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2021년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수기-코로나와 싸운 1년 우리들의 땀과 눈물
보건의료노조_조합원수기_20210707.pdf
보건의료노조는 2021년 상반기 “코로나19와 싸운 1년, 우리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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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한국에는 ‘백년의 급진’이란 저서로 알려져 있는, 중국의 삼농三農문제 최고 전문가 원톄쥔溫鐵軍 (전)인민대학교 교수가 중국 인터넷 신문 포털 ‘오늘의 헤드라인今日頭條’에서 2월중순부터 매주 1회 세차례에 걸쳐 “팬데믹 영향하의 글로벌라이제션 위기”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강연을 행했다. 매 강연은 수백만명의 시민, 청년 대학생, 지식인들이 시청하는 등,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강연자의 동의하에 이를 녹취 번역해 ‘월간 공공정책 4월호’에 게재된 것을 ‘공공정책’지의 허락으로 ‘다른백년’에도 옮겨싣는다.

나는 우선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를 역사적으로 삼단계로 구분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는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 두번째는 자본주의의 산업자본발전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1970~80년대부터 시작된 금융자본주의시기이다.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에 유럽사회에 존재하던 초기산업자본은 세계의 여타 대륙, 즉 남북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1차산업의 원재료 생산지, 그리고 노예노동 공급원으로 삼아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수행하였다. 식민화 과정에서 벌인 그들의 반인륜적인 행위의 대가는 주로, 근대민족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부락에 거주하는, 피식민지의 원주민과 ‘생태환경’이 지불하게 하였다. 즉, 이 시기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유럽식민주의자들이 아니라, 이들 제3세계 민중들에게 닥친 것이었다.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산업자본 중심이었는데, 대부분 지역성을 갖고 있었고, 공업화 열강국들에 집중됐다. 즉, 자본은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고, 노동계급은 국경을 초월하여 노동잉여를 착취하는 전세계의 자본가계급에 무장투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921년 창당한 중국 공산당도 마르크스의 국제주의를 받아들여, 강령과 그 실행에 반영하였다. 그런데, 산업/공업자본이 과잉생산을 하게 될 때, 그 생산에 참여한 무산계급은 구매여력이 부족하여,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경제위기가 오는데 이것을 자본주의의 기본모순이라고 하고, 이런 내적 모순에 의한 충돌은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은, 주로 해상을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간 영국인들의 식민주의 전략을 본받아서, 대륙진출을 시도했다. 철도를 깔아, 터키,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즉, 산업자본이 생산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소비시장을 개척하려 한 것인데, 이것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 발발의 계기가 됐던 장소인 세르비아, 즉 발칸반도가 바로 독일이 터키로 진입하기 위한 철도를 놓는 출발점인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내부의, 즉 다른 국적을 가진 산업자본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충돌이다.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의 전쟁인 것이다.
서방세계에서 벌어진 두번째 생산과잉은 1929-33년의 대공황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유럽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반면, ‘국가자본주의’옹를 채택한 미국과 소련은 위기를 적절히 넘길 수 있었다.
미국은 루즈벨트의 뉴딜정책, 즉 신국가주의를 내걸고, 과잉생산능력을 초대형 국가인 북미대륙의 내부 인프라 건설에 사용했다. 만일, 역으로 독일이 일차대전 발발전에 의도했던대로 유라시아 철도를 건설하면서, 자국의 과잉생산능력을 해소했다면, 전쟁과 패망에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루즈벨트는 철도를 놓고, 고속도로를 깔고, 댐을 건설하면서 미국의 위기를 극복했다.
소련의 경우 레닌이 인정하고 스탈린이 계승한 국가자본주의 발전경로를 따르게 되는데, 이러한 국가주의적 발전정책을 통해서, 산업자본의 내부 충돌과 전쟁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산업자본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고, 자본주의 발전 원칙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야기되는 생산과잉이 역시 내부 충돌과ᅠ전쟁의 반복으로 귀결되게 된다. 2차대전 이후, 미소의 냉전시대가 열리면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한반도 전쟁이라든가 베트남전쟁 등, 국지전이 반복되면서, 해당지역은 역시 산업자본의 내부모순과 충돌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미소가 진영을 나눠, 미국의 경우, 40년대의 마셜플랜을 통해 서유럽을 개발하고, 소련은 동유럽을 개발했다. 그리고 한반도 전쟁과 그 이후의 회복과정을 통해, 미국은 전쟁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의 공업화를 추진하고, 소련은 전후에 중국으로 대량의 공업설비를 이동시켜 중국을 공업화시켰다.
이렇게 굴기한 미국, 유럽, 일본이 1960~70년대에 다시 생산과잉위기를 맞게 되는데, 주로 노동집약형 산업을 위주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게 된다. 서방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의 라틴아메리카 국가, 아시아의 일본은, 소위 네마리 용/ 호랑이에게 산업을 대규모로 이전하게 된다. 한편, 서방은 산업이전후, 사회모순과 갈등, 대립이 점차 약화되는 가운데, 인권과 사회의 발전, 복지 등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고, 북구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모델, 그리고 북구의 정도에는 못미치지만, 역시 지나치게 약탈적이지 않은, 서유럽의 ‘라인모델’이 만들어지게 된다. 일본 역시 산업구조가 장비제조업 및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체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모델이 완성된다. 즉 대영제국 식민주의 시절에 시작되고 미국이 계승한 앵글로-아메리칸 모델이 지역별로 서로 다른 자본주의의 세가지 모델을 파생시키게 된 것이다.
서방이 산업자본을 이동시키면서, 선택한 지역은 모두 권위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60년대에 산업이전이 시작되고, 70년대에 대규모 이전, 80년대에 규모를 달성하는데, 서방세계의 산업을 인수한 중남미 국가 모두 군사독재정권이었다. 동아시아는 한국의 박정희 정권, 계엄을 유지한 대만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 싱가폴,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역시 모두 권위주의 혹은 군사독재국가였다. 제1세계가 이전시킨 노동집약형 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 격렬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아직 노동운동 역량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형성이 쉽지 않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선호된 것이다. 역으로, 사회적 갈등이 줄어든 서구사회는 인권과 사회복지, 공공윤리 등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이러한 갈등과 모순이 함께 국외로 이전된 덕으로 볼 수도 있다. 발전된 사회와 낙후된 사회의 제도차이는 이런 역사적 맥락을 갖는다. 앵겔스는 낭만적 국제주의에 머물렀던 마르크스와 달리, 이런 자본의 국적과 그에 따른 국가별 차이를 인식했고, 영국의 노동계급이 식민지에서 착취한 초과 잉여를 분배받음으로써 귀족화한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앵겔스는 마르크스보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변화를 더 장기간 관찰한 결과로 얻게된 통찰이다.
그래서, 서구사회의 어떤 이념으로 어떻게 포장을 하든, 우리가 객관적으로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보며 이해하게 되는 것은, 세계체제의 변화과정에서 ‘비용’이 국가간에 이전 혹은 전가된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달성한 80년대 이후, 서방과 그 우두머리격인, 앵글로아메리칸 국가인 미국과 영국은 금융자본에 의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시기로 이행하게 된다. 특히,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찍어내서, 산업자본을 인수한 개발도상국이 생산한 물품을 소비하고, 대금을 결제한다. 또, 모든 산업생산국가들은 이렇게 얻은 외화, 즉 국제통화를 비축해 놓아야만, 원재료,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교역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영미가 자국 GDP의 80%를 금융서비스업으로 구조전환하는 경제고도화를 달성하면서, 역시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독점하게 되는데, 이것이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인 것이다. 그래서, 서방의 산업이 이전된 국가들에게는 역시 자본수출국가의 금융자본과 이에 수반한 제도의 도입이 요구된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사람이 파견돼, 지도, 감독, 조정이 필요하고, 이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요구 받게 된다. 이렇게 산업자본의 글로벌 재배치국면에서 금융자본은 막대한 초과수익을 달성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산업자본은 최저가의 생산요소를 제공하는 국가를 찾아 나서게 되고, 가치사슬내에서 국제적 분업이 이뤄지면서, 어떠한 국가도 더 이상, 하나의 제품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생산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서방국가는 노동생산요소가 값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들을 찾아 생산기지를 이동하는데, 이를테면, 패션과 같은 경공업 제품이라면, 서방세계는 브랜드를 갖고, 생산은 개발도상국이 담당한다. IT산업이라면, 저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그래머 역할은, 영어가 가능하고, 값싼 고급인력이 풍부한 인도로 이전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 재산권은 여전히 서방국가에 귀속된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이상이 생기면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받아드는 것은 역시 아웃소싱된 인도의 서비스 회사, 콜센터에 위치한 인력들이다.
