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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피해자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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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피해자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admin | 화, 2021/08/03- 01:41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의 은평시민신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라는 게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건강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 소음, 고열, 각종 분진 등이 있는 경우, 이 유해물질의 농도가 어떠한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건강장해가 생길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보고서입니다. 일하다가 질병에 걸렸는데, 이 병이 유해물질에 노출되어서 생긴 산업재해임을 증명하기 위해선 자신이 어떤 물질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작업환경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가 들어 있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미지 : 픽사베이

따라서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희귀질환이 생긴 산업재해 피해자들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하면 영업비밀이 새어나간다며, 비공개를 주장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결국 여러 차례 행정소송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소송이 계속되던 2018년 2월, 대전고등법원은 작업환경보고서를 모두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는 영업비밀이 공개되어,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 조항을 두어 “사업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위해로 부터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대전고등법원은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이 희귀질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산업자원부를 끌어들인 것이죠. 산업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국가 핵심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정했고, 이를 근거로 다시 재차 비공개와 행정소송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삼성전자 측 변호사는 보고서 공개에 관한 문제가 입법적으로 해결되었으니, 이를 비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산업기술보호법이 개정이 되어 ‘국가 핵심기술은 비공개한다’는 조항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관련 기사 : 삼성과 싸우는 변호사)

노동자의 알 권리를 가로막은 산업기술보호법

이전까지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를 둘러싼 쟁점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의 해석 문제였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정보공개법에서는 영업비밀은 비공개 하되, 만약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면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기술보호법에서 ‘국가 핵심기술은 비공개’한다는 조항이 생겨버리니, 이제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 ‘다른 법률에 따라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로 취급되어 버리게 된 것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이 갑자기 개정되면서, 그전까지는 공개 대상이었던 보고서가 비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산업재해 피해자들이 작업장의 유해물질과 자신의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산업재해 피해자들과 함께 싸우던 반올림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런 내용의 법이 통과된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법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법안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법을 통과시킨 당사자인 국회의원들도 잘 알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되던 2019년 8월에 통과된 법안입니다. 당시 본회의에 참석했던 210명의 국회의원 중, 재석하지 않아 기권한 4인을 제외한 206명의 국회의원들이 법안 통과에 찬성했습니다. ‘국가 핵심기술은 비공개’한다는 독소조항에 주목하지 않고, 그냥 산업기술 보호를 강화한다니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찬성표를 던진 것입니다. 결국 산업기술보호법의 문제점이 드러난 2020년 2월, 국회의원 14명이 법안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반성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 "산업기술보호법 곳곳에 삼성 흔적이"... 뒤늦게 '자아비판' 국회의원들 )

1호 비공개, 이대로 괜찮을까?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비공개 통지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호에 따르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성격이 다른 것이 바로 제1호입니다. 1호 비공개 사유를 근거로, 정보공개법에서는 충분히 공개할 수 있을 만한 정보가 법 개정에 따라 순식간에 비공개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현재 공직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모두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회의록 역시 언제나 국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공직자 역량 청문회와 공직자 윤리 청문회를 분리하여, 후자를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이 계속 발의가 되고 있는데, 만약 이 법안이 통과가 된다면 공직자 윤리 청문회 회의록 역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이후에도 회의록 내용이 계속  비공개된다면, 국정에 대한 시민의 알 권리는 심각하게 제한될 것입니다.

정보공개법에서는 이미 2호부터 8호까지, 일곱 가지 비공개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기존의 비공개 근거에 따라서도 충분히 특정 정보의 공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령의  제·개정에 따라 1호 비공개가 늘어난다면 시민들이 알 수 있는 정보들은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똑같은 회의록이더라도, 규칙에 따라 제멋대로

1호 비공개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 부분입니다. 법률의 경우 적어도 국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검토가 되지만, 각종 시행령이나 규칙은 법률만큼 시민들의 눈길이 가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중에서는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있는데, 말 그대로 인터넷언론사의 선거보도가 공정한지 심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이를 고발하거나 반론보도를 청구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위원회입니다. 

이렇게 선거철에 언론사의 선거보도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심의하는 유사한 역할의 위원회들이 여럿 있는데, 인터넷 언론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신문사는 선거기사심의위원회, 방송사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각각 담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사한 역할을 하는 심의위원회임에도, 회의록의 공개 여부는 규칙으로 각각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구성되며, 심의위원회 회의는 비공개로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은 ‘1호 비공개’의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경우 회의록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1호 비공개’ 대상이 됩니다.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언론중재위원회 규칙으로 구성되는데, 역시 심의위원회 회의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중재위원회 규칙은 정보공개법의 ‘1호 비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의록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하더라도, 법적으로 따지면 ‘1호 비공개’를 해서는 안 됩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칙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서는 또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면, 회의록 역시 공개 대상이어야 합니다.

