밀보호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특검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있지 않다. 결국, 조의연 판사처럼 법원이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수사를 영장 발부의 조건으로 내세운다면, 대통령이 소환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의 뇌물죄와 관련한 관계자들의 사법조치는 대통령의 임기 만료나 탄핵 이후에나 시작하라는 뜻에 가깝다.
조의연 판사의기각 사유를 이렇게 확대해석하지 않고, 대통령 주변인에 대한 조사가 아직 미진하다는 의미로 수정해 해석한다고 해도 의문은 계속 남는다. 이번 뇌물죄에서 금전을 수령한 핵심인물은 최순실이고 뇌물수수자인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한 대리인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므로 조의연 판사의 기각사유를 최순실, 안종범에 대한 조사가 미진하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순실과 안종범의 수감실에 대해 특검이 재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당사자가 바로 조의연 판사이다(https://goo.gl/XFkAwP). 현직 대통령인 뇌물수수자에 대한 강제수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뇌물죄의 금전수령자와 중간 대리인에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하면서, 수사 미비를 이유로 뇌물공여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것이 과연 논리적 일관성과 현실성을 구비한 판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법원은 왜 이 기각 사유를 국민 발표 시에 숨겼는지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이 국민에게 숨긴 구속영장 기각사유들이 부적절한 것일 경우, 근본적인 문제는 부적절한 사유를 적용하여 내린 구속영장 기각 결정 그 자체의 하자 가능성이다. 재벌총수가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것을 염려하는 배려가 기각사유에 반영되었다면 그것은 재산 정도를 구속사유로 삼은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반하는 재판이다. 나아가 ‘부자는 구속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구속사유의 창설이라는 점에서 법관이 입법권을 행사한 셈이 되고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에 반하는 위헌적인 재판이 된다. 또한 현직 대통령이 포함된 뇌물죄의 수사에 대해 사실상 충족하기 어려운 사유를 영장발부의 조건으로 못 박는 것도 논리적 일관성과 현실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기각사유들이 중첩해서 적용되었다는 점은 조의연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결정의 하자 가능성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여기서 법원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법원이 숨긴 2가지 기각사유가 완전히 정당한 것이었다면 법원은 그 사유들을 왜 국민에게 숨겼는지를 조금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만일, 조의연 판사가 적용한 2가지 기각사유가 부적절한 것이라면 법원은 그 사실을 국민에게 감출 것이 아니라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에 맞는 재판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진짜 이유와 그와 같은 결정의 근거에 대해 상식의 수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법원의 답변이다. 이번 영장기각과 관련하여 조의연 판사가 적용한 일부 기각사유의 적절성은 물론이고 이를 국민에게 숨긴 법원의 태도에는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사법부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얻는 방법은 오직 투명하고 정당하고 독립적인 판결을 통해서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는 현재 과연 사법부가 ‘만인에 대해 평등한’ 사법정의를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광범위한 회의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법원은 자신이 시민에게 요구하는 잣대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자신의 태도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만이 삼성 앞에서 작아진 사법부라는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조의연 판사의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결정은 ‘잘못된 근거에 기초한 잘못된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한다. 박영수 특검이 조의연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이재용에 대한 증거인멸의 우려 등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피의자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을 기대한다. 구속영장 재청구는 재산에 따른 구속여부 차별을 바로 잡는 길일뿐만 아니라 사법부에게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도 적절한 것이 될 것이다.
삼성과 박대통령의 불법적 뇌물 수수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권 제공” 측면인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뿐만 아니라,
“대금 결제” 측면인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도 밝혀야
두 커넥션은 모두 이재용의 불법적 경영권 승계와 연관되어 있어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의 국정조사특위 증인 명단 제외가 “대금 결제” 측면을 덮기 위한 시도라는 의혹 규명해야
삼성의 뇌물 제공을 실무적으로 총지휘한 장충기 차장과 자금세탁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받고 있는 정유라 즉시 소환·조사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수수 등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 개시가 이번 주로 다가왔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줄곧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례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주장해 왔다. 대통령이 포함된 이번 정경유착 사건에는 물론 수많은 재벌들이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중요한 재벌은 삼성이다. 이번에 ‘우리 사회가 대통령과 삼성을 처벌할 수 있는가’에 가히 우리나라 정치질서와 경제질서의 정상화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국민적 열망과 사회적 요구가 이번에도 좌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뇌물 거래의 핵심적 측면인 “대금 결제”를 실무적으로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이 당초 합의에도 불구하고 슬그머니 최종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고, 출석 요구서가 제대로 송달되지 않았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대금 결제의 통로와 직결되어 있는 정유라 씨가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삼성과 박 대통령 간의 뇌물 거래에서 “이권 제공”과 관련된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 못지않게, “대금 결제”와 관련된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에 대한 국정 조사와 특검 수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국회는 즉시 장충기 차장과 정유라 씨를 국정조사대에 세워서 관련 사실을 조사하고, 특검은 정유라 씨를 강제송환한 후 자금세탁 혐의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범죄 행위에 대해 삼성, 정유라 및 하나은행 관련자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일반적으로 뇌물 거래는 “이권 제공”과 “대금 결제”로 구성된다. 따라서 뇌물 거래를 밝히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의 뇌물 거래에서 보다 중요한 측면은 “대금 결제” 부분이다. 대통령은 수많은 이권을 다양하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배분해 줄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한 이권 제공 부분은 거의 자명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대통령의 뇌물 수수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ㆍ뇌물방조ㆍ알선수재)ㆍ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저축관련부당행위)ㆍ뇌물공여ㆍ업무방해】에서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바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하고,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에는 특별히 의무위반행위의 유무나 청탁의 유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므로, 뇌물은 대통령의 직무에 관하여 공여되거나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가 없으며,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과 대통령 간의 뇌물 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삼성이 박 대통령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금품을 제공했는가” 여부이다.