이제 금융자본주도하에 가상자본주의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뤄지고, 자본주의는 한층 더 고도화를 달성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도 이렇게 전세계적인 국제분업에 동참하고, 각 가치사슬의 고리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그중 하나의 고리만 유실되어도, 글로벌 위기상황을 맞게 된다. 오늘 강의 내용은 이처럼 어떠한 가치판단도 배제한, 자본주의의 발전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서술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이것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중국의 많은 생산현장에 여전히 노동자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데, 복귀율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020년 2월17일 당시). 선진국들 대부분이 중국에 대한 높은 산업의존도를 갖고 있는데, 미국만해도 30%에 이른다. 중국에 대한 산업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국가의 적극적인 교육투자로, 노동자들의 수준이 높고, 거의 대부분 산업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주로 중간재 부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 다음 단계로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이 줄도산하고,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한다. 기업대출금은 불량채권이 되고,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전체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서, 금융권 부실이 이어지고, 이미 상당한 적자수준을 보이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한다. 올해 구직시장에 나올 800만 대졸자들도 일자리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중국에 연결된 산업의 가치사슬에 위치한 다른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들이 입는 타격은 다시 중국에 되돌아온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전심전력을 다해서, 방역대책에 나서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일터 복귀를 독려하는 것이다. 중국의 생산이 멈추면,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금융자본은 이럴 때 어떻게 움직이는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상황을 복기해보자.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당시에 QE(Quantitive Easing), 양적완화라는 개념을 미국에서 만들어냈다. 사실은 대량으로 화폐를 찍어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당시의 위기는 실물경제가 아니라 금융자본이 초래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돈을 찍어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 나눠줬고, 이들이 석유나, 식량, 원자재와 같은 commodity시장에 투자하게 해서 위기를 넘겼다.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발행하고, 금융자본으로 세계경제를 지배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렇게 전가된 금융자본 비용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갑자기 늘어난 달러 때문에, 당시 석유선물은 가격이 네배 이상 뛰었고, 밀과 같은 식량은 두배 이상 뛰었다. 당시 무려 30여개국이 기아 문제를 겪게 됐는데, 이는 역사적 식민화와도 관계가 있다. 미주나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 등이 식민지 시절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는 유럽 식문화를 받아들였고, 한편으로 이 지역의 농업은 다국적 농산업 기업이 지배하게 됐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많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가들은, 자국의 식량대신, 커피, 사탕수수, 목화 등을 플랜테이션 재배하고, 밀과 같은 식량은 다시 수입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넘치는 달러 유동성 때문에, 갑자기 폭등한 밀의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굶주림에 처하게 된 것이다. 석유는 또 어떤가, 중국은 70%이상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고, 역시 유가변동에 의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이 뿌린 달러 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고, 중국과 같은 큰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를 무난히 소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속병이 들었다. 치솟는 에너지와 원재료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역시 인민폐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이 중국 경제를 실물경제에서 가상경제, 즉 거품경제로 이행하게 만들었다. 2009~2010년을 전후하여, 부동산, 주식투기열풍이 전국을 뒤덮은 것이 그 결과적 현상이다. 특히, 농촌에서 마을단위로 부패한 기층간부와 범죄집단이 결탁하여, 살인, 폭력, 사기 등의 수단으로 축재하고, 이러한 투기에 참여한 사례가 많다. 일단, 거품이 발생하면, 조정은 쉽지 않다.
미국은 QE1~ QE4를 거쳐 2013~2014년에 들어서야 양적완화를 멈추고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국제금융자본 외에 누가 인플레이션으로 예기치 않은 이익을 봤나 ?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의 푸틴이 전성기를 맞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스타가 됐다. 차베스는 국유화된 석유를 팔아 얻은 초과수익으로 빈민들을 위한 각종 포퓰리스트 정책을 펼쳤고, 심지어,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와 같은 이웃 나라들을 지원하여 반미국전선을 형성했다. 이란도 석유주권을 사용해서 상당한 이익을 봤다. 그래서 이 나라들은 미국의 주적이 된다. 반면, 중국은 자국 경제에 발생한 거품을 떠안으면서, 미국을 도와준 덕에, 적으로 지목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당시에는 차이메리카나 G2로 불리며 미국의 파트너 대접을 받고,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야기한 국제수요의 지속적 하락속에 생산과잉 문제가 고질병이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신농촌건설이나 향촌진흥과 같은 중국내의 인프라건설이고, 이는 중국판 뉴딜정책에 해당한다. 당연히 대부분 국유기업이 이를 주도하게 되고, 투자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농촌과 저개발된 내륙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근본적으로 단기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기업이 뛰어들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공리공론의 교과서적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중국 농촌 99% 마을에 포장도로가 깔리고 100% 전기가 보급됐다. 이는 농담삼아 케인즈식 정책을 설명하는, 땅을 파고 다시 이를 묻는 식으로 만든 GDP가 아니라, 인민의 실제적 복리가 되는 인프라건설이다. 농민들은, 도시처럼, 수치상의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 자원을 낭비해가며, 밤에 전등을 켜놓지 않는다. 또, 고속도로가 아닌, 농촌의 도로에서 통행비라도 걷지않는 이상, 어떻게 투자수익을 바로 회수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미국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한 인플레이션을 중국은 고통스럽게 감내했고, 이제 2014년부터 다시 미국이 수출한 디플레이션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살아남았고, 전세계 산업자본은 여전히 큰 문제없이 돌아간다. 여기서 부품을 만들고, 밖으로 보내져 완성돼, 브랜드가 붙여진다.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실제 시스템이다.

지난번 세계금융위기를 겪어내며, 중국은 ‘신농촌건설’을 통해서, 현급 이하의 농촌을 발전시키고, 성진화城鎮化 이뤄냈다 (역자주: 중국의 행정단위는 성省-시市-현縣/구區로 내려가는데, 농촌의 현은 우리의 군郡에 해당하지만, 인구나 면적으로 따지면, 도道규모에 더 가깝다. 중국에서는 흔히 도시화城市化 대신에 성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도시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도시에 집중되는 도시화 보다는 농촌지역의 읍면, 소도시의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러한 별도의 표현을 사용한다) 인프라가 갖춰져서 중소기업이 농촌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위기를 통해, ‘향촌진흥정책’을 관철시켜야 한다. 농촌에 다양한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하고, 생태적인 개발을 추진하며, 가난을 구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시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고, 당연히 단기 투자회수는 기대할 수 없다. 중국과 같은 대국만이, 거대한 국토안의 농촌에서 이런 내부투자를 받아 안을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이 무너진다면, 전세계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번에도 전세계에 배치된 산업자본시스템을 떠받쳐야 하고 동시에 글로벌화한 금융자본도 지탱해야 한다.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은 2018년부터 끊임없이 중국에 무역전쟁을 도발하고 있는데, 목적이 무엇인가? 70년대 브래튼우즈협약을 포기한 이후, 미국 달러는 전세계 결제화폐의 70%를 차지하고, 외화준비금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금융자본의 핵심대국으로서, 금융을 통해 돈을 벌고, 3D업종을 포함한 제조업은 다른 나라에 떠넘긴지 오래이다. 하지만, 금융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는 쉽지 않다. 월스트리트가 고용하는 인력은 고작 3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이 국외로 이동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실업으로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은 훨씬 더 많다. 당연히 소득세를 포함한 세수가 줄고,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서 재정을 메워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금융에 의존하면서 금융산업만을 키워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더욱 심화한다.