선거보도의 공정성을 심의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유사한 세 개의 위원회인데, 회의록 공개 여부는 규칙에 따라 각자 달라지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제도의 취지에 따르면, 이렇게 규칙에 따라 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회의록을 원칙적으로 공개하되, 부작용이 우려되면 부분적으로 비공개함이 옳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이 바로 ‘1호 비공개’가 가진 문제입니다,

이미지 : 픽사베이 

공개 기준, 정보공개법으로 일원화가 필요

앞서 살펴보았듯 ‘1호 비공개’는 시민의 알 권리를 제약할 가능성이 너무나 큰 조항입니다. 전 세계의 정보공개법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정보접근권의 등급을 매기는 RTI-RATING의 평가 지표에는 “정보공개법의 공개 기준이 다른 법의 정보제한 조항보다 우선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굳이 다른 법으로 정보공개를 제한할 것 없이, 정보공개법에서 비공개에 대한 충분한 기준을 마련해두어 공개 판단 여부를 정보공개법으로 일원화하라는 취지의 평가 지표입니다. (‘1호 비공개’가 존재하는 한국의 경우, 이 지표에 따른 평가 점수는 0점입니다.)

어떤 정보가 ‘1호 비공개’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해당 정보에 관련된 법률과 조례, 규칙을 모두 살펴봐야 합니다.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측에서도, 정보공개를 처리하는 측의 입장에서도 혼란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알 권리를 제약할 우려가 큰 ‘1호 비공개’, 계속 지속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정보공개법에서 비공개 근거들을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이에 따라 공개/비공개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 ‘공개가 원칙’이라는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더욱 부합하지 않을까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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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의 숨가쁜 선거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시민들의 정보공개와 기록관리제도를 통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구현하고자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로서 지난 20대 국회의 정보공개/기록관리제도와 관련한 의정 활동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을 중심으로 20대 국회의 의정 활동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20대 국회 임기였던 2016년 ~ 2020년은 시민들의 알 권리와 관련하여 여러 중요한 이슈들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면서 청와대 기록물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른바 '캐비닛 문건'들이 발견되면서, 이 문건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공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영포빌딩 지하에서 무단 유출된 대통령기록물들이 발견되면서 대통령기록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문건에 대해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을 강행하여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청와대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를 '뒷문'으로 입수해 공개한 심재철 의원을 기획재정부가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관련 문건 목록이나 일본군 '위안부' 합의 통화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이 패소로 끝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법무부가 국회에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N번방 사건 등으로 인해 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의 알 권리와 관련한 사건들이 쉴새 없이 벌어진 시기에, 20대 국회는 과연 시민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대 국회의 점수는?




20대 국회의 정보공개 의정활동에 대한 정보공개센터의 평가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계속해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던 정보공개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보공개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그동안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사유가 구체적이지 못해 공공기관이 자의적으로 비공개를 통지하는 경우가 많고, 거짓정보를 공개하거나 정보공개 청구의 취소를 회유하는 경우들이 있어 시민들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는 점을 계속해서 지적해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공개법 상의 비공개 사유를 구체화하고, 처벌 조항을 신설해 시민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정보공개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모두 17건입니다. (의원 발의 16건, 정부 발의 1건) 그러나 17건 모두 오랜 기간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며, 통과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20대 국회에서 시민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정보공개법 개정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보공개법 개정안 목록
제안일 의안명 발의자 상임위원회 진행 상황
2016-07-05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민병두의원 등 12인) 민병두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6-12-0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해영의원 등 12인) 김해영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03-30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재정의원 등 10인) 이재정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04-10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해영의원 등 10인) 김해영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09-0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관영의원 등 11인) 김관영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11-27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설훈의원 등 11인) 설훈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12-14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재정의원 등 12인) 이재정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12-28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부) 정부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7-12-29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강병원의원 등 12인) 강병원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2-28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재원의원 등 10인) 김재원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3-22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백혜련의원 등 10인) 백혜련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4-09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박재호의원 등 11인) 박재호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7-02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진선미의원 등 10인) 진선미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7-02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정재의원 등 11인) 김정재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8-08-29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원유철의원 등 10인) 원유철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9-02-27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김영진의원 등 11인) 김영진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2019-03-15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권칠승의원 등 10인) 권칠승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17건의 개정안 중 정보공개센터와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내용을 폭넓게 수용한 법안을 꼽자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진선미 의원의 안을 들 수 있습니다.