“이권제공” 측면인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
주지하듯이 삼성이 박 대통령과 불법적인 뇌물 거래를 한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하여 잠재적으로 매우 다양한 “소원수리 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보험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한도를 인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부터 삼성에게는 커다란 위협이었다. 또한 현행 금산분리 규제상 승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분리해야 할 금융 부문과 비금융 부문을 이건희 회장 때처럼 모두 지배하기 위해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신설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무엇보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계열사들을 분할하고 합병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과의 협조·승인·묵인이 필수적이었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와 그의 딸인 정유라 씨를 박 대통령에 대한 통로로 보고 접근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런 필요성이 그 바탕을 이루었다.
현재까지 겉으로 드러난 삼성과 최순실 씨 간의 첫 번째 접촉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해 말인 2013년 12월 5일 현명관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 및 전 삼성물산 회장이 마사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이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접근하기 위한 첫 번째 포석이었다. 당시는 승계작업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후에 제일모직으로 회사명 변경을 거쳐 삼성물산과 합병)가 2013년 12월 1일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문을 인수하여 공식적으로 삼성의 승계작업이 시작된 시기였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문제가 급박하게 부상하기 시작한 때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 5월 10일 무렵부터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급속하게 악화함에 따라 삼성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에버랜드의 회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꾼 후(2014년 7월), 2014년 12월 18일 제일모직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게 된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두 번째 관문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민연금이 양승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월 18일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제3대 주주였던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회동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돼 있고 제일모직은 주가가 터무니없이 올라 두 회사의 합병은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회사 간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삼성 입장에서 최고 권력층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해진 직접적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었던 박상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하여 승마협회장에 취임하게 된 것이 2015년 3월 25일이었다. 그 이후 삼성은 승마 종목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최순실 씨와 그 딸인 정유라 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십억 원의 돈을 직접 송금하였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기존의 입장과 절차를 위배하면서까지 삼성의 손을 들어 주었다.
물론 두 회사 간 합병은 국민연금의 지원만으로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두 회사 간 합병에 의해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하라는 공정위의 요구를 무력화할 필요가 있었고, 사후에 밝혀진 바로는 정부 내부에서 기획재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압박했던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또한 결국 신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다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의 약속을 뒤집고 2016년 2월 25일 재단 돈을 동원해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로 매집하기도 하였다. 이런 일련의 경과는 대통령과 같은 최고 권력층의 관심과 비호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5년 7월 24일(또는 25일)과 2016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을 독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이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삼성은 부족한 총수일가 재원과 다양한 재벌 규제 하에서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에 따라 급박하게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최고 권력층의 지원이 절실했고 그에 따라 대통령과는 2차례 독대를 하고 이를 전후하여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와 그의 딸인 정유라 씨에게 거액의 돈을 송금한 것」이다.