오바마가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금융자본이 배경인 민주당 정권하에서, 한계만 절감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그에 앞선 산업공동화는, 두 전직 대통령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오바마를 탓해도 소용없다. 장기 호황을 누리던, 클린턴의 신경제 이후, 2001년 닷컴버블의 붕괴로, 글로벌 산업자본은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금융화 진전, 투기적 파생상품 시장의 비대화로, 2008년 금융위기의 기반이 마련됐고, 산업자본은 국외로 이동했다. 마침, 장쩌민, 후진타오 집권하의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산업기반을 강화했고, 저임금에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이 이들에게 선호된 것은 (늘 중국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정치적 판단과는 상관 없이, 저비용, 고효율,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일 뿐이다. 이렇게 중국이 세계 최대의 산업자본국가가 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역사상으로도 공업생산총량과 수출입량이 최대이고, 금융자본총량마저도 최대인 국가인데, 이것은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의도가 아닌, 글로벌 자본의 성과물이다. 대분류상 중국 산업의 2/3는 외자가 지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외자가 아니라, 중국이 발행한 채권을 통해, 국유기업을 강화하고, 내륙건설에 힘을 쏟아, 현재 위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때 등장한 트럼프가, 미국 노동자, 농민을 대변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외친다. 하지만, 실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자본의 강화이고, 이를 지탱하는 것이 군사패권주의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 다시 군수산업, 우주항공산업과 같은 주요 장비제조산업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서, 첨단무기 등의 주요부품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제조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일반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할 수도 있는데, 만일, 미국의 이런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시 금융 재제를 통해 생산국가를 협박한다. 물론, 이도 안되면, 다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원재료 시대의 식민지 글로벌라이제이션, 산업화 시대의 산업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 그리고 금융화 시대의 금융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어지면서, 변함없이 자본주의의 내부적 모순에 의해 위기가 반복되게 된다. 그러므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새로운 위기를 촉발하는 것은 객관적인 역사발전법칙에 다름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움직임들이 발생할까? ‘종속이론’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중심국가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독립적인 주권을 확보하려면 단절(de-linking)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명한ᅠ’세계체제론’ 4인방 학자중 한명인 사미르 아민의 견해이다. 중국 현대사에서 여러번의 이와같은 단절이 발생하는데, 1949년, 1960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 최근 우리 연구팀은 1949년의 사태를 분석한 ‘탈종속去依附’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했다.
‘단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팬데믹 상황을 겪고 난후 정말로 주의깊게 들여다 봐야 할 곳은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농촌이다. 모두가 정부의 방역대책만을 이야기 한다. 전쟁의 최전선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농촌에서 벌어진 일들을 회고해봐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농촌 기층 간부들이 무식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한다. 황당한 정부선전이나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정부시책을 로보트처럼 실행한다고. 하지만, 중국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데 최대의 숨은 공신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이 마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이다.
방역을 위한 의료자원이 가장 부족한 곳이 어디였나? 바로 농촌이다. 도시에서 일하는, 수억의 중국 노동자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또한 농촌이다. 그들이 설을 맞아 인산인해가 되어 고향에 돌아갔지만, 농촌은 코로나-19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에서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 사스SARS사태가 발생했을 때, 마침 우리 그룹은 농촌에서 향촌학교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상황을 분석해볼 기회가 있었다. 농촌 마을의 생산 역량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고, 완전한 단절, 봉쇄 속에서도 자급자족, 자립생존이 가능하다. 이는 바꿔 말하면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맞서는 서구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외치는 행동강령인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미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에 맞서는 중국 사회의 진정한 역량은, 여전히 외부에서 기인한 리스크를 저비용으로 차단할 수 있는, ‘로컬’ 향촌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향촌진흥정책, 생태문명건설 정책을 치열하게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21세기의 발전전략을 다시 숙고해야 한다. 단지 거버넌스 능력뿐아니라 발전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6월 9일,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생태민주적 전환방안’라는 이름으로 환경운동연합의 내부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우리 사회, 그린뉴딜에 대한 담론, 생태민주적 삶과 환경운동의 방향 등 폭넓은 주제들이 다뤄진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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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토론회는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권태선 대표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가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 과는 굉장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시간,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며, 이번 토론회가 새로운 운동의 방향을 정하고 결의를 다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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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사회경제와 환경운동연합’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시작한 홍종호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환경생태지수를 묻는 것으로 첫 운을 떼었다. 홍 교수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위원회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처리 방안의 두 가지 사례를 겪으며 우리 국민의 생태환경 지수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단 10%의 공정률에도 중도 포기를 주저하는 것, 생태계 훼손에 대한 내용보다 숫자로 대표되는 경제적 평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 국민의 환경생태지수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추경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 또한 강조했다. 그는 3차 추경으로 인해 국가채무가 GDP 대비 50%에 육박하는 상황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희생될 재정 건전성에 대비하고, 이렇게 마련된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가 그린뉴딜을 말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러한 상황이다.”라는 말에서 그가 현재 상황과 그린뉴딜을 얼마나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린뉴딜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홍 교수는 그린뉴딜이 많은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이면서, 공공성, 경기 활성화, 일자리 및 소득 창출 차원에서 재정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그린뉴딜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은 어떨까? 홍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세 개의 큰 문제로 경제위기, 사회위기, 기후위기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차원에서 다른 위기들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수용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향후 과제는 기후 및 환경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더 높여야 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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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하승수 변호사의 ‘코로나19 이후 국가/정치의 전환과 환경운동연합의 역할’ 발제가 이어졌다.
하 변호사는 지금의 상황에서 환경운동의 경로는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술적인 부분과 미시적인 논의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자원배분과 같은 큰 단위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에 대한 예시로, 교통부, 경제부 등의 행정구조를 탈피하여 기후부, 에너지전환부 등의 부처가 신설되고 통합적인 전환작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전환의 계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사19 사태는 세계적 위기이기는 하나, 지금이 기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후위기가 환경문제이자 정치문제, 경제문제임을 확실히 인식해야 함을 당부했다. 단순히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만이 참여하는 현상을 넘어 모든 시민이 위기를 절실히 느끼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민이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기후위기를 정치인 이슈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고, 정치부 기자가 환경문제를 기사화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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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지정토론의 첫 번째 발제자로 김규원 한겨레 기자가 코로나19 이후 시대, 환경운동연합의 길에 대해 발제를 했다. 그는 환경운동의 미래는 적극적인 정치참여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참여야말로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며,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정치의 영역은 결국 기득권만의 세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도시와 교통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였다. 국토, 도시, 교통, 개발, 건축 등의 정부 정책은 에너지 전환, 4대강 사업 처리, 공원일몰제 등의 환경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정책임에도, 단편적으로 보고 서로 관계가 없는 사안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이다. 덧붙여 각 단체 간의 연대 활동을 통해 국가 정책에 통합적으로 접근할 것을 얘기했다.
두 번째 지정토론으로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활동가는 “세계적 위기 사태에서 국가와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고 강력해진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계의 결탁이 공고해진 지금의 모습은 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개입 역량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라며 눈에 띄게 위축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돌아본 그의 시각은, 다양한 가치와 기조가 혼합, 또는 경합 중인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환경운동연합이 운동 플랫폼을 넘어 조직화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조직 안의 영역주의를 넘어서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같이 호흡하며,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운동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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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지정토론은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이 발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미칠 악영향에 대해 말했다. 정부의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면서 시민들이 시민사회의 필요성을 잊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백 소장은 국가적 담론으로 그린뉴딜이 다루어지고 있는 지금이 환경단체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시민들의 생활에 더욱 밀착해서 바라보아야 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이를 위해서 현장 활동과 정책 단위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얘기했다. 또한 활동가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에 대한 감시도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토론은 김은지 원주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팀장이 이어갔다. 김 팀장의 시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명받고 있는 환경이슈(인간의 경제활동 감소 이후 회복된 환경)들이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했다. 모두 환경운동연합이 지속해서 얘기했던 이슈라는 것이다. 단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와 얽혀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또한, 그로 인해 우리가 주장한 환경운동과 생태주의적 삶의 효과가 일부분 증명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김 팀장은 시의성에 맞춘, 코로나19와 연관된 환경 컨텐츠를 개발할 것,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 그것을 위한 활동가의 시야 확장을 과제로 던지며 코로나19 사태로 확인한 변화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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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와 공공영역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시민사회 환경운동에 부정적인 상황이 예측되는 한편, 인간 활동의 축소로 인한 환경의 개선을 확인하는 등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이자 기회인 지금의 상황에서, 위기에 주목하여 움츠러들기보다는, 기회에 집중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권태선 대표의 말을 끝으로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
글을 쓰러 숲으로 나선다. 내게는 나만의 작업실이 없다. 사람이 많을 때는 카페에서 일하기도 어려워서, 때때로 집 근처의 작은 숲으로 간다. 숲을 산책하다 빈 벤치를 찾아 앉으면 그곳이 곧 작업장이 된다.
물론 이 숲은 열린 공공 공간이고, 산책하는 사람들, 강아지, 새 등 많은 존재가 내 곁을 지나쳐간다. 벤치 몇 개가 모여 있는 곳에 앉아 글을 쓰는 중에, 어린이집 아이들과 선생님이 벤치로 온다. 나는 자리를 내어주고 다시 걷는다. 본래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잠시 이 자리에 머물다 떠날 뿐.
조금 걸으니 운 좋게도 탁자까지 함께 있는 다른 벤치가 비어 있다. 사방으로 초록빛 나무가 보이고, 가까이 있는 하얀 아카시아에선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온다. 날이 춥거나 공기가 안 좋은 날은 밖에서 글쓰기가 쉽지 않지만, 오늘은 바람은 세도 푸른 하늘에 따스한 햇볕이 내리쬔다. 바람에 탁자 위로 솔잎이 떨어진다.