 이재정 의원이 발의한 정보공개법 개정안의 경우 비공개 대상정보인 경우에도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여 비공개 범위를 축소하고, 현재 행정안전부 소관인 정보공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고 청구인의 고충처리와 공공기관 정보공개 처리에 대한 감사와 지도 감독권을 추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고의적으로 거짓정보를 공개하거나, 악의적으로 정보공개 절차를 지연시킨 경우 이에 대해 벌칙과 과태료를 매기는 처벌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진선미 의원안의 특징은 비공개 사유를 규정한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을 구체화 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방, 외교 통일 등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에 대해 포괄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를 '정보·보안 업무, 병력·전술, 무기 운용·구매 및 군사훈련 정보', '통일·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으로서 외국과 상호 신뢰하에 공개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정보 및 내부 검토 목적의 비공식정보'로 구체화 하여 비공개 대상 정보의 범위를 명확하게 축소하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현재 '경영 상, 영업 상 비밀'이라는 모호한 사유로 법인에 대한 정보가 비공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특허, 저작권, 지식재산권,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비밀'로 비공개 대상 정보를 구체화하였습니다. 정보공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한다거나, 고의적인 정보공개 방해를 처벌한다는 점은 이재정 의원안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법안들이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국회에서 제대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회가 시민들의 대표자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 볼 수 있겠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시민들의 알 권리 확대에 역행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황당한 국회의원들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정보공개법 개악을 시도하고, 마침내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악해버렸습니다. (출처 - 참여연대)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래통합당 김정재 의원원유철 의원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이들이 발의한 정보공개법 개정안의 취지는 한마디로 2018년 2월, 대전고등법원이 삼성전자 아산캠퍼스 디스플레이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내용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두 개정안 모두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국가핵심 기술에 관한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신설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김정재, 원유철 의원이 발의한 정보공개법 개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국회는 지난 해 8월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악하는 방식으로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를 가로막아 버렸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결과적으로 좋은 법안은 통과시키지 못했고, 나쁜 법안은 통과시킨 셈이니 20대 국회의 정보공개 관련 의정활동 에는 마이너스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20대 국회에게 보냅니다.

정보공개법은 지난 2004년 전면 개정된 이래 2020년 현재까지 여러 차례 개정이 된 바 있으나, 대부분 제도를 운영하고 유지하기 위한 개정에 해당했으며 시민들의 알 권리를 더욱 증진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개정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2020년인 지금, 2004년에 비해 정보공개 접수 건수는 10배 이상 증가했고,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의 범위 역시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비공개 대상 정보 범위에 대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규정과 고의적인 비공개를 예방하기 위한 처벌 규정이 필요합니다. 21대 국회에서는 꼭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보공개법 개정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금, 2020/03/2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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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변이 LH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최근 민변과 참여연대의 발표로 밝혀진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솔직히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민변, 참여연대의 활동가들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을까?"였습니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고충을 잘 알기 때문에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LH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분석 작업에 참여한 민변 서성민 변호사는 “제보받은 지역의 토지 중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거래된 토지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몇 필지를 선정하여 토지대장 및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해당 토지의 소유자로 표시된 명의자들을 LH 직원 조회를 통해 매칭한 결과” 투기 의혹 직원들을 밝혀냈다고 했는데요, 말은 간단하지만 하나 하나 따져보면 속칭 '노가다'가 아닐 수 없는 일입니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주소를 중심으로 검색하게 되어있습니다.

 

토지대장이나 등기부등본을 발급 받아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온라인으로 발급 신청을 할 때 '주소'를 중심으로 검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인의 경우에만 상호로 검색이 가능합니다.) 어느 지역에 특성 개인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가 의심된다면, 그 지역의 부동산 주소를 하나하나 넣어서 등기상 소유주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분석 작업을 할 때도 전수조사를 하지 못하고, 무작위로 필지를 선정해 내용을 살펴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그야말로 눈알이 빠지는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토지대장이나 등기부등본을 개인 소유자 이름으로 검색해서 살펴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투기 의혹이 있는 LH 직원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한번에 이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규모를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동명이인이 있기에 검증 작업이 더 필요하겠지만, 지금처럼 주소를 기준으로 하나하나 대장을 열람하는 방법보다 시간이 훨씬 단축되겠지요.