“대금결제”측면인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
삼성의 다양한 소원수리 사항이 대통령의 포괄적인 직무 영역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위의 논의에서 살펴보았다. 따라서 뇌물죄 성립을 위해 남아 있는 입증 영역은 “대금 결제” 부분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금융기관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실행될 수 없다. 하나은행이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과 하나은행은 모두 작년에 독일로 출국한 정유라 씨의 재산 형성 및 자금 세탁 과정에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정유라 씨는 자신과 최순실 씨 공동 명의인 강원도 평창의 임야를 담보로 약 3억 원을 변칙적으로 외화대출 받은 데 이어, 최순실 씨 명의의 예금을 담보로 추가로 약 1억 5천만 원을 외화로 대출받았다. 두 거래 모두 국내의 하나은행 압구정지점이 외화 지급보증용 스탠바이 L/C를 발급하고, 독일의 하나은행 현지법인이 대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일부 본인이 증여받은 재산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최순실 씨 재산의 외국도피를 위한 자금세탁 과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편 삼성이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의 소유인 코레스포츠(후에 비덱스포츠로 회사명 변경)에 280만 유로(원화 약 35억 원)를 지원한 경로도 삼성의 거래 은행인 우리은행 삼성타운점에서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으로 자금이 송금된 후 몇 개의 독일 현지은행 계좌로 쪼개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뇌물을 마치 합법적인 승마 지원으로 포장하기 위한 자금 세탁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최순실 씨 모녀는 현재 자금 세탁 혐의로 독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유라 씨는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해외체류중인 거주자”가 아니라 장기간 해외에 체류 중인 “비거주자”로 자신의 신분을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를 입증하기 위해 독일 현지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재직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외화 대출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승마 연수 목적으로 일시 해외 체류 중인 이화여대 재학생 신분인 정유라 씨가 외국 회사에 재직하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은 당시 대출을 취급한 하나은행 독일 현지법인이나 국내 하나은행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하나은행은 불법을 인지하고도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의 뇌물 수수 및 자금세탁 과정에 협조했다는 의혹에서 자유스럽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 위인설관식 고속 승진을 하고 최순실 씨 국내 회사인 더블루케이에 대한 변칙적 금융처리로 문제가 된 하나은행 삼성타운점 지점장으로 배치된 것 등은 모두 이런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이다.
‘삼성봐주기’ 의혹
이번 주에 시작하는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는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뿐만 아니라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도 철저히 파고들어야 한다. 관련된 사안이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여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대금 결제”와 관련이 있는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 쪽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특히 국회 국정조사와 관련하여 혹시 정치권이 벌써부터 삼성 봐주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먼저 박근혜-이재용-국민연금 커넥션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국민연금 관계자의 출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박영선 의원 등 일부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 때 국민연금 관계자의 출석을 뒤로 미룬 바 있다.
다음으로 이재용-정유라-하나은행 커넥션에 대한 조사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대한 “뇌물 공여” 과정을 실무적으로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이 증인에서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장충기 차장은 이미 뇌물 공여와 관련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고, 당초 여야가 합의한 증인 목록에도 등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최종 증인 선정과정에서 실무 하수인에 불과한 김종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으로 사실상 교체된 것이다.
이 과정은 삼성의 영향력에 의해 정상적인 국정조사 절차가 왜곡된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특히 대통령과 관련된 뇌물죄 적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측면인 “대금 결제”와 관련된 핵심 증인이자 당초 증인 명단에까지 있었던 장충기 차장을 최종 단계에서 제외한 것은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증인 채택의 실무를 담당한 여야 간사의원(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나 위원회 전체의 운영을 맡고 있는 위원장(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과연 삼성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공정하게 이번 문제를 처리한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유라 씨와 하나은행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정유라 씨는 아직 귀국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고 이번 국정조사 출석도 불투명한 상태다. 검찰 수사도 받은 적이 없다. 하나은행에 대한 조사 역시 지지부진하기는 매한가지다. 비록 금융감독원이 관련 사실을 조사했다고 알려지고는 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고발한 하나은행 관계자는 없다. 국회 국정조사의 증인 채택 과정에서 하나은행 관련자가 누락되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삼성과 권력과의 유착 고리를 끊은 것은, 그것 자체로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실질 효과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정경유착의 폐해를 근절하고 투명한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그것은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으로 드러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삼성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국회 국정조사 특위와 특검이 이런 점을 가슴깊이 새기고, 국회는 즉시 장충기 차장과 정유라 씨를 국정조사대에 세워서 관련 사실을 조사하고, 특검은 정유라 씨를 강제송환한 후 자금세탁 혐의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범죄 행위에 대해 삼성, 정유라 및 하나은행 관련자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S6. 언론들은 S6를 ‘이재용폰’이라고 이름붙였고, 삼성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갤럭시 S6는 잘 팔리지 않았다. 지난해 판매된 갤럭시 S6는 5천만 대에서 6천만 대 수준으로, 목표였던 7천만 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자 ‘이재용 폰’이라는 말은 사라졌고, 언론은 전문 경영인이었던 신종균 삼성전자 인터넷 모바일 부문장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결국, 연말 인사에서 겸직하던 모바일 사업부 사장 자리를 내놓는 것으로 책임을 떠안았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7 역시 잘 나갈 때는 ‘이재용 폰’이었다. 홍채 인식, 고속 충전 등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 노트7이 출시되자 언론들은 또다시 이재용 찬가를 불렀다.