건축가 정기용 선생님은 “내가 산책하는 곳, 내가 집에 들어올 때 걸어가는 골목, 이 모든 것이 나의 집”이라고 했다. 내가 앉아 있는 이 야외 작업장, 이 숲도 우리 집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건물 안 공간뿐만 아니라, 그 주위 환경 전체가 우리 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넓게 보면 지구와 우주 전체가 우리의 집이다.
우리 자신도 이렇게 넓은 시야에서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가까운 이웃부터 전 세계 사람과 야생동물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모든 존재와 밀접히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었다. 난개발로 숲을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계속 가담하면, 결국 우리는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의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동물과 접촉한 사람의 몸으로 옮겨오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빈발하고 있다.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시기로 ‘3년 이내’를 예상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또한 이들 기후변화 전문가 중 대다수가 코로나19처럼 세계적 대유행을 부르는 신종 감염병의 발생 주기가 앞으로 더 짧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2020년 5월 19일 한겨레, <전문가들 “새 감염병 발생주기, 3년 이내로 단축될 것”>).
숲이 품은 수많은 동식물도 넓은 의미에서 우리 몸이다. 동식물에 해를 끼치면 결국은 인간도 건강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빠르게 사라져가는 푸른 숲도 넓은 의미에서 우리 모두의 집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 집을 파괴해놓고 우리가 안전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이제는 숲을 비롯한 자연을 파괴하며 우리 자신도 해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생물학자 최재천 선생님은 자연을 보전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연을 마구 파괴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멈춘 것에서 보듯이, 자연 파괴는 결국 경제에도 불리하다.
지구에 사는 모든 존재가 하나의 공동체가 아닐까? 이웃들을, 그리고 자연 속의 수많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우리 자신을 잘 돌보는 길이다. 예를 들어 공장식 축산은 벌목의 큰 원인이기에 나는 채식을 한다. 그리고 나무를 덜 베어내도록 일상에서 자원을 아껴 쓰려 한다. 조화로운 공동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 글: 김선애 님
안녕하세요.
2020년 여섯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관련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었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백신이 공급될 때까지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거리 두기’는 불가피합니다. 인구의 60~7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하는 집단 면역은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새로 발생한 감염병 중 60.3%는 인수공통전염병이고, 그중 72%는 야생동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1만 개가 넘는 바이러스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4,300여 개가 돌연변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장 백신과 치료제 개발도 쉽지 않아 긴 시간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경북 의성을 다녀왔습니다. 군청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자치정부에 관한 연속 세미나에 초대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시장 만능주의에 기초한 신자유주의적 대응만으로는 어렵고, 공공 부문의 강한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드라이브스루와 워킹스루는 자치정부 현장에서 만들어낸 혁신이라는 점, 이에 따라 지방자치와 지역(Local)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나눴습니다.
한편으로 시장과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도 점점 커지고 있어 공동체(Community)의 역할과 지역순환경제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환기했습니다. 늘 현장에서 배우기 마련입니다만, 이번 세미나에서도 놀라운 사실을 접했습니다.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사입비가 늘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세출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지역 사업의 일부가 축소 폐지가 진행돼야 할 형편이라는 점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추경을 통해 국세 수입을 감액하고, 내년에 지급하는 2019년 교부세 정산분 등을 올해 지출하도록 편성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방정부 재원을 확충하자는 의미였습니다.
반면 3차 추경은 올해 교부세를 감액 편성함으로써 시행을 약정한 사업의 중단을 강제한 것입니다. 이미 예산이 편성·집행되고 있는 교부세를 감액하기보다 교부세 감액을 자치정부의 예산편성 단계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재정을 더 줬다가 다시 빼앗는 추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역으로 인해 경제 상황은 1930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금융에서 문제가 시작된 게 아니라 소비, 투자, 수출 등 총 수요의 모든 구성 요소인 실물 부문에서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더욱 심각합니다. 대응도 당연히 달라져야 합니다.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신자유주의식 처방은 무용지물입니다. 재정 건전성과 인플레이션 통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수단으로 위기를 대처할 수 없기에 소극적 금융통화 정책을 넘어선 확장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통화 정책에서 재정 정책으로 전환하고, 고용 및 소득 보장 정책을 확대해야 합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도 이런 성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3차 추경의 규모는 35.3조 원의 엄청난 규모입니다. 그러나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이 금액은 세입과 세출을 동시에 조정한 외형 금액입니다. 이중 세출 조정 금액은 23.9조 원이고 세출 감액을 빼면 실질적으로 증가한 금액은 16조 원에 불과합니다.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긴급 추경이지만,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세출을 10.1조 원을 줄였고, 그중 지방에 주는 교부세의 금액이 4.2조 원이나 됩니다.
예산 편성을 쥔 당국이 재정 건전성을 내세우면서 꼭 필요한 사업을 못하도록 막는 건 아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최전선에서 고용과 및 소득 보장을 위해 일하는 자치정부의 재정을 우선 축소하는 게 지방 홀대는 아닌지도 점검해봐야 합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준 자치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추경 심사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늘 평안하시길 빕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하지만 우리끼리 통하는 여긴 cyber world.’
어언 20년 전 노래이건만, 심지어 당시엔 고작 10살이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는 노래이건만, 2020년 5월, 어느 때보다 터보의 ‘Cyber Lover’라는 곡에 공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주저 없이 대답하리라. ‘코로나 때문에요.’
현재 내게는 ‘썸남’이 있다. 어느 유명한 노래처럼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남자가 있다는 것. 무려 85일이나 대화를 했다. 그런데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여기서 또 한 번 주저 없이 말하리라. ‘코로나 때문에요.’ 그나마 노래 속 주인공보다 내가 나은 것이 하나가 있다면 적어도 나는 그의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안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여우’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그는 파병 때문에 한국에 머물게 된 미군이다. 지난 2월 21세기답게 어플로 알게 된 그는 바비큐를 좋아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카우보이 부츠를 신어야 하는 진성 텍사스 남자다.
사실 생긴 게 내 타입이 아니라 어물쩍 숨긴 친구 목록에 그의 이름을 옮기려던 찰나, 우연 결에 밤새 이야기를 했고 성격을 비롯해 취향까지 똑 닮은 것을 확인한 우리는 ‘우연’이 아니라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지난 2월 중순 한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확산되면서 머지않아 그가 살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도 무기한 락다운에 문이 꽁꽁 닫혀버렸다. 둘 중 한 명이라도 부대에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상황에서 졸지에 우리는 견우와 직녀에 분하여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보내고 대화를 했다.
‘코로나19 따위가 우리를 갈라놓을 순 없지!’라는 다짐 아닌 다짐과 함께. 우리는 밤마다 긴 통화를 하면서 어떻게 채팅만으로 이렇게 서로가 좋아질 수 있을까 서로에게 묻곤 했고, 그때마다 파안대소를 하며 그저 ‘나도 모르겠어.’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 때쯤 생긴 한 가지 습관이 있다. 오전 11시 땡 하면 포털 창에 ‘코로나19’를 검색하고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초반엔 좀처럼 줄지 않는 확진자 수에 그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볼 수는 있을까 두려웠다. 그러나 점점 확진자가 줄어드는 시기에는 ‘머지않아 그를 볼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전염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묵묵히 이 전염병 상황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마치 견우와 직녀를 이어줄 오작교처럼 느껴져 고맙고 또 고마웠다.
내가 그를 만나는 것처럼 저마다 염원하고 있을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모두가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 내게 ‘연대’로 느껴져 감동적이었고 심지어 전염병이라는 흙탕물에서 피어난 연꽃 같이 아름답게도 느껴졌다.
그렇게 나의 염원도 하늘에 닿아서일까. 마침내 그와 나의 칠석날이 정해졌다. 지난 5월 23일 토요일. 지긋지긋했던 ‘사이버러버’를 청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날을 코앞에 뒀을 때 그와 나는 툭하면 만나면 무엇을 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물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약속하면서. 어렵게 얻은 귀중한 만남의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
85일 동안 그와 나는 오직 ‘좋아해’라는 말만 해왔다. 부디 6월엔 ‘좋아해’가 아닌 ‘사랑해’라 말할 수 있기를, ‘사이버러버’가 아니라 ‘리얼 러버’가 될 수 있기를.
– 글: 박채리 님
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의료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열린 웨비나에서는 ‘의료시스템을 혁신하는 지역사회: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무엇이 남을 것인가(Communities innovating around the health system: the reaction to the COVID-19 emergency and what will remain)’라는 주제에 따라 세 명의 발제자들이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과 리빙랩을 통한 시민의 역할을 논했습니다.