소유자 이름으로 검색한다면, 누가 어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 누구나 살펴볼 수 있으니 개인정보 침해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이름으로 검색하면, 그 사람이 소유한 부동산 정보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제도들이 마련된 곳들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미국 뉴욕 주의 자산정보 등기시스템 ACRIS가 대표적인데요, 주소로 검색하여 등기를 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름 검색도 가능합니다.

 

 

미국 뉴욕주의 자산정보 등기시스템 ACRIS

 

이런 시스템 덕분에 과거 한국 언론사가 국내 재벌들의 미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밝혀낸 적도 있습니다. 2014년, KBS 탐사보도팀이 '회장님의 미국 땅'이라는 제목으로 재벌 회장들의 미신고 해외 부동산 투기 내역을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때 분석 작업에 활용한 시스템이 바로 ACRIS였습니다. 

 

시스템에서 이름만 넣으면 토기 소유 내역과 거래 내역이 한번에 뜨니, 수상한 거래가 있다면 누구나 감시할 수 있는 셈이죠.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맨해튼에서 트럼프가 거래한 부동산 내역과 은행 대출 서류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ACRIS에서 TRUMP로 검색하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 내역이 나왔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상하게도 개인의 재산이나 자산과 관련한 정보는 프라이버시라는 관념이 뿌리깊게 박혀 있습니다. 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세금을 얼마나 납부하는지, 부동산을 몇 개나 가지고 있는지 잘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있죠. 예를 들어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전 국민의 납세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한국은 국세기본법에서 이러한 정보를 비밀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가 공익 증진에 기여하는 경우엔 이런 정보도 널리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북유럽의 납세 정보 공개는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탈세를 막는 것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동료 직원들이 임금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독일의 임금공개법은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구요. 

 

 

만약 부동산 등기를 소유자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다면, 이번 LH 사건과 같은 공직자의 투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지와 같은 부동산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에 대한 검색과 공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토, 2021/03/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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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문서로 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무원은 모든 일을 기록해 근거를 남기고, 그 근거에 따라 일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하루에도 수십건씩 문서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부서와 일을 하거나 다른 기관과 일을 할 때 공무원은 공문을 주고 받습니다. 심지어 민간기관이나 시민들과 일을 할 때에도 공무원은 일단 공문을 보냅니다. 공공기관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일단은 공문 목록을 보면 된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면 국회의원은 어떨까요? 법을 만들고,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의원. 정부를 감시하고 시민을 대의하는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우리는 기록으로 알 수 있을까요? 

국회도 당연히 기록을 만듭니다. 어떤 문서를 생산하고 접수받는지 알 수도 있습니다. 국회의 각종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열린국회정보>에서는 국회의 생산 및 접수 공문 목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개하는 것은 국회사무처(각 상임위 포함),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 국회도서관 등 국회 소속기관에 대한 기록 뿐입니다. 스스로 헌법기관이라고 자임하는 국회의원이 어떤 기록을 만들었는지, 누구와 공문을 주고 받았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정보공개센터는 국회의원실이 어떤 문서들을 남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회에 ‘국회의원실의 국회전자문서시스템 문서등록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실의 업무지원을 맡아 하는 국회사무처는 해당 정보가 없다며 정보부존재 답변을 했습니다. 

  ‘국회의원실의 국회전자문서시스템 문서등록 현황’ 정보부존재 통지서

* 청구내용 : 20대 국회 국회의원실에서 사용한 국회전자문서시스템 생산접수 현황
- 의원실명, 등록번호, 등록일자, 단위업무명, 문서제목, 담당자, 접수등록구분, 보존기간, 공개구분, 수발신자, 문서유형 등 전자문서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항목별로 공개하여주시기 바랍니다.

* 답변내용 : 귀하께서 청구하신 정보는 국회사무처에서는 생산ᆞ접수하지 않는 정보이므로 「국회정보공개규정」제6조의3제1항제1호(공개 청구된 정보가 소속기관이 보유·관리하지 아니하는 정보인 경우 정보부존재 처리)에 따라 정보부존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정보 부존재>는 참 이상한 답변입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게 아니라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사무처의 정보가 없다는 답은 어떤 의미로든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왜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록이 없어서입니다. 아니 엄밀하게는 기록이 관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의원실에서 생산하는 문서들은 기록관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기록관리법 격인 ‘국회기록물관리규칙’이라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300개 국회의원실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록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기록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세계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19대 국회 기간(2012~2016) 동안 ‘국회전자문서시스템 생산·접수 현황’에 등록된 문서 중 국회사무처의 기록은 39만4374건에 달하는 반면 국회의원실 기록은 8777건에 불과합니다. 의원실 당 연평균 7건 꼴입니다. 지금은 나아졌을까 싶지만 앞서 봤다시피 아예 정보가 없다고 하니 확인할 길도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실이 하는 일은 많은 데 비해 인원이 많지 않아 그때 그때 기록을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록관리의 부재는 곧바로 기록의 부재로 이어집니다. 초라한 국회의원 기록이 이를 증명합니다. 