▲ 갤럭시 노트7 출시 이후, 언론들의 관련 보도 헤드라인
하지만 갑자기 세계 각국에서 갤럭시 노트7의 폭발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일부 제조사의 배터리가 원인이라며 발빠르게 리콜을 선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반전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대다수 언론은 다시 이재용의 ‘통큰 결단’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콜로 교환된 갤럭시 노트7이 또 폭발하고, 삼성은 결국 이 제품의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만다. ’이재용 실용 리더십’의 첫 결실이라던 갤럭시 노트7은 결국 삼성 스마트폰 역사의 최대 오점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번 일로 삼성이 입게 될 손실은 무려 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언론은 이재용 책임론 대신, 모두의 잘못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 조선일보 2016년 10월 13일자
취재진은 최근 삼성의 위기의 원인에 관해 박상인 서울대 교수(시장과 정부 연구센터 소장)를 인터뷰했다.
그는 “눈에 띄는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도한 목표 설정과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말하지 못하는 조직 내의 의사소통 구조”를 주된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특히 극심한 경쟁 상황에서 발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IT업계의 특성 상 삼성전자가 지금같은 일방적 상명하복의 불통 문화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급격히 쇠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박 교수는 현재 삼성이 처한 불통의 구조적 원인 가운데 하나가 삼성의 황제식 경영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 ▲ 박상인 서울대 교수 기자 : 갤럭시 노트7 생산 중단으로 인해 삼성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이번 사태 사이에 관계가 있을까? 박상인 교수(이하 박) :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맞춰서 업적이 좀 필요하잖아요. 지금까지 뚜렷하게 업적을 보여준 것이 없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더 혁신적인 것을 내놔야 한다는 압력이 훨씬 컸을 것이고 그런 압력이 크면 클수록 CEO부터 중간관리자, 기술자까지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어요. ‘노’라고 하기가 힘든 거죠. 못하겠다고 하면 무능해보이고 잘릴 수 있는데 일단은 해야하는 거죠. 그런 과정을 거쳤을 거라고 봅니다.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 선상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이다. 외국에서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게 정상일까? 박 : 이 정도 문제가 벌어졌다면 당연히 어떤 의사 결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를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를 하겠죠. 진상조사를 해서 거기서 실무적인 잘못을 한 사람들은 책임을 질겁니다. 이에 더해서, 손실이 이 정도로 커졌으면 이사회나 주주 총회에서 현 경영진들도 책임을 추궁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절차들이 외국 기업에서는 당연히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기자 : 이른바 삼성의 ‘황제 경영’이 이번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봐야 할까? 박 : 황제 경영이라는 게 그런 거죠. 옛날에 황제가 그렇잖아요. 잘되면 다 황제 덕이고 못되면 다 신하 탓이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거예요. 게다가 신하들은 황제가 무리한 걸 이야기해도 거기에 대해서 무리하다는 말을 잘 못해요. 그리고 황제는 무리한 명령을 쉽게 내리게 돼요. 왜? 책임을 안 지니까. 안 되면 밑에 책임지고 나가라고 하면 되니까. 그게 의사소통의 문제가 더 악화되는 이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문제는,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황제’가 형식적으로는 결정 라인에 없으니 법적 책임을 회피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기자 : 향후 전망은? 박 : 일단은 갤럭시 노트7 자체에서 지금까지 판매하고 보상하는 비용, 그 다음에 향후 예상됐던 판매가 안 되서 생기는 비용, 이것들을 합하면 7조 원 정도가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건 삼성전자만 두고 하는 추정치에요. 밑에 하청업체들이 갤럭시 노트7 때문에 이미 투자해 놓은 비용에서 오는 손해까지 합하면 훨씬 더 큰 액수가 될 겁니다. 그 다음에 더 큰 이슈는 소비자 신뢰의 상실에 관한 겁니다. 그리고 소비자들로부터 잃은 신뢰를 되찾으려는 삼성전자의 조급함, 이런 것들이 앞으로 삼성전자에 더 큰 도전이 될 거라고 봅니다. 후속 갤럭시 에스8이 어떤 시점에 어떤 사양을 가지고 등장하고, 그게 결함이 없을 것인지,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이걸 봐야한다는 거죠. 앞으로 향후 한 1년 정도 지켜봐야하는데,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삼성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이재용 씨는 그 비대한 조직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상태에서 삼성을 승계받고 있다. 정부, 국회, 주류 언론 어디도 지금으로선 삼성을 제대로 견제하거나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7의 리콜과 생산 중단 사태는 그동안 감시와 견제 없이 성장해온 삼성과 그 지배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중대한 신호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 주 목요일(10월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직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언론은 또 어떤 구실로든 이재용 찬가를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수영
편집 : 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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