현재 많은 매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사회에 관한 경고와 준비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빙랩에서는 시민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수요를 탐색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있는 만큼 이번 웨비나에서 소개된 의료 리빙랩 사례(스페인 갈리시아 의료리빙랩, 이탈리아 마드리드공과대학의 EIT 의료리빙랩, 호주 모던 에이징 글로벌센터)를 세 번에 걸쳐 연재합니다.
환자의 주체성에 기반한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Galician Health Living Labs)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은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하고, 7개 의료 영역, 14개 병원, 500여 개 주요 치료센터, 3만 6천 명의 의료 전문가와 연구원을 잇는 최초 네트워크 의료 리빙랩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효율성 △혁신 △지속가능성 등 4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민과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발제자인 호세 마리아 로메로(Galician Health Knowledge Agency ACIS – Galician Health Living Labs LABSAUDE)는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하는 리빙랩의 청사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적인 솔루션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공감각 가상공간, 케어가든, 공동작업 공간 등 다양하고, 필수적인 의료 장비와 기술을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호세 마리아 로메로는 갈리시아 지역의 의료서비스의 경우 환경에 점차 적응하면서 서비스를 제공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적절한 의료 기반과 의료 전문가 간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공영역에서는 쉽게 제공되지 않는 자원을 제공하는 등 지역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혁신적인 생태계(innovative ecosystem)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혁신적인 생태계는 비즈니스 확산의 기회와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현재 갈리시아 의료서비스와 그 외 이해관계자 간 공동작업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쿼드러플 헬릭스(산∙학∙연∙관 네 개 기관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함께하는 긴밀한 협력을 목표로 하는 접근법: quadruple helix)’를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환자 혹은 현장에서 현장의 최종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의 혁신 네트워크 협업과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1)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들이 의료서비스와 맺는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인구 중 25%는 65세 이상이고, 이들 4명 중 1명은 만성질환에 시달린다고 예측됐습니다(the guardian 기사, 2018). 현재 고령화 이슈가 자주 제기되면서 이에 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2) 환자의 역량 증진
환자가 스스로 건강 및 의료에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기 관리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환자에게 주체성과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3)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ICT 기술을 활용해 원활하게 원격진료 및 원격치료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대비한 원격진료에 관한 법안이 마련돼있지 않으며 많은 의료진이 원격진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The Conversation 기사, 2020). 특히 장애인, 노인 등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으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4) 로봇화와 가상현실
현재 환경에 맞춤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화와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실험해야 합니다. 팬데믹에 따른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점 로봇의 사용 영역(The NewyYork Times 기사, 2020)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5) 입원 환경과 영향력
병원에 머무는 환자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치료를 더 용이하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입원(거주)환자는 병원 서비스의 최종 이용자이므로, 의료체계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들의 경험과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6) 바이오 보안
동물이나 식물을 거친 질병의 확산을 막는 바이오보안을 비롯해 음식 등 다양한 영역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갈리시안 의료리빙랩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각 주체들의 혁신적인 대안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는 데 열려있으며 최종 이용자인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혁신적인 대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참고자료
ENoLL Webinar Series “Let us Tackle the COVID Together” https://enoll.org/covid19/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제3차 세계대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가운데, COVId-19가 갑자기 돌출하여 현하 인류는 WWC(World War Coronavirus)를 수행하고 있으며, 인류역사에서 단일한 사건으로 전세계를 가장 황폐화시키고 있다.

온 세계가 전쟁을 수행 중이다. 그런데 이번 전쟁은 대부분 사람들이 예측했던 제3차 세계대전의 시나리오, 즉 미국과 이란 또는 인도와 파키스탄 혹은 러시아와 유럽에서 촉발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지하는데 너무 늦은 상태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우리를 위협하며 이론적으로는 인류 모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전쟁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이를 코로나세계전쟁, WWC(WorldWarCoronavirus)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세계가 어느 떄보다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화의 시점에 발생하면서, 인류역사상 단일한 전쟁으로 세계를 가장 황폐화시키고 있는 사건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삶의 방식이 한 순간에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이제 좋든 싫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전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과거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WWC가 언제 끝날지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지난 몇 년간 진행된 신냉전이 전례가 없는 조건들과 만나면서 국제관계 시스템이 변해갈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어는 정도 가능하다.
세계체제에 대한 주도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 간의 국제적 경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경쟁관계가 최소한 향후 수십 년간의 세계정세를 주도하여 갈 것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인민공화국은 WWC로 인한 초기의 살벌함과 완전봉쇄의 상태를 벗어나 회복단계에 들어섰고, 지난 몇 개월간 겪은 소중한 경험을 기반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다른 나라들을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주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필자가 다른 칼럼에서 ‘중국이 COVID-19로 부터 세계를 구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지만, 사실은 미국이 중국을 돕지(방치) 않는다면 진정한 구원자가 될 수 없다. 세계를 향한 중국의 의료와 인도주의적 지원이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급격히 향상시키고 있고 세계경제가 중국의 도움을 받아 회복되면서 경제적 역할도 확대되겠지만, 미국이 일단의 싸움도 없이 호락호락 체제의 주도권을 넘겨주지는 결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며 싸우는 물리적 전쟁에 돌입한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이 국내적인 상황을 수습하면 곧바로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의미이다.
미국이 우선의 조치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은, 현재 진행 중인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강력한 경제의 종합적인 회복정책과 실제적인 비상법안의 조치(martial law)를 취할 것이고, 이후에 G7과 연대하여 서방경제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해법을 추구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토대가 영원히 변할 것이지만, 새로운 체제가 여전히 비대칭적으로 미국에 의해서 주도될 것인지, 또는 중국의 힘이 보다 강력하게 작동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소위 트럼프주의자들은 세계화의 유지에 격렬히 반대할 것이고, 반면에 중국의 현재 WTO시스템과 유사한 것을 선호할 것이다.
새로 형성될 시스템은 정치적 결정에 따라 위로부터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WWC로 인해 국제적인 공급사슬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약품과 의료기자재들을 제3국에서 생산하는 위험이 강조되면서,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세계화를 옹호해온 중국의 선호에 장애물이 발생하였지만, 중국은 여전히 이는 역사적 발전에서 불가피한 모델로 남반부의 개발국가들에게 더욱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는 남반부 국가들에게 불평등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반면에 트럼프는 손가락을 한번 까닥여서 지난 수십 년의 기간 동안 외국에 수조 달러를 투자한 세계화의 시대를 순간에 끊어낼 수는 없다. 수많은 기업들이 자국의 국경을 넘어서 외국에 생산거점을 형성해 왔고,. 특히나 세계의 공장(중국)이 회복되면서 위기 이전의 투자자산을 보호하고 있고 전세계로 지원을 확대하는 등 기존의 시스템을 지속하는 것이 유리한 집단(기존 투자자)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WWC는 궁극적으로 거대한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이며, 덜 중요하고 충격이 적은 다른 블랙스완을 연쇄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EU 회원국가 중 주요한 경제권의 붕괴나 남반구에 속한 취약한 국가들의 실패를 야기할 것이다. 이로써 국제적 갈등의 방정식이 만들어 지고, 미국과 중국이 결과에 직간접적인 미치는 수준에 의하여, 진행되는 각본을 악화시키거나 혹은 방지하는 등식의 과정에서 궁극적인 게임-체인저가 결정될 것이다.
“알 듯 모를 듯” 그리고 ‘전혀 모르는”의 두 가지 진부한 신호의 위기 속에 해당국가의 전략가들은 전자의 신호를 예측하면서 전개될 도전에 사전적으로 준비하도록 도움을 제공할 것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 전혀 알 수 없는 후자에 대응하여 가능한 기술적인 실험을 준비할 것이다.
일상적 관행에 익숙한 인류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누적된 정보’와 ‘미래에 전개될 내용을 예시하는 데이터’에 의존하여 두 개의 카테고리(예측가능성과 불예측성)로 구성되는 미래를 파악하고자 노력하는 일이다.
‘알 듯 모르는 미래’의 실례는 이란의 탄력성 여부로, 이란 정부는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현재의 위기로부터 자신을 구하려고 노력 중이다. ‘알 수 없는 미래’는 잠재적인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또는 종교적 성향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세계로 확대되어 직접적으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거나, 주요 행위자에 대하여 비대칭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경우가 된다 (혹은 주요 행위자에 상대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덜 미칠 수도 있다).