임기를 마친 국회의원들은 기록을 국회에 남기기도 하는데요. 국회기록보존소가 수집해 관리하고 있는 전현직국회의원이 남기고 간 의정활동기록물은 2021년 기준 23,393점에 불과합니다. 제헌의회부터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5천명도 넘었다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양입니다. 
의정활동기록을 국회에 기증해달라는 요청에 국회의원실은 오히려 당당하게 되묻습니다.
“의정보고서 제출하면 됐지, 내부 업무 기록을 왜 남겨야 하나요?” 

국회의원 의정활동 기록물 수집 및 관리현황 ⓒ 국회기록보존소

누구는 국회의원의 일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것들도 많아 기록으로 남기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민감함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을 대통령도 퇴임할 때는 기록을 남깁니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14명이 남긴 기록은 3100만여건입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기록물법위반)
하지만 모든 대통령이 의무감과 책임감을 기록을 충실히 남겼던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이 남기고 간 기록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건 김대중 대통령 부터 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혼자 남긴 기록의 양이 이승만 대통령부터 김영삼 대통령까지 남긴 기록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왜였을까요? 법 때문입니다. 당시 국민의정부는 법적으로 공공기록물의 관리를 의무화하기 위해 <기록물관리법>을 제정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모든 공공기록은 마음대로 가져가서도, 마음대로 폐기해서도 안된다는 원칙이 만들어졌고 자연스럽게 대통령도 여기에 적용된 거죠. 
그 이후인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기록을 더 잘 남기기 위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제정합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기록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퇴임했습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도의 힘 입니다. 
국회의원은 쏙 빠져있는 국회기록물관리규칙과도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고 싶지만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볼 수 있고, 회의에서 발언한 것도 확인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의정활동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법안은 만들기까지 어떤 일을 하는지, 발언과 질의를 하기까지 무슨 과정을 거치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니 알아야겠습니다. 그것은 권한을 위임해 준 시민의 권리입니다. 시민을 대의하는 국회의원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기록은 책임의 근거이자 투명성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지금 국회의원은 책임을 설명한 기록도 투명성을 드러낼 기록도 없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해봐도 정보가 없다는 답변 뿐입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의 기록이, 기록을 남기게 할 국회의원 기록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https://cfoi.campaignus.me/

 

정보공개센터는 국회의원 의정활동 기록물이 '의무'적으로 남겨질 수 있도록, 제도와 법을 바꾸기 위한 21대 국회의원실록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국회의원들도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요구, 서명으로 동참해주세요! (⬆⬆⬆⬆⬆⬆⬆위 이미지를 클릭)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목, 2021/05/1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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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회원이자, 부산경실련 활동가로 일한 안일규님이 새해를 맞이하여 지역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느끼는 어려움들에 대해 칼럼을 써 보내주셨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주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경험하는 문제들이 항상 궁금했는데 자신의 경험을 잘 이야기해주셨네요. 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보공개센터는 항상 회원 여러분들의 글을 기다리고 고대하고 있습니다! 어려워 말고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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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정보공개청구의 어려움

 

안일규 전 부산경실련 팀장(정보공개센터 회원)

 

지역에서의 정보공개청구는 급증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20152,977건에 비해 20196,000(예상치)으로 4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16개 구·군을 합치면 201524,161건에서 2019(10월까지) 34,180건으로 40% 이상 늘어났다. 알권리 확대에 긍정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공개청구를 적극 활용해야 할 지역의 시민사회 등은 정보공개청구에 적극적이지 않다. 수치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오거돈 체제가 들어서면서 정보공개청구 대신 다른 통로를 이용하거나 견제 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정보공개청구를 외면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시민들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공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를 하거나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도 아니다. 알권리를 넘어 공유의 가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공유보다는 정보의 사유화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러나 지역에서의 정보공개청구는 근본적인 어려움을 낳고 있다. 필자는 매년 200건 이상(다중청구 포함)의 정보공개청구를 해왔지만 이 어려움에 항상 고민하고 있다. 정보의 제공권한은 피청구기관에 있어 청구자는 각종 회유나 압력행사에 시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칼럼을 보내주신 안일규 회원님이 정보공개 청구 취하 요구를 받은 내용에 대해 부산MBC와 인터뷰하는 내용



필자는 <부산일보>의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비용 관련 보도와 관련한 내용을 알아보고자 기획재정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이 사실이 부산시 정무라인에서 인지하게 된 일이 있다. 부산시 정무라인에서는 필자에게 정보공개청구로 인해 부산항만공사의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비용 지원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정보공개청구 취하를 요구한 바 있다.