WWC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제치면서, 모든 영역에 모든 사람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초래하고 살아가는 방식과 더불어 새로이 전개된 세계질서를 감성적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이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듯이, 다만 미국 또는 중국이 완전히 붕괴하는 것을 의미하는 ‘알 수 없는 미래’는 배제하고, 하나의 고정상수는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WWC 이후 형성될 세계체제의 주도권을 위하여 현재도 격화되고 있는 신냉전의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선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COVID-19 라는 보이는 않는 적과 싸움을 잘 수행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세계경제의 모델(질서)에 관한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이며, 이는 양국 간 싸움의 결과로 귀결되어 형성될 국제정치의 모습에 기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진행 과정에서 필자가 예측하는 미래의 시나리오라는 온전한 밑그림을 급작스레 뒤흔드는 수많은 잠재적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필자가 모든 부문을 구석구석 확인하여 그림을 그리기에는 아직 너무나 이르고, 설령 현재 밑그림을 그려낸다 해도 모든 것이 순식 간에 급격히 변해 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기의 분석이 당분간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는 점에 만족하고자 한다.
출처: OneWorld via Global Research, 2020-05-25.
Andrew Korybko
미국인으로 모스코바에 체류하면서 미국의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정책, 중국의 일대일로 그리고 하이브리드 전쟁 등을 중범으로 기고할동을 하고 있다.
어느 평일 아침이었다. 회사 동료 J 가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색하며 J와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코로나 사태 앞에서 부쩍 가까워진 옆 팀의 워킹맘. 우리는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하는 아이를 챙기는 동시에 아이를 돌보시는 부모님의 건강도 걱정해야 하고 회사에는 눈치 속에 낸 주 1회 가족 돌봄 휴가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을 석 달 째 지속하고 있는 동지다.
그녀와 함께 출근을 위해 내 차에 올라탔다. 현실의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회사에 가지만 자가용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렇다. 이것은 지난 밤 꿈이다.
집에서 회사까지 빠르면 8분, 오래 걸리면 12분 정도 되는 거리라 금세 도착할 거라고 내가 말했고, 그녀는 현실과 같이 회사에 도착하면 나에게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주겠다고 답했다. “요즘 답답한데 얼음을 왕창 넣고 깨 먹어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는 깔깔 웃었다. 대개의 꿈이 그렇듯 현실의 실제 상황들이 비현실과 버무려져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었다.
원래 집에서 회사까지는 직선으로 이어지는 동네길이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를 벗어남과 동시에 깎아지른 절벽 위 1차선이 굽이 굽이 이어졌다. 정상에선 갑자기 스키 점프대가 나왔다. 전속력을 밟아 점프하여 그 구간을 통과하니 왜인지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 착륙한다. 갯벌 뒤엔 가시밭길이었다. 수많은 가시를 잔뜩 세우고 진흙을 뒤집어 쓴 타이어와 차를 모두 긁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
평소 내 차는 브레이크와 엑셀의 민감도가 최상이었는데 왜인지 아무리 밟아도 좀처럼 속력이 나지 않는다.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스키점프 선수처럼 점프를 해내기 위해 갯벌을 벗어나기 위해 가시밭길에서 타이어를 터뜨리지 않기 위해 그러니까 어떻게든 회사에 도착하기 위해 오른쪽 다리에 힘을 가득 실었다. “저 너무 힘들어요!” J가 외쳤다. “우리 이렇게까지 회사에 가야 하는 거예요?”
가시밭길이 끝나자 도로가 펼쳐졌다. 파도처럼 넘실대는 길이었지만 꿈이라 그런지 별로 놀라지 않고 서퍼처럼 지난다. 그때 J의 전화벨이 울렸다. 통화를 마친 J가 말했다. “딸이 지렁이 젤리 사오래. 집에서 심심한가봐” 꿈 답게 마침 선물가게 근처였다.
그렇게 힘들게 출근하면서 워킹맘 둘은 출근하다 말고 가게로 들어간다. 모험과 환상의 나라에서나 듣던 활기찬 음악이 쌩뚱맞게 흥겹다. J가 젤리를 고르는 동안 나도 덩달아 아이에게 줄 인형 따위를 샀다. 잠깐 동안 그 음악만큼 흥겨운 기분이 들었다.
다시 넘실대는 도로에 올라탔다. 익숙해진 건지 가시밭길에서처럼 회의감은 들지 않았다. 한참을 달리니 저 멀리 회사 꼭대기가 보였다. “회사다!” 마침내 회사 입구에 당도했는데 갑자기 몸이 마구 흔들리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보았다. “7시 반이야.” 남편이었다. 진짜 출근 시간, 그렇게 꿈에서 깼다.
꿈에서의 대화가 매우 생생하여 아침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간 밤의 고생이 실제 내가 오늘 출근하며 뚫고 온 고난 같았다. 아이를 친정 부모님께 맡기고 출근한 J에게 꿈 이야기를 하자 이렇게 말했다. “그 꿈, 예지몽인가봐. 오늘 아침에 문득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계속 된다면 회사는 다닐 수 있을까 싶어 힘들었거든.”
꿈일까 생시일까. 정말 예지몽이라면 꿈의 후반부처럼 모든 일을 잘 견뎌낸 뒤 그 끝을 보고 환호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리는 결국 모두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한낱 꿈에 씩씩한 상상과 기대를 더해본다.
– 글: 장소영 님
출근 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업무에 임하기 위해 자리를 정리하던 중에 사무실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무엇인지 모르는 위화감, 사람들의 웅성거림, 무언가 삽시간에 정보가 퍼져나갈때 이 느낌.. 그래 한번 경험했던 그날의 분위기다. 동시에 지난 3월에 겪었던 공포가 엄습했다.
같은 층 직원 중에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몇 분후, 해당 팀 직원들이 짐을 싸기 시작한다.
‘그럼 우리는?’
우리 팀 사람들도 당황하기 시작한다.
‘바로 옆에 있던 우리는 괜찮은 건가? 그럴리가 없잖아.’
부랴부랴 인사팀과 상위부서에 연락을 취한다.
“같은 층 직원 귀가 조치”
누군가 출근과 동시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좋은 거 아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집에는 간다. 그러나, 격리해야 한다. 1차 접촉자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재적 2차 접촉자인 ‘나’와 같은 층 직원들은 불안하다. 혹시나 또 그날의 공포가 되풀이 될까 봐.
1명의 확진자가 가진 파괴력은 엄청나다.
첫째, 수 많은 확진자 주변의 이웃(근로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둘째,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 각 지역의 보건소 혹은 검진 병원 가게 만든다.
셋째, 이들을 검사하기 위한 의료 종사자 분들과 그 밖의 관계자, 그리고 물리적 자원 등이 필요하다.
넷째, 수많은 가정을 격리한다.
즉, 1명의 확진자 발생으로 많은 사회의 자원이 쓰이고, 수많은 가정이 사회와 단절된다.
‘나 하나쯤은 괜찮아~’라는 대중의 생각.
지난 3월에 지구 반대편에서 느꼈던 두려움의 원인이었다. 당시, 불과 1주일 사이에 도시는 봉쇄됐고, 사람들은 마트로 달려가 사재기를 시작했다.
마스크가 없어 안대를 입에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전날과 완전히 다른 공포가 마트 내 사람들 사이 사이를 메우고 있었다.
그곳을 떠나기 전날 피난민처럼 최소한의 물건만 챙겼다. 아쉬움과 두려움을 양쪽 어깨에 싣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게 불과 두 달 전 오늘이다. 그때의 기억이 깊게 남았는지, 앞으로 펼쳐질 수 있는(발생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상황이 자꾸만 그려진다.
노이즈에 가까운 미디어와 잦은 긴급재난 문자로 무심해진 대중의 경계심. 그리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한국의 일상. 그래서 나는 두렵다. 우리의 일상을 박살 낸 그날의 공포가 지구 반대편 여기까지 다가와 있는 게 아닌가 하고.
– 글: 조정현 님
희망 찬 종소리 울리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하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입은 두 사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날, 우리는 2020년 3월 22일 13시 결혼을……하지 못했다.
우리는 3개월이라는 짧은 준비를 통해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했다.
하객들을 생각해서 이왕이면 점심에, 여름이면 더우니까,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래서 봄을 선택했고 결혼식의 피날레는 음식이라 자칭하며 식대가 높더라도 결혼식장 맛집을 찾아 다녔다.
예랑(예비신랑)에게는 쿨한 척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청첩장을 손수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에 서브작가를 투입시키고 단기간에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름은 깊어졌다.
양가 스케줄을 고려하여 잡아 둔 결혼식이라 날짜를 쉽게 변경 할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하하러 올 수도 없고, 안 올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점에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악화되는 상황 속에 우리는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연기, 취소를 진행하면서 위약금을 개인들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뉴스로 접했지만, 우리와 계약한 웨딩홀, 여행사, 드레스샵, 메이크업샵, 한복집은 위약금 없이 연기를 진행해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에게 바닥난 체력을 충전시키라고, 더 살라고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나의 결혼식 날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개월.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바뀌었지만, 예정이었던 날짜부터 함께 지내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각자 자라온 인생과 생활 패턴, 습관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해 갔고 가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간혹 설거지 할 때 퐁퐁을 엄청 많이 쓴다든가, 치약을 칫솔 처음부터 끝까지 짠다든가, (이런 행동은 내 생각에는 ‘낭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잘 맞춰가려는 배려심으로 미리 부부로서 연습하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즐겁거나 해피하지는 않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에 대한 상황에 대해 코로나 때문에 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라고 코로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적은 마인드를 꺼내 극복하고자 한다.
2020년 가을 그리고 겨울에는 마스크를 벗는 날을 기대해보며 우리 모두 파이팅!
– 글: 김정아 님
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 이어 2명의 탈북 보건의료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북한 보건의료 제도 속 변화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병원에 가도 필요한 약과 물품은 환자가 직접 구해와야 했어요. 그래도 돈이 있는 환자는 약을 구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돈이 없는 환자는 그러지 못해 고통받았어요. 의사 역시 병원에 약이 부족하니 환자의 건강을 더 이상 책임질 수 없어 혼란에 빠지게 되었죠.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무상치료가 갑자기 중단된 것은 굉장한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1990년대 들어 북한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무상치료제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어요. 생각해보세요. 평생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던 사람들이 갑자기 돈을 내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순간을 마주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무상치료제가 명목상으로는 존재하다 보니 병원에서도 대놓고 돈을 많이 받고 그러지는 않죠. 하지만 최근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예전과 달리 돈을 더 주고서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에요. 그러다 보니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전보다 줄었다고 해요. 왜 그런가 하니, 돈이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지만, 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의사를 직접 찾아가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죠.
지금의 북한 의료 분야는 공식적으로는 국영 의료 시스템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민영화가 가속화되면서 시장화가 상당히 진행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병원 같은 국영 의료 기관의 의사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의사도 환자에게 돈이나 음식, 물품 같은 뇌물을 받고 치료하는 행위가 일상화되고 있어요.
이러한 모습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하지만 민간에서 공공연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에요. 이것이 바로 북한 내부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료 시장화인 것이죠.
북한에서는 이런 현상 자체가 체제에 반하는 것이죠. 그러나 당국도 이런 현상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이러한 모습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하지만 민간에서 공공연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에요. 이것이 바로 북한 내부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료 시장화인 것이죠.
최근 사람들이 잘 걸리는 병은 감염병이 많아요. 간염, 결핵 등… 이런 병은 근본적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위생 환경이 불결해서 걸리는 후진국형 가난병이죠. 만병의 근원이 영양 결핍과 비위생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사람들이 잘 걸리는 병은 감염병이 많아요. 간염, 결핵 등… 이런 병은 근본적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위생 환경이 불결해서 걸리는 후진국형 가난병이죠. 만병의 근원이 영양 결핍과 비위생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러한 감염병은 병을 앓는 사람뿐만 아니라 병을 앓았다가 완치된 사람, 그리고 건강한 사람도 균을 가지고 있는 보균자일 수 있어요. 육안상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균을 달고 다니는 것일 수 있죠. 그래서 끊임없이 균이 전파되고 병이 재발할 수밖에 없어요. 북한에서는 이런 것이 워낙 일상이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옴, 홍역, 콜레라, 간염, 결핵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발진티푸스, 사스, 에볼라,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 까지… 감염병은 끊임없이 북한을 위협했어요. 과거부터 끊임없이 감염병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는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정도로 정신적 내성이 쌓인 것이죠.
한 예로 결핵은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치료만 잘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에요. 다만 치료 기간이 길어요. 결핵약은 비싸다고 볼 수는 없으나 북한 자체적으로는 결핵약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죠.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이 때문에 우리가 코로나19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만큼 북한 사람들이 불안해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북한에서는 매년 감염병에 시달리는 것이 일상이기에 옆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냥 ‘죽는가 보다’하고 생각하죠. 슬픈 현실이지만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에 전 세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아마 북한의 일반 사람들은 우리만큼 크게 놀라거나 겁먹지는 않았을 것이에요. 수많은 감염병에 끊임없이 시달려야만 했던 열악한 환경이 북한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든 것이겠죠.
북한은 비교적 일찍, 2020년 1월부터 국경 차단과 주민 이동 통제를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해도 북한의 주장처럼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보기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공개된 게 없으니 아무도 모르죠.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쓰레기 문제가 전 지구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전염력이 높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하여 비대면 활동을 권장하면서 일회용품과 포장재가 매일매일 쓰레기통을 채우고 있다.
◯ 코로나19로 사회,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서 모습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일회용 쓰레기,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격리병원,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도 급증하고 있는데, 2020년 1~3월에 하루 20톤가량 발생해 전량 소각 처리했다. 의료폐기물은 전용소각시설에서 소각해야 하는데, 2019년 의료폐기물 전용소각시설의 용량 초과로 관련 규정을 정비한 이력이 있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본 희망이슈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정에서 나타난 폐기물, 쓰레기 대란의 실체, 생활폐기물의 수거 거부 논란과 감염성 높은 의료폐기물처리 관련 논란들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 생활폐기물은 상태에 따라 재활용, 소각, 매립을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쓰레기 배출량 증가로 재활용품 처리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특히,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이동 제한 조치로 국내외 경기침체, 유가하락, 수출 급감 등으로 재활용 폐기물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재고가 적체되면서 재활용 폐기물 수거 거부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 환경부는 긴급하게 공공비축과 함께 수거 단계에서 재활용품 매각 단가를 조정하는 ‘가격연동제’를 추진하면서 재활용업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재활용 수거체계를 공공화하여 외부 충격에 대응하고, 자원 순환관점에서 관련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 정부는 감염성이 높은 의료폐기물 처리 관련해서 코로나19 확산에도 소각처리용량에 여유가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 그러나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고, 용량대비 86% 수준으로 가동 중이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시 응급대책이 필요하다.
◯ 이에 서울시 등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없는 지역은 시민공론화를 통해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당면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는 일반 소각시설에서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는 등 확진자 확산 규모에 따른 단계별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 글: 송정복 자치분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몇 개월째인가. 사방이 고요하다. 자발적 자가 격리를 상상한다. 전화 벨소리만 가끔 울어댄다. SNS를 통해 글과 그림으로 소통해보지만 공자 왈, 맹자 왈이다. 벌써 넉 달째 모임을 건너뛰니 멤버들이 은근히 그리워지기도 한다. 소위 허깅(hugging)과 악수 등 스킨십으로 살아온 사회가 사각의 링에서 격전을 앞두고 나누던 주먹을 맞부딪혀 인사를 나누는 사회가 됐다.
사람에게 들어있는 세균이 무서울 텐데, 보이지 않는 세균이 부산행 열차의 그것처럼 사람을 무섭게 만든다. 창살 없는 감옥이다. 사회적이든, 생활 속 격리든 이러한 격리가 우리 지구촌 영장 동물인 인간에게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게 틀림없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혼돈 속에 인간끼리 갈등이 ‘나’, ‘우리’라는 자기중심적 공동체로 더 심화하고 있는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를 새로운 팬데믹을 규정한 전 지구적 소용돌이 속에서 느닷없는 문구가 눈에 띈다.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이다. 코로나19의 별명이란다. 그 속뜻을 알고도 남는다. 10~20대 사이에 번진 유행어라고 한다.
‘부머 리무버’는 베이비부머를 제거한다는 뜻이다. 어쩐지 섬뜩하다. ‘제거하다’라는 말은 킬러가 등장하는 폭력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용어다. ‘베이비 부머’는 누구인가. 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 러쉬(rush) 세대이다. 소위 ‘구렁이에 들어간 돼지’의 형태(Pig in the python)이니 그래프 상 불룩 불거진 출산 붐 세대이다.
우리는 흔히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부머를 거론한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가 종전으로 귀가해 생리 현상을 쏟아내 ‘베이비 러쉬’를 이루는 것은 인간을 자연의 한 카테고리에 넣어 당연한 삶의 순리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사뭇 더 사회경제적 논리의 접근으로 부머를 해석한다.