대다수 일반 시민이라면 이 취하 요구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자도 이겨내기 쉽지 않은 압력이지만 퇴직을 결정한 터여서 이겨낼 수 있었다. 정보공개청구 자료가 나오면 언론과 협업해서 후속 보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에서의 정보공개청구가 어렵지 않으려면 알권리를 확대하는 정책과 투명한 정보공개, 공개된 정보의 공적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현행법으로는 불성실하게 정보를 공개하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도 피청구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점은 정보공개법 개정을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

지역에서의 정보공개청구는 예민한 사안으로 갈수록 피청구기관의 각종 압력을 수반한다. 정보공개청구는 여전히 유효한 운동이며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는 운동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2020년을 정보공개법 강화를 위한 입법활동 원년의 해로 삼고, 지방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청구를 좀 더 활성화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회원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독려를 했으면 한다.

금, 2020/01/1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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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책임진다며 공소장 비공개를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한겨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청와대 수석과 울산시장, 울산경찰청장 등 전현직 주요 공직자들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사건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데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해 논란입니다. 특히 법무부 내부에서는 전례가 없어 공개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추 장관에게 제출되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가 책임지겠다며" 국회에 공소장을 비공개하는 것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더욱 큽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추 장관은 2월 5일 공소장의 국회 제출되고 그로 인해 전문이 공개를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추 장관의 발언은 법무장관인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명시하는 국회법과 시민들의 알 권리를 담고 있는 정보공개법 마저 '잘못된 관행'으로 싸잡아 버리고 있는 것 같아 눈 앞이 아찔합니다. 

해당 공소장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전현직 공직자들의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등 혐의 사실을 적시하고 이를 재판에 넘기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공소장은 기능상 재판을 시작하기 위한 기소권자의 법원제출서식이기도 하지만 알 권리를 가진 시민과 국회의 입장에서 공소장은 검찰의 기소 행위에 대한 설명책임을 담지하는 공공정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고 제출된 공소장들 중, 전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은 사건의 경우 언론을 통해 선별적으로 공소장이 공개되어 왔던 것은 참여정부가 소위 '묻지마 기소'인 검찰의 기소기밀주의를 견제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던 사법개혁의 성과이자 유산이었습니다. 또 이 제도가 현재까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도 이견이 없었이 유지되었던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암묵적인 이해와 합의. 즉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공소장 공개를 통해 검찰의 기소 타당성 여부가 국회와 시민들에게 비판이 제기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중 가장 최근의 사례가 바로 지난해 말 공개된 A4용지 2장짜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일 것입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이 사건부터 공소장을 비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의 불신과 혼란만 더 가중시킬 뿐입니다. 이미 비공개 결정을 한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정권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비공개 하는 것 아니냐’ ‘공소장 공개가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봐 비공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비공개의 실익이 있느냐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미 일부 언론사에서 해당 공소장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고, 사건관련자의 성명 역시 이미 공개되어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청와대의 주요 인사가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주의의 근간과 관련한 중차대한 사건이자 공직자의 권력형 범죄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 없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에는 제출해야 하는 사안으로 법무부의 비공개는 해당 법 위반의 소지도 있습니다. 추 장관의 말마따나 국회에 제출하면 언론에 노출된다는 관행 때문에 공개 할 수 없다면 그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이지, 관행을 개인적으로 평가해 그를 근거로 비공개하는 것은 독단이자 아집입니다. 부디 공소장 비공개 사건이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의 첫 부작용 사례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시. 추 장관은 공소장 비공개를 지시하며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의 무리한 비공개로 인한 결과는 사건과 관련한 의혹의 가중과, 알권리 침해입니다. 알권리 침해를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알권리 침해를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공개 뿐입니다. 추 장관은 여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지금이라도 국회에 공소장을 다시 제출하고 향후에도 장관의 독단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하는 일은 없어야 겠습니다.

목, 2020/02/0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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