미국의 부머는 ‘상대적 소득(relative income)’으로 설명한다. 미국 세대는 두 개의 광의의 집단(코호트)으로 분류한다. 1946년~1955년 사이에 태어난 집단이니, 2020년 기준으로 65세에서 74세에 이르는 전기(Leading-edge) 부머가 약 38백 만 명이요. 56세에서 64세 이른 후기(Late boomer/trailing-edge) 부머는 1956년~1964년 약 9년 동안 약 37백 만 명이 태어난 집단을 일컫지만, ‘부머’하면 흔히 ‘전기 부머’를 일컫는다.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의 대공황과 2차대전, 그리고 전후 경제부흥으로 인한 풍부한 일자리, 낮아진 물질 소유 욕구로 출산 붐을 설명한다. 생활이 어렵지 않았을 이 시대를 지난 다음 세대는 물질에 관해 더 큰 소유욕을 갖지만 경기 후퇴로 인한 구직이 어려워 출산율이 급락하니 부머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더해진다.
이렇게 단기간에 거대한 인구가 증가했으니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 첫 번째 경제적 파장은 부머가 언제 나이 들고 은퇴하는 그들을 몇 %나 부양해야 하느냐. 미국 통계 당국은 2020년에는 65%로 시작해 최고 75%까지 부양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반면에 영국의 경우 베이비 부머가 대략 80% 정도 부(富)를 점하고 있다고 하니, 부양과 독점의 양극의 칼날 위에서 춤추는 부머다. 전 국민 ‘집단 면역’이라는 신기한 코로나19 대책을 시도하는 복지국가의 대표국인 스웨덴의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
코로나19로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가 5.4명으로 지구상 국가 중 제일 높고 미국의 3.6명보다 무려 1.7배가 높다니 혹시 세계 최고 복지국가 복지비용이 많이 드는 늙은이들을 제거하려는 음모가 숨어있진 않을까 하는 생뚱한 생각이 스친다.
그러나 부머는 경제부흥의 주역으로 인생 황금기를 헌신한 집단이다. 이제 그들을 내치려는 극소수로부터의 반란적인 용어의 등장은 그야말로 토사구팽이 될 것이요 연령차별(Ageism)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75세 이상이 감염되는 경우 55세 이하의 경우보다 무려 14배가 사망률이 높다는 뉴스는 부머 리무버 이전에 나이든 인생 황혼기에 오는 자격지심인가보다.
– 글: 한석규 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코로나-19에 비상하게 대응하라!
코로나-19 113번 확진자의 자녀 2명이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등교개학 후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신고와 대전외고에서는 통학차량 운전자가 확진되면서 현재 등교가 중지된 상태이다. 대전은 약 2주만에 6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인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학교를 매개로한 대규모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114번과 115번 확진자의 동선에 있는 학원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2주간 휴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신고와 외고역시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다. 등교했던 천동초등학교 학생은 전수조사를 받을 예정이며 전원 자가 격리되었다. 학생들 모두 음성판정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할 뿐이다.
이번 확진은 대전의 코로나-19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지난 21일 대전지역 주요기관장 긴급회의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의 학교등교중단 요구에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학교 확진자로 인해 학교를 매개로한 확산이 확인된다면, 21일 등교중단 거부가 잘못된 결정인 되었음을 입증하게 된다.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기관 차원의 대응도 문제다. 대전시는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감영병관리과 신설과 역학조사관 증원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 교육청은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확인 결과 대전시 교육청에는 코로나-19 대응 전담팀 자체가 없었다. 체육예술건강과 주무관이 교육부의 지침만을 토대로 답변하는 것이 전부였다. 교육부 지침만을 신주단지 모시듯 읊고 있을 뿐 자체 대응계획이나 능동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21일 관계기관장 회의 이후 등교중단 요구에 대한 설동호 교육감의 거부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대전시 코로나-19 게시물에는 등교중단 등의 대책이 없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대전시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실효적이고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2개교 인근의 초.중고에 등교중지 명령을 내리고, 2주 이상의 원격 학습을 운영해야 한다. 인근 5개 학원이 아닌 인근 지역 학원에 대한 휴원권고나 명령 등의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학교별로 등교중단 등의 결정권한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확진자 인근 학교 역시 중단조치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하거나, 지침으로 중단범위를 규정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학부모들의 의사를 통해 임의 중단조치도 훨씬 확대 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시는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하여 사회적거리두기의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에 따라 전 학교가 등교를 중지나 온라인 학습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를 통한 N차 감염이 현실화 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들이 논의 될 때다.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20. 6. 30.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흠! 흠! 엄마 냄새다.”
손자가 잠자리에 들면서 이불과 베개를 번갈아가며 냄새를 맡고 있다.
“베개가 꼬질꼬질해서 빨아야 되겠다.” 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니! 안 돼! 빨래하면 엄마냄새가 다 없어지잖아”
손자는 엄마가 덮고 자던 이부자리에서 연신 냄새를 맡으며 행복해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펴져 팬데믹 상태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확진가 계속 늘어 코로나19에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 두렵기도 하고. 의료직에 있는 딸들도 걱정되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모임이나 외출도 자제하며 집에만 있었다.
집안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과 우울감이 느껴질 때 즈음.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딸이 근무하는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것이다. 딸도 걱정이지만 손자가 더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가 데리고 왔다. 손자와 함께 놀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도 같았다. 첫째 손자는 우리 집으로. 둘째는 친가로 갔다.
남편과 둘이 살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우리부부는 손자를 보며 웃음이 많아졌다. 손자와 함께 텃밭에 나가 땅을 파고 씨앗도 심고 각종 채소들을 가져다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평소에 먹지 않던 야채를 제 손으로 채취해서인지 잘 먹었다.
시골생활에 잘 적응한 손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할머니 오늘은 뭐할까“하며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어제 심은 씨앗의 싹이 나왔는지, 나무의 새싹들은 얼마나 컸는지. 꼬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조잘조잘 데는 손자가 마냥 귀엽기만 했다.
때로는 산과 들로 나가 자연을 관찰하고 토끼풀꽃으로 꽃반지도 만들었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에 행복해 하는 손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더불어 행복했다.
이렇게 한 달쯤 지나고 나니 손자의 얼굴이 봄볕에 까맣게 그을었다. 햇볕에 탄 얼굴로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손자는 건강미 넘치는 시골아이 모습 그대로였다.
그 사이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딸이 근무하는 병원은 더 이상 확산 없이 진정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되자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개학을 거듭 연기시키고 수업을 온라인강의로 대체한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손자를 개학 할 때까지 더 돌봐 주기로 했다.
오랫동안 아들과 떨어져있던 딸은 ‘아들이 보고 싶다’며 찾아왔다. 손자는 동생도 없이 오롯이 엄마를 독차지하고 1박 2일을 신나게 보냈다. 이렇게 선물 같은 날을 보낸 손자는 엄마가 집에 갈 시간쯤 되자 한밤만 더 자고 가라고 애원을 했다. 아쉽지만 딸은 다음 주에 또 오겠다고 약속을 하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흐린 낯빛으로 새끼손가락을 거는 손자는 얼굴은 의연했다.
그러나 엄마는 아들과 헤어지기 아쉬운지 “엄마 가니까 서운해?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라고 말하자 손자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
“왜 그래! 우는 거야? 엄마의 말에 애써 참아왔던 손자의 눈물샘이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 가지 마! 안 가면 안 돼?” 하며 손자는 울며 매달렸다. 엄마에게 울며 매달리는 손자를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일 근무를 위해 매정하게 가야만 했다. 한 번 폭발한 손자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잠이 들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꿈속에서도 흐느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어 다 큰 줄만 알았는데 아직도 아기구나 하는 생각에 측은하고 안쓰러웠다.
다음날 아침. 배시시 눈을 뜨며 “할머니! 오늘은 뭐 할까?”라고 말하는 손자가 너무 예뻐서 품안에 꼭 안아 주었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 손자는 어제 일을 잊은 듯이 내 꽁무니를 졸랑졸랑 따라 다녔다.
그날 밤. 손자는 엄마가 보고 싶은지 영상통화를 했다. 그러고는 또 다시 이불위에 쪼그리고 엎드려 연신 베개와 이불에서 엄마냄새를 맡는다. 한참동안 냄새를 맡던 베개를 발끝 저만치에 던져둔다. 평소에 엄마냄새를 맡으며 안고 자던 베개인지라 의아해서 물었다.
“엄마 냄새나는 베개를 안고 자야지 왜 던져 놔?”
“내가 엄마냄새를 다 맡아버리면 엄마냄새가 없어져서 못 맡을 것 아니야.” 손자의 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저 어린것이 말은 안 해도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으면 저럴까 싶었다. 내가 천년만년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엄마를 저토록 그리워하게 해야될까 싶어서 딸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손자와 함께 짐을 싸 들고 딸집으로 향했다.
손자가 엄마냄새를 실컷 맡을 수 있도록 말이다.
손자와 함께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낸 한 달은 코로나19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 글: 진선주 님
– 사진: 이미지 활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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